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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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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한덕수에 징역 15년 구형…“내란 범행에 가담”

12·3 비상계엄을 방조한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15년이 구형됐다.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위증 등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특검팀은 “피고인은 이 사건 내란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사람임에도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의무를 저버리고 계엄 선포 전후 일련의 행위를 통해 내란 범행에 가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와 국민에 대한 피해가 막대하고, 사후 부서를 통해 절차적 하자를 치유해 12·3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시도한 점, 허위공문서 작성 등 사법 방해 성격의 범죄를 추가로 저지른 점, 진술을 번복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개전의 정이 없는 점이 양형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특히 12·3 비상계엄 조치에 대해 “과거 45년 전 내란보다 더 막대하게 국격이 손상됐고, 국민에게 커다란 상실감을 줬다는 점에서 그 피해는 이로 헤아릴 수 없고, 가늠하기도 어렵다"며 “본 사건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로, 국가와 국민 전체가 피해자"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을 엄히 처벌해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한 전 총리는 '국정 2인자'인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남용을 견제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않고 방조한 혐의로 지난 8월 29일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팀은 재판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만약 우두머리 방조 혐의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도 판단해 달라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허용한 바 있다. 한 전 총리에게는 지난해 12월 5일 최초 계엄 선포문의 법률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작성한 사후 선포문에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각각 서명한 뒤 이를 폐기한 혐의도 있다. 지난 2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앞서 한 전 총리에 대한 선고를 내년 1월 21일 혹은 28일에 하겠다고 고지했다.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내란 혐의로 기소된 국무위원 중 가장 먼저 1심 판단을 받게 된다. 심리 종결도 이번에 가장 빨리 이뤄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구글 ‘제미나이3’ 의식했나…엔비디아 “우리가 앞선다”·오픈AI “챗GPT 구독자 확대”

구글이 최근 출시한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3'에 대한 업계의 호평이 잇따르자 AI 산업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엔비디아와 오픈AI가 이를 의식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엔비디아는 2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 공식 계정을 통해 “구글의 성공에 기쁘다. 구글은 AI 분야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면서도 “우리는 계속 구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엔비디아는 “우리는 업계보다 한 세대 앞서 있다"며 “모든 AI 모델을 구동하고 컴퓨팅이 이뤄지는 모든 곳에서 이를 수행하는 것은 우리 플랫폼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엔비디아 제품은 특정한 AI 구조나 기능을 위해 설계된 주문형 반도체(ASIC)보다 뛰어난 성능과 다용성과 호환성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실적발표 후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와 관련해 “구글은 고객사이며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도 엔비디아의 기술로 구동된다"고 말한 바 있다.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칩인 TPU는 2015년에 출시됐지만 지금껏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열풍에 밀려 AI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TPU를 활용한 제미나이3가 추론 성능 등에서 오픈AI의 '챗GPT 5.1'보다 낫다는 호평을 받기 시작하자 구글이 AI 시장에서 유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여기에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플랫폼(메타)은 구글의 AI 칩인 'TPU'(텐서처리장치) 수십억달러어치를 구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구글은 지난달 AI 챗봇 '클로드'를 운영하는 엔스로픽에 수백억달러 규모의 TPU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같은 