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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온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서예온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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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익 훼손” vs 토지주 “소송”…세운4구역 초고층 논란 점입가경

국내 첫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인근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가 대법원의 세운4구역 초고층 건립 허용 취지 판결을 등에 업고 50층 건물 공사를 강행하려 하자 정부가 경관 훼손·문화재 보호 등을 이유로 강력한 제동을 걸고 나섰다. 토지주들까지 나서 소송을 예고하면서 도시 개발 과정에서 공익과 사익의 분기점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 지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시는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세운4구역 세운상가 자리를 허물고 공원과 50층 빌딩을 짓겠다는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세운상가를 허물고 녹지를 조성하면 가장 큰 수혜자는 종묘"라며 “(정부의 반대에 대해)일국의 장관이 '해괴망측하다'는 표현을 쓰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설명회에서도 “세계유산 지정의 핵심은 건축물이 아니라 종묘 제례의식이라는 문화적 가치에 있다"며 “유네스코도 담장으로부터 100m 밖 건물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토지주들도 나섰다. 세운4구역 재개발추진위원회는 같은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까지 거친 사안을 정부가 입법으로 다시 막는 건 명백한 직권남용"이라며 “사유재산권 침해에 대한 헌법소원과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앞서 지난달 30일 세운재정비촉진지구 4구역의 건축물 높이계획을 변경·고시했다. 이에 따라 최고 높이는 종로변 55m, 청계천변 71.9m에서 각각 98.7m, 141.9m로 완화됐다. 이어 지난 6일 대법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시를 상대로 낸 '서울시 문화재보호조례 일부개정안 무효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종묘 인근 고층 개발을 막아온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대법원은 “보존지역 밖 개발은 지자체 재량에 속한다"며 시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유산청은 종묘의 조망권과 주변 경관 훼손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법령 개정이나 특별법 제정 등 입법 저지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실제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1995년 작성한 문서에 따르면, 종묘는 완충지대(100m)로 둘러싸여 있으나 그 밖에서도 유적 시야를 해칠 수 있는 고층 건물이 들어서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권고가 담겨 있다. 이는 “100m 밖 건물에는 문제가 없다"는 시의 입장과는 결이 다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대법원의 판결이 시의 손을 완전히 들어준 것이 아니라 법률상 조례개정 권한에 대한 판단을 내린 것 뿐이라면서 실제 50층 건물 건축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 즉 대법원은 현행 조례상 세운4구역 개발이 위법하지 않다고 본 것이지, 초고층 건립 자체를 승인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헌법학자인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대법원은 법률상 허용 가능성만 판단한 것이고, 행정부는 정책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며 “사법 판단이 났다고 해서 곧바로 초고층 건립이 가능한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묘는 남대문에 비견될 만큼 보존 가치가 높은 국가유산으로, 단순한 재산권 논리로 접근하기 어렵다"며 “문화재 보호라는 공익과 토지주 재산권 간의 형량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소급입법으로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을 막는 것은 헌법상 불가능하지만, 중대한 공익이 인정될 경우 제한입법이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도 있다"면서 “결국 법리보다 현실적 타협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노희범 에이치비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도 “현재로서는 헌법재판소가 직접 개입할 단계는 아니지만 정부가 법을 개정해 개발을 막을 경우 그 법은 위헌심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운4구역은 문화유산 보존이라는 공익과 재산권이라는 사익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례"라며 “공익 명분이 있다고 해도 재산권을 무한정 제한할 수는 없다. 개발은 허용하되 훼손을 최소화하는 조화적 접근이 헌법 정신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의 근본적 배경에는 문화유산보호법상 보존구역 거리가 지자체마다 다르게 설정돼 있다는 점이 있다. 