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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 국제부
  • mediapark@ekn.kr
“진실의 순간 왔다”…삼전닉스 버팀목 사라지자 ‘코스피 4000’ 경고 [머니+]

국내 증시가 이번 분기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그동안 코스피를 떠받쳐온 핵심 수급 요인마저 예상보다 일찍 사라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 대비 0.48% 내린 6838.04로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지수는 전장 대비 1.06% 오른 6943.47로 출발해 장중 한때 1.38% 상승하며 7000선 턱밑까지 올랐으나 오후 들어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고 하락 전환했다. 이로써 코스피는 3분기에 18.8% 급락하며 주요 글로벌 증시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코스피는 올해 상반기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세계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지난 7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포지션 청산이 급락세를 증폭시키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두고 “극적인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코스피는 지난 7월 급락 이후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6400~7100선 사이를 오가는 박스권 장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증시의 하방 위험을 키울 만한 요인들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총 55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시가총액 1·2위 기업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당초 11월 하순까지 이어질 예정으로, 그동안 코스피를 떠받치는 주요 수급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블룸버그가 한국거래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두 회사는 이미 계획했던 자사주 매입 물량의 약 80%를 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와 같은 속도가 유지될 경우 자사주 매입은 당초 계획보다 약 한 달 빠른 10월 중순께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반도체 '투톱'의 자사주 매입이 예상보다 일찍 종료될 경우 코스피가 주요 저항선으로 작용해온 7000선을 안정적으로 돌파하기 위해서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매수세 회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번 3분기 유가증권시장에서 38조767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 역시 13조179억원어치를 팔아치운 반면 개인투자자는 7조172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영향으로 주요 수급 주체로 부상한 기타법인은 44조534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던 만큼 10월 중순이나 말이면 대부분 소진될 것으로 본다"며 “자사주 매입이 사라지면 증시 변동성을 다소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는 현재 7500선 부근에서 상단이 막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든 상황인 만큼 새로운 매수 주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우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거시경제 여건 역시 국내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다. 이란 전쟁 장기화로 고유가 국면이 이어지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데다, AI 투자를 위한 대규모 회사채 발행까지 겹치면서 미 국채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미 3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621%까지 상승해 200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 역시 5.293%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FT에 따르면 CLSA의 심종민 리서치 총괄과 로베코의 조슈아 크랩 아시아태평양 주식 총괄 등은 채권금리 상승이 국내 증시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론 한국은행까지 긴축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글로벌 금융여건이 한층 더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술적 지표에서도 코스피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유명 기술 분석가 '더 그레이트 마티스(이하 마티스)'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코스피 일봉 차트를 공개하며 “큰 움직임이 임박했고 방향 결정도 머지않았다"며 “최근 나타난 기술적 패턴은 우려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마티스는 공개한 차트에서 코스피가 '약세 페넌트'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이후 이어지고 있는 횡보 흐름을 급락 이후 형성된 페넌트(수렴 구간)으로 해석한 것이다. 약세 페넌트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뒤 삼각형 형태의 좁은 범위 안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기존 하락 추세를 다시 이어가는 흐름이다. 마티스가 제시한 차트에서는 코스피가 현재 수렴 구간의 하단을 이탈할 경우 4000대 중반까지 내려갈 수 있는 기술적 시나리오도 제시됐다. 반대로 코스피가 7250선 부근의 상단 저항선을 돌파할 경우 해당 약세 시나리오는 무효화될 수 있다. 마티스는 “하방 이탈이 반드시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중대한 경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 같은 패턴은 통상 직전에 나타났던 방향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다음 주 흐름이 핵심"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진실의 순간이 왔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SS 믿고 올랐는데”…리튬 가격 추락, CATL·에코프로 등 ‘비상’ [머니+]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에 힘입어 올해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리튬 가격이 최근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한때 70%에 육박했던 올해 상승분도 상당 부분 반납됐다. 30일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현재 톤당 12만2800위안을 기록, 연중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지난해 말 11만위안대에 머물렀던 리튬 가격은 지난 5월 톤당 20만500위안까지 약 70% 치솟으며 약 3년 만에 20만위안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상승 동력을 잃고 빠르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도 광저우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탄산리튬 선물 가격이 9월 초 톤당 16만위안을 웃돌았지만 최근 12만위안 아래로 밀리면서 이달 들어 약 25% 급락했다고 전했다. 탄산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와 대형 ESS 등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정제 리튬 제품이다. 