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이미지

김나현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나현 기자 입니다.
  • 산업부
  • knh@ekn.kr

전체기사

[기자의 눈] 침묵을 입법하다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된 지 보름 남짓이 지났다. 정부는 '허위조작정보 근절'이라고 말하고, 현장에선 이 법을 '입틀막법'이라고 부른다. 법 시행 이후 플랫폼과 언론계에서는 콘텐츠 차단과 소송 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개정법은 대규모 플랫폼에 불법·허위조작정보 신고를 접수하고 조치할 의무를 부과한다. 이에 따라 플랫폼은 삭제와 접근 차단뿐 아니라 노출 제한, 계정 정지, 수익화 제한 등 여러 조치를 선택할 수 있다. 사실관계가 법원에서 최종 확정되기 전에도 민간 사업자의 판단만으로 표현의 유통 범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플랫폼 업계도 난색을 표한다. 현장의 한 플랫폼 관계자는 “우리가 법원도 아닌데 기준조차 애매해 판단할 권한도 명분도 없다"며 “어차피 다 KISO(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로 넘겨버린다"고 털어놓는다. 리스크를 피하려는 민간 기업이 일단 막고 보는 보수적 대응을 선택함에 따라, 공론장의 검증 기능과 시민의 알 권리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언론이 느끼는 부담은 더 직접적이다. 공적 인물에 대한 의혹 보도는 취재 시점의 팩트를 기반으로 하더라도 향후 재판 과정에서 평가가 달라질 여지가 존재한다. 기자들 사이에서 “징벌적 손배 소송이 남발될 테니 당분간 몸을 사리라"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도, 취재보다 분쟁 리스크를 먼저 계산해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법 시행 첫날엔 '1호 차단' 사례로 방송인 김어준 씨가 지목되는 웃지 못할 장면도 연출됐다. 이동재 매일신문 객원편집위원의 신고 접수 이후 김 씨의 유튜브 영상이 국내에서 접속 차단 처리된 것이다. 민주 진영이 주도한 법의 첫 적용 대상이 자당의 대표적 스피커였고, 차단 기준 역시 외부에 확인되지 않으면서 시행 초기부터 적지 않은 논란이 이어졌다.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일은 허위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자기 교정 능력을 지키는 일이다. 미국 연방대법원 루이스 브랜다이스 대법관은 “허위에 대한 해답은 강요된 침묵이 아니라 더 많은 말(More speech)"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민간 플랫폼의 차단 절차로 표현을 통제하는 지금의 방식은, 공론장의 자율적 검증을 행정적 규제로 대체하려는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빅테크가 키우는 AIDC…韓 ‘기가와트 전략’ 통할까

국내 기업들이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을 계기로 글로벌 빅테크와 손잡고 기가와트(GW)급 AI 데이터센터(AIDC) 구축에 나섰다. 전력 용량 기준 총 5GW 규모로, GPU 약 200만대를 가동할 수 있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를 계기로 국내 AI 인프라 구축도 기가와트급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서는 단순한 투자 규모보다 송배전망 연계와 입지 규제 해소 속도가 AI 데이터센터 구축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글로벌 'GW 경쟁'…한국도 5GW 구축 시동 청와대에 따르면 1박 2일간의 샌프란시스코 방문 기간 공개된 민간 협력 규모는 총 9500억달러(약 1400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빅테크와 공동 추진하는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용량 기준 총 5GW 규모로, GPU 약 200만장을 가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기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 구축은 세계적인 추세다. 오픈AI와 오라클은 미국에서 4.5GW 규모로 시작한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를 최근 7GW 안팎까지 확장했으며, 일론 머스크의 xAI는 테네시·미시시피 접경지에 세계 최대 규모로 꼽히는 AI 데이터센터 '콜로서스(Colossus)'를 짓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도 엔비디아 등과 협력해 GW급 AI 데이터센터 조성에 나서는 등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초대형 AI 인프라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엔비디아·브룩필드와 함께 100억달러(약 14조6000억원) 규모의 'AI 팩토리'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브룩필드가 최대 90억달러, 엔비디아가 10억달러를 투자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세종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초기 용량을 55MW에서 200MW로 확대하고, GPU 약 10만개를 수용하는 AI 인프라를 구축한다. 장기적으로는 GW급 소버린 AI 인프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엔비디아와 브룩필드의 브랜드와 네트워크가 네이버의 노하우를 스케일업하는 데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네이버·SK·삼성SDS, 글로벌 빅테크와 AI 동맹 SK텔레콤은 엔비디아와 최대 2GW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확장을 추진한다. SK하이닉스의 HBM4가 탑재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 시스템을 우선 도입해 2027년부터 순차 가동할 계획이다. 