현행 문화유산법은 보존구역을 최대 500m까지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구체적 범위는 각 시·도 조례로 정하게 돼 있다. 양희철 법무법인 명륜 변호사는 “부산·대구·대전·광주 등은 모두 200m로 보존구역을 두고 있지만, 서울은 문화재청과 협의해 종묘 주변을 100m로 정했다"며 “결국 서울만 완화된 기준을 적용받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운4구역은 종묘 담장으로부터 약 170m 떨어져 있어 다른 지역이었다면 보존구역 안에 포함돼 개발이 불가능했을 거리"라며 “문화유산청 입장에서는 '서울만 특혜를 받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유산의 보존구역을 지자체마다 자율적으로 두는 현행 구조는 지역별 형평성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며 “결국 중앙정부 차원에서 최소한의 통일 기준을 마련하거나 협의 절차를 명문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HDC현산, 일사조절 창호기술 ‘녹색기술 인증’ 획득

HDC현대산업개발은 현대엔지니어링, 이건창호, 대진(DAEJIN)과 공동 개발한 '일사조절 필름 일체형 성능 가변 창호' 기술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으로부터 녹색기술인증(GT-25-02423)을 획득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햇빛 조절용 고기능성 필름(차양막)을 창틀 내부에 내장한 시스템 창호로, 별도의 블라인드 없이도 실내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다. 투명 PET(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 소재의 필름은 외부 조망이 가능하면서도 시선 차단 효과가 있어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 또한 얇은 두께로 시공성과 디자인 효율성도 높다. 필름은 두께 20~50㎛의 투명 PET 원단 2겹 구조로, 그 사이에 태양에너지를 반사하는 금속반사층과 나노세라믹 열차단층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냉·난방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고 실내 쾌적성을 높인다. 실험 결과, 태양열 취득률(SHGC) 0.11, 열관류율(U-value) 0.691W/㎡·K로 나타나 녹색기술인증 기준(0.9W/㎡·K)을 상회하는 성능을 확보했다. 이를 1㎡ 기준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72.5kWh의 에너지 절감과 34.4kg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HDC현산은 이번 기술을 공동주택의 주민공동시설에 우선 적용한 뒤 실제 에너지 절감 데이터를 검증하고, 향후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기술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친환경 건축 소재와 스마트 설비 기술을 결합해 고효율 주거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 기술투자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녹색건축과 제로에너지 시대에 발맞춰 건물의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기술을 적극 적용해 지속 가능한 주거 패러다임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김 총리 “숨 막혀” vs 오세훈 “과도한 해석”…종묘 앞 고층건물 논란 확산

서울 종묘 앞 세운4구역 고층 개발을 둘러싸고 정부와 서울시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경관 훼손 우려가 제기되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과도한 해석"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오 시장은 11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청년취업사관학교 2.0' 기자설명회에서 종묘 인근 세운4구역 고층 개발 논란과 관련해 “세계유산 지정의 핵심은 건축물이 아니라 종묘 제례의식이라는 문화적 가치에 있다"며 “유네스코도 담장으로부터 100m 밖 건물에는 우려를 제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종묘 정전(正殿)과 세운4구역 부지 간 거리는 500m 이상으로, 시뮬레이션상 시각적 영향이 거의 없다"며 “'숨 막힌다'는 식의 감정적 표현으로 서울시의 도시계획을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어 “세운상가 철거 이후 청계천–을지로–남산으로 이어지는 녹지축을 복원하기 위한 공공기여 구조가 핵심"이라며 “고층화는 지주 이익이 아니라 시민 공간 확충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는 문화재청 요청이 없어도 창덕궁 앞 한옥 복원, 낙산 일대 녹지 확충 등 역사 보존 사업을 자발적으로 추진해왔다"며 “서울은 개발만능이 아닌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세운상가 4구역 고층 건물 건축 허가 방침은 정부와 서울시간 대립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기세 싸움으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앞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세운4구역 고층화 계획을 “숨 막히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김 총리는 종묘를 방문해 “서울시가 코앞에 초고층 건물을 세우겠다는 것은 일방적 추진이며, 문화와 경제의 미래를 함께 망칠 수 있는 결정"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공론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건물이 들어서면) 바로 턱 막히는 경관이 될 것"이라며 “한 시정이 마구 결정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시는 지난달 30일 세운재정비촉진지구 4구역의 건축물 높이 계획을 변경해 고시했다. 