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이미지

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 국제부
  • mediapark@ekn.kr
“호르무즈 봉쇄 뚫어보자”…LNG 공급난 숨통 트이나

이란 전쟁 여파로 사실상 중단됐던 중동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이 조금씩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소 2건의 LNG 화물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이를 계기로 글로벌 LNG 공급난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18일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카타르 라스라판 LNG 수출기지에서 화물을 선적한 한 LNG 운반선이 이번 주 초 오만만에서 포착됐다. 이는 해당 선박이 분쟁 지역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는 의미다. 이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동안 위치 신호를 송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에서는 위치정보시스템(GPS) 교란과 통신 간섭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선박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이번 주 오만 연안에서는 LNG 운반선 2척이 선박 간 환적을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관련 장면은 일정 시간이 지난 뒤 공개되는 코페르니쿠스 센티넬-2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또 위성사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이후 오만 연안에서는 최소 3건의 LNG 선박 간 환적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 간 환적은 최근 몇 달 동안 원유 운반선 사이에서는 흔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LNG의 경우 훨씬 드문 방식이다. LNG는 극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한 선박에서 다른 선박으로 화물을 옮기는 과정에서 상당한 기술적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이 장기화하면서 LNG 생산국들은 기존 운송 방식의 대안을 시험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LNG 물량이 조금씩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는 것도 중동 생산국들이 수출 물량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이는 특히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아시아와 유럽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공급되는 LNG에 의존하는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구매자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LNG 화물이 한 건이라도 늘어날 경우 비싼 현물시장에서 대체 물량을 추가 구매해야 할 필요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 전쟁이 발생하기 전에는 하루 평균 약 3건의 LNG 화물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특히 카타르의 LNG 수출량은 전 세계 공급량의 약 5분의 1을 차지해왔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LNG 수출은 지난 7월 초 카타르 LNG 운반선이 이란의 공격을 받은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LNG 현물 가격은 3년여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특히 북반구의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난방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경우 LNG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위험도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LNG 운송이 얼마나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느냐가 향후 글로벌 LNG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3500억달러 대미투자 시동?…한미전략투자공사, 첫 달러채 발행 추진

한미 무역협정에 따른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집행하기 위해 설립된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처음으로 채권시장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이 막대한 대미 투자 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조달할지 보여주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18일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이번 주 첫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발행 규모는 최대 2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공사는 관련 사안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은 3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프레임워크에 따른 첫 번째 투자 사업을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통해 미국이 한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미국에 총 3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공사는 내년 초 채권을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말 채권 발행을 주관할 금융기관을 선정할 수 있다. 다만 관련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발행 규모와 시기 등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은 향후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한국 정부는 대미 투자 패키지에 따른 첫 번째 사업이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첫 투자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원전 르네상스 온다더니”…日 재가동 계획 ‘삐걱’

원자력발전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일본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일본에서 전력 수요와 에너지 비용이 동시에 상승하는 가운데 원전 재가동 시점마저 잇따라 늦춰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블룸버그통신 산하 에너지 조사기관인 블룸버그NEF(BNEF)는 오는 2040년까지 일본에서 총 9.6기가와트(GW) 규모의 원자로 9기가 재가동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종전 전망치인 11기보다 줄어든 수치다. BNEF는 이에 따라 일본의 원전 발전설비가 2040년 정부 목표인 35GW에 최소 11.7GW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전망이 악화된 것은 최근 원전 재가동을 둘러싼 각종 문제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주부전력이 운영하는 시즈오카현 하마오카 원자력발전소에서는 3·4호기 재가동 심사 과정에서 내진 설계와 관련한 지진 데이터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주부전력은 하마오카 원전 3·4호기 재가동을 위해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제출했던 심사 신청을 철회하기로 했다. 