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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전지성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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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소영 맞상고 포기…최태원, 재산분할 2440억원만 대법서 다툰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판결에 부대상고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최 회장 측이 불복한 재산분할금 2440억원을 중심으로 심리할 전망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노 관장 측은 부대상고 기한인 전날 자정까지 대법원에 부대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부대상고는 한쪽 당사자가 상고했을 때 상대방도 원심판결 중 자신에게 불리한 부분을 함께 다툴 수 있는 절차다. 앞서 서울고법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과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 측은 재상고했지만 재산분할금 가운데 7000억원은 더 이상 다투지 않고, 나머지 2440억원에 대해서만 대법원의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 측은 파기환송심이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도를 33.3%로 산정한 과정과 SK 주가 상승분을 재산분할 비율에 반영한 방식에 법리적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 관장이 부대상고를 포기하면서 대법원 심리 범위는 최 회장 측이 제기한 쟁점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지급해야 할 재산분할금이 파기환송심 판단인 9440억원보다 늘어날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고, 쟁점이 된 2440억원이 유지되거나 줄어들지가 관건이 됐다. 다만 최종 재산분할액은 대법원의 심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최 회장 측이 불복 범위에서 제외한 7000억원의 실제 지급 시점과 조달 방식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재상고심은 SK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관심을 끈다. 최 회장이 대규모 현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보유 중인 SK㈜ 주식 등 핵심 자산을 활용할 경우 그룹 지배력과 시장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SK㈜ 최대주주로서 지분 17%대를 보유하고 있다. 대법원은 최 회장 측 상고이유서에 대한 노 관장 측 답변서를 받은 뒤 주심 대법관을 배당하고 본격적인 법리 검토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포스코 장인화 회장, 2027년 세계철강협회 총회 서울 유치…22년 만

장인화 한국철강협회장 겸 포스코그룹 회장이 2027년 세계철강협회 정기 총회의 서울 유치를 이끌었다. 세계 주요 철강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하는 세계철강협회 총회가 서울에서 열리는 것은 2005년 이후 22년 만이다. 14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세계철강협회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회원사 회의에서 2027년 정기 총회 개최지로 서울을 공식 발표했다. 세계철강협회 총회는 매년 10월 글로벌 주요 철강사 CEO들이 모여 산업 현안을 논의하고 지속가능한 철강산업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장 회장은 서울 총회 홍보 영상에 직접 출연해 세계철강협회 회원사들에 서울 총회 참석을 요청했다. 또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열린 뉴델리 총회에 참석해 글로벌 철강업계의 저탄소 전환과 국제표준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서는 2022년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가 침수 피해를 입었던 사례를 소개하며 극한 재난에 대비한 민관 협력 대응체계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장 회장은 총회 기간 사잔 진달 JSW그룹 회장을 비롯한 글로벌 철강사 경영진과도 잇달아 회동했다. 특히 진달 회장과는 포스코가 JSW스틸과 추진하고 있는 인도 일관제철소 합작투자 등 양사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포스코그룹은 인도를 핵심 해외 성장시장으로 보고 현지 생산체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 성장시장에서 생산 기반을 확대하는 동시에 이를 국내 철강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포스코는 이번 인도 투자를 그룹의 '트리플 코어(Triple Core)' 전략에 따른 현지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조강 생산량 6223만톤으로 세계 6위의 철강 생산국이다. 1인당 철강 소비량은 844㎏으로 세계 1위 수준이다. 포스코를 중심으로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활용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통합발전사 최적지는 ③] 수도권서 멀수록 불리?…통합발전사 입지, ‘국가균형발전’으로 따져보니

