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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리포트] 폭염-가뭄 ‘복합 재난’ 8배 폭증…국내 연구진 밝혀내

폭염과 가뭄이 연달아 발생하는 복합 기후 재난이 21세기 들어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특히 폭염이 먼저 발생한 뒤 가뭄이 이어지는 유형의 재해는 2000년대 초반을 전후해 약 8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예상욱 교수와 한양대 해양융합과학과 김용준 연구원 등은 7일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저널에 이같은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1980~2023년 전 세계 일일 기상 재분석 자료를 이용해 폭염과 가뭄이 어떤 순서로 발생하고, 어떻게 공간적으로 확산하는지를 정밀하게 분석한 것이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복합 폭염-가뭄 이벤트(CDHE)의 전 지구적 발생 패턴과 시간에 따른 변화 추이, 그리고 지구 온난화에 따른 비선형적 증가 양상을 시각화해 설명하고 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CDHE가 단순한 기온 상승만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지표면과 대기 사이의 상호작용이 과거보다 훨씬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가 농업 생산성 저하와 산불 증가, 공중보건 위기 등 연쇄적인 사회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각국이 재난 대응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폭염-가뭄 순서의 복합 재해 8배 증가 연구진 분석 결과, 지난 44년(1980~2023년) 동안 남미 북부와 미국 남부, 동유럽, 중앙아프리카, 남아시아 지역에서 CDHE가 자주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시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이 지역에서는 폭염과 가뭄이 동시에 발생하는 사건이 단순한 증가가 아니라 가속적인 방식으로 늘어나는 비선형적 패턴을 보이고 있다. CDHE의 전 지구적 발생 면적(spatial extent)은 해당 연도에 CDHE의 영향을 받은 육지 면적의 비율(%)로 표시했다. 이를 연도별로 나타냈을 때, 1980~2001년(과거)에는 변화의 기울기가 0.31%였는데, 2002~2023년(최근)에는 0.94%로 가팔라졌다. 최근 들어 세계 육지 면적의 약 0.94%에 해당하는 지역이 매년 새롭게 재해 영향권으로 편입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폭염이 가뭄보다 앞서는 폭염 선행형 재해의 경우 기온이 1°C 상승할 때마다 영향을 받는 면적의 비율이 과거 1.6%에서 최근에는 13.1%로 약 8배 급증하는 비선형적 반응을 보였다. 지구 연평균 기온이 약 14.3°C(2000년경)를 넘어서면서 이러한 급격한 변화가 시작됐다. 폭염 선행형 재해의 발생 면적은 최근 기간에 약 109.8% 증가한 데 비해, 가뭄 선행형 재해 증가율 59.2%보다 훨씬 높았다. 가뭄 선행형 재해 역시 온난화에 따라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폭염 선행형과 달리 증가 기울기(민감도)의 유의미한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핵심 원인은 '지표면–대기 결합'의 강화 이같은 결과는 2000년대 초반 이후 폭염 선행형 복합 재해가 단순한 온난화 추세를 넘어 지표면-대기 상호작용 강화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폭염이 발생하면 강한 태양 복사가 증발산을 촉진해 토양 수분을 빠르게 고갈시킨다. 이로 인해 토양이 건조해지면 지표면에서 대기로 전달되는 잠열이 줄어들고 대신 현열이 증가하면서 지표면 온도가 더 높아지는 악순환이 형성된다. 잠열은 물을 수증기로 바꾸는 데 들어가는 열(에너지)을 말하는데, 수증기를 만드는 데 에너지가 투입되면 주변 온도는 오히려 내려간다. 현열은 곧바로 주변 온도를 올리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표층 열 방출 증가 → 총 구름량 감소 → 토양 수분 증발 강화 → 잠열 방출 감소 → 현열 방출 증가 → 지표면 온도 상승으로 이어지는 물리적 과정으로 설명된다. 가뭄이 먼저 발생할 경우에도 토양 수분 부족이 열 축적을 촉진해 폭염을 강화할 수 있다. 즉 토양 건조와 고온이 서로를 강화하는 피드백 루프가 형성되는 것이다. 연구진은 특히 1990년대 후반 이후 이러한 지표면–대기 결합이 비선형적으로 강화되는 '체제 변화(regime shift)'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 변화로 인해 과거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던 지역에서도 폭염과 가뭄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민감도가 크게 높아졌다. ◇농업과 공중보건에 치명적 연쇄 반응 폭염과 가뭄이 동시에 또는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CDHE는 단일 재해보다 훨씬 큰 피해를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업 분야에서는 수확량 감소가 대표적인 피해다. 2021년 북미 태평양 연안 지역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폭염은 극심한 건조 조건을 만들었고, 이로 인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와 앨버타 지역의 봄 밀 생산량이 약 31% 감소했다. 보리와 캐놀라, 과일 생산량 역시 크게 줄었다. 공중 보건 피해도 심각하다. 2010년 러시아에서는 폭염과 가뭄이 동시에 발생한 뒤 대형 산불이 이어지면서 엄청난 인명 피해를 내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복합 재해가 농업, 생태계, 공중 보건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복합적 위험을 증폭시키는 대표적인 기후 위험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복합 재해 가운데에서도 폭염 선행형이 특히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폭염이 토양 수분을 빠르게 고갈시키면서 가뭄을 촉발하기 때문에 재해가 훨씬 빠른 속도로 확대된다. 