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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현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정승현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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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현의 소재 탐구] 전동화 열관리 솔루션으로 부상…정유4사 ‘실적 효자’

윤활기유(Base oil)·윤활유(Lubricants)가 정유업계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정제마진 악화에도 실적 방어를 해준 데다 인공지능(AI)과 전동화에 필요한 열관리 솔루션의 핵심 재료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엔진 뿐만 아니라 각종 산업용 기계에 광범위하게 쓰일 정도로 물성이 우수한 윤활기유·윤활유가 산업 트렌드 변화에 대응할 잠재력이 크다. 이에 앞으로도 정유사들의 고부가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4사는 윤활유 사업으로 정유와 석유화학 사업의 실적 부진을 상쇄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정유4사의 윤활유 사업은 매출 비중이 10%도 안되지만 매출 대비 수익성이 높다. 정유4사는 지난해 윤활유 사업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SK이노베이션 6076억원(15.8%) △GS칼텍스 4912억원(26.2%) △HD현대오일뱅크 1943억원(18.2%) △에쓰오일 5821억원(19.4%)를 기록했다. 정유4사의 윤활유 사업은 실적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정유 부문과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부진을 상쇄했다. 정유 부문은 상반기 정제마진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대폭 줄거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석화 부문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중국과 중동의 석화산업 진출로 수출 부진과 영업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윤활유 부문만큼은 영업흑자를 유지했다. 그간 정유사들은 자동차와 산업용 기계에 들어가는 실린더나 관절 같은 곳에 넣는 윤활유를 만들어왔다. 정유사별로 △SK엔무브의 지크(ZIC) △GS칼텍스의 킥스(Kixx) △HD현대오일뱅크의 엑스티어(XTeer) △에쓰오일의 에쓰오일 세븐(S-Oil 7) 같은 브랜드를 내세워 고품질 경쟁력 강화에 열중하고 있다. 윤활유는 자동차와 산업용 기계의 부품 간 마찰을 줄여 작동을 원활하게 하는 물질이다. 윤활기유는 윤활유 원재료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성분이다. 윤활기유에 첨가제를 넣어 용도에 맞는 물성을 구현하면 윤활유가 된다. 윤활기유는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끓는점이 비교적 낮은 액화천연가스(LPG)나 휘발유, 경유 등을 먼저 고압에서 증류한 뒤 끓는점이 높아 남게 된 무거운 기름(중유 또는 잔사유)을 저압에서 증류해 만든다. 이후 수첨과 탈황 공정을 거쳐 다양한 물성의 윤활기유를 얻어낸다. 윤활기유는 황 함유량, 포화도, 점도지수 등 물성에 따라 그룹 I부터 그룹 V까지로 나뉜다. 황은 정유 제품의 대표적인 불순물로, 정제 과정에서 많이 제거할수록 순도가 높다는 뜻이다. 점도지수는 액체의 끈끈한 정도를 나타내는데, 용도에 따라 적정 수준이 다양하다. 그룹 I은 황 함유율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점도지수가 높아 산업용 기계를 충격과 부하로부터 보호하는 데 쓰인다. 그룹II는 수소 촉매 반응으로 다중결합을 깨 불포화 탄화수소를 줄이고 황 함유율도 낮춰 순도와 산화안정성을 강화한 것이다. 이보다 순도를 더 강화해 산화 안정성과 점도지수를 높인 그룹 III는 맑은 색상을 띠며 고온에도 점도 변화가 적다는 장점을 가진다. 그룹 IV는 원유 증류와 수첨 등 정제 과정만으로 만드는 그룹 I~III와 달리 인공적으로 합성해서 제조한다. 그룹 I~IV를 제외한 나머지 윤활기유는 그룹 V로 분류한다. 윤활기유와 윤활유가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된다는 특성은 정유사들의 윤활기유 사업 확장 가능성을 키운다. 새로운 제조업 분야가 성장하면 이에 걸맞는 기계가 필요하고, 기계의 원활한 작동과 수명 연장을 위해서는 정유사들이 품질이 좋은 윤활유 제품을 기업들 수요에 맞게 선보여야 하는 구조다. AI가 발전하고 전동화(electrification)가 두드러지면서 필요성이 높아지는 데이터센터와 배터리가 대표적이다. 데이터센터와 배터리는 전력 소비로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적절히 방출하는 체계로 작동 효율과 안정성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 데이터센터와 배터리 냉각 시스템용 윤활기유로는 그룹 III가 가장 적합하다. 