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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이찬우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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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 위기에 K-배터리 ‘뭉쳐야 살아남는다’

국내 배터리 산업이 경쟁 심화와 시장 불확실성, 원재료 공급난 등 복합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응책으로 '전방위 협력' 카드를 적극 펼치고 있다. 최근 해외 배터리 가격의 하락에 따른 관련기업의 수익성 하락세,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후 대미 투자 부담 가중, 여기에 세계 1위 배터리 기업 중국 CATL의 저가 공세를 앞세워 글로벌 점유율 확대로 한국의 대표 배터리기업들은 다방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같은 사업 환경 악화가 결국 “혼자서는 버티기 어렵다"는 위기 의식을 불어넣으며 결국 'K-배터리의 합종연횡'을 촉발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28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배터리 3개사는 지난 22일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현대차·기아와 전기차 배터리 안전기술 협력 강화를 위한 4자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은 한 국가 내 완성차와 주요 배터리 업체가 안전기술 분야에서 연합을 결성한 세계최초 사례이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 및 배터리 산업에서 'K-배터리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이들 배터리 연합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배터리 안전확보 TFT'를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안전 특허 △디지털 배터리 여권 △설계 품질 △제조 품질 △소방 기술 등 5대 분야에서 기술 개발과 특허 공유, 표준화 작업을 추진했다. 배터리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소재·부품 단락 방지 기술, 강건한 설계 방식, AI 기반 품질관리, 화재 감지 및 진압 기술 등 각 사가 보유한 핵심 기술들이 긴밀하게 연계됐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은 “배터리 기업과 완성차의 경영진 의지, 연구진 헌신, 정부 지원이 조화를 이뤄 안전하고 신뢰받는 전기차를 다 함께 만들어가는 초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글로벌 시장은 '국가 대항전'이다. 경쟁을 뛰어넘는 협력이 우리 미래의 생존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도 “이번 협력은 산업 안전 기준과 기술 방향을 새롭게 정의한 진보로, 지속가능한 배터리 산업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SK온 이석희 사장 역시 “배터리 안전 품질 한 단계 도약 기대"라며 협력 가치에 무게를 실었다. 배터리 소재 순환 공급망 구축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SK온은 미국 생산법인에서 배터리 스크랩을 파쇄해 만든 고순도 '블랙파우더'를 국내 소재기업 에코프로에 공급하고, 에코프로가 이를 양극재로 재생산해 SK온에 다시 공급하는 '배터리 순환 생태계'를 구축했다. 월 200톤 규모로 진행되는 SK온과 에코프로의 협업은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해소와 핵심 금속원료의 안정적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경민 SK온 사업개발실장은 “배터리 순환 생태계 리사이클 사업모델 구축 여부가 배터리 밸류체인 내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협력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박석회 에코프로씨엔지 대표는 “셀·양극재·전구체·리튬으로 이어지는 배터리 사업 전반에 거친 협력 비즈니스모델이 완성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밖에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혼다와 5조원 규모 합작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며 북미시장 공략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아울러 미국 내 친환경 리튬 공급을 위해 컴패스 미너럴스(Compass Minerals)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원자재 조달망도 확보했다. 삼성SDI도 독일의 ESS(에너지 저장장치) 기업 테스볼트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고 유럽 시장 확장을 도모하는 동시에 현대차·기아와 손잡고 로봇 및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산업의 캐즘을 넘어서는 길은 서로 다른 주체들이 하나가 돼 기술, 공급망, 환경사회적 책임을 함께 해결하는 협력에서 찾을 수 있다"면서 “국내 배터리 산업이 글로벌시장에서 지속가능한 리더로 자리매김하는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르노코리아 노사, 2025년 임금협상 조인식 진행