또한 후속 가뭄의 강도 역시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폭염 선행형 재해는 대응 시간이 짧고 피해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연구진은 이러한 유형의 재해가 앞으로 복합 기후재난의 주요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기후 재난 관리 전략 전면 재검토 필요"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기존의 재난 대응 체계가 새로운 기후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폭염과 가뭄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복합 재해는 기존의 단일 재난 대응 체계로는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 특히 발생 순서와 상호작용을 고려한 새로운 분석과 위험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상욱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온 상승 수준이 산업혁명 이전 대비 약 0.6~0.7°C 수준(2000년대 초반)에서도 폭염 선행형 복합재해의 급격한 증가가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는 일부 극한 기상 현상의 경우 (파리 기후협정 목표인) 1.5°C 상승 시기보다 더 이른 시점에서 급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폭염 선행형 CDHE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폭염 이후 가뭄이 급격히 강화되는 특성을 보이는데, 예측과 대응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사회적 피해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복합 위험을 고려한 재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원전 기술 전문가가 와야”…한수원 사장 인선 놓고 노조 반발 조짐

한국수력원자력 신임 사장 인선이 임박한 가운데 원자력 기술 전문가가 아닌 관리형 인사 선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내부 반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6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 사장 후보군 최종 5인 가운데 김회천 전 한국남동발전 사장(한전 출신)이 신임 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나머지 4명은 한수원 출신의 기술 전문가들이다. 업계에서는 한전과 한수원 간 UAE 바라카 원전 관련 분쟁이 정부 권고로 정리 국면에 들어간 상황과 향후 전력공기업 구조 개편과 해외 원전사업 체계 정비까지 고려했을 때 기술형보다는 관리형 인사가 유력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한수원 노동조합은 원전 운영기관의 특성을 고려할 때 기술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사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조 측은 원전 운영과 안전 관리가 핵심인 조직에서 비전문가 중심의 경영 인사가 임명될 경우 조직 운영과 기술 의사결정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원전 산업은 무엇보다 기술과 안전이 최우선인 분야"라며 “원자력 기술 전문가가 아닌 사무·경영 중심 인사가 내려오는 방식의 인선이 이뤄질 경우 내부 반발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에서는 이번 인선을 '낙하산식 경영 인사'로 규정하며 문제 삼고 있다. 원전 산업 특성상 기술 이해도가 높은 리더십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조직적 고려가 우선된 인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원전 산업 환경을 고려할 때 기술 전문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도 노조 측 우려의 배경으로 꼽힌다.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8년까지 대형 원전 2기와 SMR(소형모듈원전) 실증로 1기 등 신규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다. 특히 차세대 원전인 SMR은 성능과 폐기물 분야에서 우수하고 수출 가능성도 높지만 아직 세계 상용화 사례가 없어 신임 사장의 기술 이해도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노조 내부에서는 원자력 기술 전문가가 아닌 외부 경영 인사가 수장으로 임명될 경우 의사결정 과정에서 기술적 판단보다 행정·경영 논리가 우선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또한 비전문가 출신 인사가 임명될 경우 조직 내부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원전 운영과 안전 관리가 핵심인 조직 특성상 기술직 중심 조직 문화가 강한 만큼, 관리형 인사가 내려올 경우 내부 반발과 조직 내 긴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 업계에서도 이번 인선이 향후 한수원 내부 조직 안정성과 노사 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한수원 사장 선임 절차는 다음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전망이며, 이후 이사회 의결 등을 거쳐 3월 중하순 취임이 예상된다. 노조 측은 향후 인선 결과에 따라 공식 입장 발표와 조직적 대응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업 사장 인선 과정에서 노조 반발이 실제 인사 절차에 영향을 미친 사례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한수원 사장 인선 역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과거 사장 선임 과정에서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인선 절차가 중단되고 재공모가 진행된 사례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기업 인선은 정부 의중이 크게 작용하지만, 조직 내부 반발이 커질 경우 절차 자체가 지연되거나 재검토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이번 한수원 인선 역시 노조 움직임에 따라 변수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李 대통령, 기름값 담합에 엄중 경고…업계선 “소통 부족으로 인한 오해”