불순물이 적고 열 교환 효율이 가장 높으면서 마찰도 작은 수준의 점도를 가지기 때문이다. 기름이라는 특성 때문에 데이터센터나 배터리의 전자부품을 훼손할 가능성도 물 같은 액체보다 낮다. 원유 정제 기술을 토대로 윤활기유 경쟁력을 확보해온 정유4사는 이미 윤활기유를 이용한 열관리 솔루션에서 가능성을 찾아 AI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GS칼텍스는 기존 데이터센터 액침냉각용 유체에 이어 지난해 10월 데이터센터용 직접액체냉각 유체를 출시했다. 중앙처리장치(CPU) 같은 데이터센터의 발열체에 냉각판을 불여 유체를 순환시키는 방식이다. 액체냉각 유체는 그룹III 윤활기유에 부식 방지를 위한 유기산(OAT) 첨가제를 더해 만들어진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11월 SK온과 SK엔무브를 합병한 것도 배터리와 윤활유 간 시너지가 의도로 꼽힌다. SK는 이전에 데이터센터 액침냉각용 윤활유 솔루션과 전기자동차 배터리 액침냉각 솔루션을 공개한 적이 있다. 양사가 배터리 셀을 모듈 없이 바로 팩 형태로 연결한 셀투팩(CTP) 기술과 액침냉각 윤활유 기술을 통합한 패키지 솔루션의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전기차부터 에너지 저장장치(ESS), 데이터센터, 선박 등 다양한 산업을 겨냥한다는 의도다. HD현대오일뱅크는 글로벌 석유 기업 쉘사(社)와 세운 합작법인 HD현대쉘베이스오일를 통해 그룹 III 윤활기유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대산 공장에 증설 투자를 단행해 이르면 내년부터 전기차와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같은 고성능을 요구하는 윤활유 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2000년대 초부터 그룹 III 윤활기유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했고, 2년여 전에는 고인화점(섭씨 250도 이상) 액침냉각유 'e-쿨링 솔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스마트그리드 기업 지투파워와는 액침냉각형 ESS 상용화와 공동 사업화를 준비 중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정승현의 소재 탐구] 고부가화로 전기차·로봇산업 ‘성장판’ 자리매김

합성고무 원료인 부타디엔의 가격이 요동치고, 전방산업의 수요가 불확실해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합성고무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부가 합성고무 제품이 석화기업들의 수익성을 방어하는 효자 노릇을 맡고 있기에 시장 흐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와 의료기기 같은 산업이 발전할수록 더 고도화된 합성고무 제품이 필요해지기 때문에 범용 제품의 수익성 부진에도 전방 산업의 수요에 따라 견조한 실적을 낼 수 있다. 합성고무가 첫 발명 당시 인류의 난제를 풀어줬던 것처럼 앞으로 첨단산업의 발전을 견인할 핵심 소재가 될지 주목된다. 9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중국 원자재 정보업체 선서스는 지난 7일 중국 시장에서 부타디엔의 톤(t)당 가격이 1만33.33위안(RMB/t)으로 석 달 전(11월 10월)과 비교해 45.4% 상승한 것으로 집계발표했다.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SBR)는 22.5% 상승한 1만3125위안으로 집계됐다. ◇NCC 폐쇄하려다 부타디엔도 공급 줄까 '주시' 부타디엔은 탄소 4개와 수소 6개로 이뤄지며, 탄소들 간 결합 중 양쪽 두 개가 이중결합(양쪽 원자가 전자 두 개씩 공유)으로 이뤄진 형태를 띤다. 부타디엔을 기본 원료로 다양한 반응을 거쳐 SBR이나 니트릴 부타디엔 고무(NBR) 등 여러 종류의 합성고무를 만든다. SBR은 스티렌과 부타디엔을 유화중합해 만든다. 물에 잘 안 녹는 두 물질을 계면활성제(비누 역할)과 함께 물에 넣으면 개별 분자 형태로 흩어지면서 서로 반응하는 식으로 폴리머(고분자) 형태가 된다. NBR은 아크릴로니트릴과 부타디엔을 유화중합하면 생성된다. 아크릴로니트릴의 질소 원자와 탄소 원자 간 강력한 '삼중 결합'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나프타분해설비(NCC)에서 나오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부타디엔 같은 기초 유분과 SBR을 비롯한 범용 석화소재가 글로벌 석화시장에서 과잉공급되는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NCC 감축 기조가 나타나면서 부타디엔 공급이 덩달아 줄어들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S&P글로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10월 기준 부타디엔 수입량이 전년 동기보다 39% 증가했다. 동시에 유럽에서는 남부와 북서부 지역에서 NCC 4곳이 문을 닫았고, 내년 말까지 다우의 뵐렌 NCC와 토탈의 엔트워프 NCC를 폐쇄한다. 미국은 최대 수요처인 중국을 향해 관세 10%를 부과하고 있어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다. 