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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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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7월 CPI 발표, 3.4%↑…나스닥 선물 상승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동월대비 3.4% 오른 것으로 발표됐다. 1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미국 7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4%)와 동일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0.1%로 집계, 전망치(0.1%)와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7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전월 대비 각각 2.5%, 0.2% 오르면서 전문가 예상치(2.5%·0.2%)와 부합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 상승률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때 눈여겨보는 지표 중 하나다. 이번 7월 CPI는 앞서 공개된 7월 고용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이후 발표됐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2만3000명 감소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가 한 차례 누그러진 상황이다.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9월에 예정돼 있다. 한편, 7월 CPI 발표 직후 뉴욕증시 선물은 상승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2일 한국시간 오후 9시 31분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2%, S&P 500 선물은 0.26%, 나스닥100 선물은 0.68% 상승 중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삼성전자 8% 오른 이유…“큰손 삼전닉스 담는다” [머니+]

지난달 폭락장을 겪었던 코스피가 연속 상승하면서 증시 반등이 마침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운용자산 570조원 규모의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편입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힘입어 반도체주가 급등했다. 다만 테마섹이 이미 2년여 전부터 두 회사에 투자해왔다고 밝히면서 이번 상승을 단순히 국부펀드의 투자소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68% 오른 6579.04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이다. 특히 이날에는 테마섹이 내부 인력을 통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직접 신규 투자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도체주가 급등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68% 오른 25만5500원, SK하이닉스는 5.54% 상승한 150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한때 8% 넘게 급등했다. 코스피 역시 장중 최대 5.1%까지 오르며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만 테마섹은 블룸버그의 질의에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시점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자문을 구한 사실이 없다"며 두 회사에 대한 투자를 이미 2년여 전에 처음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테마섹의 투자 소식이 국내 증시 반등에 미친 영향을 두고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하석근 유진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테마섹의 투자가 실제로 확인될 경우 “한국의 AI·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강한 신뢰를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라며 “코스피 반등을 뒷받침하는 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헤지펀드 페트라캐피털매니지먼트의 앨버트 용 파트너는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신뢰 신호"라면서도 “이를 판도를 바꿀 만한 요인이나 코스피 반등의 핵심 동력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펀더멘털이 여전히 견조함에도 기술적으로 과매도 상태에 진입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달 급락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은 크게 낮아졌다. 현재 두 회사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4.2배와 3.6배 수준이다.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들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선행 PER이 21배를 웃도는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이에 지난달 급락 이후 낮아진 밸류에이션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려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라자드자산운용에서 96억달러 규모의 신흥시장 주식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모니카 슈레스타 매니저는 최근 삼성전자 주가 급락에 대해 “매력적인 수준에서 매수할 수 있었던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상승 사이클이 2028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슈레스타는 지난달 삼성전자 주가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 1년여 만에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등을 통해 주주환원을 강화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일 3분기 중 구체적인 주주환원 방안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주주환원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규모가 1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빅쇼트’ 버리, 엔비디아 공매도 늘렸다…AI發 ‘글로벌 금융위기’ 베팅 [이슈+]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천문학적인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월가와 손을 잡았다. 