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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주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윤주 기자 입니다.
  • 건설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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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중동 상황 대응…착공부터 분양까지 ‘금융패키지’ 지원

정부가 중동 상황으로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의 유동성 확보 지원을 위해 건설 전 과정 금융 패키지를 시행한다. 17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건설사를 대상으로 특별융자 시행, 보증수수료 할인 등 금융지원 패키지를 시행한다. 특별융자는 건설공제조합과 전문건설공제조합에서 각각 3000억원 규모로 지원한다. 건설사 신용 등급에 따라 연 2% 후반에서 3% 초반의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이 가능하게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협력업체 보호를 위한 지원도 있다. 하도급대금 지급보증과 건설기계 대여대금 지급보증 수수료를 10% 할인해 보증 가입 문턱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원자재 수급난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는 경우 연장보증이 필요하다. 계약보증과 공사이행보증 수수료를 30% 할인하는 방안도 지원사항에 포함됐다. 계약보증은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손해를 금전으로 배상할 것을 담보하는 제도다. 공사이행보증은 수급인이 공사를 완료하지 못할 시 보증기관이 공사 완성을 담보하는 것이다. 건설공제조합은 조합원 당 최대 1억원 한도로 지원한다. 5월 중으로 융자를 실시할 계획이며, 지원 대상은 신용등급 BB이하의 영세 조합원이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기존에 PF위기 대응을 위해 운영한 건설안정 특별 융자를 지속 운영키로 했다. 현재 즉시 융자신청이 가능하며 5월부터 올해 말까지 보증수수료 할인도 추진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보증수수료 감면으로 지원한다. 보증료 할인은 5월 중으로 시행돼 1년간 진행된다. 신규 발급 보증을 비롯해 이미 보증 승인된 사업장의 남은 사업비에 대한 분할 발급 보증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주택사업자에 대해 주택분양보증과 정비사업자금 대출보증 수수료를 30% 할인한다. 이는 주택공급 위축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주택분양보증은 사업장의 분양 계약자를 보호하고, 사업 주체의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목적이다. 정비사업자금은 재개발·재건축 사업비를 조달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특히 주택 공급이 멈추지 않도록 주택건설을 위해 돈을 빌릴 때부터 분양할 때까지 전 과정 지원도 포함된다. PF 대출 보증과 분양 보증을 함께 발급받을 경우 분양보증분 수수료를 30% 추가 인하해 최대 60%의 보증료를 감면한다. 한편 지난 8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건설·금융업권 합동 간담회에서는 건설업계의 석유·나프타·플라스틱에 대한 공급 안정화와 공사비용 상승에 따른 금융비용 논의가 있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정상 사업장의 일시적 유동성 애로 개선을 위해 HUG의 PF보증 지원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해당 내용이 이번 금융지원으로 구체화 된 것으로 풀이된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141만 가구 공급…정보 접근부터 ‘답답’

이재명 정부가 연초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9·7 공급대책(135만 가구)과 1·29 공급대책(6만 가구)를 잇달아 내놓으며 오는 2030년까지 총 141만 가구 이상의 주택공급(착공) 방안이 마련됐다. 다만 수요자들은 정부의 주택 공급을 체감하기 어렵다. 주택을 짓고 공급하는 데 시차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수요자에게 '착공' 소식이 구체적인 공고의 형태로 확인되려면 얼마나 시간이 더 소요되는지, 어디서 공고를 확인하면 되는지가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9·7 공급대책과 1·29 공급대책을 통해 주택을 공급하는 주체도, 그 방식도 다양하다. 정책이 촘촘하게 짜여질수록 더 구체적인 정책수요자들을 보호할 수 있지만 동시에 정보의 장벽도 높아진다. 17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경기토지주택공사(GH)·인천도시공사(iH)와 함께 연내 6.2만 가구 규모의 주택 착공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수요자 입장에선 '착공'소식 이후 구체적으로 임대·분양 공고가 뜨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소요되는지 알기 어렵다. 인천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공급 소식은 들었지만 지으려면 시간이 한참 걸릴 것 같아서 큰 기대는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주택 공급 발표가 수요자들에게 유의미하게 체감되기까지는 간극이 존재한다. 주택 공급 정책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우선 주택 공급을 위한 후보지 발표가 있고 나면 지구를 지정해 사업지 경계를 확정한다. 토지이용계획을 세워 부지를 조성할 설계도를 그리고, 환경영향평가를 거친다. 토지이용계획을 세울 때 임대단지·분양단지의 비중을 정한다. 도로 정비도 이때 밑그림이 그려진다. 토지이용계획이 승인되고 나면 부지를 조성한다. 토지보상도 이 단계에서 이뤄진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블록 별로 공사가 시작된 것을 '착공'으로 발표하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에 따르면 착공 이후 분양 단지는 6개월 이내에 분양 공고가, 임대 단지는 1년 후부터 입주자 모집 공고가 나온다. 올해 상반기 착공에 들어간 단지를 기준으로 하면 분양 물량은 이르면 연내, 임대 물량은 내년 하반기부터 공고가 순차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한다는 의미다. 공공주택지구의 공공주택 건설 비율은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에 따라 정해진다. 공공임대주택은 전체 주택 호수의 35% 이상, 공공분양주택은 전체 주택 호수의 30% 이상이다. 그럼에도 그 중 어떤 단지를 언제 착공할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임대·분양 물량을 예측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번 정부의 공급대책이 대대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LH·SH·GH·iH가 모두 공급주체로 참여한다. 공급 주체는 지역별로 나뉜다. LH는 국토교통부의 지휘를 받아 전국 단위 공공주택을 담당하고, SH·GH·iH는 지방자치단체의 지휘를 받아 각각 서울·경기·인천 물량을 맡는다. 같은 수도권 도심 공급이라도 어느 지역이냐에 따라 담당 기관이 달라진다. 공급 방식도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신규 택지를 개발해 대규모 공공물량을 공급하는 방식·유휴부지를 전환해 도심 내 소규모로 공급하는 방식·민간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방식이다. 