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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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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다 책갈피에 열광”…외신이 본 한국 ‘텍스트힙’의 이면 [이슈+]

한국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독서 열풍이 확산하자 주요 외신이 이를 비중 있게 조명했다. 그러나 정작 책을 읽는 행위보다 관련 상품을 구매하거나 독서 행사에 참여하는 데 더 큰 관심을 보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에 익숙한 젊은층이 독서를 '힙하다'고 받아들이면서 책이 지식 습득의 수단을 넘어 자신의 취향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새로운 소비문화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열풍이 실제 독서 습관으로 이어질지,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30일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젊은 세대의 최신 유행은 독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온라인 환경에서 성장한 한국의 젊은 세대가 스마트폰을 끊임없이 들여다보는 습관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독서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사회적 활동이자 미적 취향, 나아가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성인 독서율은 하락하는데 20대만 상승…'텍스트힙' 열풍 실제로 한국의 전체 성인 독서율은 감소하는 추세지만 20대를 중심으로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3월 발표한 '2025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38.5%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조사인 2023년보다 4.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성인의 연간 평균 독서량도 2023년 3.9권에서 지난해 2.4권으로 1.5권 감소했다. 그러나 20대의 독서율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만 19~29세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2023년 74.5%에서 지난해 75.3%로 0.8%포인트 상승했다. 모든 성인 연령대 가운데 독서율이 상승한 연령층은 20대가 유일했다. 젊은 세대의 도서 구매도 증가하고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0~20대의 소설·시·희곡 구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늘었다. 젊은 구매층에서는 최근 2년 동안 두 자릿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독서 열풍의 전환점 중 하나는 2024년 10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었다.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작품은 수상 이후 일주일 동안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상위 10위 가운데 9개를 차지했으며, 판매량도 100만부를 넘어섰다. 2024년 초에는 영국 일간 가디언이 Z세대(1997~2012년생)의 종이책과 오프라인 서점에 대한 열광을 조명하면서 '텍스트'와 '힙'을 결합한 '텍스트힙'이라는 유행도 대중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오지은 서울도서관장은 “Z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함께 살아왔다. 이들에게 디지털 세계는 공기와 같은 존재"라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생각하고 성찰하는 일이 희귀해졌고, 젊은 세대는 이를 오히려 멋진 것으로 여기게 됐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세계 각국의 교육자와 연구자, 문화평론가들이 영상과 AI가 넘쳐나는 미래에 인간의 비판적 사고 능력이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텍스트힙 열풍이 독서의 새로운 미래를 보여주는 사례일 수 있다고 짚었다. ◇책보다 굿즈가 먼저?…독서 열풍의 이면 이러한 독서 열풍은 책을 읽는 행위 자체를 넘어 관련 상품을 구매하거나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등 새로운 문화로 확장되고 있다. 젊은 세대가 독서를 단순한 지식 습득의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는 활동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책과 관련된 굿즈 소비다. 출판사 민음사는 지난 8월 말 편의점 GS25 등과 협업해 고전문학 작품의 표지를 활용한 우유크림빵을 출시했다. 무작위로 제공되는 수집용 책갈피까지 포함된 이 상품은 약 두 달 만에 200만개가량 판매됐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민음사의 팝업스토어에도 16일 동안 2만명이 방문했다. 방문객 대부분은 20~30대로, 책뿐만 아니라 스티커와 책 커버, 열쇠고리 등 다양한 관련 상품을 구매했다. 오 관장은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나타난 소비 행태와 관련해 “젊은 사람들은 먼저 책 커버를 고른 다음 그 안에 들어갈 책을 찾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굿즈가 먼저, 독서는 선택 사항"이라고 짚었다. 독서 모임 역시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 외로움을 해소하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교류의 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서울도서관이 지난해 선보인 온라인 독서 모임 '힙독클럽'에는 모집 시작 2시간 만에 1만명이 신청했다. 신청자의 약 82%가 Z세대였으며, 이 가운데 약 절반이 실제로 활동하고 있다. 독서 모임 플랫폼인 트레바리에서는 현재 약 6000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회원들은 책값과 별도로 월회비를 내며, 매달 약 500~600개의 독서 모임이 운영되고 있다. 모임에서는 책을 매개로 가족과 인간관계, 슬픔, 정치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다. 윤수영 트레바리 대표는 “우리 모임에서 많은 부부가 탄생했다.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트레바리는 나이트클럽에서 DJ가 하우스와 테크노 음악을 틀고 참가자들이 책을 읽는 행사까지 개최하고 있다. ◇일시적 유행에 그칠까…AI 시대 독서의 미래 주목 다만 이러한 독서 열풍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블룸버그는 한국에서 유행이 빠르게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만큼 독서 열풍도 1년 뒤에는 다시 과거의 유물처럼 취급되거나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겉치레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독서에 대한 관심은 사라지고 구매한 굿즈만 먼지를 뒤집어쓴 채 남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책방지도에 따르면 한국 독립서점은 지난 3월 기준 처음으로 1000곳을 돌파했지만 신규 개점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다. 2018년 143곳으로 정점을 찍었던 연간 신규 개점 수는 지난해 36곳으로 줄었다. 청계천에서 소설 '데미안'을 펼쳐 들고 있었던 26세 여성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책을 읽는 척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의 숏폼 콘텐츠에 중독돼 있는데, 순간적인 도파민 자극에서 벗어나기 위해 책을 읽고 일기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독서가 취미가 되고 내 삶을 바꿔줬으면 좋겠다. 어쩌면 그렇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독서 열풍이 실제 독서 습관의 정착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책을 읽기 시작한 동기가 무엇이든 독서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사실 자체에는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책은 AI 시대에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책 읽는 대한민국' 독서 캠페인을 통해 국민이 일상에서 다양한 독서 활동에 참여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오 관장 역시 “AI 시대에 우리는 생각하는 일을 기계에 맡기기 시작했다"며 “인간은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을 보존하고 강화해야 한다. 젊은 세대도 점점 더 그러한 능력을 갈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주식도 코인도 못 믿겠다”…글로벌 투자자들 피난 행렬 [머니+]