최근 중동발 에너지 수급 위기로 기름값이 크게 오르자 이재명 대통령이 석유업계에 연이어 강력 경고를 날렸다. 담합은 중대범죄라며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유업계선 정부와 업계 간 소통 부족으로 인한 오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 제품가격이 폭등 수준으로 올라 이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것인데, 연휴 등의 영향으로 미리 알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6일 SNS에 “담합 가격조작은 대국민 중대범죄다. 그 대가가 얼마나 큰 지 곧 알게 될 것"이라며 “일부 기업들이 범법 행위로 큰돈을 벌며 국민에게 고통을 가하고도 정부 관리나 정치권과 유착해 무마하던 야만의 시대가 이제 끝났다는 사실을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담합의 품목과 주체를 명시하진 않았지만, 이는 최근 기름값 상승에 따른 정유사, 유통업자, 주유소 등 석유업계를 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글과 함께 '닷새 만에 올린 정유업계, 대통령 경고에 멘붕'이라는 기사를 첨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불법을 자행하며 국민 경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악덕 기업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우치게 할 것"이라며 “합법적 수단을 총동원해 경제 영역에서도 비정상의 정상화를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유류 공급의 경우 아직 객관적으로 심각한 차질이 벌어진 것도 아닌데 갑자기 폭등했다. 아침 점심 저녁 가격이 다 다르고 리터당 200원 가까이 올린 곳도 있다고 들었다"며 “이를 제재할 방안이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는지 논의해달라"고 주문했다. 보통 국내 기름값은 국제유가의 변동분이 약 2주 후에 반영되는 구조인데, 최근 기름값 상승은 전쟁 발발 일주일도 안돼 반영됐다는 것이 대통령의 지적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평균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28일 1693원에서 6일 오전 10시 기준 1856원으로 9.6% 올랐고, 같은 기간 경유 판매가격은 1598원에서 1864원으로 16.6% 올랐다. 휘발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건 지난 2022년 8월 12일 이후 약 3년 7개월 만이다. 대통령의 불호령에 주무 부처도 긴급히 움직이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고가격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며 관련 준비에 착수했다. 산업부, 공정위, 재경부, 국세청 등 범부처 합동점검단은 가짜석유 판매, 매점매석 등 불법석유 유통행위 근절을 위해 월 2000회 이상 특별점검에 나섰다. 하지만 석유업계에선 볼멘 소리도 나온다. 국제 가격이 워낙 크게 올랐기 때문에 이를 한꺼번에 반영할 시 시장 충격이 너무 커 선제적으로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석유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기름값은 정유사가 올린 게 맞다"면서도 “하지만 정유사도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싱가포르 가격이 폭등했는데 이를 한번에 반영할 수 없는 수준이라서 선제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름값은 근본적으로 국제유가(원료)의 영향을 받지만, 정확하게는 아시아의 에너지 허브국인 싱가포르 거래가격의 영향을 받는다. 싱가포르의 제품 거래가격을 보면 휘발유(옥탄가 92론)의 경우 전쟁 전인 2월 27일 79.6달러에서 5일에는 106.3달러로 33.5% 올랐고, 같은 기간 경유(황함량 0.001%)는 92.9달러에서 153.2달러로 64.9% 올랐다. 여기에 환율 상승분까지 국내 시장에 반영된다. 정유사 판매가격을 엿볼 수 있는 한국거래소의 석유제품 현물거래 가격을 보면 휘발유는 지난달 27일 1545원에서 4일 1660원으로 7.4% 올랐고, 같은 기간 경유는 1515원에서 1779원으로 17.4% 올랐다. 소매가격 상승률과 거의 일치한다. 즉, 최근 기름값 상승은 정유사에서 시작된 게 맞고, 정유사는 크게 오른 국제 가격을 시장 충격 완화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반영했다는 것이 석유업계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정유업계 간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기도 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통 중동 사태가 일어나면 기름값이 가장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부와 정유업계 간의 소통을 통해 시장 충격이 덜가는 방향으로 가격을 반영해 왔는데, 이번에는 연휴 등의 영향으로 그런 소통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긴밀한 소통을 통해 오해를 해소하고 시장 충격이 덜 가는 방향으로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띵스파이어 탄소관리 플랫폼 ‘carbonscope’, GRI ‘Licensed Software & Tools Partner’ 인증 획득

AI 기반 기후테크 기업 띵스파이어(Thingspire)는 자사의 탄소관리 및 ESG 공시 지원 플랫폼 'carbonscope'가 글로벌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 기관인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글로벌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 기구)의 'Licensed Software & Tools Partner(공식 검증 소프트웨어·도구 파트너)' 인증을 획득했다고 6일 밝혔다. 해당 라이선스는 2026년 3월부터 공식 적용된다. GRI Licensed Software & Tools Partner 프로그램은 ESG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도구가 GRI Standards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기업의 지속가능성 보고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지를 검증해 부여되는 글로벌 인증 제도다. 현재 전 세계 약 125개 기업만이 해당 인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띵스파이어를 포함해 4개 기업만이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ESG 공시 대응 솔루션의 글로벌 기준 적합성과 신뢰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GRI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활용되는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 중 하나로,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GRI Standards를 기반으로 ESG 정보를 공시하고 있다. 이번 인증을 통해 띵스파이어의 탄소관리 플랫폼 'carbonscope'가 글로벌 ESG 공시 기준을 체계적으로 반영한 솔루션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carbonscope'는 기업의 탄소배출량 관리와 지속가능성 공시 대응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탄소 데이터의 수집·관리·분석·보고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기업과 공공기관은 GRI 기준에 맞춘 지속가능성 보고서 작성과 ESG 공시 대응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띵스파이어 탄소플랫폼 사업부는 “이번 GRI 인증은 carbonscope의 글로벌 ESG 공시 대응 역량과 기술 신뢰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기업과 공공기관이 글로벌 ESG 기준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탄소 데이터 관리와 지속가능성 보고 지원 기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만식 기자 plan@ekn.kr

