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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 종식을 위한 최종 합의가 임박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협상이 수차례 난항을 겪고 있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미국과 이란이 실제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과장된 발언, 폭격 위협과 회유 전략 등이 협상에 혼란을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되지만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사안에 정통한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전문가, 소식통들은 현재 미국과 이란의 협상 방식이 실질적인 대화라기보다 메시지를 주고받는 데 수일이 걸리는 복잡하고 느린 절차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협상단이 전달한 제안은 복잡한 외교 경로를 거쳐 이란 측에 전달된다. 특히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 초기에 부상을 입은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행방을 숨기기 위해 인편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당국은 하메네이가 암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어 그의 소재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전시 상황으로 이란 내 통신 환경이 원활하지 않은 점도 협상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 외교관은 왓츠앱 메시지가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데 최대 48시간이 걸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의 제안과 답변은 중재국인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들이 전화 통화나 이란 방문 등을 통해 전달한 뒤, 다시 인편을 통해 이란 지도부에 전달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미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란의 이러한 의사결정 체계가 지나치게 느리고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의 요구를 모두 수용한다고 가정하더라도 합의문 서명까지 최소 5일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역시 최근 의회에서 “답변을 받는 데만 5~6일이 걸린다"며 “우리가 많이 겪고 있는 문제는 답변을 전달하는 데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고, 합의가 며칠 안에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도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통령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직접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위트코프 특사는 지난 4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이란 대면 회담 이후 중동을 방문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협상 지연이 이란의 의도적인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란은 디지털 기록이 남아 최고지도자의 위치가 노출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부친이자 전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란전쟁 발발 직후 사망했다. 또 미국이 두 차례 협상 이후 이란을 폭격한 전례가 있는 만큼 미국에 대한 이란의 불신도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역시 과거 카타르 도하에서 친이란 무장정파 하마스 관계자들을 공격해 5명의 사망자를 낸 바 있는 등 협상 관계자들을 표적으로 삼은 전력이 있다. 외교관들과 걸프 지역 관계자들은 이란이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면서 미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전 미 중동 평화협상 대표인 데니스 로스는 “이러한 상황은 이란의 국익에 부합하며 미국을 더욱 초조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미국의 불안감을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이 임박했다고 말할 때마다 이란은 시간을 끄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다"며 “이들은 압박이 트럼프 대통령이 가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백악관에서 “우리는 방금 이란과의 전쟁에 대한 훌륭한 합의를 이뤄냈다"며 “서명 시점은 매우 가까울 수 있고, 아마도 이번 주말 유럽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이란 지도부가 미국과의 어떠한 합의문도 승인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현재 협상 문안의 상당 부분이 정리됐지만 이란은 '레드라인'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아직 이 사안에 대해 최종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매우 중요한 사안인 만큼 현재 관련 의사결정 기구들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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