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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통화·환율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이른바 '셀 아메리카(미국 자산 매도)' 트레이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 신뢰가 흔들리는 가운데 미국이 약 30년 만에 일본과 공동으로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와 달러에 대한 시각을 바꾸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시장과의 소통을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이례적으로 많은 위원들이 즉각적인 금리 인상을 주장했음에도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이러한 우려는 더욱 확대됐다. 여기에 미국과 일본이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해 약 30년 만에 외환시장 공동 개입에 나선 점도 투자심리를 흔들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엔화 가치 부양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시장에서는 미국이 사실상 달러 약세를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재정적자 확대 우려와 무역전쟁, 중동 전쟁 장기화 등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들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정책 변화까지 겹치자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와 달러에 대한 투자 비중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란지브 만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이 향후 금리 인상 국면에서 대응 시기를 놓쳐 시장보다 뒤처질 위험이 있다"며 “그럴 경우 장기물 금리는 기준점을 잃고 더 크게 움직일 수 있다. 미국이 상당한 재정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는 실제 채권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5.1% 안팎으로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또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미국 30년물 국채의 기간 프리미엄(장기채를 보유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추가로 요구하는 수익률)은 이번 주 1.56%까지 상승해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기 국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달러화는 지난 한 달 동안 주요 10개국(G10) 통화 대부분에 대해 약세를 나타냈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도 지난 6월 고점 대비 약 2% 하락했다. 통상 미 국채금리 상승은 달러 강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채권과 외환시장을 중심으로 '셀 아메리카' 트레이드가 다시 확산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셀 아메리카'는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달러와 미국 주식, 미국 국채가 동시에 급락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 증시는 인공지능(AI) 랠리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채권과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자산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마애셋매니지먼트의 라지브 드 멜로 글로벌 매크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베선트와 워시는 글로벌 시장에 투자자들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중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며 정책 불확실성을 이유로 미국 국채와 달러를 매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랜디와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캐럴 라이 자금운용 책임자는 중기적인 달러 약세 포지션을 구축했다며 “베선트 장관까지 나서 엔화가 더 강세를 보여야 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은 우리가 예상해온 약달러 시나리오를 더욱 뒷받침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베선트 장관은 지난 4일 CNBC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와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는 방식이라면 일본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브 브라이스 그룹 자산관리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향후 12개월 동안 달러 가치가 3~4%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매입 속도가 미 정부의 차입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미국 자산이 동시에 대규모로 매도되지 않아 미국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핌코의 로트피 카루이 다사잔 신용 전략가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들어 미국 10년물 국채와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스프레드, 달러화가 동시에 하락한 날은 전체 거래일과 5거래일 기준 모두 약 2% 수준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미 예외주의'에 대한 신뢰가 진정으로 무너지고 있다면 이 같은 동반 매도 현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자주 나타났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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