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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전지성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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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20대로 돌아가면 무조건 창업…AI가 못하는 일 찾아야”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 무조건 창업할 것“이라며 대한민국과 인류가 직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정해진 답을 잘 찾는 능력보다 AI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찾아 정의하고 풀어내는 역량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1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방송된 EBS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시즌6에서 'AI와 새로운 자본주의 그리고 청년'을 주제로 강연했다. 한국 기업인으로는 처음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최 회장은 세 차례 강연에 이어 두 편에 걸쳐 청년들과 취업과 창업, AI 시대 일자리, 교육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최 회장은 '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 AI 시대에 어떤 일에 도전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일단 저는 무조건 창업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지금처럼 반도체를 하는 창업은 아닐 것"이라며 “대한민국이나 인류가 직면한 가장 어려운 문제, 혹은 고통받는 사람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 부족과 탄소 배출, 식량 부족 등을 해결하고 싶은 문제의 사례로 들었다. 기존 방식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면 새로운 농사법이나 인공식품 개발 같은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에게는 거대한 목표보다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작은 문제부터 해결해보라고 조언했다. 최 회장은 "환경, 돌봄, 저출산, 금융 약자 등 사회에는 수많은 문제가 있다“며 "처음부터 거대한 문제를 풀려고 할 필요는 없다. 내 손에 잡히는 작은 문제부터 해결하고 그 경험들이 쌓이면 점점 더 큰 해결책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 “8시간 일이 1~2시간으로"…AI가 직업 개념 바꾼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기존의 '직업' 개념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최 회장은 "지금까지는 한 회사, 한 직종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일하는 것을 직업이라고 생각했지만 AI가 이러한 개념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AI를 활용해 기존에 8시간 걸리던 업무를 1~2시간 만에 끝낼 수 있다면 남은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하거나 다른 일을 하는 방식으로 노동의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교육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학교가 하나의 정형화된 방식으로 인재를 길러내던 시대는 달라져야 한다“며 학교가 새로운 문제 해결 방법을 찾고 직접 도전하고 실험하는 공간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학 졸업장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문제를 해결해본 경험"이라며 문제를 정의하고 질문하는 능력과 사고력, 공감 능력,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AI 시대 리더는 AI가 할 수 없는 일 해야" 최 회장은 AI 시대 리더의 역할에 대해서도 "AI가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를 활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조직과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사람을 움직여 해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AI는 지능을 높여주는 도구이지만 지능이 곧 지혜는 아니다"라며 청년들이 갖춰야 할 역량으로 생각하는 힘과 공감 능력, 변화에 적응하는 힘, 신체적 역량 등을 제시했다. 실패를 감수한 도전도 주문했다. 최 회장은 "실패하지 않으려고 안전장치를 모두 마련할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오히려 AI가 진화하는 속도에 뒤처질 수 있다“며 실패 이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번 5차례 강연에서 사회적 가치에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새로운 자본주의', AI 경쟁력의 '속도·규모·안전(3S)', 약 6조달러 규모 시장을 목표로 하는 한일 경제연대 구상 등도 제시했다. 최 회장은 강연을 마치며 "젊은 여러분들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고 함께 고민한다면 대한민국의 앞날은 우리가 밝게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대한상의, 임직원 윤리경영 캠페인 ‘컴플 투게더’ 개최

