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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일렉트릭, 美 텍사스서 1400억원 규모 BESS 사업 수주 ‘쾌거’

HD현대의 전력기기 계열사 HD현대일렉트릭이 북미에서 1400억원 규모의 대형 배터리 에너지 저장 장치(BESS) 사업을 수주하며 급성장하는 글로벌 에너지 신사업 시장 공략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4일 경기도 분당 HD현대글로벌R&D센터에서 미국 텍사스 '루틸(Rutil) BESS 프로젝트'에 대한 설계·조달·시공(EPC) 총괄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총 1400억원에 달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남부발전·알파자산운용·KBI그룹이 사업주로 공동 참여하며, 텍사스 러널스 카운티 지역에 200MWh급 BESS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잉여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급증할 때 텍사스 전역에 판매하는 전력 거래 사업의 핵심 인프라다. 올해 3분기 착공해 2027년 3분기 준공을 목표로 한다. 계약식에는 HD현대일렉트릭 조석 부회장과 김영기 사장을 비롯해 김준동 한국남부발전 사장·최준혁 알파자산운용 대표·박한상 KBI그룹 부회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을 다짐했다. BESS는 태양광·풍력 등 신 재생 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전력 계통을 안정시키는 핵심 솔루션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유럽의 대규모 정전 사태 등으로 전력 수급 안정성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BESS 시장은 2024년 250억 달러에서 2032년 1140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9.6%의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번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과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4월 텍사스 법인을 설립하는 등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왔다. 텍사스는 애플·구글 등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 센터가 밀집해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신 재생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집중돼 BESS의 최적 시장으로 꼽힌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10년간 누적 1.6GWh 이상의 맞춤형 에너지 저장 장치(ESS)를 공급해온 경험과 기존 전력기기·ICT 솔루션 역량을 결합해 BESS 사업을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사장은 “이번 수주를 발판 삼아 북미뿐 아니라 유럽 등 글로벌 BESS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를 확대하며 미래 전력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내비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후에너지환경부 준비하나…수자원공사, 재생에너지본부 신설 등 조직개편

한국수자원공사가 재생에너지본부를 신설하는 등 재생에너지 전환에 힘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환경부 산하 기관인 수자원공사가 에너지 영역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맞춰나가는 모습이다. 수자원공사는 '안전, 재생에너지, 인공지능(AI)' 3대 축을 중심으로 전면적인 조직개편에 나선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개편은 일반적으로 연말에 시행하는 정기 조직개편을 앞당겨 오는 8일부로 즉시 시행한다. 수자원공사는 정부의 '안전 우선' 정책에 부응해 안전 최우선 경영을 중심으로 사전 예방형 안전 문화확산에 주력하고, 'AI 3대 강국' 정책과 '에너지 고속도로' 기조에 부응해 주요 전략 방향을 재정립했다. 이번 개편으로 △안전 최우선 기업문화 정착을 이끌 '안전본부' △ 물 기반 청정에너지로 국가 탄소중립 및 재생에너지 전환을 뒷받침할 '재생에너지본부' △물관리 분야 AI 전환을 전담할 'AI추진단'이 새롭게 격상·강화된다. 안전본부는 기존 부서 단위 조직을 본부로 확장하여 건설·품질·재난·산업안전 등 기능별 관리체계를 강화한다. 댐, 수도, 수변도시 건설 등 주요 현장의 안전 점검을 집중 관리할 '안전기동센터'도 운영해 상시 점검 기능을 확보한다. 이를 통해, 전사 안전관리 체계를 제도와 문화 속에 내재화한다. 