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이미지

전지성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전지성 기자 입니다.
  • 기후에너지부
  • jjs@ekn.kr
[국산 가스터빈 시대-②] 수소를 품은 K-터빈, 게임의 룰을 바꾼다

한국의 발전용 가스터빈 산업이 LNG 시대를 넘어 '수소 발전'이라는 글로벌 차세대 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380MW급 초대형 H급 가스터빈 상용화와 한화임팩트·한화파워시스템의 80MW급 수소 전소(100%) 실증 성공은 서로 다른 기술 스케일에서 한국의 수소터빈 역량을 완성시키는 쌍두마차로 평가된다. 한국의 가스터빈 기술은 기존에는 외산 의존이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3년 사이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두산은 대형급·초대형급에서, 한화는 중대형급에서 각각 수소 연소 기술을 실증하는 데 성공하며 한국 가스터빈 기술의 수직적 스펙트럼이 완성되고 있다. 두산은 '초대형급 수소터빈'이라는 대규모 발전 시장을, 한화는 '중대형급 수소터빈'이라는 실증–상용화 핵심 구간을 담당한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중대형–대형–초대형 전구간에서 수소터빈 생태계를 구축한 국가로 떠오르고 있다. 보령신복합·안동복합 수주를 잇달아 확보한 두산에너빌리티의 380MW급 초대형 H급 가스터빈은 단순한 기자재 공급을 넘어, 국내 발전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한국형 수소터빈 상용화의 실질적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정부가 LNG 발전과 수소 혼소·전소 비전을 명확히 제시한 가운데, 한국형 H급 가스터빈은 이제 '탈탄소와 산업경쟁력'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책임지는 전략 자원으로 떠올랐다. 두산의 가스터빈 개발사는 단순한 신기술 도전의 기록이 아니다. 2019년 국책 과제로 시작한 초기 모델(DGT6-300H S1·270MW)이 김포열병합 실증을 발판 삼아, 2023년에는 국내 산학연 340여 개 기관이 총력으로 참여한 '한국형 표준 가스복합 모델'로 진화했다. 두산은 2023년 보령신복합(중부발전) 380MW급 H급 가스터빈의 첫 상업 수주, 2024년 안동복합 2호기(남부발전): 초대형 가스터빈 두 번째 상업 수주와 같은 성과를 쌓았다. 보령·안동 프로젝트는 두산의 초대형 H급 가스터빈이 단순 개발 단계를 넘어, 한국 발전사들의 주력 설비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이는 미국·유럽의 GE·지멘스·MHPS 등이 독점하다시피 했던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이 기술 주권을 확보하는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두산의 H급 가스터빈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단순한 LNG 고효율 모델이 아니라, 수소 발전 시대를 겨냥한 구조적 설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380MW급 H급 가스터빈은 연소기·노즐 일부 변경만으로 50% 수소 혼소 운전이 가능하며 LNG 대비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구조다. 두산은 2027년 세계 최초 '400MW급 수소 전소 터빈'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100% 수소 연소(전소) 기술 확보로 E급 수소터빈 대비 연간 연료비 600억원 절감, 탄소 5만t 추가 감축을 기대하고 있다. 즉, 두산의 초대형 K-터빈은 현 시점 LNG 고효율 발전 → 단계적 수소 혼소 → 최종 수소 전소로 이어지는 장기 로드맵을 전제로 설계된 '전환 가능한 설비'다. 대형 복합발전의 미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항공기 엔진과 동일한 기술 계열을 가진 '기계공학의 최고봉'이다. 초내열 합금·정밀주조·고압 압축기 등 다학제 기술 집약체다. 두산은 국책과제와 민간 R&D를 결합해 10년 이상 기술 축적을 이어왔다. 두산은 △1500℃ 이상 견디는 초내열 합금 소재 기술 △복잡한 형상을 구현하는 정밀 주조(blade casting) 기술 △24:1까지 압축하는 고효율 축류 압축기 △배출가스를 최소화하는 저NOx 연소기 기술 △핵심 부품을 통합 설계하는 시스템 인테그레이션 기술 등 핵심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미국 DTS 인수로 애프터마켓(정비·부품 교체) 역량까지 확보하며, GE·지멘스·MHPS가 독점하던 시장에 최초로 도전장을 낸 한국 기업이 됐다. 한화임팩트·한화파워시스템은 대산사업장에서 80MW급 가스터빈을 기반으로 수소 60% 혼소 발전, 수소 100% 전소 실증에 성공했다. 이는 고온 화염 특성상 수소 비중이 높아질수록 배출량이 늘어나는 기존 문제를 극복한 기술이다. 한화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연소기 기술 및 화염 제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80MW급은 향후 노후 LNG 가스터빈 리파워링(수명 연장 및 수소 전환) 시장에서 핵심 장비가 된다. 좌초위기 자산이던 LNG 터빈이 재생되며 청정수소발전 시장으로 편입되는 구조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변동성 보완을 위한 LNG, 특히 수소 혼소 발전량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두산의 380MW급 가스터빈은 바로 이 정책의 중심에 있는 장비다. 정부 정책 로드맵은 수소 혼소 도입 → 대규모 수소 복합발전 확산 → 한국형 수소 전소 터빈 상용화 → 산업·지역 기반의 수소 생태계 구축이다. 즉, 수소터빈은 단순한 기자재가 아니라 한국 산업정책·전력정책의 핵심 인프라가 될 전망이다. 특히 가스터빈은 전 세계적으로 몇 개 국가만이 보유한 전략 기술이며, 국가 안보와 전력주권의 핵심이다. 두산의 H급·수소터빈 개발은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과가 아니라, 한국 전력산업 구조를 바꿀 잠재력을 지닌 도약이다. 한 전력업계 관계자는 “한국형 터빈은 더 이상 복제품이 아니다. 수소를 태우는 K-터빈은 '탈탄소와 산업경쟁력'을 동시에 잡는 해법"이라며 “정부의 수소 발전 정책과 두산의 기술 진화가 맞물리면서 한국은 글로벌 에너지 전환 시장에서 '수입국'이 아니라 '기술 공급국'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남부발전, 공공 최초 생성형 AI 인증 획득

