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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전지성 기자 입니다.
  •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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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평택반도체 전력, 자체발전소가 끝이 아니다…제도 지원 시급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 발전소 건설을 위해 관련 민간, 공기업 전문가까지 영입까지 추진하며 전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제도와 경제성 극복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AI)와 반도체 경쟁이 국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기업들의 자체 발전을 뒷받침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4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업이 건설하는 자가발전 설비 역시 탄소배출 관리 차원에서 전력수급기본계획 관리체계에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일정 요건만 충족하면 기업이 자체 필요에 따라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국가 전력계획과 탄소중립 정책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AI 시대 대규모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기업 자가발전까지 사실상 정부 계획과 연계해 관리할 경우 사업 추진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반도체 공장이나 AI 데이터센터처럼 수백 메가와트(MW)에서 기가와트(GW)급 전력을 사용하는 시설은 투자 시기와 전력 공급 시점이 맞지 않으면 생산 일정 자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평택캠퍼스 1GW급 LNG 열병합 발전 역시 이런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최근 삼성은 민간 발전사업 방식에서 자가발전 방식으로 사업 구조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가발전이라고 해서 모든 규제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반도체 공장은 자체 발전만으로 운영할 수도 없다. 순간적인 설비 이상이나 발전기 정비 상황에 대비해 국가 전력망으로부터 충분한 예비전력을 확보해야 한다. 결국 자체 발전설비와 한전 계통을 동시에 유지해야 하는 구조여서 투자비와 운영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은 전력이 단 1초만 끊겨도 생산라인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자체 발전과 국가 전력망을 모두 활용하는 것이 사실상 필수"라며 “발전소를 건설하더라도 예비전력 계약과 송전망 이용 비용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성도 또 다른 과제다. 수천억원을 들여 발전소를 건설하더라도 연료비와 운영비, 유지보수 비용, 예비전력 확보 비용 등을 감안하면 결국 한전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는 것보다 경쟁력 있는 비용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역시 자체 발전 효율을 높이는 한편 정부와 다양한 지원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계에서는 앞으로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업이 늘어날수록 비슷한 고민이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SK하이닉스, 대형 데이터센터 사업자, 철강·배터리 기업들 역시 안정적인 전력 확보를 위해 자가발전과 직접 전력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AI 시대에는 발전소 건설 여부보다 기업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 설계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자가발전을 확대하면서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이 함께 마련되지 않으면 AI 산업 육성과 탄소중립이라는 두 목표 모두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발전소를 짓는 것보다 전기를 어떻게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조달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정부도 기업의 전력조달 전략을 규제 대상으로만 보기보다 국가 산업 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조만간 이같은 내용을 반영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치쇼가 아님을 보여주겠다'라고 공언한 만큼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산업을 이끄는 기업들을 뒷받침할 실질적 대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장원테크, 휴머노이드·AI 서버·EV 부품 승부수…5년간 100억원 투자

휴머노이드 로봇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기차(EV)를 중심으로 제조업 패러다임이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장원테크가 미래 핵심 부품 시장 선점을 위한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선다. 장원테크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총 100억원을 투입해 휴머노이드 로봇, AI 서버, 전기차 핵심 부품 기술 개발과 생산 역량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기존 자동차·IT 부품 사업에서 축적한 정밀 금속 가공 기술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우선 휴머노이드 로봇용 구조부품 개발에 집중한다. 