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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불안·공급책 미진’…10·15 대책은 반쪽짜리?

이재명 정부의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인 10·15 대책이 3중 규제로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를 광범위하게 규제했지만 세부적으로는 '빈 구멍'이 많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주택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25개 전체 자치구와 경기 과천시, 분당시, 광명시 및 용인시와 수원구, 안양시 일부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까지 '3중 규제'로 묶였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에선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가 전면 금지되고, 실거주 의무화, 유쥬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됐다. 이는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상당수 지역에선 세입자의 전세금을 통해 주택 거래를 할 수 없도록 봉쇄하고, 주택 매수 시 무조건 해당 주택에 거주하도록 해 실거주를 위한 주택 거래만 허용한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집은 사는(live) 곳이지, 사는(buy) 곳이 아니다'라는 기본 전제 하에 실거주 주택을 제외한 주택을 추가적으로 사들이는데 최대한 장벽을 친 셈이다. 일단 서울 전역과 서울에 인접한 경기 지역 상당수가 일명 '실거주 3중 규제'로 묶이면서 거래량 자체는 크게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매수 계약자는 매수 주택이 소재한 지자체에 주택매수 자금 출처 등을 해명하는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고 허가를 받아야 주택 매매 계약이 가능해지는만큼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현금부자' 외 대기 투자 수요 상당수가 주택 시장에 진입하지 못할 전망이다. 문제는 갭투자를 전면 금지하면서 전세 매물 실종으로 전세 시장 불안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부는 갭투자를 금지해도 전세 매물이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다소 안일한 시각으로 주택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전세시장 매물 감소 우려에 대해 “갭투자가 금지돼 실거주만 가능해지면 주택 매수 시 매수자가 살던 기존 집이 전세 매물로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전세 물량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 전망은 다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주택공급(입주) 감소, 전세대출 규제 등으로 전세가 상승 압력이 지속할 수 있다"며 “전세가 상승의 땔감 역할을 하던 전세대출 제한으로 갭투자 악용 이슈는 줄겠지만, 보증부 월세 등 월세화에 따른 임차인 주거비 부담은 해결해야 하는 숙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근본적인 주택시장 불안 해결책인 공급 대책에 대한 후속 조치가 없다는 지적도 높다.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묶은 6·27 대책 이후 잠시 시장이 안정된 것은 그 이전부터 계속 예고됐던 공급정책의 내용을 일단 보고 거래에 나서겠다는 의도 하에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측면이 컸다. 그러나 지난달 초 공급 대책 내용 중 실질적으로 수요자들의 마음을 돌릴 만큼 '킬링 포인트'가 없었기에 수면 밑에 감춰져 있던 주택 매수 수요가 폭발해 9월 주택 시장이 폭등했다. 사실상 9·7 대책이 '9월 주택시장 대란'을 불러와 주택시장 안정에 실패한 셈인데도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공급 대책을 보완하거나 후속조치를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공급대책은 바로 시장에 주택이 들어오는 상황이 아니어서 시간이 필요하다"며 “주택공급 입지 등 구체적 내용은 다시 보완해 연내 추가 발표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분양가상한제(분상제) 및 재건축이익초과환수제(재초환) 등 개편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우려를 키운다. 정부는 이번에 투기과열지구를 확대하면서도 정작 투기과열지구를 분양가 상한제로 묶지 않았다. 이에 따라 분상제 미지정으로 인해 분양가가 상승해 주변 지역 집값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최근 주택가격 상승 양상은 주택 매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양가 관련 부분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규제로 도시정비사업 추진 속도가 동력을 잃어 도심 내 주택 공급이 둔화될 것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재초환을 폐지해 도정사업 속도를 올릴 필요가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정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도심 내 도정사업 활성화는 시장 안정이 아닌 시장 과열을 가져온다는 것이 당정 내 분위기로, 재초환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국토부 “보유세 포함 세제 개편 필요”…정부, 세제 칼 빼드나

