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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시대에도 필요한 LNG…“CCUS 기술개발 속도 내야”

LNG발전은 탄소 배출이 적고, 빠른 출력조절이 가능해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변하는 재생에너지를 보완하는 최고의 수단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LNG발전에서 나오는 탄소를 포집해 영구적으로 저장 또는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간LNG산업협회는 서울 강남 오크우드프리미어코엑스센터에서 탄소포집·활용·저장(CCUS)을 주제로 '제10회 LNG 포럼'을 17일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류호정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온실가스감축량평가연구단 박사가 주제발표를 통해 LNG발전의 탄소를 포집해 저장하는 기술과 앞으로 전망에 대해서 발표했다. 2035 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동시에 화력발전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과제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40년까지 석탄발전 40기 폐쇄를 목표로 하고 있다. LNG는 석탄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고 출력조절이 빨라 발전량이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재생에너지를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포럼에 따르면 석탄의 탄소배출량은 MJ당 0.093kg이나 LNG는 0.056kg이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 전체 발전 설비용량 중 LNG가 차지하는 비중은 28.5%, 203년 25.8%다. 같은 기간 석탄발전 비중이 15.4%, 8.3%로 줄어드는 것과 비교하면 LNG는 계속 활용될 계획이다. 그러나 LNG도 탄소를 배출하므로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화력발전에서 나오는 탄소를 포집해 제거하는 CCUS 기술이 필요하다. 정부의 2035 NDC에도 CCUS를 통한 탄소 감축량은 53% 감축시나리오에서 -1120만CO2톤, 61% 감축시나리오에서 -2030만CO2톤이 들어가 있다. 류 박사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CCUS 기술수준은 미국과 비교하면 약 80% 수준이다. 특히 실증단계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페트로노바 석탄발전소에서 하루 4776톤 규모로 탄소를 포집하는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보령석탄발전소에서 하루 200톤, 울산LNG 발전소에 하루 10톤 정도의 포집 실증사업만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규모 실증사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CCUS가 경제성을 갖추려면 탄소배출권 가격과 동등한 수준이 돼야 한다. 현재 CCUS는 비용은 톤당 100~200달러 수준이지만, 국내 탄소배출권 가격은 톤당 10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과 유럽의 배출권 가격은 각각 30~40달러, 약 80달러 수준이다. 류 박사는 “기존 석탄화력발전에 비해 LNG발전의 탄소배출량은 낮다"며 “CCUS는 탄소 및 배출권 가격 등에 의해 경제성이 갖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호섭 한국CCUS추진단장은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이산화탄소를 단시간에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은 현재로서는 CCUS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에너지 위기에서 원전 가동률 높이기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기 때문에, 봉쇄가 단행되면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물류비·물가·금융시장까지 연쇄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 원유뿐이 아니다. 천연가스(LNG) 공급에 병목을 만들 우려도 있다. 특히 LNG는 파이프라인 우회가 거의 불가능해 선박 운항이 멈추면 공급이 즉각적으로 줄어든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고, 이들 원유가 대부분 호르무즈를 거쳐 들어오기 때문에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의 석유비축량은 약 200일 분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소비량을 감안하면 약 2개월 분에 불과하다는 얘기도 있다. LNG는 45일 그리고 석탄은 15일 분 정도이다. 반면 원자력발전을 위한 우라늄은 3년 분 정도가 비축되고 있다. 당장의 경제상황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정도에 따라서 민감하게 바뀔 것이다. 에너지 당국도 호르무즈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이에 대응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그것은 대응이고 정책은 아니다. 에너지 정책에서는 이미 이런 상황이 고려되었어야 한다. 에너지정책을 수립하는 목적이 이러한 급변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10여년의 우리 에너지정책은 LNG를 지속적으로 늘렸다. 민간발전사 우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망의 안정화 등은 결국 LNG 발전량의 증가로 이어졌다. 