정밀 금형 설계와 초박판 성형, 고정밀 가공 기술을 활용해 관절 토크 하우징, 링크암(Link Arm), 바디 프레임, 골반·척추 연결 브라켓, 손목·발목 관절 케이스 등 핵심 구조부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20여 년간 축적한 마그네슘 칙소몰딩(Thixomolding) 기술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마그네슘 합금을 반용융 상태에서 성형하는 이 공법은 기존 다이캐스팅보다 정밀도와 표면 품질이 뛰어나고, 복잡한 형상의 경량 부품 생산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회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마그네슘 칙소몰딩 생산 설비를 기반으로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 확대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고성능 서버 시장 성장에도 대응한다. AI 서버용 GPU의 발열이 갈수록 커지면서 열관리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GPU 쿨링 베이스 플레이트, 서버 랙 방열판(Heat Sink), 열확산 플레이트(Heat Spreader), 냉각 모듈용 금속 하우징 등 고방열 부품 개발을 추진한다. 회사는 고정밀 CNC 가공과 프레스 성형, 접합·조립 기술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설계와 시제품 제작, 양산 검증 체계를 구축하고 AI 데이터센터용 방열 부품 시장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차(EV) 분야에서는 배터리팩 구조부품 사업을 본격화한다. 배터리 셀과 모듈을 지지하는 엔드플레이트, 냉각채널 하우징, 모듈 케이스, 배터리팩 케이스 및 하우징 등을 중심으로 안전성과 경량화, 열관리 성능을 동시에 확보하는 제품 개발에 나선다. 장원테크는 기존 자동차 부품 생산 인프라를 활용해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는 한편, 향후 알루미늄과 고강도 강판 기반 배터리 구조부품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EV 부품 전문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박승구 장원테크 대표이사는 "미래 산업의 경쟁력은 단기간 성과보다 핵심 기술의 축적에서 나온다"며 "마그네슘 칙소몰딩과 정밀 가공 기술을 기반으로 로봇, AI 서버, EV 분야 핵심 부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를 지속 확대해 기존 제조 경쟁력에 미래 기술을 접목하고 차세대 고부가가치 부품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현대차그룹, 수소 생산부터 충전·차량까지…‘수소 수직계열화’ 완성 속도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 최초의 자원순환형 청정수소 생산·충전 시설을 충북 청주에 구축하면서 수소사업 전략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단순히 수소전기차를 제조·판매하는 것을 넘어 수소 생산부터 충전, 모빌리티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체계를 본격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9일 충북 청주시 공공하수처리장 부지에서 'HWTO ENERGY 청주'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서강현 현대차그룹 사장과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차관, 신용한 충북도지사, 이장섭 청주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시설은 하루 평균 500㎏의 청정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수소전기승용차 넥쏘 약 100대 또는 수소전기버스 30대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청주시에서 발생하는 하수 슬러지에서 나온 바이오가스를 원료로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현장에서 바로 차량 연료로 공급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의 의미를 단순한 수소 생산시설 준공 이상의 변화로 보고 있다. 현대차가 그동안 강점을 가져왔던 수소전기차 분야를 넘어 수소 생산과 공급망까지 직접 구축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다. 현대차는 그동안 넥쏘를 비롯해 수소전기버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등 수소 모빌리티 분야를 꾸준히 확대해왔다. 여기에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과 수소 생태계 조성 사업에도 참여해 왔지만, 이번에는 아예 수소 생산시설까지 직접 운영하게 됐다. 결국 '폐기물-수소 생산-충전-수소차 운행'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하나의 사업 모델로 완성한 셈이다. 수소경제의 가장 큰 과제였던 공급망을 현대차가 직접 구축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특히 이번 청주 모델은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지산지소'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청주시에서 발생한 폐기물로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다시 청주 지역의 수소 승용차와 수소버스 연료로 사용하는 구조다. 장거리 운송 없이 지역에서 생산한 수소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수소 지산지소' 모델이 처음으로 본격 구현됐다는 평가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는 석유화학단지 등에서 생산한 수소를 액화하거나 튜브트레일러 등을 통해 충전소까지 운송해야 했기 때문에 물류비 부담이 컸다. 반면 생산시설과 충전시설을 한 곳에 구축하면 운송비를 줄일 수 있어 수소 공급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도 이러한 구조를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2030년까지 청주 시설의 생산능력을 하루 2t 규모로 확대해 충북 지역 수소차 보급 확대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다른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해외에서도 자원순환형 청정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현대차의 수소사업 전략이 차량 판매 중심에서 '수소 플랫폼'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차는 이미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 유기성 폐기물과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수소 생산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관련 사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차량뿐 아니라 수소 생산시설과 충전 인프라, 운영 노하우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수출하는 모델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해석된다. 