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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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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이벤트’ 美 FOMC 결과 임박, 관전 포인트는?…“워시의 선택” [이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글로벌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에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깜짝 금리 인상' 가능성도 쉽게 배제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연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미 동부시간·한국시간 30일 오전 3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발표된다. 이어 30분 뒤에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연다. 연준은 2025년 마지막 세 차례 회의에서 연속으로 금리를 인하한 뒤 현재까지 기준금리를 연 3.50~3.75%에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까지 낮추려면 결국 기준금리를 다시 올려 수요를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실제로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5년 넘게 연준 목표치를 웃돌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들어 다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지난달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이달 들어 양국 간 무력 충돌이 재개되면서 다시 반등했다. 일부 경제학자와 연준 위원들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더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일부 산업의 수요를 자극하면서 물가 압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 침묵 이어온 워시…“금리 인상이 신뢰도 높여" 여기에 워시 의장의 행보가 연준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연준 의장들은 FOMC를 전후해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 일정 수준의 신호를 보내는 경우가 많았지만, 워시 의장은 정책 방향에 대한 단서를 사실상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는 여러 차례 밝혔지만, 이를 위해 실제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산탄데르 US 캐피털마켓의 스티븐 스탠리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지금은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7월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도 결코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이 반영한 금리 인상 가능성은 최근 한때 40%까지 치솟았다가 전날 오후 35% 수준으로 낮아졌다. FOMC를 하루 앞두고 이처럼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이 형성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도 크게 엇갈린다. 모네터리 폴리시 애널리틱스의 데릭 탕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다면 워시 의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그가 반복적으로 강조해온 물가 안정 의지를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금리를 동결할 경우 말만 앞세우고 행동은 따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최대 헤지펀드 시타델도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하고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안내) 관행을 깨기 위해 금리를 이달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라이트슨 ICAP 애널리스트들은 “워시 의장이 긴축을 주장하더라도 광범위한 반대에 직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종 결정은 어느 쪽으로도 가능하지만 우리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기보다는 인상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 “한번 인상하면 추가 긴축…금리 못 올린다" 반면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보고서에서 “첫 금리 인상 시점은 여전히 9월이 기본 시나리오"라며 “그때쯤이면 연준은 관세 효과가 완화됐음에도 상품 가격 압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보다 명확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워시 의장이 에너지 가격과 AI 투자에 따른 비용 상승을 일시적인 공급 충격으로 보고 있는 데다, 자신이 출범시킨 태스크포스(TF)의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연준 개혁의 일환으로 이달 출범한 TF는 ▲연준 커뮤니케이션 ▲대차대조표 정책 ▲경제 데이터 ▲생산성 및 고용 ▲인플레이션 등 5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CNBC는 인플레이션 관련 TF가 결론을 내리기도 전에 정책 방향을 바꾸면 워시 의장이 스스로 개혁의 명분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피하려 할 것이라는 점도 동결 전망의 근거로 제시했다. 아울러 로이터는 연준이 단 한 차례만 금리를 올리고 긴축을 중단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지적했다. 통상 장기간 금리를 유지한 뒤 방향을 바꾸면 이후에도 같은 방향의 정책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은 보통 한 번 올리고 끝내지 않는다"며 “금리 인상은 연속적인 인상 사이클을 시작하겠다는 의미인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아직 그럴 준비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 긴축 사이클의 시작을 선언하기보다는, '매파적 동결' 기조를 통해 기대인플레이션을 관리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보고서에서 “핵심은 연준이 통상 최소 세 차례 이상 이어지는 본격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을 시작할 것인지, 아니면 아예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인지에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강제청산에 무너졌다”…코스피 역대급 폭락, 지금이 매수 기회? [머니+]

