전체기사

인공지능과 사이버보안 논의의 장, 세종에서 열린다

세종=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오는 7월 10일부터 이틀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2025 핵테온 세종(HackTheon Sejong) 사이버보안 콘퍼런스'가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발맞춰 사이버보안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종시가 주최하고 고려대(세종), 홍익대(세종),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및 고려대학교세종SW중심대학사업단이 주관하는 본 행사는 국가정보원 등 주요 기관의 후원을 받으며, 국제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포함한다. '핵테온 세종'이라는 명칭은 해커와 판테온, 그리고 세종을 결합한 것으로, 사이버보안 인재가 모이는 장을 뜻한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는 이 행사는 특히 국제 대학생 사이버보안 경진대회를 중심으로 △사이버보안 콘퍼런스 △ICT 기업전시회 △한국정보보호학회 학술대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해 경진대회에는 25개국에서 393팀이 참가하며 큰 관심을 받았고, 이에 따라 올해는 고급 및 초급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참가 신청은 이달 17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가능하며, 자세한 정보는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AI, 웹해킹 등 보안기술을 활용하여 문제풀이 방식으로 실력을 겨룬다. 예선전을 통해 선발된 최종 40팀은 본선에 진출하며 상위 팀들에게 총상금 3,800만 원과 상장이 주어진다. 또한 콘퍼런스에서는 AI와 양자보안을 포함한 최신 사이버보안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룰 예정이며, 기술 전시회를 통해 정보통신(ICT) 선도기업들의 최신 보안 기술을 체험할 기회도 제공된다. 이승원 경제부시장은 “이번 행사와 연계해 사이버보안 산업 육성과 인재 양성에 힘쓰겠다"고 밝히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elegance44@ekn.kr

탁용석 경콘진 원장, ‘인구문제 인식개선 릴레이 캠페인’ 동참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경기콘텐츠진흥원(경콘진)이 13일 인구감소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인구문제 인식개선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경콘진에 따르면 이번 캠페인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이 기획한 행사로 인구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자 마련됐으며 참여 기관은 캠페인 슬로건이 포함된 인증 사진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고 다음 참가 기관을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콘진은 출산·육아 친화적인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가족 친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대 3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육아휴직 제도', △미취학 자녀 돌봄을 위해 연 5일 제공되는 '부모휴가 제도'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부터는 8세 이하 자녀를 키우는 임직원이 임금 삭감 없이 하루 2시간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육아시간 제도'를 새롭게 도입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탁용석 경콘진 원장은 “경콘진은 다양한 가족 친화 제도를 통해 인구감소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있다"며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인구문제 인식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콘진은 윤덕룡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의 지명을 받아 이번 캠페인에 참여했으며 다음 참가자로 최문환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를 지목했다. sih31@ekn.kr

