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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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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구세주”…코스피 반등에 개미들, 저점 매수 나설까 [머니+]

인공지능(AI) 수익성에 대한 불안으로 53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가 극적인 반등에 성공하면서 증시가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급락한 만큼 지금이 저가 매수에 나설 기회라는 낙관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AI 산업의 막대한 투자 비용과 자금조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한 데다 미국 중간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섣불리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 대비 0.3% 오른 5550.3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36% 하락한 5403.17로 출발한 뒤 장중 5305.98까지 밀리며 낙폭을 4.12%로 확대했다. 최근 5500선 부근에서 바닥을 다지는 듯했던 코스피가 이날 저점을 5300선까지 낮추면서 추가 급락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장중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빠르게 줄이기 시작했고, 결국 상승세로 돌아서며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의 반등은 반도체 대장주인 SK하이닉스가 주도했다.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4.42% 급등한 127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관련주인 SK스퀘어 주가도 3.2% 상승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역시 0.47% 오른 21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지만 상승폭은 SK하이닉스에 미치지 못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 급등은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와 기업공개(IPO) 검토를 중단한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해외 종속회사인 솔리다임은 생산능력 확대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해 왔으나, 자본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 및 기업공개(IPO)에 대한 검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8월 5일 솔리다임의 상장 준비 사실이 알려진 지 79일 만이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1년 인텔의 낸드플래시 및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회사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중간지주사인 AI컴퍼니를 통해 솔리다임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반도체주들이 급락한 점 등을 상장 검토 중단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규제당국의 반대가 솔리다임의 IPO 검토 중단을 이끈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솔리다임 상장을 둘러싼 논란이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지배구조와 소액주주 보호를 강화하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이 시험대로 올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솔리다임 상장은 국내 증시의 중복상장 논란으로 이어졌다. 성장성이 높은 손자회사가 별도로 상장하면 모회사 주주들이 누리던 경제적 이익이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손자회사 가치가 모회사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해 기업가치 할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이 중복상장 규제 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잇달아 밝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9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 상장 추진이 중복상장 규제 대상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지난 22일 국회 종합감사에서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라이언 앨버트 터튼캐피털 창립자 겸 매니징 멤버는 이번 결정에 대해 “한국 기업 지배구조에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며 “주주들과 기업 지배구조 관련 단체, 규제당국이 모두 의견을 제시했고, SK그룹이 솔리다임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따른 핵심적인 이해충돌 문제를 지적했다"고 말했다. 윤정인 피보나치 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상장 취소가 SK하이닉스 주주들에게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솔리다임에 대한 모회사의 경제적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와 모회사·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될 때 발생하는 기업가치 할인 문제가 완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SK하이닉스의 상장 철회 결정이 투자심리 회복의 계기로 작용했지만, 글로벌 반도체주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미국 기술주와 반도체주들이 연일 하락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2.9% 급락한 나스닥100지수가 이번 주 마지막 거래일에 낙폭을 만회하지 못하면 2주 연속 하락을 기록하게 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역시 3주 연속 하락을 앞두고 있다. 코스피도 이날 반등에도 불구하고 주간 기준으로 2.08% 하락, 4주 연속 떨어졌다. 이달 코스피 하락률도 19%에 육박하다. 그럼에도 최근 반도체주 급락이 오히려 저가 매수에 나설 좋은 기회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줄리어스베어의 마크 매슈스 아시아 리서치 총괄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수요는 여전히 공급을 압도적으로 초과하고 있다"며 “지난 며칠 동안, 특히 간밤에 반도체주에서 나타난 것과 같은 큰 폭의 조정이 발생했을 때는 좋은 매수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글로벌 증시가 바닥을 확인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애셋 매니지먼트 원의 아사오카 히토시 수석 전략가는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다음 주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뒤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번에는 그 이후 미국 중간선거까지 있어 시장이 안정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중간선거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28일(현지시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29일에는 아마존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이 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 여부를 얼마나 입증할 수 있을지가 향후 투자심리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최근 글로벌 증시의 하락이 단순한 조정을 넘어 AI 거품 붕괴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마쓰이증권의 구보타 도모이치로 수석 시장분석가는 “주식시장은 AI 붐이나 거품이 끝나가고 있다는 위험을 점점 더 많이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AI 거품이 이미 붕괴하기 시작한 것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AI 기업들이 투자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다"며 “주가 하락은 앞으로 이들 기업이 자본을 조달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뭔가 심상치 않다”…AI 공포에 전 세계 ‘안전자산 러시’ [머니+]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다시 불거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자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와 일본 엔화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여기에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와 프랑스의 재정 불안 및 시위 확산까지 겹치면서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23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 하루에만 19.3bp(1bp=0.01%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2024년 8월 이후 최대 일일 하락폭이다. 