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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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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중 여의도 LG트윈타워서 화재 진압…“정상 근무 중”

24일 오전 1시 32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 27층 공조 장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건 발생 직후 건물 14명이 대피했고, 건물 관리 용역 업체 소속 직원 2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치료를 받은 2명은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LG그룹 관계자는 “심각한 상황은 아니어서 입주사 직원들이 정상 근무 중"이라고 설명했다. 소방 당국은 인력 84명과 차량 24대를 동원해 오전 2시 40분 경 완전 진압했다. 경찰·소방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창간 35주년] 합계 출산율 0.65명…대한민국 인구감소 가속화, ‘사람다운 삶’에 초점 맞춰야

해를 거듭할수록 합계 출산율이 뚝뚝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의 인구 정책이 국가 등 거시적이고 규모의 관점에서만 이뤄지고 있어 개인의 '사람다운 삶'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3일 통계청 '2023년 인구 동향 조사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7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0.78명 대비 0.06명 줄어든 수치다. 합계 출산율은 가임 여성 1인당 평생 출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로, 현 수치대로라면 1명도 낳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그나마 1~3분기의 기록이 버텨준 덕에 이 같은 합계 출산율이 나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4분기에는 0.65명으로 급전직하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올해 합계 출산율은 0.68명으로 재차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민국의 저출산 속도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세계 통계학 박사들은 일본이 2020년 최초로 합계 출산율 0.9명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견했지만 2022년 오히려 1.26명을 유지했고 한국은 이들의 예상치를 깨고 바닥을 향해 OECD 회원국 최초의 사례로 이목을 끌고 있다. 당초 인구 자연 감소는 2020년부터, 2028년부터는 총 인구 감소가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주민 등록 인구 통계에 따른 내국인 인구는 2019년 11월을 정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명으로 헌정 사상 가장 많이 태어났던 1960년 108만명의 25%에도 못 미친다. 저출산 사태가 심각한 이유는 한 번 시작된 이상 돌이키기 어렵다는 점에 있다. 남녀 2명이 2명을 낳아야 인구가 유지되는데, 올해 예상 합계 출산율 0.68명이 앞으로도 그대로 유지된다는 최대한 긍정적인 가정 하에 계산하면 다음 세대의 합계 출산율은 이를 제곱한 0.4624명이 된다. 문자 그대로 '급전직하' 하는 셈이다. 합계 출산율 1.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소비에트 연방 해체 또는 통일 후 구 동독 사회 등 체제 붕괴와 같은 수치다. 앞서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들은 지난 18년 간 △임신·출산 관련 의료비 부담 대폭 경감 △영·유아 무상 보육 △신혼 부부 주거 지원 확대 △아동 수당 지급 등 각종 저출산 대책을 추진해왔지만 280조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이 같은 인구 대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혼·출산·양육을 멀리하는 가치관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2023년 혼인 건수는 32만2800건이었고, 작년에는 19만4000건으로 10년 새 39.90%나 줄었다. 정부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나라'를 천명했지만 전 국민적 움직임은 정반대로 가고 있어 정책 방향의 선회가 필요하다는 신호로 인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부랴부랴 남성 양육 참여 확대 시 인센티브 지급 등 출산 후 돌봄의 책임을 사회화했다. 그러나 미혼 상태인 개개인의 구체적 상황과 욕구 살피기는 등한시하고 제도 도입에만 급급해 경우에 따라서는 다자녀나 저소득 가정에만 제한적으로 지원했다. 이로써 애매모호한 중산층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판국이다. 이러한 문제는 그간의 저출산 정책이 생산력·경제 성장·국가의 지속 가능성 등을 강조하는 인구 규모의 관점을 우선시한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동욱 전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출산 장려를 우선 말하기보다는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인 '사람다운 삶'을 어떻게 보장할지 고민하는 것이 먼저여야 한다"며 “미래 설계가 가능한 안정된 사회'를 만들어야 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꿈꿀 수 있을 것"이고 꼬집었다. 