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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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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안 풀면 美 수출 막는다”…트럼프, 유럽에 최후통첩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가격 안정을 위해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비상 경유 비축분을 방출하지 않을 경우 미국산 경유 수출 금지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유럽연합(EU) 측에 향후 6개월 동안 경유 1억2000만배럴을 방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경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폭등한 미국 내 경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경유 수출 금지 가능성을 검토하는 가운데 유럽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와 방위비 분담, 그린란드 문제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악화해왔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프랑스와 독일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 당국자들은 두 나라가 과거에도 비축유와 석유제품 재고를 방출하기로 한 약속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미 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정제유 공급을 늘리고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여러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미국과 협력하는 것이 유럽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의 경유 비축분 방출이 임박한 것처럼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유럽 국가들에 경유 비축분 방출을 요구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게 할 수도 있다"며 “그들에게는 경유가 일부 비축돼 있고 가격도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도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이 비상 경유 비축분을 방출하면 연료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매우 확신한다"고 밝혔다. 라이트 장관은 “수확철에 접어들고 겨울철 난방유 수요가 본격화하는 만큼 지금이 경유 비축분을 공동으로 방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시장에 경유를 더 공급해야 할 시점이며 실제로 방출할 수 있는 경유도 있다"며 “긍정적인 소식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미국 내 경유 가격을 끌어내리기 위해 미국산 경유 수출을 금지할 가능성을 잇따라 시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폭스뉴스 기자와 만나 경유 수출 금지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하면 자동차용 휘발유 가격이 다소 오르는 결과로 이어질 때가 있다"며 “그래도 매우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고 시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에도 기자들과 만나 라이트 장관,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과 미국산 경유의 해외 수출 제한 방안을 여전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럽 입장에서는 경유 비축분 방출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당장 역내 연료 가격을 끌어내릴 필요가 있지만,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심화될 수 있는 에너지 공급난에 대비해 충분한 재고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미국의 압박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유럽 국가들의 미국산 경유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EU 집행위원회와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EU 에너지 태스크포스는 2일 회의를 열고 관련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EU 집행위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아일랜드도 1일 회의를 열어 경유 비축분 방출 필요성을 논의했다. 한편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6.3895달러로, 지난달 22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6.5276달러에 근접해 있다. 글로벌 경유시장 수급은 앞으로도 빠듯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다수의 정유시설이 피해를 입은 러시아는 경유 수출 금지 조치를 10월 말까지 연장했다. 중국 정유업체들도 국내 재고를 확충하기 위해 10월 연료 수출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결국 전면전 가나”…이란도 ‘초강경 보복’ 준비 [이슈+]

8개월째 전쟁을 이어가는 미국과 이란이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협상의 끈을 놓지 않고 있지만, 동시에 전면전 가능성에 대비한 준비도 강화하고 있다. 대(對)이란 추가 공습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동에 항공모함과 병력을 추가 배치하고 있고, 이란 역시 미국의 대규모 군사 공격 재개에 맞서 이전보다 광범위하고 강력한 보복을 검토하고 있다. 양측 모두 협상 결렬에 대비한 군사적 선택지를 넓히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대규모 확전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당국자는 미국 국방부가 페르시아만 일대에 항공모함 1척과 해군·해병대 병력 1만명을 추가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당국자는 미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이 모항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를 지난달 27일 출항했다고 전했다. 루스벨트함의 최종 목적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번 출항으로 미 중부사령부가 중동 지역에서 보다 다양한 군사적 선택지를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13해병원정대 소속 병력을 태운 마킨아일랜드 상륙준비단도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출항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움직임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기로 결정할 경우 미군 지휘부에 더 다양한 군사적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루스벨트함이 실제 중동에 배치될 경우 이 지역에서 작전하는 미 항모는 다시 3척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했을 당시와 같은 규모다. 루스벨트함에는 해군과 해병대 병력 약 5000명이 탑승하고 있으며, 항모와 함께 움직이는 호위 함정들에도 수천명의 병력이 추가로 배치돼 있다. 