글로벌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주들이 연일 급락하는 가운데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마저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와 일본 엔화 등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잇따른 실적 발표로 AI 산업의 막대한 투자 비용과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데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대규모 해킹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 대비 3.48% 급락한 5730.74에 장을 마감,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수는 전장 대비 2.99% 하락한 5760.35로 출발해 장중 한때 5599.42까지 밀리면서 낙폭을 5.7%로 확대하기도 했다.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이날 오전 10시 5분께에는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코스피가 7.57% 급락했던 지난 15일 이후 11거래일 만이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날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각각 3.02%, 7.08% 내린 22만5000원, 14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코스피는 이달에만 약 16% 급락했다. 장중 역대 최고가인 9385.59(6월 19일)와 비교하면 40% 가까이 하락한 수치다. AI 관련주에 대한 매도세는 아시아 증시 전반으로 확산했다. 일본 반도체 기업인 어드반테스트와 키옥시아는 각각 6%대 하락했으며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도쿄일렉트론 주가도 5% 떨어졌다.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TSMC 역시 2% 가까이 하락했다. 이처럼 아시아 반도체주들이 동반 급락한 것은 간밤 뉴욕증시에서 미국 주요 기술기업들에 대한 매도세가 거세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12.64% 폭락했다. 알파벳의 3분기 매출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잉여현금흐름이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커진 영향이다. 이날 주가 하락률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인텔은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향후 실적 전망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23% 폭락했다. 아마존 역시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돌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7.3% 급락했다. 특히 투자자들이 주목했던 잉여현금흐름이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AI 투자 열풍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퍼스톤의 크리스 웨스턴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반드시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를 의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는 만큼 주주들이 충분한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AI 인프라 구축 경쟁이 관련 기업들의 재무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가격 인상이 스마트폰과 개인용컴퓨터(PC) 등 전자기기의 글로벌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대형 악재가 터졌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해킹으로 약 63억달러(약 8조4000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보안 점검을 진행하는 동안 입출금을 일시 중단하고 영향을 받은 주소의 권한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블록체인 관련 업체들과 협력해 약 3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동결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는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비트코인은 해킹 소식이 전해진 이후 급락하면서 약 한 달 만에 8만달러선이 무너졌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한때 7만6000달러선까지 하락한 뒤 오후 4시 16분 기준 7만8290달러 수준으로 소폭 반등했다. 스탠다드 차타드의 제프리 켄드릭 디지털자산 리서치 책임자는 “현재의 부정적인 가격 흐름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동결된 자산이 해제되고 해킹 사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난 이후에야 새로운 가격 지지선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증시와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에 대한 불안이 확산하자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와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화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글로벌 벤치마크 금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약 7bp(1bp=0.01%포인트) 급락한 4.91%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달 1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채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거래를 마감할 경우 이달에만 약 38bp 하락하게 된다. 이는 2023년 12월 이후 가장 큰 월간 하락폭이다. 로이터는 위험회피 심리에 스위스 프랑화, 일본 엔화도 강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마크 크랜필드 블룸버그 MLIV 전략가는 “채권이 다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돌아왔으며 미국 국채가 그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금요일(30일)에도 추가 하락하면서 지난 9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했을 당시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와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투자심리의 향방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대 여론이 확산하면서 오는 11월 3일 예정된 중간선거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선거 결과가 향후 AI 인프라 투자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다음 달 17일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역시 AI 투자 열풍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플러드라인스 리서치의 설립자이자 투자전략가인 애나 우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이번 실적 시즌 동안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되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호재도 하락, 악재도 하락”…삼전닉스 덮친 ‘AI 패닉셀’ [머니+]