또 “고용·주거·교육·문화·인식과 가치관의 영역을 포함한 삶의 모든 영역에서의 근본적인 지형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행복이 되는 사회'가 될 때 비로소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부는 출산율과 출생아 수 자체를 목표로 하는 정책에서 탈피해 삶의 방식에 대한 개인 선택을 존중하고, 출산과 자녀 양육을 인권으로 인정하는 '사람 중심 정책'으로의 전환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저출산'을 출산율 제고 등을 통해 제거해야 하는 극복의 대상으로 보는 전략에서 탈피해 인구 구조 변화와 4차 산업 혁명 등 거시적 흐름에 선제 대응하는 '사회 시스템 혁신'으로 설정하자고 논의한 바 있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정책 관점과 우선 순위에 대해 더욱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인구 정책에서 출산율 제고 중심의 전략을 폐지하되, 대안으로 이를 어떤 방식으로 재편할 것인가 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가족·사회 정책적 관점 등 접근론 간 우선 순위와 관계 설정에 대한 논의가 뒤따라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단순 출산율에만 목맬 것이 아니라 국민의 최저 생활을 국가가 보장하고, 국민이 일자리·주거·의료·돌봄 등의 필수적인 서비스를 걱정 없이 누려 미래를 안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다. 또 비혼 가정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가정과 그로부터 출발하는 출산을 존중하는 문화가 갖춰져야 한다는 관점과 가족과 아이가 주는 행복과 소중함을 존중하고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인식 재전환 요구 등 저출산의 원인을 바라보는 시각 등도 존재해 다각적인 검토를 통한 정책 입안이 이뤄져야 한다는 평이다. 이 전 실장은 “모든 관점이 가치있는 만큼 어느 한 방식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이를 어떻게 조합하고 무엇을 좀 더 우선해 추진할지에 대해서는 사회 각층이 함께 논의하는 담론화 과정을 통한 합의와 정밀한 현실 분석에 바탕을 둔 합리적 정책 조합을 형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대한항공, 올 7월 B787-10·12월 A350 도입 확정…‘여왕·호텔’ 공백 메운다

대한항공이 차세대 고효율 여객기들을 연내 들여와 퇴출이 예정된 대형기들의 좌석 공급 역할을 맡긴다. 24일 본지 취재 결과 대한항공은 올 하반기 보잉 787-10과 에어버스 A350 초도기를 도입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항공 사정에 정통한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787-10과 A350 시리즈를 각각 7~8월, 12월에 인도받는다는 것은 확정적"이라고 말했다. 그간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의 신조 787 여객기 하반기 도입설이 무성했지만 세부 형식과 에어버스 기종, 월 단위 일정까지 파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2019년 6월 19일 파리 에어쇼에서 11조원 규모의 787-9 10대와 787-10 10대 등 여객기 총 30대를 구매·리스 방식으로 도입하기로 보잉과 계약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신규 항공기 제작 수요가 대폭 감소했고, 이에 따라 막대한 적자를 기록한 보잉은 자사 숙련공들을 대량 해고했다. 이 여파는 코로나19가 걷힌 현재까지도 지속돼 항공사들이 제때 계약분을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대한항공은 계약 체결 이후 약 5년 만에 신조 여객기 787-10을 들여오는 셈이다. 올해 2월 보잉 사우스 캐롤라이나 딜리버리 센터에서는 대한항공 787-10 드림라이너 HL8515·HL8536·HL8537·HL8538 등 4대가 주기돼있는 모습이 포착돼 신빙성을 더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021년 8월 항공 전문지 '플라이트 글로벌'과의 인터뷰에서 “A380은 5년, 747-8i는 10년 내로 처분하겠다"고 했다. 비효율 기재 정리를 통한 내실 경영을 기하기 위함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산업과가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항공사별 2024년 기재 도입 계획'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27대를 처분한다고 항공 당국에 보고했다.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이어서 변동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이 중에는 747-8i 3대, 747-400 1대, 777-200 3대, A380-800 3대 등 대형기 10대가 포함돼 있다. 당초 조 회장의 방침보다 다소 이르지만 실제 대한항공은 최근 A380-800 3대에 대한 파트 아웃 작업을 진행해왔고, 747-8i 5대는 미국 방위 산업체 '시에라 네바다 코퍼레이션(SNC)'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일각에서는 항공기 제작사들의 공급망 문제로 인해 주문한 중대형 신형 기재를 단 한 대도 못 들여왔던 만큼 여객사업본부의 좌석 공급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했고, 대형기 처분이 현 시점에서는 섣부른 판단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보잉과 에어버스의 공급망 이슈가 빠르게 해결되는 모습"이라며 “분명히 올해 안으로 신조 여객기 인도가 무리 없이 이뤄질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대한항공 관계자 역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밝혔듯, 당사는 내년 9월 30일까지 747-8i를 매각한다는 입장이어서 하루라도 더 운용해야 이득"이라며 “신조기가 들어오는 시점에 맞춰 송출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여객기의 아이콘'이자 '하늘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지닌 보잉 747과 '하늘 위의 호텔'로 통하는 A380은 장거리용 4발 대형 제트기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엔진 갯수가 많아 정비 비용이 쌍발기에 비해 많이 들고, 연비도 최신 기종보다 낮다는 단점이 있고, 탄소 중립 시대에 뒤떨어지는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아 퇴역하는 추세다. 