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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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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팔까”…코스피 6000 탈환하자 찾아온 ‘운명의 밤’ [머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실적 발표가 28일(현지시간) 한꺼번에 예정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중대한 분수령을 맞고 있다.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수익성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할 경우 글로벌 증시의 투자심리가 또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오후 2시(미 동부시간 기준·한국시간 29일 오전 3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한다. 이어 30분 뒤에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이 열린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 것은 2023년 이후 약 3년 만으로, 당시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모두 인상에 찬성했다. 함께 공개된 점도표에서는 올해 안에 적어도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번 FOMC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준이 지난달 금리 인상 이후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을 충분히 평가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90.6%로 반영하고 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시장이 안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경우 워시 의장이 그 배경을 설명해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짚었다. 불과 한 달 전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만장일치로 금리를 인상했던 연준이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하는 이유를 시장에 납득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이번 금리 결정 자체보다 워시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내놓을 발언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지난 7월 FOMC 당시에도 연준은 금리를 동결했지만 워시 의장이 동결 배경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국채시장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예상과 달리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경우 조만간 추가 인상에 나서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추가 금리 인상이 오히려 미국 경제에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실질금리가 이미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내년까지 75bp 추가 인상이 예상됐다"고 짚었다. CNBC에 따르면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수석 경제고문은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러한 결정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리를 더 높이면 이미 취약해진 주택시장에 추가 타격을 주고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 구글·MS 실적 발표…AI 투자 수익성 검증대 연준의 금리 결정과 함께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또 다른 이벤트는 알파벳과 MS의 실적 발표다. 두 기업은 이날 미국 뉴욕증시 정규장 마감 이후 나란히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한국시간으로는 29일 새벽이다. 이번 실적 발표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AI 산업의 수익성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알파벳의 3분기 주당순이익(EPS)이 3.02달러, 매출액은 1276억9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요 관전 포인트는 구글 클라우드의 성장세와 검색 사업의 경쟁력 유지 여부,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수익성 개선 여부다. MS의 경우 2027회계연도 1분기 EPS는 4.72달러, 매출액은 906억1000만달러로 전망된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의 성장률과 AI 서비스 코파일럿(Copilot)의 수익 창출 능력, 설비투자 비용 관리가 관건으로 지목됐다. 다만 두 기업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하더라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AI 관련 설비투자가 실제 수익 창출 속도보다 빠르게 증가할 경우 투자자들의 우려가 오히려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투자자들이 두 기업의 향후 클라우드 사업 성장 전망과 막대한 설비투자가 얼마나 빠르게 이익으로 연결될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대규모 투자로 잉여현금흐름이 시장 예상보다 더 악화할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AI 인프라 투자가 현금흐름과 수익성을 얼마나 압박하고 있는지, 향후 설비투자가 어느 수준까지 확대될지가 투자심리를 좌우할 전망이다. SWBC의 크리스 브리가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의 관심은 실적 자체보다 AI 성장을 위한 설비투자가 이들 기업의 지속 가능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며 “이는 여전히 커다란 의문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까지 맞물리면서 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져 AI 인프라 투자의 수익성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부 차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AI 데이터센터 기업들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세 가지 이벤트의 파장은 국내 증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날 국내 증시가 SK하이닉스의 호실적과 대규모 주주환원 발표에 힘입어 급등한 직후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28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6.63% 급등한 6012.44에 거래를 마감하며 지난 14일 이후 처음으로 6000선을 회복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는 각각 10.89%, 9.01% 급등하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가 AI 산업 전반의 수익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구글과 MS의 실적 발표 결과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는 상황이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 과정에서 반도체 기업들이 막대한 이익을 거두더라도 정작 데이터센터에 투자한 빅테크 기업들이 충분한 수익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설비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믿었던 한국마저”…美 국채 파는 동맹들, 트럼프 어쩌나 [이슈+]