발전공기업 5사를 하나로 합치는 통합발전사의 본사를 어디에 둘 것인가. 산업 경쟁력과 정의로운 전환에 이어 마지막으로 따져봐야 할 기준은 국가균형발전이다. 문제는 '균형발전'이라는 말 자체가 지역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낙후된 지역에 새로운 공공기관을 배치하는 것이 균형발전인지, 이미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조성한 혁신도시를 더욱 키우는 것이 효과적인지부터 판단이 엇갈린다. 직원들의 정주여건을 얼마나 중요하게 평가할 것인지, 기존 청사를 활용해 국가재정을 아끼는 것까지 균형발전의 기준에 포함할 것인지도 쟁점이다. 결국 통합본사 입지 경쟁의 핵심은 어느 지역의 정치력이 강하냐가 아니라 지역낙후도와 정주여건, 기존 공공기관 이전의 성과, 이전·운영 비용을 어떤 기준과 비중으로 평가할 것인가로 좁혀진다. 그러나 경남도는 현재 이 같은 평가 방식부터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정 의원은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큰 문제는 구체적인 평가 방식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지역 간 유치 경쟁이 앞서가고 있다는 점"이라며 “정부는 산업 연계성과 재정 효율성 등의 원칙을 제시했지만 항목별 비중이나 평가 주체는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낙후지역에 새로 줄까, 기존 혁신도시 더 키울까 통합본사 입지를 둘러싼 첫 번째 쟁점은 지역낙후도를 어떻게 볼 것인가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수도권에 집중된 공공기능을 지방으로 옮겨 새로운 성장거점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추진돼 왔다. 그렇다면 통합 과정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대규모 본사를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배치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할 수 있다. 반대편에는 이미 조성한 혁신도시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공공기관 하나를 옮길 때마다 새로운 거점을 만드는 방식으로 분산하면 산업과 인력의 집적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진주 역시 1차 공공기관 이전 과정에서 한국남동발전 등 공공기관을 받아들이고 이에 맞춰 주거·교육·교통 등 기반시설을 구축해왔다. 정 의원은 “당초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한 목적은 지역의 고용·산업과 연계해 성장 거점을 만드는 데 있었고, 지역도 이에 맞춰 정주 여건과 산업 기반에 투자해 왔다"며 통합에 따른 기능·인력 재편이 기존 지역의 일자리와 산업협력,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까지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인터뷰(발전공기업 본사 입지 관련)_정재욱… 결국 지역낙후도를 단순한 현재의 경제·인구 지표만으로 평가할지, 기존 공공기관 이전정책의 연속성과 향후 성장거점 형성 가능성까지 포함할지가 관건이다. ◇ 직원은 실제 어디서 살 것인가…'정주여건'도 변수 두 번째 기준은 정주여건이다. 대규모 인력이 근무하는 통합본사를 지방에 두면서 직원과 가족이 실제 해당 지역에 정착하지 않는다면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교육과 의료, 주거, 교통 등 생활 기반이 입지 평가에서 빠질 수 없는 이유다. 진주 측은 이미 혁신도시 조성을 거치며 남동발전 등 이전 공공기관 임직원을 위한 정주 기반이 상당 부분 형성됐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정 의원도 “진주에는 남동발전의 본사 운영 기반과 남해안권 발전 현장·경남의 발전설비 및 기자재 산업을 연계할 여건은 물론, 직원과 가족의 생활을 뒷받침할 교육·의료·교통 등 정주 기반도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남에 유리한 기준을 따로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지역에 같은 기준을 적용해 비교하고 진주의 입지 경쟁력도 그에 따라 검증받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주여건을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이미 인구와 생활 인프라가 집중된 대도시나 수도권과 가까운 지역이 구조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주여건을 평가하더라도 단순한 수도권 접근성보다는 직원과 가족이 지역 안에서 실제 생활할 수 있는 교육·의료·주거 여건을 중심으로 비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기존 본사 놔두고 새 청사?…재정효율성도 따져야 세 번째는 국가재정이다. 통합발전사 본사가 대규모 조직으로 구성될 경우 새로운 청사를 짓느냐, 기존 발전사 청사와 주변 시설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상당한 비용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정부의 6월 공식 자료에는 기존 발전 5사의 기반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사항에 포함돼 있었다. 