르노코리아는 25일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노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2025년 임금협상 조인식'을 진행했다. 르노코리아 노사는 지난 4월 상견례 이후 총 13차례 교섭을 거쳐 도출한 잠정 합의안이 7월 25일 사원총회에서 과반 이상의 찬성표로 통과되며 2025년 임금협상을 무분규로 마무리했다. 올해 국내 완성차 기업 중 가장 먼저 임금 협상을 타결했던 르노코리아는 안정적인 노사 관계를 바탕으로 고객 만족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은 올해 초 대대적인 설비 보강 공사를 통해 미래 친환경차 생산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은 국내 완성차 업계 최초로 하나의 혼류 생산 라인에서 내연기관 차량과 하이브리드 차량은 물론, 최신의 순수 전기차까지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미래 모빌리티 생산라인'으로의 업그레이드를 완료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우버택시, 구독형 멤버십 ‘우버원’·청소년 계정 도입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가 올해 하반기부터 한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구독형 멤버십과 청소년 전용 계정 같은 신규 서비스를 전격 선보이고, 카카오모빌리티를 비롯한 국내 경쟁 플랫폼들과 한판승부를 선언한 것이다. 우버 택시는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올해 상반기 성과와 하반기 전략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신규 서비스 출시 소식을 알렸다. 이날 도미닉 테일러 우버 모빌리티 아시아태평양 총괄 대표는 “한국은 우버의 전략적 핵심 거점 중 하나로, 실제 승차 건수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 중"이라고 강조했다. 우버 택시는 올해 상반기에 가맹 택시 수를 늘려 안정적인 배차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직장인·여행객을 중심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진우 우버택시 코리아 총괄은 “가맹 확대는 배차 성공률을 높이고 승객 호출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사업 외연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버는 글로벌에서 성공한 서비스를 한국 시장에 맞게 조정해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번에 처음 공개한 구독형 멤버십 '우버 원(Uber One)'이다. 우버 원은 택시 이용 시 최대 10% 크레딧 적립, 평점 상위 드라이버 우선 배차 혜택을 제공한다. 이용 요금은 월 4900원, 연간 결제 시 4만9000원이며, 신규 가입자는 1개월 무료 체험이 가능하다. 청소년 전용 '우버 자녀 계정'도 29일부터 운영된다. 부모 계정과 연동돼 자녀 호출 차량은 우수 기사에게 우선 배차되며, 부모가 실시간으로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 지출 한도를 월별·건별로 설정할 수 있어 안전성과 관리 편의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해당 서비스는 서울·부산·제주에서 먼저 시작해 순차적으로 확대된다. 우버 택시는 '기사 친화형 플랫폼'을 표방하며 드라이버 혜택도 강화했다. 기사 전용 앱의 편의성을 개선하고, 수수료를 2.5%로 동결해 부담을 최소화했다. 특히 외국인 장거리 승객 수요를 흡수하며 공항 호출 건수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도 올렸다. 또한 기사들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차량에 우버 브랜드 및 광고물을 부착하는 '래핑 옵션' 프로그램도 새롭게 마련했다. 송진우 총괄은 “승객에게는 편리한 여정을, 기사에게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제공하는 것이 우버 플랫폼의 목표"라며 “한국 시장 특성에 맞춘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대차, 4년간 35조원 美투자…車·제철·로봇 ‘집중’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에 향후 4년간 총 260억 달러(약 35조 원)를 투입한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3월 발표한 210억달러에서 50억달러를 추가한 것으로, 미국 내 전략 산업 전반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노린 행보다. 