리튬 시장은 지난해 바닥을 찍은 이후 광산 공급 제한과 ESS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이어왔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ESS의 중요성이 부각되자 리튬 수요를 견인하는 주요 축으로 부상했다. 1년 전만 해도 탄산리튬 가격은 톤당 약 7만4000위안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낙관론이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컨설팅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의 애덤 메긴슨 수석 리튬 가격 애널리스트는 “수요 모멘텀이 최근 목격된 배터리 셀 생산 급증을 충분히 소화할 정도로 연말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며 “핵심은 당장의 수요가 아니라 중기적으로 수요가 얼마나 탄탄하게 유지될 수 있느냐에 대한 우려"라고 말했다. 중국 배터리 업계가 수요를 웃도는 생산능력을 대거 구축해온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이달 중순 신규 ESS 프로젝트에 대한 승인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중국은 이달 1일부터 그동안 소비세가 면제됐던 전기차 및 ESS용 리튬이온 배터리에 2%의 소비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중국 경제 전반의 거시경제적 역풍까지 겹치면서 향후 배터리 수요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무역 장벽과 미국의 긴축적인 통화정책 역시 리튬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는 추가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리튬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는 이달 초 발표된 재고 통계를 계기로 더욱 확산했다. 상하이금속시장(SMM)이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 내 리튬 재고 추정치는 17만5000톤으로 집계됐다. 종전 집계치는 7만8800톤이었다. SMM 측은 재고 집계 방식이 변경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리튬의 실제 수요가 얼마나 견조한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같은 악재가 잇따르면서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의 주가는 이달에만 20% 가까이 폭락했다. 현재 선전증권거래소에서 CATL 주가는 291위안 수준으로, 지난 5월 7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 468.75위안과 비교하면 약 38% 급락한 상태다. ESS와 연관된 국내 2차전지 관련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달 들어 약 9% 하락했고, 엘앤에프(-23%), 에코프로(-11%), LG에너지솔루션(-5%) 등도 일제히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리튬 가격의 하락 폭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칠레 리튬 광산업체 클린테크 리튬의 이그나시오 메헤치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가격 하락은 시장 자체의 펀더멘털보다는 일부 투자자들의 심리에 의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하락을 뒷받침할 만한 펀더멘털적 요인이 없다"며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향후 몇 년간 리튬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가격은 단기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컨설팅업체 프로젝트 블루의 조던 로버츠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 전기차 시장이 부진한 데다 ESS 배터리 셀 생산량과 실제 설치량 사이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7년으로 갈수록 리튬 공급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그럼에도 기본적인 수급 균형을 보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매달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재고 감소가 계속된다는 의미로, 감소 속도는 다소 둔화하더라도 리튬 가격에는 일정 부분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우리가 틀렸다, 달러 내년까지 강세”…韓 원화 환율 괜찮을까 [머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인 기조를 강화하면서 미국 달러화 가치가 다시 고공행진하고 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국내 수출기업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상방(원화 약세)이 제한되는 모습이다. 다만 달러 강세가 장기화할 경우 원화 가치에도 상당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9월 들어 1.9% 상승하며 최근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와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 이에 따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달러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12개월 동안 연준이 기준금리를 약 1%포인트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3.75~4.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이후 3년 만의 첫 금리 인상이다. 이런 가운데 연준 위원들은 매파적인 발언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마이클 바 연준 이사는 이날 디트로이트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적시에 목표 수준으로 내려오도록 하기 위해 추가적인 정책 조정이 필요할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며 “우리는 최대 고용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하고 견조한 성장을 지원하고 싶으며, 이를 위해서는 물가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인플레이션이 2% 수준으로 적시에 복귀하는 뚜렷한 추세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실질적 3인자 역할을 하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같은 날 뉴욕주 버펄로대 연설에서 “경제가 내 전망과 대체로 부합하게 전개된다면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으로 보다 적시에 복귀하도록 올해 말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한 차례 더 상향 조정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역시 9월 인상 이후에도 통화정책이 “다소 완화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TD증권의 자야티 바라드와지 외환전략 총괄은 “달러는 계속해서 미국 경제지표의 방향을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미국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과 얼마나 차이를 보이느냐가 달러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며, 연준이 현재 시장에 반영된 수준에 근접할 만큼 실제로 금리를 올릴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향후 달러화의 방향을 두고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미국과 주요국 간 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올 하반기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철회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지난 