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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개혁②] 비전문가 ‘낙하산’ 천지…내부 갈등·부실 운영·서비스 하락 3중고

세계적 공항으로 평가받는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진두지휘하는 사장직이 정치권의 보은 인사 자리로 전락하고 있다. 현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국민의힘 3선 의원 출신으로, 항공산업 관련 이력이 없는 전형적인 비전문가 CEO다. 이 사장은 취임한 후 자회사 사장에 또 다시 자신의 측근을 앉히는 등 전문성이 결여된 비전문가 수장이 인천공항을 이끄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14일 관가 등에 따르면 이학재 사장은 오는 6월 3일 예정된 전국동시지방선거 인천시장 후보 출마를 위해 공직선거법상 사퇴 시한(3월 5일) 이전인 2월 말 사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선거 출마를 공식적으로 부인하면서 임기를 끝까지 수행하겠다고 공표했었다. 2023년 6월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이 사장은 현재 임기가 6개월여 남아있다. 이 사장은 지난달 16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출마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 “전혀 생각해 본 바 없다"고 지선 출마설에 대해 일축했다. 그러나 최근 인천 지역 인터넷 매체 '인천투데이'는 국민의힘 인천시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현직인)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대선 경선 당시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이 사장이 최근 출마 쪽으로 마음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이 사장의 '실적'이다. 비전문가인 이 사장이 취임한 후 인천공항이 서비스질 하락, 내부 갈등, 경영 부실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선 공항 운영 효율화 등에는 실패했으면서도 자신의 정치적 앞날에만 신경쓰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선 이 사장이 취임 후 26개월 동안 무려 440억8372만원을 기부했는데, 이중 295억3017만원(67%)가 인천 지역에 쏠려 있으며 이는 이 사장의 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위한 포석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사장이 2023년부터 3년 연속 인천공항 연수원에서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를 연 것도 '출마용'이라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부실운영과 조직 혼란을 일으켜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예컨대 공항 인력 배치 문제에 대해 소극적으로 일관해 공항 자회사 노조의 4조2교대제 전환 요구가 수개월째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2024년 경고파업, 2025년 10월 6500명 규모의 총파업이 벌어졌다. 이와 관련 지난해 국감에선 “이학재 사장의 현장 의견 수렴 및 조정을 위한 노력 없이 노사 간 분쟁과 갈등만 있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해 3월, 8월 자회사 직원 2명이 잇따라 근무중 사망하기도 했는데 이 사장은 직접적인 관리 책임이 없다는 이유로 방관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영지표도 악화됐다. 공사는 2023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으나 2024년 C등급으로 두 단계나 하락했다. 긴 줄서기, 성수기 주차난 등 여객 불편이 가중돼 서비스 평가가 떨어졌고, 자회사 노조 등과 갈등이 계속된 점, 관리 부실, 부채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낙하산 인사'의 전문성·경영능력 부족, 직원들의 근태·내부통제 부실 문제까지 지적됐다. 실제 최근 3년간(2023년~2025년 9월) 징계를 받은 인천공항공사 직원은 총 14명데 이는 한국도로공사(103건), 한국공항공사(33건)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근태 부실, 감독 미이행, 내부 통제 부재 등 공사 경영진의 관리 부실로 초래된 비위가 다수를 차지했다. 인천공항에서 낙하산 인사는 이 사장 뿐만이 아니다. 대통령실 경호처 출신 상임감사 외에도 자회사인 인천공항시설관리(주) 상임감사, 인천국제공항보안(주) 상임감사 등도 전문성과 무관한 낙하산 인사로 꼽힌다. 인천공항공사 비상임이사에도 다수 포진해 있다. 이 사장 본인도 취임 이후 6개월이 지난 2023년 말 인천공항 자회사 네 곳 중 가장 규모가 큰 인천공항시설관리 사장에 문정옥 국정원 전 국장을 임명해 '코드 인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문 사장은 2013년 국정원 댓글공작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방해해 직권남용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위증교사혐의로 구속기소 돼 법원에서 징역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2014년엔 SK그룹 등 다수 대기업을 압박해 9억9000만원의 출연금을 보수단체에 지원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인천공항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운영의 핵심인 수화물과 기계·전력·통신 등을 유지·관리하는 인천공항시설관리 사장엔 누구보다 공항 산업 관련 이해도가 높은 전문성을 갖춘 사장이 임명돼야 한다"면서 “단순한 코드 인사를 넘어 법원으로부터 불법 행위가 인정돼 법적 처벌을 받은 범죄인을 인천공항 제1자회사 사장으로 임명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에너지경제신문은 이같은 지적에 대한 인천공항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실무담당자들에게 수차례 전화와 문자를 보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 2주만에 0.2%대 복귀

