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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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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한 마리에 100만명”…외신이 주목한 ‘부캉이 열풍’ [이슈+]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출몰해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상어 '부캉이'를 주요 외신도 조명하고 있다. 부캉이를 보기 위해 100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리고 주변 상권 매출까지 급증하면서 하나의 상어가 지역 경제를 움직이는 이례적인 현상에 주목한 것이다. 7일 블룸버그통신은 길이 약 3m의 상어 부캉이가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새로운 지역 명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특히 부캉이의 등장 이후 공원 인근 편의점 매출이 크게 늘고 관련 상품 판매까지 증가하는 등 이른바 '부캉이 특수'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18일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처음 발견된 부캉이는 20일째 이곳에 머무르고 있다. 부산시를 비롯한 당국은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해 지난달 29일과 이달 2일 두 차례에 걸쳐 구조작업에 나섰지만 수로 밖으로 유도하는 데 실패했다. 2차 구조작업에서는 특수 제작한 그물을 이용해 부캉이를 수로 출구에서 약 100m 떨어진 지점까지 유도했다. 그러나 부캉이는 다음 날 그물을 넘어 다시 수로 안쪽으로 돌아왔다. 결국 당국은 부캉이가 스스로 바다로 나갈 때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설치했던 그물을 철거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는 부캉이를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하는 등 '부캉이 열풍'을 지역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이후 부캉이를 보기 위해 북항 친수공원을 찾은 방문객은 106만2800명에 달한다. 부캉이가 나타나기 전 하루 평균 2000명 수준이던 북항 친수공원 방문객은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달 24일 1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26일에는 14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개천절 연휴에도 인파가 이어졌다. 지난 3일 7만2000명, 4일 8만9000명이 부캉이를 보기 위해 친수공원을 찾았고 연휴 마지막 날인 5일에도 8만9000명이 몰렸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최근 성명을 통해 “부캉이는 부산의 새로운 상징으로 성장했다"며 “시민들과 함께 만든 이름이 특정인의 독점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살피고, 지역사회가 함께 즐기고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상권에서도 '부캉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공원 인근 점포들의 9월 넷째 주 매출은 9월 초와 비교해 76.7% 증가했다. 상어를 연상시키는 상품도 덩달아 인기를 끌었다. 대표적으로 '죠스바' 아이스크림의 전국 매출은 같은 기간 26.5% 늘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부캉이가 “야생동물이 우연히 도심 지역에 나타난 뒤 인터넷을 통해 폭발적인 관심을 끌면서 관광 명소로 변하고 지역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친 또 하나의 사례"라고 전했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2022년 노르웨이 오슬로 피오르에 나타난 바다코끼리 '프레야'는 작은 배 위에 올라가 쉬는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했다. 북극 생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바다코끼리가 도심에 나타나자 오슬로 시민은 물론, 외지에서도 구경꾼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노르웨이 당국은 안전상의 이유로 프레야를 안락사시켰다. 일부 시민들이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고 가까이 다가가는 등 안전상의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2021년에는 북극에서 내려온 바다코끼리 '월리'가 아일랜드, 영국 웨일즈 등 유럽 각지를 돌아다니며 유명세를 탔고, 현지에서는 관련 기념품까지 등장했다. 2018년에는 동아시아가 원산지인 원앙 한 마리가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 자리 잡으면서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모았고 이를 소재로 한 각종 상품까지 등장했다. 같은 해 영국 런던에서는 템스강에서 헤엄치는 벨루가 고래가 발견돼 시민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한편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당초 무태상어로 추정됐던 부캉이는 흑상어로 확인됐다. 흑상어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개체 수 감소로 '위기(Endangered)'종으로 분류돼 있다. 지난 약 100년 동안 전 세계 흑상어 개체 수가 최대 80%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흑상어가 무태상어보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다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항 친수공원 수로의 수온이 점차 떨어지면 부캉이가 스스로 바다로 돌아갈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수로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체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윤 군산대학교 해양생물학과 명예교수는 “상어가 먹이를 먹지 못한 지 약 18일 정도 됐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부캉이가 수로를 따라 설치된 해저 케이블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에 이끌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상어는 지구 자기장을 감지해 방향을 파악하고 바다를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원유 재고 비상”…이란 전쟁 장기화에 유가 전망 줄상향

이란 전쟁 장기화 전망에 국제유가가 약 한 달 동안 배럴당 100달러선 위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기관들의 유가 전망치도 줄줄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6일(현지시간) 발표한 '단기 에너지 전망 보고서'(STEO)에서 올해 브렌트유 평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약 98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달 전망치보다 8% 높은 수준이다. 