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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훈풍에 한국 코스피 지수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첫 8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국내 증시 곳곳에서 과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전례 없는 속도로 국내 증시를 이탈하는 가운데 소외감을 느낀 개인투자자들까지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어 시장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75% 오른 7981.41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이로써 코스피는 '8천피'까지 약 19포인트만 남겨두게 됐다. 다만 장중 기준 역대 최고치인 7999.67(5월 12일)은 넘어서지 못했다. 4214.17로 2025년을 마감했던 코스피는 올해 들어 약 90% 급등했고, 이달에만 20% 가까이 상승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충격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지난 3월(-19.08%)을 제외하면 코스피는 매달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이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국내 주식을 총 115억달러(약 16조원) 규모 순매도했다.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로, 사상 최대 수준의 순매도가 나타났던 지난 2월과 3월에 이어 세 번째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올해 누적 순매도 규모는 480억달러(약 71조원)에 달한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역대 최대 수준의 외국인 자금 유출 기록이 세워질 가능성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이탈이 메모리 반도체가 정말로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는지 아니면 과거의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로 되돌아갈지를 두고 논쟁하는 가운데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코스피가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배경에는 이른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세가 자리 잡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약 37조원어치 순매수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최근에는 개인과 외국인 간 수급 힘겨루기가 격화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총 19조5878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17조244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들도 5조45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와 관련해 베이서른 링 유니온방케르프리베(UBP) 전무는 “외국인 투자자들, 특히 헤지펀드 같은 단기 자금은 매우 변덕스러울 수 있다"면서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의 보다 안정적인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호실적이 국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점점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는 신호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6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32% 증가한 수준이다. 또 토스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성년자 신규 계좌 개설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0배 급증했다. 자녀 명의로 주식을 사주는 부모들까지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풍은 사회 전반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는 “한국 사회 전반에 퍼진 포모(FOMO·소외 공포) 분위기가 직장과 점심 자리, 가족 모임까지 번지고 있다"며 “각종 인플루언서와 개인 투자자들이 올리는 수익 인증과 매매 전략 게시물이 넘쳐나면서 포모 심리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에서 주식 투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한 개인 투자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개인 투자자들 분위기가 거의 광적 수준으로 뜨겁다"며 “이처럼 수직으로 치솟는 랠리를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그의 채널 구독자 수는 현재 130만명을 넘어섰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에 아직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최근 코스피 목표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으며, JP모건은 강세장 시나리오에서 코스피가 1만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밸류에이션 부담 또한 아직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8.5배 수준으로, 21배 수준인 미국 S&P500 지수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평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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