온실가스 간접배출분을 포함하면 석탄발전과 LNG발전은 비슷한 수준임에도 석탄발전을 퇴출시키고 LNG발전을 늘린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조치였다. 탈원전 정부에서 원전과 석탄발전을 줄인 것도 재생에너지보다는 LNG 발전소 증가로 이어졌다. 천연가스 공급의 취약성 그리고 액화천연가스의 시장규모가 작기 때문에 가격의 폭등과 폭락이 빈번하다는 사실은 당연히 에너지 정책에 반영되었어야 할 것들이다. 지금 제시되고 있은 대응책은 석탄발전량과 원자력발전량을 늘리는 것이다. 석탄발전은 석탄발전량 80% 상한제를 해제하면 늘일 수 있다. 그런데 원자력발전량을 늘리는 것은 쉽지 않다. 이미 법률과 규제가 허락하는 최대치로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원자력발전량을 더 늘리는 것이 가능할까? 물론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원전가동률은 80% 수준이지만 더 오래된 원전을 운영하는 미국의 가동률은 90%가 넘는다. 원전 1호기당 불시정지횟수 등의 안전운전을 확인할 수 있는 간접적인 지표들은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더 안전하게 운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동률이 낮은 것은 규제의 문제이다. 규제의 문제는 규제기관만의 문제는 아니다. 규제는 사업자와 규제기관의 균형에 의해 결정된다. 규제기관이 강하면 규제의 수준은 높아진다. 더 안전해진다고 볼 수 있다. 사업자가 강하면 규제의 수준이 낮아 지지만 경제성은 더 좋아진다. 이 양자의 팽팽한 밀고 당김이 당사자에게는 피곤한 일이지만 국가적으로는 최적의 안전성과 최고의 경제성을 얻게 해주는 것이다. 사람은 통제 본능이 있다. 즉 감독자는 피감기관을 점점 더 감독하고 통제하려는 경향을 가진다. 그것은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통제의 욕구가 타당한 것인지에 대해 검토하여야 한다. 30년쯤 전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원자력발전사업자인 당시 한국전력이 구매하는 핵연료에 대해 검사하고 검사필증을 부여하였다. 문제가 있는 핵연료를 구매하면 운전상 문제가 발생하므로 이는 어련히 사업자인 한국전력이 인수검사의 차원에서 검사할 것이었다. 그러나 규제담당자는 한사코 해당 규제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후 검사필증을 부여했던 핵연료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야 규제를 폐지했다. 규제를 신설하거나 폐지하는 과정이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해당 규제자의 밥줄 또는 다른 전문성의 부재에 의해서 결정될 필요는 없다. 원자력발전소 정기점검중 규제기관의 입회가 필요한 시점에서 규제자가 빨리 입회를 하거나 정기검사를 마치고 재가동 승인을 하는 행정적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으로 안전성을 훼손하지 않고 가동률을 높일 방안이 있을 것이다. 계속운전 심사 때문에 멈춰있는 원전이 있다면 심사를 가속할 방안도 찾아볼 필요가 있다. 기술적인 규제는 그대로 두더라도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 것 등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또 미국은 어떻게 하길래 가동률이 90%가 넘는지를 보고 우리가 그렇게 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국가적으로 원자력발전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면 원자력계는 이에 부응하여야 한다. 정범진

[환경포커스] 이란의 진짜 위기는 ‘물 부족’…소양강댐의 73배 지하수 사라져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쟁의 충격과는 별개로 이란 사회를 오랫동안 압박해 온 구조적 위기가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 바로 만성적인 물 부족 문제다. 최근 학계에서는 이란의 물 부족 위기를 단순한 기후 변화나 자연재해가 아니라 국가 정책과 거버넌스 실패가 누적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경제 제재와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해 수자원 관리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났고, 전쟁 상황에서 이란 국민의 생활 기반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자연재해가 아닌 '거버넌스 주도 위기' 이란의 물 위기를 가장 강하게 지적한 연구 중 하나는 독일 함부르크 공과대학교 지리-수문정보학 연구소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이다. 국제 연구진은 이달 초 '네이처 지속가능성 (Nature Sustainability)'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란의 상황을 “거버넌스 주도의 물 붕괴(governance-driven water collapse)"로 규정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수십 년 동안 가장 심각한 환경 위기 중 하나로 물 부족을 겪고 있고, 전국적으로 호수와 강, 습지가 빠른 속도로 말라가고 있다. 저수지는 기록적으로 낮은 수위를 보이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수십 년 동안 유지되던 수자원 체계가 사실상 붕괴 단계에 들어섰다. 연구진은 기후 변화가 이러한 위기를 악화시키는 요인임은 분명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정책의 실패라고 강조한다. 국가 발전 전략에서 환경 보호보다 정치적·지정학적 목표가 우선되면서 수자원 관리 정책이 장기간 방치됐다는 것이다. ◇농업 중심 정책이 만든 물 소비 구조 이란 물 위기의 핵심에는 국가가 추진해 온 식량 자급자족 정책이 있다. 국제 제재와 경제적 고립 속에서 정부는 식량 안보를 위해 농업 확대 정책을 강하게 추진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수자원 구조를 극단적으로 왜곡시켰다. 연구에 따르면 이란 농업 부문은 국가 전체 수자원의 약 90~92%를 사용하고 있다. 