정부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이어 세제 조정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부동산 세제 개편으로 쏠리고 있다.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은 전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처럼 부동산에 자금이 몰리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보유세(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쳐 부르는 용어)를 포함한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 보유 수요를 억제하려면 금융규제보다 세제가 작동해야 한다"며, 고가주택 보유 부담을 늘리는 방식으로 수요를 자연스럽게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향후 부동산 세제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앞서 정부가 발표한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는 세제 개편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이번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과천·성남·분당·광명·안양·하남 등)이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동시에 지정됐다. 대출 규제도 강화됐다. 15억 원 초과 주택은 최대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하고,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하한은 3%로 상향됐다. 또 1주택자의 전세대출까지 DSR 산정에 포함돼 실수요 외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은 보유세 조정을 의미한다.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은 약 0.15%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0.29~0.33%)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실효세율이란 실제 납부하는 보유세가 부동산 시장가격 대비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예를 들어 시가 10억 원짜리 아파트의 연간 보유세가 150만 원이라면 실효세율은 0.15%다. 윤석열 정부(2022~2024) 동안에는 종합부동산세 완화 정책(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 공제액 상향)으로 세 부담이 줄어 실효세율이 0.18%에서 0.15%로 낮아졌다. 실효세율은 국민의 실제 조세 부담과 부동산 투기 억제 효과를 가늠하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실효세율이 낮으면 자산 보유 부담이 적어 투기 수요를 자극하거나 부동산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고, 높으면 자산 재분배 효과와 주택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부동산 보유세를 올릴 경우 60~70대 세대를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한 시장 전문가는 보유세 인상에 대해 “2005년 보유세 도입 당시 40대였던 세대가 이제 60~70대가 됐고, 초고령 사회에서 갑작스러운 세금 인상은 은퇴자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론적으로 보유세 인상과 거래세 인하는 맞지만, 현실에서는 취득세와 양도세 조정에 한계가 있다"며 “소득 없는 1주택 은퇴자에게 세금 부담을 더 지우면 세금 저항이 심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국토부, 부실 지역주택조합 설립 막는다

국토교통부가 사업 성공률이 20% 미만에 머무는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제도가 지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규 부실 조합의 진입을 막는 제도 개선에 나선다. 토지 확보 요건을 대폭 강화하고 업무대행사 자격 기준을 손본다는 취지이다. 17일 국토부에 따르면, 그간 지주택 사업은 조합원 모집 후 토지 확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업 지연과 추가 분담금 증가, 조합 집행부의 비리 및 시공사와의 유착 등 각종 문제가 빈발해왔다. 실제로 국토부가 최근 조사한 618개 조합 중 369곳을 전수 점검한 결과, 252개 조합에서 총 641건의 법령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이 같은 문제로 인해 지주택 사업은 성공률이 20% 미만으로 전락해 '원수에게도 권하지 않는다'는 말이 횡행할 정도이다. 국토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향후 조합원 모집 요건을 크게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전체 토지의 50%에 대한 사용권만 확보하면 조합원 모집 신고가 가능하다. 그러나 앞으로는 90% 이상의 토지 매매계약서를 갖춰야 해 실질적인 토지확보 노력 없이 조합원 모집이 불가능하게 했다. 또, 불확실한 사업계획으로 조합원을 끌어들이는 걸 막기 위해 계약금(10% 이상) 납입 증빙자료 제출과 용적률 등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선행해야 모집신고도 수리할 수 있다. 아울러 조합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보 공개도 의무화한다. 조합원 모집 공고문에 토지 매입비, 공사비, 대행 수수료 등을 포함한 사업 수지분석표와 추정 사업비 등을 명시, 사업의 경제성을 판단해 조합에 가입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제도 개선을 위해 연내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현 조합원 요구안인 △토지 확보 요건 완화△업무대행사 자격 강화 △자금 관리 투명성 제고 등 추가 방안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제도 개편 이후에도 지주택 사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사업 참여는 여전히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주택 제도를 폐지 수준으로 심각하게 검토 중"이라며 “국회에서 이미 여러 법안이 발의돼 있는 만큼 엄격한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조합원 자금을 악용하는 사업자의 진입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투명성 확보가 필수"라면서도 “현 제도는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 성격이 강해, 확대를 장려하기엔 위험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서울시, 건축심의 대상 60% 축소…‘규제철폐 23호’ 본격 시행

