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AI 국가대표 인터뷰] 14년 내공으로 톱2 진입…엔씨AI “멀티모달로 AX 이끌 것”

“지난 14년 동안 인공지능(AI)을 연구하고, 수많은 게임 스튜디오와 협업하며 쌓아온 데이터와 기술력이 저희의 핵심 무기입니다. 이를 앞세워 5년 뒤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 최종팀에 선정될 자신이 있습니다." 김건수 엔씨AI 에이전틱AI랩 실장은 지난 18일 경기 성남시 엔씨소프트 사옥에서 진행된 그룹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달 초 엔씨AI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 정예팀 승선 소식은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당시 경쟁 컨소시엄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던 게임사가 유력 후보들을 제치고 톱(TOP)5에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씨AI를 잘 아는 이들은 이번 결과를 이례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선정 비결은 '14년 내공'과 '그랜드 컨소시엄'에 있다. 엔씨AI는 지난 2011년 게임사 중 가장 먼저 AI 전담 연구 조직을 꾸리고, 모델 설계부터 파인튜닝(맞춤화)까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프롬 스크래치' 역량을 키워 왔다. 2022년 선보인 비전언어모델(VLM) '바르코' 시리즈가 그 성과다. 김 실장은 “게임 조직과 주로 소통하다보니 이들의 특성에 맞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 품질 개선을 많이 해 왔다"며 “그동안 만들어 왔던 게임 에셋(게임 개발에 사용되는 모든 디지털 콘텐츠)과 정보들이 지금보다 폭넓은 멀티모달 모델을 개발하는 데 있어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씨AI는 국민 접근성 향상과 '모두의 AI' 실현을 위해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 먼저, '정부24'와 같은 공공 사이트에 엔씨AI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적용하는 것을 제시했다. 민원 처리 속도를 높여 비용효율과 편리성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향후에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용 생성 AI 서비스를 개발해 사용 경험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 실장은 “사업 설명회 당시 공공 사이트에 우리가 개발한 파운데이션 모델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을 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바 있다"며 “연말 1차 평가에서 모델 성능이 일정 수준 도출된다면 정부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동안 게임 분야 적용을 중심으로 연구해왔던 AI 기술력을 패션·미디어·콘텐츠 등 다양한 산업 현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컨소시엄 참여사들과의 협업 체계를 토대로 우수 적용 사례를 발굴하는 방식이다. 특히 롯데이노베이트·포스코DX 등 국내 IT서비스 업체를 참여사로 확보하고 있어 산업계 전반으로의 AI 확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특히 '도메인옵스' 플랫폼을 구축해 산업 특화 AI와 고객사 맞춤형 AI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200B(2000억개 파라미터)급 독자 대규모 언어 파운데이션 모델 패키지 △독자 LLM 기반 통합 멀티모달 인지 생성 파운데이션 모델 패키지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 수익모델(BM)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김 실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나 오픈AI도 산업 특화 AI 모델을 제공하지만, 이를 사용하려면 반드시 AWS나 오픈AI 시스템을 써야 한다"며 “일부 기업은 데이터 유출을 막기 위해 내부 서버에 AI 모델을 설치하고 싶어하는데, 이들 시스템은 데이터를 외부로 보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메인옵스를 이용하면 AI 모델을 다운받아 내부 서버에서 산업 특화 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며 “향후엔 '마켓플레이스'를 개발해 다른 기업들이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산업 특화 모델을 각자의 환경에 맞춰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형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산업별 특화 모델을 IT서비스업체들의 해외 지사를 통해 수출함으로써 글로벌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청사진이다. 김건수 실장은 “협력 중인 업체들이 보유한 해외 지사는 약 100여 곳이 넘는다"며 “산업 전환 과정에서 각 국가별로 추가적인 요구사항을 받고, 이에 맞춰 개선하면서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건수 실장은 마지막으로 “국내에서만 잘 작동하는 게 아닌, 글로벌에서도 성능을 내야 소버린 AI로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단기 성과보다 장기 신뢰·개방성·협력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글로벌 AI 강국 도약에 기여하겠다는 사명감으로 프로젝트에 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한화오션-현대건설, 해상 풍력 사업 맞손…주요 공급망 국산화 추진

