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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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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보다 기름값이 먼저?”…트럼프, 젤렌스키에 ‘초강수’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갈등이 다시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에너지 가격 안정에 집중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향해 비판의 수위를 높이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서 에너지 휴전이 이뤄졌고 즉각 발효된다"며 “양측 모두 동의했다. 이를 위반하지 말라"고 적었다. 다만 구체적인 휴전 내용에 대해서는 추가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우크라이나는 휴전을 지지하며 러시아 역시 이를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측으로부터 합의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받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반발에 직면할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젤렌스키는 이 전쟁을 여러 번 끝낼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걸 선택했다"며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새 대통령을 맞이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젤렌스키 대통령의 퇴진까지 거론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을 바라볼 때 에너지 가격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휘발유·경유 가격 안정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경유 수출에 관한 합의에 도달한 이후 우크라이나 협상단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진행하던 미국 측과의 협상을 조기에 종료했다. 당시 협상에서 미국 대표단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을 공격하는 등 미국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를 미국이 정보 제공을 중단할 수 있다는 암묵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였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미국산 무기와 미국의 정보 제공에 크게 의존하는 우크라이나에 이러한 압박이 상당한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미국 싱크탱크 디펜스 프라이어리티스의 제니퍼 캐버노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에 필요한 실시간 정보 중 일부의 제공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이 무기 판매까지 중단할 경우 파장은 훨씬 심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무기 공급 중단에 따른 공백을 자체적으로 메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마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2월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고성과 설전 끝에 파국으로 마무리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과 정보 공유를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이후 양국 관계가 개선되면서 지원도 재개됐다. 하지만 이번 갈등은 우크라이나에 정치적으로 더욱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피오나 힐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국내 정치에 직접 개입할 경우 파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힐 연구원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하고, 이를 통해 사실상 정치적 전복 활동에 가담한다면 훨씬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재정 상황도 녹록지 않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흑해를 통한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주요 외화 수입원이 위협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크라이나가 2027년에 300억달러가 넘는 자금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이번 주 유럽연합(EU)과 IMF로부터 추가 금융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세금 제도의 허점을 막고 정치적 주요 인사에 대한 심사·감독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법률 개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다만 해당 조치들은 일반 국민뿐 아니라 정치·경제 엘리트층에서도 반발을 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중재 능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크렘린궁과 가까운 소식통들은 러시아 당국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자국에 유리한 조건으로 종전 합의를 이끌어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보 공유와 무기 판매를 실제로 중단하지 않는 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만으로는 러시아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휴전' 발표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 공격은 계속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영상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시설을 겨냥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의 열병합발전소가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자도 해당 공격이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발표 이후 발생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韓 금리 인상 전망 급후퇴”…국채금리 폭등에 벌어진 역설 [이슈+]

글로벌 국채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한국을 포함해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주요국 국채금리가 수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글로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올해 하반기 들어 70bp(1bp=0.01%포인트) 넘게 급등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장중 5.36%대로 치솟으며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31bp, 독일은 61bp, 프랑스는 121bp 각각 올랐다. 전 세계 국채의 평균 금리도 4%를 돌파해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국채금리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으로는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 주요국의 재정 지출 확대에 대한 우려가 꼽힌다. 정부 부채가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의 대규모 채권 발행도 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기업들이 잇따라 채권을 발행하면서 시장의 자금을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글로벌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각국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실제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등 주요 8개국의 금리스와프 시장에 반영된 향후 12개월간 기준금리 인상 예상 폭의 합계는 지난 9월 717bp에서 최근 539bp로 축소됐다. 