다만 루스벨트함이 중동 지역에 있는 다른 모항을 교대할 가능성도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루스벨트함이 도착하는 대로 워싱턴함이 중동 지역을 떠나 모항이 있는 일본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이번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공격을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최근 미국과 이란이 외교 협상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양측의 대규모 군사 공격은 일단 소강상태에 들어간 상황이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은 여전히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시사전문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이후 이란을 상대로 군사 공격을 확대할 가능성에 대해 “가능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란이 제시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이른바 '7일 계획'도 거절한 바 있다. 이란 역시 미국의 대규모 군사 공격 재개에 대비해 이전보다 강력한 보복에 나서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군 지휘부는 미국과 연계된 자산뿐 아니라 미국의 군사작전을 지원하는 국가들까지 잠재적 공격 대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중동 밖에 위치한 목표물도 타격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란 당국자들은 미국이 대규모 공격을 재개할 경우 지원할 준비를 갖추라는 지침을 이란 정부가 레바논과 예멘의 친이란 세력에 내렸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당국자들은 해당 지침에 “호르무즈 해협에서부터 중동 지역의 미국 이해관계, 나아가 중동 밖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역에서 대응을 준비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동시에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협상 타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미국과 이란 양측 모두 타협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군사 계획은 점차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는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했던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귀국한 이후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로이터는 “이란이 협상을 통해 확전을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미국이 군사작전을 재개할 경우 이전보다 더 강력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인식이 이란 지도부 내에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워싱턴 소재 중동연구소(MEI)의 알렉스 바탄카 이란 프로그램 디렉터는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추가적인 확전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과 이란 모두 상당한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이란은 미국의 봉쇄로 핵심 외화 수입원인 원유 수출이 차단된 상황에서 장기전을 버텨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수년간 이어진 제재와 경제난으로 민생이 이미 크게 악화된 가운데 전쟁까지 길어질 경우 정권 내부의 부담도 한층 커질 수 있다. 바탄카 디렉터는 “이란은 미국의 봉쇄가 계속되는 상황을 감당할 수 없다"며 “이는 사실상 정권의 숨통을 끊는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지도부는 군사적 압박과 경제 제재가 동시에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내 불안이 다시 확산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지난 1월 경제난을 계기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만큼, 미국의 압박과 군사 공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민심 악화까지 겹칠 경우 체제 안정성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역시 장기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미 중동 지역에 다수의 항모와 상륙준비단을 운용하면서 해군 전력의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루스벨트함까지 중동에 배치돼 항모 3척을 장기간 유지할 경우 미 해군의 전력 운용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군 전력 전문가인 로널드 오루크 전 미국 의회조사국(CRS) 연구원은 “해당 지역에서 항모 2척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항모 전력에는 부담이 된다"며 “항모 3척을 장기간 유지한다면 훨씬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합의했다며”…트럼프·李대통령, 알래스카 LNG 놓고 정면충돌

한국 정부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참여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에서 공개적으로 엇갈린 메시지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500억달러 규모의 알래스카 LNG 사업에 참여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한 반면, 이 대통령은 사업성과 법적 요건이 충족돼야 실제 참여가 가능하다며 선을 그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투자 대상에는 최대 8기의 원자력발전소와 텍사스주 대형 가스발전소,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등이 포함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알래스카 사업을 두고 “투자 규모가 500억달러를 소폭 넘어설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들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 한국 정부가 전액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발표 행사를 마친 뒤 트루스소셜에 “뉴욕에서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을 만났고, 우리는 미국에 대한 2000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적었다. 이어 “미국과 한국은 500억달러 규모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며 “이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주민들에게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이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시 백악관은 두 정상이 조선 협력 등 여러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게시물을 통해 한국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설명은 1일 정부가 공개한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공동 팩트시트의 내용과 상당한 온도차를 보인다. 