25일 보고서에서 “우리가 틀렸다"며 “이제 달러화가 연말까지 강세를 이어가고 2027년까지도 강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알렉스 코헨 전략가도 “올 연말까지 달러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최근 달러화의 상승세가 지나치게 가팔랐던 만큼 추가 강세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일부 기술적 지표를 인용해 달러화가 이미 과매수 구간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CIBC 캐피탈마켓의 노아 버팜 전략가는 “달러가 지나치게 상승한 모습으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시장 예상만큼 매파적이지 않을 경우 달러 강세가 제한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골드만삭스그룹의 카막샤 트리베디 글로벌 외환 및 금리 총괄은 달러가 앞으로도 현재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연준이 10월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만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나단 투프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향후 발표되는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성장률 지표에서 둔화 조짐이 나타날 경우 연준이 매파적인 메시지를 일부 완화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며 “그럴 경우 궁극적으로 달러화의 추가 상승 여력도 제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현재 달러당 1350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달 중순 1390원선까지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은 분기 말 수출기업들의 달러 매도(네고) 물량과 엔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최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주요 10개국(G10) 통화 가운데 9월 들어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인 통화는 엔화가 유일했다. 현재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7엔 수준으로 이달 들어 약 2% 하락했다. 일본 외환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커진 데다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엔화 가치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아이폰 더 자주 나오나”…애플, 조직 대수술로 출시 속도 높인다 [이슈+]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제품 개발 속도를 높이고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인 존 터너스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5년간 팀 쿡 체제에 있었던 애플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를 보여주는 첫 신호로 평가된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터너스 CEO가 최근 회사 내부에서 동료들과 이 같은 구상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검토 중인 초기 구상에는 그동안 봄·가을에 집중됐던 제품 출시 일정을 바꾸고, 엔지니어들과 고위 경영진 사이의 조직 단계를 줄이기 위해 일부 중간관리자 직책을 없애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터너스 CEO는 인공지능(AI) 시대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애플이 제품을 더 빠르게 출시하고 보다 실험적인 접근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구상은 애플이 카메라가 장착된 에어팟과 첫 스마트 안경, 아이폰 출시 20주년을 기념한 새 디자인의 아이폰 등 대규모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주목된다. 신제품 출시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터너스 CEO가 제품 발표 시점 자체를 재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 봄·가을 공식 깬다…신제품 '연중 출시' 검토 그동안 애플은 주요 신제품을 가을에 출시하고 경우에 따라 봄에 추가 제품을 내놓는 방식을 10년 넘게 집중해왔다. 그러나 터너스 CEO는 이 같은 출시 관행에서 벗어나 앞으로 연중 더 자주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애플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제품 개발 방식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실제 변화가 정착되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직원들은 전했다. 그럼에도 터너스 CEO를 비롯한 애플 경영진은 제품 개발 및 출시 확대를 통해 서비스 사업부의 성장 둔화를 상쇄하려 하고 있다. 터너스 CEO와 에디 큐 서비스 부문 총괄, 케번 파레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는 동시에 기존 제품과 서비스에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 사업부는 오랫동안 애플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수익성이 높은 부문 중 하나로, 하드웨어 판매 변동성을 상쇄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성장세가 둔화하고 앱스토어의 수익 구조도 압박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터너스 CEO와 경영진은 신제품 출시 주기를 앞당길 경우 기기를 판매할 기회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고객을 새로운 서비스로 유입시키고 기존 애플 생태계에서 추가 매출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 등에 따른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주요 부품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애플의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애플은 늘어난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지만, 비싼 가격표를 본 소비자가 충격을 받는 이른바 '스티커 쇼크'를 피하기 위해 현재까지는 비용 상승분 일부를 자체적으로 떠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직원들은 이미 업무 속도를 끌어올리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제품 개발 부문의 관리자들은 더 짧은 개발 일정 안에 더 많은 제품을 보다 자주 내놓으라는 요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예전보다 모든 것이 훨씬 더 직접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지금은 정말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 중간관리자부터 줄인다…애플에 부는 감원 칼바람 제품 출시 확대와 함께 터너스 CEO가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변화는 조직의 대폭적인 감축이다. 터너스 CEO는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이끌던 시절부터 신규 채용을 줄이고 기존 엔지니어들이 더 많은 성과를 내도록 하는 한편 조직의 비대화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같은 조직 운영 방식은 메타플랫폼과 구글 등 상대적으로 빠른 의사결정을 추구하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문화와 유사하다는 평가다. 