중국 내에서도 석화 생산설비 증설이 이어지지만 글로벌 공급 둔화 조짐에 시장 상황이 흔들리는 것이다. ◇EV 타이어부터 고성능 장갑까지…'고부가' 합성고무 그럼에도 합성고무가 첨단산업의 핵심소재 중 하나라는 점에서 석화기업들의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금호석유화학은 고부가가치 합성고무 소재로 성장해 왔다. 지난해 매출 6조9151억 중 38.6%(2조6712억원)을 합성고무에서 냈고, 영업이익도 전체 2718억원 중 37.3%를 합성고무가 냈다. 범용 합성고무인 SBR과 니트릴-부타디엔 고무(NBR)는 각각 연간 26만3000톤, 9만2000톤을 생산할 수 있다. 고부가가치 품목인 용액 스티렌-부타디엔 고무(SSBR)과 니트릴-부타디엔(NB) 라텍스는 15만8000톤, 94만6000톤의 생산 능력을 보유했다. NCC를 기반으로 범용 소재부터 고부가 석화소재까지 생산하는 LG화학도 △부타디엔 고무(BR) 22만톤 △SSBR 8만톤 △NB라텍스 27만톤 규모의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에는 충남 대산 SBR 생산 설비를 멈추며 고부가 중심의 합성고무 사업 재편에 나섰다. 범용 소재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 소재 중심으로 석화산업 구조를 재편하면서 SSBR와 NB라텍스에 대한 주목도가 더 높아졌다. SSBR은 전기자동차(EV) 타이어에 적합하고,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도 연비 효율을 높여주는 등 고성능 타이어 제조용으로 쓰인다. 스티렌과 부타디엔을 유화중합 대신 리튬계 촉매를 이용한 용액중합 방식으로 반응시켜 만들기 때문에 최종 완성된 소재에 불순물이 별로 남아있지 않고 성분 조절이 더 쉽다. NB라텍스는 얇으면서도 내구성과 내화학성, 내유성이 뛰어나다는 특성 때문에 의료용·산업용 장갑의 핵심 원료로 쓰인다. ◇20c 천연고무 대체제…21c 휴머노이드 필수재 '주목' 합성고무는 첨단산업 발전이라는 흐름과 같은 궤적을 밟아왔다. 합성고무가 호스 등 일상용 제품뿐만 아니라 차량 타이어, 의료용 장갑 같은 산업용 제품의 기초 재료로 쓰였기 때문이다. 원래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대량으로 전쟁물자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고무나무 껍질에서 나오는 천연고무가 부족해지면서 개발됐다. 당시 자동차 타이어 같은 제품은 내열성과 고탄성 확보를 목적으로 유황을 섞은 천연고무로 만들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독일과 미국이 석유를 이용한 고무 개발에 나서면서 SBR과 NBR이 탄생했다. 그랬던 합성고무가 최근 들어서는 SSBR로 EV의 완성도를 높여주고, 6년 전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할 때 의료용 장갑의 필수 소재인 NB라텍스 형태로 의료 체계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았다. 합성고무의 성분을 조절하거나 새로운 제조 방식을 발견한다면 물성이 더 우수한 것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합성고무의 역할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휴머노이드 로봇 중심의 생산 체계인 '피지컬 AI'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외장재나 부품 연결 소재를 비롯해 로봇의 정교한 움직임과 전자부품 기밀성을 구현하는데 첨단 합성고무가 필요해졌다. 화학 반응과 외부 압력을 잘 견디면서 두께를 얇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합성고무가 최적의 소재로 꼽히는 것이다.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리포트를 통해 “현재 자동차 연관 수요가 60~65%에 달하는 합성고무 산업에 로봇이라는 새로운 수요 시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우리나라 합성 고무 생산 업체들의 미래에 긍정적 요소"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에쓰오일, 순직소방관 유족에 위로금 3천만원 전달

에쓰오일은 자동차공업사 화재를 진압하던 중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아오다 순직한 경기도 고양소방서(행신안전센터) 소속 고(故) 성치인 소방경의 유족에게 위로금 3000만원을 전달한다고 4일 밝혔다. 성치인 소방경은 지난해 11월 24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소재 자동차공업사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 출동해 진화에 나섰다. 