이후 9월 4일에는 기존 청사가 각각 약 500명 규모여서 1800여명을 수용할 새로운 건물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정 의원은 이를 정부가 기존 청사 활용 방침을 확정했다가 번복한 것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어떤 비교를 거쳐 새 건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는지는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청사별 증축 가능성과 주변 시설 활용 여부, 대안별 비용과 소요기간은 물론 1800여명의 인력을 반드시 하나의 건물에 배치해야 하는 업무상 근거까지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진주 유치 측도 이 부분을 주요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허성두 진주시 공공기관 유치위원장은 남동발전 본관·별관 증축과 인접 건물 임대 등을 활용하면 통합본사 인력을 수용할 수 있어 신규 청사 건설비와 공사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실제 수용 가능 인원과 증축·임대 비용, 신규 청사 건설비의 차이는 정부의 구체적인 비교자료가 공개돼야 검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정 지역이 제시한 예상 절감액만으로 입지의 우열을 판단하기보다는 모든 후보지에 대해 동일한 방식으로 총비용을 산출할 필요가 있다. ◇ 정치권 입김 막으려면 '룰부터 공개'해야 지역 간 유치전이 가열될수록 결국 중요한 것은 입지 자체보다 선정 절차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 의원은 여당 지도부의 충남 관련 발언과 나주의 공공기관 집중 이전 요구 등을 언급하면서 정치적 결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다만 대통령의 공공기관 집중 배치 발언 자체가 특정 지역을 지목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경남 정치권 역시 진주 유치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논리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 의원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저도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진주 유치를 요구하고 있고, 다른 지역 정치인들도 자기 지역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다"며 “다만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때는 정치적 영향력보다 실제 입지 조건을 근거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제안한 방식은 평가항목과 가중치를 입지 결정 전에 공개하는 것이다. 산업·기술 연계성과 발전현장 대응력, 이전·운영 비용, 정주여건뿐 아니라 기존 본사지역에 미칠 영향과 균형발전 정책의 연속성까지 평가하고, 이후 독립적인 평가와 지자체·노동계 의견수렴을 거쳐 결과를 공개하자는 것이다. 통합발전사 본사 유치를 원하는 지역마다 내세우는 명분은 다를 수밖에 없다. 지역낙후도를 강조하면 새로운 지역이, 기존 산업·공공기관과의 집적효과를 중시하면 기존 혁신도시가 유리할 수 있다. 정주여건과 수도권 접근성, 재정효율성에 얼마만큼의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어느 지역이 통합본사를 가져가느냐에 앞서 정부가 무엇을 '국가균형발전'으로 볼 것인지부터 명확히 하는 것이 입지 논란을 줄이는 출발점이라는 지적이다. 평가항목과 배점, 근거자료를 먼저 공개하고 모든 후보지를 같은 잣대로 비교해야 결과가 어느 지역으로 나오더라도 정치적 결정이라는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최태원 “‘새로운 자본주의’ 필요…이타심만으론 사회문제 해결 한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회문제 해결을 개인이나 기업의 선의에 맡기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 경제적으로 보상받는 '새로운 자본주의(New Capitalism)'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그동안 사회적 가치 측정의 걸림돌이었던 높은 비용도 낮출 수 있다는 구상이다. 13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서울에서 열린 사회적기업월드포럼(SEWF)의 첫 'Ecosystem Leadership Exchange(ELE)'에서 "이타심에만 의존해서는 팽창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할 규모를 확보할 수 없다“며 "자발적 동기를 자극하는 정교한 성과 기반 인센티브 시스템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SEWF는 2008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된 사회적 기업 분야 글로벌 네트워크다. 사회적 기업가뿐 아니라 정부와 기업, 투자자, 지원기관 등이 참여해 각국의 사회적 기업 정책과 금융·시장 발전 경험을 공유한다. SEWF가 올해 처음 마련한 ELE의 개최지로 한국이 선정됐다. 15개국 19개 기관 관계자들이 12일부터 15일까지 한국의 사회적 경제 정책과 금융·시장 구조 등을 살펴본다. ◇ 최태원 “AI로 사회적 가치 측정 비용 낮춘다" 최 회장은 이날 기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CSR)이 예산 투입과 홍보에 집중돼 실제 사회적 성과를 측정하는 체계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사회문제를 얼마나 해결했는지 측정하고 이에 비례해 경제적인 보상을 제공해야 기업과 자본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게 최 회장의 구상이다. 특히 AI 발전을 사회적 가치 확산의 새로운 계기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정밀한 가치 측정에 드는 높은 거래 비용은 최근 AI 기술의 발전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SK가 추진한 '사회성과인센티브(SPC)'도 이 같은 구상의 실험이었다. 