터너스 CEO의 이 같은 기조를 반영하듯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은 최근 2주 동안 엔지니어링 프로그램 매니저(EPM)를 대상으로 인력 감축에 착수했다. EPM은 수십년간 애플의 제품 개발 과정에서 일정 관리와 부서 간 업무 조율을 담당해온 핵심 직군이다. 이번 감축 대상에는 다수의 프로그램 매니저뿐 아니라 고위급 직원 약 6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축 대상 직원들에게는 애플 내부에서 다른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몇 주의 시간이 주어졌다. 이 기간 내 새로운 보직을 확보하지 못하면 올해 말 해고될 예정이다. 과거 애플에서는 이 같은 인력 감축이 드문 일이었지만 최근 몇 달 사이 여러 조직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구조조정이 점차 잦아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애플은 인력을 줄이는 동시에 수익성 기여도가 낮다고 판단되는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개발 초기 단계에서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움직임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음성비서 시리와 비전프로 헤드셋, AI 관련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조직에서 상당한 규모의 인력 감축이 이뤄졌다. 최근에는 운동 수업의 오디오 전용 서비스를 개발해온 피트니스 플러스(Fitness+) 조직에서도 소수 인력이 줄었다. 애플은 또 AI가 직원들의 업무 일부를 대체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최근에는 애플케어 고객서비스 직원 약 5000명을 감원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다만 애플은 해당 계획을 보류했으며 현재로서는 이를 추진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애플 내부에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추가적인 감원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비용 절감 움직임은 사내 행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애플의 일부 조직은 올해 연말 파티에서 수년 만에 처음으로 직원들이 동반자를 데려올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아직 확정도 안 했는데”…트럼프, 韓 ‘알래스카 LNG 투자’ 발표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약 2000억달러(약 270조원) 규모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대한 540억달러 규모 투자도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협상을 통해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조선 협력 분야 1500억달러와 전략적 투자 분야 2000억달러를 포함해 총 3500억달러(약 473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의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 시간으로는 30일 밤이나 10월1일 새벽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댄 설리번 상원의원(공화·알래스카)과 닉 베기치 하원의원(공화·알래스카),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 등이 이날 백악관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더그 버검 미 내무장관도 참석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30일 한국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할 수 있다며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540억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한국 정부가 최근까지 국회에 보고한 내용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한국 정부는 최근 국회에 20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적 투자의 첫 번째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보고했다. 반면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은 추후 협의가 필요한 사업으로 분류한 상태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한국의 투자를 어떤 수준으로 발표할지가 주목된다. 한국 정부 차원에서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은 사안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투자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해 발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그동안 알래스카 LNG 사업에 공동 투자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해온 여러 아시아 국가 가운데 하나다. 한국의 이번 투자 계획은 러트닉 장관을 중심으로 협의가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의 투자는 LNG 수출 시설뿐 아니라 해당 시설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핵심 파이프라인 건설에도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약 740마일(약 1190㎞)에 달하는 이 파이프라인은 알래스카 북부 노스슬로프 지역에 매장된 대규모 천연가스를 남부의 석유·가스 산업 도시인 니키스키까지 운송하는 역할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일본의 알래스카 LNG 투자 가능성도 여러 차례 거론해왔다. 일본은 지난해 미국과 체결한 무역협정에서 미국에 5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으며 LNG를 포함한 미국산 에너지를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구매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글로벌 LNG 시장이 이란 전쟁 여파로 극심한 공급 불안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온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이란의 공습 등 중동 지역 분쟁의 영향으로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의 LNG 수출이 사실상 차단된 상태다. 두 국가는 전쟁 이전 기준 전 세계 LNG 공급량의 약 5분의 1을 담당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LNG 수입국들이 몰려 있는 아시아는 공급 부족과 급격한 현물 가격 변동에 더욱 취약해진 상황이다. 다만 알래스카산 LNG가 당장의 글로벌 공급난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건설에 최대 4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사업이 현실화할 경우 장기적으로 아시아의 LNG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에너지 공급 불안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에는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후보를 지원하려는 정치적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알래스카 LNG 사업을 오랫동안 적극적으로 지지해온 설리번 의원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전 하원의원 메리 펠톨라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서 알래스카에서 큰 격차로 승리했지만 이번에는 연방 상원의원 자리를 놓고 공화당 현역인 설리번 의원과 민주당 후보 간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발표를 트럼프 대통령이 권한과 국제 협상을 활용해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는 또 하나의 사례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설리번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알래스카에서 직접 선거 유세에 나서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10월 중 알래스카 방문을 포함한 구체적인 일정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에도 인도의 한 대기업이 미국 아이오와주에 150억달러 규모의 제철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강조했다. 아이오와 역시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중요한 승부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삼성전자 안산다”더니…AI 비관론자, SK하이닉스까지 담았다