한국남부발전(사장 김준동)은 공공 최초 생성형 AI 대상으로 인공지능 경영시스템 국제표준(ISO 42001) 인증을 획득했다. 이번 인증은 공공기관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를 대상으로 ISO 42001을 취득한 사례로, 남부발전이 그간 추진해온 책임 있는 AI 활용과 윤리적 거버넌스 체계 구축 노력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았다. ISO 42001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인공지능 경영시스템 표준으로 인공지능의 설계·운영·활용 전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 △투명성과 공정성 △법규 준수 △조직 차원의 AI 정책 수립 및 개선체계 구축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남부발전은 생성형 AI 개발과 함께 AI 윤리기준을 제정하고 인공지능 업무관리규정을 마련하는 등 전사적 AI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왔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공공기관이 AI를 책임 있게 운영하고 윤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국내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했다. 남부발전이 자체 개발한 KEMI는 공공업무 환경에 최적화된 생성형 AI로서 문서 작성 등 업무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지원 등 다양한 행정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사내 전용 모델을 활용해 민감한 내부 문서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데이터 품질을 지속적으로 검증하는 등 AI의 신뢰성과 보안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이를 통해 남부발전은 KEMI를 중심으로 업무 효율화와 지식 자산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고도화 등 공공분야 AI 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남부발전 김경민 AI디지털본부장은 “이번 ISO42001 인증은 남부발전이 공공기관 AI 운영의 신뢰성과 책임성을 국제적으로 입증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KEMI를 중심으로 국민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공 AI 생태계 조성과 윤리적 AI 확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남부발전은 이번 인증을 계기로 AI 정책과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생성형 AI의 윤리·보안을 아우르는 통합형 AI 관리체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본지 이원희 기자, 한국에너지대상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표창

에너지경제신문 기후에너지부 이원희 기자가 17일 열린 한국에너지대상 시상식에서 '재생에너지 산업발전 유공' 부문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이 기자는 재생에너지 산업을 취재·보도하며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올해로 47회를 맞는 한국에너지대상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주최하고 한국에너지공단이 주관하는 국내 에너지 부문 최대 규모의 시상식으로 국가 에너지 정책의 성공적인 이행과 산업 발전에 기여한 각계각층의 유공자를 발굴해 포상한다. 한국에너지대상은 탄소중립 사회 실현 기반을 조성하고 친환경 경영에 노력한 기관·개인을 대상으로 △에너지 효율 향상 △재생에너지 산업 발전 △기후 대응 및 온실가스 감축 등 3개 분야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한전, CES 2026 ‘혁신상’ 5관왕...글로벌 전력 유틸리티 최초

