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는 대량살상무기”…‘7천피’ 회복 뒤 숨은 불안 [머니+]](http://www.ekn.kr/mnt/thum/202607/rcv.YNA.20260715.PYH2026071518260001300_T1.jpg)
코스피가 3거래일 만에 7000선을 회복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는 데다, 국내 증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향방을 좌우하는 구조로 자리 잡으면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24% 상승한 7284.41에 거래를 마감, 3거래일 만에 '7천피'를 회복했다. 이날 반등은 국내 반도체 '투톱'이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6.27%, SK하이닉스는 8.83% 각각 상승했다. 특히 간밤 뉴욕증시에서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가 27.29% 급등한 것이 투자심리를 크게 개선했다. 미국 시장에서 형성된 높은 가격이 국내 본주와의 가격 괴리를 좁힐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5% 올라 시장 전망치(3.8%)를 밑돈 점도 호재였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다소 완화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을 추세 전환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로 국제유가가 치솟아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고,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가필드 레이놀즈 MLIV 아시아 팀장은 “연료 선물가격이 원유 선물가격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올해 에너지 공급 충격이 빠르게 해소될 것으로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 같은 흐름은 전쟁의 영향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데 베팅해온 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주식과 회사채, 국채시장 전반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GAMA자산운용의 라지브 드 멜로 글로벌 매크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중동에서 계속되는 충돌은 투자심리 개선을 가로막는 가장 큰 제약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재개한 데 이어 교량과 발전시설 등을 추가 공습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과 이란은 서로 상대방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먼저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협상 재개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대외 악재가 국내 증시에서는 레버리지 ETF를 통해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가 지난 13일 15% 폭락하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운용사들은 목표 레버리지 비율을 맞추기 위해 약 50억달러 규모의 SK하이닉스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추산됐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출시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급격한 디레버리징(강제 매도)이 장중 변동성을 증폭시켰다"고 분석했다. 레버리지 ETF는 목표 배수를 유지하기 위해 기초자산 가격이 오르면 현물이나 선물을 추가 매수하고, 반대로 하락하면 비중을 줄이기 위해 매도해야 한다. 상승장에서는 상승폭을 키우고 하락장에서는 낙폭을 더욱 확대하는 구조다. 이 같은 구조는 최근 코스피의 극심한 변동성으로 이어졌다. 코스피는 6월 이후 종가 기준 4% 이상 등락한 날이 ▲6월 5일(-5.54%) ▲8일(-8.29%) ▲9일(8.18%) ▲10일(-4.52%) ▲12일(4.63%) ▲15일(5.20%) ▲23일(-9.99%) ▲25일(5.24%) ▲26일(-5.81%) ▲7월 2일(-7.89%) ▲3일(5.76%) ▲7일(-4.91%) ▲8일(5.35%) ▲13일(-8.95%) ▲15일(6.24%) 등 모두 15거래일에 달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기업의 펀더멘털보다 레버리지가 시장을 움직일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클레이그룹의 아딜 에브라힘 주식부문 총괄은 “이같은 투기적인 상품은 결국 시장이 반전되는 순간 비극적 결말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슐리 렌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도 이날 칼럼에서 “세계적인 흐름을 따른다 하더라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국내 출시는 시기가 좋지 않았다"며 “5월 말 한국 증시는 이미 거품이 형성되기 시작한 상태였는데 당국이 이를 허용한 것은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그리고 이를 추종하는 ETF를 합친 거래대금 비중이 이달 초 전체 증시의 73%에 달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소수의 금융상품이 국내 증시 전체를 좌우하는 구조가 됐다. 미국 역시 레버리지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유동성이 충분해 이같은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복잡한 금융상품은 대량살상무기라는 워런 버핏의 경고가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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