신규 택지 개발을 통한 대규모 공공 공급은 3기 신도시와 수도권 공영개발 택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번 착공 물량에 인천계양(2811가구)·남양주왕숙1·2(9136가구)·고양창릉(3706가구) 등 3기 신도시에서 총 1.82만 가구가 포함됐다. 유휴부지를 전환해 도심 내 소규모로 공급하는 방식은 도심 내 방치된 국·공유지나 노후화된 공공청사를 복합 개발하는 것이다. 민간 정비사업의 경우 재개발·재건축을 말하고, 민간이 지은 신축주택을 공공이 매입해 공급하는 '신축매입임대' 방식도 포함된다. 전방위적인 공급 드라이브가 걸리는 상황에서 여러 공급주체와 제도들이 중첩된다. 이는 다양한 정책수요자들을 촘촘하게 보장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동시에 복잡한 제도 자체가 장벽이 될 수도 있다. 임대제도만 해도 △영구임대 △국민임대 △50년임대 △매입임대 △10년임대 △6년임대 △5년임대 △장기전세 △전세임대 △행복주택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통합공공임대 등이 있다. 특히 공공임대 제도들은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것이다. 통합공공임대주택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나 주택도시기금의 지원을 받아 사회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지원한다. 매입임대주택은 저소득층 주거 안정을 위해 정부의 재정보조를 받아 기존주택을 매입하여 저렴하게 공급한다. 전세임대주택은 도심내 최저소득계층이 현 생활권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기존주택에 대해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임대주택이다. 장기전세주택은 20년 범위에서 전세계약의 방식으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한국토지주택공사, 지방공사가 임대할 목적으로 건설하는 것이 특징이다. 무주택세대구성원으로서 일정 소득 및 자산 기준을 충족해야 입주자격을 갖는다. 5·10·50년 공공임대주택은 임대의무기간 동안 임대 후 분양전환하는 주택을 말한다. 행복주택과 공공임대(10년), 국민임대, 영구임대는 유사해보이나 공급 목적에 따라 공급 대상에서 각각 차이가 있다. 전문가들은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제도들이 촘촘하게 구비돼있지만 정책 대상자들이 복잡한 제도들을 공부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임대제도 중 매입임대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제도"라며 “현실적으로 그 사람들이 복잡한 제도를 공부할 시간이 어디있겠냐"고 지적했다. 다양한 상황에 놓인 주택 수요자들에게 핀셋으로 지원을 해주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정부도 산발적으로 흩어져있는 정보들을 통합하고 정책 정보들을 쉽게 제공하려는 시도들을 해왔다. 대표적인 예가 국토교통부의 '마이홈'이다. 마이홈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LH, SH 등 다양한 공급주체들에서 올라온 공공임대·공공분양 공고들을 한눈에 보여준다. 자가진단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주택 유형이 무엇인지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문제는 이처럼 주택공급 정보를 통합해서 보여주는 마이홈 사이트가 LH의 주택공급 홈페이지인 '청약홈' 사이트에 비해 방문자 수가 저조하다는 것이다. 트래픽 분석 사이트인 'Similarweb'을 통해 최근 3개월 간 방문자 수 누적 그래프를 살펴보면 LH(주황색)가 817만8000건으로 가장 높고, SH(하늘색)가 424만9000건으로 뒤를 이었다. 마이홈(보라색)은 204만3000건으로 3위를 기록했다. GH와 iH는 각각 57만6754건, 16만2203건으로 뒤를 이었다. LH의 월간 방문건수는 272만6000건이고, 이어 SH의 월간 방문건수는 141만6000건이다. 마이홈의 월간 방문건수는 68만1046건이다. 월별 고유 방문자 수 역시 LH, SH, 마이홈 순으로 112만5000건, 50만8573건, 43만5099건이다.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 사령탑인 국토부의 정보창구가 국민들에게 가장 인지도가 낮은 셈이다. 물론 LH가 워낙 오래전부터 공공주택 공급의 주체를 맡아왔던 상황에서 LH 청약홈의 대국민 인지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배경은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재명 정부가 대대적인 주택공급 정책의 드라이브를 건 상황에서 주택공급 서비스 내용을 주무부처인 국토부로 일원화하고, 국민들에게 좀 더 통일된 주택공급 정보를 국토부가 제공할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원철 연세대 미래부동산개발 최고위과정 책임교수는 “자신에게 맞는 제도는 알아서 찾는 수밖엔 없다"면서 “임대나 분양을 언제 얼만큼 모집한다는 공고가 홈페이지에 통합돼 올라오지만 홍보가 미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코레일·SR 통합 구체화…사업양수도 방식 통합 최초 공공기관 되나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SR 간 통합과 관련해 합병이 아닌 사업양수도 방식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양수도 방식이 확정된다면 코레일·SR은 이 방식으로 통합하는 최초 공공기관 사례가 된다. 16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 결과, 양사 통합이 사업양수도 방식으로 기울고 있는 이유는 정부가 통합에 속도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합병 방식으로 통합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코레일은 한국철도공사법에 근거해 설립된 특수법인이다. SR은 상법에 근거해 설립된 비상장 회사로 코레일이 대다수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형태다. 합병을 위해선 코레일이 SR 법인 자체를 흡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공사법상 자본금의 규모·설립 목적·조직구조 등을 수정해야 하므로 법 개정이 필요한 것이다. 사업양수도 방식으로 통합을 진행한다는 것은 SR이 보유한 고속열차 운영권·차량·인력 등 핵심 자산을 코레일이 사오는 방식을 의미한다. 사업양수도 방식은 법 개정 없이 가능하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사업양수도 방식으로 통합이 진행될 경우 코레일이 SR의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계법인의 SR 자산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코레일과 SR 합병을 지난해 6월 치뤄진 21대 대선공약으로 내세웠고, 이에 따라 정부는 합병을 서두르고 있다. 당초 국토교통부는 2027년 통합을 목표로 했지만 지난해 말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이 통합을 서두를 것을 지시한 뒤로 올해 9월까지 통합 시한을 당겼다. SR 노조는 통합 기간을 약속과 다르게 앞당긴 것이 불만이라는 입장이다. 당초 계획은 2027년 말까지 운영 통합을 추진하며 실제 통합 시 이점과 경쟁 체제 장점에 대한 데이터를 쌓고 비교하는 것이었지만 현재로선 계획 이행이 어렵다는 것이다. 양사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도 숙제다. 정왕국 SR 대표이사는 지난 14일 세종시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통합 후 충돌 가능성에 대해 초창기에는 혼선이 일부 나타날 수 있지만 갈등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를 밝힌 바 있다. 코레일의 예산·인력 규모가 SR에 비해 월등히 크다는 이유에서다. 