한화오션은 현대건설과 국내 해상 풍력 산업 공급망 강화를 위한 협력에 나선다고 19일 밝혔다. 양사는 이날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국내 해상 풍력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를 통해 양사는 신안우이 해상 풍력 사업을 시작으로 관련 설계·조달·시공(EPC)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한화오션이 해상 풍력 발전기 설치선(WTIV, Wind Turbine Installation Vessel)을 직접 건조해 주요 공급망의 국산화에 기여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화오션은 2024년 12월 ㈜한화 건설부문으로부터 풍력 사업을 양수하며 신안우이 등 2GW 규모의 해상 풍력 발전 사업 허가를 확보, 개발·시공 역량을 동시에 갖춘 사업자로 도약했다. 기존에 축적해온 WTIV 건조 역량은 해상 풍력 핵심 공급망 국산화에 기여해 해상 풍력 산업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할 핵심 자산으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은 국내 해상 풍력 EPC 선도 기업으로서 국내 최초의 해상 풍력 단지인 서남해 실증 단지와 제주 한림 해상 풍력 사업을 준공한 기술력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추진 중인 신안 우이 해상풍력 사업은 올해 10월 금융 약정 체결과 착공을 앞두고 있으며, 현대건설은 시공 출자자·공동 도급 사로 참여한다. 특히 한화오션은 15MW급 대형 해상 풍력 발전기 설치가 가능한 WTIV를 직접 건조해 2028년 상반기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 해상 풍력 사업에서 운용되는 WTIV 중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하부 구조물과 해저 케이블, 해상 변전소의 제작·설치 등 주요 공급망 또한 국내 업체로 구성할 예정이다. 이날 양사는 향후 추진하는 국내 해상 풍력 사업에 신안 우이 해상 풍력과 유사한 방식으로 공동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이어 현대건설이 추진하는 해상 풍력 사업에 한화오션이 건조한 WTIV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국내 해상 풍력 발전 단지 건설 현장에는 중국에서 운영 중인 선박을 한국 국적으로 변경해 투입하고 있고, 특정 사업자는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WTIV를 국내에 투입할 계획을 적극 홍보하는 등 국내 해상 풍력 발전 공급망이 위협받고 있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양사의 MOU 체결은 민간 차원에서 해상 풍력 사업의 핵심 공급망을 국산화해 선제적으로 에너지 안보 강화에 나서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풍력 발전과 더불어 대표적인 신재생 에너지로 꼽히는 태양광 발전은 가격을 앞세운 해외 제품의 물량 공세로 국내 공급망이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는 “국내 해상 풍력 시장의 안보를 위해서는 시장 초기 단계부터 공급망 강화가 필수적"이라며 “양사의 협력을 통해 기술적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안정적인 청정 에너지 공급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장] “산업 재해 멈춰”…한국쓰리엠 기술연구소, ‘안전일터 종합 솔루션’ 제시

“한국에선 하루에 50명이 작업장에서 추락합니다. 단순 사고가 아니라 매일 목숨이 걸린 문제입니다." 18일 경기도 화성시 소재 한국쓰리엠(3M) 기술연구소에서 만난 이경호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 산업 안전의 암울한 현실을 이같이 직격했다. 이날 한국쓰리엠 기술연구소 옥외 주차장에선 100㎏ 무게의 모형추를 3~4m 상공에서 추락시키는 모습을 시연했다. 모형추가 낙하하면서 철제 구조물에 연결된 충격 흡수 장치가 없는 죔줄은 강한 충격으로 크게 흔들렸고, 1t이 넘는 힘이 걸렸다. 반면에 바로 옆에 전시돼 있던 한국쓰리엠의 개인용 안전 블록을 이용한 시연에선 모형추의 낙하 순간 즉시 죔줄이 체결돼 추락물의 충격량을 크게 줄이는 효과를 연출했다. 100㎏ 무게추의 낙하 시연은 짧은 순간의 계측 수치를 보여주는 단순한 장비 비교가 아니었다. 그것은 '낮은 높이도 안전하지 않다'는 산업 현장의 뼈아픈 현실이었고, 국내 산업 재해 사망자 중 3분의 1이 추락 사고에 기인한다는 통계에서 보듯 안전 장비의 유무에 따라 인명·상해 안전의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이 수석연구원은 “국내 추락 사고의 절반 이상이 지상 5m 이하에서 발생하는데, 여전히 '2~3m의 비교적 낮은 고소(高所) 작업은 괜찮다'는 안전 불감증이 팽배해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한국쓰리엠이 준비한 이번 '산업 안전 솔루션 테크 브리핑'은 산업안전사업팀(PSD)의 최신 보호구와 안전 체험을 종합적으로 선보인 자리였다. 현장에는 추락 방지 장치 외에도 청력 보호구(이어 플러그)와 호흡 보호구 등 건설·제조 현장 전반에 쓰이는 장비들이 전시됐다. 