최 회장은 2013년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서 사회문제 해결 성과를 측정하고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제공하자는 SPC 개념을 제안했다. SK는 2015년부터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성과를 화폐가치로 측정해 성과에 비례한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해왔다. 최 회장은 SPC를 "국가와 사회의 비용을 줄여주는 새로운 방법“으로 규정하고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함께 굴러가듯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이 보상받는 '새로운 자본주의'로의 전환을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 WEF도 '임팩트 경제' 제시…“측정 넘어 시장 만들어야" 최 회장의 사회적 가치 구상은 사회적 기업 지원을 넘어 시장과 금융 시스템을 바꾸는 단계로 확장되고 있다. WEF 슈왑재단과 최 회장이 이사장을 맡은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지난 8일 'The Impact Economy: Turning Disclosure into Demand' 보고서를 공동 발간했다. 보고서는 사회적·환경적 성과가 시장과 금융 시스템을 통해 측정되고 인정받으며 경제적 보상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임팩트 경제(Impact Economy)'로 정의했다. 사회적 가치 측정과 공시가 확대됐음에도 실제 자금 유입으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는 이유로는 사회적 성과의 혜택과 비용을 부담하는 주체가 다른 점, 사회적 성과가 재무제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점, 장기적인 사회성과와 기업의 단기 의사결정 사이의 차이 등을 꼽았다. 최 회장도 보고서 공동서문에서 "사회적 가치가 경제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규칙과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며 "시장 실패에 사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규칙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사회적 성과를 측정하는 단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업의 투자와 조달, 금융 등 실제 경제적 의사결정에 사회적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SEWF 역시 이번 서울 행사를 계기로 한국의 사회적 경제 생태계를 분석한 공동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한국을 완성된 성공 모델이 아니라 새로운 정책과 시장 메커니즘을 지속적으로 실험하는 '살아있는 실험실(living laboratory)'로 평가했다. 게리 히긴스 SEWF 대표는 "한국의 사회적 경제 생태계는 정부에서 시작했지만 정부와 민간, 비영리조직이 각자의 정책과 기술, 방법론을 투입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며 "개발도상국뿐 아니라 선진국에도 훌륭한 교과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물류·로케트배터리 신화’ 이의순 세방그룹 창업주 별세

국내 물류·축전지 산업을 개척한 이의순 세방그룹 창업주 겸 명예회장이 지난 11일 별세했다. 향년 103세. 1923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해방 이후 외자청에서 원조물자 수송 업무를 담당하며 물류산업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쌓은 구매·조달 및 운송 경험을 바탕으로 1960년 한국해운을 설립하며 기업가의 길에 들어섰다. 고인은 1965년 부산항을 기반으로 세방기업을 세우고 항만하역과 육상운송 사업을 확대했다. 이후 세방과 세방익스프레스, 세방산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세방그룹을 종합 물류기업으로 성장시켰다. 1978년에는 진해전지(현 세방전지)를 인수하며 자동차 축전지 사업에 진출했다. 세방전지는 '로케트배터리'를 앞세워 국내 자동차용 납축전지 시장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세계 13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BMW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세방그룹은 물류와 납축전지를 양대 축으로 성장한 뒤 리튬배터리와 해외 물류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15년 설립된 세방리튬배터리는 전기차용 배터리 모듈과 배터리팩,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고인은 '신용·성실·근면'을 뜻하는 '삼위훈(三爲訓)'을 경영철학으로 강조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민간외교에도 힘써 1979년 동탑산업훈장과 2011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으며 독일 정부 십자공로훈장과 이탈리아 정부 국가공로훈장도 수훈했다. 2007년에는 사재를 출연해 세방이의순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지역아동센터 환경 개선과 인재 육성, 노인·장애인 및 취약계층 지원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고인은 90세에 아들 이상웅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긴 뒤 97세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유족은 이상웅 세방그룹 회장과 딸 이려몽·이상희 씨 등 1남 2녀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에 마련됐다. 세방전지 광주공장 명예회장 기념관에도 별도 분향소가 설치됐다. 발인은 14일 오전 6시이며 장지는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통합발전사 최적지는 ②] 석탄발전 닫고 본사도 떠난다면…‘정의로운 전환’은 누가 책임지나