약 한 달 사이 178bp(1.78%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중앙은행들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전망이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국가별로는 호주에서 금리 인상 예상 폭이 47.32bp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어 유로존(-43.14bp), 한국(-21.91bp), 캐나다(-20.51bp), 미국(-19.05bp) 등의 순으로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한국은행이 오는 11월과 내년 1분기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해 최종 기준금리가 3.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채금리 상승 자체가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정책과 비슷한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회사채 금리 등 시장 전반의 자금조달 비용도 높아진다. 이에 따라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가 위축될 수 있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지 않더라도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을 설명하며 “연준이 정책적으로 크게 한 일은 없지만 시장은 상당한 일을 해냈다"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를 두고 1조9000억달러(약 2500조원)를 운용하는 T.로우프라이스의 켄 오차드 국제채권 부문 대표는 “시장이 더 많은 긴축을 반영할수록 금융 여건은 더욱 긴축된다"며 “금융 여건이 긴축될수록 중앙은행이 궁극적으로 시행해야 하거나 시행할 수 있는 금리 인상의 폭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채금리가 이미 높은 수준에 오른 상황에서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까지 추가로 인상할 경우 경기 둔화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JP모건 프라이빗뱅크의 탕위쉬안 아시아 금리 및 외환 전략 총괄은 “중앙은행들은 궁극적으로 경제성장과 단기 인플레이션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할 것"이라며 “전쟁 여파로 경제성장에 대한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대부분의 금리시장은 추가 금리 인상 위험을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채금리가 크게 오른 만큼 채권 투자의 매력도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이체방크의 크리스티안 놀팅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는 “적어도 에너지 측면에서 현재 상황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에너지 상황이 개선되고 인플레이션도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가 전면적인 금리 인상 국면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바클레이스의 전략가들도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와 무관하게 금융 긴축이 일부 진행됐다"며 “다른 조건이 같다면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해야 할 시급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시장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나치게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잇따라 공격하면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의 후티 반군에 대한 군사작전에 미국이 동참할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분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AI 인프라 건설 붐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에너지와 식량 가격 충격도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관세와 국방비 지출, 높은 수준의 공공부채 역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신중하면서도 매파적인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 행보도 글로벌 국채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지목됐다. 블룸버그는 “무역 정책이나 이란 전쟁 때와 마찬가지로 임기 후반부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예상치 못한 조치로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관세 덕분에 고려아연이”…트럼프, 중간선거 유세서 자화자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려아연의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자신의 관세 정책이 거둔 주요 경제 성과로 내세웠다. 특히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에 60억달러(약 8조원) 이상을 투자해 광물 제련소를 건설하고 수백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2일 미국 지역 매체 클락스빌 온라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테네시주 클락스빌의 F&M 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투자 계획을 직접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관세 정책 덕분에 고려아연(Korea Zinc)이 바로 이곳 몽고메리 카운티와 스미스 카운티에 6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74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려아연이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1979년 이후 미국에서 처음으로 건설되는 신규 광물 제련소"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의 제련소 건설 사업을 자신의 관세 정책이 해외 기업의 대규모 미국 투자를 이끌어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제시한 것이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 등과 협력해 테네시주에 대규모 통합 제련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추진하고 있다. 전체 투자 규모는 약 74억달러(약 10조원)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고려아연 외에도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현지 투자 계획을 소개했다. 그는 GM이 테네시주 스프링힐 공장에 2억7500만달러를 투자해 캐딜락 차량에 탑재할 터보차저 엔진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지역 내 대규모 투자 계획을 잇따라 소개하면서 자신의 경제 정책이 제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1시간 30분 넘게 진행된 유세에서 관세 정책의 성과를 부각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공화당이 오는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상원과 하원 모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경우 미국의 모든 성인 시민에게 5000달러를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모든 성인 시민에게 5000달러를 지급하겠다"며 관세 수입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급에 필요한 비용을 약 1조달러로 추산하면서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미국 경제가 1929년 대공황과 같은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지지자들에게 “내가 출마한다고 생각해 달라"고 당부하며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번엔 진짜 멈추나”…트럼프, 러·우 ‘에너지 휴전’ 선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이른바 '에너지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양국이 실제로 합의에 이르렀는지는 확인되지 않아 이번에도 휴전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서 에너지 휴전이 이뤄졌고 즉각 발효된다"며 “양측 모두 동의했다. 