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그동안 미뤄왔던 주요 에너지 정책들을 잇달아 내놓으며 하반기 강한 에너지 정책 드라이브에 나설 전망이다. 15일 정부와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기후부는 이번 주 발전공기업 통합 용역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여기에 청정수소발전시장(CHPS)과 LNG 용량시장 재개,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등 굵직한 현안들도 연이어 추진하면서 정체됐던 에너지 정책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관심을 모으는 것은 발전공기업 통합 방안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발전 5사 체제 개편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해 왔으며, 이번 주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통합발전사 설립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본사 입지와 조직 개편 범위를 둘러싼 지역 갈등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돌연 취소됐던 수소발전 입찰시장도 재개 수순에 들어갔다. 기후부는 최근 행정예고를 통해 올해 일반수소발전시장 930GWh, 청정수소발전시장 500GWh 규모의 입찰시장 개설 계획을 공개했다. 다만 청정수소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석탄·암모니아 혼소 발전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수소혼소 사업을 준비하던 업계는 여전히 향후 세부 공고 내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중단됐던 LNG 용량시장 역시 재개 가능성이 거론된다. LNG 용량시장은 LNG를 주요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소나 집단에너지 시설을 선정할 때, 공급 상한을 정하고 경쟁 입찰 방식을 도입한 전력 시장 제도이다. 특히 노후 LNG 발전소 대체 및 신규 투자와 직결되는 제도인 만큼 발전업계의 관심이 크다. 다만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LNG 발전 감축 기조를 감안할 때 과거 수준의 물량이 공급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에너지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12차 전기본 초안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에너지 안보 우려와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 등 변화한 대내외 환경이 얼마나 반영될지가 핵심 관심사다. AI 반도체 산업 호황과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전력수요 전망 자체가 기존 계획보다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정부가 추진 중인 2040년 석탄발전 퇴출과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전력 공급 안정성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12차 전기본에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탄소중립 목표뿐 아니라 산업 경쟁력과 에너지 안보도 함께 고려할 것을 주문한 점이 계획에 반영될지 주목된다. 여기에 최근 AI 전문가 출신인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총리 후보로 지명되면서 정부 전반의 정책 무게추가 인공지능(AI) 산업 육성과 전력 인프라 확충 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에너지업계에서는 향후 개각 과정에서 관련 부처 장관들이 새로운 국정 방향에 보조를 맞추거나, 필요할 경우 인적 쇄신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정책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러스터, 에너지 안보 등 산업 경쟁력 이슈가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며 “12차 전기본이 이런 변화된 환경을 얼마나 반영하느냐가 향후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할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2차 전기본이 확정되면 후속 계획들도 본격 추진된다. 장기 송·변전설비계획과 제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수립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전기본이 향후 발전원별 설비 규모와 전력수요 전망을 결정하는 최상위 계획인 만큼, 후속 송전망과 가스 인프라 투자 방향도 이에 맞춰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향후 수개월이 향후 10~15년 국내 에너지정책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발전사 통합, 수소시장, LNG 시장, 전기본이 동시에 움직이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중동 전쟁과 AI 전력수요 증가라는 새로운 변수 속에서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국내 에너지산업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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