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현 에너지경제 기자
역사적 정통성은 영원불멸의 자산이 아니다. 과거 친문(親文) 세력은 독재에 맞선 민주화 운동의 정통성을 독점하며 권력의 정점에 섰다. 그러나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철학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문재인 정부의 한계였고, 결국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이를 특정 인물 개인의 실책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친노-친문 세력의 뿌리인 민주화와 권위주의 타파를 시대적 명분으로 삼기엔 이미 세월이 너무 흘렀을 뿐이다. '독재 타도'를 외치며 세상을 바꾸자던 대학생들은 어느새 타성에 젖은 또 다른 기득권이 되어버렸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정치평론가는 현 민주당을 향해 “운동권 골품사회"라고 꼬집었다. “스카이(SKY) 총학생회장 출신들은 배지를 달고, 인서울 총학들은 보좌관이 되며, 지방대 총학 출신들은 선거운동원으로 남는다"는 그의 평가는 한국 정당 정치의 씁쓸한 단면을 관통한다.
이 정통성의 균열을 파고든 것이 바로 실용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이재명이다. 스스로를 '정치적 무수저'라 칭하며 유능한 행정가 이미지를 다진 그에게 국민은 호응했다. 임기 1년 차에도 6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강력한 리더십은 그렇게 탄생했다.
하지만 권력을 장악하는 것과 정치적 정통성을 다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인물을 명분이자 사명으로 삼은 집단이 얼마나 쉽게 흩어지는지 우리는 수차례 목격했다. 안철수가 그랬고, 윤석열이 그랬다.
호남에 기반을 둔 전통적 민주당이 분화되고, 386 운동권과 PK 세력이 결합해 '친노'라는 당내 주류를 형성했던 과거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권위주의 타파라는 명확한 명분을 통해 당권을 잡았으며, 그 유효기간은 20년에 달했다. 친명(親明) 세력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지는 이제 고작 3여 년에 불과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주목받은 '명픽'은 아직 대통령의 이름값에 기대고 있을 뿐, 그 너머의 비전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최근 불거진 명·청 갈등과 이른바 '문조털래유' 논란 역시 단순한 밥그릇 싸움으로만 볼 수 없다. 민주당 내부의 주류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저항과 혼란의 장면에 가깝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이들이 이재명 정부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정치 세력으로 남으려면, '이재명의 사람들'이라는 이름을 넘어서는 시대적 사명과 서사를 입증해야 한다. 당내 지지층에게 왜 이제는 실용주의와 중도우파적 성격을 띤 새로운 주류를 선택해야 하는지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명백한 과도기에 서 있다. 낡은 운동권 정통성을 대체할 새로운 명분은 무엇이며 누구를 핵심 지지기반으로 삼을 것인가. 앞으로의 민주당, 그리고 '이재명의 남자들'에게 산적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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