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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가난한 사람에 비싼 이자를 부과하는 것은 이른바 '금융계급제'라고 지적한 것을 두고 금융권은 자칫하다 신용 질서를 흔들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 취약계층의 재기 지원과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해 '포용금융'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큰 틀에서는 공감하지만, 상환능력이 떨어져도 낮은 이자를 부과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와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에서는 취약차주의 이자를 낮추는 식의 '단기적인' 처방보다는, 소득이 개선될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신한·우리·KB국민·IBK기업은행 등 8개 은행은 이날 '소상공인 성장촉진 보증부 대출'을 출시했다. 해당 대출은 현재 사업체를 운영 중이고, 신용평점 710점 이상 및 업력 1년 이상이면서 수익성, 매출액 증대 등 일정 수준의 경쟁력 강화 요건을 입증한 소상공인에 '경쟁력 강화 자금'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은 해당 소상공인에 최대 1억원, 개인사업자는 5000만원, 최대 10년 분할상환 조건의 보증부 대출을 지원한다. 그간 업력이 짧거나 담보 여력이 부족해 금융 이용이 어려웠던 소상공인들은 해당 대출을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B국민은행은 중소기업과 재직자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금융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고자 다음달 중 'KB 중소기업 재직자 우대저축'을 출시한다. 해당 저축은 소득과 연령 제한이 없는 상품으로, 근로자 납입금(월 10만~50만원)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재직 중소기업이 기업지원금으로 납입해 중소기업 재직자의 재산형성을 지원한다. 중소기업 재직자 우대 저축공제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은 기업지원금에 대한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와 별개로 5대 금융지주사는 향후 5년간 수조원을 투입해 서민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성장, 재기 지원,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내용의 '포용금융'을 가동한다. 예를 들어 신한지주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중금리 대출 규모를 늘리고,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대출 갈아타기를 도입해 이자 부담을 완화한다. 우리금융지주는 외부신용등급(CB) 7등급 이하 저신용등급 신규고객에 0.3%포인트(p)의 금리인하를 새로 적용하고, 기존 성실상환고객 가운데 은행자체신용등급(CSS) 4~7등급에게는 0.4%포인트, CSS 8등급 이하에는 1.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지원한다. 이처럼 금융지주사들과 시중은행은 소상공인, 중소기업 재직자, 자영업자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금융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당국 주도로 취약 차주의 금리를 낮추는 식의 추가적인 지원책을 단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13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현재 금융제도는 가난한 사람이 비싼 이자를 강요받는 '금융계급제'가 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성실 상환자인 고신용자보다 저신용자가 낮은 금리를 받게 되는 '금리 왜곡' 현상을 심화시키고, 성실 상환자에 상대적 박탈감과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금융권에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고신용자는 고소득자가 아닌 금융사 대출을 연체시키지 않고 성실하게 상환하는 자를 뜻하는데, 이 대통령이 소위 '저소득자=저신용자'라는 프레임을 씌운 것은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소득자 중에서도 빚을 성실하게 상환하지 않아 신용등급이 낮은 경우가 있다"며 “통상 월급을 받아 성실하게 대출을 상환하는 사람들이 신용등급도 높다"고 말했다. 새희망홀씨, 햇살론 등 서민금융 상품의 금리를 인하하는 지원책에는 공감하지만, 금리구조를 왜곡하면서까지 인위적으로 지원책을 확대하는 것은 향후 여러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취지다. 금융권에서는 그간 채무를 성실하게 상환한 취약계층에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식의 '핀셋지원'을 가동하는 한편, 취약 차주의 부채 상환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이 대출 심사를 할 때, 신용등급이 낮거나 부채가 많지 않은 이상 차주의 직업 안정성을 더 많이 본다"며 “자산의 크기가 아닌 은행 대출이나 휴대폰 요금, 카드대금 등을 성실하게 상환하는지가 고신용자, 저신용자를 가르는 변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취약계층도 빚을 성실하게 상환해 고신용자로 오르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무조건 저신용자에 낮은 금리를 부여하는 것이 아닌, 금융시스템과 금융질서를 지키는 수준에서 지원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2025-11-17 16:09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소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며 금융소비자 보호에 매진하는 가운데 3분기 의 분쟁조정 신청건수와 소송건수가 전분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세종에서 사기자들이 세입자의 명의를 도용해 전세대출을 실행한 것이 소송건수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사기피해자들이 을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관련, 이 제시한 배상안을 수용하지 않고, 소송을 제기한 투자자도 있었다. 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 19곳의 분쟁조정 신청건수는 올해 2분기(1~6월 누적) 711건에서 3분기(1~9월 누적) 993건으로 40% 증가했다. 중복, 반복을 제외한 분쟁조정 신청 역시 올해 2분기 437건에서 3분기 619건으로 늘었다. 소비자가 분쟁조정을 신청한 후 금융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올해 3분기 37건으로, 2분기(35건) 대비 소폭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3분기 분쟁조정 신청건수 318건으로 가장 많았고, NH농협은행 184건, 신한은행 125건, 하나은행 77건 순이다. 분쟁조정 신청 후 소송제기 건수는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 SC제일은행이 각각 8건이었고, 하나은행 6건, IBK기업은행 5건이었다. 각 은행별로 분쟁조정과 소송 세부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작년 초 홍콩 H지수 ELS 손실 사태와 전세사기 등이 해당 건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은 지난해 홍콩 H지수 ELS 대규모 손실사태 이후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하고, ELS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율배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투자자들이 의 배상안을 거부하고,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H지수 ELS 판매 잔액은 KB국민은행이 8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NH농협은행·하나은행 등은 각각 2조원대다. 올해 초 세종시에서 발생한 대규모 전세사기 사고도 분쟁조정 및 소송으로 이어졌다. 해당 사고는 피의자들이 피해자(세입자)의 신분증, 위임장 등을 도용해 해당 지역의 은행에서 불법으로 전세대출을 실행한 건이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SC제일은행이 이 사고에 연루됐다. 이에 피해자들은 을 대상으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채무부존재란 특정 채무가 존재하지 않음을 법적으로 확인받는 절차, 판결을 뜻한다. 관계자는 “해당 사고는 은행도 일종의 피해자"라며 “전세대출은 은행이 (보증기관 승인 없이) 자체적으로 대출을 종료할 수 없어 소송까지 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KB국민은행은 최근 홍콩H지수 ELS 손실 관련 투자자 A씨가 제기한 부당이득금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국민은행에 손실금액 1억5000만원을 돌려달라는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홍콩H지수 폭락으로 E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자, 국민은행이 자신에게 투자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가 과거에도 비슷한 구조의 ELS 등에 투자해 손실을 본 점을 들어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와 별개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을 포함한 금감원 임원 총 12명은 이달 5일부터 내년 1월 14일까지 매주 금융민원센터에서 직접 현장 상담을 진행한다. 민원인의 금융상품, 금융사 등과 관련된 불만,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소 방안을 안내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상품 판매시 설명의무 미흡 등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상품설계와 판매단계 전반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2025-11-09 18:02 나유라 기자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