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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나광호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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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한진·롯데, 기술력 앞세워 글로벌 물류 경쟁력 향상

물류업계가 성장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택배시장 경쟁심화에 따른 리스크를 완화하고 초국경물류(CBE)가 늘어나는 흐름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효율성 향상을 목적으로 자동화 기술도 접목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올 3분기 매출 2조9758억원·영업이익 141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물동량 둔화와 택배 단가 하락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3.5% 증가했다. 특히 글로벌부문의 영업이익이 280억원으로 인도 사업부의 선전에 힘입어 83.1% 급증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와 손잡고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 엘우드에 2026년 상반기 본격 운영을 목표로 합작 물류센터도 건설 중이다. 이 센터는 육상·철도 연계로 1~2일 내 미국 전역으로 수배송이 가능하며, 상온 제품을 대상으로 보관·재고관리·출고를 비롯한 물류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한다. 실시간 창고관리시스템 및 보관 제품에 특화된 자동화 설비도 도입된다. CJ대한통운은 조지아와 캔자스주에도 콜드체인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냉동·냉장 제품 물류 서비스로 글로벌 식품기업 업필드의 물류를 수행하는 등 현지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아시아 지역 네트워크를 토대로 CBE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으로, 중동 이커머스 시장 공략을 목표로 사우디아리비아에 글로벌권역물류센터(GDC)도 구축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770억원 규모였던 글로벌부문 영업이익이 올해 820억원, 내년 910억원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진은 매출 7647억원·영업이익 392억원을 시현했다. 매출은 10.5%, 영업이익은 16.2% 늘어났다. 이 중 글로벌부문은 △운임 상승 △해외직구 물량 확대 △풀필먼트 사업 성장 등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가 2331.58로 여름철 보다 400포인트 가량 떨어지고 향후에도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나, '정공법'으로 어려움을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LA풀필먼트센터의 경우 로커스 로보틱스의 피킹 로봇과 자체 개발 패킹 키오스크를 비롯한 자동화 시스템을 확대 적용했고, 2022년에 이어 올 6월에도 공간을 넓혔다. 뉴저지 소재 창고도 보관 캐파를 대폭 증가시킨다는 방침이다. 중국 AWOT와 이커머스 전문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현지발 특송 물량 유치 및 풀필먼트 사업에 나서는 등 아시아 지역 내 입지 강화도 지속하고 있다. 조현민·노삼석 사장이 유럽·중국·유라시아에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스킨십도 이어가고 있다. ㈜한진은 앞서 설립한 싱가포르 법인을 포함해 해외 물류 네트워크를 18개국 14개법인 32거점에서 올해 22개국 18개법인 42거점으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양재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글로벌부문이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면서 육운·하역 부문을 넘어서고, 영업이익도 49억원에서 89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240억원·113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관련 부문의 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507억원)이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기업공개(IPO)를 위해 기업가치를 더욱 불려야 하는 만큼 의약품 물류를 비롯한 글로벌 사업이 힘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메그비와 손잡고 스마트 물류 솔루션 사업실증, 로봇 제어 인공지능(AI)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기술력도 끌어올린다. 메그비는 기존 물류센터를 지능형 자동화센터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미국 텍사스에 위치한 본사 등이 공급망 서비스를 제공 중으로,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사업을 위한 부지를 확보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경쟁사도 등장하면서 택배사업 수익성을 높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구매력과 성장성이 높은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해외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한화-KAI, ‘미래먹거리’ 우주사업 강화 박차…투자 성과 기대