미국과 가장 가까운 동맹국들이 미 국채 매입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과 대만이 미 국채를 순매도하고 일본도 매입 규모를 급격히 축소하는 등 아시아 주요 우방국들의 자금 흐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미 국채금리에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블룸버그통신이 미 재무부와 국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국과 외교적으로 가장 밀접한 국가 및 지역의 올해 1~8월 미 국채 순매수 규모는 1743억달러(약 233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급감한 것으로, 2021년 이후 같은 기간 기준 최저 수준이다. 이번 분석은 최초 발행 당시 만기가 1년을 초과하는 미 국채를 대상으로 했으며, 57개 국가 및 지역의 정부와 민간 투자자들이 매입한 금액에서 매도액을 차감한 순매수 규모를 집계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세계 최대 미 국채 해외 보유국인 일본의 올해 1~8월 순매수 규모는 3억8900만달러(약 52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99% 감소한 수준이다. 한국은 같은 기간 미 국채를 238억달러(약 31조원) 순매도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7년 이후 같은 기간 기준 최대 순매도 규모다. 대만 역시 미 국채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국가 가운데 중국이 가장 많은 미 국채를 순매도했으며 한국과 벨기에가 그 뒤를 이었다. 다만 벨기에의 경우 중국 투자자들의 계좌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반면 영국과 홍콩, 인도는 미 국채를 가장 많이 순매수한 국가 및 지역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자금 흐름의 배경으로 자국 통화 가치 하락과 국내 채권금리 상승, 주식 투자 수요 확대, 미국 정책에 대한 불안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아시아 주요국들은 무역 등을 통해 벌어들인 잉여 자금을 달러로 환전한 뒤 미 국채에 투자해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아시아 통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화 자산을 매입할 여력이 줄어들었다.이에 각국 정부는 자국 통화 가치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로 일본 엔화 가치는 약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관련 통계에서는 일본 정부가 엔화 가치 방어에 나서는 과정에서 지난여름 미 국채를 비롯한 일부 증권을 매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한국 원화 가치 역시 한때 2009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반등했다. 미국 이외 국가들의 채권금리 상승도 미 국채 매입을 줄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일본 국채금리가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추가 수익률은 축소됐다. 양주경 키움자산운용 글로벌채권 부문 총괄은 미 국채 투자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 국채를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마켓츠 라이브(MLIV)의 안드레 드 실바 전략가 역시 높은 달러 자금조달 비용이 미 국채 투자 수익률을 잠식하는 반면 일본 국채는 금리 상승으로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국채 대신 주식 등 다른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미 재무부 관료 출신인 브래드 세처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한국 투자자들이 채권보다 주식을 선호하는 반면 대만의 자금은 주식과 예금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는 일부 미국의 우방국들이 미 국채를 대규모로 순매수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 방향에 대한 불안감도 미 국채 투자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스테이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마사히코 루 수석 채권 전략가는 “미 국채시장이 해외 매수자를 잃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동적으로 매입하던 투자자들을 잃고 있다"며 “미국의 정책이 갈수록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미 국채에 높은 비중을 배분하거나 잉여 자금을 자동적으로 재투자하는 관행을 정당화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 국채시장의 구조적인 위험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가 40조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정부 지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투자자들에게 더욱 의존해야 하지만, 과거 안정적으로 미 국채를 매입했던 우방국들의 역할은 점차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국 국채시장을 둘러싼 불안에 대해 여러 차례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 1월에는 그린란드 문제를 두고 유럽이 미국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미 국채를 매도할 경우 “대대적인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 8월 미 국채금리가 급등했을 당시에는 채권시장 변동성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면서 “미국 경제는 강하며 금리는 인위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헤지펀드와 은행, 뮤추얼펀드 등 민간 투자자들이 기존 매수자들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으며, 이들의 미국 연방정부 부채 보유 비중은 약 70%까지 상승했다. 이는 1990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그러나 민간 투자자들은 미국 우방국들보다 국채 가격과 금리 변화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면서 미 국채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도이체방크의 오모리 쇼키 일본 담당 수석 채권 전략가는 “미 재무부는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는 조달 가격이 얼마인지, 그리고 그 가격이 얼마나 크게 변동할 것인지에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삼전닉스 오를때 팔아라?”…AI 반도체 불장의 함정 [머니+]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주들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모처럼 국내 증시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특히 28일에는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실적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와 함께 급등해 코스피가 6000선을 회복했다. AI 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나는 모습이지만, 최근 반등에 지나치게 낙관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나와 주목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2시 25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6.27% 급등한 5990.97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6003.22까지 오르며 지난 14일 이후 처음으로 6000선을 넘어섰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나란히 8~9%대 상승세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그동안 국내 증시는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하면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강한 하방 압력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AI 모델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추진과 대규모 AI 인프라 자금조달 소식이 잇따르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브로드컴은 뱅크오브아메리카, 블랙스톤, 시티그룹, 모건스탠리 등 대형 금융사들과 손잡고 앤트로픽의 고성능 반도체 구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63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목적법인(SPV)이 금융사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브로드컴의 AI 가속기와 네트워킹 장비를 구매한 뒤 이를 앤트로픽에 임대하는 구조다. 이처럼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대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되살아났다. 실제로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 27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이 기간 약 7% 올랐다. 같은 기간 기술주 중심 나스닥100 지수도 2% 넘게 상승했다. ◇ SK하이닉스 호실적에 주주환원까지…AI 낙관론 '솔솔' 여기에 이날 SK하이닉스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AI 반도체 호황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힘을 실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83조33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7.3배 급증한 것으로 시장 예상치를 7%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매출액도 104조6155억원으로 사상 처음 분기 기준 100조원을 돌파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회사는 AI 반도체에 필수적인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최소 203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2029년까지 생산할 일반 메모리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물량이 모두 판매된 상태라는 설명이다. 