앤트로픽과는 국내 GW급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는 AI 메모리 장기 공급 협력에 합의하는 등 총 5000억달러 이상 규모의 AI 인프라 협력을 이끌어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AI 서밋에서 발표한 엔비디아와 최대 2GW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협력은 2027년 첫 가동을 목표로 추진된다"며 “2GW 사업만을 위한 협력이 아니라 앞으로 추진할 15GW 규모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시작점"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번에 발표된 대규모 AI 인프라 계획이 실제 시장 수요에 기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대한민국이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가 생소할 수는 있어도 허황된 것은 아니다"며 “글로벌 빅테크가 요구하는 AI 컴퓨팅 수요를 보면 오히려 지금 발표한 계획이 작은 숫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앤트로픽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기업용 AI 신사업 발굴과 클로드 전문인력 양성에 나선다. 현재 삼성그룹 20개 관계사 임직원 7만명에게 '클로드 엔터프라이즈'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기업용 생성형 AI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 아시아 AI 허브 도약하나…시장 “수요 커질 것" 정부는 이번 AI 서밋을 통해 한국을 '아시아 AI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화상으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은 대한민국이 AI 시대를 이끄는 대체불가한 선도자로 도약하겠다는 국가적 출사표"라고 말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한국에 총 5GW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추진된다"며 “이를 갖추면 한국은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AI 허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AI 서밋을 계기로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이 구체화하면서 국내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세도 한층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27일 “이번 AI 서밋을 통해 글로벌 빅테크와의 파트너십이 구체화되면서 반도체뿐 아니라 AI 데이터센터도 핵심 공급 자원이라는 점이 확인됐다"며 “그동안 제기됐던 국내 AI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한 의구심은 글로벌 빅테크의 투자 행보로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기존 전망보다 높은 수요가 나타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앞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2030년 국내 AI 데이터센터 유효 수요를 기본(Base) 시나리오 기준 3.0~4.2GW, 강세(Bull) 시나리오 기준 5.1~7.0GW로 전망했다. 한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는 “기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서버 증설이 아니라 AI 산업 전반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 인프라"라며 “충분한 컴퓨팅 인프라가 구축되면 국내 AI 산업 경쟁력은 물론 AI 서비스 수출 기반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전력망이 관건"…송배전망·입지 확보 숙제 대규모 투자 계획이 잇따르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전력 인프라 확충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1~2GW 규모 AI 데이터센터는 충분히 도전적인 목표지만 문제는 발전설비보다 전력망"이라며 “예비율 22% 수준을 감안하면 전력 공급 능력 자체는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원전 계속운전과 재생에너지 확대, 이용률이 낮은 가스발전 등을 활용하면 필요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도 “데이터센터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다양한 전원믹스, 송전망 확충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전력망 특별법 제정 등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 사업 추진 속도는 AI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AXZ, 사명 ‘다음’으로 변경…AI 플랫폼 전환 속도