특히 올해 4분기 브렌트유 가격은 평균 배럴당 약 105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보다 배럴당 14달러 높여 잡은 것이다. EIA는 글로벌 원유 재고가 빠르게 줄어드는 가운데 경유 시장의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유가 전망 상향의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정유업체들이 경유 생산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원유 투입량을 확대하면서 원유 수요까지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원유 수출로인 동서 파이프라인에 대한 공격도 추가적인 공급 차질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EIA는 “사우디 동서 파이프라인에 대한 공격은 실물 원유 흐름과 가격에 추가적인 차질이 발생할 위험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다만 EIA는 중동의 원유 수송이 점차 회복되고 글로벌 재고가 다시 늘어나면서 내년에는 유가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7년 브렌트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84달러로 전망했다. 다만 이 역시 기존 전망치보다 배럴당 10달러 높은 수준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말 이란을 공습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대에서 순식간에 120달러에 육박했다. 이후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진전을 보이자 유가는 다시 빠르게 하락했다. 브렌트유는 지난 6월 한 달 동안에만 21% 급락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원유 수요가 붕괴했던 2020년 3월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다시 격화하면서 브렌트유는 반등했고, 지난달 10일에는 7월 23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선 위에서 장을 마감했다. 이후에도 국제유가는 좀처럼 100달러 아래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이날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IA뿐 아니라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 차질을 이유로 국제유가 전망치를 잇따라 높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지난달 실시한 전문가 설문에서 올해 브렌트유 평균 가격 전망치는 배럴당 89.05달러로 8월 조사 때보다 약 4달러 높아졌다. 조사에서 제시된 가장 높은 전망치는 배럴당 97.60달러였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말 공개한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전망에서도 올해 4분기 브렌트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90.22달러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 당시 78.92달러에서 11달러 이상 높아진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한발 더 나아가 전쟁 장기화로 원유 재고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BofA는 올해 하반기 브렌트유 평균 가격 전망치를 기존 배럴당 83달러에서 9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프란시스코 블란치 BofA 글로벌 원자재·파생상품 전략 총괄은 보고서에서 “대체 수송로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호위 운송이 공급 부족분을 일부 완화하고 있지만, 훼손된 인프라와 고조되는 지정학적 긴장을 감안하면 원유 공급이 빠르게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 거품 곧 터진다”…‘헤지펀드 대부’의 경고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가 인공지능(AI) 열풍을 “전형적인 거품"이라고 규정하며 거품이 터질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달리오는 7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포브스 글로벌 CEO 콘퍼런스'에서 “AI 투자를 위해 막대한 규모의 부채가 동원되고 있다"며 금리가 계속 상승할 경우 이를 계기로 AI 거품이 꺼지기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아직 그 단계에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그 지점으로 다가가고 있는 사이클에 있다"며 “그 시점이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AI 거품 가능성을 경고해온 달리오는 금리 상승 이외에도 AI 거품 붕괴를 촉발할 수 있는 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부유세를 비롯해 장부상으로만 존재하는 미실현 이익을 실제 현금으로 전환하도록 만드는 각종 정책이 대표적이다. 달리오는 “모두가 '나는 1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 돈을 써보려고 해보라"며 “그 돈을 쓰려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을 팔아야 하고, 일반적으로 바로 그 과정에서 거품이 터지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날 달리오의 경고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AI에 수천억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최근에는 AI 투자를 충당하기 위한 부채 의존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세계 각국의 국채금리가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금의 조달 비용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글로벌 증시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49% 오른 5만1521.2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58% 상승한 7818.93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0.45% 오른 2만7599.79에 마감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이날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S&P500 기업들의 올해 3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동기보다 2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로 혜택을 받는 기업들이 전체 이익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벨트 꽉 매세요”…삼성전자, 100조 벌어도 투자자들 ‘시큰둥’ [머니+]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100조원을 웃도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지만 시장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의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 정점 여부를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고점 대비 30% 가까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서다. 7일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오는 8일 예정된 3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역대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8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약 9배 증가한 규모다. 