이를 위반하지 말라"고 적었다. 다만 구체적인 휴전 내용에 대해서는 추가로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이 국가 지도자 자리에서 물러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번 에너지 휴전 발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 ABC방송에 출연해 미국이 러시아에 전쟁 종식을 위한 압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한 직후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실질적인 압박을 느끼지 않고 있으며 전쟁을 계속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에게 우크라이나가 휴전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상응하는 조치에 동의한다면 에너지 휴전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러시아를 향해 “우리를 공격하지 말라. 우리 아이들을 죽이지 말라"며 “그러면 우리도 러시아의 경유 공급을 겨냥한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미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발표에 대해서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휴전을 지지하며 러시아 역시 이를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으로부터 구체적인 휴전 내용을 전달받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번 휴전 구상이 양국의 정유시설 공격을 우선 중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후 발전소와 전력망 등에 대한 공격 중단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아직 휴전안을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서로의 에너지 기반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주고받아 왔다. 러시아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7일 우크라이나의 발전소와 전력망 등을 겨냥해 대규모 미사일·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이에 따라 수도 키이우 등지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러시아는 전날에도 우크라이나 주거용 건물들을 공격해 최소 20명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의 정유시설 등을 드론으로 공격해 러시아의 에너지 생산과 공급에 타격을 가해왔다. 이에 러시아는 지난 7월 대부분의 경유와 항공유, 휘발유 수출을 일시적으로 금지했다. 최근에는 해당 조치를 10월까지 연장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공격과 수출 제한 조치 이전까지 전 세계 해상 경유 공급량의 약 10%를 차지했다. 그러나 러시아산 경유 공급이 줄어들면서 미국과 이란 간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의 에너지 수송 차질과 맞물려 글로벌 경유 공급난이 더욱 심화했다. 이처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가격이 치솟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을 비롯한 국제시장에 대규모 공급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부터 러시아산 경유 공급이 시작되며 전체 물량은 약 1350만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미국 정부는 러시아산 경유 거래를 허용하는 제재 면제 조치도 내놨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미국 정치권에서도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3월 미국의 중재로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30일간 중단하기로 했으나, 이후에도 공격이 이어지면서 휴전 합의 위반을 놓고 서로 책임 공방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지 않기로 동의했다고 밝혔지만, 양측은 이후에도 상대국의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갔다.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합의를 선언한 것과 달리 러시아의 공식적인 수용 여부와 구체적인 이행 조건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실제 공격 중단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국 증시 끝났다”…외국인·개인 코스피 떠나는 이유 [머니+]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의 최대 수혜 시장으로 주목받으며 한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한국 증시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자금 이탈에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열기마저 식으면서 코스피는 하반기 들어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증시를 떠받쳐온 매수세가 빠르게 약화하자 코스피의 부진한 흐름이 얼마자 더 지속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블룸버그통신은 “시가총액 4조3000억달러(약 5700조원) 규모의 한국 증시가 거의 모든 지표에서 투자자들에게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 증시의 거래대금은 지난 5월 말 고점 대비 70% 급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아시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한국 시장에서 자금을 빼내고 있으며, 국내 개인 투자자들 역시 투자 규모를 줄이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세계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코스피는 하반기 들어 22% 하락하며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다. 같은 기간 AI 관련주 비중이 높은 대만과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같은 흐름의 중심에는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 증시 폭등을 이끌었다. 그러나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인 두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한국 증시가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점이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지속되는 와중에 지난 7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청산 여파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 복귀를 주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문제는 국내 증시를 둘러싼 악재가 수두룩하다는 점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레일리언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필립 울 포트폴리오 운용 총괄은 “대부분의 투자자, 특히 메모리 반도체 투자 열풍을 보고 최근에야 한국 시장에 진입한 투자자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이 분야에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시기가 이미 지났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사 펀드가 한국 AI 관련주에 대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며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비중 축소'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인 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9배 급증하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당일 2% 넘게 급락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 규모도 이례적인 수준이다. 