이번 투자는 제철, 자동차, 로봇 등 그룹 미래 성장의 핵심 분야에 집중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미국 정부 정책 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에도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그룹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연산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한다. 친환경 공정을 통한 고품질 철강을 확보해 현지 자동차 산업을 비롯한 전략 분야에 공급, 미국 내 철강-부품-완성차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미국 내 생산능력을 대폭 늘린다. 현재 연간 70만 대 수준인 현지 생산을 전기차·하이브리드·내연기관차까지 전 차종으로 확대해 미국 소비자 수요 변화에 신속히 대응한다. 이와 맞물려 부품 계열사들도 배터리팩 등 전기차 핵심부품 현지 조달 비중을 높이고, 공급망을 강화한다. 로봇 산업 투자도 본격화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연 3만대 규모 생산이 가능한 로봇 전용 공장을 설립, 향후 확대될 로봇 생태계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자율주행, AI,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분야에서 미국 현지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하며,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모셔널 등 자회사 사업화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국내에도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집행 중이다. 올해에만 총 24조 3천억 원을 투입하며, 화성 기아 EVO 플랜트와 울산 EV 전용공장 등 전기차 전용 생산기지를 확충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투자액(20조 4천억 원)보다 19%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한 투자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와 핵심 신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것"이라며 “양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시승기] 지프 글래디에이터, 이삿짐도 캠핑도 문제없는 픽업트럭

지프의 정통 픽업트럭 '글래디에이터(Gladiator)'는 이름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는 모델이다. 전면부는 랭글러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익숙하지만, 뒤로 갈수록 넓은 트럭 베드가 이어지며 전혀 다른 차체 비율을 만들어낸다. 멀리서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독특한 실루엣은 마치 전쟁 영화 속 군용차량을 연상케 한다. 지프 특유의 투박하고 거친 감성이 오롯이 살아 있다. 글래디에이터에는 3.6리터 펜타스타 V6 가솔린 엔진이 장착됐다.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kg·m를 발휘하는 이 엔진은 2톤이 넘는 거구의 차체를 거뜬히 끌고 나간다. 덩치와 무게를 생각하면 '둔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들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오히려 힘이 남아도는 느낌이었다. 출발 가속은 경쾌했다. 도심 구간에서 신호 대기 후 출발할 때에도 망설임 없이 튀어나가는 힘이 인상적이었고, 고속도로 합류 시에도 답답함이 없었다. 고속주행에서는 시속 120㎞까지 무난하게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었으나, 그 이상에서는 공기저항과 차체 특성으로 다소 버겁다는 인상을 안겼다. 하지만, 본래 성격이 고속 주행보다는 오프로드와 적재 활용에 맞춰져 있는 모델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차체가 크고 무겁지만 주행 질감은 의외로 안정적이다. 록-트랙 풀타임 4WD 시스템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은 저속·고속 어디서나 매끄럽게 힘을 전달했다. 고속도로에서는 묵직한 차체가 도로에 착 붙는 듯한 안정감을 줬고, 코너에서는 다소 롤링이 있지만 차체 제어가 안정적으로 이뤄져 불안함은 크지 않았다. 픽업트럭의 진가는 결국 적재 공간에서 드러난다. 글래디에이터는 세로 1.53m, 가로 1.44m의 대형 트럭베드를 갖췄다. 이번 시승에서는 실제로 이삿짐을 옮겨보며 그 능력을 시험했다. 침대 프레임, 가구, 각종 박스를 가득 싣고도 공간이 남았다. 