대한상공회의소가 임직원의 준법의식을 높이고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윤리경영 캠페인을 진행한다. 대한상의는 19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상의회관에서 임직원 참여형 윤리경영 캠페인 '컴플 투게더'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사례 중심 준법교육과 컴플라이언스 퀴즈, 관행타파게임, 모의신고 체험, 자가점검 등으로 구성됐다. 임직원들이 실제 업무 과정에서 지켜야 할 원칙을 익히고 기존 업무 관행을 점검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한상의는 올해 업무상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내부 컴플라이언스 체계도 정비했다. 사업 추진 과정의 위험요인을 점검하는 사전 검토 절차를 도입하고 사내 변호사를 채용해 상시 법률자문 체계를 구축했다. 내부신고 시스템도 강화했다. 캠페인 기간 진행되는 관행타파게임과 자가점검 프로그램에서는 기존 업무방식을 점검하고, 모의신고 프로그램을 통해 내부신고 절차를 직접 체험하도록 했다. 김정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컴플라이언스는 업무 중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예방하고 구성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지켜주는 든든한 가드레일"이라며 “임직원 모두가 올바른 업무 기준을 공유하고 익숙한 업무관행을 건강하게 다듬어 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는 연일 급락…삼성·SK ‘호남 반도체 속도전’ 변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거나 예고하고 있지만 주가는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와 중국 메모리 업체의 추격 등이 맞물리면서다. 양사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이어 호남 신규 생산시설 구축까지 추진하는 가운데 향후 투자 속도와 자금 집행계획에도 관심이 쏠린다. 19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6일 21만5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2.62% 반등했지만 지난 2일 종가와 비교하면 21.92% 하락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도 이날 0.79% 오른 127만2000원에 마감했으나 앞선 7거래일 연속 하락에 따른 낙폭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도 거셌다. 지난 12~16일 외국인은 SK하이닉스 주식 5조3565억원, 삼성전자 주식 3조5070억원을 순매도했다. 두 기업에서만 약 8조8600억원이 빠져나간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4.46% 하락했다. 주가 흐름은 양사의 실적과 대조적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실적에서 사상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발표했고, SK하이닉스 역시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반면 시장에서는 미국 AI 인프라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과 투자 수익성, 중국 메모리 업체의 공급 확대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16일 미국 증시에서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3.83% 하락하면서 국내 반도체주의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 최태원 “장기 보유" 강조…호남 투자도 속도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반도체 산업의 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지속적으로 드러내 왔다. 최 회장은 지난 7월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SK하이닉스 주식과 관련해 단기 매매보다 장기 보유를 강조했다. 같은 달에는 SK하이닉스 주식을 직접 매수하며 기업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지난 9일에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지인 광주 군공항을 직접 방문해 조기 착공 의지를 밝혔다. 최 회장은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용인과 호남 생산시설을 병행 건설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전력과 용수 공급이 늦어지더라도 공사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면 먼저 착공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삼성전자 역시 호남 신규 투자 준비에 나선 상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6월 정부의 반도체 지방 투자계획 발표를 앞두고 대통령과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사장단은 7월 광주 군공항 부지를 방문했으며 김용관 DS부문 경영전략총괄 사장은 8월 호남 투자 준비 시점이 크게 앞당겨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양사 모두 호남 신규 팹의 구체적인 착공 일정과 단계별 투자 집행계획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 용인도 앞당기는데 호남까지…투자 우선순위 주목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대규모 생산능력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용인 국가산업단지에 반도체 팹 6기를 구축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완공 목표 시점을 기존 2045년에서 2033년으로 앞당기는 등 투자 일정을 단축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호남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기씩 총 4기의 메모리 팹을 구축하는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발표된 장기 투자 구상 규모는 총 800조원에 달한다. 