국내 증시가 전날에 이어 또다시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가운데 코스피는 한 달 만에 40% 가까이 급락하며 사상 최대 월간 낙폭을 향해 치닫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 50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6.38% 내린 5639.25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09% 오른 6089.11로 출발해 장 초반 한때 6228.52(3.40%)까지 반등했지만 상승폭을 모두 반납한 뒤 급락세로 돌아서며 장중 5262.77(-12.63%)까지 밀렸다. 지수 급락으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는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19분 12초 코스닥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매매가 20분간 중단됐다. 이어 약 13분 뒤인 낮 12시 32분 32초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서킷브레이커가 작동했다. 발동 당시 코스닥은 전장 대비 8.05% 내린 649.00, 코스피는 8.15% 하락한 5532.33을 기록하고 있었다. 전날에도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11%대와 8%대 급락하며 잇따라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바 있다. 이날 하락으로 코스피는 지난달 기록된 역대 최고가 대비 약 40% 떨어졌으며, 이달에만 34% 가까이 하락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낙폭이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최대 15%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회사가 주주환원 정책과 주요 고객사와의 장기 공급계약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은 것이 투자자들의 실망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배 증가했다고 발표했지만, 올해 설비투자를 40조원대 후반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내놨다. 삼성전자도 장중 한때 18만9200원까지 밀리며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20만전자'가 무너졌다. 이토로의 조시 길버트 아시아·중동 수석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가 설비투자를 40조원 후반대로 확대하면서도 주주환원 정책과 장기 계약의 가격 조건에 대해서는 침묵한 것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 만큼 두 종목이 동시에 하락하면 투자자들이 피할 곳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 신용거래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앞세워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날 개인들은 약 1조80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윤정인 피보나치 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오늘은 강제 반대매매가 대거 발생했다"며 “개인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진정될 때까지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낙폭이 지나치게 컸던 만큼 저가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라지브 드 멜로 가마자산운용 글로벌 매크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AI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이 반도체주 조정의 출발점이 된 것은 맞지만 최근 급락은 펀더멘털보다는 투자 포지션과 강제 매도, 투자심리 악화의 영향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산지브 라나 CLSA증권 한국 리서치 총괄은 “시장 예상을 밑돈 영업이익은 제품 믹스가 다소 기대에 못 미친 영향"이라며 “2027년에도 메모리 공급은 여전히 매우 타이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은 만큼 지금은 오히려 좋은 매수 기회"라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의 브루스 커크 일본 수석 주식전략가는 일본 AI 관련주의 급격한 매도세가 매수 기회를 만들었다며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정학적 상황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 지금은 일부 종목의 비중을 확대하기에 적절한 가격대"라며 “AI 투자 스토리가 무너졌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빅테크 죽쑤는데…애플 ‘나홀로 승승장구’ 비결은? [머니+]

글로벌 증시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흔들리는 가운데 애플 주가만 나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장중 342.89달러까지 오르며 시가총액이 5조360억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5조달러를 돌파했다. 엔비디아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시가총액 5조달러를 넘어선 기업이다. 다만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면서 애플 주가는 전장 대비 0.94% 오른 340.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시가총액도 5조달러를 소폭 밑도는 수준으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엔비디아(약 4조7700억달러)를 웃돌며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지켰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약 25% 상승하며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 상승률은 5.68%에 그쳤고, 알파벳(6.62%)과 아마존(0.02%)도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테슬라는 약 31% 급락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18.67%)와 메타플랫폼(-10.1%)도 올해 들어 하락세를 나타냈다. 애플이 M7 가운데 유독 강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알파벳과 MS, 아마존, 메타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AI 관련 자본지출은 올해에만 7240억달러에 달하고 내년에는 950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기업은 회사채 발행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있지만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투자 대비 수익성이 불확실하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반면 애플은 AI 투자에 상대적으로 신중한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AI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최근에는 안정적인 현금창출 능력과 탄탄한 재무구조가 오히려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애플은 새롭게 개편한 음성비서 '시리'를 구현하는 과정에서도 구글의 AI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센터 투자에 필요한 막대한 인프라 비용을 절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으로 전자제품 가격 전반이 오르는 이른바 '칩플레이션' 현상에도 애플이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애플은 지난달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은 인상했지만 아이폰 가격은 동결했다. 전문가들은 연내 아이폰 가격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자 소비자들이 가격이 오르기 전에 구매에 나서면서 수요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애플은 이날 미국에서 월 구독료를 내고 자사 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애플 업그레이드' 프로그램도 공개했다. 아이폰과 애플워치는 12개월 또는 24개월, 맥과 아이패드는 24개월 또는 36개월 단위로 이용할 수 있다. 월 이용료는 아이폰 17.99달러, 아이패드와 애플워치 11.99달러, 맥은 24.99달러부터 시작한다. 이용 기간이 끝나면 최신 기기로 교체하거나 잔금을 내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기기를 반납하고 프로그램을 종료하는 것도 가능하다. 디판잔 채터지 포레스터 부사장은 “애플은 AI 투자 경쟁에 뛰어드는 대신 결국 승패는 인프라 투자 규모가 아니라 고객 경험이 결정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새로운 리스 프로그램 역시 영리한 전략"이라며 “아이폰 가격 자체를 낮춘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부담을 일시불 결제에서 예측 가능한 월 납부금으로 바꿔 구매 심리를 개선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폭염 무시하면 계좌 녹는다”…MSCI가 던진 기후변화 경고 [이슈+]

