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8~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5일 보도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잇달아 중국으로 초청한 데 이어 올해 첫 해외 순방에 나서는 것으로, 중국의 외교 행보가 한층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이번 방문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핵무력 증강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동시에 외교 활동을 확대하는 시점에 이뤄진다. 시 주석의 방북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북중 정상의 대면 회동은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시 주석은 이번 방북을 통해 중국이 미국과 러시아, 북한 등 주요 국가들과 모두 소통할 수 있는 강대국이라는 점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최근 러시아와 군사·안보 협력을 대폭 강화하며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 역시 북한의 최대 교역국이자 후원국으로서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이 이번 방북을 통해 북중 우호관계를 재확인하고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부각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역사적 동맹 관계인 중국과 북한은 최근 양국 수도를 오가는 열차와 항공편 운항을 재개하는 등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지난 4월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 당시 왕 부장은 양국의 사회주의 유대를 강조하며 주요 국제·지역 현안에 대한 공조 강화를 주문했다. 다만 중국의 영향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수년간 중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핵 개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으며,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는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더욱 강화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실제로 시 주석이 마지막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2019년 그는 김 위원장에게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진전을 국제사회가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집권 1기 당시 김 위원장과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북한의 핵 개발 중단을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역내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사실상 용인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중국이 지난달 발표한 핵 비확산 백서에서는 기존에 포함됐던 '한반도 비핵화' 관련 문구가 빠졌다.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이후 백악관은 양국 정상이 북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중국 측 발표문에는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정상회담에서도 비핵화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채 대북 제재 반대 입장을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최근 신규 우라늄 농축시설과 핵물질 생산시설을 시찰하며 핵무력 강화 의지를 재차 드러냈는데 이것 또한 시 주석의 방북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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