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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 국제부
  • mediapark@ekn.kr
“물가 안 떨어진다”…‘매파’ 워시 발언에 9월 금리인상 확률 급등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물가가 목표 수준을 향해 빠르게 내려오지 않을 경우 추가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28일(현지시간) 워시 의장은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연설에서 “기준은 분명하다"며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를 향해 명확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지 않다면 우리에게는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며 “그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워시 의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겠다는 기존 방침도 재확인했다. 그는 2% 물가 목표에 대해 “확고하고 고정된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워시 의장은 “현재 금융 여건은 제약적이지 않다"고 평가하면서 기준금리가 연준의 책무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물가 둔화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올여름 발표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기조적인 인플레이션 흐름이 의미 있게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2%를 웃돌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연준이 가장 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할 대상은 물가"라고 덧붙였다. 워시 의장은 금융시장이 연준의 물가 안정 의지를 신뢰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시장에서는 우리가 물가 안정을 달성할 것이라는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며 “그러한 신뢰가 옳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 안정은 저절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며 인플레이션이 반드시 평균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것도 아니다"며 “안정적인 물가를 만들어내는 것은 연준의 임무"라고 재차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워시 의장의 이번 연설을 예상보다 매파적인 메시지로 받아들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연설 이후 4.3%까지 상승한 반면 30년물 금리는 5.17% 수준으로 하락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채권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금리가 3.75~4.0%로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57.4%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하루 전만 해도 이 확률은 35% 수준에 불과했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 금리 전략 총괄은 “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연준 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며 “연설에서는 균형 잡힌 모습을 보이려 하고 있지만, 결국 연준의 금리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나티시스의 크리스토퍼 호지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데이터에 의존해 움직인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며 “앞으로 어떤 지표를 주목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지표에 연준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이전보다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상당 부분은 오는 9월 11일 발표되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장중 한때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후 모두 상승 전환했다. 워시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연준의 강한 물가 안정 의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장기 국채 금리가 하락한 점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겨울 다가오는데”…카타르, LNG ‘불가항력’ 추가 연장 [이슈+]

카타르가 액화천연가스(LNG)를 공급받는 유럽과 아시아 고객들에게 선언한 불가항력을 한 달 더 연장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 에너지기업 카타르에너지는 최근 파키스탄 고객들에게 LNG 선적 취소가 오는 10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통보했다. 방글라데시로 향하는 LNG 공급에 대한 불가항력 조치 역시 9월 이후까지 연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타르에너지의 또 다른 고객사인 이탈리아 에디슨은 LNG 선적 취소 기간이 11월 초까지 연장됐다고 밝혔다. 유럽의 다른 트레이더들도 최근 카타르에너지로부터 비슷한 내용의 통보를 받기 시작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카타르에너지는 미사일 공격에 따른 생산 시설 파괴를 이유로 지난 3월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입국에 대한 LNG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한 바 있다. 불가항력은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예외적인 상황으로 인해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기 어려울 경우 책임을 면제받거나 이행을 연기하기 위해 발동하는 조치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카타르에너지의 LNG 공급 차질도 계속되고 있다. 앞서 카타르는 지난 6월에도 아시아와 유럽 일부 고객사들에 8월과 9월 인도 예정이던 LNG 화물의 선적 취소를 통보한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은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LNG 수송은 사실상 멈춰 있는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동 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전 세계 LNG 물동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마사노리 오다카 애널리스트는“카타르는 LNG선을 호르무즈 해협에 투입하는 데 훨씬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LNG선은 유조선보다 수가 적고 선박 가치가 훨씬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치 정보를 끄거나 고위험 항로를 통과시키는 것은 LNG선의 경우 유조선보다 자본과 안전 측면에서 훨씬 더 큰 베팅"이라고 덧붙였다. 