30년 넘게 투자업계에 몸담은 베테랑 펀드매니저가 인공지능(AI) 관련주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인 입장을 뒤집고 삼성전자 등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 배경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492억달러(약 200조원)를 운용하는 미국 자산운용사 GQG파트너스의 창업자 라지브 제인은 그동안 외면해왔던 기술주를 최근 다시 사들이기 시작했다. GQG파트너스가 이달 초 홈페이지에 공개한 '신흥시장 주식 펀드 포트폴리오 업데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해당 펀드의 정보기술(IT) 업종 비중은 35.10%에 달했다. 3개월 전 11.07%, 12개월 전 9.30%와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준으로, 그동안 유지해왔던 기술주 비중축소 기조에서 상당 부분 벗어난 셈이다. 특히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 전략이 완전히 뒤집혔다. GQG 신흥시장 펀드의 한국 주식 비중은 3개월 전 0%에서 지난달 말 15.40%로 치솟았다. 1년 전 비중도 0.32%에 불과했다. 대만 주식 비중도 1년 전 8.22%에서 지난달 말 14.86%로 높아졌다. 최근 3개월간 개별 종목의 비중 변화를 보면 이 같은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0%에서 8.45%로, SK하이닉스는 0%에서 5.30%로 각각 확대됐다. 이 기간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2%포인트 이상 늘어난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증가폭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해당 펀드에서 대만 TSMC(9.65%)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큰 종목으로 올라섰다. SK하이닉스도 5.30%로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6.78%)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비중을 합치면 13.75%에 달한다. 이 같은 급격한 포트폴리오 변화는 제인이 그동안 AI 투자 열풍에 강한 의구심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GQG파트너스는 2024년부터 기술주 비중을 공격적으로 줄이는 동시에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 등 방어주로 자금을 옮겼다. 자인은 지난해 AI 투자 붐을 두고 “스테로이드를 맞은 닷컴 버블"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AI 관련주가 예상과 달리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제인의 판단은 펀드 수익률에 부담으로 돌아왔다. AI 랠리로 글로벌 증시의 시가총액이 수조달러 불어나는 동안 기술주를 외면한 GQG파트너스의 주요 펀드 수익률이 크게 뒤처졌다. 실제로 보고서에 따르면 GQG 신흥시장 펀드는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5.41%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MSCI 신흥시장(EM) 지수는 24.08% 올라 수익률 격차가 18.67%포인트에 달했다. 보고서는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로 '한국 주식 비중축소'를 꼽았다.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투자자들도 등을 돌렸다. GQG파트너스에서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120억달러가 빠져나갔고,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까지 추가로 240억달러가 유출됐다. 지난해 중반 이후 빠져나간 자금만 모두 360억달러에 달한다. 그럼에도 자인은 지난 7월 말까지 기존의 AI 비관론을 고수했다. 그러나 이후 기업들의 AI 수요와 기술주 밸류에이션을 재평가하면서 돌연 입장을 바꾸기 시작했다. 자인은 7월 말 GQG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에서 기업들의 AI 수요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이익률이 예상보다 견조하게 유지되는 데다 기술주 밸류에이션도 개선됐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결국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시장과 데이터가 아니라 실제 우리 앞에 놓인 시장과 데이터에 맞서고 이에 반응해야 한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모순적으로 보이는 편이 낫다"고 밝혔다. 자인은 지난달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기술주에 대한 태도를 바꾼 이유로 밸류에이션 개선과 강한 컴퓨팅 수요, 그래픽처리장치(GPU) 가격 반등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분명히 과소평가했던 부분들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이틀 연속 하락 마감했다. 한국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 대비 0.27% 내린 6870.81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도 코스피는 2.7% 내렸다. 삼성전자는 0.93% 오른 반면 SK하이닉스는 0.17% 내렸다. 추석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5% 가량 급락한 것이 과도했다는 관측에 반발 매수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로 8100조 벌어야 본전”…삼성전자 주가 괜찮을까 [이슈+]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이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데이터센터 건설 투자를 정당화하려면 오는 2031년까지 연간 6조달러(약 8100조원)의 매출을 기록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이날 발표한 연례 글로벌 기술 보고서에서 현재 소비자 및 기업용 AI 서비스가 2031년까지 창출할 수 있는 연간 매출이 최대 1조8000억달러(약 2400조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나머지 4조2000억달러(약 5700억원)에 달하는 새로운 매출원이 추가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자율기계와 로봇공학 등 아직 초기 단계인 분야뿐 아니라 신약 개발, 정신건강, 에너지 생산 등 새롭게 떠오르는 산업에서 이러한 매출이 창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보고서의 수석 저자인 데이비드 크로퍼드 글로벌 기술·미디어·통신 부문 회장은 “AI 산업에 필요한 것은 모바일과 클라우드가 가져온 혁신을 능가하는 혁신의 물결"이라고 밝혔다. 