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부 산하 임기 만료·만료 예정 기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 공공기관장 인사가 환경부와의 가칭 기후에너지환경부 개편 논의가 완료될 때까지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직안정과 정부 정책 수행을 위해 조속한 인선 마무리를 촉구하고 있지만 조직개편 변수로 주요 기관장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리셋 인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2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각 부처는 조만간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 대상자를 대통령실에 보고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개편 완료 이후에 대통령실에 보고 후 인사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가에서는 조직개편이 완료되고 부처 사무실 이전까지 마무리되려면 최소 연말은 돼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전까지는 인사 절차가 사실상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절차가 보류된 일부 기관을 포함해, 부처 신설을 명분으로 기관장 공모 절차를 전면 재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현재 임기가 이미 끝났거나 만료를 앞둔 기관장과 기관 현안은 다음과 같다.
한국수력원자력 황주호 사장은 2025년 8월 임기 종료된다. 체코 원전 수주 이후 후속 절차 관리와 국내 신규 원전 건설 추진이라는 굵직한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최연혜 사장은 2025년 12월 임기 종료다.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 14조원 해소와 요금 현실화라는 구조적 난제를 떠안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정용기 사장은 2025년 11월 임기 종료된다. 열요금 구조 개선과 친환경 설비 투자 확대가 핵심 현안이다.
한국전력거래소는 전임 정동희 이사장이 지난 3월 사퇴하며 김홍근 이사장 직무대행 체재로 운영되고 있다. 새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발전원별 입찰시장, 지역별 차등 요금제 등 전력시장 개편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 이상훈 이사장은 2025년 1월 임기 종료됐으나 공모 절차 지연으로 유임하고 있다. RE100 이행과 에너지 효율 향상 정책 수행이 주 업무다.
한국석유공사 김동섭 사장은 2024년 9월 임기 만료됐으나 1년 연임됐다. 당시 대왕고래 프로젝트 등을 포함한 국내외 자원개발 구조조정과 재무개선 과제가 남아 있다. 한전KPS 김홍연 사장도 2024년 6월 임기가 만료됐으나 후속 인선이 지연되면서 유임하고 있다. 발전소 정비 현장의 안전 강화와 인력 재배치가 주요 과제다.
산업부 산하 기관장 인선은 임추위 구성 후 후보자 공모 및 임추위 추천,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국토부 장관 제청, 대통령 임명 순으로 진행된다. 역대 정부는 정책 기조에 보조를 맞출 인물을 발탁해왔다.
이재명 정부는 에너지고속도로, 재생에너지 확대, 탄소중립, RE100 등 에너지정책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기 위해 차기 기관장들의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정부의 에너지, 기후, 환경 정책을 총괄할 기후에너지부가 신설되면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도 이관되는 만큼 차기 수장 인선도 이 때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차기 인사권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행사하게 된다.
이는 기존 산업부 장관 체제에서 진행되던 인사와 달리, 새 부처 정책 기조에 맞춘 기관장 선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당한 폭의 인사 변동을 예고한다.
기후에너지부는 기존 산업부의 에너지 정책 기능과 환경부 일부 기후·탄소중립 기능을 통합하는 부처로, 에너지 안보와 기후 대응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이에 따라 새 부처 장관은 정책뿐 아니라 주요 에너지 공기업의 경영진 교체와 인사 방향 설정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조직안정과 정부 정책 수행을 위해 조속한 인선 마무리를 촉구하고 있지만 당장 올해 국정감사까지는 현 기관장들이 담당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후 연말까지 기후에너지부 개편과 내년도 예산 작업을 마친 이후에야 후임 기관장 선임작업이 시작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새 부처 출범으로 인한 정책 기조 변화와 기관장 교체가 동시에 진행되면, 각 기관의 중장기 사업 계획도 대폭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차기 수장은 정책 이해도와 경영 능력을 모두 갖춘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