날,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가 챗GPT의 유료 구독자 수가 5년 안에 2억20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샘 올트먼 CEO는 이달 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픈AI의 올해 매출액이 2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2030년까지 수천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디인포메이션은 챗GPT의 WAU 증가폭이 최근 들어 극심한 변동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1월에는 전달 대비 42% 급증했지만, 9월에는 13%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또 오픈AI가 이와 같은 전망을 내놓은 것은 구글이 최근 시장에서 압도적인 호평을 받는 경쟁 서비스 '제미나이3'를 발표하기 이전이라고도 이 매체는 언급했다. 한편 구글은 이날 성명에서 “맞춤형 TPU와 엔비디아 GPU 모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우리는 수년간 그래왔던 대로 양쪽 모두를 지원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잠자던 거인 깨어났다”…구글 ‘제미나이3’, 오픈AI·엔비디아가 장악한 AI판도 흔드나

구글이 최근 공개한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3'가 추론 성능 등에서 '챗GPT'를 뛰어넘었다는 호평을 받으면서 AI 산업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특히 구글이 AI모델 훈련에 자체 개발한 칩을 활용함으로써 그동안 그래픽처리장치(GPU)로 AI 시장을 장악해온 엔비디아의 아성까지 흔들고 있다. 시장에서는 제미나이3의 등장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AI 거품론'을 일축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구글이 새로운 AI 생태계를 구축해 엔비디아·오픈AI의 대항마로 부상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0.67% 상승한 2만3025.59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엔 2.69% 급등하면서 지난 5월 12일(4.35%)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구글이 지난 18일 공개한 제미나이3에 대한 업계의 호평이 잇따르자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4일엔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300달러선을 넘어섰고 시가총액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알파벳 주가는 이날에도 1.62% 오르면서 시총도 약 3조9000억달러로 불어나났고 4조달러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알파벳의 강세 속에 기술주 전반이 동반 상승하며 최근 불거진 AI 과열 논란도 잠잠해진 모습이다. '제미나이3 프로'는 현존 가장 똑똑한 AI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AI 모델 평가사이트인 LM아레나 리더보드에서 제미나이3 프로는 지난 21일 기준 1495점을 기록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xAI가 선보이는 '그록4.1 씽킹'과 '그록4.1'가 각각 1481점, 1462점으로 2·3위를 차지했고 '챗GPT5.1 하이'(1454점)는 4위에 그쳤다. 구글은 제미나이3를 기반으로 한 이미지 생성·편집 도구인 '나노 바나나'의 새로운 버전도 주목을 받고 있다. 나노 바나나는 현실적 이미지를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주는 성능이 탁월해 인터넷에서 '내 사진으로 피규어(모형) 만들기' 유행을 일으키고 있다. 오픈AI의 공동 창업자인 안드레이 카파시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제니마이3를 “확실한 1티어(최상위) 대형언어모델(LLM)"라고 극찬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공동 창립자인 닐 샤는 “구글은 AI 경쟁에서 항상 다크호스에 불과했다"며 “잠자던 거인이 이제 완전히 깨어났다"고 평가했다. 구글은 수년간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로 검색 시장 지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오픈AI의 챗GPT가 3년 전 등장하자 구글의 검색 엔진은 처음으로 실질적인 위협을 맞았다. 당시 수많은 애널리스트들과 전문가들, 심지어 구글 엔지니어와 전 최고경영자(CEO)조차 구글이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구글은 또 챗GPT 등장 이후 AI 챗봇 '바드'를 내놨지만, 성능이 들쭉날쭉하고 틀린 답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 체면을 구겼다. 그럼에도 구글이 짧은 기간 내 유력한 대항마로 부상한 배경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모두 쥐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검색 엔진, 크롬 브라우저, 유튜브,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등에서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AI 모델 학습에 활용했다. 또한 자체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운영하고, 텐서처리장치(TPU)라고 불리는 AI 칩을 직접 제조하고 있다. 이는 AI 학습과 서비스 제공 과정 전체를 구글 생태계 내에서 처리할 수 있는 구조로, 경쟁사들과 경쟁에서 우위 요소로 꼽힌다. 오픈AI는 챗GPT에서 나오는 사용자 데이터 외 다른 데이터는 다 외부에서 가져와야 한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우리는 AI에 대해 완전하고 깊은 풀스택 접근을 해왔다"며 “이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레스터의 토마스 허슨 애널리스트는 “제미나이3 출시로 구글이 다시 경쟁에 복귀했다는 평가가 타당하다"고 말했다. 