화재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뒤 병원으로 이송돼 입원 치료를 받아왔지만 지난 3일 끝내 순직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소방관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에쓰-오일의 위로금이 유족들이 슬픔을 극복하고 안정적으로 생활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2006년부터 소방청과 함께 '소방영웅지킴이' 협약을 맺고 후원 활동을 이어왔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미-이란 전쟁] 장기화땐 고유가 타격…석화업계, 생산 다변화 ‘고심’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나프타 등 정유제품을 원료로 하는 석유화학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므로 향후 원가 부담 가중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프타 대신 에탄을 이용한 기초유분 생산도 대비책으로 거론되지만, 석화 산업 구조개편 국면과 천연가스 가격 상승 같은 변수까지 함께 고려해야 해 당분간 유가 상승 부담을 피하기 쉽지 않다. 3일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던 지난달 평균 나프타 가격은 톤당 605.39달러로 직전 달보다 8.62% 올랐다. 올해 들어 1월 5일 523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전반적인 상승세를 타며 지난달 25일 619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석유화학 기업들은 주요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시차를 두고 오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두바이유 가격은 2일 기준 배럴당 80.79달러로 직전 거래일인 2월 27일보다 13.4% 올랐다. 천연가스 가격은 네덜란드 TTF 거래소 기준 메가와트시(MWh)당 44.506유로로 39.26% 급등했다.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를 비롯한 핵심 인물들을 타격하고, 이란 정부가 인근 중동 국가와 미군 기지를 대상으로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정세 불안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란이 선박 공격까지 운운하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예고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중동산 원유와 LNG 운반 경로가 사실상 막혔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중동 의존도는 각각 70%, 20%가량이다. 한국 석화산업은 전체 석화 소재 생산 설비의 90% 넘는 비중이 나프타를 원료로 투입하는 나프타분해설비(NCC)로 구성돼 원유 가격과 수급에 따른 영향을 받는 구조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정유사들이 생산하는 나프타 가격의 상승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국내 원유 비축분이 200일치를 넘어 수급이 유지되지만, 원유 가격은 정유사의 원유 정제와 공급 기간 등 일정 시차를 두고 석화사들이 사들이는 나프타 가격에 반영된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원유 증산 결정과 세계적인 정유·석화 제품 공급 과잉 현상이 원가 부담 완화 요인이지만, 세계 최대 석화시장인 중국에서 설비 감축 기조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가능성이 변수로 꼽힌다. 석화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 급등 현상이 세계 공급 과잉 현상과 중국 정부의 정유·석화산업 지원 중단 같은 복합적인 변수 속에서 나타난 상황"이라며 “향후 중국 정유·석화 기업이 생산 설비 감축 움직임을 실행하면 세계 시장에서 나프타 공급 가격이 오르고 수급이 불안정해질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석화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이 몇 달 이후 나프타 공급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후 에틸렌 스프레드 추가 하락 여부와 세계 최대인 중국 석화시장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에틸렌 등 기초유분의 생산 원료이자 원유 대비 수급처를 다변화할 여지가 큰 에탄의 경우 아직 국내 석화사들의 활용 여지가 크지 않다. 에탄 기반 ECC는 일반적으로 NCC보다 가격 변동성이 낮고 생산 효율이 높은 방법으로 꼽힌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에틸렌 생산 설비 중 90% 넘는 비중이 NCC로 이뤄진다. 롯데케미칼 등 일부 석화사들이 액화석유가스(LPG)나 LNG로 에탄을 생산하고 석화 소재를 생산할 기반을 갖췄거나 기반 구축을 추진 중이다. 다만, NCC 중심으로 생산 체계를 마련한 대부분의 석화사들은 ECC 전환을 위해 시간과 재원을 추가로 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생산 가격이 낮은 셰일가스 도입이 쉬워 전체 설비의 80% 가까이를 ECC가 차지하는 반면, 한국으로 도입하기에는 거리가 멀어 원가 경쟁력 강화가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에틸렌 스프레드(판매가애서 원료 가격을 뺀 값)가 톤당 100달러를 하회하는 시황에도 석화사들은 공장을 24시간 가동해야 한다"며 “석화사들이 투자 여력이 충분하지 않아 현재로서는 ECC라는 선택지를 고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 과학기술인재 70명에 장학급 지급

