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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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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vs 재생에너지…여야 에너지 공약 ‘극과 극’ [창간기획]

인공지능(AI) 산업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에너지'가 6·3 지방선거의 핵심 정책 쟁점으로 떠올랐다. 더 이상 환경 의제에 머물지 않고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산업 전략의 문제로 부상한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양당의 10대 정책을 보면 시각차는 뚜렷하다. 더불어민주당은 RE100 대응과 재생에너지 전환을 앞세워 산업 경쟁력 강화와 지역 균형발전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인 반면, 국민의힘은 원자력 발전을 중심으로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 공급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은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전면에 내세웠다. 10대 공약 가운데 별도의 'RE100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제시하며 국민의힘보다 에너지 의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구체적인 이행 방법도 18개로 세분화했다. 민주당은 RE100 대응을 산업 경쟁력과 직접 연결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협력사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강요하는 '새로운 무역 장벽'이 세워지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공급 능력이 곧 수출기업의 경쟁력이라는 논리다. 핵심 사업은 'AI 기반 에너지고속도로 구축'이다. 민주당은 2030년까지 서해안을 중심으로 초고압 송전망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해안에서 생산한 풍력과 태양광 전력을 수도권과 산업단지로 보내는 일종의 '전기 고속도로' 구상이다. 이를 통해 AI 기반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을 구축하고, 서해안에 재생에너지 산업벨트를 조성해 반도체·AI·데이터센터 등 첨단기업 유치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지역 단위 공약으로는 에너지 특구와 RE100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지산지소' 전력시스템 구축을 제시했다. 지역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지역 산업단지와 수출기업이 직접 활용하도록 하고, 분산에너지 사업자와 전기사용자 간 전력 직접거래를 확대하겠다는 내용이다. 주민 체감형 공약으로는 '햇빛소득마을'이 포함됐다.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공공부지 등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운영하고, 발전 수익을 마을 복지나 햇빛연금 등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민주당은 이를 통해 영농형 태양광과 농어촌 RE100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의 에너지 공약은 이재명 정부의 국가사업을 지방정부 차원에서 뒷받침하는 성격이 강하다. 에너지고속도로, 지산지소 전력시스템, 햇빛소득마을 모두 정부가 추진 중인 역점사업과 맞물려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지방선거 유세에서 “일 잘하는 지방정부를 세워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며 “이재명 정부의 국정철학을 지역에서 실행할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에너지 공약은 '원전 생태계 복원과 확장'으로 요약된다. AI와 반도체,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원전을 안정적인 기저전원으로 활용해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겠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는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원전 기술을 육성하고, 현재 건설 중인 2기를 포함해 총 5기의 원전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산업용 전기요금과 전력산업기반기금 인하도 주요 공약에 담겼다. 에너지를 기업 비용과 직결된 문제로 보고,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기업 하기 좋은 환경 조성의 핵심 조건으로 내세운 것이다. 이 같은 기조는 앞서 지난 4월 24일에도 제시됐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당시 “지금 대한민국은 AI 반도체와 전기화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전례 없이 급증하는 전기 시대"라며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에만 치우친 채 안정적 전력 공급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역 후보들의 공약도 중앙당 기조와 맞닿아 있다. 이철우 국민의힘 경북도지사 후보는 울진을 원전 기반 미래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 후보는 “울진 원전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AI 시대 핵심 경쟁력"이라며 “울진 수소 국가산단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으로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완수 경남도지사 후보는 창원을 중심으로 한 중부권에 SMR 국산화 기술 개발과 제작·검사·인증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오지성 군산김제부안갑 국회의원 후보도 새만금 산업단지의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SMR 건설을 약속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에너지 공약을 별도 항목으로 내세우기보다 2호 공약인 '규제철폐와 신산업성장을 통한 경제대도약'의 세부 과제로 담았다. 에너지를 독립 의제가 아닌 산업 경쟁력 강화와 비용 절감의 수단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양당 모두 에너지를 산업 경쟁력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점은 같다. 그러나 해법은 정반대다. 민주당은 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해 RE100 대응과 지역 균형발전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이고, 국민의힘은 원전 확대를 통해 에너지 안보와 산업 효율성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RE100 대응이 늦어질 경우 수출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재생에너지 공급망을 지역 산업단지와 직접 연결해야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재생에너지 중심 구상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은 본지에 “AI·반도체 산업 확대로 폭발적으로 증가한 전력 수요를 감당하려면 원전을 지속적으로 늘려가야 한다"며 “중국과 미국 등 주요국에서도 원전이 다시 부상하고 있는데, 정부 정책이나 민주당 공약처럼 재생에너지로 그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하남갑 승부수’ 이광재, “선택받지 못한다면 정계 은퇴”