카타르는 지난 7월 자국산 LNG를 운반하던 선박 2척이 공격받은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LNG 수송을 대부분 중단한 상태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도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LNG 수송이 언제 정상화될지도 불투명하다. 그러나 카타르의 불가항력 조치가 추가로 연장되면서 LNG 물량 확보를 둘러싼 유럽과 아시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유럽과 아시아의 LNG 가격은 전쟁 이전과 비교해 거의 두 배 수준까지 오른 상태다. 특히 겨울철 난방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기까지 공급 차질이 이어질 경우, 글로벌 가스 시장의 수급 불안이 한층 심화하면서 LNG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 대신 골드바?”…금광株, 반도체 제치고 ‘역대급 폭등’ [머니+]

화폐가치 하락에 대비하는 이른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확산하고 국제금값까지 치솟으면서 글로벌 금광 관련주들이 이달 들어 폭발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의 최대 수혜주로 꼽혀온 반도체주조차 금광주의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MSCI 글로벌 금광업 지수는 이달 들어 43% 폭등해 사상 최대 월간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열풍에 힘입어 올해 폭등했던 글로벌 반도체주도 월간 기준으로는 이 같은 상승세를 따라잡지 못했다. 실제로 MSCI 세계 반도체·반도체 장비 지수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 4월 각각 27%, 38% 오르며 올해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금광주에는 미치지 못했다. 글로벌 금광업체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ETF)로는 '아이셰어즈 MSCI 글로벌 골드 마이너스 ETF'(RING) 등이 있다. 이 같은 금광주 랠리는 미국 재무부가 이달 초 국채 바이백(재매입)을 확대해 차입비용을 낮추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뒤 본격화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미 정부가 국채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금리를 끌어내리려는 움직임이 달러에 대한 신뢰도 우려를 키우면서 금과 비트코인 같은 대체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다시 부상한 것이다. 실제로 국제금값은 이달 들어 13% 가량 오르면서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온스당 4600달러대로 올라섰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금 현물 ETF의 금 보유량은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6만2000달러대에 머물렀던 비트코인 가격 역시 최근 급등세를 보이며 8만달러선에 근접했다. 또 블룸버그가 집계한 결과 금과 비트코인을 추종하는 ETF에는 최근 5거래일 동안 사상 최대인 70억달러(약 9조6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세계 최대 금 ETF인 'SPDR 골드 셰어스'(GLD)에는 약 34억달러(약 4조6000억원)가 들어왔고,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IBIT)에도 15억달러(약 2조원)가 유입됐다. 이에 따라 두 ETF는 뉴욕증시에서 지난 한 주 동안 유입액 기준 상위 10위 안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GLD보다 많은 자금을 끌어모은 ETF는 '뱅가드 S&P500 ETF'(VOO)를 비롯한 소수에 불과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전문가들도 금 관련주들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스위스 민간은행 J.사프라사라신의 토마스 고지엑 주식부문 대표는 “주식 투자 관점에서 금 관련주는 우리가 가장 큰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는 자산군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를 금 가격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금이 각국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자산이라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매튜 시 아시아태평양 스페셜리스트 세일즈·시장 테마틱 부문 대표 역시 대형 금광업체를 선호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투자자들은 금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금 공급이 제한적인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의 꾸준한 금 매입과 ETF를 통한 자금 유입이 금값을 떠받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파하드 타리크 주식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ETF 자금 흐름은 그동안 금 현물 가격을 움직이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해왔다"며 “최근 금 ETF 보유량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재정과 지정학, 거시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보호 수단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팔까 버틸까”…워시 입에 증시 운명 달렸다 [이슈+]

글로벌 금융시장의 '빅 이벤트'로 꼽히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이 개막한 가운데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통화정책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워시 의장은 한국시간으로 28일 오후 11시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에 나선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각국 중앙은행 관계자와 경제학자 등 고위급 인사들이 모여 세계 경제와 주요 정책 현안을 논의하는 학술행사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주최로 27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진행되며 워시 의장의 연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올해 심포지엄 주제는 '금융 혁신: 지급결제와 정책에 대한 시사점'으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참석한다.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연준 의장의 연설은 통상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금리 인상기였던 2022년 제롬 파월 당시 연준 의장은 이례적으로 짧은 연설을 통해 경기 둔화를 감수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 결과 여름 랠리를 이어가던 S&P500지수는 당일 3.4% 급락했고 그 다음주에도 3.3% 추가 하락했다. 