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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이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데이터센터 건설 투자를 정당화하려면 오는 2031년까지 연간 6조달러(약 8100조원)의 매출을 기록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이날 발표한 연례 글로벌 기술 보고서에서 현재 소비자 및 기업용 AI 서비스가 2031년까지 창출할 수 있는 연간 매출이 최대 1조8000억달러(약 2400조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나머지 4조2000억달러(약 5700억원)에 달하는 새로운 매출원이 추가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자율기계와 로봇공학 등 아직 초기 단계인 분야뿐 아니라 신약 개발, 정신건강, 에너지 생산 등 새롭게 떠오르는 산업에서 이러한 매출이 창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보고서의 수석 저자인 데이비드 크로퍼드 글로벌 기술·미디어·통신 부문 회장은 “AI 산업에 필요한 것은 모바일과 클라우드가 가져온 혁신을 능가하는 혁신의 물결"이라고 밝혔다. 이어 “AI 인프라는 현재 실제 수요보다 훨씬 앞서 구축되고 있다"며 “이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지원하려면 전 세계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약 1%포인트 추가로 올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AI 개발과 투자가 현재와 같은 속도로 지속 가능하려면 앞으로 넘어야 할 장애물이 상당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 메타플랫폼, 오라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가 요구하는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에 수조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의 규모와 건설 비용은 대략 12~16개월마다 두 배씩 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엔비디아 등이 공급하는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네트워크 장비를 비롯한 각종 부품 가격도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5조~6조5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아울러 데이터센터 건설과 컴퓨팅 자원 확충, AI 가속기와 메모리 반도체 업그레이드 등을 모두 포함한 연간 AI 인프라 투자액은 2031년 최대 1조5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보고서는 AI 산업의 수익성을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격화하는 가운데 공개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베인은 AI 인프라의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직원 생산성 향상을 뛰어넘는 수조달러 규모의 새로운 매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판론자들은 기술 제조업체와 AI 개발업체 간 상호 의존 관계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관계가 AI 산업에 대한 높은 기대를 끌어올리고, 높아진 기대가 다시 더 큰 규모의 자금 투입을 요구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데이터센터 개발업체들은 이미 변압기 부족과 용수·전력 공급 제약에 직면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사회의 거센 반대까지 겹치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올해 2분기에만 지역사회의 반대 등으로 인해 총 68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중단되거나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공개된 베인의 보고서는 최근 글로벌 증시의 주요 불안 요인으로 떠오른 'AI 거품론'에도 다시 힘을 실을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졌고, 이를 바탕으로 주요 AI 관련주들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표적인 AI 수혜주로 꼽힌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고 이는 국내 반도체 '투톱'의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실제로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6월 장중 37만45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반도체 업황의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확산하면서 7월 한 달간 20% 넘게 급락했다. 이후 반등에 성공했지만 최근에는 25만~28만원대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AI 산업이 현재의 막대한 인프라 투자에 걸맞은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빅테크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둔화하고, 결국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아직까지 실제 AI 반도체 수요가 꺾이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김태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기획팀 부사장은 HBM이 글로벌 D램 업체들의 전체 웨이퍼 생산능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내년에 약 3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비중은 약 20% 수준으로, HBM 수요가 당분간 견조할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김 부사장은 또 HBM과 범용 D램이 동일한 웨이퍼 생산능력을 두고 경쟁하는 구조라며, HBM 생산을 확대할 경우 범용 D램 공급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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