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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온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서예온 기자 입니다.
  • 정치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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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입주 절벽’…서울시·국토부는 탁상공론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해 주택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해결해야 할 정부와 서울시의 주택 공급 방안 협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파 색깔을 빼고 장단기 대책을 빠르고 밀도있게 협의해 제때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시와 국토교통부가 최근 주택 공급 활성화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지만 세부 사항에 대한 이견 때문에 합의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와 국토부는 몇차례 세부 공급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긴 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국토부가 제시한 도심 부지 중 절반 정도는 서울시도 공급 가능하다고 동의한 상태"라며 협의 사실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9·7 대책 발표 이후 도심 수요 대응을 위해 구체적인 공급 후보지 발굴에 나서며, 노후 공공청사·유휴 국공유지 등을 활용해 수도권 2만8000가구, 이 중 서울 도심에서 5년간 4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오 시장은 지난달 13일과 이달 1일 두 차례 만나 세부 공급 방안을 논의하고 실무 협의를 시작했지만, 양측 모두 '절반 합의'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대상지와 물량 공개는 미루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와 협업 중"이라면서도 “구체적 내용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문제는 내년부터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이른바 '입주절벽'이 예고돼 있다는 점이다. 시에 따르면 올해 4만7000가구였던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내년 2만4000가구로 급감한다. 한국부동산원·부동산R114·KB부동산 등 민간 통계를 종합해도 올해 4만6710가구에서 내년 2만4462가구로 47.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43.2%, 인천은 36.9% 줄어드는 등 수도권 전역에서 공급 축소가 동시에 진행될 전망이다. 입주 물량 축소는 전세 매물 부족과 전세 경쟁 심화로 이어져 매매가격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몇년씩 걸리는 신규 주택 공급 보다는 정부와 시가 대출 규제 완화나 거래세 인하 등 주택 거래 활성화를 통한 단기적 대책 마련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시장 전문가는 “유휴부지나 노후 청사 부지를 발굴해 주택으로 공급하려면 최소 수년이 걸린다"며 “내년 3월 이사·학군 수요가 몰리는 시점이나 2026~2027년에 바로 입주로 이어지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은 “이런 방식의 공급은 과거 정부에서도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실제 입주 물량으로 이어지기까지 빠른 시일이 걸리기 어려웠다"며 “기반시설, 용도 변경, 소유권 조율 등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서울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와 다주택자 세제 완화를 통해 민간 공급을 촉진하는 편이 현실적"이라며 “취득세 중과 폐지, 양도세 중과 감면이 병행돼야 기존 주택이 거래되면서 공급이 돌고 신규 사업도 움직인다"고 덧붙였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대출 규제 완화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단기적으로 전세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이미 지어진 기존 아파트가 잘 순환되도록 만드는 게 우선"이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나 거래·대출 규제 완화처럼 기축 주택 매매·임대를 원활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규 공급은 미래 대책이고, 당장 내년 전세 불안을 차단하려면 임대·매매시장의 순환을 먼저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철도노조가 11일 오전 9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 파업을 하루 앞둔 10일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의 막판 교섭이 성과급 정상화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채 결렬됐기 때문이다. 