코레일 예산은 10조원이고 인력은 약 3만2000명에 달한다. 반면 SR 예산 규모는 8000억원, 인력은 약 700명 규모다. SR이 코레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회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운영 과정에서 잡음도 나왔다. 예·발매 시스템의 경우 SR은 코레일 시스템을 써야 했다. 시스템 수정 권한을 코레일이 가지고 있어 SR은 독자적인 영업 정책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임금 체계 문제도 존재한다. 양사 월급에 있어 기본급은 코레일이 높고 실수령액은 성과급 체제인 SR이 조금 더 높다. 월급 체계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상향 평준화 될 수 있게 조율하는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X와 SRT가 나뉘어 운영함으로써 인력·정비 등에서 중복 비용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업계 관계자는 “중복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은 철도공사 입장이라 SR 입장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중복비용은 인건비에 해당되는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합과정에서 정부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약속했기에 인건비 절감에서 오는 비용 효과는 크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운영기관 통합시 하루에 1만6000석 추가 공급 가능하기 때문에 대기시간을 단축하고 회전율을 높여 비용 효율화가 가능하다고 봤다. SRT는 1편성당 410석 규모고 KTX는 1편성당 955석이다. 교차 운행 시 왕복 1000석 가량 공급 확대가 가능한 것이다. 시범 교차운행에 이어 시범 중련운행 방식도 다음 달 15일부터 도입해 좌석 공급은 차질없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중련운행 방식은 두 대의 열차를 하나로 연결해 운행하는 방식이다. 철도 업계에서는 재무 자문 결과를 토대로 사업양수도 구조와 통합 방식이 구체화 될 경우 실질적인 논의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 가격을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 재무 부담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재건축 전세’ 있다더니 가보면 없다…서울 외곽 매수하는 신혼부부들

전세 품귀현상이 심화되면서 신혼부부들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비교적 전세 매물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외곽 재건축 대단지에 발품을 팔고 있다. 그러나 서울 외곽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아파트 현장을 본지가 실제로 찾은 결과 전세난은 해당지역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세 수요자들은 노도강 재건축 단지에 전세 매물을 찾아 발품을 팔아보지만 전세가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전세를 찾으러 왔다가 되려 매매를 결심하는 젊은 부부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 대표단지가 도봉구에 위치한 창동 주공 3단지다. 이 단지는 1991년에 건축된 2856세대 대단지 아파트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서 도봉구 단지 중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 단지로 꼽힌다. 그러나 이런 인기는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1년여전만 해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집주인이 도배·장판 등 수리를 제안하던 노·도·강 일대 전세시장은 한해 만에 역전됐다. 과거 '임차인 우위시장'이었던 노·도·강 지역은 전세가 나오자마자 계약이 체결되고 집주인이 가격을 슬금슬금 올리는 '임대인 우위 시장'이 됐다. 창동 주공 3단지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노·도·강 지역 집값이 들썩인다는 뉴스에 집을 내놓은 사람들이 가격을 조금씩 올리는 상황"이라며 “예전엔 시세에 따라 가격을 책정했지만 지금은 '아님말고'하는 마음으로 가격을 높이 부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24평형 기준 지난해 3월 전세가격은 2억5200만원이었으나 올해 3월 가격은 3억3000만원까지 올라 1년 새 약 8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1월부터 4월까지 창동 주공 3단지 아파트의 전세 신규 거래 비중 추이를 분석해보면 신규세입자가 들어갈 수 없는 전세 잠김 상태다. 2월까지는 신규전세 거래가 갱신보다 더 많았으나 3월부터는 신규거래보다 갱신거래가 더 많았다. 4월의 경우 13일 기준 신규 전세거래는 0건이었다. 월별 전세 갱신거래와 신규거래 및 그 비중을 살펴보면 1월 갱신거래 8건·신규거래 14건(63.6%), 2월 갱신거래 9건·신규거래 11건(55.0%), 3월 갱신거래 13건·신규거래 5건(27.7%), 4월 13일 기준 갱신거래 5건·신규거래 0건(0%)다. 전세 품귀현상은 전체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3월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72.41로 2021년 8월(177.04) 이후 최고치다. 지수가 100을 넘은 것은 전세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하다는 의미다.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6건으로 전년(2만7939건) 대비 37% 감소했다. 구별로 보면 노원구 전세 매물은 182건으로 전년(1148건) 대비 84.2% 감소했다. 도봉구 전세 매물은 158건으로 전년(472건) 대비 66.6% 감소했다. 강북구 전세 매물은 54건으로 전년(254건) 대비 78.8% 감소했다. 서울 외곽을 중심으로 아파트 전세난이 심화됨에 따라 매매 가격도 오르는 모양새다. 그 배경엔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갭투자가 봉쇄되자 전세 매물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창동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를 보러온 젊은 부부들이 전세가 없으니 매수로 시선을 돌리는 편"이라며 “3단지뿐만이 아니고 주변은 물론 노·도·강 전부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4월 창동 주공 3단지 아파트 매매계약 건수는 40건이다. 같은 기간 지난해 매매계약 건수는 23건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들과 주민들은 매매계약이 활발해진 이유로 GTX-C 사업 재개와 재건축 영향도 있다고 언급했다. GTX-C 노선 민자 구간은 공사비 인상 문제로 실착공이 이뤄지지 않았다. 사업 주관사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분을 반영해야 한다며 공사비 인상을 요구해왔지만 정부측과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대한상사중재원에 판단을 요청한 결과 정부는 총사업비 증액을 결정했다. 사업은 다시 본궤도에 올랐고 완공 시점은 당초 목표였던 2028년보다 3년 이상 늦은 2031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창동 주공 3단지는 서울 강북 재건축 시장에서 대장주로 꼽힌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새로 구성되고 정식으로 재건축 준비추진위원회(추진위)가 출범되면서 사업 추진 기반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추진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신속 통합 자문 정비계획 입안 동의 접수를 받고 있고, 입안 동의는 30% 가량 진행된 상태다. 이는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사전 준비 단계다. 계획부터 시행, 완료까지는 15년 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포항 영일만 분산에너지특화 본격화…GS건설, 글로벌 협력으로 ‘돌파구’

