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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끝’ 공기열 히트펌프 경제성분석, 그런데 중요한게 빠졌다

기후부가 탄소 감축 효과가 있는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을 본격화하기 위해 지원 근거 마련에 나섰다. 산하 기관이 실시한 공기열 히트펌프의 경제성 및 환경성 분석에서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분석에서는 중요한 요소가 빠졌다. 바로 설비 가격이다. 히트펌프는 기존 보일러보다 가격이 약 10배이상 비싸다. 난방업계는 탄소 감축도 중요하지만 예산의 효과적 배분도 중요하다며 현실성 있는 보급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의뢰로 미래기준연구소에서 지난해 12월 내놓은 '가정용 무탄소 도입을 위한 정책·기술 검토 및 친환경 기준안 마련'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난방설비 가운데 공기열 히트펌프의 경제성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기준으로 설비별 연료비를 보면 △도시가스 콘덴싱보일러 203만3000원(MJ당 22.3617원 적용) △등유보일러 390만4000원(리터당 1367원 적용) △LPG보일러 498만2000원(kg당 2445원 적용) △공기열 히트펌프 92만2000원(kWh당 120원 적용)이다. 공기열 히트펌프의 연료비가 LPG보일러보다 1/5 수준밖에 안되는 등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열 히트펌프는 친환경성에서도 가장 앞섰다. 설비별 연간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보면 △콘덴싱보일러 0.807kg △화목보일러 28.621kg △등유보일러 6.187kg △LPG보일러 4.656kg △공기열 히트펌프 제로(간접 0.6782kg)이다.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콘덴싱보일러 5041kg △화목보일러 1만1617.55kg △등유보일러 7135.6kg △LPG보일러 6098.3kg △공기열 히트펌프 제로(간접 3317.4kg)이다. 콘덴싱보일러 대비 질소산화물 저감율은 △화목보일러 97% △등유보일러 87% △LPG보일러 83% △공기열 히트펌프 -16%이다. 콘덴싱보일러 대비 이산화탄소 저감율은 각각 57%, 29%, 17%, -35%로 나왔다. 보고서는 이를 바탕으로 가스보일러 인증 기준을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현행 환경표지 인증기준 EL261(가스보일러)은 질소산화물 18ppm 이하, 일산화탄소 배출농도 100ppm 이하, 열효율 92% 이상 등의 조건을 규정하고 있다. 이 기준은 환경산업기술원의 친환경 보일러 지원사업의 근거이기도 하다. 보고서는 최근 대부분 보일러의 열효율이 92%를 달성함에 따라 기준을 더 높일 필요가 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나 평가 항목이 없어 이에 대한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항목이 신설된다면 공기열 히트펌프가 월등히 우수하기 때문에 가장 많은 지원을 얻을 수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달 16일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오는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대를 보급해 온실가스 518만톤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시범사업으로 90억원의 예산을 들여 총 1607가구에 공기열 히트펌프 설치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국회에서는 공기열 히트펌프는 재생에너지원으로 인정하는 관련 법안 개정까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난방업계는 이번 용역 결과에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조사가 너무 공기열 히트펌프에 유리하게만 이뤄졌다는 것이다. 대표적 예로 난방설비별 경제성 분석에서 중요한 요소인 설비 가격이 빠졌다. 가정용 보일러를 기준으로 했을 때 기존 도시가스 및 LPG 보일러의 설비 가격은 100만원 이하이다. 반면 공기열 히트펌프는 총 1400만원가량이 필요하다. 국회예산처의 2026년도 예산안 분석에 따르면 공기열 히트펌프 1대당 설치비용은 히트펌프 700만원, 축열조 등 부속설비 350만원, 제어반 및 통신모듈 200만원, 설치비 150만원 등 총 140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와 있다. 여기에 전기요금 누진제도 빠졌다. 가정용 요금의 누진제는 월 200kWh 이하까진 120원, 다음 200kWh까진 214.6원, 400kWh 초과부터는 307.3원이 적용된다. 경제성 분석때 공기열 히트펌프의 월평균 전기 사용량은 640.59kWh로, 누진제 최고 구간에 해당한다. 이를 적용하면 공기열 히트펌프의 연료비용은 2.5배나 높아지게 돼 콘덴싱보일러보다 더 많게 된다. 다만, 기후부는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는 공기열 히트펌프 전용 요금제를 마련할 계획이다. 