노사 양측은 이날 오후 3시 대전 본사에서 본교섭을 열었지만 성과급 정상화 안건이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상정되지 않으면서 대화는 30여 분 만에 종료됐다. 노조는 “기획재정부가 절차상 이유를 들어 상정을 미루고 있다"며 “정부가 연내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는 이상 파업 강행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올해 임금·단체교섭에서 △성과급 정상화 △KTX·SR 통합 추진 과정의 안전대책 마련 △근무조건 개선 등을 요구해왔다. 특히 기본급의 80%만 반영되는 현행 성과급 체계를 정상화하는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조는 지난해 파업 당시 정치권 중재로 복귀했지만 이후 정부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전체 조합원 2만2000여명 가운데 약 1만 명이 이번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필수유지업무 대상 1만2000여명은 정상 근무한다. 코레일은 파업 대응을 위해 24시간 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열차 운행 축소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대에는 운전 경력자와 외부 대체 인력을 집중 투입해 주요 노선 운행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파업 기간 수도권 전철은 평시 대비 75% 수준(출근 시간대 90% 이상), KTX는 66.9%, 일반열차는 새마을호 59%·무궁화호 62% 수준으로 운행된다. 화물열차는 긴급·필수 화물 중심으로 평소의 20%대 수준만 운행할 예정이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서울시, 철도·지하철 파업 대비 비상수송대책 가동

서울시는 전국철도노동조합과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의 파업 예고에 따라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코레일 노조는 이달 11일, 교통공사 노조는 12일 파업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시는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구성해 상황별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24시간 비상 연락망을 운영한다. 시는 파업 초기부터 출퇴근 이동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내버스·지하철 등 대체 교통수단 투입을 확대하고 단계별 대응에 나선다. 우선 코레일 파업이 시작되는 11일 출근 시간(오전 7시~9시)부터 시내버스 수송력을 강화한다. 344개 일반노선의 출퇴근 집중배차시간을 기존보다 1시간씩 늘려 출근시간은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퇴근시간은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운영하며 약 2538회 증회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람쥐버스 17개 노선과 동행버스 20개 노선도 집중 운행시간을 1시간씩 연장해 각각 55회, 83회 증회한다. 지하철은 교통공사 노조 파업이 시작되는 12일부터는 출근 시간대 1~8호선 전체 100% 정상 운행하고, 퇴근 시간대(오후 6~8시)에는 정상 운행을 포함(5~8호선은 100% 정상 운행)해 전체 88% 수준의 운행률을 유지한다. 9호선은 최소 인력을 확보해 전 시간대 평시와 동일하게 정상 운행한다. 철도노조와 교통공사 노조가 동시에 파업에 들어갈 경우에는 시내버스 예비·단축 차량을 161개 노선에 모두 투입해 1422회 추가 증회하고, 지하철 2·3·4호선에는 퇴근 시간대 비상대기열차 5편성을 배치해 필요 시 즉시 투입한다. 시는 동시 파업 시에도 출근 시간대 운행률 90% 이상, 퇴근 시간대 80% 이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비상대기열차 투입 시 운행률은 추가로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지하철 안전 관리에도 집중한다. 파업 미참여자와 협력업체 인력 등 평시 대비 약 80% 수준인 1만3000여 명을 확보하고, 혼잡이 예상되는 31개 주요 역에 서울시 직원 124명을 배치해 역사 운영 지원과 안전 관리를 강화한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에도 출근 90%, 퇴근 80% 이상 운행률을 유지하고 자치구 통근버스 등 대체수단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시는 TOPIS 누리집, 버스정보안내단말기, '또타지하철' 앱 등을 통해 지하철 파업 현황과 버스 증회 상황 등 시민 이동 정보를 제공한다. 여장권시 교통실장은 “파업 전부터 가능한 모든 수송력을 동원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노사 간 조속한 합의를 기대하며 지하철 운행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무주택자, 필요하면 사라”…공급 뚝↓·전세 불안 가중 될 듯