서울시는 자치구 건축 심의에서 법령 근거 없이 과도하게 지정됐던 심의 대상을 줄이기 위해 '건축위원회 운영기준'을 전면 개정하고, 지난 10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개정은 올해 1월 열린 '규제풀어 민생살리기 대토론회'에서 제기된 '규제철폐 23호' 과제를 실행한 것으로, 과도한 심의로 인한 시민 불편과 재산권 침해를 해소하고, 불필요한 절차와 비용을 줄여 건설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일부 자치구는 자체 방침으로 심의 대상을 확대하거나 법령 근거가 부족한 조건을 요구해 시민과 민간 사업자의 사업 추진에 제약이 많았다. 특히 재개발 구역에서 해제된 지역에 건물을 지을 때도 관례적으로 심의를 받아야 해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이 있었다. 시는 지난 2월부터 25개 자치구와 협의를 진행하며, 자치구별 특수성을 일부 반영하면서도 지역 경관 개선과 주거환경 보호 목적 외에는 심의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조정했다. 이를 통해 '심의 대상 대폭 축소'라는 성과를 도출했다.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심의 운영의 기본 원칙을 명확히 했다. 심의 대상과 절차를 규정하고, 법령 근거 없는 조건 부과를 차단했으며, 다른 위원회의 심의 사항을 임의로 변경하도록 유도하는 행위와 위원-설계자 간 개별 접촉을 금지했다. 관행적으로 적용되던 심의 항목도 대폭 정리했다. 재개발 등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지역의 건축물 심의 등 불필요한 절차를 삭제하고, 자치구 특수성을 일부 반영하면서도 주요 목적 외에는 심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로써 심의 절차와 시간이 단축되고 시민 재산권 보호가 강화될 전망이다. 또한 3년마다 운영 기준 적정성을 재검토하는 절차를 의무화했다. 시민 수요 변화에 맞춰 제도를 정기적으로 점검함으로써 불합리한 규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했다. 최진석 시 주택실장은 “이번 개정은 규제 완화를 넘어 시민 권익 보호와 투명성 강화, 건설경기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하는 제도 혁신"이라며 “앞으로도 불합리한 규제는 과감히 개선해 민간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10·15 대책]국토부 “경기도 풍선효과 시 토허제 추가 지정…서울시와 마찰 없다”

국토교통부는 15일 발표한 신규 부동산 대책에서 토지거래허가제를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에 지정한 데 이어 추가 확산이 나타날 경우 추가 지정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도금 이주비 대출은 유지된 만큼 정비사업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실수요자 대출이 감소할 경우에는 보완책을 검토할 예정이다. 세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당장 구체적 논의가 어렵지만, 세제 합리화와 공시가격 현실화 등을 준비 중이라고 언급했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이날 세종 기자실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지금 시장 상황 자체가 확산 속도가 빠른 데다 상승 폭도 단기간에 크게 올랐기 때문에, 시기를 놓치면 이후 단계에서 관리가 어려워져 결국 국민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강력한 부동산 억제첵을 제시한 이유를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날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남부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3중 규제'를 발표한 바 있다. 김 실장은 이에 관해 “단순히 규제 지역만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15억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한 단계별 대출 규모도 제한했다. 고가 주택 중심으로 대출 억제 수단을 더 동원하고, 세제 부분도 향후 대책 발표 후 TF를 구성해 논의한 뒤, 필요 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종합적인 대책으로, 시기 부분도 그때 그때가 아니라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수단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울은 자칫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지정했을 때 남은 지역의 확산 관리가 어려워질 우려가 크다고 판단해 전부 토허제 구역으로 지정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경기도의 경우에도 현재 강남 인근 지역 중심으로 계속 많이 상승하고 있는 지역은 포함했다"며 “향후 실제 우려하는 것처럼 추가적인 확산 양상이 나타나면 추가 지정도 열어놓고 계속 검토할 계획"이라고 김 실장은 강조했다. 서울시 측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주택정책심의를 통해 의결을 완료했고, 지자체 의견 검토 결과도 서울시와 경기도에 다시 통보했다"며 “전화로 규제 지역과 투기과열지구 검토 상황을 공유했으며, 서울시는 규제 지역에 공감했다.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우려 의견이 있었지만 반대나 강한 의견 제시는 없었으며, 법상 의견을 듣도록 되어 있는 사항"이라고 정정했다. 또한, 김 실장은 지난 토지거래허가제 지정 당시 고가 연립·다세대 주택이 단지 구성상 저층으로 건축돼 대장상으로는 연립주택으로 등재돼 규제 차익이 발생한 사례를 이번 지정에서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폭넓게 지정한 만큼, 향후 주택 매매 계약 시 구청 허가 과정에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청과 협의해 표준화된 프로세스와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허제 확대에 따라 조합원 자격 양도가 제한되는 등 정비사업 지연 우려와 관련해서는, 중도금 이주비 대출에는 제한 사항이 없어 추가적인 규제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조합 지위 양도 제한은 투기를 막기 위한 조치이고, 직접적으로 공급과 연결되는 부분은 아닙다. 정비 사업 관련해서는, 97대책에서 발표한 내용들을 이미 도정법 개정안에 반영해 법안 발의가 되어 있다. 최대한 빨리 법 개정을 통해 정비사업 활성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며, 추진 과정에서 필요 시 언론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대출 규제와 관련해 실수요자를 보호하기 위해 15억원 미만 아파트에도 LTV 40%를 적용할 수 없었냐는 질문에는 “실수요자를 금액 기준으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관계기관 논의 과정에서도 여러 대안을 검토했다"며 고가 주택 접근과 전체 규제 지역 지정 시 강남 3구와 용산구 등 일부 지역의 상대적 규제 완화 우려를 고려해 15억 원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해 단계별 대출 제한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액을 기준으로 LTV를 설정하면 그 금액을 넘기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생기는 만큼 15억원, 25억원, 25억원 이상으로 위계를 두어, 특정 가액으로 수렴하지 않도록 고려했다고 김 실장은 강조했다. 