이에 따라 건물 최고 높이는 종로변 55m, 청계천변 71.9m에서 각각 98.7m, 141.9m로 완화됐다. 북쪽으로 종묘, 남쪽으로 청계천과 맞닿은 세운4구역은 2004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9년간 13차례 문화유산 심의를 거치며 사업이 지연돼 왔다. 이시는 “종묘 경관을 훼손하지 않도록 앙각 기준을 확대 적용했고, 도심 기능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6일 대법원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서울시 문화재보호 조례 일부개정안 무효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문체부는 조례 개정 과정에서 '보존지역(외곽 100m)' 밖이라도 영향이 있으면 인허가를 재검토하도록 한 조항을 삭제한 시의 결정이 위법하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보존지역 밖 개발은 지자체 재량에 속한다"며 서울시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종묘 인근 고층 개발을 막아온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이 본격 추진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문화경관 훼손 우려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종묘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축은 서울의 정신적 경관"이라며 “시뮬레이션상으로는 괜찮다 해도, 실제 종묘 앞에 서서 보면 시야가 완전히 가려진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왕릉 주변 고층 개발 논란과 같은 문제로, 한 번 훼손된 경관은 되돌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시를 바꾸는 일은 단 한 세대의 정치인이나 건축가의 업적으로 남길 일이 아니다"라며 “개발이 불가피하더라도 역사성과 시야축은 반드시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하는 일마다 시끌”…서울시, 지방선거 앞 ‘논란’ 초대형 프로젝트 강행

서울시가 최근 세운상가 고층화, 광화문광장 조형물, 한강 '서울링' 등 초대형 도시 프로젝트를 잇달아 추진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는 '도시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문화단체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도시 경관 파괴와 예산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며 '치적 쌓기 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우선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예산 중 하나인 종묘 앞 고층 빌딩 재건축 허가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6일 대법원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시를 상대로 제기한 '서울시 문화재보호 조례 일부개정안 무효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이 나오면서 불거졌다. 이 개정안은 문화재 주변 '보존지역(외곽 100m)' 밖이라도 영향을 미칠 경우 인허가를 재검토하도록 한 조항을 삭제한 것으로, 대법원은 “보존지역 밖 개발은 지자체 재량에 속한다"며 시의 손을 들어줬다. 종묘 인근 문화재 보호를 이유로 장기간 고층 개발이 막혀 논란이 된 세운상가 4구역 재개발 사업이 본격 추진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시는 지난달 30일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고시하며, 최고 높이를 기존 71.9m에서 141.9m로 완화했다. 시는 “도심의 정체를 풀고 청계천~남산으로 이어지는 보행축을 조성하겠다"며 “역사성과 현대성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심은 종묘에서 남산 쪽을 바라 볼 때 왼쪽이 고층 빌딩으로 인해 사실상 가려진다는 것이다. 특히 국가유산청이 “유네스코 권고 절차를 무시한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1995년 종묘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당시, 유네스코는 '인근 고층 인허가를 제한할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민간 전문가들도 비판하고 있다.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종묘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축은 서울의 정신적 경관"이라며 “시뮬레이션상으로는 괜찮다 해도, 실제 종묘 앞에 서서 보면 시야가 완전히 가려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왕릉 주변 고층 개발 논란과 같은 문제"라며 “당장은 경제성이 있어 보여도 한 번 훼손된 경관은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도시를 바꾸는 일은 단 한 세대의 정치인이나 건축가의 업적으로 남길 일이 아니다"며 “개발이 불가피하더라도 역사성과 시야축은 반드시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화문광장에서도 상징물 설치를 둘러싼 찬반이 거세다. 