지구온난화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세계 곳곳에서 현실화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기후변화가 자산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여전히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헨리 페르난데즈 MSCI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일반적으로 단기적인 사안에 집중하는 만큼 이러한 경향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기후는 계속 변하고 있고, 지구는 여전히 뜨거워지고 있으며, 농업 생산성은 떨어지고 있어 결국 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온 상승은 이제 모든 투자에서 리스크이자 수익의 원천이 되고 있다"며 “이러한 위험을 무시한다면 그 책임은 결국 투자자 자신에게 있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즈 CEO의 이 같은 발언은 유럽 전역에서 기록적인 폭염과 대형 산불이 잇따르며 사회·경제적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나왔다. 올여름 세계 곳곳을 강타한 폭염은 이른바 '슈퍼 엘니뇨' 현상까지 겹치면서 기온을 더욱 끌어올렸고, 극심한 가뭄 속에서 식량 생산까지 위협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프랑스와 스페인을 덮친 대형 산불로 30만명이 넘는 주민들이 집을 떠나 대피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번 여름 유럽에서는 42만3000헥타르 이상의 산림과 농지가 불에 탔으며 농작물 피해는 물론 교통 서비스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미국 기후과학자 대니얼 스웨인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덩케르크 철수 작전에서 대피한 인원과 맞먹는 규모"라며 “광범위한 구조물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피해 규모는 제대로 집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서유럽에는 이날부터 다시 폭염이 예고되면서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각국 기상당국에 따르면 29일부터 프랑스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낮 최고기온은 40도를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이어지는 폭염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신호"라며 “이제 온도계는 애널리스트들이 반드시 살펴봐야 할 새로운 선행지표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폭염을 중대한 경영 리스크로 인식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이다. 블룸버그NEF(BNEF)가 '블룸버그 세계 대형·중형주 지수' 편입 기업들의 올해 2분기 실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폭염' 또는 '극심한 더위'가 언급된 횟수는 444건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423건)보다 5%, 지난해 같은 기간(376건)보다 18% 증가한 수준이다.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 11개 섹터 가운데 금융이 67건으로 가장 많았고 유틸리티(59건), 소재(48건), 산업재(47건), 헬스케어(47건)가 뒤를 이었다. BNEF는 이러한 결과를 두고 기업들이 기온 상승이 초래하는 운영상·재무상 위험을 점점 더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북미에서는 극심한 폭염 발생 빈도가 20세기 중반과 비교해 두 배 수준으로 증가했으며, 이에 따른 경제 성장 손실도 매년 수십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 최대 손해보험사인 알리안츠는 독일이 폭염으로 인해 2030년까지 약 1300억달러, 프랑스는 약 2400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했다.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기온이 상승하는 대륙으로 꼽힌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앞으로 지구 평균기온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이러한 피해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4년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일시적으로 넘어섰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이번 세기 말에는 기온 상승 폭이 이보다 두 배 가까운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과학자들은 이를 '재앙적 시나리오'라고 경고하고 있다. 다만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감축하려는 정책은 오히려 후퇴하는 모습이다.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메탄가스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에너지 수입업체에 대한 불이익을 3년 연기할 것을 권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기후변화를 '사기극'이라고 주장하며 집권 이후 조 바이든 전 행정부가 추진했던 친환경 정책을 대거 폐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IMF 넘는 패닉셀 왔다”…‘반도체 저승사자’ 또 적중했나 [이슈+]

국내 증시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투매에 휩싸이며 패닉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한때 세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던 코스피의 월간 낙폭은 외환위기(IMF) 당시를 뛰어넘으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732.09포인트(10.84%) 내린 6023.6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55.48포인트(5.26%) 내린 6400.27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우며 장중 한때 5992.91(-11.29%)까지 밀려 6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후 하락 폭을 일부 만회하며 6000선을 회복한 채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으로 코스피의 월간 하락률은 28.94%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외환위기(IMF) 충격으로 국내 증시가 급락했던 1997년 10월(-27.25%)보다도 낙폭이 컸다. 