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기간 ~

트레이딩에 대한 전체 검색결과는 1건 입니다.

▲브로커리지 부문 트리플점프에 힘입어 내년 한국 증권업 전반에 대한 리레이팅이 기대된다./CRAISEE(크레이시) 국내 자본시장에서 거래대금·예탁금·계좌수가 동시에 급증하며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부문이 사상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 글로벌 투자상품 수요 확대와 퇴직연금 자산 증가에 힘입어 자산관리(WM)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기업공개(IPO)·채권자본시장(DCM) 등 투자은행(IB)과 부문까지 우호적인 환경이 겹치며 증권업 전반의 가치 재평가(리레이팅)가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거래 기반 확대와 사업 포트폴리오 성장이 동시에 진행되는 '전환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거래·예탁금·계좌 수가 동시에 급증하는 '트리플 점프'로 브로커리지 부문이 시장 전반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 10월 시장은 브로커리지 지표가 전방위적으로 개선된 구간이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10월 국내 일평균 거래대금은 39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8.9% 증가했다. 2021년 1월 42조1000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코스닥 합산 시가총액 회전율은 162%로, 3분기 평균 대비 10.7%포인트 상승했다. 메리츠증권은 “거래·자금·유동성이 동시에 개선된 구간으로, 단순 반등이 아닌 구조적 회복 신호"라고 평가했다. 투자자예탁금도 빠르게 증가했다. 10월 예탁금은 85조5000억원, 전월 대비 11.8% 늘어나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행 요구불예금이 한 달 새 28조원 감소한 가운데 대기성 자금이 증권계좌로 이동한 흐름이 확인됐다. 신용융자 잔고도 26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요구불예금 감소는 시중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신용융자 잔고 증가는 투자심리 회복과 위험선호 확산을 의미한다. 키움증권 분석도 비슷한 결론이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활동계좌수와 예탁금 증가를 감안하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10월 말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수는 9524만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이는 전체 인구(5114만명)의 1.86배다. 안 연구원은 “예탁금과 시가총액이 동시에 증가하는 것은 시장 내 자금 유입이 지속된다는 의미"라며 “이 같은 구조 변화가 증권업 멀티플 리레이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로커리지 부문의 강한 회복은 증권업 전반에서 나타나는 개선 흐름과 맞물려 업황 기대를 키우고 있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업황은 어느 때보다 펀더멘털이 탄탄하고, 과거 디레이팅을 가져온 요인도 대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거래대금과 예탁금이 증가하는 가운데, WM·IB· 등 비브로커리지 부문도 금리·정책 환경 개선에 힘입어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거래 기반의 핵심 지표는 뚜렷한 증가세다. 하나증권은 내년 국내 일평균 거래대금이 37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올해 전망치(26조4000억원) 대비 41.3% 증가한 수치다. 단순한 단기 반등이 아니라, 개인투자자 기반 확대·예탁금 증가·주식투자 활동의 일상화가 결합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평균 시가총액도 코스피 3984조원, 코스닥 477조원으로 각각 올해 대비 61%, 15% 증가할 전망이다. 유동성 확대와 상장기업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반영된 흐름이다. 브로커리지 기반을 바탕으로 WM 부문 역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자산배분 수요 확대가 지속되면서 해외펀드·ETF·랩어카운트 판매가 늘고,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자산에 대한 관심도 확대되고 있다. 하나증권은 내년 커버리지사(키움·미래·삼성·NH·한투)의 WM 수수료 수익을 882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대비 15.9% 증가한 수준이다. WM 고객군의 핵심인 초고액자산가(UNHW) 금융자산 규모는 이미 3000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가계 금융자산 내 상위 부유층 비중이 59%에 달하며, 자산 승계·세무 전략·맞춤형 포트폴리오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은 WM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다. DC형·IRP 중심의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타깃데이트펀드(TDF)·일임형 자산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일례로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35조원, 삼성증권은 2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연금 자산은 안정적인 수수료 기반을 형성해 WM 부문의 이익 변동성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 IB 부문은 시장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021년 이후 위축됐던 IPO·주식자본시장(ECM) 시장이 올해와 내년을 기점으로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나증권은 커버리지사들의 내년 IB 및 기타 수수료 수익을 1조4500억원으로 제시했다. AI·반도체·로봇 등 신성장 산업 중심으로 대형 IPO 수요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정책적으로도 모험자본 공급이 강화되는 방향이다. 정부의 '혁신자본 공급 확대' 정책이 이어지는 만큼 벤처캐피털(VC)·프리IPO·대체투자 등 비상장 투자 생태계도 함께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부문도 금리·자산시장 환경 변화의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증권 채권팀은 내년 한국 기준금리가 50bp 인하, 미국은 75bp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고채 금리는 3년물·10년물이 각각 30bp·25b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채권평가이익 증가로 직결된다. 금리 10bp 하락 시 미래에셋증권의 평가이익 증가는 101억원, NH투자증권 62억원, 삼성증권 60억원, 키움증권 45억원, 한국투자증권 93억원으로 추정된다. 주가 강세가 유지될 경우 유가증권·비상장자산 평가이익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브로커리지를 중심으로 시작된 회복 흐름이 WM·IB·까지 확산되면서 증권업 전반의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다"며 “증권업이 기존의 브로커리지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자산관리·기업금융·운용이 고르게 성장하는 '종합 금융업'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거래 기반 확대, 부자 고객 증가, 공모시장 회복, 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이 맞물렸다"며 “올해와 내년 리레이팅의 원년을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증권사의 '수익 구조 다변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증권업은 과거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높았던 업종 특성상 거래대금 변동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게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WM·IB·운용·해외법인 실적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익원이 넓어지고 있다. 특히 해외 현지법인의 비중 확대가 두드러진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은 북미·동남아 IB 딜 소싱을 강화하고 있고, 삼성증권은 중동·유럽 채권 비즈니스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하 사이클이 본격화되면 채권 인수·운용 실적이 해외에서 먼저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비금융 자회사 활용도 점차 늘고 있다. 대체투자·리츠·부동산금융 등 비히클(계열 운용사·전문 투자법인)을 통한 구조화 딜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전통적인 중개업을 넘어 자본시장 내 '종합 금융사업자'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IB의 대체투자 딜은 통상 장기적인 수수료를 동반하기 때문에 실적 변동성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의 자본 규모가 꾸준히 커지면서 자기자본을 활용한 딜 소싱 능력도 예전보다 강화됐다"며 “내년에는 자본 조달·자산유동화증권(ABS)·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화 등 다양한 형태의 자금 중개 영역에서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책 환경 또한 증권업의 리레이팅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ISA·연금계좌 세제 개선, 주식 양도소득세 규제 재정비, 장기투자 인센티브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증시 친화적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경우 개인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이 개선되고, 장기적으로는 자산관리·퇴직연금 시장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성장 기반이 마련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적 우호성이 높아지면 WM·IB·이 아닌 브로커리지 영역에서도 변동성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며 “정책·수요·금리 환경이 동시에 개선되는 시기는 드물다"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2025-11-19 11:23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