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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열풍이 과열되면서 해당 ETF와 이를 추종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거래대금이 국내 증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CLSA증권 코리아는 레버리지 ETF 상장 하루 전인 지난 5월 26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거래대금이 국내 증시 전체 거래대금의 31%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까지 합산하면 이 비중은 6월 말 84%까지 치솟았고 전날에도 73%를 기록했다. 세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던 한국 증시에서 쏠림 현상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더욱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이례적인 현상은 금융당국이 위험성이 큰 금융상품의 출시를 허용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야당 일각에서는 해당 ETF의 상장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는 지난 5월 말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상장됐다. 그러나 이후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 상품은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한때 3배 이상 급등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랠리에 베팅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최근 AI 투자 확대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공급망 관련 소식이 나올 때마다 큰 폭으로 흔들리고 있다. 실제로 종가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역대 최고가인 36만2500원(6월 18일)에서 전날 27만7500원으로 23% 하락했다. SK하이닉스 역시 291만9000원(6월 22일)에서 207만6000원으로 29% 가까이 급락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레버리지 ETF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돼 투자자들의 손실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일에는 유가증권시장이 장중 20분간 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올해 들어 여섯 번째 발동됐다. 이는 2000년 이후 발동된 전체 서킷브레이커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이언 샘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레버리지 ETF가 목표 수익률을 유지하려면 누군가는 주가가 오를 때 해당 주식을 더 많이 사들이고, 주가가 하락할 때는 더 많이 팔아 일정한 레버리지 비율을 유지해야 한다"며 “개인투자자들의 거래와 레버리지 ETF가 만들어내는 변동성은 한국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근본적이고 막대한 불확실성이 초래하는 변동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융당국이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를 허용하기 전부터 투자자들과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 왔다. 글로벌 AI 투자 열풍이 꺾일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오히려 국내 증시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의 54%를 차지하고 있다. 당국은 당초 이 상품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자금을 국내 시장으로 유도하고 원화 약세를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했지만 최근에는 부작용을 인정하며 유감을 표명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CLSA증권 코리아의 심종민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그리고 이들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로 거래가 집중되면서 단기적인 가격 변동성이 더욱 확대됐고 최근 몇 주간 시장 폭과 투자심리에 부담을 준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다만 현재는 구조적인 하락세의 시작보다 강세장 국면에서 나타나는 조정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한편, 9일 코스피는 이틀 연속 급락을 딛고 7500선 수준으로 회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22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3.73% 오른 7516.81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각각 3.51%, 8.29% 급등했다. 미국과 이란이 다시 충돌하면서 국제유가가 치솟았지만 투자자들은 AI 낙관론에 다시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수요예측에 공모 물량의 7배가 넘는 청약이 몰렸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투자심리를 일부 되살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ADR 공모에 글로벌 장기투자 펀드와 기술 분야 전문 펀드, 국부펀드, 아시아 전문 글로벌 투자자 등의 수요가 대거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노무라증권의 이토 다카시 수석 전략가는 “중동 상황은 여전히 우려 요인이지만 시장은 이를 주식시장에서 완전히 빠져나와야 할 시점으로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AI와 반도체 관련주에는 계속 투자할 수 있다는 논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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