경제·안보 등의 이유로 글로벌 우주산업의 빠른 성장세가 예상되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이 관련 기술 개발과 경제성 향상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화그룹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이 성과 창출을 위해 자체 경쟁력 향상 및 유망기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산업 규모는 지난해 5000억~6000억달러(약 680~820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매킨지는 이 시장이 2035년 2조달러(약 280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발사체·인공위성 제조 등 업스트림 분야와 위성서비스를 비롯한 다운스트림 분야 모두 시장 규모 확대가 예고된 상황이다. 대한민국 정부와 업계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10%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으로 구성된 '스페이스허브'를 중심으로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2032년까지 차세대발사체(KSLV-Ⅲ) 개발을 수행 중이다. 이는 '누리호(KSLV-Ⅱ)' 대비 수송능력이 3배 가까이 높아 △저궤도 대형 위성 △정지궤도 위성 △달 착륙선 발사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국내·외 전시회에서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이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선보이는 중으로, 폴란드 WB그룹과 손잡고 SAR 위성체와 탑재체 수출도 추진한다. 국내 최초로 저궤도 위성용 위성간 레이저 통신(ISL) 장비도 개발했다. 한화시스템은 군집 운용 저궤도 위성간 통신이 구현되면 초고속 우주인터넷을 쉽게 제공하고, 통신단절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스페이스X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도 우주인터넷 시장 진출 등을 위한 ISL 탑재 저궤도 위성 통신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화가 지분을 투자한 쎄트렉아이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437억원·영업이익 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올 7월 항우연과 맺은 민간 광학위성 1·2호 개발 계약(약 1727억원) 등 위성사업이 선전한 덕분이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쎄트렉아이 위성사업부 수주잔고를 5400억원으로 추정했다. 내년에는 스페이스X를 통해 자체 고해상도 위성 'SpaceEye-T'를 발사하고, 위성영상 판매를 수행하는 자회사 SIIS도 고객사를 늘리면서 수익성을 늘린다는 목표다. 이를 토대로 연간 기준 흑자도 달성한다는 목표다. KAI는 현대로템·이노스페이스 등과 함께 재사용발사체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우주로 보내는 물체가 늘어나면서 발사 비용 부담을 줄이는 솔루션이 주목 받는 까닭이다. 재사용발사체는 지구와 우주를 여러차례 오갈 수 있도록 설계된 항공기 형태의 우주비행체다. 현재는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을 비롯한 기업이 시장을 선도하는 추세지만, 아직 초기단계라는 점에서 참여 가능한 시장이 넓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밀 유출 등 보안 문제도 언급된다. 임석희 항우연 책임은 앞서 서울 광화문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열린 '방위산업 최고위 과정'에서 제약·바이오를 비롯한 분야의 경우 일정 수준의 정보를 발사체 제공자에게 전달해야 하는 탓에 자국산 발사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포착된다고 설명했다. KAI는 최근 위성통신 항공전자 강소기업 제노코의 경영권도 인수했다. 수직계열화로 원가를 절감하고 위성 핵심부품 개발 역량을 높이기 위함이다. 통신위성과 위성 운영을 위한 지상국 설계·구축 분야 시너지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제노코는 초소형 위성 체계와 핵심부품 개발로 KAI의 우주사업 강화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제노코가 올 상반기 기준 985억원에 달하는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연간 최대 매출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했다. KAI는 제노코를 핵심 계열사로 육성한다는 전략으로, 앞서 영상분석 전문업체 메이사에 단행한 투자로 위성서비스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주시장에서 자리잡지 못하면 헬륨-3 등 지구에 필요한 자원을 채굴하고 보내는 마이닝·수송 분야에서도 외국에 의존할 수 있다"며 “우주항공청이 국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제도개선에 나서고 있으나, 생태계 강화 등을 위한 범부처 차원의 지원사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포스코 화재로 생산 차질 없을듯…안전성 강화엔 지적 잇달아

경북 포항시에 자리잡은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다수의 사고에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발생한 화재에 관련해서는 생산 차질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설비 정상화에 드는 비용과 주민 불안 등 경제적·비경제적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안전 강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새벽 4시20분쯤 화재가 발생한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3공장은 연산 200만t에 달하는 쇳물을 생산할 수 있다. 파이넥스는 원료 예비처리 공정을 생략하고 철광석·유연탄을 바로 사용해 고로(용광로)처럼 쇳물을 뽑는 용융로(비용광로) 공법으로, 고로 보다 원가 부담을 낮출 수 있다. 