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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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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매도 1위, 중국은 최고”…미운털 단단히 박힌 코스피 [머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아시아 주요 에너지 수입국 간 증시 전망을 둘러싼 투자 심리가 극단적으로 엇갈리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1일 블룸버그통신은 중동 갈등이 고조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소수 대형주 중심으로 형성된 코스피 랠리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한국 증시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에너지 수입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가 부각되면서 이달 들어 급락세로 돌아섰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한 낙관론도 점차 약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는 이달 들어 약 19% 하락하며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92개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도 전장 대비 4.26% 급락한 5052.46에 마감하며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온 '오천피(코스피 5000)' 붕괴가 눈앞에 다가온 상황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6307.27·2월 26일) 대비 19.89% 하락해 기술적 약세장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호주 윌슨자산운용의 매슈 하우프트 펀드매니저는 “전쟁과 메모리라는 이중 악재로 인해 현재 한국 주식에는 손대지 않고 있다"며 “하나의 악재도 충분히 부담인데 두 가지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커지는 국면에서 투자자 쏠림까지 겹치며 코스피 거래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중동 전쟁에 따른 증시 충격은 한국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아시아 주요국은 중동산 원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만큼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이달 들어 약 13% 하락했고 대만 가권지수와 인도 니프티50 지수도 각각 10%, 11% 가량 떨어졌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이날 1% 넘게 하락하며 올 한해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이달 낙폭은 약 13%에 달한다. 그럼에도 코스피의 낙폭이 유독 큰 배경으로는 극심한 변동성이 지목된다. 실제로 코스피 서킷브레이커는 이달에만 두 차례 발동됐는데 이는 2000년 이후 전체 발동 횟수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발동된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수호가 효력정지) 역시 올해 들어 10차례 발동되며 지난해 연간 횟수(3회)를 크게 웃돌았다. 하우프트 매니저는 “이는 단기 자금 이동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의미"라며 “이 같은 환경에서는 정상적인 거래 판단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산업 둔화 우려도 코스피를 취약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코스피에서 약 40%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약세가 지수 전반을 끌어내리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두 종목에 대한 외국인 보유 비중은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달에만 약 23% 급락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의 짐 맥코믹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는 “기술주가 이번 충격에서 자유로울 것이라는 초기 기대는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며 “고금리와 높은 에너지 비용이 지속되는 환경은 AI 섹터에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X 매니지먼트의 빌리 렁 투자전략가도 “유가 상승과 금리 변동성 확대가 맞물리면서 성장주와 AI처럼 투자자 쏠림이 큰 종목에서 전반적인 디리스킹(위험 자산 축소)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구글이 공개한 터보퀀트 기술로 AI 모듈의 효율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반도체 수요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 영향으로 블룸버그 반도체 지수는 이달 들어 13% 이상 하락하며 약 3년 반 만에 최악의 월간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중동 갈등과 이에 따른 에너지 공급 차질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이 코스피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마빈 첸 전략가는 “아직 전쟁 리스크가 충분히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수록 기업 이익 모멘텀은 추가로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드캐피털파트너스의 제럴드 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전쟁이 향후 한두 달 더 지속된다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한국 증시를 다시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현금과 금 보유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이란 모두가 물러설 의지를 보이는 의미 있는 신호가 나타나지 않는 한 주식시장에는 추가 하락이 나타날 것"이라며 “코스피 내 대형 기술주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 일본처럼 중동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중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CSI300 지수, 홍콩 항셍지수는 이달 들어 각각 6%, 5%, 7% 떨어져 코스피, 닛케이, 니프티50 등에 비해 낙폭이 제한됐다. 금융시장 전반에서도 이러한 차별화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달러화 대비 중국 위안화 가치는 이란 전쟁 이후 약 0.6% 하락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달러 지수가 약 2.9%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한 셈이다. 반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 1439.80원에서 이날 1530.1원으로 6.2% 급등하며 원화 약세가 두드러졌다. 엔/달러 환율도 2% 넘게 올랐다. 국채시장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중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거의 변동이 없는 반면 필리핀 10년물 금리는 이달에만 1%포인트 이상 급등했고, 태국과 한국도 각각 0.51%포인트, 0.48%포인트 상승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중국이 이번 전쟁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다. 