빅테크의 실적과 투자 전망이 AI 산업의 수익성 논란을 키우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아시아 반도체주에 매도 압력이 집중되고 있다. 인텔의 부진한 실적 전망이 반도체 수요에 대한 우려를 키운 가운데 아마존마저 막대한 인공지능(AI) 투자 부담으로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AI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7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5.59% 급락한 56605.82을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장 대비 2.99% 하락한 5760.35로 출발한 뒤 낙폭을 빠르게 확대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이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6.47% 하락한 21만7000원, SK하이닉스는 9.11% 폭락한 138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일본 반도체 관련주인 어드반테스트와 키옥시아도 각각 9%대 하락률을 나타내고 있으며 대만 TSMC 역시 2% 가까이 떨어졌다. 아시아 반도체주들의 동반 급락은 미국 주요 기술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AI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다시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거세게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간)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막대한 투자지출 계획과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매출 실적을 공개한 이후 주가가 12.64% 급락했다. 이는 사상 최대 하락률이다. 여기에 인텔과 아마존이 장 마감 후 공개한 실적과 전망도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켰다. 인텔은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향후 실적 전망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23% 폭락했다. 아마존 역시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돌자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7.3% 급락했다. 특히 아마존의 경우 투자자들이 주목했던 잉여현금흐름이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말 기준 최근 12개월간 잉여현금흐름은 424억달러 적자로, 직전 분기 말 기준 76억달러 적자에서 약 5.6배로 확대됐다. 그럼에도 아마존은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2200억달러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막대한 자금을 AI 인프라 구축에 쏟아붓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현금 창출 능력에 대한 의문은 오히려 커지고 있는 것이다. 알파벳 주가가 폭락한 배경에도 비슷한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알파벳의 3분기 설비투자 규모는 513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따라 잉여현금흐름 적자 규모도 전 분기 58억5500만달러에서 90억6500만달러로 확대됐다. 그러나 알파벳은 올해 연간 설비투자 전망치를 최대 2050억달러 수준으로 유지했으며 내년에는 투자 규모가 더욱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결국 AI 인프라에 대한 천문학적인 투자가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현금 창출 능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실적 발표로 AI 관련 투자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깊어졌다며 막대한 투자지출이 높은 기업가치를 정당화할 만큼 빠르게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인텔의 부진한 전망은 반도체 수요 자체에 대한 불안감까지 자극했다. 인텔은 PC 시장이 올해 12% 위축된 데 이어 내년에도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 등으로 PC 수요가 둔화하면서 관련 반도체 시장의 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경고다. 플러드라인스 리서치의 애나 우 설립자는 “이번 실적 발표 시즌은 AI 관련 기업들에 가혹했다"며 “AI 거품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기업이 시장의 혹독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조달 비용 상승과 신용 위험이 결국 하이퍼스케일러들로 하여금 인프라 구축 속도를 늦추도록 압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팀 워터러 KCM트레이드 수석 시장분석가는 “AI에 대한 회의론이 오늘도 아시아 기술주와 반도체주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로 남아 있다"며 “아시아 반도체주의 주가 반응은 현재 진행 중인 AI 투자가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속도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에 시장의 관심이 계속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물론 최근 주요 기술기업들의 실적 발표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SK하이닉스는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기록적인 실적을 발표했고 추가 주주환원 정책까지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현금흐름과 견조한 클라우드 사업 성장세를 보여주면서 막대한 AI 투자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그러나 주가는 29일 0.16% 하락하는 등 투자자들의 매도세를 피하지 못했다. 블룸버그는 시장의 눈높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단순히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것만으로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샌디스크는 2027회계연도 1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8% 급증한 110억31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약 107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샌디스크 주가는 29일 정규장에서 5.3% 하락했고,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낙폭이 확대됐다. 한편 향후 글로벌 증시의 향방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는 오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와 17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꼽힌다. 특히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대 여론이 확산하면서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선거 결과가 향후 AI 인프라 투자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대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이제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기업인 엔비디아로 향하고 있다. 우 설립자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는 이번 실적 시즌에 시장 분위기를 되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러니 SK하이닉스로 가지”…투자자들, 삼성전자에 실망한 이유는 [머니+]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폭락했다. 반도체 사업의 실적이 시장의 높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기대를 모았던 추가 주주환원 정책마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대조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7조44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3.1%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95조25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9%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75조1361억원으로 514.6%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규모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매출 147조1000억원, 영업이익 10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DS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배 급증했으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약 99%를 차지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전장 대비 4.13% 하락한 23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24만9000원(2.89%)까지 올랐으나 하락 전환했다. 오전 한때 22만6000원(-6.6%)까지 떨어지면서 전날 정규장 저점인 22만8000원을 밑돌기도 했다. 