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진짜 큰일난다”…호르무즈 또 막혔는데 비축유 ‘바닥’ [이슈+]](http://www.ekn.kr/mnt/thum/202607/rcv.YNA.20260624.PGT20260624135801009_T1.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갈등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글로벌 원유시장이 또다시 비상에 걸렸다.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과 이란 간 양해각서(MOU) 체제가 사실상 붕괴되면서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막힌 가운데, 몇 달 전 시장 충격을 완화했던 전략비축유(SPR)와 원유 재고마저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미국과 이란이 연일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어 국제유가가 어디까지 치솟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사실상 폐쇄되면서 원유시장의 완충장치가 거의 소진됐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전쟁 초기에는 각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등을 통해 공급 충격을 흡수했지만 현재는 이러한 여력이 대부분 소진돼 공급 차질에 대응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회원국들이 지난 3월 발표한 총 4억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SPR) 방출 계획 중 이미 약 4분의 3이 방출됐다.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비축유가 수 주분 밖에 없다는 뜻이다. 민간 재고도 빠르게 줄고 있다. 에너지 애스펙츠의 암리타 센 시장 정보 디렉터는 전쟁이 시작되기 전 시장에는 전략비축유를 제외하고도 약 4억배럴 규모의 초과 재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는 사실상 거의 남아 있지 않다"며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원유 공급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안일한 기대가 심각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원유 트레이더는 “우리가 갖고 있던 모든 완충 장치를 이미 다 써버렸다"며 “이제는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다"고 우려했다. 지난 2월 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자 IEA는 역사상 최악의 에너지 위기라고 평가했다. 이에 세계 각국 정부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비축율을 방출했고 미 백악관은 필요할 경우 선물시장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그 결과 브렌트유는 지난 4월 배럴당 126달러까지 올랐지만 역대 최고치에는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이란이 지난 12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고 모든 선박의 통항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이어 미국도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재개하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85달러대로 반등해 지난달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 성수기 동안 재고가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겨울철 수요 시즌을 앞두고 재비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FT는 지적했다. ◇ 美 지상군 투입 가능성…이란 “합의 지킬 이유 없다" 문제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군은 이날 닷새 연속 이란 군사시설을 공습했다. 그동안 하루 한 차례 야간 공습을 실시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주간과 야간에 걸쳐 두 차례 공습을 감행했다.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 동부시간 15일 오후 9시(한국시간 16일 오전 10시) 이란을 겨냥한 야간 공습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날 오전에도 약 90분간 대툰브섬의 해안 방어시설과 순항미사일 관련 시설을 공격했다며 “미군은 군 통수권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란에 책임을 묻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고 선박 공격을 중단할 때까지 폭격을 강화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군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상황실 회의에서 참모들과 군사작전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규모 공습 확대와 지하 핵시설 폭격, 지상군을 동원한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섬 장악 등이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미 의회에서도 공화당이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전쟁 예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란 역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란 측 종전 협상 대표단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란이 아무런 이익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종전 합의를 준수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전쟁을 환영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항상 전투에 대비해야 한다"며 결사 항전을 천명했다. 나티시스의 조엘 핸콕 선임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그동안 낙관적인 공급 정상화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해왔지만 이제는 그런 시나리오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적어도 새로운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되기 전까지는 상황이 달라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 경기부양책, 유가 새로운 변수? 이런 가운데 중국의 경기 회복 여부가 국제유가의 향방을 좌우할 중대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지난 4월 고점을 찍은 뒤 6월까지 급락했던 배경에는 전략비축유 방출뿐 아니라 중국의 원유 수입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원유 수입이 줄면서 다른 국가들이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원유 수입은 2927만톤(하루 평균 712만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41.3% 감소했다. 이는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5월 원유 수입은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6월에는 전월보다 12% 추가 감소했다. 이란 전쟁 여파로 중국 정부가 자국내 에너지 확보를 위해 정제유 수출을 제한한 가운데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정유공장 가동률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영향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올해 연간 성장 목표인 '4.5~5%' 달성을 위해 하반기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원유 수요도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7% 성장했다. 분기별로는 1분기 5.0%에서 2분기 4.3%로 둔화됐으며, 2분기 성장률은 코로나19 충격기였던 2022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 이에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4.5~4.6% 수준으로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창슈 등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예상을 밑도는 경제 지표는 올해 하반기 정책 대응 속도를 높여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당국은 지난 3월 약속했던 재정 부양책 집행을 앞당길 가능성이 크다. 추가적인 통화 완화 필요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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