최근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수소 승용차 개발을 축소하거나 상용차 중심으로 전략을 재편하는 것과 달리 현대차는 생산과 공급, 모빌리티를 모두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수소경제 초기 시장에서는 차량 성능보다 안정적인 연료 공급망 확보가 시장 확대의 핵심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청주 모델은 지역자립형 수소생산 시스템의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자원순환형 청정수소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청주 프로젝트가 현대차가 수소차 제조기업을 넘어 수소 생산과 공급, 충전 인프라까지 아우르는 종합 수소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는 상징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생산 규모 확대와 해외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현대차의 수소 수직계열화 전략도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삼성 이어 포스코도?…원전 PPA 확대 여부에 철강업계 촉각

반도체 업계에 이어 철강업계에도 원자력 발전 기반 전력구매계약(PPA)이 허용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삼성전자의 원전 PPA와 LNG 열병합발전 도입 필요성에 공개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포스코가 추진 중인 수소환원제철(HyREX) 사업에도 원전 PPA 적용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포스코 측에서도 정부에 원전 PPA 허용을 건의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국민보고회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원전 확대와 PPA를 적극 추진하고 LNG 열병합 발전도 반드시 추진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확인사살하셨다"며 “정치쇼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답했다. 대통령이 대규모 산업용 자가발전과 원전 기반 전력조달 필요성에 공개적으로 공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LNG 열병합발전과 원전 PPA 확대에 사실상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같은 정책 기조가 현실화될 경우 가장 큰 수혜 산업으로는 반도체뿐 아니라 철강업계도 꼽힌다. 특히 막대한 무탄소 전력이 필요한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HyREX) 사업은 원전 PPA 허용 여부가 사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반도체와 철강은 서로 다른 산업처럼 보이지만 에너지 측면에서는 공통점이 많다. 삼성전자는 AI 시대 초대형 반도체 공장 운영을 위해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포스코 역시 기존 고로를 대체할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를 위해서는 막대한 규모의 청정전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을 석탄 대신 수소로 환원하는 차세대 제철 공법이다. 그러나 수전해를 통한 청정수소 생산과 전기로 운영에는 기존 제철소보다 훨씬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만으로는 연속 공정인 제철소 운영이 어렵고, 결국 원전과 같은 24시간 무탄소 전원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나 철강 모두 국가 전략산업이라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며 “정부가 산업 경쟁력을 이유로 원전 PPA를 확대한다면 철강업계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그동안 수소환원제철 실현을 위해 안정적인 무탄소 전력 확보가 가장 큰 과제라고 강조해왔다. 현재 논의되는 원전 PPA가 확대될 경우 포스코는 원전 전력을 활용해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다시 수소환원제철에 활용하는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산업의 전력 확보를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 만큼, 철강 산업 역시 같은 기준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계 철강업계도 탈탄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원전과 수소를 결합한 친환경 제철 전략을 적극 검토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통령 발언이 특정 기업 지원이 아니라 제조업 전반의 에너지 정책 전환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등 전력 다소비 산업은 모두 탄소중립과 국제 탄소규제 대응을 위해 막대한 규모의 무탄소 전력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원전 PPA와 LNG 열병합, 자체 발전 설비 등을 산업별 특혜가 아닌 국가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통 인프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삼성전자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은 산업 경쟁력을 위해 현실적인 전력 공급 방식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같은 논리라면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역시 정책적 지원 대상에서 배제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AI 시대 승부처는 GPU 아닌 전력”…우드맥킨지 “비트에서 와트로 중심 이동”