재생에너지본부는 수력·조력·수열·수상태양광 등 물 기반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규범으로 자리 잡은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이행을 선도한다. 2030년까지 수상태양광, 수열을 중심으로 1.5기가와트(GW) 규모의 인프라를 확충해 기후위기 대응과 국가 에너지 전환을 선도할 계획이다. AI추진단은 물관리 전 영역에 AI를 확산해 전사적 AI 전환을 이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1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글로벌 등대상을 수상한 AI 정수장의 국제표준화를 주도하는 한편, 물관리 디지털트윈 기술을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수출하며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물분야 혁신 솔루션 개발 등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높일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에너지 효율 향상의 10가지 경제 효과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전환의 두 축은 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이다. 2023년말 제28차 유엔기후협약당사국총회(COP28)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133개국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3배 확대하고, 에너지효율을 2배 높이기로 합의했다. 이는 각국 정부가 에너지전환에서 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력하게 표명한 것이다. 1970년대에 일어난 두 차례의 석유파동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폭등은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효율 향상 운동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일례로 여의도 광장아파트처럼 1970년대 말에 지어진 대부분의 아파트들은 엘리베이터가 격층으로 선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주지사인 로널드 레이건은 1973년 캘리포니아에너지위원회를 설립했다. 이는 캘리포니아주가 미국의 에너지효율을 선도하도록 만들었다. 우리나라도 1977년 동력자원부가 신설되었고, 필자가 근무하는 한국에너지공단도 1980년에 설립되었다. 1990년대에는 에너지효율관리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1992년 에너지소비효율 등급표시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제품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데 일조했다. 미국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폐지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에너지스타(Energy Star) 프로그램을 1992년 도입하여 고효율 가전제품과 건물을 소비자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도왔다. 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약 5,000억 달러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는데 기여했다. 일본은 1998년에 톱러너(Top Runner)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가장 효율적인 자동차, 가전제품, 건축자재를 기반으로 효율 목표를 정해 다른 제품들도 일정 기간내에 달성하도록 요구한다. 석유파동과 같은 급격한 에너지 위기와 달리, 오늘날의 에너지 공급은 비교적 안정적이며, 비용 부담도 낮아 에너지효율에 대한 관심이 다소 줄었다. 그러나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예상되는 전기요금 인상이 에너지효율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킬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전기화가 진행되고, AI 활용이 늘면서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수요가 많은데 공급이 적으면 가격이 오르기 마련이다. 실제로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일면서 전기요금 인상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전기요금이 9% 이상 오른 주가 10개가 넘는다. 특히 메인주에선 37%나 급등했고, 뉴욕주, 유타주 등도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했다. 주요원인으로는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한 발전소와 전력망 부족 등이 거론된다. 이로 인해 전력회사들이 시설 투자에 나서면서 전기요금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석유파동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효율 정책과 기술개발에 커다란 노력을 기울였듯이, 전기요금 상승에 대한 대책으로 에너지효율이 재조명을 받을 것이다. 에너지효율 향상을 통해 소상공인, 농부, 기업인들은 전기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고효율 장비나 시설을 새로 도입하거나, 기존 시설의 개조에 투자를 하여 장비를 현대화하고 업그레이드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마침 국내에서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너지효율을 고려한 합리적 소비를 장려하고, 국내 소비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입하면 구매 비용의 일부를 환급해 주는 사업이다.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11가지 가전제품의 에너지소비효율 최고등급 제품을 구매한 국민에게 구매가의 10%를 돌려준다. 예산이 소진되기 전에 서두르자. 에너지전환의 두 축 중에서 재생에너지는 K-Pop만큼이나 세계인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반해 에너지효율은 스포트라이트는 커녕, 아직 무대 뒤에 홀로 서 있다. 재생에너지는 눈에 잘 띈다. 