용인과 호남의 신규 생산시설을 병행 구축할 경우 기업별 투자 규모와 집행 시기, 장비 도입 일정, 전문인력 확보 등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특히 기존 생산시설 확충과 신규 투자에 필요한 자본을 어떻게 배분할지가 관심사다. 반도체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가 설비투자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최근 주가 급락의 배경으로 AI 인프라 기업들의 재무 부담과 향후 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장기 수요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 2030년 첫 양산 목표…착공·전력·용수 일정 관건 정부와 전남광주시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2030년 첫 양산을 목표로 기반시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군공항 관련 시설 이전과 부지 정비, 산업단지 조성, 전력·용수 공급망 구축 등 실제 착공과 가동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반도체 팹은 건축공사를 마친 뒤에도 생산장비 반입과 설치, 시운전, 수율 안정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업들이 조기에 공사에 착수하더라도 기반시설 공급 일정이 맞지 않으면 실제 양산 시점은 늦어질 수 있다. 특히 최근 반도체주 급락이 기업의 직접적인 투자 여력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AI 산업의 중장기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향후 AI 인프라 투자 우려가 실제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지, 일시적인 금융시장 불안에 그칠지가 반도체 업황 판단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양사의 호남 신규 팹 투자 역시 기존 용인 투자와의 우선순위, 장기 메모리 수요 전망, 정부의 기반시설 공급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오너 경영능력 평가-정의선 ③] 125조·260억달러 투자…‘성과 회수와 지배구조’ 마지막 시험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자동차 본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로봇과 인공지능(AI), 전기차·배터리, 수소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국내외 투자 규모만 수십조원에 이른다. 경영능력 평가에서 투자 발표 자체는 성과로 볼 수 없다. 계획한 시기에 공장과 연구시설을 완공하고, 투자한 자금이 매출과 이익·현금흐름으로 돌아오는지 확인해야 한다. 정의선 체제의 최종 성적표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이유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국내에 125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전 5년보다 40% 이상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AI 기반 자율주행과 로봇, 전동화, SDV, 수소 등 미래사업 투자에 50조5000억원을 배정했다. 현대차 단일 법인도 같은 기간 연구개발과 설비, 전략투자에 총 77조3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미국에는 2025년부터 2028년까지 260억달러를 투자한다.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자동차 생산능력 확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시설이 주요 사업이다. 조지아 메타플랜트에는 이미 자동차·배터리 분야를 합쳐 126억달러가 투입됐다. ◇ '얼마를 쓰느냐'보다 '얼마를 회수하느냐' 국내 125조2000억원과 미국 260억달러를 단순히 합산해 현대차 한 회사의 투자로 봐서는 안 된다. 두 계획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그룹 계열사의 투자를 포함하고 대상 기간과 사업 범위도 다르다. 일부 사업은 국내 연구개발과 해외 생산시설이 연결돼 있어 중복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투자 규모가 과거보다 크게 늘었다는 방향은 분명하다. 자동차 공장뿐 아니라 배터리 합작사와 철강, 로봇, AI 인프라에 동시에 자금이 들어간다. 투자 기간에는 감가상각비와 연구개발비, 차입 부담이 먼저 발생하고 매출과 이익은 뒤늦게 나타난다. 1편에서 확인한 현대차의 수익성 개선은 이러한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기반이다. 현대차의 연평균 영업이익은 2017~2019년 3조5000억원에서 2023~2025년 13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문제는 관세와 경쟁 심화로 자동차 이익률이 낮아지는 상황에서도 투자 재원을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느냐다. 2025년 현대차 매출은 역대 최대인 186조254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1조4679억원으로 전년보다 19.5% 감소했다. 미국 관세와 판매 인센티브 증가가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본업의 이익이 흔들리는 시기에 미래사업 손실과 대규모 설비투자가 동시에 늘어나면 현금흐름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따라서 국내외 투자계획은 투자액이나 착공 건수보다 가동률과 매출, 투자 후 영업현금흐름으로 평가해야 한다. 미국 공장의 현지 생산 확대가 관세 부담을 얼마나 줄였는지, 배터리 합작사가 안정적인 고객과 수익을 확보했는지, 로봇 투입이 제조원가를 낮췄는지를 구분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보스턴다이내믹스 가치, 누구에게 돌아가나 자본 배분과 함께 살펴봐야 할 문제는 투자 성과의 귀속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보스턴다이내믹스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했다. 