지역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지역에서 소비하게 하겠다는 경북 포항 영일만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사업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GS건설과 미국 아모지(AMOGY)사가 합작투자(JV) 계약 체결하면서 암모니아를 통한 분산발전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 경상북도도 특화지역 사업 지원을 위해 공모 사업에 지원해 49억원 규모 국비 확보도 진행한다. 14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GS건설은 암모니아를 수소로 전환하는 기술을 가진 미국 스타트업인 아모지와 최근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합작투자 계약을 계기로 별도 합작투자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아모지는 암모니아를 수소로 전환하는 기술을 제공하고, GS건설은 국내외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시공 경험을 제공한다. 이번 합작투자 계약을 통해 두 회사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다. 자금 분담을 통해 리스크는 각 회사가 투자한 지분만큼으로 제한된다. 또 각자 전문 분야가 맞물려 기술적 결함으로 인한 중단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분산 에너지는 장거리 송전망을 통한 중앙집중형 전력 체계에서 비롯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등장했다. 님비(NIMBY)시설로 취급되는 송전망 대신, 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해 지역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2024년 6월 분산에너지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정부는 지난해 말 지산지소형 분산에너지시스템 활성화를 위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7곳을 선정했다. 포항시는 특화지역에 최종 선정됐다. 경상북도 포항시를 포함해 선정된 지자체 7곳은 △제주도 △부산광역시 △경기도 △경상북도 △울산광역시 △충청남도 △전라남도다. 각 지역은 실증 목표에 따라 신산업 활성화형(제주·부산·경기·경북)과 수요 유치형(울산·충남·전남)으로 나뉜다. 신산업 활성화형은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실증하고 시장에 안착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수요 유치형은 전기를 많이 쓰는 기업을 지역으로 유치하고는 것이 목적이다. 포항시는 신산업 활성화형 특화지역이다. 영일만 산업단지 내 2차 전지 기업에 암모니아를 활용한 수소엔진 발전으로 생산한 무탄소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을 실증하는 것이 목적이다. GS건설 관계자는 “그린 암모니아를 이용한 무탄소 전력 분산발전은 복잡한 설비 없이 좁은 부지에서도 발전이 가능해 경제성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분산사업자는 GS건설·아모지·HD현대인프라코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HD현대인프라코어는 암모니아에서 전환된 수소를 받아 수소엔진발전기를 생산하는 역할을 맡는다. 컨소시엄은 그린 암모니아를 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1MW 급 발전 플랜트 실증사업을 경상북도·포항시와 함께 올해 착공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정책환경도 사업 추진과 맞물린다. 올해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시행돼 EU에 수출된 제품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 추정치에 세금이 부과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암모니아 발전이 무탄소 전력이라는 점에서 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 같은 2차 전지 기업들의 수출 장벽 해소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2035년 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을 앞당긴다는 점에서도 유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경상북도는 특화지역 기반 조성을 지원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해 구체화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지원사업인 분산에너지 특화 지원 공모에 지원해 국비 확보에 나선다. 올해 정부 지원금 중 경상북도가 공모 사업에 선정될 때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49억원이다. 경상북도 관계자는 “경상북도는 신산업 활성화형 특화지역이므로 사업자인 GS건설이 주관기관으로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신청 자격을 갖는다"며 “24일까지 사업 공모에 신청해 평가위원회를 거친 최종 선정은 5월로 예정돼있다"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재개발 표류하던 관악 난곡…LH 소규모 정비 첫 공공단독시행

소규모주택정비사업지인 서울 관악구 난곡 A2구역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의해 개발된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지에서 LH가 공공 단독시행에 나서는 첫 사례다. 특히 조합을 설립하지 않고 LH가 사업 전 과정을 직접 맡아 추진하는만큼 신속한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LH는 관악 난곡 구역을 첫 모델로 삼고 공공 디벨로퍼로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12일 도시정비사업 업계에 따르면 LH는 관악 난곡 지역에 가로주택정비사업 공공시행자로서 750가구 규모 주택을 공급한다. 관악 난곡 A2 구역은 관악구 신림동 687-2번지 일원에 위치해 있고, 면적은 2만9306㎡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서울시 모아타운 사업에 해당한다. 난곡구역은 30% 이상 주민 동의서를 얻어 모아타운 대상지 심사를 받았다. 서울시는 종로구 구기동·관악구 난곡동·동작구 노량진동·서대문구 홍제동을 모아타운 대상지로 선정한 바 있다. 시는 지역 사업 여건을 고려해 조합 설립 추진 절차를 지원한다. 용역비·세대수·공공커뮤니티 규모 등을 정하는 도시 관리계획을 수립한 뒤 조합을 설립할지 공공 시행 방식으로 갈지를 선택한다. 난곡구역 주민들은 조합을 설립하는 대신 LH가 공공시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관리계획 수립과정에서 난곡구역은 LH 지원 대상 기관으로 선정됐다. 처음엔 공공 참여형으로 컨설팅 등의 지원을 받았지만, LH와 지역 주민들 간 합의로 LH가 직접 공공시행자로 나서기로 했다. LH가 공공시행자로 나서는 것은 조합을 설립하지 않는 대신 LH에 신탁을 맡기는 것과 같다. LH에 공공책임시행을 맡기게 되면 난곡구역 주민들은 LH에 수수료를 낸다. 주민들의 의견은 주민대표위원회를 통해 받는다. 