이에 따라 10년물 국채금리는 약 한 달 만에 처음으로 5%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에도 4.9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다른 만기의 국채금리도 일제히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18.8bp 떨어졌으며, 30년물 국채금리도 15bp 하락했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미국 국채시장 전반에 강한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의미다.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는 일본 외환시장과 국채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날 달러당 158엔대에서 이날 오전 156.1엔 수준까지 급락(엔화 강세)했다. 일본 국채 가격도 급등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한때 12.5bp 하락한 2.75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월 6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5년물 국채금리도 장중 최대 10.5bp 떨어진 2.185%까지 내려갔다. 이처럼 글로벌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배경에는 AI 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국채금리는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기업들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 등의 영향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최근에는 AI 산업에 투입되는 천문학적인 투자금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AI 관련주들이 급락하자 투자자들이 주식 등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채시장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를 추종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날 장중 최대 7.3% 폭락하며 지난 7월 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2.60% 급락한 2만6008.86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6월 이후 가장 큰 일일 하락 폭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DBS은행의 유진 레오우 선임 금리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AI 관련 자산을 재평가하면서 최근 시장 심리가 더욱 불안정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국채금리가 최근의 역사적 수준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만큼 투자자들은 국채를 안전자산으로 선택해 일부 위험을 헤지하려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프랑스의 재정 불안과 반정부 시위 확산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막대한 국가부채와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생활비 부담과 정부의 재정정책에 반발하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프랑스 국채금리는 이달 들어 2002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으며, 독일 국채금리와의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주목할 점은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음에도 채권과 일본 엔화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12월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날 4%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배럴당 114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면서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에 추가적인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유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통상 국제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국채금리 상승과 채권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와 기업활동을 위축시켜 경제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보다 경기 둔화 가능성에 더욱 주목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호주내셔널은행의 케네스 크롬프턴 금리 전략 총괄은 “국제유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에도 미국 국채시장에는 다시 안전자산을 찾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전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초 오는 12월로 예상했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시점을 내년 1월로 늦춰 반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인베스코의 로버트 월드너 채권부문 공동 총괄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몇 달 동안 미 국채금리가 급등한 이후 금융시장 어딘가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를 기다려 왔다고 밝혔다. 그는 “미 국채금리는 극단적인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AI 산업을 둘러싼 우려를 고려하면 “적어도 당분간은 금리가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국채 가격의 급등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사 ING의 애널리스트들은 “미 국채금리가 5% 아래에 머무를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라며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 AI 투자 흐름 등을 고려하면 10년물 국채금리가 결국 다시 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가 다음 주 연준의 금리 인상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당장 장기채 비중을 확대할 시점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에 100조 베팅했는데”…호주 데이터센터 75% 무산 위기 [이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인공지능(AI)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호주가 추진하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75% 이상이 전력망 부족과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 차질이나 무산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한 결과,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에서 건설이 계획됐거나 진행 중인 40개 이상의 대형 데이터센터 가운데 전력 공급 또는 전력망 연결을 확보했다고 공개적으로 확인한 사업은 전체의 2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프로젝트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액은 1000억 호주달러(약 93조원)를 웃돈다. 구체적으로 시드니에서 추진 중인 28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가운데 전력 확보가 확인된 사업은 7개에 불과했다. 멜버른에서는 15개 프로젝트 중 단 3개만 전력 공급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 공급과 전력망 연결 확보는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의 실제 진행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라는 점에서 상당수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거나 지연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블룸버그는 또 호주 에너지시장운영기관(AEMO)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호주 주요 전력망에 연결될 예정이었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호주는 광활한 국토와 청정에너지 개발 잠재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데이터센터 건설 열풍에 동참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추진해 왔다. 