난방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이 안된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설비보다 10배이상 비싼 가격 때문인데, 보급을 활성화하려면 정부가 가격 대부분을 지원해줘야 가능할 것"이라며 “과연 그 예산 투입 대비 탄소 감축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히트펌프의 난방 온도가 높지 않아 별도의 온수기를 설치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며 “히트펌프의 실질적인 성능과 효과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영월 상동광산 32년 만에 재개광…“경제 가치 최대 46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첨단산업 핵심 전략물자인 텅스텐을 생산하는 영월 상동광산이 폐광한 지 32년 만에 재개광한다. 강원특별자치도와 영월군, 알몬티 인더스트리는 15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텅스텐 광산을 중심으로 한 핵심 광물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텅스텐은 국가 핵심광물 38종 중 하나로 반도체와 방위산업 등 국가전략산업 전반에 필수적으로 활용되는 핵심 자원이다. 대한중석 상동광업소 시절인 1994년 폐광한 상동광산은 세계 평균 품위(0.18∼0.19%)의 약 2.5배에 달하는 0.44%의 고품위를 보유한 광산이다. 현재 국내 텅스텐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월 상동은 국내 유일의 텅스텐 생산 준비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제적 가치는 텅스텐 정광(품위 65%) 기준 약 27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이를 산화 텅스텐(품위 99%)으로 생산할 경우 약 46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텅스텐을 '푸른 보석'이라고 일컫는다. 자외선(UV)에 비춰보면 푸른빛을 띠기 때문이다. 알몬티는 대한중석을 인수한 미국 기업으로,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본사를 이전 중이다. 상동광산에서 생산한 연간 64만t의 텅스텐 원석을 품위 65%의 텅스텐으로 만드는 선광장 공장은 올해 마무리 단계에 있다. 조만간 시험생산을 거쳐 올해 안에 본격적인 생산과 출하를 앞두고 있다. 영월 상동의 선광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하게 되면 품위 65%의 텅스텐이 올해부터 연간 2천300t가량 생산된다. 이 중 2천100t은 기존 계약에 따라 향후 15년간 미국으로 전량 수출된다. 이어 공장 증설을 통해 연간 2천100t을 추가 생산할 수 있는 제2 생산라인이 본격적으로 가동하게 되며 이 중 절반은 내수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2024년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산솔면 녹전리 일원에 조성될 핵심 소재 산업단지 구축을 통해 품위 99%의 산화 텅스텐 생산라인까지 갖추면 2029년부터는 국내에서 필요로 하는 연간 3천t 전량을 자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핵심 광물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국가 공급망 안정성 확보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도와 군은 기대한다. 도는 텅스텐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의 기초 소개 공급 기반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영월군을 중심으로 지역 산업 활성화와 미래 성장 동력 창출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월군은 텅스텐을 기반으로 한 첨단산업 핵심소재단지 조성을 통해 소재·가공·활용 기업 유치 등 후방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도와 군은 광산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광미를 활용한 저탄소 소재 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자유특구 지정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김진태 도지사는 “상동광산이 32년 만에 다시 텅스텐 생산을 재개해 옛 명성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핵심광물 클러스터를 조성해 기업 유치부터 연구개발까지 아우르며 100% 해외 의존에서 100% 자급 체계로 변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스티븐 앨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영월 텅스텐은 한국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 차원에서도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된다"며 “상동 광산의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지속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고 말했다. 최명서 영월군수는 “첨단산업 핵심 소재단지 조성 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적 역할을 책임 있게 수행하고, 그 성과가 지역의 일자리와 산업 기반으로 이어지도록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소송 환경단체 패소…사업 추진 탄력받나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사업 승인을 취소해 달라며 환경단체들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법원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산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환경단체 기후솔루션 소속 활동가들과 시민 16명이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777만㎡ 규모로 조성되는 시스템반도체 특화 국가산업단지로, 2023년 3월 정부 계획이 확정됐다. 