매출도 134% 급증한 201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로이터가 인용한 LSEG 전망치에서도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6조1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2조1700억원과 비교하면 역시 약 9배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전체 실적을 사실상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DS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약 110조원에 달해 스마트폰과 가전 등 디바이스경험(DX)부문의 손실을 상쇄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사상 최대 실적 자체보다 현재의 호황이 얼마나 오래 이어질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만으로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장기간 이어지고 현재의 높은 제품 가격을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유지할 수 있다는 확신을 투자자들에게 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헤지펀드 아몬트 파트너스의 롭 리 매니징 파트너는 “중요한 것은 실적의 규모라기보다 지속 가능성"이라며 “시장은 이제 분기 실적 자체보다 2027년과 2028년 전망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6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37만4500원에서 이날 26만8500원까지 전날 27만2000원까지 약 28% 하락했다. 실적 호조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흐름은 지난 2분기에도 나타났다. 당시 삼성전자는 시장 전망을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주가는 장중 9% 넘게 급락했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수익성 정점 여부와 AI 투자 지속 가능성으로 옮겨가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 특유의 '호황과 불황 사이클'에 대한 경계심이 다시 커진 것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로이터에 따르면 반도체 업계에서는 현재의 공급 부족이 내년까지 이어지는 것은 물론 경우에 따라 2028년까지 지속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고성능 서버 수요 증가 속도를 메모리 반도체 공급 확대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AI가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오랜 호황·불황 사이클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에 반도체 관련주들은 전례 없는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마이크론의 2026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 발표를 계기로 이러한 기대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부각됐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마이크론 경영진은 내년에도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빠듯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지만 주가는 지난달 30일 실적 발표 이후 6일(현지시간)까지 약 2% 하락한 1045.56달러에 머물고 있다. 리 파트너는 마이크론의 전망과 관련해 “시장이 이를 믿지 않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삼성전자 경영진이 2027년과 2028년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2027회계연도 1분기 매출 전망치로 615억달러를 제시해 시장 예상치인 약 570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CLSA증권코리아의 산지브 라나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현재의 강한 수요와 가격 상승세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메모리 산업이 과거 반복적으로 큰 폭의 실적 변동을 보여온 만큼 이러한 상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에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익성이 이미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그동안 실적 방어를 위해 강조해온 '장기 공급계약'이 오히려 향후 반도체 가격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전체 메모리 생산량의 약 3분의 2를 장기 공급계약으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에이브릴 우 수석부사장은 “장기 공급계약이 반도체 공급업체 전체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이들 계약에는 가격 상단을 제한하는 장치가 포함돼 있어 가격 상승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트렌드포스는 범용 D램의 계약가격이 올해 4분기 전 분기 대비 10~1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분기 약 60%에 달했던 가격 상승폭과 비교하면 크게 둔화한 수준이다. 라나 애널리스트도 “반도체 공급업체들은 사전에 정해진 가격 체계를 적용하는 장기계약을 통해 실적이 보호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회의적"이라고 강조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추가로 오를 여력이 낮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우 수석부사장은 “반도체 공급업체들이 소비자용 전자제품 전반의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는 추가적인 (반도체) 가격 인상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원화 강세와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추격도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과 주가를 둘러싼 주요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와 씨티그룹은 최근 원화 강세에 따른 환율 부담 등을 이유로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원화 가치는 올해 3분기 달러 대비 14.3% 상승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분기 상승폭이다.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삼성전자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화 매출과 이익을 원화로 환산할 때 금액이 줄어들게 된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추격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아직 상대적으로 저사양 제품에 집중하고 있지만 AI발 메모리 공급 부족을 계기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서밋인사이트그룹의 킹가이 챈 선임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업계 조사 결과 점점 더 많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및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이 중국산 D램과 낸드를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8월 말부터 실시해온 자사주 매입이 조만간 마무리될 예정이라는 점도 주가 수급 측면의 부담으로 거론된다. 