특히 제미나이3가 TPU만으로 개발됐다는 사실은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우위를 위협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받아들여진다. 미국 온라인 매체 더 인포메이션은 “메타플랫폼이 2027년 자사의 데이터센터에 구글의 TPU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타는 그간 엔비디아의 GPU를 대량으로 구매하던 '큰손'이었다. AI 챗봇 '클로드'를 운영하는 앤트로픽도 지난달 말 구글의 TPU 100만 개를 탑재한 클라우드 이용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구글 TPU의 확장 가능성에 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가 '매그니피센트7' 중 유일하게 하락한 종목이다. 장중 7% 이상 급락하기도 했으며, 마감 때 낙폭을 2.59%로 줄였지만 AI 시장이 더 이상 엔비디아 중심으로만 돌아가지 않는다는 경계심은 커진 상태다. AMD 또한 이날 4% 이상 내렸다. 오픈AI에 305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일본 소프트뱅크 주가도 25일 일본증시에서 10% 가까이 급락했다. 영국 자산운용사 퀼터 체비엇의 벤 바링어 기술 리서치 총괄은 “수많은 기업들이 맞춤형 칩을 개발하려다 실패했지만 구글은 이 분야에서 새로운 강점을 추가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구글이 AI 경쟁에서 최종 승자가 될지는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선발주자인 챗GPT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글은 제미나이 사용자가 6억5000만명이라고 지난 주 밝혔다. 반면 오픈AI는 챗GPT 사용자가 8억명을 넘어섰다고 최근 발표했다. 리서치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제니나이 앱 다운로드 건수는 월 7300만회로, 챗GPT(9300만회)를 크게 밑돌았다. 또한 메타·앤트로픽처럼 대규모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구글 TPU가 시장 전반에서 선택지를 넓히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TPU는 구글 클라우드에서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될 수 있는 엔비디아 GPU보다 제약적이다. AI 스타트업 더블워드의 메리엄 아릭 CEO는 “TPU를 도입하는 순간 구글 생태계에 묶이게 된다"며 “반도체 산업은 단일 승자가 존재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우크라, 완화된 종전 수정안 마련…영토 양보 등 핵심 쟁점은 ‘미완’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기존 종전안을 대폭 수정해 완화된 새 종전안 초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대표단 협상 등을 통해 기존 종전안의 28개 항목을 19개 항목으로 줄인 새 종전안 초안을 도출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 2명은 수정된 새 종전안 초안은 우크라이나군의 규모를 80만 명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WSJ에 설명했다. 기존 '60만 명으로 제한'에서 한층 완화한 조건이 제시된 것이다. 아울러 기존안에 담겼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추가 확장 제한과 관련한 표현도 완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기존 종전안에 상당한 수정을 가해 러시아의 요구사항 일부를 걷어냈다고 보도했다. 제네바 협상에 참여한 세르히 키슬리차 우크라이나 외무부 제1차관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쪽 모두 긍정적이라고 느낄 만한 완전히 수정된 초안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서 언론을 통해 유출된 종전안과 새 초안에는 유사성이 적고 “원래 안에서 남은 게 거의 없다"면서 수정 폭이 컸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미국 대표단이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견해를 경청하고 제안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면서 “우리가 제안한 거의 모든 걸 (고려 대상에) 포함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 등 민감한 항목은 '미완'으로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쟁점은 정상 차원의 협상으로 넘겼다는 설명이다. 키슬리차 차관은 영토 문제, 나토와의 관계와 같이 가장 논쟁이 될 만한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결정하도록 “괄호로 묶어 뒀다"고 전했다. 회담 내용을 보고받은 당국자들도 이제 영토 문제는 정상 차원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WSJ에 설명했다. 기존 종전안에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 및 루한스크) 지역 등을 러시아에 양보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언급도 맥을 같이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상 연설에서 새 초안을 두고 “정말로 올바른 접근 방식"이라며 “민감한 사안들, 가장 섬세한 부분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담판'이 언제 열릴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가 이르면 이번주 이뤄질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번주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만남이 예정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와 먼저 합의를 도출하고 러시아 측과 협상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러시아가 수정된 종전 조건을 순순히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WSJ은 “미국의 계획이 우크라이나의 우려를 완화할수록 러시아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점이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고 짚었다. 