이어 “AI 인프라는 현재 실제 수요보다 훨씬 앞서 구축되고 있다"며 “이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지원하려면 전 세계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약 1%포인트 추가로 올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AI 개발과 투자가 현재와 같은 속도로 지속 가능하려면 앞으로 넘어야 할 장애물이 상당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 메타플랫폼, 오라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가 요구하는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에 수조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의 규모와 건설 비용은 대략 12~16개월마다 두 배씩 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엔비디아 등이 공급하는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네트워크 장비를 비롯한 각종 부품 가격도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5조~6조5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아울러 데이터센터 건설과 컴퓨팅 자원 확충, AI 가속기와 메모리 반도체 업그레이드 등을 모두 포함한 연간 AI 인프라 투자액은 2031년 최대 1조5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보고서는 AI 산업의 수익성을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격화하는 가운데 공개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베인은 AI 인프라의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직원 생산성 향상을 뛰어넘는 수조달러 규모의 새로운 매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판론자들은 기술 제조업체와 AI 개발업체 간 상호 의존 관계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관계가 AI 산업에 대한 높은 기대를 끌어올리고, 높아진 기대가 다시 더 큰 규모의 자금 투입을 요구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데이터센터 개발업체들은 이미 변압기 부족과 용수·전력 공급 제약에 직면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사회의 거센 반대까지 겹치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올해 2분기에만 지역사회의 반대 등으로 인해 총 68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중단되거나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공개된 베인의 보고서는 최근 글로벌 증시의 주요 불안 요인으로 떠오른 'AI 거품론'에도 다시 힘을 실을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졌고, 이를 바탕으로 주요 AI 관련주들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표적인 AI 수혜주로 꼽힌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고 이는 국내 반도체 '투톱'의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실제로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6월 장중 37만45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반도체 업황의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확산하면서 7월 한 달간 20% 넘게 급락했다. 이후 반등에 성공했지만 최근에는 25만~28만원대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AI 산업이 현재의 막대한 인프라 투자에 걸맞은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빅테크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둔화하고, 결국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아직까지 실제 AI 반도체 수요가 꺾이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김태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기획팀 부사장은 HBM이 글로벌 D램 업체들의 전체 웨이퍼 생산능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내년에 약 3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비중은 약 20% 수준으로, HBM 수요가 당분간 견조할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김 부사장은 또 HBM과 범용 D램이 동일한 웨이퍼 생산능력을 두고 경쟁하는 구조라며, HBM 생산을 확대할 경우 범용 D램 공급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국의 도쿄해상 노린다”…은행·보험사, 해외 인수전 본격화

국내 은행과 보험사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해외 투자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금융업계의 핵심 타깃이었던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급속한 고령화마저 겹친 탓이다.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다양한 투자처를 물색하면서 국내 금융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투자가 잇따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최근 미국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보험사와 자산운용사, 은행, 소매금융사 등에 대한 지분 투자와 인수합병(M&A) 기회를 잇따라 검토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삼성그룹 계열 금융사들이다. 삼성생명은 미국 자산운용사 프린시펄파이낸셜그룹 지분 10%대 중반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규모는 최대 6조원(44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 블룸버그는 삼성생명의 투자가 실제로 성사될 경우 그동안 국내 금융사들이 주로 공략해온 신흥 아시아 시장이 아닌 미국 시장에 대규모로 베팅하는 상징적인 거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화재도 해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2019년 영국 로이즈 시장의 전문보험사 카노피우스그룹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지난해 지분율을 40%까지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보유 지분을 최대 9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P글로벌레이팅스의 에밀리 이 아시아태평양 금융기관 평가 담당 디렉터는 “삼성화재의 자본력은 향후 2년간 점진적인 해외 사업 확장을 추진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은행과 증권사들도 해외 투자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JB금융그룹은 최근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으로부터 KB부코핀파이낸스 지분 85% 인수 승인을 받았다. KB국민은행은 베트남 테크콤뱅크를 잠재적인 투자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테크콤뱅크는 검토 중인 여러 잠재적 투자 대상 가운데 하나"라면서도 “현재 구체적인 지분 인수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도 해외 투자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통상 연간 두 차례 정도 한국을 방문하던 한 글로벌 금융업계 고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이미 다섯 차례 한국을 찾았으며 연말 이전에 다시 방문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의 카우스투브 쿨카르니 아시아태평양 투자은행 총괄은 “더 많은 한국 은행과 보험사들이 해외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는 한국 금융사들의 해외 인수합병 자체가 새로운 현상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잠재적인 투자 규모가 과거와 다르다고 평가했다. 