이후 증자 과정에서 지분율이 변동했고, 소프트뱅크 잔여 지분 인수 발표 이전 기준으로 HMG글로벌이 56.4%, 정의선 회장이 개인적으로 22.6%, 현대글로비스가 11.25%, 소프트뱅크가 9.65%를 보유했다. HMG글로벌은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가 출자한 미국 법인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7월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9.65%를 추가로 인수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완전자회사로 만들기로 했다. 그룹의 전략적 통제력이 높아지는 동시에 정 회장의 개인 지분율도 20%대에 이르는 구조다. 정 회장은 최초 인수 당시 개인 자금 약 2400억원을 투입했다. 오너가 자신의 자금을 신사업에 투자해 위험을 함께 부담했다는 점은 책임경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향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하거나 상장할 경우, 그룹 계열사의 자금과 생산시설·데이터를 활용해 성장한 가치 중 상당 부분이 총수 개인에게 돌아간다는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현대차 공장을 초기 고객과 실증 장소로 활용하고,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추가 증자에 참여한다면 거래 조건과 가치평가의 투명성이 중요해진다. 상장을 추진할 경우에는 상장 시점과 공모가, 계열사와 정 회장의 구주매출 여부까지 공개해야 소액주주와의 이해상충 논란을 줄일 수 있다. 현재로서는 상장 시점도 확정되지 않았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측은 2027년 상장 가능성을 낮게 봤으며, 아틀라스의 양산과 현장 운용실적을 쌓은 뒤 상장을 검토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상장 기대감보다 로봇의 실제 매출과 수익성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단계다. ◇ 로봇 전환, 노사관계도 경영능력 평가 대상 로봇과 AI의 생산현장 투입은 기술과 재무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생산직 업무와 고용구조를 바꾸는 만큼 노사관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현대차 노조는 로봇과 AI가 생산인력을 대체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고용안정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생산직 가운데 상당수가 향후 수년간 정년퇴직할 예정이어서 회사는 자연 감소와 자동화를 함께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충분한 협의 없이 로봇 도입을 밀어붙일 경우 생산성 향상분보다 노사 갈등 비용이 커질 수 있다. 정 회장의 실행력이 진정한 경영 성과로 이어지려면 기술 도입 속도뿐 아니라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한다. 미국 투자 확대에 비해 국내 생산과 고용이 위축된다는 인식이 생기지 않도록 국내 투자계획의 집행 상황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 본업은 '합격', 미래투자와 지배구조는 '진행 중' 재무·사업 분석을 종합하면 정 회장 체제의 가장 분명한 성과는 자동차 본업의 수익성 개선이다. 판매량이 감소했는데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고, 영업이익률 개선 폭도 주요 글로벌 경쟁사보다 컸다. SUV와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북미 중심으로 제품과 시장 구성을 바꾼 결과다. 미래사업에서는 자율주행과 로봇, 차량 소프트웨어 기업을 짧은 기간에 확보해 전략 방향을 구체화했다. 수소사업도 단기 시장 규모에 매몰되지 않고 장기 선택지로 유지했다. 사업을 이해하고 결정을 내리는 속도는 다른 오너 경영인과 비교해 강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반면 투자효율은 아직 점수를 확정하기 어렵다. 모셔널과 보스턴다이내믹스, 포티투닷은 큰 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고 국내외 대규모 투자도 이제 집행 단계에 있다. 발표한 투자액이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전환돼야 경영 성과로 인정할 수 있다. 지배구조 역시 남은 과제다.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대한 정 회장의 개인 투자가 책임경영으로 평가받으려면 계열사와 총수 간 이익 배분이 공정하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기업가치가 높아질수록 가치평가와 상장 방식, 거래 조건을 둘러싼 시장의 검증도 강해질 수밖에 없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 원장은 “세계 자동차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현대차가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낸 것은 정 회장이 본업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인 결과로 볼 수 있다"면서도 “보스턴다이내믹스 등을 지배력 강화에 활용하려 한다는 인상을 주면 시장의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 회장의 지난 6년을 전체적으로 나쁘게 평가할 이유는 없지만, 약한 지배구조를 무리하게 보완하려다 시장의 불신을 키워서는 안 된다"며 “본업에서 확인된 경쟁력을 미래사업의 수익성과 투명한 지배구조로 연결하는 것이 다음 과제"라고 평가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미 재계, 3500억달러 투자 이행 선언…미국은 한국의 비관세장벽 해소 요구