포스코는 파이넥스 3공장이 일주일 가량 멈춘다고 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포항 파이넥스 3공장이 포스코의 국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가 되지 않는다. 포항제철소 보다 큰 광양제철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포항사업장 파이넥스 2공장과 2~4고로의 총 생산력도 1381만t에 달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철강 시황이 부진한 것도 이같은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포스코는 올 3분기 조강생산량이 923만4000t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가동률은 90.3%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 제품 판매량도 824만8000t로 1.5% 축소됐다. 4분기 판매량이 4% 가량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중국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예상을 밑돌 것이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현지 항만의 철광석 재고가 지난해 최고치를 상회하는 탓이다. 업황 부진으로 재고가 충분한 상황에서 2분기 고로 개수 등으로 생산량이 줄었던 것도 언급된다. 물건이 없어서 못 파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고로 보다 원가 부담이 적은 파이넥스 공장이 멈춘 탓에 수익성 악화 우려가 있지만, 고정비 감소 효과에 힘입어 가공비가 줄어들고 탄소강 매출원가도 낮아진 덕분에 영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원재료값 부담이 완화된 것도 언급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1월5일 t당 142.6달러였던 철광석값은 8일 104.9달러로 26.4% 하락했다. 유연탄값은 같은 기간 92.9달러에서 93.3달러로 1.2% 상승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화재 때문에 전체 고로 가동이 일시 중단되고 올 초에도 통신선 및 석탄 운반시설에 불이 나는 등 지속적으로 사고가 발생하는 점은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산업에서 생기는 문제는 자동차·조선을 비롯한 수요산업에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원치 않는 비용 발생은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에 필요한 '실탄' 모으기에도 도움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2022년 태풍 '힌남로'로 생산이 멈추면서 조단위 손실을 입고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설비 노후화와 인력 부족 등에 따른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정 설비에서 반복적으로 사고가 벌어진다는 점에서 안전 교육 강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그룹 내부 출신의 '철강맨'으로 불리던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철강부문 경쟁력 회복을 위해 매년 1조원 상당의 원가 절감을 주문한 것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임원들의 임금을 삭감하고 원재료 구입을 효율화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나,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로봇·드론·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로 안전을 강화하려는 행보를 보여왔지만, 잇따른 사고로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등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던 포스코의 모습을 되찾겠다'던 취임사가 빛을 잃은 형국"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길 잃은 RE100⑦] 조상훈 기후솔루션 연구원 “RE100, 그린철강 넘어 경제 지킴이”

철강산업이 RE100을 달성하면 해당 업종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동차와 조선 등 수요산업의 수출길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다. 조상훈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철강이 그 자체로 주요 수출품이지만, 다른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탄소배출량으로 인한 직·간접적 무역제제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저탄소화에 실패하면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EU향 철강재 수출을 위한 탄소 차액 추정치 이상의 피해도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연구원은 지난해 녹색산업법을 통과시킨 프랑스가 자동차에 사용된 소재들의 탄소배출량을 근거로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한국과 중국 전기차를 대거 탈락시킨 사례를 들었다. 국내 기업들이 멕시코를 통해 우회 수출하던 루트도 탄소배출량 기반 규제 적용시 좁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알루미늄·카본섬유·나노셀룰로오스를 비롯한 소재를 활용해 자동차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으나, 철강은 앞으로도 차량 무게에게 30~50%를 차지하는 주요 소재가 될 것"이라며 “자동차 탄소배출량에서 차지하는 위치도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BAM과 관련해서는 “EU에서 생산한 강재가 다른 나라보다 얼마나 친환경성이 높은지, 판가는 어느정도로 잡는지와 국내에서 저탄소 강재를 만드는 비용과 탄소차액간 차이가 결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100을 위한 재생에너지 조달 비용 및 안정성이 유의미하게 개선되면 기업들이 EU에 차액을 지불하는 것보다 더 큰 단기 손실이 발생해도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유인이 생긴다는 논리다. 