한국쓰리엠 관계자들은 직접 실험 체험을 권유하며 제품의 보호 성능은 착용법 하나로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부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일부 개정돼 '청력 보존 프로그램' 시행 대상 작업장 기준은 기존 8시간 90데시벨(dB)에서 85db로 강화됐다. 이에 따라 더 많은 사업장들이 소음성 난청 예방관리 대상에 포함된다는 설명을 들었다. 한국쓰리엠은 밀착도 검사 시스템을 통해 청력 보존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지원한다고 했고, 기자는 청력 보호구(이어 플러그) 착용 실험 대상자가 됐다. 담당 연구원이 소음 발생 장비 앞에서 차음률을 측정해 줬다. 처음 아무런 교육 없이 귀에 꽂았을 땐 소음 차단 효과가 7dB 수준에 불과했지만 김성호 프로로부터 올바른 삽입법을 배우고 다시 착용하자 수치가 30dB까지 치솟았다. 겉으론 단순한 스펀지 폼 같았지만 정확한 착용이 난청 예방과 직결됨을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한국쓰리엠의 이 시스템은 개인별 차음률(PAR, Personal Attenuation Rate)을 객관적으로 측정해 각 작업자에게 가장 적합한 보호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상영 한국쓰리엠 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대부분의 현장 근로자가 귀마개를 절반의 성능도 못 쓰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착용 교육'과 '밀착도 검사'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KOSHA)는 '호흡 보호구의 선정·사용·관리에 관한 지침'에 최소 연 1회 이상 호흡성 밀착도 검사와 자가 점검 항목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밀착 검사의 중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호흡 보호구 체험도 이어졌다. 기자는 한국쓰리엠의 안면 부여과식 방진 마스크 8977K를 착용한 뒤 끈을 잡아당겨 밀착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고, 하얀 포대 자루같은 밀착 검사 키트를 머리에 뒤집어 썼다. 직후 한국쓰리엠 직원은 설탕보다 수백배 단맛을 내는 사카린을 분무 형태로 뿌려 비말 기밀성 테스트를 진행했다. 아무런 향도 나지 않아 완전 무결한 수준으로 후각과 미각 보호가 이뤄졌음은 마스크를 벗고 희석한 사카린을 입안에 뿌렸을 때 분명히 알 수 있었다. 현장 체험을 통해 '장비 하나 더 지급'이 아니라 '제대로 된 사용 문화'가 절실하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청력 보호구 하나, 안전 블록 하나 속에 근로자의 생명과 산업 안전의 본질이 숨어 있었다. 이런 철학에 기반한 제품들은 한국쓰리엠에서 한국·일본·중국 등 동북아시아 지역의 제품 개발 담당을 맡은 이상훈 수석연구원(박사)의 손끝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한국쓰리엠이 미국 쓰리엠 본사로부터 출입 승인을 어렵사리 따낸 호흡기 연구실(Respiratory Lab)은 보안 시설로, 이날 취재진에 한정 개방됐다. 이 공간은 근로자들이 쓰는 호흡 보호구의 밀착도·흡기 저항 등을 정량적으로 검증하는 곳이다. 김정민 한국쓰리엠 이사는 “이와 같은 연구 시설은 쓰리엠이 진출한 50개국 중 31개국에 있는데, 한국쓰리엠 내 연구실의 경우 개중에서도 탑 클래스에 든다"고 자부했다. 이 박사는 “사람 목숨이 달린 제품을 개발하다보니 정화통 한 개를 상품화 하는데까지 수많은 테스트를 거치고, 대략 4~5년 소요된다"며 “각국 정부의 규제 수준이 달라 이를 맞추는 것도 과제"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123년 역사를 지닌 장수 기업 쓰리엠의 혁신적인 49가지 테크놀로지 플랫폼을 살펴봤다. 사내 전시관 안내를 맡은 현사래 한국쓰리엠 연구원은 “쓰리엠은 연마제를 생산하기 위한 광산업으로 시작한 회사인 만큼 삼각형 모양의 '큐비트론'이라는 세라믹 연마 소재를 갖고 그라인더 날과 같은 제품을 만들어낸다"며 “공정 속도 등 작업 효율성을 제고해줄 수 있다"고 전했다. 노트북 화면에 붙이는 사생활 보호 필름의 소재인 '루버'도 볼 수 있었다. 격벽 모양의 세로 구조물이 들어있어 정면에서는 잘 보이지만 측면에서는 가려주는 원리에 따른 것이라는 말을 들으니 신기했다. 요즘 도로 표지판은 안전 확보 차원에서 재귀 반사식 필름을 적용해 입사각이 어디든 밝게 빛난다. 휴대 전화의 플래쉬를 켜보니 시인성의 차이도 두드려졌다. 현대자동차 GV80을 구입해 분해한 곳도 있었는데, 신슐레이트(Thinsulate) 소재의 부직포를 포함해 수십가지의 쓰리엠 제품이 차량 곳곳에 들어갔음 역시 확인했다. 전기 자동차의 푸른 반사식 번호판이 더욱 잘 보이도록 식별성을 높이고, 대형화 되는 추세인 차량 내 디스플레이는 차량 앞 유리에 반사되지 않도록 특수 필름을 적용함으로써 안전 확보를 기하는 점도 알 수 있었다. 쓰리엠이 내세우는 차별화된 고객 가치 네 가지는 △심도 깊은 소재 과학 전문성 △대규모 생산 능력 △강력하고 상징적인 브랜드 △뛰어난 세계적 영향력이다. 실제로 한국쓰리엠 기술연구소에서 마주한 모든 것들은 단순한 제품 소개에 그치지 않고 최종 사용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고, 그 진심이 성능으로 나타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82종 유해물질 제거” 삼성전자 ‘비스포크 AI정수기 카운터탑’ 출시