공동 팩트시트에는 “미국과 한국은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 및 모든 관련 국내법적 요건의 충족을 조건으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명시됐다. 투자 참여를 확정한 것이 아니라 일정한 조건 아래 사업성 검토에 들어가기로 했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이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뚜렷한 입장 차이가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어려움 속에서도 대미 투자 협상에 최선을 다했고 좋은 결과를 내준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통상교섭본부에 응원 부탁드린다"며 “미국이 발표한 대미 투자 사업 중 알래스카 LNG 사업은 상업성이 확인되고 대한민국 법 절차에 부합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워킹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알래스카 LNG 사업을 사실상 확정된 한국의 투자 프로젝트처럼 설명하자 우리 정부도 즉각 이의를 제기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관련 브리핑에서 “알래스카와 관련해서 양국이 합의한 것은 공동 팩트시트이며, 그게 합의 내용의 전부"라며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미국 측도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악명 높은지 알고 있다.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관세 관련 혜택이나 국내 기업의 시공 참여 등을 미국 측이 약속했다"며 “알래스카 사업은 상업적 합리성이 확인되는 경우에 추진한다는 분명한 원칙을 가지고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막대한 초기 투자비와 자금조달 문제로 수십 년간 추진과 지연을 반복해온 사업이다. 한국 정부 역시 그동안 사업성이 확인되지 않는 한 참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김 장관은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은 하이 리스크 사업"이라며 “상업적 합리성은 현금 흐름이 창출될 수 있는 프로젝트에 한정되기에 우리 기준에서 참여하기 쉽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 LNG 사업을 한국의 투자 대상으로 기정사실화하는 배경에는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백악관 발표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공화당 소속 댄 설리번 알래스카주 상원의원을 공개적으로 치켜세우며 LNG 프로젝트를 그의 정치적 성과로 부각했다. 특히 알래스카 상원의원 선거가 공화당과 민주당의 접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는 경제적 성과를 내세우기 위해 한국의 대미 투자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역시 국익을 이유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추후 협상 과정에서 신경전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연준 또 올린다더니”…美 물가 둔화에 금리 동결론 급부상

미국의 주요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연준의 올해 두 번째 기준금리 인상 시점 전망을 기존 10월에서 12월로 늦췄다. 골드만삭스는 “우리의 두 번째 금리 인상 전망 시점을 12월로 미룬다"며 “(12월 금리 인상) 이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불필요하다고 결론 내릴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이후 3년 만의 첫 금리 인상이자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취임 이후 첫 통화정책 조정이었다. 특히 워시 의장이 9월 FOMC에서 좀처럼 꺾이지 않는 물가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확산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물가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미국의 8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해 시장 예상치인 3.7%를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 역시 3.0%로 시장 예상보다 낮았다.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중요하게 참고하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자 이달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도 빠르게 높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약 62%로 반영하고 있다. 불과 하루 전 약 49%, 일주일 전 약 29%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금리 동결 전망이 크게 확산한 셈이다. 전날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다음 금리 인상 시점을 결정하기에 앞서 경제지표를 충분히 살펴볼 시간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PNC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의 구스 파우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 시점에서는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한 채 기다릴 수 있다고 본다"며 “앞으로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지겠지만 연준이 당장 움직여야 한다고 느끼지는 않는 것 같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오는 2일 발표되는 미국의 9월 고용보고서로 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9월 실업률이 4.1%를 기록하고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8만3000명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8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전월 대비 16만2000명 증가하면서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현재 높은 금리 수준에도 미국 노동시장 강세가 이어질 경우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뒷받침할 수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개발사도 망설이는데”…트럼프가 못박은 韓 알래스카 LNG 투자 [이슈+]