정부가 올해 연달아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내년에는 공급 감소와 전세 불안이 동시에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무주택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관망보다는 덜 오른 지역을 노리거나 청약에 도전하는 등 현실적인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10·15 대책 발표 이후 전국 아파트 상승 거래 비중은 소폭 줄었지만, 서울은 오히려 상승 비중이 확대됐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지난달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11월 전국 상승 거래 비중은 45.3%였으나, 서울은 같은 달 54.1%로 나타나 전월(52.2%) 대비 상승했다. 영등포·마포·동작 등 도심권을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이어지며 서울 수요는 여전히 강한 흐름을 보였다. 여기에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다는 점도 시장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시가 올해 3월 발표한 '입주 전망' 자료에 따르면 올해 4만7000가구였던 입주물량은 내년 2만4000가구로 크게 줄어든다. 입주 물량 감소는 전세 시장에도 부담을 준다. 신규 전세 물건이 줄어들면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경쟁이 심해지고 전세가격 상승 가능성이 커진다. 전세 불안이 커질수록 일부 세입자가 매매로 이동하며 전세 수급을 더 압박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제 변화 역시 시장 불안을 키운다. 내년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다가오면서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유예 기간 내 처분하려는 급매성 매물도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유예 효과는 일시적이며 종료 이후 매물이 다시 잠길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지방선거 이후 거론되는 보유세 인상 가능성도 전세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 집주인들이 이를 전·월세에 전가하려 하면서 전세의 월세·반전세 전환이 늘고 전세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시장을 구조적으로 '공급 감소 → 전세 불안 → 매물 축소' 흐름으로 요약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가격 급락을 기대하기 어렵고, 시장 대응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진다. 우선, 무주택 매수자들이 가장 먼저 따져야할 요건은 자기자본 점검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수도권은 주담대 한도가 6억 원으로 묶여 있어 자금 구조가 곧 매수 가능 지역과 상품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가지 방식에만 매달리지 말고 △3기 신도시·공공택지 청약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역세권 분양 △경·공매 △기존 아파트 매입 등 구입 루트를 다변화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지역별 입주·인허가 흐름을 보면서 공급 공백 지역을 우선 검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상품 선택의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미국 IAU 교수)은 “공급 절벽이 본격화되면 강남·송파 등 선호지역부터 가격 하방 경직성이 강해진다"며 “신축 부담이 크다면 규제가 강했던 지역의 구축·소형 등 비교적 저렴한 상품으로 눈높이를 조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 소장은 재개발 가능성이 있는 연립·다세대나 GTX·신분당선·월판선 등 교통 호재가 있는 역세권을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할 만한 대안으로 꼽았다. 무주택자의 실제 진입 지역에 대해서는 현실적 접근이 강조된다. 김인만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입주장이 와도 싸게 사기 어려운 구조"라며 지나친 관망은 오히려 기회를 놓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 핵심지는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진입이 쉽지 않은 만큼 용인 수지·구리·동탄·남양주·송도·검단, 평촌·중동·일산 등 상대적으로 덜 오른 수도권 지역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무주택자에게는 “3기 신도시 공공분양 등 청약을 꾸준히 노려야 한다"며 “서울만 고집하지 말고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외곽·신도시까지 선택지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동네가 복지관 된다…서울시, 고립가구 지원 체계 대폭 확대