블룸버그가 한국거래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은 올해 들어 한국 증시에서 1310억달러(약 176조원)를 순매도했다. 이는 아시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국내 증시에 새로운 매수 주체가 등장할지도 불확실하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추진해온 총 55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종료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JP모건체이스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증시에서 발생한 약 230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매수 주문 가운데 대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에서 비롯됐다. 줄리어스베어의 리처드 탕 홍콩 리서치 총괄은 “자금이 점점 더 미국 주식시장으로 다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도 지난 7월 증시 급락 이후 좀처럼 돌아오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6월 38조6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최근 한 달 동안 33조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증권사의 투자자 예탁금 역시 사상 최고치였던 약 140조원에서 100조원 안팎으로 감소했다. 픽테자산운용의 존 위다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현재 이익 수준을 기준으로 주가가 저렴한 가치주가 됐다"면서도 “개인 투자자와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들은 가치와 저평가 대신 성장을 좇는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코스피 하락을 저가 매수로 보고 있으며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가치 제고 정책 역시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한국 증시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대만 증시가 AI 투자 열풍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올해 들어 대만 가권지수는 70% 상승했다. 특히 지난 3분기 대만 증시의 수익률은 코스피를 약 23%포인트 웃돌았다.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큰 격차다. 대만 증시는 상승세가 일부 대형주에 집중되지 않고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한국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블룸버그가 분석한 결과, 대만 가권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올해 주가가 두 배 이상 오른 기업의 비중은 약 10%에 달한다. 반면 코스피에서는 이러한 종목의 비중이 4.7%에 그쳤다. 여기에 대만은 한국보다 AI 공급망 전반에 걸쳐 더욱 폭넓고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데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상대적으로 낙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UBS 글로벌 웰스매니지먼트의 우춘라이 아시아 자산배분 총괄은 “현시점에서는 AI 관련 투자 비중을 단기적으로 확대할 때 대만 주식을 선호한다"며 “대만은 더욱 완전한 기술 하드웨어 생태계를 갖추고 있고 주요 기술기업들의 견조한 투자 계획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개입 검토하겠다”…트럼프, 사우디와 손잡고 전선 넓히나 [이슈+]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국제공항이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아 12명이 숨지고 309명이 다쳤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걸프 아랍국가에서 발생한 공격 가운데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후티 반군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그동안 사우디의 대(對)후티 군사작전에 직접 개입하는 데 소극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적 대응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사우디 민간항공청(GACA)은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이 공격을 받아 12명이 사망하고 309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미국인 1명이 포함됐으며, 부상자 중 일부는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당국은 공항의 피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항공편 추적업체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이날 리야드를 오가는 항공편 약 260편이 취소됐고, 219편이 지연됐다. 미국 정부는 자국민들에게 리야드 공항에 접근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영국 정부도 이번 공격을 '심각한 사태'로 규정했으며, 쿠웨이트 국영항공사 등을 비롯한 항공사들이 항공편 운항을 취소했다. 특히 이날 공격은 사전 경고 없이 발생했으며, 사우디의 경보 시스템도 공습에 앞서 아무런 경고를 발령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사우디가 후티를 상대로 대규모 공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수도의 주요 국제공항이 잇따라 공격받으면서 방공망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과 예멘 정부군은 지난 4일 후티가 장악한 영토를 탈환하기 위한 '예멘의 새벽' 작전에 돌입했다.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대의 주요 거점을 되찾기 위한 대규모 군사작전이다. 예멘 정부군은 홍해 연안 항구도시 모카를 비롯한 주요 지역을 탈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맞서 후티는 지상에서 예멘 정부군과 교전하는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 본토의 주요 시설을 겨냥해 탄도미사일과 무인기(드론) 등을 동원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일 킹칼리드 공항과 서부 해안 도시 라빅의 아람코 정유시설, 남서부 아브하 국제공항 등을 공격했다고 주장한 이후 사우디 주요 시설을 겨냥한 미사일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또 지난 6∼7일에는 리야드와 아브하 공항 공격으로 3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으며, 8일에는 킹칼리드 공항을 겨냥한 두 차례 공격으로 사우디 항공사 기장 1명을 포함해 3명이 사망했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후티 반군의 잇따른 공격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의 대후티 군사작전에 미국이 직접 참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은 그동안 사우디에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야드 공항 공격과 관련한 보고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후티를 겨냥한 사우디의 군사작전에 동참할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 검토해 볼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방금 최근 공격에 대해 알게 됐다"며 “따라서 결정을 내릴 것이고 신속히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란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와중에 사우디와 후티 간 무력 충돌까지 격화하면서 글로벌 에너지시장에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에는 중동 전선의 확대가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연구소의 에이프릴 롱리 앨리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유가를 끌어올리는 압박 요인들을 충분히 안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분쟁이 최대한 확산하지 않도록 억제하려 했지만 이미 통제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석유 및 가스 시장을 분석하는 위험관리 컨설턴트 브렛 에릭슨은 “후티는 사우디 깊숙한 곳까지 공격할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으며, 핵심 에너지 기반시설까지 타격하고 있다"고 WP에 말했다. 