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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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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일본 기준금리 30년래 최고에도…엔화 환율 더 오른 이유는

일본 기준금리가 3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지만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오히려 급등(엔화 약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1월 이후 11개월 만의 인상으로, 정책위원 9명 전원이 금리 인상에 찬성했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17년 만에 금리를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고, 4개월 뒤인 7월엔 금리를 0∼0.1%에서 0.25%로 인상했다. 올해 1월에는 0.5%로 인상한 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10월까지 6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인상으로 일본 기준금리는 1995년 이후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 됐다. 1995년 사실상의 일본 기준금리는 4월 1.75%에서 1.0%로 인하됐고, 이어 9월 1.0%에서 0.5%로 추가 하향 조정됐다. 이후 일본 기준금리는 0.5%를 넘은 적이 없었다. 일본은행을 이끄는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내년에도 긴축을 이어갈 뜻을 내비쳤지만 추가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지속해서 정책금리를 올려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할 것"이라면서도 “금리를 조정하는 속도는 경제와 물가 상황에 따라 달렸다"고 말했다. 우에다 총재는 특히 시장의 관심사였던 중립금리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중립금리는 경제를 부양하지도, 경제에 부담을 주지도 않는 이론적 금리 수준으로, 일본은행은 1.0~2.5% 범위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에다 총재는 현재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하단을 밑돌고 있다면서도 “중립금리가 어디에 있는지 더 잘 파악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쉽지 않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긴축 기조가 그다지 매파적이지 않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41% 급등한 달러당 157.76엔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올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엔화 환율은 전날 일본은행 금리 인상 결정 이후 155.5엔~156엔 수준에서 변동성 장세를 보였지만 우에다 총재의 기자회견 이후 155.8엔대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와 관련, UBS증권의 아다치 마사미치 수석 일본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분명한 매파적 신호를 원했다"며 “일본은행은 일본의 실질금리가 여전히 낮아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우에다 총재의 발언만 보면 금리인상 사이클이 곧 끝날 것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일본은행 출신인 몸마 카즈오는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일본은행은 약 6개월에 한 번 정도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내년에 두 차례, 2027년에 한 차례씩 올려 1.5%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일본은행의 이번 결정으로 '엔캐리 청산'이 늦춰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엔캐리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나라 자산에 투자하는 것으로, 일본의 금리가 오르면 상환 부담이 커져 투자금이 회수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은행이 지난해 7월 31일 기준금리를 올리자 엔캐리 트레이드가 대규모 청산돼 '8·5 블랙먼데이' 사태가 발생했고, 이때 한국 코스피지수는 8.77% 급락해 종가 기준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피델리티의 페이시안 리우는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한 신호나 매파적 기조, 혹은 매파적 편향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엔캐리 포지션을 이미 보유한 투자자들은 편안하게 휴가를 떠날 수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영주권 장사’ 쏠쏠…트럼프 골드 카드, 2조 가까이 팔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부자 이민 프로그램인 '트럼프 골드 카드'가 지금까지 13억달러(약 1조9250억원)어치 팔렸다고 19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달 10일 신청을 받기 시작한 트럼프 골드 카드는 1백만 달러(약 14억7000만원)를 내면 미국 영주권 혹은 체류 허가를 내주는 제도다. 전체 판매 금액을 봤을 때 지금까지 1300명 이상이 카드를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표 행사에서 골드 카드와 관련해 “이제는 기업들이 카드를 구매해 인재를 미국에 데려와서 미국에 머물게 할 수 있다"며 “이 돈은 전액 미국의 부채를 줄이는 데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고용 지표가 악화한 데 대해선 연방정부 인력 감축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11월 실업률은 4.6%로 2021년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그는 실업률 지표에 대해 “우리가 전례 없는 규모로 정부 인력을 감축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지난 몇 달간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의 100%는 모두 민간 부문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불필요한 연방정부 일자리를 늘리기만 하면 실업률을 2%, 1%, 거의 0%까지도 낮출 수 있지만, 그런 일자리들은 사실 필요하지 않은 일자리들"이라며 “우리가 하는 방식이 국가를 위대하게 만드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주유소 기름값 2주 연속 하락…다음 주도 떨어질까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2주 연속 내림세다.