한국전력(사장 김동철, 이하 한전)이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6'를 앞두고 'CES 혁신상(CES Innovation Awards)' 5관왕을 달성하며, 기술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는 '글로벌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공식화했다. 한전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을 앞두고, 주최기관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로부터 총 5개 부문에서 'CES 혁신상(CES Innovation Awards)'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글로벌 전력 유틸리티 기업 최초의 수상으로, 한전이 전력 인프라 중심에서 AI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글로벌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다. 특히, 세계적인 기술 전시회인 CES에서 다수의 혁신상을 동시에 수상한 것은 한전이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 경쟁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에 혁신상을 받은 기술은 AI 기반 변전설비 예방진단 솔루션(SEDA), 하이브리드 에너지저장시스템(HESS), 변압기 부싱 진단장치, 전력설비 광학진단시스템, 분산에너지 보안기술로 모두 전력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기술로 평가된다. 이들 기술 대부분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진입해 현장에서 운영 중일 만큼 실효성과 완성도가 높다. 한전은 자체 개발한 기술을 발전부터 송전·변전·배전·전력서비스에 이르는 전력 全 밸류체인에 적용·운영해 왔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기술을 발전시켜 왔으며, CES 혁신상 수상이라는 값진 결실로 이어졌다. 한전은 2026년 1월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거스 LVCC North Hall에 '한전관'을 마련하고, '오늘 만나는 내일의 전기(Power of Tomorrow, Discovered Today)'를 주제로 한전의 기술력과 비전을 전 세계에 알릴 예정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이번 CES 혁신상 수상은 공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고 한전의 기술이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음을 공식적으로 입증한 성과"라며, “이를 계기로 에너지 기술 사업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해 국민부담을 줄이고 국가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기자의 눈] 이재명 대통령式 발전공기업 통폐합의 미래는?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공공기관 개혁의 방향을 두고 “개혁의 명분 아래 힘 없는 사람을 자르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며 “불필요한 임원 자리를 정리하는 개혁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단순한 조직 축소나 인력 감축이 아니라, 공공부문의 비효율과 중복 구조를 정면으로 손보겠다는 메시지다. 문재인·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수차례 논의만 반복됐던 발전공기업 통폐합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한국전력 산하 발전자회사 5곳(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은 설립 배경과 발전 용량이 거의 동일하고, 사업 구조 역시 화석연료 중심으로 사실상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 그럼에도 각 사가 별도 법인으로 존재하면서 과도한 임원 수, 중복된 조직, 지역별 '체급 경쟁'이 이어져 왔다. 경영평가 체계는 이들 5개사를 한 줄로 세워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보니, 필요 이상의 경쟁이 불가피했고 장기적인 투자·안전·정비보다는 '평가 점수 관리'에 매달리는 기형적 행태가 누적돼 왔다. 이 같은 문제는 내부 구성원들 역시 오랫동안 체감해온 현실이다. 현장 직원 사이에서도 “동일한 구조와 사업인데 5개 회사로 나뉘어 존재할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불필요하게 많은 사외이사·임원 자리, '한전 패밀리'라는 이름 아래 사실상 방만 운영을 정당화한 문화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데에도 의견이 모이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구조적 비효율의 원인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대통령의 메시지에는 '공공기관 개혁=인력 감축'이라는 단순 공식에서 벗어나, 임원·지배구조·평가체계·중복 기능 등 핵심 병목을 손보겠다는 의지가 짙게 반영돼 있다. 공공기관 개혁의 본질이 “힘없는 직원이 아니라, 불필요한 의사결정 구조를 걷어내는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발전자회사 통폐합은 결코 단순한 구조조정 작업이 아니다. 지역사회의 반발, 노조의 고용 안정 우려, 임원단의 저항 등이 얽혀 있어 정부의 정치적 리더십 없이는 추진 자체가 어렵다. 더욱이 정부의 탈석탄 기조와 재생에너지·전력망 확충 정책이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발전자회사 개편은 국가 전력정책의 방향과도 맞물려 진행돼야 한다. 조직만 합친다고 효율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전원믹스 변화·계통 안정·투자 주기 조정·전력시장 개편과 같은 종합적 관점에서 재설계가 필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선택은 '누구를 줄일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구조가 국가 전력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것인가'라는 더 큰 질문에 대한 답이어야 한다. 