호주커먼웰스은행은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2030년까지 1500억 호주달러(약 1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계획된 데이터센터 대부분은 기존에 구축된 통신망과 전력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해 시드니와 멜버른에 집중돼 있다. 호주 전역에서 운영 중인 16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도 주로 이 두 도시에 몰려 있다. 두 도시는 호주 전체 인구의 약 40%가 거주하는 지역이다. 문제는 대도시에 데이터센터가 집중될수록 이미 한계에 직면한 전력망의 부담이 커지는 반면, 이를 해소하기 위한 송전망 확충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호주에는 개발할 수 있는 토지가 풍부하지만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려면 고압 송전선로를 비롯한 각종 기반시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 이러한 부담을 분산할 수 있지만, 새로운 송전선로와 통신망을 구축하는 데 막대한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실제로 뉴사우스웨일스주 전력망 운영업체 트랜스그리드는 지난 8월 시드니의 송전망 용량이 부족해 대규모 신규 전력 사용자들로부터 접수한 총 20기가와트(GW) 규모의 전력망 연결 요청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력망 부담은 앞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AEMO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매년 약 25%씩 증가하면서 전체 전력 공급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약 2%에서 2030년 약 6%, 2036년에는 13%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개발업체들이 기존 인프라가 구축된 대도시에 데이터센터 건설을 집중하고 있지만, 송전망 확충과 시설 건설 과정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반대라는 또 다른 난관에 직면하고 있다. 실제로 멜버른 주민들이 대형 송전선로 설치에 반대하면서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넥스트DC는 지난 21일 2027년 6월까지인 현 회계연도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전망치를 기존보다 3분의 1 이상 낮춘 2억4500만~2억6500만 호주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그 여파로 주가는 40% 넘게 폭락했다. 시드니에서는 굿맨그룹이 지난달 12억 호주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마스(Project Mars)' 개발 계획을 철회했다. 해당 사업은 90메가와트(M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예정 부지는 가장 가까운 주택에서 약 20m, 공립학교에서는 약 160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이에 따라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대 의견이 수백 건 접수됐다. 모건스 파이낸셜의 닉 해리스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호주 데이터센터 산업의 사회적 수용성 확보 문제가 갈수록 심각한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추가적인 사업 지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연이 다른 사업에 어떤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개발업체들이 직면한 또 다른 장애물은 용수 확보 문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호주 데이터센터들은 주로 냉각 목적으로 연간 약 55억 리터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호주 전체 물 소비량의 약 0.04%에 해당한다. 다만 데이터센터들이 특정 지역에 밀집할 경우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전국 평균 수치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NEF(BNEF)의 투슈나 메타 애널리스트는 “에너지 확보는 이미 중대한 문제로 떠올랐다"며 “데이터센터 설비용량이 이를 뒷받침하는 데 필요한 신규 발전설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확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BNEF에 따르면 호주에서 발표됐거나 초기 개발 단계에 있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총설비용량은 20기가와트(GW)를 웃돈다. 반면 현재 실제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의 설비용량은 1.5GW에 불과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오늘 20만전자 깨지나”…AI 불안에 코스피 쑥대밭 [머니+]

간밤 글로벌 증시가 인공지능(AI) 관련주 중심으로 급락하자 23일 국내 증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35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2.77% 하락한 5384.58을 나타냈다. 지수는 2.36% 내린 5403.17로 개장해 장중 한때 5305.98(-4.12%)까지 하락했다. 코스피가 큰 폭으로 반등하지 않는 이상 이날까지 4주 연속 주간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하락은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각각 3.61%, 2.21% 하락한 20만6750원, 119만6000원을 보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2% 오른 5만2867.98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1.21%, 2.6% 급락한 7663.43, 2만6008.86을 기록했다. 이날 나스닥 지수 하락폭은 지난 6월 이후 가장 크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7% 하락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는 AI 관련 대규모 투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차입 비용 상승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코스피는 이달 들어 20% 급락하며 10월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증시가 AI 관련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데다 해당 산업을 둘러싼 투자심리 역시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윤정인 피보나치자산운용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은 AI 분야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금이 얼마나 빠르게 지속 가능한 현금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점점 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불확실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심리는 취약한 상태로 보이며,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기보다 자본 보전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친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면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13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대기자금도 감소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9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 믿었다가 날벼락”…한국 이어 중국 증시도 약세장 진입 [머니+]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확산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는 가운데 중국 증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증시가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한 데다 기대를 모았던 대규모 경기부양책마저 나오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는 모양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증시 안정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고도 실제 투입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CSI300지수는 이날 장중 2% 가까이 하락했다. 