약 6개월치 전략 비축유,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 시장, 디플레이션 압력 완화, 낮은 밸류에이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0.4로 상승하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확장 국면에 진입해 중동발 공급 충격에도 실물경제가 버티고 있음을 보여줬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오히려 디플레이션 탈출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도 긍정 요인으로 꼽힌다. 물가 상승이 기업 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중국 시장에 대한 시각을 점차 긍정적으로 바꾸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수준에서 전략적 비중 확대를 권고하며 중국 증시가 유가 충격에 상대적으로 강한 내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BNP파리바의 윌리엄 브래튼 아시아태평양 현물주식 리서치 책임자는 “전쟁 초기에는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변화를 주저했지만, 분쟁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새로운 투자 내러티브와 안전자산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중국 증시는 점점 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세력 항복·트럼프 타코’…조정장 앞둔 글로벌 증시, 바닥 신호탄? [머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한 달째에 접어들었지만 글로벌 증시는 반등 없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사상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할 조짐을 보이면서 증시가 짓눌리는 모양새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시가 과매도 구간에 근접했다는 분석과 함께 바닥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11% 오른 4만5216.14에 마감했다. 다만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0.39% 밀린 6343.72, 기술주 중심 나스닥 종합지수는 0.73% 하락한 2만794.64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으로 S&P500지수는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1월 27일·6978.6) 대비 9.09% 하락하며 기술적 조정장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월간 기준으로는 7.78% 하락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으로 증시가 급락했던 2022년 이후 약 4년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고점 대비 13% 넘게 하락하며 이미 조정장에 진입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새로운 정권과 종전 협의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합의가 불발될 경우 이란의 핵심 인프라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하면서 확전 우려를 키웠다. 그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끝내기 위해 미국은 새롭고 더 합리적인 정권과 진지하게 논의 중"이라며 “큰 진전이 이뤄졌지만 어떤 이유로든 곧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아마 이르게 될 것이지만,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이 '상업용으로 개방'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들의 모든 발전소, 유정, 그리고 하르그섬(아마도 모든 담수화 시설도)을 폭파하고 완전히 초토화하는 방식으로 이란에서의 체류를 끝낼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를 공격하겠다면서 시한을 지난 27일로 설정했다가 이를 다음달 6일로 미뤘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경제채메 CNBC는 5월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12.78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이달에만 55%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상승률은 1988년 선물계약 도입 후 사상 최대 상승폭이다. 종전 기록은 1차 걸프전 당시인 1990년 9월(46%)이었다.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이날 배럴당 102.88달러에 마감, 2022년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선을 넘어섰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 정파 후티가 공식 참전하자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세계 물류의 동맥인 홍해 항로마저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월가 대표적 강세론자로 꼽힌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네니 회장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증시 하락과 경기침체 위험이 심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과도한 매도세가 누적되면서 반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공매도를 중심으로 6주 연속 글로벌 주식 보유 비중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도세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골드만삭스는 또 미국 주식에 대한 헤지펀드들의 익스포져와 관련해 “일부 항복의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이는 헤지펀드들이 시장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최고조에 달했음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시스템 투자자들의 매도 여력이 소진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추세 추종형(CTA) 투자자들은 지난 한 달간 약 190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주식을 매도했고, 약 500억달러 규모의 공매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 컬렌 모건 골드만삭스 부사장은 “시스템 투자자들의 매도 여력이 점차 소진되고 있다"며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CTA는 향후 한 달간 순매수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간 증시 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나스닥100 지수와 S&P500 지수 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격차는 1.7까지 좁혀졌다. 이는 미국 빅테크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크게 축소됐음을 의미한다. 