포털 다음(Daum) 서비스를 운영하는 AXZ가 사명을 '주식회사 다음'으로 변경했다. 대표 서비스인 '다음'과 회사명을 일치시켜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고, AI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포털 구축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AXZ는 지난 2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주식회사 다음'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27일 밝혔다. 회사는 이번 변경이 기업 브랜드와 대표 서비스 브랜드를 일치시켜 이용자와 파트너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사명 변경 이후에도 다음을 비롯한 기존 서비스 이용 방식과 회원 계정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용자 경험은 유지하면서 AI 기반 신규 기능과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번 사명 변경을 계기로 검색과 콘텐츠, 커뮤니티 등 포털 서비스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한다. 검색은 키워드 중심에서 이용자의 질문과 상황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AI 검색으로 고도화하고, 뉴스와 콘텐츠 서비스에는 개인화와 요약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카페와 티스토리 등 커뮤니티와 창작자 플랫폼 경쟁력도 지속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995년 서비스를 시작한 다음은 검색과 뉴스, 메일, 카페, 블로그 등을 제공하며 성장해 왔다. 현재는 다음 앱과 검색, 뉴스, 메일, 카페를 비롯해 창작자 플랫폼 티스토리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건수 다음 대표는 “이번 사명 변경은 단순히 회사 명칭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와 미래에 대한 책임을 더욱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30여 년간 축적한 신뢰와 가치를 바탕으로 AI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인터넷과 AI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물에너지 포럼] 에너지경제신문 “물에너지 산업 발전 앞장, 탄소중립 시대 이끈다”

에너지경제신문이 물에너지 산업을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에너지원이자 국가 에너지 안보를 뒷받침하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우진 에너지경제신문 부사장은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에너지경제신문 주최, 기후에너지환경부·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 후원으로 열린 '대한민국 물에너지 산업 포럼 2026' 축사를 통해 “오늘 포럼이 국민과 산학연이 물에너지의 가치와 효용을 다시 인식하고, 경제성과 기술 경쟁력을 함께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2017년 수열에너지 포럼을 시작으로 수열, 양수, 해양에너지, 조력 등 다양한 물에너지 분야를 주제로 한 포럼을 매년 개최하며 관련 산업의 발전과 정책 공론화를 이끌어왔다. 정 부사장은 “2017년 포럼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수열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2019년 이후 제도권에 편입됐다"며 “에너지경제신문은 물에너지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조명하며 국민적 관심을 확산시키는 데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2025년 정부 조직 개편으로 공식 출범한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의미도 강조했다. 정 부사장은 “그동안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로 나뉘어 있던 물 관련 정책과 업무가 기후에너지환경부로 통합되는 원년을 맞았다"며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으로 물을 활용한 정책을 보다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고, 물에너지 산업이 친환경 에너지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 포럼이 국민과 산학연이 물에너지의 가치와 효용을 폭넓게 공유하고, 경제성과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실질적인 논의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물에너지 포럼] 한정애 의원 “물에너지, 재생에너지 시대 전력망 안정 책임질 핵심 자원”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물에너지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전력계통의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에너지 자원“이라며 "현장의 과제를 기관 간 협업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물포럼 회장인 한 의원은 이날 에너지경제신문 주최, 기후에너지환경부·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 후원으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민국 물에너지 산업 포럼 2026' 축사로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전력계통의 안정성 확보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제는 재생에너지 보급을 넘어 생산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계통에 연계하고,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특히 양수발전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양수발전은 남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물 배터리'로, 전력 수급의 변동성을 보완하는 대표적인 유연성 자원“이라며 "정부도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이 보유한 41개 댐을 대상으로 환경영향과 주민 수용성을 고려한 양수발전 확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열에너지와 조력발전 등을 언급하며 "물에너지는 이제 단순한 대체에너지를 넘어 새로운 전력체계를 뒷받침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물과 에너지를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은 이러한 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국회에서도 물에너지 산업이 국가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미래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입법과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SKT, AIDC 전담법인 출범…2030년까지 7500억 투자