재단법인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은 3일 미래 과학기술 인재 70명을 선발하고 장학금을 수여했다. 재단은 이날 서울 서교동 세아타워에서 제34기 미래 과학기술 인재 장학증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선발된 장학생에게 1인당 학기별 300만원씩 2년 동안 총 8억4000만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장학금은 등록금뿐 아니라 생활비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지급된다. 미래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할 공학·과학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1992년 설립된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은 지난 34년 동안 대학생과 대학원생 약 1500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해 오고 있다. 올해는 미래 첨단산업과 과학기술 혁신을 이끌어갈 핵심 인재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재단의 의지를 반영해 장학생 선발 인원의 70% 이상을 이공계(STEM) 전공자로 구성했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이순형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 이사장(세아그룹 회장)은 이날 수여식에 참석해 “자신의 꿈을 진지하게 붙들고 나아가는 길에는 큰 용기와 힘이 따른다"며 “장학생들이 자긍심을 갖고 목표를 향해 당당히 도전할 수 있도록 재단이 지속적이고 단계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LS일렉트릭, AW 2026 참가…미래형 제조 AX 솔루션 공개

LS일렉트릭이 '인공지능(AI) 팩토리'를 비롯한 미래형 통합 자동화 솔루션을 선보이며 제조 AI 전환(AX) 경쟁력을 강조한다. LS일렉트릭은 오는 4~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스마트팩토리·자동화 산업 전시회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6)'에 참가한다고 3일 밝혔다. LS일렉트릭은 'AI로 공장은 더 똑똑하게, 산업은 더 안전하게'라는 주제로 참관기업 중 최대인 총 270㎡(30개 부스) 규모 전시 공간에 △한국형 차세대 AI 팩토리 모델 △스마트공장 제어 솔루션 프로그래머블 로직 컨트롤러(PLC) 신제품 △AI 기반 산업 자동화 플랫폼 등을 선보인다. LS일렉트릭은 글로벌 데이터 표준 기반 'AI 팩토리 패키지 모델'을 전시공간 전면에 배치한다. AI 팩토리는 공장 설비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수집·통합한 뒤 AI가 분석해 생산성과 품질을 힘께 높인 미래형 공장이다. AI로 설비의 이상 신호를 조기 감지해 고장 가능성을 예측(예지보전)한다. 설비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불량률, 에너지 사용량, 탄소 배출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해 실시간 감시·관제도 가능하다. LS일렉트릭은 대구 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ABB) 실증팩토리 사업을 통해 대구 달성군 소재 엘앤에프 구지 공장에 해당 모델을 구축해 실증을 완료했다. 고성능 PLC 신제품 'SU-CM70'도 최초 공개한다. LS일렉트릭의 PLC은 처리속도가 높아 PLC 1대로 여러 기기를 한꺼번에 제어할 수 있고, 고속·복잡 라인의 제어에 적합하다. 소프트웨어 중심(Software Defined)으로 설계돼 고객이 요구에 맞게 기능 확장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AI 비전(Vision AI) 안전관제 시스템(LS SHE with AI) △실시간 공정 이상 감지·기록·분석 체계(LS 팩토리 블랙박스)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대화형 AI 설비 진단 솔루션 등 AI 기반 산업자동화 플랫폼도 선보인다. LS일렉트릭은 이번 전시를 통해 글로벌 혁신 스마트 공장 '세계등대공장'을 구축한 자동화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제조업 자동화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AI 기술에 기반한 제조업 혁신은 향후 산업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혁신 솔루션을 제시하고 국내 기업의 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LS-VINA 창립 30주년…“2030년 매출 10억달러 목표”