그동안 자사주 매입이 삼성전자 주식에 꾸준한 매수 수요를 제공해온 만큼 매입이 종료되면 이 같은 수급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에 상승 동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엔비디아의 품질 인증 지연 등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뒤처졌지만 올해 들어 최신 HBM4 제품 출하량을 늘리며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좁힐지가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JP모건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20%에서 올해 34%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60%에서 46%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차세대 HBM4e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추가로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머스트자산운용의 김민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삼성전자가 HBM4e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가 점점 힘을 얻고 있다"며 “삼성전자에도 몇 가지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관세 낮췄으니 대가 치러라”…트럼프, 韓 조선투자까지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를 관세 인하의 '대가'로 규정하며 투자 이행을 재차 압박했다. 특히 이번에는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가운데 조선업에 배정된 1500억달러를 직접 거론하며 압박 대상을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분야에서 조선업으로까지 넓히는 모습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동맹국들로부터 이끌어낸 대규모 투자를 자신의 관세·산업 정책 성과로 잇따라 부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스패로우스 포인트에서 열린 미국 방산 기술기업 안두릴의 신규 조선소 건설 행사에 참석했다. 안두릴은 이 지역에 37억달러를 투자해 첨단 조선소를 건설할 예정이며, 미 해군으로부터 잠수함 부품 생산을 위한 29억달러 규모의 계약도 따냈다. 민간 투자와 미 해군 계약을 합친 규모는 최대 66억달러에 달한다. '아스널-2'로 명명된 새 조선소는 2030년 이전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바로 이 스패로우스 포인트에서 차세대 미국 잠수함을 만들게 될 것"이라며 “자율운항 잠수함과 어뢰 발사관, 최첨단 버지니아급 공격잠수함의 핵심 부품이 이곳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대미 조선업 투자도 직접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최근 우리에게 1500억달러를 제공했다"며 “그 돈은 전부 조선업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한국이 자국에 부과되는 관세를 낮추기 위한 방법이었다"며 “그들은 관세를 낮추고 싶어 했고, 나는 '그러려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화가 인수한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도 언급했다. 그는 “한화가 유서 깊은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되살리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며 “아주 크고 오래된 조선소"라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한국이 미국과의 무역합의에 따라 약속한 대미 투자를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부과하려던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미국에 총 3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이 가운데 1500억달러는 조선업 협력에, 나머지 2000억달러는 전략산업 투자에 배정됐다. 조선업 투자 프로젝트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다. 나머지 2000억달러 규모의 전략산업 투자와 관련해서는 미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이 첫 번째 프로젝트로 추진되고 있다. 대형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양국이 추가 협의를 이어가기로 한 상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한국의 투자를 사실상 확정된 사안처럼 언급하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약 500억달러 규모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거론하면서 “곧 합의하지 않는다면 한국에 대한 청구금을 두 배로 올릴 것이라고 전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에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관세·산업 정책이 미국 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전국을 돌며 민간기업의 투자와 정부 지출 사업을 자신의 경제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관세와 산업 정책이 철강에서 조선업에 이르기까지 미국 제조업 일자리를 되살릴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최근 인도 에사르그룹이 지원하는 메사비 메탈릭스가 아이오와주에 150억달러 규모의 대형 제철소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관세 정책이 이 같은 투자를 끌어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알래스카와 아이오와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크게 승리한 공화당 강세 지역이지만 올해 중간선거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말 금·비트코인 사야하나”…美 국채 큰손들의 ‘엑시트 경고’ [머니+]

미국 국채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는 해외 투자자들의 미 국채 수요가 줄어들 경우 시장이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달리오는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전체 부채의 약 3분의 1을 해외 자본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일본과 중국이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더 이상 미 국채 보유량을 계속 늘리길 원하지 않는다"며 “여기에는 경제적인 문제뿐 아니라 지정학적인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무자와 채권자 관계에 있으면서 동시에 적대적인 관계까지 형성돼 있다면 매우 어려운 역학 관계가 만들어진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미 국채 보유국인 일본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달리오는 일본이 미국에 “많은 돈을 빌려줬다"며 이제는 일본이 그 자금을 다시 회수하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달리오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정부가 차입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가운데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경제 성장과 지출 억제가 미국 정부의 차입 경로를 “매우 빠르게" 변화시키기 시작할 것이라며 부채 증가세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달리오의 발언은 미국 정부가 재정 상황을 개선하더라도 해외 투자자들의 국채 수요 감소라는 또 다른 변수가 미 국채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실제로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투자자인 일본과 중국은 최근 보유 규모를 줄였다. 