시는 세종대왕 동상 좌측 상부에 '감사의 정원'을 조성하고, 6·25 참전 22개국을 기리는 조형물 '감사의 빛 22'(일명 '받들어총')을 내년 말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참전국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국가 상징공간에 새겨 세계가 한국전쟁의 희생을 잊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시는 “광화문은 국가의 중심이자 대한민국의 역사와 헌신을 상징하는 공간"이라며 “세종대왕 동상과 조화를 이루는 형태로 설계됐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한글학회·세종대왕기념사업회 등 70여 개 단체는 “군사적 상징물이 광화문의 정체성과 어긋난다"고 반발한다. 이들은 이달 초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대왕 뒤편에서 빛기둥이 솟는 형태는 세종의 상징성을 약화시키고, 광화문을 군사적 이미지로 바꿀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한글과 민주주의의 공간인 광화문에 전쟁 기념 조형물을 세우는 건 취지에 맞지 않다"며 “용산 전쟁기념관 등 참전 의미를 직접 기릴 수 있는 장소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 공감대나 공론화 절차 없이 추진됐다는 점도 지적한다. 시가 상암 하늘공원 일대에 추진 중인 '서울링'(지름 180m 무스포크 대관람차)도 논란이다. 2023년 발표 당시 사업비는 4000억 원 규모였지만, 구조 확장과 설계 변경으로 총사업비가 1조 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시는 전액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돼 세금 부담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운영 적자가 발생할 경우 결국 보조금 등 공공 재정이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일각에서는 “명분은 관광 랜드마크지만, 수익 구조가 취약해 2007년 한강 수상버스 사업처럼 실패로 끝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500억원이 투입돼 이달 초 정식 운행이 재개된 한강버스 사업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예상보다 속도가 느려 시가 공언했던 잠실-마곡간 대중교통 역할을 할 수 없는데다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를 상업시설 임대료 등으로 겨우 메우는 등 사업성이 부족한 게 결정타다. 한 건축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개발 흐름은 도시가 아니라 정치가 중심에 서 있는 것 같다"며 “정치 일정에 맞춰 도시를 재단하려는 행정은 결국 시민의 공간을 왜곡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의 역사성과 공간 질서를 한 세대의 치적으로 남기려는 시도는 위험하다"며 “지자체가 권한을 가졌다면 오히려 신중하고 절제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세운상가·서울링·광화문 프로젝트 모두 상징성에만 초점을 맞춰 있다"며 “도시 경쟁력은 조형물 같은 외형이 아니라 산업·생활·문화가 밀도 있게 연결되는 구조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정책이 시민의 생활 편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어떤 상징도 결국 공허한 장식에 불과하다"며 “진정한 경쟁력은 보여지는 건축물이 아니라 그 안을 채우는 콘텐츠에 있다"고 덧붙였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서예온의 건설생태계] ‘유령세금’ 재초환 논란 재점화…공급 해법인가 부자 감세인가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를 둘러싼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서울 시내 주택 공급 확대의 필요성이 커지자 재건축·재정비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차원에서 재초환을 폐지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결국엔 '강남 부자 감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맞서고 있다. 최근 정치권에선 재초환 폐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불붙었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공급 부족 우려가 커졌고, 재초환이 주택공급을 가로막는 핵심 규제로 지목된 것이다. 지난 4월 재초환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5만 명 동의를 넘기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공식 회부됐고, 이후 여야 의원들이 잇따라 완화·폐지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공론화가 됐다. 국민의힘은 “국민청원이 성립된 만큼 국회가 즉각 심사에 착수해야 한다"며 폐지 법안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김은혜 의원 등 10명이 발의한 '재초환 폐지 법률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다시 상정해 논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부 의원들은 “예측 불가능한 규제가 정비사업을 막고 있다"며 재초환을 “시장 왜곡의 상징"으로 규정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인 복기왕 의원 등 일부는 “공급 확대를 위해 대폭 완화나 폐지를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논의의 문을 열었다. 다만 당 지도부는 신중한 태도다. 민주당 대변인은 “폐지·완화는 일부 의원의 개인 의견일 뿐 당론은 아니다"라며 “시장 자극과 형평성 논란을 고려해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재초환은 2006년 노무현 정부 시절 도입됐다. 