SK텔레콤이 AI 데이터센터(DC) 사업을 전담할 신설 법인을 출범시키고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SK텔레콤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AI 데이터센터 사업개발 전문 법인 'SK하이퍼(SK Hyper)'를 설립하고, 사업 기반 마련을 위해 2030년까지 총 7500억원을 출자하기로 의결했다고 24일 밝혔다. SK하이퍼는 AI 데이터센터 사업개발을 전담하는 법인으로, 부지 확보와 변전소 구축·운영, 고객 유치, 사업화 등을 맡는다. SK텔레콤은 100%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며 사업 진행 상황에 맞춰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회사는 2029년까지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제시했다. 이후 시장 수요를 반영해 2035년까지 총 15GW 규모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울산을 시작으로 충청권과 서남권 등으로 확대된다. SK텔레콤은 권역별 AI 인프라를 구축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날 열린 SK하이퍼 이사회에서는 정석근 SK텔레콤 AI CIC장이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정 대표는 SK그룹 AI DC 통합추진단장을 겸임하며 그룹 차원의 AI 데이터센터 사업 추진을 총괄한다. AI 데이터센터는 생성형 AI 확산으로 고성능 GPU와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글로벌 빅테크와 통신업계의 투자 경쟁이 이어지는 분야다. SK텔레콤은 전담 법인 설립을 통해 AI 인프라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KT, AI 테스트 50% 빨라졌다…전사 업무혁신 ‘AID-X’ 본격화

KT가 AI를 개발 보조도구 수준을 넘어 IT 업무 전반의 표준 업무 방식으로 확대한다. 개발에 머물렀던 AI 활용 범위를 기획·디자인·품질관리(QA)·운영까지 넓혀 전사적인 AI 전환(AX)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KT는 24일 경기 성남 KT 판교사옥에서 IT부문과 KT DS가 참여한 'AID-X Demo Day'를 열고 AI 기반 업무 혁신 사례와 개발 성과를 공개했다. AID-X(AI-Driven Everything)는 기존 AI 기반 개발 체계인 AIDD(AI-Driven Development)를 확장한 개념이다. AIDD가 소프트웨어 개발 전 과정에 AI를 적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AID-X는 기획과 UX·UI 디자인, 품질관리, 운영 등 IT 업무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KT는 이를 모든 IT 프로젝트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AI 기반 테스트 자동화다. KT는 AI가 실제 사용자처럼 모바일 화면을 인식하고 테스트 시나리오를 생성·수행하는 플랫폼을 도입해 테스트 시간을 약 50% 단축하고, 품질은 20% 높였으며, 테스트 커버리지는 80% 확대했다고 밝혔다. 통신 서비스 특성상 다양한 단말기와 운영체제(OS)를 동시에 검증해야 하는 환경에서 개발 효율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AI 적용 범위도 기존 소프트웨어 개발을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까지 확대됐다. KT는 현장에서 자연어 명령을 이해해 물체를 인식하고 이동시키는 휴머노이드 Physical AI를 시연했으며, AI를 활용해 로봇 동작을 반복 검증하고 안전 기능을 적용하는 개발 방식도 공개했다. 이와 함께 반복적인 분석과 개발 업무를 AI가 수행하고 데이터 연계와 모델링을 자동화한 사례, 자연어 기반 AI를 활용해 판교 사옥 셔틀버스 노선을 최적화한 사례 등도 소개됐다. KT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AI 활용 사례를 조직 전반으로 확산하고, 현장에서 축적된 성공 사례와 시행착오를 공유해 AI 기반 업무 혁신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옥경화 KT IT부문장(CIO) 부사장은 “AI는 사람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역량을 확장하는 협업 파트너"라며 “모든 IT 프로젝트에 'AID-X Must'를 적용해 업무 프로세스 전 단계의 AI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단독] 대가성 리뷰가 ‘내돈내산’?…네이버 인증, 있으나 마나

네이버의 '내돈내산' 인증이 리뷰 작성의 대가로 제공된 혜택을 걸러내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음식값을 직접 결제한 뒤 리뷰 작성 대가로 음료를 제공받아 올린 게시물에도 '내돈내산' 인증이 그대로 적용됐다. 반면 실제 자비로 결제한 리뷰도 결제 계정과 작성 계정이 다르면 인증 대상에서 제외됐다. 결제 이력은 확인하지만 리뷰의 대가성은 검증하지 않는 구조다. 소비자가 기대하는 '광고나 협찬이 개입되지 않은 후기'와 네이버가 실제 인증하는 범위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내돈내산' 인증, 어떻게 작동했나 네이버는 이용자가 실제 비용을 지불한 후기를 구분할 수 있도록 블로그에 '내돈내산' 인증 기능을 운영하고 있다. '내돈내산'은 '내 돈을 내고 내가 산다'의 줄임말이다. 광고나 협찬 없이 자신의 비용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한 후기를 뜻한다. 