대규모 주주환원 계획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현금배당에 30조원 이상, 자사주 매입·소각에 60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등 총 100조원 안팎을 주주들에게 환원할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에는 지난 8월 발표한 40조원이 포함된다.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에 대한 투자에서 발생한 이익 상당 부분도 주주들에게 돌려줄 방침이다. 윤정인 피보나치자산운용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은 AI 수요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 기업들이 벌어들인 막대한 이익이 실제로 주주들에게 얼마나 돌아갈지를 의심해왔다"며 “오늘 SK하이닉스의 발표는 이 두 가지 우려를 모두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 찬물 끼얹은 크레이머…“아직 안심할 때 아니다" 그러나 최근 AI 관련주들의 반등을 두고 낙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 경제매체 CNBC의 간판 주식 프로그램 '매드 머니' 진행자인 짐 크레이머는 27일(현지시간) 방송에서 최근 AI 관련주들의 반등을 두고 AI 투자 열풍이 다시 시작됐다고 판단하는 것은 투자자들의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레이머는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기술주가 이제 완전히 괜찮아졌다고 안심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이것이 모든 위험이 사라졌다고 선언할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경제의 다른 업종에도 눈을 돌려야 할 이유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크레이머가 AI 산업에 대한 경계심을 유지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라고 CNBC는 전했다. 우선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의 재무건전성 문제가 떠올랐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이들 기업이 막대한 차입 비용을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졌다는 것이다. 크레이머는 특히 회사채 수익률이 한때 15%까지 치솟았던 코어위브를 비롯해 네비우스와 아이렌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했다. 코어위브 주가는 27일 약 8% 반등했지만 코어위브에 대한 새로운 악재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는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어떤 긍정적인 소식이 나오더라도 그 뒤에는 코어위브를 포함해 어딘가에 문제가 있다는 부정적인 보도가 쏟아진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배웠다"고 말했다. 크레이머는 또 브로드컴과 앤트로픽의 자금조달 거래에 대해 지적했다. 630억달러 규모의 자금조달은 금융기관들이 여전히 막대한 AI 투자에 자금을 공급할 의향이 있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크레이머는 앤트로픽이 자체 사업에서 창출한 이익이 아닌 외부 조달 자금에 의존해 브로드컴의 장비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브로드컴이 주선한 자금조달 계약을 통해 앤트로픽이 확보한 돈으로 브로드컴 장비를 구매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크레이머는 마지막으로 최근 나타난 미 국채시장의 안정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5% 아래로 떨어지면서 대규모 차입에 의존하는 AI 인프라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을 일부 완화했다. 그러나 크레이머는 이러한 시장 환경이 언제든 다시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경로 전망, 미국 중간선거, 중동 갈등 격화 등이 시장 변동성을 다시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크레이머는 “엔비디아를 제외하면 이들 데이터센터 기업은 보유 자금이 많지 않다. 따라서 돈을 빌릴 수밖에 없다"며 “금리가 너무 높아지면서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 인프라 구축 확대를 확고하게 믿고 있다"면서도 자금조달 문제가 완화되기 전까지는 모든 위험이 해소됐다고 선언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 반도체는 돈 버는데…“실적보다 수익성이 문제" 이러한 경고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AI 산업 전반의 수익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는 과정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수 있지만, 정작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AI 기업들이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크레이머가 지적한 자금조달 부담이 커질 경우 AI 인프라 투자 자체가 위축되면서 반도체 수요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블룸버그 역시 전날 기사에서 “장기 공급계약이 체결됐다고 해서 AI 인프라 투자 둔화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AI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거나 데이터센터 투자에 따른 수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반도체 수요가 둔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장기 공급계약이 체결됐다고 해서 현재의 공급 부족 현상이 향후 공급 과잉으로 전환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SWBC의 크리스 브리가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의 관심은 실적 자체보다 AI 성장을 위한 설비투자가 이들 기업의 지속 가능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며 “이는 여전히 커다란 의문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상승세가 모든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리던 시기는 변화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은 기업들이 성장 계획을 실제로 실행하는 과정에서 직면할 위험과 미래의 성공 가능성이 현재 주가에 얼마나 반영돼 있는지에 더욱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테슬라 500달러 간다”…월가 비관론 쪼그라든 이유 [머니+]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주가가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월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 대비 5.21% 급등한 391.6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6월 16일(391.06달러) 이후 약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약 13% 하락한 상태다. 지난 7월 29일에는 298.32달러까지 추락하면서 연초 대비 낙폭이 33%에 달했지만 이후 반등에 성공하면서 저점 대비 약 31%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 주식에 대해 매도를 권고하는 월가 애널리스트 비중이 11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테슬라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60명 가운데 매도 의견을 제시한 사람은 단 5명에 불과하다. 전체의 8.3%로, 2015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1월 1일만 해도 테슬라에 매도 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는 71명 가운데 15명으로 전체의 21.1%에 달했다. 테슬라에 대한 월가의 비관론이 완화되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테슬라는 야심 찬 사업 목표를 제시하면서도 실제 실행 과정에서는 당초 일정보다 지연된 사례가 많았다. 이에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인공지능(AI) 사업 구상이 언제, 실제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합병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월가의 투자 의견에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앞서 머스크 CEO는 지난 20일 스페이스X의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양사 이사회가 합병에 따른 이점을 검토하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기업가치가 3조6000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AI 복합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 이에 글로벌 투자은행 BNP파리바와 CLSA는 지난주 테슬라에 대한 기존 매도 의견을 철회하고 투자 의견을 각각 '중립'과 '보유'로 상향 조정했다. 