코스피는 AI 투자 열풍의 대표적인 수혜 시장으로 꼽히며 지난해 8월 2600선에서 지난달 9300선까지 1년 만에 세 배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AI 투자 비용을 실제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데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기술 추격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그 결과 코스피는 지난달 기록한 고점 대비 35% 이상 하락하며 기술적 약세장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AI 투자 열풍을 상징했던 한국 증시가 이제는 과도한 투자 열기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증시 급락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상당한 손실을 안기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 5월 말 주가 고점 부근에서 잇따라 출시되자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투자에 나섰지만 대부분의 상품은 상장 이후 현재까지 60% 이상 폭락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권효성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충격이 반복될 경우 결국 내수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도체 수출 사이클이 유지되더라도 레버리지 투자 손실로 가계 심리와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반도체주에 대한 비중을 축소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사 ING그룹의 빈센트 주빈스는 “투자자들이 반도체 비중을 줄이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라며 “지금은 일부 차익을 실현하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에 좋은 시점"이라고 권장했다. 레버리지 셰어즈의 비올레타 토도로바 선임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특정 트레이드에 자금이 지나치게 몰리면 투자자들은 악재를 기다리지 않고 차익을 실현할 명분만 찾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월가에서는 AI 수혜 업종이 반도체에서 다른 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전략가는 AI를 적극 도입하는 미국 기업들의 순이익률이 내년까지 약 1%포인트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윌슨 전략가는 “AI를 도입한 기업들의 성장 전망이 갈수록 매력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특히 운송과 소프트웨어·서비스, 전문 서비스업처럼 AI 확산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여겨졌던 업종들도 오히려 가장 유망한 AI 수혜 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구성한 'AI 도입 기업' 바스켓의 올해 수익률은 7%를 기록하며 '블룸버그 M7 지수'(-4%)와 'UBS 하이퍼스케일러 지수'(-11%)를 웃돌고 있다. 반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달에만 20% 가까이 하락했다. 윌슨 전략가는 이러한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AI 활용이 단순한 실험 단계를 넘어 기업 가치로 이어지는 단계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윌슨 전략가는 이달초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하이퍼스케일러는 이제 안정화되고 반도체주는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순환매 여파로 반도체주가 신고가 경신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2021년 8월 '반도체, 겨울이 온다' 제목의 보고서로 반도체 업황 다운사이클을 예측하며 '반도체 저승사자'로 불리기도 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선딥 간토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코스피 급락을 두고 “일부 증권사들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2027년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데 있다"며 “이는 우리의 기존 전망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금리 내려라” 외치는데…7월 FOMC ‘깜짝 인상’ 전망?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향해 기준금리 인하를 거듭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가 깜짝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돼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금리는 인하돼야 한다. 이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 8%, 9%, 10%, 12%까지도 가능하다. 그게 마땅한 수준"이라며 “다른 나라들은 (미국보다) 더 낮은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에 대해서는 “케빈은 훌륭하지만 그에게는 이사회가 있고, 이사회 구성원들은 매우 정치적"이라며 “나는 워시 의장이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고 있지만, 어쩌면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워시 의장이 금리 인하를 원하더라도 다른 FOMC 위원들의 반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7월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나왔다. 연준은 29일까지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연준은 워시 의장 취임 이후 처음 열린 지난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지난해에는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1월과 3월, 4월, 6월에 이어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당시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말까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점차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타델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프랭크 플라이트 시타델증권 거시경제 전략 총괄은 “시장은 연준의 매파적 전환 강도를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며 “이번 주 금리 인상은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안내)를 사실상 끝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금리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40%로 반영하고 있고, 9월 금리 인상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플라이트 총괄은 금리 인상을 9월까지 미루는 것보다 이번 회의에서 단행하는 편이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 방식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재설정하는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예상 밖의 금리 인상은 연준의 신뢰도를 높일 뿐 아니라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기 전에 기업들의 가격 결정과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향후 더 큰 폭의 긴축이 필요할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이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에 무게를 실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최근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어선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28일 오후 3시 43분 기준,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2.07% 하락한 배럴당 84.09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그럼에도 국제유가는 이달 들어 15% 가량 상승한 상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 대장주에서 불안주로”…흔들리는 SK하이닉스 [머니+]