홋카이도전력의 원전 재가동도 차질을 빚고 있다. 도마리 원전에서 방조제 건설 도중 사망 사고가 발생한 데다 사업자가 제시한 안전 대책도 규제당국으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다. 이에 BNEF는 도마리 원전 3호기의 재가동 예상 시점을 기존 전망보다 1년 늦춘 2028년으로 미뤘다. 일본 정부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가동이 중단된 원자로들의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값비싼 수입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이에 일본 정부는 지난 6월 수명이 다하는 원자로를 대체하기 위해 2040년까지 최대 5기의 신규 원전을 건설하고, 이후 2050년대까지 9기를 추가해 총 14기를 새로 짓는 방안을 내놨다. 일본은 현재 약 9%인 전체 전력 생산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2040년 약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다만 엄격한 규제와 일부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현재 일본에서 가동 가능한 원자로 33기 가운데 실제 운전 중인 원자로는 15기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 재가동마저 지연될 경우 일본은 가격 변동성이 큰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시장에 더욱 노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우드맥킨지의 로버트 리우 통합에너지연구 부문 이사는 “일본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현재 수준에서 2030년까지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원전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기저전원 확보를 위해 석탄 발전을 늘리거나 LNG 수입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의 전국 전력 현물가격은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란 전쟁으로 세계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크게 제한되면서 글로벌 LNG 공급의 약 5분의 1이 차질을 빚은 영향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일본은행, 기준금리 인상했는데…엔화 환율 급등 이유는 [머니+]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18일 기준금리를 31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인상했지만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은 급등(엔화 약세)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까지 이틀간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현행 1.0% 수준에서 1.25% 수준으로 0.25%포인트(p) 인상하기로 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2024년 3월 17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다. 같은 해 7월 금리를 0.25%로 올린 데 이어 지난해 1월 0.5%, 12월 0.75%로 각각 인상했다. 올해 들어서는 1월과 3월, 4월 회의에서 세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한 뒤 지난 6월 1.0%로 인상했다. 7월 회의에서는 다시 동결했지만 이날 3개월 만에 추가 인상에 나서면서 일본의 기준금리는 1995년 이후 31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 같은 금리 인상 속도는 우에다 가즈오 총재 취임 이후 가장 빠른 수준이며 1990년 이후 가장 빠른 긴축 속도이기도 하다. 그러나 외환시장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달러당 156.1엔 수준에 머물렀지만 일본은행의 금리 결정 직후 장중 한때 157.06엔까지 치솟았다. 오후 12시 33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156.94엔으로 소폭 진정됐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이미 시장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 상황에서 실제 결정이 투자자들의 기대만큼 매파적이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금리 인상 결정에 정책위원 9명 중 2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에 일본은행의 향후 추가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임명한 정책위원 2명이 금리 인상에 반대했다는 사실은 일본 정부가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에 여전히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짚었다. 웰스파고의 치두 나라야난 수석 아시아태평양 전략가는 “이번 결과는 시장이 받아들이기에 충분히 매파적이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엔화 가치와 단기물 일본 국채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앞서 예상보다 매파적인 금리 인상에 나선 점도 엔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연준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경우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미일 간 금리 차가 빠르게 좁혀지기 어렵다는 관측에서다. 실제로 엔화 환율은 연준의 금리 인상 직후 달러당 156엔대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예정된 우에다 총재의 기자회견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에다 총재가 향후 긴축 속도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경우 엔/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끔찍한 무역 상대” 트럼프 독설…캐나다가 내놓은 답변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유럽연합(EU)이 캐나다를 첫 '준회원국'으로 받아들이겠다는 구상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CNBC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제안한 준회원국 구상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캐나다와 유럽은 각각 강하지만 유럽과 캐나다가 함께하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겨냥한 듯 “경제적 통합이 이제 무기화되고 있으며 관세가 압박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금융 메커니즘은 강압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고 공급망은 악용할 수 있는 약점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전날 연례 정책연설에서 “캐나다가 EU의 첫 준회원국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문을 열고 싶다"며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그렇게 하고 내가 그것을 조금이라도 적대적인 행위라고 판단한다면 유럽에 매우 심각한 관세를 부과하거나 많은 품목에서 유럽과의 무역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웃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캐나다는 끔찍한 무역 상대국이었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협상이 지난달 