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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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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호황’ 떼돈 번 삼성·하이닉스…막대한 달러 어디로 가나 [이슈+]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아시아 반도체 기업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기록하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쌓인 막대한 자금이 어디로 향하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반도체 수출국들에 축적되는 막대한 자금이 과거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저축 과잉(savings glut)' 구조와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한국과 대만 등 기술 생산국들의 경상수지 흑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이렇게 쌓인 자금 일부가 다시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저축 과잉'은 과거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제시한 개념으로, 중국 등 경상수지 흑자국의 막대한 저축 자금이 미 국채 매입으로 이어지며 미국의 저금리 환경을 떠받쳤다는 이론이다. 보고서는 현재 AI 반도체 수출로 벌어들인 아시아의 자금 역시 미국 자산으로 흘러 들어가 알파벳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인프라 투자 여건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루이스 루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오늘날 아시아 흑자-미국 자산 순환 구조는 과거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설명했던 '저축 과잉' 프레임워크를 떠올리게 한다"며 “하지만 현재 AI와 연계된 순환 구조는 과거에 비해 범위가 더 좁고 특정 산업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북아시아 국가들은 AI 반도체 수출 급증 덕분에 이란 전쟁 이후 높아진 에너지 가격 부담을 상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대만은 수십 년 만에 가장 빠른 경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 역시 기술 중심 경제 구조 덕분에 수혜를 입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대만의 올해 1분기 경상수지 흑자는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625억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역시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8% 증가한 527억 달러다. 이는 5월 1∼20일 기준 역대 최대치다. 종전 최고치는 2022년 386억 달러였다. 조업 일수는 지난해보다 하루 많은 13.5일로, 이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39억 달러) 증가율은 52.6%다. 품목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202.1% 급증한 220억달러를 기록하며 1~20일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이렇게 축적된 아시아의 막대한 달러 수익 일부가 다시 미국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자금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자금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MS, 알파벳, 메타, 아존은 올해에만 AI 데이터센터 등에 725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이 수입하는 첨단 기술 제품의 55% 이상을 아시아에서 조달하고 있다며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 계획에서 아시아의 역할이 핵심적이라고 짚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2026년 국내총생산(GDP)의 10%를 넘고, 대만은 20%를 웃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까지 한국의 흑자 자금은 주로 해외 주식시장으로, 대만의 자금은 외화예금으로 재투자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AI 반도체 호황으로 축적되는 동북아의 막대한 달러 자금이 과거 중동 산유국 중심의 '페트로달러' 체제를 대체하는 새로운 글로벌 자금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페트로달러는 원유 수출 대금이 달러로 결제되면서 중동 산유국 자금이 다시 미국 금융시장으로 유입되는 구조를 뜻한다. 글로벌 투자조사업체 게이브칼리서치는 보고서에서 현재 아시아 국가들에 쌓인 막대한 흑자 규모가 이미 중동 산유국들을 크게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게이브칼리서치는 “탈(脫)달러화의 향방은 중동의 페트로달러 재순환 축소보다 동북아 국가들이 막대한 흑자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다만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막대한 흑자가 한국과 대만 등 일부 국가에 집중되고, 최종 수요 역시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에 편중돼 있다는 점은 잠재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금융 재순환 구조는 매우 강력하지만 미국 주도의 AI 투자 사이클 변화와 환율 압력,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재무건전성 리스크 확대 등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월가 황제’ 다이먼의 경고…“美금리, 앞으로 훨씬 높아진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금리가 앞으로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이먼 CEO는 2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JP모건 차이나 서밋'에서 블룸버그TV와 인터뷰를 갖고 “금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며 “우리는 저축 과잉(saving glut) 시대에서 저축 부족(not enough savings) 시대로 이동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각국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 증가로 자금 수요가 급증하면서 금리가 구조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어 “채권 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며 “사람들이 금리는 절대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우리 같은 기업들은 금리 상승과 하락에 모두 대비한다"고 덧붙였다. 