삼성전자가 국내 업계 최다 82종의 유해물질을 걸러내는 '비스포크 AI 정수기 카운터탑' 신제품을 18일 출시했다. 이번 신제품은 △부식에 강한 스테인리스 직수관 △직수관 99.9% 자동살균 기능 △자동 잔수 비움 기능 등을 갖춰 한층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동시에 제품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 또 별도 공사없이 싱크대에 올려두고 쓰는 가로 17cm 슬림한 사이즈의 카운터탑 타입으로 공간 효율성을 높였고, 주방 인테리어의 완성도를 높이는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비스포크 AI 정수기 카운터탑'은 머리카락 두께보다 1000배 작은 초정밀 필터로 구성된 '4단계 필터 시스템'을 적용했다. 미국국가표준협회(ANSI)가 공식 승인한 정수기·음용수 실험 기관인 NSF 인터내셔널(이하 NSF)에서 공식 인증을 받은 '4단계 필터 시스템'은 미세플라스틱부터 납·수은·크롬 등 유해 중금속, 마이크로시스틴 등 총 82종의 유해물질을 효과적으로 걸러낸다. 이는 국내 출시된 카운터탑 정수기 중 최다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제품에 물이 들어가는 순간부터 나오는 순간까지의 정수기 시스템 전체가 NSF의 엄격한 내구성 평가를 통과해 안정적인 성능도 인정받았다. 이번 신제품은 오염과 부식에 강한 스테인리스 소재 직수관을 사용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또 직수관을 3일에 한 번씩 자동 전기분해 살균하는 '직수관 자동 살균' 기능을 갖춰 별도의 방문 케어 없이도 손쉽게 위생관리가 가능하다. '직수관 자동 살균'은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녹농균, 폐렴간균을 99.9% 제거한다. 신제품은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 4시간마다 직수관 속 남은 물을 알아서 배출해 미생물 증식을 방지하는 '자동 잔수 비움'도 갖췄다. 외부로 노출되는 출수구는 스테인리스 소재를 적용했고 완전히 분리가 가능해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꼼꼼하게 세척할 수 있다. 청결한 출수구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2주마다 청소 알림도 제공한다. '비스포크 AI 정수기 카운터탑'은 스마트싱스와 '빅스비' 음성인식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지원해 편의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우선 스마트싱스를 통해 실사용량을 기반으로 필터 교체 시점을 알려줘 필터 수명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또 스마트싱스 앱을 사용하면 출수량과 온도를 정밀하게 설정할 수 있어 요리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출수량은 50~1000㎖ 내에서 10㎖ 단위까지 조절이 가능하고, 온도는 5℃ 단위로 최고 90℃까지 설정할 수 있다. AI 음성비서 '빅스비'를 통해 음성으로도 냉수·정수 모드, 원하는 출수량 설정을 할 수 있다. “하이 빅스비, 정수로 520㎖ 설정해줘"라고 말하고 출수 버튼을 누르면 사용자가 명령한 온도와 양의 물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음성으로 라면 38종의 레시피에 최적화된 물의 양도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빅스비, 신라면 설정해줘"라고 명령한 뒤 출수 버튼을 누르면 신라면 레시피에 딱 맞는 양의 물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하이 빅스비, 정수기 필터 얼마나 사용했어?", “하이 빅스비, 정수기 살균 시작해줘"와 같은 발화도 이해할 수 있어, 음성으로 편리하게 필터 교체시기 확인이나 살균 관리도 가능하다. 이 밖에 '커피 브루잉 모드'도 지원한다. 비스포크 AI 정수기 카운터탑 전용 브루어 키트를 장착하면 물의 양과 대기시간을 일정하게 맞춰줘 맛을 내기 까다로운 드립커피도 집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다. '비스포크 AI 정수기 카운터탑' 신제품은 새틴 베이지·새틴 그레이지·솝스톤 차콜 등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출고가는 145만원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연간흑자 노리는 LG디스플레이 ‘원재료 가격’에 웃는다

연간 흑자 달성을 위해 힘을 쏟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원재료 가격 동향에 미소를 짓고 있다. 편광판, 인쇄회로기판(PCB) 등 주요 품목 가격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한 체질 개선 작업도 순항하는 모습이다. 18일 LG디스플레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패널 제작 등에 사용되는 주요 원재료 가격은 올해 들어 대부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편광판 가격은 올해 상반기 가격이 전년 말 대비 약 5% 떨어졌다. PCB는 2%, 구동칩(Drive-IC)은 4%, 백라이트(Back-Light)는 3% 가량 각각 가격이 내려갔다. 상반기 매입액은 편광판 7370억원, PCB 4304억원, 백라이트 3609억원, 구동칩 3010억원 등이다. 전체 원재료 매입액(4조7109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5.6%, 9.1%, 6.4%다. 이들 원재료 매입액은 지난해에도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 회사 사업보고서를 보면 작년 하반기 기준 편광판 거래가는 전년 말 대비 5% 가량 싸졌다. PCB와 백라이트 가격도 4%씩 각각 내려갔다. LG디스플레이 측은 “글로벌 경기는 무역 갈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둔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부품 시장 수급 밸런스 개선 및 경쟁력 강화 활동을 통해 전년 대비 재료비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수년간 힘든 시기를 보내왔지만 최근 적자폭을 줄이며 '연간 흑자' 달성을 위해 달리고 있다. 