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로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가 완제품(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수익성 악화라는 구조적 리스크에 직면했다. 업계에서는 내실이 흔들리고 있는 삼성전자 세트 사업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확정실적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매출 133조8734억원, 영업이익 57조232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은 69.2%, 영업이익은 756.1%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부문별로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매출 81조7000억원,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으로 전사 실적을 견인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여기에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까지 전반적인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반면에 스마트폰·가전·TV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메모리 등 핵심부품 가격 상승이 제조원가 부담으로 직결된 데다, 글로벌 수요 둔화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1분기 DX 부문 영업이익은 3조원으로 전년 동기(4조7000억원)보다 36% 감소를 감수해야했다. DX 부문의 부진은 단순한 원가 문제를 넘어 사업 전반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원가 상승, 수요 둔화, 경쟁 심화가 동시에 작용하는 '3중 압박' 구조 속에서 수익성 방어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TV와 가전은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지만, 시장 환경 악화와 비용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며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생활가전은 계절성과 경쟁 심화 영향까지 겹쳐 업계에서는 적자 구조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DX 부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원가 개선과 구조적 효율화, 중장기 조직 경쟁력 강화를 통해 근본적인 사업 체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가전사업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식기세척기·전자레인지 등 일부 생산라인을 축소하거나 외주로 전환하고, 수익성이 낮은 시장에 대한 재검토에 나선 움직임도 같은 맥락이다.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제조 중심에서 설계·브랜드 중심으로 전환하는 구조 재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동시에 삼성전자는 사업 혁신을 위해 최고 경험·품질 구현 제품에 더욱 집중하고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간 거래(B2B), 구독서비스 등 고성장 사업 확대도 병행한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가전업체들의 글로벌 존재감이 갈수록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존 '제품 판매 확대' 전략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어렵다"고 지적한 뒤 “삼성이 HVAC와 B2B 등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것도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과 TV 사업 역시 수익성 회복에 초점을 맞춘 전략으로 추진된다. 스마트폰은 플래그십 '갤럭시 S26' 시리즈와 보급형 A 시리즈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할 계획이다. TV 사업에서 반등도 노린다. 삼성전자는 30일 콘퍼런스 콜에서 “마이크로 적녹청(RGB),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중심으로 경쟁의 판을 바꾸는 신모델을 통해 론칭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북미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차별화된 마케팅과 유통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동시에 완제품 사업의 수익 구조를 어떻게 재정비할 지가 향후 실적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본다. 반도체가 실적을 견인하는 구조가 지속되더라도 DX 부문의 체질 개선이 지연될 경우 '외형성장 대비 수익성 둔화'라는 구조적 한계에 고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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