“3선을 거치며 쌓아온 정치력을 하남을 위해 쏟아붓겠습니다. 뼈를 묻겠습니다." 강원도지사,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국회사무총장을 지낸 거물급 정치인이 경기 하남시 전통시장 한복판에 섰다. 6·3 국회의원 보궐선거 하남갑에 출사표를 던진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이야기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1일, 이 후보의 하남 덕풍시장 출정식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이 후보가 출정식 장소로 덕풍시장을 선택한 이유는 '민생'이었다. “하남은 제2의 고향 같다"는 이 후보는 “과거 강원도 정선시장을 크게 살렸던 것처럼 덕풍재래시장을 확실히 살리겠다는 약속을 드리고자 이곳을 찾았다"고 밝혔다. 유세차에 오르기 전, 이 후보는 시장 골목 구석구석을 누볐다. 점포마다 일일이 문을 열고 들어가 상인들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안녕하세요, 화이팅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상인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수고가 많으십니다", “열심히 해주세요"라며 손을 맞잡았다. 차량을 멈춰 세우고 창문을 내린 시민이 “응원한다"고 외치자 이 후보는 양손 엄지를 들어 보이며 화답했다. 이날 출정식은 선거유세라기보다 모두가 즐기는 '축제 분위기'에 가까웠다. 시장 입구에 웅장한 오페라 선율의 유세 팝송이 울려 퍼지자 지나가던 시민들은 “신선한데"라며 걸음을 멈추고 박자에 맞춰 손뼉을 쳤다. 지난 2024년 총선 당시 인기를 끌었던 마스코트 '팡재인형'도 다시 등장했다. 인형이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들과 시민들은 환호하거나 웃음을 터뜨리며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본격적인 유세가 시작되자 덕풍시장 사거리 인도는 100여 명의 시민이 몰려 통행이 어려울 정도였다. 이 후보는 연설에 앞서 “일단 큰절부터 하고 시작하겠다"며 시민들을 향해 엎드려 절을 올렸다. 그는 강원도지사 시절 자신의 별명이 '예산 폭격기'였음을 강조하며 “시시하게 정치할 거면 이곳에 안 왔다. 이광재의 손을 잡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10평짜리 농사는 호미로, 1000평은 삽으로 지을 수 있지만, 10만 평이 넘으면 트랙터가 있어야 한다"며 “일이 산적한 하남시에 트랙터 같은 강력한 일꾼이 되겠다"고 호소했다. 서거 17주기를 앞둔 노무현 전 대통령도 언급했다. 이 후보는 “노 대통령의 꿈은 '사람 사는 세상'이었다"라며 “그가 못다 이룬 꿈, 즉 일자리가 넘치고 집 걱정이 없으며 아이 키우기 좋은 교육·의료·문화 도시를 이곳 하남에서 반드시 완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진 추미애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와의 합동 유세에서는 정무적 감각도 돋보였다. 이 후보는 “우리 추 후보님이 오셨는데 실리를 챙겨야 하지 않겠냐"며 “덕풍시장 등 5개 시장을 살리기 위한 특별조정교부금 확보, 한국예술종합학교 유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등 3개 현안을 확실히 요구하겠다"고 말해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 후보는 이번 선거를 통해 “인생의 종착지는 하남"이라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다음은 이 후보와의 일문일답. - 강원도지사,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국회사무총장 등을 지낸 중진 정치인이다. 이번 하남갑 보궐선거에 출마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무엇인가.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나보다는 우리를 위해 살겠다. 당이 부르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강원도지사 출마를 양보했고, 평택을 출마 제안도 고사했다. 대신 하남갑을 선택한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 김부겸 총리는 대구에 네 번째 출마했고, 전재수·김경수 같은 후배들도 가장 어려운 지역에 몸을 던지고 있다. 당과 지지자들로부터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헌신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이에 응답하는 것이 정치인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 이번 보궐선거는 현 정부에 대한 평가와도 맞물려 있다. 이번 선거가 가진 정치적 의미는 무엇인가. “두 가지 핵심 의미가 있다. 첫째는 이재명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국민이 힘을 실어주는 선거라는 점이다. 임기 4년이 남은 이재명 정부에 추진력을 실어주는 것이 민생을 살리는 가장 빠른 길이다. 둘째는 윤석열 내란 세력을 확실하게 심판하는 선거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이 단호한 심판을 내려주셔야 비로소 건강한 보수가 자리 잡고, 여의도 정치가 내전 상태를 끝내 경제를 살리는 정치로 나아갈 수 있다." - 하남갑은 지난 총선에서도 격전지였고 보수세가 만만치 않은 지역이다. 다만 최근 이광재 후보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있다. 중도·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선거 전략은. “저는 민주당 내에서도 손꼽히는 강력한 '경제성장론자'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글로벌 기업이 대한민국에 10개, 20개는 더 나와야 나라가 산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국정 경험을 두루 갖춘 실용주의자이기도 하다. 유권자분들께서 이념적 편향 없이 오직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는 사람이라는 안정감을 느끼시는 것 같다. 결국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일할 사람'이다. 하남의 묵은 현안들은 힘 있는 일꾼이 아니면 풀기 어렵다." - 출마 선언 직후 많은 현역 국회의원들이 하남을 찾고 있다. 중앙정부와 국회, 지방행정을 두루 움직일 수 있는 '힘 있는 후보'라는 평가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는 이미 일을 시작했다. '당선되면 잘하겠다'가 아니다. 최근 한병도 원내대표가 직접 캠프를 찾아 '원내대표 직속 지역 숙원과제 입법지원 TF' 구성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자리에서 하남시 7대 숙원과제를 풀기 위한 21개 입법 제안서를 전달했다. 맹성규 국토교통위원장과 국토위 의원들은 감일동 현장까지 찾아와 GTX-D 노선과 위례신사선 감일 연장에 대해 의미 있는 진전을 논의했다. 이런 자리를 만드는 것 자체가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분당 원외 위원장 시절에도 사무실 없이 카페를 전전하면서 현역 의원들과 장관들을 분당으로 모셔와 15년 묵은 성남공항 고도제한 문제와 8호선 연장 문제의 물꼬를 텄다. 사무관부터 장관에 이르는 행정 프로세스를 정확히 알아야 예산이 따라오고 법안이 통과된다. 