미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미 국채 보유액은 지난 7월 한 달 동안 128억달러 감소한 1조10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일본 정부가 엔화 매수 개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중이던 해외 자산 일부를 매각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 역시 일본의 미 국채 매각 가능성을 의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달 미 하원 청문회에서 “엔화가 강해지면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 자산을 매각할 필요가 줄어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역시 미 국채 보유 규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본토의 미 국채 보유액은 7월 한 달 동안 154억달러 감소한 6180억달러로 집계됐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2013년 약 1조300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장기적으로 감소해왔다. 현재 국가별 미 국채 보유액 기준으로는 일본과 영국에 이어 세계 3위다. 공식 통계에 나타난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가 실제보다 적게 잡혔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벨기에 등 다른 국가 명의의 계좌에 중국이 수탁 방식으로 보유한 미 국채가 포함돼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벨기에의 미 국채 보유액 역시 7월 감소해 4707억달러로 집계됐다. 해외 투자자들의 미 국채 보유액도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7월 외국인의 미 국채 보유액은 전월보다 504억달러 줄어든 9조2500억달러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가별로 보면 프랑스의 미 국채 보유액은 7월 한 달 동안 415억달러 급감한 3484억달러로 집계됐다. 캐나다 역시 333억달러 줄어든 4263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세계 2위 미 국채 보유국인 영국은 같은 기간 보유액을 584억달러 늘려 총 9983억달러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달리오는 미국 국채시장뿐 아니라 인공지능(AI)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빅테크들의 자금 조달 여건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자금 조달 문제에 직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달리오는 “과거에는 이들이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이제는 부채시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유세 도입이나 차입금 상환 부담 확대 등 여러 요인이 현재의 AI 투자 열풍을 꺾고 거품을 터뜨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달리오는 또 미국이 향후 3년 안에 잠재적인 부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기존 경고를 재차 강조하면서 일부 차입자들은 이미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달리오는 지난 8월 미국의 부채 위기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채권 비중을 줄이는 대신 금과 비트코인 투자를 늘리라고 권고한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지금 오를 때 탈출하라”…美 국채금리 폭등, 다음은 ‘AI 거품 붕괴’ [머니+]

올 하반기 본격화된 미국 국채시장의 매도세가 이달 들어서도 이어지는 가운데 국채금리 상승이 글로벌 증시 폭락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높은 금리에도 증시를 떠받쳐온 인공지능(AI) 관련주들의 강세마저 꺾일 경우 그동안 이어진 증시 랠리가 막을 내리고 본격적인 하락장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10년물과 3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각각 5.34%, 5.7%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24년 만의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국채시장의 매도세가 그만큼 거세지고 있다는 의미다. 미 국채금리는 지난 7월부터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 각국 정부의 재정 건전성 우려에 AI 투자를 위한 기업들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3.75~4.0%로 동결할 가능성을 76%가량 반영하고 있지만, 오는 12월까지 금리가 현 수준에 머물 가능성은 1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채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BMO자산운용의 얼 데이비스 채권 부문 총괄은 블룸버그TV에 “미 10년물 국채의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인 수준에 있다고 보고 있지만 매수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30년물 국채금리가 6%선을 넘어설 때 우리는 10년물 채권을 축적하기 시작할 것이고, 30년물의 6% 돌파는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총괄은 최근 채권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금리를 다시 끌어올리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며 미 30년물 국채금리가 이르면 이달 중 6%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30년물 국채금리가 6%를 웃돈 것은 2000년이 마지막이다. 문제는 이 같은 국채금리 상승세의 충격이 채권시장에 그치지 않고 증시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증권사 팬뮤어 리버럼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027년 말 5000포인트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S&P500지수는 7773.95에 장을 마쳐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7798.99(8월 13일)에 바짝 다가섰다. 그러나 팬뮤어 리버럼의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현 수준에서 약 36% 폭락하게 되는 셈이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증시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이 제기됐다. 유럽 증시의 대표 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이날 633.62에 장을 마쳤지만 내년 말 430포인트까지 32%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영국 FTSE100지수도 이날 1만497.94에서 8260포인트로 21%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팬뮤어 리버럼의 요아힘 클레멘트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채권금리와 기준금리가 계속해서 상승한다면 현재의 주식시장 강세장은 많은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끝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클레멘트는 기업들의 강한 이익 증가세와 견조한 경제지표가 여전히 증시를 떠받치고 있지만, 조만간 본격화할 3분기 실적 발표와 내년 초 기업들이 내놓을 2027년 전망이 현재의 강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전문매체 시킹알파도 최근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최근 국채금리 급등이 시장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아직 온전히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부근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AI 관련 기업들의 실적 성장에 대한 강한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도 메타플랫폼(1.90%), 마이크로소프트(MS·1.48%), 엔비디아(2.12%), 테슬라(2.20%) 등 주요 기술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모건스탠리가 스페이스X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과 300달러의 목표주가를 재확인한 가운데 스페이스X 주가는 이날 7% 넘게 급등했다. 