당시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자 부동산 과열을 억제하고 개발이익의 사유화를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재건축으로 조합원 1인당 3000만원을 초과한 이익이 발생하면 초과 금액의 최대 50%를 환수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제도는 사실상 유예됐다. 당시 정부는 “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공급 확대"를 내세워 시행령을 완화했고, 이후 박근혜 정부에서도 제도는 장기간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10여 년간 실질적인 부과 사례가 없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 폭등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2018년 1월 재초환을 부활해 전면 시행했다. 이후 서울 강남 3구의 재건축조합들에게 억 단위의 부담금 통보서가 날아들었다. 하지만 실제 부과는 쉽지 않았다. 집값 변동과 개발비 산정, 정상 상승분 계산 방식이 복잡해 산정 기준마다 결과가 달랐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재건축 규제 완화의 명분으로 2022년 면제 기준을 3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올리고, 이익금 산정 시점도 조합 설립 인가일로 조정했다. 고령자 납부유예·공공기여 감면 등 완화책도 포함했다. 하지만 이 기간에도 단 한 건의 부과도 없었다. 올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또다시 정비사업 단지를 대상으로 재초환이 부과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재초환 부과가 예상되는 전국 단지는 총 58곳이다. 이 중 서울이 29곳으로 가장 많고, 경기(11곳), 대구(10곳), 부산·광주 각 2곳, 인천·대전·경남·제주 각 1곳 순이다. 서울의 1인당 평균 부담금은 약 1억4700만원으로, 전국 평균(1억300만원)을 크게 웃돌았다. 예상 부담금이 1억원을 넘는 단지는 24곳에 달해 부과 대상이 주로 고가 단지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 기준보다 다소 줄어든 수치다. 당시에는 전국 68개 단지, 1인당 평균 1억500만원이었으나 올해는 단지 수와 금액이 모두 소폭 감소했다. 국토부는 집값 상승폭 둔화와 공사비 인상 등으로 초과이익이 줄어들면서 예상 부담금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재초환 제도를 두고 팽팽히 맞선다. 제도가 도입된 지 20년 가까이 됐지만 실질 부과 사례가 거의 없는 만큼 “사실상 유령세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한편, 폐지를 추진할 경우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거세다. 제도 폐지 혹은 대폭 완화를 주장하는 측은 정부가 공급 의지를 시장에 명확히 보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조합이 실제로 이익을 실현하기도 전에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건 비현실적"이라며 “지자체가 부담금을 부과할 기준도, 역량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차라리 과감히 폐지하고 정비사업을 빠르게 추진하게 해야 한다"며 “정부가 공급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폐지를 선언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재초환은 본래 재건축 억제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인데, 지금은 주택공급 확대가 정책의 핵심 목표"라며 “정책 목표가 바뀌었으면 제도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노후 단지가 급증한 상황에서 억제형 규제를 그대로 두는 건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폐지가 부담스럽다면 사실상 폐지에 가까운 완화라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유지론자들은 재초환을 손댈 경우 강남 고가 단지 중심의 '부자 감세' 논란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지금은 공사비가 급등해 재건축으로 남는 이익이 거의 없다"며 “재초환 때문에 사업이 막힌다는 말은 이미 옛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익이 남지도 않는데 제도를 없애자고 하면 결국 강남 고가 단지 세금만 깎아주는 결과가 된다"며 “재초환 완화는 공급 확대보다 특정 계층의 감세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문도 연세대 정책학과 교수도 “지금은 제도를 손댈 때가 아니다. 논의는 많지만 우선순위가 아니다"라며 “재건축·재개발 촉진책으로 삼자는 주장도 있지만, 그건 사실상 사익에 가까운 논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재초환을 조금 손본다고 공급이 늘어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그런 논리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윤석열 정부는 2022년 하반기부터 재초환 제도를 완화했지만, 뚜렷한 공급 확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국토정책 Brief'(2024년 4월 22일자)에 따르면 2023년 전국 주택공급 실적은 인허가 42만9000호, 착공 24만2000호, 준공 43만6000호였다. 2005~2022년 평균과 비교하면 인허가는 81.8%, 착공은 54.7% 수준에 불과하다. 수도권으로 좁히면 착공 비율은 54.3%, 서울은 44.3%로 더 낮았다. 완화 이후에도 공급 지표는 반등하지 못했다. 