[EE칼럼] 지금은 NDC보다 AI가 먼저다

문명의 발달은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이다. 증기기관, 내연기관, 전기와 같은 획기적인 기술개발과 이를 뒷받침하는 화석에너지에 의해 탄생한 산업혁명은 각종 기계의 발명을 통해 인간의 육체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했다. 인류는 또다시 새로운 혁명의 문 앞에 서게 됐다. 바로 인공지능(AI) 혁명이다. 이번에는 인간의 또 다른 한계인 지적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과정이다. 인공지능은 단순한 계산을 넘어 패턴을 학습하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돕는다. 인간의 분석 능력 범위를 넘는 방대한 데이터를 가뿐히 처리하며, 의료·과학·예술 등 지금까지 고유한 지적 영역으로 인식되던 분야까지 인간을 대체할 태세다. 산업혁명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AI 혁명에도 에너지 소비의 폭발적 증가가 예상된다. 인간의 몸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중 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5% 정도다. 이는 몸 전체 근육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과 거의 맘먹는 수준이다. 조금은 생뚱맞게 들리겠지만, 인간의 뇌 활동을 대체하는 기술혁명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AI 혁명에는 엄청난 전기 에너지가 필요하다. 실제로 미국 에너지부 산하 버클리 국립연구소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2028년까지 최대 132GW에 이를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작년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전력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9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신청 건수가 732개이고 여기에 필요한 전력은 49.4GW에 이른다. 여기에 AI 혁명을 뒷받침할 반도체를 생산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필요한 전력 10GW는 별도다. 작년 최대전력수요 93.2GW와 비교하면 엄청난 크기다. AI 혁명에 성공하려면, 새로운 차원의 전력 공급 체계를 갖춰야 한다. 지금까지 추세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AI 혁명 전과 후의 경제체제는 완전히 다른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경로 파괴적 사고의 전환이 요구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비상사태 선언이 상징적 사건이다. 에너지가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미국이 에너지 부족으로 AI 혁명에서 낙오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의 발로다. 우리나라는 더욱 절박하다. AI 관련 산업 비중이 높은 가운데 국가 경제의 해외 의존도도 높아, AI 혁명에 실패하여 경쟁력을 상실하면 바로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구조다. 미국보다도 비상한 자세로 에너지 확보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한가롭기 그지없다. 최상위 에너지계획으로 볼 수 있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1년 8개월이나 지연된 지난달 21일에 늦장 확정될 정도로 긴장감이 없다. 내용도 현실과 딴판이다. 2038년까지 데이터센터에 의한 추가 수요 전망이 4.4GW이다. 앞서 소개한 입법조사처 2029년 전망치 49.4GW와 비교해 10배 이상 낮다. 물론, 부지 선점을 노린 데이터센터 신청에 근거한 입법조사처 전망에는 허수가 많다지만. 10배 이상 차이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여기에 올해 유엔에 제출할 2차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정하고 있는 탄녹위는 한술 더 뜬다. 발전 부문에서만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65% 감축을 목표로 검토하고 있다. 현재 계획된 신규 원전이 고작 2기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재생에너지 올인을 의미한다. 2030년까지 44% 감축하는 1차 NDC도 재생에너지 비중을 21.6%로 올려야 달성된다. 그러나 2023년 재생에너지 비중이 9.6%에 지나지 않으므로, 매년 거의 7GW씩 늘려야 한다. 물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불가능해 보인다. 더욱이 고작 이용률이 20% 내외일 정도로 간헐성이 극심한 태양광, 풍력으로 24시간 중단 없이 가동되어야 하는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러스터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등 보완 설비가 꼭 필요하지만 이에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현재와 같은 에너지계획을 고집하면, AI 혁명에서 필패한다. NDC도 중요하지만, AI 경쟁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AI 경쟁에서 중국을 이기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가려가며 사용할 여유가 없다고 선언한 이유다.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로 잠시 시간을 벌었다. NDC를 달성 가능한 수준으로 조정하고, 재생에너지 올인 정책에서 벗어나 AI 혁명에 필요한 충분한 전력 공급에 나서야 한다. 어쩌면 AI가 기후변화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도 있다. AI의 도움으로 꿈의 에너지 기술인 핵융합이나 초전도체 개발을 앞당겨 기후변화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에는 NDC보다 AI가 먼저로 보인다. 박주헌

경콘진, 용인대와 업무협약 체결...인재 양성 및 협력 강화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콘텐츠진흥원(경콘진)은 최근 용인대학교 총장 접견실에서 용인대학교(총장 한진수)와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2잏 밝혔다. 경콘진에 따르면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산업 및 학계 교류 활성화, △콘텐츠·문화예술 및 AI·SW 분야 전문 인력 양성, △AI 기반 콘텐츠 및 문화예술 분야 공동 사업 추진, △대학의 콘텐츠·문화예술 및 디자인, 인공지능 교육 역량 강화,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한 협력, △지역 특화 콘텐츠 인재 양성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 산업과 학계의 협력을 확대하고 콘텐츠와 문화예술, AI 및 SW 분야에서 전문 인재를 양성하며 AI 기반 콘텐츠 및 문화예술 분야에서 공동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대학의 콘텐츠, 문화예술, 디자인, 인공지능 교육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특화 콘텐츠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데 협력할 예정이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교육과 산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가며 경기도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창의적인 인재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탁용석 경콘진 원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경기콘텐츠진흥원과 용인대학교가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문화 예술과 AI 기술이 융합된 환경에서 창의적인 인재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sih31@ekn.kr