LS에코에너지는 베트남 생산법인 LS-비나(VINA)가 지난 1일(현지시간) 베트남 하이퐁 사업장에서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열고 30년간의 성장 과정과 향후 비전을 공유했다고 2일 밝혔다. 현재 아세안 지역 1위 전선기업으로 자리 잡은 LS-VINA는 1996년 LG-VINA로 출범한 한-베트남 수교 1세대 기업이다. 설립 초기 약 60억 원 규모였던 매출은 30년 만에 약 1조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LS-VINA는 베트남 경제 개방과 산업화 초기 단계부터 현지 전력 인프라 구축과 함께 성장해 왔다. 베트남에서 유일하게 초고압 케이블을 직접 생산·공급할 수 있고, 초고압 부문에서 약 8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전력청(EVN)의 핵심 공급업체로도 자리매김했다. 하이퐁 생산기지에서는 고압(HV), 중·저압(MV/LV) 케이블과 가공선 등을 생산하고 있다.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아세안은 물론 유럽과 북미 등 글로벌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하며 베트남 최대 전선 수출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동남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망을 비롯해 유럽, 싱가포르, 호주 등 주요 국가의 전력망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했다. LS-VINA는 이러한 성장 흐름을 바탕으로 2030년 매출 1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구본규 LS전선 대표는 이날 축사를 통해 “허허벌판에서 시작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 온 현지 임직원들의 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의 30년은 LS-VINA가 글로벌 최상위(Top-tier) 전력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하는 새로운 여정이 될 것이며,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석화 재편 1호’ 롯데케미칼, 고부가 소재 확대로 ‘반등 시동’

롯데케미칼이 국내 석유화학 산업 재편 1호 계획 확정으로 사업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롯데가 보유한 나프타분해설비(NCC)의 절반 가까이 가동 중단하는 것을 시작으로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는 데 초점을 둘 전망이다. 2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석화산업 재편 1호 최종 승인으로 충남 대산 공장에 위치한 에틸렌 연산 110만톤 규모의 NCC를 가동 중단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양사 범용 다운스트림 설비 가운데 중복되거나 적자를 내는 설비를 멈추고, 고탄성 경량소재와 이차전지 핵심소재 개발 또는 바이오 나프타를 활용한 친환경 제품 생산 같은 고부가 소재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할 채비에 나선다. 지난달 25일 충남 대산 석화산업단지의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 간 사업재편안이 확정됐다.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6 대 4 지분으로 세운 합작법인 HD현대케미칼에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을 합병한다. 양사는 HD현대케미칼에 6000억원씩 출자하고, 지분을 5 대 5로 조정할 예정이다. 3년간의 재편 기간을 거쳐 영업흑자 전환, 부채비율 축소, 재무구조 개선 등을 이룬다는 목표다. 이를 계기로 롯데케미칼이 적자 폭을 더 줄이고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데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에틸렌과 프로필렌 같은 기초유분 시장이 공급 과잉에 빠진 상황에서는 석화사들이 NCC를 가동할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다. NCC는 한번 끄면 다시 가동하기까지 최소 2주에서 한달이 지난 뒤 공정 안정화 과정까지 거쳐야 해 완전히 셧다운하기보다 최소한 60~70%의 가동률로 24시간 가동을 유지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 이영준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는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경쟁력이 열세한 사업, 차별화가 어려운 사업 등은 올해도 과감하게 합리화하겠다“며 “신규 투자와 경상투자 재무관리는 물론, 원료 구매부터 생산, 판매, 고객 대응, 물류에 이르는 현금 운영 수준을 더욱 고도화할 것"을 말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은 9조399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가까이 줄었고, 부채비율은 76.4%로 3.5%포인트 높아졌지만 재무 건전성을 일정 수준 