매도자 입장에서 시장 기능에 따라, 가격을 15억원 이하로 조금만 낮춰도 규제를 피할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가격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실수요자 대출 감소는 일부 일어날 수 있어, 향후 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추가 보완책 필요 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대책으로 인한 전세시장 매물 감소 우려에 대해서는“기존 거주자가 새로운 집으로 이동하면 기존 집이 나오기 때문에 전세 물량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추세가 있어, 월세 전환 시 월세 상승 영향은 계속 살펴보고, 필요하면 혜택 제공이나 월세액 공제 확대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 실장은 “전세 대출에 DSR 적용과 관련해 그는 “전세 대출에도 DSR을 적용해야 한다는 논의는 과거부터 있었다. 다만 전세 대출은 2년 단위로 기간이 끊겨 매매와 달리 30년 기준으로 DSR을 계산해야 해 방법론은 금융위에서 검토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2차 상환분 기준으로 기획서를 반영한다. 처음으로 전세 대출에 DSR을 적용해보는 시도다. 시행 후 논의 경과와 모니터링을 거쳐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세제 개편과 관련해 김 실장은 “배경과 향후 계획, 구체적인 프로세스 설명에 대해서는 답변이 어려울 수 있다"며 “다만 이번 대책을 근거로 보면, 현재 부동산 시장에 자금 유입이 집중되고 심리적 불안을 기반으로 한 현상이 있다. 이를 생산적 부문으로 유도하고 금융시장을 통한 일부 유인도 가능하므로,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향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어 “전체 세제 개편을 당장 정하기는 어려워 향후 기재부 차원 연구용역과 국토부 참여 TF 운영을 통해 보유세·거래세 논의를 거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세부 사항은 기재부 주관이므로 더 깊이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시가격 현실화는 매년 연구용역과 공청회를 거쳐 11월~연말까지 내년도 공시가격 발표 절차가 진행된다. 현재는 준비 단계"라며 “지가 상승 관련 사항도 추후 세제 및 정책과 연계해 지정권자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10·15 대책]“초유 3중 규제로 풍선효과 잡고, 핀셋 대출로 국민 주거 안정”

이재명 정부가 15일 발표한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시장 반응은 “내놓을 만한 카드는 모두 나왔다"는 것이다. 서울시 전역·경기도 일부에 대한 사상 첫 3종 규제 적용을 통한 갭투자 전면 차단과 풍선 효과 예방, 서민 수요는 살리되 한강벨트 중심 고가 주택 수요는 줄이는 대출 정밀 규제, 투기 거래 억제를 위한 강력한 단속, 장기적으로 보유세 강화를 통한 부동산 자산 비율 축소 추진 등 현 시점에서 정부가 실행 가능한 정책은 모두 망라됐다. 전격성과 파격성을 갖춰 시장을 제어할 만한 영향력을 발휘할 만하다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단기적 공급 대책 등이 빠졌고 '핀셋형' 대출 규제도 효과가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대책은 이재명 대통령 당선 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과 전국 135만호 주택 공급을 골자로 한 9·7 대책에 이은 세 번째다. 지난 9월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불붙자 정부는 집값이 오를 만한 곳은 전부 규제해 투기성 거래를 묶는 파격적인 대책을 내놨다. 여기에 대출한도 및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까지 모두 옥죄는 '종합셋트' 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우선 사상 초유의 서울 전역 3종 규제 카드가 주목된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과천, 분당, 광명 등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수도권 일부 지역을 조정 거래 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으로 한꺼번에 지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에선 주택 거래 시 실거주가 의무화돼 '갭투자'가 원천 차단된다. 이는 '풍선 효과' 차단을 위한 전격적인 조치로 해석된다. 지난 6·27 대책에서 강남 3구 외에 용산구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한 후 마포, 성동은 물론 분당, 과천, 광명 등 경기도 일부 지역으로까지 집값 상승세가 확산되는 풍선 효과가 발생한 만큼, 이번에는 아예 집값이 오를 만한 주요 지역을 모두 규제 대상으로 지정해 투기 수요를 차단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줄곧 '국민 주거 안정'을 강조했다. 서울 아파트 매수 시 갭투자 거래를 하는 것은 매수자가 자신이 사들인 주택에 실제로 살지 않으면서 실거주 하는 전세입자의 전세금을 끼고 추후 시세 차익을 노려 아파트를 매매하는 '투기'로 보는 것이 당국의 시각이다. 즉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실제로 해당 세대에 실거주를 할 실수요자만 사라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가 실거주 수요 안에서 발생하면 집값 과열 현상이 빠진다는 계산이다. 핀셋식 대출 규제도 서민, 실수요자들이 주로 구매하는 15억원 미만의 주택은 기존대로 6억원까지 대출해주지만, 그보다 더 비싼 고가 주택의 대출은 대폭 축소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27 대책에서 주담대 한도를 이미 6억원으로 묶어봤지만 정작 그 효과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우선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상당수가 기존 주택을 팔고 매수 주택으로 갈아타는 '갈아타기' 위주로 거래되는 상황에서 기존 집을 팔고 6억원을 더 얹으면 얼마든지 '상급지'로의 이동이 가능했다. 6억원 대출이 아파트 거래가에 스며 들어가 집값 상승의 지렛대로 사용된다는 시각 아래 당국은 아예 그 지렛대를 낮췄다. 특히 25억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주택은 주담대를 최대 2억원까지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15억원에서 25억원 사이 해당 구간에 해당하는 고가 아파트도 대출을 4억원으로 묶었다.