과거 이 같은 수준까지 격차가 줄어들었던 시기 이후 1년 동안 나스닥100 지수가 S&P500 지수를 크게 웃돈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전쟁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저점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월가에서는 이러한 과매도 신호를 매수 기회로 해석하려고 움직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전략가는 S&P500 지수의 선행 PER가 15% 이상 하락해 중동 전쟁에 따른 리스크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증시 하락세가 종료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계속되더라도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끝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참모들에게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시 3대 지수 선물은 반등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31일 한국시간 오전 11시 49분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1.08%, S&P 500 선물은 1.06%, 나스닥100 선물은 1.05% 상승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조기에 마무리하려는 의지를 재차 드러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 트레이드에 대한 기대가 다시 커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중동 전쟁에 美기준금리 인상된다던데…“미국 국채 매수하라” [머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오히려 지금이 미국 국채를 매수할 시점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Pimco), 미국 최대은행인 JP모건체이스 등은 이번 중동 전쟁에 따른 경기 충격이 결국 연준의 금리 인하로 이어지며 채권시장 반등을 이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 이란을 전격 공습한 이후 국제유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말 배럴당 72달러 수준이던 브렌트유 가격은 현재 107달러 안팎까지 치솟으며 한 달 만에 약 50% 급등했다. 여기에 이란의 대리 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까지 최근 참전에 나서면서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후티는 지난 28일 새벽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며 개전 이후 처음으로 직접 군사행동에 나섰다. 후티의 개입은 특히 에너지 공급 불안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것과 유사하게, 후티가 홍해의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을 공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10%가 지나는 핵심 항로로, 수에즈 운하를 통해 중동산 원유가 유럽으로 향하는 주요 경로이기도 하다. 이 같은 에너지 수급 불안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경제학계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한 상태를 유지할 경우 물가 상승률이 0.3~0.4%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최근 '중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에너지 수급 불안은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경제학계에선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한 상태를 유지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0.3~0.4%포인트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공개한 '중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2%로 제시한 상태다. 전쟁 이전부터 연준 목표치를 웃돌던 인플레이션이 유가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후퇴하는 모습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은 올해 말 기준금리가 3.50~3.75% 수준에서 동결될 가능성을 약 77.3%로 반영하고 있다.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15.3%에 달하는 반면, 금리 인하 가능성은 6%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로 인해 채권시장은 급격한 매도세에 직면했다. 미국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지난달 말 이후 2년물과 5년물 국채 금리는 0.5%포인트 이상 상승했으며, 30년물 금리는 2023년 고점에 근접한 5% 수준까지 올라섰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그럼에도 주요 채권 투자자들은 이번 국채금리 급등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 미국의 경제 성장 둔화 리스크가 인플레이션 우려에 지나치게 가려졌다는 분석이다. 핌코는 미국 경제가 향후 침체에 빠질 확률을 3분의 1 이상으로 보고 있다. 핌코의 다니엘 이바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처음에는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시작되지만, 빠르게 성장 둔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 경제는 의미 있는 약화 국면에 진입하기 직전"이라고 진단했다. JP모건자산운용의 켈시 베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이 분쟁이 장기화할수록 시장은 성장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반영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국채 금리를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현재 금리 수준은 충분히 매력적인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라이더 채권 부문 CIO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향후 몇 주간 상황을 지켜본 뒤 전망이 더 명확해지면 단기 채권 매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향후 12개월 내 경기 침체 확률을 약 30%로 상향 조정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석탄 늘고 태양광·전기차 각광”…중동 전쟁에 ‘천연가스 시대’ 흔들리나 [이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 여파로 글로벌 에너지 대란이 현실화하자 각국 정부는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석탄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화석연료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석탄 퇴출 흐름이 예상보다 훨씬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소비자들은 에너지 비용 급등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기차와 태양광 등 전기화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같은 위기가 석탄 의존을 되살리는 동시에 청정에너지 전환을 자극하는 상반된 흐름을 만들어내면서 에너지 시장에서 천연가스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 에너지 쇼크에 '석탄 회귀'…전력 공백 메우는 각국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천연가스 공급 충격으로 주요 수입국들이 석탄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과 아시아의 천연가스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인 2022년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지만, 이번 에너지 대란은 특정 지역이 아닌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더 크다는 평가다. 