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상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9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에너지미래포럼 기조강연에서 “2026년 세계 경제는 전반적으로 둔화 국면에 있지만, 관세 충격에도 불구하고 하방이 일정 부분 방어되는 '비대칭적 완충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실장은 세계 경제 성장률에 대해 “2025~2026년 모두 3% 안팎으로, 팬데믹 이전 평균(3%대 중반)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절대적인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요인이 성장을 지탱하고 있는지에 대한 스토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전망의 의미를 “정확한 숫자를 맞히기보다는, 기업과 정책 결정자들이 대비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상대적 강세, 유럽·일본의 구조적 부진, 신흥국 간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성장률은 과거 평균보다 낮아지겠지만, AI를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가 전체 경기를 떠받치고 있다"며 “관세 충격이 예상보다 제한적인 것도 기업들의 빠른 공급망 재편과 환율 효과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유럽은 국가별 편차가 커지고 있다. 윤 실장은 “독일은 에너지 비용 급등과 산업 전환 지연으로 구조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반면, 스페인은 관광·서비스업 호황으로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명목임금은 오르고 있지만 실질임금이 여전히 마이너스여서 내수 회복에 제약이 있다"며 “금리 정상화 과정이 경기 회복을 동반한 결과라기보다는 공급 충격 대응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성장 둔화와 산업 과잉의 이중 구조를 지적했다. 윤 실장은 “부동산 부문의 장기 침체와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산업 부문은 과잉 경쟁 속에서 저가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 같은 구조는 글로벌 시장에 디플레이션 압력을 전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인도와 아세안 국가들은 미·중 갈등 속에서 해외 직접투자 유입과 내수 확대를 바탕으로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격 변수와 관련해서는 장기 금리의 하방 경직성을 강조했다. 윤 실장은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미국 장기 국채 금리는 재정 적자와 신뢰 훼손 우려로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금리 전반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환율에 대해서는 “달러화는 중장기적으로 약세 압력이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과거 수준으로 빠르게 복귀하기는 쉽지 않다"며 “자본 이동과 해외 투자 확대 등 구조적 변화가 환율 레짐을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는 공급 우위와 중국 수요 둔화를 이유로 “기조적으로는 60달러대 초반의 저유가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윤 실장은 향후 세계 경제의 주요 하방 리스크로 ▲미국 관세 정책을 둘러싼 사법 판단과 정책 불확실성 ▲각국의 재정 여력 약화 ▲AI 투자에 대한 기대가 자산시장 과열로 이어질 가능성 등을 꼽았다. 그는 “경제 주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수준보다 변동성과 예측 불가능성"이라며 “정책의 일관성과 방향성 제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실장은 “2026년 세계 경제는 침체로 급락하지는 않겠지만, 국가·산업·계층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국면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에너지, AI, 공급망 등 구조적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각국의 성과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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