조홍종 에너지산업통합포럼 부회장 “AI 시대 핵심은 컴퓨테이션 파워·에너지, 인재”

“AI 시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컴퓨테이션 파워와 에너지, 데이터, 인재입니다." 조홍종 에너지산업통합포럼 부회장(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5일 열린 에너지산업통합포럼 출범식 기념 강연에서 “앞으로 세계 경제는 AI 전환(AX)과 그린 전환(GX) 두 축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교수는 “과거에는 자본과 노동이 경제 성장의 핵심 요소였지만 미래에는 컴퓨테이션 파워, 물리적 이동성, 에너지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이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하는 국가는 결국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AI 산업 경쟁이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총력전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AI, 컴퓨테이션 파워, 에너지 인프라는 한 기업이 혼자 구축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며 “국가가 인프라를 구축하고 산업을 밀어주는 국가 중심 산업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전략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미국은 AI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가 차원의 대규모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은 전력망과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구축에 국가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컴퓨테이션 파워와 에너지를 국가가 총력으로 밀어붙이는 구조가 이미 형성되고 있다"며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국가는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현재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은 연간 약 500TWh 수준으로, 이는 한국의 연간 전력 소비량(약 550TWh)에 근접한 규모다. 그는 “AI는 결국 전력을 기반으로 돌아가는 산업"이라며 “얼마나 많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기업이 발전소와 함께 입지하는 '콜로케이션(Co-location)' 방식까지 등장하고 있으며, 산업용 전기요금의 130~150%를 부담하면서도 전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한국 에너지 정책의 핵심 과제로 전력망 확충과 시장 제도 개혁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은 발전소 건설보다 송전망 부족이 더 큰 문제"라며 “발전 설비는 들어올 준비가 돼 있지만 전력망 연결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력망 확충 △유연성 자원 확보 △전력시장 가격 신호 강화 △계통 운영 효율화 등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가격 변동성과 시장 신호가 있어야 사업이 가능하다"며 “가격이 움직이지 않는 구조에서는 새로운 에너지 사업이 등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AI 시대 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데이터 활용도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조 교수는 “한국은 공기업 중심 에너지 시스템을 운영해온 만큼 다양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 데이터를 활용해 계통 운영과 전력 시장을 최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코리아 에너지 데이터 스페이스(KEDS)' 구축 필요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AI 전환과 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를 활용해 에너지 시스템 효율을 높이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AX와 GX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에너지산업 현안, 담론 아닌 해법 찾겠다”…에너지산업통합포럼 출범

최근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 등 국내외 에너지 환경이 매우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산업 현안을 단순한 논의가 아닌 실질적 해법 중심으로 풀어내기 위한 민관 협력 플랫폼이 출범했다. 사단법인 에너지산업통합포럼은 5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출범식을 열고 향후 정부와 산업계, 학계를 연결하는 정책·산업 협력 플랫폼으로 역할을 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한진현 포럼 회장,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차관, 양기원 한화임팩트 대표 등 정부·산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포럼 출범을 축하했다. 포럼은 전력, 수소, 열에너지, ESS, 에너지금융 등 에너지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협력 네트워크로 운영될 예정이다. 기업과 전문가가 함께 정책 대안을 도출하는 실무형 논의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한진현 포럼 회장은 출범사에서 기존 포럼들이 네트워킹과 담론 중심이었다면, 에너지산업통합포럼은 현장 기반 정책 해법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최근 중동 정세, LNG 시설 파괴, 공급망 불안 등 에너지 환경이 매우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기업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와 전문가의 분석이 결합돼 정부 정책의 밑바탕이 되는 실질적인 해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포럼은 정부와 기업 간 신뢰를 회복하는 브릿지 역할**을 하고 싶다"며 “정부도 필요하다면 이 포럼을 적극 활용해 정책 의도와 방향을 산업계에 전달해 달라"고 강조했다. 