이 회사 영업적자는 2022년 2조850억원, 2023년 2조5102억원에서 지난해 5606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82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4805억원 개선된 수치다. OLED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 전략에 따른 액정표시장치(LCD) TV 사업 종료 등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 전체 매출 내 OLED 제품 비중은 상반기 기준 56%까지 높아졌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열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상반기 기대보다 좋은 성과를 냈고 하반기에도 그 기조를 이어가고자 한다"며 “하반기에도 매출에 비례해서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면 (연간 흑자전환이) 적절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OLED 패널 출하량이 늘면서 LG디스플레이 실적이 3분기부터 눈에 띄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아이폰용 패널 출하량은 1850만대로 전 분기 대비 약 7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패드용 패널 출하량도 2분기 80만대에서 3분기 160만대로 2배 급등할 전망이다. 미국이 중국 BOE 제재를 결정한 것도 회사 입장에서 호재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 내용을 인정하며 BOE에 14년8개월간 미국 시장 퇴출 결정을 내렸다. 2분기 기준 아이폰용 패널 출하 비중은 삼성디스플레이 56%, BOE 22.7%, LG디스플레이가 21.3% 순이다. 애플 미국 내 생산량이 많지는 않지만 BOE 제품 신뢰도에 금이 간 만큼 공급처 자체를 바꿀 가능성이 점쳐진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에 대규모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오는 2027년 6월30일까지 신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설비 등 인프라 구축에 1조2600억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세계 OLED 시장은 규모는 지난해 533억1057만달러(약 74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앞으로 연평균 5%씩 성장해 오는 2028년에는 686억7500만달러(약 95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HBM 메모리반도체 리더십 ‘6세대 선점’에 달렸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이 '6세대 HBM4' 시대로 접어들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3강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들 3사는 현재 HBM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로, 시장 선점 여부에 따라 향후 메모리 산업 지형도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3사는 HBM4 샘플을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한 상태다. 양산 목표 시점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마이크론은 내년으로 잡고 있다. 아직 시장의 주력 제품은 HBM3E(5세대)이지만, 업계의 시선은 이미 차세대 HBM4로 향하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 적층해 기존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높인 제품으로, 인공지능(AI) 칩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시장에서는 “HBM 없이는 AI도 없다"는 말이 나올 만큼, HBM은 AI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간 SK하이닉스는 기술 경쟁력으로 HBM 시장을 주도해왔다. 2022년 HBM3(4세대), 지난해 초 HBM3E 양산에 성공하며 엔비디아의 핵심 공급사로 부상, 'HBM 최강자' 이미지를 굳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62%로 압도적이며, 마이크론(21%), 삼성전자(17%)가 뒤를 잇는다. 업계는 6세대에서도 SK하이닉스가 앞서갈 가능성을 높게 본다. 특히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TSMC와의 긴밀한 협력이 경쟁 우위를 강화할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두 회사는 HBM4 최하단에 탑재되는 '베이스 다이'를 공동 제작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이고, 고객 맞춤형 기능을 구현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마이크론과 삼성전자도 HBM4 시대를 앞두고 반격에 나서고 있다. 수밋 사다나 마이크론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최근 미국 '기술 리더십 포럼'에서 “당사는 고객들과 2026년 HBM 물량에 대해 협의해왔고 최근 몇 달간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 HBM 공급량을 전량 판매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제품군은 HBM3E 12단과 HBM4로 추정된다. 