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14∼18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L당 4.3원 내린 1741.8원이었다. 지역별로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은 전주보다 5.7원 하락한 1805.1원, 가격이 가장 낮은 대구는 6.0원 내린 1713.1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상표별 가격은 SK에너지 주유소가 L당 평균 1749.3원으로 가장 높았고, 알뜰주유소가 1720.4원으로 가장 낮았다.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7.8원 하락한 1652.7원을 기록했다. 이번 주 국제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진전 기대와 중국의 경제지표 악화 등으로 하락했다. 수입 원유 가격 기준인 두바이유는 지난주보다 2.2달러 내린 60.3달러였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2.8달러 하락한 75.1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는 3.7달러 내린 80.3달러로 집계됐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가량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시리아 IS 대대적 공습…“복수 선언”

미국이 시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이슬람국가(IS)를 표적으로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군은 시리아 팔미라에서 지난 13일 발생한 미군 대상 공격에 직접 대응으로 ISIS(이슬람국가를 미군이 일컫는 명칭) 전투원, 인프라 및 무기 시설을 제거하기 위한 '호크아이 공습 작전'(OPERATION HAWKEYE STRIKE)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또 “이는 전쟁의 시작이 아닌 복수 선언(declaration of vengeance)"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미국은 우리 국민을 지키기 위해 결코 주저하지도, 물러서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오늘 우리는 적들을 추적해 죽였다. 다수를 죽였다. 그리고 우리는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 계정에 “내가 약속한 대로, 미국은 (미군 살해에) 책임이 있는 살인 테러범들에게 매우 심각한 보복을 가하고 있음을 발표한다"며 “우리는 시리아내 ISIS의 거점들을 매우 강력하게 타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인을 공격할 만큼 사악한 모든 테러리스트들에게 경고를 보낸다"며 “당신들이 어떤 식으로든 미국을 공격하거나 위협한다면 이전에 당한 그 어떤 타격보다 더 강한 타격을 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미군의 보복 공격과 관련,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미 당국자를 인용, 미군이 전투기와 공격용 헬기, 대포 사격 등을 통해 무기 저장고 지역 및 작전 지원 건물을 포함해 시리아 중부의 IS 거점으로 추정되는 수십 곳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미군의 공습 및 포병 공격이 시리아 현지 시간으로 20일 이른 오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미군의 이번 IS 겨냥 공격은 헤그세스 장관이 밝혔듯이 지난 13일 시리아 중부 팔미라에서 야전 정찰에 나선 미군과 시리아 정부군이 갑작스러운 공격을 당해 아이오와 주방위군 소속 윌리엄 하워드 하사와 에드거 토레스-토바 하사, 미국인 통역사 아야드 만수르 사카트 등 3명이 숨진 데 대한 '보복'이다. 헤그세스 장관이 언급한 작전명은 숨진 미군 병사들의 출신지인 아이오와주의 별칭인 '호크아이주'(hawkeye state)를 따라 명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병사 등에 대한 공격의 주체를 “시리아 정부가 아니라 ISIS(미군이 '이슬람국가'를 일컫는 명칭)였다"며 강력한 보복을 예고해왔다. 헤그세스 장관 역시 “세계 어느 곳에서든 미국인을 표적으로 삼으면, 미국이 추적하고 찾아내 무자비하게 살해할 것임을 알면서 짧고 불안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시리아에서 미군 병사가 사망한 것은 지난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하고 아흐메드 알샤라 대통령이 새로 정권을 잡은 이후 처음이었다. 아직 어느 단체도 이번 사건을 저질렀다고 주장하지 않고 있으나, 미 국방부와 정보 당국자들에 따르면 IS가 가장 유력한 배후로 꼽히고 있다. NYT에 따르면 미군 당국자는 이번 공습이 지난 7월 이후 시리아 내 IS 잔당을 비롯한 테러 조직원 제거를 위해 수행된 약 80차례의 작전을 기반으로 한다고 전했다. 중동에서 미군 작전을 총괄하는 중부사령부는 이번 주 성명에서 지난 1년간 IS가 미국 내 표적을 상대로 최소 11차례의 공격 모의나 공격을 부추겼으며, 이에 대한 대응으로 지난 6개월간 작전을 통해 반군 119명을 체포하고 14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달 미군과 시리아 보안 요원들은 시리아 남부에서 15곳 이상의 IS 무기 은닉처를 찾아 파괴하는 작전을 수행, 130개 이상의 박격포와 로켓, 다수의 소총, 기관총, 대전차 지뢰, 즉석 폭발물 제조 장치 등을 찾아냈다고 중부사령부는 덧붙였다. 아울러 미군 병사 피격 사망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는 시리아와 이라크의 IS 표적에 10차례 공격을 감행해 2명의 반군을 제거했으며, 더 중요하게는 이들 작전을 통해 정보를 복구함으로써 미 분석관들이 이날 공습 대상으로 선정된 표적을 찾고 정밀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미 당국자는 NYT에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포커스] ‘빅오일’ 유리천장 깬 여성 CEO…BP 수장직에 어떻게 올랐나