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윤석열 정부 2년(2022년 6월~2024년 5월) 동안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은 86만7000가구로, 문재인 정부 초기 2년(2017년 6월~2019년 5월)의 116만 가구보다 약 30만 가구 줄었다. 착공 실적은 58만3000가구로, 전 정부 초기의 100만 가구에 한참 못 미쳤다. 서울의 인허가는 18만 가구에서 7만3000가구로 60% 가까이 감소했고, 수도권 전체 공급량도 크게 위축됐다. 이는 고금리 기조와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 경색,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 등으로 공사비가 급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재초환이 실제 폐지되더라도 공급 지표에서 의미 있는 상승 효과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외부 변수의 영향이 컸다 하더라도, 정책 효과만 놓고 보면 재초환 완화가 공급 확대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조합원 부담이 일부 줄었지만 금융비용과 분양가 규제, 시공비 상승 등 구조적 요인이 사업 추진 여력을 잠식했기 때문이다. 재초환 완화가 정비사업의 상징적 걸림돌을 해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인 공급 확대를 이끌 만큼의 추진력으로 작용하진 못했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재초환 논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10·15 대책 이후 부동산 민심이 악화하자 정부와 여당은 공급 확대 방안을 검토했지만, 동시에 “강남 부자 감세로 비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재건축 단지에 유리한 제도 개편을 추진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당 내부에서는 일단 현행 제도를 유지하되 시장 상황과 경제 여건을 지켜보자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공급 확대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섣부른 제도 변경이 자칫 정책 신뢰도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지금은 제도를 손댈 타이밍이 아니다"며 “내년 선거를 앞두고 부자 감세 논란이 커질 경우 정치권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비사업 촉진을 내세운 일부 주장은 사익적 동기가 강하지만, 경기와 시장 분위기에 따라 논의가 다시 열릴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롯데건설,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준공

롯데건설은 '인도네시아 라인(LINE·Lotte Indonesia New Ethylene complex) 프로젝트' 준공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10일 밝혔다. 라인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 39억5000만달러(약 5조6000억원) 규모로,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북서쪽으로 약 9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찔레곤 지역 약 99만㎡ 부지에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번 준공으로 연간 총 에틸렌 100만 톤, 프로필렌(PL) 52만 톤, 벤젠·톨루엔·자일렌(BTX) 40만 톤, 폴리프로필렌(PP) 25만 톤, 부타디엔(BD) 14만 톤 등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했다. 롯데건설은 벤젠·톨루엔·자일렌(BTX) 40만 톤, 폴리프로필렌(PP) 25만 톤, 부타디엔(BD) 14만 톤의 생산시설과 공장 운영에 필요한 유틸리티 기반 시설 및 항만시설 등을 건설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15일부터 라인 프로젝트의 상업운영을 시작했다. 이는 2022년 4월 착공 이후 약 3년 6개월 만이다. 라인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내에서 가동하는 최초의 NCC(Naphta Cracking Center·나프타분해설비)시설로, 프로젝트가 준공되기 전까지 인도네시아 제조업체들은 한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수입한 납사를 사용해왔다. 이번 준공으로 인도네시아 현지의 공급망과 수익성 확보에 유리해질 전망이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규제 한파에 꽁꽁”…10·15 대책 이후 분양시장 급속 냉각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이후 분양시장 심리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8일 주택산업연구원이 10월 20~29일 전국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11월 아파트 분양전망' 조사 결과, 분양전망지수는 전월보다 19.4포인트(p) 하락한 72.1로 집계됐다. 수도권은 100.2에서 73.3으로 26.9p, 비수도권은 89.6에서 71.9로 17.7p 떨어지며 정부 대책 이후 전국적으로 관망세가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분석됐다. 수도권의 심리 위축이 두드러졌다. 서울은 111.1에서 84.8로 26.3p, 경기는 97.1에서 69.7로 27.4p, 인천은 92.3에서 65.2로 27.1p 각각 급락했다. 