엔비디아 역시 종가 기준 신고가를 다시 썼다. 결국 높은 국채금리가 증시의 밸류에이션을 압박하고 있음에도 AI 관련주가 전체 지수를 떠받치면서 충격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현재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AI 열풍 자체가 꺾일 수 있다는 경고까지 잇따르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존 히긴스 수석 경제고문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현재 AI 버블의 후반부에 접어들었다는 징후가 상당히 많다"며 “버블 붕괴의 진원지는 미국 증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S&P500지수가 올해 말 8250포인트까지 오른 뒤 2027년 말에는 6500포인트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 전망치만 비교하면 약 21% 하락하는 수준이지만 실제 고점에서 저점까지의 낙폭은 최소 30%에 달할 수 있다고 히긴스는 내다봤다. S&P500지수가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한 사례는 지난 100년 동안 단 7차례에 불과하다. 더 극단적인 전망도 나온다. 유명 경제학자 헨릭 제버그는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K자형 경제와 AI 버블이 다음 증시 폭락의 씨앗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제버그는 미국 경제가 겉으로는 견조해 보이지만 노동시장과 주택시장, 소비 여건에서는 이미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증시가 곧바로 하락하기보다는 마지막 급등장이 먼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제버그는 나스닥100지수가 올해 말 3만7000~3만9000선까지 치솟은 뒤 4분기 고점을 형성하고, 이후 3~4주 동안 급격한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 1~2분기에는 일시적인 반등도 가능하다고 봤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국의 경기침체가 수면 아래에서 현실화하고 금융시장의 높은 레버리지와 'AI 순환금융' 등이 블랙스완의 도화선이 될 경우 나스닥100지수가 내년 2~3분기 2022년 저점 수준인 1만600선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점 대비 최대 72% 폭락하는 것으로, 2000년 닷컴버블 당시 나스닥100이 고점에서 저점까지 83% 떨어졌던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는 “2000년과 같은 시나리오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며 AI 버블이 터질 경우 증시 급락에 이어 은행과 사모대출 등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제버그는 미 국채금리가 안정되거나 향후 주택시장과 노동시장이 뚜렷하게 회복될 경우 이 같은 비관적인 전망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금리 5%도 무시한 증시 열풍”…AI 관련주 언제 꺾일까 [머니+]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인공지능(AI) 관련주에 대한 투자 열기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다만 장기 금리가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데다 거시경제 환경마저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현재의 증시 랠리가 언제든 반전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5일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글로벌 금리의 벤치마크로 여겨지는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장중 5.345%까지 올랐고, 미 30년물 국채금리도 5.694%까지 상승했다. 10년물과 30년물이 이 같은 수준에 도달한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채권시장에서 강한 매도세가 이어졌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글로벌 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나스닥100지수는 지난 2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고 올해 들어 22%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7798.99(8월 13일)보다 약 1%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글로벌 증시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한 종목도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애플 등 대표적인 AI 관련 대형 기술주다. 노스웨스턴 뮤추얼의 매트 스터키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예전이라면 5%가 한계라고 말했겠지만 지금은 이미 그 수준을 지나쳐버렸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증시 랠리가 이어지는 배경으로 지난 수년간 시장 상승을 주도해온 빅테크들의 강한 실적 기대감을 꼽았다. 특히 최근 기술주 상승세의 핵심 동력으로 AI가 지목된다. AI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관련 사업에서 진전을 보인다는 기대에 주가가 오르고, 이들 기업의 투자금을 받는 반도체 제조업체와 데이터센터 건설업체 역시 매출 증가에 힘입어 동반 상승하는 구조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술업종의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 대비 65% 넘게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업종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증가율이다. 기술주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S&P500 기업들의 3분기 EPS도 24%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S&P500 기업들의 EPS는 3개 분기 연속 20% 넘게 증가하게 된다. 웰스 얼라이언스의 롭 콘조 최고경영자(CEO)는 “이 정도 성장세가 얼마나 이례적인지 제대로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며 “역사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기업들이 AI에 쏟아붓고 있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실제 언제 수익으로 이어질지, 투자금 회수가 가능할지를 둘러싼 의문도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여기에 AI 기술이 인류에 미칠 잠재적 위험까지 감안하면 단순히 투자 수익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 환경도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글로벌 증시는 이란 전쟁과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연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 여러 악재에 동시에 직면해 있다. 