난곡구역에 진행되는 공공 단독시행방식은 LH가 기존에 진행하던 '공공개발'과는 차이가 있다. 공공개발은 LH가 토지수용부터 계획과 아파트 공급까지 전 과정을 맡아 진행하는 것이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 공공 단독시행방식은 땅 소유권은 주민들에게 있고 사업권만 LH에 넘기는 것이다. LH는 주택공급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의 기조에 따라 가시적인 주택공급 실적을 내기를 원한다. 또 단순히 임대주택 관리자나 토지 판매자가 아니라 공공의 신뢰를 바탕으로 디벨로퍼로서 시장에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민간 정비사업의 발주처가 돼 시공사 선정권을 갖겠다는 것이다. LH가 난곡에 공공시행사를 제안한 이유는 주민들 성향이 반대나 갈등이 없었기 때문이다. LH의 역할에 대해 주민의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주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공공개발을 하려면 통상 4년 가량 소요되는데 난곡구역의 경우 이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해당사업지에 위치한 한 부동산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난곡은 서울 시내 중에서도 외곽지역이라 분양가를 높이 쓸 수 없어 사업성이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주민 입장에서는 시행사의 자금문제나 조합 내 내부갈등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기를 원치 않았다. 결국 주택공급 성과를 내야 하는 LH의 입장과 신속한 입주를 원하는 주민 간 이해관계가 맞아 LH가 공공시행자로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난곡구역은 지형·사업성 문제로 2011년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지 3년 만에 지정 해제된 바 있다. 당초 인근 신림 7구역에서 난곡구역을 포함해 재개발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단독주택이 적고 공동주택이 많은 탓에 사업성을 이유로 재개발구역에선 배제된 것이다. 이후 난곡구역만 따로 대규모 재개발이 아닌 소규모(1만㎡ 미만)주택정비사업으로 변경해 사업을 진행했다. 국토부는 조합 방식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비사업에 전문성을 더해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고자 LH 등 공공참여 시 사업면적을 확대(1만㎡→최대 4만㎡)하는 제도개선을 추진했다. 제도개선안엔 기금융자를 저리(조합 2.2%, 공공참여 1.9%)로 제공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난곡구역은 모아타운 관리계획을 통해 종상향이 적용된 사업지로 약 264% 용적률을 확보했다. 일반 사업지 공공기여(임대주택 등)는 약 50%지만 서울시는 지가가 낮거나 과밀해서 개발이 어려운 지역의 정비사업을 돕기 위해 사업성 보정계수 제도를 도입했다. 보정계수를 곱해 허용 용적률을 높여주는 것이다.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으면 그 늘어난 분량의 약 50%를 공공기여로 내놓아야 하지만 난곡의 경우 LH 공공기관 지원 대상지 선정 등으로 공공기여분이 20%로 감소했기 때문에 사업성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주민들은 LH 지원을 통해 사업성을 제고하고, LH는 제도 개선을 통해 공공 디벨로퍼로서 첫삽을 들었다. 난곡구역을 시작으로 향후 소규모주거정비사업의 공공시행 방식이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4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 15개월 만에 최저치…당분간 먹구름 이어질 듯

대출 규제 강화·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부담 등으로 수분양자들의 입주가 당분간 지연될 전망이다. 11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대비 4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가 25.1포인트(p) 하락했고, 3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0.6%로 소폭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주택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산출한다.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좋음' 응답비중과 '나쁨' 응답비중의 차이에 100을 더해 산정한다. 좋고 나쁨의 판단이 같은 경우에는 지수가 100이 된다. 4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69.3으로 25.1p(3월 94.4→4월 69.3)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20.8p(97.5→76.7), 광역시 26.8p(100.0→73.2), 도 지역 25.4p(89.1→63.7) 모두 20p 이상 크게 하락했다. 전국 입주전망지수가 70 미만으로 하락한 것은 작년 1월 전망 이후 15개월 만이다. 작년 1월엔 탄핵정국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돼 입주전망이 급격히 하락한 바 있다. 연구원은 이번 입주전망의 급격한 하락을 정책·대외 불확실성이 반영된 결과로 본다. 수분양자들의 자금조달 상황은 좋지 않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부담과 신축 아파트 중도금·잔금 대출 규제 강화, 거래 위축이 지속됐다. 다음 달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도 입주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의 경우 인천과 경기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서울은 6.5p(100.0→93.5) 감소해 소폭 하락했지만, 인천 32.5p(92.5→60.0)·경기 23.4p(100.0→76.6)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타 지역과 달리 서울은 15억 이하 아파트가 밀집한 강북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이 나타나 신축 아파트 입주 전망이 소폭 하락에 그친 것으로 풀이된다. 모든 광역시에서도 하락세가 관찰됐다. 울산·대전·부산·세종은 30p 이상 하락했고, 광주·대구는 10p 대 하락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울산 36.6p(105.8→69.2)·대전 33.4p(100.0→66.6)·부산 30.0p(105.0→75.0)·세종 37.3p(114.2→76.9)로 하락했다. 광주 11.9p(83.3→71.4)·대구 11.6p(91.6→80.0)로 소폭 하락했다. 도 지역 역시 충북 40.9p(90.9→50.0), 충남 29.7p(93.3→63.6), 제주29.4p(89.4→60.0), 경남27.1p(93.7→66.6), 전남 26.2p(83.3→57.1), 강원 23.3p(83.3→60.0), 경북 20.6p(93.3→72.7), 전북 5.7p(85.7→80.0) 순으로 모든 지역에서 입주전망이 크게 악화됐다. 연구원은 비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하락이 나타난 이유를 다주택자 규제의 여파로 설명했다. 똘똘한 한 채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지방 주택 처분 압력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반영돼 지방시장 위축 전망이 확산됐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1일 정부가 '2026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연장이 제한될 경우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보증 등 정책대출도 축소돼 주택시장이 전국적으로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전망지수는 공급, 가격, 금융조달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2020년·2021년에는 높은 유동성과 함께 공급량도 늘고, 가격도 빠르게 늘었다. 