한편 엔진 기술의 발달로 항속 거리가 길어지고 기계적 신뢰도가 입증됨에 따라 대세는 쌍발기로 굳어지고 있다. 787-10은 1만1910km, A350 시리즈는 형식에 따라 연료를 최대 적재량까지 실어 1만5000~1만8242km를 비행할 수 있다. 대한항공의 747-8i와 A380-800은 각각 346석, 407석을 탑재하고 있다. 옵션에 따라 앞으로 들여오는 787-10에는 330~440석, A350-900에는 325~440석, A350-1000에는 366~475석이 장착돼 대체기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창간 35주년] “사람이 미래다”…기업, ‘육아 휴직 눈칫밥’ 지양해야

급격한 '인구 절벽'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 문제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아이 낳기 좋은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KDB미래전략연구소 미래전략개발부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고령화는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2030년까지 만 65세 이상 인구가 연 평균 4.8%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해당 연령의 인구가 45만명씩 늘어 내년에는 1000만명을 넘고, 고령화에 따라 산업 경쟁력 하락 등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72명으로 집계돼 아이 울음 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있다. 재계는 저출산발 노동력·구매력 감소는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지는 만큼 결국 기업 경영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 때문에 기업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05년 이후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들은 수많은 저출산 대책을 줄줄이 내놨다. 육아 휴직 제도는 자녀 양육이 필요한 남녀 근로자가 일정 기간 양육에 시간을 할애하고 이후 다시 안정적으로 노동시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한국의 육아 휴직 제도는 다른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대비 관대한 지원을 하는 편에 속하지만 활용률 자체는 낮다는 것이 한국노동연구원의 분석이다. 곽은혜·김민희 노동연구원 연구원은 “2019년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일·가정 양립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사업체의 45.5%만이 육아 휴직을 필요한 경우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며 “직장 분위기와 대체 인력 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해 육아 휴직 제도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거나(26.4%) 전혀 활용하지 못한다(28.1%)는 응답이 54.5%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국경제인협회와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은 올해 3월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조옥근 롯데그룹 수석은 “지난 10여년 간 꾸준히 추진한 다양한 사내 가족 친화 정책으로 2022년 롯데그룹 100명당 출생아 수는 2.05명으로, 한국 성인 100명 당 출생아 수인 0.81명을 훨씬 상회한다"고 소개했다. 조 수석은 “차제에는 '엄마'에 대한 지원 뿐만 아니라 '아빠'에 대한 육아 휴직·육아기 근무 시간 단축 등의 지원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르포] “엑설런스 인 세이프티”…‘지휘통제실 새단장’ 대한항공, ‘안전’ 자신감 드러냈다

“안전 정책·목표, 항공 안전 위험도 관리, 항공 안전 보증, 항공 안전 증진. 이 4개의 축으로 이뤄진 안전 문화는 대한항공의 철학입니다."(유종석 대한항공 안전·보건 총괄 겸 오퍼레이션 부문 부사장) 23일 대한항공은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에서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안전 운항 체계 소개' 행사를 개최해 '종합 통제 센터(OCC, Operations & Customer Center)'·정비 격납고·항공 의료 센터·객실 훈련 센터 등 자사 핵심 시설을 최초 공개했다. ◇OCC, '피로 쓰여진 역사' 반복 않겠다는 강한 의지 가장 먼저 발길이 닿은 곳은 2년 간의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지난해 12월 새로이 문을 연 OCC였다. 군 부대의 지휘통제실과 같은 이곳에는 운항 중인 대한항공 소속 항공기들의 항적과 테러·재난·자연 재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대형 스크린이 있었다. OCC답게 위성 전화 시스템(SATCOM)도 설치해둬 운항 중인 항공기와 실시간 통신이 가능했다. 