한미 경제계가 3500억달러 규모의 한국 대미 투자계획을 구체적인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 측은 투자 이행을 촉구하는 동시에 한국 시장에서 미국 기업의 접근성과 공정한 대우를 요구했다. 한국경제인협회와 미국상공회의소는 1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제36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열고 조선과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AI) 인프라, 에너지, 제약·바이오 등 전략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류진 한경협 회장과 에반 그린버그 미한재계회의 위원장 겸 처브그룹 회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재계에서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성래은 영원무역그룹 부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해 SK·현대차·LG 등 주요 대미 투자기업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이번 총회는 한미 정부가 이달 초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 사업 등을 포함한 전략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한 이후 처음 열린 양국 경제계 회의다.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가운데 1500억달러는 조선 분야에 배정돼 있다. 나머지 투자도 반도체와 에너지 등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구체화될 전망이다. 류진 회장은 정부 간 합의로 투자 틀이 마련된 만큼 실제 사업 추진은 기업이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들이 지난해 미국에 투자한 금액은 220억달러를 넘어 최근 10년 연평균 수준을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에반 그린버그 위원장도 정부 간 합의를 실질적인 경제적 기회로 전환하는 주체는 기업과 투자자, 근로자라고 밝혔다. 양국 경제계는 미국의 산업 역량 강화와 한국 기업의 사업기회 확대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양측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투자환경 조성을 양국 정부에 요청했다. 대규모 투자사업의 신속한 인허가와 전문인력의 원활한 이동을 위한 비자제도 개선도 공동 건의사항에 포함됐다. 미국 측은 한국의 투자환경 개선도 요구했다. 스틸 대사는 한미 간 통상·투자 합의를 이행할 시점이라며 한국 시장에서 미국 기업의 접근성과 공정한 대우가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와 시장 진입 제한 등 비관세장벽 개선을 한국 정부에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한국 기업에는 대규모 투자와 조속한 사업 집행을 요구하면서 한국에는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구조가 보다 선명해진 것이다. 향후 양국 협의에서는 미국 내 인허가·비자 문제와 한국 내 디지털·플랫폼·농축산물 관련 규제가 함께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한미 경제계는 텍사스 가스발전 사업을 시작으로 원전과 액화천연가스(LNG), 첨단조선 분야의 후속 투자사업도 발굴하기로 했다. 반도체와 배터리, AI 인프라, 바이오 분야에서는 공급망 안정과 공동 연구개발, 현지 생산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이 실제 투자를 집행하려면 사업성뿐 아니라 인허가 기간과 전문인력 확보,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투자 규모를 선언하는 단계를 넘어 사업별 투자 주체와 조건을 구체화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포스코·한화오션, LNG운반선 화물창에 ‘고망간강’ 적용 추진

포스코가 독자 개발한 고망간강의 적용 범위를 LNG 추진선 연료탱크에서 대형 LNG운반선 화물창으로 확대한다. 한화오션과 실증선을 확보해 실제 운항 데이터를 축적하고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은 LNG 화물창 시장 진입을 추진한다. 포스코와 한화오션은 15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이희근 포스코 사장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망간강 화물창 실증선 확보를 위한 상호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플로우 등 포스코그룹 계열사도 실증선 확보와 운용을 지원한다. 양사는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고망간강 화물창을 탑재한 실증선을 건조하고 실제 운항 환경에서 안전성과 내구성, 운용 효율 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선주사를 상대로 고망간강 화물창의 운항 실적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 연료탱크 넘어 화물창으로…소재 시장 10배 고망간강은 영하 163도 이하의 극저온 환경에서도 강도와 충격인성을 유지하도록 포스코가 개발한 특수강재다. 고가의 니켈 합금강인 인바(INVAR)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장량이 풍부한 망간을 활용한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고망간강의 적용 대상을 선박 연료탱크에서 LNG 화물 자체를 대량 저장하는 화물창으로 확대하는 데 있다. LNG 추진선의 연료탱크에는 선박 한 척당 약 1000톤의 소재가 사용되는 반면 LNG운반선 화물창에는 1만톤 이상이 투입된다는 게 포스코 측 설명이다. 화물창 적용이 본격화될 경우 고망간강의 선박용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는 구조다. 