지금까지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이 회사채와 주식 발행, 자체 현금을 쏟아부어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면 앞으로는 AI 인프라 자체를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으로 만들어 월가의 막대한 자금을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AI 자산을 담보로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증권화까지 거론되자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서브프라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사태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엔비디아에 대한 공매도 베팅을 확대했다. 12일 CNBC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블랙록, 블랙스톤, 브룩필드, 골드만삭스, KKR 등 글로벌 금융사 6곳과 각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5000억달러(약 700조원) 이상의 제3자 자본을 조달하기 위한 협력에 나섰다. 6개 금융사가 5000억달러의 자기자본을 직접 투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보험사와 연기금 등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아 엔비디아 고객사의 AI 인프라 구축에 대출·투자 형태로 공급하는 금융 플랫폼 역할을 맡는 구상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AI 인프라가 하나의 새로운 자산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시스템은 PC나 휴대전화와 같은 것이 아니다"며 “이제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이다. 생산적이고 수명이 길며 대체 가능하고 유연하다"고 말했다. AI 투자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기존 빅테크들의 자금조달 방식만으로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게 이번 구상의 배경이다. 글로벌 컨설팅 그룹 맥킨지는 전 세계 AI 관련 지출이 2030년 말까지 7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알파벳,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은 데이터센터 건설과 새로운 AI 모델 개발, AI 에이전트 확산을 지원하기 위해 주식과 채권 발행을 통해 총 1500억달러가 훨씬 넘는 자금을 조달했다. 인텔 역시 최근 150억달러 규모의 주식 발행 계획을 발표한 뒤 이를 200억달러로 확대했다. 이런 상황에서 월가는 AI 인프라를 단순한 설비가 아닌 수익을 창출하는 금융자산으로 취급해 외부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이러한 인프라 구축을 담보로 한 자산 기반 파이낸싱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며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이것들은 실제 자산이고 실제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발데마르 슐레자크 KKR 디지털 인프라 책임자는 “이를 하나의 수익원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이를 증권화하거나 사실상 위험을 분할해 해당 구조의 어느 단계에서든 참여하기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엔비디아는 각각의 대출에 대해 담보격인 AI 인프라의 잔존가치를 최대 25% 보증하기로 했다. 이러한 구조가 적용되면 그동안 자체 신용등급에 의존해 자금을 조달해야 했던 기업들이 보다 유리한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CNBC는 설명했다. 대신 돈을 빌리는 기업들은 엔비디아가 지정한 시스템 아키텍처를 사용해야 한다. 황 CEO는 차입 기업에 “무슨 일이 발생할 경우" 다른 기업이 해당 시스템을 인수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입 기업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AI 인프라를 다른 사업자가 넘겨받아 계속 가동할 수 있도록 해 담보 가치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CNBC는 “월가가 실물자산을 증권화하는 데 본격적으로 열광하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한 가지 의문이 제기된다"며 “무엇이 잘못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언급했다. 당시 금융회사들은 신용도가 낮은 차주들의 주택담보대출을 하나로 묶어 증권화한 뒤 주택시장 호황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 그러나 주택 가격 상승을 전제로 만들어진 금융상품들은 모기지 연체와 채무불이행이 증가하자 연쇄적으로 무너졌다. 버리가 최근 AI 관련주 공매도에 나서기 시작한 점도 주목된다. 버리는 지난해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자산의 내용연수를 인위적으로 늘려 감가상각비를 과소계상하면 이익이 부풀려진다"며 “이는 현대에 가장 흔한 회계 부정 수법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다. 빅테크들이 AI 반도체를 비롯한 컴퓨팅 장비의 내용연수를 실제보다 길게 책정해 감가상각 비용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AI 시스템을 '수명이 긴 자산'으로 보고 이를 기반으로 대규모 금융을 일으키려는 엔비디아와 월가의 구상과 정면으로 대비된다. AI 인프라가 예상보다 빠르게 노후화하거나 경제적 가치가 떨어질 경우 이를 기반으로 한 금융상품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투자매체 스톡트윗츠에 따르면 버리는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서브스택을 통해 현재 상황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5년 미국 주택시장과 비교하면서 “도매 전력을 투자 가능한 금융상품으로 만들려 했던 엔론의 시도와도 닮은 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엔론은 이후 대규모 회계부정이 드러나면서 2001년 파산했다. 버리는 이어 “내가 보유한 3대 공매도 포지션의 규모를 확대했다"며 행사가격이 100달러 초반대인 2026년 12월과 2027년 6월 만기 엔비디아 풋옵션을 추가로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팔란티어, 오라클, 캐터필러,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 공매도 포지션도 늘렸다. 월가에서도 이같은 AI 투자에 일정 수준의 위험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CNBC는 전했다. 짐 젤터 아폴로글로벌 회장은 “과잉도 있을 것이고 후퇴도 있을 것"이라고 했고 솔로몬 CEO 역시 “승자가 되는 대기업들이 있고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결과를 내놓는 대기업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래리 핑크 블랙록 CEO는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내가 1970년대 모기지담보부증권(MBS) 시장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와 마찬가지"라고 했다. 