대규모 시설의 준공식에서 커팅할 붉은 테이프도 있다. 그러나 에너지효율은 손을 뻗어 만질 수 있는 실체가 아니다. 사진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할 일도 없고, 커팅할 테이프도 없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지지층도 많지 않다. 그렇기에 정부, 기업, 시민사회의 통찰력있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끝으로 IEA에서 발표한 에너지효율 향상이 가져다주는 무려 10가지의 효과를 소개하면서 글을 마친다. ①사용량을 줄인다 ②에너지 요금을 줄인다 ③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 ④전력망에 대한 투자비용을 줄인다 ⑤에너지안보를 높인다 ⑥온실가스를 줄인다 ⑦일자리를 창출한다 ⑧건물과 설비의 가치를 높인다 ⑨쾌적한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건강에 도움이 된다 ⑩경제성장을 이끈다. 박성우

1000MW 모집에 고작 46MW 참여…李정부 재생에너지 보급 비상

정부 주도의 올해 상반기 재생에너지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에서 태양광 발전은 역대 최저 규모로 낙찰됐고, 풍력발전 입찰에선 민간사업이 모두 탈락했다. 참여물량은 발전공기업의 신재생에너지의무발전(RPS)에 사용된다는 점에서 향후 차질이 예상된다. 이재명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2일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올해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낙찰용량은 총 46메가와트(MW)로 전체 입찰모집용량 1000MW의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낙찰물량 72MW의 64% 수준에 그쳤다. 풍력 고정가격계약 입찰에선 공공주도형 부문에 4개 사업자가 참여해 총 689MW가 낙찰됐다. 총 입찰모집용량 500MW를 상회했다. 하지만 민간사업자들이 참여하는 일반형 부문에는 2개 사업자가 총 844MW로 참여했으나 모두 탈락했다. 일반형 총 입찰모집물량은 750MW였다. 정부가 한국에너지공단을 통해 실시하는 재생에너지 고정가격계약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한국전력 및 발전공기업 등과 20년간 고정된 가격으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판매하는 계약이다. 발전공기업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에 따라 발전량의 일정 부분을 신재생에너지로 채워야 한다. RPS 의무량을 안정적으로 고정된 가격에 채우기 위해 고정가격계약을 활용한다. 태양광 고정가격계약에 참여가 저조한 이유는 사업자들이 가격이 더 비싼 현물시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낙찰평균가는1메가와트시(MWh)당 15만4655원이다. 반면, 신재생 원스톱 사업정보 통합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현물시장 가격은 1MWh당 19만2039원으로, 현물가격이 고정가격보다 약 24%나 비싸다.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현물가격이 고정가격보다 비싼 상황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은 지난 2022년부터 계속 미달되고 있다. 풍력은 태양광과 상황이 다르다. 풍력은 고정가격계약 참여를 원하는 사업자들이 있었으나 입찰에 탈락했다. 풍력의 경우 태양광보다 훨씬 대규모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이 때문에 사업자들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고정가격계약에 낙찰돼야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조달 받을 수 있다. 이번 풍력발전 고정가격계약 일반형에는 해송3해상풍력(CIP)와 한빛해상풍력(명운산업개발)이 입찰에 참여했으나 기준 미달로 탈락했다. 풍력발전 업계에서는 두 기업의 탈락한 이유로 정부가 국내 부품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안보 평가지표를 신설하면서 이를 맞추지 못해서라고 보고 있다. 덴마크 기업인 CIP는 해송3해상풍력에 사용되는 터빈을 유럽 베스타스 제품으로 사용하려 했고, 명운산업개발도 외국 터빈을 국내 기업인 유니슨을 통해 조립해 사용하려는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 평가지표는 상대적으로 높은 8점이 부여됐다. 풍력업계 관계자는 “이번 고정가격입찰에서 민간 사업이 모두 탈락하면서 풍력업계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낙찰된 사업자를 기준으로 앞으로 입찰참여 계획을 세울 수 있는데 올해부터 기준이 엄격해져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산업부는 올해 안에 풍력발전 고정가격계약 입찰을 추가로 열겠다고 밝혔다. 원래 풍력발전 고정가격계약 입찰은 일년에 한번 열리지만, 낙찰이 저조할 경우 한번 더 열 수 있도록 돼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상반기 해상풍력 고정가격 입찰에 총 689MW 낙찰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상반기 해상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결과 총 설비용량 689메가와트(MW) 규모의 4개 해상풍력 발전사업이 낙찰됐다고 1일 밝혔다.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주관하는 고정가격 경쟁입찰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20년간 재생에너지 전력을 고정된 가격으로 한전 및 발전공기업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산업부는 해상풍력 고정가격 경쟁입찰을 통해 2030년까지 총 1만4300MW의 해상풍력을 보급할 계획이다. 