이로써 CSI300 지수는 지난 6월 기록한 고점 대비 하락률이 20%에 달해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일반적으로 지수가 최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한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요 기업들의 주가를 추종하는 홍콩H지수(HSCEI)도 이날 하락률이 3%에 달했다. CSI300지수와 HSCEI는 올해 10% 넘게 하락하면서 세계 주요 지수 중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약 2년간 이어진 중국 증시의 상승세가 본격적으로 꺾이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국 증시는 지난 2024년 9월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지난 6월까지 2년 가까이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글로벌 AI 관련주에 대한 투자 열풍이 흔들리자 중국 기술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AI 수요와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관련 기업들의 높은 주가 수준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기술 혁신과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대한 기대감이 기술기업들의 주가를 크게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론으로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아진 탓에 투자심리가 악화하자 관련 기업들이 더욱 큰 충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과창판50지수와 차이넥스트지수는 올 하반기들어 40% 가량 폭락했다. 여기에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좀처럼 뚜렷해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중국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3%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2022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3분기 성장률은 4.5%로 소폭 반등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이 이어지면서 내수 회복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는 과거와 같은 대규모 경기부양책 대신 특정 부문을 겨냥한 점진적인 지원책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적극적인 정책 대응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중국 정부는 또 증시 하락을 막기 위해 국유 투자기관을 동원한 주식 매입에도 나섰지만 하락세를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심지어 증시 안정화를 주도하는 국유 투자사 중앙후이진 등 펀드들의 주식 매입 속도도 과거보다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중국 국유 펀드들은 지난 9일부터 20일까지 약 150억달러(약 19조원)를 주식시장에 투입했다. 이는 지난 7월 기술주 급락 당시 증시 안정을 위해 자금을 투입했던 속도보다 느린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BI의 레베카 신 애널리스트 등은 “글로벌 증시의 반등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국은 2025년 4월 관세 충격과 2026년 7월 기술주 매도 사태 당시보다 더 많은 주식을 더 오랫동안 매입해야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문제는 자금 동원 능력이 아니라 실제로 자금을 투입하려는 의지"라며 “이달 현재까지의 매입 속도를 보면 중국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중국 증시의 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롬바르드오디에의 이호민 선임 거시전략가는 “중국 본토와 역외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는 여전히 매우 좋지 않다"며 “새로운 정책이나 기술 관련 상승 촉매제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변동성만 크고 뚜렷한 방향성이 없는 시장 환경이 2027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CNBC에 따르면 중국시장조사그룹(CMRG)의 숀 레인 매니징디렉터도 중국 증시에 추가적인 매도 압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AI 거품에 대한 우려, 악화하는 소비자 신뢰가 투자심리를 계속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중국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실제로 HSBC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전체 거래량의 약 20~25%를 차지하는 것과 달리 중국에서는 일일 주식 거래의 약 90%를 개인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는 중국 증시에서 투자심리가 악화할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동반 매도세가 시장 전체의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이날 한국 코스피지수도 전장 대비 3.52% 하락한 5533.77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코스피는 지난 6월 22일 기록한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9114.55 대비 39.29%, 지난 9월 23일 단기 고점인 7080.92 대비 21.85% 하락했다. 한국에 이어 중국 증시도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하면서 글로벌 AI 투자 열풍의 약화가 아시아 주요 증시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끝난 줄 알았는데”…AI 불안에 코스피 다시 쑥대밭 [머니+]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주들이 반등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진정되는 듯했지만, 미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AI 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AI 인프라 기업들의 자금조달 위기까지 겹치면서 AI 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757.17에 장을 마치며 이달 초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상승세는 AI 관련주들이 주도했다.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7.8% 상승했고,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도 2.5% 올랐다. AI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AI 플랫폼 수요 증가를 이유로 기존 예상을 웃도는 매출 전망치를 제시하면서 주가가 9.6% 급등했다. 그러나 장 마감 이후 발표된 테슬라와 메타플랫폼스의 엇갈린 투자 계획이 다시 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 실적은 좋았지만…AI 지속성 의문은 여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3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기존 250억달러 이상에서 약 200억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AI와 로봇공학 등 미래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기존 계획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테슬라의 3분기 매출과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각각 약 280억5000만달러, 48센트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와 대체적으로 부합했지만, 투자 규모 축소가 향후 AI와 로봇 사업의 성장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3% 넘게 하락했다. 라운드힐인베스트먼트의 데이브 마자 최고경영자(CEO)는 “자본지출은 투자자들이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자율주행차 사이버캡의 실제 개발·양산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유일한 구체적 수치"라며 “불과 6개월 전 투자 전망치를 50억달러 높였다가 다시 같은 금액을 줄인 것은 비용 통제라기보다 미래 사업의 확대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신호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반면 메타는 AI 분야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했다. 