다만 새로운 소재가 LNG 화물창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실제 운항 환경에서 성능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양사가 이번 실증선 확보에 나선 것도 글로벌 선주사가 요구하는 운항 실적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고망간강 화물창은 별도로 제작한 화물창을 선박에 탑재하는 독립형 구조로 설계된다. 포스코와 한화오션은 LNG 기화율을 고객 요구에 맞게 조절하고, 액체 화물이 출렁이면서 화물창 벽면에 충격을 주는 '슬로싱'에 대한 운항 제약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 10여년 공동개발…누적 51척 적용 포스코와 한화오션의 고망간강 협력은 10년 이상 이어져 왔다. 포스코는 광양 LNG터미널 저장탱크 등에 고망간강을 적용하며 실증을 진행했고, 이후 선박 분야로 적용 범위를 넓혔다. 포스코가 발주한 석회석 운반선에 고망간강을 적용한 데 이어 2021년에는 한화오션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의 LNG 연료탱크에도 적용했다. 2026년 현재 LNG 연료탱크 등을 포함한 고망간강 적용 선박은 누적 51척이다. 포스코그룹은 이번 사업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의 LNG 트레이딩·터미널 사업과 포스코플로우의 물류 역량도 연계할 방침이다. 양사는 LNG운반선 화물창 실증 이후 LNG 벙커링선과 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FSRU) 등으로 고망간강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수소·에탄·암모니아 등 저온 화물 운송 분야도 적용 대상으로 검토한다. 이희근 포스코 사장은 “LNG 화물창을 시작으로 친환경 선박 소재 시장의 글로벌 표준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는 “안전성과 경제성을 갖춘 화물창 솔루션을 제공하고 LNG를 비롯한 다양한 저온 화물 운송 분야로 적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같은 바다인데 동해가 수십배 비싸”…대한상의, 규제개선 75건 건의

같은 바다에 해상풍력 발전시설을 설치해도 인근 토지가 어디냐에 따라 공유수면 사용료가 수십 배 차이 나는 등 기업 현장과 맞지 않는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경제계의 요구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역기업들이 제기한 규제합리화 건의과제 75건을 민관합동 규제합리화추진단에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건의는 대한상의가 지난 6~9월 규제합리화위원회와 충남북부·화성·울산·여수·대전 등 5개 지역상의를 돌며 개최한 규제간담회에서 발굴했다. ◇ 섬 있느냐 없느냐에 해상풍력 사용료 수십배 차이 대표적인 건의는 해상풍력 발전시설의 공유수면 점·사용료 산정 방식 개선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해상풍력 발전사업자가 바다를 이용할 때 해당 공유수면과 가장 가까운 토지 가격을 기준으로 점·사용료를 산정한다. 이에 따라 섬이 많은 서해안과 남해안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섬의 땅값이 적용될 수 있지만, 섬이 드문 동해안에서는 가격이 높은 육지 가격을 기준으로 사용료가 결정될 수 있다. 울산지역 기업들은 이 때문에 주변 섬의 유무에 따라 공유수면 사용료가 수십 배 이상 차이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근 땅값 대신 해상풍력 사업의 특성과 실제 바다의 이용가치를 반영한 별도 산정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 “자격증 5~6개 있어도 겸직 못해"…인력 규제 개선 요구 지역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안전관리자 선임 규제를 개선해 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석유화학 공장은 위험물 탱크와 고압가스 설비, 보일러 등에 서로 다른 법률이 적용돼 시설별 안전관리자와 부재 시 업무를 대신할 대리자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여러 자격을 갖춘 직원도 다른 법령에 따른 안전관리자와 대리자를 겸직할 수 있는 근거가 불명확해 추가 인력을 채용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한 지역 공장장은 “자격증을 5~6개씩 가진 직원을 뽑아도 겸임을 못하고 있다"며 안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겸직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다. 조선업계에서는 외국인 일반기능인력(E-7-3) 고용 허용 비율을 현 수준으로 유지해 달라는 건의가 나왔다. 외국인 근로자의 장기근속과 지역 정착을 위해 배우자가 제조업 등에서도 취업할 수 있도록 취업 허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 천막은 되고 강판은 안되고…지자체마다 다른 기준 공장 간이창고에 사용할 수 있는 자재 기준을 통일해 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현행 건축법 시행령상 간이창고는 천막이나 합성수지 등으로 설치할 수 있으며 강판 등 다른 재료는 지자체가 조례로 허용한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같은 용도의 창고라도 지역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자재가 달라진다. 충남지역의 한 기업은 “천막은 태풍이나 폭설에 무너질 위험이 있고 햇빛에 굳어 3~4년마다 바꿔야 한다"며 “500평 규모를 교체하는 데 1억원 이상 든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내구성이 높은 강판을 지역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밖에도 고속·시외버스 차령 연장, 과속방지턱 설치정보 현행화 및 관리체계 개선, 혁신금융서비스 실증과 제도권 전환 연계 절차 마련 등이 건의과제에 포함됐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성장본부장은 “지역은 달라도 인력난과 외국인노동자, 안전관리자 고용 문제는 곳곳에서 반복됐다"며 “여러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는 제도를 고치고 지역별로 현장에 맞게 풀어가는 규제합리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오너 경영능력 평가-정의선 ②] 차 넘어 로봇·AI에 베팅…‘빠른 결단’의 성적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체제에서 현대자동차는 판매량보다 수익성을 중시하는 구조로 전환했다. 1편에서 확인한 변화가 자동차 본업의 성적표라면, 두 번째 평가 대상은 본업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어디에 투자했는지다. 