서울시가 '지역밀착형 사회복지관'을 대폭 확대하며 고립가구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시는 지역밀착형 사회복지관을 2021년 25개소에서 올해 89개소로 늘려 지역 돌봄 안전망을 확충했다고 9일 밝혔다. 지역 밀착형 사회복지관은 건물 안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센터·교회·카페 등 동네 생활권 거점으로 직접 찾아가는 모델이다. 시는 지역 내 공간을 발굴·조성 후 각종 복지사업·서비스·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거점공간형 31개소와 지역으로 나가서 민관협력체계에 기반한 동별 특화사업을 진행하는 복지사업형 58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서울시복지재단 성과분석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지역밀착형 사회복지관은 뚜렷한 성과를 냈다. 고립가구 지원 인원은 복지관당 평균 218.5명에서 691.8명으로 약 3배 증가했고, 취약계층 지원 인원도 361.3명에서 741.3명으로 2배 이상 확대됐다. 주민관계망 형성 활동도 연평균 112회(1079명 참여)에 달하며 고립 상태의 주민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기관 간 협력 네트워크도 강화됐다. 복지관당 평균 공공기관 7.6곳, 민간기관 19.4곳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주민센터와 함께 동 단위 복지안전망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운영 공간도 확대돼 현재 고정형 47개소, 유동형 201개소가 주민센터·교회·카페·경로당 등 다양한 생활자원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이용자들의 인식도 변화되는 성과를 거뒀다. 복지관을 취약계층만 이용하는 기관으로 보던 과거와 달리 지역밀착형 복지관 전환 이후에는 '우리 동네 복지관', '생활 속 사랑방'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회복지사는 주민들에게 '안전지대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었으며, 특히 고립된 1인 가구와 중장년층의 경우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관계망을 회복하는 변화가 나타났다. 서울시복지재단은 지난 8일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2025년 지역밀착형 사회복지관 실천공유회'를 개최했다. 공유회에서는 지역밀착형 사회복지관의 성과와 실천 사례, 사회복지사 개인 경험 발표, 실무자 토론 등이 진행됐다. 이수진 서울시복지재단 고립예방센터장은 “복지관이 건물을 벗어나 지역 안으로 들어갔을 때 비로소 주민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고 변화를 만들 수 있었다"며 “실천공유회가 새로운 시작점이 되어 더 많은 지역밀착형 복지관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서예온의 건설생태계] 세운4구역은 ‘제2의 대장동’?…개발이익 논란의 진실

국내 첫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인근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용적률 상향에 따른 경관·문화재 훼손 우려를 넘어 서울시와 특정 민간업체 간 유착 의혹까지 불거졌다. 한 매체가 “세운4구역 개발이익이 1조 원에 달하며 특정 업체가 상당 부분을 독점하는 구조"라고 보도한 것이다. 개발이익 산정을 둘러싼 이 같은 논란은 이재명 대통령이 아직도 곤욕을 치르고 있는 '대장동 의혹'도 비슷한 양상이어서 시중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랴부랴 해명했고, 해당 업체도 토지 전부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 매각하겠다며 의혹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핵심 쟁점인 '재개발 이익 산정 기준이 왜 다른지'에 대한 설명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있다. 세운4구역 개발이익 논란이 쉽게 정리되지 않는 이유는 단순한 수치 차이 때문만은 아니다. 양측이 말하는 '개발이익'의 정의와 계산 방식이 애초부터 다르다는 점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한 매체는 한호건설 계열사가 세운4구역 민간지분 27.1%를 확보한 점과 시의 대폭적인 용적률 상향을 근거로, 상향 전·후 사업가치 차이를 개발이익으로 보고 최대 1조원대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시 고시 분양가가 지나치게 낮게 잡혀 있고 인근 시세를 반영하면 총수입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을 근거로, 민간 몫이 수천억 원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반면 시는 같은 사업을 두고 전혀 다른 산식을 적용하고 있다. 시는 “민간 토지 등 소유자에게 돌아갈 순이익은 112억 원, 그중 한호건설 몫은 약 34억 원 수준"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총수입 3조 3465억 원에서 총사업비 2조 9803억 원을 뺀 3662억 원을 손익으로 본 뒤, 여기에 종전자산(사업 전 토지가치) 3550억 원을 다시 차감하는 방식이다. 시 관계자들은 “원래 가진 땅값까지 이익으로 볼 수는 없다. 우리가 말하는 건 토지주가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회계상 순수익 중심의 기준을 강조하고 있다.​ 쟁점은 여기서 갈린다. 사업 전체가 용적률 상향으로 새로 얻게 되는 가치 증가분을 개발이익의 핵심으로 보느냐 여부다. 시는 '토지주의 순수익'을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존 자산을 이익 계산에서 별도로 떼어내지 않는다. 반면 이를 반드시 제외해야 한다고 보는 셈이다. 여기에 분양가 가정도 다르다. 해당 매체는 시장 시세에 가까운 높은 분양가를 반영해 총수입을 확대하고, 시는 고시된 2491만 원을 기준으로 보수적인 수입을 적용하고 있다. 같은 단어를 쓰더라도 서로 전혀 다른 대상을 계산한 결과, 1조 원과 112억 원이라는 극단적 차이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용적률 상향 전·후 개발이익 변화에 대한 설명도 논점이다. 