다이먼 CEO의 발언은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이 매도세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 나왔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데다, 주요 경제국들의 재정지출 확대에 대한 부담과 AI 붐에 따른 경제 성장 등이 겹치자 투자자들이 장기채 보유에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 국채금리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채권시장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최근 연 4.69% 수준까지 치솟았다. 금리가 20일(현지시간) 연 4.569%로 다소 하락했지만 강력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4.5%선을 여전히 웃돌고 있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전날 장중 한때 연 5.20%까지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이날에는 연 5.114% 수준으로 다소 하락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단기간 내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자 미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의 전망치도 급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트레이더들은 오는 12월까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약 70%로 반영하고 있으며, 늦어도 내년 3월까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 전쟁 발발 이전까지만 해도 시장이 연말까지 두 차례 이상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것과 크게 달라진 분위기다. 다이먼 CEO는 미국 재정 상황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그는 “미 정부 부채는 30조달러에 달하고 평균 금리는 3.5% 수준"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도 이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올해 추가로 2조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려 한다"며 “문제는 언제쯤 세계가 그 상황을 두려워하게 될지, 인플레이션 때문에 사람들이 장기채를 보유하려 하지 않게 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충격이 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이먼 CEO는 “금리는 훨씬 더 오를 수 있고 신용 스프레드도 확대될 수 있다"며 “결국 많은 기업과 차입자들이 더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 지출 내년까지 급증”…엔비디아·반도체株 상승세 이어질까 [머니+]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전 세계 지출 규모가 내년까지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2개 분기 연속 매출 신기록을 경신한 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21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AI 관련 지출 규모는 전년 대비 47% 증가한 2조5957억달러(약 390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오는 2027년에는 3조4934억달러(약 5257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사실상 두 배 가까이 증가하는 셈이다. 부문별로는 AI 인프라 지출이 올해 1조4315억달러로 전체 AI 시장 지출의 5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트너의 존데이비드 러브록 수석 애널리스트는 “향후 수년간은 AI 인프라 수요 확대가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AI 최적화 서비스형 인프라(IaaS), AI 전용 서버, AI 네트워크 인프라, AI 반도체 및 디바이스 등이 전체 AI 시장 지출의 45%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AI 최적화 서버 부문 지출은 향후 5년 동안 세 배 이상 증가해 가장 큰 세부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생성형 AI) 모델과 AI 에이전트 기반 워크플로 확산에 대비해 인프라 용량 확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장률이 가장 가파른 분문은 AI 데이터다. 투자액이 지난해 8억2600만달러에서 올해 31억2600만달러로 278% 급증하고, 내년에는 64억800만달러까지 확대돼 2025년 대비 685%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AI 모델(326억달러), AI 사이버보안(513억달러), AI 소프트웨어(4532억달러) 부문 투자 증가율도 각각 전년 대비 110%, 98%, 6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트너는 AI 모델 시장 성장 전망이 급등한 배경에 대해 기존 소프트웨어에 탑재된 생성형 AI 모델뿐 아니라 새로운 AI 에이전트가 다양한 업무 프로세스에 도입되면서 기업들의 AI 활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AI 기반 자동화의 잠재력을 본격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AI 모델 활용 범위가 통합형 업무 도구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러브록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 AI 지출은 주로 기술기업과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주도해왔다"며 “아직 일반 기업들은 본격적인 투자 잠재력을 충분히 드러내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2026년은 AI 투자 확대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현재 많은 기업들은 AI를 통한 급진적 혁신보다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수준의 제한적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트너의 이번 보고서는 일반 기업들의 AI 수요가 본격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AI 설비투자 흐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인프라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편 엔비디아는 20일(현지시간) 회계연도 1분기(2~4월) 매출이 816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 분기의 기존 최고 기록인 681억3000만달러보다 20%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85% 늘어난 수치이며,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788억5000만달러도 웃돌았다. 