메타는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기존 1300억~1450억달러에서 1350억~145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메타는 3분기 시장 예상을 웃도는 매출을 달성했으며 AI 사업의 성장 가능성도 강조했다. 이에 메타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2% 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테슬라와 메타의 상반된 투자 계획은 AI 산업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딜레마를 드러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KCM트레이드의 팀 워터러 수석 시장분석가는 “기업들의 자본지출만으로 시장을 만족시키기가 매우 어려운 상태"라며 “기업들이 지출을 늘리면 걱정하고, 테슬라 사례에서 봤듯이 지출을 줄여도 걱정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메타의 공격적인 AI 투자 계획을 둘러싼 우려도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메타의 3분기 잉여현금흐름은 21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106억3000만달러 흑자에서 급격히 악화했다. 이에 메타는 AI 투자에 필요한 자금조달 수단을 확보하기 위해 의결권이 없는 클래스C 보통주를 새롭게 발행하기로 했다. 이런 와중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는 이날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 전망치를 제시하자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7.4% 급락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플러드라인스 리서치의 안나 우 창업자는 “이번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AI 수익성을 검증하는 중요한 시험대"라며 테슬라와 램리서치의 시간외거래 주가 하락에 대해 “AI에 대한 확신을 다시 불확실한 상태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 코어위브 중심으로 빠르게 번지는 시장 불신 AI 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기업들의 실적을 넘어 자금조달 문제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이날 미 경제매체 CNBC는 네오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가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동시에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으면서 월가에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금리가 급등하고 AI 인프라 구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코어위브처럼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이 AI 산업에서 가장 취약한 투자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어위브는 지난해 3월 증시에 상장한 뒤 3개월 만에 시가총액이 약 900억달러까지 치솟았지만 현재 기업가치는 약 34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30% 가까이 급락했다. 같은 기간 네비우스(-27%), 아이렌(-32%) 등 주요 네오클라우드 관련주들도 곤두박질쳤다. 호주의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넥스트DC는 연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자 전날 하루에만 주가가 40% 넘게 폭락했다. 여기에 코어위브가 발행한 무담보 회사채 수익률은 약 15%까지 상승했고,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년, 이달 상승률이 각각 164%, 30%에 달했다.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험을 보장받기 위해 요구되는 비용이 그만큼 비싸졌다는 의미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앤드루 케체스 신용분석가는 보고서에서 기술기업들의 회사채 시장 전반에 대해 “투자심리가 확연히 부정적"이라며 “AI를 둘러싼 시장 분위기가 하루하루 바뀌는 속도"라고 지적했다. 코어위브의 재무 상태에 대한 우려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코어위브는 2030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가 약 207억달러에 달하며 이후 상환해야 할 부채도 149억달러에 이른다. 또한 지난 2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5억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팩트셋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코어위브의 3분기 잉여현금흐름 적자가 101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코어위브가 분기별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다. 여기에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정치적 반발까지 거세지면서 자금조달 여건도 악화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미국 고수익 회사채 시장은 중간선거가 끝날 때까지 사실상 관망세에 접어들었다. 채권 투자자들은 데이터센터 인허가와 규제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되기 전까지 신규 자금 공급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AI 공포 진정되나 싶더니…삼성전자·SK하이닉스 다시 급락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우려는 22일 글로벌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52% 하락한 5533.77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날 3.29% 올랐지만 이날 하락으로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것이다. 이날 코스피는 1.14% 내린 5670.11로 개장한 뒤 한때 5740.28까지 올라 상승 전환했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뒤 낙폭을 확대했다. 장중에는 5485.98(-4.35%)까지 밀리기도 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각각 4.03%, 5.49% 내린 21만4500원, 122만3000원을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대만 가권지수 역시 각각 2.65%, 1.8% 하락했다. 여기에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자 현재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10달러선을 넘어섰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리 상승 부담이 커져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한 AI 인프라 기업들의 재무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 이에 따라 AI 관련주들의 최근 반등을 본격적인 투자심리 회복으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해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캐피탈닷컴의 카일 로다 선임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 지정학적 갈등, 미 중간선거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와중에 실적발표 시즌은 이제 막 시작된 단계"라고 짚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결국 칼 빼드나”…美, ‘중동 철수령’에 전운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에 의한 공격 위협이 커지자 사우디아라비아에 주재하는 비필수 정부 인력과 가족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 21일(현지시간) 토미 피곳 미 국무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사우디에 대한 적대행위를 점점 확대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민간 공항과 기타 핵심 기반시설을 겨냥한 공격도 포함되며, 이로 인해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항공편 운항에도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무부 직원과 그 가족들의 안전과 보안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며 “이들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미군도 중동 지역의 군사기지에서 병력을 철수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NBC는 이날 당국자들을 인용해 중동 지역 군사기지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이 철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에는 외교관들도 포함됐으며, 이란을 비롯한 중동 지역의 여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NBC는 이러한 움직임이 지난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당시 이뤄졌던 병력 및 외교 인력 재배치와 유사하다고 전했다. 