시는 용적률 상향 이후 기준의 총수입·총지출·손익과 공공기여 2164억 원 등은 제시했지만, 상향 전 사업계획과 비교한 전체 초과이익 손익표나 증가분 규모는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언론 보도가 말하는 '상향으로 새로 생긴 이익'과 시가 제시한 '토지주 순수익'이 애초에 같은 선상에서 비교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종합하면 이번 논란의 본질은 특정 숫자 자체라기보다, 개발이익을 어떤 기준으로 정의하고 어떤 분양가·비용 가정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기준 차이와 정보 공백이 해소되지 않으면 세운4구역 개발이익을 둘러싼 해석과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운4구역 수익 산정 방식에 대한 불투명성은 이 사업이 여러 면에서 과거 대장동 재개발사업과 닮았다는 지적을 불러온다. 두 사업 모두 공공이 사업의 구조·룰을 정하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실제 이익 배분은 민간에 유리하게 흘러갈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다. 대장동의 경우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과반 지분을 보유했음에도 배당 구조는 “공공은 확정 수익, 초과이익은 민간 독식" 방식으로 설계돼 집값 상승기 민간이 수천억 원의 이익을 가져간 바 있다. 세운4구역 역시 SH공사가 전체 토지의 약 60%를 매입해 사업 리스크를 떠안고 있지만, 민간(특히 한호건설 계열) 지분은 30% 내외임에도 용적률이 660%에서 1008% 수준으로 크게 상향된 상황이다. 이 상향으로 발생할 추가 이익이 어떻게 배분되는지, 민간에게 얼마나 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 정확한 산정 자료가 없는 상태가 오히려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시는 공공기여 2164억 원을 통해 “개발이익을 환수했다"고 주장하지만, 핵심인 '상향 이전 대비 얼마나 개발이익이 증가했는가(초과이익)'에 대한 비교 자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공공이 룰을 쥐고 있으나, 초과이익 구조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며, 이는 대장동 논란 초기의 문제 제기와 유사한 지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세운4구역은 공공이 주요 리스크를 부담하는데 이익 구조는 민간에 열려 있는 준(準) 대장동식 구조와 비슷하다"며 “용적률 상향 이후 사업성을 고려하면 민간 이익이 수천억 원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초과이익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 한 같은 논란은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는 세운4구역 개발을 '종묘–남산 녹지축 복원'이라는 도시계획 전략의 핵심 사업으로 규정했다. 시는 세운지구에 개방형 녹지와 공공임대상가를 조성해 13만6000㎡ 규모의 도심 녹지를 확보하고, 종묘 일대의 역사·경관을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또한 세운 일대의 건축물 97%가 30년 이상 노후 건물이고, 목조 건물 57%, 도로 폭 6m 미만 비율 65% 등 안전 인프라가 취약해 정비는 더 미룰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3일 서울시장 누리집에 게재한 '세운상가 재개발 이슈 총정리' 영상에서 “종묘–남산 녹지축은 도시계획사에 남을 혁신적 모델"이라며 강한 추진 의지를 보였다. 이어 4일에는 세운지구를 직접 찾아 주민 간담회를 열고 “이 문제는 주민 삶의 질과 직결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주민 의견을 반영해 사업 병목구간을 조정하고 일정 구체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도 세운4구역 재개발의 필요성 자체에는 대체로 동의한다. 낡고 위험한 도심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 종묘–을지로–남산으로 이어지는 도심축 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은 공통 인식이다.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상가 재건축 자체는 필요하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렇다고 현 방식이 정답인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제시된 고층·고용적률 조감도는 멀리서 보면 그럴듯하지만, 실제 보행자의 눈높이에서는 '절벽'처럼 보일 수 있다. 도시는 한 번 지으면 되돌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역시 “이미 600%대의 높은 용적률에 1000%대 상향을 더하는 것은 특혜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며 “사업성·공공기여·세운상가 매입·철거 비용 등 필수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감도만 먼저 제시하는 방식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두 전문가의 견해는 “개발은 필요하나, 제시된 방식은 검증이 부족하다"는 결론으로 모인다. 