특히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인 카타르 라스라판 단지가 이란 공습으로 피해를 입으면서 가스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가스 가격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을 경우 각국의 석탄 발전 비중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은 유럽 가스 가격이 메가와트시(MWh)당 50유로 수준을 유지할 경우 올여름 석탄 발전량이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MWh당 약 54유로로, 지난해 말(28.161유로)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이 유지되면 네덜란드, 폴란드, 체코 등에서 석탄 사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독일 역시 전력 가격 안정을 위해 가동을 중단했던 석탄 발전소 재가동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석탄으로의 전환은 특히 아시아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중동산 석유와 가스 의존도가 높은 데다 가격 상승을 흡수할 여력이 제한적인 국가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 일본, 대만 등 주요 LNG 수입국들은 이미 대규모 석탄 발전 설비를 보유하고 있어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석탄 사용을 확대할 유인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일본은 발전 용량 입찰에서 석탄 화력 발전소 참여를 확대할 예정이며, 한국 역시 환경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듯 아시아 발전용 석탄 가격의 기준인 호주 뉴캐슬 선물 가격은 지난 26일 톤당 145.9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약 30% 상승한 수준으로, 2024년 이후 최고치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우드맥킨지의 토니 너트슨 글로벌 석탄 시장 책임자는 “이번 사태는 더 많은 국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보다 더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가스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국가는 결국 다른 선택지가 없어 석탄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중동 전쟁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국가로 평가된다. 막대한 셰일가스 생산과 수출 능력 덕분에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현재 MMBtu당 약 2.9달러로, 지난해 말(3.68달러) 대비 오히려 하락한 상태다. 다만 석탄 사용 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영향으로 미국 내 석탄 산업은 다시 활력을 얻는 모습이다. 실제로 미 에너지기업 테라 에너지 센터는 알래스카에서 추진 중인 석탄 화력발전 프로젝트에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신규 석탄 발전소 건설이 추진되는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석탄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석탄 수요가 2027년까지 1.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세계자원연구소(WRI)의 더그 아렌트 선임연구원은 “2026년에는 전쟁 이전 가정에 기반한 전망만큼 석탄 수요가 줄어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문의 폭증"…전기차·태양광 주목하는 소비자들 이처럼 각국 정부가 석탄을 통해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청정에너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중고 전기차 판매업체 에버의 막시밀리안 쿼터머스 공동 창업자는 “거의 모든 고객과의 대화에서 유가 상승이 언급되고 있다"며 “최근 몇 주간의 수요 증가세는 우리가 본 것 중 가장 강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영국 자동차 플랫폼 오토트레이더에 따르면 이번 전쟁 이후 전기차 문의는 약 30% 증가했다. 덴마크 중고차 플랫폼 빌바센에서도 전기차 검색 건수가 주당 최대 8만 건 늘어나며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중국 전기차 업체 BYD 매장에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으며, 파키스탄에서는 전기 삼륜차가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태양광과 히트펌프 등 대체 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독일 태양광 업체 솔라한델24의 야닉 놀덴 최고경영자(CEO)는 “난방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이 선택을 바꾸고 있다"며 “태양광 관련 문의가 세 배로 늘고 매출도 전월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도 전쟁 이후 히트펌프 설치 문의가 약 30% 증가했고, 태양광 관련 문의도 평균 대비 27% 늘었다. 3월 첫 3주 동안 태양광과 히트펌프 판매는 전월 같은 기간 대비 50% 이상 증가했으며 전기차 충전기 판매도 2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필리핀의 경우 정부가 태양광 설치를 위한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도 했다. 미국 태양광 업체 선런의 메리 파월 CEO는 “사람들은 통제력을 잃었다고 느낄 때 해결책을 찾는다"며 “현재 수요 증가 역시 이러한 심리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말했다. ◇ '가교연료' 흔들리는 천연가스…에너지 구조 재편 신호탄?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거 에너지 위기는 장기적인 전환을 촉발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1970년대 오일쇼크는 연비 개선과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 혁신으로 이어졌고 2000년대 고유가는 유럽과 중국의 태양광 및 배터리 투자를 확대시키는 계기가 됐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확산을 가속화시켰다. 각국 정부와 소비자 모두 탄소중립보다 에너지 확보에 더 무게를 두는 상황에서 천연가스의 '가교 연료' 역할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천연가스는 석탄보다 탄소 배출이 적고 안정적인 에너지원으로 평가받아왔지만 이번 중동 전쟁으로 이러한 인식이 흔들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현재 재생에너지 확산이 가속화되는 것은 자국 내에서 생산 가능한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라며 “이같은 흐름은 기후변화가 아닌 에너지 안보가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사만다 다트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공동 책임자는 “우리는 지금 두 번째 대규모 에너지 공급 충격을 목격하고 있다"며 “아시아 국가들은 향후 석탄 의존도를 더 오래 유지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속하고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나토 탈퇴 가능성 또 시사…“이란 다음은 쿠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에 이어 쿠바에 대한 군사 작전을 실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정상회의' 연설에서 “나토가 우리를 도와주지 않은 것은 엄청난 실수였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매년 수천억 달러를 나토에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큰 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항상 그들을 위해 곁에 있었을테지만 지금은 그들의 행동에 비춰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의 군함 파견 등 지원을 요청했으나 나토 동맹국들이 이를 거부한 데 따른 불만으로 풀이된다. 나토의 집단 방어를 위해 지출하는 미국의 기여금을 줄이겠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이어 쿠바에 대해서도 무력행사를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나는 미국의 군사력을 위대하게 만들었다. '이걸 쓸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가끔은 써야 할 때가 있다"며 “다음은 쿠바"라고 말했다. 다만 쿠바에 대해 미국 요구를 수용하라는 강력한 압박일 수도 있다. 