다만 미군 중부사령부는 구체적인 병력 이동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팀 호킨스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NBC뉴스 보도에 대한 질의에 “우리는 임무 수행 준비태세를 최적화하기 위해 미군 병력과 군사 자산을 정기적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며 “작전 보안상의 이유로 관련 병력 이동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티 반군에 대한 군사 공격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직접적인 군사 개입 확대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후티 반군이 매우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며 “지난해 우리가 그들을 강하게 폭격했을 때 교훈을 얻은 줄 알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후티 반군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의도적으로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려 한다고 주장하면서 “선거가 끝난 뒤에도 나는 그 자리에 있을 것이며,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중간선거 이후 후티 반군에 대한 군사 공격을 재개할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까지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 개입 확대에는 선을 긋고 있다. CBS에 따르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모나 야쿠비안 중동 프로그램 총괄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을 승인하기 위한 문턱은 상당히 높아 보인다"며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여러 명의 미국인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에야 미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사우디와 후티의 갈등은 2014년 후티가 예멘 수도 사나를 장악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사우디가 주도하는 연합군이 예멘 내전에 개입하면서 양측의 무력 충돌이 이어졌다. 2022년 유엔의 중재로 휴전이 성립하면서 대규모 교전이 줄어들었지만, 지난 7월 사나 공항에 대한 공습을 계기로 후티가 휴전 종료를 선언하면서 양측의 충돌이 다시 격화하고 있다. 특히 수도 리야드의 국제공항을 겨냥한 공격으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민간 기반시설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에 대한 후티의 잇따른 공격으로 최소 18명이 숨지고 300명 이상이 다쳤다. 리야드 국제공항은 공격 이후 항공기 운항이 제한됐으며, 일부 국내선만 운항을 재개한 상태다. 이에 사우디 정부는 오는 26~29일 개최할 예정이었던 대표적인 국제 투자 행사인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정상회의를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사막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FII는 사우디가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개최하는 대규모 국제 행사다. 여기에 이날 새벽에는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운영하는 샤이바 유전이 드론 공격을 받아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같은 날 사우디 동부 담맘의 킹파드 국제공항도 공격을 받아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다만 이 공격의 주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北 김여정·박정천, 남부국경 요새화 현장 시찰…“도발 시 반격”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이 남부국경 요새화 공사현장을 시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1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부장이 박정천 국방성 고문, 리일환 당 중앙위원회 비서, 인민군 총참모부 주요 지휘관 등과 함께 전날 남부국경 요새화 공사 현장의 주요 지점들을 현지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현장시찰은 남측의 중단 요구를 일축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국경 요새화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우리 군은 지난달 21일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 이남에 북한이 매설한 지뢰로 우리 군 장병 3명이 다친 사건을 계기로 북한을 향해 국경 요새화 작업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김 부장은 “우리 군사지도부는 저 불량배 무리들이 우리의 새로운 화력 구분대들이 사격진지를 차지한 것을 알게 만들어야 한다"며 “국가수반은 영토 주권을 행사하는 데서 단 한 치의 양보도 없어야 하며 적대국가와의 국경선을 가장 영구적인 선으로 만들 데 대하여 명령하였다"고 강조했다. 국가수반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가리킨다. 이어 “이는 아주 오래도록 잘못 쓰여온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성업'이고 '대업'"이라며 “우리 군대는 이 역사적인 사명을 집행할 데 대한 국가수반의 명령을 철저히 관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남부국경영구화의 력사적공정은 절대로 거스를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부장은 지난 19일 담화에서 북한군의 군사분계선(MDL) 월선에 대응한 한국군의 경고사격에 반발하며 “전술적 타격 수단들을 전 남부 국경선 부근에 증강 배치하는 문제와 대한국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신은 “박 고문은 국경 영구화를 위한 차단물 공사 실태를 료해(파악)하고 적들의 온갖 방해와 위협 속에서도 조국의 국경선을 강화하기 위한 역사적인 투쟁에 일심분투하고 있는 장병들을 고무 격려하였다"고 밝혔다. 박 고문은 “(한국군이) 주장하는 우리 군인들의 '월선'이라는 것은 불순한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정세 악화의 책임을 우리에게 넘겨 씌워보려는 의도적이며 계획적인 억지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가의 국경선이 어디까지인지는 그 누구보다 우리 군대가 더 잘 알고 있으며 우리는 제 땅에서 자기 할 바를 하고 있다"면서 “보란 듯이, 당당히 우리의 국경선을 굳건한 요새로 전변시켜야 한다"고 강변했다. 그는 또 “적이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에 이어 앞으로 우리 군인들을 향해 실제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을 해올 때는 절대로 용납하지 말고 즉시 반격해야 한다"면서 “조선의 국경무력은 추악한 적의 망동질에 매우 능숙하고 전문적이며 압도적인 군사행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머스크만 대박?”…4600조 ‘테슬라·스페이스X 합병’에 숨겨진 위험 [이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합병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 합병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머스크가 구상하는 초거대 기업의 탄생이 반드시 투자자들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스페이스X의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테슬라와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 “좋은 생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또 양사가 합병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각각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언급했다. 특별위원회는 독립적인 이사들로 구성됐으며 머스크는 이해충돌 당사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논의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사를 합병하는 데 상당한 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양사 특별위원회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은 약 2조달러에 달하며 테슬라까지 합치면 양사의 기업가치는 총 3조5000억달러(약 4630조원)에 육박한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기업가치 기준으로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합병이 이뤄지게 된다. 