당시 지수가 100에 도달하며 정착하나 싶었지만 가격이 정체됐다. 가격이 정체된 상황에서 공급이 많다 보니 2022년까지는 지수가 40 밑으로 떨어지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2023년 이후 공급이 급감해서 지수가 오름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이후 금융조달·세제강화 등으로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평균 70선에서 지수가 정체돼있다. 2월 대비 3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0.6%로 전월 대비 1.4%p 소폭 하락했다. 수도권에서는 매물감소와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인해 서울이 5.8%p(85.2%→91.0%) 상승했다. 반면 인천·경기권은 3.7%p(81.0%→77.3%) 하락했다. 비수도권에서는 강원권 10.0%p(30.0%→40.0%), 대구·부산·경상권 1.5%p(56.6%→58.1%) 상승했다. 대전·충청권 5.9%p(63.4%→57.5%), 광주·전라권 4.5%p(57.6%→53.1%), 제주권 1.6%p(67.2%→65.6%)로 하락세를 보였다. 미입주 사유는 잔금대출 미확보(32.1%), 기존주택 매각지연(32.1%), 세입자 미확보(17.0%), 분양권 매도 지연(3.8%) 순으로 나타났다. 노희순 연구위원은 “과거와 달리 아파트 가격이 너무 높아진 상황"이라며 “금융비용·거래비용 등이 높아지는 상황이므로 당분간은 입주전망지수가 좋지 않을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은행권의 대출을 규제하는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수분양자는 제2금융권 등을 통해 자금조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선거철 단골 ‘철도 지하화’ 공약…용적률보다 중요한 건 ‘단절 해소’

철도 지하화 공약은 매번 반복되지만 많은 경우 국토교통부 정책과 속도를 맞춰 실행까지 이어지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용적률·개발수익 환원 등이 강조되지만 사업성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지역 내 연계성을 고려한 계획이다. 현재 국토부 선도사업으로 경기도 안산을 비롯한 3개 사업이 기본계획 수립단계에 있다. 대표적인 철도지하화 성공사례인 경의선 숲길에서 기본계획 수립과정에서 고려해야할 사항을 짚어본다. 6·3 지방선거가 가까워 오자 철도 지하화 공약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작년 대선에서도 당시 이재명·김문수 후보가 철도 지하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김동연 지사는 지상철도 지하화 통합개발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철도 상부 부지의 평균 용적률 최대 900%까지 상향 △인프라펀드 조성을 통한 개발수익 도민 환원 △인프라펀드 관리를 위한 경기투자공사 설립 등을 약속했다. 철도 지하화는 과밀화된 도시에 새 활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다. 철도 지하화는 주로 유동 인구가 많고 여러 노선이 겹치는 환승역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일례로 일본 시부야는 철도 지하화 사업을 계기로 주변 도시개발까지 진행해 이른바 스테이션 시티(Station-City) 개념을 도입했다. 지상철도 주변 지역이 철로를 기준으로 단절된 상태라는 점도 철도 지하화가 필요한 이유로 꼽힌다. 기존 지상철도 구간은 주요 도심부를 통과하는 경우가 많다. 역사 시설을 통해 양방향 통행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철로 주변은 별도 시설이 없다면 완전히 단절된다. 대표적인 예가 구로1동이다. 구로1동은 '구일섬'으로도 불린다. 1호선 경인선·경부선·구로차량기지·1번 국도 등으로 사면이 막혀있어 고립된 섬과 같다는 이유에서다. 철로를 중심으로 세워지는 건물 근방 주민들은 소음·분진 등의 피해를 입는다. 구로주공아파트1·2단지, 현대연예인아파트, 우방아파트는 지상철·차량기지와 접하고 있어 주민들은 피해에 직접 노출됐다. 이처럼 단절 해소의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공약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은 이유는 만만치 않은 비용 부담 때문이다. 또 그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과 상인, 토지주 등을 비롯한 많은 이해관계자의 요구사항을 조율하는 일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철도 지하화 사업에서 비용부담의 근거를 정하고 있는 법은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철도지하화통합개발법)'이다. 작년 1월 31일부터 시행된 이 법에 따르면 사업 시행자는 철도지하화통합개발채권 발행을 통해 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조달한다. 정부의 별도 재정은 투입되지 않는다. 결국 철도 지하화가 지자체의 숙원사업이라 해도 재무성 검토 과정에서 좌초될 수도 있는 것이다. 국가 예산 사업이라면 정부가 우선순위를 정해 배분하면 되지만, 비예산 사업은 시장성이 성패를 가른다. 지방 노선은 상부 개발수익으로도 공사비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홍지선 국토부 2차관은 지난달 5일 철도 지하화 사업에 대해 선도사업 3개를 선정해 우선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선도 사업지는 경기도 안산과 대전, 부산이다.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하기보다는 지역 선도 사업 추진해 장단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연차별 계획으로 진행하겠다는 설명이다. 경의선 숲길과 같은 성공 사례에 자극받아 지하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각지에서 이어진다. 국토부는 현재 지자체로부터 희망 노선과 지역을 취합해 리스트를 작성 중이라고 설명했다. 선도사업 3곳의 기본계획 용역이 추진 중인 지금, 경의선 숲길이 단절된 도시를 어떻게 통합할 수 있었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경의선 숲길은 경의중앙선 가좌역에서 용산문화체육센터 사이 6.3km 구간에 조성된 도심공원이다. 원래는 용산역을 오가는 화물열차가 다니던 철길이었다. 철길을 중심으로 건물들은 등을 돌리고 서 있었다. 개발에도 제약이 많아 주변은 대부분 낙후된 동네였다. 2004년 문산~용산 복선전철화사업이 추진되면서 철도 지하화가 이뤄졌다. 지상 구간을 무상으로 받은 서울시가 2011년부터 457억원을 투입해 철길을 따라 선형 공원을 만들었다. 변화는 단순한 녹지 조성을 넘어섰다. 철길을 따라 긴 선형 공원이 만들어지면서 공원을 바라보는 상권이 생겼다. 자연스레 유동 인구가 늘고 다른 지역들이 연결됐다. 연남동에 사는 사람들이 공덕동까지 산책을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원형이 아닌 선형으로 공원이 조성되자 공원에 접하는 면이 여러 지역에 닿았다. 공원은 공동의 공간이 되면서 사회적 유대감 형성에도 도움을 줬다. 김동준 국토연구원 도시정책 환경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철도부지개발을 위해 토지이용계획·밀도계획·동선계획을 수립할 때는 현재 단절된 지역의 물리적 환경뿐만아니라 비물리적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기존에 단절됐던 도시 조직이 다시 잘 연결되기 위해서는 접근성이나 통행량, 경제·사회적 특성 같은 비물리적 환경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경의선 숲길을 설계할 때 지리적 복잡성과 다양성을 고려했다. 