또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며 “포럼과 함께 에너지와 산업의 지평을 넓혀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차관은 축사를 통해 “에너지 정책에서 산업 공급망 관점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차관은 “최근 국제 논의에서도 에너지 안보는 단순한 수급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산업 공급망 전체를 보는 관점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너지는 더 이상 유틸리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자체이며,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분야"라며 “에너지산업통합포럼이 정책 논의와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기원 한화임팩트 대표는 축사에서 에너지 산업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 대표는 “전력 수요는 증가하고 공급망은 재편되고 있으며 탄소중립이라는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다"며 “이제 중요한 질문은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실행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또 “에너지 투자는 계통 제약, 인허가 문제, 정책 불확실성 등 현실적인 장벽이 존재한다"며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현실적인 해법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에너지산업통합포럼은 기업과 전문가 중심으로 분과 연구와 정책 논의를 진행하며 에너지 정책과 산업 발전을 연결하는 협력 플랫폼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수소·연료전지, 전력시장, 집단에너지, 에너지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 주도의 정책 연구와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포럼 관계자는 “에너지 산업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기반으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현실적 해법을 찾는 장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의 다음 10년을 준비하는 논의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정부, 원유·가스 자원안보 위기경보 ‘관심’ 발령...“아직 이상 없어”

정부가 중동 정세 악화에 대응해 원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발령했다. 아직 국내 에너지 수급에는 직접적인 차질이 없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항 리스크와 국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오후 3시를 기해 원유와 가스에 대해 자원안보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운영되며, 중동 정세 등 외부 요인이 국내 에너지 수급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된다. 정부는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지역 긴장이 높아지자 장·차관 주재 점검회의를 잇따라 열고 대응 상황을 점검해 왔다. 산업부는 지난달 말부터 원유·가스 수급과 물류 상황, 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 영향을 점검하는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에너지 수급에는 직접적인 차질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와 업계가 법정 비축의무량을 웃도는 수준의 석유와 가스를 확보하고 있고, 원유와 LNG 도입선도 비교적 분산돼 있어 단기적인 공급 여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중동 주요 산유국의 정세 불안이 지속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점이 위기경보 발령의 배경이 됐다. 실제로 사태 발생 이후 국제 유가는 단기간에 10% 이상 상승하는 등 시장 불안이 확대된 상황이다. 정부는 상황이 악화될 경우 비축유 방출 등 비상 대응 조치를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에 들어갔다. 비축유 방출 시기와 배정 기준, 이송 계획 등 세부 실행 방안도 사전에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석유 시장 질서 관리를 위해 가짜 석유나 정량 미달 판매 등 불법 유통 행위에 대한 특별 점검도 강화할 계획이다. 천연가스 분야에서는 카타르산 LNG 도입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대체 물량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 공급선을 활용한 현물 구매와 함께 국내 기업들이 직수입한 LNG 잉여 물량을 수급 안정에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필요할 경우 한국가스공사가 지분을 보유한 해외 LNG 프로젝트에서 확보한 물량을 국내에 우선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정부는 중동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관계 부처와 함께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에너지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이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중동 정세가 빠르게 변할 수 있는 만큼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비축유 방출 등 대응 조치를 신속히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은 "산업통상부와 함께 기후부도 공동 대응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실제 공급 위기보다는 시장 불안 심리를 관리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원유와 LNG 운송 비용 상승,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성 확대 등 파급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국내 탄소배출권(KAU25) 상승세 지속…8개월 만에 59% 올라

