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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전지성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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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 특별법, 국회 통과 앞두고 환경단체 vs 원전업계 ‘충돌’

소형모듈원자로(SMR) 산업 육성을 위한 'SMR 특별법'이 이르면 이번달 국회 본회의 통과가 유력해짐에 따라, 환경단체와 원전업계 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9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임시국회가 열린 이후 여야 모두 SMR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법안은 이르면 오는 7월 23일 혹은 8월 4일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법안이 탄소중립과 전력 수급 안정 해법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RE100 취지를 훼손한다"는 환경계의 반발과 “재생에너지로는 한계가 있다"는 원전 업계의 주장이 맞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은 지난달 '소형모듈원자로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SMR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기술개발 및 실증 촉진 △인허가 절차 간소화 △전략산업 지정 △금융 및 수출 지원 △폐기물 처리체계 명확화 등을 골자로 하며, SMR 산업 전반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려는 목적이다. 황 의원은 “SMR은 2050 탄소중립과 전력망 안정의 필수기술로, 미국·프랑스 등 주요국은 이미 국가전략으로 육성 중"이라며, “한국이 시기를 놓치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원자로로 주목받고 있는 SMR은 발전 용량과 크기를 줄인, 0.3GW 이하의 전력을 생산하는 소형 원전이다. 미국은 2020년 에너지법을 제정해 SMR 연구개발과 실증사업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고, 영국도 2023년 대영원자력부를 신설해 SMR과 혁신 원자력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등 세계 원전 강국들은 SMR 관련 지원 정책과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현행 원자력 관련 법체계로는 SMR 기술 개발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미흡한 실정이다. 특별법에는 SMR 기술 개발 촉진과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민간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SMR 특별법이 통과되면 정부는 SMR 시스템 개발 역량을 보유한 민간기업의 육성과 SMR 실증을 위한 부지와 비용 지원, SMR 관련 연구시설 장비의 이용 등을 위한 행정·기술·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이번 법안은 여야를 막론하고 수년 전부터 SMR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던 분야로, 국회 내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회 과방위·산자위 등을 중심으로 논의가 속도를 낼 경우, 이르면 7월 23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SMR은 기존 원전과는 달리 소규모·모듈화·내재안전 기술 기반으로, 정치적 부담 없이 초당적 합의가 가능한 영역"이라며 “이번 법안 통과는 산업계뿐 아니라 국내 기술 생태계에도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즉각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기후솔루션, 녹색연합, 에너지정의행동 등은 공동 성명을 통해 “SMR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실험적 기술로, 안전성과 경제성 모두 검증되지 않았다"면서 “RE100은 재생에너지 100%를 목표로 하는데, SMR을 대안으로 삼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SMR도 핵폐기물을 발생시키며, 지역 입지 반대와 사회적 갈등이 우려되는 고위험 기술"이라며 “기후위기 대응 명분 아래 탈원전 기조를 뒤집으려는 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원전 업계와 일부 산업계는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클러스터처럼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을 요구하는 산업은 간헐성이 큰 태양광·풍력만으로 감당이 어렵다"며, “소형모듈원자로는 이런 산업에 적합한 무탄소 베이스로드 전원"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원전 전문가는 “RE100은 기술적으로 100% 재생에너지 조달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원자력 포함 여부를 두고 이미 국제적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탄소중립 시대에는 재생에너지와 SMR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MR 특별법이 통과된다 해도, 핵심은 입지 갈등 최소화, 기술 실증, 폐기물 처리 문제 등 사회적 수용성 확보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특별법은 SMR을 무조건 밀어붙이자는 것이 아니라, 규제와 인허가 시스템을 정비해 실증과 사업화를 투명하게 진행하겠다는 취지"라며, “향후 공청회와 전문가 검토를 거쳐 보다 안전하고 국민 수용 가능한 법안으로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MR 특별법은 단순한 기술진흥법을 넘어, 에너지 안보, 산업경쟁력, 기후정책, 지역 수용성을 모두 아우르는 정책적 난제다. 이번 7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한국형 SMR 사업의 제도적 '기틀'이 처음으로 마련되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전, 전력데이터 AI로 금융서비스 지원...소상공인 218만명 신용등급 상향 기대