경의선 숲길 지역의 역사성·지역성·사회성·생태성을 공원 계획에 녹이고자 했다. 용산의 지명이 유래된 용을 닮은 능선이 지나던 새창고개 구간엔 능선을 복원했고, 하이킹에 적합하도록 가벼운 언덕과 산책로를 구성했다. 연남동 구간엔 원래 이 구간을 지나던 물길을 재건해 역사성과 생태성을 복원했다. 또 철로를 따른 산책길이 각 골목의 상권들로 유연하게 연결될 수 있게 했다. 상권 변화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마포구 대흥동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경의선 숲길에서 작은 카페를 하려면 보증금 3000만원에 월 200만원은 줘야 한다"며 경의선 숲길이 조성되기 전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올랐다고 설명했다. 안산선 철도 지하화 사업은 공사비가 4357억원이었던 경의선 숲길과 달리 총사업비 1조7311억원에 사업구역이 71만㎡가 넘는 대규모 사업이다. 2025년 12월부터 기본계획 용역 추진 중에 있다. 안산시 역시 철로를 기준으로 구도심과 신도심이 단절된 것을 해소하고 도시공간의 연계성을 회복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선부동·성포동·본오동 등 구도심과 고잔 신도심·국가산업단지가 각각 분리돼 발전해온 것이 한계였다는 것이다. 시는 '단절을 해소하고 통합된 도시구조'를 만드는 것을 핵심으로 봤다. 경의선 숲길 사례에 비추어 기본계획에 반영돼야 할 것을 두 가지로 추릴 수 있다. 하나는 신·구도심을 자유롭게 연결하는 보행축과 녹지축 조성이다. 시의 토지이용계획에 따르면 고급주거를 포함한 공동주택이 들어서는 구간이 존재한다. 이 구간이 거대 주거 단지가 돼 또 다른 단절을 낳지 않으려면 복합개발을 통해 열린 공간으로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가는 현금흐름의 안정성과 분양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복합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상부에 오피스만 지으면 임대가 다 나갈 때까지는 수익이 안나지만, 집을 짓고 팔면 확정 수익이 나기 때문에 초기 사업비 회수에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하나는 주변 지역과의 연계성을 고려한 계획이다. 안산선 철도 지하화 사업은 국제업무지구·공공복합업무지구·R&D시설 업무지구 등으로 구역을 나누어 기본계획 수립을 진행하고 있다. 안산와스타디움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안산시청사 등 주변 건물들과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개발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위원은 “원활한 용도별로 적절한 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업대상지의 기존 소유주들 같은 여러 이해관계자들과의 원만한 협의가 중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 관계자는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서 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있다"며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산을 비롯한 선도사업 3곳의 기본계획은 앞으로 전국 단위 철도 지하화 사업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 간 단절이 해소될 때 도시재생의 공공성 면에서도, 상부 개발의 수익성 면에서도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수열에너지 도입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7년이면 본전 뽑아

서울시가 국내 지하 공간 개발 역사상 최대 규모인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냉·난방에 수열에너지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지하 건물 전체에 수열에너지를 도입함으로써 6억원 이상의 연간 운영비 절감과 1500톤 가량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다. 그간 서울엔 롯데월드타워와 코엑스 무역센터 등 민간 건물에 수열에너지 도입 사례가 있었지만 공공 인프라로는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가 수열에너지를 도입하는 첫 사례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는 삼성역에서 봉은사역까지 지하 5층, 시설면적 17만㎡의 규모로 들어선다. 국내 지하 공간 개발로는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광역복합환승센터로서 통합역사(GTX, 위례신사선), 버스환승정류장, 공공 및 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냉·난방 시설로 수열에너지를 도입할 때 장점은 기존 상수도관을 열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별도로 송전선로를 깔 필요가 없고 도심에서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원리는 대기와 물의 온도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여름철에는 건물 안의 열을 한강 물을 통해 바깥으로 내보내 열을 식힌다. 겨울철에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한강물을 실내로 들어오게 해 열을 건물 안으로 이동시킨다. 물이 대기보다 온도차가 적어 에너지 효율이 높다. 수열에너지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전기요금 등 운영비는 매년 6.2억원이다. 관로공사에 25억원, 건물 내 설치되는 수열 기계설비 공사에 20억원이 소요돼 수열에너지 관련 설비 설치비용은 45억원이다. 7년이 넘어가면 초기 투자 비용 회수가 가능한 것이다. 시가 수열에너지 사업 시행을 맡고 한국수자원공사는 설계·공사지원·공급을 맡았다. 수열에너지 설비는 한강 물인 원수를 공급하는 인프라와 그 물을 사용하는 건물 내 시설로 나눠진다. 지하에 광역상수도 원수관이 지나가면 이 관으로부터 복합환승센터 건물 쪽으로 물을 끌어올 수 있도록 연결 배관을 설치하는 일은 수자원공사가 맡는다. 연결 지점부터 복합환승센터 내 열교환기·펌프·내부 배관 등 내부 설비 관리는 시의 몫이다. 민간 수열에너지 도입 사례인 롯데타워와 코엑스와 복합환승센터의 공통적인 조건은 관로가 가까이 지나고 있다는 점이다. 관로가 건물 가까이 지나고 있어 경제성이 보장돼 수열에너지 사용이 용이하다. 수자원공사는 복합환승센터에 2030년부터 2049년까지 20년간 1800RT(냉동톤, Ton of Refrigeration) 규모의 수열에너지를 공급해 건물 전체 냉·난방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는 에어컨 약 1800대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냉방 규모에 해당한다. RT는 0℃의 물 1톤을 24시간 동안 0℃의 얼음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의 양을 의미한다. 1RT는 약 3.5kW에 해당한다. 환산하면 6438kW 규모다. 롯데타워는 3000RT(약 10500kW), 코엑스는 7000RT(약 24500kW) 규모로 도입됐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원수가 열만 교환하고 다시 수자원공사의 관로로 회귀될 수 있도록 물을 활용하는 계약을 20년간 맺는다"며 “계약이 만료되면 협의 뒤 다시 갱신한다"고 설명했다. 수열에너지 도입으로 기존 냉·난방 방식 대비 에너지 소비가 약 35% 절감된다. 그 결과 온실가스는 1498톤 감축 효과가 발생한다. 