올해는 워시 의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잭슨홀 무대에 오른다는 점에서 시장의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연준 내부에서도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놓고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어 워시 의장이 어느 쪽에 무게를 실을지가 향후 금융시장의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다. 연준은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지만 당시 투표권을 가진 위원 3명이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지난달 금리 동결에 반대한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다시 목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경제에 어느 정도 제약을 가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긴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역시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단기 금리가 오히려 완화적일 수 있다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현재 금리가 여전히 “완만하게 제약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이번 인플레이션 충격이 지속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증거가 필요하다"며 “그런 증거가 확인되는 동안 기다리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 국채 금리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미국 정부의 차입 확대와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한 기술기업들의 대규모 자금 조달 경쟁, 워시 의장의 물가 안정 의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여기에 미 재무부는 장기채 금리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 개입에 나섰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최근 장기물 미 국채에 대한 바이백(재매입)을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워시 의장은 그동안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를 내놓지 않았다. 취임 이후 연준의 대외 소통을 축소해온 워시 의장이 이번 잭슨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과 통화 정책에 얼마나 명확한 신호를 제시할지가 관건인 셈이다.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34%로 반영하고 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TV에서 “워시 의장이 어떤 가이던스도 제시하지 않는다면 장기금리가 훨씬 더 큰 폭으로 상승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HSBC의 디라지 나룰라 미국 금리 전략가는 “워시 의장의 잭슨홀 연설은 지속적인 장기체 매도세를 진정시킬 기회"라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어떻게 반응할지 명확히 제시한다면 불확실성에 따른 기간 프리미엄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엘리아스 하다드는 워시 의장이 이번에도 명확한 통화정책 신호는 많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대신 연준 태스크포스(TF)가 검토 중인 대외 커뮤니케이션, 대차대조표, 경제 데이터, 생산성과 고용, 인플레이션 정책 체계와 관련한 초기 논의 내용이 소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베네수엘라 석유는 미국 것?”…OPEC ‘창설 멤버’ 흔드는 트럼프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유전의 대규모 지분 확보를 추진하는 가운데 OPEC 창설국인 베네수엘라까지 이탈할 경우 글로벌 원유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베네수엘라가 OPEC 탈퇴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OPEC 탈퇴가 미국 당국자들과 논의됐으며 아직 최종 결론은 나지 않은 상태다. 백악관과 베네수엘라 공보부는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OPEC 탈퇴가 현실화할 경우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이뤄지고 있는 대대적인 정치적 재편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강제 축출하고 석유 판매권을 장악한 가운데 나왔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가 보유한 막대한 유전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정부와 거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양국 정부는 해당 사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유전에 대해 100년 장기 임대권을 설정하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다른 국가의 경제에 이처럼 직접 개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서반구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돈로주의'(19세기 먼로주의의 트럼프 버전)를 구현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델시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이 집권한 이후 미국과 베네수엘라 관계는 적대에서 협력 관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미국은 제재 완화와 국제 금융시장 접근권, 원유 판매 수입에 대한 통제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베네수엘라의 정책 방향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베네수엘라를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표현해왔으며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원유를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 OPEC 창설국까지 이탈하나…산유국 카르텔 '균열' 베네수엘라가 미국과의 논의 끝에 OPEC 탈퇴를 최종 결정할 경우 글로벌 원유시장에도 상당한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베네수엘라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이란, 쿠웨이트와 함께 1960년 OPEC을 창설한 5개 산유국 가운데 하나이자 남미의 유일한 회원국이다. 실제 탈퇴할 경우 생산량을 조절하며 60년 넘게 글로벌 원유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산유국 카르텔 체제의 균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OPEC은 잇따른 탈퇴로 현재 회원국이 11개국으로 줄었다. 2016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2019년 카타르, 2020년 에콰도르, 2024년 앙골라가 OPEC을 떠났다. 