황 CEO는 버리가 제기한 AI 인프라 감가상각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쿠다(CUDA·엔비디아 소프트웨어 플랫폼)를 통해 AI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사용 수명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CNBC는 엔비디아가 과거 발표했던 대규모 투자 계획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않은 전례가 있다는 점도 짚었다. 엔비디아는 약 11개월 전 오픈AI와 총 10기가와트(GW) 규모의 전력이 필요한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의 일환으로 최대 1000억달러를 투자하는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투자는 결국 현실화하지 않았다. 대신 엔비디아는 올해 초 오픈AI가 마감한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조달 라운드에 300억달러를 출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작년에 오더니 또?”…해파리 떼 유입으로 다시 멈춘 프랑스 원전

해파리 떼의 대량 출몰로 프랑스 북부 원자력발전소 가동이 일시 중단되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전력공사(EDF)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대량의 해파리가 유입되면서 그라블린 원전의 원자로 2기(3·4호기)가 전날 가동이 자동 중단됐다고 밝혔다. EDF는 또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호 가동도 중단했고 1호기의 출력도 50%로 낮췄다. 그라블린과 같은 해안가 원전은 원자로를 냉각하기 위해 바닷물을 끌어들인다. 이 과정에서 해파리를 비롯한 해양 생물이 빨려 들어가 펌프나 필터를 막을 수 있다. EDF의 이번 조치로 약 3.2기가와트(GW) 규모의 발전 용량이 전력망에서 빠졌다. 각각 900메가와트(MW) 규모인 원자로 6기로 구성된 그라블린 원전은 총 5.4GW의 발전 용량을 갖춘 서유럽 최대 규모 원전이다. 특히 프랑스 일부 지역의 기온이 앞으로 며칠 동안 40도에 육박할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원전 가동 차질까지 겹치면서 전력 공급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폭염으로 냉방용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에 대규모 발전 용량이 동시에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EDF는 이미 강물을 냉각수로 사용하는 다른 원전에서도 대규모 출력 제한에 직면한 상태다. 폭염으로 강물의 수온이 높아지면서 원자로 냉각에 어려움이 커진 데다 냉각에 사용한 물을 다시 강으로 방류할 경우 수온 상승으로 주변 생태계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파리 떼로 영향을 받은 원자로 4기 가운데 2기는 오는 12일 밤까지 다시 가동될 예정이다. 나머지 2기는 이번 주말까지 가동 중단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들 원자로의 발전 용량은 총 1.8GW에 달한다. 그라블린 원전은 지난해에도 대량의 해파리 떼가 냉각수 유입 펌프를 막으면서 가동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당시 원자로 4기의 가동이 중단됐으며 나머지 2기도 유지·보수 작업으로 이미 가동을 멈춘 상태여서 원전 전체의 전력 생산이 일시 중단됐다. 유럽에서 잇따른 폭염이 이어지자 프랑스 연안의 해수 온도가 이례적으로 높아지면서 해파리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대만에 밀린 코스피”…삼전닉스, 주가 띄울 ‘반격 카드’는? [머니+]

지난달 급락 이후 한국과 대만 증시가 나란히 반등을 모색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택은 대만으로 기울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를 중심으로 한 대만 기술기업들의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 전망과 낮은 변동성이 부각되면서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정점 논란마저 불거지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대장주들의 주가를 다시 끌어올릴 새로운 촉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주 대만 증시에서 6주 연속 이어졌던 순매도 행진을 끝내고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대만 주식 순매수 규모는 17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힘입어 대만 가권지수(TAIEX)는 이달 들어 약 5% 상승했다. AI 붐의 또 다른 수혜 시장으로 꼽히는 일본에서도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지수(닛케이평균주가)가 이달 들어 4% 넘게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62억달러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 지수도 이달 들어 약 0.5% 하락한 상태다. 이 같은 흐름 속에 한국 증시는 최근 대만에 '아시아 증시 상승률 1위' 자리를 내줬다. 강세장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 6월 코스피의 연간 상승률은 111%로 대만 가권지수(64%)를 크게 앞질렀다. 그러나 현재 코스피의 연간 상승률은 약 55.7%로 가권지수(56.7%)를 밑돌고 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기업들의 막대한 AI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AI 관련주에 다시 진입할 경우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산업 구성이 다변화된 시장을 선호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 韓 추월한 대만 실적 전망…레버리지 ETF도 발목 특히 일부 투자자들은 대만 증시가 한국처럼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여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보다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레버리지 투자 의존도가 낮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산업 구조의 차이도 대만 증시의 상대적인 강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통적으로 업황의 주기적 변동성이 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대만은 파운드리부터 각종 부품까지 기술 하드웨어 공급망 전반에 걸쳐 폭넓은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그랜섬 메이요 반 오터루의 워런 치앙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대만 기업들에 대해 “기업들의 퀄리티가 매우, 매우 높다"며 “대만 증시 역시 당연히 세계 경제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겠지만 펀더멘털 측면에서 지나치게 위험한 시장은 분명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이폰에 들어가는 모든 것, 사실상 모든 부품이 대만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서도 최근 대만이 한국을 앞서기 시작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기준 대만 가권지수 상장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는 지난달 9.5% 상향 조정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 기업의 이익 전망치 상향폭은 7.4%였다. 