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의 고가 주택들에 대한 수요를 줄여 과열을 냉각시키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그러나 15억 이하 주택에 대해선 실거주 수요가 높다고 판단해 6억원 대출한도를 그대로 유지했다. 지난 8월말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평균 거래가는 약 14억원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인 14억~15억원 수준에 해당하는 주택과 그 이하 가격 주택들은 매매 거래 시 대출을 여전히 최대 6억원까지 받도록 허용해 실거주 수요가 거래에 어려움이 없도록 한 셈이다. 세제 개편 카드를 꺼낸 것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검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중 모드를 유지했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을 통해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침'을 전격 공개했다. 특히 구체적인 내용으로 보유세·거래세 조정이 명시됐다. 부동산 시장 과열이 지속되면 거래 물량을 늘리기 위해 종합부동산세·재산세 등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를 낮추는 방안을 살펴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특정 지역 수요 쏠림 완화를 위한 세제 합리화 방안도 언급됐다. 이는 규제 지역 부동산 보유·거래세 중과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세제 개편에 소극적이던 정부·여당 내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얘기다. 앞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달 29일 취임 직후 보유세 강화 필요성을 인정했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부동산정책 목표가 국민 주거 안정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어떤 정책 수단도 사용할 수 있다"며 “세제는 가급적 최후 수단이고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해 세제를 활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입장으로 구체적인 개편 방안과 시기·순서는 시장 영향과 과세 형평 등을 감안해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10·15 대책] 일문일답 - “주거 안정 최우선…서민 아닌 고가 주택 수요 줄일 것”

정부가 15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 분당, 광명 등 12개 지역이 투기과열지구 및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서울과 수도권 내 12곳은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매하는 갭투자가 원천 차단되고 실거주 2년 의무가 부과됐다. 대출도 더욱 조였다. 서울과 경기 12곳 주택은 가격에 따라 25억원 주택은 최대 2억원까지만 주택담보대출이 나오고, 15억~25억 주택은 최대 4억원까지만 주담대를 받을 수 있다. 15억 이하 주택은 기존대로 6억 대출 제한이 적용된다. 아래는정부기관 합동 브리핑 일문일답. ▲이번 대책이 과거 문재인 정부 부동산 대책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 과거 대책 발표 당시엔 규제 지역 조정이나 투기과열 지구 조정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보니 지정 안된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정책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없었던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풍선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보다 넓은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고, 추가로 토허제도 같이 지정했다. 예전엔 규제 지역으로 지정돼도 갭투자를 통해 별도로 자금 동원할 수단이 있었지만 이번 대책은 (토허제 지정을 통해) 이를 근본적으로 막았다. 정책 효과가 클 것이라고 예상한다. ▲ 보유세 강화 등 추가 규제 가능성에 대비해 단기간에 집값이 빠르게 오를 가능성은 없는지 - 일단 규제지역과 토허제 구역을 포괄적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으로 지정한만큼 상당 부분 시장 안정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세제 개편도 반드시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지는 않는다고 본다. ▲ 6·27 대책에서 주담대를 최대 6억으로 제한해 일괄적으로 막았는데 이번엔 주택 시가별로 주담대 한도액을 차등화했다.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 6·27 대책 당시엔 올해 상반기 대출이 크게 늘고있던 상황에서 시장 안정을 위해 6억원 대출한도를 설정해서 시장을 안정시키고자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출 증가 추세가 상당 부분 둔화되는 효과를 얻었다. 이번에 4억과 2억 한도로 추가 규제를 도입한 것은 최근 주택 가격 상승이 고가주택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이런 흐름이 서울 주변부로 확산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출을 이용한 고가주택 구입 수요를 좀 더 촘촘히 관리하기 위해 고가주택을 겨냥한 대출한도를 설정하는 것이 적정하다 판단했다. ▲ 최근 가족에게 돈을 빌려 주택을 구입하는 사례 많은 상황에서 대출규제가 오히려 서민 중산층을 겨냥한다는 비판이 있다. 대출규제로 선호지역 집값을 잡을 수 있는 실효적 효과가 있을까 - 이번 규제는 15억원 이하의 주택의 경우 대출한도 추가 규제가 적용되지 않았다. 서민 중산층의 주택금융을 이용한 주택구입은 불편함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 현 정부의 기본 정신이다. ▲ 이번 대책으로 서울 외곽까지 LTV가 40% 까지만 적용되고, 여기에 스트레스 금리까지 붙으면 소득에 대한 한도까지 크게 감소하면서 청년 및 신혼부부 계층의 내집 마련이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 - 서울 외곽 지역은 15억 초과 주택이 많지 않아 직접적 대출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청년과 신혼부부의 경우엔 국토부와 금융위가 같이 운영하는 정책 모기지 및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론 등을 활용하면 된다. 