높은 차고 덕분에 무거운 짐을 싣고 내릴 때에도 안정감이 있었고, 트럭베드 곳곳에 마련된 고정 고리와 LED 조명, 230V 파워 아웃렛은 활용도를 높였다. 최대 544kg의 적재 능력과 2721kg의 견인 능력은 캠핑, 아웃도어 활동은 물론 트레일러나 보트 견인까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외관은 거칠지만 실내는 고급스럽다. 나파 가죽 시트에 레드 스티치가 적용돼 있고, 12.3인치 터치스크린과 무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가 기본 적용됐다.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티맵 내비게이션이 내장돼 있는 것도 장점이다. 열선 시트와 열선 스티어링 휠, 12방향 전동 시트, 듀얼존 에어컨 등은 장시간 주행에서도 쾌적함을 유지시킨다. 오프로드 주행 후에는 바닥에 마련된 배수 플러그를 통해 손쉽게 실내 청소가 가능하다. 지프 글래디에이터는 단순한 픽업트럭이 아니라, 모험과 실용을 모두 담은 독특한 차다. 탱크 같은 묵직한 기동성, 힘 넘치는 엔진, 이삿짐까지 거뜬히 소화하는 적재 능력은 여느 SUV가 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한다. 동시에 고급스러운 실내와 편의사양은 일상 속에서의 편안함까지 보장한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현대차·기아, K-배터리 3사와 ‘전기차 안전기술’ 개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대한민국 자동차∙배터리 기업들이 손잡고 보다 안전한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자동차·기아와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이하 배터리 3사)은 22일(금)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경기 화성시 남양읍 소재)에서 전기차 배터리 안전 강화 기술개발을 위한 지난 1년 간의 협업 결과를 발표하고, 향후 협력을 더 고도화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 국가의 자동차 제조사와 배터리 회사가 모두 연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 기술 확보를 추진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현대차·기아 R&D본부장 양희원 사장,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김동명 사장, 삼성SDI 대표이사 최주선 사장, SK온 대표이사 이석희 사장 및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력은 글로벌 전기차 기술을 선도 중인 한국 기업들이 힘을 모아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안전기술을 확보하고, 더 나아가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각 사 경영층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8월 현대차·기아가 연구개발, 생산공정, 품질, 특허 등 전 부문에 소속된 인력을 모아 '배터리 안전확보 TFT'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고, 이에 배터리 3사가 화답해 1년 동안 긴밀하게 협업을 진행해왔다.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협업의 일환으로 배터리 품질 및 안전을 강건화하기 위한 5대 협업 과제를 선정했다. 협업 과제는 △안전 특허 △디지털 배터리 여권 △설계 품질 △제조 품질 △소방 기술 등으로 구성된다. 세부적으로는 배터리 3사와 공동 협업하는 분야와 각 사별 특화 기술을 활용해 협력하는 분야 등으로 나뉜다.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지난 1년 간의 5대 과제 기반 협업 성과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안전 특허 과제는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가 각자 개발한 안전 특허기술 공유를 목표로 한다. 각 사별로 배터리 셀이 비정상적으로 열화 할 때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소재, 설계, 부품구조 등 특허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부분적으로 서로 공유하는 방식이다. TFT는 지난 1년 간 단락 방지 기술 등의 공유 특허를 도출했으며, 앞으로도 신규 특허 리스트를 공유하는 등 협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디지털 배터리 여권은 유럽연합이 주도해 배터리의 생산부터 폐기 및 재활용까지 모든 생애주기 정보를 디지털화 하는 제도에 대응하기 위한 과제다.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국제 표준을 만족하고, 나아가 안전 특화 항목을 추가한 신규 배터리 품질 추적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설계 품질 과제는 배터리 화재 원인을 사전에 검증하기 위해 배터리 셀에 강건화 설계를 적용하고, 궁극적으로 배터리 안전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배터리 셀을 구성하는 인자의 설계 방식에서부터 개선점을 도출하고, 표준 검증 기준과 관리방안을 고도화해 셀을 설계하는 과정에 반영한다. 