대만 기업의 이익 전망치 상향폭이 한국을 앞선 것은 약 1년 만에 처음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프랭크 벤짐라 주식 전략가는 대만 기술주 시장의 중심에는 TSMC와 같은 파운드리 업체들이 자리 잡고 있다며 이들 기업은 상대적으로 실적의 경기 순환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 증시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밴티지 글로벌 프라임의 헤베 첸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한국 증시는 훨씬 높은 수준의 레버리지와 투기적 포지션을 안고 거래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펀더멘털에 의미 있는 악화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투자자들의 기대가 조금만 흔들리면 주가가 과도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지난달 급락장이 진정된 지 불과 2주도 지나지 않은 만큼, 최근 흐름만으로 한국과 대만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완전히 굳어졌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특히 한국 증시는 급락을 거치면서 저평가 매력이 크게 높아진 상태다. 최근 변동성도 다소 완화된 가운데 코스피는 대만 증시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애버딘 아시안인컴펀드의 아이작 통 수석 투자 디렉터는 “대만 증시는 한국만큼 조정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밸류에이션 수준을 고려하면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삼전닉스 반전 카드는 주주환원" 이런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정책으로 향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폭이 둔화하기 시작한 만큼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가 주가의 다음 상승 촉매이자 하방을 지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구체적인 주주환원 계획을 3분기 중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뒤이어 주주환원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주가는 전날 4.1% 급등한 데 이어 이날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4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장 대비 6.05% 급등한 25만4000원에 거래 중이다. 텐캡인베스트먼트의 준베이 류 공동창업자는 “최근 주가 랠리와 메모리 업황 정점에 대한 논의를 고려하면 자사주 매입은 주가를 지지하고 기관투자자들을 메모리 반도체주로 더 끌어들일 수 있다"며 “앞으로 자사주 매입과 특별배당이 메모리 업체들의 정례적인 정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주주환원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반도체주의 고질적인 특성이 자리 잡고 있다. 반도체 가격이 실제로 하락하지 않더라도 가격 상승폭이 둔화하는 것만으로 주가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일반 D램 계약가격이 2026년 2분기 전 분기 대비 58~63% 상승한 뒤 3분기 서버용 D램 가격 상승률이 13~18%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역사적으로 메모리 반도체주는 이 같은 국면에서 약세를 보여왔다. 기업들의 실제 실적이 정점을 찍기 전에 주식시장이 향후 실적 전망치 하향 가능성을 선반영하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6월 고점 대비 각각 약 50%, 32% 하락한 상태다. 양사가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주가는 이미 향후 메모리 업황 둔화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아르케비움 캐피탈의 막상스 비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메모리 사이클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주주환원이 다음 주요 촉매가 될 수 있다"며 “사이클 초기에는 현물가격 상승과 마진 확대에 주가가 반응하지만 이러한 실적 전망치 상향이 투자자 포지션과 밸류에이션에 충분히 반영되고 나면 추가적인 어닝 서프라이즈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부터 투자자들은 기업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현금을 자신들에게 돌려주는지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올글래스 아이폰 내년 출시”…애플, 제프리스 ‘매도 의견’ 반박 [이슈+]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 진출 20주년을 맞는 내년, 유리를 중심으로 디자인을 대폭 개편한 새로운 아이폰을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투자은행이 이른바 '올글래스 아이폰' 출시가 취소됐다고 주장했지만 애플은 계획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11일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새로운 유리 디자인을 적용한 아이폰 프로 모델을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애플 내부에서 각각 V73과 V74라는 코드명으로 불리는 신형 아이폰은 전면과 후면에 유리를 사용하고, 유리가 기기 측면까지 곡면 형태로 이어지는 디자인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는 과거 조너선 아이브 전 최고디자인책임자(CDO)가 그려온 '유리 한 장처럼 보이는 스마트폰' 구상에 가까운 모습이다. 다만 기기 측면 중간 부분에는 금속 밴드가 적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추구해온 '일체형 유리 아이폰'이라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애플 디자인팀에서는 금속 사용을 더욱 줄이고 유리를 대폭 확대하는 한층 과감한 디자인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리 패널들을 서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하면서 해당 디자인은 개발 초기 단계에서 폐기됐다. 