지난 주 소폭 감소했던 서울 아파트값 오름폭이 다시 확대되며 2주만에 다시 0.2%대를 기록했다. 15일 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둘째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와 동일한 0.07%를 기록했다. 권역별로는 서울(0.18%→0.21%)과 수도권(0.11%→0.12%)은 오른 반면, 지방(0.02%→0.01%)은 상승폭이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강북 14개 구는 전 주 0.15% 올랐으나 이 주 0.17%으로 오름폭을 키웠다. 중구(0.25%→0.36%), 마포구(0.24%→0.29%), 성북구(0.19%→0.21%) 등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성동구(0.33%→0.32%)와 용산구(0.26%→0.23%)는 여전히 확대폭이 커졌으나 전 주보다는 소폭 감소했다. 강남 11개 구는 전 주 0.21% 오른 데 이어 0.25% 상승했다. 관악구(0.19%→0.30%), 송파구(0.27%→0.30%), 강동구(0.19%→0.30%)의 지역에서 오름폭이 확대된 영향이다. 동작구(0.37%→0.36%)와 양천구(0.26%→0.19%)도 상승세를 보였다. 부동산원은 “학군지와 역세권 등 정주 여건이 우수한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실수요가 이어지면서 매수 문의와 거래가 증가했고, 일부 단지에서는 매물 부족 현상까지 나타나며 상승 계약이 체결된 영향"이라고 집값 오름세에 대해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12월 넷째 주 들어 0.21%로 상승폭이 확대된 뒤 다섯째 주에도 0.21%를 기록했다. 이후 1월 첫째 주에 다시 0.18%을 기록하며 소폭 둔화됐으나 이 주 들어 오름폭이 다시 상승했다.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1월 내로 공급대책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경기는 전주 0.08%에서 0.09%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용인 수지구(0.42%→0.45%), 성남 분당구(0.31%→0.39%), 광명시(0.28%→0.37%)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평택시(-0.13%→-0.16%)와 이천시(-0.10%→-0.11%)도 등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인천도 전주 0.05%에서 0.04%로 상승폭이 소폭 둔화됐다. 연수구(0.09%→0.19%), 계양구(0.02%→0.04%), 미추홀구(0.01%→0.03%)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중구(0.00%→-0.01%)와 서구(0.09%→-0.04%)는 하락세를 보였다. 5대 광역시는 전주 0.03%에서 0.01%로 상승폭이 줄었다. 울산(0.13%→0.11%)과 부산(0.05%→0.03%)이 상승폭을 이끌었으나 전 주에 비해서는 오름폭이 둔화됐다. 세종은 전주 0.08% 상승에서 0.00%로 보합 전환됐다. 8개 도는 전주 0.01%에서 0.02%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전북은 상승률이 전 주 0.05%에서 0.07%로 올랐다. 전주 덕진구(0.11%→0.19%) 등이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시도별로는 전남(0.03%→0.00%)이 보합을 나타냈다. 반면 △광주(0.00%→-0.01%) △제주(-0.03%) △충남(-0.03%) △대전(-0.03%→-0.01%) △대구(-0.01%→-0.04%) 등은 하락했다.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8% 상승했다. 서울(0.18%→0.13%)과 수도권(0.11%), 지방 (0.02%→0.05%) 모두 상승세였으나 서울은 전 주 대비 상승폭이 소폭 줄었다. 5대 광역시(0.03%→0.07%)와 세종(0.08%→0.26%), 8개 도도 (0.01%→0.03%) 전부 가격이 올랐다. 한편,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 매매 가격는 서울 0.80%, 수도권 0.46%, 지방 0.07%으로 모두 상승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높게 치솟으며 전국 매매가격지수도 0.26%를 기록했다. 반면, 주택 가격은 강세였던 것과 달리 지난해 4분기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0.30% 하락했다. 전세가격도 0.17% 내렸으나 월세가격은 0.5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李 대통령 지적 인천공항공사·코레일, 김윤덕도 ‘불호령’

이재명 대통령에게 '혼난'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코레일이 국토교통부로부터도 강하게 질책을 당했다. 국토부는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산하 공공기관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자리에선 인천공항공사가 도입을 추진하는 주차 대행 서비스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주차대행 차량 인계 장소가 터미널에서 먼 곳으로 옮겨질 경우 이용객은 셔틀버스를 타고 약 10분, 거리로는 4㎞가량 이동해야 한다는 불편이 발생한다"며 “프리미엄 서비스 요금도 기존 2만원에서 4만원 수준으로 인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이번 개편으로 단기 주차장 내 주차대행 구역을 60면 미만으로 줄이면 결과적으로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주차 공간이 1800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며 “차량을 맡기는 장소와 보관 장소를 최대한 일치시키면 이동 시간이 10분에서 2분 이내로 줄어들어 도난과 파손 위험도 낮아진다"고 반박했다. 또, 국토부의 감사 착수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 전문가들이 충분한 논의를 거쳐 만든 정책인데 시행도 하기 전에 특정감사가 시작된 것은 유감"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윤덕 장관이 나섰다. 김 장관은 “우리(인천공항공사)가 결정한 것은 최고 전문가들이 만든 것이라는 전제부터 깔고 논의를 시작하면, 결국 다른 목소리는 배제될 수밖에 없다"며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문제 제기를 먼저 경청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언성을 높였다. 또, “제도가 아직 본격 시행되기 전이라면 국민이 익숙한 기존 방식을 유지하면서 충분히 검토한 뒤 변경하는 선택도 가능하다"며 “정책 판단의 기준은 언제나 국민의 편익이어야 한다"고 질책했다. 앞서 이 사장은 지난해 1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으로 하여금 외화 불법 반출 대응과 관련해 질타를 당했었다. 다만 이날 김 장관은 “사장의 설명에도 일리가 있는 부분이 있고, 항공정책실의 문제 제기 역시 공감되는 대목이 있다"며 “인천공항공사 직원들의 업무 환경도 중요한 만큼 감사가 불필요하게 장기화되지 않도록 가능한 한 신속히 마무리하겠다"고 정리했다. 아울러 다원시스의 차량 납품 지연과 부품 고장 사태에 대한 질책도 이어졌다. 김 장관은 “차량을 교체하지 않으면 노후화로 인해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정 사장 대행의 설명은 책임을 축소하는 것처럼 들린다"고 꼬집었다. 정 사장대행은 이날 2004년 4월 3차 차량 납품 계약을 체결할 당시 다원시스뿐 아니라 3개 업체 모두에서 지연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 1차 계약 물량 가운데 100량이 이미 납품됐고, 연간 약 240량 수준의 제작 역량을 지녔다고 판단해 3차 계약을 체결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다원시스 건은 납품이 두 차례나 지연됐고, 그 와중에 3차 계약까지 체결됐다. 