반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장 대비 2.62% 오른 152만6000원에 거래를 마쳐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점이 실망 매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 DS 부문의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약 2% 밑돌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금융정보업체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자료를 인용해 DS 부문의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 예상치가 107조3000억원이었다고 전했다. 여기에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추가 주주환원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점도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총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추진하고 있다. 3분기 현금배당 30조원을 포함해 올해 집행·확정된 금액은 35조원이다. 남은 재원은 55~75조원으로, 대부분을 자사주 매입·소각에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내년 1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하기로 했다. 차기 주주환원 정책 역시 이때 발표할 계획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전날 60조원 규모의 추가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아몬트파트너스의 롭 리 매니징파트너는 “삼성전자가 주주환원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내년 1월로 미룬 것은 실망스럽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어 “이는 향후 몇 달 동안 주식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에서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으로 자금을 옮길 명분을 제공한다"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주주환원에 대한 방향성이 더욱 명확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SK하이닉스는 전날 시장 예상보다 훨씬 많은 것을 내놓으며 기대를 뛰어넘었지만 삼성전자는 기존에 제시한 지침에서 사실상 달라진 것이 없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것도 주주환원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관측도 제기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전체 시설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60% 이상 늘어난 84조40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부문에 투입되는 자금은 76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급증한다. 내년에도 반도체 시설투자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급증한 이익이 실제로 얼마나 주주들에게 돌아올지 불확실해진 셈이다. 이토로의 조시 길버트 아시아태평양 수석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올해 설비투자를 약 60% 늘리는 만큼 막대한 이익이 생산능력 확대와 주주환원 사이에서 어떻게 배분될지 구체적으로 밝히기 전까지는 실제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돌아갈지 의문이 남는다"며 “이 때문에 내년 1월은 삼성전자가 반드시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 됐다"고 주장했다.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도 두 기업의 경쟁력 차이가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글로벌 AI 호황의 지속 가능성과 삼성전자가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둘러싼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들과 10건의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HBM 생산 물량이 2027년까지 모두 판매됐다고 밝혔다. 반면 SK하이닉스는 HBM 물량이 2029년까지 완판됐다고 발표했다. 이미 확보한 HBM 수요의 기간에서 2년의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HBM4 등 첨단 메모리 분야에서 성과를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구글은 폭락, MS는 급등”…AI 투자자들이 돌변한 이유 [머니+]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같은 날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였다. 투자자들이 단순한 매출 성장보다 실제 수익성과 현금 창출 능력을 더욱 엄격하게 따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알파벳 주가는 정규장 마감 후 발표된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10% 넘게 폭락했다. 알파벳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1275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1282억2000만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 AI 사업의 핵심인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3% 급증한 307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291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가 투자심리를 짓누른 것으로 풀이된다. 알파벳의 3분기 설비투자 규모는 513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따라 잉여현금흐름 적자 규모도 전 분기 58억5500만달러에서 90억6500만달러로 확대됐다. 그러나 알파벳은 올해 연간 설비투자 전망치를 최대 2050억달러 수준으로 유지했으며 내년에는 투자 규모가 더욱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AI 인프라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현금 창출 능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MS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약 3% 상승했다. MS의 2027회계연도 1분기(올해 7~9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922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약 906억2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366억30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주당순이익도 4.92달러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특히 현금흐름에서도 알파벳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MS는 이번 분기에 186억달러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약 85억4000만달러를 100억달러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인 애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8% 급증한 데다 설비투자 규모가 회사 자체 전망치를 밑돌은 영향이다. 로이터는 MS가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현금흐름과 견조한 클라우드 사업 성장세를 보여주면서 막대한 AI 투자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오라클 역시 AI 투자에 대한 우려를 완화할 만한 장기 전망을 제시하면서 주가가 정규장에서 약 11% 급등했다. 오라클은 이날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2028회계연도 하반기에 잉여현금흐름이 흑자로 전환되고 2029회계연도에는 3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2030회계연도까지 기존 부채의 차환을 제외한 추가 자금조달 규모를 최대 200억달러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2029회계연도부터는 외부 자금조달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AI 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평가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타셰어스캐피털의 휴 램 투자전략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나타난 알파벳과 MS 주가의 엇갈린 흐름은 빅테크 기업들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고 있는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검증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107조 벌었는데 어닝 미스?”