국내 탄소배출권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배출권 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모습이다. 5일 배출권 시장에 따르면 국내 탄소배출권(KAU25) 종가는 톤당 1만36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본지 분석 시작 시점인 지난해 8월 25일 종가 8600원과 비교하면 59.3% 상승한 수준이다. 가격은 지난해 9월 중순 1만950원까지 상승한 이후 10월부터 12월까지 1만~1만500원 수준에서 횡보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승세가 다시 강화되며 1월 중순 이후 가파른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달 21일에는 종가가 1만3750원까지 올라 분석 기간 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분석 기준 사분위 범위(IQR) 상한선인 1만2900원을 넘어선 수준으로 단기 과열 구간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배출권 시장에서는 최근 가격 상승 배경으로 기업들의 배출권 확보 수요 증가가 꼽힌다. 배출권 거래제에서는 기업들이 매년 배출량을 정산해 일정량의 배출권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배출권 공급 정책과 시장 수급 기대가 맞물리면서 상승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배출권 시장은 정부의 배출권 유상 할당 정책과 시장 안정화 조치 등 정책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다. 이에 따라 향후 배출권 가격 흐름은 정책 변화와 시장 수급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번 분석은 지난해 8월 25일부터 이달 5일까지 총 132일간의 일별 종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데이터 품질 점수(Q)는 0.93으로 결측이 없고 일자 일관성이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 이 기사는 에너지경제신문이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개발한 'AI 뉴스 어시스턴트' 시스템과 기자의 협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데이터의 정밀성과 현장 취재를 결합해 보다 신뢰도 높은 뉴스를 제공합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호르무즈해협 긴장 고조,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로 이어진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동보다 미국의 석유와 가스 판매가 늘어나는 등 국제 에너지 공급망과 에너지 지정학 구도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5일 외신 및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에 피격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실제로도 통과하는 선박에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에브라힘 자바리 장군은 “호르무즈 해협은 이제 폐쇄됐다"며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모든 선박을 침몰시키고 단 한 방울의 석유도 수출되지 못하게 막아 국제 유가를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게 만들겠다"고 경고했다. 혁명수비대는 지금까지 10척의 선박을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UAE, 쿠웨이트, 카타르, 이라크 등 중동 주요 산유국들의 수출물량이 드나드는 해상로이다. 세계 원유와 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한다. 이 지역의 봉쇄가 장기화되면 국제 에너지 시장 변동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기적인 공급 위기에 그치지 않고 세계 에너지시장 판도 변화를 불러 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으며, 종전이 이뤄지더라도 이란을 36년간 독재 통치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미군 공습으로 사망하면서, 내부적으로 권력 싸움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강경파 군부가 해협 선박을 상시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 그동안은 미군이 중동 함대 파견으로 질서를 유지시켰지만, 셰일석유를 확보한 이후부터 더 이상은 파견 함대가 필요 없게 됐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산 석유와 LNG의 시장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한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에너지 시장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이미 나타난 바 있다. 미국 에너지 전문 연구기관 IEEFA(Institute for Energy Economics and Financial Analysis)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LNG 수입에서 미국산 비중은 2021년 약 25% 수준에서 2024년 약 45%까지 상승했으며, 2025년에는 55~60%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집계된다. 수입 물량 기준으로 보면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EU의 미국산 LNG 수입은 2021년 약 21bcm(210억㎥) 수준에서 2025년에는 약 81bcm으로 네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공급 측면에서도 미국의 영향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미국은 셰일가스 생산 확대를 기반으로 LNG 수출 능력을 급격히 늘리며 현재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2024년 미국 LNG 수출은 하루 평균 약 12.2Bcf 수준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큰 공급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동 LNG의 상당 물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구조인 만큼 해협 긴장이 고조될 경우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미국산 LNG의 상대적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할 때 공급 안정성이 높은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태로 실제 미국산 에너지 수입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원유 수입량의 20~25%를 차지하는 중동산을 대체해 일부를 미국산으로 대체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정부와의 관세 협상과도 맞닿아 있다. 