세운4구역이 강조하는 '녹지 조성 +개발 연계 방식'은 과거 보수정권의 상징사업과 닮은 측면도 있다. 2005년 청계천 복원, 2014년 롯데월드타워 승인 모두 '도시 경쟁력 강화'라는 큰 서사가 정책 추진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세운4구역은 공공(SH)·민간(한호건설 등)·역사문화재(종묘)가 얽혀 있고, 용적률 인센티브·공공기여·민간 이익 배분이 충돌하는 복합 구조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종묘 맞은편이라는 입지는 경관 영향에 대한 국제 기준까지 고려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세운4구역은 개발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추진 방식은 근거와 검증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즉 개발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가 핵심 과제로, 현재 방식에는 더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10·15 대책에도 서울 아파트값 홀로 상승…전국은 관망으로 전환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상승거래 비중이 전월보다 축소된 가운데, 서울은 여전히 상승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지방 전반에서 매수세가 둔화되는 흐름 속에서도 서울은 도심과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방어력을 유지하며 단독 강세를 보였다. 8일 부동산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1월 전국 아파트 상승거래 비중은 45.3%로 전월 46.6%에서 1.3%포인트(p) 줄었다. 보합거래는 14.1%, 하락거래는 40.7%를 나타내 상승 우위는 이어졌지만 매수 강도는 한층 완화된 분위기다. 수도권에서도 상승거래 비중이 10월 47.6%에서 11월 45.4%로 낮아지며 매수세가 약화된 모습을 보였으나, 서울만은 예외적으로 상승 비중이 확대됐다. 서울의 상승거래 비중은 10월 52.2%에서 11월 54.1%로 높아졌으며, 영등포·마포·동작 등 도심권을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이어졌다. 반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규제 영향으로 관망세가 유입되며 상승거래 비중이 64.1%에서 60.7%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거래의 60% 이상이 기존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서 이뤄져 고가 아파트의 가격 방어력이 확인됐다. 경기는 45.7%에서 44.2%로 하락했고 인천은 43.6%로 전월과 동일해 수도권 내에서도 지역별 흐름의 차이가 나타났다. 지방은 상승거래 비중이 45.4%에서 45.2%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울산은 조선업 회복세 속에 1121건 중 552건이 상승 거래로 집계되며 49.2%로 가장 높은 상승 비중을 보였고, 전북 역시 공급 부족 영향으로 49.0%를 기록했다. 부산(47.5%), 대전(46.9%), 대구(45.7%) 등 주요 광역시도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 비중을 유지했다. 반면 중소도시나 외곽 지역은 매수세가 여전히 위축돼 회복 흐름이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거래량은 줄었지만 서울 도심과 강남권에서는 현금 유동성을 갖춘 실수요를 중심으로 간헐적인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며 가격 하방 경직성이 유지되는 모습이다. 상승거래 비중은 다소 낮아졌지만 매도 호가가 쉽게 낮아지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시장 가격대는 여전히 상단에서 지지되고 있다. 직방은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이후 일부 지역에서 신고가 지연된 사례가 있어 향후 수치가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규제와 금리, 지역 공급 여건 등 복합적 요인 속에서 전국적으로 매수 열기가 조정되면서도 서울과 일부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선택적 반등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관측이 나온다. 산업 회복 기대감과 인프라 개선 효과가 있는 지역에서는 거래 활력이 유지되는 반면 중소도시와 외곽 지역은 보수적 매수 기조가 이어지며 지역별 온도차가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이러한 차별화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저소득층 근로소득 5년 만에 감소…고환율발 생계비 압박 더 커진다