크렘린궁은 이날 미국과 우크라이나 측 초안을 받아보거나 브리핑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우크라이나 협상 대표단 수장들이 들고 나간 초안 사본 외에 나머지 사본은 모두 회수됐다고 한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과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 등이 참석했고, 미국에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 등이 참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일본 엔화 환율, 지금이 고점?…“내년 140엔까지 하락 전망”

강달러 등의 영향으로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지만 내년부터 큰 폭으로 하락(엔화 가치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25일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매튜 혼바흐 전략가는 최근 발표한 투자노트에서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징후들이 보이는 와중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미 기준금리를 연이어 인하할 경우 엔화 가치는 향후 몇 달 안에 10% 가까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제 엔/달러 환율은 공정 가치와 괴리돼 있는데 미 국채금리가 떨어지면 공정 가치도 덩달아 하락해 내년 1분기에 엔화가 강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본 재정정책은 특별히 확장적이지 않다"며 “내년 하반기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 캐리 트레이드 수요가 다시 살아나 엔/달러 환율에 상승 압박이 다시 가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구체적으로 내년 1분기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40엔 수준까지 급락한 뒤 연말에는 147엔대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2시 18분 기준,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6.83엔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달러당 157.90엔까지 치솟으면서 지난 1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엔화 환율은 이번 분기에만 5.6% 급등하면서 주요 10개국(G10) 통화 중 최악의 실적을 보이는 통화다. 최근 엔화 약세의 핵심 배경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적극 재정과 완화적 금융정책을 선호하면서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내달 19일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주 다카이치 총리와의 면담에서 “물가 상승률 2%를 지속적·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서서히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고, 다카이치 총리는 이를 이해했다고 답했다. 금융 당국은 엔화 환율의 상승세를 예의 주시하면서 구두 개입에 나서고 있다.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은 지난 21일 엔화 약세에 대응한 당국의 외환 시장 개입 여부에 대해 선택지로 “당연히 생각할 수 있다"며 “정부는 무질서한 외환 움직임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엔화 환율이 달러당 160엔선을 넘어설 경우 일본 당국이 직접 개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내년 4월 중국 방문한다…시진핑에 국빈 방미 초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한다. 시 주석 역시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 성사된다면 미중 정상이 9년 만에 상대국을 방문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방금 시 주석과 매우 좋은 통화를 가졌다"며 “우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펜타닐, 대두 및 다른 농산물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는 우리의 위대한 농부들을 위해 훌륭하고 매우 중요한 합의를 이뤄냈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며 “우리와 중국의 관계는 대단히 강력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번 통화는 3주 전 한국에서 일었던 매우 성공적인 회담의 후속"이라며 “그 이후로 양측은 우리의 합의를 최신이자 정확한 상태로 유지하는 데 있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큰 그림에 시선을 둘 수 있게 됐다"며 “그 일환으로 시 주석은 내게 (내년) 4월 베이징 방문을 초청했고 난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 중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나의 손님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자주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고 나는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내년에 미중 정상이 상대국을 방문하는 '빅 이벤트'를 예고한 것이다. 