이번 규제 내용엔 앞서 열거한 상품들이 미적용된다. 정부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주택금융은 차질 없이 공급한다는 입장이다. ▲ 규제지역 지정으로 재건축 재개발 규제도 강화돼 도심 주택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 -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의 경우 투기수요 유입 방지 목적인만큼 주택공급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보긴 어렵다. 이미 9·7 대책에서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여러 초기사업비 지원 절차 간소화 등 도시정비법 법안을 발의했다. 신속한 후속 조치를 통해 도심 주택공급이 차질 없도록 하겠다. ▲ 총리 직속 부동산 감독기구는 실제 부동산감독원에 준하는 대형조직 되는 것인가. 규모나 인원은 어느 정도인가 - 구체적으로 규모와 조직 인원 등에 대해선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해당 조직은 기존에 국토부에 내에 존재하던 부동산소비자분석기획단과 같이 부동산 거래상황에 대한 모니터링과 조사 측면에 국한되자 않는다. 감독권한도 강화하고 실제 수사까지 연계되도록 총리실 및 관계기관과 계속 협의 중이다. ▲ 이번에 서울 전역이 토허제 구역으로 지정됐다. 사전에 서울시와 협의가 있었나. - 토허제 지정에 대해 서울시 및 경기도와 사전에 협의했다. 서울시와 경기도 입장에서도 현재 주택시장 상황에 대한 우려가 굉장히 크다는 부분에 대해 공감했다. 더 늦기 전에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부분도 뜻을 같이 했다. 강력한 규제수단인 투기과열지구 조정 및 토허제 구역 지정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 이번 대책에서 분양가 상한제(분상제) 조정이 없는 이유는 - 정부는 최근 주택가격 상승 양상이 주택 매매 거래로 인한 집값 상승이라고 판단했고, 분양가 관련 부분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분상제 부분은 검토를 거쳐 (조정을) 할 수도 있다. ▲ 토허제 구역을 내년 12월까지 유지한다고 하는데 기한을 정한 이유는 -현재 강남3구와 용산구가 (서울시 규제에 따라) 내년 12월 말까지 토허제로 지정돼 있다. 기본적으로는 그 시기까지 다른 지역도 같이 규제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향후 시장상황에 따라 (기한 연장 등을) 검토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 토허제는 과거 대규모 개발 때 투기 방지를 위해 나온 제도다. 토허제 적용이 아파트 매매 외로(다세대 주택 등 포함) 지나치게 적용 범위가 확대되는 것은 아닌지 - 토허제 지정 목적 자체가 합리적 토지이용을 위해 투기적 거래가 성행하는 지역에 지정해 합리적으로 관리한다는 취지다. 물론 토허제로 국민 불편이 어느 정도 발생하는 부분이 있다. 다만 정부가 이번에 토허제를 확대 지정한 것은 일단 국민들이 가장 관심 갖는 주거 부분에 대한 안정이 최우선 목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거안정이 돼야 그 다음 단계의 경제 활동도 원활해진다고 본다. ▲ 규제지역 지정 시 적용 대상을 아파트와 아파트가 1동 이상 포함된 다세대라고 명시했다. 해당 사례가 몇 가구나 되나. - 해당 가구 수는 750호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 이번 규제 지역으로 경기도 12곳을 포함시켰다. 포함되지 않은 수도권 지역은 (정부가 판단하는 규제) 조건에 맞지 않은 것인가 - 주택 가격 상승률이 물가변동률의 1.5배 이상 되는 지역이 이번 대책에 추가로 규제 지역(서울 전역 및 경기 12곳)으로 포함됐고, 나머지 지역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 이재명 정부가 판단하는 주거안정은 가격 오름세 둔화인가, 하락세인가. - 주거안정은 가격 상승 하락에만 국한에서 생각할 부분 아니라고 본다. 일단 국민 대부분 삶의 기본은 주거여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것이다. 주거 부분이 신경 쓰이지 않아야 다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현재 주택시장 상황 자체가 초기에는 강남3구나 마용성 등 핵심지 및 수요가 높은 중심 지역으로 가격이 많이 상승했지만 이제 한강벨트 주변 및 경기도까지 (집값 상승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주택 시장이 과열되면 국민이 생각하는 주거안정이 불안해질 수 있다. 이런 부분에서 (정부가) 안정을 꾀하는 측면으로 이해해달라. ▲ 세제 합리화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인가. 이전에 경제부총리가 세제카드는 최후 수단이라고 밝혔는데 세제개편이 시작되는 이유는 -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세제를 활용하는 부분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 입장이다.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 목표가 국민 주거안정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어떤 정책수단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세제는 가급적 최후수단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제 관련 구체적 개편방안 시기나 관련 내용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나 과세형평 등을 감안해 마련하겠다. ▲ 서울 전역이 토허구역으로 묶이면서 전세시장이 우려된다. 전세시장 방안은 - 토허제 구역을 지정하게 되면 아무래도 실거주를 2년간 해야해서 전세매물이 안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오히려 실거주 의무화로 기존에 거주했던 집이 결국 전세 매물로 나오는 효과도 있어 (토허구역 확대로) 전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본다. ▲ 좀 더 신속한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 도시정비사업 추가 완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나 분양가 상한제 개선 등 대책이 예정돼 있나. - 공급대책은 바로 시장에 주택이 들어오는 상황이 아니어서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국민에게 확고하게 5년 후, 2년 후, 1년 후에 주택이 공급된다는 신뢰를 심어주면 시장 안정에 기여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12월 내로 그간 명확하게 제시 못했던 공급계획 및 향후 추진계획, 노후청사 등 구체적 입지까지 제시할 수 있도록 계획 세우고 있다. 연내 후속 공급대책 발표가 있을 것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10·15 대책] 사상 첫 서울 전역 ‘3중 규제’…풍선 효과·‘똘똘한 한 채’ 잡는다