삼성전자는 해당 부지에 총 36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라인 6기를 조성할 계획이다. 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산단 계획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는 부지 내 거주 주민을 대상으로 토지 보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앞서 기후솔루션 등 원고 측은 탄소중립기본법 등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과 감축 계획이 부실하다며, 산단 계획 승인 자체가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LH가 제출한 기후변화 영향평가서에 일부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이를 이유로 산단 계획 승인 전체가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산단 조성으로 인한 이익과 불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행정 판단에도 문제가 없다고 봤다. 이번 판결로 토지 보상 절차는 차질 없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국가산단 조성에 필요한 인·허가, 전력·용수 확보, 기반시설 구축에 대한 행정 지원도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일정대로라면 2028년 10월 착공, 2030년부터 본격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개별 사업의 적법성 판단을 넘어, 국가 전략 산업 관련 대규모 투자 사업의 정책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인한 결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됐던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새만금 이전론도 이번 판결을 계기로 다소 잦아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전력·용수 공급 여건과 인력·소부장 생태계 등을 고려할 때 입지 이전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법원 판결로 당면한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정부와 지자체, 사업 주체 간 협력을 통해 사업이 예정된 일정대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세계기상기구 “작년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 중 하나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가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해 중 하나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WMO는 지난해 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44(±0.13)℃(도) 상승해 관측 이래 역대 2~3위 수준에 해당했다고 잠정 밝혔다. 이는 국제적으로 활용되는 8개 기온 데이터세트 중 2개가 역대 2위, 나머지 6개가 3위를 기록한 결과다. WMO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11년이 모두 관측 이래 가장 더운 11개의 해로 기록됐다. 최근 3년 평균(2023~2025년) 전 지구 평균기온도 산업화 이전 대비 1.48(±0.13)도 높다. 사실상 파리협정으로 정한 1.5도 한계선에 근접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23년 1.45도, 2024년 1.55도, 2025년 1.44도 상승해 최근 3년이 역대 1~3위를 차지했다. 바다의 온난화 현상도 멈추지 않고 있다. WMO에 따르면 지난해 해양 수온은 기후시스템 내 장기간 열 축적을 반영해 기록상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수심 2000m 이내 전 지구 해양 열용량은 2024년 대비 약 23±8 제타줄(ZJ)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 2024년 전 세계 총 전력 생산량의 약 200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역별로는 전 지구 해양의 약 33%가 1958~2025년 관측 기록 중 상위 3위 이내, 약 57%는 상위 5위 이내를 기록해 해양 온난화가 전 지구적으로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해 전 지구 연평균 해수면 온도는 1981~2010년 평균보다 0.49도 높아 역대 3위였으며, 2024년보다는 0.12±0.03도 낮았다.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지난해는 라니냐 현상이 지속됐지만 대기 중 온실가스 축적으로 인해 전 지구적으로 기록상 가장 따뜻한해 중 하나였다"며 “높은 지표 및 해양 온도는 폭염, 집중호우, 강력한 열대저기압과 같은 극한 기상 현상을 더욱 악화시켜 조기 경보 시스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연평균기온은 13.7도로 지난 2024년에 이어 관측 이래(1973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연평균 해수면 온도는 17.7도로 최근 10년(2016~2025년)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역대 최고치는 2024년의 18.6도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정치인 출신 에너지 공공기관장들, 지방선거 출마설 잇따라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출신 에너지 공공기관장들의 출마 가능성이 관가 안팎에서 잇따라 거론되고 있다. 