반면 농업이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하는 비중은 약 10% 수준에 불과하다. 경제적 효율성이 낮은 산업이 대부분의 수자원을 소비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물 집약적인 작물이 건조 지역에서도 대규모로 재배되었고, 관개 농업이 급속히 확대됐다. 이러한 정책은 결국 지하수 고갈로 이어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지난 약 20년 동안 이란에서는 약 211㎦ (2110억㎥, 소양호 저수량의 약 73배)규모의 지하수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자연적으로 회복되기 어려운 수준의 고갈로 평가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반 침하까지 발생하고 있다. 수도 테헤란과 이스파한, 야즈드 등 주요 도시에서는 지반 침하로 건물과 도로, 문화유산 시설에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 ◇분절된 행정 체계와 정책 실패 이란의 물 위기를 더욱 악화시킨 요인은 행정 구조의 비효율성이다. 연구진은 이란의 수자원 관리 시스템을 '분절된 거버넌스(fragmented governance)' 구조라고 설명한다. 수자원 배분, 농업 정책, 환경 보호, 인프라 투자 등이 서로 다른 부처와 지방 정부에 나뉘어 있어 정책 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유역 단위의 물 관리나 지하수 취수 제한과 같은 장기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 또한 물과 전기에 대한 대규모 보조금 정책도 문제로 지적된다. 농업 생산을 유지하기 위해 제공된 보조금은 단기적으로는 농가에 도움이 됐지만, 물 절약과 효율적 관개 기술 도입을 오히려 지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국제 제재가 만든 기술 격차 이란의 물 관리 위기를 분석한 또 다른 연구는 스웨덴 룬드대학교 중동연구센터의 연구팀이 수행했다. 이 연구는 최근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됐는데, 연구팀은 '통합 수자원 전략 회복력 지수(IWSRI)'를 활용해 이란의 정책 회복력을 평가했다. 주변 다른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이란은 중간 수준의 정책 회복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치적 불안정성과 부패, 장기 계획 부족으로 인해 실제 정책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을 연구팀이 제시했다. 특히 국제 제재가 수자원 관리 기술 도입을 가로막은 핵심 요인으로 지적됐다. 제재로 인해 외국인 투자와 금융 자본 유입이 제한되었고, 장비 공급망도 크게 교란되었다. 그 결과 △폐수 재활용 시스템 △도시 수자원 디지털 모니터링 기술 △누수 제어 장비 △정밀 관개 시스템 등과 같은 핵심 기술 도입이 늦어졌다. 이러한 기술 격차는 도시의 수자원 손실을 키우고, 농업 용수의 이용 효율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왔다. ◇물 부족, 갈등의 '잠재적 배경 요인' 물 부족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사회·정치적 갈등의 배경 요인이 될 수 있다. 물은 특히 중동 지역에서 전략적 자원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농업 생산이 감소하면 농촌 지역의 생계 기반이 붕괴되고 대규모 인구 이동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압력은 도시 지역의 경제 불안과 정치적 긴장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일부 연구자들은 물 위기가 현재의 군사적 충돌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국가 내부의 불안정성을 확대하는 구조적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미국과의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이란에서 전국적인 시위가 발생했는데, 당시 시위는 정치적·경제적 불만이 핵심 원인이었지만, 물 부족과 환경 위기가 농업 붕괴, 생활비 상승, 지역 경제 침체를 통해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한편, 전쟁이 발생하면서 이러한 취약성은 앞으로 더욱 극단적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 군사 충돌은 상수도 시설, 댐, 관개 시설과 같은 핵심 인프라를 파괴할 수 있고, 물 공급 자체가 군사 전략의 일부로 이용될 위험도 있다. 이미 지하수 고갈과 저수지 감소로 취약해진 이란의 수자원 체계는 이러한 충격에 대응하기 어렵다. 결국 물 부족은 식량 생산 감소, 공중보건 문제, 대규모 이주 등 복합적 사회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함부르크 공과대학 연구팀은 기술적 해결책만으로는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연구진은 해결책으로 △유역 단위 수자원 관리 체계 구축 △지하수 취수 제한 제도 도입 △수자원 데이터의 투명한 공유 시스템 구축 △물 집약적 산업 의존도 감소 △경제 구조의 다각화 등이다. 궁극적으로 이란의 물 위기는 자연적 한계가 아니라 정책 선택의 결과라는 점에서, 행정적 의사결정 구조와 국가 전략의 재설정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문제는 계속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물 문제는 이란 사회의 가장 심각한 장기적 위기 중 하나로 남을 전망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2년전 경유 1톤트럭 생산 중단, “신의 한수 였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경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글로벌 경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3년전 경유 1톤 트럭 생산을 중단하고 이를 LPG와 전기로 대체하면서 그나마 덜한 충격을 받고 있다. 17일 석유업계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산 경유 수출이 막히면서 글로벌 경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싱가포르 거래기준 경유(황함량 0.001%) 가격은 중동 전쟁 전인 지난달 27일 배럴당 92.9달러에서 이달 13일 192.5달러로 108.3% 올랐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휘발유(옥탄가 92론) 가격은 79.6달러에서 136.4달러로 71.4% 오름세에 그쳤다. 