블룸버그는 AI 관련주의 강력한 상승 모멘텀을 무시하기 어렵지만, 동시에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위험도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시장에서는 금리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더 오래 유지될 가능성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환경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또 어느 수준의 금리부터 기술주가 본격적인 충격을 받을지는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마호니 자산운용의 켄 마호니 최고경영자(CEO)는 “이처럼 높은 금리에서는 우리 모두가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에 민감한 종목들은 이미 현재 금리 수준에서 충격을 받고 있다"며 “금리가 계속 조금씩 오른다면 결국 모든 주식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번 고금리 환경은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마지막으로 5%를 기록한 것은 2023년이었다. 당시 금리가 5%를 잠시 웃돌았지만 S&P500지수는 그해 24% 상승했고, 이후 3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는 강세장의 출발점이 됐다. 당시 '매그니피센트7'(애플·아마존·알파벳·MS·엔비디아·테슬라·메타, M7)은 막대한 현금을 보유한 반면 부채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차입 비용이 높아지더라도 이를 견딜 수 있는 충분한 재무 여력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로 인해 빅테크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매각하거나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AI 투자 기업인 알파벳과 아마존, 메타플랫폼은 연간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이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로버트 시프먼 애널리스트는 “이들 기업은 AI 인프라 구축에 뛰어들 당시만 해도 재무적으로 최대한의 유연성을 갖추고 있었다"며 “그러나 현재 메타와 아마존, 알파벳, MS, 오라클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현금 수요는 자체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현금을 크게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란 전쟁이 끝나 국제유가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 역시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전하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마호니 CEO는 이 같은 상황이 현실화할 경우 강한 기업 실적을 바탕으로 빅테크 주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전문가들은 종전 국면에 접어들더라도 유가가 즉각 급락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까지 감안하면 현재의 증시 랠리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프린서펄자산운용의 막달레나 오캄포 시장전략가는 “성장세는 여전히 강하고 기술 관련 활동에 의해 뒷받침되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지금 달라지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의 상방 위험이 더 커질 수 있고 동시에 성장의 하방 위험도 다소 확대될 수 있다는 인식"이라고 말했다. 프랭클린 템플턴 인스티튜트의 크리스 갈리포 수석 시장전략가는 “10년물 국채금리가 6%까지 올라간다면 그때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언제까지 AI로 버티나”…美 국채금리 5%대에 증시 ‘시한폭탄’ [머니+]

글로벌 증시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미 국채금리에 언제 본격적인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인공지능(AI) 관련주들이 증시를 떠받치면서 주요 지수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부 업종에서는 이미 고금리 충격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웃도는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실물경제의 부담이 증시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5일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글로벌 금리의 벤치마크로 여겨지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장중 5.345%까지 올라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 10년물 금리는 3분기에만 0.9%포인트 가까이 올라 이번 세기 들어 가장 큰 분기 상승폭을 나타냈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졌다는 의미다. 지난 2일 미국 노동시장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다소 후퇴했다. 이에 1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5.15%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다시 반등해 5.276%로 지난주 거래를 마쳤다. 그럼에도 주식시장에 미친 충격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모습이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한 주간 0.27% 하락한 7722.72에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7798.99(8월 13일)보다 약 1% 낮은 수준이다. 예상보다 강한 경기와 기업 실적을 바탕으로 AI 관련주가 증시 전반을 떠받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형 기술주 100개로 구성된 나스닥100지수는 지난 한 주간 0.65% 오른 3만807.93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한국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69% 올라 3주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증시 내부에서는 고금리의 충격이 이미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통 산업군과 우량주를 대변하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지난 한 주간 1.26%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지난 8월 첫째 주 2.96% 상승한 이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5주 가운데 0.28% 상승한 한 주를 제외하면 모두 하락했다. 시가총액 비중 대신 모든 구성 종목에 동일한 가중치를 부여하는 S&P500 동일가중지수는 이번 주까지 7주 연속 하락했다. S&P500 동일가중지수는 증시 상승세가 일부 대형주에 집중돼 있는지,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이 지수의 부진은 현재의 강세장이 사실상 소수의 초대형주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P500 동일가중지수가 7주 연속 하락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과거에는 닷컴버블 붕괴 이후인 2002년과 약세장이 이어졌던 2022년에만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고금리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도 지난 3분기 S&P500보다 약 10%포인트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는 1999년 이후 두 번째로 부진한 분기 기준 상대 수익률이다. 아이캐피털의 댄 스즈키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대부분은 고점에서 최소 5% 이상 떨어져 있고 일부 시장은 15% 넘게 하락했다"며 “상당 부분이 높은 금리와 이에 따른 금융여건 긴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지수만 보면 고금리 충격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이미 상당한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고금리의 여파는 실물경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주택시장이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소비자 신용 비용도 크게 높아졌다고 짚었다. 