임기 만료가 다가오거나, 임기 중이라도 사퇴 시 출마가 가능한 인사들이 적지 않은 만큼, 에너지 공기업 수장들의 거취를 둘러싼 관측도 한층 분주해지는 분위기다. 현재 선거 출마설이 거론되는 정치인 출신 에너지 공공기관장들은 모두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로, 임기 만료 또는 중도 사퇴 시 6월 지방선거 출마가 가능한 시점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공기업계 안팎에서는 이들의 거취가 향후 정부 공공기관 인사와 지방선거 판세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강기윤 남동발전 사장이 꼽힌다. 강 사장은 2024년 11월 취임해 2027년 11월까지 임기이다. 그는 경남 지역구 국회의원 출신으로, 진주가 본사인 남동발전 사장으로 취임할 당시부터 차기 통합창원시장 선거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역 정치 경험과 인지도를 감안할 때, 여권 내 유력 후보군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울산에 본사를 둔 동서발전의 권명호 사장 역시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다. 권 사장도 2024년 11월 취임해 2027년 11월까지 임기이다. 권 사장 역시 울산 지역구 국회의원 출신으로, 지역 정치 지형과 에너지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지방선거 국면이 본격화될 경우 선택지를 고민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임기가 만료돼 후임 사장 인선 절차가 진행 중인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정용기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도 출마설이 거론되는 인사들이다. 두 인물 모두 국회의원 출신이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도 하반기 임기 만료예정인 만큼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 김 사장은 광주 광산 지역구 4선 의원 출신이다. 특히 김 사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됐지만 국회의원 당시 당적은 민주당 계열이었다. 모두 상당한 정치권 경력을 보유한 만큼, 지방선거까지 남은 시간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공기업계 안팎에서는 이들 인사들이 모두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정치인 출신 공공기관장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권 교체 이후에도 임기를 채우며 공공기관장을 이어가기보다는, 정치적 동력이 살아 있을 때 지방선거에 도전하는 편이 합리적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에너지 공기업의 경우 정책 기조 변화와 인사 기류에 따라 경영 자율성이 제약될 수 있다는 점도 출마설에 힘을 싣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공기업계에서는 정치인 출신 기관장들의 출마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해당 기관의 경영 공백과 후임 인선 일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에너지 공기업의 경우 전력수급, 연료 조달, 요금 정책 등 민감한 현안이 산적해 있어, 선거 국면과 맞물린 수장 교체가 정책 연속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당사자들은 대체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관가에서는 “지방선거가 아직 상당 기간 남아 있는 만큼, 실제 출마 여부는 정치 지형과 정당 공천 구도, 본인 결단에 따라 막판에 가서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정치인 출신들이 에너지 공기업을 차기 선거를 위한 '경유지'처럼 활용하는 관행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에너지 공기업이 전력수급과 요금, 연료 조달 등 국가 경제 전반에 직결된 핵심 기관인 만큼, 기관장 자리가 정치적 재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소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향후 실제 출마가 현실화될 경우, 공기업 경영의 연속성과 정치적 중립성 논란도 함께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김소희 의원, 공기열 히트펌프 ‘조건부 재생에너지’ 인정 법안 발의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효율이 높은 공기열 히트펌프만 재생에너지로 인정하고 지원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정부가 공기열 히트펌프를 모두 재생에너지로 인정하는 것은 과도한 지원이라는 지적이다. 15일 김 의원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에너지이용 합리화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히트펌프는 전기를 사용해 공기·지열·수열 등 주변의 열을 끌어올려 냉난방과 온수를 공급하는 설비를 말한다. 