글로벌 석유공룡 BP가 115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인사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며 파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전임 CEO의 기습적인 교체를 전격 단행한 이번 결정은 BP가 석유·천연가스 분야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풀이된다. BP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머리 오친클로스 CEO의 사임과 메그 오닐 신임 CEO 선임을 발표했다. BP 내부 고위 경영진조차 발표 시점에 소식을 처음 접했을 정도로 인사는 극비리에 진행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오친클로스 전 CEO는 재임 기간이 2년도 채 되지 않아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 7월 새로 선임된 앨버트 매니폴드 BP 회장은 이번 결정을 두고 “더 단순하고 효율적이며 수익성이 높은 회사로 변화하기 위한 전략을 가속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BP는 엑손모빌, 셸, 토탈에너지 등과 같이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 중 하나로 꼽히지만 경영 전략은 최근 몇 년 사이 급변했다. 버나드 루니 전 BP CEO가 2020년 당시 석유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판단해 친환경 사업을 늘려 '2050년 넷제로 달성'이라는 파격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면서다. 이때만 해도 구체적인 탄소중립 목표를 제시한 석유회사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BP가 저탄소 에너지전환 전략을 너무 빨리 시행해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 과정에서 BP와 셸의 시가총액은 두 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결국 루니 전 CEO는 2023년 9월 사임했고 그 뒤를 이은 머리 오친클로스 전 CEO는 이라크 화석연료 프로젝트 재개발을 위한 협상, 재생에너지 자산 매각, 직원 5% 감원 등 변화에 나섰지만 시장 반응 냉담했다. 이는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가 공격 대상으로 삼은 빌미가 되기도 했다. 엘리엇은 지난 2월부터 BP의 지분을 확보해 비용 절감, 자산 매각, 수익 중심 재편을 요구했다. 이번 교체에는 매니폴드 회장의 의중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오친클로스 전 CEO는 올 2분기 실적발표에서 “매니폴드 회장과 대화를 나눴으며,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면 재검토하고 추가적인 비용 절감 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BP는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고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면에서 매니폴드 회장은 변화의 속도가 지나치게 느리다고 판단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오친클로스 전 CEO는 “회사가 더 적합한 인물을 선택하면 이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매니폴드 회장은 취임 후 빠른 시일 내 회사 상황을 점검했고, 이 과정에서 엘리엇과 수차례 비공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친클로스 전 CEO가 2개 분기 연속 기대치를 웃도는 성과를 냈음에도 매니폴드 회장과 일부 이사진은 밑에서 후임자를 모색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매니폴드 회장은 특히 미국 시장을 BP의 최우선 전략 요충지로 판단했으며, 오닐 CEO가 우드사이드의 미국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장시킨 성과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닐 CEO는 호주 최대 석유·가스 기업인 우드사이드 에너지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특히 호주 바깥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확대하는 등 화석연료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집중했다. 우드사이드 CEO로 영입되기 전에는 또 다른 글로벌 석유공룡인 엑손모빌에서 23년간 근무했다. 오닐 CEO가 탄소중립보다 실용주의를 앞세우고 있다는 점도 BP 수장직에 적합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지난 3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많은 국가들이 재생에너지를 확장하려는 열망을 갖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더 많은 천연가스가 필요할 것"이라며 향후 10년간 LNG 수요가 50% 이상 급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익성이 낮은 저탄소 프로젝트를 과감히 폐기하고 화석연료 생산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우드사이드를 글로벌 LNG 강자로 키워냈다. 투자은행(IB) 업계도 이번 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애버딘 인베스트먼트의 이언 파일 이사는 “오닐은 BP가 필요로 하는 화석연료 회귀 전략을 수행할 적임자"며 “내부 승진 전통을 깬 것은 변화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라고 평가했다. UBS의 조슈아 스톤 애널리스트는 “외부인의 시각은 특히 조직 문화 측면에서 더 빠른 변화를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며 “BP가 수익과 생산 확대에 무게 중심을 두는 국면에서 이러한 효과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엔비디아 H200 중국 수출 검토 절차 착수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인 'H200'의 중국 수출에 대한 검토 절차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BC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가 H200 칩 수출 허가 신청서를 국무부, 에너지부, 국방부로 전달해 검토를 요청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규정에 따르면 이들 부처는 30일 이내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 이번 검토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H200 칩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행정부 차원의 후속 조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행정부 한 관계자는 “단지 체크리스트를 채우는 수준의 검토가 아니다"라며 매우 철저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행정부가 얼마나 신속하게 승인할지,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의 H200 칩 구매를 허용할지를 둘러싸고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고 관측했다. 미국 의회 일각에선 H200 칩의 중국 판매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다.