이용자가 네이버페이 등으로 결제한 이력을 확인해 인증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인증은 실제 결제 여부만 확인할 뿐, 리뷰 작성 과정에서 음료나 서비스,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받았는지는 확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는 최근 한 음식점을 방문해 음식값을 결제한 뒤 영수증 리뷰를 작성하면 캔 음료를 제공하는 이벤트에 참여했다. 리뷰를 작성해 음료를 받은 뒤 같은 방문 경험을 바탕으로 네이버 블로그 게시물을 작성하고 '내돈내산' 인증을 달았다. 게시물에는 리뷰 이벤트 참여 사실이나 음료를 제공받았다는 내용을 기재하지 않았지만 별다른 제한 없이 인증이 적용됐다. 결국 결제 이력만 확인되면 리뷰 작성의 대가를 받은 게시물도 '내돈내산'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현행 인증이 보장하는 것은 '대가 없는 후기'라기보다 '실제 결제 사실'에 가깝다. 반대 사례도 확인됐다. 실제 자비로 매장을 이용했더라도 결제한 네이버 계정과 블로그를 운영하는 계정이 다르면 인증을 받을 수 없었다. 리뷰 작성 대가를 받은 게시물은 인증되고, 순수 자비 구매 후기는 계정이 다르다는 이유로 인증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 구조다. ◇ 11만 건 분석…'내돈내산' 인증은 147건뿐 '내돈내산' 인증은 실제 블로그 리뷰에서도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본지가 성심당 본점, 런던베이글뮤지엄 안국점, 우진해장국, 명동교자 본점, 몽탄 등 전국 유명 음식점 5곳의 네이버 블로그 리뷰 11만1109건을 분석한 결과, '내돈내산' 인증이 적용된 게시물은 147건(0.13%)에 불과했다. 인증을 받지 않았다고 모두 광고성 리뷰인 것은 아니다. 실제로 '내돈내산 리뷰만' 필터링에서 제외된 리뷰 상당수도 자비로 결제한 후기였다. 결제 후에도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해당 기능을 알지 못해 인증을 받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행 인증 체계는 실제 구매 여부보다 인증 여부를 우선하는 구조다. 실제 자비 구매 후기까지 제외될 수 있는 만큼 '내돈내산 리뷰만 보기' 기능의 신뢰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 '상위 노출' 파고든 리뷰 장사 서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김모(30대)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김씨는 자신의 매장 블로그 리뷰 345건에 '내돈내산 리뷰만 보기' 필터를 적용해 보니 단 1건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손님들이 직접 방문해 결제하고 남긴 리뷰가 대부분인데도 필터를 적용하니 거의 모두 사라졌다"며 “결과를 보고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했다. 계정 연동 방식도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A계정으로 결제하고 B계정으로 운영하는 블로그에 리뷰를 작성하면 실제 내돈내산이어도 인증되지 않는다"며 “이용자들의 실제 계정 사용 방식을 반영하지 못한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극단적으로는 아주 적은 금액만 결제해도 인증을 받을 수 있다"며 “'내돈내산 인증' 자체를 활용한 새로운 광고 시장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체험단 리뷰어로 활동한 경험도 있다는 그는 “협찬을 받은 매장에 대해 맛이 없거나 서비스가 좋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쓰기는 쉽지 않다"며 “내돈내산 리뷰를 구분하려는 취지는 좋지만 현재 인증 방식이 그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2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한 자영업자 박모(60대)씨도 “가게를 네이버에 등록한 뒤 블로그 관리나 검색 상단 노출을 도와주겠다는 업체들의 전화를 수차례 받았다"며 “블로그 체험단뿐 아니라 SNS 바이럴 마케팅 제안도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 “사실상 무용지물…네이버 관리 소홀" 전문가는 현행 인증 체계가 소비자의 판단을 돕기보다 오히려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리뷰 작성의 대가로 혜택을 받은 이용자도 '내돈내산' 인증을 받을 수 있다는 본지 취재 결과에 대해 “그렇다면 해당 필터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라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리뷰를 작성하고 혜택을 받은 이용자가 스스로 '내돈내산'을 선택해도 전혀 걸러지지 않는다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는커녕, 오히려 혼란을 키울 수 있다"며 “정보를 걸러주는 기능이 아니라 의미 있는 정보를 축소하고 정보 손실을 야기하는 필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자비 구매 리뷰는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필터에서 제외되는 반면, 리뷰 이벤트 참여 게시물은 인증 대상으로 남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최 교수는 “사실이라면 해당 필터는 의미가 없는 수준을 넘어 오히려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는 상황"이라며 “'내돈내산'이라는 의미를 부여해 필터를 만들었다면 그 취지에 맞게 작동하는지를 운영 주체가 사후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정보 제공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면 네이버 역시 관리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고 했다. ◇ 영수증 동원한 '리뷰 공장'…수익만 19억원 허위 리뷰 문제는 개별 체험단을 넘어 조직적인 범죄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 20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광고 실행사 실질 운영자 A씨를 구속 송치하고 광고대행사와 개발사 관계자 등 2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도용한 포털 계정 3만7000여 개를 이용해 병원·음식점·카페·숙박업소 등 707개 업체의 허위 긍정 리뷰 2만8886건을 작성했다. 