김 의원의 법안은 히트펌프를 재생에너지로 인정하고 재정 지원을 하기 위한 전제조건을 법률로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은 공기열을 활용하더라도 난방 기간 계절성능계수(SPF) 2.875 이상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성능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재생에너지로 인정하도록 했다. 유럽처럼 효율이 담보되는 설비만 재생에너지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에너지이용 합리화법 개정안에는 지원이 설치 대수 경쟁으로 흐르지 않도록 지원 신청 시 에너지 절감량과 온실가스 감축량 산정 및 검증 결과 제출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지원금은 SPF·기존 설비 대비 감축 효과·재생에너지 사용 여부 등 성과 평가에 따라 차등 지급하도록 명문화했다. 히트펌프는 열부문의 전기화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공기열 방식은 외부 기온·부분 부하·계절 특성에 따라 성능 편차가 크고 전기를 필수로 사용하는 만큼 혹한기·혹서기 전력 피크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달 공기열 히트펌프를 재생에너지에 포함하는 시행령 개정을 입법예고하고 올해 보급 사업 예산으로 145억 원을 편성했다.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 대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공기열 히트펌프를 명확한 기준 없이 재생에너지로 분류하고, 대규모 지원까지 시행령과 예산으로 속도전을 벌이면서 전력 피크 부담, 감축 실효성, 세금 투입 타당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기후부 시행령 개정 입법예고에는 반대 의견이 1800건 이상 접수되는 등 전문가와 업계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히트펌프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준도 없이 재생에너지 딱지부터 붙이고 세금을 투입하는 방식에 제동을 걸자는 것"이라며 “재생에너지 실적 과대계상을 차단하고 지원이 설치가 아니라 실제 절감·감축 성과로 경쟁하도록 제도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자의 눈] 새만금 논쟁 핵심은 ‘이전’이 아니라 ‘해결 능력’이다

새만금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론을 둘러싼 논쟁은 겉으로 보기엔 지역 간 경쟁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전혀 다르다. 핵심은 어디로 옮길 것이냐가 아니라, 어디가 전력과 용수를 현실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다. 반도체 산업은 선언이나 구호로 움직이지 않는다. 결국 기업을 설득하는 것은 정치적 명분이 아니라, 숫자로 입증되는 실행 능력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를 논할 때 가장 먼저 짚어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해당 지역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얼마의 비용을 들여 24시간 무중단 전력과 대규모 초순수를 공급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표와 재원 조달 방안, 계통·수자원 연계 계획을 제시하는 곳이 있다면, 그곳이 바로 '적격지'다. 수도권이든, 새만금이든, 또 다른 지역이든 기준은 동일해야 한다. 문제는 지금의 논쟁이 이 기준을 향해 가고 있는지다. 용인이 왜 논란의 대상이 됐는지, 송전망과 용수 문제가 어디까지 왔는지에 대한 냉정한 진단 보다는 새만금 등으로 이전이 가능하냐 불가능하냐는 정치적 공방이 앞서고 있다. 새만금 역시 재생에너지 잠재력이라는 장점만 강조될 뿐, 반도체 산업이 요구하는 전력 '품질'과 계통 안정성, 초순수 공급 체계에 대한 구체적 검증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 사실 이 논쟁은 정쟁으로 흐를 이유가 없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특정 지역을 밀거나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후보지를 동일한 잣대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비교하는 것이다. 전력 수요(GW), 송전망 구축 기간(년), 용수·초순수 확보 가능성, 총 비용(조 원)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를 묻는 것이 정책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이 과정이 정쟁에 소모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전론은 포퓰리즘이라는 공격과, 현 입지 고수가 기득권이라는 반격이 맞부딪치면서 논점이 흐려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가장 중요한 질문, 즉 어디가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을 가장 빨리 줄일 수 있는가라는 물음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반도체는 한 번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수십 년을 되돌릴 수 없는 산업이다. 그래서 입지 논쟁은 더더욱 감정이 아니라 계산으로 접근해야 한다. 용인이든, 새만금이든, 혹은 제3의 지역이든, 전력과 용수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현실적 방안을 제시하는 곳이 설득력을 갖는다. 그 답을 내놓지 못한 채 논쟁만 반복된다면, 이번 논쟁 역시 또 하나의 정치적 소음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결론이 아니라 검증이다. 정쟁이 아니라 설계도다. 반도체 클러스터의 미래는 말이 아니라, 전선과 관로, 그리고 숫자가 결정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책임지고 객관성과 전문성을 담보한 수치와 정보를 토대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멀쩡한 원전, 왜 ‘서류’ 때문에 멈춰야 하나