경기 침체와 고용 여건 악화가 이어지면서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이 5년 만에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한 가운데, 고환율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자극할 경우 생계비 부담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평균 근로소득은 401만 원으로 1년 전보다 1.3% 줄었다. 하위 계층의 근로소득이 감소한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평균 근로소득은 1억2006만 원으로 3.7% 증가했다. 증가 폭은 전년(5.1%)보다 다소 둔화했지만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7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상·하위 근로소득 격차는 약 30배로, 2022년(28배)에서 2년 연속 확대됐다. 격차는 근로소득뿐 아니라 전체 소득에서도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데이터처의 올해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상위 20% 가구의 전체 소득은 4.4% 증가해 분위별 가구 중 유일하게 평균 증가율(3.4%)을 웃돌았다. 반면 하위 20%는 공적이전소득(연금·보조금 등)이 늘어난 덕에 3.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자산 격차는 올해 더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소득 상위 20%의 평균 자산은 13억3651만 원으로 하위 20%(1억5913만 원)의 8.4배였다. 지난해(7.3배)보다 격차가 확대된 것이다. 자산만 놓고 보면 격차는 더욱 극심하다. 자산 상위 20% 가구의 평균 자산은 17억7615만 원, 하위 20%는 2588만 원으로 68.6배 차이가 났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2년 이후 최대 수치다. 이는 물가 상승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하위 계층의 여력이 갈수록 줄고 있음을 의미한다. 생계비 구조도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올해 3분기 소득 하위 20% 가구는 소비지출의 약 40%를 먹거리·주거·전기·가스 등 필수 지출에 썼다. 소득 상위 20%의 비중(약 20%)의 두 배 수준이다. 더욱이 이들 품목은 대부분 환율과 연동돼 가격이 움직이는 항목들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먹거리와 에너지 가격의 상승 압력도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는 수입산 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5.6% 올랐고, 원재료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가공식품 가격도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환율이 계속되면 수입 에너지 가격도 오르면서 도시가스·난방비 인상 압력 역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고환율이 장기화할 경우 저소득층의 생계 부담이 구조적으로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일자리 여건이 악화한 차상위 계층의 경우 영향을 더 크게 받는 만큼 정부가 지원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식품물가 5년새 27%↑…고환율에 수입 과일·생선·고기 가격도 ‘껑충’

최근 5년간 식품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며 가계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졌다. 기후 변화와 공급 불안정, 고환율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국내산은 물론 수입 식품 가격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7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식품물가지수는 2020년 대비 27.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17.2%)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식품 가격 급등은 체감물가와 직결되는 생활물가(20.4%) 상승으로 이어졌다. 식품이 27.1% 오르는 동안 의류·전기·가스 등 식품 이외 품목은 16.4% 상승하는 데 그쳤다. 품목별로 보면 김(54.8%), 계란(44.3%), 식용유(60.9%), 참기름(51.9%), 국수(54%), 빵(38.7%) 등이 큰 폭으로 뛰었다. 국산 소고기 가격이 9.3% 오른 사이 수입 소고기는 40.8%나 상승했다. 커피(43.5%), 사과(60.7%), 귤(105.1%) 등 과일류와 채소류도 전반적으로 40% 안팎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고등어·오징어 등 수산물도 30%가량 올랐다. 구내식당 식사비 역시 24.3% 올라 직장인 점심 부담도 커졌다. 최근 고환율 흐름 속에 수입 먹거리의 가격 오름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수입 과일의 경우 망고는 개당 7000원을 넘어 1년 새 33% 상승했고 파인애플(23%), 바나나(11%)도 일제히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할당관세 종료와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가가 뛰었다"고 분석했다. 수입 소고기 가격 역시 고공행진 중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미국산 갈비살은 1년 새 13.9%, 척아이롤은 34.5% 올랐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소고기 수입단가가 kg당 8.2달러로 작년보다 1.9% 높아졌으며, 환율 영향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수산물 가격도 상승했다. 수입 조기(부세)는 18.7%, 수입산 고등어(염장)는 36.6% 올랐다. 