장·노년층 디지털 소외 심화…“기업 디지털 포용 기술 적용 확대해야”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가운데 노년층을 비롯한 정보취약계층의 디지털 소외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산업계는 이들의 특성에 맞춘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지만, 노년층 특화 기술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산업계의 움직임을 뒷받침할 정부 정책의 한계도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2023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노년층의 디지털정보화 역량이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컴퓨터·모바일 이용 능력을 의미한다. 평균 수치를 100으로 환산했을 때, 60대는 61%·70대 이상은 30%로 집계됐다. 20·30대가 130%를 돌파한 것과 대조적이다. 접근성 문제는 상당 부분 개선됐지만, 활용·역량 측면에서 심각한 격차를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이같은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디지털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통과된 '디지털 포용법' 또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디지털 포용은 모든 사람이 기술·시스템을 동등하게 누리고, 충분한 활용 능력을 갖추도록 보장하는 것을 뜻한다. 법안은 이를 토대로 제조·운영사에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기준을 준수한 제품 개발 의무를 부여한다. 특히 '이용자 조작에 따라 서류 발급, 정보 제공, 상품 주문, 결제 등의 사항을 처리하는' 키오스크로 규정한 게 특징이다. 위반 시 시정명령과 함께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이에 정보기술(IT) 업계를 중심으로 정보취약계층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계층별 특성을 고려한 기술 개발을 중점 추진하는 모습이다. 이용자가 주로 사용하는 감각에 맞춘 서비스를 만들어 선택권을 넓히고, 시·공간적 제약 없이 제품을 이용하는 독립성을 확보한다는 설명이다. KT와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0일 노년층의 이동 편의를 높이기 위해 114 번호로 카카오 택시를 호출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고객이 114에 택시 호출을 요청하면, 전문 상담사가 이를 진행한 후 배차 성공 여부와 예상 도착 시간, 차량번호 등을 안내하는 시스템이다. 네이버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대화 가이드를 토대로 자폐 아동과 부모의 의사소통을 돕는 액세스 토크(AACessTalk)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대화의 내용과 맥락을 분석해 개인화된 어휘·가이드를 양측에 제공, 의사소통에 대한 부모의 부담을 완화시킨다는 설명이다. 게임업계 또한 색약 보정 기능 등 배리어 프리(Barrier-free, 물리·심리적 장애물을 없애 사회적 약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 적용 범위를 넓혀 게임 접근성을 개선하고 있다. 디지털 포용법 시행을 1년가량 앞둔 만큼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로썬 노년층 특성을 고려한 기술 및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이들의 경우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보단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숙련도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활용 역량을 일부 개선할 순 있으나,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 대책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포용법의 정책적 한계 보완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의무대상 등 기준이 모호해 대응 방안 모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특히 과기정통부 산하 정보통신전략위원회가 법안 심의를 주도하도록 명시돼 다른 정부부처 및 산·학·연과의 협력 방안이 구체화돼 있지 않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서비스 확산 과정에서 체계 공백이나 새로운 규제가 발생할 수 있다. 송민호 한국디지털포용협회장(경기대 교수)은 “초고령 사회 진입 단계임을 감안하면, 장·노년층을 위한 디지털 포용 기술을 개발하는 게 급선무로 보인다"며 “복잡한 인터페이스를 단순화하거나 음성 지원 기능 등 보조 기술을 추가하는 방식의 기술 설계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송 협회장은 이어 “포용법의 경우 정부 주도의 톱다운 방식이 주가 돼 민간·산업계와의 협력 방안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의 궁극 목표 달성을 위해선 민관산학 협력 거버넌스를 체계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냉장고 시장 2배 커진다는데···‘수출 코리아’ 계산 복잡해진다