또 부품 고장까지 발생했다. 다행히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있을 수 없는 부품 고장이었던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코레일의 큰 잘못은 없는 것처럼 들린다. 제도를 조금 손보고, 직원들 몇 명 질책하고, 느슨해진 분위기 좀 다잡고, 다원시스 같은 기업에도 문제가 있다 정도로 지적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들린다"고 호통쳤다. 김 장관은 특히 “문제는 (코레일이) 중간에 얼마든지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라며 “전액 지급한 선급금이 어디에 쓰였는지도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다. 공장은 놀고 있었고 그 사실 역시 중간에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런데 코레일은 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를 숙여 사죄해야 할 사안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어 “직원들이 해당 기업에 파견돼 있으면서 과연 코레일 사장의 말을 듣는 건지, 기업의 말을 듣는 건지조차 분간하지 못하는 이 엄중한 상황에 대해서도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관련 법규를 철저히 적용하고, 필요하다면 법규를 확대해서라도 국민 눈높이에서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통렬하게 반성하겠다고 말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정 사장 대행은 “납품 지연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신차 서비스 제공이 늦어졌고, 이로 인해 안전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도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국토부와 함께 소속 감독 TF를 구성해 협업 체계를 갖추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단독] 제로에너지건축물 신기술 인증, 건설사 외면에 ‘유명무실’

정부가 건설사들의 탄소감축 신소재 ·시공법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제로에너지건축물(ZEB) 관련 신기술 성능 평가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능 평가 시스템에 지난 2년간 한 건의 신청도 없었다.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시공 후 검증 등 관리가 까다로워 건설사들이 꺼리고 있다. 신기술을 개발하느니 차라리 고가의 기존 소재를 써서 단열 성능만 맞추는 편법을 쓰고 있다. 관리 감독해야 할 국토교통부도 지난해 관련 규제를 완화해주면서 이를 방조하고 있다. 14일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2017년 ZEB 인증 제도가 시작된 후 ZEB 건축에 사용할 신기술 성능 평가를 해주고 있다. ZEB는 탄소 배출량의 3분의1을 차지하는 건축물의 단열 성능을 높이고 태양광에너지 등을 활용해 에너지 자립률을 높인 녹색건축물을 말한다. 1~5등급으로 구분해 인증해준다. 신기술 성능 평가는 다양한 최신 기법 및 공법 등을 적용해 생산, 판매 되는 친환경·에너지절약·신재생에너지 제품들 중 KS규격이 없거나 방법론·세부 계산 알고리즘 미비 등의 이유로 ZEB 인증시 인정받지 못하는 신기술들이 대상이다. 이를 통해 신기술 개발·사용을 장려한다는 게 최종 목적이다. 문제는 건설사·제조사들의 무관심으로 사실상 신기술 성능 평가 제도가 유명무실한 상태라는 것이다. 공단에 따르면 2017년 ZEB 인증 제도가 시작된 후 신기술 성능 평가를 해주긴 했지만, 비공식적으로 처리돼 사실상 '기록'으로 남아 있는 공식 실적은 없다. 2024년부터는 공식화시켜 기술위원회를 만들고 인터넷 신청·접수를 받아 왔다. 그러나 이후 현재까지 2년여 동안에도 건설사·제조사들로부터 접수된 신청이 단 한 건도 없었다. 공단 관계자는 에너지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2024년부터 2년간 기술위원회를 통한 신기술 접수 건수는 1건도 없었다"며 “공단이 신기술을 심의해 탈락시킨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신기술에 해당한다고 접수된 사례가 없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원인으로는 무엇보다 신기술 개발에 들어가야 할 비용 부담이 꼽힌다. 다른 리스크도 많다. 설계 단계부터 시공, 준공 이후 에너지 성능 검증까지 전 과정에서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에너지 자립률 약 20% 수준을 달성하지 못하면 인증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전문 컨설팅 업체를 활용해야 해 추가 비용도 발생한다. 특히, 인증 취득 이후에도 실제 운영 단계에서 성능을 지속적으로 검증받아야 해 사후 관리 부담이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엔 국토부도 손을 보탰다. 지난해 12월부터 관련 규정을 개정해 민간 건축물에도 ZEB 5등급을 적용한다고 발표했지만 '5등급 인증'이 아닌 '5등급 수준' 확보로 규정을 완화해줬다. '5등급 인증'은 서류 입증, 시뮬레이션 등을 거쳐야 하며, 잘못될 경우 설계변경, 재시공 등을 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따라서 적용되는 소재, 기술, 공법과 무관하게 '5등급 수준'의 에너지자립률만 갖추면 인정해주는 쪽으로 기준을 조정해주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조치에 대해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 건축 전문가는 “신기술 개발이라는 제도의 취지를 무색케하면서 신기술 인증 제도도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면서 “정부가 ZEB 인증시 용적률 11% 상향 조정 등 인센티브를 내걸고 있지만 신기술 개발 보다는 기존 고성능 단열재와 태양광 설비 등을 활용해 최소한의 기준만 맞추는 데 그치도록 방조했다"고 꼬집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ZEB 인증을 위한 신기술의 성능 평가를 받으려면 건물 완공 시 에너지 절감 효과를 서류로 입증해야 하고, 전문 프로그램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결과도 진행해야 한다. 설계 변경이 반복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며 “실제 운영 단계에서도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등을 통해 성능을 지속적으로 검증받아야 해 사후 관리 부담이 커서 인증이 꺼려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김윤덕 국토장관 “초등 수준 韓 자율주행 고도화해야”주문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미래 산업 먹거리 확보를 위해 자율주행 생태계 전반에 대한 규제 완화와 해외 건설·재생에너지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신속한 전환을 주문했다. 