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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이번 분기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그동안 코스피를 떠받쳐온 핵심 수급 요인마저 예상보다 일찍 사라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 대비 0.48% 내린 6838.04로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지수는 전장 대비 1.06% 오른 6943.47로 출발해 장중 한때 1.38% 상승하며 7000선 턱밑까지 올랐으나 오후 들어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고 하락 전환했다. 이로써 코스피는 3분기에 18.8% 급락하며 주요 글로벌 증시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코스피는 올해 상반기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세계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지난 7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포지션 청산이 급락세를 증폭시키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두고 “극적인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코스피는 지난 7월 급락 이후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6400~7100선 사이를 오가는 박스권 장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증시의 하방 위험을 키울 만한 요인들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총 55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시가총액 1·2위 기업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당초 11월 하순까지 이어질 예정으로, 그동안 코스피를 떠받치는 주요 수급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블룸버그가 한국거래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두 회사는 이미 계획했던 자사주 매입 물량의 약 80%를 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와 같은 속도가 유지될 경우 자사주 매입은 당초 계획보다 약 한 달 빠른 10월 중순께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반도체 '투톱'의 자사주 매입이 예상보다 일찍 종료될 경우 코스피가 주요 저항선으로 작용해온 7000선을 안정적으로 돌파하기 위해서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매수세 회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번 3분기 유가증권시장에서 38조767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 역시 13조179억원어치를 팔아치운 반면 개인투자자는 7조172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영향으로 주요 수급 주체로 부상한 기타법인은 44조534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던 만큼 10월 중순이나 말이면 대부분 소진될 것으로 본다"며 “자사주 매입이 사라지면 증시 변동성을 다소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는 현재 7500선 부근에서 상단이 막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든 상황인 만큼 새로운 매수 주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우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거시경제 여건 역시 국내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다. 이란 전쟁 장기화로 고유가 국면이 이어지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데다, AI 투자를 위한 대규모 회사채 발행까지 겹치면서 미 국채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미 3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621%까지 상승해 200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 역시 5.293%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FT에 따르면 CLSA의 심종민 리서치 총괄과 로베코의 조슈아 크랩 아시아태평양 주식 총괄 등은 채권금리 상승이 국내 증시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론 한국은행까지 긴축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글로벌 금융여건이 한층 더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술적 지표에서도 코스피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유명 기술 분석가 '더 그레이트 마티스(이하 마티스)'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코스피 일봉 차트를 공개하며 “큰 움직임이 임박했고 방향 결정도 머지않았다"며 “최근 나타난 기술적 패턴은 우려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마티스는 공개한 차트에서 코스피가 '약세 페넌트'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이후 이어지고 있는 횡보 흐름을 급락 이후 형성된 페넌트(수렴 구간)으로 해석한 것이다. 약세 페넌트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뒤 삼각형 형태의 좁은 범위 안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기존 하락 추세를 다시 이어가는 흐름이다. 마티스가 제시한 차트에서는 코스피가 현재 수렴 구간의 하단을 이탈할 경우 4000대 중반까지 내려갈 수 있는 기술적 시나리오도 제시됐다. 반대로 코스피가 7250선 부근의 상단 저항선을 돌파할 경우 해당 약세 시나리오는 무효화될 수 있다. 마티스는 “하방 이탈이 반드시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중대한 경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 같은 패턴은 통상 직전에 나타났던 방향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다음 주 흐름이 핵심"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진실의 순간이 왔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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