경유 가격이 더 오른 이유는 중동 전쟁으로 글로벌 주요 경유 공급지역인 중동산 수출이 막히면서 수급이 빠듯해졌기 때문이다. 중동산 원유는 성상이 중(重)질유가 많아 끓는점이 휘발유보다 낮은 경유 생산에 유리하다. 세계 1위 경유 공급사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이다. 경유는 휘발유보다 열효율이 높아 연비가 좋다. 그래서 주로 트럭, 버스 등 상업용 차량의 연료로 사용된다. 이 때문에 여느 때였다면 최근의 경유 가격 상승으로 물류비가 크게 증가해 물류대란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동산 경유 공급이 막힌지 2주일이 넘어가는 데도 국내 물류시장은 조용하기만 하다. 업계는 상업용 차량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1톤트럭의 연료가 경유에서 LPG와 전기로 바뀌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4년부터 어린이 통학차량과 택배차량에 대해 배출가스 기준을 강화하면서 사실상 경유차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자 현대기아차는 전격적으로 2023년 말부터 경유 1톤트럭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경유 1톤트럭의 연간 판매량은 10만~15만대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종이었다. 당시만 해도 기후부와 현대기아차의 결정은 무모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럼에도 정책은 예정대로 시행됐고, 경유 1톤트럭은 차츰 LPG트럭과 전기트럭으로 대체됐다. 그리고 이 정책은 시행된지 만 2년째인 현재 중동 사태를 맞으면서 '신의 한수'였다는 재평가를 받고 있다. LPG업계에 따르면 LPG 1톤트럭은 2023년 4614대에서 2024년 9만2038대, 2025년 7만8334대가 판매됐고, 전기 1톤트럭은 2023년 4만951대에서 2024년 1만7228대, 2025년 1만4235대가 판매됐다. 2년간 20만1835대의 경유 1톤트럭이 LPG와 전기로 대체된 것이다. 전기트럭은 충전시간이 긴 것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아 운전자들이 LPG트럭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이번 중동 사태를 계기로 휘발유, 경유 중심의 수송연료를 다변화(믹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는 원유를 정제해서 생산하는데, 우리나라는 원유의 70%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어 중동 리스크에 항상 취약하다. 반면 LPG는 거의 전량을 북미에서 들여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5년 LPG 수입량 800만톤 중 미국 707만톤, 사우디아라비아 61만톤, 캐나다 26만톤 등이다. 전기 역시 원자력 30%, 석탄 30%, 재생에너지 10%, LNG 20% 등으로 수급은 안정적이다. LPG와 전기 가격도 전쟁 이후로도 아직 오르지 않았다. 연료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전쟁은 다시 한번 에너지 믹스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준다"며 “갈수록 에너지 지정학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수송연료 믹스를 더욱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4일째…휘발유 64원, 경유 85원 하락

정부가 이달 13일부터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이후 전국 주유소 가격이 단기 급등 이후 조정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책 시행 직전까지 급등했던 기름값이 주요 지역과 정유사 공급가격을 중심으로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단기 안정 신호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16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38.62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기름값은 3월 초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단기간 급등했지만 이달 13일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상승세가 둔화되며 일부 가격은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휘발유 가격은 이달 3일 1704.48원에서 상승하기 시작해 4일 1739.87원, 6일 1847.08원, 10일 1905.70원, 11일 1906.97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12일 1902.51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정부의 계속되는 가격 하락 압박 영향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13일 1893.29원으로 내렸고, 14일 1856.55원, 15일 1843.10원, 16일 1838.62원으로 연속 하락했다. 자동차용 경유 가격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전국 주유소 평균 경유 가격은 이달 3일 1609.72원에서 상승하기 시작해 4일 1659.35원, 6일 1849.02원, 8일 1913.75원, 10일 1929.40원, 11일 1931.22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12일 1924.46원으로 하락했다. 