인도네시아는 미국과 관세 협상을 통해 총 15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한국 역시 LNG 도입선 다변화와 가스 비축 확대, 전원 믹스 차원의 리스크 관리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유가 상승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유가가 잠시 높아질 수 있지만 이 일이 끝나면 다시 떨어질 것이며 이전보다 더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의 또 다른 배경으로 미국의 에너지 지정학 전략을 거론하는 시각도 있다. 중동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중동산 원유와 가스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미국산 에너지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베네수엘라산 원유 확보 움직임을 보이는 등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재편에 적극 나서고 있다. 따라서 이번 중동 사태가 장기적으로 미국산 석유와 LNG의 시장 영향력을 확대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수록 상대적으로 정치적 안정성이 높은 미국산 에너지의 경쟁력이 부각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LNG 시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이미 나타난 바 있다. 유럽연합(EU)의 LNG 수입 가운데 미국산 비중은 2021년 약 26% 수준에서 2025년에는 62% 이상으로 확대됐다. 실제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할 경우 공급 안정성이 높은 지역의 에너지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는 패턴이 반복됐다. 특히 가스 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은 최근 LNG 수출 능력을 빠르게 확대하며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부상한 반면, 카타르 등 중동 LNG의 상당 물량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하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협 긴장이 고조될수록 중동 LNG는 공급 리스크가 커지고, 상대적으로 운송 경로가 안정적인 미국산 LNG의 매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여기에 미국 LNG는 목적지 변경이 가능한 계약 구조(destination flexibility)와 허브 가격 연동 방식 등 거래 유연성이 높은 특징을 갖고 있어 위기 상황에서 구매자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특성 때문에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확대될수록 미국산 가스의 시장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미국이 일부러 에너지 판매를 위해 위기를 조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이러한 상황이 미국 국내 정치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동 긴장이 장기화되면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 역시 물가 부담이라는 정치적 리스크를 안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중동 분쟁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재편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건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정학 리스크가 상수가 된 상황에서 각국의 에너지 전략과 공급망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일상화된 ‘동시다발’ 극한 기상, 세계 경제 구조적 리스크로 등장

지난 2022년 여름 유럽 전역과 중국 양쯔강 유역, 북미 중부에서 사상적인 폭염이 거의 동시에 발생했다. 유럽에서는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자력발전소 냉각수 부족 문제가 불거졌고, 중국에서는 강수량 감소로 수력발전량이 급감해 제조업 생산 차질이 이어졌다. 미국 중부 역시 고온과 가뭄의 영향으로 농작물 피해가 커지고 물류 차질이 겹쳤다. 2023~2024년에는 가뭄이 세계 곳곳에 피해를 입혔다. 이 시기 파나마 운하는 수위가 크게 낮아졌고, 미국 미시시피강도 수량이 크게 줄었다. 유럽 주요 내륙 수로에서도 가뭄이 동시에 나타났다. 개별적으로 보면 각 지역의 폭염과 가뭄 문제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같은 시기에 발생하면서 글로벌 해운과 곡물, 에너지 물류가 한꺼번에 흔들렸다. 동시다발 극한 기상 사례다. 기후 변화가 만들어내는 폭염·홍수 등의 재난은 더 이상 특정 지역, 특정 국가의 피해로 그치지 않는다.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극단적 기상 현상이 동시에 발생해 글로벌 경제의 안정성을 근본부터 흔드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이른바 '공간적 복합 극한 현상'이라는 새로운 단계의 위험이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 Zurich)의 대기·기후과학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러한 동시다발적 기상이변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기후 위기는 이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의 구조적 리스크'"라고 강조한다. ◇재난이 겹칠수록 경제 충격은 증폭된다 연구팀이 주목한 핵심 개념은 '공간적 복합 극한 현상(spatially compounding climate extremes)'이다. 이는 폭염·폭우·가뭄·수자원부족과 같은 극단적 기상 현상이 서로 다른 지역에서 같은 해, 혹은 같은 시기에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을 뜻한다. 과거에는 특정 지역에서 발생한 재난의 경제적 충격이 비교적 국지적으로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 경제는 무역과 금융, 에너지·식량 공급망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그 결과 여러 생산·물류 거점이 동시에 타격을 받을 경우 충격은 단순히 “몇 곳이 더 피해를 입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연구팀은 이를 계통적 위험(systemic risk)이라고 설명한다. 