양사의 합병 가능성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최근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합병이 오는 12월 3일 예정된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 이전에 발표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로이터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양사의 합병 논의가 최근 몇 주 사이 시작됐으며 스페이스X가 테슬라를 인수하는 형태로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합병 협상을 위한 자문을 받기 위해 투자은행과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이처럼 천문학적인 규모의 합병이 투자자들에게도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느냐다. ◇ 머스크는 지배력 강화…주주들은 새로운 '위험 부담' 머스크는 AI와 로봇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면 테슬라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이 더욱 커져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 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따라서 양사의 합병은 별도로 운영되던 기업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동시에 머스크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머스크는 현재 테슬라 지분의 약 20%를 보유하고 있으며 스페이스X에서는 의결권을 통해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다. 두 회사에 모두 투자한 딥워터 자산운용의 진 먼스터 설립자는 “머스크가 합병을 원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가능한 한 빨리 성사시키고 싶어 한다"며 “그는 콘퍼런스콜에서 합병이 좋은 생각이라고 세 차례나 언급했다.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합병에 대한 지지를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경영상의 이점도 적지 않다. 현재 머스크가 추진하는 주요 사업들은 여러 기업에 걸쳐 있어 투자와 기술 개발 과정에서 각각의 이사회와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합병이 성사되면 자금과 인력, 기술을 하나의 경영체계 아래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게 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주주들 역시 새로운 성장산업에 투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테슬라 주주들은 스페이스X의 AI·스타링크·스타십 사업에, 스페이스X 주주들은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자율주행·휴머노이드 로롯 사업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반도체에 대한 투자 기회도 새로 얻을 전망이다. 현재 양사는 대규모 반도체 제조 프로젝트 테라팹을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아이브스 요크빌아이브스 파트너 겸 선임 전무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 모두에 이번 합병은 고민할 필요도 없을 만큼 당연한 선택이라고 본다"며 “주주들도 양사의 결합을 원할 것이다. 전략적 관점에서 이번 합병은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 다각화가 반드시 투자 위험을 낮추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나온다. 로이터는 기술적 위험은 물론 규제와 사업 실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광범위한 불확실성까지 투자자들이 떠안게 될 수 있다며 일부 사업의 위험 요인은 서로 직접적인 연관성조차 없다는 비판론이 제기된다고 짚었다. 가령 테슬라의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에 투자했던 주주들이 합병 이후에는 우주개발 사업의 불확실성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토로의 조시 길버트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입장에서 이번 합병은 AI, 로봇, 전기차, 우주개발 등 머스크가 이끄는 모든 사업을 하나의 종목에 담는 것"이라며 “이는 매우 야심 찬 하나의 바구니에 지나치게 많은 달걀을 담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 美·中 지정학적 충돌 우려…성장성 문제도 여전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갈등도 합병에 따른 중대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스페이스X는 미국 국방부와 정보기관, 항공우주국(NASA) 등에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계약업체다. 반면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운영하며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로이터는 이러한 사업 구조가 결합될 경우 미국 규제당국과 국가안보 관련 기관은 물론 중국 정부의 심사까지 더욱 까다로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산운용사 파운더ETFs의 마이클 모너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스페이스X가 미국의 핵심 방산 계약업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가안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테슬라의 중국 사업을 공식적으로 분리하거나 사업 운영과 정보 교류에 엄격한 차단 장치를 마련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합병된 거대 기업의 성장성과 투자 부담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는 모두 AI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이날 스페이스X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한 145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27억9100만 달러, 당기순이익은 44억4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와 직전분기 대비 대폭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AI 사업 매출이 75억6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830% 폭증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설비투자도 19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급증했다. 스페이스X는 올해 4분기에만 350억~40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테슬라 역시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 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25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로이터는 스타십과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AI 데이터센터, 위성통신 등은 모두 막대한 비용과 높은 기술적 난도를 수반하는 사업이라고 짚었다. 이어 양사가 합병한다고 해서 이러한 위험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며 서로 다른 사업의 위험을 하나의 기업 안에 모으는 것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합병을 둘러싼 주주들의 이해관계도 향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싱가포르 UOB케이히안의 케네스 고 이사는 “이번 합병은 머스크가 구상하는 세계의 미래상을 그려내기 위한 거대한 캔버스와 같다"면서도 “합병이 성사되면 테슬라 주주들은 로켓과 위성, AI 사업까지 보유하게 되지만 동시에 그러한 야망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자금도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머스크도 양사의 합병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일부에서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합병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하지만 이는 지나친 해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머스크는 합병이 성사되려면 투표에 참여한 테슬라 주주들의 단순 과반수가 아니라 전체 발행주식의 50%에 해당하는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양사의 합병이 성사되려면 주주들에게 합병의 경제적 이익을 충분히 설득해야 한다며 머스크의 이해충돌 가능성과 의결권 구조, 자금 배분을 둘러싼 문제가 불가피하게 뒤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 거품만 걱정했는데”…美 주택시장에 무슨 일이 [이슈+]