엔비디아는 성장세가 2분기에도 이어져 매출이 9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시장 기대치였던 96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3~4%대 급락했다. 이후 800억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이 하락 압력을 일부 흡수하면서 낙폭은 1%대로 축소된 채 거래를 마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삼전·하이닉스 주가 오른건 좋은데”…AI, 금리인상 뇌관 될까 [이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 상승장을 이끌었던 인공지능(AI) 투자 붐이 물가 상승 압박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곧 취임하는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은 AI 기술 발전이 생산성을 끌어올려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효과를 낼 수 있는 만큼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쉽게 인하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기업들의 공격적인 AI 투자 확대가 오히려 경기 과열과 인플레이션 심화를 부추길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시장 전문가들은 AI 투자 확대가 중립금리를 끌어올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과열시키지도, 위축시키지도 않는 이론적 적정 금리로 장기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 등 다양한 요인을 반영해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대표적인 중립금리 지표인 '5년 후의 5년물 실질금리(5y5y)'를 근거로 미국 기준금리가 중기적으로 물가상승률보다 약 2%포인트 높아야 중립적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기준금리인 연 3.5~3.75%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수준을 밑돌고 있어 통화정책이 여전히 경기를 부양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해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역시 지난달 3.8%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4월 PCE 가격지수는 오는 29일 발표될 예정이다. ◇ “AI가 수년간 인플레 높인다"…칩플레이션도 심화 이런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알파벳),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은 올해에만 AI 데이터센터 등에 725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자금 수요가 물가 압력을 자극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AI 열풍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으로 전자제품 가격 전반이 오르는 이른바 '칩플레이션(chipflation)'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컴퓨터 소프트웨어 및 주변기기 가격이 전년 대비 14% 상승했다. 블랙록은 AI 메모리 수요 급증 영향으로 D램 가격이 지난 1년간 17배 뛰었다고 분석했다. 칩플레이션 여파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가전업체들뿐 아니라 MS, 메타 등 빅테크들도 일부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상태다. 코메르츠방크의 크리스토프 리거 금리·신용 리서치 총괄은 “AI는 앞으로 수년간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전망"이라고 밝혔다. AI 투자 확대는 채권시장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MS, 아마존, 구글 등은 AI 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올해 3000억달러가 넘는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은 미 장기채 공급이 10% 이상 늘어난 것과 비슷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자산운용의 프리야 미스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AI 관련 회사채 발행 증가가 시장 금리 수준 자체를 끌어올렸고 결과적으로 차입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AI 투자 붐이 중동 전쟁발 인플레이션 우려와 맞물리면서 미국 국채금리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채권시장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최근 연 4.69%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날은 연 4.569%로 다소 하락했지만 강력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4.5%선을 여전히 웃돌고 있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전날 장중 한때 연 5.20%까지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이날에는 연 5.114% 수준으로 다소 하락했다. ◇ “생산성 향상·비용 절감이 물가 안정" 이 같은 국채금리 급등은 오는 22일 취임 예정인 워시 의장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연준을 향해 금리가 지나치게 높다고 비판해왔으며 워시 의장에게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도 공개적으로 드러내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CNBC 인터뷰에서 워시 의장이 취임 직후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경우 실망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AI 투자 확대가 인플레이션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뱅가드의 사라 드보룩스 글로벌 채권부문 총괄은 현재로서는 공급 충격과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가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향후 생산성 향상과 성장률 개선 효과가 인플레이션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예상 범위 상단 부근에 위치해 있다"며 “장기채 비중 확대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존 힐 미 인플레이션 전략 총괄은 “AI가 비용을 낮출 것이라는 기대가 최근 유가 급등 속에서도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을 일정 부분 안정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시 차기 의장이 지난해 11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연준 정책 결정자들이 AI 발전에 따른 생산성 향상 효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그는 당시 AI가 인플레이션 완화 요인이라며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나틱시스의 존 브릭스 미국 금리전략 총괄은 “생산성이 높아지는 환경에서는 오히려 실질금리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며 “고금리 시대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역사적으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1990년대 닷컴 버블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생산성 향상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연준은 즉각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다. 