과거 제 별명이 왜 '예산 폭격기'였는지 결과로 증명하겠다." - 하남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교통' 문제다. GTX-D 노선 조기 추진, 지하철 3·9호선 연장 등 공약을 실현할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은 무엇인가. “하남시청에서 위례까지 1시간이 걸리고, 시청역 5호선은 배차 간격이 14분이라 시민분들이 놓치지 않으려고 새벽부터 뛰고 계신다. 이건 도시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해법은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광역버스 증차가 시급하다. 국토부와 서울시를 설득해 증차와 배차 시간 단축을 동시에 추진하겠다. 중기 대책으로는 올 7월 결정되는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핵심이다. 이 계획에 GTX-D 노선과 위례신사선 감일 연장을 반드시 반영시키겠다. 확정 후 예산 배정이 지연되고 있는 3·9호선 연장 역시 과거 강원도 시절 철도 예산을 따냈던 경험을 적용하겠다. 4선 중진으로서 국회를 움직이고, 야당 지도부와도 소통 채널을 갖춘 제가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자신한다." - 하남을 판교와 강남이 부러워하는 '미래형 자족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녹색 미래도시 하남'과 국가정원 구상에 대해 설명해달라. “하남을 강남보다 문화와 교육이 좋고, 판교만큼 미래 산업이 풍부하며, 강원도만큼 녹색 자연이 어우러진 자족도시로 만들겠다. 하남은 그린벨트 비율이 71%에 달하고 국공유지가 940만 평에 이르는 거대한 자산을 가졌음에도 그동안 묶어두기만 했다. 이곳에 세계적 수준의 AI 대학원을 유치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이전을 추진해 문화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 국가정원 구상은 미사섬 인근 하천부지에서 출발한다. 그린벨트 역시 무조건 묶어두는 것이 아니라, 이미 훼손된 곳은 미래도시로 개발하고 보존할 녹지는 확실하게 지키는 '합리적 재편'이 필요하다. 이것이 진짜 환경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 하남은 젊은 세대와 신혼부부 유입이 많은 도시다. 청년·육아·교육 분야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를 꼽는다면. “신도시별 맞춤형 생활 고충을 해결해 '아이 키우기 좋은 하남'을 만들겠다. 첫째로 과밀학급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 당선되면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하며 하남의 교육 환경 개선을 직접 챙기겠다. 둘째는 의료 공백 해소다. 부모들에게 가장 절박한 순간은 한밤중에 아이가 아픈데 갈 병원이 없을 때다. 24시간 어린이병원 유치, 24시간 심야약국 지정, 달빛어린이병원 야간진료 확대를 강력히 추진하겠다. 마지막으로 청년·신혼부부 주거 문제다. 교산신도시 분양을 기다리는 젊은이들을 위해 공공분양 비율을 대폭 늘리는 한편, 초기 비용으로 10분의 1만 내고 살면서 지분을 늘려가는 '지분형 주택' 도입을 빠르게 추진하겠다." - 만약 국회에 재입성하신다면, 거대 여당의 중진 의원으로서 여야 협치나 국회 정상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인가. “이번 선거 이후 민주당도 '실용주의 노선'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지금 국민의 80% 이상이 먹고사는 경제 문제를 이야기한다. 당이 정치적 이슈에만 매몰되기보다 민생에 집중하도록 당내에서 목소리를 내겠다. 상생의 정치 문화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병폐는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사고다. 저는 이미 강원도지사 출마를 양보한 경험이 있다. 양보하고 헌신해도 결국 더 큰 길이 열린다는 것을 이번 선거를 통해 증명해 보이고 싶다. 국민의힘 지도부와도 대화가 잘 통하는 편인 만큼, 협치가 가능한 국회를 만드는 데 중심 역할을 하겠다." - 마지막으로 하남갑 유권자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은. “하남 시민 여러분, 늦게 와서 죄송하다. 늦게 온 만큼 더 치열하게, 더 겸손하게, 더 헌신적으로 일하겠다. 저는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신장동에 거처를 마련했고, 천현동에 살 집을 알아보고 있다. 하남의 성공이 곧 이광재의 성공이다. 만약 선택받지 못한다면 정계 은퇴를 각오하겠다. 이번 선거는 하남의 묵은 숙제를 단숨에 풀어낼 해결사를 뽑느냐, 아니면 또다시 말잔치로 끝낼 사람을 뽑느냐의 문제다. 정부와 국회, 예산을 동시에 움직일 수 있는 4선 중진의 힘을 하남을 위해 써달라. 하남을 강남과 판교가 부러워하는 녹색 미래도시로 반드시 만들겠다. 하남을 제 땀으로 적시겠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동윤 인턴기자

“AI 수도 만들겠다”…6·3 지방선거 뒤덮은 ‘AI 공약’

6·3 지방선거가 '인공지능(AI) 선거'로 변하고 있다. 과거 지방선거에서 도로·철도·산업단지 같은 SOC 공약이 중심이었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AI와 데이터센터, AX(AI 전환), 피지컬AI 등이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특히 정부에서 국가 AI 전략을 설계했던 핵심 인사들까지 직접 선거에 뛰어들며 지역별 'AI 도시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록 공약과 후보 발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선거구 모두에서 최소 1명 이상의 후보가 AI·AX·AI 데이터센터·AI 허브 등 AI 관련 공약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AI 행정', 부산·울산은 '제조업 기반 AI 산업', 전북은 '피지컬AI', 광주·전남은 '재생에너지 기반 AI'를 내세우며 지역별 차별화 경쟁도 뚜렷해졌다. 지방선거에서 'AI 공약'이 가장 활발한 지역 중 하나는 하정우 전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이 출마한 부산 북구갑이다.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북구를 '대한민국 AI 1번지'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교육·돌봄·지역경제를 아우르는 3대 공약을 발표했다. 중장기적인 비전으로는 '서부산 AI 테마 밸리 조성'을 내세웠다. 서부산 AI 테마밸리는 경부선 구포역 주변 구간 철도시설 지하화 이후 상부공간에 AI 기업·연구소·청년 창업 센터를 모아 AI 산업의 거점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하정우 캠프 관계자는 “단순한 AI 기업 유치가 아니라 서부산 제조업 산업의 AI 전환을 지원하는 '지역형 AI 거점'이 차별점"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지방균형발전 기조와도 연결되는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AI는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전재수 민주당 후보는 하 후보와 발맞춰 부산을 AI 핵심도시'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대규모 AI DC를 구축해 부산 동·서를 AI 특화벨트로 연결하고,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플랫폼 기업 유치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맞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는 항만·해양·조선·제조 산업에 AI를 접목한 '부산형 AI'를 제시하며 데이터 허브와 피지컬AI 산업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AI G2 서울'을 내걸고 AI 민원 시스템, '15분 AI', 구로·가산 디지털단지 기반 피지컬AI 실증경제 등을 공약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유엔(UN) AI 허브'를 서울 용산에 유치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울산은 제조업 기반 AI에 방점을 찍었다. 