결렬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했고, 캐나다 정부도 이에 맞서 비슷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매겼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 각서를 통해 연방정부 조달 계약에서 캐나다산 제품을 제한하도록 지시하며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백악관은 캐나다 정부가 '바이 캐나디안' 정책을 통해 미국 기업들의 캐나다 정부 조달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캐나다 정부는 미국에 편중된 무역 구조에서 벗어나 EU를 비롯한 다른 지역과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이날 연설을 마친 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의회와 관련 위원회에서 여러 차례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우리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동맹의 최종 구조에 대해 캐나다 의회에서 표결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럽과의 동맹은 긍정적인 과정"이라며 “이것이 미국 대통령에 대한 나의 답변"이라고 강조했다. 카니 총리는 또 “캐나다 국민은 어느 누구도 우리가 어떤 언어를 사용해야 하는지 말할 수 없고, 우리의 문화를 지시할 수 없으며, 우리가 국제적으로 누구와 협정을 맺을지도 결정할 수 없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했다. CNBC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캐나다에 EU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은 캐나다와 EU 관계가 크게 강화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실제로 EU는 그동안 다양한 형태의 유연한 회원국 지위를 만드는 방안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올해 초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EU 준회원국 지위를 검토할 것을 요구했을 당시에도 EU 내부에서는 신중한 반응이 나왔다. 다만 캐나다와 EU 모두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 문제를 놓고 갈등을 겪어왔다는 점에서 미국의 적대적인 관세 정책이 오히려 양측의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카니 총리는 EU와 캐나다의 관계 강화가 양측의 공동 회복력을 높이는 동시에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에도 하나의 '등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 역시 전날 “우리는 EU·캐나다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을 넘어 미래를 위한 동맹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공동 번영과 경제안보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EU와 캐나다가 “세상을 같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인공지능(AI), 기후변화, 지정학, 북극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EU와 캐나다는 이미 2017년 잠정 발효된 CETA를 통해 양측 간 전체 관세 품목의 99%에 대한 관세를 철폐한 상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경기침체 오면 더 망한다”…‘채권왕’의 섬뜩한 위기 경고

미국의 다음 경기 침체가 장기채 금리를 급등시켜 부채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채권왕'으로부터 제기됐다. 경기 침체기에는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수요가 몰려 국채 금리가 하락한다는 수십년간의 시장 통념이 깨질 수 있다는 것이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가의 영향력 있는 채권 투자자인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미국의 재정 상황에 엄청난 관심이 쏠리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재정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2%까지 쉽게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렇게 되면 연간 이자 비용만 아마 3조달러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이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건들락 CEO는 이 같은 상황이 현실화하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재무부가 비전통적인 정책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연준이 단기채를 매도하고 장기채를 매입해 장기금리를 끌어내리는 과거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와 유사한 정책을 다시 시행하거나, 극단적인 경우 미 국채의 채무 재조정에 나설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그는 미 장기채 금리가 약 6.5% 수준까지 치솟으면 연준이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아마 6.5% 정도가 되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건들락 CEO가 거론한 또 다른 방안은 이미 발행된 미 국채의 이자 지급액을 강제로 낮추는 형태의 채무 재조정이다. 그는 “쿠폰금리가 1%를 넘는 모든 미 국채에 대해 앞으로 쿠폰금리를 1%로 낮추겠다고 선언할 수도 있다"며 “그렇게 하면 이자 비용을 하룻밤 사이에 75%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무 재조정이 현실화하면 “모든 투자자가 분노할 것이고 다시는 미국을 쳐다보지 않을 것"이라며 “다시는 돈을 빌릴 수도 없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건들락 CEO는 향후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위험에 대비해 더블라인이 운용하는 펀드에서 만기가 짧은 자산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들락 CEO의 이 같은 견해는 상당히 극단적인 시나리오지만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채권의 분산투자 효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통상 채권은 경기 침체기에 증시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완충해주는 자산으로 여겨져 왔다. 경기가 악화하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채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발생한 경제 충격은 인플레이션을 동반하면서 채권 가격까지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일부 시기에는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매도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에 다음 경기침체 역시 인플레이션을 동반할 경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물가 상승 압력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건들락 CEO는 2020년 이후 금융시장에서 주요 자산 간 상관관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장기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새로운 체제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금과 구리 가격의 비율과 미 국채금리 간 관계가 과거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미 달러화 역시 과거처럼 미국 증시와 뚜렷한 역(逆)의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건들락 CEO는 “우리는 모든 것이 거꾸로 움직이는 세계에 들어와 있다"며 “다음 경기 침체에서는 장기 금리가 오히려 상승할 것이고, 침체가 촉발하는 부채 위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기 국채에 대해 1년 전보다는 “조금 덜 부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장기 국채금리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엔화 환율 다시 160엔?”