이후 투자와 경기 과열이 심화되자 오히려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한 바 있다. 현재 시장에서도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말까지 미국 기준금리가 연 3.75~4.0%로 한 차례 인상될 가능성을 39.1%, 연 4.0~4.25%로 두 차례 인상될 가능성을 10.7%로 반영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8천피 앞에 잠잠했던 ‘간달프’…코스피 하락에 다시 등판 [머니+]

“코스피 폭락"을 외치다 인공지능(AI) 랠리 속에 존재감이 희미해졌던 월가 대표 약세론자가 최근 국내 증시 급락과 함께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전인미답의 '8천피'(코스피 8000) 달성 직후 코스피가 급락세로 돌아서고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치자, 한동안 빗나간 전망으로 침묵하던 그의 경고가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JP모건 수석 전략가 출신인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S&P500 지수의 내재 상관관계가 최근 수십 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골드만삭스의 분석 게시물을 공유했다. 이는 과거처럼 금리·경기 등 거시경제 변수에 따라 시장 전체가 움직이기보다, AI 수혜 여부 등 개별 기업 재료에 따라 주가 흐름이 갈리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콜라노비치는 “이는 투자자들이 시장 전체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의미"라며 “현재 투자자들은 반도체와 AI 관련주 등 개별 종목 옵션에 주로 베팅하면서 큰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시장이 각종 뉴스에 의해 움직이는 상황에서 거시경제 충격에 따른 지수 폭락은 발생할 수 없다고 믿고 있다"며 “이는 위험 신호"라고 강조했다. 콜라노비치의 이번 게시물은 최근 코스피 변동성이 급격히 커진 상황에서 나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0.86% 내린 7208.95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중 한때 3% 급락한 7053.84까지 밀리며 7000선 붕괴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코스피는 지난 15일 장중 8046.78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6% 가까이 급락했고, 최근에는 장중 3~4%씩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역대 최고점과 비교하면 10% 가량 빠진 상황이다. 차익실현 매물과 글로벌 국채금리 급등, 삼성전자 총파업 이슈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유가에 따른 미 국채금리 급등이 글로벌 증시 하락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년물 미 국채금리는 19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5.20%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타타베 가즈노리 다이와자산운용 수석 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에 “최근 금리 상승은 중동 긴장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비롯된 부정적인 흐름"이라며 “부정적인 이유로 금리가 오를 경우 성장주뿐 아니라 증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콜라노비치는 지난 2월부터 코스피 거품론을 집중적으로 제기해왔다. 그는 당시 “과거 코스피가 1000에서 2000으로 가는 데만 40년이 걸렸다"며 “불과 몇 달 만에 4000포인트가 오른 것은 역사적 평균 수익률 기준으로 보면 100년 이상의 상승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충격으로 코스피는 지난 3월 초 5000선까지 밀렸다. 이때 콜라노비치는 “전쟁이 일어날 날짜를 말해줬고 코스피와 닛케이가 붕괴할 것이라고도 말했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눈을 가리는 선택을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간 휴전 소식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깜짝 실적 등에 힘입어 코스피가 4월부터 급반등했다. 콜라노비치는 이 과정에서 경고를 이어갔지만 시장이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지난 12일 “역사상 최악의 에너지 위기 속에서도 기술주 모멘텀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결국 이러한 흐름이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직접적인 '코스피 폭락론' 대신 거시경제 우려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수위를 낮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발언 횟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7981.41)를 기록한 지난 14일까지 콜라노비치는 별다른 게시물을 올리지 않았고, 코스피가 6% 급락한 지난 15일에는 “아시아에 검은 금요일이 왔다"는 다른 이용자의 게시물을 별다른 설명 없이 공유했다. 그러나 최근 코스피 하락세가 이어지자 다시 한번 증시 급락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콜라노비치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증시 반등 가능성을 비교적 정확히 예측하며 '간달프'라는 별칭을 얻었지만, 2022년 이후 시장 흐름과 엇갈린 전망을 이어가다 2024년 JP모건을 떠났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러다 증시 폭락한다”…월가 덮친 美 국채금리 공포 [머니+]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미국 국채 금리가 글로벌 증시 하락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HSBC는 “미 국채는 이제 확실히 위험 구간에 진입했다"며 “현재 미 10년물 국채 금리 수준은 사실상 모든 자산군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미국의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다시 반영될 경우 국채 금리는 위험 구간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다"며 “그 결과 위험자산은 일시적으로 추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글로벌 벤치마크 금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4.69% 수준까지 상승했다. 