다수의 회선이 참여해 객실 내 불법 행위 등 각종 비정상 운항 요인 발생 시 지체 없이 정보를 공유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현장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어 대한항공 안전성에 믿음이 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다양한 부서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쳐야 운항 안전을 도모할 수 있어 OCC는 소통과 협력, 협업 3가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OCC 중앙에는 '의사결정 존'이 있었고, 또 △운항 관리 센터(FCC) △정비 지원 센터(MCC) △탑재 관리 센터(LCC) △네트워크 운영 센터(NOC) 등 안전·고객 서비스 담당 조직으로 나뉘어 있었다. FCC는 항로·연료·탑재량·비행 시간 등 사전 계획에 입각한 운항 여부를 확인하며 운항 승무원에게 안전하고 가장 적절한 운항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MCC는 운항 중인 항공기에 정비 기술을 지원하고, 필요 시 해외 지점에 정비사도 파견한다. LCC는 승객 좌석·화물 탑재 위치를 결정하고 허용 범위 내 항공기 무게 중심을 관리한다. NOC는 기상 정보를 파악해 항공기와 운항·객실 승무원 스케줄을 운영하고, 비정상 상황이 생겨나면 전사 각 부문과의 소통 창구 역할을 맡는다. 대한항공의 운항 안전은 '피로 쓰여진 역사'다. 특히 1997년부터 1999년까지 3년 연속 발생한 보잉 747 폐기 처분 사고 이후 조양호 당시 대한항공 사장은 '절대 안전'이라는 핵심 가치 하에 200억원을 투입해 델타항공과 항공 안전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운항과 정비 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최저 항공 보험 요율을 적용받을 정도로 '안전한 항공사' 이미지를 되찾는 데에 성공했다. 이처럼 대한항공이 출입 기자에게 자랑스레 OCC를 공개한 것은 지난날의 흑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와 동시에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마친 후에도 흔들림 없는 안전 운항을 기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처럼 느껴졌다. ◇세계 최초 빌딩 내 격납고 품은 '항공 기지'형 복합 건물 두 번째로 가본 곳은 사진과 영상으로만 보던 하늘색 지붕의 김포 정비 격납고였다. 서소문 사옥의 현장 지원 기능과 김포공항 곳곳에 퍼져있는 운항·객실·정비·지원 시설을 한데 모아 유기적으로 연결한 현장 중심의 경영 체제의 상징처럼 보였다. '항공 기지'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법 했던 'ㄷ' 모양의 이 건물은 중심부에 초대형 격납고가 자리 잡고 있어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복합 건물이다. 총 부지 6만6000평, 연면적 4만1200평으로 김포공항 전체 부지의 35분의 1에 해당하는 대단위 규모를 자랑한다. 대한항공은 1997년 5월 공항동 오퍼레이션 센터(OC)빌딩 내 대형 격납고를 포함한 축구장 2개 규모의 김포 정비 기지를 구축했다. 대한항공이 건물의 50%인 지하 1층과 지상 1~3층을 정비 공간으로 할애하는 건물 설계를 실행에 옮긴 것은 안전 운항을 최우선으로 고려했기 때문이다. 24시간 운영되는 이곳에서는 보잉 747 2대와 A330 항공기 1대, 또는 소형기 7대를 동시에 주기시켜 기체와 부품 정비 작업을 수행하고, 지하 1층에는 항공기 예비 자재 저장, 지상 1~2층에는 각종 수리 시설, 3층에는 엔지니어들의 공간을 집중 배치해 단시간에 인력과 물자를 격납고로 투입할 수 있다. 가상 항공기 정비 훈련을 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를 비롯해 텔레스코픽 플랫폼과 같은 첨단 기기 등 완벽한 정비 시스템도 갖췄다. 기종별로 상이하나, 이 덕분에 기체 결함에 따른 지연·결항 없이 계획된 시각에 출발하는 정시 운항률은 작년 기준 99.17~99.84%를 기록했다. 전 세계 항공사 평균보다 1~2% 높은 수치다. 최근에는 항공기에서 수집한 각종 빅 데이터를 활용해 결함 발생 전 선제적으로 정비를 수행할 수 있도록 예지 정비 조직을 신설했다. ◇항공 의료 센터, 'FMS'서 지속 가능성 찾는다 항공사의 핵심 인력인 운항·객실 승무원들은 불규칙한 스케줄 근무로 건강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대한항공은 승무원 자원 관리(CRM)의 일종인 '피로 관리 제도(FMS)'에 입각해 지난해 항공의료센터를 최신식 설비와 장비를 갖춘 의료 시설로 바꿨다. 이들을 위해 맞춤형 수면 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필요한 경우 외부 전문 의료 기관과 연계한 수면 다원 검사를 지원한다. 특히 운항 승무원의 정신 건강은 안전 운항과 직결되기 때문에 심리 상태·음주 등 생활 습관·인지 기능 등은 더욱 각별한 관리 대상이다. 기내 응급 환자 발생시를 대비해 숙련된 의사들로 구성된 '24시간 응급 의료 콜 시스템'도 상시 가동 중이다. 이들은 지난 2월 기내 '닥터 콜'이 불가하자 의료 조언을 해 한 네팔인 승객을 살려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속적인 여객 수요 증가에 대비해 기내 의료 기기를 개선하고, 응급 처치 방식을 보완하는 등 최선의 응급 의료 대응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사장)은 “비용 지출이 상당하지만 당사는 안전 운항을 위해 의사와 간호사들을 직접 고용해 조종사와 객실 승무원들의 의료 지원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전과 같은 객실 승무원 양성의 장, '객실 훈련 센터' 마지막으로 둘러본 곳은 객실 훈련 센터였다. 대한항공 정보보안실은 기내 준법 지원 프로그램(IDRP, In-flight Disturbance Response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사법경찰직무법 제7조·항공보안법 제22조에 의거, 사법경찰관리 지위를 부여받는 객실 승무원들은 안전 관리자로서 테이저 건 등을 이용해 기내 난동과 같은 불법 방해 행위에 대처하는 훈련도 받는다. 실감나는 기내 난동 상황극을 보고 나니 테이저 건 실사격 기회를 얻었고, 경고를 하며 쏴보니 흡사 안전 위협 요인을 제압하는 요원이 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또 상황 발생을 염두에 두고 보잉 747 등 현역 여객기 일부와 동일한 모형 시설을 완비해뒀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여객기 기종도 다양한 만큼 객실 승무원들은 정기적인 출입문 작동법 훈련을 받는다. 또 환자 발생 시 의료, 화재 진압, 비상 탈출 장비를 점검하고 사용하는 방법도 익힌다. 