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 존 물레나(공화·미시간) 위원장은 최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중국이 자국산보다 앞선 칩을 수백만 개 구매하도록 허용하게 하는 것은 AI 산업 내 미국의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대통령의 노력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AI 전략을 총괄하는 'AI 차르' 데이비드 삭스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원장 등 정부 내 일부 인사들은 첨단 AI 칩을 중국에 공급하는 것이 화웨이 등 중국 경쟁사들이 엔비디아와 AMD의 최첨단 칩 설계를 따라잡기 위해 역량을 총동원하는 상황을 오히려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엔비디아는 중국 고객사들의 H200 주문량이 현재 생산량을 초과함에 따라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로이터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보도한 바 있다.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등 중국의 기술기업들이 이미 엔비디아와 접촉해 H200의 대량 구매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U, 우크라에 156조원 ‘무이자 대출’ 합의…“러 배상금으로 상환”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에 총 900억유로(약 156조원)에 달하는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우크라이나 지원 자금을 러시아 동결 자산을 활용한 '배상금 대출' 방식으로 마련하자는 독일 등 진영의 의견과 유럽 공동 채권 발행으로 해야 한다는 벨기에 등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해 첫날 합의가 불발됐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심야 극적 타결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9일(현지시간) 새벽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2026∼2027년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900억유로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며 “우리가 한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스타 상임의장은 합의 내용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더 언급하지는 않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EU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대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메르츠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900억 유로의 무이자 대출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이 자금이 향후 2년간 우크라이나가 군사 및 일반 재정 수요를 충족하는 데 충분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르츠 총리는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배상금을 낼 때까지 유럽 내 러시아 자산 동결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배상받을 때만 EU로부터 받은 무이자 대출을 상환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EU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EU 내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 2100억 유로(약 363조원)를 담보로 삼아 향후 2년간 우크라이나에 900억 유로(156조원) 규모 대출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러시아 동결 자산을 사실상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전쟁 자금 부족에 직면한 우크라이나를 돕자는 구상이다. 이는 러시아가 종전 이후 우크라이나에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할 것이란 전제를 바탕으로 추진되고 있다. 다만 EU 정상들이 이번에 합의한 900억 유로 대출은 러시아 동결 자산을 활용하지 않고, EU 자체 예산을 담보로 빌려주는 돈이라고 AFP 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간 독일을 필두로 폴란드, 스웨덴, 네덜란드 등은 유럽 납세자들이 부담을 지는 대신 러시아 동결 자산을 활용하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같은 취지로 “오늘 돈을 낼지, 내일 피를 흘릴지 선택해야 한다"며 유럽 지도자들에게 결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러시아 동결 자산 대부분을 보관하고 있는 벨기에는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EU 회원국에 묶인 러시아 자산 2100억유로 가운데 1850억유로(약 321조원)는 벨기에 중앙예탁기관 유로클리어에 묶여 있다. 벨기에는 향후 법적 분쟁과 러시아의 보복을 우려해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에 내어주자는 EU의 설득에도 완강한 거부 입장을 취해왔다. 러시아는 이미 유로클리어를 상대로 18조1700억루블(약 336조5천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유럽 은행들을 상대로도 손해배상 청구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당장 내년에 쓸 재정이 부족한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EU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해 EU에 조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이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입지가 더 약해진다"이라며 “우리가 무기를 살 돈이 부족해질수록 푸틴이 우리를 장악하려는 유혹은 더 커질 것"이라고 EU를 압박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주한미군 일방감축 견제’ 부활시킨 美국방수권법 발효