한국 정부의 2000억달러(약 280조원) 규모 대미 투자의 일환으로 구체적인 프로젝트가 공개됐지만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사업성을 따져 최종 투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예정된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한국의 참여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했기 때문이다. 1일 정부가 발표한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공동 팩트시트에 따르면 양국은 “미국과 한국은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 및 모든 관련 국내법적 요건의 충족을 조건으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명시했다. 한국 정부가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정한 것이 아니라 상업성과 법적 요건을 따져보기 위한 검토 단계에 들어간다는 의미다. 특히 공동 팩트시트와 보도자료에는 실제 투자 규모나 투자 방식, 최종 투자 결정 시점 등도 명시되지 않았다. 이는 함께 공개된 223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미 텍사스주 가스복합화력 발전소 프로젝트와 1200억달러(약 163조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8기 건설 프로젝트와 대조적이다. 앞서 한국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 협상을 통해 미국의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조선 협력 분야 1500억달러와 전략적 투자 분야 2000억달러를 포함해 총 3500억달러(약 473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은 달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우리 행정부가 체결한 합의 덕분에 한국은 최대 2000억달러를 투자하게 될 것"이라며 해당 투자에 원전 8기와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화력발전시설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알래스카 LNG 사업을 이미 확정된 투자처럼 언급한 것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알래스카 사업을 두고 “투자 규모가 500억달러를 소폭 넘어설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들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 한국 정부가 전액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규모가 540억달러(약 73조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 공개를 넘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공화당 소속 댄 설리번 알래스카주 상원의원을 지원하는 성격이 짙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설리번 의원은 알래스카에서 이 거래와 다른 여러 거래를 위해 거의 20년 동안 일해왔다"며 “특히 이번 거래를 성사시킨 댄 설리번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50년 동안 정치인들이 알래스카 파이프라인에 대해 이야기해왔다"며 “하지만 오늘 댄 설리번 상원의원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강조했다. 설리번 의원 역시 “알래스카에서 이 프로젝트를 위해 끈질기게 노력해왔다"고 화답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 노스슬로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약 800마일(약 1300㎞) 길이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남부 지역으로 운송한 뒤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막대한 사업비와 자금조달, 상업적 타당성 등을 둘러싸고 수년 동안 불확실성에 시달려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알래스카 사업을 주도하는 글렌파른의 브렌던 듀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백악관 발표 행사에서 “파이프라인 건설에는 3년이 걸리며 자금 조달이 이뤄지는 즉시 착공할 수 있다"며 “LNG 수출은 그로부터 약 2년 뒤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글렌파른이 아직 알래스카 LNG 사업을 실제로 추진할지에 대한 공식적인 최종투자결정(FID)을 내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업에 대한 FID는 당초 지난해 말까지 이뤄지는 것이 목표였지만 올해로 미뤄졌다. 글렌파른이 프로젝트 추진에 필요한 LNG 장기 구매계약 물량을 아직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글렌파른은 일본과 한국, 대만, 태국, 프랑스 등을 상대로 연간 총 1300만t(톤) 규모의 LNG 구매 관련 합의를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프로젝트의 자금조달을 마무리하려면 연간 300만t 규모의 추가 구매계약을 확보해야 하며, 기존 합의 역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계약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결국 사업 개발사조차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한국 정부 역시 상업성과 법적 요건을 따져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상황이다.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에 한미 양국도 공동 팩트시트에서 사업 검토에 착수한다는 선에서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LNG 사업을 이미 성사된 한국의 투자 프로젝트처럼 제시하고 이를 알래스카 지역 유권자들에게 대규모 에너지 사업을 유치한 정치적 성과로 부각한 셈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한국, 알래스카 LNG에도 참여”…280조 대미투자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미국 내 에너지 프로젝트에 최대 2000억달러(약 280조원)를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투자 대상에는 최대 8기의 원자력발전소와 텍사스주 대형 가스발전소,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프로젝트 등이 포함됐다. 한국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 협상을 통해 미국의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조선 협력 분야 1500억달러와 전략적 투자 분야 2000억달러를 포함해 총 3500억달러(약 473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발표하는 이 거대한 투자 패키지는 핵심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하고 미국의 에너지 지배력을 보장하는 동시에 한국 및 전체 태평양 지역과의 파트너십을 그 어느 때보다 강화하는 중대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 행정부가 한국과 체결한 협정 덕분에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 인프라 투자 중 하나를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 정부는 최대 2000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미국에서 최대 8기의 원자로를 건설하는 데 약 1000억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AP1000 원자로를 공급하는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가 해당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이와 별도로 텍사스주에 건설되는 6.5기가와트(GW) 규모의 가스발전소에 약 220억달러가 투자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전소는 미국이 각국과 체결한 무역 합의를 통해 확보한 해외 투자 약속을 바탕으로 자금을 지원받는 미국 내 여러 발전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발전소는 2030년 이전에 전력 생산을 시작할 수 있으며 텍사스 지역의 데이터센터 등에 전력을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전력회사 넥스트에라 에너지도 개발사업자 가운데 하나로 참여할 예정이다. 