한국전력(사장 김동철)이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 코리아크레딧뷰로(사장 황종섭, 이하 KCB)와 협력해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올해 9월부터 전체 소상공인 596만명 중 36.6%에 해당하는 218만명의 신용등급 상향이 기대되며, 대출승인률 향상과 금리 인하, 대출한도 확대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은 중소기업중앙회, KCB와 9일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금융 취약계층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포용적 금융지원 서비스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해 8월 '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을 위한 신용평가체계 및 정책지표 개발'협력 이후 11개월간 노력한 성과이다. 각 기관이 보유한 소상공인 관련 데이터를 결합・분석하여 개발한 새로운 '대안(代案) 신용평가모형'을 기반으로 제휴 서비스를 시작한다. 새롭게 개발한 신용평가모형은 한전의 전력 사용량과 요금 납부 정보, 중소기업중앙회의 노란우산공제 가입기간 등 실물 경제 기반의 다양한 데이터를 포함하고, AI기술을 접목하여 기존 재무정보 중심 신용평가 방식의 한계를 보완한다. 특히 이번 평가모형은 기존 소상공인 전용 평가모형에 비해 중저신용자 (4등급 이하)에 대한 변별력이 높아, 218만명(전체 소상공인의 36%)에 달하는 소상공인의 신용등급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협약식에 참석한 한전 김동철 사장은“이번 협력은 공공과 민간이 힘을 합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 대한 실질적 금융지원을 실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앞으로도 한전이 보유한 방대한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협력을 확대해 민생 안정과 경제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은 "최근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금융권 대출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 대안신용평가모형은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고 이자 부담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크레딧뷰로 황종섭 사장은 "이번 모형은 차별적 데이터로 기존 평가의 한계를 극복하고 중소상공인들에게 공정한 평가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KCB는 AI 기반 기술로 신용평가를 혁신해 포용적 금융 환경 구축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안신용평가 서비스는 2개월간 데이터 연계 시스템간 안정화 과정을 거쳐 9월부터 금융사 등에 서비스할 예정이며, 한전은 앞으로도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개발과 지원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지역차등요금제, 이재명 정부 에너지고속도로 성공 핵심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으로 제시한 '에너지고속도로'가 본격 추진되는 가운데, 수도권 중심의 인구 및 산업 수요 집중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기요금의 지역차등제 도입이 핵심 대책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전국을 전력망으로 연결하는 '에너지고속도로'를 통해 재생에너지, 수소, 원자력 등 전국의 다양한 에너지원의 활용도를 높이고 에너지 균형을 도모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오히려 이 인프라 확장이 수도권에 전력을 더 원활히 공급해줘 수도권 인구·기업 집중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에너지고속도로가 아무리 촘촘해져도 수도권 전기요금이 싸면 수요는 줄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에너지 생산지와 수요지 간의 형평성과 시스템 비용을 반영한 지역차등요금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조홍종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력을 단순히 송전망으로 연결하는 방식만으로는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오는 2050년 미래 전력망 구축은 2022년 대비 약 2.3배 증설해야 한다. 지난 60년간 구축한 전력망의 2배를 미래 30년 안에 건설하는 상황이다. 천문학적 비용 증가가 예상되는 시점이 에너지 수요 분산은 매우 중요한 정책적 과제"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송전거리에 따라 발생되는 전력손실 비용을 모든 지역이 동일 부담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지역별한계가격 적용을 통해 발전기와 수요 분산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고속도로'가 지방 전력 생산의 수도권 수송로로만 기능할 경우, 전력 수요의 수도권 집중과 지역 간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술 인프라 논의를 넘어 전력 수급 구조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다. 조 교수는 “송전망도 필요하고 수요 분산도 필요하지만, 발전소를 먼저 짓고 나서 '연결만 해달라'는 식의 접근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에너지고속도로라는 말 자체도 애매하다.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개념인지조차 불명확하다"며 현 정부의 전력망 구축 방향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특히, 발전소와 수요지를 어떻게 지리적으로 매칭할 것인가가 에너지 정책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수도권에 전기가 필요하면 수도권 내에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구조, 지방에 전기가 필요하면 지방에서 공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전남 해상풍력, 영광 원전, 동해 천연가스 터미널 등 발전원 인근 지역에선 저렴한 요금을, 수도권이나 송전망 과부하가 심한 지역에선 상대적으로 높은 요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의 주택용 및 산업용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는 점은 수요 집중을 부추기는 구조적 요인으로 꼽힌다. 