아울러 미국 시장을 비롯한 해외 시장으로의 폭넓은 진출도 강조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미래성장 관련 업무보고에서 한국교통안전공단(TS)에 “자율주행 분야는 그간 우리가 초등학생 수준이라면 저쪽(미국·중국)은 저사회인이 된 것 같다"며 “늦은 만큼 지금부터라도 서둘러 따라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최근 미국 출장을 통해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인 'CES 2026'을 참관하고,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미국 자율주행 업체 웨이모를 방문한 바 있다. 최근 테슬라는 국내에 자율주행 기능인 '풀 셀프 드라이빙(Full Self Driving)'을 도입해 국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반면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은 개인 승용차에 자율주행 기능을 본격 탑재하기에는 아직 기술 수준이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장관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자율주행은 중요한 사업인 만큼, 기술 개발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개인정보 활용 문제와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 등 과제도 함께 논의해 규제를 완화하고 생태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TS에 주문했다. 이에 정 이사장은 “실증 도시 사업을 통해 미국의 테슬라와 같은 모델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기존에 추진해 온 룰 기반 모델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 등 후발주자로서 선도 사례를 빠르게 수용하고, 차별화된 모델을 구축하는 전략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TS는은 이달 내로 자율주행 실증도시 전문기관 지정을 완료하고, 4월까지 참여 민간 기업을 모집한 뒤 8월에는 시범 차량 제작을 마칠 계획이다. 아울러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수행 기간이 2~3년으로 비교적 짧은 소규모 R&D 과제를 확대하고, 지원 강화를 위한 관계자 태스크포스(TF) 협의체를 운영할 수 있도록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김 장관은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확대를 위해 최근 건설 트렌드에 맞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올해 해외 건설 분야에서 총 11건, 약 660억원 규모의 투자를 승인해 전년 대비 약 68% 증가한 12조4000억 원 수준의 투자·개발 사업 수주를 선도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이다. 그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주택부 장관으로부터 “한국이 인건비나 도급액을 더 낮춰야 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다. 사우디는 더 이상 우리가 단순 도급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시장과 SMR(소형모듈원전) 등 원전 시장, 국민 참여형 투자·개발·연구에서 파생되는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해외 건설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또, 김 장관은 삼성E&A가 수주한 미국 인디애나주 친환경 암모니아 플랜트 사업 기념행사에 최근 참석한 일을 거론하며 “전에는 미국에 우리가 이렇게 투자하는지 몰랐다가 장관이 되고 나서 알게 됐다"며 “이제는 뭔가 투자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공간으로 (수주를)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국 건설기업의 해외 수주를 지원하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의 김복환 사장은 “지금 해외건설 환경은 기존에 재정으로 중앙정부가 도급사업으로 발주하던 것이 굉장히 줄었다"며 “사우디도 지금은 투자개발형으로 바뀌고 있고, 국내 사업에 투자하다 보니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오려는 분위기가 중동에서도 나타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미국 시장은 플랜트도 좋고 소형모듈원전(SMR)도 좋아질 것이어서 그런 쪽으로 진출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한미 통상협상 이후로는 미국 시장 진출을 확대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 시기를 놓치면 도급공사도 안 되고 금융이나 투자 면에서도 안 되는 어정쩡한 상태에서 한국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며 해외 진출 적극성을 강조했다. 이밖에 김 장관은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국내 드론 산업의 소형 부문 자립화를 위해 사업비 현실화와 조종사 양성 필요성 등을 논의했다. 현재 국내 드론 시장의 상당 부분을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개발 속도를 높여 국산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도심항공교통(UAM) 분야 지원 방안도 함께 검토했다. 관련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국내 실적이 없으면 해외 진출이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김 장관은 이 부분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김윤덕 국토부 장관, 철도공단·LH 집중 지적…“개선 속도내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가철도공단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상대로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을 강하게 주문했다. 교통 포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예산 부족을 이유로 사업 추진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하고, LH 아파트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 김 장관은 13일 국토부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철도공단에 “장관직에 임한 이후 고속철도 예매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며 “입석을 타고 왔다갔다 할 정도인데도 포화 상태가 심각하다. 