지난 4월 말에는 산유량 3위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생산량 쿼터제에 대한 불만 등을 이유로 OPEC 탈퇴를 발표했고, 이라크도 비슷한 문제를 이유로 지난 6월 탈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만큼 탈퇴 자체가 당장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조사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지난 7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 116만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 생산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현재 글로벌 원유시장은 이란 전쟁과 이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의 탈퇴를 계기로 OPEC의 결속력이 추가로 무너질 경우 산유국들이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생산 경쟁에 나서면서 2020년 벌어졌던 '유가 전쟁'이 재현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때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수요 급감까지 겹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 쿼터 족쇄 풀리면 증산…美·베네수엘라 '석유동맹' 구상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이 다시 급증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최근 수년간 산유량이 크게 감소한 탓에 OPEC의 생산량 제한을 적용받고 있지 않다. 그러나 한 소식통은 베네수엘라가 OPEC을 탈퇴해 향후 적용될 수 있는 생산 쿼터에서까지 완전히 벗어날 경우 장기적으로 원유 생산량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으며, 이는 국제유가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 역시 OPEC이라는 산유국 협의체의 제약 없이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에 대한 자체 계획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 석유공룡 셰브론은 지난 4월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대폭 확대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 PDVSA와 자산 교환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셰브론은 베네수엘라 오리노코 오일벨트에 위치한 대형 유전의 지분율을 49%까지 확대하고 다른 지역에 대한 추가 개발권도 확보하게 됐다. 일부 미국 당국자들은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동맹을 토대로 새로운 '석유 강국'을 구축해 OPEC의 영향력을 크게 약화시키는 구상까지 갖고 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겨울 앞두고 저장고 부족”…유럽, ‘에너지 위기’ 다시 덮치나 [이슈+]

유럽이 겨울철을 앞두고 천연가스 저장시설 비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가스 가격이 4년 전 에너지 위기 당시 수준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27일 CNBC에 따르면 유럽 시장의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 25일 장중 메가와트시(MWh)당 68유로를 넘어 2023년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탄크레드 풀롭 모닝스타 선임 애널리스트는 혹한과 공급 차질이 동시에 이어질 경우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MWh당 90~120유로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중동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이 2027년까지 점진적으로만 정상화될 경우, 겨울철 유럽 가스 재고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기 위해서는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MWh당 100유로 이상으로 올라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스 가격이 충분히 올라 아시아의 LNG 수요를 억제해야만 유럽이 필요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럽 가스 가격이 MWh당 100유로를 넘어선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 위기가 발생했던 2022년이 마지막이다. 유럽가스인프라(GIE)에 따르면 현재 유럽연합(EU)의 천연가스 저장률은 약 63%에 그치고 있다. 이는 이맘때 기준 역대 최저 수준 가운데 하나로, 최근 5년 평균보다 약 18%포인트 낮다. 이란 전쟁 여파로 중동 에너지 시설이 피해를 입고 호르무즈 해협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중동 LNG 수출이 급감한 영향이다. 여기에 유럽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이 가스 수급 부담을 키웠다. 여름철은 난방과 취사용 천연가스 수요가 계절적으로 감소하는 시기지만, 올해는 에어컨 등 전력 소비가 많은 가전제품 사용이 급증하면서 전력 수요가 크게 늘었다. 폭염으로 유럽 각지 원자력발전소가 가동을 중단하거나 출력을 낮추면서 원전 발전량이 감소한 데다 여름 내내 풍력 발전량도 부진해 유럽의 가스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고 CNBC는 전했다. 에너지 애프펙츠의 맷 드링크워터 유럽 가스 부문 총괄은 “현재 유럽은 늦겨울 한파에 대비하기에 불충분한 수준의 가스 재고로 이번 겨울철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강한 엘니뇨 현상이 동북아시아의 초겨울 날씨를 온화하게 만들어 천연가스 수요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늦겨울이 평년보다 더 추워질 위험도 높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중동산 LNG 공급이 얼마나 빠르게 회복되느냐가 향후 천연가스 수급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상황이 워낙 불안정한 만큼 공급 정상화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CNBC는 전했다. 중동산 LNG 공급이 겨울 이전까지 충분히 회복되지 않을 경우 유럽은 천연가스 가격 급등과 소비자 에너지 요금 상승에 직면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산업용 천연가스 소비를 제한하는 조치까지 필요할 수 있다고 드링크워터 총괄은 경고했다. 아시아와 유럽의 LNG 확보 경쟁도 치열하게 이어질 전망이다. 향후 12개월 동안 전 세계 LNG 공급 증가폭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카타르에서 진행 중인 신규 LNG 개발 프로젝트는 2027년 하반기가 돼야 완전한 생산능력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드맥킨지는 유럽이 단기적으로 천연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선택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에너지 위기 영역에 접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은 2027년 1월부터 러시아산 LNG 수입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우크라戰 끝난다” 외치는데…푸틴, ‘전술핵’ 카드 만지작?