특히 애플이 대량 생산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해당 디자인을 실제 제품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애플이 끊김 없는 유리로 이어지는 아이폰을 만들겟다는 구상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기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투자은행 제프리스가 내놓은 보고서를 반박하며 애플의 제품 로드맵에는 변화가 없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제프리스의 에디슨 리 애널리스트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준비해온 올글래스 아이폰이 생산 수율 문제로 취소됐다고 주장했다. 제프리스는 이를 근거로 애플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285.56달러에서 263.66달러로 낮췄다. 사실상 애플 주식을 매도하라는 의견이다. 애플 주가는 전날 뉴욕증시에서 1.53% 하락한 308.2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일반적으로 신형 아이폰 출시 약 1년 전에 제품 디자인을 확정하는 만큼 내년 출시될 아이폰의 디자인은 이미 상당히 진전된 테스트 단계에 들어갔으며 대부분의 설계도 확정된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예상치 못한 기술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일부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아이폰은 애플 전체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최대 수익원이다. 최근에는 애플의 다른 사업부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 2분기 아이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2% 증가했다. 애플은 다음 달 공개할 새로운 아이폰을 통해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이 공개될 예정이며 이는 아이폰 역사상 외형 측면에서 가장 큰 변화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애플은 카메라 기능을 대폭 개선한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18 프로맥스도 공개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새로운 '다크 레드' 색상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형 아이폰18과 보급형 아이폰18e는 2027년 봄 출시될 예정이다. 같은 시기에 선보이는 초슬림 스마트폰 아이폰 에어 2세대에는 두 번째 카메라가 추가되고 프로세서 성능과 배터리 사용 시간도 개선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2031년 가스터빈 가격 3배 뛴다”…관련주 들썩일까 [머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 수요 급증에 힘입어 글로벌 가스터빈 주문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가스터빈 가격이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관련주들도 다시 주목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의 필 불러 애널리스트 등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올해 2분기 글로벌 가스터빈 주문량이 약 38기가와트(GW)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 분기 대비 29%, 전년 동기 대비 71% 급증한 수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미국이 글로벌 가스터빈 수요를 주도했다. JP모건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생한 주문은 전체 주문량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업체별로는 독일 지멘스에너지가 올해 2분기 약 12.5GW를 수주하며 가장 많은 가스터빈 주문을 확보했다. 이어 제너럴일렉트릭(GE)이 11.3GW, 미쓰비시파워가 5.3GW를 각각 수주했다. JP모건은 데이터센터 확대와 전기화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가스터빈 주문이 최근 몇 년간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천연가스 발전이 주목받고 있고, 이에 따라 핵심 발전설비인 가스터빈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천연가스는 연소 과정에서 석탄보다 오염물질과 탄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풍력이나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와 비교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스터빈 수요가 공급 능력을 빠르게 앞지르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발전설비 확충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JP모건은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가스터빈 부족으로 계획된 발전설비 증설에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JP모건은 이어 오는 2031년 인도되는 복합 가스터빈 가격이 지난해 인도된 가격보다 3배 비싸질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가스터빈 시장이 호황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관련주들이 다시 탄력을 받을지도 관심사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가스터빈 제조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오후 2시 1분 기준 전장 대비 1.88% 하락한 7만8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종가 기준 지난 5월7일 13만6400원까지 올랐다가 지난달 30일 6만200원까지 떨어지며 고점 대비 약 56% 급락했다. 그러나 다음 날 11.46% 급등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17% 가까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 다른 가스터빈 관련주인 비에이치아이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비에이치아이 주가는 지난 3월20일 10만9500원으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지난달 30일 3만46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이후 반등에 나서 이달 들어서만 37% 가까이 상승했다. 