광고주가 제공한 실제 결제 영수증과 매장 사진을 활용해 실제 방문한 것처럼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범죄 수익은 19억원에 달했다. 실제 결제 영수증이 허위 리뷰 작성에도 활용되는 만큼 결제 이력만으로 리뷰의 신뢰성을 담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는 해당 내용과 관련해 네이버 측에 입장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통신 3사, AI 안경 ‘레이밴 메타’ 출시…시장 선점 경쟁

국내 이동통신 3사가 22일 AI 안경 '레이밴 메타(Ray-Ban Meta)'를 일제히 출시했다. 각사는 판매를 시작하는 동시에 요금제·멤버십 할인과 체험 매장을 앞세워 AI 웨어러블 시장 공략에 나섰다.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이날 메타와 글로벌 아이웨어 기업 에실로룩소티카(EssilorLuxottica)가 공동 개발한 AI 글래스 '레이밴 메타(Gen2)'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제품은 음성 기반 AI와 사진·영상 촬영, 오픈이어 오디오 기능 등을 결합한 웨어러블 기기로 한국어 기반 메타 AI를 지원한다. 사용자는 “헤이 메타(Hey Meta)" 음성 호출을 통해 질문에 답을 듣거나 정보를 검색하고 추천을 받을 수 있다.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로 최대 3K 울트라HD 영상과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오픈이어 스피커와 5개의 마이크를 탑재해 음악 감상과 통화, 음성 AI 기능을 지원한다. 실시간 번역 기능도 제공하며, 배터리는 1회 충전으로 최대 8시간, 충전 케이스를 이용하면 최대 48시간 사용할 수 있다. 통신 3사는 동일한 제품을 판매하지만 출시 모델과 가격, 구매 혜택에는 차이를 뒀다. KT는 웨이페어러 모델에 투명, 그린, 편광, 변색 등 다양한 렌즈 옵션을 적용해 출시했다. 출고가는 69만원부터이며, 'KT 다이렉트샵 액세서리'에서 구매할 수 있다. KT 멤버십 고객에게는 10% 할인을 제공하며, '요고69 요금제 디바이스 B형' 가입 시 24개월 할부 기준 월 1만6000원대에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웨이페어러 모델 6종을 우선 선보였다. 매트 블랙(클리어·그라데이션 그라파이트 렌즈)과 샤이니 블랙(그린 렌즈)으로 구성되며, 출고가는 모델에 따라 69만원과 74만원이다. '베스트 109', '베스트 Pro', '베스트 Max' 요금제 가입 고객이 스마트기기 할부금 할인 혜택을 선택하면 24개월 또는 36개월 동안 월 최대 2만4000원의 할부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웨이페어러 모델의 기본형과 편광렌즈 적용 모델을 출시했다. 출고가는 각각 69만원과 74만원이다. 36개월 할부 기준으로 제공되는 '마니아디바이스' 혜택을 통해 요금제에 따라 단말 할인 혜택을 차등 적용하며, 고객의 초기 구매 부담을 낮췄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美, 키미 K3 쇼크에 ‘中 AI 차단’ 검토…한국형 모델 승산은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문샷AI가 초거대 모델 '키미(Kimi) K3'를 내놓으며 글로벌 AI 시장에 또 한 번 충격을 줬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에도 중국 기업이 세계 최대급 오픈웨이트 모델을 선보이면서 지난해 '딥시크 쇼크'에 이은 두 번째 중국발 AI 충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와 AI 기술의 대중국 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중국은 모델을 공개해 비용과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성능 중심의 미국과 개방성을 앞세운 중국의 경쟁이 본격적인 'AI 신냉전'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한국 정부도 해외 모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독파모(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국가 AI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을 따라가기보다 제조·금융 등 강점 산업에 특화된 한국형 AI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2조8000억개 매개 변수…'제2의 딥시크' 부상 21일 AI 업계에 따르면, 문샷AI가 최근 공개한 키미 K3는 총 2조8000억개의 매개변수를 갖춘 멀티모달 AI 모델이다. 한 번에 최대 100만 토큰의 문맥을 처리할 수 있으며 장시간에 걸친 코딩과 지식 업무, 심층 추론 등에 초점을 맞췄다. 문샷AI는 K3를 세계 최대 규모의 오픈웨이트 AI 시스템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특히 모델 가중치를 공개하는 오픈웨이트 방식을 채택해 기업과 개발자가 자체 환경에 맞게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오픈AI·앤트로픽 등 미국 기업들이 폐쇄형 모델 중심 전략을 유지하는 것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시장 반응도 거세다. 문샷AI는 K3 출시 이후 이용자가 급증해 컴퓨팅 공급 능력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자 신규 유료 구독을 일시 중단했다. 기존 유료 이용자를 우선 지원하면서 서비스 체계와 컴퓨팅 자원 배분도 재조정하고 있다. 