이와 관련, 센터의 훈련 교관은 비상 착륙 상황을 상정해 “머리 숙여, 자세 낮춰, '벨트 풀어, 나와, 짐 버려!" 등 다소 위압적이고도 단호한 '탈출 명령어'를 사용해 정신이 번쩍 들면서도 승객들이 신체를 보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모습을 보여 프로다움이 무엇인지 새삼 깨닫게 해줬다. 항공기가 바다나 강에 내릴 경우를 대비한 비상 착수 훈련용 가로 25m, 세로 50m 크기의 대형 수영장도 있었다. 구명 조끼를 착용하고 아파트 2층 높이에서 비상 탈출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도 보니 사고 발생 시 당황하지만 않으면 생존이 가능해보여 대한항공 안전 매뉴얼에 대한 신뢰가 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장덕현 체제 삼성전기, 1년 새 ‘실적 급상승’…곳간도 불렸다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삼성전기의 각종 재무 지표가 1년 새 대폭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전장 분야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여 추가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삼성전기 매출은 2조6242억원, 영업이익은 18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9.80%, 28.74% 오른 수치다. 분기 순이익은 1864억원으로 57.90% 늘었다. 이는 컴포넌트·광학통신솔루션·패키지솔루션 등 삼성전기 3개 사업부문이 골고루 성장한 데에 기인한다. 사업부문별 매출은 컴포넌트 1조229억원, 광학통신솔루션 1조1173억원, 패키지솔루션 4279억원으로 2022년 1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23.92%, 46.92%, 7.64%씩 증가했다. 특히 전사 매출 중 광학통신솔루션사업부문의 비중이 44.71%로 확대되며 38.98%인 컴포넌트사업부문을 제쳤다. 삼성전기의 주요 매출처는 삼성전자와 그 자회사들이다. 해당 회사들에 대한 매출 비중은 지난해 1분기 41.1%%였고, 올해 1분기에는 34.6%로 6.5%p 낮아졌다. 그럼에도 실적이 더욱 좋아진 것이다. 현금 흐름 역시 긍정적이다. 영업 활동 현금 흐름은 378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2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재무 활동 순 현금 흐름은 지난해 마이너스 495억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에는 2439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반영한 듯 현재 보유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2조182억원으로 1년 새 27.01%나 급증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재무 체력이 탄탄해진 삼성전기는 연구·개발(R&D)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 1분기 R&D 비용은 1512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5.76%를 차지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 늘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기는 올해 중화향 다단 조리개 적용 모듈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용 초고용량 전장품을 최초 개발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기는 고부가 기능 모듈 양산과 다단 조리개 횡전개 확대로 매출을 늘리고, 전기차 시장 수요 증대에 맞춰 고부가 전장 제품 라인업을 강화해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 시장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전략이다. 시장 조사 기관 업체 'TSR'은 2023년 4조원이었던 전장 MLCC 시장은 2028년 9조5000억원 수준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사장)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전장용 MLCC 사업에서 매출 1조원을 거두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삼성전기는 소재 기술과 공정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용량 제품·휨강도·고온·고압 등을 보증하는 전장용 제품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다. 올해 ADAS용 16V급 세계 최고 용량 MLCC 2종과 1000V 고압에 견딜 수 있는 전기차용 전장 MLCC 등을 선보여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엔가이드'는 올해 삼성전기가 매출 10조1042억원, 영업이익 8763억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확정 실적 대비 각각 13.41%, 37.05% 높은 것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전략 거래선에 대한 영업력 강화로 안정적 비지니스가 가속화 되고 있고, 중화학·전장 등 성장 시장에 대한 판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부가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제고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5G·인공지능(AI) 등 신규 응용처를 지속 발굴할 것"이라며 “법인 간 협력과 현지 대응 체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칼 빼든 삼성전자, HBM·매출 뒤져 반도체 수장 교체…“위기감 반영”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S)부문에 대한 비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경쟁사 대비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매출 등 각종 실적이 부진해 DS부문장이던 경계현 사장을 사실상 2선으로 퇴진시키고 부회장급 인사를 앉혀 책임 경영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21일 삼성전자는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고 있던 전영현 부회장을 DS부문장으로 발령내며 경 사장과의 자리를 맞바꿨다. 3년 5개월만의 수장 교체다. 