지난 6일 서울시가 수자원공사와 실시협약을 체결한 것은 2020년 광역상수도 원수 활용에 관한 MOU체결 이후 후속 조치다. 6년 만에 협약이 진전된 것은 복합환승센터 사업 진행 중 중간 설계과정에서 KTX가 빠져 재설계가 필요했고, 근로기준법도 개정돼 공기가 늘어 GTX-A 삼성역 개통이 지연된 전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복합환승센터는 2028년 4월 완공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수열에너지 시설은 완공 일정에 맞춰 공사 예정"이라며 “원수관로를 빼내는 작업을 올해 작업하고 열교환기·히트펌프 등 기계 장비 설치에 2~3년 소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복합환승센터 총사업비는 1조795억원 규모다. 재원은 광역급행철도사업·위례신사선·GBC 공공기여금·주변 교통개선사업 부담금을 활용한다. 서울시가 물사용료로 매년 수자원공사에 내는 비용은 5500만원이다. 이 안에는 유지·보수비용이 모두 포함된다. 한편 수자원공사는 2030년까지 누적 28.4만RT 규모로 에너지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건설 역시 그 공급 목표의 일환이다. 이는 발전설비 용량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1GW 수준으로 원전 1기와 맞먹는 규모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국가계약분쟁조정제도 개선안 윤곽…다음 과제는 ‘구속력’

정부가 조달기업 보호를 위해 국가계약 분쟁조정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핵심 방안인 '구속력 부여'는 이번 법령 개정 목표에서 제외됐다. 유사한 조정제도인 금융소비자 분쟁조정제도에서 구속력을 부여하는 법안의 향방을 지켜보며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재정제도·필요적 전치주의 폐지·부당특약 심사·국선대리인 제도 도입이 상반기 목표지만 실효성 확보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는다. 분쟁조정 접수건수는 1건('14)에서 출발해 5건('16), 9건('18), 25건('20), 37건('22), 46건('23), 53건('24), 60건('25)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올해는 100건가량 접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청 건수의 80% 이상이 영세 중소기업인 만큼 담당 인력 확충과 법령 개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국가계약법령 개정을 통해 발주지관이 위원회 조정안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도록 구속력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달 2026년 제1차 조달정책 심의위원회에서는 이 내용이 빠졌다. 조달청 등 발주기관과 조달업체 간 국가계약은 법적으론 사인 간 계약과 같다. 한쪽 당사자인 발주기관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제약하는 것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결과다. 재정경제부 국고실 관계자는 “현실적으로는 발주기관과 조달업체가 대등한 당사자가 아닌 경우가 많다"며 “이번이 아니더라도 단계적으로 구속력 부여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속력 부여 논의의 배경에는 유사한 제도인 '금융소비자 분쟁조정제도'가 있다. 소액 금융분쟁에서 금융회사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 결과를 의무적으로 수용하게 하는 '편면적 구속력'을 담은 법안이 발의된 바 있다. 국가계약 분쟁조정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려 했지만, 해당 법안 자체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례 없이 무리하게 밀어붙이다가 다른 개선안까지 발목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목표 수정으로 이어졌다. 이번 상반기 국가계약법령 개정 목표에는 △재정제도 △필요적 전치주의 폐지 △부당특약 심사 △국선대리인 제도 도입이 포함됐다. 재정제도는 계약금액 조정이나 보증금 국고귀속처럼 객관적인 조사·검증이 필요한 사안에 적용된다. 기존에는 제출 서류만을 기초로 조정안을 마련하다 보니 구체적인 계약 금액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재정제도가 도입되면 금전적 분쟁에 대해 위원회가 직권 조사를 통해 공신력 있는 수치를 제시할 수 있게 된다. 필요적 전치주의 폐지도 진행한다. 기존에는 발주기관에 이의신청을 먼저 해야만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이 요건이 폐지되면 이의신청 절차 없이 바로 위원회 조정이 가능하다. 부당특약 심사제도는 사전·사후 모두 가능하다. 발주기관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조달기업의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계약 조건을 다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를 예방하도록 사전 신청에 의해 계약 체결 전에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위원회도 직권으로 심사해 부당특약에 해당되면 시정 권고를 내릴 수 있다. 국선대리인 제도는 재정 부담 등으로 변호사를 선임하기 어려운 업체를 위한 장치다. 분쟁조정위원회는 대체적 분쟁해결제도(ADR)로 100일 안에 조정이 이뤄진다. 서류를 제출 후 위원들이 검토를 거쳐 조정일에 양측의 입장을 듣는다. 이 과정에서 법률 조력을 받기 어려운 영세기업이 국선대리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변호사·학계·실무·경영계 등 민간위원 10명과 정부위원 5명으로 구성된다. 법원은 위원회의 결정문을 의미있는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1차적으로 사실관계가 정리된 자료이고 각계 전문가들의 판단을 거쳤기 때문이다. 분쟁조정위원회가 조달기업의 권익 보호에 기여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위원회 조정안의 실효성이 충분한 것은 아니다. 재정경제부의 산하기관인 조달청과 조달기업 간 분쟁에서 내부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은 한계다. 본지가 보도한 군납셔츠 납품업체 '캠프리본' 관련 기사에 대해 조달청은 “2023년 1월 계약업체의 동의를 받아 검사기관을 국방기술품질원에서 조달품질원으로 변경하는 수정계약을 체결해 일방적으로 검사기관을 변경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업체는 국방기술품질원에서 조달품질원으로의 변경을 문제 삼지 않았다.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조달청 관례를 사실상 따를 수밖에 없는 비대칭적 구조가 문제였다. 계약서 수정은 없었다. 조정제도 실효성이 강화돼야 하는 이유다. 금융소비자 분쟁조정에서 소액에 대해 구속력을 부여하려는 것처럼, 발주기관과 조달기업이 현실적으로 대등하지 않은 경우에는 조정안이 구속력을 갖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발주기관과 조달기업이 계약의 대등한 당사자라고 해도 국가계약의 특수성은 있다. 국가계약법령은 국가 등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계약 내용을 정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 입찰과 계약 과정은 공정성·투명성·효율성을 달성해야 한다. 조정제도의 장점은 분쟁을 신속히 해결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변호사 선임료·증인 출석비용· 분쟁 장기화에 따른 금융비용 등 소송에 따르는 부담을 낮추는 데 있다. 다만 이 모든 것은 조정이 실제로 성립됐을 때 얘기다. 위원회에서 의견을 소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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