경유 가격은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13일 1911.10원으로 떨어졌고, 14일 1862.77원, 15일 1844.69원, 16일 1839.31원으로 연속 하락했다. 최고가격제 이후 휘발유는 63.9원, 경유는 85.2원 하락했다. 지역별 가격도 정책 시행 후 하락 흐름을 보였다. 휘발유 기준 서울 지역의 평균가격은 13일 2126.14원에서 14일 2107.43원, 15일 2076.29원, 16일 2072.00원까지 내려갔다. 경기 지역은 13일 1889.86원에서 14일 1834.03원, 16일 1819.12원까지 하락했다. 강원 지역은 1857.55원에서 1814.33원으로, 충남은 1917.15원에서 1851.21원으로 각각 하락했다. 최고가격제 이후 정유사 폴별 중에서는 에쓰오일이 가장 낮아졌다. 정책이 시행된 13일 기준 정유사 폴별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은 △에쓰오일 1911.99원 △SK에너지 1908.64원 △GS칼텍스 1899.20원 △HD현대오일뱅크 1896.99원 △알뜰주유소 1860.85원으로 에쓰오일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16일 기준 가격은 △SK에너지 1846.38원 △GS칼텍스 1843.73원 △HD현대오일뱅크 1838.89원 △에쓰오일 1843.73원 △알뜰주유소 1819.20원으로 하락해 에쓰오일이 가장 많은 하락폭 68.3원을 보였다. 정부와 여당은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추가 대응책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국회에서 중동사태 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합의된 비축 원유 약 2246만배럴을 향후 3개월 동안 단계적으로 방출하기로 했다. 에너지 수급 안정 차원에서 발전 구조 조정도 검토한다. 석탄 발전 상한제를 해제해 설비 용량의 80%까지 발전을 허용하고 정비 중인 원전도 조기 가동해 현재 60% 후반대인 원전 이용률을 5월 중순까지 8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 이 기사는 에너지경제신문이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개발한 'AI 뉴스 어시스턴트' 시스템과 기자의 협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데이터의 정밀성과 현장 취재를 결합해 보다 신뢰도 높은 뉴스를 제공합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생존 위협 폭염에 ‘중대경보’ 신설…생존 행동수칙 전파

올해 여름부터 생존에 위협을 줄 정도의 더위가 오면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다.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되면 휴식 및 무더위쉼터로 이동 등 생존을 위한 행동 수칙도 전파된다. 기상청은 16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기후위기 시대, 국민 생명 보호를 위한 폭염중대경보 및 열대야주의보 신설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폭염중대경보는 일최고체감온도가 38℃(도) 또는 일최고기온이 39도 이상이 하루 이상 예상되면 발령된다. 만약 최근 10년 동안 폭염중대경보가 있었다면 총 90일 발령됐을 것으로 분석됐다. 2018년 7월 20일부터 29일까지 10일 연속 발령될 수 있었다. 폭염중대경보는 폭염이 실제 국민의 생명에 위협을 주기에 신설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온열질환자 수는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지난 2023년 온열질환자 수는 2818명, 2024년 3704명, 지난해 4460명으로 나타났다. 폭염일수가 31일로 가장 많았던 2018년에는 온열질환자 수가 4526명에 이르렀다. 온열질환자 수는 적게는 2011년 443명까지 나타났지만 많게는 10배까지 늘어나는 등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묵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폭염중대예보 시 3단계 행동 수칙인 '멈춤, 이동, 확인'을 소개했다. 모든 야외활동을 멈추고 냉방시설이 없는 곳에 있다면 냉방시설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무더위쉼터로 이동하고 혼자 사는 노인이나 이웃을 확인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폭염중대경보는 극단적 고온으로 사망 위험성이 높아진 최상위 단계 경보로 그 하위 단계인 폭염경보로도 충분히 위험해 야외활동을 멈추는 게 필요하다. 폭염경보는 일최고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이 2일 이상 예상되면 발령된다. 김 과장은 “폭염중대경보를 올해 6월 1일부터 1단계 시범운영으로 실시해보고 내년에 긴급재난문자 도입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올해부터 폭염중대경보뿐 아니라 열대야주의보도 발령한다. 열대야주의보는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이면 발령되며 실내 온도 관리 및 수분 섭취 등의 행동을 권고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에너지안보 위기에 석탄발전 가동제한 해제…“미세먼지 늘겠네”