석탄발전소 폐쇄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입지를 '정의로운 전환'의 관점에서도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발전소 폐쇄로 일자리와 지역경제의 충격이 예상되는 지역에서 기존 발전공기업의 본사 기능까지 빠져나간다면 지역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특히 경남은 삼천포와 하동을 중심으로 석탄발전 폐쇄가 이어지는 지역이다. 진주에는 삼천포발전본부 등을 운영하는 한국남동발전 본사가 자리 잡고 있다. 발전공기업 통합을 단순한 조직·인력 효율화에 그치지 않고 석탄발전 지역을 새로운 에너지산업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핵심은 석탄발전소를 언제 폐쇄하느냐만이 아니다. 발전소와 함께 성장해온 협력업체와 노동자, 지역경제를 어떤 산업과 일자리로 연결할 것인지가 정의로운 전환의 성패를 좌우한다. 통합발전사가 향후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전환 사업을 주도한다면 본사 입지 역시 이러한 역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 발전소 폐쇄에 본사 기능까지…지역경제 '이중 부담' 경남이 통합본사 유치의 주요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석탄발전 폐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전환의 현장'이라는 점이다. 삼천포·하동 등 기존 석탄발전 지역에서는 발전소 폐쇄에 따라 발전사 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와 지역 상권 등으로 충격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발전공기업 통합 과정에서 기존 본사 기능까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형성된 고용과 소비, 지역기업과의 거래 관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허성두 진주시 공공기관 유치위원장은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부경남은 삼천포 등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에 따른 산업 전환을 앞두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존 발전공기업의 본사 기능까지 지역에서 빠져나간다면 새로운 에너지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지역으로서는 이중의 부담을 안게 된다"고 말했다. 남동발전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도 작지 않다는 게 진주 측 설명이다. 허 위원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남동발전의 2025년 지역인재 채용률은 38.7%로, 2018년 이후 340명의 지역인재를 채용했다. 지난해 지역 물품 구매 규모도 약 388억원에 달했다. 본사 이전의 영향을 단순히 직원 숫자로만 계산하기 어려운 이유다. 본사 기능이 이동하면 지역인재의 취업 기회뿐 아니라 지역기업의 물품·용역 구매와 협력사업, 임직원 소비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수치만으로 통합본사를 진주에 둬야 한다는 결론이 곧바로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발전공기업이 자리 잡은 지역 역시 통합에 따른 고용·경제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통합본사 입지를 결정할 때 기존 본사 기능이 빠져나가면서 각 지역이 입게 될 손실까지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 '발전소 폐쇄'가 아니라 '산업 전환'이 돼야 정의로운 전환의 관점에서 더 중요한 문제는 기존 발전지역에 무엇을 새로 만들 것인가다. 허 위원장은 통합발전사의 구매·투자 기능을 경남 제조업과 연결하고,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을 조선·기계산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통합공기업의 규모가 커지는 만큼 발전설비와 에너지 기자재 구매·투자 역량도 확대될 수 있어 이를 지역 제조업과 연결하면 기자재 국산화와 공급망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석탄발전 폐쇄지역도 새로운 에너지산업의 거점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허 위원장은 “기존 삼천포 등 석탄발전 지역을 새로운 에너지산업과 일자리의 거점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발전소 폐지에 따른 지역경제의 충격을 줄이고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는 전환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보면 통합발전사의 역할은 발전소를 운영·폐쇄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석탄발전 지역에 남아 있는 발전산업 인력과 인프라를 활용해 재생에너지와 새로운 발전사업을 유치하고, 기존 협력기업이 새로운 시장으로 이동하도록 지원하는 역할까지 요구된다. 경남의 경우 발전공기업과 조선·기계 등 제조업, 석탄발전 폐쇄지역이 한 지역에 함께 있다는 점을 전환의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진주 유치 측의 논리다. 