지난 15일 강력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4.5%선을 돌파한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장중 한때 5.20%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진전 기대감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했음에도 국채 매도세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7월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0.73% 하락한 배럴당 111.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 역시 0.82% 내린 배럴당 107.77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18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단기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다시 꺼낼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분위기다. 글로벌 금융사 ING의 벤저민 슈로더 수석 금리전략가는 “시장은 이제 명확한 금리 인상 편향으로 기울었다"며 “투자자들은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이 단순한 일시적 인플레이션에 그치지 않고 보다 구조적인 문제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다만 HSBC는 글로벌 증시가 아직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는 배경으로 기업 실적 성장세가 탄탄하다는 점, 밸류에이션이 이란 전쟁 이전부터 어느 정도 조정을 받아왔다는 점, 투자자들이 중동 갈등이 주로 유가에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실제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 14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7501.24를 기록한 이후 이날까지 약 2% 하락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미국 국채 금리가 추가 상승할 경우 증시 조정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전략가는 현재 시장 항황에 대해 “적색경보가 아닌 황색경보" 수준으로 규정하면서도 “30년물 국채 금리가 5.5%에 근접할 경우 시장 스트레스가 훨씬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BMO캐피털마켓의 이안 린젠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는 “현재 국채 약세 흐름 속에서도 미 증시가 얼마나 버텨내는지가 이번 채권 매도세의 진정한 시험대"라며 “향후 몇 주 안에 30년물 국채 금리가 5.25% 수준에 도달할 경우 증시 밸류에이션이 보다 지속적인 조정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클레이즈와 씨티그룹 등 주요 금융사들은 고객들에게 “30년물 국채 금리가 2004년 이후 처음으로 5.5%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하필 “코스피 상승 제한적” 타이밍에…외신, 삼성전자 파업 긴급 타전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이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노동조합이 총파업 돌입을 선언하자 주요 외신들도 관련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20일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사측이 끝내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결국 중앙노동위원회 진행에 따라 사후조정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조합은 예정대로 내일 적법하게 총파업에 돌입한다"며 “파업 기간에도 타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입장문을 내고 “사후조정이 종료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어떠한 경우에라도 파업이 있어서는 안된다. 회사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후조정 결렬에 따라 노조는 앞서 확보한 쟁의권을 토대로 오는 21일 총파업을 강행할 수 있게 됐다.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도 이날 삼성전자 파업 사태를 비중 있게 다뤘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노조 간 협상이 결렬되면서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데이터센터 서버와 스마트폰, 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최대 업체인 만큼 글로벌 기술 공급망 자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또 삼성전자가 차세대 반도체 개발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도 이달 성명을 통해 “삼성전자에서 발생하는 상당한 생산 차질이나 운영 불확실성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다"며 “공급 병목과 가격 변동성, 조달 불확실성, 공급망 전반의 불안정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아울러 블룸버그는 이번 사태가 노동권 강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집권한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까다로운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최근 노동권 제한 가능성을 시사한 점에도 주목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되어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되어야 한다"며 “현행 헌법상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적었다. 