“AI 시대의 마지막 병목(Bottleneck)은 알고리즘도, 반도체도 아닌 전력(Power)입니다." 김나영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 전력·신재생에너지 컨설팅 디렉터는 10일 열린 에너지미래포럼에서 'From Bits to Watts: Why AI is Becoming an Energy Story'를 주제로 발표하며 “세계는 비트(Bit)를 중심으로 한 시대에서 전력(Watt)이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이사는 “과거에는 석유와 가스를 가진 국가가 경쟁력을 가졌고, 이후에는 데이터와 반도체가 산업을 주도했다"며 “AI 시대에는 결국 충분한 전력을 얼마나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지가 승자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분자(Molecule)의 시대→비트(Bit)의 시대→와트(Watt)의 시대'라는 산업 패러다임 변화로 설명했다. 20세기는 석유기업이 세계 경제를 주도했지만, 2011년 애플이 처음으로 엑손모빌 시가총액을 넘어선 이후 데이터 중심 시대가 열렸고, 생성형 AI 등장 이후에는 다시 전력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AI 산업은 알고리즘과 GPU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마지막 퍼즐은 결국 전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시대를 가능하게 하는 세 가지 축으로 ▲대형언어모델(LLM) 등 알고리즘 ▲엔비디아 GPU와 같은 병렬연산 칩 ▲전력을 제시하며 “전력이 없으면 알고리즘도 GPU도 아무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붐의 수혜는 반도체 기업에서 끝나지 않는다"며 데이터센터 가치사슬 전반으로 투자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광통신 기업 코닝(Corning), 데이터센터 냉각기업 버티브(Vertiv), 연료전지 기업 블룸에너지(Bloom Energy),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사 오클로(Oklo), 지열기업 퍼보에너지(Fervo Energy), 송전망 건설기업 퀀타서비스(Quanta Services) 등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이사는 “예전에는 유리회사 정도로 인식됐던 코닝도 AI 데이터센터용 광케이블 수요가 급증하면서 다시 시장의 중심으로 올라섰다"며 “데이터센터와 연결된 거의 모든 밸류체인에서 새로운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는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전력 확보에도 직접 뛰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글은 신재생에너지 개발사를 인수했고, 메타도 광통신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며 “이제 자본은 컴퓨팅이 아니라 전력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 사례로는 미국 최대 민간 발전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NextEra Energy)의 도미니언에너지(Dominion Energy) 인수를 꼽았다. 그는 “넥스트에라가 약 670억달러 규모의 도미니언 인수를 추진한 이유는 단순히 발전설비를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 최대 데이터센터 밀집지역인 버지니아 '데이터센터 앨리(Data Center Alley)'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전력 공급능력과 데이터센터 고객을 동시에 확보한 상징적인 거래"라고 평가했다. 김 이사는 AI 시대 최대 과제로 여섯 가지 병목도 제시했다. 첫 번째는 발전원이다. 그는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LNG냐, 재생에너지냐, SMR이냐를 많이 묻지만 현재 정답은 '모두(All of the above)'"라며 “어떤 발전원이든 가장 빠르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면 모두 필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중요한 것은 특정 기술이 아니라 '스피드 투 파워(Speed to Power)'"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송전망이다. 김 이사는 “데이터센터는 2년이면 건설되지만 송전망은 10년 이상 걸린다"며 “전 세계적으로 전력망이 가장 큰 병목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초기에는 자체 발전원을 활용하는 '비하인드 더 미터(Behind-the-Meter)' 방식이 확대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송전망 확충이 필수적이라고 전망했다. 세 번째는 지역사회 수용성이다. 그는 “미국에서도 데이터센터 반대 여론이 60%를 넘는다"며 “소음과 물 사용, 전기요금 상승 등에 대한 주민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변압기·가스터빈 등 공급망 부족 ▲AI 투자 확대로 인한 전기요금 상승 ▲AI 투자 과열과 수익성 검증 여부 등을 향후 산업의 핵심 변수로 제시했다. 김 이사는 발표를 마무리하며 “시대의 중심은 이미 비트에서 와트로 이동했다"며 “역사적으로도 항상 병목을 해결한 기업이 산업의 승자가 됐듯 AI 시대 역시 전력 공급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들이 새로운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GS, 동해서 ‘발전-AIDC’ 수직계열화…李정부 ‘지산지소’ 모범사례