김두겸 국민의힘 울산시장 후보는 SK·아마존(AWS)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제조업 AI 전환을 내세우며 'AI 수도 울산'을 공약했고, 김상욱 민주당 후보는 핵심 공약 1호로 '노동 중심 산업AX 대전환'을 제시했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재생에너지와 AI를 결합한 전략이 부각됐다. 민형배 민주당 후보는 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메가특구 조성을 주장하며 “전남광주를 AI 인프라 완결형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 역시 AI·데이터센터·청정에너지 수도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전북에서는 이원택 민주당 후보가 상용차·농업로봇·건설기계 산업을 기반으로 한 '피지컬AI 규제자유특구'와 한국 피지컬AI 연구원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충남은 생활밀착형 AI에 방점을 찍었다. 박수현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는 '대한민국 AI 수도 충남'을 내걸고 농어업 AI 현장코치, AI 돌봄체계, AI 사회 인프라 구축 등을 발표했다. 제주에서는 위성곤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가 'AI 기본권'과 공공형 AI 바우처를 제시하며 “AI를 도민 모두의 권리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지방선거 AI 공약 경쟁이 단순 유행이 아니라 지역 산업 구조 변화와 맞물린 흐름이라고 분석한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AI가 모든 산업 분야에 도입되면서 생산성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됐다"며 “지역별 특화 산업과 결합한 AI 전략이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AI를 도입하고 활용하느냐 여부가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재식 카이스트 AI대학원 교수는 “이미 지역별로 AI 관련 산업을 만들자는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며 “AI는 특화 분야가 많기 때문에 지역 특성에 맞춰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AI 공약 과열' 우려도 제기된다. AI가 선거에서 유행처럼 번지면서 실현 가능성보다 상징성에 치우친 공약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성 중앙대 AI학과 교수는 “실제로 관심을 가지고 AI 3강을 만들기 위해 매진하는 후보도 있지만, 관련해서 쌓아온 게 없는데 갑자기 관련 공약을 펼치는 건 '과잉공약'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예림 인턴기자

[기자의눈] ‘이재명의 남자들’에겐 서사가 없다

역사적 정통성은 영원불멸의 자산이 아니다. 과거 친문(親文) 세력은 독재에 맞선 민주화 운동의 정통성을 독점하며 권력의 정점에 섰다. 그러나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철학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문재인 정부의 한계였고, 결국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이를 특정 인물 개인의 실책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친노-친문 세력의 뿌리인 민주화와 권위주의 타파를 시대적 명분으로 삼기엔 이미 세월이 너무 흘렀을 뿐이다. '독재 타도'를 외치며 세상을 바꾸자던 대학생들은 어느새 타성에 젖은 또 다른 기득권이 되어버렸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정치평론가는 현 민주당을 향해 “운동권 골품사회"라고 꼬집었다. “스카이(SKY) 총학생회장 출신들은 배지를 달고, 인서울 총학들은 보좌관이 되며, 지방대 총학 출신들은 선거운동원으로 남는다"는 그의 평가는 한국 정당 정치의 씁쓸한 단면을 관통한다. 이 정통성의 균열을 파고든 것이 바로 실용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이재명이다. 스스로를 '정치적 무수저'라 칭하며 유능한 행정가 이미지를 다진 그에게 국민은 호응했다. 임기 1년 차에도 6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강력한 리더십은 그렇게 탄생했다. 하지만 권력을 장악하는 것과 정치적 정통성을 다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인물을 명분이자 사명으로 삼은 집단이 얼마나 쉽게 흩어지는지 우리는 수차례 목격했다. 안철수가 그랬고, 윤석열이 그랬다. 호남에 기반을 둔 전통적 민주당이 분화되고, 386 운동권과 PK 세력이 결합해 '친노'라는 당내 주류를 형성했던 과거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권위주의 타파라는 명확한 명분을 통해 당권을 잡았으며, 그 유효기간은 20년에 달했다. 친명(親明) 세력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지는 이제 고작 3여 년에 불과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주목받은 '명픽'은 아직 대통령의 이름값에 기대고 있을 뿐, 그 너머의 비전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최근 불거진 명·청 갈등과 이른바 '문조털래유' 논란 역시 단순한 밥그릇 싸움으로만 볼 수 없다. 민주당 내부의 주류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저항과 혼란의 장면에 가깝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이들이 이재명 정부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정치 세력으로 남으려면, '이재명의 사람들'이라는 이름을 넘어서는 시대적 사명과 서사를 입증해야 한다. 당내 지지층에게 왜 이제는 실용주의와 중도우파적 성격을 띤 새로운 주류를 선택해야 하는지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명백한 과도기에 서 있다. 낡은 운동권 정통성을 대체할 새로운 명분은 무엇이며 누구를 핵심 지지기반으로 삼을 것인가. 앞으로의 민주당, 그리고 '이재명의 남자들'에게 산적한 과제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서울 초접전 속 ‘관훈토론’…吳는 부동산, 鄭은 안전 때렸다