정 회장은 자율주행과 로봇, 소프트웨어를 미래 자동차산업의 핵심 축으로 보고 외부 기술기업을 잇달아 확보했다. 2020년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을 출범시켰고, 2021년에는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2022년에는 자율주행·소프트웨어 기업 포티투닷을 그룹 계열사로 편입했다. 세 건의 투자는 짧은 기간에 이뤄졌다. 전통적인 완성차 제조사가 자체 연구개발만으로 로봇과 인공지능(AI), 차량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외부 기술을 사들이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각 회사의 역할도 구분돼 있다. 모셔널은 자율주행 운행 기술, 포티투닷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와 차량 운영체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산업용·휴머노이드 로봇을 담당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제조 현장과 자동차에 적용해 현실 공간에서 움직이는 '피지컬 AI' 생태계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 3년간 미래기술 3축 확보…결정 속도는 빨랐다 정 회장의 강점으로 평가되는 부분은 기술 변화에 대한 대응 속도다. 자동차회사의 경쟁 상대가 다른 완성차업체를 넘어 테슬라와 중국 전기차업체, AI·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존 내연기관 기술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이후 로봇사업은 그룹 제조전략과 구체적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생산 현장에 투입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미국에는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시설도 구축할 계획이다. 로봇을 외부에 판매하기 전에 현대차 생산공장을 시험대이자 초기 수요처로 활용하는 구조다. 엔비디아와는 AI 연산 및 로봇 학습 인프라를, 웨이모와는 자율주행차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 등 글로벌 AI기업과의 협업도 확대했다. 기술기업을 인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동차 생산과 이동서비스에 적용하려는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전 숙명여대 교수)은 “일부 오너 경영인은 자신이 맡은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 회장은 자동차산업과 회사의 핵심 사업을 상당히 깊이 이해하고 열정적으로 움직이는 경영자"라며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은 분명한 강점"이라고 말했다. ◇ 기술은 확보했지만 수익화는 아직 2025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영업손실은 약 5284억원이었다. 모셔널은 약 5023억원, 포티투닷은 약 34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세 회사의 손실을 합하면 1조3800억원에 이른다. 세 회사의 기술이 현대차의 생산비용을 줄이거나 외부 매출로 이어졌는지 측정할 수 있는 지표도 충분하지 않다. 로봇을 공장에 투입해 생산성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자율주행 기술이 유료 서비스로 연결됐는지, 차량 소프트웨어가 반복적인 수익을 만들고 있는지가 앞으로의 평가 기준이다. 아틀라스의 2028년 미국 공장 투입은 첫 번째 검증 무대가 될 전망이다. 계획대로 현장에 배치되더라도 실제 작업 속도와 안전성, 사람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면서 절감하는 비용까지 확인해야 투자 성과를 판단할 수 있다.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시설 역시 생산능력 확보보다 외부 고객과 판매가격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 수소는 시장 작아도 장기 선택지로 유지 정 회장이 장기간 직접 챙긴 또 다른 미래사업은 수소다. 현대차는 승용 수소전기차 넥쏘를 비롯해 수소트럭과 버스, 연료전지 시스템을 개발해 왔다. 그룹의 수소사업 브랜드 'HTWO'를 중심으로 생산과 저장, 운송, 활용을 연결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수소차 시장은 전기차와 비교하면 규모가 작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높은 차량 가격, 수소 생산비용도 해결되지 않았다. 승용차 판매만 놓고 보면 현대차가 수소사업에서 투자비를 회수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다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와 중국 기업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을 고려하면, 현대차가 상대적으로 앞서 있는 수소를 장기 선택지로 유지하는 전략 자체를 실패로 단정하기도 어렵다. 상용차와 물류, 발전·산업용 연료전지로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유 원장은 “내연기관 시장은 장기적으로 줄어들고 전기차는 테슬라와 중국 업체들이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아직 시장 규모가 작더라도 현대차가 기술적 주도권을 가진 수소 분야를 계속 개척하는 선택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 체제의 미래사업 투자는 방향성과 실행 속도에서는 분명한 특징을 보인다. 