특히 낯선 해외 기업을 단번에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기보다는 먼저 소수 지분을 취득하거나 파트너십을 맺어 현지 사업에 대한 경험을 쌓은 뒤 단계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금융사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일본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 경험을 적극적으로 참고한 결과로 풀이된다. 일본 금융업계는 현재 한국이 겪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저성장과 고령화, 내수시장 포화에 대응하기 위해 수십 년 전부터 해외 사업을 확대해왔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도쿄해상홀딩스가 꼽힌다. 도쿄해상은 잇따른 해외 인수를 통해 내수 중심 보험사에서 글로벌 보험사로 탈바꿈했으며 현재 해외 사업이 전체 이익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많은 한국 보험회사들이 일본 금융사들을 연구하면서 어떻게 하면 '한국의 도쿄해상'이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 경험이 모두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과 스미토모미쓰이파이낸셜그룹(SMFG) 등 일부 일본 은행들은 동남아시아 금융회사들을 높은 가격에 인수했다가 이후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손상차손을 반영해야 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시행착오 사례가 있다. 국민은행은 2018년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현 KB뱅크) 지분 22%를 인수한 뒤 2020년 경영권을 확보했지만, 유상증자를 통해 2021년 3935억원, 2023년 7090억원을 투입해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경험이 국내 금융업계의 해외 투자 전략을 보다 선별적으로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은 10년 넘게 동남아시아에서 사업 기반을 구축해왔으며 인도와 베트남 등은 높은 성장 잠재력 덕분에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순히 해외 사업의 외형을 키우기보다 실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더욱 무게를 두는 분위기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국내 금융주들이 수익성 개선과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에 힘입어 투자자들로부터 재평가를 받고 있는 점도 해외 투자에 대한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해외 진출 역시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니라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종민 CLSA증권 서울 리서치 총괄은 “국내 시장이 성숙했고 인구구조도 악화하고 있어 한국 금융사들에게 해외 진출은 사실상 피하기 어려운 선택이 되고 있다"면서도 “역사를 보면 단순히 해외에서 성장을 사들이는 방식은 자본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은 수익성에 집중해야 한다"며 “주주들은 금융사들이 해외에서 무작정 '복권'을 사듯 투자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가 걷어찬 평화안”…호르무즈 교착에 美 경기침체 경고등 [이슈+]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가 동시에 급등하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란 모두 합의가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전쟁이 장기화할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고유가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높아질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의 고삐를 더욱 당길 수 있다는 전망까지 겹치면서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전장 대비 9bp(1bp=0.01%포인트) 오른 5.25%를 기록해 19년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다. 30년물 미 국채금리도 5.57%까지 뛰어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 역시 4.93%에 육박하며 심리적 저항선인 5%에 바짝 다가섰다. 국채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금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말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왔지만 최근 한 달 사이 오름폭이 더욱 가팔라졌다. 고유가 장기화로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됐고, 투자자들이 채권을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기 시작한 영향이다. BMO캐피털마켓의 이언 링겐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는 “통화정책이나 경제지표가 유가 변동보다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쳤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란과의 전쟁이 글로벌 경제에 가져올 잠재적 파장이 거시경제 내러티브를 주도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협상 교착…유가·美 국채금리 동반 급등 이날 미 국채금리가 급등한 것은 호르무즈 해협이 조만간 재개방될 것이란 기대가 약해지면서 국제유가가 오른 영향이 컸다.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브렌트유 11월물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 가까이 오른 배럴당 105.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란 당국자들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전에 미국과의 적대 행위를 끝내고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비공개적으로 비관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란과 미국은 최근 유엔총회를 계기로 뉴욕에서 진행한 협상에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이란 측은 특히 중간선거가 끝난 뒤 양국 간 충돌이 한층 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란은 외교를 통한 문제 해결 의사가 있다고 지속적으로 밝혀왔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악관도 이란에 대해 비슷한 수준의 불신을 갖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협상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 악시오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구체적인 조치에 나서는 것을 조건으로 대이란 제재를 완화하고 동결된 이란 자금을 해제할 의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악시오스가 방금 '트럼프가 이란에 제재 완화와 동결 자금을 제안했다'는 기사를 내놨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나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제안하지 않았다"며 “악시오스의 기사는 다른 대부분의 기사와 마찬가지로 사기다. 그들은 이 가짜 기사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란이 제시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이른바 '7일 계획'도 거절한 바 있다. TD증권의 프라샨트 뉴나하 아시아태평양 금리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를 위한 이란의 제안을 거부한 것이 국제유가의 재상승을 이끌고 있으며 미 국채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고유가에 연준 추가 긴축 우려…美 경제 부담 가중 문제는 이러한 교착 상태가 장기화할수록 미국 경제가 받는 부담도 커진다는 점이다. 