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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최근 이어진 폭락을 딛고 역대 최대 상승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매도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번 반등을 추세 전환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1001.89포인트(17.91%) 오른 6595.45에 거래를 마치며 역대 최대 상승률과 상승폭을 동시에 기록했다. 상승률 종전 최고 기록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30일의 11.95%였으며, 상승폭 최고 기록은 지난달 9일 기록한 612.52포인트였다. 코스피는 '검은 금요일'을 맞았던 지난 24일부터 전날까지 5거래일 동안 1503.33포인트(21.2%) 급락했는데, 이날 하루 만에 낙폭의 약 3분의 2를 만회했다. SK하이닉스는 29.95% 폭등해 상한가인 171만8000원으로 마감했고, 일시적으로 상한가에 근접했던 삼성전자도 전장보다 26.81% 오른 26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2197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주도했다. 기관도 1조1783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8조2543억원을 순매도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날 급등을 곧바로 추세 전환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BC에 따르면 윤정인 피보나치 자산운용 대표는 이날 반등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주도한 가운데 공매도 투자자들의 숏커버링(공매도 청산)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기계적인 리밸런싱 수요가 상승폭을 키운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진짜 시험대는 숏커버링 효과가 사라진 이후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는지 여부"라며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된다면 이번 반등이 보다 견조한 회복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급등이 극심한 변동성 장세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안도 랠리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MBMG 패밀리오피스 그룹의 폴 갬블스 공동창업자는 “앞으로도 이 같은 급등락 장세가 여러 차례 반복될 것으로 본다"며 “현재 자산 가격은 펀더멘털과 괴리된 상태이며, 이는 시장에 과도한 레버리지가 쌓여 있다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반등이 하루짜리 안도 랠리에 그칠 수도 있고 조금 더 이어질 수도 있지만 이를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을 둘러싼 위험이 사라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높은 레버리지와 취약한 투자심리가 맞물리면서 향후 더 큰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번이 모든 조정의 끝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며 “만약 이번이 끝이 아니라면 머지않아 더 큰 하락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경고 신호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CNBC는 “숏커버링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해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지속될지가 관건이다"며 “이에 따라 이날 반등이 지속 가능한 회복의 시작인지, 아니면 세계에서 변동성이 심한 코스피의 또 다른 급등락 사례로 남을지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코스피 반등의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헤지펀드 시타델의 자산 인수를 두고도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이하 시추에이셔널)가 약 4배 레버리지로 AI 반도체 종목에 집중 투자하다가 마진콜(추가증거금요구)로 궁지에 몰린 끝에 보유 주식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시타델에 매각했고, 이는 글로벌 AI 관련주의 안도 랠리로 이어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보도했다. 블루엣지 어드바이저스의 캘빈 여 펀드 매니저는 “최근 몇 주간 이어진 매도 압력의 상당 부분이 시추에이셔널과 관련돼 있었다"며 “한국 시장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대부분 정리되면서 추가 매도 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레버리지 포지션 정리가 대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렇다고 시장이 곧바로 강한 상승 국면으로 돌아섰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시타델의 자산 인수가 더 큰 위기의 전조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KGI의 쿠슨 렁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추에이셔널이 하나였다면 비슷한 상황에 놓인 다른 펀드는 얼마나 더 있겠느냐"며 “2008년 JP모건의 베어스턴스 인수 직후 시장이 안도 랠리를 보였지만 결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이어졌던 당시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베렌버그의 울리히 우르반 다자산 전략 및 리서치 총괄은 “더 중요한 것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주체가 이것(시추에이셔널)뿐이었느냐는 점"이라며 “AI·컴퓨팅·반도체에 집중 투자한 다른 펀드들이 존재한다면 이번 강제청산은 마지막이 아니라 첫 번째 도미노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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