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 지산지소(地産地消)'를 핵심 에너지 정책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GS그룹이 강원 동해에서 추진 중인 발전소 연계 AI 데이터센터 사업이 재계의 새로운 사업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수년간 송전망 부족으로 발전량을 제대로 판매하지 못했던 발전소와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AI 데이터센터를 직접 연결해 송전제약과 전력 공급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모델이 성공할 경우 울산 산업단지와 대형 석탄·원전 발전소 인근으로도 유사한 사업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GS는 강원도 동해 북평산업단지에 1.2GW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고객사와 투자 규모, 공급 시기 등을 협의하는 단계로 아직 최종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지만, 사업이 성사될 경우 오는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준공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번 사업은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사업으로 연결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GS가 데이터센터 운영을 총괄하고, GS동해전력은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한편 각종 인허가와 행정 지원을 담당한다. 데이터센터 건설은 그룹 내 시행사가 맡으며 향후 AI 인프라 운영을 위한 별도 법인 설립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대상지는 북평산업단지 내 이미 조성이 완료된 부지다. 전력 수전 설비와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어 추가적인 송전망 구축 없이도 착공이 가능하다. 동해시와 강원도 역시 인허가 절차를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어 행정 절차만 마무리되면 2년 안에 준공과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넘어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송전제약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 수 있기 때문이다. GS동해전력은 동해안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는 송전망 부족으로 수년 동안 발전량을 충분히 판매하지 못했다. 송전제약이 심했던 시기에는 발전소 가동률이 20% 수준까지 떨어졌다. 현재도 동해안-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HVDC)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2028년까지도 송전제약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수도권에서는 송전망 부족으로 신규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이 어려운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발전소 인근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 발전소는 안정적인 전력 판매처를 확보하고, 데이터센터는 장거리 송전망 확충을 기다리지 않고 필요한 전력을 신속하게 공급받을 수 있다. 발전소와 데이터센터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을 국내 첫 '송전제약 해소형 AI 데이터센터' 모델로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발전소는 송전망 부족으로 전기를 생산하지 못했고, 데이터센터는 송전망 부족으로 전력을 공급받지 못하는 문제가 반복돼 왔다. 이번 사업은 발전소 인근에 대규모 전력 수요처를 직접 배치함으로써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강조하는 '전력 지산지소'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에서 소비함으로써 계통 부담을 줄이고, 발전소 이용률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무엇보다 얼마나 빠르게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인데 동해는 부지와 전력 인프라가 이미 준비돼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이번 모델이 성공하면 울산 산업단지뿐 아니라 대형 석탄발전소와 원전 인근에서도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연계한 사업이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발전회사들의 역할도 단순히 전력을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AI 데이터센터와 디지털 인프라를 함께 운영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전력 확보가 국가 경쟁력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발전소와 AI 데이터센터를 결합한 사업모델이 국내 전력산업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삼성, 사상 최대 실적의 역설…‘자사주 보상’이 키운 노조 리스크

삼성전자가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그룹 안팎에서 보상 체계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성과급 격차에 반발한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 노조가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데 이어, 삼성SDS에서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노조가 출범해 하루 만에 조합원 4000명을 넘기며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사업부 간 보상 격차가 커지면서 최근 자사주를 활용한 보상 방식이 잇따라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호실적의 역설'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잠정 매출액이 171조원, 영업이익이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27.74%, 영업이익은 56.21% 늘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 129.31%, 영업이익 1810.26% 급증했다. 역대급 실적과는 달리 내부 분위기는 정반대다. 삼성전자 DX 부문 직원 중심의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오는 16일 수원사업장 인근에서 조합원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노조는 최대 2000~3000명 규모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부문 직원들이 최대 6억원 수준의 특별성과급을 받은 반면, DX 부문은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받는 데 그쳤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역시 노태문 대표이사 겸 DX부문장과 전영현 대표이사 겸 DS부문장에게 보상 격차에 대한 공식 입장 표명을 요구한 상태다. 