평택-오송 간에 선로 혼잡도가 주말 기준 94.2%"이라고 지적했다. “안전성을 담보하는 수준이 85%인데 10%(포인트)를 더 쓰고 있다는 것"이라며 “과잉으로 사용해 굉장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김 장관은 평택-오송의 2복선화 사업만으로는 수서-평택 구간 혼잡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2복선화 사업은 기존 왕복 2선 단선 구간을 왕복 4선으로 확장하는 교통망 확충 사업이다. 올해 GTX-A 연결망이 확충되면 수서에서 출발하는 고속열차의 용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성해 철도공단 이사장은 문제 해소를 위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수서~평택 간 2복선 계획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김 장관은 “제5차 철도망 구축계획은 올해 7월, 여름 이전에 앞당겨 추진해야 가능하다"며 “사전에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요소들이 있다"고 질타했다. 김 장관은 “기획예산처에 책임을 떠넘길 문제가 아니라, 철도공단이 사안의 심각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해 예산안 반영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몇 가지 서류만 제출한 뒤 어렵다고 내부적으로 불만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속도감 있게 정리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예산이 없어 추진하지 못했다'는 문제가 결국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의 책임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LH 주거 품질 개선 문제를 집중 지적했다. 김 장관은 “LH 임대주택 공실이 많다. 우리가 주택공급이 상당히 급해 많이 해야 할 형편인데, 문제는 질을 담보하지 못하면 양을 늘리려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도 해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이미 양보다 질인 사회로 진입했다. 더 많은 고민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LH 아파트라고 했을 때 딱 떠오르는 건 싸고 별로 안 좋은 주공 아파트"라며 “그런 인식을 바꾸는 게 필요하다. 그런 것들이 잘 잡혔을 때 공실률이 떨어지는 식으로 연동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실률 해결책은 본질이 아니다"라며 “공실률 해결은 몇 가지 대책으로 (해결이) 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 즉 공공 주도 주거복지 정책을 실현한다는 핵심 요인은 좋은 집, 사고 싶은 집을 공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대통령께서 말씀하시고 제가 말하는 임대 아파트는 기존에 생각해왔던 임대 아파트가 아니다. 새로운 형태로 새롭게 만들어지는 아파트가 될 것"이라고 김 장관은 말했다. 그러면서 “신축 매입임대도 고민해보면 좋겠다. LH가 공급하는 아파트는 결코 질이 떨어지지 않는 완전히 좋은 새집이라는 인식을 만드는 것이 LH가 당면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김 장관은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해 “이전 자체가 목표인 게 아니라 거점과 기지 삼아 기업과 연구원 등을 같이 이동하게 만드는 게 중요한 것"이라며 “이번에 준비를 잘해서 혼선을 뚫고 이전에 성공해 기업 등이 따라가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세종시 국가상징구역에 들어설 대통령 세종집무실을 내년 8월 착공해 2년 내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는 당초 완공 계획보다 1년 앞당겨진 방안이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서울 외곽 집값도 ‘들썩’…더 오른다 vs 일시적 키맞추기

지난해 수도권 집값 상승 국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 시장에서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거래량이 늘면서 강남권과의 가격 격차를 좁히려는 이른바 '키 맞추기'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반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뚜렷한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에서 오름세가 예상보다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3일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9일부터 올해 1월 7일까지 40일간 서울의 토지거래허가 건수는 593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효력이 발생한 직후인 지난해 10월 20일부터 11월 28일까지 40일간(5252건)보다 13% 증가한 수치다. 토지거래허가제는 시행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시장이 규제에 적응하는 특성이 있다. 그런 만큼, 최근 거래 회복은 시장이 규제 환경을 일정 부분 소화하면서 매수 움직임이 점차 살아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거래 회복세는 강북권과 서울 외곽지역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노원구의 토지거래 허가 건수는 284건에서 615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영등포구(131→311건), 구로구(176→312건), 은평구(203→313건), 성북구(259→392건) 등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가격 지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0% 상승했다. 노원구(0.10%→0.18%), 도봉구(0.02%→0.07%), 중랑구(0.06%→0.09%) 등 서울 외곽지역의 상승폭도 함께 확대됐다. 실제 거래 현장에서도 신고가 사례를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노원구 '롯데캐슬 시그니처'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11억65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 대비 약 9500만원(8.9%) 올랐다. 상계주공3단지 전용 84㎡는 같은 달 8일 10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한 달 새 1억5000만원(16.1%) 상승했다. 