키미 K3가 특히 코딩과 AI 에이전트 업무에서 경쟁력을 보이면서 미국의 최상위 폐쇄형 모델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레나의 창립자인 이온 스토이카 미국 UC버클리 교수는 블룸버그 통신에 “중국 AI 모델은 과거 미국의 최상위 모델 대비 6∼9개월 뒤처져있다고 봤으나, 현재 격차는 2∼3개월 정도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 美 '기술 봉쇄' vs 中 '오픈웨이트' 키미 K3를 비롯한 중국산 AI 모델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미국도 대중국 AI 규제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기업의 중국산 AI 모델 사용을 사실상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 조달 시장에서 중국산 모델의 사용을 제한하거나 중국 AI 기업과 모델을 거래제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악시오스는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가 중국 AI 모델의 잠재적인 보안 취약성과 중국 기업의 지배구조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거래제한 조치가 시행되면 미국 기업은 정부 허가 없이 중국산 AI 모델을 활용하거나 관련 기업과 거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중국 측은 키미 K3를 계기로 미국의 AI 독점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이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저비용·오픈 모델을 앞세운 중국의 기술 추격을 막기 어렵다는 논리다.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는 21일 키미 K3에 대해 “'키미 K3 모멘트'는 공공선을 위한 AI의 미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의 중국 AI 규제 움직임을 두고는 “미국이 더는 첨단 AI를 독점하지 못하는 세상에 적응할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한 질문"이라고 주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미국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라이언 페다슈크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중국 최상위 AI 모델이 미국보다 6~8개월 뒤처져 있다는 기존 통념이 깨지고 있다"며 “기술 격차가 수주 수준까지 좁혀졌다"고 전했다. ◇ 정부, '독파모'로 제3의 길 모색하나 한국 정부는 해외 거대 AI 모델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AI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독자 모델 확보에 나섰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도 프런티어 AI 모델을 확보하지 못하면 언젠가는 미·중 AI에 종속될 수 있다"며 “독자적인 AI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8월부터 '독파모(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이 자체 기술로 범용 AI 모델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개발된 모델을 국내 산업과 공공 분야에서 활용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독파모는 단순히 한국어 성능을 높인 언어모델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해외 모델의 가중치와 핵심 구조에 의존하지 않고 모델 설계와 데이터 구축, 학습, 추론 최적화 등 전 과정을 국내 기술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개발된 모델은 오픈소스 방식으로 국내 생태계에 공급해 스타트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이를 기반으로 특화 AI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 지원으로 개발된 모델을 소수 기업이 독점하기보다 국내 산업 전반의 공통 기반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독자 모델 개발과 함께 AI 서비스 확산에도 나서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세계에서 AI를 가장 잘 쓰는 나라'를 국정과제로 내걸고 AI 민생 프로젝트와 국내 AI 기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 등을 병행하고 있다. 관건은 한국형 AI 모델이 미국의 최첨단 폐쇄형 모델과 중국의 저가 오픈웨이트 모델 사이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미국은 막대한 자본과 최첨단 GPU를 앞세워 최고 성능의 범용 AI를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제한된 환경에서도 모델을 가볍고 저렴하게 만들고, 오픈 생태계를 확대하며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한국은 자본과 GPU 규모에서 미국·중국을 따라가기 어렵다. 정부가 독자 AI 모델 개발에 나서더라도 단기간에 글로벌 최상위 모델과 정면 승부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안은 한국이 잘하는 산업에 AI를 결합하는 것이다. 제조와 금융 등 강점 산업에 특화된 AI를 만들고, 국산 AI 반도체를 활용해 비용을 낮춰 기업용 AI와 스마트폰·자동차 등에 탑재되는 AI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한국도 중국과 비슷한 방식으로 AI 모델을 최적화하고 있으며 기술력도 상당한 수준"이라면서도 “중국은 자본과 인프라가 압도적이어서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용 AI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을 정면으로 따라가기보다 한국어 기반 지식과 제조·금융 등 산업별 도메인 데이터를 결합한 '버티컬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한국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