…‘매파 연준’에 日銀 초비상 [이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급등(엔화 약세)하자 18일 예정된 일본은행의 금리 결정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가 긴축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할 경우 엔/달러 환율이 다시 160엔선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p) 높은 3.75~4.00%로 인상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 것은 2023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연준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통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내년 중반까지 연준이 세 차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자 엔/달러 환율도 즉각 반응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FOMC 직후 달러당 155엔 수준에서 최고 156.42엔까지 치솟았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55엔을 단숨에 넘어섰다는 점에서 이달 들어 이어졌던 엔화 강세 흐름이 반전된 것이다. 실제로 엔/달러 환율은 이달 초 160엔에 육박했지만 일본은행이 긴축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한때 153엔 수준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연준이 예상보다 매파적인 신호를 내놓으면서 엔화 강세가 지속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일본은행이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미일 금리차가 상당 기간 큰 폭으로 유지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2024년 3월 17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다. 이후 같은 해 7월 기준금리를 0.25%로 올렸고 지난해 1월에는 0.5%, 12월에는 0.75%로 추가 인상했다. 올해 들어서는 1월과 3월, 4월 회의에서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지난 6월 31년 만의 최고 수준인 1.0%로 올렸다. 지난 7월에는 다시 동결했지만 이달 17~18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할 가능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일본은행이 실제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최근 10개월 동안 세 차례 금리를 올리게 되는 것으로, 1990년 이후 가장 빠른 긴축 속도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여기에 로이터통신이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일본은행이 내년 3월과 2분기에 기준금리를 각각 1.5%, 1.75%까지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럼에도 엔/달러 환율이 다시 급등한 것은 일본은행의 긴축 속도가 연준을 따라잡지 못해 미일 금리차가 상당 기간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도 일본은행의 이번 금리 인상 여부보다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긴축 속도와 폭에 대해 얼마나 매파적인 신호를 내놓을지에 쏠리고 있다. ACCM의 글렌 인 리서치 디렉터는 “일본은 금리 인상과 함께 매파적인 메시지를 내놓아 충격을 최소화해야 하는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일본은행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단기간에 엔/달러 환율이 160엔까지 치솟을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SMBC닛코증권의 마루야마 린토 수석 금리 및 외환 전략가는 이번 회의 결과가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될 경우 엔/달러 환율의 다음 상승 목표를 158엔으로 제시했다. 이어 미국 금리가 일본보다 더 빠르게 상승할 경우 장기적으로 엔/달러 환율이 다시 160엔선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엔화 약세가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엔/달러 환율이 다시 160엔선에 접근할 경우 일본과 미국의 외환시장 공동개입 가능성이 재차 부각될 수 있어서다. 일본과 미국은 지난 7월 1998년 이후 처음으로 공동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선 바 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26일까지 한 달 동안 외환시장 개입에 사상 최대인 15조4000억엔(약 986억달러)을 투입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이후 강한 엔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어 시장 참가자들이 엔화 약세에 다시 공격적으로 베팅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최근 엔화가 급격히 강세로 돌아서는 과정에서 엔화를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했던 캐리 트레이드 투자자들이 상당한 손실을 본 점도 엔화 매도세를 제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헤지펀드들은 이미 엔화 약세 베팅 규모를 크게 줄인 상태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레버리지 투자자들은 지난 8일까지 한 주 동안 엔화 약세 베팅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다음 금리 인상은 10월?”…美연준, 긴축 사이클 재가동 [머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본격적인 긴축 사이클이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케빈 워시 연준 의장도 물가 대응 의지를 재차 강조하면서다. 이번 인상이 일회성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일부 남아 있지만 시장의 관심은 '추가 인상 여부'에서 '얼마나 더 올릴 것인가'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까지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 것은 2023년 이후 3년여 만으로, 12명의 투표권자 모두 인상에 찬성했다. 연준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날 함께 공개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치)에 따르면 전망을 제출한 위원 18명 가운데 16명은 올해 안에 적어도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일부 위원들은 내년에도 추가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역시 추가 긴축 가능성을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다음 FOMC 회의가 열리는 10월 기준금리가 4.00~4.25%로 0.25%p 추가 인상될 가능성을 약 52%로 반영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4.25~4.50% 이상 수준에 머무를 확률은 79%에 달한다. 