정부가 들썩이는 집값을 잡기 위해 서울 전 지역·경기도 일부 등 오를 만한 곳을 전부 규제지역으로 지정해 갭투자 등 투기 행위를 전면 금지한다. 일부만 규제하면 인근 지역으로 상승세가 이동하는 '풍선 효과'를 막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서울시 전체를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삼중 규제지역'으로 묶고 금융규제까지 강화하는 초강력 대책을 동원했다. 또 대출 규제도 기존 모든 주택들에 대해 6억원 이하로 일괄적으로 적용되던 대출 한도를 집값 25억원 초과는 2억원, 15억~25억원 이하는 4억원으로 줄이는 등 대폭 강화한다. 위장 거래 등을 통해 가격을 띄우는 투기 세력들을 단속하기 위해 감독기구를 신설하는 한편 보유세 강화도 검토에 들어갔다. 사실상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다 내놨다. 전문가들은 실수요가 많지 않은 서울 외곽, 경기도 지역을 중심으로 큰 위력을 발휘하겠지만, 한강벨트 등 수요가 꾸준한 지역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대책만 반복하다 끝내 오름세를 잡지 못한 '문재인 시즌 2'가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정부는 15일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확정했다. 우선 규제 지역을 대폭 확대한다. 오는 16일부터 기존의 강남3구와 용산구만 지정돼 있던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를 한강벨트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를 포함한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 경기도의 광명, 과천, 분당 등 12개 지역까지 대폭 확대한다. 해당 지역들은 16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이 70%에서 40%로 축소된다. 또 전세대출이나 신용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경우 주택 구매가 제한된다. 정부는 또 오는 20일부터 이들 지역 전체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주택 구입 시 실거주 의무(2년)를 부과하는 한편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행위(갭투자)를 차단한다. 내년 12월 31일까지 발효되며 필요시 연장할 방침이다. 특히 기존에는 토허제, 조정지역 등의 규제의 경우 해당 지역내 아파트만 해당됐지만 이번 대책으로 아파트가 1개동 이상 포함된 연립 및 다세대 주택까지도 적용된다. 주택담보대출도 고가 주택 위주로 대폭 강화한다. 현재 수도권에서 집을 살 때는 지난 6·27 대책에 따라 모든 주택에서 6억원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16일부터는 집값에 따라 2억원부터 6억원까지 차등 적용된다. 15억원 이하는 현행 유지, 15억~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까지만 빌릴 수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가산되는 스트레스 금리도 수도권 및 규제지역 내에 한해 기존 1.5%에서 3%로 상향 조정했다. 앞으로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것을 막아 부동산으로 돈이 쏠리는 것을 제한하겠다는 취지다. 전세대출도 1주택자의 수도권 및 규제지역 내 전세대출에 대해 DSR을 적용한다. 원금을 만기에 일시상환하는 전세대출 특성을 감안해 전세대출의 이자상환분을 임차인의 DSR에 반영하며, 앞으로 적용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위장 거래를 통해 집값을 띄우는 행위도 적극 감독하기로 했다. 정부는 부동산 관련 법률을 제·개정해 국무총리 소속으로 '부동산 불법행위 감독기구'를 설립한다. 부동산 거래 조사·수사의 기획·조정, 전세 사기, '신고가 매매'신고 후 취소 등을 통해 가격 거품을 조장하는 행위 등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적발되면 강력 처벌하고, 기구 설립 전에는 관계기관 합동 추진단을 구성해 운영한다. 또 서울 강남 및 한강벨트 등 고가 아파트 취득자에 대해선 출처 검증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30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 구매 외국인·연소자에 대해선 전수 조사를 계속한다. 사업소득을 누락하거나 법인자금을 부당하게 유출해 취득한 경우 관련 사업체까지 확대해 조사하고 '부모찬스'로 취득한 경우 부모의 소득원천도 검증한다. 보유세 강화 등 부동산 세제 개편도 추진한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 과세 형평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구체적 개편 방향과 시기, 순서 등을 검토한다. 연구용역,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 논의 등을 통해 보유세·거래세 조정, 특정 지역 수요 쏠림 완화를 위한 세제 합리화 방안 등을 마련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현재 주택시장은 한강 인접 지역의 불안이 주변으로 확산하고 있고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와 수급불균형 하에서 주택시장으로 자금유입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서민 주거안정 위협하고 근로의욕 소비 위축 등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 활력 저해할 수 있어서 주택시장 불안 조기 차단하고 보다 생산적 부문에 자본 투자되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5년간 발생한 시설물 사고 77%가 안전등급 B등급 넘겼다