인공지능(AI) 산업의 수익성을 둘러싼 거품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 주택시장의 침체가 심화하면서 미국 경제의 또 다른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 반등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긴축을 예고하고 있어 주택시장의 부진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주택 매매계약은 체결됐지만 거래가 최종 완료되지 않은 주택을 집계하는 9월 잠정주택판매지수는 66.0으로 전월 대비 7.3% 급락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월가에서는 전월 대비 0.4% 감소를 예상했지만 실제 감소 폭은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도 11.3% 하락했다. 여기에 미 상무부에 따르면 9월 민간주택 착공 건수는 계절조정 연율 기준으로 전월 대비 5.2%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0.4% 감소를 예상했지만 실제 감소 폭은 이를 크게 넘어섰다. 주택 건축허가 건수 역시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2% 증가였지만 실제로는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특히 단독주택 건축허가 건수는 84만5000건에 그쳐 지난 8월보다 4% 줄었다. 이는 202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잠정주택판매지수뿐만 아니라 주택 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도 1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악화한 상태라고 미 경제매체 CNBC는 전했다. 미국 주택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가장 큰 원인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가파른 상승이다. NAR의 로런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9월 주택시장 여건이 악화했다"며 “고용 증가와 소득 상승이 주택 구매를 뒷받침할 수 있지만 주택 구매 여력은 모기지 금리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미 연준의 경제 데이터베이스(FRED)에 따르면 대표적인 주택담보대출인 30년 만기 고정금리 모기지의 평균 금리는 지난달 7%를 넘어섰고, 지난 8일에는 7.4%까지 치솟았다. 이는 2023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모기지 금리는 2023년 10월 고점을 찍은 이후 올해 2월까지 대체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란 전쟁 여파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지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연준은 지난달 약 3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연 3.75~4.0%로 끌어올렸다. 물가 상승 압력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주택시장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문제는 미국 주택시장의 침체가 앞으로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로니 워커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2027년에는 최근 모기지 금리의 반등으로 다시 부각된 주택 구매 여력 악화 문제가 점점 더 지배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주택시장 활동을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기지 금리가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주택 거래량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최근 금리 상승세로 인해 앞으로 몇 달 동안 기존주택 판매가 더욱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 주택담보대출 이용자의 95% 이상은 현행 시장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상태다. 특히 전체 대출자의 65%는 현재 시장금리보다 최소 2%포인트 낮은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이는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집을 팔고 다른 주택으로 이사할 경우 지금보다 훨씬 높은 금리로 새롭게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이사를 포기하고 현재 거주하는 주택에 머무르면서 거래가 위축되는 이른바 '록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3개 분기 동안 미국의 주거용 투자가 각각 2.5%, 4%, 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기지 금리가 하락하지 않을 경우 감소 폭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워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년 동안 주택시장은 주택 구매 여력 악화로 상승이 제한되는 동시에 만성적인 주택 공급 부족으로 추가 하락도 억제되는 상황이 이어졌다"며 “2027년에는 주택 구매 여력 악화에 따른 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시장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흐름은 연준에도 딜레마로 작용하고 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연준은 주택시장 침체에 대응해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차입 비용이 낮아지면서 주택 구매 수요를 촉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우선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9월 주요 물가 지표들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12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 4.0~4.25%로 인상할 가능성을 76.1%로 반영하고 있다. 내년 12월까지 기준금리가 최소 한 차례 추가 인상될 가능성도 87%에 달한다. 이 가운데 내년 말 기준금리가 연 4.5~4.75%에 이를 확률은 29.1%로 가장 높다. 주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연준의 긴축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FWDBONDS의 크리스 럽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정책 방향을 180도 전환해 신규 주택의 구매 비용을 낮추지 않는다면 주택시장은 깊은 잠에 빠져들 것"이라며 “아직 겨울이 오지도 않았지만 주택시장은 이미 꽁꽁 얼어붙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미 정점에 가까워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가 연준의 실제 기준금리 인상 폭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모기지 금리가 이미 연준의 단기 기준금리 인상 폭보다 훨씬 많이 상승한 만큼 이제 정점에 가까워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주택 구매자와 판매자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까지 거래를 미루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경제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인 AI 산업을 둘러싼 거품 우려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거물인 켄 그리핀 시타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거의 확실히" AI 거품의 한가운데에 있다며 “미국 기업들이 AI 모델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은 매우 불균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들이 앤트로픽과 오픈AI에 지불하는 비용을 언급하면서 AI 도입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에 비해 실제 생산성 향상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AI 산업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미국 경제의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지만, 주택시장 등 금리에 민감한 산업의 부진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AI 투자마저 둔화할 경우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한층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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