전세계 냉장고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면서 관련 기술력을 갖춘 우리 기업들이 고민에 빠졌다.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은 알지만 무게·관세 등에 따른 장벽이 워낙 많아 맞춤 전략을 짜기 쉽지 않아서다. 삼성·LG전자는 일반 냉장고보다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스마트 제품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다양한 시장 환경을 살피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11일 시장조사업체 GMI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냉장고 시장 규모는 1230억달러(약 180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가정용이 70%, 상업용이 30% 가량을 차지했다. 2034년에는 이보다 2배 이상 뛴 2850억달러(약 416조원) 크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평균 성장률이 9%에 이르는 셈이다. GMI는 냉장고 수요가 늘어나는 원인으로 소비자의 건강 의식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과 제품 기술에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꼽았다. 개방도상국부터 선진국까지 대부분 나라에서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삼성·LG전자는 해당 시장에서 최상위권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확한 통계가 나오는 북미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20.9%로 1위, LG전자가 18.8%로 2위를 차지했다. 월풀, 제너럴일렉트릭(GE), 일렉트로룩스, 히타치, 파나소닉, 하이얼 등이 주요 경쟁 업체로 꼽힌다. 문제는 각 국가별 선호 제품군이 워낙 다양한데다 무게·관세 장벽까지 있어 정형화된 수출이 힘들다는 점이다. 대형 냉장고의 경우 부가가치에 비해 물류비가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수요처에서 현지 생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구가 많은 국가들은 냉장고 부품에 대한 관세 장벽을 세워둔 경우가 많다. 이밖에 소득 수준에 따라 단순 냉장 기능이 들어간 제품만 원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습도 제어 같은 고급 식품 보존 기술이 필요한 곳도 있다. 선진 시장에서는 사물인터넷(IoT)이나 인공지능(AI) 기술을 넣은 스마트냉장고가 각광받고 있다. 작년 전세계 스마트냉장고 시장 규모는 34억달러(약 5조원)로 전체의 2.8% 가량에 불과하지만 연평균 성장률은 11.9%로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트라(KOTRA)가 지난해 발간한 해외 시장 동향 보고서를 봐도 각 나라별 '맞춤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베트남(2023년 시장 규모 16억4000만달러)은 더운 날씨에 국민소득이 전반적으로 올라가며 냉장고 판매가 늘어나는 곳이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로 관세 장벽은 없지만 베트남 현지 생산(61%)과 중국산 점유율(24%)이 한국산(5%)을 압도하고 있다. 전기 요금이 높고 일부 지역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해진다. 인구 1억7000만명이 넘는 방글라데시에서는 41.3%만이 냉장고를 보유하고 있다. 밸류체인을 분석해보면 냉장고 생산 부품·원료의 90% 이상이 수입되고 있어 현지 생산 방식을 검토할 수 있겠다는 분석이다. 인도네시아(2024년 시장 규모 9억7000만달러) 역시 연평균 12.5% 가량 냉장고 수요가 뛸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중국(62%), 태국(27%) 업체들의 저가 공세를 이겨내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삼성·LG전자 등 대기업은 일단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신제품에 보안 솔루션 '녹스', 기기 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스마트싱스', AI 음성비서 '빅스비' 등을 적용했다. LG전자의 경우 AI 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빌트인 스타일 등 디자인 경쟁력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소형 프리미엄 제품을 포함한 다양한 제품의 해외 수출 또는 생산을 고민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김치냉장고 명가'로 유명한 위니아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산업·고용장관, 반도체 R&D 주52시간 예외방안 마련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반도체 연구개발(R&D)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와 관련한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특별연장근로를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방안 등을 추진한다. K-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반도체 인력에 대한 근로시간 규제 완화가 꼭 필요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안 장관은 11일 김 장관과 함께 경기도 성남시 판교 동진쎄미켐 R&D 센터에서 '반도체 연구개발 근로시간 개선 간담회'를 열고 “반도체 특별법은 국회에서 논의를 하되 정부 차원의 비상 대책을 우선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반도체 전쟁은 기술 전쟁이고, 기술 전쟁은 결국 시간 싸움"이라며 “지금 중국은 우리 주력인 메모리 분야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고, 대만은 더 멀리 더 빠르게 달아나고 있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원조 반도체 강국인 미국과 일본도 국운을 걸고 반도체 생태계 복원을 추진 중인데 우리나라만 주 52시간제라는 규제에 발목이 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장관도 “작년에 평택 삼성반도체에서 간담회를 가졌는데 불과 3∼4개월 만에 상황이 훨씬 더 나빠진 것 같다"며 “짧은 시간에 반도체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 전반에 굉장히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반도체는 기술 전쟁이라고 하지만 또 속도전"이라며 “속도에서 빨리 앞서지 않으면 후발 주자와 격차를 유지할 수도 없는데, 이런 때에 우리가 근로시간 문제를 갖고 이렇게 오래 밀고 당기고 할 줄 저는 몰랐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장관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입법이 아닌 노동부 지침 개정 등 행정 조치를 통해 특별연장근로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업계 얘기를 들어보면 현행 특별연장근로 3개월은 R&D 성과가 나오기엔 짧은 기간"이라며 “6+6개월 정도면 기업들도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행정 조치여서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김 장관의 설명이다. 간담회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종합 반도체 기업과 동진쎄미켐, 주성엔지니어링, PSK, 솔브레인, 원익IPS 등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리벨리온, 텔레칩스, 퓨리오사 등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또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등 경제단체 관계자도 자리했다. 관련해 현재 국회는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반도체 특별법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R&D 인력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를 허용할지를 두고 여야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법안이 상임위 소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권대경 기자 kwondk213@ekn.kr