바클레이스도 이날 투자 의견을 기존 '보유'에서 '매수'로 높였다. 바클레이스의 댄 레비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예상되는 스페이스X와의 합병은 이제 테슬라 주가 상승을 전망하는 핵심 투자 논리의 일부가 됐다"며 “합병이 주가에 추가적인 상승 여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BNP파리바는 보고서에서 테슬라의 현금 소진과 AI 사업의 진전 속도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양사의 잠재적 합병이 이제 테슬라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 “다른 모든 요인을 압도하는 핵심 고려 사항"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스페이스X가 테슬라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단일 요인을 반영해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266달러에서 420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의 앤드루 로코 전략가 역시 “합병이 승인되려면 양사의 독립적인 특별위원회가 모두에게 합리적인 조건의 거래를 협상해야 할 것"이라며 “25%의 프리미엄이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테슬라의 주당 가치는 약 500달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합병 가능성을 제외하더라도 테슬라는 현재 사업 구조의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머스크 CEO가 테슬라를 기존 전기차 제조업체에서 자율주행 로보택시와 인간형 로봇을 앞세운 '피지컬 AI'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스는 테슬라의 핵심 자동차 사업과 로보택시 부문을 지목하면서 “테슬라 주가의 강세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여러 중요한 긍정적 요인들이 이번 실적 발표에서 확인됐다"고 밝혓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삼전닉스 환호했는데”…앤트로픽 IPO에 숨겨진 섬뜩한 경고 [이슈+]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소식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들썩였지만, 정작 회사가 공개한 재무제표에서는 AI 산업의 구조적인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폭발적인 매출 성장에도 천문학적인 투자 부담을 떠안고 있는 데다, 미래 수요가 예상보다 조금만 둔화해도 기업이 파산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면서다. 이에 따라 이번 IPO가 글로벌 AI 투자 열풍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앤트로픽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공식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앤트로픽은 다음 달 나스닥 시장에 'ANT'라는 종목코드(티커)로 클래스A 보통주를 상장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앤트로픽의 상장 후 기업가치가 최대 2조달러(약 2700조원)에 달하고, IPO를 통해 최대 1000억달러(약 133조원)를 조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역대 최대 규모의 IPO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DA 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기술 리서치 총괄은 “이번 IPO는 투자자들이 AI 경제를 이끄는 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사실상 첫 번째 중대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그 중요성은 실로 엄청나다"고 말했다. 이러한 소식에 27일 아시아 증시는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3.74% 오른 5673.87에 거래됐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4~6%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장중 한때 8.31% 급등하기도 했다.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던 일본 닛케이225지수 역시 약 2% 상승했다. 반면 대만과 중국의 반도체주는 종목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그동안 글로벌 증시에서는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천문학적인 자금을 지속적으로 조달할 수 있을지를 둘러싸고 우려가 커져 왔다. 하지만 앤트로픽의 증권신고서 공개가 이러한 불안감을 완화하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앤트로픽이 AI 제품을 통해 막대한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향후 반도체 및 관련 장비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상당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타이거브로커스의 제임스 우이 수석 시장전략가는 “앤트로픽의 증권신고서는 AI 산업이 인프라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어느 정도 안도감을 제공했다"며 “앤트로픽은 IPO를 통해 조달할 자금을 제외하더라도 지난 6월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1120억달러 이상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사업 확장을 뒷받침할 상당한 재무적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매출 14배 폭증했지만…천문학적 투자 부담은 여전 그러나 앤트로픽의 재무제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황이 마냥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매출 증가율이 1000%를 웃도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다만 최근 들어 성장 속도는 둔화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전 분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올해 2분기 약 140%에서 3분기 45% 수준으로 낮아졌다. 막대한 손실도 발생했다. 앤트로픽은 지난해 약 420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무려 807억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순손실 가운데 약 724억달러는 전환사채와 파생상품 등의 가치 변동에 따른 회계상 손실로, 영업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과는 구분된다. 실제 영업손실은 6억9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줄었으며, 일부 비용을 제외한 조정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18억5000만 달러 적자에서 16억2000만 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문제는 앤트로픽이 향후 감당해야 할 투자 부담이 막대하다는 점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앤트로픽이 아마존과 구글 등 협력사들과 체결한 컴퓨팅 관련 계약 규모는 6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블룸버그 역시 앤트로픽이 지난해 말 이후 컴퓨팅 및 인프라 용량 확보를 위해 체결한 투자 약정이 4170억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계약 기간은 1년에서 최장 20년에 이른다. 이러한 투자 구조는 향후 AI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막대한 매출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현재의 천문학적인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실제 AI 수요가 예상만큼 증가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애스워스 다모다란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재무학 교수는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누구도 5년 뒤 AI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 매출을 올릴지 확신할 수 없다며 “그들 역시 당신이나 나만큼이나 앞날을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 “성장률 예상 빗나가면 파산"…AI 산업의 위험한 역설 앤트로픽도 약 400쪽에 달하는 증권신고서에서 전체의 4분의 1가량인 94쪽을 '위험 요인' 설명에 할애했는데, 그 첫 번째로 기술 개발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을 지목했다. 