즉, 개별 피해의 합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의 경제적 충격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전 세계 주요 곡창지대에서 동시에 가뭄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발생한 농업 생산 감소는 국제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식량 수입국의 물가 불안, 사회적 갈등, 정치적 불안정으로 확산된다. 단일 기상이변이 아니라 동시다발적 재난이 문제의 본질이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숫자가 말해주는 현실: 기후 재난과 GDP 손실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기상 재해로 인한 전 세계 평균 국내총생산(GDP) 손실은 연간 약 0.14% 수준이었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이미 발생한 피해만을 기준으로 한 값이다. 미래 전망은 전혀 다르다. 연구팀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3°C 상승할 경우 전 세계 경제가 입을 누적 손실이 글로벌 GDP의 약 10%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저위도·저소득 국가에서는 손실 규모가 최대 17%까지 확대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현실적인 온실가스 배출 경로로 평가되는 시나리오(SSP2-4.5)를 기준으로, 21세기 중반(2041~2060년)에 추가로 위험에 노출되는 경제 규모는 ▶폭염: 약 93조 달러(전 세계 GDP의 약 37%) ▶토양 수분 가뭄: 약 20조 달러(GDP의 약 5%) ▶폭우·홍수: 약 16조 달러(GDP의 약 4.5%) ▶수자원 부족: 약 17조 달러(GDP의 약 3.7%) 등이다. 이 수치는 '실제 손실액'이 아니라, 기상이변에 노출되는 경제 활동의 규모를 의미한다. 하지만 연구팀은 “노출 규모가 커질수록 실제 피해가 발생할 확률과 피해 강도 역시 크게 증가한다"고 지적한다. 기상이변에 영향을 받는 경제 활동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실제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한 번 피해가 발생했을 때 입는 손실의 크기 또한 훨씬 커진다는 뜻이다. ◇기온 상승 폭 크면 경제적 위험 더욱 가팔라져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기온 상승이 2°C를 넘어설 경우 경제적 위험은 '선형적으로' 증가하지 않는다. 즉, 1°C에서 2°C로 갈 때보다 2°C에서 3°C로 갈 때 위험 증가 속도가 훨씬 가파르다. 극단적 기상 현상의 동시 발생 확률이 비선형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폭염·가뭄·폭우가 각각 더 자주 발생할 뿐 아니라, 서로 다른 지역에서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 그 결과 공급망·금융·보험 시스템이 동시에 압박을 받게 되고, 복구 비용과 경제적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공간적 복합 극한 현상의 가장 위험한 특징은 공급망을 통해 충격이 확산된다는 점이다. 한 지역에서 폭우로 공장이 멈추고, 다른 대륙에서는 가뭄으로 항만과 내륙 수로가 마비되는 일이 동시에 발생하면, 기업들은 대체 공급처를 찾지 못한 채 생산을 중단하게 된다. 연구진은 이를 “동시 충격에 따른 연쇄 붕괴 효과"로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국가 간 격차도 극명해진다. 저소득 국가는 단일 기상 재해만으로도 GDP의 5~30%에 달하는 손실을 입는 사례가 빈번한 반면, 고소득 국가는 대부분 0.1% 미만의 손실에 그친다. 기후 위험 지역에 경제 성장이 집중되고, 그 지역들이 동시에 재난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를 더욱 키운다. ◇폭염은 왜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치명적인가 연구 결과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소득 계층 간 피해 격차다. 폭염의 경우 저소득층의 1인당 GDP는 매년 평균 8% 감소하는 반면, 고소득층은 3.5% 감소에 그쳤다. 피해 강도가 두 배 이상 차이 나는 셈이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히 '더 덥기 때문'이 아니다. 저소득 지역일수록 냉방 인프라가 부족하고, 노동 강도가 높은 산업에 종사하는 비중이 크며, 기후 충격 이후 회복을 위한 재정·제도적 여력이 제한적이다. 결국 기후 위기는 기존의 경제적 불평등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산업별로도 차이가 나는데, 기상이변에 가장 취약한 산업은 ▶가뭄·폭염·폭우에 직접 노출되는 농업·식품 산업 ▶발전용수·냉각수 부족이나 송전망 피해를 볼 수 있는 에너지 산업 ▶글로벌 부품 공급망 차질이 우려되는 제조업 ▶항만·내륙 수로나 철도 마비에 따른 피해가 예상되는 물류·운송업 등이다. 특히 글로벌 가치사슬에 깊이 편입된 산업일수록 한 지역의 피해가 곧바로 세계 전체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1.5°C 목표는 '환경 구호'가 아니다 연구팀은 파리협정이 제시한 1.5°C 목표를 단순한 환경적 이상이 아니라 경제적 안전선으로 규정한다. 기온 상승을 이 범위 안에 묶을 경우 위험에 노출되는 글로벌 GDP 규모는 크게 줄어든다. 반대로 2°C를 넘어서면 경제적 노출과 복구 비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기후 위기는 이미 세계 경제의 구조를 시험하고 있다"면서 “온실가스 감축과 국제적 리스크 관리 실패는 곧 경제 시스템 전체의 불안정으로 되돌아온다"고 경고한다. 공간적으로 연결된 세계 경제를 지키기 위해서는 철저한 기후 대응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글로벌 재난 리스크 풀링(global catastrophe risk pooling)'을 제안했다. 여러 국가가 공동 기금을 조성하고 대규모 재난 발생 시 자동으로 필요한 재원을 지원하는 구조다. 이는 보험 원리를 국가 단위로 확장한 개념으로, 특정 국가가 재난을 겪을 때 다른 국가들이 위험을 분담하는 방식이다. 다만 연구진은 공간적 복합 극한 현상이 심화할수록 전통적인 '지역 분산' 전략만으로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러 대륙이 동시에 재난을 겪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히 기금 조성에 그칠 것이 아니라 기후 상관관계를 고려한 정교한 지역 묶음과 국제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폭염·홍수·가뭄을 동시에 겪을 확률이 낮은 국가들끼리 묶는 방식, 즉 지리 기준이 아니라 '기후 통계' 기준으로 국가 블록을 재설계하고, 이에 맞춰 재난 금융과 공급망, 보험 체계를 공동으로 구축하자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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