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상의 HS효성 ①] 스틸코드 지키고 음극재 키운다…‘투트랙 소재 전략’](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802.41335d8f0f0944dba41e17247be1604e_T1.png)
2024년 효성그룹에서 분리된 HS효성이 독립경영 2년을 맞았다. 조현상 부회장은 세계 1위 타이어코드와 스틸코드 등 기존 자동차 소재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실리콘 음극재와 탄소섬유, 인공지능(AI)·데이터 인프라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계열분리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독자적인 사업 모델을 어떻게 구축하느냐다. HS효성이 선택한 기존 사업과 신사업의 조합,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생산체계 재편, 소재를 넘어 AI로 확장하는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HS효성이 기존 자동차 소재 사업을 유지하면서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영역을 넓히는 '투트랙' 사업 재편에 나섰다. 지난해까지 매각을 추진했던 스틸코드 사업은 계속 보유하기로 했다. 동시에 벨기에 소재기업 유미코아와 손잡고 실리콘 음극재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 사업을 매각해 신사업 재원을 마련하는 대신, 스틸코드와 타이어코드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토대로 신규 투자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한 것이다. 2024년 효성그룹에서 계열분리한 HS효성은 조현상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조 부회장이 올해 지주회사 HS효성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핵심 계열사인 HS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로 자리를 옮긴 것도 소재 사업에 대한 책임경영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 매각 대신 보유 택한 스틸코드 HS효성첨단소재는 지난 4월 스틸코드 사업 매각 절차를 중단했다. 회사는 지난해 7월 베인캐피탈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사업부 매각을 협의해 왔다. 스틸코드는 타이어가 차량 하중과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내부를 보강하는 철선 소재다. HS효성첨단소재는 국내외 생산기지를 통해 스틸코드를 제조해 글로벌 타이어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매각 추진 당시에는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과 투자재원 확보가 주된 배경으로 거론됐다. HS효성첨단소재가 타이어코드와 탄소섬유, 아라미드 등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소재 사업에 집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스틸코드의 사업적 가치가 다시 부각됐다. 스틸코드와 섬유 타이어코드는 고객사가 상당 부분 겹치고, 생산과 영업망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이 공급망 안정성을 중시하는 상황에서 사업 매각이 장기적인 고객 관계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고려됐다. HS효성첨단소재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고객사의 공급망 안정 요구,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향후 수익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매각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추가 매각 계획 없이 스틸코드 사업의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스틸코드를 남긴 결정은 신사업 투자 방식에도 변화를 준다. 사업 매각을 통한 일회성 자금 유입은 사라졌지만, 기존 자동차 소재 사업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은 계속 확보할 수 있게 됐다. HS효성첨단소재의 2025년 연결기준 매출은 3조2830억원, 영업이익은 1574억원이었다. 전년보다 매출은 0.9%, 영업이익은 28.4%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8290억원과 영업이익 34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각각 2.9%, 29.9% 줄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13.7%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주력인 타이어코드의 판매가격 조정과 물량 회복, 원재료 가격 반영이 본격화하면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유미코아 기술에 HS효성 사업화 역량 결합 HS효성이 새 성장축으로 선택한 분야는 실리콘 음극재다. HS효성첨단소재는 유미코아의 실리콘 음극재 사업을 인수한 뒤 합작회사 HS효성에너지솔루션을 설립했다. HS효성첨단소재가 지분 80%, 유미코아가 20%를 보유하는 구조다. 국내 생산법인인 HS효성에너지솔루션코리아도 세워 울산 생산기지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가 부담하는 초기 투자 약정액은 1억2000만유로, 약 2000억원이다. 지난 7월에는 합작사에 2000만유로를 추가 출자하기로 했고, 국내 법인도 생산시설 구축을 위해 3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향후 생산능력 확대 등을 포함한 중장기 투자 규모는 약 1조5000억원으로 알려졌다. 다만 착공과 양산 시점, 단계별 투자 규모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시장 성장 속도와 고객사 확보 상황에 맞춰 투자를 나눠 집행할 가능성이 크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보다 이론적으로 많은 리튬을 저장할 수 있다.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충전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전기차 주행거리와 급속 충전 성능을 개선할 소재로 꼽힌다. 반면 충·방전 과정에서 부피가 팽창하고 수명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대량생산과 품질 안정화가 쉽지 않다. 기술 확보만으로 시장 진입이 끝나는 사업도 아니다. 배터리 제조사와 완성차 업체의 장기간 성능 검증과 고객 인증을 통과해야 안정적인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 HS효성은 유미코아가 축적한 실리콘·탄소 복합체 기술에 HS효성첨단소재의 생산관리 경험과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를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자동차용 소재를 장기간 공급하며 확보한 품질관리 역량도 배터리 소재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타이어 소재·탄소섬유가 신사업의 투자 기반 신사업의 성패는 기존 사업에서 어느 정도의 현금을 안정적으로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HS효성첨단소재의 핵심 기반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 형태를 유지하고 내구성을 높이는 섬유 보강재다. 글로벌 타이어 제조사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고 있어 비교적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탄소섬유도 수익성 회복이 기대되는 분야다. 최근에는 고압용기와 산업용 제품뿐 아니라 풍력발전 블레이드, 드론 등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베트남 생산설비 증설을 통해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회사는 베트남 생산법인 HS효성베트남의 잔여 지분 28.57%도 약 2643억원에 취득해 완전 자회사로 전환하기로 했다. 핵심 해외 생산기지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고, 향후 배당과 현금흐름을 온전히 확보하려는 조치다. 사업 구조는 스틸코드와 타이어코드가 단기적인 현금창출을 담당하고, 탄소섬유와 실리콘 음극재가 중장기 성장을 맡는 형태로 재편되고 있다. 방산·항공우주와 친환경 에너지 소재까지 응용처를 확대한다는 게 HS효성의 구상이다. 관건은 투자 속도와 재무구조 사이의 균형이다. 스틸코드 매각대금 없이 실리콘 음극재 생산기지를 구축해야 하는 만큼 기존 사업의 수익성 회복과 단계별 투자 집행이 중요하다. 배터리 소재 업황과 고객사 인증 일정을 고려하지 않은 선제 증설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투자가 지나치게 늦어지면 시장 선점 기회를 놓칠 수 있다. HS효성의 선택은 기존 사업과 신사업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방식과는 다르다. 자동차 소재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이곳에서 발생하는 현금을 배터리 소재에 순차적으로 투입하는 구조다. 이 전략의 성과를 판단할 지표도 비교적 분명하다. 스틸코드와 타이어코드가 안정적인 수익성을 회복하는지, 탄소섬유 증설 물량이 매출로 연결되는지, 실리콘 음극재가 고객 인증과 양산 단계에 진입하는지가 핵심이다. 계열분리 2년을 맞은 조현상 회장의 HS효성은 '기존 사업 매각과 신사업 인수'에서 '기존 사업 유지와 신사업 육성'으로 포트폴리오 재편 방식을 바꿨다. 스틸코드에서 음극재까지 이어지는 투트랙 전략이 HS효성의 새로운 소재 성장 공식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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