조 연구원은 “업계에서는 이론적으로 고로 60%, 전기로 40% 비율까지 합탕할 때 고로 100%와 유사한 품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전기로에 RE100이 이뤄지면 t당 탄소배출량을 2.3tCO2e에서 1.3tCO2e로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린철강' 시장 활성화되면 탄소 차액을 줄일 수 있으나, 현재는 서로 책임을 미루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린철강은 제조 공정에서 화석연료를 쓰지 않음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한 제품이다. 조 연구원은 “수요산업은 철강사가 만들지 않아 구매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철강사는 사겠다는 확약이 없어서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하는 등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국면을 타파할 수 있도록 정부 주도로 협의회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일본도 마찬가지였으나, 정부가 경제산업성 주도로 '그린철협의회'를 만든 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취합해 그린스틸의 개념과 구매자-판매자의 비용 분담 방안 및 정부 지원책 등의 해법을 제안한다"고 소개했다. 초기 시장을 선점하고, 토요타 등 수요기업들이 철강 탄소배출량으로 인해 국제 무역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게 저탄소 강재 공급망을 갖추기 위한 조치다. 조 연구원은 “철강사들이 수요에 대해 어느정도 신뢰를 갖고 기술 개발 및 제품 생산을 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역할도 한다"며 “그린스틸 생산량이 예측가능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및 수소 사업자도 이에 맞춰 투자를 결정하는 등 다각적인 연쇄효과가 발생한다"고 발언했다. 그린수소 비용을 낮추려면 철강산업에도 인센티브를 적용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경제성 있는 그린수소를 수소환원제철에 활용해야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인센티브가 청정발전 입찰시장을 통한 발전비용 보상이 전부인 까닭이다. 철강 등 전력소비량이 많은 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와 해상풍력 고도제한 규제 온화를 통해 공급량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고, 수소와 같이 에너지 형태를 전환해 잉여전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철강에서 RE100을 달성하지 못하면 지역경제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놓았다. 국내에서 수출되는 강재 대부분이 고로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고로강재를 퇴출하고자 한다면 설비들의 자산가치가 상실된다는 이유다. 경쟁국 대비 뒤쳐진 국내 재생에너지 및 수소 시장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국내 고로를 폐쇄하고 해외로 사업장을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연구원은 “호주가 그린수소 수출을 넘어 해외 철강사들이 직접 환원철 제조설비와 철강 생산시설을 자국에 구축하는 것을 장려하는 것은 '산업 엑소더스'가 발생할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기후솔루션은 탄소집약적 산업군의 대표주자인 철강이 탈탄소를 달성하고 화석연료 기반의 철강이 그린스틸로 전환될 수 있도록 연구와 활동을 하는 단체로, 2021년 11월 첫 철강보고서를 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길 잃은 RE100⑤] 철강·석화, EU 수출 비상인데… 세액공제 美 30%·韓 3% 수준

철강·석유화학업계가 글로벌 공급과잉과 전방산업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판로 축소에 대한 우려도 하고 있다. 유럽연합(EU) 등이 환경 및 역내 산업 보호를 위해 탄소 기반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사격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8일 경제계에 따르면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국내 수출 제조기업 61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플라스틱 업종에 속한 기업 중 'RE100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다'는 비중이 3분의 1에 달했다. 이는 조사 대상 업종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또한 섬유·패션(30.2%)과 석유화학(17.9%) 등 화학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이 다른 산업군 보다 재생에너지 사용 압박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도 16.1%로 평균을 웃돌았다. RE100은 국내·외 사업장에서 쓰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주요 수출 지역별로 보면 유럽에서 RE100 요구를 받은 경험이 28.3%로 가장 많았다. 25%를 넘은 것도 유럽이 유일하다. 