비에이치아이는 가스발전의 핵심 설비인 배열회수보일러(HRSG)를 생산한다. HRSG는 가스터빈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를 회수해 증기를 생산하는 설비로, 발전소의 효율을 높이는 장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란 배상하라” 트럼프 맞불…글로벌 석유시장 ‘디젤 쇼크’ 오나 [이슈+]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의 신경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석유시장에서는 디젤(경유)을 중심으로 공급난이 닥칠 것이란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이미 디젤 가격 상승폭이 국제유가를 크게 앞지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 이슬람공화국 대표들이 지난 5개월간의 군사 충돌로 입은 피해에 대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지금까지 우리의 어떠한 협상이나 회담에서 언급된 적이 없었다"고 적었다. 이어 “하지만 흥미로운 생각이다. 나 역시 이란이 도로변 폭탄과 수많은 분쟁을 통해 죽이거나 중상을 입힌 모든 사람에 대한 배상을 이란에 요구하겠다"며 “여기에 지난 50년 동안 이란이 살해한 수십만 명의 무고한 시위대 유가족들에게도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 최근 5개월 동안 사망한 5만2000명은 말할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내 (협상) 대표들에게 향후 모든 협상에서 이 문제를 확고하게 제기하도록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별도의 게시글을 통해 “이란과의 협상에 있서 이란은 레바논, 시리아, 예멘,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입힌 피해와 사망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적었다. ◇ 美·이란 '배상 맞불'…호르무즈 재개 더 멀어지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주장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해 최근 이란이 제시한 6가지 요구사항에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해상 봉쇄와 제재 해제, 이란 주변 지역에서의 미군 철수와 함께 '두 차례의 침략 전쟁'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했다. 이는 지난 6월 발효된 양해각서(MOU)보다 한층 강경해진 조건인 만큼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역(逆)배상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적대적 행위가 계속되는 한 이 수로(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조건은 마련되지 않는다"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은 미국이 불법적인 행동을 중단하고 봉쇄를 해제하며 피해에 대한 배상을 제공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 양측의 입장이 갈수록 강경해지면서 전쟁 종식의 계기가 될 수 있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합의가 단기간 내 이뤄질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 ◇ 전쟁에 막힌 디젤 공급…겨울 앞두고 '수급 비상' 문제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는 동안 글로벌 석유시장의 공급난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글로벌 디젤 공급이 이미 빠듯해진 가운데 북반구 겨울철을 앞두고 수요까지 증가하면서 향후 디젤 물량 확보가 한층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통상 구매자들은 기온이 떨어지기 전 디젤 재고를 미리 확보한다. 디젤은 운송과 산업은 물론 난방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핵심 연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동 전쟁으로 대규모 정유시설이 가동 차질을 빚은 데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여파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디젤 시장은 빠르게 경색됐다. 러시아는 지난달 초 경유 수출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동 지역과 러시아는 지난해 전 세계 디젤 수출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특히 자체 정제 능력이 부족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럽이 디젤 공급 부족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꼽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유럽의 디젤 재고는 약 149만톤으로 5년 평균인 189만톤을 크게 밑돌고 있다.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디젤 가격 상승세는 국제유가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ICE선물거래소 유럽 디젤 가격은 이날 톤당 1312.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18일 기록한 저점인 850달러와 비교하면 약 54% 급등한 수준이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이 기싸움을 이어가자 이날 하루에만 10% 넘게 뛰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디젤 가격 역시 이날 7.4% 급등해 지난달 13일 이후 가장 큰 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반면 글로벌 원유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이날 전장 대비 5% 오른 배럴당 87.7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저점과 비교하면 상승률은 약 25%다. ◇ 미국도 재고 30년래 최저…아시아도 여유 없다 그동안 유럽은 미국산 디젤을 수입해 부족한 물량을 충당해왔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재고가 줄어드는 가운데 겨울철 수요 증가까지 예상되는 만큼 대(對)유럽 수출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디젤과 난방유 등을 포함한 중간유분 재고는 지난 7월 31일 기준 1억720만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시기 기준으로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자재 데이터 분석업체 케이플러의 자미르 유소프 청정석유제품 분석 총괄은 “미국 걸프 연안 정유업체들이 북서유럽에 디젤을 무기한 계속 수출할 수는 없다"며 “그들에게도 해결해야 할 자체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1분기가 가까워지면 미국 정유업체들이 통상 겨울철 난방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미국 동부 지역으로 물량을 돌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역시 유럽의 디젤 공급난을 완화해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전쟁으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일부 아시아 발전업체들이 대체 연료로 