다만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미 초대를 수락했는지에 대한 중국 측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현직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 시절인 2017년 11월 이후 8년여 만이 된다. 이보다 앞서 시 주석은 2017년 4월 미국을 방문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 다만, 당시 시 주석의 방미는 국빈 자격이 아니었다. 이날 전화 통화는 한국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두 정상이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대좌한 이후 당시 합의 내용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부산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합성마약 펜타닐 전구물질의 미국 유입 차단에 협조하는 대가로 대중(對中) '펜타닐 관세'를 10%포인트(p) 인하하고, 중국이 미국산 대두 등 농산물을 대량 수입하기로 했다. 중국 관영 신화 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달 우리는 한국 부산에서 성공적으로 회담을 열어 많은 중요 합의를 달성했고, 중미 관계라는 이 거대한 배가 안정적으로 전진하도록 조정하고 동력을 불어넣음으로써 세계에 긍정적 신호를 발신했다"며 “부산 회담 이후 중미 관계는 총체적으로 안정·호전됐고 양국과 국제 사회의 환영을 받았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양국은 부산 회담의 중요 합의를 전면 이행하고 있다"며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했고, 미국은 중국에 있어 대만 문제의 중요성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문제와 관련해 시 주석은 “중국은 평화에 힘쓰는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며 “각 당사자가 부단히 이견을 축소하고, 공평하고 항구적이며 구속력 있는 평화 협정이 조기에 체결돼 이번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이날 통화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고 전했다. 레빗 대변인은 통화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가 나오기는 했지만, 주요 초점은 “중국과 논의해온 무역협상, 미중 관계가 어떻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에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레빗 대변인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농민에 대해 얘기했다. 그리고 우리는 중국이 보여준 것에 만족하고 있으며, 그들도 같은 입장"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매우 생산적인 한국에서의 회담 이후 계속 소통을 유지하는 것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중국, 10월 태양광 신규 설치량 12.6GW…2개월 연속 상승

중국에서 태양광 발전설비 신규 설치량이 지난달에도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중국 국가에너지국(NEA)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에서 총 12.6 기가와트(GW)의 태양광 발전설비가 새로 추가된 것으로 집계됐다. 태양광 설치량은 지난 8월 7.36GW를 기록해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9월에 9.66GW로 반등했고 지난달에도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새로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는 252.87GW로 집계됐다. 아울러 지난달 말 기준 중국에서 누적된 태양광 발전설비 용량은 1140GW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3.8% 증가한 수치라고 NEA는 전했다. 통상 4분기가 중국 태양광 부문의 성수기로 꼽히며,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설치량이 급증한 추이를 보였다. 실제 2023년과 2024년 11월 신규 태양광 설치량은 각각 21.3GW, 25.0GW였지만 12월엔 53.0GW, 70.9GW로 급증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지난 6월 1일 도입된 새로운 시장 기반 가격 체계를 앞두고 개발사들이 지난 5월까지 태양광 프로젝트를 서둘렀다. 그 결과 지난 5월 중국 신규 태양광 설치량은 사상 최대치인 93GW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5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이로 인해 올 여름 중국의 태양광 발전 신규 건설량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NEF는 올해 중국의 신규 태양광 설치량이 전년 대비 21%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비트코인 시세 급락 여파…트럼프家 재산도 1.4조 증발