정부가 미국·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 위기감이 커지자 석탄과 원자력 발전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봄철 미세먼지 대책으로 석탄발전을 제한하는 조치에도 지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중동사태 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는 16일 국회에서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와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당정은 회의에서 석탄 발전량을 설비용량의 80%로 제한한 상한제를 해제하기로 했다. 또한 수리 중인 원전 발전소를 5월 중순까지 조기 정비해 원전 이용률을 현재 60% 후반대에서 80%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LNG 발전은 우리나라 전력생산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LNG 수급 약 20%는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석탄과 원전을 최대한 돌려 LNG 사용량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짐에 따라 석탄발전의 가동정지 규모를 확대하는 등의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제7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따라 52기 공공 석탄발전의 최대 가동정지 규모를 겨울철 17기에서 봄철 29기로 늘리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에너지 안보 위기가 커지면서 이번 달까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따라 석탄발전 가동을 제한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울, 인천, 경기, 충남은 미세먼지가 '나쁨'을 기록했고, 초미세먼지는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나쁨'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대기 정체로 축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17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는 계속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보됐다. 이날 당정은 국제유가 급등에 대비해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합의된 비축량인 2246만 배럴을 향후 3개월간 단계적으로 방출하기로 했다. 산업통상부는 이번 주 중 현재의 산업 위기관리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비축유 방출 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민생·에너지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해 3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현재 원유 비축량은 208일분, 액화천연가스(LNG)는 9일분이다. LNG의 경우 오는 12월 말까지 사용 가능한 물량을 확보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부채 더 쌓이게 된 한전, 에너지 대전환 속도도 늦어진다

중동 전쟁이 길어지면서 한전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러-우 사태때 쌓인 약 200조원의 부채가 줄어드나 싶었지만,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의 급등으로 다시 늘어나게 생겼기 때문이다. 한전은 국내 송배전망 독점 사업자로서, 재무 상태가 악화되면 망 투자도 할 수 없게 된다. 망 구축이 안되면 정부의 역점사업인 태양광 보급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크게 오른 국제 에너지 가격이 슬슬 국내 전기 및 가스 요금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적으로 국내 전기요금은 한계마진 시스템에 의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단가로 결정된다. LNG는 크게 장기물량과 현물이 있다. 현물 가격은 전쟁 전 MMBtu당 10달러 중반대에서 16일 현재 18.3달러로 올랐다. 장기물량은 대체로 국제유가(브렌트유) 연동으로 정해진다. 브렌트유 가격은 전쟁 전 배럴당 72.5달러에서 13일 103.1달러로 올랐다. 여기에 함께 고려되는 환율까지 1466원에서 1496원으로 오른 상태다. LNG는 수입 기간이 길어 국제 가격이 당장 국내 시장에 미치진 않는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한지 17일째로 접어들고 있어 이제 LNG 수입가격도 슬슬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16일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사들이는 전력도매가격을 결정하는 계통한계가격(SMP)의 최대치로 kWh당 179.89원이 등장했다. 기존 최대치는 130원대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쟁으로 가격이 크게 오른 LNG 물량이 본격적으로 전력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 요금 결정 기준인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SMP가 오르면 전기요금도 올라야 한다. 하지만 한전은 요금을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요금 동결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민생경제 충격 완화를 위한 골든타임을 절대로 허비해서는 안 되겠다"면서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또는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확대 등을 포함해 유류세 인하, 화물차, 대중교통, 농업인에 대한 유가보조금 지원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SMP가 올랐는데, 이를 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면 그 차이만큼을 한전이 흡수해야 한다. 이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를 상기시킨다. 