인공지능(AI) 시대를 대표하는 대장주였던 SK하이닉스가 흔들리고 있다. 주가가 한 달여 만에 반토막 가까이 떨어진 가운데 중국 반도체 기술의 추격과 AI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조만간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의 기대치가 워낙 높아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8일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한국 증시에서 SK하이닉스 주가가 13% 급락하면서 지난 6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대비 낙폭이 약 45%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 증발한 시가총액은 약 5700억달러(약 835조원)에 달한다. 이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와 맞먹는 규모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가격도 현재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이달 들어 반도체 업종의 고점 논란이 본격화하면서 변동성이 커진 데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장기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중국 반도체 산업의 부상이 가시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 반도체 산업 자립의 '첨병'으로 평가되는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전날 중국 증시에 상장했다. 상장 첫날 주가가 400% 넘게 급등하면서 단숨에 중국 본토 상장사 가운데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여기에 중국이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양산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도 커졌다. 엔비디아가 오픈AI에 대한 지급보증과 대규모 협력·투자를 둘러싸고 '순환 거래' 논란에 휩싸이면서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 여파로 엔비디아는 15개월 만에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애플에 내줬다. SK하이닉스는 AI 열풍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오는 30일 또 한 번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고객사의 비용 부담을 키우면서 사용량 감소는 물론 더 저렴한 대체 공급처를 찾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픽테자산운용 홍콩법인의 앤디 웡 다자산 총괄은 최근 SK하이닉스 비중을 줄였다며 “지금 시장의 논쟁은 메모리가 AI 공급망에서 지나치게 많은 몫을 차지하고 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SK하이닉스가 공급망에서 지나치게 많은 이익을 가져가고 있다는 인식을 바꿀 만한 신호가 나오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실적보다 높아진 시장의 눈높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한 약 570억달러(약 83조원), 영업이익은 약 여섯 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페퍼스톤그룹의 딜린 우 리서치 전략가는 “현재 시장의 기대 수준이 너무 높다"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더라도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최근 몇 주 동안 이런 사례가 반복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지난 7일 예상을 크게 웃돈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6% 이상 하락했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SK하이닉스 실적보다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기업) 기업들의 AI 투자 계획으로 옮겨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플랫폼스는 한국시간 기준 30일 오전, 아마존은 31일 오전 실적을 발표한다. 이들 기업이 향후 AI 설비투자를 얼마나 확대할지가 AI 반도체 랠리의 지속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머스트자산운용의 김민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SK하이닉스의 실적 자체는 주가에 큰 촉매제가 되지 못할 것"이라며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확대 여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어 “더 중요한 것은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적"이라며 “이들이 앞으로도 설비투자를 계속 늘릴 것인지, AI 수요를 얼마나 강하게 보고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급락으로 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오히려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배 미만으로 한 달 전보다 거의 절반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는 경쟁사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6.2배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의 숀 오 총괄은 “매력적인 밸류에이션과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디레버리징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SK하이닉스는 충분히 매력적인 매수 종목"이라면서도 “미국 기술주 실적 시즌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축소하거나 이미 낮은 비중을 유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엔비디아 순환금융’ 논란 뭐길래…“한국은 황금기” 감춰진 위험 [머니+]