앤트로픽은 “우리의 성공은 가장 진보되고 뛰어난 성능을 갖춘 AI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능력에 상당 부분 달려 있다"며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적었다. 이 밖에도 정부의 감시와 규제 강화로 새로운 AI 모델 출시가 지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 자사 기술이 인류의 멸종을 초래할 가능성 등까지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다. 앤트로픽은 여러 위험 요인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나의 위험이 현실화하면 다른 위험을 악화시키거나 새로운 위험을 촉발할 수 있으며, 그 복합적인 충격이 개별 위험의 영향을 크게 웃돌 수 있다는 것이다. 아모데이 CEO 역시 이러한 사업 구조의 위험성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올해 초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AI 산업이 아마존이나 메타처럼 초기 대규모 투자를 거쳐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성장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모데이 CEO는 “성장 속도에 대한 예측이 단 1년만 어긋나거나 연간 성장률이 10배가 아니라 5배에 그친다면 회사는 파산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관계, AI 산업 규제 강화, 치열해지는 AI 모델 경쟁, 신생 기업 등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위험과 기업의 존속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위험이 복합적으로 존재하는 데다 앤트로픽이 아직 비교적 신생 기업이라는 점까지 겹치자 투자자들은 이 회사 사업의 성장 가능성과 하방 위험을 평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르네상스캐피털의 맷 케네디 수석전략가는 “앤트로픽은 지난 여름보다 훨씬 어려워진 IPO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며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투자자들은 지금처럼 기업가치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를 보다 신중하게 평가하기 시작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일부 기존 및 잠재 투자자들은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를 약 1조5000억 달러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현재 거론되는 약 2조달러보다 25%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앤트로픽의 IPO는 단순한 초대형 기술기업의 상장을 넘어 글로벌 AI 산업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IPOX의 루카스 뮐바우어 리서치 연구원은 “앤트로픽의 IPO는 주요 AI 개발 기업들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을 확립할 것"이라며 “향후 다른 기업들의 상장뿐 아니라 AI 인프라 구축에 자금을 지원하는 기업들에 대한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 반도체 호황 끝났나”…삼전닉스 실적에 쏠린 눈 [이슈+]

인공지능(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이번 주 잇따라 실적을 발표한다. 반도체 공급 부족에 힘입어 기록적인 실적이 예상되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AI 산업에 쏟아부은 천문학적인 자금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집중되고 있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주 MSCI 아시아태평양지수에 편입된 약 1200개 기업 가운데 550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아시아 증시에서 가장 많은 기업이 실적을 공개하는 한 주다. 특히 오는 28일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삼성전자(29일), 일본 키옥시아홀딩스(30일),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31일)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잇따라 성적표를 내놓는다. 이들 4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합계 2조달러를 웃돌며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지출 가운데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한국시간으로 오는 29일 새벽, 아마존이 30일 새벽에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AI 인프라에 투자하는 기업과 반도체를 공급하는 기업들의 실적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주가 AI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시장은 이미 상당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AI 투자에 대한 의구심으로 MSCI 아시아태평양지수는 이달 들어 6% 가량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지난 6월 고점 대비 약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키옥시아 주가도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인 3만6230엔(6월 22일)에서 전날 1만2550엔으로 약 65% 폭락했다. 주목할 부분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요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은 몇 배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이러한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차입 비용 상승과 AI 투자 규모가 향후 수익을 앞지를 수 있다는 우려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AI 수요가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이 아니라 AI 인프라 구축 비용이 급증하는 속도를 매출 증가세가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X매니지먼트의 빌리 렁 투자전략가는 “메모리 반도체는 AI 수요를 실시간으로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지표"라며 “가격은 매일 움직이고 이를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실적 발표가 AI 거품 논쟁을 완전히 종식하지는 못하더라도 현재의 호황이 실제 주문에 기반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운드힐인베스트먼트의 데이브 마자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이 이미 다음 반도체 경기 하강 국면을 주가에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실적 수치 자체는 거의 중요하지 않다"며 시장의 관심이 지난 분기 실적보다 향후 전망에 집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AI 인프라 기업들을 둘러싼 자금조달 불안은 메모리 반도체 투자자들에게 과거 반복됐던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경기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우려도 되살아나고 있다. 레일리언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필립 울 포트폴리오 운용 총괄은 여전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투자하고 있지만 최근 반도체주 급락 이전에 차익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시장을 지배했던 무조건적인 낙관론이 기업 펀더멘털을 더욱 엄격하게 검증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투자 테마에서 쉽게 벌 수 있는 돈은 이미 다 벌었다"고 주장했다. 최근 반도체주 급락이 지나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반등해 내년 2분기 신고가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맥쿼리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공급 과잉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공급 부족 상태에 있다고 진단했다. 