이는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대폭 확대 지정된 데다, LTV(주택담보인정비율)·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와 전세대출 이자상환분의 DSR 반영 등 금융 규제가 동시에 시행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이주비 대출과 청약 자금 마련이 어려워졌고, 결과적으로 분양시장 전반의 관망세가 심화됐다. 규제의 직접 영향권 밖인 비수도권도 예외가 아니다. 울산(107.1→71.4, –35.7p), 강원(90.0→55.6, –34.4p), 충북(88.9→55.6, –33.3p) 등 일부 지역은 30포인트 안팎의 낙폭을 기록했다. 이어 전남(77.8→50.0, –27.8p), 전북(90.9→66.7, –24.2p), 제주(87.5→64.3, –23.2p), 충남(92.3→75.0, –17.3p), 세종(100.0→83.3, –16.7p), 경남(84.6→71.4, –13.2p), 광주(82.4→71.4, –11.0p), 부산(90.5→80.0, –10.5p), 대전(100.0→92.3, –7.7p), 대구(87.5→86.4, –1.1p) 순으로 하락했다. 유일하게 경북(75.0→83.3, +8.3p)만 상승 전망을 보였다.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106.2에서 100.0으로 6.2p 하락, 분양물량 전망지수는 89.4에서 79.7로 9.7p 하락했다. 반면 미분양물량 전망지수는 89.6에서 98.5로 8.9p 상승하며 공급보다 수요 위축이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 규제 완화 가능성이 낮고 금리 여건도 변수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강남 3구 등 핵심 지역은 대출 의존도가 낮아 단기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15 대책 이후 분양시장 전반이 조정 국면에 들어선 분위기"라며 “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이 이어지는 한 단기 회복은 쉽지 않지만 내년 초 경기 안정 신호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질 경우 일부 핵심 지역부터 점진적인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이주 없이 새집처럼”…건설사들, ‘철거 없는 정비’ 새 시장 연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기존 아파트를 허물지 않고 새집 수준으로 바꾸는 '철거 없는 정비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재건축보다 인허가·갈등 부담이 적고 공사 기간이 짧은 리모델링·리뉴얼 시장이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른 것이다. 2000년대 초중반 준공 단지들이 20년차 노후화에 접어들면서 이주 없이도 주거환경을 개선하려는 수요가 늘고, 인허가 절차가 단축돼 소비자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입주민의 이주 없이 노후 공동주택의 주거환경과 단지 가치를 높이는 신사업 '더 뉴 하우스(THE NEW HOUSE)'를 선보였다. 업계 최초로 거주 중 리뉴얼 방식을 도입한 이번 프로젝트는 주거 개선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더 뉴 하우스는 단순한 외관 보수나 수선을 넘어 △외관 △조경 △커뮤니티 시설 등을 신축 수준으로 개선하는 주거혁신 프로젝트다. 입주민은 기존 거주지를 떠나지 않고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공사 구역과 거주 구역을 단계별로 분리해 시공한다. 현대건설은 입주민 동선을 분석해 안전과 생활 불편을 최소화하는 최적 공정을 마련하고, 사업 절차를 단축할 수 있는 법적 틀도 적용한다. '공동주택관리법'상 입주자대표회의 방식 또는 '주택법'상 조합 방식으로 추진되며, 구조물 철거가 수반되지 않아 인허가 등 불필요한 절차를 줄일 수 있다. 첫 적용 단지는 서울 삼성동 '힐스테이트 2단지(926가구)'다. 이곳은 준공 18년 차로 주차장 누수, 노후 설비, 커뮤니티 부족 등 전형적인 구축 단지의 문제를 안고 있다. 현대건설은 외관, 조경, 지하주차장, 커뮤니티를 전면 개편하고, 입주민 신청 가구에 한해 창호 교체·층간소음 저감·에너지 절감 설비 등 인테리어 개선도 병행한다. 공사 기간은 2년 이내, 주민 분담금은 수천만 원에서 최대 1억 원 미만으로 예상된다. 철거와 이주가 필요 없는 만큼 '짧은 공기·저비용·고효율' 구조가 강점이다. 현대건설은 “외관·조경 개선은 물론 유휴공간을 활용한 커뮤니티 확충으로 신축 수준의 체감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정비사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모델로 키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보다 앞선 지난 9월 '넥스트 리모델링(Next Remodeling)'이라는 이름의 신사업을 내놨다. 기존 건물의 구조체(골조)는 유지하면서 외관, 커뮤니티, 내부 인테리어 등을 전면 교체하는 방식이다. 이 사업은 기존 리모델링이 동간 증축이나 수직증축을 통해 용적률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던 것과 달리 '철거 없는 수선형 정비'를 표방한다. 골조 해체나 지하 굴착, 기초 보강 같은 고위험 공정이 필요 없어 인허가 기간이 대폭 단축되고, 공사 기간도 2년 이내로 줄어든다. 삼성물산은 “넥스트 리모델링은 건축물의 생애주기를 연장하는 합리적 해법"이라며 “노후 주거단지의 외관·성능을 신축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인허가 지연 없이 빠르게 주거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주요 도시의 준공 20년 이상 아파트 12개 단지와 협약을 맺고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울에서는 △강남구 역삼금호어울림 △서초래미안 △반포푸르지오 △가락동부센트레빌 등이 포함됐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건축물 리모델링 시장은 최근 몇 년간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약 30조 원 규모였던 리모델링 시장은 연평균 4% 이상 성장하며 올해 37조 원, 2030년에는 44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노후 건축물의 증가와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 활성화, 정부 정책 지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이 '무이주·단축형' 리뉴얼 모델을 잇달아 내놓는 것은 정비사업 침체 속 생존 전략이자 주거복지 측면에서의 실험"이라며 “380만 가구에 달하는 준공 20~30년 차 아파트가 주요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여의도공원·한강 잇는 문화거점…‘제2세종문화회관’ 들어선다