미국 행정부가 주한미군 규모를 일방적으로 줄이지 못하도록 명문화한 2026년도 국방수권법(NDAA)이 공식 발효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백악관은 18일(현지시간) 출입 기자단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를 통과한 2026년도(2025년 10월∼2026년 9월) NDAA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NDAA는 국방부의 예산 지출과 정책을 승인하는 연례 법안으로, 상·하원 통과와 대통령 서명을 거쳐 발효된다. 2026 회계연도 NDAA는 법안을 통해 승인되는 예산을 한국에 배치된 미군 병력을 현 수준인 2만8500명 미만으로 감축하는 데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국방부 예산을 주한미군 감축에 사용하는 데 제약을 두는 조항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사라졌다가 트럼프 집권 2기 들어 5년 만에 다시 나온 것이다. 아울러 한미연합사령부의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을 양측이 합의한 계획에서 벗어나는 방식으로 완료하는 데 예산을 쓸 수 없다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거나 한국과 일본, 유엔군 사령부 회원국 등과 협의했다는 내용을 소관 상임위원회에 제출하면 60일 후 금지를 해제한다는 단서가 달렸다. 조선업 분야와 관련해 한국과 일본 기업의 미국내 신규 조선소 건설 관련 투자에 우선권을 주는 내용이 최종 확정된 NDAA에서 빠졌다. 대신 기존 공공 조선소 인프라 최적화 등 종합적인 조선 분야 개선 전략을 수립하라는 취지의 내용이 들어갔다. 이번 NDAA에는 주한미군뿐 아니라 유럽에 상주하거나 배치된 병력을 7만6000명 미만으로 45일 이상 감축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밖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8억 달러(약 1조1천80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원조와 이스라엘, 대만, 이라크 등 동맹국 또는 전략적 협력 파트너에 대한 수백만 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을 승인하는 내용이 담겼다. 내년도 미국 국방 예산은 9천10억 달러(약 1천330조원)로, 신형 잠수함, 전투기, 드론 기술 등 국방 분야 지출에 대한 의회의 초당적 지지가 반영돼 있다. '군인 급여 3.8% 인상'도 포함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국 11월 CPI 발표, 2.7%↑…나스닥 선물 상승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동월대비 2.7% 오른 것으로 발표됐다. 18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미국 11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1%)를 하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11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오르면서 전문가 예상치인 3.0%를 밑돌았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 상승률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때 눈여겨보는 지표 중 하나다. 이번 11월 CPI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사태가 종료된 이후 발표되는 첫 물가 지표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셧다운 여파로 9월 CPI 발표는 지연됐고 10월 CPI는 자료를 수집하지 못해 발표가 취소됐다. 10월 물가 지표가 없기에 이번 11월 CPI 발표에선 전월 대비 상승률이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11월 CPI 셧다운 여파로 일부 왜곡됐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CNBC에 따르면 크로스마크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빅토리아 페르난데스 수석 전략가는 “정부가 (셧다운 중단 이후) 업무를 재개하고 지표 수집을 시작했을 때 이미 11월 중순이 지나간 후였기 때문에 후반부 데이터만 확인될 것"이라며 “월말과 월초의 가격 변동이나 상황에 대한 어떤 편향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한편, 11월 CPI 발표 직후 뉴욕증시 선물은 상승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4일 한국시간 오후 10시 31분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37%, S&P 500 선물은 0.65% , 나스닥100 선물은 1.14% 등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빅오일’ 첫 여성 CEO…석유·천연가스로 英BP 부활 이끈다

영국에 본사를 둔 BP가 메그 오닐을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빅오일(거대 석유기업) 중 처음으로 여성 CEO가 탄생한 것으로, BP는 이를 계기로 화석연료 사업에 집중할 전망이다. BP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사회가 오닐을 차기 CEO로 임명했고 임기는 내년 4월 1일부터 시작된다"며 “머리 오친클로스 현 CEO는 18일자로 CEO와 이사회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때까진 캐럴 하울 부사장이 임시 CEO를 맡는다. 앨버트 매니폴드 BP 이사회 의장은 “이번 전환이 BP를 더 단순하고, 효율적이며, 수익성 높은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적 비전을 가속할 기회를 제공한다"며 “몇 년간 진전이 있었지만, 주주가치 극대화에 필요한 근본적인 변화를 이루려면 한층 더 강화된 엄격함과 철저함이 요구된다"며 오닐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오닐은 우드사이드 CEO를 맡아 수십억 달러 규모의 BHP 그룹의 석유 사업 부문을 인수했고, 호주 바깥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확대하는 등 석유·천연가스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집중했다. 그는 우드사이드 CEO로 영입되기 전에는 23년간 또 다른 글로벌 석유 메이저 엑손모빌에서 근무했다. 이번 경영진 개편은 기업 내 사고들, 전쟁, 재생에너지 사업의 이익 부진 등이 겹치면서 BP가 경쟁사들에 뒤처진 상황에서 나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시장에선 BP가 턴어라운드 노력을 석유·가스에 집중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번스타인 리서치 총괄 닐 베버리지는 “오닐은 엔지니어링과 운영 부문에서 매우 실무적인 경력을 쌓아온 인물로, 이는 BP가 기본으로 돌아가는 접근을 취할 것임을 시사한다"며 “방향성은 분명히 석유, 가스, LNG가 될 것"이라고 봤다. BP의 부진 속에서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은 BP 지분을 5% 넘는 수준까지 늘려 대규모 비용 절감, 자산 매각, 재생에너지 사업 철수 등 핵심 사업인 석유·가스 중심으로의 복구를 요구해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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