마이크론은 HBM4 공정 노드의 성숙도와 성능을 강조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기술 차별화를 앞세운다. 이달 초 열린 세계 최대 메모리 전시회 '플래시 메모리 서밋(FMS) 2025'에서 삼성은 경쟁사들이 10나노 5세대(D1b) 공정을 적용한 것과 달리, 한 단계 진보한 6세대(D1c)를 적용한 HBM4를 공개했다. D1c는 D1b 대비 전력 효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율과 품질 역시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HBM4에 대해 “수율도 상당히 개선됐고 품질도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3사가 HBM4 주도권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HBM의 성패가 실적 면에서 희비를 갈랐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HBM 효과로 올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메모리 매출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는 주도권을 내주며 왕좌에서 내려왔다. 마이크론 역시 HBM 판매 증가에 힘입어 2025년 회계연도 3분기(3~5월)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는 6세대 HBM 단가가 이전 세대 대비 높아 수익성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누가 먼저 HBM4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메모리 판도의 주도권이 다시 쓰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美관세에 수입규제까지…K-철강 ‘보호무역 장벽’ 가중

미국발 '관세 폭탄'에 휘청이는 철강업계를 구원하기 위해 정재계가 합동으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고 있고 정부는 관세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고민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여야가 힘을 모아 위기의 철강 산업을 돕는 'K-스틸법'을 발의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각)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적용 대상이 되는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407종을 추가로 발표했다.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하는 50% 품목관세 적용 범위가 계속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추가된 제품은 기계류 및 부품, 자동차 부품, 전자기기 및 부품 등이다. 해당 제품의 철강·알루미늄 함량분에 대해서만 50%의 관세가 적용되고, 이를 제외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별 상호관세율이 적용된다. 미국 HS코드(품목번호) 기준 8∼10단위가 혼재돼 있어 구체적인 적용 품목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미국 상무부가 다음달에도 자국 업계 요청을 받아 50% 품목관세 대상이 되는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미국발 '관세 폭탄' 뿐 아니라 주요국 보호무역주의 후폭풍에도 시달리고 있는 상태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세계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해 수입 규제를 실시한 사례는 총 218건이다. 작년 하반기(12월 말 기준)보다 2건 늘어났다. 이 가운데 신규 수입 규제는 9개 국가에서 10건이 새로 이뤄졌다. 특히 신규 수입 규제를 품목별로 보면 철강·금속이 5건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한국산 알루미늄·아연 도금 평판 압연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를 개시한 뒤 종료했다. 이집트의 경우 한국산 열연 평판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를 시작했다. 영국은 한국산 열연 강판, 캐나다는 한국산 강철 결속재, 말레이시아는 한국산 아연 도금 강판에 대해 각각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시장 장벽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상반기 기준 한국산 제품에 대해 총 54건의 수입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품목별로 보면 철강·금속이 36건으로 가장 많았다. 철강 업계는 지난달 31일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에서 철강·구리·알루미늄 관세율 50%는 그대로 유지됨에 따라 대책 마련에 고심해왔다. 50% 관세가 경쟁국인 일본과 유럽연합(EU) 등 다른 국가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한국 상황이 상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일본제철이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를 통해 활로를 열었다. EU의 경우 그간 한국이 무관세 쿼터를 적용받아 유리한 위치였지만 이제는 동등해졌다. 