유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에 연간 에틸렌 100만톤 등 여러 석화제품을 생산하는 석유화학단지를 세우기 위한 39억5000만 달러(한화 약 5조7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지난해 하반기 마무리하면서 설비투자로 인한 추가 재무부담은 완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은 △기능성 화합물(컴파운드) △반도체 공정소재 △친환경(그린) 소재 △기능성 동박 △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에너지 소재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로 전환한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그 일환응로 전남 율촌에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중심으로 생산하는 합성물(컴파운드) 시설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11개 라인을 가동하고 있고, 올해 말까지 총 23개 라인을 율촌공장에 이설하면 모빌리티, 정보통신(IT) 등의 산업에 맞춤형 고기능성 소재를 공급하는 연간 50만톤 규모의 컴파운드 공장을 가동하게 된다. 향후 고부가 슈퍼 엔지니어링플라스틱(Super EP) 제품군 생산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5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첨단소재 사업은 지금까지 주요 가전이나 모빌리티 관련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플라스틱과 폴리카보네이트(PC) 중심으로 해왔다"며 “하지만 우주항공과 로봇, 6G, 데이터센터, 에너지, 피지컬 AI 등 여러 분야에 접목 가능한 차세대 유망사업을 내부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트럼프 관세정책에 신규투자·광물협력으로 돌파해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친환경 산업 지원 축소와 관세 기반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정부가 세제·재정 지원과 국가 간 핵심광물 협력, 배터리 신수요 창출 같은 정책으로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정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26일 서울 여의도 한경협(FKI)회관에서 열린 '제11회 탄소시장과 무역경쟁력 세미나'에서 '미국 보호무역정책과 국내 시사점'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기치로 품목관세와 국가별 상호관세를 내세워 자국 산업 보호와 공급망 재편을 위한 정책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국경안보를 통상 정책 명분으로 활용하고, '드릴, 베이비, 드릴' 구호를 내세워 저렴한 화석연료로 제조업 비용을 낮추는 에너지 정책을 강조해왔다. 정 위원은 2017년 출범한 트럼프 1기 행정부, 이로부터 4년 뒤 시작된 조 바이든 행정부에 걸쳐 보호무역 기조가 진화해왔다고 설명했다. 관세 기반 페널티 정책과 보조금 기반 유인책이라는 차이에도 미국 현지 생산을 강제하는 구조적 변화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아메리카 퍼스트'로 다자무역체제를 무력화하고 무역을 정치적 협상 카드로 전환했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라는 유인책을 이용해 청정에너지 산업 기반을 미국 내로 이전시키려는 전략을 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서는 1기 정부의 관세 정책을 상설화·패키지화해서 전방위적인 산업·공급망 보호 도구로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변화로 IRA 중심의 청정에너지 산업 인센티브 정책을 바라보고 관련 산업과 대미 투자를 키워온 한국 기업들이 더 큰 불확실성을 겪게 됐다. IRA에 따른 청정에너지와 첨단 산업, 전기자동차 세액공제가 한국을 비롯한 주요 제조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이끌어냈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 같은 지원책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행정명령으로 IRA에 근거한 자금 집행과 청정에너지 산업 투자를 취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서명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은 IRA에 따른 세액공제 요건을 강화하고, 공급망 규제에 해당하는 외국 우려기업(FEOC)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이 같은 법적 제약으로 지난해 취소된 청정에너지 사업 투자가 약 348억달러(61개) 규모로, 신규 투자보다 취소 금액이 약 120억달러 더 많았다. 지난해 10월 민주당 집권 주(州)를 주 대상으로 수소허브와 배터리, 전력망 복원 등 76억달러 해당하는 프로젝트가 취소됐다. 