20일 서울시장 선거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여야 후보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또 한 번 맞붙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부동산·특검법'을 고리로 공세를 폈고,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시정 안전 책임론'으로 반격했다. 다만 이날 토론회는 정 후보 측의 거절로 양자 대면 없이 '순차 정견발표' 형식으로 진행됐다. 정치권에서는 정 후보의 잇따른 토론 회피 논란을 두고 “유권자의 알 권리를 제한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토론회에 먼저 나선 오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명픽(이재명 대통령 픽)' 정 후보를 압박했다. 그는 “실거주를 강조하면서 각종 물건을 내놓도록 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전월세가 급등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 트리플(매매·전세·월세) 강세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이쯤에는 고집을 꺾어야 하고, 민주당 정원오 후보도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후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의 부동산 공약에 대해서도 “서울시 부동산 정책을 계속 벤치마킹해 싱크로율이 80~90%에 이르는 주택 정책"이라며 “말로만 오세훈보다 더 빨리하겠다고 하지 말고 후보 시절에 해결해보라고 여러 차례 촉구했지만 요지부동이다.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을 향해서는 “이 대통령의 죄를 자신이 임명한 특검으로 없애려는 '셀프 지우기'"라며 “권력에 움츠러들지 않고 상식과 법치의 편에 서는 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토론회에 참석한 정 후보는 이번 선거를 “오세훈 시장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행정에 대한 심판 선거"로 규정했다. 그는 오 후보 시정 10년 동안 벌어진 서울시 안전사고를 집중 거론했다. 정 후보는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미보고 논란을 비롯해 이태원 참사, 강남역 침수 사태, 명일동 싱크홀 사고, 한강버스 사고 등을 언급하며 “오세훈 실정 10년 동안 서울시는 너무나 무사안일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책임한 행정은 이제 뿌리 뽑아야 한다"며 “유일한 방법은 바로 시장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표한 '무소득 1주택자 재산세 감면' 공약에 대해서는 “고통을 덜어드리는 차원"이라며 “사업과 소득이 없는 경우, 60세 이상 은퇴자는 대상으로 확정했고, 선거 후 액수에 대한 문제를 의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 월 20만 원 월세 지원 확대 등 주거 부담 완화 방안도 함께 내세웠다. 서울시장 선거는 초접전 흐름이다. 조선일보가 여론조사기관 메트릭스에 의뢰해 16~17일 서울·대구·부산·경남 지역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무선 전화 면접 100%)에서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는 정원오 후보 40%, 오세훈 후보 37%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당초 제기됐던 '정원오 압승론'과 달리 선거가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흐르면서 오 후보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오 후보는 지난 19일 지지율 추세 변화와 관련해 “과대 포장됐던 질소 포장지가 뜯겨 나가면서 정원오 후보의 실체가 드러난 결과"라며 “그동안의 제 업적의 진가가 이제 좀 알려지기 시작하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정 후보의 '토론 최소화 전략'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는 오 후보 측이 양자 토론을 제안했으나 정 후보 측이 거절하면서 '순차 토론'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 후보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주택 문제만이라도 양자 토론을 하자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는데 아직도 묵묵부답"이라며 “무능과 준비되지 않음을 스스로 드러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정 후보는 전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토론 회피' 비판에 대해 “오 후보가 5개월간 질 낮은 네거티브 선거로 일관해 왔다"며 “그러면서 한편으로 토론을 요구하는 건 정직하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정치권에서는 정 후보의 토론 최소화 전략을 두고 유권자의 알 권리 침해라는 비판과 함께 지지율 흐름을 의식한 방어적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서울시장은 도시를 투명하게 운영할 역량을 검증받아야 하는 자리인데, 토론을 회피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상대 후보가 치고 올라오는 흐름이 보이자 더 노출을 꺼리는 '은둔 전략'을 쓰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원오 후보가 의도적으로 토론을 피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큰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오세훈 후보에 비해 적기 때문에 토론이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李 “한일, LNG·원유 협력 강화…공급망 공조 확대”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간 에너지·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원유 수급과 비축 관련 정보 공유 및 소통 채널도 심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한일 정상은 최근 중동 상황에서 비롯된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 불안정성으로 양국의 긴밀한 협력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저와 다카이치 총리는 그동안 셔틀외교를 통해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허심탄회한 논의를 했다"며 “양국은 지난 3월 체결된 '한일 공급망 파트너십'의 성과를 평가하고, 공급망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다카이치 총리는 한일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공급망 위기를 겪는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 공급망 협력을 심화하자고 제안했고 저도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에너지 분야와 관련해서는 “양국은 핵심 에너지원인 LNG 및 원유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지난 3월 체결된 'LNG 수급협력 협약서'를 바탕으로 LNG 협력을 확대하고, 원유 수급 및 비축과 관련한 정보 공유와 소통 채널도 심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보 분야에서는 한일·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한미일 협력의 중요성도 재확인했다"며 최근 한일 안보정책협의회가 처음으로 차관급으로 격상된 데 대해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는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구축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1월 한일 정상회담 당시 발표문에 포함됐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표현은 이번 발표문에는 담기지 않았다.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본 조세이 탄광 유해 발굴 문제를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 조세이 탄광에서 발굴된 유해의 DNA 감정이 곧 시작된다"며 “양국이 과거사 문제에 있어 인도주의적 사안부터 협력해 나가는 작지만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회담을 포함해 저와 다카이치 총리는 7개월 동안 네 차례나 마주 앉았다"며 “양국 정상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한 때 만나 소통하는 셔틀외교가 완전히 정착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이 공유하는 우정과 유대가 그만큼 두텁고 단단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머지않은 시기에 일본의 또 다른 아름다운 지역에서 총리님을 뵙고 진솔한 소통을 이어가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여야, 5·18 기념식 총집결…추모 속 날 선 신경전