현재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쿠바 정부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은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쿠바 정부가 미측 요구를 공식적으로 거부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과의 전쟁에 대해 , “우리는 지금 협상 중이며 뭔가 해낼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며 “그들은 협상하고 있으며, 합의에 도달하기를 갈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결과적으로 내가 옳았다. 그들은 협상 중이었고, 이틀 뒤 이(협상 사실)를 시인했으며, 자신들의 잘못된 발언을 만회하려 처음엔 유조선 8척을 보내주겠다고 했다"며 “그리고 그들은 '2척을 추가하겠다고 말했고, 총 10척이 됐다. 그러자 사람들은 우리가 실제 협상 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란)은 해협을 개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란의 해군이나 공군, 방공망 및 통신망이 모두 파괴됐다고 강조했다.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지도부 인사들을 모두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의 새로운 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에 대해서 “누구도 그에게서 소식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죽었거나 상태가 매우 안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과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아직 3554개의 표적이 남아 있는데 그것들은 매우 곧 끝날 것이다. 그 후에는 무엇을 할지 결정할 시점이 올 것"이라고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불확실성만 키워”…트럼프, 이란 공격 ‘추가 연장’에도 회의론 여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발전소 등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 유예 기간을 열흘간 추가로 연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 정부의 요청에 따라 발전소 파괴의 기간을 미 동부시간 기준 4월 6일 오후 8시(한국시간 기준 7일 오전 9시)까지 열흘 중지한다는 것을 알린다"고 적었다. 이어 “가짜 뉴스 미디어와 다른 이들의 주장과 달리 대화는 진행 중이고 잘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지난 23일 발표한 5일간의 공격 유예 시한 만료를 하루 앞두고 나왔다. 이란 측의 요청을 수용해 종전을 모색할 '외교의 공간'을 확보함과 동시에 언급했던 '4~6주'의 전쟁 기간 내 이란에 합의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4월 6일은 개전 6주 차에 해당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에서 “우리는 임무를 달성하는 데 약 4~6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며 “26일차가 된 시점에서 우리는 예정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말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진에 이란 전쟁을 애초 설정한 기간에 맞춰 끝내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최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란 측이 공격을 7일간 유예를 해달라는 요청에 사흘을 더 추가했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은 여전하다. 이란의 협상 주체는 여전히 불분명한 데다 이스라엘은 공격을 중단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공격의 추가 유예가 이란에 대한 모든 공격의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만큼 지상군 투입을 앞둔 연막 작전일 가능성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IG의 토니 시카모어 애널리스트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뒤로 미루는 것"이라며 “이는 시장과 글로벌 경제 전반을 짓누르는 불확실성을 더욱 확대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LPL 파이낸셜의 아담 턴퀴스트도 “이란 전쟁과 이에 따른 유가 급등은 위험 선호 심리를 계속해서 위축시키고 있다"며 “시장의 지속 가능한 회복을 위해서는 평화 협정 체결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향한 의미 있는 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종전되면 괜찮다?”…국제유가 150달러 전망 나오는 이유는 [美·이란 전쟁 한달]

미국·이스라엘의 전격적인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한 달째를 맞은 가운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시장이 이번 충돌에서 비롯되는 위험을 여전히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전쟁이 당장 끝나더라도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롭 카피토 블랙록 회장은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금융 및 혁신 심포지엄'에서 “전쟁이 조만간 끝나더라도 성장률은 최대 2%포인트 하락할 수 있고 인플레이션은 이와 비슷한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며 “내일 당장 종전이 발표되더라도 공급망이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공급 차질이 일주일, 6개월, 1년 지속된다면 내가 투자한 기업들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인가"라며 “사람들이 이러한 가능성을 외면한 채 낙관적인 결과를 전제로 가정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카피토 회장은 또 “과거에는 이런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단기채와 금을 사며 주식을 공매도하는 전략이 통했다"며 이번 전쟁에서 나타난 시장 반응의 불균형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실제로 미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S&P 500 지수는 이달 들어 약 4% 하락한 반면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13% 가량 급락했다. 포트폴리오 헤지 수단으로 꼽히는 미 국채 역시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27일 3.379%에서 현재 3.92%로 0.541%포인트 급등했다. 국채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도 확산되고 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짐 젤터 회장은 같은 행사에서 “최근 몇 년간 미국 경제를 지탱해 온 소비가 이미 약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초 두 달 동안 소비자 신뢰가 약화되고 있었는데 유가 상승은 소비자 지출 여력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충격은 금리 쇼크라기보다는 세계 최대 경제에서의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신뢰 쇼크"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브렌트유 가격이 3월 평균 배럴당 105달러, 4월에는 115달러까지 상승한 뒤 연말에는 80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약 6주간 공급 차질이 발생한다는 가정을 반영한 것이다. 이 같은 유가 전망 상향을 반영해 골드만삭스는 올해 연말 헤드라인 개인소비지출(PCE) 기준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0.2%포인트 상향한 3.1%로 제시했고,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1%로 낮췄다. 또한 경제가 침체로 빠질 확률이 30%로 5%포인트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세금 환급 규모가 지난해보다 12%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는 당초 예상했던 15~25% 증가에는 못 미치는 수준으로, 이에 따라 올해 소비지출 증가율 전망을 2%에서 1.7%로 낮췄다. 