화석연료 등 기존 발전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그 자리를 태양광·풍력발전 등으로 채우지 못하면 유럽시장 내 입지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RE100 달성과 기업의 지속가능성 향상을 함께 이루기 위해서는 경제성 있는 재생에너지를 공급 받아야 한다. 기업들이 사업장 부지 내 태양광 자가발전 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을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경우 재생에너지 설비투자 세액공제가 30%에 달하지만, 국내에서는 3% 수준일 뿐더러 관련 제도가 일몰되면 1%로 축소되면서 비용 부담이 불어난다는 이유다. 금속(철강) 기업 중 50%, 석유화학 기업 중 42.9%가 RE100 이행 지원을 위해 필요한 정책과제로 관련 신규 투자에 대한 세제혜택 및 금융지원 강화를 꼽은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철강의 경우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업종으로 꼽힌다. EU는 지난해 철강 수출이 49억달러로 미국에 이어 2번째(13%)로 중요한 수출 지역이기 때문이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철강업계가 부담해야 하는 인증서 비용이 2026년부터 2034년까지 9년간 총 2조644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한국과 유럽연합의 내재배출량과 탄소가격이 유지된다는 시나리오에서 산출된 액수로, 2026년에는 851억원 수준이지만 유상할당 비중이 본격적으로 높아지는 2030년 3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급증할 전망이다. 석유화학도 CBAM이 적용될 수 있는 업종으로 언급됐던 만큼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CBAM은 EU에서 생산된 것보다 탄소배출량이 많은 제품 수입시 EU 탄소배출권거래제(ETS)와 연동된 탄소가격을 부과하는 제도다. EU향 수출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국 내 탄소배출권 가격을 높이면 되지만, 다른 지역으로 향하는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재생에너지 활용을 늘리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RE100을 이행 중인 국내 수출 제조기업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솔루션이 자가발전이라는 점도 주목 받고 있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자가발전 의존도가 높은 것도 특징이다. 선호도 역시 자가발전이 49.4%로 전기요금에 '녹색프리미엄'을 얹는 방식(23.6%),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구매(18.0%),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 체결(1.1%) 등 보다 월등히 높았다. 상대적으로 도입이 용이하고 탄소배출권으로도 활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보급사업의 영향도 있지만, 올 8월까지 제주지역에서만 태양광·풍력발전의 출력제한이 80회를 넘기는 등 송전망을 통한 재생에너지 조달에 의존할 경우 안정성이 낮다는 우려가 자가발전 선호도를 뒷받침하는 요소"라며 “송전망 부족 등 재생에너지 조달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도 고려한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트럼프 2.0] 경쟁 격화되는 철강, 숨통 트이는 석유화학 ‘희비교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컴백하며 국내 철강·석유화학 기업들의 경영환경도 급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제조업 일자리 보호를 명분으로 전 세계 수입품을 대상으로 10~20%에 달하는 '보편관세' 부과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국의 경우 대미 무역흑자를 보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관세가 책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덤핑과 상계관세를 비롯한 수입규제 조사 빈도와 강도도 높아질 공산이 크다. 철강산업은 트럼프 1기 시절 미국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른 관세 25% 부과를 면제 받는 대신 수출량을 3년 평균치의 70%(연간 약 263만t)로 제한하는 방식에 합의한 바 있다. 미국이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도 반사이익을 얻기 힘들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새로운 합의가 있지 않는 한 현지 시장 내 입지 확대가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는 기존 쿼터가 축소되거나 초과 물량에 대한 관세가 높아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양새다. 미국은 지난해 50억달러 수출을 달성한 국내 주요 철강재 수출국이다. 이는 전체의 14%에 달하는 수치로, 지난해까지 4년간 연평균 증가율도 24.8%로 집계됐다. 높은 관세와 우회 수출 방지로 인해 미국으로 들어가지 못한 중국산 제품이 한국을 비롯한 다른 시장으로 풀리면서 경쟁 강도가 심화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 60% 관세를 부과하고, 철강재의 경우 단계적으로 수입을 중단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법무법인 율촌은 '미국의 정책 방향과 국내 통상·산업 영향' 보고서를 통해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수출되던 중국산 철강이 국내에 덤핑으로 유입될 경우 국내 철강 업체에 가격인하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앞서 현대제철이 중국산 후판을 대상으로 반덤핑 제소를 진행한 상황으로, 포스코도 올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제재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유화학은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높은 업종으로 분류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유발한 인플레이션 원인 중 하나로 에너지 가격을 지목하고, 이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국내 기업들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논리다. 