이번 인상이 일회성에 그치기보다 추가 긴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시장이 무게를 두기 시작한 셈이다. 추가 인상론의 핵심 근거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이다. 연준이 공개한 경제전망요약(SEP)에 따르면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3.6에서 3.7%로 상향됐으며, 물가가 연준 목표치인 2%로 되돌아가는 시점도 기존 예상보다 1년 늦은 2029년으로 밀렸다. 특히 연준은 이번 FOMC 성명에서 높은 물가의 원인으로 지목해왔던 '공급 충격'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국제유가와 관세 등 외부 요인뿐 아니라 견조한 소비와 고용, 인공지능(AI) 관련 대규모 투자 등 미국 경제 내부의 수요까지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워시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명백한 사실은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너무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는 것"이라며 “최근 지표는 기저 물가 흐름이 의미 있게 개선됐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금융 여건을 긴축적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며 “이 같은 견해는 위원회 내에서도 폭넓게 공유됐고, 이에 따라 완화의 일부를 제거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게이픈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매파적인 발언"이라며 “연준 의장이 현재 정책을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판단한다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남아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프린시펄 자산운용의 시마 샤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연준이 마침내 금리 인상 사이클을 시작했다"며 “이제 논쟁의 초점은 추가 인상 여부가 아니라 앞으로 몇 차례 더 올릴지로 옮겨갔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이어 “만장일치 결정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끈질긴 인플레이션이 비둘기파 위원들까지 인상 쪽으로 돌아서게 했다는 의미"라며 “이번 한 차례로 끝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일단 금리 인상에 착수하면 한 차례에 그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도 추가 긴축 전망에 힘을 싣는다. 크리스 자카렐리 노스라이트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역사를 보면 연준은 일단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여러 차례 인상했다"며 다만 “연속된 회의에서 계속 올릴지, 중간에 동결할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준이 그동안 금리를 한 차례만 인상한 전례는 드물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1997년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같은 해 7월 아시아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이후 금리를 동결했다. 이듬해인 1998년 상황이 더욱 악화하자 연준은 결국 그해 가을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했다.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이어질 경우 글로벌 증시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LB매크로의 루이지 부티글리오네 최고경영자(CEO)는 “공급과 수요 충격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금리를 올려 수요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채권과 주식이 이러한 역풍을 어떻게 견딜 수 있을지 보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번 인상이 일회성에 그칠 수 있다는 반론도 남아 있다. 씨티그룹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블룸버그TV에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2.4%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과 비슷하고, 근원 PCE 상승률이 여전히 목표치를 웃돌고 있지만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발표된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휴대전화 가격 급등 등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컸다며 “추가 금리 인상을 뒷받침할 만한 지표의 모멘텀은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캐나다 데려가면 가만 안 둔다”…트럼프, 유럽에 초강수

유럽연합(EU)이 미국과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캐나다를 준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미국에 대한 적대적 행위로 판단할 경우 유럽에 대규모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EU의 캐나다 준회원국 제안에 대해 “그들이 그렇게 하고, 내가 그것을 조금이라도 적대적인 행위라고 판단한다면 유럽에 매우 심각한 관세를 부과하거나 많은 품목에 대해 유럽과의 무역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럽이 나쁜 의도를 갖고 그렇게 한다면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좋은 의도라면 괜찮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의 제안 자체에 대해서도 “웃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캐나다는 끔찍한 무역 상대국이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열린 연례 정책연설에서 캐나다를 EU의 첫 준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연설에 참석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향해 “캐나다가 EU의 첫 준회원국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문을 열고 싶다"며 양측 관계를 가능한 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외국 정상이 EU 집행위원장의 연례 정책연설에 초청된 것은 카니 총리가 처음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오랜 동맹국이자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서 이미 격화하고 있는 무역전쟁에 또 다른 불씨가 될 수 있다. 