도봉구 '북한산한신휴플러스' 전용 114㎡는 8억95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은평구 'DMC파인자이시티' 전용 84㎡도 지난해 12월 13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이전 거래보다 8500만원(6.6%) 오른 가격에 손바뀜했다. 이는 그동안 서울 외곽 지역 집값이 약보합세를 유지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한 해 동안 20% 넘게 오르며 하남·과천 등 대체지도 지역도 규제 이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노원·도봉·강북·금천·관악·구로 등 이른바 '노도강·금관구' 지역의 연간 상승률은 1% 수준에 그쳤다. 거래가 급감하면서 '10·15 부동산 대책'을 둘러싼 무효 소송까지 제기될 정도로 시장 분위기가 위축됐다. 부동산업계에선 강남 3구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중심 지역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싸진 외곽 지역의 집값도 따라 오른 '키맞추기'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키맞추기란 가격 격차가 컸던 자산들의 가격이 다른 자산의 가격 상승에 맞춰 비슷한 수준으로 따라 올라가는 현상을 의미한다. 특정 지역이나 종목의 가격이 급등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주변 지역이나 관련 종목들의 가격이 뒤따라 오르며 균형을 찾아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지속적인 오름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공급절벽 우려에 더해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고, 주식시장 호황으로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상승 요인이 곳곳에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책 대응이다. 이미 정부가 토지거래허가제와 대출 규제 등 가용한 규제 수단을 대부분 동원한 만큼, 추가로 거론되는 카드는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나 보유세 강화 등 세제 개편이다. 다만 부동산이 지방선거에서 민감한 부분으로 작용하는 만큼, 선거 전까지 세제나 규제 강화 등 직접적인 대책이 나오기는 어려워서다. 이로 인해 정책 공백이 길어질수록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한 '키 맞추기' 흐름이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12일 백브리핑에서 “주택 공급, 규제, 세제, 금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세제 조정이나 시장 안정 방안에 대한 논의는 아직 가시화하지 않은 상태다.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는 “이재명 정부가 문재인 정부 당시 실책에서 교훈을 얻은 듯한 부분이 대책을 20번 이렇게 쪼개서 내는 게 아니라 한 번에 규제한다는 것"이라며 “다만 규제 내용만 보면 큰 차이가 없는 데다 오히려 강화된 측면이 있다. 강책을 다수 내놓았으나 공급만으로 집값을 잡기 어려운 상황에서 집값이 더 올라가면 정부로서도 곤란해질 수밖에 없으나, 그렇다고 시장에 정책 공백 시그널을 주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귀띔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인천공항 개혁①] 경영 실패·이용객 불만↑…세계 서비스 1위는 어디로 갔나?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만 도착하면 짜증이 난다. 입국심사 기다리다가 숨넘어가겠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수백미터씩 줄을 서있다. 3~4년 전만 해도 안 그랬는데 왜 그런 지 모르겠다". 최근 입국한 싱가포르 주재 교민의 한탄이다. 예전에는 20~30분이면 끝나던 인천공항 입국 수속이 한없이 길어지면서 한국의 이미지까지 나빠질까 걱정된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라던 인천공항의 서비스가 갈수록 저하되면서 이용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수요를 제때 예측하지 못한 채 인력 충원 시기를 놓쳤고, 첨단이라고 도입한 각종 전자동화 장비가 오히려 수속 시간을 늘리는 등 걸림돌이 됐다. 13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인천공항을 관리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자체 통계 결과 이용객이 가장 몰리는 오전 6시~8시까지 이른 오전 시간대에 출국 수속에 약 평균적으로 세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오전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은 새벽 2~3시에 공항에 도착해야 항공편 탑승이 가능하다. 그나마 오후 시간대에는 두 시간 이내로 줄어든다. 이는 저가항공사(LCC)를 통한 단거리 해외 여행 이용객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공사의 설명이다. 실제 LCC는 단기 노선과 현지 도착 시간을 감안해 이른 아침 시간대인 6~7시대에 출발이 몰려 있고, LCC 항공편을 타려는 승객들도 이 시간대에 크게 몰리고 있다.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들이 아침 8시에 출발하기 때문에 이와 겹치지 않기 위해 LCC들이 이른 새벽에 집중적으로 출발시간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LCC 시대를 맞아 항공사가 우후죽순 늘고, 이에 따라 이용객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일 하룻 동안 인천공항 이용객은 24만명을 기록해 개항 이래 최대 기록을 세웠다. 출입국 수속이 늘어나면서 이용객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작년 연말 휴가 기간을 이용해 베트남에 다녀왔다는 한 승객은 “아침 7시 반에 출발하는 저가항공편을 타기 위해 새벽 4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도 7시를 넘겨서 겨우 탑승했다"며 “이른 아침이라고 출국 수속 게이트는 눈에 보이는 12개 중 1번과 12번 양 끝에 게이트 두 개만 열어놨다. 출국 심사 줄을 서고 내 차례만 오는데만 1시간 이상이 걸렸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연초 태국에 다녀왔다는 한 승객도 “오전 7시 태국으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려고 새벽 4시 전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도 출국 심사 줄이 너무 길었다"며 “게이트 절반 이상이 심사를 받고 있지 않았고, 그나마 열려있는 게이트로 아침이 될수록 사람들이 더 몰리는데 공항에서 제대로 대응을 못했다. 하마터면 비행기를 놓칠 뻔 했다"고 지적했다. 공사도 수조원을 들여 수요 증가에 따른 '하드웨어'는 마련해 놨지만 운용의 묘를 살리지 못하면서 '무용지물'이 됐다. LCC 항공편 및 승객 증가세에 발맞춰 2018년 2터미널을 개항했고, 2024년에 2터미널 확장까지 완료했다. 