이어 “반면 후티는 공격받더라도 잃을 만한 가치 있는 기반시설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따라서 앞으로도 에너지시장에 계속해서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100조 벌어도 싫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떠나는 외국인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보유율이 쪼그라들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록적인 실적을 달성하고 있음에도 외국인 자금 이탈이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식 보유율은 46.38%로 집계됐다. 앞서 6일에는 46.37%까지 하락해 2008년 1월 11일(46.35%) 이후 약 18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율은 지난해 말 코스피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높아지기 시작해 올해 초 52.40%까지 올랐다. 그러나 지난 3월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이후 글로벌 증시가 충격을 받으면서 50% 아래로 떨어졌다. 코스피가 7000선과 8000선을 잇달아 돌파한 지난 5월에도 48%대에 머물렀고, 7월에는 47%대마저 무너졌다. 이후에도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이달 들어 보유율은 46% 초반까지 낮아졌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2월과도 비슷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외국인 보유 비중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SK하이닉스의 외국인 보유율은 49.59%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의 외국인 보유율은 2023년부터 줄곧 50%를 웃돌았으며 2024년에는 56.41%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50% 아래로 떨어진 이후 8거래일 연속 49%대에 머물고 있다. 올해 초 기록한 고점(54.64%)과 비교하면 약 5%포인트 낮아졌다. 주목할 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의 역대급 실적에도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국내 기업 최초로 10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4~77조원대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8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적 호조만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반도체 대형주 두 종목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 전체의 외국인 보유율도 하락했다. 올해 초 40.87%였던 외국인 보유율은 현재 38.09%까지 낮아진 상태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 규모도 이례적인 수준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액은 197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액이 4조원대였고 2024년에는 매수와 매도가 거의 균형을 이뤘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매도 규모는 상당히 크다. 2023년에는 오히려 11조원 넘게 순매수한 바 있다. 이처럼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국내 증시 전반의 수급에도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개선되더라도 외국인 자금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주가 상승세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지난 8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장 대비 각각 2.05, 2.15% 하락한 26만3000원, 168만60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1·2위 주가 하락으로 코스피 역시 2.62% 내린 6625.93에 장을 마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증시 이제 끝물인가”…4년 강세장에 숨겨진 위험 신호 [머니+]

2022년 10월부터 시작된 미국 증시의 강세장이 5년차를 맞이하면서 상승세가 언제 꺾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59% 오른 7811.5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으로 S&P500 지수는 2022년 10월 저점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S&P500 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폭락장에서 회복한 이후 2022년 1월 4796선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증시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S&P500 지수는 같은 해 10월 12일 종가 기준 3577.03까지 추락했다. 약 9개월 동안 지수가 25%가량 빠진 셈이다. 그러나 S&P500 지수는 이후 반등에 성공해 이날까지 약 118%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CFRA 자료를 인용해 1947년 이후 이번 강세장의 4주년 시점 상승률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또 과거 강세장이 5년 차까지 이어진 경우 해당 기간 평균 상승률은 21%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S&P500 지수가 내년 10월까지 오를 경우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강세장의 중심에는 AI 열풍이 자리 잡고 있다. AI 산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이어지면서 S&P500 지수의 전체 시가총액은 약 40조달러(약 5경원) 불어났다. AI 랠리의 대표적인 수혜주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주가는 2022년 말 미국 증시가 저점을 찍은 이후 1900% 넘게 폭등했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6조달러를 달성한 기업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도 증시 상승을 뒷받침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경제가 침체 우려를 떨쳐내면서 2022년 이후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회복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수 상승률과 달리 미국 증시 내부에서는 우려스러운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초대형 기술주가 상승세를 주도하는 동안 상당수 종목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무엇이 2022년 시작된 이번 강세장을 끝낼 수 있을지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며 “명확한 답은 없지만 사상 최고 수준에서 거래되는 주가지수와 부진한 개별 종목들 사이의 큰 격차가 핵심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시가총액 비중 대신 모든 구성 종목에 동일한 가중치를 부여하는 S&P500 동일가중지수의 상승률은 2022년 10월 이후 일반 S&P500 지수보다 52%포인트 낮았다. 강세장 진입 4주년 시점을 기준으로 적어도 1990년대 이후 가장 큰 격차다. 