여야 지도부가 18일 5·18 민주화운동 제46주년을 맞아 광주에 총집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지만, 현장 안팎에서는 6·3 지방선거를 앞둔 양당의 신경전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은 '5월 정신' 계승을 앞세워 국민의힘을 압박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5·18 정신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맞섰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대표의 광주행을 두고 각자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는 '자기 정치' 성격이 짙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 겸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한병도 상임공동선대위원장,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등 지도부 20명과 함께 기념식에 참석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기념식에 앞서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정 대표는 참배 후 “5월 광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12·3 비상계엄 내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며 “내란을 옹호했던 '윤 어게인' 세력이 다시 부활을 꿈꾸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국민의힘 측의 기념식 참석에 대해서도 침묵으로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국민의힘 관계자들도 아마 5·18 기념식에 참석할 모양인데, 마음에 안 들고 화가 나더라도 침묵으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도 예정대로 기념식에 참석했다.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 조경태·조배숙 의원, 초선 김용태·조지연·이소희 의원 등이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민주당과 달리 측면에 별도로 마련된 통로를 통해 식장에 들어섰다. 장 대표가 도착하자 일부 시민들은 “내란집단"이라고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집은 언제 파냐", “대통령이 왔더니 무슨 동혁이 왔느냐" 등 욕설 섞인 비판도 나왔다. 장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별다른 대응 없이 식장으로 향했다. 장 대표의 광주 구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11월 당대표 취임 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았지만, 시민단체 반발로 참배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린 바 있다. 이후 당대표 임기 중 매월 호남을 찾는 '월간 호남'을 약속하고 호남 방문을 이어왔다. 다만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의 광주행을 두고 '진정성 논란'도 제기됐다. 이른바 '윤 어게인' 인사들을 지방선거에 대거 공천한 데다,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개헌안 처리에도 반대해 왔다는 이유에서다. 김상욱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장 대표는 12·3 내란 이후 제대로 된 반성이 없었다"며 “장 대표가 과연 5·18 영령들을 볼 자격이 있느냐"고 말했다. 박현옥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상임부회장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과연 국민의힘 의원들이 묘지를 참배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반면 장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과 민주당은 늘 5·18 정신을 앞세운다. 하지만 저들에게 5·18은 지켜야 할 가치가 아니라 권력 확장의 도구일 뿐"이라며 “입으로는 5·18 정신을 외치지만, 정작 5·18 정신을 무너뜨리는 자들이 바로 이재명과 민주당"이라고 맞받았다. 이처럼 양측이 5·18 정신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하면서, 이번 광주행을 단순한 추모 일정이나 지방선거 지원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여야 대표 모두 이번 기념식을 계기로 정치적 입지 강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공희준 정치컨설턴트는 “정청래 대표의 호남 행보는 지방선거 지원과 함께 차기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당권 다지기 측면도 있다"며 “장동혁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 역시 스스로 극우 세력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장 대표 입장에서는 “계엄 사태 책임 논란과 거리두기 없이 5·18 정신을 이야기하는 것은 모순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서울시장 격차 좁혀지고 영남권 박빙”…여당 압승론 ‘흔들’

6·3 지방선거가 2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과 영남권을 중심으로 여야 후보 간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14일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가 선거 초반 우세했던 더불어민주당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큰 관심 지역인 서울의 판세 변화가 대표적이다. 지난 13일 공개된 뉴스1·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46%,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3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8%포인트(p)로 오차범위(±3.5%p) 밖이었다. 한 달 전 실시된 세계일보·한국갤럽 가상 양자대결에서 정 후보 52%, 오 후보 37%를 기록하며 15%p 차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는 크게 줄어든 흐름이다. 오 후보도 이 같은 결과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 후보는 전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격차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 추세대로만 가면 충분히 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서울-충북 상생 협약식' 후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이 오차범위 밖도 있고 안도 있지만 서울시장 선거는 처음부터 박빙"이라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서울에서 양 후보 간 격차가 좁혀진 배경으로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서울 응답자 사이에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긍정 평가는 43%, 부정 평가는 42%로 팽팽했다. 