허 위원장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공기업과 에너지 기자재를 만들 수 있는 제조업, 석탄발전에서 새로운 에너지산업으로 전환해야 하는 지역이 함께 있다는 점"을 경남의 강점으로 꼽았다. ◇ 본사가 온다고 일자리 생기나…'전환 계획'이 관건 통합본사 유치 자체를 정의로운 전환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본사가 같은 지역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폐쇄 발전소 노동자의 고용이 승계되거나 새로운 산업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주 유치론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본사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통합발전사의 투자와 사업이 실제 삼천포·하동 등 폐쇄지역으로 어떻게 연결될 것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통합발전사의 재생에너지 투자 가운데 폐쇄 발전지역에 어느 정도를 배분할 것인지, 기존 발전인력을 어떤 직무로 전환할 것인지, 협력업체가 새로운 발전산업 공급망에 참여하도록 어떤 지원을 할 것인지 등이 구체화돼야 한다. 허 위원장 역시 통합이 단순히 5개 회사를 하나의 법인으로 합치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재생에너지 확대와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과 기능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전공기업 통합과 석탄발전 폐쇄가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두 정책을 별개로 보기 어려워졌다. 통합본사 입지 역시 어느 지역에 공공기관 하나를 더 배분할 것인가가 아니라, 석탄발전 이후의 산업과 일자리를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오너 경영능력 평가-정의선 ①] 판매 줄었는데 이익은 4배…현대차 ‘질적 성장’의 실체

에너지경제신문은 오너 경영인의 성과를 주관적인 인물평이 아닌 공시와 재무자료로 검증하는 '오너 경영능력 평가' 기획을 시작한다. 취임 전후의 성장성·수익성·재무건전성·현금창출력·투자효율·주주가치를 동일한 기준으로 분석하고, 동종업계와 비교해 업황의 영향을 함께 살펴본다. 첫 번째 대상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다. 정 회장은 2020년 10월 회장에 취임했지만 2018년 9월 총괄 수석부회장에 오른 뒤 그룹 경영을 총괄했고, 2019년 3월부터 현대차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에 2018년 9월을 정 회장 체제의 출발점으로 보고, 일시적인 변동을 줄이기 위해 2017~2019년과 2023~2025년의 3개년 평균을 비교했다. 코로나19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의 영향이 집중된 2020~2022년은 기준 구간에서 제외하되, 최근 실적에 남아 있는 차량 가격과 환율 효과는 동종업계 비교를 통해 함께 검토했다. 현대차그룹은 별도 지주회사가 없는 비지주회사 체제인 만큼 이번 편에서는 대표 상장사인 현대차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했다. 이후 투자 성과와 재무 부담, 기아·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의 성과를 차례로 살펴본 뒤 정 회장 체제의 경영 성적을 종합 평가한다. [편집자주] ◇ 판매 7.6% 줄었지만 매출 75%·영업이익 285% 증가 현대차의 2017~2019년 연평균 매출은 약 99조6000억원이었다. 2023~2025년 평균은 약 174조7000억원으로 7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평균 영업이익은 약 3조5000억원에서 13조6000억원으로 285% 늘었다. 영업이익 규모가 약 3.9배로 커진 것이다. 수익성 개선도 뚜렷했다. 3개년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산출한 영업이익률은 2017~2019년 3.55%에서 2023~2025년 7.79%로 4.24%포인트 상승했다. 매출 100원당 남긴 영업이익이 3.5원에서 7.8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판매량은 반대로 줄었다. 현대차의 연평균 판매량은 2017~2019년 약 451만대에서 2023~2025년 약 417만대로 7.6% 감소했다. 적게 팔고도 매출과 이익이 늘었다는 것은 과거보다 가격이 높은 차량을 판매하고 대당 수익을 더 남기는 구조로 이동했다는 의미다. ◇ SUV·제네시스·하이브리드가 바꾼 제품 구성 수익성 개선의 중심에는 SUV와 제네시스, 하이브리드차가 있다. 현대차는 세단과 중저가 차량 중심이었던 제품 구성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SUV와 고급차 중심으로 전환했다.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느리게 증가하자 하이브리드 생산과 판매도 확대했다. 2025년 현대차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96만1812대로 전년보다 27%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차가 63만4990대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중은 전체 글로벌 판매의 15.3%까지 높아졌다. 북미 시장 확대도 수익성을 뒷받침했다. 현대차의 2025년 미국 도매 판매량은 100만6613대로 처음 100만대를 넘어섰다. 미국은 SUV와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 비중이 높은 시장이다. 