국산 고등어 가격 상승률(8.6%)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노르웨이 정부의 어획량 제한과 고환율이 겹치며 가격 상승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명태(5.7%), 수입 새우(10.1%)도 모두 올랐다. 전문가들은 달러당 1400원대 고환율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물가 전반에 추가 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한다. 국내 식품 제조업의 국산 원재료 사용 비중이 31.8%에 불과해 밀·대두·옥수수·원당 등 주요 원재료 대부분이 환율 영향을 직접 받기 때문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비닐하우스 농산물 생산비까지 끌어올린다. 정부는 가공·외식업체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입 원재료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품목을 확대하고 국산 농산물 원료구매자금(총 1256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유통업계도 고환율에 대응하기 위해 수입선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바나나는 에콰도르·베트남·필리핀·페루 등 산지를 다양화하고 있으며 소고기도 미국·호주뿐 아니라 아일랜드산 도입까지 검토 중"이라며 “새로운 산지를 개척하면 협상력이 높아져 더 저렴한 가격에 들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AI 서비스서 통화 내용이 샜다”...통신사 보안체계 ‘전면 점검’ 불가피

LG유플러스의 인공지능(AI) 통화 요약 서비스 '익시오'에서 이용자들의 통화 내용이 다른 사용자에게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KT의 서버 해킹 및 무단결제 사고에 이어 통신사 보안사고가 연달아 터지며 보안 체계 전반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2일 오후 8시부터 3일 오전 10시 59분까지 '익시오'를 신규 설치하거나 재설치한 이용자 101명에게 다른 고객 36명의 통화 요약문, 통화 상대 전화번호, 통화 시각 등이 노출되는 사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주민등록번호·여권번호 등 고도의 민감 정보나 금융 정보는 빠져 있었으며, 법정 신고 요건(유출 인원 1000명 이상 또는 민감정보 포함)에 해당하지 않지만 자발적으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화 내용이라는 민감한 정보가 약 14시간 동안 외부로 노출된 데다, 회사 자체 감지가 아닌 이용자 신고로 사고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사고가 해킹이 아닌 내부 시스템 오류에서 비롯됐다고 해명했다. AI 통화기록과 요약 파일을 저장하는 익시오 서버 기능 개선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0월에도 내부자 계정을 관리하는 권한관리 시스템(APPM) 서버가 해킹된 정황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했다. 이는 KISA가 7월 화이트해커 제보를 통해 해당 공격 가능성을 통보한 지 약 3개월 만에 이뤄진 조치다. 당시 미국 보안매체 프랙은 해커 조직이 외주 보안업체 시큐어키를 침해해 확보한 계정으로 LG유플러스 내부망에 침입했으며, 이로 인해 8938대 서버 정보, 4만2256개 계정, 167명의 직원 정보가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다만 회사는 관련 정보가 유출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통신사들의 보안 사고는 올해 들어 연달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SK텔레콤에서는 가입자 대부분에 해당하는 2324만 명의 휴대전화번호·가입자식별번호(IMSI)·유심 인증키(Ki·OPc) 등 25종 정보가 해커에게 넘어가 '유심 교체 대란'이 벌어졌다. KT에서도 지난해 10월까지 관리 사각지대에 있던 불법 기지국이 해커의 침입 통로가 된 사실이 확인됐고, 올해 3~7월에는 악성코드 감염 서버 43대를 발견하고도 이를 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채 자체 조치한 사실이 드러나 '허술한 보안 관리' 논란이 일었다. 이어 KT 가입자 362명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2억4000만원 규모의 소액결제를 당한 초유의 사고도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국민의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기간 산업인 통신사들의 보안 역량이 현재와 같은 수준에 머물 경우, 통신 서비스와 AI의 결합이 가속화되면서 보안 취약점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는 최근 통신 3사를 대상으로 사전 예고 없는 '실제 해킹 방식'의 불시 점검을 시행하는 등 보안 강화 압박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쿠팡 정보 유출 사태 등을 계기로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ISMS-P) 인증이 형식적으로 운영돼 왔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인증제 사후 관리와 심사 기준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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