디젤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분석업체 스파르타 커머디티스의 준 고 선임 석유시장 애널리스트는 아시아 정유업체들이 우선 역내 수요를 충족해야 하는 데다 일본 등에서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등유 생산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유업체들이 등유 생산을 늘릴 경우 그만큼 수출할 수 있는 디젤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디젤 공급난, 인플레로 이어지나…중국 등 주목 디젤 공급난이 본격화할 경우 충격이 에너지 시장에만 그치지 않고 글로벌 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컨설팅업체 FGE 넥산트ECA의 유진 린델 정제제품 총괄은 “유럽은 엄청난 디젤 문제를 안고 있다"며 “가격이 극도로 높은 수준까지 치솟는다는 의미에서 상황이 험악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디젤 가격 급등이 운송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서 각국 정부에 대한 정치적 압박까지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젤은 운송과 건설, 산업 전반에서 핵심적인 역햘을 하는 만큼 국제유가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디젤 가격 상승만으로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겨울철 재고 확보 시즌이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데다 올겨울 기온이 얼마나 떨어지느냐에 따라 실제 수급 상황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여기에 세계 최대 정유국인 중국이 향후 얼마나 많은 정제유를 수출할지도 글로벌 수급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은 이란 전쟁이 발발하자 에너지 안보 강화를 내세워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정제유 수출을 중단했다. 그러나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부터 정제유 수출을 재개했으며 이달에도 수출을 이어가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란 전쟁에 돈벼락”…빅오일 ‘126조 돈잔치’에 트럼프도 뿔났다 [이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역대급 현금을 거둔 빅오일(거대 에너지 기업)들의 향후 자금 운용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쟁을 계기로 소비자들의 연료비 부담이 커지는 동안 석유업계만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친(親)화석연료 정책을 옹호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마저 이들을 향한 비판에 나섰다. 10일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엑손모빌, 셰브론, BP, 셸, 토탈에너지 등 글로벌 5대 석유 메이저는 올해 4~6월 2분기에 총 480억달러(약 68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이 창출한 현금은 약 900억달러(약 126조원)에 달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던 2022년 당시 기록한 수준마저 넘어섰다고 CNBC는 전했다. 특히 미국의 석유공룡인 셰브론의 2분기 순이익은 120억달러(약 17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00% 급증했다. 엑손모빌도 145억달러(약 20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국제유가 급등이 실적을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이었지만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등을 생산·판매하는 정유 부문의 이익까지 급증하면서 전반적인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처럼 빅오일들이 전쟁을 계기로 막대한 이익을 거두자 트럼프 대통령도 석유업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이처럼 빅오일들이 막대한 이익을 거두자 트럼프 대통령이 석유업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엑손모빌과 셰브론을 지목하며 “너무 많은 돈을 벌고 있고 나는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나는 자유기업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될 사람에 가장 가까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셰브론, 너무 많은 돈이다. 엑손모빌도 너무 많은 돈을 벌고 있다"며 “그들은 그중 일부를 국민에게 돌려줘야 하며 소매가격, 즉 소비자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런 말을 해서 놀랐나"라며 “분명하게 말하겠다. 나는 이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 기업들의 경영 방침에 변화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공개적인 비판을 자주 활용해왔다"고 전했다.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의 클라크 윌리엄스-데리 에너지금융 애널리스트는 “석유 메이저들은 지난 분기 전례 없는 현금 잔치를 누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빅오일들의 자본지출과 배당, 자사주 매입 규모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그렇다면 주주들에게 더 많은 돈을 돌려준 것도 아니라면 석유 공룡들은 이 막대한 현금 횡재를 어디에 사용했을까"라고 반문했다. IEEFA에 따르면 석유 기업들은 대부분 현금 보유액을 늘리고 부채를 상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자금을 활용했다. 실제 글로벌 5대 석유 메이저의 현금 보유액은 전분기 대비 170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윌리엄스-데리는 석유업계의 이 같은 재무 전략을 두고 “전쟁이 일어나기를 기도하는 것과 같다"며 “이들은 우크라이나와 이란에서 발생한 위기처럼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유가 급등이 있어야 재무상태를 강화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빅오일의 막대한 전쟁 이익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면서 에너지 기업들의 초과이익에 횡재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포르투갈 정부는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급등의 수혜를 본 석유·정유 기업들이 2026년 벌어들인 초과이익에 33%의 횡재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지난달 31일 승인했다. 2026년 이익 가운데 2024~2025년 평균 이익을 20% 이상 웃도는 부분이 과세 대상이다. 