…삼성전자 주가 6% 급락한 이유 [이슈+]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폭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시장 예상치를 밑돌자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설비투자 확대와 추가 주주환원 계획까지 내놨지만 투자심리를 되돌리지 못했다. 특히 글로벌 AI 투자 열풍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7조44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3.1%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95조25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9%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75조1361억원으로 514.6%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규모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매출 147조1000억원, 영업이익 10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DS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배 급증했으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약 99%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투자 규모를 84조40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60% 증가한 수준이다. 대규모 주주환원 계획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정규 분기배당을 포함해 총 30조원(주당 4601원) 규모의 3분기 현금배당을 의결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전체 주주환원 규모 90조~110조원 가운데 이미 집행했거나 확정된 35조원을 제외하면 잔여 재원이 55조~75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사상 최대 실적과 주주환원 확대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가는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39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장 대비 5.37% 내린 22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 한때 22만6000원(-6.6%)까지 떨어지면서 전날 정규장 저점인 22만8000원을 밑돌기도 했다. 전날 호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1.68% 오른 151만2000원을 기록하는 등 3일 연속 상승세다. 다만 장중 고점인 158만7000원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상당히 축소됐다. 국내 반도체 '투톱'이 주춤하면서 코스피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장중 한때 6100.11까지 상승했던 코스피는 하락 전환한 뒤 낙폭을 확대해 전장 대비 2.25% 내린 5873.90을 나타내고 있다. 주요 외신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 DS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인 108조50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CNBC 역시 금융정보업체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자료를 인용해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 예상치가 각각 195조7900억원, 107조6600억원이었다고 보도했다. 실제 실적이 두 지표 모두 시장 전망치를 소폭 밑돈 것이다. 특히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한 상황에서 설비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시장 예상치를 밑돈 영업이익은 삼성전자가 업계 전반의 공급 부족 상황을 더 높은 이익률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더욱 키울 위험이 있다"며 “특히 경쟁업체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수익성 높은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AI 인프라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이러한 호황을 경쟁사만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6세대 HBM인 HBM4 등 첨단 메모리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도 더욱 커질 것으로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CNBC에 따르면 이토로의 조시 길버트 아시아태평양 수석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여전히 감명을 받지 못했다"며 삼성전자의 기록적인 실적에도 투자자들의 반응이 냉담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AI 투자 열풍으로 너무나 좋은 실적에 익숙해진 나머지 이제 사상 최대 실적조차 축하할 이유가 아니라 당연히 충족해야 할 최소한의 기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사업 다각화를 이룬 거대 기업이라는 이야기가 많지만, 오늘날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상 휴대전화 사업이 딸린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대부분이 반도체 부문에서 발생하는 만큼 향후 실적과 주가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금리 동결보다 더 놀랍다”…워시, 무슨 말 했길래 [이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뒀다. 특히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강조하면서 오는 12월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까지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약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일단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한국(3.00%)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00%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은 시장에서 이미 예상됐던 결과로, 지난달 금리 인상의 영향을 지켜보면서 추가 긴축 여부를 판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더 많은 정보가 축적되면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치인 2%로 적시에 되돌리기 위해 적절한 통화정책 기조가 무엇인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유력시되는 분위기다. 워시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상반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4%로 상향 조정됐고 3분기 성장률도 3%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연준이 경기 둔화에 대한 부담을 상대적으로 덜고 인플레이션 억제에 집중할 여력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워시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라며 “이것이 지난 이틀 동안 FOMC 논의가 주로 물가 안정이라는 우리의 책무에 집중됐던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달 연준이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필요할 경우 추가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워시 의장은 또 “전반적인 금융 여건이 이전보다 긴축됐지만 이를 긴축적인 수준이라고 단정할 의향도 없고 그렇게 판단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브렛 라이언 미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해당 발언을 두고 연내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사실상 뒷받침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워시 의장은 추가 긴축에 나서겠다고 직접 말하지 않으면서도 사실상 그렇게 이야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TD증권의 오스카 무뇨스 미국 거시경제 전략가 역시 “우리는 여전히 연준이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연준이 추가 인상에 나서지 않기 위한 문턱은 매우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이 올해 12월과 내년 3월 각각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이번 FOMC 회의에서 시장의 예상을 벗어난 두 가지 변화가 있었다고 짚었다. 