통상 삼성전자 정기 인사는 12월에 이뤄지는데, 5월인 이 시점에 'C레벨' 인사를 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도 “기획 담당 조직에서 자료를 내고서야 인사가 났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해 이번 인사가 갑작스럽게 난 것임을 짐작케 한다. 삼성전자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 아래 대내외 분위기를 일신함으로써 미래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다소 건조한 문체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위기를 의식한 문책성 인사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해 DS부문은 매출 66조5944억원, 영업손실 14조8794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대비 매출은 32.36% 떨어졌다. 23조8158억원의 영업이익은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메모리 가격이 2022년 하반기에 급락해 동종 업계는 웨이퍼 투입량을 줄여나갔지만 삼성전자 DS부문만은 “인위적 감산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경 사장의 판단과는 달리 반도체 시장의 불황기는 길었고, 작년 4월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메모리 감산을 발표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결단이 늦었다는 평이 나왔다. 삼성전자 DS부문의 재고 자산 규모는 2021년 16조4551억원어치였으나 2022년 29조576억원 수준으로 급증했고, 작년에는 30조9987억원 규모로 소폭 늘었다.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 됨에 따라 고성능 D램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도 더욱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상품화 했다. 당시에는 높은 가격과 발열, 박한 이익률 등이 문제점으로 꼽혔지만 SK하이닉스는 초고속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필요할 것이라는 계산 아래 관련 기술 개발에 꾸준히 박차를 가했고, 그 결과 HBM 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 53%로 1위를 차지했다. 올해 3월부터는 AI 연산 작업의 핵심인 그래픽 처리 장치(GPU)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에 5세대 HBM인 'HBM3E' 납품을 시작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밀려 시장 점유율 35%를 기록하고 있다. 또 작년에는 반도체 공급사 1위 타이틀을 인텔에 허용했다. 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을 담당하는 시스템 LSI 사업부도 TSMC와의 경쟁에서 점점 밀려나는 모양새다. 시장 조사 업체 트렌드 포스는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가 61.2%를 점하고 삼성전자는 11.3%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격차가 4.4%p 더 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전반이 더 이상 1등이 아니고 2등으로 밀려났다는 위기감이 경계현 사장에 대한 '레드 카드'로 이어졌고, 부회장급으로 조직 수장의 격을 높여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신임 DS부문장인 전 부회장은 전자공학도로, LG반도체에서 근무한 바 있다. 그는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에 입사한 이래 D램·낸드 플래시 개발, 전략 마케팅 업무 등을 거쳤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메모리 사업부장을 역임했다. 이후 삼성SDI 대표이사직을 5년 간 수행했고, 지난해 말부터는 미래사업기획단을 진두지휘하며 삼성의 다음 먹거리를 찾아왔다. 삼성전자는 전 부회장으로 하여금 HBM 등 차세대 반도체 주도권을 확보하는 임무를 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일선 CXO 연구소장은 “내년 3월까지의 임기를 앞둔 경 사장이 자진 사퇴 형식으로 퇴진했고, 전 부회장이 빈 자리를 메운 것은 경영 환경이 급박함을 드러낸다"며 “이번을 시작으로 올해 말의 임원 인사 폭은 작년 말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소장은 “1960년생인 '올드 보이' 전 부회장이 전진 배치된 것은 역설적으로 지금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만한 핵심 인재에 젊은 CEO급 인사가 마땅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며 “사장급 이하에서는 1970년대생이 핵심 임원으로 기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BM 경쟁 가속화…K-반도체 글로벌 입지 공고화 ‘효과’