갈등은 계열사로도 번지고 있다. 지난 6일 창사 이래 처음 출범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SDS 지부는 출범 하루 만인 7일 4000명이 넘는 조합원을 확보했다. 전체 임직원 약 1만1000명의 40%에 육박하는 규모다. 노조는 같은 날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에게 단체교섭 요구서를 제출하고 과반 조합원 확보를 목표로 조직 확대에 나선 상태다. SDS 노조 출범의 직접적인 계기는 회사가 기존 현금 목표인센티브(PI)를 폐지하고 연봉의 20% 상당을 자사주로 지급하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보상제도 개편을 추진하면서다. 회사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개편안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전체 직원의 55.6%가 투표에 참여했고, 투표 참여자의 71.9%가 찬성했다. 그러나 전체 직원 기준 최종 찬성률은 40%에 그쳐 취업규칙 변경에 필요한 과반 동의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이번 인사제도 개편안은 최종 시행되지 않게 됐다. 노조는 제도 시행은 무산됐지만, 제도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일방적 의사결정과 직원 설득 방식에 대해서는 경영진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일방적인 추진 과정에 대한 경영진의 유감 표명 ▲향후 근로조건 및 제도 변경 시 노조와의 공동 논의 등을 요구했다. 필요할 경우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중지 가처분 신청과 투표 무효 소송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사례는 발생 배경은 다르지만 '자사주 보상'이 갈등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삼성전자 DX에서는 현금 성격의 특별보상 대신 자사주가 지급된 데 대한 불만이 제기됐고, 삼성SDS에서는 기존 현금 인센티브를 자사주 중심으로 전환하는 제도 개편이 노사 갈등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최근 일부 계열사에서 자사주를 활용한 보상 방식이 확대되면서 직원들의 수용성과 보상 체계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갈등이 호실적과 함께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DS 부문의 특별경영성과급은 사업부 영업이익과 연동되는 구조다.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수록 DS 부문의 성과급 규모는 커지지만, 다른 사업부와의 격차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즉 실적이 좋아져서 갈등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특정 사업부의 실적 개선이 부문 간 보상 차이를 키우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증폭시키는 구조라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하반기에도 반도체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전망대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경우 사업부 간 성과급 격차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보상 체계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 확산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 제도적 환경도 형성돼 있다. 초기업노조는 산하 지부 형태로 계열사에 조직을 만들 수 있어 별도의 노조 설립 절차 없이 비교적 신속한 조직화가 가능하다. 실제 삼성SDS 지부는 총회 다음 날 곧바로 출범해 하루 만에 임직원의 약 40%를 조직하고 단체교섭 요구까지 진행했다. 노동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향후 다른 계열사에서도 노조 조직 확대를 촉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과거 삼성이 높은 연봉과 성과급을 바탕으로 '무노조 경영'을 유지해왔지만, 최근에는 사업부별 실적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보상 방식도 다양해지면서 '얼마를 받았느냐'보다 '왜 다른 조직보다 적게 받았느냐'는 상대적 박탈감이 노조 조직 확대의 새로운 배경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삼성SDS 측은 보상 체계와 노조 측 주장에 대해 아직 별도의 입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전력도 땅도 부족하다”…바다로 향하는 AI 데이터센터, 슈나이더·HD현대 손잡았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육상 부지와 전력 공급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부유식 데이터센터(Floating Data Center·FDC)'가 급부상하고 있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전력망과 냉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해상 데이터센터가 차세대 인프라로 주목받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글로벌 에너지관리 기업인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HD한국조선해양이 부유식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 공동 개발에 나섰다. 조선·해양 기술과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지난 7일 경기도 성남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부유식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술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권지웅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대표와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등이 참석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는 GPU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기존 서버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하고 막대한 열을 발생시키고 있다. 