이는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지만 실제 상승세는 일부 초대형 기술주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AI 산업에 대한 기대가 꺾일 경우 이들 종목의 주가 하락이 증시 전반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샘 스토벌 CFRA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번 강세장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과거와 비교했을 때 상승세가 지나치게 일부 종목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는 이번 강세장도 끝나겠지만 모든 것은 미국 기업들의 이익 증가세와 향후 실적 전망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오는 13일 JP모건체이스 등 미국 대형 은행들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화하는 3분기 어닝시즌이 증시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S&P500 기업들의 이익이 7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해온 만큼 이러한 실적 개선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유리엔 티머 글로벌 거시경제 담당 디렉터는 “기업들이 계속해서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는 한 투자자들은 대부분의 위험 요인을 무시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조금이라도 실적이 약화할 조짐이 나타난다면 시장은 주가의 밸류에이션을 면밀히 따져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인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대표는 견조한 기업 실적과 강한 미국 경제를 바탕으로 S&P500 지수가 2030년까지 1만선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다만 지난달 향후 3~6개월 동안 증시 하락 위험이 커졌다는 이유로 올해 말 S&P500 지수 전망치를 기존 8400에서 7900으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미 국채금리가 증시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글로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장중 5.34%까지 치솟으며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채금리 급등은 금리에 민감한 중소형주부터 은행주, 투기적 성격이 강한 기술주에 이르기까지 주식시장 곳곳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술기업들과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의 주가가 압박을 받고 있다. 오는 11월 3일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도 증시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상원 주요 경합 지역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 내부에서는 중간선거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망이 이미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UBS가 구성한 '선거 바스켓'은 지난 8월 말 이후 미국 증시 전반의 상승률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바스켓에는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의석을 잃을 경우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이 포함됐다. 이에 월가 일각에서는 AI 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규제 강화 움직임이 본격화하면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아리아나 살바토레 리서치 총괄은 “이번 중간선거가 중요한 이유는 당장 연방정부 차원의 데이터센터 규제 위험 때문이 아니라, 2029년까지 관련 규제 입법을 추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란 때린다더니”…트럼프, ‘대규모 폭격’ 보류한 이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전에는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중간선거 이전에 대(對)이란 공습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이란 이슬람공화국과 생산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란이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고,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조치도 전면적으로 유지될 것이고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량은 기록적인 수준에 달하고 있다"며 “어젯밤에만 2200만배럴의 원유가 통과했으며 그중 단 한 배럴도 이란에서 나오거나 이란으로 향하는 물량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도 미국은 오는 11월 3일 실시되는 중간선거 이전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이란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모든 사람에게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며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 주요 언론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중간선거 이전 대이란 공격 가능성을 잇따라 보도한 직후 나왔다. 미국 시사매체 디애틀랜틱은 전날 백악관이 중간선거 이전에 실행할 수 있는 이란 공격 방안을 마련하도록 미 국방부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공격 규모와 목표물, 실제 군사작전 실행 여부 등을 놓고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여전히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디애틀랜틱은 중간선거 이전에 제한적인 군사작전을 벌인 뒤 선거가 끝나면 더욱 대규모 공격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 가능한 선택지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백악관의 고위 국가안보 당국자들이 최근 사흘간 집중적인 군사 공격을 벌이는 방안을 포함한 대이란 작전 계획을 논의했다고 별도로 보도했다. 실제 미국은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말 페르시아만에 항공모함 1척과 해군 및 해병대 병력 1만명을 추가 배치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전 추가 공격에 나서지 않겠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군사적 긴장 고조가 선거에 미칠 영향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국가안보 문제와 국내 정치를 이례적으로 결부시킨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만 해도 이란에 대한 군사적 결정에서 선거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이란 문제에 관해서는 선거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거는 내 머릿속에 들어오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이 이란과의 대규모 군사작전을 재개할 경우 에너지 시설과 주요 기반시설, 핵시설 등을 겨냥한 대규모 폭격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전쟁이 재개되면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할 수 있는 만큼 중간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에 불리한 신호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에서 투표 열기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데다 남성 유권자들의 지지에도 균열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이 이날 공개한 입소스와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의 48%가 이번 중간선거 투표에 '매우 열의가 있다'고 답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 중 같은 답변을 한 비율은 30%에 그쳤다. 특히 남성 유권자들의 표심 변화도 두드러졌다. '오늘 의회 선거가 치러진다면 어느 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남성 응답자의 43%가 민주당을, 39%가 공화당을 선택했다. 민주당이 남성 유권자 사이에서 공화당을 4%포인트 앞선 것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격차다. 남성 유권자들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이끈 핵심 지지 기반 중 하나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역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2%에 그쳤다. 로이터는 이란 전쟁 이후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생활비 부담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공화당에 경고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성인 450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2%포인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삼성전자 실적 발표가 두렵다”…호실적에도 반복되는 주가 하락 [머니+]

