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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이 횡보세를 보이고 있지만, 연말에는 온스당 6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약 233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스위스 투자은행 유니온 방카르 프리베(UBP)는 중동 전쟁 발발 이후 금값이 급락하자 포트폴리오 내 금 비중을 기존 약 10%에서 3% 수준으로 대폭 축소했다가, 최근 다시 6% 수준까지 늘렸다고 밝혔다. UBP의 파라스 굽타 아시아 운용 책임자는 “시장 쏠림 현상이 해소된 이후 금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기 위한 첫 단계를 밟았다"며 “현재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의 금 포지션은 상당히 균형 잡힌 상태"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굽타 책임자는 이어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확대, 재정 적자에 대한 우려, 지정학적 긴장 등 구조적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올해 말 금 가격이 온스당 6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추가 매수에는 지정학적 상황 전개에 대한 보다 명확한 방향성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도 함께 내비쳤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3일 한국시간 오후 5시 5분 기준,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758.72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전쟁 이전인 지난 2월 27일 종가(5247.90달러)와 비교하면 10% 하락한 수준이다. 금 시세는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달 2일 안전자산 수요에 힘입어 장중 온스당 5434달러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이후 상승 동력이 점차 약화되며 지난달 18일 5000달러선이 붕괴되자, 대표적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통상 금융시장 불안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는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유입되지만 이번 중동 전쟁에서는 오히려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이례적 흐름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JP모건 자산운용의 타이 휘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 시장전략가는 최근 미디어 브리핑에서 “금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오랫동안 금이 어떤 상황에서도 효과적인 헤지 수단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주식이나 위험자산과의 상관관계를 보면 일관성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굽타 책임자 역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보다 즉각적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금 가격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UBP는 이러한 단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상승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른 전문가들도 이와 비슷한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호주 ANZ 뱅킹그룹은 지난 10일 보고서를 내고 금값이 올 연말 온스당 58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미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해 연말 금 목표가격을 5400달러로 제시했다. 금에 대한 투자심리도 점차 회복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금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한 글로벌 보유량은 지난 3월 5년 만의 최대 유출을 기록한 이후 이달 들어 약 20톤 증가했다. 휘 전략가는 금을 위험 헤지 수단이 아닌, 투자 자산으로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금을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다"며 “정부 부채와 통화 공급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를 대비하려는 투자 수요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은 공급 증가가 제한적인 자산이기 때문에 투자 논리는 분명히 존재한다"면서도 “다만 금은 헤지 자산이 아니라 투자 자산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산 배분 측면에서 금은 여전히 매력적인 자산이지만 그 역할은 리스크 관리보다는 수익률 보완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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