대통령이 밝힌 대로, 임원단을 포함해 기득권 저항을 최소화하면서도 구성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개혁 방향이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공기관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실력의 문제다. 구성원들과 지역주민 등의 불안을 최소화하고 경쟁력있는 국가 발전 책임 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이제는 말이 아닌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 과총 회장 선거 1차 투표 통과…“23년간 과총 지켜온 책임감으로 결선 간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회장 선거에서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가 후보추천위원회를 통과하며 결선에 올랐다. 과총 내부에서 23년 동안 편집인·이사·부회장·고문 등을 지내며 '과총을 가장 잘 아는 후보'로 꼽혀온 그는, 이번 결선 진출로 조직 정상화와 회원단체 중심 개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 교수는 과학계는 물론 '에너지정책합리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공동대표를 역임하며 활발한 언론 기고와 발표를 통해 과학계와 에너지업계의 정책 조언에도 힘써 온 인물이다. 이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과총을 23년이나 드나들며 바닥부터 올라왔다. 과총의 현장과 구조적 문제를 누구보다 많이 봤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동안 과총의 리더십이 부끄러운 수준으로 무너져 버렸다"며, 과총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과총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화려한 말 잔치보다 실행 가능한 내부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2002년부터 과총 편집인, 이사, 부회장, 고문 등을 지내며 과총의 제도·조직·재정 문제를 가장 가까이서 경험해왔다. 그는 선거공보에서 “과총의 주인은 회원단체이며, 과총의 성장이 회원단체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과총 창립 60주년을 맞는 2026년을 '과총 재창립의 해'로 선포할 것을 제안하며, 미국 AAAS·영국 왕립학회처럼 국가 미래 전략을 제시하는 싱크탱크형 총연합회로 도약시키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 교수는 공보에서 현재 과총에 대해 리더십 붕괴, 정체성 약화, 회원단체의 소외 등을 구조적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그는 “과총은 회원단체의 역량을 기반으로 국가 미래를 설계하는 기구여야 한다"며, 이사회 중심 운영, 정관·규정 기반의 '법치적 운영 원칙' 확립 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선거공보에서 투명한 운영을 위해 △판공비 전면 폐지 △업무활동비 내역 공개 △기업 회원 유치를 통한 재정 자립 △ERP 기반 투명 재정 시스템 구축 등을 제시했다. 그는 “외부 간섭 없이 과학계의 목소리를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과총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지난 40년간 연구자, 과총 실무자, 학회장, 언론·사회 기구 경험까지 모두 갖춘 인물이다. 그는 △과총 편집인·부회장·고문(2002~현재) △대한화학회 및 기초과학학회연합회 회장 △대통령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국제화학올림피아드 국제운영위원장 △에너지정책합리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공동대표(2018~2024) △교수신문 편집인, KBS 시청자위원·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을 지냈다. 이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사회가 신뢰하는 과총, 과학정신을 구현하는 과총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오는 결선 투표에서 이 교수가 20년 넘게 구축해온 '과총 개혁 구상'이 회원단체들의 지지를 얻을지 주목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슈] 미국, 한국의 우라늄 농축·재처리 공식 인정…한미원자력협정 ‘사실상 개정’ 수준 확대

미국이 한국의 우라늄 농축(enrichment)·재처리(reprocessing) 절차 개시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는 2015년 개정된 한미원자력협정(123협정)의 해석 범위를 사실상 조문 개정 수준으로 확장하는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백악관이 13일 공개한 공동 팩트시트에는 한·미 정상회담의 수많은 합의 중에서도 역사적 의미를 지닌 “미국은 대한민국의 민수용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위한 절차가 진행되도록 지원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이는 한국이 단순 연구나 검토 단계를 넘어 실제 농축·재처리 절차에 착수할 수 있는 길을 미국이 공식적으로 연 것을 의미한다. 현재 미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미국이 동맹국에 이러한 권한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례는 거의 없다. 