씨티그룹 역시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기존 예상보다 긴 9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을 뒷받침하는 장기 공급계약이 메모리 업계의 호황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KB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6~2027년 합산 영업이익이 157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두 기업이 지난 26년 동안 벌어들인 누적 영업이익의 약 2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처럼 폭발적인 실적 성장 전망의 상당 부분은 이미 장기 공급계약에 반영돼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두 기업이 내년에 생산할 예정인 메모리 반도체 물량의 70% 이상은 주요 빅테크 기업들과 체결한 5년 장기 공급계약으로 확보된 상태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장기 공급계약이 체결됐다고 해서 AI 인프라 투자 둔화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AI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거나 데이터센터 투자에 따른 수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반도체 수요가 둔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장기 공급계약이 현재의 반도체 공급 부족이 향후 공급 과잉으로 전환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이에 따라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기록적인 실적 자체보다 실제 계약으로 확보된 수주 물량과 향후 설비투자 계획이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마자 CEO는 강력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구체적인 증거와 절제된 설비투자가 확인된다면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4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수주 잔량이 단순한 기대가 아니라 실제 계약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면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정점에 도달했는지를 둘러싼 논쟁은 1년 뒤로 미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AI 관련주에 대한 투자 열기가 계속 약해질 경우 투자자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다른 산업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소비 수요를 비롯한 실물경제 전반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끝난 줄 알았는데 대반전”…룰라 4선에 중남미 우파 돌풍 제동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81) 브라질 대통령이 예상을 뒤엎고 역사적인 4선에 성공했다. 한때 정치 생명이 끝났다는 평가까지 받았던 룰라 대통령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대해온 중남미 우파 진영의 기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26일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룰라 대통령이 51.8%를 득표해 48.2%에 그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으로, 지난 4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룰라 대통령을 제치고 선두에 올랐던 인물이다. 앞서 부친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도 2022년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했다가 룰라 대통령에게 패한 바 있다. 이번 결과는 브라질 정치사에서도 전례 없는 반전으로 평가된다. 1989년 대통령 직선제가 채택된 이후 1차 투표에서 패배한 후보가 결선에서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룰라 대통령의 승리는 중남미 정치 지형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최근 중남미에서는 미국의 안보·이민 정책에 호응하는 우파 정부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친트럼프 진영의 영향력이 확대돼왔다. 실제로 지난해 에콰도르와 볼리비아, 온두라스, 칠레에 이어 올해 코스타리카와 콜롬비아 등에서도 우파 후보들이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중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에서 좌파 정권이 재집권하면서 이러한 흐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결과가 룰라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이 끝났다는 예상을 뒤엎는 동시에 중남미를 휩쓸던 우파 집권 물결을 저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보우소나루 후보를 지원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미국의 중남미 영향력 확대 구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룰라 대통령의 역전승에는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저소득층의 결집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선거 막판 대표적인 복지 프로그램인 '보우사 파밀리아' 지원금 15% 인상과 온라인 도박 금지, 가계부채 재조정 등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여기에 룰라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주5일 근무제 도입을 위한 헌법 개정안도 선거 직전 확정됐다. 특히 결선투표를 앞둔 마지막 15일 동안 1차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던 유권자들과 부동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여기에 자신의 전통적인 정치적 기반인 북동부 지역의 저소득층 유권자들이 결집하면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러한 반전은 룰라 대통령의 정치적 이력을 고려하면 더욱 극적이다. 2003년부터 2011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그는 두 번째 임기를 마칠 당시 지지율이 83%에 달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이후 부패 스캔들에 휘말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수감 생활을 했으며, 정치 생명이 끝났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이후 관련 유죄 판결이 무효화되면서 2022년 대선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당시 대통령을 꺾고 재집권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그의 장남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마저 꺾으면서 브라질 최초의 '부자(父子) 대통령' 탄생도 무산시킨 셈이다. 다만 이번 선거는 룰라 대통령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보다 보우소나루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룰라 대통령은 세 번째 임기 동안 실업률 하락과 경제성장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지만 물가 상승과 생활비 부담으로 지지율이 이번 임기 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특히 플랫폼 노동이 확산하는 경제 환경에서 성장한 젊은 세대에게 룰라 대통령의 전통적인 현금성 복지 정책이 더 이상 충분한 해법이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 역시 급격한 사회·경제적 변화로 룰라 대통령이 새로운 경제 현실에 뒤처졌다는 인식이 확산했다고 전했다. 정치 분석가 토마스 트라우만은 블룸버그에 “이번 선거는 거부의 선거였다"며 “기본적으로 거리의 젊은이들과 소셜미디어, 새롭게 선출된 의원들이 주도한 선거운동이었다. 변화는 공식 선거캠프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금융시장도 예상 밖의 선거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 일본 증시에 상장된 브라질 보베스파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는 룰라 대통령의 당선 소식에 이날 아시아 거래에서 최대 16% 급락했다. 보우소나루 후보의 승리와 재정 건전성 회복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룰라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경제 상황도 녹록지 않다. 브라질의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82%를 넘어선 가운데 높은 금리와 가계부채 부담이 경제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이번 선거에서 우파 진영이 의회 다수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룰라 대통령의 네 번째 임기는 어느 때보다 험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코스피 1만2000 외치더니”…골드만이 엔화에 눈 돌린 이유