제조 품질은 배터리 제조 공정에 신기술을 도입해 양산셀의 안전성과 품질을 높이기 위한 과제다.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셀 제조 공정을 점검해 생산 안정화 및 불량률을 감소하는데 협력한다. 향후에는 제조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AI를 활용해 분석 품질을 높인 지능형 제조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소방 기술 과제는 전기차 배터리 셀의 데이터를 국립소방연구원에 제공해 소방청에서 기초 연구 목적으로 활용하고, 실제 화재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TFT를 통해 배터리 셀 화재 감지 시스템과 화재 진압 기술을 공동 연구한 특허를 출원하고, 국립소방연구원과 함께 전기차 화재 발생 대응 가이드를 개정했다. 향후에는 소방 기술을 고도화하는데 지속 협력할 계획이다. 이날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지난 1년 간 운영해온 TFT 종료 후에도 5대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 협력이 지속될 수 있도록 '현대차·기아-배터리 3사, 배터리 안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각 사는 안전 신기술을 추가 개발하고 특허 지식재산권을 공유하는 등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열전이 방지 기술, 소방 기술 등을 고도화해 전기차 배터리 안전 표준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 사장은 “이번 협력은 현대차·기아 및 배터리 기업 경영층의 의지, 연구진들의 헌신과 전문성, 그리고 정부 부처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배터리 기업과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더욱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전기차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국가 대항전'으로 우리가 살아남는 길은 경쟁을 넘어선 협력"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한 팀을 이루고, LG에너지솔루션도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 끝까지 달리겠다"고 말했다.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는 “이번 협업은 단순한 기술 개선이 아닌 산업 안전 기준과 기술 방향을 새롭게 정의한 진보로, 생태계 전반의 책임 있는 변화“라며 "삼성SDI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배터리 기술을 개발해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희 SK온 대표이사는 “K-배터리 3사가 현대차·기아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안전을 위해 힘을 모았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배터리 안전 품질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되며 앞으로도 SK온은 고객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배터리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주간 신차] 패밀리카부터 슈퍼카까지…기아 카니발, 페라리 296 스페치알레, 포르쉐 911 GT3 ‘출동’

8월 셋째 주, 국내 자동차 시장에는 각 브랜드의 정체성과 기술력이 집약된 신차들이 대거 출시되며 소비자의 선택지를 폭넓게 확장했다. 실용성과 첨단 편의성을 앞세운 대형 RV, 트랙 중심의 고성능 스포츠카, 이탈리안 하이브리드 슈퍼카까지, 레저와 드라이빙의 감성을 아우르는 모델의 등장이 자동차 시장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기아는 대표 대형 RV 카니발의 연식 변경 모델인 'The 2026 카니발'을 지난 18일 공식 출시했다. 이번 신형 카니발은 기본 트림부터 편의사양을 대폭 확대 적용해 상품 경쟁력을 크게 강화했다. 프레스티지 트림에는 스마트 파워테일게이트와 전자식 룸미러가 기본화됐고, 노블레스 트림은 멀티존 음성인식, 기아 디지털 키 2, 터치타입 아웃사이드 도어핸들(1열) 등 첨단 사양을 기본 제공한다. 상위 시그니처에는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리어 LED 턴시그널이 더해져 고급스러운 외장을 완성했으며, 신규 X-Line 트림은 블랙 엠블럼과 다크 그레이 휠캡으로 디자인 차별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멀티존 음성인식은 좌석별 발화 위치 인식 및 웨이크업 명령어 “헤이, 기아"를 적용해 가족형 RV 특유의 실용성을 높였다. 