엔비디아가 한국 기업을 포함해 7500억달러(약 1100조원)를 웃도는 인공지능(AI) 투자와 금융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AI 생태계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지만 고객사에 자금을 지원한 뒤 다시 자사 반도체를 판매하는 이른바 '순환 금융' 논란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우려가 커지자 엔비디아 주가는 15개월 만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에 다시 내줬다. AI 투자 최대 수혜 시장으로 꼽혀온 한국 증시도 직격탄을 맞으며 코스피가 9% 넘게 급락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도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7500억달러가 넘는 신규 AI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25일 SK그룹과 5000억달러(약 734조원) 규모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이번 협력에 따라 SK텔레콤은 국내에 2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플랫폼 '베라 루빈' 시스템을 우선 공급받는다.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동 개발해 AI 반도체 공급망도 강화할 계획이다. 또 네이버에 10억달러(약 1조4600억원)를 투자해 국내에서 건설 중인 AI 데이터센터를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 사모펀드 브룩필드와 공동 개발 중인 이 시설은 엔비디아 AI 컴퓨팅 장비를 기반으로 구축되며, 투자 이후 규모가 현재보다 세 배 이상 확대될 예정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지금은 한국의 황금기"라며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호황이고 산업 전반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 국가"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오픈AI 지원에도 나섰다.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자회사 SB에너지가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추진 중인 5000억달러(약 733조원) 규모, 10GW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오픈AI가 장기 임대할 수 있도록 최대 2500억달러(약 366조원)의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오픈AI가 해당 데이터센터에 투입할 엔비디아 AI 반도체를 최대 3500억달러(약 513조원)어치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협상 중이다. 엔비디아는 AI 스타트업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픈AI 공동창업자이자 전 수석과학자인 일리야 수츠케버가 설립한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SSI)에 50억달러(약 7조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이번 신규 계약을 제외하더라도 엔비디아가 올해 발표한 AI 투자와 금융 지원 규모가 이미 5400억달러(약 792조원)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오픈AI와 앤트로픽, 코어위브, IREN, 네비우스 등 AI 생태계 전반에 투자를 확대하며 AI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엔비디아의 투자 방식이 AI 수요와 기업가치를 인위적으로 부풀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가 고객사와 데이터센터 운영사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지분을 투자한 뒤 이들이 다시 엔비디아 AI 반도체를 구매하는 순환적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구글이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데이터센터 임대료를 지급보증해 사실상 350억달러(약 51조원) 규모의 대출 효과를 낸 사례도 비슷한 구조로 거론된다. AI 투자 열풍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선순환처럼 보일 수 있지만,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손실이 업계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화 '빅쇼트'로 유명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 골드만삭스 등은 수개월 전부터 이러한 구조에 경고의 목소리를 제기해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버리는 이번 지급보증 논의가 알려진 뒤 “뱅뱅 돌고 돈다"고 언급하며 엔비디아의 순환적 거래 구조를 비판했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게리 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엔비디아의 투자와 전략적 제휴는 장기적인 AI 인프라 구축에 대한 신뢰를 뒷받침하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순환 금융을 우려하고 있다"며 “점점 더 많은 자금이 미래의 AI 고객과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만딥 싱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는 현재와 같은 AI 인프라 구축 속도가 계속 이어지기를 원한다"며 “하지만 이것은 엔비디아에도 상당한 위험이다. 만약 투자 흐름이 단 6개월이라도 멈춘다면 엔비디아에는 매우 좋지 않은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황 CEO는 지난 1월 순환 금융 논란에 대해 “우리가 투자하는 금액은 결국 그들이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전체 자금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이것을 순환적 구조라고 주장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공격적인 AI 투자 확대가 오히려 AI 수요를 인위적으로 부풀리고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주에는 매도세가 확산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4.99% 하락한 196.51달러로 거래를 마쳐 지난 6월 5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세계 1위 자리도 애플에 내줬다. 엔비디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연 0.82%포인트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23% 하락했고 마이크론(-2.25%), 샌디스크(-11.02%), 웨스턴디지털(-4.21%), AMD(-5.17%) 등 주요 반도체주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7.47% 급락하며 공모가(149달러)를 밑돌았다. 충격은 아시아 증시로 이어졌다. 28일 오전 11시 35분 기준, 코스피는 전날 대비 9.56% 급락한 6110.09를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장 대비 5.26% 내린 6400.27로 개장해 하락폭을 키우며 장중 한때 6109.51(-9.57%)까지 밀리기도 했다. 급락세에 20분간 매매를 일시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11%, 12%씩 급락했고 엔비디아와 협력 관계를 구축한 SK텔레콤 주가는 17% 가량 떨어졌다. 일본에서도 도쿄일렉트론와 어드반테스트 주가는 10% 이상 급락했고 키옥시아는 18% 가까이 하락했다. 대만 TSMC도 2% 넘게 떨어졌다. 여기에 블룸버그는 중국 기업들의 AI 기술 경쟁력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고평가 논란이 제기된 AI 관련주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중국이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개발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유니온 방카르 프리베의 베이세른 링 대표는 “AI 관련 반도체주를 둘러싼 시장 심리가 탐욕에서 공포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제 펀더멘털을 분석하기보다 모든 뉴스를 악재로 받아들이며 매도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SK하이닉스가 촉발한 원화 강세…정부 “달러 팔아라” [머니+]