그러나 현재 인천공항 1터미널과 2터미널의 항공편 배정 비율은 65대 35로 여전히 기존의 1터미널로 집중돼 있는 등 효율적인 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 특히 현재 국내 LCC 중 1터미널 배정사가 6곳, 2터미널 배정사가 3곳이다. 특정 시간대 집중도가 높은 LCC 항공편은 1터미널에 두 배나 많이 몰려있다. 천문학적인 혈세를 투입해 2터미널을 개관해 놓고 정작 신규 터미널을 놀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인천공항이 2터미널을 건설하는데 지출한 비용은 총 4조8000억원에 달한다. 보안 검색 요원을 제때 충원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수속 지연의 원인이 되고 있다. 올해 초 기준으로 2030명으로, 2000명 정원을 겨우 채웠다. 이마저도 작년 3분기까지 약 1900명으로 부족한 정원을 10월에 140명을 추가 채용한 결과였다. 인천공항은 이달에도 보안검색요원 100명을 추가 채용해 보안 검색 인력을 최대한 충원할 계획이지만 단순히 인력을 추가 채용하는 것은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사의 결정적인 판단 착오도 한 몫했다. 공사는 2024년 첨단 장비 확충을 명분으로 보안검색인력 49명을 감축하기로 했다가 추후 150명으로 늘려 잡았다. 갈수록 2터미널 개통과 공항 확장, 한류 확산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에 따라 이용객이 늘어나는 추세에 역행하는 조치였다. 결국 이같은 감원 조치는 빗발치는 안팎의 이의제기에 무산됐고, 공사는 뒤늦게 인력 확충에 나선 상태다. 인력 운용도 문제다. 항공 출발편이 몰리는 이른 아침 시간대에 보안 검색 등 수속을 위한 승객들의 대기줄은 새벽 4시~5시부터 늘어나는데 이 시간에 현장 인원은 최소 20%에서 50% 수준으로만 배치된다. 승객들이 새벽 4시부터 보안 검색을 위해 줄을 서는데 정작 보안 게이트 열 곳 중 다섯 곳 이상이 폐쇄돼 있는 상황이다. 이는 공사 측이 보안검색요원들의 새벽 근무 수당 추가 비용 지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보안 게이트를 새벽에 열면 그만큼 인건비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어 LCC 승객이 주로 몰리는 새벽 시간대에 보안 게이트 운영을 최소화 하고 있다. 그러나 승객들의 불편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추가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인천공항이 새벽 피크 시간대에 인력 운용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효율적인 보안 검색 시스템도 공항 혼잡을 심화시키고 있다. 인천공항은 2022년 10월부터 신형 보안검색 장비(CT X-ray)를 도입한 '스마트 보안검색장'을 운영 중이다. 문제는 이 시스템 1대를 운용하기 위해서 7명의 보안검색요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기존 2D 기반의 일반 X-ray 시스템 운용에 4~5명의 보안검색요원이 배치됐음을 감안하면 두 배 가까운 보안검색요원이 시스템 1대에 몰리게 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승객들의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LCC 항공편이 출발 시작하는 오전 6시 출국을 위해 LCC 승객들의 출국 수속 줄이 새벽 5시부터 피크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그런데 인천공항이 두바이공항과 같은 24시간 운영 공항이 아니다보니 새벽 시간대에 인력을 출근시켜 보안 검색대를 더 여는데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이 2018년 2터미널 개항 시작과 함께 이전을 계획했지만 대한항공과의 합병 문제로 인해 이전이 차질을 빚으면서 1터미널 혼잡 문제가 최근 더 심해진 경향이 있다"며 “오는 14일부터 아시아나 항공이 2터미널로 이전하면 아침 시간대 1터미널 LCC 출국 수속에도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李 대통령 이어 국토부 장관도 ‘생방송 업무보고’

국토교통부가 정책 실효성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산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대규모 업무보고를 진행한다. 이번 업무보고는 균형발전과 미래성장, 민생·안전 등 세 가지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국토교통부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정부세종청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새만금개발청 등 산하 공공기관과 유관단체를 포함한 총 39개 기관을 대상으로 업무보고를 받는다. 중점과제를 3개로 구분해 각 추진과제 이행 상황과 기관별 역할 수행 실태를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이번 업무보고는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진행한 업무보고와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한다. 당시 대통령 자리에 장관이, 각 청장과 공공기관장은 장관 자리에 앉아 보고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서면으로 이뤄지던 장관 업무보고를 생중계로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해온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보고는 균형발전과 미래성장, 민생·안전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3개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이날 오후 3시 업무보고를 시작하는 균형발전 분야에서는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추진계획 등 지방 이전 계획을 중심으로 논의한다. 새만금 사업의 가시적 성과 창출 방안, 국가 철도망 확충을 통한 지역 균형발전 전략, 주택 공급 확대와 서민 주거안정 방안 등도 함께 다룰 예정이다. 미래성장과 민생·안전은 각각 14일 오전 10시, 오후 2시에 업무보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미래성장 분야는 국토교통 산업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 확보 전략과 해외건설 진출 확대 전략 등이 핵심 주제이다. 디지털트윈 및 첨단 공간정보 기술을 활용한 국토관리 혁신 방안과 청년 중심의 건설기술 인재 양성 방안, 건설산업 활성화와 안전 확보 대책 등도 논의한다. 아울러 민생·안전 분야에서는 인천국제공항의 서비스와 운영체계 개선 방안, 도로와 철도의 안전 확보 및 이용 편의성 제고 대책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건설·지하·시설물을 비롯해 항공·철도 전반에 걸친 국토교통 분야 안전관리 강화 방안도 점검할 방침이다.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국토연구원과 교통연구원 등 연구기관이 전문적 시각에서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각 기관의 젊은 직원들이 현장의 건의사항을 직접 전달하는 시간도 마련한다. 업무보고 전 과정은 국토교통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민생·안전 분야 세션은 KTV를 통해서도 공개한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현대차 GBC 특혜 논란 ‘공공기여’…“투명·제도화 필요”