모건스탠리의 아루니마 신하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충격이 기대했던 소비 증가 효과를 사실상 대부분 상쇄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법으로 환급되는 세금이 충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줬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에너지 비용 급등에 의해 사실상 상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이미 휘발유와 항공권 가격을 통해 전쟁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은 이달 들어 30% 이상 급등해 갤런당(약 3.78ℓ) 약 4달러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여기에 전쟁으로 촉발된 비료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식품 가격 상승 압력도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일반 휘발유보다 더 빠르게 오른 디젤 가격은 물류비 상승을 자극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전반적인 소비재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BMO 캐피탈 마켓의 제니퍼 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당장 갈등이 해결되더라도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래퍼 총리 시대 열린다”…네팔, ‘Z세대 정권’ 출범

작년 70여명이 숨진 'Z세대 반정부 시위'로 촉발된 네팔의 새로운 정치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26일 현지 매체 네팔뉴스 등에 따르면 이달 초 총선에서 선출된 하원 의원 275명의 선서식이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간) 열린다. 지난 5일 치러진 총선에서는 유명 래퍼 출신인 발렌드라 샤(36·일명 발렌) 전 카트만두 시장이 이끈 중도 성향의 국민독립당(RSP)이 전체 하원 의석 275석 중 절반을 훨씬 넘는 182석을 단독으로 차지했다. 지난 의회에서 최대 정당이었던 네팔회의당(NC)은 38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반정부 시위로 물러난 K.P. 샤르마 올리 전 총리의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CPN-UML)은 25석만 얻어 3위에 머물렀다. RSP가 압승하면서 차기 총리는 발렌 전 시장이 맡게 된다. 네팔 총리는 하원 다수당 대표가 대통령의 임명을 받은 뒤 의회의 신임 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신임 총리 취임은 27일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총선은 지난해 9월 Z세대가 주도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올리 전 총리가 물러난 이후 처음 치러진 선거다. 2022년 창당한 신생 정당이 기성 정당을 제치고 정권을 장악했다는 점에서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올리 전 총리가 이끈 CPN-UML과 NC의 좌파 연립정부는 부패를 척결하고 경제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여기에 네팔 정부가 지난해 9월 체제 비판을 막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전면 차단하자 젊은 세대가 분노했고 거리로 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실탄을 동원해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는데 이 과정에서 77명이 숨지고 2000여 명이 다쳤다. 이후 민심이 분노하면서 국회의사당, 전 총리 자택 등이 불타는 사태로 번졌고 이때 올리 전 총리도 축출됐다. 정치 지형 변화는 의회 구성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번 총선에서 선출된 40세 이하 하원 의원은 71명으로, 이 중 62명이 RSP 소속이다. 이는 지난 의회의 10명 수준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새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강도 높은 반부패 정책과 행정 개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청년층 지지를 기반으로 한 실용주의 경제 정책과 일자리 창출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호주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로위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RSP의 압도적 승리와 발렌 전 시장의 높은 지지율을 고려할 때, 이번 정부가 2008년 연방 민주공화국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임기를 채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 NDTV는 “지난 17년 동안 14차례 정권이 교체됐지만 5년 임기를 채운 정부는 한 번도 없었다"고 전했다. 로위연구소는 또 이번 총선을 “기존 정치 질서를 무너뜨린 세대 교체"로 평가하며 외교 정책의 리셋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동안 CPN-UML은 중국과, NC는 인도와 각각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이번 선거로 기존 정당들이 대거 몰락하면서 이러한 외교 구도 역시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RSP는 선거 공약에서 인도와 중국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강조하며 네팔을 지정학적 완충지가 아닌 경제적 가교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다만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인도와의 국경 분쟁, 미국의 인프라 지원 프로그램(MCC) 등 핵심 현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아 향후 정책 방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20% 확률이 현실로”…오판이 키운 장기戰, 충격은 이제 시작 [美·이란 전쟁 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인 '장대한 분노(Epic Fury)'가 시작된 지 한 달.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은 당초 제한적 군사 작전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글로벌 경제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압도적 화력 공세에도 이란은 비대칭 전력을 활용해 세계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방식으로 버티기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전쟁 초기 '일시적 충격'에 대한 기대는 무너졌고, 에너지·물류·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파급 효과가 각국 통화정책까지 흔들며 구조적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상과 다르게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쉽게 발을 뺄 수 없게 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번 협상이 극적인 타협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지는 중동 정세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한달 이내 끝난다"…전문가들의 오판 미국 국방부가 명명한 '장대한 분노'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 이란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단행하면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8분짜리 영상에서 “조금 전 미군은 이란 내 중대한 전투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미국 입장에서 최선의 시나리오는 이란이 굴복하고 '항복' 수준으로 미국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전문가들도 군사 충돌이 빠르게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일 “유가 전망에 대한 리스크는 상방으로 치우쳐 있지만, 역사적으로 지정학적 충격이나 일시적 공급 차질로 인해 급등한 유가는 단기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FGE의 페레이둔 페샤라키 회장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이란 정권을 “종이 호랑이"로 비유하며 전쟁이 4주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씨티그룹은 중동 에너지 인프라가 피해를 입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을 확률이 20%에 불과하다고 전망했다. 