시그니처 트림부터는 12스피커 BOSE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어 음악 감상에도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파워트레인은 3.5 가솔린(9·7인승)과 1.6 터보 하이브리드(9·7인승)로 구성된다. 페라리가 지난 21일 반포 전시장에서 새로운 스페셜 시리즈 '296 스페치알레'를 공식 공개했다. 296 GTB를 기반으로 개발된 이 모델은 기존 대비 50마력 상승한 합산 880마력의 V6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갖췄다(내연기관 700마력, 전기모터 180마력). 차체 건조중량도 60kg 경량화(1410kg)에 성공해, 후륜구동 모델 중 최고 수준인 중량대 출력비 1.60kg/cv를 실현했다. 공기역학은 시속 250km에서 다운포스가 435kg까지 증가한 혁신적 솔루션을 적용하며, 6D 센서 기반 ABS 에보, 멀티매틱 쇼크 업소버, 미쉐린 전용 파일럿 컵2 타이어 등 레이싱 기술을 적극 반영했다. 사운드도 V12 지향 '피콜로 V12' 콘셉트를 바탕으로 더욱 다듬어졌다. 공식 성능은 0-100km/h 가속 2.8초, 최고속도 330km/h 이상, 피오라노 랩타임 1'19"로 슈퍼카의 영역을 재정립한다. 외관 역시 공격적인 디자인과 탄소섬유, 티타늄 등 경량 레이싱 소재가 대거 사용되어 극한 퍼포먼스를 담아냈다. 296 스페치알레는 한국 슈퍼카 시장에서 페라리만의 레이싱 DNA와 엔지니어링 기술의 정점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존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 21일 브랜드 아이코닉 모델 신형 911 GT3와 국내최초 투어링 패키지 모델을 공식 출시했다. 지난해 10월 처음 공개된 이 차는 25주년을 기념하며 트랙 중심의 강력한 GT3와 절제된 투어링 패키지를 동시에 선보인다. 911 GT3는 리어 윙을 장착한 트랙 중심 스포츠카로, 4.0리터 자연흡기 엔진(최고출력 510마력, 최대토크 45.9kg∙m)과 경량화 전략으로 완성됐다. PDK 변속기 적용 시 0-100km/h 3.4초, 최고속도 311km/h의 성능을 자랑한다. 바이작(Weissach) 패키지 등 트랙 경험을 위한 맞춤형 옵션도 지원한다. 전후면의 날카로운 디자인, 전면 디퓨저 및 개선된 스포일러 립, 언더바디 핀 등 효율적 공기역학 설계가 적용되어 다운포스와 핸들링을 끌어올렸다.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투어링 패키지는 고정식 리어윙 대신 어댑티브 리어 스포일러를 채택해 이상적인 공기역학과 실용성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실버 트림, 'GT3 투어링' 전용 리어 그릴 등 우아한 디테일부터, 인테리어는 고급 가죽 소재를 활용해 클래식하면서도 스포티 이미지를 강조한다. 뒷좌석 기본 제공, 접이식 시트 등 실용성도 높였다. 포르쉐 디자인은 911 GT3 및 GT3 투어링 고객을 위한 COSC 인증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등 특별 타임피스도 공개했다. 스포츠카 디자인과 퍼포먼스 감성을 일상에서 만끽할 수 있도록 한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르노코리아, 세닉 E-Tech 가격 확정…고객 인도 시작

르노코리아는 순수 전기차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의 국내 판매 가격과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확정하고 금일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한다고 21일 밝혔다. 세닉 E-Tech는 고객의 거주 지역별 전기차 구매 보조금에 따라 4067만~4716만 원부터 구매할 수 있다. 서울시 거주 소비자의 경우 4678만 원부터 세닉 E-Tech를 만나볼 수 있다. 오늘부터 고객 인도에 나서는 르노의 순수 전기차 세닉 E-Tech는 '2024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하며 유럽 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 받은 모델이다. 국내 시장에는 올해 999대가 수입 판매되며 하역 일정에 맞춰 순차적으로 출고될 예정이다. 르노 그룹의 전기차 전문 자회사 암페어(Ampere)가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AmpR 미디움(Medium)'을 기반으로 한 순수 전기차 세닉 E-Tech는 1855kg부터 시작하는 비교적 가벼운 차체에 최고출력 160kW(218ps), 최대토크 300Nm의 전기 모터가 장착되어 경쾌한 주행 성능을 선보인다. 여기에 더해 시장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12대 1의 조향비와 2.34 회전에 불과한 스티어링 휠 최대 회전수(Lock to Lock)를 갖춰 민첩하면서도 안정적인 핸들링을 선사한다. 세닉 E-Tech는 동급 최고수준인 87kWh 용량의 LG에너지솔루션의 고성능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탑재로 산업부 인증 기준 최대 460km 주행이 가능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재충전 없이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 130kW 급속 충전 시 약 34분 만에 20%에서 80%까지 배터리 충전도 가능하다. 또한, 차체 바닥과 배터리 케이싱 사이에 감쇠력 강화 폼을 삽입해 주행 중 실내로 유입되는 외부 소음과 진동을 차단하는 '스마트 코쿤(Smart Cocoon)' 기술을 적용해 보다 향상된 실내 정숙성을 선사한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포스코퓨처엠, 고급전기차용 고함량·고전압 양극재 개발