자율주행과 로봇, SDV를 각각 확보하고 이를 피지컬 AI라는 하나의 전략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세 회사가 기록한 1조원대 영업손실은 기술 확보와 투자 회수가 별개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현재까지의 평가는 '전략 실행은 빠르지만 투자효율은 검증 중'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2028년 아틀라스 투입과 자율주행 서비스 확대, SDV 적용 차량 출시 이후에도 손실이 줄지 않는다면 빠른 결단은 비용 부담으로 다시 평가받을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노소영 맞상고 포기…최태원, 재산분할 2440억원만 대법서 다툰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판결에 부대상고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최 회장 측이 불복한 재산분할금 2440억원을 중심으로 심리할 전망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노 관장 측은 부대상고 기한인 전날 자정까지 대법원에 부대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부대상고는 한쪽 당사자가 상고했을 때 상대방도 원심판결 중 자신에게 불리한 부분을 함께 다툴 수 있는 절차다. 앞서 서울고법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과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 측은 재상고했지만 재산분할금 가운데 7000억원은 더 이상 다투지 않고, 나머지 2440억원에 대해서만 대법원의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 측은 파기환송심이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도를 33.3%로 산정한 과정과 SK 주가 상승분을 재산분할 비율에 반영한 방식에 법리적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 관장이 부대상고를 포기하면서 대법원 심리 범위는 최 회장 측이 제기한 쟁점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지급해야 할 재산분할금이 파기환송심 판단인 9440억원보다 늘어날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고, 쟁점이 된 2440억원이 유지되거나 줄어들지가 관건이 됐다. 다만 최종 재산분할액은 대법원의 심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최 회장 측이 불복 범위에서 제외한 7000억원의 실제 지급 시점과 조달 방식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재상고심은 SK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관심을 끈다. 최 회장이 대규모 현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보유 중인 SK㈜ 주식 등 핵심 자산을 활용할 경우 그룹 지배력과 시장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SK㈜ 최대주주로서 지분 17%대를 보유하고 있다. 대법원은 최 회장 측 상고이유서에 대한 노 관장 측 답변서를 받은 뒤 주심 대법관을 배당하고 본격적인 법리 검토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포스코 장인화 회장, 2027년 세계철강협회 총회 서울 유치…22년 만

장인화 한국철강협회장 겸 포스코그룹 회장이 2027년 세계철강협회 정기 총회의 서울 유치를 이끌었다. 세계 주요 철강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하는 세계철강협회 총회가 서울에서 열리는 것은 2005년 이후 22년 만이다. 14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세계철강협회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회원사 회의에서 2027년 정기 총회 개최지로 서울을 공식 발표했다. 세계철강협회 총회는 매년 10월 글로벌 주요 철강사 CEO들이 모여 산업 현안을 논의하고 지속가능한 철강산업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장 회장은 서울 총회 홍보 영상에 직접 출연해 세계철강협회 회원사들에 서울 총회 참석을 요청했다. 또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열린 뉴델리 총회에 참석해 글로벌 철강업계의 저탄소 전환과 국제표준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서는 2022년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가 침수 피해를 입었던 사례를 소개하며 극한 재난에 대비한 민관 협력 대응체계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장 회장은 총회 기간 사잔 진달 JSW그룹 회장을 비롯한 글로벌 철강사 경영진과도 잇달아 회동했다. 특히 진달 회장과는 포스코가 JSW스틸과 추진하고 있는 인도 일관제철소 합작투자 등 양사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포스코그룹은 인도를 핵심 해외 성장시장으로 보고 현지 생산체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 성장시장에서 생산 기반을 확대하는 동시에 이를 국내 철강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포스코는 이번 인도 투자를 그룹의 '트리플 코어(Triple Core)' 전략에 따른 현지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조강 생산량 6223만톤으로 세계 6위의 철강 생산국이다. 1인당 철강 소비량은 844㎏으로 세계 1위 수준이다. 포스코를 중심으로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활용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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