원주시, 272억원 규모 투자유치…반도체·바이오기업 공장 설립 추진

원주=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강원도와 원주시는 10일 도청에서 ㈜파인플로우, ㈜제론셀베인과 '부론산업단지 공장신설 및 본사 이전'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두 기업은 총 272억원을 투자해 신공장을 설립하고, 69명을 신규 고용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식에는 김진태 도지사, 원강수 원주시장, 이상선 ㈜파인플로우 대표이사, 김덕규 ㈜제론셀베인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파인플로우는 반도체, 석유화학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필수적인 플라스틱 밸브 제품을 생산하는 반도체 기업이다. 특히, 플라스틱과 금속 내장재가 결합된 플라스틱-메탈 하이브리드 밸브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국내외 시장에 도입하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산업용 밸브 시장은 지난해 748억달러에서 2031년 1052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파인플로우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와 국내 수요 충족에 대응하기 위해 부론산업단지 내 9917㎡ 부지에 72억원을 투자해 신공장을 설립하고, 성남 본사와 원주 공장을 통합 이전하며 8명을 추가 고용할 예정이다. ㈜제론셀베인은 연어 생식세포에서 추출한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을 활용해 피부 재생 및 탄력 강화 효과를 가진 전문의약품과 화장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최근 세계 최초로 저분자량 PDRN 기술에 대한 특허를 등록하며 글로벌 뷰티·의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급증하는 PDRN 수요에 대응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제론셀베인은 부론산업단지 1만3200㎡ 부지에 200억원을 투자해 신공장을 건설하고, 61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향후 신공장에서 PDRN 원료와 이를 활용한 전문의약품 '셀베인주'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협약을 통해 부론산업단지의 분양률은 65%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주시는 연내 분양률 90% 달성을 목표로 부론산업단지의 우수한 입지와 인프라를 적극 홍보할 방침이다. 또한 영동고속도로 부론IC 신설 사업이 2027년 임시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부론IC가 개통되면 수도권 접근성이 향상돼 물류비 절감과 인력 수급이 한층 용이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원주시는 부론산업단지 내 근로자 복지를 강화하기 위해 '부론근로자복합문화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식당, 헬스장, 스크린골프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2026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 착공한다. 원주시는 이번 협약을 포함해 민선8기 출범 이후 총 694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협약기업들의 투자가 완료되는 2029년까지 1303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약 1조3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570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아울러 직접고용뿐만 아니라 약 2910명의 간접고용 효과도 예상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전망이다. 민선 8기 원주시는 '기업하기 좋은 원주'를 만들고 중부권 제1의 경제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반도체, 2차전지, UAM, 방산, 바이오, 수소산업'을 핵심산업으로 지정하고 집중 투자유치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박람회, 전시회, 포험 등에 참석해 유치 가능 기업 데이터베이스 및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더 나아가 경제영토 확장을 위해 외국기업 유치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도내 유일 외국인투자지역이라는 강점을 살려 해외박람회 홍보활동 및 KOTRA와 협업해 국외 투자유치 설명회를 개최해 해외 투자가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안으로는 투자 전 과정에서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기업지원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해 기업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후속투자를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원주시가 기업하기 좋은 경제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산업 인프라 확충과 기업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반도체, 바이오, 2차전지 등 신성장산업을 적극 유치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주)제론셀베인, ㈜파인플로우 두 개 기업이 원주시로 오게 됐다"면서 “민선8기 출범 이후 43개의 기업을 유치했으며 그 중 절반이 넘는 26개 기업이 원주를 선택했다. 앞으로 원주를 선택한 것이 잘한 결정이다 생각하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ss003@ekn.kr