최근 비트코인 시세의 급락 여파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족의 재산이 1조40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트럼프 대통령 가족의 재산이 지난 9월 초 77억달러(약 11조3000억원)에서 현재 67억달러(9조8000억원)로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비트코인 시세가 지난달 고점을 찍고 급락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 가족과 연관된 주식과 가상자산 가격이 덩달아 떨어진 영향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지난 21일 약 6개월만에 처음으로 3조달러선을 하회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달 6일엔 전체 시총이 4조3000억달러에 육박했다. 그러나 24일 한국시간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1.29% 오른 8만739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1일 저점에서 반등하고 있지만 가상자산 전체 시총은 2조9800억달러로 집계, 여전히 3조달러선을 밑돌고 있다. 그 여파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의 모회사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이하 트럼프 미디어) 주가는 지난 1년간 66% 빠졌다. 지난 21일엔 10.29달러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대 주주인 트럼프 대통령의 지분 가치는 9월 이후 약 8억달러(약 1조2000억원) 감소했다. 트럼프 미디어는 비트코인과 관련 증권에 약 20억달러를 투자해 비트코인 약1만1500개를 보유 중인데 구매 당시 가격(약 11만5000달러)에 비춰보면 현재 약 25% 손실을 본 상태다. 트럼프 미디어는 또 가상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에서 발행한 토큰 CRO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 토큰 가치가 9월 말 기준 약 1억4700만달러에서 지금은 반토막 난 상태다. 트럼프 일가가 설립한 가상자산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도 막대한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WLFI가 자체 발행한 토큰 WLFI 가격은 9월 초 0.26달러에서 현재 0.15달러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로 인해 장부상 가치가 약 60억달러에서 31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다만 이 토큰은 현재 거래가 불가능해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의 순자산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가 공동으로 참여한 비트코인 채굴업체 프로젝트인 '아메리칸 비트코인' 주가는 지난 9월 초 9.31달러에 고점을 찍은 후 지난 21일 4.43달러로 절반 넘게 빠졌다. 나스닥 상장사인 아메리칸 비트코인의 지분 7.5%를 보유한 에릭 트럼프의 지분가치도 이 기간 6억3000만달러에서 3억3000만달러 넘게 증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브랜드로 내세운 '트럼프 밈 코인'은 지난 1월 취임식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8월 이후로만 25% 하락했다. 문제는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본다는 점이다. 실제 WLFI는 지난 8월 작은 상장기업인 알트5 시그마에 일부 WLFI 토큰을 판매하고, 현금 7억5000만달러와 이 회사 지분을 받았다. 이후 알트5 주가가 약 75% 하락해 트럼프 가족의 알트5 지분 가치가 약 2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하지만 트럼프 가족은 이 거래에서 이득을 얻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WLFI 토큰 판매 수익의 약 75%를 트럼프 가족이 가져갔는데 트럼프 가족이 알트5와 이번 거래에서 약 5억달러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블룸버그는 추정했다. 조지타운대 금융학 교수 짐 앤젤은 “개인투자자들은 오직 투기만 할 수 있다"며 “트럼프 가족은 투기뿐만 아니라 토큰을 만들고 판매해 그 거래에서 돈을 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일가는 투자자들에게 매수를 독려하고 있다. 에릭 트럼프는 블룸버그에 성명을 보내 “엄청난 매수 기회"라며 “저가에서 매수한 후 변동성을 극복한 사람들이 결국엔 승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영국 런던도 관광세 도입 임박…연 최대 4600억원 징수 가능

주요 7개국(G7) 대도시 중 유일하게 관광세가 없는 영국 런던에서도 관광세가 도입될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은 '분권화 및 지역사회 권한 강화법'을 통해 각 지방정부에 관광세를 도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예정이다. 해당 법안은 현재 의회 통과 절차를 밟고 있다. 영국 잉글랜드는 G7 중 유일하게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나 시장의 관광세 부과를 금지하고 있다. G7의 주요 도시인 파리, 뮌헨, 밀라노, 토론토, 뉴욕, 도쿄는 부과 방식은 차이가 있지만 현재 모두 관광세를 걷고 있다. 영국의 또다른 구성국인 스코틀랜드와 웨일스는 도시 내 숙박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유형의 관광세를 최근 도입했다. 스코틀랜드는 일일 숙박 요금의 일정 비율을 관광세로 징수하고 웨일스는 내년부터 1박당 1.30파운드(약 2500원)를 부과한다. 잉글랜드에서도 관광세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런던 관광세 도입을 위해 지자체장에 권한 이양을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온 인물 중 하나다. BBC에 따르면 지난해 런던에서 1박 이상 머무른 관광객은 8900만명으로 집계됐다. 런던시 측은 “다른 국제적 도시와 유사하게 적당한 관광세는 도시 경제를 활성화하고 런던을 세계적인 관광·비즈니스 목적지로서의 명성을 굳건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던에 관광세가 도입될 경우 연간 최대 2억4000만 파운드(약 4600억원)의 세수 증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정된다. 