글로벌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시장 내 지위를 강화하며 품질 향상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반도체 기업들은 기술 혁신을 통해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일상 생활에 사용되는 전자 제품 외에도 첨단 기술의 신산업에서도 중요한 부품으로 자리매김하며 다양한 산업 분야로 사용처가 확장되고 있다. 인공지능(AI)·사물 인터넷(IoT)·자율 주행차·바이오 등 신기술 발달에 힘입어 반도체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시장은 지속적인 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 기대감으로 전반적인 고객사 구매 수요가 강세를 보였다. 서버와 스토리지의 경우 생성형 AI 수요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고, DDR5와 고용량 SSD 제품의 수요 강세가 이어졌다. 메모리 서버 시장은 생성형 AI향 수요를 필두로 한 업황 회복 추세는 올해 2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 서버 공급과 모바일, 거대 언어 모델(LLM)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그래픽 처리 장치(GPU)·AI·HBM 등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3조1372억원, 1조914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8.46% 늘었고, 4조5819억원의 영업손실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평균 판매 가격(ASP) 상승과 더불어 HBM·DDR5·서버 SSD·UFS4.0 등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수요에 대응해 사업의 질적 성장을 실현시킨 결과다. 앞서 1분기 중 삼성전자 DS부문은 업계 최초로 초고성능 AI 메모리인 36GB HBM3E 12H D램을 개발해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 차원에서 PC 및 모바일 보다는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의 HBM·DDR5·고용량 SSD 등 서버·스토리지 관련 제품 중심으로 생산을 전환해 운영할 예정"이라며 “생성형 AI향 수요 대응 차원에서 5월 중 HBM3E 8단 양산을 개시했고, 12단 제품도 2분기 내 양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 중 1b나노 32Gb DDR5 기반의 128GB 제품 양산과 고객 출하, 서버향 SSD 판매 확대, 64TB SSD 개발·샘플 제공을 통해 AI향 수요에 적기 대응해 서버 시장 내 리더십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업계 최초로 V9 양산을 개시하여 지속 가능한 기술 리더십 또한 제고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 1분기 매출은 12조4296억원, 영업이익은 2조8860억원이다. 매출은 2.4배 가까이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는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지난 3월부터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을 적용해 제품의 열 방출 성능을 이전 세대 대비 10% 향상시켰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메모리 대역폭과 밀도, 코어 다이의 적층 단수 상향 등 1등 특성과 품질 구현을 실현하기 위해 역량을 모으고 HBM 신기술을 선도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범용 제품과 저전압·고속 제품, 스페셜리티 제품군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와 중장기 정책 제시 등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하며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에어부산·에어서울, 영업이익률 20%대… 모기업 아시아나 ‘하드 캐리’

여행 수요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모기업 아시아나항공은 적자를 기록했지만 관계사와 자회사의 실적 덕에 연결 재무제표상 체면 치레를 할 수 있게 됐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에어부산의 매출은 2722억4200만원, 영업이익은 709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27.77%, 영업이익은 48.27%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26.05%로 에어부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까지 에어부산은 기존에 보유해오던 기종 대비 운항 효율성이 높고 중장거리 노선 운항이 가능한 A321neo를 도입 하고 있으며, 그 결과 단거리 위주의 노선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수익성이 있는 중장거리 노선에 취항할 수 있게 됐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지난해 팬트 업 효과로 폭증했던 중단거리 여행 수요가 올해에도 꾸준히 이어졌다"며 “특히 엔저 현상 지속은 일본 노선을 주력으로 하는 자사의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김해공항과 인천공항에서 5개 일본 노선에 비행편을 투입하고 있는 에어부산은 시장 점유율 우위를 지속하는 한편 여객 수입 창출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6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에어서울도 1분기 매출 986억원, 영업이익 276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6.27%, 2.22%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27.99%를 기록했다. 보유 기재가 6대에 불과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최소 규모임에도 영업이익률은 가장 높다. 