데이터센터 운영비 가운데 냉각이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늘면서 냉각 효율이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부유식 데이터센터는 이러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해수를 자연 냉각원으로 활용해 냉각에 필요한 전력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육상 부지 확보 부담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만이나 해상 변전설비와 연계하면 대규모 전력 공급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업계에서는 AI 시대 데이터센터 경쟁이 단순히 서버 확보 경쟁을 넘어 전력과 냉각 인프라 확보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원전과 LNG 발전, 재생에너지 직접계약(PPA), 소형모듈원전(SMR) 등 다양한 전력 확보 전략과 함께 해상 데이터센터를 미래 인프라 후보군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해상 플랫폼 기반 데이터센터 구축을 목표로 전력, 냉각, 제어, 소프트웨어 등 전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한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관리 시스템과 고밀도 냉각 기술, 디지털 기반 통합 운영 플랫폼을 제공한다. 특히 제한된 해상 공간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부유식 데이터센터 전용 전력·에너지 관리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세계적인 조선·해양 엔지니어링 역량을 바탕으로 부유식 구조물 설계와 건조 기술을 담당한다. 기존 해양플랫폼과 파워십 개발 경험을 활용해 해상 환경에 최적화된 데이터센터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양사는 앞으로 부유식 데이터센터 인프라 아키텍처를 공동 설계하고 기술 요구사항을 함께 검토하는 한편, 추가 공동 연구개발(R&D)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조선·해양 분야에서 축적한 부유식 구조물 기술을 기반으로 해상 데이터센터 핵심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겠다"며 “대규모 AI 컴퓨팅 인프라를 바다 위에서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권지웅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대표는 “AI 인프라 확대와 함께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이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양사의 기술력을 결합해 차세대 부유식 데이터센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AI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글로벌 인프라 경쟁이 육상을 넘어 해양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한국이 강점을 가진 조선·해양 산업과 AI 데이터센터 기술이 결합하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향후 관련 산업 생태계 확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케이엔알시스템

로봇 전문기업 케이엔알시스템이 개발 중인 산업용 '슈퍼휴머노이드'가 세계 3대 디자인상 가운데 하나인 '2026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 디자인 콘셉트 부문 본상(Winner)을 수상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7일 개발 중인 슈퍼휴머노이드의 설계 디자인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디자인 콘셉트 부문 본상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는 1955년 독일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디자인 시상식으로, 제품 디자인과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콘셉트 등 3개 부문에서 혁신성과 디자인 완성도를 평가한다. 이 가운데 디자인 콘셉트 부문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미래 기술과 프로토타입을 대상으로 혁신성은 물론 기술 실현 가능성과 생산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한다. 이번 수상은 아직 개발 단계에 있는 슈퍼휴머노이드가 완성품이 아닌 '설계 비전' 자체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이 테슬라의 '옵티머스', 피규어AI, 유니트리 등 20~100kg급 범용 인간형 로봇 개발 경쟁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케이엔알시스템은 최대 600kg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산업용 초고하중 이족보행 로봇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회사가 개발 중인 슈퍼휴머노이드는 제철소 용광로 인근 고온 작업장, 붕괴 위험이 있는 터널, 방사선에 노출되는 원전 해체 현장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산업 현장에서 작업자를 대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람의 노동을 대체하는 일반 휴머노이드와 달리 사람이 할 수 없는 고위험·고중량 작업을 수행하는 '슈퍼휴머노이드'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디자인 역시 산업 현장 활용에 초점을 맞췄다. 작업자가 멀리서도 로봇의 위치와 움직임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높은 시인성을 확보했으며, 낙하물과 분진, 외부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견고한 외장 구조를 적용했다. 