각주구검(刻舟求劍). 배에서 칼을 떨어뜨린 사람이 뱃전에 표시를 해두고 나중에 찾으려 했다는 고사다. 배는 이미 움직였는데 표시만 믿고 칼을 찾으니 헛수고일 뿐이다. 지금 전 세계 원전 시장은 급변하는데, 우리 규제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 원자력은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니다. 탄소중립과 AI·반도체 산업이 요구하는 폭발적 전력 수요를 감당할 유일한 대안이자, 국가 생존을 결정짓는 전략 자산이다. 미국은 속도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 14300호를 통해 원전 규제 개혁을 지시했고, 이에 따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는 계속운전 심사 기간은 12개월로, 신규 원전 심사는 18개월 이내로 끝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심사 절차를 효율화하여 원전 가동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다. 미국은 AI로 초래된 전력난 해결을 위해 이미 가동 원전의 대부분에 대해 계속운전을 승인하고 심지어 폐쇄했던 원전까지 다시 살려내고 있다. 반면 우리는 경직된 제도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 행정 절차 때문에 멀쩡한 원전을 세워두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가 최근 계속운전 신청 기한을 앞당기는 제도 개선을 했지만, 일부 원전은 여전히 과거 규정에 묶여 계속운전 신청을 늦게 하면서 계속운전 심사 기간 중 가동을 멈추는 소위 '강제 정지' 사태를 맞고 있다. 원전 1기가 멈출 때마다 우리는 하루에만 수십억 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는다. 더 심각한 것은 법에서 정한 계속운전 기간인 10년에서 심사와 설비 개선에 소요된 기간을 뺀 기간만 운전하게 한다는 것이다. 제도의 허점이 전력 수급 불안을 야기하고 아까운 국부를 낭비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는 국익의 관점에서 계속운전 제도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첫 번째 단추는 계속운전 기간 산정 방식 개편이다. 계속운전 시작일을 운영허가 만료일이 아닌 계속운전 승인일로부터 따져 실질적인 10년을 보장하는 것이다. 현재는 심사가 길어지거나 설비 개선 공사가 지연되면 그만큼 운영 기간이 줄어들어 실제로는 6~7년밖에 가동하지 못한다. 정지 기간 중 원전은 안전하게 관리되어 안전성에 전혀 영향이 없음에도 단지 서류상 이유로 계속운전 기간을 줄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승인 시점에 기간을 명확히 정해주면 충분한 심사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사업자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원전의 계속운전 여부를 판단하는 경제성 평가의 잣대를 현실에 맞게 고쳐야 한다. 원전끼리 도토리 키 재기를 할 것이 아니라 전체 전력 시장이라는 큰 숲을 보고 평가해야 한다. 작년 기준 원자력 발전 평균 단가는 킬로와트시(kWh)당 60원대인 반면, 액화천연가스(LNG)는 170원대이고 석탄도 140원대에 이른다. 중수로가 경수로보다 조금 더 비싸다는 이유로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는 마치 전교 상위권 학생들만 모인 우등반에서 반 석차가 꼴찌라고 해서 그 우수한 학생을 학력 부진아 취급하며 퇴학시키려는 것과 다름없다. 어떤 발전원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경제성을 가진 원전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미 계속운전이 승인된 원전의 설비 개선 공사에 대해서는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를 면제해야 한다. 계속운전을 위해 낡은 설비를 교체하는 것은 안전을 위한 필수 과정이다.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승인했다는 것은 그 기술적 타당성과 안전성을 이미 인정했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행정 절차상 예타를 다시 받게 하는 것은 중복 규제이자 행정력 낭비다. 설비 교체 지연은 원전 가동 지연으로 이어지고, 그 비용은 국민의 전기요금 부담으로 돌아온다. 따라서 계속운전이 승인된 원전의 설비 개선 사업은 국가재정법 제38조제2항에 따라 예타를 면제하는 등 패스트 트랙을 만들 필요가 있다. 결국 핵심은 낡은 껍질을 깨고 나오는 과감한 결단과 정부의 강력한 의지다. 원자력은 다가오는 미래 산업 전쟁의 승패를 가를 전략 무기이자 기후 위기의 방패다. 행정 편의주의와 절차의 늪에 빠져 우리의 핵심 자산을 멈춰 세우는 것은 국가적 자해 행위나 다름없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제도를 정비해야 할 때다. 문주현