개전 직후 이란 지도부가 대거 제거되자 트럼프 대통령도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그는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뷰에서 “이란이 큰 나라인 만큼 4주 정도, 아니면 그보다 짧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은 주변 걸프국을 무차별 타격하는 이른바 '물귀신 작전'을 펼치며 호르무즈 해협까지 봉쇄에 나서자 상황이 점차 반전되기 시작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버티기를 택했고, 전쟁은 장기전 양상으로 번졌다. 중동 주요 에너지 시설까지 공격 대상이 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도 크게 흔들렸다. 그 결과 국제유가는 전쟁 1주차부터 급격히 치솟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35.63% 폭등했는데, 이는 집계가 시작된 1983년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이다. 글로벌 벤치마크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20달러 수준까지 도달한 뒤 소폭 진정됐지만 여전히 100달러선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다. 가스 시장의 타격은 더욱 심각하다.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인 카타르 라스라판 단지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카타르에너지는 이번 공격으로 LNG 수출 용량의 17%가 손상됐으며, 복구에는 3~5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카타르가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과의 LNG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전쟁이 당장 끝난다고 가정해도 에너지 시장이 정상화하기까지 4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 ◇ “이란 정권 붕괴된다"…트럼프·네타냐후의 오판 이번 전쟁이 처음부터 잘못된 정보와 판단에 기반해 시작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대이란 전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쟁 초기에 이란 지도부를 제거하고 정권 교체를 유도하면 대규모 봉기가 발생해 전쟁을 신속하게 끝낼 수 있다고 보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같은 내용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시작 후 첫 연설에서 이란인들에게 폭격으로부터 대피하라고 당부하면서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그러나 전쟁이 발발한 지 한 달이 되어가고 있음에도 이란 내에서 대규모 봉기는 발생하지 않았다.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 이란 정부가 일정 부분 약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건재한 것으로 보고 있다. NYT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대규모 반란을 유도할 수 있다는 판단 자체가 이번 전쟁 전략의 근본적 결함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란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수시로 바뀌는 점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개전 초기에는 핵무기 개발 저지와 미사일 역량 파괴, 정권 붕괴 등이 목표로 제시됐지만, 최근에는 호르무즈 해협 확보가 새로운 우선 목표로 부상했다. 해협 통제권을 확보해 국제유가를 안정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승리를 선언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중동 지역에 미군 병력이 증파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이어갈 경우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는 '48시간 최후통첩'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이란과의 합의는 무조건 항복 외에는 없다"고 주장했지만, 최근에는 적대행위 종식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히는 등 입장을 바꾸고 있다. 여기에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의 군함 파견을 요구하는가 하면 러시아·이란산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등 예상 밖의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AP통신은 이를 두고 “명확한 출구 없이 전쟁에 돌입한 뒤 해답을 찾으려는 변덕스러운 전략"이라고 꼬집었다. ◇ 확전이냐 협상이냐…전쟁 중대 기로 당장의 관건은 이란 발전소 공격 유예 시한이 만료되는 27일 이후 미국의 선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과에 따라 군사행동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동시에 사상 미군 정예부대의 투입 준비가 완료되는 등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00명 이상의 육군 82공수사단 병력의 중동 투입을 승인했으며, 주일미군 소속 해병대 병력 약 2500명도 27일께 중동에 도착할 예정이다. 미국은 이와 별도로 캘리포니아 주둔 해병원정대와 군함 3척도 추가로 파견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지상군이 이란의 석유 수출 중심지인 하르그섬을 점령하거나, 농축 우라늄 확보 작전을 지원하고, 이란 해안을 장악해 호르무즈 해협 통제력을 약화시키는 시나리오를 거론하고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국방 전략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마이클 오핸론은 “현재로서는 모든 방안의 성공 확률이 50%보다 낮다고 생각하지만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며 “각각의 방안 모두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과 협상 가능성을 부인하면서도 완전히 닫아두지 않은 모양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국영 TV와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과 진행 중인 대화는 전혀 없다"면서도 “이란 지도부가 중재국을 통해 미국이 제시한 평화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한 달째 접어든 美·이란 전쟁…충격은 경제 전반으로 확산 지난달 28일 시작된 전쟁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그 여파는 군사 영역을 넘어 글로벌 경제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쟁 초기에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충격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최근에는 물가와 금리, 소비까지 동시에 압박하는 복합 위기로 번지는 양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수개월에 걸쳐 공급망에 영향을 미쳤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원유, 가스, 알루미늄, 비료, 화학제품 등의 가격이 동시에 급등하면서 제조업, 농업, 물류 등 실물경제 전반에 즉각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컨설팅업체 RSM의 삭슨 모즐리 레저 부문 책임자는 “2022년 에너지 위기는 소비자 신뢰가 빠르게 추락하고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현재 상황이 이어질 경우 식품·물류·유틸리티 전반에서 비용 상승 압력이 확대돼 올해 하반기 수요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실물경제 지표에서도 전쟁 충격이 확인되고 있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합산한 3월 종합 PMI는 호주, 일본, 인도, 프랑스, 독일, 유로존, 영국, 미국 등 주요국에서 모두 하락했다. 