올해 신설된 공공주도형 입찰은 총 설비용량 약 500㎿ 규모로 모집 공고를 냈지만 4개 사업이 총 689㎿ 규모로 응찰해 이를 모두 수용했다. 다만 750㎿ 규모로 공고를 낸 일반형(민간 응찰) 사업은 2개 사업이 844㎿ 규모로 지원했지만 선정되지 않았다. 이에 산업부는 오는 하반기에 재공고를 낼 계획이다. 산업부는 지난해 8월 '해상풍력 경쟁입찰 로드맵'을 발표하고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가격 외에도 안보·공공역할, 국내 공급망 기여도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발전공기업 등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공공주도형 입찰도 도입했다. 그 결과, 한국전력이 최대주주로 참여하는 '한국해상풍력' 사업이 공공주도형 입찰에 낙찰됐다. 한전에 따르면 낙찰된 사업 중 하나는 한전이 최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전북 서남권 400MW 해상풍력 시범사업이다. 전북 서남권 시범사업은 한전과 발전공기업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해상풍력에서 개발중인 사업으로 이번 공공주도형 입찰시장에서 낙찰된 4개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로 선정됐다. 한전 관계자는 “본 사업이 공공주도 해상풍력 사업의 대표 모델로 자리잡도록 할 계획"이라며 “공공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며,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한 에너지 전환이라는 목표 달성에 지속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HD현대중공업 자체 개발 500MW급 해상 변전소, DNV 설계 검증서 획득

HD현대중공업이 500MW급 해상 변전소 모델로 해상 풍력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HD현대중공업은 노르웨이선급(DNV)으로부터 자체 개발한 500MW급 해상 변전소(OSS, Offshore Substation)에 대한 '국제 설계 검증서'를 획득했다고 27일 밝혔다. 국제 설계 검증서는 설계와 기술 문서 등이 국제 규정·표준 충족 여부를 검증해 인증 여부를 알려주는 문서로, 이번 인증을 통해 HD현대중공업은 설계의 안정성과 기술적 타당성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500MW급 해상 변전소 신규 모델은 주요 기자재들을 국산화하는데 성공,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과 함께 국내 기자재 업체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HD현대중공업이 검증한 해상 변전소는 해상풍력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육상으로 송전하는 과정에서 경제성과 효율성을 높여주는 데 필요한 핵심 설비로 꼽힌다. 바다에 설치된 풍력발전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생산한 전기를 육지로 보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해상 변전소가 승압을 통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전력 손실을 줄여줄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500MW급 모델은 대규모 해상 풍력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 설계로, 14MW 풍력 발전기 총 35기의 전력을 송출할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신규 모델 출시를 통해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재생 에너지 3020' 이행 계획 및 대규모 해상 풍력 발전 단지 조성 정책과 연계, 국내 해상 풍력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광식 HD현대중공업 해양에너지사업본부장은 “이번 검증서 획득을 계기로 해상 풍력 시장에서 본격적인 수주 활동에 나설 방침"이라며 “다양한 용량과 형태를 갖춘 해상 변전소 모델을 개발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 수주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RE100 주관단체 “한국, 재생에너지 대폭 확대해야”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캠페인을 주관하는 비정부기구(NGO)인 더 클라이밋 그룹이 우리나라 정부에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대폭 확대할 것을 요청했다. 샘 키민스 더 클리이밋 그룹 에너지 담당 이사는 28일 에너지슈퍼위크 행사를 계기로 방한해 심진수 산업통상자원부 재생에너지 정책관을 서울에서 만나 이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전기본은 정부가 2년마다 수립하는 향후 15년간의 발전설비 및 송배전설비 확충 목표 등을 담은 법정계획을 말한다. 11차 전기본은 지난 2월 확정됐다. 11차 전기본은 재생에너지 보급목표를 2030년까지 78기가와트(GW), 2038년까지 125.9GW를 늘리는 것으로 정했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재생에너지 설치용량이 33.6GW인 점을 감안하면 그보다 두 배 넘게 늘려야 하는 규모다. 그러나 더 클라이밋 그룹은 11차 전기본에서 제시한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도 기업들의 RE100 달성을 지원하는 데 부족하다며 목표를 더 높일 것을 요구한 것이다. 