현대차가 내수와 신흥시장 중심의 양적 성장에서 북미·SUV·고급차 중심의 판매 구조로 이동하면서 전체 판매량 감소를 평균판매가격 상승으로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 회장의 경영 성과로 볼 수 있는 대목은 시장 변화를 실제 제품 구성에 연결한 점이다. 전기차 전환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수요 변화에 맞춰 하이브리드 공급을 늘렸다. 제네시스는 독립 고급 브랜드로 자리 잡았고 현대차의 디자인과 상품성에 대한 시장 평가도 달라졌다. 환율 상승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다. ◇ 경쟁사보다 컸던 이익률 개선 폭 현대차만 수혜를 본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량보다 수익성을 우선하면서 신차 가격과 평균판매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원화 약세와 물가 상승도 현대차의 명목 매출과 이익 증가에 영향을 줬다. 업황 효과를 가늠하기 위해 본지는 토요타·GM·폭스바겐그룹의 영업이익률을 같은 방식으로 비교했다. 토요타의 영업이익률은 회계연도 기준 전기 3개년 평균 8.2%에서 최근 3개년 평균 9.8%로 약 1.6%포인트 상승했다. GM의 GAAP 기준 영업이익률은 약 4.3%에서 4.6%로 약 0.3%포인트 개선됐다. 폭스바겐그룹의 영업이익률은 6.2%에서 5.2%로 오히려 약 1.0%포인트 하락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 개선 폭은 4.24%포인트로 토요타·GM·폭스바겐보다 컸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공급 제약과 신차 가격 상승은 글로벌 완성차업계에 공통으로 작용했다. 같은 환경에서도 현대차의 이익률이 더 큰 폭으로 높아졌다는 점은 SUV·제네시스·하이브리드 중심의 제품 구성 변화가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음을 보여준다. 다만 네 회사의 이익률을 동일한 조건의 수치로 볼 수는 없다. 토요타는 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의 회계연도를 사용해 현대차와 비교 기간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 적용 회계기준도 현대차는 K-IFRS, 토요타와 GM은 US-GAAP, 폭스바겐은 IFRS로 다르다. 자동차금융과 프리미엄 브랜드 등 연결 실적에 포함된 사업 구성에도 차이가 있다. 폭스바겐의 경우 2025년 포르쉐 제품 전략 조정 등에 따른 손상과 비용 47억유로가 반영돼 영업이익률이 2.8%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이번 비교는 각 회사의 이익률 수준을 직접 평가하기보다, 같은 회사 안에서 전기 대비 수익성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확인하는 참고 지표로 활용했다. 현대차의 개선 폭이 가장 크다는 사실은 확인되지만, 그 차이 전부를 정의선 회장의 경영 성과로 귀속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 2025년 관세 충격…질적 성장의 지속 가능성 시험대 최근 실적은 현대차의 수익성 개선이 아직 완성된 결과가 아니라는 점도 보여준다. 현대차는 2025년 역대 최대인 186조25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1조4679억원으로 전년보다 19.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2023년 9.3%에서 2025년 6.2%로 낮아졌다. 미국 관세 부담과 글로벌 판매 인센티브 증가가 고수익 제품 구성의 효과를 일부 상쇄했다. 같은 기간 경쟁업체의 수익성도 나빠졌다. 토요타의 FY2026 영업이익률은 7.4%로 낮아졌고, 폭스바겐그룹의 2025년 영업이익률도 2.8%로 떨어졌다. 2025년 부진에는 현대차의 개별 문제뿐 아니라 관세와 비용 상승, 경쟁 심화 등 완성차업계 전반의 부담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는 앞으로 미국 현지 생산을 늘려 관세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생산을 수요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영업이익률과 현금흐름을 유지할 수 있어야 최근의 성과가 구조적인 변화였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재무제표상 정 회장 체제의 현대차는 '많이 파는 회사'에서 '적게 팔아도 더 많이 남기는 회사'로 이동했다. 판매량이 감소한 가운데 매출과 이익이 증가했고, 영업이익률 개선 폭도 주요 경쟁사를 웃돌았다. 제품 구성과 브랜드 전략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는 근거다. 반면 환율과 글로벌 차량 가격 상승이 제공한 우호적인 환경, 관세 충격 이후 낮아진 이익률은 성과의 지속 가능성을 더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미국 생산시설과 전기차·배터리, 로보틱스에 투입한 자본이 수익과 현금으로 돌아오는지가 정 회장의 다음 성적표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현대차의 이익률 개선 폭이 경쟁사를 웃돈다는 점은 제품 믹스 전환의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며 “다만 향후 평가는 북미 현지 생산과 전동화 투자에 투입된 자본이 어느 정도 현금수익률을 만들어내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화 창립 74주년…김승연 “냉혹한 현실 직시하고, 정면 대응해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창립 74주년을 맞아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현실을 직시하고 도전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9일 임직원에게 전한 창립기념사에서 “낙관주의는 결코 설 자리가 없다"며 “끊임없는 지정학적 분쟁, 급격한 국내외 산업환경 변화 등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난관을 뚫고 나갈 경로를 확보하고, 정면 대응해야 100년, 200년 한화를 준비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올해 자산총액 기준 재계 5위에 오른 한화가 화약에서 출발해 기계, 석유화학, 금융, 에너지, 방산, 해양, 우주항공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며, 각 사업 분야에서 미래를 창조하는 리더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한 세 가지 기본 자세로 '주인의식', '선택과 집중', '도전정신'을 제시했다. 