당시에도 한전은 전쟁으로 LNG 수입단가가 크게 올랐지만 이를 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200조원의 부채를 떠 안게 됐다. 이후 수입단가가 내려가면서 한전 부채가 줄어드나 싶었는데, 또 다시 전쟁이 터지면서 부채가 다시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한전의 부채 총액은 205조7370억원이다. 문제는 한전의 재무 여력이 악화되면 전력망 구축도 어렵게 된다는 점이다. 한전은 국내 유일한 송배전망 사업자이다. 전력망이 구축이 더뎌지면 이재명 정부의 역점사업인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보급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에너지 대전환 속도가 늦어지게 된다. 또한 한전의 부채가 더 쌓이게 되면 이자비용 부담이 더 늘어나 수익으로 이자비용만 내는 '밑 빠진 독에 물붓기'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 현재도 한전의 하루 이자만 119억원에 달하고 있다. 전력업계 한 관계자는 “한전은 국내 최대 에너지 공기업으로서, 에너지 대전환의 선봉에 있기 때문에 한전의 재무상태 악화는 대전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무조건 요금을 동결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 국제 가격을 반영시켜야 소비절약도 유도하고 한전 재무력도 위험수준에 가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제조업 탄소감축에 꼭 필요한 ‘탄소저장’…그런데 저장고가 없다

국내 이산화탄소 저장 용량이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석유화학 등 기간산업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선 탄소포집·활용·저장(CCUS)이 필요하다고 분석됐다.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 16명 의원과 한국CCUS추진단,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CCUS를 통한 국가 기간산업의 패러다임 전환과 성장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란 탄소를 배출하는 시설에서 탄소를 포집해 이를 다른 용도로 활용하거나 지중 혹은 해저에 영구 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당장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이 어려운 산업이 탄소를 줄일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지난해 2월 7일부터는 CCUS법이 시행돼 CCUS 산업의 육성과 안전관리를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 CCUS는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 수단에도 포함돼 있다. 2035 NDC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3% 혹은 61% 줄이는 두 가지 시나리오다. 53% 기준으로 총 3억250만 톤을 줄여야 하며 이 중 CCUS가 해마다 줄여야 할 몫은 1120만 톤이다. 61% 기준으로는 CCUS가 2030만 톤을 줄여야 한다. CCUS는 CCU(탄소 포집 및 활용)과 CCS(탄소 포집 및 저장)로 나뉜다. 이 가운데 CCS를 위해선 저장고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는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 울산 앞바다에 있는 폐 동해가스전 부지의 1200만 톤 말고는 없는 실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CCS 저장고가 총 10억 톤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화력발전 등이 탄소중립까지 가려면 CCS가 대규모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호선 한국CCUS추진단 단장은 토론회에서 “산업이 수소화나 전기화가 되지 않는 이상 불가피하게 탄소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철강, 석유화학 등 기반 산업들이 지속하기 위해서는 CCUS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CCS 저장고 탐사 후 실제 주입까지 7~10년 걸리는 만큼 저장고 확보를 위한 선제적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는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 해외 CCS 저장고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호주와 말레이시아와는 지난 2024년 말 CCS 저장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CCS 비용은 톤당 100~200달러로 가격이 비싼 상황이다. 기회비용인 톤당 10달러 수준의 국내 탄소배출권 가격과 큰 격차가 있다. 다만 토론회에서는 앞으로 기술 개발로 CCS 비용이 20~40% 절감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한국철강협회와 한국화학산업협회도 참여해 CCUS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권현철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에너지신산업과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CCUS가 우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해법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2030년까지 상하수도 온실가스 배출량 50% 감축 도전