다만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를 둘러싸고는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00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설명하면서 “6GW 규모의 발전 시설과 8개의 새로운 대규모 원자력발전소, 그리고 마침내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이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도 알래스카 LNG 투자 규모와 관련해 “500억달러가 넘는 금액"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문제는 한국 정부가 아직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적인 투자 확약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미 양국은 그동안 대미 투자 협상을 진행하면서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최대 8기의 대형 원전 건설 등에 대해서는 세부 투자 규모와 추진 방향을 논의해왔지만,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경우 한국 측이 사업 참여를 최종 확정한 적은 없다. 블룸버그 역시 “한국은 지금까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전면적인 약속까지는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실제 자금 집행 여부가 추가적인 실사와 검토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건설을 사실상 확정된 사업처럼 발표한 것이다. 한국 정부로서는 대표적인 고위험·대규모 에너지 사업인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를 둘러싼 압박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 노스슬로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약 740마일(약 1190㎞) 길이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남부 지역으로 운송한 뒤 일부는 현지 발전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액화해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사업 자체는 수십 년 전부터 추진돼왔지만 막대한 건설비와 사업 규모 탓에 번번이 난관에 부딪혔다. 현재 사업을 개발하고 있는 글렌파른 그룹은 일부 LNG 수입업체들과 예비 계약을 체결했지만 아직 최종투자결정(FID)에는 이르지 못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알래스카 LNG 사업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후보를 지원하려는 정치적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발표에 참석한 댄 설리번 공화당 소속 알래스카주 상원의원을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열렬한 지지자라고 치켜세우며 해당 사업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에너지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이자 알래스카 주민들에게 엄청난 승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의원은 현재 민주당 소속 메리 펠톨라 전 연방 하원의원과 치열한 재선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알다시피 나는 알래스카에서 아주 큰 차이로, 정말 많은 표 차이로 승리했다"며 “그러니 문제가 없어야 한다. 내가 승리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역사상 그 누구보다 알래스카를 위해 많은 일을 했기 때문이다. 10배는 더 했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진실의 순간 왔다”…삼전닉스 버팀목 사라지자 ‘코스피 4000’ 경고 [머니+]

국내 증시가 이번 분기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그동안 코스피를 떠받쳐온 핵심 수급 요인마저 예상보다 일찍 사라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 대비 0.48% 내린 6838.04로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지수는 전장 대비 1.06% 오른 6943.47로 출발해 장중 한때 1.38% 상승하며 7000선 턱밑까지 올랐으나 오후 들어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고 하락 전환했다. 이로써 코스피는 3분기에 18.8% 급락하며 주요 글로벌 증시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코스피는 올해 상반기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세계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지난 7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포지션 청산이 급락세를 증폭시키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두고 “극적인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코스피는 지난 7월 급락 이후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6400~7100선 사이를 오가는 박스권 장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증시의 하방 위험을 키울 만한 요인들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총 55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시가총액 1·2위 기업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당초 11월 하순까지 이어질 예정으로, 그동안 코스피를 떠받치는 주요 수급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블룸버그가 한국거래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두 회사는 이미 계획했던 자사주 매입 물량의 약 80%를 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와 같은 속도가 유지될 경우 자사주 매입은 당초 계획보다 약 한 달 빠른 10월 중순께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반도체 '투톱'의 자사주 매입이 예상보다 일찍 종료될 경우 코스피가 주요 저항선으로 작용해온 7000선을 안정적으로 돌파하기 위해서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매수세 회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번 3분기 유가증권시장에서 38조767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 역시 13조179억원어치를 팔아치운 반면 개인투자자는 7조172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영향으로 주요 수급 주체로 부상한 기타법인은 44조534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던 만큼 10월 중순이나 말이면 대부분 소진될 것으로 본다"며 “자사주 매입이 사라지면 증시 변동성을 다소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는 현재 7500선 부근에서 상단이 막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든 상황인 만큼 새로운 매수 주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우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거시경제 여건 역시 국내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다. 