한 달 전 갤럽 조사와 비교하면 긍정 평가는 47%에서 4%p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39%에서 3%p 상승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서울은 스윙보터가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이라 부동산 문제 같은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장기보유특별공제나 고가 주택 과세 문제, 전세·월세 가격 상승 가능성은 서울 민심을 움직일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영남권에서도 보수 결집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들어 대구를 비롯해 부산·울산·경남(PK), 강원 등에서 양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같은 뉴스1·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부산시장 선거는 전재수 민주당 후보 43%,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41%로 2%p 차였다. 대구시장 선거 역시 김부겸 민주당 후보 44%,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 41%로 3%p 차에 그쳤다. 한 달 전 한국갤럽 가상 양자대결에서 부산은 전 후보 51%, 박 후보 40%, 대구는 김 후보 53%, 추 후보 36%를 기록했다. 민주당 후보들이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두 지역 모두 오차범위 내 초박빙 구도로 바뀐 것이다. 국민의힘은 최근 '이재명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보수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공개 일정마다 이른바 공소취소 특검 논란과 부동산 문제를 고리로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전날 출범한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국민 무시 심판, 공소취소 저지 국민선대위'로 명명하고, 선대위 산하에 '공소 취소 특검법 저지 위원회'를 설치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수면 아래에 있던 정권 견제 심리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이재명 정부 견제 심리가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분출되고 있다"며 “최근 판세 변화는 '이재명 견제론' 또는 '거여 견제론'의 부상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도 “투표하지 않으려던 합리적 보수층이 최근 불거진 공소취소 특검 논란과 부동산 문제 등으로 투표장으로 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서울과 같은 격전지는 결과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한 뉴스1·한국갤럽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울 조사는 지난 9~10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11.0%였다. 부산 조사는 10~11일 부산 거주 성인 801명(응답률 14.7%), 대구 조사는 9~10일 대구 거주 성인 803명(응답률 20.3%)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모두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비교 대상으로 활용된 세계일보·한국갤럽 조사는 무선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울 조사는 지난달 10~11일 서울 거주 성인 803명(응답률 11.9%), 부산 조사는 지난달 9~10일 부산 거주 성인 805명(응답률 12.8%), 대구 조사는 지난달 10~11일 대구 거주 성인 805명(응답률 13.9%)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모두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조정식, 후반기 국회의장 사실상 확정…부의장 후보에 ‘남인순·박덕흠’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제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6선인 조 의원은 지난 11~12일 진행된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20%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현장 투표 80%를 합산한 결과 과반을 득표했다. 이번 경선은 국회의장 후보 선출 과정에 처음으로 권리당원 투표가 반영됐다. 조 의원은 5선 박지원·김태년 의원을 누르고 결선 투표 없이 후보로 확정됐다. 후보별 득표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국회의장과 국회부의장은 본회의 표결을 거쳐 최종 선출된다. 다만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이 배출하는 것이 관례인 데다 민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조 의원의 국회의장 선출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민주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로는 4선 남인순 의원이 선출됐다. 남 의원은 민홍철 의원을 누르고 과반을 득표했다. 조 후보는 이재명 정부와의 협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조 후보는 투표에 앞서 진행된 정견 발표에서 “저 조정식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을 뼛속 깊이 이해하고 함께 책임질 사람"이라며 “당정청과 국회가 한 팀을 이뤄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당선 연설에서는 “빛의 혁명이 어둠을 물리치고 대한민국을 정상으로 이끌었듯, 후반기 국회를 대한민국 대전환에 걸맞은 국회로 반드시 만들겠다"며 “집권당 출신 국회의장으로서 정청래 대표, 한병도 원내대표와 긴밀히 협의하고 협력하며 속도감 있고 성과 있는 국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남인순 후보는 “조 후보와 손잡고 개헌과 민생입법, 개혁 과제들을 힘 있게 추진하겠다"며 “6·3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 몫 국회부의장 후보로는 4선 박덕흠 의원이 선출됐다. 박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총 101표 중 59표를 얻어 후보로 확정됐다. 함께 출마한 6선 조경태 의원은 25표, 5선 조배숙 의원은 17표를 얻었다. 박 의원은 “영광스럽긴 하지만 엄중한 시기에 국회부의장직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혼자 가면 길이 되지만, 함께 가면 역사가 된다. 우리는 원팀"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제22대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는 조정식 의원, 여야 국회부의장 후보는 각각 남인순·박덕흠 의원으로 정리됐다. 