지난달 양국 간 무역협상이 결렬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했고, 캐나다 정부도 이에 맞서 비슷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겼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각서를 통해 연방정부 조달 계약에서 캐나다산 제품을 제한하도록 지시하며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백악관은 캐나다 정부가 '바이 캐나디안' 정책을 통해 미국 기업들의 캐나다 정부 조달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캐나다 정부는 미국에 편중된 무역 구조에서 벗어나 EU를 비롯한 다른 지역과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강대국 간 패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중견국 연대'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캐나다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남북 방향의 교역 구조에서 벗어나 유럽과 아시아 등 동서 방향으로 무역을 다변화하려는 장기 전략을 추진하는 가운데 EU 준회원국 구상 역시 이 같은 움직임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다만 캐나다가 EU의 '준회원국'이 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지위와 권한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실제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최종 합의까지 수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새롭게 거론한 대유럽 관세나 무역 제한 조치를 실제로 시행할 경우 어떤 법적 권한을 근거로 삼을지도 불확실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금리 1%로” 트럼프…‘매파 워시’에 건넨 한마디는 [이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만큼 케빈 워시 연준 의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관계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연준은 16일(현지시간)까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p) 높은 3.75~4.00%로 인상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 것은 2023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미국 상단 기준 1.00%p로 벌어졌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p씩 인상해 현재 3.00%로 운용하고 있다.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서도 추가 긴축 가능성이 나타났다. 19명의 FOMC 위원 중 16명은 올해 말까지 최소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지난 6월 점도표에서는 올해 전체를 기준으로 최소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한 위원이 6명에 그쳤다. 또 8명의 위원은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추가로 0.25%p 더 높아져야 한다고 전망했다. 정책 방향을 미리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워시 의장은 이번에도 자신의 금리 전망치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번 금리 인상은 물가 불안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성장과 고용이 비교적 탄탄해 금리를 올릴 여력이 있다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연준은 FOMC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오늘의 정책 조치는 위원회의 2% (인플레이션) 목표로 보다 적시에 복귀하는 것을 뒷받침할 것이다.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시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융 및 신용 여건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에 보다 부합하도록 완화적 정책 기조를 일부 제거했다"며 “오늘의 조치는 우리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며 물가 안정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특히 워시 의장이 “완화적 정책 기조를 일부 제거했다"고 언급한 점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고 전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게이픈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매파적인 발언"이라며 “연준 의장이 현재 정책을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판단한다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남아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TD증권의 오스카 무뇨스 수석 매크로 전략가도 “연준은 현재 분명히 인플레이션을 더 우려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오늘 금리를 올렸고 추가 인상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워시 의장은 최근 경제 지표를 보면 노동시장을 포함한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치를 웃돌고 있으며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 역시 이번 금리 인상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는 “이 세 가지 요인이 모두 오늘의 확고하고 만장일치인 결정을 뒷받침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금리 인상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는 1%이거나 그보다 낮아야 한다"며 “우리가 무역적자를 보고 있는 모든 나라, 즉 대부분의 국가와 교역을 중단한다면 최소 연간 1조5000억달러를 벌어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사실상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를 떠받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은 더 이상 계속될 수 없다"며 “미국의 금리를 낮춰라. 그것도 빨리 낮춰라"고 촉구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워시 의장 자체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뢰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선거 유세 행사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직접 지명한 워시 의장을 여전히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나는 케빈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워시 의장과 통화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통화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시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설득하려 하지는 않았다면서 “어차피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사회와 같은 쪽에 투표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어 워시 의장에게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라"고 말했다면서 “그에게 충분한 표가 없기 때문에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아무리 일을 잘해도 그에게는 적대적인 이사회가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당분간 자신이 직접 지명한 워시 의장에게 일정 수준의 재량을 허용할 의사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동시에 연준을 향한 금리 인하 압박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워시 의장은 앞으로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과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 사이에서 복잡한 관계를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