국내 한 원자력 전문가는 “이는 조문을 바꾼 것이 아니라 123협정의 포괄적 해석 범위를 넓혀 사실상 개정 이상의 효과를 부여한 것"이라며 “한국이 연료주기 기술 주권을 확보하는 결정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합의에서 가장 파격적인 대목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미국이 승인했다는 점이다. 팩트시트는 “미국은 한국의 핵추진 공격형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 또한 연료 조달 방안을 포함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는 AUKUS(호주)에 이어 비핵보유국 중 두 번째로 미국이 핵잠수함 프로그램을 승인한 사례다. 특히 “연료 조달 방안(fuel sourcing)"이라는 표현은 미국이 고농축 우라늄(HEU 또는 HALEU)을 공급하기 위한 한국의 자체 농축 능력 활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 군사 전략 분야 연구자는 “미국이 이 정도 문구를 공식 문서에 담았다는 것은 사실상 한국을 AUKUS와 유사한 '전략적 핵심 파트너'로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번 합의를 통해 한국의 원자력 프로젝트 중 민수용 원전, 핵연료 공급망, SMR, 해군 원자로까지 전 분야를 지원하겠다고 명시했다. 이는 한국이 향후 원전 수출(APR1400·SMR), SMR용 고농축 연료 확보, 사용후핵연료 처리, 핵잠수함 기술, 군·민 겸용 원자력 추진체계 등 모든 영역에서 미국과 전략적으로 협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합의는 한국 에너지·방산·원전 생태계 전반에 큰 파급력을 가질 전망이다. SMR·수소·고농축 연료 시장 경쟁력이 대폭 확대되는 것은 물론 체코·폴란드 등에서 진행되는 원전 수출 경쟁에서도 연료주기 자율성이 확보돼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핵잠수함 확보가 현실화되면서 대한민국 해군력의 구조적 변화를 촉진하고,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에서 미국과 공동 대응이 가능해져 정책적 부담도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법적 조문 개정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는 개정 이상의 효과를 지닌 조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비핵보유국의 핵연료주기 능력 확보를 극도로 제한해 왔다. 그 벽이 처음으로 한국에게 크게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 에너지안보 전문가는 “2025 한미 정상회담은 한미 원자력 협력의 새로운 시대, '123협정 2.0'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고리 2호기 수명연장…이재명 정부 ‘원전 실용주의’ 본격화

정부가 고리 2호기 계속운전을 사실상 허용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공언해온 '원전 실용주의'가 공식 정책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탄소중립 달성, 전력요금 안정, 한전 재정 개선 등 복합적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기존 원전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이 보다 분명해졌다는 분석이다. 전력·정책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의 배경에 최근 재차 상향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 전기요금 안정화, 한전의 재무 개선이라는 세 가지 과제가 자리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원전은 현행 전력시장 체계에서 가장 저렴한 전원이다. 정산단가 기준으로 액화천연가스(LNG)·석탄 대비 원전 비용이 크게 낮아, 원전 가동률이 높아질수록 전기요금 인상 압력이 줄어든다. 전기요금을 둘러싼 사회적 긴장도가 높은 상황에서 정부가 원전의 현실적 역할을 무시하기 어려운 이유다. 한전 재정 안정화를 위해서도 원전 가동은 필수적이다. 한전은 최근 3분기 연속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상황이 개선되고 있으나, 향후 송전망 확충·재생에너지 연계 투자 등을 지속하려면 안정적 영업이익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원전 가동률 하락은 다시 적자 구조를 초래할 수 있다"며 원전 비중이 기업 재정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한다. 또한 탈석탄 기조가 이미 확정된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보완할 안정적 기저전원이 부족한 현실도 작용했다.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은 당분간 개선되기 어렵고, 석탄은 2040년 폐지가 명문화된 만큼 LNG와 원전만이 NDC 달성을 위한 가용 전원으로 남아 있다. 지난 13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고리원전 2호기에 대해 계속운전을 허가했다. 고리 2호기는 685MWe 용량의 가압경수로형 원전(웨스팅하우스)으로 1978년 건설허가를 받아 1983년부터 운영을 시작했으며, 2023년 4월 8일 40년간의 설계수명이 만료되어 현재 운전이 정지된 상태이다. 한수원은 고리 2호기 계속운전을 위해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했고, 이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약 3년 4개월간 안전성 심사와 원안위의 약 7개월간 심사 끝에 계속운전 허가를 결정했다. 