포스코퓨처엠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스탠다드 및 엔트리 전기차 시장까지 모두 대응할 수 있는 양극재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포스코퓨처엠은 21일 프리미엄 전기차용 울트라 하이니켈 양극재와 고전압 미드니켈 양극재의 파일럿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N8x(니켈 함량 80% 이상 하이니켈 양극재) 중심의 프리미엄 양극재를 생산·공급중인 포스코퓨처엠은 이번에 개발한 95% 이상 함량 울트라 하이니켈 양극재의 양산 공급을 계기로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울트라 하이니켈 양극재는 에너지 밀도를 높여 주행거리를 극대화한 프리미엄 소재다. 포스코퓨처엠은 미국·유럽 등 주요 선진시장의 프리미엄급 전기차는 물론 미래교통으로 주목받고 있는 도심항공교통(UAM)에 공급할 목적으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향후 모빌리티의 AI 활용 확대와 자율주행성능 고도화에는 다량의 전력사용이 필수적이므로, 에너지밀도를 극대화한 울트라 하이니켈 양극재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종전까지 울트라 하이니켈 양극재는 니켈 함량이 높아 상대적으로 열 안정성이 낮고 배터리 수명도 짧다는 한계를 띠고 있었다. 그러나, 포스코퓨처엠은 주요원료를 하나의 단위 입자구조로 결합한 단결정(single-crystal) 소재를 기존 다결정 소재와 복합 사용해 시장의 요구 성능을 확보했다. 아울러 포스코퓨처엠은 스탠다드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고전압 미드니켈 양극재 파일럿 개발도 완료했다. 고전압 미드니켈 양극재는 고가인 니켈 함량 비율을 60% 내외로 낮추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에너지밀도가 낮아지는 문제는 고전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양극재다. 망간 비율을 높이고 단결정화를 통해 충·방전 시 수축·팽창을 최소화함으로써 안전성은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또 제조 시 무공침 전구체를 활용하고 원료 비중에서 고가의 니켈, 코발트 비율을 줄이는 한편 수산화리튬 대신 저렴한 탄산리튬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도 높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번 울트라 하이니켈·고전압 미드니켈 양극재 파일럿 개발에 이어 국내외 완성차 및 배터리사 등 고객사 요청 시 적기에 생산·공급할 수 있도록 양산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이찬우의 카워드] 자동차도, 데이터센터도…세상을 지탱하는 ‘ESS’

스마트폰을 쓰는 우리는 '보조배터리'의 고마움을 잘 안다. 전력이 부족할 때 언제든 충전해주는 조력자다. 에너지저장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는 이를 수천, 수만배 확대한 거대한 보조배터리로서 전력을 적재적소에 유용하게 쓸 수 있게 하는 장치다. 특히 최근엔 인공지능(AI), 전기차 등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 산업이 발전하면서 ESS에 대한 중요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 차세대 산업의 발전을 위해선 ESS는 이제 필수적인 소재가 된 것이다. ESS를 가장 쉽게 설명하면 대용량 보조배터리다.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발전이 불규칙한 특성을 ESS가 보완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도록 한다. 또 '전기가 쌀 때' 충전해 두고, '전기가 비쌀 때' 꺼내 쓰며 전기요금을 절약하는 기능도 한다. 자동차 배터리와 원리는 같지만, 규모와 활용처에서 차이가 크다. 자동차가 탑재형 배터리를 쓴다면, ESS는 컨테이너 단위로 구축되는 거대한 고정형 배터리 시스템이다. ESS는 단순히 '전력 저장 장치'라는 기술적 개념을 넘어, 쓰임새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전력용 ESS다. 발전소나 전력망에 설치돼 주파수와 전압을 안정화하고, 태양광·풍력처럼 출력이 들쑥날쑥한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안정적인 전력계통 운영의 숨은 버팀목인 셈이다. 둘째, 상업용 ESS다. 대형 마트, 빌딩, 공장 등에서는 전기요금이 비싼 '피크 타임'을 피하는 것이 비용 절감의 핵심이다. 