서울시와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 개발 사업을 둘러싼 공공기여금 산정 기준 논란과 관련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행정기관-사업자간 협상에 의존하고 있어 '재량권'이 남용되고 있다. 결과가 나오더라도 '뒷말'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협상 과정과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공기여 규모를 산정하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13일 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와 현대차그룹이 지난달 30일 합의한 GBC 사업 재개를 위한 공공기여 협상과 관련해 산정 기준, 절차 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배경에는 제도적 부실이 자리잡고 있다. GBC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전 부지에 현대차그룹 신사옥과 업무·호텔·문화시설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이다. 올해 상반기 도시관리계획 변경과 공공기여 이행협약 체결을 거쳐 2031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해당 부지를 약 10조5500억 원에 매입한 뒤, 2016년 서울시와의 사전협상을 통해 공공기여를 전제로 초고층 개발 계획을 확정했다. 당시 제3종 일반주거지역을 용적률 최대 800%의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 전환해주는 대가로 약 1조7000억 원대의 공공기여금을 내기로 했었다. 그런데 이후 사업 계획이 변경되면서 일부 공공시설 활용과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감면됐던 공공기여금 약 2300억 원을 환수하기로 했다. 따라서 총 공공기여 규모는 기존 1조7400억 원에서 1조9827억 원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일각에선 당초 약속했던 국제업무지구의 랜드마크 건설이 취소됐고 연면적도 상향 조정된 만큼 토지가치 상승분을 기준으로 현재보다 1조~2조원 더 많은 최소 3조~4조원대의 공공기여금이 적절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이 곳의 현재 땅값은 현대차의 매입 당시보다 약 두 배 가량인 20조원대를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계에선 현대차가 GBC 사업으로 인해 얻을 잠재적 이익이 임대료 수익만 연간 약 1조5000억원에 달할 수 있고 총 자산가치는 토지+건물을 합쳐 약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는 이들이 있다. 그럼에도 시와 현대차는 2016년 1차 협약 체결 당시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1조9827억원만 내는 데 합의했다. 이는 당시 일반주거구역에서 용적률 800%인 일반상업구역으로 용도구역을 변경함에 따라 예상되는 토지가격 상승분의 약 40%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시는 '규정대로' 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공공기여는 민간 개발로 발생한 전체 이익을 환수하는 제도가 아니라, 도시계획 변경으로 추가 발생한 이익의 60%를 환수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역시 “법에는 공공기여의 개념과 원칙만 규정돼 있고, 구체적인 산정 기준은 지자체가 조례와 지침으로 운영하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시가 알아서 할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공공기여 제도 자체의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민간싱크탱크인 한국부동산연구원이 2024년 발간한 '공공기여제도의 개념적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기여는 도시계획 변경으로 민간에 추가적인 개발 권한이 부여될 경우 발생하는 계획이득의 일부를 공공이 환수해 기반시설 확충과 공공성 제고에 활용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문제는 실제 운영 과정에서 지자체별로 상이한 기준과 방식이 혼재돼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면적 기준, 토지가치 상승분 기준, 정률·정액 방식 등이 병행되면서 동일한 도시계획 변경에도 사업과 지역에 따라 공공기여 규모가 달라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로 인해 공공기여가 객관적인 산식보다는 개별 협상에 의존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시-현대차의 GBC 협상이 대표적 사례였다. 연구원 측은 보고서에서 “이러한 운영 구조는 지자체의 행정 재량을 확대해 공공기여 산정 과정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산정 기준과 기준 시점, 공공기여 범위가 법령 차원에서 명확히 정리돼 있지 않아 사업자와 시민 모두가 결과를 납득하기 어려운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도 이같은 문제점을 보완한 사례들이 많다. 독일 뮌헨은 도시계획 변경에 따른 공공기여를 사전 규칙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 대규모 개발 시 공공임대주택 공급, 기반시설 설치, 공공시설 비용 분담 등 기여 항목과 부담 수준을 법률과 지침으로 미리 정해 두고 이를 일관되게 적용한다. 행정은 계획과 직접 관련된 범위를 넘어 추가 기여를 요구할 수 없도록 제한돼 있다. 공공기여가 협상이 아닌 제도에 따라 예측 가능하게 작동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를 통해 행정 재량 논란을 최소화하고 정책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따라서 공공기여 산정 기준과 절차가 불명확한 구조가 논란을 키우고 있는 만큼 법령 차원에서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공공기여는 협의가 불가피한 제도지만, 기준이 모호할수록 행정 재량과 해석 차이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법령이나 시행령 차원에서 산정 기준과 기준 시점, 절차를 보다 정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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