호실적의 배경으로 에어서울 관계자는 “일본 주력 노선 사업에서 수익이 났고, 특히 1분기 항공권 가격 상승과 효율적인 기재 운용 덕을 봤다"며 “오는 7월 17일부터는 주 7회 일정으로 필리핀 보홀 노선에 신규 취항해 수익성 극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관계사와 자회사로 두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은 별도 기준으로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은 2조88억원, 영업이익은 623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96% 늘었고 영업이익은 62.63% 줄었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매출 1조6330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312억원을 기록했다. 적자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사측은 2555억원에 달하는 감가상각비와 항공기 정비를 포함한 외주 수리 등 안전 투자 비용에 투입된 1383억원을 이유로 들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감가상각비가 572억원 가량 늘었다"며 “세부적으로는 비효율 기재 반납 스케줄 변경에 따른 내용 연수 단축으로 317억원 증가, 작년 4분기 신규 도입한 항공기에 대한 67억원 등이 추가됐다"고 전했다. 또한 지속적인 원-달러 환율 상승 탓에 1261억원 규모의 외화 환산 손실을 입어 적자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과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중국 노선 수요 선점을 위해 좌석 공급을 늘리고, 고수익 부정기편 운영 등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5년 만의 신규 채용도 실시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성전기 “‘전자 산업의 쌀’ MLCC, 전장 시장 확대로 중요성↑”

삼성전기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경쟁력을 토대로 실적 향상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MLCC 시장은 현재 131억달러(약 17조7570억원) 수준이고, 2028년까지 연 평균 성장률은 IT·산업용 등을 모두 합해 8% 가량으로 예상된다. 지난 17일 김위헌 삼성전기 MLCC제품개발4그룹장(상무)은 “만약 MLCC가 없거나 성능이 저하되면 전원 불량이 발생해 전원이 꺼지거나 자동차 에어백이 터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해뒀다가 AP·IC 등 능동 부품이 필요로 하는 만큼 회로에 일정량의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해 반도체가 원활히 작동하게 만드는 '댐' 역할을 한다. 전자 제품 내 신호 간섭(노이즈)도 제거해준다. 삼성전기는 특히 차량 전장용 MLCC 시장에서 성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4조원 규모였던 관련 시장이 연 평균 12% 커져 2028년 9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기 때문이다. 제품 단가도 IT향 제품 대비 3배에 달한다. 올해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16.6% 안팎으로 예상된다. 꾸준히 성장 중인 하이브리드 차량 시장도 내연기관 대비 MLCC 소요원수가 최대 2배 수준이어서 전장용 MLCC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장용 MLCC 매출 1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MLCC의 사이즈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0.4㎜*0.2㎜에서 5.7㎜*5.0㎜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신 스마트폰에는 MLCC가 1000여개, 전기차에는 1만8000~2만개 가량 탑재된다. 전장용은 IT 제품에 들어가는 것과 역할은 비슷하지만 150도 이상·영하 55도, 휨 강도 등 충격이 전달되는 상황, 습도 85% 등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사람 목숨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혹한 테스트 환경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고온·고전압에 견딜 수 있는 재료 개발과 진동과 내습 특성을 강화하는 미세 구조 설계 기술이 뒷받침 돼야 한다. MLCC 경쟁력은 작게 만들되 저장 가능한 전기 용량을 크게 만드는 것이다. 유전체 등 미립 소재 기술과 간섭 없이 균일하게 층을 쌓을 수 있는 제조 기술도 필요하다. 삼성전기는 내부에 유전체와 전극을 600층까지 쌓아 고용량 제품 생산이 가능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세라믹과 니켈을 번갈아 쌓아 만드는 MLCC 공정은 총 14단계로 이뤄진다. 우선 유전체 파우더와 재료를 균일하게 혼합해 슬러리를 만들어 필름 위에 얇게 코딩하고, 성형된 시트에 내부 전극(니켈)을 인쇄하고 원하는 층수만큼 쌓는다. 이어 압착 과정을 통해 밀도를 높여주고 개별 칩으로 분리한 다음 1000도 이상의 열처리 등의 과정을 거쳐 제품으로 거듭난다. 외관상 파손이 없어 보여도 내부에 금이 가진 않았는지 전기적 특성 등 품질과 외관을 검사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내부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면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는 이유다. 김 상무는 “ADAS 보급률도 꾸준히 늘어 올해에는 레벨 2이상 적용 비율이 40%를 초과하는 등 자율 주행 레벨이 점차 올라감에 따라 전장용 MLCC 채용원수가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는 등 시장의 고성장 전망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향후 개발 방향에 대해 그는 “휴머노이드나 항공·우주(에어로스페이스) 분야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고객사명은 밝힐 수 없지만 논의 단계에 있다"고 답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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