삼성전자가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정작 실적 발표 당일 주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 3분기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영업이익 100조원을 돌파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급락했다. 앞서 발표된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가 하락한 사례가 잇따랐던 만큼 시장의 높아진 기대치와 실적 선반영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이 주가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장 대비 2.42% 하락한 26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37% 오른 26만9500원에 개장한 뒤 27만원(0.56%)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하락 전환해 등락을 거듭했다. 특히 장 마감 동시호가에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이날 최저가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266억원, 219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선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07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2.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19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55.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실적 발표가 주가 상승의 촉매제가 되기보다 차익실현의 계기로 작용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지난 7월 7일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을 당시에도 주가는 급락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1810% 증가한 89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인 약 84조원을 웃돌았다. 매출 역시 171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장중 10% 가량 급락했고, 전 거래일 대비 6.92% 하락한 29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7일 발표된 1분기 잠정실적 당시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755% 증가한 57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했고, 매출도 133조원으로 분기 기준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이때 주가는 장중 4.87%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이후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하면서 전 거래일 대비 1.76% 오른 19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에도 이러한 현상이 반복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잠정실적 발표 당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2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1.82%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올해 1월 8일에도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지만 주가는 1.56% 떨어졌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에 나타난 현상도 아니다.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는 2019년 이후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이전까지 총 16개 분기에서 시장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이 가운데 10차례는 실적 발표 당일 주가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발표일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친 국내외 변수는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AI 산업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되면서 호실적 발표가 차익실현의 계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반도체 호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CNBC에 따르면 이토로의 조시 길버트 아시아태평양 수석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하고도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사실은 AI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보여준다"며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들에 대한 기대치가 이처럼 높아진 상황에서 시장은 단순히 좋은 실적을 거뒀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에도 비슷한 지적이 제기됐다. 밴티지 글로벌 프라임의 헤베 첸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은 메모리 반도체 업종에서 전형적인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장세를 보여준 사례"라며 “이번 실적은 AI 메모리 사이클이 여전히 매우 견조하다는 점을 확인해줬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주가가 이미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시장은 상당수의 호재를 미리 주가에 반영한 상태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시장의 관심이 실적 호조보다 향후 이익 증가세의 지속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 김석환 연구원은 “시장 관심은 1년 전부터 시작된 가파른 실적 증가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지로 옮겨갔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실제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상승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 대비 10~1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분기 약 60%에 달했던 가격 상승률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자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8.2%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3분기 증가율이 약 20%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익은 계속 늘어나지만 성장 속도는 둔화하는 셈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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