더 클라이밋 그룹은 정부에 전달한 서한에 “12차 전기본의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를 상향해, 풍부한 해상풍력 자원을 비롯한 한국의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기 위한 이행 방안을 명확하게 수립해야 한다"며 “개정 예정인 2035 NDC는 야심차고 실행 가능하며 구체적인 동시에 전지구적 이행점검 목표 달성을 위한 명확한 부문별 재생에너지 목표와 석탄화력발전의 단계적 폐지도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클라이밋 그룹에 따르면 국내에서 RE100에 가입한 기업들은 매년 600억킬로와트시(kWh) 이상의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전력사용량의 약 10%에 달하는 양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캐즘 위기에 K-배터리 ‘뭉쳐야 살아남는다’

국내 배터리 산업이 경쟁 심화와 시장 불확실성, 원재료 공급난 등 복합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응책으로 '전방위 협력' 카드를 적극 펼치고 있다. 최근 해외 배터리 가격의 하락에 따른 관련기업의 수익성 하락세,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후 대미 투자 부담 가중, 여기에 세계 1위 배터리 기업 중국 CATL의 저가 공세를 앞세워 글로벌 점유율 확대로 한국의 대표 배터리기업들은 다방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같은 사업 환경 악화가 결국 “혼자서는 버티기 어렵다"는 위기 의식을 불어넣으며 결국 'K-배터리의 합종연횡'을 촉발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28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배터리 3개사는 지난 22일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현대차·기아와 전기차 배터리 안전기술 협력 강화를 위한 4자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은 한 국가 내 완성차와 주요 배터리 업체가 안전기술 분야에서 연합을 결성한 세계최초 사례이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 및 배터리 산업에서 'K-배터리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이들 배터리 연합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배터리 안전확보 TFT'를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안전 특허 △디지털 배터리 여권 △설계 품질 △제조 품질 △소방 기술 등 5대 분야에서 기술 개발과 특허 공유, 표준화 작업을 추진했다. 배터리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소재·부품 단락 방지 기술, 강건한 설계 방식, AI 기반 품질관리, 화재 감지 및 진압 기술 등 각 사가 보유한 핵심 기술들이 긴밀하게 연계됐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은 “배터리 기업과 완성차의 경영진 의지, 연구진 헌신, 정부 지원이 조화를 이뤄 안전하고 신뢰받는 전기차를 다 함께 만들어가는 초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글로벌 시장은 '국가 대항전'이다. 경쟁을 뛰어넘는 협력이 우리 미래의 생존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도 “이번 협력은 산업 안전 기준과 기술 방향을 새롭게 정의한 진보로, 지속가능한 배터리 산업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SK온 이석희 사장 역시 “배터리 안전 품질 한 단계 도약 기대"라며 협력 가치에 무게를 실었다. 배터리 소재 순환 공급망 구축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SK온은 미국 생산법인에서 배터리 스크랩을 파쇄해 만든 고순도 '블랙파우더'를 국내 소재기업 에코프로에 공급하고, 에코프로가 이를 양극재로 재생산해 SK온에 다시 공급하는 '배터리 순환 생태계'를 구축했다. 월 200톤 규모로 진행되는 SK온과 에코프로의 협업은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해소와 핵심 금속원료의 안정적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경민 SK온 사업개발실장은 “배터리 순환 생태계 리사이클 사업모델 구축 여부가 배터리 밸류체인 내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협력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박석회 에코프로씨엔지 대표는 “셀·양극재·전구체·리튬으로 이어지는 배터리 사업 전반에 거친 협력 비즈니스모델이 완성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밖에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혼다와 5조원 규모 합작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며 북미시장 공략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아울러 미국 내 친환경 리튬 공급을 위해 컴패스 미너럴스(Compass Minerals)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원자재 조달망도 확보했다. 삼성SDI도 독일의 ESS(에너지 저장장치) 기업 테스볼트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고 유럽 시장 확장을 도모하는 동시에 현대차·기아와 손잡고 로봇 및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산업의 캐즘을 넘어서는 길은 서로 다른 주체들이 하나가 돼 기술, 공급망, 환경사회적 책임을 함께 해결하는 협력에서 찾을 수 있다"면서 “국내 배터리 산업이 글로벌시장에서 지속가능한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두산밥캣 “배터리 팩도 레고 블록처럼 조립하는 시대 연다”