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년째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낙관론을 펼쳤지만 정작 러시아에서는 대규모 공세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경우 러시아가 전술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크렘린궁과 가까운 소식통 3명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이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판단하고 공격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수도 키이우 중심부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주요 지역을 겨냥한 강력한 재래식 탄도미사일 공격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우크라이나 도시의 주요 인프라 시설도 공격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소식통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논의됐던 협상 틀이 사실상 붕괴하면서 양측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의 제재나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정유시설·물류망 공격에 따른 경제적 압박에 굴복해 전쟁을 끝내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또 우크라이나의 자국 영토 공격을 사실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의 공격으로 보는 시각을 강화하고 있다. 나토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정보자산을 제공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소식통들은 이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전 수준이 군사적 확전의 정점은 아니라고 전했다. ◇ 푸틴 “반격 당할 준비해라"…트럼프 “러시아 종전 원해"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를 향한 공습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정유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했고 전자상거래 대기업 와일드베리스와 오존의 물류창고도 타격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광범위한 연료 부족 사태가 발생했고 물류망에도 수십억달러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블룸버그는 추산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보복을 예고했다. 그는 “이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은 우크라"라며 “그렇다면 이제 경제에서 가장 민감한 부문에 반격을 당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러시아 내부 분위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가능성에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과 대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보수 성향 라디오 '글렌 벡 프로그램'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최근 러시아 방문과 관련해 “이제 뭔가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솔직히 러시아와 우크라 모두 지금 시점에서 종전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랫클리프 국장의 방문에 대해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기를 바란다"며 이번 방문이 종전 관련 사안이 목적임을 강조했다. ◇ 트럼프 낙관론에도…외교적 돌파구 가능성은 희박 그러나 미국이 주도해온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은 아직 뚜렷한 돌파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에 집중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도 사실상 멈춰선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크렘린궁은 지난해 8월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일정 부분에 합의를 이뤘다고 판단했지만 최근에는 이에 대한 기대를 사실상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러시아는 종전 협상의 일환으로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압박해 동부 도네츠크 지역을 러시아에 넘기도록 하는 방안에 양측이 공감한 것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도네츠크 지역을 넘기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일관되게 거부해왔고 미국 역시 러시아 측의 이 같은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6월 “합의가 있었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끝났을 것"이라고 말했고, 지난 7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에는 “새로운 구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약 8개월 만에 러시아를 방문하고 처음으로 우크라이나를 찾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 어느 방문 일정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러시아는 위트코프와 쿠슈너가 새로운 방안을 제시할 것을 기대하면서도 이것이 협상의 돌파구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패전이 최악의 결과"…전술핵 목소리 커지는 러시아 이처럼 외교적 해법이 사실상 사라지자 러시아 측은 전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추가적인 군사적 확전 외에는 선택지가 거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크렘린궁과 가까운 또 다른 소식통 4명은 전했다. 특히 러시아 내부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전술핵무기 사용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는 당국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최근 들어 러시아 내부에서는 전술핵무기 사용을 주장하는 강경파들의 목소리도 이전보다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에게 전쟁을 계속하는 것보다 더 나쁜 유일한 결과는 전쟁에서 패배하는 것이기 때문에 극단적인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술핵무기는 전략핵무기보다 상대적으로 위력이 작고 사거리도 짧으며 특정 전장에서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용된다. 