미국과 유로존 PMI는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고, 호주는 전달 52.4에서 47.0으로 급락하며 경기 수축 국면에 진입했다. 인도의 제조업 PMI도 56.9에서 53.8로 떨어져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3월 종합 PMI는 51.4로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웃돌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반면 물가 지표는 급등했다. 독일의 투입 비용 상승률은 3년여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높아졌고, 영국 제조업 투입 지표는 1992년 이후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미국에서도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투입 비용이 각각 7개월,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면서 판매 가격 상승률도 3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제이미 러시 글로벌 이코노믹스 책임자는 “이란 전쟁 이전에는 세계 경제가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PMI 지표는 유가 상승, 금융 여건 긴축, 심리 위축이 결합되면서 회복세가 꺾일 위험이 커졌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과 물가 상승 압력은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을 높이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이르면 다음 달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수주간 지속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유럽과 영국의 경제성장률은 약 0.5%포인트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은 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역시 인플레이션이 전쟁 이전 대비 0.7%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쟁이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유가는 17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으며,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심화되는 충격이 배가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분석했다. 러시 책임자는 “향후 전망을 좌우할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기간과 중앙은행의 대응"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5분내 거래 끝내야”…‘유가 쇼크장’ 아시아 주식투자 타이밍은 [머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위아래로 크게 움직이는 가운데, 이같은 변동성 장세 속 아시아 증시에 대한 투자 전략이 공개돼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24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중동 갈등 격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국면에서는 아시아 주식 거래를 장 초반에 집중하고 이후 추가 매매는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전쟁 발발 이후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이 확산된 3월 첫째 주 동안 아시아 주요 6개 증시의 거래 패턴을 분석한 결과다. UBS에 따르면 거래량은 개장 직후에 집중된 반면 이후에는 체결 품질이 저하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보고서는 “변동성은 개장 초반에 압도적으로 집중됐고, 장중 거래량 곡선은 대체로 과거 평균 수준으로 회귀했다"며 “어느 시장에서도 장중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현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한국 증시에서 이러한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코스피200 지수의 개장 직후 거래량은 최근 6개월 평균 대비 최대 2.2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거래량은 빠르게 감소했으나 점심시간 전후로 간헐적인 변동성은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코스피는 반응이 극도로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브렌트유 급등 충격과 관련된 의미 있는 거래는 거의 모두 장 시작 직후에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거래를 개장 후 첫 5분 이내로 제한하고 재진입이나 장중 포지셔닝 구축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UBS는 조언했다. 또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의 경우 개장 직후 첫 10~15분, 호주 증시는 15~25분 이내에 거래를 마무리하는 전략이 제시됐다. 중국 증시는 오전 9시 25분부터 9시 40분 사이가 핵심 거래 구간으로 꼽혔다. 아울러 UBS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종전 협상 기대감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일부 긴장 완화 기대가 나타나고 있지만 에너지 가격과 금융시장은 갈등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지난달 28일 전쟁 발발 이후 아시아 증시의 거래 구조가 변화했음을 보여준다"며 “시장 방향성이 뉴스 흐름에 더욱 민감해졌고 변동 폭이 커진 데다 장중 반전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25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1.59% 오른 5642.21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2.28% 오른 5680.33으로 출발해 오전 한때 5700선을 넘어섰지만 그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기 시작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조3349억원, 1조2930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이 2조3212억원어치 사들였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37% 내린 18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0.91% 상승한 99만5000원을 기록했다. SK하아닉스는 이날 장중 한때 '100만닉스'를 회복하기도 했다. 현대차(+1.83%), LG에너지솔루션(+0.38%), SK스퀘어(+1.68%), 삼성바이오로직스(+2.46%), 한화에어로스페이스(+4.87%), 두산에너빌리티(+2.5%) 등도 올랐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40% 오른 1159.55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1.06% 오른 1133.31로 개장한 뒤 오름세를 유지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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