구체적으로는 셰일오일과 원유 등 화석연료 생산 확대로 국제유가 하락을 도모할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에서 시장점유율을 잃지 않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국가들도 감산을 완화하는 등 국내 기업들은 경제적인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쓸 수 있다.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납사의 가격이 낮으면 이를 원료로 에틸렌 등을 만드는 석유화학 기업들은 원가 절감에 따른 수익성 향상이 가능하다. 금호석유화학을 비롯해 고무 밸류체인을 보유한 기업은 미국의 대중국 규제가 수혜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기업들이 중국산 장갑 대체를 위해 동남아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이유다. 이 중 말레이사아는 국내 NB라텍스 최대 수출국으로, 현지 기업 탑글러브는 올 3분기 미국향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율촌은 트럼프 대통령이 석유화학제품 규제 폐기를 공언한 것도 국내 기업에도 긍정적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석유화학 등 국내 기업들의 대미투자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미국 에탄크래커(ECC)들이 원가경쟁력을 강화해 현재 보다 더욱 아시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정유업계, 국내·해외 판매량 모두 늘었는데도 실적 우울

정유업계의 올 3분기 농사는 '흉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수출 판매 물량이 늘어났으나, 판가가 급락한 탓이다. 이후로도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이 점쳐진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9월 석유제품 내수 소비량은 2억3634만5000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1.4% 많아졌다. 수출량도 1억2803만5000배럴 13.8% 증가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의 영업손실은 42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원 가까이 하락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에쓰오일도 8589억원에서 -4149억원, HD현대오일뱅크 역시 3191억원에서 -2681억원으로 나빠졌다. GS칼텍스 또한 이같은 흐름과 유사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 및 중국 수요 부진 등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3분기 국제유가는 배럴당 평균 78.3달러로 8.4달러 낮아졌다. 정제마진이 축소된 것도 악영향을 끼쳤다. 이는 휘발유와 경유를 비롯한 제품값에서 원유값·수송비·운영비 등을 제외한 값으로, 국내 기업들의 손익분기점(BEP)은 5달러 수준이다. 대한석유협회는 수출채산성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제품수출단가에서 원유도입단가를 뺀 것으로, 지난해 3분기 19.4달러에서 1년 만에 5.5달러로 72% 가까이 급락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수출액도 113억9300만달러로 4.0% 하락했다. 휘발유의 경우 성수기 종료에 따른 계절적 수요 감소와 신규 정유공장 가동이 겹치면서 시황이 악화됐다. 경유는 중국과 유럽 내 산업용 수요 약세 및 미국·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재고량이 많았던 것이 판가에 악영향을 끼쳤다. 파라자일렌(PX)과 벤젠을 포함한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스프레드도 감소했다. 드라이빙 시즌 종료로 아로마틱 원료의 휘발유 블렌딩 수요가 줄어들고 정기보수를 마친 아시아 지역 생산설비들이 물량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납사값이 낮아진 것도 재고평가이익 축소로 이어졌다. 4분기 전망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미국 기준금리 하락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완화 △유럽·중동을 비롯한 지역 내 정제설비들의 가을철 정기보수로 인한 공급 감소 효과 △겨울철 항공유와 난방유 수요 증가 등으로 시황이 회복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에 대해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감산 완화로 공급량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석유 수요 둔화 우려 등으로 가격을 끌어올리기 힘들고 재정적 어려움이 길어진 산유국들이 가격방어에서 시장점유율 확보로 노선을 바꾼다는 이유다.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아프리카와 미주 지역 생산량이 불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비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유로존의 불황이 장기화되고 중국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도 언급된다. 석유화학은 계절적 수요 둔화와 신규 다운스트림 설비 가동에 따른 신규 수요 및 역내 폴리프로필렌(PP)·폴리올레핀(PO) 설비 증설 등이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활유·윤활기유 사업은 원재료값 하락을 비롯한 요인에 힘입어 수익을 냈고, 4분기에도 몬순 시즌이 종료되면서 촉진된 수요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 설비들이 정기보수에 돌입하는 것도 공급량 감소로 이어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석유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나, 전기차 전환·탄소중립 등 장기적인 리스크를 안고 가는 상황"이라며 “지속가능연료(SAF) 생산설비 구축을 비롯한 투자 부담도 향후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내년 해운 시장 ‘빙하기’ 우려…컨테이너 운임 급락 오나