첫 번째는 연준이 내년부터 금리 결정 회의 횟수를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것이다. 연준은 2027년에도 연간 8차례 정례회의를 개최하지만 이 가운데 한 차례는 통화정책 전략 논의에 집중하고 기준금리 결정 표결이나 회의 이후 성명 발표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 기회는 기존 8차례에서 7차례로 줄어든다. 2028년에는 통화정책 전략을 논의하는 회의가 두 차례로 확대되면서 정례회의를 통한 금리 결정 기회가 6차례로 더욱 감소한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는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짚었다. 또 다른 이례적인 결과는 리사 쿡 연준 이사가 기준금리 동결에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이번 FOMC에서 표결권을 가진 위원 12명 가운데 10명은 금리 동결에 찬성했지만 쿡 이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해야 한다며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번 회의에서 복수의 위원이 반대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쿡 이사의 반대표는 의외의 결과였다고 CNBC는 전했다. 일반적으로 연준 이사들이 FOMC 금리 결정에서 반대표를 던지는 일은 드물며, 쿡 이사는 2022년 취임한 이후 이번이 첫 반대표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지금이라도 팔까”…코스피 6000 탈환하자 찾아온 ‘운명의 밤’ [머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실적 발표가 28일(현지시간) 한꺼번에 예정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중대한 분수령을 맞고 있다.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수익성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할 경우 글로벌 증시의 투자심리가 또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오후 2시(미 동부시간 기준·한국시간 29일 오전 3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한다. 이어 30분 뒤에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이 열린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 것은 2023년 이후 약 3년 만으로, 당시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모두 인상에 찬성했다. 함께 공개된 점도표에서는 올해 안에 적어도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번 FOMC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준이 지난달 금리 인상 이후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을 충분히 평가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90.6%로 반영하고 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시장이 안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경우 워시 의장이 그 배경을 설명해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짚었다. 불과 한 달 전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만장일치로 금리를 인상했던 연준이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하는 이유를 시장에 납득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이번 금리 결정 자체보다 워시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내놓을 발언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지난 7월 FOMC 당시에도 연준은 금리를 동결했지만 워시 의장이 동결 배경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국채시장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예상과 달리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경우 조만간 추가 인상에 나서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추가 금리 인상이 오히려 미국 경제에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실질금리가 이미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내년까지 75bp 추가 인상이 예상됐다"고 짚었다. CNBC에 따르면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수석 경제고문은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러한 결정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리를 더 높이면 이미 취약해진 주택시장에 추가 타격을 주고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 구글·MS 실적 발표…AI 투자 수익성 검증대 연준의 금리 결정과 함께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또 다른 이벤트는 알파벳과 MS의 실적 발표다. 두 기업은 이날 미국 뉴욕증시 정규장 마감 이후 나란히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한국시간으로는 29일 새벽이다. 이번 실적 발표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AI 산업의 수익성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알파벳의 3분기 주당순이익(EPS)이 3.02달러, 매출액은 1276억9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요 관전 포인트는 구글 클라우드의 성장세와 검색 사업의 경쟁력 유지 여부,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수익성 개선 여부다. MS의 경우 2027회계연도 1분기 EPS는 4.72달러, 매출액은 906억1000만달러로 전망된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의 성장률과 AI 서비스 코파일럿(Copilot)의 수익 창출 능력, 설비투자 비용 관리가 관건으로 지목됐다. 다만 두 기업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하더라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AI 관련 설비투자가 실제 수익 창출 속도보다 빠르게 증가할 경우 투자자들의 우려가 오히려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투자자들이 두 기업의 향후 클라우드 사업 성장 전망과 막대한 설비투자가 얼마나 빠르게 이익으로 연결될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대규모 투자로 잉여현금흐름이 시장 예상보다 더 악화할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AI 인프라 투자가 현금흐름과 수익성을 얼마나 압박하고 있는지, 향후 설비투자가 어느 수준까지 확대될지가 투자심리를 좌우할 전망이다. SWBC의 크리스 브리가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의 관심은 실적 자체보다 AI 성장을 위한 설비투자가 이들 기업의 지속 가능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며 “이는 여전히 커다란 의문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까지 맞물리면서 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져 AI 인프라 투자의 수익성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부 차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AI 데이터센터 기업들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세 가지 이벤트의 파장은 국내 증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날 국내 증시가 SK하이닉스의 호실적과 대규모 주주환원 발표에 힘입어 급등한 직후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28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6.63% 급등한 6012.44에 거래를 마감하며 지난 14일 이후 처음으로 6000선을 회복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는 각각 10.89%, 9.01% 급등하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가 AI 산업 전반의 수익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구글과 MS의 실적 발표 결과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는 상황이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 과정에서 반도체 기업들이 막대한 이익을 거두더라도 정작 데이터센터에 투자한 빅테크 기업들이 충분한 수익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설비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믿었던 한국마저”…美 국채 파는 동맹들, 트럼프 어쩌나 [이슈+]