미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횡재세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영리 소비자 권익단체 퍼블릭시티즌의 타이슨 슬로컴 에너지 프로그램 디렉터는 “석유회사들이 '너무 많은 돈을 벌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옳다"며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초과이익에 대한 횡재세 부과를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석유업계는 횡재세가 오히려 에너지 공급 확대를 위한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미국석유협회(API)는 석유·가스 산업이 본질적으로 경기 순환적인 사업인 만큼 분기 단위가 아니라 수십 년 단위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초과이익에 대한 횡재세 부과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API는 “횡재세는 소비자 가격을 낮추지 못한다"며 “오히려 공급과 인프라를 강화하고 더욱 탄력적인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장기 투자를 위축시킨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과 협상 없다”는 이란…폭격 대신 “지켜보겠다”는 트럼프, 속내는? [이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합의가 여전히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협상 불발 시 폭격을 경고하며 이란에 합의를 압박해왔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대응 기조를 시사하면서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에 대해 오만과의 합의가 임박했다며 협상이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계속 위반하고 있다"며 “미국이 위반 행위를 멈추고 위반 사항에 대해 배상할 때까지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는 미국과 협상하고 있지 않다"며 “메시지 교환은 중재자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조건 가운데 하나로 미국이 이란 전역에 가한 대규모 공격으로 발생한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란 측은 전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조건으로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해제와 이란 주변 지역에서의 병력 철수, 전쟁 피해 배상 등 6개 요구 사항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6월 발효된 MOU보다 한층 강경해진 요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오만과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합의 발표를 미루고 있는 데 대해 분노나 좌절감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로키(low-key·절제된 방식)로 대응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과 절반 정도만 협상하고 있다. 엄청난 인플레이션과 돈이 없다는 현실에 직면한 이란을 그저 지켜보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재개하기 직전까지 갔지만 이번 인터뷰에서는 새로운 군사적 위협을 내놓지 않았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이 군인들에게 지급할 자금조차 없다며 미국의 해상 봉쇄가 이란 정권의 경제 위기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과의 교착 상태에 대해 “잘 해결될 것이다. 항상 잘 해결된다"며 “마치 체스 게임과 같다"고 했다. 군사적 대응 수위를 다시 끌어올리기보다는 이란의 경제난이 심화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를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해 양보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한 당국자는 무력 충돌이 이어지는 동안 오히려 이란 정권이 전쟁에 따른 심각한 경제 위기의 현실을 직면하지 않아도 됐다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반대로 무력 충돌이 벌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이란 정권이 뚜렷한 해결책조차 없는 현실과 직접 마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재에 참여하고 있는 한 외교관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이란의 요구 사항이 강경해진 것 역시 이란 정권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갈등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미국 당국자들도 이란 정권 내부에서 미국과의 협상을 둘러싼 이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세력은 심각한 경제난이 자칫 경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미국과 합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강경파는 미국에 어떠한 양보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은 이날 모흐센 레자이 최고지도자 군사고문(72)을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신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IRGC 총사령관 출신인 레자이는 오랫동안 이란 안보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왔으며 과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더욱 진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대표적인 초강경파 인사다. 이에 따라 이란 내부에서 대미 강경파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경제난을 이유로 미국과의 합의를 지지해온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비롯한 온건 협상파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좁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은 당장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을 확대하며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군과의 공조 아래 매일 밤 약 800만배럴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 남쪽 항로를 통해 걸프 지역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미국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동안 이 같은 방식으로 수송되는 원유 물량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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