국채금리 급등은 기업과 소비자의 차입 비용을 높이는 것은 물론 미국 정부의 자금 조달 부담까지 키우면서 경제 전반에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기업과 가계의 금융비용이 더 높아지면서 경기 하방 압력이 한층 강해질 수 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이미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오는 10월과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각각 70%, 58%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3.75~4.0%에서 연말 4.25~4.5%까지 50bp 오르게 된다.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최소 4.5~4.75%에 도달할 가능성도 85%에 달한다. 시장이 올해 말까지 두 차례의 추가 인상뿐 아니라 내년에도 최소 한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부에서는 내년에 세 차례까지 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 장단기 금리차 축소…경기침체 경고등 다시 켜지나 연준의 이 같은 긴축 전망은 미 국채 수익률 곡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10년물과 2년물 국채금리 격차는 한때 17bp까지 좁혀져 2025년 초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을 기록했다. 장단기 금리 차가 계속 축소되면 어느 순간 10년물 금리가 단기물 금리보다 낮아지는 이른바 '장단기 금리 역전'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전통적으로 경기침체의 대표적인 선행지표로 여겨져 왔다. 실제로 1960년대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최근 8차례 경기침체에 앞서 모두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버코어ISI 전략가들은 최근 2년물과 10년물 미 국채금리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는 데 대해 “과거 연준의 금리 인상 과정에서 나타났던 장단기 금리 역전 직전의 흐름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과거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경기침체가 발생하기까지 평균 약 15개월이 걸렸다고 분석했다. 2019년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과 겹치면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지 약 5개월 뒤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진입했다. 다만 에버코어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반드시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실제로 1998년과 2022년에는 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가 현실화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역설적으로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것 역시 국채시장에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고용과 소비, 기업 투자가 강한 흐름을 유지하면 연준이 경기 둔화를 크게 우려하지 않고 추가 긴축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프린시펄애셋매니지먼트의 시마 샤 전략가는 “경제의 회복력과 투자 수요가 유지된다면 국채금리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산하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전략가도 “연준이 이중책무 가운데 물가 안정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이번 주 발표될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금리와 에너지 가격이 시장을 좌우하는 더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가짜뉴스 당장 내려라”…트럼프, ‘이란 제재완화’ 강력 반박

미국이 이란에 제재 완화와 동결자금 해제에 나설 의향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당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악시오스가 방금 '트럼프가 이란에 제재 완화와 동결 자금을 제안했다'는 기사를 내놨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제안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악시오스의 기사는 다른 대부분의 기사와 마찬가지로 사기"라며 “이는 오직 그들의 '트럼프 정신이상 증후군'을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이 가짜 기사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악시오스는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구체적인 조치에 나서는 것을 조건으로 대이란 제재를 완화하고 동결된 이란 자금을 해제할 의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카타르와 파키스탄이 이번 주 미국과 이란 간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다시 중재에 나선 가운데 이 같은 미국 측 입장이 이란에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과 이란은 핵심 쟁점을 놓고 여전히 상당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이란은 협상의 초점을 호르무즈 해협과 미국의 해상 봉쇄 문제에 맞추기를 원하는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란이 제시한 협상안을 거부한 이후에도 이번 제안이 외교적 돌파구 마련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카타르와 파키스탄 측 중재자들은 이날 뉴욕에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 만나 최근 며칠간 논의해온 카타르 측 중재안을 협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타르 측 중재자들은 이후 이날 늦게나 다음 날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과도 만나 돌파구 마련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안에 정통한 미국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협상이 “긍정적이고 건설적"이라며 이란이 “핵 문제에 대해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양측은 여전히 약속 이행 시점과 어느 쪽이 어떤 조치를 먼저 취할지를 놓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며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운항은 계속 늘고 있고 봉쇄와 제재는 이란의 입지를 계속 약화시키고 있다"며 “미국의 입장은 매일 강해지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절대로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목표에 인내심을 갖고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악관이 이란의 약속을 여전히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란이 지난 7월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을 공격해 앞서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번에는 이란이 진지하다는 보장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자신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협상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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