낮에 전기를 충전해 두었다가 저녁 고비용 시간대에 활용하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셋째, UPS(Uninterruptible Power Supply)용 ESS다. 데이터센터, 병원, 금융기관처럼 전원 차단이 곧 '치명적 리스크'로 이어지는 시설에서 필수적이다. 정전 시 즉각적인 백업 전력을 공급해 '블랙아웃 공포'를 막아준다. 넷째, 가정용 ESS다.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주택에서 낮에 남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밤에 쓰는 방식이다. 정전 시에는 비상 전원 역할도 해 '가정의 전력 안전망'으로 쓰인다. 마지막으로, 통신용 ESS다. 통신 기지국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해 끊김 없는 통화와 데이터 송수신을 가능하게 한다. 재난 상황에서도 통신망이 작동할 수 있는 배경에는 바로 ESS가 있다. 스마트폰 보조배터리가 개인의 전력 안전망이라면, ESS는 사회 전체의 전력 안전망이라 할 수 있다. 글로벌 전력 수요는 AI, 클라우드, 전기차 보급 확산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와 함께 '에너지 저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리튬이온 ESS 시장은 2023년 약 185GWh에서 2035년 1232GWh로 6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특히 ESS에 가장 적합한 배터리로 꼽히는 것이 'LFP(리튬인산철)'다. 가격 경쟁력이 높고, 화재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어 대규모 전력망에 안정적으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3년 기준 글로벌 ESS 시장에서 LFP가 80%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앞다퉈 북미 ESS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북미 최초로 대규모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 롱셀 기반 파우치형 제품으로 테라젠, 델타 등 고객사에 공급을 확정지으며 시장 선점을 노린다. LG엔솔은 애리조나 신규 공장 건설 계획을 당초보다 앞당겨 현지 생산을 강화했고,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현재 북미 지역 다수의 고객들과 ESS용 배터리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도 최고의 기술력과 빠른 현지 대응을 바탕으로 고객가치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SK온은 북미 ESS 시장 공략을 위해 엘앤에프와 LFP 양극재 공급 MOU를 체결했다. 향후 공급 계약을 통해 현지 생산 체제를 빠르게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SK온은 이미 '윈터 프로', '장수명' LFP 배터리 시제품을 선보이며 기술 차별화를 강조해왔다. 이번 협력으로 미국 내 AMPC(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요건을 충족하는 ESS 배터리 생산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2010년부터 ESS용 배터리를 개발해왔으며, 최근에는 SBB(Samsung Battery Box)라는 '완제품 플랫폼'을 내놓았다. 컨테이너 안에 배터리·안전장치·공조시스템을 통합해, 고객은 전력망에 연결만 하면 쓸 수 있는 'ESS 풀 패키지'다. 특히 최신형 SBB 1.5에는 'EDI(Enhanced Direct Injection)'라는 신기술을 적용해, 배터리에서 열이 발생하거나 화재가 나더라도 약제가 모듈 내부에 직접 분사돼 인접 셀로 불이 번지지 않도록 했다. ESS 안전성이 시장의 승부처가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삼성SDI 관계자는 “2017년부터 테스볼트에 ESS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이번 SBB 공급을 계기로 협력이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유럽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SS는 단순히 전력 산업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전기차 확산 속에서 ESS는 '충전 인프라의 뒷배터리' 역할을 하며 자동차 생태계와 직결된다. 전기차에서 시작된 배터리 기술은 이제 전력 요금을 낮추고, 정전 피해를 막고, 신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까지 해결하는 산업 전반의 인프라로 확산되고 있다. 'ESS'라는 낯선 용어 뒤에는 전동화 시대,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가 붙잡고 있는 거대한 성장 기회가 숨어 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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