엘니뇨가 인류 수명을 두고두고 갉아먹는다

엘니뇨는 흔히 폭우와 가뭄, 폭염을 동반하는 일시적 기상이변으로 인식되곤 한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연구는 이 통념을 뒤집는다. 엘니뇨는 단발성 재난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인류의 기대수명을 조금씩, 그러나 지속적으로 갉아먹는 구조적 위험 요인이라는 것이다.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과 홍콩 시립대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지난 60여 년간의 엘니뇨 사건과 환태평양 국가들의 사망 통계를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논문에서 엘니뇨가 사망률 개선 속도를 체계적으로 둔화시킨다는 사실을 정량적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는 현재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약속 수준을 반영한 시나리오(SSP2-4.5)를 적용했을 때, 2020~2099년 사이 엘니뇨로 인한 누적 기대수명 손실의 중앙값이 2.8년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금전 가치로 환산하면 약 35조 달러(5경1600조 원)에 이른다. 이는 해당 국가들이 21세기 동안 생산할 총 경제 규모의 약 1%에 해당하고, 코로나19 이전 미국 연간 의료비 지출의 9배에 달하는 규모다. 엘니뇨(El Niño)는 열대 태평양의 중앙 및 동쪽 해역에서 해수면 온도가 평상시보다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전 세계적으로 홍수, 극심한 폭염, 대기 오염과 같은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나타난다. 엘니뇨는 전염병, 설사병, 심혈관 및 호흡기 질환을 유발해 사망률을 높인다. 특히 의료 기술 발달로 수명이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를 거슬러 결과적으로 인류의 기대수명을 단축시키는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엘니뇨의 충격 최대 10~16년 지속 연구의 핵심 발견은 엘니뇨의 영향이 발생 연도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하면 폭염과 대기오염 악화, 감염병 확산, 의료체계 부담 증가 등이 겹치면서 사망률이 일시적으로 상승한다. 문제는 이 충격이 이후 수년간 사망률 개선 추세 자체를 낮춰버린다는 데 있다. 예컨대, 의료기술 발전과 생활환경 개선으로 매년 기대수명이 0.2년씩 늘어날 수 있었던 사회에서 엘니뇨가 발생하면 그 이후에는 그 기대수명 증가 폭이 0.1년 또는 그 이하로 줄어든다. 이 '작은 차이'가 해마다 누적되면서 몇 년 뒤에는 통계적으로 뚜렷한 기대수명 격차로 나타난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하는 핵심 개념이 바로 '누적 기대수명 손실(cumulative life expectancy loss)'이다. 이는 특정 시점의 기대수명이 몇 개월 줄었는지를 말하는 지표가 아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엘니뇨가 없었다면 이어졌을 기대수명 증가 경로와 실제로 관측된 기대수명 경로 사이의 차이를 시간에 따라 모두 합산한 값이다. 이는 자동차가 고속도로를 달리다 갑자기 속도가 줄어든 경우에 비유할 수 있다. 한번 속도가 줄면 이후 다시 가속하더라도, 이미 늦어진 거리만큼은 영원히 회복되지 않는다. 엘니뇨는 바로 이런 방식으로 사회 전체의 '수명 증가 속도'를 늦추고, 그 결과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손실을 남긴다. 마찬가지로 논문에서 제시한 '2100년까지 2.8년의 누적 기대수명 손실'이란 2100년에 갑자기 수명이 2.8년 줄어든다는 뜻이 아니다. 2020년대부터 반복되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매년 조금씩 사라진 기대수명의 총합이 2.8년에 이른다는 의미다. ◇한국인도 기대 수명 손실 나타나 연구진은 신뢰할 수 있는 사망 통계를 가진 환태평양 10개 국가·지역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는 한국과 미국·일본·캐나다·호주 등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엘니뇨가 기대수명에 미친 순수 영향을 분리하기 위해 1982~83년이나 1997~98년처럼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했던 해의 엘니뇨 강도(E-index) 값을 0으로 설정하고, 해당 기상 이변이 아예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했다. 연구팀은 이런 방법에 따라 1960~2022년까지 10개국의 데이터를 적용해 엘니뇨 강도가 '사망률 개선 속도'를 얼마나 둔화시키는지를 나타내는 회귀 계수를 산출했다. 미국의 경우 1982~83년 엘니뇨로 인해 0.6년 이상, 1997~98년 엘니뇨로 인해서는 0.4년 정도의 기대수명 누적 손실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논문에서 한국도 엘니뇨의 영향을 받는 국가로 제시됐다. 국가별 분석 결과를 보면, 1982~83년과 1997~98년 두 차례 초강력 엘니뇨 모두에서 한국은 기대수명 누적 손실이 '음(-)'의 방향으로 나타났다. 다만, 추정치를 사용한 탓에 연구팀은 통계적으로 유의하다고 판단하지는 않았다. 한국은 엘니뇨의 직접 경로에 있지 않음에도, 여름 폭염의 강도 증가나 계절 강수 패턴 변화, 대기질 악화와 열 스트레스 증가 등의 간접 효과를 통해 장기적인 건강 부담을 축적해왔다는 뜻이다. 