미국과 가장 가까운 동맹국들이 미 국채 매입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과 대만이 미 국채를 순매도하고 일본도 매입 규모를 급격히 축소하는 등 아시아 주요 우방국들의 자금 흐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미 국채금리에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블룸버그통신이 미 재무부와 국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국과 외교적으로 가장 밀접한 국가 및 지역의 올해 1~8월 미 국채 순매수 규모는 1743억달러(약 233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급감한 것으로, 2021년 이후 같은 기간 기준 최저 수준이다. 이번 분석은 최초 발행 당시 만기가 1년을 초과하는 미 국채를 대상으로 했으며, 57개 국가 및 지역의 정부와 민간 투자자들이 매입한 금액에서 매도액을 차감한 순매수 규모를 집계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세계 최대 미 국채 해외 보유국인 일본의 올해 1~8월 순매수 규모는 3억8900만달러(약 52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99% 감소한 수준이다. 한국은 같은 기간 미 국채를 238억달러(약 31조원) 순매도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7년 이후 같은 기간 기준 최대 순매도 규모다. 대만 역시 미 국채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국가 가운데 중국이 가장 많은 미 국채를 순매도했으며 한국과 벨기에가 그 뒤를 이었다. 다만 벨기에의 경우 중국 투자자들의 계좌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반면 영국과 홍콩, 인도는 미 국채를 가장 많이 순매수한 국가 및 지역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자금 흐름의 배경으로 자국 통화 가치 하락과 국내 채권금리 상승, 주식 투자 수요 확대, 미국 정책에 대한 불안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아시아 주요국들은 무역 등을 통해 벌어들인 잉여 자금을 달러로 환전한 뒤 미 국채에 투자해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아시아 통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화 자산을 매입할 여력이 줄어들었다.이에 각국 정부는 자국 통화 가치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실제로 일본 엔화 가치는 약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관련 통계에서는 일본 정부가 엔화 가치 방어에 나서는 과정에서 지난여름 미 국채를 비롯한 일부 증권을 매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한국 원화 가치 역시 한때 2009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반등했다. 미국 이외 국가들의 채권금리 상승도 미 국채 매입을 줄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일본 국채금리가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추가 수익률은 축소됐다. 양주경 키움자산운용 글로벌채권 부문 총괄은 미 국채 투자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 국채를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마켓츠 라이브(MLIV)의 안드레 드 실바 전략가 역시 높은 달러 자금조달 비용이 미 국채 투자 수익률을 잠식하는 반면 일본 국채는 금리 상승으로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국채 대신 주식 등 다른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미 재무부 관료 출신인 브래드 세처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한국 투자자들이 채권보다 주식을 선호하는 반면 대만의 자금은 주식과 예금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는 일부 미국의 우방국들이 미 국채를 대규모로 순매수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 방향에 대한 불안감도 미 국채 투자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스테이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마사히코 루 수석 채권 전략가는 “미 국채시장이 해외 매수자를 잃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동적으로 매입하던 투자자들을 잃고 있다"며 “미국의 정책이 갈수록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미 국채에 높은 비중을 배분하거나 잉여 자금을 자동적으로 재투자하는 관행을 정당화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 국채시장의 구조적인 위험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가 40조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정부 지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투자자들에게 더욱 의존해야 하지만, 과거 안정적으로 미 국채를 매입했던 우방국들의 역할은 점차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국 국채시장을 둘러싼 불안에 대해 여러 차례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 1월에는 그린란드 문제를 두고 유럽이 미국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미 국채를 매도할 경우 “대대적인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 8월 미 국채금리가 급등했을 당시에는 채권시장 변동성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면서 “미국 경제는 강하며 금리는 인위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헤지펀드와 은행, 뮤추얼펀드 등 민간 투자자들이 기존 매수자들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으며, 이들의 미국 연방정부 부채 보유 비중은 약 70%까지 상승했다. 이는 1990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그러나 민간 투자자들은 미국 우방국들보다 국채 가격과 금리 변화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면서 미 국채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도이체방크의 오모리 쇼키 일본 담당 수석 채권 전략가는 “미 재무부는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는 조달 가격이 얼마인지, 그리고 그 가격이 얼마나 크게 변동할 것인지에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삼전닉스 오를때 팔아라?”…AI 반도체 불장의 함정 [머니+]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주들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모처럼 국내 증시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특히 28일에는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실적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와 함께 급등해 코스피가 6000선을 회복했다. AI 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나는 모습이지만, 최근 반등에 지나치게 낙관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나와 주목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2시 25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6.27% 급등한 5990.97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6003.22까지 오르며 지난 14일 이후 처음으로 6000선을 넘어섰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나란히 8~9%대 상승세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그동안 국내 증시는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하면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강한 하방 압력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AI 모델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추진과 대규모 AI 인프라 자금조달 소식이 잇따르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브로드컴은 뱅크오브아메리카, 블랙스톤, 시티그룹, 모건스탠리 등 대형 금융사들과 손잡고 앤트로픽의 고성능 반도체 구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63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목적법인(SPV)이 금융사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브로드컴의 AI 가속기와 네트워킹 장비를 구매한 뒤 이를 앤트로픽에 임대하는 구조다. 