두산밥캣이 차세대 배터리 팩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소를 공식 출범하고 전동화 건설 장비용 표준화 배터리 팩 개발 가속화에 나선다. 두산밥캣은 경기도 안양시 인덕원동 LDC 비즈 타워 내 전동화 건설 장비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팩 기술 검증 및 개발을 위한 연구소 '이포스 랩(eFORCE LAB)'을 열었다고 27일 밝혔다. 해당 연구소는 △전동화(electrification) △에너지(energy) △친환경(eco-friendly)의 두문자에 힘을 뜻하는 'Force'를 결합한 이름으로, '전동화 장비를 위한 최첨단의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라'는 의미를 담았다. 26일 진행된 출범식 행사에는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과 박형원 두산밥캣코리아 사장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 임원이 참석해 글로벌 배터리 팩 연구·개발(R&D) 거점으로서의 비전을 선포했다. 지난 2023년부터 배터리 팩 사업 진출의 기반을 닦아 온 두산밥캣은 지난해 하반기 자체 개발한 리튬인산철(LFP) 타입의 배터리 팩을 두산밥캣의 지게차에 탑재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100대 이상 출하하며 안정적으로 사업의 초석을 다졌다. 새롭게 출범한 이포스 랩의 첫 공식 연구 과제는 레고처럼 블록 형태로 조립 가능한 차세대 건설 장비용 표준화 배터리 팩 'BSUP(Bobcat Standard Unit Pack)' 개발이다. BSUP은 장비 별로 필요한 배터리 용량에 맞게 블록을 쌓아 용량을 확장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배터리 솔루션이다. 지게차를 시작으로 로더와 굴착기 등 두산밥캣 제품에 확대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스캇 박 부회장은 “건설 장비의 전동화는 반드시 다가올 미래"라고 강조하며 “이포스 랩을 글로벌 배터리 팩 R&D 거점으로 삼아 험난한 작업 환경에 노출된 건설 장비에 최적화한 솔루션을 개발해 업계의 표준을 정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밥캣은 제품 품질 향상과 수급 안정화를 위한 수직 계열화 전략을 펼쳐 왔다. 지난해 10월 두산모트롤을 인수해 디젤 장비의 핵심 추진체인 '유압 부품'을 내재화했고, 배터리 팩 자체 개발로 전통적인 내연 기관 뿐만 아니라 전동화 장비까지 대비한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트럼프 한미정상회담서 “태양광, 터무니없는 에너지”…화석연료 사용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백악관에서 25일(현지시간)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에서 태양광과 풍력 발전을 또 다시 비판했다. 그는 석유,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에 우리나라가 참여할 것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회동에서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훨씬 더 많은 석유와 가스, 석탄,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걸 제대로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풍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풍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중국에서 온 검은 태양광을 국토에 설치했고, 농부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농경지를 사용하지 못했다. 터무니없는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태양광과 풍력을 “세기의 사기극"이라고 주장하며 태양광, 풍력 사업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 후 지난 22일에는 미 연방정부가 로드아일랜드주에 건설 중인 대규모 해상 풍력 발전 프로젝트의 건설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언급하면서 한국이 알래스카 LNG 개발에 참여할지 결정하지 않았음에도 이미 협력하기로 결정한 것처럼 단정하듯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고, 우리는 알래스카와 관련해 한국과 협력하고 있다"면서 “일본도 여기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과 일본을 두고 있다. 알래스카가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태평양만 건너면 되는 거라 상대적으로 가까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훨씬 많은 석유, 가스, 석탄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그걸 활용할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한국이 우리에게 가장 원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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