오산 옹벽 붕괴 사고를 포함해 최근 5년간 발생한 시설물 사고 31건 중 77%가 사고 직전 B등급 이상의 안전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밀안전점검 등 시설물 점검 체계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4일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2020~2025년7월) 시설물 사고 현황'에 따르면, 해당 기간 발생한 31건의 시설물 사고 중 A등급(우수)과 B등급(양호)을 받은 시설물은 각각 9건, 15건에 달했다. B등급 이상 시설물이 전체의 77.4%를 차지한 셈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시설물 안전등급은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A부터 E까지 5단계로 구분된다. 특히 지난 7월 사상자가 발생한 오산 옹벽 붕괴 사고는 사고 한 달 전 정밀안전점검에서 GPR(지표투과레이더) 탐사까지 실시했음에도 구조적 안전성이 '양호'하다며 B등급을 부여받았다. 해당 시설은 3차례 점검에서 모두 '양호(B등급)' 판정을 받았으며, 점검비용만 약 2400만원이 소요됐다. 사망자 1명과 부상자 2명이 발생한 창원 마산야구장 구조물 탈락 사고 역시 B등급으로 평가된 시설이었다. 또, 최근 5년간 사고가 발생한 시설물 중 안전점검을 받은 25개 시설에는 사고 직전 10년간 약 11억7100만원의 점검 비용이 투입됐다. 그러나 사고를 막지 못했던 만큼 정밀안전점검 등 시설물 안전점검의 신뢰성을 높이고 등급 부여 체계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권영진 의원은 지적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2025 국감]與野, ‘주택공급’ 중책 LH에 질책·우려 쏟아내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2025년도 국정감사에선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LH의 주택 공급 역할 확대 정책을 둘러 싸고 여야간 우려와 질책이 쏟아졌다.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한준 LH 사장과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여야 할 것없이 쏟아진 주택공급 확대 방안 관련 질의에 진땀을 쏟아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LH가 과거 택지 매각으로 수익을 내왔던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LH의 땅 장사를 비판했다. 천 의원은 “LH가 주택 공급 시 민간의 참여가 활발하지 않을 수 있고, 주택 공급 기관으로서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면서 “천문학적 부채로 LH가 신속한 공급을 할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규철 실장은 “9.7 대책에서 밝힌 135만호 주택 공급은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목표"라며 “다만 직접 시행 사업에 대한 고민이 있어 LH 개혁위원회에서 이익 공유형 등 다양한 방식의 수익 창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LH가 공급 주체로 나서면서 인력 조직을 새롭게 보강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작년부터 도급 방식이 개선돼 민간에서도 관심이 많아졌다. 물론 추가적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의 지원 확대를 통해 차질없이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LH가 택지 매각 수익이 예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재무구조에 우려가 있지만 당장은 기존에 매각했던 대금은 향후에도 5년 이상 들어와 상당 부분 충당이 가능하다. 물론 임대주택이 많이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LH에 부담이 된다. 정부가 LH 재정 지원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이한준 LH 사장도 적극적인 답변에 나섰다. 2022년 임명된 이 사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사표를 냈지만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이 사장은 “개발이익을 최소한 비용만 얻고 나머지는 주민들에게 돌려드릴 것"이라며 “과거 토지 매각으로 인한 수익을 창출했던 구도가 무너지게 됐다. 이 과정에서 과거 땅 장사를 해왔던 오명으로 인해 조직 내부 사기가 저하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땅 장사는 LH가 하고 싶어서 한 것은 아니다. 그 수익으로 임대주택도 지어왔다"고 호소했다. 이 사장은 특히 “직접 시행을 통해 오명을 벗을 계기가 됐다"며 “인력 문제는 공기업 이전으로 경상도 등 특정 지역 카르텔로 형성된 측면이 있다. 지역인재 할당제 범위를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눠 인재풀을 넓게 쓰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도 LH의 재원 부족 가능성을 꼬집었다. 윤 의원은 “LH 8월 중장기 재무계획을 보면 부채가 170.2조 규모고 2029년엔 이보다 91조가 증가한다. 9.7 공급 대책으로 인해 토지매출이 중단되고 공공주택 공급 사업을 직접 시행하면 매출은 줄고 지출은 증가해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저가 주택 공급으로 손실이 나는 부분은 민간이 아닌 LH가 감수할 문제"라며 “LH 직접 시행 주택이 미분양이 나도 민간기업에 손실로 돌아오진 않는다"고 답했다. 전관 예우 척결과 내부 기강 확립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준호 민주당 의원은 “LH 퇴직 직원들이 민간 업체에 취업해 LH 발주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특히 전 직원과 연관된 업체 중엔 과거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사고, 광주 화정아이파크 사고를 일으킨 문제 업체가 아직도 LH 발주 공사에 입찰을 하고 있다. 이러니 엘피아(LH+마피아)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 사장은 “과거 문제가 일으킨 업체를 입찰에 제한 시켜도 이들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가처분 신청을 해 대부분 인용이 나와 제한 집행이 정지되버린다"며 “전직 직원의 민간업체 취업 문제도 퇴직 후 3년 이상 경과되면 법에 의거한 제한 방법이 없다"고 답했다. 박용갑 민주당 의원은 LH 사업장에서 인허가 후 착공이 안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고, 이 사장은 토지조사 후 주민 이주가 이뤄지지 않아 소송이 들어가는 경우가 빈번하고, 문화재 조사 결과 문화재가 발굴되면 기약 없이 시간이 소모되는데 이 기간이 최소 4~5년이라고 답했다. 이 사장은 “3기 신도시 대부분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하남교산은 문화재가 발굴돼 지연이 우려된다"며 “인력 충원 문제는 LH 내 행정직, 토목직, 건축직 직원 중 주택 공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축직 숫자가 정작 가장 적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필요 충원 규모를 묻자 이 사장은 최소 200명 규모의 건축직 직원 충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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