다만 폭발력은 여전히 막대하고 핵낙진으로 광범위한 지역이 오염될 수 있다. 현재까지는 러시아가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향해 핵무기를 발사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는 징후는 없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러시아의 전술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실제로는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센터의 알렉산더 가부예프 소장은 “오늘날처럼 병력이 분산된 전장에서 전술핵무기의 군사적 효용은 제한적인 반면 핵무기 사용이라는 금기를 깨뜨릴 경우 정치적 비용은 매우 크기 때문에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위험은 여전히 극도로 낮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주요 협력국인 중국과 인도 역시 푸틴 대통령에게 핵무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경고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 한 고위 당국자는 지난달 중국이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방안조차 검토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러시아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피오나 힐 선임연구원은 “푸틴 대통령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굴복하기 전까지 얼마나 멀리 나갈 수 있는지, 또 어느 정도까지 가야 하는지를 시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 투자 끝물이라더니”…거품론 뒤집은 엔비디아 ‘70% 성장’ 전망 [머니+]

인공지능(AI) 열풍의 중심에 있는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에 이어 최소 내년까지 강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으면서 AI 투자 둔화 우려를 다시 한번 불식시켰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날 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962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921억7000만달러를 40억달러 이상 웃돈 수치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13개 분기 연속 분기 매출 신기록을 경신했다. 핵심 사업인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7% 급증한 890억달러로, 시장 예상치 850억8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아마존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 등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주당순이익(EPS)은 2.22달러로, 월가 예상치 2.1달러를 상회했다. 매출총이익률은 75%, 영업이익률은 66.5%를 기록했다. 엔비디아가 제시한 3분기 전망도 시장의 눈높이를 넘어섰다. 회사는 3분기 매출을 1080억달러로 전망했는데, 이는 월가 예상치인 1052억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시장의 첫 반응은 냉담했다. 이날 정규장에서 1.59% 하락한 209.66달러에 거래를 마친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거래에서 206달러선까지 밀리며 한때 1% 넘게 하락했다. 워낙 높아진 시장의 기대치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엔비디아가 지난 15개 분기 연속 월가의 매출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폭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나 분위기는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급반전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8회계연도 매출이 약 7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의 예상 증가율인 약 45%를 무려 25%포인트 웃도는 수준이다. 크레스 CFO는 공급만 충분하다면 성장률이 이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놀랍게도 현재와 같은 회사 규모에서도 수요가 오히려 가속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제시한 전망을 보면 내년 우리의 성장 규모가 두 배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낙관적인 전망은 AI 거품을 우려해온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안겼다. 콘퍼런스콜이 진행되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종가 대비 4% 넘게 급등했다. 다만 엔비디아는 급등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수익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회사는 매출총이익률이 3분기 약 74%를 기록한 뒤 내년 1월까지 이어지는 4분기에는 71~72% 수준까지 떨어지며 바닥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메모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면서 2028회계연도에는 매출총이익률이 72~73%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크레스 CFO는 전망했다. 그럼에도 블룸버그는 “엔비디아가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시장에 전달한 더 큰 메시지는 고객 수요가 전혀 둔화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마인드셋 웰스 매니지먼트의 세스 히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실적을 '놀랍다'는 말 이외의 다른 표현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수년간 엔비디아가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면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AI 산업에 거품이 형성됐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올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인프라 지출 규모는 73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약 4000억달러에서 불과 1년 만에 크게 늘어난 규모다. 특히 엔비디아가 AI 산업의 수많은 기업과 투자 및 금융지원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른바 '순환 거래'가 AI 수요를 인위적으로 부풀리고 산업 기반을 오히려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하지만 크레스 CFO는 수요 부족이 아니라 오히려 공급 부족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 많은 공급을 간절히 원한다"며 “결국 문제는 공급이 더 많다면 우리가 얼마나 더 많은 사업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과 전망이 기업들의 AI 투자 붐이 정점을 찍고 동력을 잃고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상당 부분 불식시킨 셈이다. 