“AI TV 경쟁 본격화”…삼성·LG, 프리미엄 시장 공략 가속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한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초대형 TV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중국 제조사들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2일부터 신규 AI 기능을 탑재한 2025년형 AI TV 신제품의 사전 판매를 시작한다. 이번 사전 판매는 Neo QLED·OLED 라인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Neo QLED AI TV 모델군을 7개 시리즈로 확대하고, OLED 모델도 기존 10개에서 14개로 늘려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힌다. 또한 신규 AI 기능을 탑재한 QLED 신모델도 이르면 내달 선보이며 AI TV 대중화를 본격 추진한다. 2025년형 삼성전자 AI TV는 '홈 인사이트', '홈 모니터링', '클릭 투 서치' 등 신규 AI 기능을 갖췄다. 홈 인사이트는 사용자의 생활 패턴과 기기 사용 이력, 실내 환경을 분석해 '부재 중 기기 전원 끄기', '요리 중 주방 후드 켜기' 등의 맞춤형 행동을 추천한다. 홈 모니터링은 집 안의 이상 움직임을 감지해 실시간 보안 알람을 제공한다. 클릭 투 서치는 시청 중인 콘텐츠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등장인물 및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이다. 특히 2025년형 TV 리모컨에는 AI 버튼이 새롭게 추가돼 '클릭 투 서치' 기능을 간편하게 실행할 수 있다. LG전자는 공감지능을 강화한 2025년형 AI TV 신제품을 선보였다. 앞서 LG전자는 CES 2024에서 AI를 단순한 기능이 아닌 '사용자를 배려하고 공감하는 지능'으로 정의하며, 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5년형 LG OLED·QNED TV는 고객이 쉽게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AI 전용 버튼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고객은 매직 리모컨의 AI 버튼을 누르면 어떤 화면에서도 AI 기능에 바로 접근할 수 있다. TV가 꺼져 있는 상태에서도 AI 버튼을 누르면 AI가 사용 이력과 시청 환경을 분석해 검색 키워드와 시청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보이스 ID 기능을 통해 목소리로 사용자를 구분해 계정을 전환하고, 개인 맞춤형 콘텐츠 및 화질 모드를 제공한다. 또한 LG전자는 초대형·프리미엄 LCD TV에 대한 소비자 수요를 반영해 100형 QNED TV를 새롭게 출시한다. 40형부터 100형까지 풀라인업을 구축해 프리미엄 LCD TV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내 업체들이 AI 기능을 강화하고 대형 화면을 앞세운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중국 제조사들의 시장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TCL·하이센스·샤오미 등 중국 TV 제조사의 2023년 출하량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1.2%로, 삼성전자·LG전자의 합산 점유율(28.4%)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 확대가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이는 AI 기술과 프리미엄 제품군을 중심으로 시장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 TV 기능을 차별화하고, 초대형·프리미엄 모델을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파운드리 점유율, 한계단 더 내려가…8%대 턱걸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위기가 재차 확인되고 있다. 하락세를 기록 중인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1등 TSMC와의 격차는 벌어지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중국 업체들의 도전은 더욱 거세지는 상황이다. 1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2024년 4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점유율이 8.1%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 9.1%로 관련 통계 집계 최초로 10%를 하회한 뒤 1.0%포인트 더 떨어진 수치다. 삼성전자의 해당 기간 매출은 3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33억500만달러) 대비 1.4%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상위 10개 업체의 전체 매출이 9.9% 증가하며 역대급 성장세를 보인 한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업계 1위인 대만 TSMC는 4분기 매출 268억54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14.1% 성장했다.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도 64.7%에서 67.1%로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TSMC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2024년 3분기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는 점유율 9.1%로 격차를 좁히려 했으나, 4분기에는 차이가 59.0%포인트까지 확대됐다. 3위인 중국 SMIC는 4분기 22억7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5.5%의 점유율을 유지했다. 이는 전분기(5.6%) 대비 소폭 하락한 수치지만, 여전히 삼성전자와의 차이를 좁히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SMIC의 성장세는 중국 반도체 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정부 지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UMC(4.7%), 글로벌파운드리(4.6%), 화홍그룹(2.6%) 등 다른 파운드리 기업들도 소폭 점유율 변동을 보였으나, 삼성전자의 점유율 하락이 가장 두드러졌다. 특히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이 성숙 공정(레거시 노드)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수율'(완성품 비율) 문제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업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수율 저하 문제가 발생했다. 3나노 2세대 공정의 수율은 20%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이는 초기 목표치인 70%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서 수율 문제를 겪는 이유로 4나노 공정에서 위험도가 높은 공정 설계를 선택한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장치를 소형화하기 위해 내린 몇몇 결정이 극단적이었고,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한 수율 문제는 파운드리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경쟁사들의 약진도 삼성전자의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TSMC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품질 개선을 통해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들로부터 대규모 물량을 선점하면서 시장을 독점하는 분위기다. 중국 업체들도 탄탄한 자국 기업들의 지원과 함께 만만치 않은 수율 확보로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분위기다. 특히 레거시 노드에서는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이 삼성전자를 넘어서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기술적 혁신 부족과 대내외적인 문제가 겹치면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시기"라며 “기술력 회복을 위한 조치가 늦어질수록 TSMC와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중국에게 추격의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