또한 대형 로봇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안정감 있는 비례와 균형감을 고려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현재 슈퍼휴머노이드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핵심 구동장치인 액추에이터와 로봇 손, 손가락 제작을 완료해 시험을 앞두고 있으며, 하체는 설계 작업을 마치고 제작 단계에 들어갔다. 회사는 올해 말 시제품 공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수상작은 향후 싱가포르 레드닷 디자인 뮤지엄 전시와 연감(Yearbook) 수록, 온라인 전시 등을 통해 세계 디자인·산업계에 소개될 예정으로, 해외 기업과의 기술 협력과 수출 협상에서도 중요한 레퍼런스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명한 케이엔알시스템 대표는 "슈퍼휴머노이드는 단순히 사람을 닮은 로봇이 아니라 위험하고 가혹한 산업 현장에서 실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설계된 산업용 로봇"이라며 "중공업과 건설, 에너지, 재난 구조 등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운 현장에서 안전하고 신뢰성 있게 활용될 수 있도록 개발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K-휴머노이드 연합' 참여기업이자 AI팩토리 전문기업으로, 심해 작업 로봇과 제철소 용광로 관리 로봇 등을 개발해 산업 현장에 공급하고 있다. 또한 세계 최초로 전동 모터와 유압 액추에이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를 개발했으며, 올해 초에는 원전 중수로 방사화 구조물 절단 플랫폼 제작 계약을 체결하며 원전 해체 로봇 시장에도 진출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삼성, 에너지 전문가 영입 본격화...반도체 전력공급 직접해결 추진

삼성전자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 정책을 담당했던 발전업계 인사와 한국전력 전력망 분야 고위급 출신 인사를 잇달아 영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국가 메가프로젝트의 속도전을 거듭 강조한 가운데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발전사업과 전력망 역량을 그룹 내부로 흡수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산업부 에너지 분야에서 근무한 뒤 민간 발전업계로 자리를 옮긴 인사를 영입한 데 이어, 한전 전력망 분야를 담당했던 고위급 인사도 전력 관련 조직에 합류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최근 평택캠퍼스 LNG 열병합 발전 추진과 맞물려 이뤄진 인사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한 인력 보강이 아니라 발전사업과 전력망 운영 경험을 갖춘 전문가를 확보해 반도체 공장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체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평택캠퍼스 1기가와트(GW)급 LNG 열병합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당초 민간 발전사업자를 활용하는 방안에서 자가발전 방식으로 방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 시기에 맞춰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업 추진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은 향후 5년 내에 평택캠퍼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물론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등 반도체 공장 건설과 함께 이를 가동할 전력공급 과제도 떠안게 됐다. 규모와 속도에 대한 부담이 커진 만큼 기존처럼 한국전력과 발전공기업에만 맡기기보다 자체적으로 전력을 조달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반도체 공장을 짓는 것만큼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발전사업과 전력망을 잘 아는 전문가를 확보하는 것은 결국 기업 내부의 에너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이 발전사업을 준비하는 것이 낯선 일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물산은 국내외에서 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을 수행해왔으며, 강릉에코파워 등 민간 발전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태양광과 ESS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경험도 축적해왔다. 다만 그동안은 그룹 차원의 투자와 건설사업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 움직임은 반도체 생산시설에 필요한 전력을 직접 확보하고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특히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확보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면서 삼성 역시 기존의 '전력 구매' 중심에서 '전력 조달'까지 직접 관리하는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움직임과도 닮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구글, 아마존 등은 원전과 LNG,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전력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AI 시대에는 GPU보다 전기가 더 귀한 자원이 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이번 인사를 계기로 국내 대기업들의 전력 전략도 변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첨단 제조업은 물론 AI 데이터센터 사업자들도 안정적인 전력 확보를 위해 발전과 송전 분야 전문 인력 확보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발전사업은 발전회사, 송전은 한전의 영역이었다면 앞으로는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기업들도 전력 전문가를 직접 확보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AI 시대에는 전력 확보 능력이 곧 기업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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