특히 신용도가 낮은 차입자들은 자금을 빌리기 위해 과거보다 훨씬 높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다만 현재의 높은 금리가 당장 미국 경제와 증시를 무너뜨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가계와 기업 상당수가 과거 저금리 시기에 장기 고정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놓은 만큼 금리 상승의 충격이 실물경제로 전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트먼트 솔루션의 맥스 고크먼은 미국 주택 보유자들이 보유한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가 약 4%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신규 모기지 금리가 크게 올랐지만 기존 주택 보유자들의 이자 부담은 당장 증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기업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미국 비금융기업의 전체 부채 가운데 2027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비중은 약 13%, 금액으로는 약 5700억달러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어선 사실 자체보다 이 같은 고금리 환경이 얼마나 오랫동안 이어질지가 향후 증시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특히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경기가 둔화하는데도 물가가 잡히지 않아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무는 경우다. 고크먼은 “5% 금리는 이미 지친 낙타의 등에 또 하나의 무거운 짐을 올려놓은 것과 같다"며 “일부 짐이 내려지지 않는다면 결국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고용지표와 소비심리에서도 이미 경제가 받는 부담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웰스얼라이언스의 에릭 디턴 사장도 “경제와 기업 이익 증가세가 강하게 유지되는 한 주식시장은 당분간 높은 국채금리를 견딜 수 있다"면서도 AI 투자 열기가 꺾이는 상황을 가장 큰 위험으로 꼽았다. 그는 “AI 투자 확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크게 낮아진다면 증시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탈바켄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퍼브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의 왜곡된 시장 폭을 S&P500 약세 전망의 근거로 보지 않는다"며 “오히려 강력한 기술 혁신이 일부 뒷받침하는 강한 강세장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말 S&P500 목표치를 8500으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 수준보다 약 10% 높은 수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78만원 찍더니”…현대차 주가 반토막, 판매 부진까지 덮쳤다

현대자동차가 코로나19 사태가 있었던 2020년을 제외하면 16년 만에 가장 심각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판매 둔화와 생산 차질, 해외 경쟁 심화 등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현대차 주가도 지난 6월 고점 대비 절반 넘게 추락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9월 국내외 시장에서 288만6763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감소한 규모다.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급감했던 2020년을 제외하면 2010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적다. 현대차의 1∼9월 누적 글로벌 판매가 300만대 밑으로 내려온 것도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현대차의 1∼9월 판매량은 2010년 266만8696대에서 2011년 294만9905대, 2012년 318만3510대, 2013년 350만22대로 꾸준히 증가해 2014년 362만4837대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15년 353만7573대, 2016년 346만4241대, 2017년 327만2207대, 2018년 336만2756대, 2019년 322만9669대로 대체로 감소세를 보였다. 코로나19가 덮친 2020년에는 260만5154대까지 급감했다. 2021년 293만87대, 2022년 290만4051대를 기록한 뒤 2023년 312만7036대로 다시 300만대를 넘어섰고 2024년 307만5720대, 2025년 310만5346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다시 300만대 선이 무너졌다. 특히 안방인 국내 시장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현대차의 올해 1∼9월 해외 판매는 243만8582대로 전년 동기 대비 5.1%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 판매는 44만8181대에 그쳐 16.3% 급감했다. 코로나19 시기까지 포함하더라도 2008년 44만763대 이후 가장 적다. 200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소비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었던 시기다. 현대차의 1∼9월 국내 판매량은 2017년 이후 2022년(49만6835대)을 제외하고 매년 50만대를 웃돌았다. 판매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현대차 주가는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올해 초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앞세운 로봇·피지컬 AI 성장 기대감에 급등했다. 지난 1월 초 30만원 안팎이던 주가는 6월 초 장중 78만원을 넘어섰지만 지난 2일 34만6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불과 4개월 만에 55% 넘게 하락하며 주가가 사실상 반 토막 난 셈이다. 자동차 판매 부진과 실적 둔화,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등이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자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7월 중국과 유럽의 판매 부진과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 중국 자동차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를 주요 부담으로 지목한 바 있다. 올해 노조 파업과 부품업체 화재에 따른 생산 차질, 모델 노후화, 중동 전쟁 여파 등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총 60시간 파업했다. 이에 따른 생산 차질 규모는 약 5만5200대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부품업체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화재로 주요 차종의 인도가 늦어지기도 했다. 현대차는 4분기 신차 출시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달 완전변경 모델인 '디 올 뉴 투싼'과 제네시스 GV80 하이브리드 모델이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연말까지 제네시스 GV90과 G90 부분변경 모델, 아반떼 하이브리드 모델도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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