원전업계는 이번 결정이 “예상된 수순"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최근 전력수요가 데이터센터·AI 인프라 확대로 급증하는 가운데, 단기에 안정적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전원은 원전과 LNG뿐이라는 지적이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탈석탄이 고정된 상황에서 재생에너지·NDC·전기요금 안정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충족하려면, 일단 기존 원전은 최대한 돌리는 방식밖에 없다"며 “신규 건설은 매우 제한적으로 추진되겠지만, 계속운전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줄곧 밝혀온 '감(減)원전' 원칙, 즉 무리한 신규 확대는 지양하되 기존 원전의 현실적 활용은 인정하겠다는 그 동안의 발언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가동기한이 지난 원전도 안전성이 담보되면 연장해서 쓰고, 짓던 것도 잘 지어야 한다"며 일각에서 제기한 '탈원전 논란'을 일축했다. 다만 신규 원전 건설에 최소 15년 넘게 걸리는 만큼, 기후위기 대응과 더불어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으로 급증하는 전기 수요에 대응하려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사업을 대대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앞으로 수명 만료 예정 원전 9기 또한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계속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는 이미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초안에서 예고된 방향이기도 하다. 결국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믹스는 신규 원전 최소화, 기존 원전 최대 활용, 재생에너지 점진적 확대, 라는 구조로 고착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환경단체들은 “원전 실용주의는 사실상의 원전 회귀"라며 즉각 반발했다. 특히 고리 2호기 이후 다른 원전으로 계속운전이 확대될 가능성을 두고 이재명 정부가 원전 안전 약속을 파기했다는 논란이 불거질 조짐이다. 환경단체의 반발은 이재명 정부의 핵심 지지층과도 맞닿아 있어, 향후 에너지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 요인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기후단체·산업계·지역주민 등 이해관계자와의 조율 부담을 안게 된 셈이다. 고리 2호기 결정은 단순히 개별 원전을 둘러싼 행정 절차를 넘어,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정책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첫 시그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은 전기요금 안정, 한전 재정 안정, 데이터센터·AI 전력수요 급증, NDC·탄소중립 의무, 탈석탄 불가피성이라는 압축된 조건 속에서 지속가능한 전원믹스를 설계해야 한다. 이 복합된 과제를 고려할 때, 향후 몇 년간 '원전 실용주의'는 피할 수 없는 정책 선택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전기안전공사, 삼성SDS 상암데이터센터 UPS 특별안전점검

한국전기안전공사(사장 남화영)이 서울 마포구 삼성SDS 상암데이터센터에서 무정전전원장치(UPS) 설비 특별안전점검을 진행했다. UPS는 정전 상황에도 일정 시간 전력을 공급해주는 설비로, 민감한 전기설비나 데이터가 정전으로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다. 지난 9월 대전 국가정보관리원에서는 UPS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해 정부 업무시스템이 일부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이번 점검을 통해 상암데이터센터의 안전관리 실태와 대응 매뉴얼 확인 등을 진행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이번 점검을 통해 파악한 내용을 바탕으로 UPS 설비 안전관리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취약점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해당 업체가 정교한 안전 관리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전기안전공사 남화영 사장은 “특별안전점검을 통해 현행기준 대비 미흡사항에 대해 개선을 안내하고 점검결과 취약점을 안전점검 체계에 반영하여 '국정자원 화재' 같은 재난을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원안위, 고리 원전 2호기 계속운전 허가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 원자력발전소 2호기가 수명 만료 2년 반 만에 다시 운전에 돌입하게 됐다. 원자력안전위원위원회는 13일 제224회 회의를 열어 고리 2호기 계속운전 허가를 표결로 의결했다. 이번 허가에 따라 고리 2호기의 수명은 설계수명 만료일로부터 10년 늘어나 2033년 4월까지로 연장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이 2022년 계속운전을 신청한 지 3년 반만으로, 고리 2호기는 2023년 4월 8일 운영 허가 기간 만료로 운전을 멈춘 지 2년 반여 만에 다시 재가동 절차를 밟게 됐다. 고리 2호기는 1983년 4월 9일 상업 운전을 시작한 발전소다. 가압경수로 방식의 전기출력 685메가와트(MWe)급 원전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