SK하이닉스의 미국 증시 상장을 계기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원화 강세)를 이어가자 정부는 국내 수출기업들의 환전을 독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27일 보도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1.9원 오른 1468.5원으로 집계됐다. 원화 환율은 지난달 달러당 1550원대까지 치솟으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환율이 이달 들어 6% 가량 하락하면서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강세를 보인 통화로 올라섰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해외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코스피 상장 주식을 약 13조6000억원어치 순매도한 상황에서도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 원화 강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0일 나스닥에 ADR을 상장해 조달한 265억달러(약 37조원)를 원화로 환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SK하이닉스의 달러 매도는 단일 기업의 움직임만으로도 외환시장을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이는 외환보유액에만 의존하기보다 국내 주요 수출기업들의 도움을 받아 원화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정부 전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를 계기로 국내 기업들의 달러 매도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수출입 기업들의 순선물환 달러 매도 규모는 174억달러로 1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화오션은 이달 초 약 20억달러 규모의 달러 선물환을 매도했으며 추가 매도 가능성도 시사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도 정부로부터 해외 자금의 국내 유입 확대와 외환 헤지 강화를 요청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허창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요 수출기업 간담회에서 수출대금과 외화예금의 환전 확대, 해외 유보자금의 국내 유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메리츠증권의 스티븐 리 이코노미스트는 “SK하이닉스가 촉발한 움직임이 기업 전반의 달러 매도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ADR 상장 자금 환전뿐 아니라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그동안 외화 수익금 환전을 미뤘던 다른 기업들도 달러 매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원화 강세가 지속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증시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으며, 달러 매도를 지속할지는 결국 각 기업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현재의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지성 국제경제관리관은 “ADR 상장 자금 유입과 이와 유사한 외환 흐름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외환 수급 구조 변화의 시작"이라며 기업들의 선물환 매도는 3분기에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삼전닉스 도전’ 中 CXMT 아성 어디까지?…“주가 1200% 넘게 뛴다” 전망도 [머니+]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주가가 27일 상장 첫날부터 폭등하자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 상하이 증시에 상장한 CXMT는 장중 한때 공모가인 8.66위안 대비 535% 급등한 55.03위안까지 치솟으며 단숨에 중국 본토 증시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일본 노무라홀딩스의 도니 텡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CXMT에 대해 '매수'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116위안을 제시했다. 이는 공모가보다 약 1239% 높은 수준이다. 해당 목표주가는 CXMT의 2028회계연도 예상 주당순이익(EPS)에 주가수익비율(PER) 20배를 적용해 산출됐다. 노무라는 CXMT가 미국 경쟁사인 마이크론보다 두 배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향후 수년간 해소되지 않을 것을 감안하면 CXMT의 시장점유율 확대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에이전틱 AI에 대한 강한 수요로 2030년까지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사용량이 현재보다 7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텡 애널리스트는 CXMT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이 2030년까지 연평균 40~5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도 현재 약 10%에서 2028년말 18%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 기준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8%로 1위를 차지했고 SK하이닉스(29%), 마이크론(22%), CXMT(8%)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CXMT의 점유율은 3% 수준에 불과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도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CXMT의 상장이 중국 메모리 산업이 단순한 기술 추격 단계를 넘어 대규모 생산능력 확대 단계로 진입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산업 애널리스트 마지화는 CXMT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주도하는 글로벌 D램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하며 시장 구도를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모닝스타의 징 지에 유 애널리스트는 정반대의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보고서에서 CXMT의 적정주가를 14.90위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노무라의 목표주가는 물론 상장 첫날 거래 가격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그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없이 D램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은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기술 경쟁력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어 “뒤처진 CXMT의 기술력은 경쟁사 대비 낮은 D램 판매가로 이어지고 있고 그 결과 벨류에이션도 낮은 수준"이라며 “경제성을 유지하면서도 EUV 제약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이러한 격차가 좁혀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CXMT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빠르게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성장 전망을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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