이란 전쟁 장기화로 고유가 국면이 이어지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데다, AI 투자를 위한 대규모 회사채 발행까지 겹치면서 미 국채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미 3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621%까지 상승해 200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 역시 5.293%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FT에 따르면 CLSA의 심종민 리서치 총괄과 로베코의 조슈아 크랩 아시아태평양 주식 총괄 등은 채권금리 상승이 국내 증시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론 한국은행까지 긴축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글로벌 금융여건이 한층 더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술적 지표에서도 코스피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유명 기술 분석가 '더 그레이트 마티스(이하 마티스)'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코스피 일봉 차트를 공개하며 “큰 움직임이 임박했고 방향 결정도 머지않았다"며 “최근 나타난 기술적 패턴은 우려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마티스는 공개한 차트에서 코스피가 '약세 페넌트'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이후 이어지고 있는 횡보 흐름을 급락 이후 형성된 페넌트(수렴 구간)으로 해석한 것이다. 약세 페넌트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뒤 삼각형 형태의 좁은 범위 안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기존 하락 추세를 다시 이어가는 흐름이다. 마티스가 제시한 차트에서는 코스피가 현재 수렴 구간의 하단을 이탈할 경우 4000대 중반까지 내려갈 수 있는 기술적 시나리오도 제시됐다. 반대로 코스피가 7250선 부근의 상단 저항선을 돌파할 경우 해당 약세 시나리오는 무효화될 수 있다. 마티스는 “하방 이탈이 반드시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중대한 경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 같은 패턴은 통상 직전에 나타났던 방향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다음 주 흐름이 핵심"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진실의 순간이 왔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SS 믿고 올랐는데”…리튬 가격 추락, CATL·에코프로 등 ‘비상’ [머니+]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에 힘입어 올해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리튬 가격이 최근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한때 70%에 육박했던 올해 상승분도 상당 부분 반납됐다. 30일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현재 톤당 12만2800위안을 기록, 연중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지난해 말 11만위안대에 머물렀던 리튬 가격은 지난 5월 톤당 20만500위안까지 약 70% 치솟으며 약 3년 만에 20만위안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상승 동력을 잃고 빠르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도 광저우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탄산리튬 선물 가격이 9월 초 톤당 16만위안을 웃돌았지만 최근 12만위안 아래로 밀리면서 이달 들어 약 25% 급락했다고 전했다. 탄산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와 대형 ESS 등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정제 리튬 제품이다. 리튬 시장은 지난해 바닥을 찍은 이후 광산 공급 제한과 ESS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이어왔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ESS의 중요성이 부각되자 리튬 수요를 견인하는 주요 축으로 부상했다. 1년 전만 해도 탄산리튬 가격은 톤당 약 7만4000위안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낙관론이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컨설팅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의 애덤 메긴슨 수석 리튬 가격 애널리스트는 “수요 모멘텀이 최근 목격된 배터리 셀 생산 급증을 충분히 소화할 정도로 연말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며 “핵심은 당장의 수요가 아니라 중기적으로 수요가 얼마나 탄탄하게 유지될 수 있느냐에 대한 우려"라고 말했다. 중국 배터리 업계가 수요를 웃도는 생산능력을 대거 구축해온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이달 중순 신규 ESS 프로젝트에 대한 승인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중국은 이달 1일부터 그동안 소비세가 면제됐던 전기차 및 ESS용 리튬이온 배터리에 2%의 소비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중국 경제 전반의 거시경제적 역풍까지 겹치면서 향후 배터리 수요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무역 장벽과 미국의 긴축적인 통화정책 역시 리튬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는 추가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리튬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는 이달 초 발표된 재고 통계를 계기로 더욱 확산했다. 상하이금속시장(SMM)이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 내 리튬 재고 추정치는 17만5000톤으로 집계됐다. 종전 집계치는 7만8800톤이었다. SMM 측은 재고 집계 방식이 변경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리튬의 실제 수요가 얼마나 견조한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같은 악재가 잇따르면서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의 주가는 이달에만 20% 가까이 폭락했다. 