철강업계는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책을 찾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연산 110만t 규모 중국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를 중국 칭산그룹에 매각하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포항 1공장 내 중기사업부 매각 추진을 발표하고, 포항 2공장에 대해서는 무기한 휴업 조치를 단행했다. '현지화 전략'도 구사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가동은 2029년 이후로 예상된다. 정부는 철강업계가 관세 불확실성으로 타격을 받지 않도록 지원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중소·중견 기업을 대상으로는 수입 규제 대응 지원사업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국회에서는 'K-스틸법'이 논의된다. 여야 의원 106명은 힘을 모아 이달 초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법안은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설치 △녹색철강기술 개발 및 투자에 대한 보조금·융자·세금감면·생산비용 등 지원 △녹색철강특구 조성 및 규제 혁신 등을 골자로 한다. 원산지 규정 강화 등을 통해 수입재 남용을 억제하고 정부 지원을 통해 철강산업의 재편을 유도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통신3사 상반기 R&D 투자 24%↑…1위 KT

SK텔레콤(SKT)·KT·LG유플러스(LGU+) 등 통신 3사의 올해 상반기 합산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이 증가했다. 다만 신사업 전략과 추진 단계에 따라 증감 여부는 엇갈렸다. 18일 통신 3사가 금용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상반기 합산 R&D 비용은 4500억8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633억6500만원)보다 약 23.87%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 중 투자 규모가 가장 높은 곳은 1932억4900만원을 집행한 KT다. 전년 동기(1043억1500만원)보다 85.26% 상승했다. 전체 매출액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0.79%에서 올해 1.35%로 늘었다. 같은 기간 SKT의 R&D 비용은 1822억9600만원으로 4.09% 감소했다. 전체 매출액 차지 비중은 2.14%에서 1.99%로 줄었다.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감축 기조를 보였는데, 전년도까지 투자를 공격적으로 단행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LGU+의 올해 상반기 R&D 비용은 745억41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689억7300만원) 대비 8.07% 늘었다. 다만, 같은 기간 합산 매출이 7조707억원에서 7조6285억원으로 7.89%가량 증가함에 따라 매출액 차지 비중은 0.98%를 유지했다. 이들의 R&D 투자는 주로 AI 사업에 집중됐다. SKT의 경우, 지난해까지 AI 인프라 구축과 글로벌 기업 협력 확대에 주력하며 이른바 '광폭 투자'를 단행해 왔다. 올해의 경우 기술 고도화와 수익화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사업 영역 확장에 집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KT의 경우, 지난해 대규모 인력 조정을 통해 임직원 수를 줄이고 신사업 집중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2023년 상반기 경영 공백 여파로 R&D 투자 축소 기조를 보였다가, 김영섭 대표 취임 후 AI 투자 비중을 높이는 추세다. KT의 상반기 주요 투자 내역을 살펴보면 △보이스피싱 사전 탐지 모델 개발 △AI 컨택센터(CC) 도메인 특화 음성엔진 고도화 △AI 미디어 솔루션 개발 △미디어 AI 에이전트 상용화 등에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LGU+ 또한 자체 개발 통화 비서 '익시오' 중심 AI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서 R&D 투자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눈여겨볼 점은 보안 관련 R&D 집행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이 기간 △스팸차단 AI 필터링 기술 개발 △온디바이스 기반 안티 딥보이스 엔진 개발 △AI 스팸문자 필터 개발 및 자동화 배포 시스템 구축 등에 R&D 비용을 집행했다. 이같은 투자 기조는 3사의 타법인 출자 내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주로 전략적 제휴를 통한 사업 시너지 확보나 신사업 진출 목적으로 단행된다. 통신 3사의 올 상반기 타법인 출자액은 △LGU+ 63억700만원 △SK텔레콤 5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KT는 이 기간 타법인 출자를 단행하지 않았다. LGU+는 올해 1월 플랫폼 스타트업 '5그릿츠'에 30억원을 집행했다. 지난해 LGU+의 사내벤처로 출발한 기업으로, 수입차 중고부품 거래 플랫폼 '카썹'을 운영한다. 올 2월엔 △스타트업 코리아 카카오 코파일럿 펀드 10억원 △쉬프트 블루포인트 에이엑스 벤처투자조합 23억700만원을 투자했다. '쉬프트 블루포인트 에이엑스 벤처투자조합'은 LGU+ 단독 출자로 결성된 펀드며, '스타트업 코리아 카카오 코파일럿 펀드'는 카카오벤처스의 11호 펀드다. 2개 펀드 모두 지난 3월 결성됐으며, AI·양자기술 등 미래기술 분야 스타트업 투자를 목적으로 한다. 같은 달 SKT는 AI 스타트업 '리얼월드'에 5억원을 투자했다. 해당 기업은 제조 데이터 기반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개발하고 있다. SK그룹이 SKT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프로젝트와도 연계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와 LGU+의 AI 사업은 이제 성장하는 단계인 반면, SKT는 초기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수익화가 나타나는 단계"라며 “3사 모두 하반기 AI 사업 집중 기조를 보임에 따라 R&D 비용을 증액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현대차그룹 3代 경영진, 오토모티브뉴스 ‘100주년 기념상’ 수상