인공지능(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글로벌 증시를 짓누르는 가운데,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한국 코스피 지수의 목표치를 대폭 낮추는 동시에 증시 충격에 대비할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일본 엔화를 지목했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티머시 모 아시아태평양 주식전략 총괄 등은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코스피의 향후 12개월 목표치를 기존 1만2000에서 9000으로 25% 하향 조정했다. 보고서는 지난 6월 고점 대비 코스피가 35% 넘게 폭락한 상황을 반영해 밸류에이션에 보다 보수적인 가정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들어 코스피 목표치를 여러 차례 상향 조정했으며 지난 6월에는 1만2000까지 높였다. 이후 코스피를 포함해 글로벌 증시가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곤두박질쳤지만 모 총괄은 지난 9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코스피 목표치를 1만2000으로 유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AI 투자 열풍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결국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최근 별도의 보고서를 통해 AI발 증시 충격에 대비할 수 있는 헤지 수단으로 일본 엔화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은 여전히 엔화의 추가 약세를 시사하고 있지만, 엔화는 최근 몇 년보다 경기순응적 투자 포트폴리오의 헤지 수단으로 더욱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달러 매도·엔화 매수 포지션은 전반적인 성장 불안이나 특히 광범위한 AI 충격에 대비하는 가장 효과적인 헤지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최근 AI 투자에 대한 의구심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일본 엔화가 전통적인 안전자산의 역할을 다시 보여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22일 글로벌 증시가 AI 관련주 중심으로 급락하자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56.77엔으로 0.9% 가량 급락했다(엔화 강세). 골드만삭스는 또 AI 투자 열풍으로 미국 주식과 달러가 모두 성장 전망 악화에 취약해졌다고 분석했다. AI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가 미국 증시와 달러를 동시에 뒷받침해온 만큼, 투자 열풍이 꺾이면 두 자산이 함께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통화정책 환경이 달라졌다는 점도 엔화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글로벌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확대되면서 엔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글로벌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엔화 약세 폭이 과거 6~7년과 비교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설명했다. 일본의 통화정책 변화로 엔화의 구조적인 약세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일본은행(BOJ)은 2024년 3월 17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다. 이후 단계적으로 금리를 인상해 지난해 12월 0.75%까지 높였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6월과 9월 두 차례 추가 인상에 나서면서 기준금리는 1.25%로 올라섰다. 이는 1995년 이후 31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운명의 새벽이 온다”…美 빅테크, 돈 잘 벌어도 불안한 이유 [머니+]

이번 주 예정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전 세계 투자자들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시가총액 3, 4, 5위를 나란히 차지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 모두 견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의 관심은 실적 자체보다 천문학적인 인공지능(AI) 투자 비용과 수익성 확보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의구심으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만큼, 이번 실적 발표가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고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알파벳과 MS는 오는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하고, 아마존은 다음 날인 29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 시간으로는 각각 29일과 30일 새벽이다. 이들 3개 기업은 모두 이번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증권사 찰스슈왑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에 따르면 알파벳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2% 증가한 1281억달러, MS는 16.7% 늘어난 907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아마존 역시 12.3% 증가한 2022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빅테크 기업들의 견조한 성장세는 통상 증시 상승의 새로운 촉매제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AI 투자에 따른 막대한 비용 부담과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양호한 실적만으로는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AI 투자 확대가 대규모 현금을 창출하던 빅테크 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을 마이너스로 전환시킬 만큼 부담을 키웠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BNY웰스의 케빈 셰이 수석 주식 애널리스트는 “이번 실적 발표 시즌은 상당히 중요한 분기점"이라며 “시장은 초대형 기술기업들의 성장세가 지속 가능할지에 대해 점점 더 확신하지 못하면서 이들의 성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호실적에도 주가 급락한 메타…달라진 분위기 이러한 분위기는 지난주 메타플랫폼스의 실적 발표 이후 나타난 주가 급락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메타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시장 예상을 웃도는 매출을 달성했지만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기존 1300억~1450억달러에서 1350억~145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3분기 잉여현금흐름이 21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규모 AI 투자에 따른 자금 부담이 부각됐다. 결국 메타 주가는 지난 23일까지 8% 가까이 급락했다. 셰이 애널리스트는 “잉여현금흐름 전망치를 다시 낮춰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AI 투자의 지속 가능성과 추가 자금조달에 대한 의존도를 둘러싼 우려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러한 우려는 네오클라우드 기업과 시장의 다른 부문으로도 확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잉여현금흐름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다면 시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것"이라며 “잉여현금흐름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바닥을 통과했고, 투자 지출 확대 사이클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를 지나왔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존 벨턴 가벨리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현재 투자자들은 설비투자 확대에 대해 전혀 인내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주식시장이 한동안 위험을 외면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이러한 문제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거나 시장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 고유가에 FOMC까지…운명의 한 주 이번 주 실적 발표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AI 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빠르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증시에서는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 자체보다 막대한 투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를 둘러싼 의구심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AI 관련 매출이 대규모 투자를 정당화할 만큼 증가하지 못할 경우 오는 2030년까지 3조5000억달러가 넘는 AI 인프라 투자 자산에서 손상차손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추산했다. AI 인프라에 투입한 투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을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다음 달 기업공개(IPO)를 앞둔 것으로 알려진 AI 챗봇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의 성장세 둔화도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올 3분기 앤트로픽의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5%로, 2분기보다 둔화한 수준이다. 