로이터통신 역시 “이번 사태로 4만8000명의 노동자가 작업 현장을 이탈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는 한국 경제의 건전성은 물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힘입어 코스피가 대만 증시와 함께 글로벌 증시 순위 판도를 뒤흔들고 있지만, 이 같은 흐름이 향후 하락 반전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CNBC는 “한국 증시는 지난주 외국인 투자자들이 약 130억달러 규모의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급락세를 보였다"며 “이 기간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 역시 파업 가능성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관망 속에 급등락을 반복했다"고 전했다. HSBC의 헤럴드 판데르린데 아시아·태평양 주식전략 책임자는 “현재 아시아 투자 포트폴리오 상당수가 소수 종목에 지나치게 집중되는 '집중 위험'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며 “이는 향후 증시 추가 상승 여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란 전쟁·AI가 띄운 ‘태양광 시대’…1.5도 목표는 여전히 난항 [이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화석연료 수입 의존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청정에너지 전환이 더욱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 등으로 전력 수요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태양광이 6년 뒤 세계 최대 발전원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는 19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 신에너지전망(NEO)' 보고서에서 “2020년 이후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최근 이란 전쟁까지 세 차례의 큰 충격을 겪었다"며 “에너지 시장 충격이 반복되면서 일부 국가들은 수입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세계 각국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청정에너지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는 현재의 흐름이 이어질 경우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궁극적으로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급증하는 전력 수요 역시 청정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BNEF는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확대와 인구 증가, 생활수준 향상, 전기차(EV) 확산 등을 전력 수요 급증의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각국 정부가 청정에너지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지 않고, 기술 가격 경쟁력과 경제성을 바탕으로 하는 '경제 전환 시나리오'(ETS)를 기준으로 글로벌 전력 수요가 현재 대비 2035년 29%, 2050년 6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2035년까지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전체 전력 소비의 5.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AI 산업을 주도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밀집한 미국의 경우 이 비중이 23%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BNEF는 이 같은 전력 수요 증가 속에서 태양광이 2032년 석탄을 제치고 세계 최대 발전원으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2032년 세계 발전 비중에서 태양광은 20.6%를 차지하고 석탄은 19.8%로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태양광 신규 설치 용량은 연간 기준 2016년 75기가와트(GW)에서 지난해 655GW로 약 9배 가까이 증가했다. BNEF는 향후 수년간에도 태양광 설치 규모가 현재의 기록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34년에는 풍력발전이 발전 비중 18.7%를 기록하며 석탄(18.4%)을 제치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발전원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때 태양광 비중은 22%로 석탄과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 산업 성장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 영향을 받는 만큼 전력을 저장해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배터리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배터리 제품이 갈수록 범용화되면서 가격 하락 속도도 기존 예상보다 더 빨라지고 있다고 BNEF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 규모는 2030년 1040기가와트(GW)로 사상 처음 1000GW선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어 2035년에는 2011GW, 2050년에는 3837GW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지난해(222GW) 대비 약 17배 증가한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각국의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 역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에너지 수입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4%를 차지했지만 2035년에는 3% 아래로 떨어지고, 2050년에는 1%대까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각국 정부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넷제로 시나리오(NZS)'에서는 일본의 에너지 수입 비중이 2050년 GDP 대비 0.5%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BNEF는 내다봤다. 마티아스 키멜 BNEF 에너지·경제 부문 총괄은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세계는 가장 효율적이고 비용이 낮은 기술로 에너지 수요 증가를 충족시키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며 “청정기술이 에너지 안보와 전력 시스템 유연성, 그리고 급증하는 글로벌 전력 수요 대응에서 점점 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청정에너지 전환은 장기적으로 화석연료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석유의 경우 글로벌 수요가 2029년 전후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에 들어서고, 2050년에는 2000년대 초반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기차 확산으로 도로 운송 부문의 석유 소비가 줄어드는 영향이다. 