정 위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기후 정책인 IRA의 제도적 틀을 제조업과 공급망 안보 정책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공급망 인센티브를 정치적 이해관계와 산업적 실리에 따라 배분하고, IRA를 환경 정책이 아니라 미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구로 재해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위원은 “이는 자유무역과 세계화에 편승해 선진국 반열에 든 한국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배터리 산업이 가장 큰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진단했다. IRA 발효 이후 미국이 받은 투자 금액의 3분의 1이 한국 기업이었고, 한국 기업의 투자 중 배터리가 85.6%를 차지했다. IRA에 따라 신규 전기차에 지급하는 대당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과 미국 내 배터리 생산자에게 재정을 지원하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바라보고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그러나 전기차 보조금 제도 폐지로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이 장기화하며 대미 투자를 단행했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수익성 부진에 빠졌다. 자동차 산업이 전후방 산업과 연계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전기차 판매가 줄면 배터리부터 핵심광물까지 등 공급망 전반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정 위원의 설명이다. 정 위원은 “AMPC의 배터리 금지외국단체(PFE) 규정이 강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탈중국 공급망 과제의 난이도가 더 올라갔다"며 “(탈중국 공급망이 강화되면) 한국이 입을 반사이익도 일부 예상되지만, 전기차 캐즘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우방국과 광물 협력·배터리 신시장 모색해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국 제조업 복원을 위해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며 기존 정책을 폐지하거나 관세 부과를 강화한 결과 한국 정부와 기업은 더 큰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정 위원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관세 기반 패널티로 방향 전환하는 과정에서 미국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강제로 재편하고, 온실가스가 기후 변화를 초래한다는 미국 정부 입장의 근거인 '위해성 판단'을 폐지했다"며 “이로 인해 기업들이 겪는 불확실성이 증대된 가운데 EU가 탄소 배출 규제를 유지하면서 '닫힌 규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더해 “상호관세 부과 근거였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위법이라는 연방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법령을 근거로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고 부연했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증폭된 통상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자구 노력만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정 위원은 주문했다. 정 위원은 “한국 산업을 보호하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의 공동 선제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세제·재정 지원과 신규 투자를 과감히 단행해야 한다"며 “OBBBA에 따른 PFE 규정에 대응하기 위해 호주나 캐나다 등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자원외교, 핵심광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화 전략과 국내 제조 생태계 강화 정책을 병행 추진해 국내 산업 공동화와 공급망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며 “대중(對中) 견제 따른 한국이 반사 이익을 누리는 전략적 포지션을 잡고,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확대, 로봇산업 등 차세대 유망산업과 연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배터리 신수요를 창출하고 시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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