티그리스 파이낸셜의 이반 파인세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실적은 AI 투자 테마와 기술주 전반에 대한 나의 낙관적인 전망을 더욱 뒷받침한다"며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은 정점에 가까워진 것이 아니라 아직 초기에서 중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증시 흔드는 AI 데이터센터 역풍”…美 중간선거 변수, 한국도 닥칠까 [이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AI 관련주 랠리'의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른 전기요금 상승과 수자원 부족에 대한 유권자 반발이 확산하면서, 정치권의 규제 압박이 커질 경우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속도까지 둔화할 수 있어서다.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본격화하고 있는 한국에서도 미국과 같은 사회적·정치적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주식 전략 팀은 이날 보고서에서 유권자들의 반발에 따른 정치적 압박이 데이터센터 규제를 중심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데이터센터 건설 붐은 AI를 추상적인 기술 이야기에서 실질적인 생활비 문제로 번지고 있다"며 “AI에 직접 노출되지 않은 유권자들에게도 전기요금 상승과 수자원 공급 압박, 자신이 사는 지역에 들어서는 산업시설 등의 측면에서 상당히 연관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스는 이어 중간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AI 관련주의 추가 랠리를 이끌 새로운 호재가 나타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봤다. 보고서는 또 “현재처럼 빠른 AI 도입과 우호적인 정치 환경이 동시에 유지되는 상태가 앞으로도 무기한 이어질 것이라고 투자자들이 가정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시장이 오는 11월 선거와 연계된 AI 트레이드의 위험을 간과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는 월가의 목소리에 바클레이스도 합류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에버코어ISI와 BCA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도 미국 곳곳에서 전력 소비가 큰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공공요금 상승에 지쳐가는 민주·공화 양당 지지층 사이에서 민감한 선거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AI에 대한 반발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여론이 불과 1년 사이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히트맵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44%, 반대한다는 응답이 42%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지난 6월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4%가 데이터센터를 빠른 속도로 건설하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77%는 데이터센터가 전기요금을 끌어올릴 것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데이터센터 인근에 거주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14%에 그치는 등 '님비'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정치권도 이런 여론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각 주의 주지사들은 데이터센터에 제공해온 세액공제 혜택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여러 도시와 뉴욕주 등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뉴욕주의 대규모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 조치는 최근 투자은행 베어드가 캐터필러의 투자의견을 낮추고 목표주가를 기존 1200달러에서 900달러로 하향한 배경 중 하나로도 꼽힌다. 캐터필러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발전장비 수요 증가로 AI 인프라 구축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분류돼왔다. 미 워싱턴포스트도 최근 6개월 동안 공화당 정치인들의 데이터센터 관련 공개 발언이 급격히 부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지난 23일 보도했다. 민주당 정치인들은 지난해 초부터 데이터센터가 지역사회와 환경 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집중해왔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이처럼 데이터센터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양당 후보들이 데이터센터 건설을 비판하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에서 나타나는 이 같은 갈등은 AI 수요 확대에 발맞춰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한국에도 남의 일이 아니다. 정부는 지난 6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통해 오는 2029년까지 약 550조원을 투입해 8.4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이 5GW, GS가 2.4GW, 네이버가 1GW 규모의 프로젝트를 각각 추진하고 정부가 전력과 부지 확보, 인허가 등을 지원하는 구조다. 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35년까지 추가로 10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전체 용량을 18.4GW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민간 데이터센터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젠스타메이트 리서치센터가 최근 발표한 '코리아 데이터센터 마켓 리포트 2026'에 따르면 국내 상업용 데이터센터 누적 공급량은 작년 836MW(메가와트)에서 오는 2030년 2270MW로 약 2.7배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데이터센터가 급격히 늘면서 국내에서도 미국과 유사한 갈등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지난 12일 데이터센터 건립 시 건축심의를 의무화하는 안건을 상정해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지자체 허락 없이 데이터센터를 주거 지역에 짓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확장이 민생 문제로 빠르게 번진 점을 감안하면, AI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한국 역시 사회적 수용성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할 경우 미국과 같은 정치적 역풍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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