런던 시당국에 따르면 2017년 방문객을 기준으로 하루 1파운드의 정액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연간 약 9100만 파운드(1700억원)를 징수할 수 있으며, 숙박비에 5%의 세금을 매기면 약 2억4000만 파운드(4600억원)의 수입이 발생한다. 런던이 어떤 종류의 관광세를 징수할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영국 싱크탱크인 '도시 연구소'는 G7의 주요 도시들에 부과 중인 관광세를 비교하면서 런던이 뉴욕이나 토론토처럼 숙박비에 따라 적용하거나 도쿄처럼 정액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경우 숙박시설의 위치, 유형, 등급 등에 따라 관광세가 다르다. 도시 연구소는 이어 인기 있는 도시를 찾는 사람들은 관광세에 크게 민감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를 들며 “주요 도시들과 비슷한 비율로 관광세를 도입하더라도 방문객 수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런던의 관광업계는 관광세 도입의 충격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런던 호텔 산업을 대표하는 '영국 호스피탈리티'의 케이트 니콜스 회장은 “이미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의 부가가치세(VAT)는 20%로 상당한 수준"이라며 “(관광세는) 세금 위의 세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고객들은 이미 가장 높은 수준의 세금을 내고 있다"며 “우리가 세금으로 사람들이 런던에 오지 못하게 막는다면 일자리와 성장, 투자를 빼앗는 세금을 부과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 ‘구리시장 장악’ 미련 못버린 BHP…앵글로 아메리칸 인수 또다시 무산

글로벌 광산공룡 BHP가 경쟁사인 영국 광산업체 앵글로 아메리칸의 인수를 최근에 재시도했으나 또다시 무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BHP가 최근 앵글로 아메리칸 측에 현금과 주식을 섞은 형태의 새로운 합병 제안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번 제안에는 글로벌 투자은행 라자드, UBS, 바클레이즈 등이 BHP의 자문사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BHP는 지난해 총 세 차례에 걸쳐 앵글로 아메리칸을 인수하려고 시도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작년 5월에는 인수가를 490억달러(약 72조원)까지 상향해 제안했지만 협상이 결렬되자 BHP는 최종 입찰 마감일에 응하지 않고 철수했고, 세계 최대 구리업체의 탄생이 결국엔 불발됐다. 그 이후 주가 흐름은 대조적이다. 지난 21일까지 BHP 주가는 약 10% 하락한 반면, 앵글로 주가는 11% 상승했다. '빅 오스트레일리아'라는 별명을 가진 BHP는 2001년 호주 BHP와 영국 빌리턴이 합병해 탄생한 회사로 시가총액이 1300억달러(약 191조원)가 넘는 세계 최대 광산회사다. BHP는 가스나 석탄 등 기존 에너지 관련 사업에서 벗어나 구리나 니켈 등 광물 채굴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BHP가 앵글로 아메리칸 인수를 추진한 것도 구리 확보 전략 때문이었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의 10% 가까이를 차지해 글로벌 구리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됐다. BHP가 최근 다시 인수 의지를 보인 배경에는 앵글로 아메리칸과 캐나다 광산업체 테크리소시스 간 합병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앞서 앵글로 아메리칸은 테크리소시스와 인수합병에 합의했다고 지난 9월 발표했다. 이는 광산업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최종 성사될 경우 칠레 아타카마 사막 일대에서 대형 구리 광산을 함께 운영하는 600억달러(약 88조원) 규모의 '구리 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양사가 운영하는 구리 광산은 서로 인접해 있어 운영·생산 시너지가 매우 크다는 평가다. 다만 합병을 위해선 오는 12월 9일에 예정된 양사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미국·중국·캐나다 등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앵글로 아메리칸과 테크리소시스가 합병되면 향후 인수 후보에서 더욱 멀어질 것이란 불안감이 BHP의 재접근을 촉발한 것 같다"고 밝혔다. 호주 자문사 바렌조이 마켓의 글린 로콕 금속 및 채굴 총괄은 “BHP는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BHP의 인수 전쟁이 구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고 보고 있다. 구리는 전기자동차, 전력망, 풍력 터빈 제조 등 여러 산업에 두루 쓰이는 필수 광물로 에너지 전환 생태계의 핵심 금속으로 꼽힌다. 구리는 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장에도 핵심 원자재로 지목되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35년까지 글로벌 구리 수요가 24% 폭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앵글로 아메리칸은 내부 검토 끝에 BHP의 최근 제안을 또다시 거절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테크리소시스와의 합병안보다 조건·가치 측면에서 우월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BHP는 24일 성명을 내고 “앵글로 아메리칸과 사전 논의를 진행했지만 합병을 더 이상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두 회사의 결합은 강력한 전략적 장점을 바탕으로 모든 주주에게 상당한 가치를 창출했을 것"이라면서도 “자체 성장 전략만으로도 충분한 매력과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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