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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주가가 급락한 것을 두고 투자자들이 실적 발표를 계기로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경향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주가가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는 증시 격언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7일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는 2019년 이후 이번 2분기 실적 발표 이전까지 총 16개 분기에서 시장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이 가운데 10차례는 실적 발표 당일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 이 같은 흐름은 이날도 반복됐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10% 증가한 89조40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약 84조원)를 웃돌았다. 성과급 충당금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2분기에만 106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둔 셈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71조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하지만 주가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9% 이상 급락했고, 코스피 시장에서는 거래가 20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피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올해 들어 6번째이자 역대 11번째다. 발동 당시 코스피는 전장보다 646.85포인트(8.03%) 하락한 7404.48을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투자자들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추가 매수 신호가 아니라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는 계기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낙관론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황에서는 기대 이상의 실적만으로 추가 상승을 이끌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오히려 투자자들의 관심이 수익성 정점 여부와 AI 투자 지속 가능성으로 옮겨가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게리 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사이클이 상승기 때는 실적 발표 시점에 대부분의 호재가 이미 반영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은 시장이 이미 예상했던 내용을 확인해주는 수준에 그칠 수 있으며, 추가 상승보다는 차익 실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밴티지 글로벌 프라임의 헤베 첸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은 메모리 반도체 업종에서 전형적인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장세를 보여준 사례"라며 “이번 실적은 AI 메모리 사이클이 여전히 매우 견조하다는 점을 확인해줬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주가가 이미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시장은 상당수의 호재를 미리 주가에 반영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이터통신,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모닝스타의 징지에 유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매출은 기대만큼 강하지 않았다"며 “투자자들은 메모리 가격의 구조적인 강세 가능성을 이미 주가에 반영하고 있었는데, D램 가격 상승폭이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던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라자트 아가르왈 아시아 주식전략가는 “실적 자체는 매우 견조했지만 시장을 놀라게 할 정도의 깜짝 요소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삼성전자 급락이 AI 랠리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이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마크 크랜필드 블룸버그 전략가는 “코스피는 현재 50일 이동평균선 부근까지 내려와 있는데, 지난 3월 말에는 이 구간이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 구간이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AI 관련 종목이라면 무엇이든 반드시 오른다는 일방적인 낙관론은 사라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미국 최고주식전략가는 전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기업)는 이제 안정화되고 반도체주는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이런 괴리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윌슨 전략가는 이어 단기적으로 반도체 관련주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플랫폼 등 AI 생태계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기업들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반도체주에서 벗어나는 순환매 흐름 속 임의소비재·운송·바이오테크 섹터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과거 2021년, 2024년 반도체 업황의 하락 사이클을 예측한 바 있다. JP모건체이스의 미슬라브 마테이카 전략가도 올 하반기 증시 상승세가 기술주를 넘어 확산할 것 같다며 “AI가 유일한 이야기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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