특히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빠른 사회이기 때문에, 사망률 개선 속도가 조금만 흔들려도 기대수명 전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연구진이 1982~83년 엘니뇨가 1997~98년보다 더 큰 기대수명 손실을 남겼다고 분석한 것도,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1980년대 사망률 개선 속도가 1990년대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빠르게 나아가던 경로일수록, 작은 충격에도 잃는 것이 커진다. ◇젊은 층은 '건강', 중장년층은 '경제' 타격 연령대별 분석도 주목할 만하다. 엘니뇨로 인한 사망률 개선 둔화는 30세 미만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 폭염과 대기오염, 감염병에 더 많이 노출되고, 대응 자원이 부족한 집단이기 때문이다. 반면, 경제적 손실의 대부분은 30~59세 중장년층에서 발생한다. 이 연령대는 사회 전체 생산의 중심이며, 통계적으로 '한 명의 사망이 가지는 경제적 가치(Value of Statistical Life)'가 가장 크다. 엘니뇨로 인한 건강 악화와 조기 사망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의 구조적 손실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엘니뇨가 일시적인 기상 현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엘니뇨는 인류의 기대수명 증가 경로 자체를 잠식하는 장기적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조기경보 체계, 폭염 대응 의료 시스템, 취약계층 보호 정책을 기후 적응 전략과 결합하지 않는다면 엘니뇨는 인류의 수명을 단축시킬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한국처럼 고령화가 빠르고, 폭염과 대기오염에 취약한 사회일수록 엘니뇨 대응은 기후 정책의 부차적 영역이 아니라 보건·복지·경제 정책의 핵심 의제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해상풍력 발전지구 사업자로 선정되면 착공까지 3년이면 가능”

해상풍력 특별법 시행령에 따라 정부 계획 입지인 발전지구의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착공까지 약 3년이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해상풍력 사업 기간이 통상 10년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인허가 절차가 대폭 단축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풍력산업협회는 14일 서울 여성가족재단에서 '해상풍력 특별법 시행령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에서는 시행령이 시행될 경우 해상풍력 사업 기간이 얼마나 단축될 수 있는지를 두고 질의가 이어졌다. 조진화 기후부 해상풍력발전추진단 인프라지원팀장은 “기존에는 사업 기간을 약 10년으로 봤다면, 발전지구에서 사업자가 선정된 이후 착공까지는 빠르면 3년 정도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상풍력 특별법 시행령은 정부가 주도로 입지를 선정하고 환경영향평가, 군 작전성 평가 등 각종 인허가와 주민 수용성 확보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해상풍력 사업자는 민간 사업자가 개별적으로 지역별 인허가 절차를 밟아야 했지만 시행령에 따라 정부의 체계적인 인허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기후부는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해상풍력발전추진단을 출범했다. 공청회에서는 정부의 계획 입지 선정을 두고 기존에 사업을 추진하던 사업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해상풍력 사업자들은 법 제정 이전부터 추진해 온 사업이 신규 제도 도입 과정에서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이에 대해 정부는 기존 사업자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질의에서는 “추진단의 기존 사업자 지원 범위가 해상풍력 고정가격 계약 경쟁입찰에 낙찰된 14개 사업으로 한정되는지, 아니면 이미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모든 해상풍력 사업자의 애로 사항을 해소하려는 것인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조 팀장은 “추진단의 업무 범위는 보급 확산, 산업 공급망 관리, 산업 육성 및 고도화를 위한 기술 개발 등 산업 지원 전반을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낙찰 사업자에 대한 밀착 지원과 기존 발전사업자에 대한 지원이 함께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또 정부 계획 입지 방식이 도입되면 민간 입지 발굴 형태의 사업이 모두 사라지는 것인지 이미 진행 중인 민간 사업은 어떻게 되는지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조 팀장은 “해상풍력 특별법은 지난해 3월 25일 공포됐다"며 “공포와 함께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목적으로 한 풍향계측기 설치를 위한 공유수면 점유가 금지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포일 이전에 이미 허가를 받아 계측 중인 사업자는 3년의 유예기간이 주어져 2028년 3월 25일까지 전기사업법에 따라 발전사업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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