최근 국내 해운사들이 따뜻한 시기를 보냈으나, 내년부터 다시금 힘든 시기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얼마나 어려울 것이냐를 걱정하는 모양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HMM의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원·1조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영업이익은 136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팬오션은 매출 1조2768억원·영업이익 1281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14.9%, 영업이익은 61.2% 늘어났다. 대한해운도 매출 4100억원·영업이익 780억원을 시현하는 등 실적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동 분쟁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컨테이너선들이 홍해를 지나지 못하고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돌면서 지난 7월5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3733를 넘는 등 업황이 회복된 영향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3분기 발틱운임지수(BDI)도 1871로 전년 동기 대비 56.7% 높게 형성되는 등 벌크선 시황도 양호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철광석 가격이 낮았던 까닭에 수입량이 불어났고, 아시아 지역을 덮친 폭염으로 냉방용 발전을 위한 석탄 수요도 늘어난 덕분이다. 그러나 SCFI는 최근 2000대 초중반, BDI도 1400 밑으로 하락했다. 이후로는 더욱 내려갈 전망이다. 업황을 뒷받침했던 요인들이 축소되면서 해운사에게 불리한 수급이 형성되는 탓이다. 홍해 사태 완화로 선박들이 수에즈운하를 지나게 되면 운임 하락폭이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1만2000TEU이상급 대형선이 잇따라 투입되면서 공급과잉 국면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9월말 상하이-유럽 노선 운임이 TEU당 2250달러로 7월 중순 대비 50% 넘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와 미국 서·동안을 잇는 노선도 같은 기간 40% 넘게 낮아졌다. 내년에도 컨테이너 물동량이 3% 증가에 그치는 반면, 선복량 증가율은 대형선을 중심으로 6%를 상회하면서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 컨선 중 선령 15년을 넘긴 선박이 14척(2.0%) 수준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노후선 폐선으로 조정되는 공급물량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신조선 생산슬롯을 확보하기 어렵고 환경규제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도 선주들이 기존 선박을 계속 운영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최근 1만2000TEU 이상급 컨선 중 폐선된 경우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벌크선의 경우 파나마운하 통행량 회복에 발목을 잡힐 공산이 큰 분야로 꼽힌다. 거리효과에 의한 추가 수요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논리다. 파나마운하는 8월 기준 일일 통행 가능 물량이 35척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예년의 87.5% 수준이다. 선복량 증가율(3% 안팎)은 컨테이너선 보다 적지만, 중국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수요 회복의 걸림돌이다. 탄소 저감을 위해 액화천연가스(LNG)가 석탄을 대체하는 것도 수요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수은은 탱커 시황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2022년 이후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불어난 발주량이 내년부터 시장에 진입한다는 이유다. 석유교역 수요가 3% 가량 많아지는 반면 선복량은 5.5% 가까이 확대되면서 운임 하락이 점쳐진다는 것이다. LNG운반선 역시 17만4000㎥급 대형선 확대로 이미 운임이 대폭 낮아졌고, 내년에도 선복량이 11.5% 이상 불어나는 등 공급 증가폭이 수요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LNG운반선의 경우 대규모 발주가 이뤄진 만큼 향후 몇년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가 바닥이면 내년 이후에는 지하실이 될 수 있다"며 “운행 중인 선박의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속도를 늦춘 것이 그나마 공급과잉을 완화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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