현재 선전증권거래소에서 CATL 주가는 291위안 수준으로, 지난 5월 7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 468.75위안과 비교하면 약 38% 급락한 상태다. ESS와 연관된 국내 2차전지 관련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달 들어 약 9% 하락했고, 엘앤에프(-23%), 에코프로(-11%), LG에너지솔루션(-5%) 등도 일제히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리튬 가격의 하락 폭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칠레 리튬 광산업체 클린테크 리튬의 이그나시오 메헤치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가격 하락은 시장 자체의 펀더멘털보다는 일부 투자자들의 심리에 의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하락을 뒷받침할 만한 펀더멘털적 요인이 없다"며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향후 몇 년간 리튬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가격은 단기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컨설팅업체 프로젝트 블루의 조던 로버츠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 전기차 시장이 부진한 데다 ESS 배터리 셀 생산량과 실제 설치량 사이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7년으로 갈수록 리튬 공급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그럼에도 기본적인 수급 균형을 보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매달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재고 감소가 계속된다는 의미로, 감소 속도는 다소 둔화하더라도 리튬 가격에는 일정 부분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우리가 틀렸다, 달러 내년까지 강세”…韓 원화 환율 괜찮을까 [머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인 기조를 강화하면서 미국 달러화 가치가 다시 고공행진하고 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국내 수출기업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상방(원화 약세)이 제한되는 모습이다. 다만 달러 강세가 장기화할 경우 원화 가치에도 상당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9월 들어 1.9% 상승하며 최근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와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 이에 따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달러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12개월 동안 연준이 기준금리를 약 1%포인트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3.75~4.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이후 3년 만의 첫 금리 인상이다. 이런 가운데 연준 위원들은 매파적인 발언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마이클 바 연준 이사는 이날 디트로이트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적시에 목표 수준으로 내려오도록 하기 위해 추가적인 정책 조정이 필요할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며 “우리는 최대 고용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하고 견조한 성장을 지원하고 싶으며, 이를 위해서는 물가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인플레이션이 2% 수준으로 적시에 복귀하는 뚜렷한 추세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실질적 3인자 역할을 하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같은 날 뉴욕주 버펄로대 연설에서 “경제가 내 전망과 대체로 부합하게 전개된다면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으로 보다 적시에 복귀하도록 올해 말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한 차례 더 상향 조정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역시 9월 인상 이후에도 통화정책이 “다소 완화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TD증권의 자야티 바라드와지 외환전략 총괄은 “달러는 계속해서 미국 경제지표의 방향을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미국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과 얼마나 차이를 보이느냐가 달러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며, 연준이 현재 시장에 반영된 수준에 근접할 만큼 실제로 금리를 올릴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향후 달러화의 방향을 두고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미국과 주요국 간 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올 하반기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철회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지난 25일 보고서에서 “우리가 틀렸다"며 “이제 달러화가 연말까지 강세를 이어가고 2027년까지도 강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알렉스 코헨 전략가도 “올 연말까지 달러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최근 달러화의 상승세가 지나치게 가팔랐던 만큼 추가 강세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일부 기술적 지표를 인용해 달러화가 이미 과매수 구간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CIBC 캐피탈마켓의 노아 버팜 전략가는 “달러가 지나치게 상승한 모습으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시장 예상만큼 매파적이지 않을 경우 달러 강세가 제한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골드만삭스그룹의 카막샤 트리베디 글로벌 외환 및 금리 총괄은 달러가 앞으로도 현재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연준이 10월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만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나단 투프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향후 발표되는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성장률 지표에서 둔화 조짐이 나타날 경우 연준이 매파적인 메시지를 일부 완화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며 “그럴 경우 궁극적으로 달러화의 추가 상승 여력도 제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현재 달러당 1350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달 중순 1390원선까지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은 분기 말 수출기업들의 달러 매도(네고) 물량과 엔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최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주요 10개국(G10) 통화 가운데 9월 들어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인 통화는 엔화가 유일했다. 현재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7엔 수준으로 이달 들어 약 2% 하락했다. 