서울시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여의도공원과 한강을 잇는 새로운 문화거점 조성에 나선다. 시는 지난 4일 진행된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국제설계공모 심사에서 디자인캠프문박디엠피(DMP)의 설계안을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제2세종문화회관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으로, 여의도공원 북측 부지에 들어서는 연면적 약 6만6000㎡ 규모의 복합문화시설이다. 이곳에는 대공연장(1800석), 중공연장(800석), 전시장(5670㎡), 공공전망대 등이 조성된다. 시는 연내 당선자와 설계 계약을 체결한 뒤 약 14개월간 기본·실시설계를 거쳐 2026년 12월 착공, 2029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는 한강과 주변 지역을 시민 친화적 공간이자 도시 경쟁력의 중심 거점으로 재편하기 위한 종합 개발계획으로, 한강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도시 프로젝트다. 이번 설계공모 심사에서는 △서울 수변 문화의 중심지로서 상징성 △한강·여의도공원과의 연계성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성 등이 주요 평가 기준이 됐다. 심사에는 최문규 연세대 교수(위원장)를 비롯해 학계와 건축계, 세종문화회관 관계자 등 9명이 참여했다. 설계공모 지침에는 공연표가 없어도 누구나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야외무대와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개방형 옥상 전망대를 통해 한강과 서울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당선작은 두 개의 공연장을 각각 한강과 여의도공원을 향하도록 수직 배치해 상징성을 높였으며, 서로 다른 방향의 개방형 로비를 통해 다양한 도시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여의대로변 지상부를 광장으로 계획해 시민들이 여의도공원과 한강을 편하게 오갈 수 있도록 했고, 야외공연장에서는 대공연장 무대를 실시간으로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시스템도 반영했다. 조남준 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제2세종문화회관은 서울의 새로운 문화 아이콘이자 시민 누구나 일상 속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될 것"이라며 “설계부터 조성까지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서울시, 출산 신혼부부 대출 이자 지원 최대 12년 연장

서울시가 전월세 급등으로 늘어난 신혼부부·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을 덜기 위한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 출산 신혼부부는 대출 이자 지원 기한을 최대 12년으로 연장하고 청년층의 월세 지원 기준도 완화한다. 시는 오는 20일부터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개편 '신혼부부·청년 임차보증금 이자지원사업'을 신규 및 연장 신청자에게 적용한다고 밝혔다. 현재 무주택 신혼부부(예비 신혼부부 포함)는 국민·신한·하나은행을 통해 최대 3억원 이내 임차보증금 대출이 가능하다. 시는 연 최대 4.5%(최소 1.0% 본인 부담)의 이자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 개편으로 자녀 1명을 출산할 때마다 대출 기간이 기존 2년에서 4년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기본 4년에 자녀 2명을 출산하면 최장 12년까지 이용할 수 있다. 난임시술 증빙자료를 제출하면 2년 연장이 가능하며, 이후 출산 시 추가 4년이 더해져 최대 10년간 대출을 유지할 수 있다. 임차보증금 7억원 이하 주택 중 월세가 포함된 계약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시는 월세 비중이 높아진 현실을 반영해 '전월세 전환율(5.5%)'을 적용한 환산 임차보증금으로 지원 여부를 판단한다. 전월세 전환율은 서울주거포털에 공지되며 6개월마다 변경된다. 청년층의 월세 기준은 기존 70만원에서 90만원으로 완화됐다. 임차보증금 3억원 이하, 월세 90만원 이하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등록상 세대주(예정) 무주택 청년이 하나은행에서 최대 2억원 이내로 대출받을 경우, 서울시는 연 최대 3.0%(최소 1.0% 본인 부담)의 이자를 지원한다. 또 보호시설을 퇴소한 '자립준비청년'은 기존 한부모가족 청년과 동일하게 추가 금리 1.0% 우대 혜택을 받는다. 최진석 시 주택실장은 “10·15대책 이후 전월세가격 급등으로 주거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신혼부부와 청년이 안정적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저출생 문제 해결과 주거환경 변화에 대응해 개선책을 지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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