이처럼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대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되살아났다. 실제로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 27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이 기간 약 7% 올랐다. 같은 기간 기술주 중심 나스닥100 지수도 2% 넘게 상승했다. ◇ SK하이닉스 호실적에 주주환원까지…AI 낙관론 '솔솔' 여기에 이날 SK하이닉스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AI 반도체 호황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힘을 실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83조33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7.3배 급증한 것으로 시장 예상치를 7%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매출액도 104조6155억원으로 사상 처음 분기 기준 100조원을 돌파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회사는 AI 반도체에 필수적인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최소 203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2029년까지 생산할 일반 메모리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물량이 모두 판매된 상태라는 설명이다. 대규모 주주환원 계획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현금배당에 30조원 이상, 자사주 매입·소각에 60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등 총 100조원 안팎을 주주들에게 환원할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에는 지난 8월 발표한 40조원이 포함된다.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에 대한 투자에서 발생한 이익 상당 부분도 주주들에게 돌려줄 방침이다. 윤정인 피보나치자산운용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은 AI 수요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 기업들이 벌어들인 막대한 이익이 실제로 주주들에게 얼마나 돌아갈지를 의심해왔다"며 “오늘 SK하이닉스의 발표는 이 두 가지 우려를 모두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 찬물 끼얹은 크레이머…“아직 안심할 때 아니다" 그러나 최근 AI 관련주들의 반등을 두고 낙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 경제매체 CNBC의 간판 주식 프로그램 '매드 머니' 진행자인 짐 크레이머는 27일(현지시간) 방송에서 최근 AI 관련주들의 반등을 두고 AI 투자 열풍이 다시 시작됐다고 판단하는 것은 투자자들의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레이머는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기술주가 이제 완전히 괜찮아졌다고 안심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이것이 모든 위험이 사라졌다고 선언할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경제의 다른 업종에도 눈을 돌려야 할 이유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크레이머가 AI 산업에 대한 경계심을 유지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라고 CNBC는 전했다. 우선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의 재무건전성 문제가 떠올랐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이들 기업이 막대한 차입 비용을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졌다는 것이다. 크레이머는 특히 회사채 수익률이 한때 15%까지 치솟았던 코어위브를 비롯해 네비우스와 아이렌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했다. 코어위브 주가는 27일 약 8% 반등했지만 코어위브에 대한 새로운 악재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는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어떤 긍정적인 소식이 나오더라도 그 뒤에는 코어위브를 포함해 어딘가에 문제가 있다는 부정적인 보도가 쏟아진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배웠다"고 말했다. 크레이머는 또 브로드컴과 앤트로픽의 자금조달 거래에 대해 지적했다. 630억달러 규모의 자금조달은 금융기관들이 여전히 막대한 AI 투자에 자금을 공급할 의향이 있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크레이머는 앤트로픽이 자체 사업에서 창출한 이익이 아닌 외부 조달 자금에 의존해 브로드컴의 장비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브로드컴이 주선한 자금조달 계약을 통해 앤트로픽이 확보한 돈으로 브로드컴 장비를 구매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크레이머는 마지막으로 최근 나타난 미 국채시장의 안정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5% 아래로 떨어지면서 대규모 차입에 의존하는 AI 인프라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을 일부 완화했다. 그러나 크레이머는 이러한 시장 환경이 언제든 다시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경로 전망, 미국 중간선거, 중동 갈등 격화 등이 시장 변동성을 다시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크레이머는 “엔비디아를 제외하면 이들 데이터센터 기업은 보유 자금이 많지 않다. 따라서 돈을 빌릴 수밖에 없다"며 “금리가 너무 높아지면서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 인프라 구축 확대를 확고하게 믿고 있다"면서도 자금조달 문제가 완화되기 전까지는 모든 위험이 해소됐다고 선언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 반도체는 돈 버는데…“실적보다 수익성이 문제" 이러한 경고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AI 산업 전반의 수익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는 과정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수 있지만, 정작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AI 기업들이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크레이머가 지적한 자금조달 부담이 커질 경우 AI 인프라 투자 자체가 위축되면서 반도체 수요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블룸버그 역시 전날 기사에서 “장기 공급계약이 체결됐다고 해서 AI 인프라 투자 둔화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AI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거나 데이터센터 투자에 따른 수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반도체 수요가 둔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장기 공급계약이 체결됐다고 해서 현재의 공급 부족 현상이 향후 공급 과잉으로 전환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SWBC의 크리스 브리가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의 관심은 실적 자체보다 AI 성장을 위한 설비투자가 이들 기업의 지속 가능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며 “이는 여전히 커다란 의문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상승세가 모든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리던 시기는 변화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은 기업들이 성장 계획을 실제로 실행하는 과정에서 직면할 위험과 미래의 성공 가능성이 현재 주가에 얼마나 반영돼 있는지에 더욱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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