그는 “사업이 곤경에 빠지고 조직이 고비에 처했을 때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앞장서 활로를 찾는 리더라야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있다"며 주인의식을 강조했다. 또 복잡해지는 국제 정세와 경쟁·협력 구조 속에서 목표를 정확히 설정하고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복합적인 위험에 대응할 전략적 유연성과 추진력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방산과 해양 분야에서 한계를 뛰어넘은 원동력인 불굴의 도전정신도 주문했다. 김 회장은 “영속적 리더가 되기 위한 AI 기반의 기술 경쟁력 확보 역시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꺾이지 않는 도전정신으로만 가능할 것"이라며 우주항공뿐 아니라 금융, 기계, 서비스 분야에서도 인공지능(AI)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를 두고 김 회장은 안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큰 성과는 안전에서 출발하고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미래는 없다. 어떠한 가치도 안전과 생명에 앞설 순 없다"고 했다. 김 회장은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라면 한화가 세계의 중심에서 인류의 더 나은 삶을 보장하는 미래를 창조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고 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양대노총 “공공기관 통폐합·지방 이전 반대”…대정부 투쟁 돌입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정부의 공공기관 통폐합과 지방 이전 정책에 반대하며 공동 대정부 투쟁에 돌입했다.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일대에서 '공공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의 공공기관 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한국노총 공공노련·금융노조·공공연맹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보건의료노조 등 양대노총 공공부문 산별노조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 기능 개혁에 대해 "단순히 조직 개편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공공기관의 고유 기능을 축소하고 공공서비스 약화로 이어져 노동자들이 심각한 고용 불안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정말 효과가 있다면 이미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이 지역 소멸을 막는 역할을 했는지부터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기관 효율화가 목적이라면 노동자에게 공공성 강화 방안을 묻는 것이 순서"라며 정책 추진 과정에서 노동계와의 협의를 요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공공기관 정책의 일방적인 추진을 중단하고 공공부문의 인력 부족 해소와 일자리 확충에 나설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공대위는 오는 12일부터 국회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농성과 선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일 국방차관 회담…북핵 대응 공조·AI 무인체계 협력 강화

한국과 일본 국방당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일 및 한미일 안보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과 무인체계 등 첨단과학기술 분야로 국방협력 범위도 넓힌다. 국방부는 이두희 국방부 차관이 8~9일 일본을 방문해 일본 방위성에서 고이즈미 방위상을 예방하고 안도 아쓰시 방위심의관과 한일 국방차관회담을 가졌다고 9일 밝혔다. 이번 방일은 지난 5월 한일 안보정책협의회와 지난달 서울안보대화를 계기로 방한한 안도 방위심의관의 초청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이뤄졌다. 양측은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한반도 안보환경을 평가하고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 및 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미래 국방기술 분야의 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했다. 양측은 AI와 무인체계 등 첨단과학기술 분야를 포함해 미래지향적인 한일 국방교류·협력을 안정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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