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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락과 변동성에 시달렸던 한국 증시가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과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에 힘입어 최악의 국면에서는 벗어났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시장 변동성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한국 증시에 복귀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 증시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VKOSPI는 지난해 말 28.9에서 지난 6월 사상 최고치인 96.9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75.6 수준까지 떨어졌다. 약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코스피는 약 22% 폭락하면서 극심한 변동성에 시달렸다. 주가 급락 시 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는 지난달 코스피에서만 4차례 발동됐다. 이는 역대 코스피 서킷브레이커 발동 횟수인 15회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지난달 코스피가 하루에 5% 이상 오르거나 내린 날도 전체 거래일의 절반에 육박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코스피가 하루 만에 18% 가까이 폭등하며 사상 최대 일일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증폭시킨 주요 요인으로는 지난 5월 27일 도입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목됐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코스피가 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6월 당시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루 5% 움직일 경우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 물량이 SK하이닉스 일평균 거래량의 40%에 달했던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레버리지 ETF 규제 강화와 증시 급락이 맞물리면서 상승장에 뛰어들었던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포지션도 대거 청산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개인투자자 계좌에서 약 1조원 규모의 반대매매가 발생했다. 지난달에도 9930억원 규모의 반대매매가 이뤄졌다. 두 달 모두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표적인 '빚투'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지난 4일 기준 27조4000억원으로 감소해 올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 재진입에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6월 역대 최대인 300억달러(약 42조원) 규모의 한국 주식을 팔아치운 데 이어 지난달에도 62억달러(약 8조원)를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서도 현재까지 순매도 규모는 43억달러(약 6조원)에 이른다. 블룸버그는 올해 외국인이 1000억달러(약 141조원) 넘는 한국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신흥시장 펀드들이 한국 증시에 대해 '비중 축소'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케비움 캐피털의 막상스 비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며칠간 시장이 안정됐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외국인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이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애버딘 아시안 인컴 펀드를 운용하는 아이작 통 애버딘 선임 투자 디렉터는 “우리는 점차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만 변동성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아직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증시 급락으로 저평가 매력도가 부각되고 있지만 해외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사상 최저 수준인 5.1배까지 떨어졌다. 템플턴 글로벌 인베스트먼츠의 이핑 랴오 펀드매니저는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저렴하다고 볼 수 있는 분명한 근거가 있고 실적 전망 역시 여전히 견조하다"며 “그러나 최근 나타난 극단적인 변동성 때문에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더욱 신중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심한 변동성을 경험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다시 비중을 확대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튜스 인터내셔널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숀 테일러 CIO는 “우리의 판단으로는 펀더멘털은 매우 탄탄하고 최근 실적도 이를 보여주고 있다"며 “그러나 시장의 레버리지와 포지셔닝이 지나치게 과열됐기 때문에 현재는 잠시 쉬어가고 있다. 아마 한 달 정도는 더 관망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국 증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코스피의 12개월 목표치를 1만2000으로 재확인했다. 이는 지난 7일 종가 대비 약 90%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티머시 모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주식 수석전략가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변동성만 낮아진다면 “우리의 판단으로는 펀더멘털이 다시 시장을 좌우하게 될 것이며, 현재 한국 증시의 기초여건은 매우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하고 코스피 목표치를 9000으로 제시했다. 레버리지 ETF와 헤지펀드의 차입 축소가 상당 부분 진행된 데다 개인투자자의 신용거래 청산 역시 반환점을 지났다는 판단에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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