현대자동차그룹 정주영 창업회장, 정몽구 명예회장, 정의선 회장이 글로벌 자동차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세계적 권위의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Automotive News)로부터 '100주년 기념상(Centennial Award)'을 수상했다. 오토모티브 뉴스는 1925년 창간된 자동차 전문 매체로, 미국은 물론 유럽, 중국 등 전 세계 판을 발간하며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창간 100주년을 맞은 올해는 '비전·혁신·리더십'을 주제로 자동차산업의 발전에 중대한 발자취를 남긴 인물 및 가문을 선정해 기념상을 수여했다. 이번 수상에는 현대차그룹 3대 경영진 외에도 토요타의 토요다 가문, 스텔란티스의 아넬리 가문, GM의 메리 바라 회장, 포드의 빌 포드 회장 등 세계 주요 완성차 기업 리더들이 포함됐다. 또 현대차그룹과 인연이 깊은 조르제토 주지아로 디자이너, 루크 동커볼케 사장, 피터 슈라이어 전 사장도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오토모티브 뉴스는 18일자 특집 기사에서 현대차그룹 3대 경영진의 업적을 집중 조명했다. 먼저 정주영 창업회장에 대해서는 “한국 전쟁 이후 폐허 속에서 건설, 조선, 자동차 등 기간산업을 일으켜 대한민국을 제조 강국으로 이끈 인물"로 평가했다. 정주영 회장은 1946년 자동차 정비업체인 '현대자동차공업사'를 설립한 후, 1967년 현대자동차를 세워 한국 최초 고유 모델 '포니'를 탄생시켰다. 그는 “도로는 혈관, 자동차는 그 속을 흐르는 피"라는 통찰을 바탕으로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주도하며 한국 사회 전반의 산업화·자동차화를 견인했다. 오토모티브 뉴스는 “정주영 창업회장의 도전 정신과 통찰은 한국을 전후 빈곤에서 세계적 제조업 국가로 끌어올린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부친의 경영철학을 계승해 품질 강화와 글로벌 확장에 힘썼다. 1998년 기아를 인수하며 현대차·기아의 공동 회장에 오른 이후, 연구개발(R&D)과 안전, 품질 혁신을 추진하며 글로벌 생산·판매 체제를 구축했다. 그 결과 현대차그룹은 선진시장뿐 아니라 인도, 중국,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 진출하며 안정적인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확립했다.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위기 국면에서도 그룹을 지켜내며 한국 자동차 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오토모티브 뉴스는 특히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에 주목했다. 오토모티브 뉴스는 “2020년 회장 취임 당시 정의선 회장은 단순히 세계적 기업의 수장이 된 것이 아니라, 정주영 창업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이 쌓아올린 비전과 혁신의 유산을 이어받았다"며 “그는 현대차·기아·제네시스를 새로운 위상으로 도약시켰다"고 전했다. 정의선 회장은 전동화, 수소,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로보틱스, 자율주행,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현대차그룹을 모빌리티 산업의 선도 기업으로 이끌고 있다. 동시에 글로벌 인재 영입, 외국인 CEO 중용,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 디자인 혁신 등 과감한 조직·브랜드 전략으로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그 결과 현대차그룹은 2022년 글로벌 판매 3위에 오른 이후 '톱3'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창사 이래 첫 신용등급 A를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대차·기아 전기차는 '세계 올해의 자동차(World Car of the Year)'를 비롯해 '북미 올해의 차', '유럽 올해의 차' 등 국제 무대에서 연속 수상하며 기술력과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정 회장은 이번 수상 소감을 통해 “혁신은 인류를 지향해야 하며, 진정한 진보는 사람의 삶을 향상시킬 때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창의적이고 지속가능한 고객 중심 솔루션을 통해 인류와 지구를 위한 혁신 여정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의선 회장은 오는 9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오토모티브 뉴스 콩그레스(Automotive News Congress)에 참석해 현대차그룹을 대표해 상을 수상한다. 이 자리에서 그는 K.C 크레인 오토모티브 뉴스 대표와 좌담회를 갖고 현대차그룹의 미래 전략과 모빌리티 비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