일본 외환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커진 데다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엔화 가치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아이폰 더 자주 나오나”…애플, 조직 대수술로 출시 속도 높인다 [이슈+]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제품 개발 속도를 높이고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인 존 터너스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5년간 팀 쿡 체제에 있었던 애플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를 보여주는 첫 신호로 평가된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터너스 CEO가 최근 회사 내부에서 동료들과 이 같은 구상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검토 중인 초기 구상에는 그동안 봄·가을에 집중됐던 제품 출시 일정을 바꾸고, 엔지니어들과 고위 경영진 사이의 조직 단계를 줄이기 위해 일부 중간관리자 직책을 없애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터너스 CEO는 인공지능(AI) 시대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애플이 제품을 더 빠르게 출시하고 보다 실험적인 접근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구상은 애플이 카메라가 장착된 에어팟과 첫 스마트 안경, 아이폰 출시 20주년을 기념한 새 디자인의 아이폰 등 대규모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주목된다. 신제품 출시가 잇따라 예정되면서 터너스 CEO가 제품 발표 시점 자체를 재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 봄·가을 공식 깬다…신제품 '연중 출시' 검토 그동안 애플은 주요 신제품을 가을에 출시하고 경우에 따라 봄에 추가 제품을 내놓는 방식을 10년 넘게 집중해왔다. 그러나 터너스 CEO는 이 같은 출시 관행에서 벗어나 앞으로 연중 더 자주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애플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제품 개발 방식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실제 변화가 정착되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직원들은 전했다. 그럼에도 터너스 CEO를 비롯한 애플 경영진은 제품 개발 및 출시 확대를 통해 서비스 사업부의 성장 둔화를 상쇄하려 하고 있다. 터너스 CEO와 에디 큐 서비스 부문 총괄, 케번 파레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는 동시에 기존 제품과 서비스에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 사업부는 오랫동안 애플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수익성이 높은 부문 중 하나로, 하드웨어 판매 변동성을 상쇄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성장세가 둔화하고 앱스토어의 수익 구조도 압박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터너스 CEO와 경영진은 신제품 출시 주기를 앞당길 경우 기기를 판매할 기회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고객을 새로운 서비스로 유입시키고 기존 애플 생태계에서 추가 매출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 등에 따른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주요 부품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애플의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애플은 늘어난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지만, 비싼 가격표를 본 소비자가 충격을 받는 이른바 '스티커 쇼크'를 피하기 위해 현재까지는 비용 상승분 일부를 자체적으로 떠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직원들은 이미 업무 속도를 끌어올리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제품 개발 부문의 관리자들은 더 짧은 개발 일정 안에 더 많은 제품을 보다 자주 내놓으라는 요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예전보다 모든 것이 훨씬 더 직접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지금은 정말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 중간관리자부터 줄인다…애플에 부는 감원 칼바람 제품 출시 확대와 함께 터너스 CEO가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변화는 조직의 대폭적인 감축이다. 터너스 CEO는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이끌던 시절부터 신규 채용을 줄이고 기존 엔지니어들이 더 많은 성과를 내도록 하는 한편 조직의 비대화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같은 조직 운영 방식은 메타플랫폼과 구글 등 상대적으로 빠른 의사결정을 추구하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문화와 유사하다는 평가다. 터너스 CEO의 이 같은 기조를 반영하듯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은 최근 2주 동안 엔지니어링 프로그램 매니저(EPM)를 대상으로 인력 감축에 착수했다. EPM은 수십년간 애플의 제품 개발 과정에서 일정 관리와 부서 간 업무 조율을 담당해온 핵심 직군이다. 이번 감축 대상에는 다수의 프로그램 매니저뿐 아니라 고위급 직원 약 6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축 대상 직원들에게는 애플 내부에서 다른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몇 주의 시간이 주어졌다. 이 기간 내 새로운 보직을 확보하지 못하면 올해 말 해고될 예정이다. 과거 애플에서는 이 같은 인력 감축이 드문 일이었지만 최근 몇 달 사이 여러 조직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구조조정이 점차 잦아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애플은 인력을 줄이는 동시에 수익성 기여도가 낮다고 판단되는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개발 초기 단계에서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움직임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음성비서 시리와 비전프로 헤드셋, AI 관련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조직에서 상당한 규모의 인력 감축이 이뤄졌다. 최근에는 운동 수업의 오디오 전용 서비스를 개발해온 피트니스 플러스(Fitness+) 조직에서도 소수 인력이 줄었다. 애플은 또 AI가 직원들의 업무 일부를 대체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최근에는 애플케어 고객서비스 직원 약 5000명을 감원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다만 애플은 해당 계획을 보류했으며 현재로서는 이를 추진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애플 내부에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추가적인 감원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비용 절감 움직임은 사내 행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애플의 일부 조직은 올해 연말 파티에서 수년 만에 처음으로 직원들이 동반자를 데려올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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