민주당은 오는 20일 본회의를 열어 후반기 국회의장단 선출 표결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본회의 일정은 여야 합의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의장단 선출 일정을 둘러싼 여야 신경전은 이어질 전망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상복 시위” 정청래 vs “독재 인선” 장동혁…‘흔들리는’ 여야 리더십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대표 리더십이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의 '원톱 선대위'를 둘러싸고 “독재 인선" 반발이 터져 나왔고, 더불어민주당은 정청래 대표를 향한 호남 '상복 시위'까지 등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야당은 당 주도권을 둘러싼 '구조적 충돌'에, 여당은 공천 과정에서 비롯된 '제한적 갈등'에 가까워 파장의 결은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를 전면에 내세운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며 본격적인 선거 체제로 전환했다. 당 지도부는 이번 선대위를 '국민 무시 심판, 공소취소 저지 국민선대위'로 명명했다. 장 대표는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사실상 '원톱'으로 선거를 지휘하게 됐다.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발대식에는 장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각 분야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이재명 셀프사면 깡패특검 반대", “더불어오만당 입법독주 중단" 등의 구호를 외치며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하지만 선대위 공식 출범 전부터 인선 잡음이 불거졌다. 중앙선대위 명단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됐다. 송언석 원내대표와 정점식 정책위의장, 신동욱·김민수·김재원·우재준·조광한 최고위원 등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우재준 최고위원은 명단 공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공동선대위원장 임명에 동의한 적이 없다"며 “수도권 후보자들의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선대위 구성 방법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반발은 최근 장 대표를 향한 당내 불신과 맞물려 있다. 앞서 주광덕 남양주시장 예비후보는 장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하며 후보 미등록 가능성을 거론해 왔다. 주 예비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후보 최종 등록은 당의 책임 있는 입장을 확인한 뒤 밝히겠다"며 선을 그었다. 탈당 움직임도 나왔다. 정승연 전 인천 연수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개혁신당에 입당했다. 그는 인천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도 개혁신당 후보로 출마한다는 방침이다. 정 전 위원장은 “장동혁 대표는 국민들이 왜 분노하고 있는지 끝내 제대로 직시하지 못했다"며 “계엄에 대한 반성과 사죄가 없는 당 지도부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 대표를 둘러싼 리더십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윤어게인 논란과 대구 공천 잡음, 방미 일정 등을 거치며 당 안팎에서는 사퇴론과 2선 후퇴론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장 대표가 선거 전면에 나서는 구도를 택하면서 누적됐던 불만이 선대위 인선 논란을 계기로 다시 표출된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의 낮은 당내 장악력과 리더십 부재가 논란의 핵심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장동혁 대표는 지지율도 낮고 당내 장악력도 약하다"며 “선대위 인선 논란도 그런 리더십 부재의 연장선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는 결국 당대표의 인기와 리더십 부족에서 비롯된다"며 “당대표 인기가 있고 선거에서 이길 것 같으면 서로 선대위에 참여하려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장 대표의 선택을 책임정치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좋게 해석하면 장동혁 대표가 '내가 책임지겠다'는 책임정치로 볼 수 있고, 나쁘게 보면 선거 자체보다 자기 정치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며 “양쪽 다 가능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리더십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정청래 대표는 12일 텃밭인 전남에서 열린 '전남·광주·전북 공천자 대회'에 참석했지만, 행사장 앞에서는 정 대표를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당 지도부의 특정 후보 밀어주기 의혹과 공천 과정의 불공정성을 주장했다. 이들은 정 대표의 사진이 부착된 상여를 메고 등장했고, 상복을 입은 채 곡소리를 내며 '민주당 공천 사망' 퍼포먼스를 벌였다. 현장에는 '전과 5범 후보 공천한 정 서방, 처갓집 오지 마소', '사심 공천 정청래 사퇴'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피켓도 등장했다. 특히 시위대는 정청래 지도부가 대리운전비 지급 논란을 이유로 김관영 전북지사를 제명한 데 대해 “도민의 선택권을 박탈했다"고 주장했다. 행사장 주변의 긴장감은 물리적 충돌로까지 이어졌다. 행사장 진입을 시도하는 시위대와 이를 막아서는 스태프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현장에서는 고성이 오갔다. 소란이 계속되자 정 대표는 결국 시위대를 피해 후문으로 행사장에 들어갔다. 우여곡절 끝에 단상에 오른 정 대표는 “내 아내가 태어난 강진의 사위이자 호남의 사위"라며 지역 연고를 앞세워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이어 당 후보들을 히말라야 산맥 위의 에베레스트에 비유하며, 민주당이라는 거대한 뿌리가 중요하다는 취지로 '원팀'을 강조했다. 정 대표를 둘러싼 파열음은 주로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발생했다. 일부 지역 공천을 둘러싸고 당내 반발이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이른바 '명청 갈등'도 여러 차례 거론됐다. 현재는 상당 부분 봉합된 양상이지만, 호남 시위로 재점화되는 모습도 보인다. 민주당의 리더십 논란은 국민의힘과 비교해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대표의 경우 선거 지휘 체제와 당 운영 전반에 대한 불신이 누적된 반면, 정 대표의 경우 공천 과정에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갈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공천 과정에서 충돌이 없도록 미리 의견을 더 수렴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있다"면서도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불만이 있는 쪽의 반발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도 “양당의 갈등은 모두 권력투쟁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표현되고 작동하는 방식은 다르다"며 “국민의힘은 뿌리부터 흔드는 싸움이고, 민주당은 지분을 조금 더 인정받으려는 수준의 갈등에 가깝다"고 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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