석탄 역시 경제성 측면에서 재생에너지에 밀리며 장기적인 수요 감소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발전량에서 석탄 비중은 이미 2011년 41%로 정점을 찍었으며, 2050년에는 약 8%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천연가스는 당분간 수요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산업·운송 부문의 소비 확대가 가스 수요를 끌어올릴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NZS 시나리오에서는 천연가스 수요 역시 2030년대 초반 정점을 찍은 뒤 구조적 감소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경우 석유와 석탄 수요 감소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데이비드 호스터트 BNE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는 또다시 위기의 순간을 맞고 있지만 과거와 달리 이제 각국에는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지가 존재한다"며 “현재는 대규모로 빠르게 보급할 수 있으면서도 기존 화석연료 기술보다 전체 시스템 비용이 더 낮은 기술들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정전력과 전기화를 통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탄소배출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가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파리기후협약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BNEF에 따르면 ETS 시나리오 기준, 205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2.4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은 배출량이 작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되지만 인도·동남아시아·중남미 지역에서 배출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심지어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더라도 기온 상승폭은 1.8도를 웃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BNEF가 2024년 제시했던 1.75도 전망치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출구 옆에 있어라”…연일 ‘롤러코스피’에 불안감 커지는 개미들 [머니+]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역대급 상승세를 이어온 한국 코스피 지수가 최근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이란 전쟁 여파로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글로벌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코스피 과열 신호를 보여주는 지표들도 잇따라 등장하는 모습이다. 19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3.25% 내린 7271.66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1.20% 하락한 7425.66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우며 장중 한때 4.98% 급락한 7141.91까지 밀려 7100선 붕괴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코스피는 지난 15일 장중 8046.78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6% 가까이 급락하며 75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전날에는 0.31% 오른 7516.04로 상승 마감했지만 장중 한때 4% 넘게 하락했고, 이날에도 5% 가까이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란 전쟁 여파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글로벌 국채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점이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글로벌 벤치마크 금리인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4.6%선을 웃돌며 지난해 2월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란 전쟁이 발발했던 지난 2월 말 이후 약 65bp(1bp=0.01%포인트) 급등했다. HSBC의 프레데릭 노이만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채권 가격이 계속 압박받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긴장감도 여전하다"며 “국채금리의 구조적 상승은 위험자산 변동성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 국채금리 상승은 아시아 증시 상승세를 위협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 분석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주간 기준 20bp 이상 상승했던 19차례 가운데 16차례에서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가 하락했다. 평균 하락률은 1.6%였다. 특히 인공지능(AI) 기대감에 급등세를 이어온 한국 증시는 국채금리 상승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 하락률은 아시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컸다. MSCI 아시아 태평양 지수는 전장 대비 0.60%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0.44% 내렸다. 대만 가권지수도 1.75% 하락한 반면 홍콩 항셍지수(+0.6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90%), CSI300지수(+0.37%) 등은 상승세를 보였다. 블룸버그의 마크 크랜필드 전략가는 “아시아 시장 전반의 분위기가 악화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주식에서 현금으로 이동하며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이 유지될지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방어적 투자 심리가 가장 먼저 나타나는 곳이 한국 증시이고 그다음이 대만 증시"라며 “머지않아 아시아 대부분 시장이 비슷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관측이 고개드는 배경엔 국내 증시에서 과열 조짐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불균등한 기업 실적 성장, 변동성 확대, 사상 최고 수준의 신용거래 잔고 등이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루트앤글로벌인베스터스의 모 영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 시장을 두고 “출구 가까이에 서서 즐겨야 하는 파티"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시장 폭(market breadth)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현재 코스피 구성 종목 가운데 50일 이동평균선을 웃도는 종목 비중은 33% 수준으로, 3주 전 70%에서 크게 낮아졌다. 