국내 싱하수도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오는 2030년까지 절반으로 줄이는 방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이 계획이 추진되고 실제로 목표가 달성된다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730만톤에서 365만톤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같은 방안은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국가 물관리 기본계획 변경(안) 마련을 위한 전문가 포럼'에서 공개됐다. 이날 행사는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 물관리 기본계획 변경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는 물관리 정책의 방향과 핵심 과제를 점검하기 위해 개최됐다. 이번 포럼에서는 상하수도 수처리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이 주요 의제로 제시됐다. 동시에 국가물관리기본계획에 포함됐다가 삭제됐던 '4대강 보 처리 방안'도 다시 포함하는 쪽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수처리 분야 온실가스 감축, '물 분야 탄소중립' 핵심 과제 이번 변경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상하수도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다. 연구를 맡은 한국환경연구원(KEI)의 한혜진 선임연구위원(연구프로젝트 총책임자)은 “2018년 기준 약 730만 톤에 달하는 상하수도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절반 수준인 365만 톤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에너지 절약 수준을 넘어 장기적으로 '물 분야 탄소중립'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그동안 물관리 정책은 수량과 수질 중심으로 논의돼 왔지만, 최근에는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과 아산화질소가 상당한 기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수처리 부문의 탄소 관리가 새로운 정책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해외 연구에서는 하수처리 시설의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이 기존 국가 인벤토리 통계보다 크게 높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과 아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한 온실효과를 가진 기체로, 관리 방식에 따라 상당한 감축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수처리장 에너지 자립률 30% 목표 이번 계획안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공공하수처리장의 에너지 자립률을 대폭 끌어올리는 내용이 들어있다. 현재 약 17.3% 수준인 에너지 자립률을 2030년까지 30%로 높이고, 정수장과 취수장, 가압장 등 물 공급 시설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해 약 153만 톤의 온실가스를 추가로 감축한다는 방안이다. 특히 수상태양광과 수열에너지, 소수력 등 물 관련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현재 약 1.6GW(기가와트)에서 2030년까지 약 10GW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하수처리장 부지나 물 관련 시설을 활용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이를 시설 운영에 다시 활용하는 '에너지 자립형 물관리' 모델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실험도 이미 시작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하수처리장에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해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이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수천 톤 규모의 탄소 감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4대강 보 처리 방안' 다시 포함…정책 번복 논란 그러나 이번 변경안에는 정책 일관성을 둘러싼 논란의 여지도 포함돼 있다. 2020년 수립된 국가물관리기본계획에는 원래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보 처리 방안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2023년 8월 국가물관리위원회는 관련 내용을 삭제했고, 이를 기본계획에 반영하기 위한 공청회도 개최했다. 당시 시민환경단체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윤석열 정권의 일방적인 계획 변경에 반발해 공청회를 물리적 저지에 나섰고 공청회가 한 차례 무산되기도 했다. 이번 변경안에서는 '합리적 보 처리 방안 마련'과 '단계적 완전개방 확대'가 다시 주요 과제로 등장했다. 사실상 삭제됐던 정책이 다시 기본계획에 포함되는 셈이다.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은 '물관리기본법'에 따라 10년 단위로 수립되는 국가 물관리 정책의 최상위 계획이다. 또한 5년마다 타당성을 재검토해 필요하면 변경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문제는 2020년 첫 기본계획 수립 이후 불과 5년 사이에 핵심 정책이 삭제됐다가 다시 복원된다는 점이다. 계획의 장기성과 안정성이 요구되는 국가 기본계획이 정권 변화에 따라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물관리 정책이 정치적 변화에 따라 급격히 방향을 바꾸면 장기적인 기후 대응 정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상하수도 에너지 자립 확대나 수처리 분야 탄소 감축 같은 과제는 수십 년 단위의 시설 투자와 기술 축적이 필요한 정책이기 때문에 일관된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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