이러한 우려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자금 흐름에서도 확인된다. 아전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 시장에서는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데이터센터 설비투자 관련주와 기술주에서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거시경제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격화 우려로 국제유가가 지난 4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데다 오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까지 앞두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은 한층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현 3.75~4.0%인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벨턴 매니저는 “어려운 거시경제 환경과 AI 매출 성장세 둔화, AI 설비투자 증가세의 가속화가 맞물린 상황"이라며 “상당히 어려운 조합"이라고 지적했다. ◇ M7 주가 부진…“저기 매수 기회" 분석도 이처럼 AI 투자에 대한 경계심이 확산하면서 그동안 글로벌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미국의 초대형 기술기업 7곳인 '매그니피센트7(애플·아마존·알파벳·MS·엔비디아·테슬라·메타, M7)'의 주가도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M7 지수'는 올해 들어 6.5%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가 15%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M7 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4배를 밑돌고 있다. 이는 지난 10년 평균인 약 29배보다 낮고, 1년 전 33배와 비교해도 크게 하락한 수준이다. MS와 알파벳 역시 장기 평균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으며, 아마존의 PER은 20배 아래로 떨어져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반면 실적 성장 전망은 여전히 견조하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M7 기업들의 올해 이익은 약 3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S&P500 기업 전체의 예상 이익 증가율인 29%를 웃도는 수준이다.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M7 기업들의 2027년 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최근 27%까지 상승했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시장에서는 19%에 못 미치는 증가율을 예상했지만 이후 전망치가 빠르게 상향 조정됐다. 그러나 이처럼 높아진 실적 기대치가 오히려 빅테크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적이 시장 전망에 부합하더라도 AI 투자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피보털 어드바이저스의 티파니 맥기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의 기대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기업들이 기대치를 충족하더라도 시장은 실망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기업들이 기대치를 단순히 충족하는 수준이 아니라 압도적으로 뛰어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란 끝장내는 건 쉬워”…트럼프 최후통첩, 국제유가 150달러 찍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협상을 타결할지, 아니면 군사 공격을 재개할지 결정해야 할 시점이 임박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다시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얼마나 더 오를지 관심이 집중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란을 완전히 끝장낼 것인가, 아니면 합의를 이룰 것인가. 그것이 전부"라며 “이란을 끝장내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우리는 장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공습을 재개할 수 있음을 여러 차례 시사해 왔다. 미국은 세 번째 항공모함 전단을 포함한 추가 병력도 페르시아만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을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오늘은 공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당국자들은 중간선거 이후 새 의회가 출범하기 전까지의 기간이 특히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들은 협상을 통한 합의가 전쟁을 끝낼 가장 유력한 방안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란과 예멘 후티 반군의 위협이 커지자 중동 일부 지역에서 외교관과 군 병력을 감축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당초 사우디아라비아 주재 외교관들의 철수 사실만 인정했다. 그러나 한 미국 당국자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선박을 겨냥한 이란의 공격이 거세지면서 중동 전역에서 보다 광범위한 인력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란 역시 미국 중간선거를 전후해 새로운 공습이 시작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의 추가 공격이 현실화할 경우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전역을 겨냥한 보복 공격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이란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안팎에서 선박을 겨냥한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중동 전문가인 아슬르 아이든타슈바시는 “모든 징후는 전쟁 재개와 대규모 폭격 작전이 시작될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다"며 “다만 정확한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중동 지역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지난 23일 배럴당 116.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한 주 동안 6% 넘게 급등하면서 지난 4월 이후 약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26일 아시아 시장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 등으로 상승세가 다소 진정됐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현재 브렌트유는 배럴당 110.54달러 수준으로 소폭 하락했다. 기술적 지표에서도 단기 조정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가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3일 브렌트유의 14일 상대강도지수(RSI)는 74를 넘어섰다. RSI는 일정 기간 가격 변동의 속도와 폭을 측정하는 기술적 지표로, 일반적으로 70을 웃돌면 과매수 상태로 판단해 가격 조정 가능성을 경계한다. 그러나 국제유가의 상승 압력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브렌트유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약 90% 급등한 상태다. 특히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다시 격화할 경우 원유뿐 아니라 석유제품의 공급 부족 사태까지 심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중동의 핵심 에너지 기반시설이 추가로 파괴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중동 전쟁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이 장기화하거나 에너지 기반시설 피해가 확대되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지난달 경고한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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