반면 52주 신고가를 기록 중인 종목 비율은 지난달 10% 이상에서 현재 2% 수준으로 급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최근까지 신고가 행진을 이어왔지만 실제 상승세는 극소수 종목에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퍼스트이글인베스트먼트의 크리스티안 헤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금 코스피 지수를 산다는 것은 한국 경제 전반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집중 베팅하는 것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코스피 지수 자체도 더 이상 저평가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30년 넘게 한국 증시에 투자해온 헤크 매니저는 대표적인 코스피 강세론자로 꼽힌다. 그는 올해 초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한국 증시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 점도 과열 우려를 키우고 있다. BNP파리바의 윌리엄 브래튼 아시아태평양 현금주식 리서치 총괄은 지난해 9월 이후 비(非)기술주 기업들이 전체 12개월 실적 증가분에서 차지한 비중이 4%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와중에 '빚투(빚내서 투자)'라고도 불리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4일 기준 36조469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시가총액 대비 비중은 아직 크지 않지만 주가 급락 시 반대매매(강제 청산)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405억달러를 운용하는 폴라캐피털의 팔비르 바히아 신흥국 펀드 매니저는 “한국 증시가 거품 상태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시장 랠리 과정에서 신용거래 잔고가 빠르게 늘고 있는 점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하락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증거금을 맞추기 위해 강제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현재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70선을 크게 웃돌며 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메리디안원 자산운용의 김상훈 대표는 이를 두고 레버리지와 신용거래, 투자자들의 포모(FOMO·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가 결합된 멜트업(예상 못한 수준의 급등) 국면일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김 대표는 “개인투자자나 시스템 트레이더의 자금 유입이 둔화되거나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포지션을 보유한 헤지펀드들이 차익 실현에 나설 경우 현재 시장 구조는 훨씬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오락가락’ 트럼프, 하루만에 “이란 공격 유예”…미·이란 종전협상은 언제?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했던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유예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다시 타결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양측이 핵심 쟁점에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협상이 단기간 내 타결될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동맹국들의 요청에 따라 19일로 예정됐던 대이란 군사공격 재개를 보류하라고 미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백악관 행사에서도 “나는 그것(공습)을 잠시 미뤘다"며 “영원히 취소되길 바라지만 일단은 잠시 연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UAE 그리고 몇몇 국가들은 합의 타결에 가까워진 것 같다며 이틀이나 사흘 정도만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며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그들이 만족한다면 우리도 아마 만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이후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재개 가능성을 여러 차례 경고해왔지만 실제 공격을 단행하지는 않았다. 그는 이날도 트루스소셜에 “수용 가능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대규모 공격을 할 준비를 갖추라고 추가 지시했다"고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시한은 제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오락가락 행보 속에서 이란이 미국의 재공격 가능성을 점차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짚었다. 동시에 미국이 갈등 수위를 높일 경우 국제유가가 추가 급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딜레마에 놓여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란은 서로가 제시한 협상안을 거부하며 여전히 큰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란이 최근 제시한 새로운 제안에 “의미 있는 진전이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과 고농축 우라늄 이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이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이란 역시 미국의 요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 이란에 대한 전쟁 배상금 거부 ▲ 이란의 준무기급 우라늄 400kg 미국 이송 ▲ 단 1곳으로 이란 가동 핵시설 제한 ▲ 동결된 이란 자산의 25% 이상 해제불가 등을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미국은 협상이 성공해야만 전쟁이 끝날 수 있으며, 향후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이란을 다시 공격하지 않겠다는 보장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강대강 대치가 길어질수록 양측 모두 전쟁 장기화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상승과 장기 군사개입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다. 백악관 내부에서도 중동 긴장 고조가 미국 경제와 공화당 선거 전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 방문에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분쟁 해결과 관련한 확실한 지원 약속을 받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적 부담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 역시 심각한 경제난과 인플레이션, 석유 인프라 피해 위험 등에 직면해 있다. 이란 정부는 지난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내부 반체제 인사와 간첩 혐의자들에 대한 대규모 체포와 사형 집행까지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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