전력계통 안정성 측면에서도 수도권은 병목구간이 많고 대규모 전력 공급에 비용이 더 들어가는 지역이다. 재생에너지, 원자력, 수소 등 발전소는 대부분 비수도권에 있다. 그러나 산업 수요가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는 현상이 해소되지 않으면 '지역균형발전'은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지금처럼 모든 지역에 같은 전기요금을 적용하면 기업이 굳이 지방으로 이전할 유인이 없다"며, “전기요금에 계통 비용, 송전 거리 등까지 반영해야 산업 분산이 현실화된다"고 말했다. 다만 수도권에는 전체 인구의 절반, 국내 주요 산업시설의 대부분이 밀집돼 있는 만큼, 요금 차등제를 갑작스럽게 적용하면 소비자 반발과 정치적 부담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점진적 차등 요금제 도입, 지역발전기금 연계 인센티브 제공, 송전혼잡비용 반영 유도 등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고속도로 전략이 성공을 거두려면 단순한 공급 인프라 확장만이 아니라, 지역별 수요 구조와 전기요금 체계까지 재설계하는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전력당국은 우선 계획대로 추진하면서 지역 단위를 차차 더 세분화한다는 계획이다. 발전소는 수도권으로, 전력 수요가 큰 산업은 비수도권으로 보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차등 요금제를 통해 송전선로 건설에 따른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실제 권역 구분 방안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지만 큰 권역을 기준으로 우선 차등 요금제를 적용하고 제도가 안착하면 권역을 더 세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매요금의 경우 산업용 전기 등에 주로 적용하고 가정용 전기요금에는 큰 차이를 두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기요금 때문에 거주지를 옮길 수는 없는 만큼 일반 가정에서 쓰는 전기에는 큰 요금 차이를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산업부는 이미 요금 관련 혜택을 받고 있는 발전소 주변 주민에 대한 보상 차원이 아니라 국가적인 자원 배분 효율성 측면에서 차등 요금제를 도입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금처럼 대규모 송전망을 건설해 지방의 재생에너지나 화력발전 전기를 수도권으로 끌어오면, 한전이 모든 부담을 떠안게 되고, 막대한 건설 비용과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요처 자체를 지방으로 옮기는 접근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조 교수는 “RE100이 필요한 산단이나 기업들은 지방으로 이전하고, 전기를 빨리 직접 공급받길 원하는 기업들은 발전소 인근으로 입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에너지고속도로가 모든 걸 해결할 것처럼 접근하는 것은 위험한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지역차등요금제는 에너지와 부동산, 산업정책이 만나는 복합 규제의 접점이자 필수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단독] GS동해전력, 민간발전협회 재가입…탈석탄 생존 전략 모색

이재명 대통령이 2040년까지 탈석탄을 공약한 가운데, 안 그래도 정부로부터 소외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민간 석탄발전업계가 생존을 위해 공동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가동률이 20%에 머물고 있는 동해안 지역 석탄발전사들은 송전망을 구축해 주던가, 아니면 대규모 전력수요처를 인근에 유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9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GS동해전력은 이달에 민간발전협회에 재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발전협회는 한전의 발전자회사가 아닌 민간자본으로 설립된 발전사들의 이익단체로, 현재 15개사가 회원으로 있다. GS동해전력은 지난해 전력거래소를 상대로 연료비 정산 청구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협회에서 탈퇴한 바 있다. 이번에 다시 합류한 배경에는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 민간 석탄발전사 간 공동 대응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GS동해전력의 지분 구조는 GS이앤알 51%, 한국동서발전 34%, ST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 15%이다. 지난해 매출 5327억원, 영업이익 1237억원을 거뒀다. 정부의 에너지시장 구조개편 움직임과 맞물려 민간 전력사들의 집단 대응이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본지 2024년 7월 23일자 '5백억원대 연료비 손실보상금 소송 어디로…GS동해전력, 전력거래소 상대 2심 앞둬' 민간발전업계 관계자는 “송전제약과 연료비 정산 문제, 그리고 2040년까지의 석탄발전 퇴출 일정 등 중대한 정책 변화를 앞두고 민간 발전사들이 머리를 맞댈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재가입 배경을 설명했다. 총괄원가 방식으로 운영되는 민간 석탄발전의 경우, 적정 연료비 보상체계가 작동하지 않아 손실이 누적돼왔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석탄 가격이 급등했지만 연료비 정산이 이뤄지지 않아 민자발전 업계의 수익성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송전망 확충이 계속해서 지연되면서 발전소를 대부분 놀리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고속도로' 정책이 서해안을 중심으로 추진되면서, 동해안 지역은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압직류송전(HVDC) 1단계 준공 목표가 2026년 10월이지만, 이마저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책의 균형 있는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스코 삼척블루파워, 강릉에코파워, GS동해전력 등 동해안 민자 석탄발전소들은 발전소 준공에 맞춰 완공되기로 한 송전망 건설이 이뤄지지 않아 수년째 평균 가동률이 20%대에 머물고 있다. 여름철 피크 수요기에도 가동이 제한돼 수익성 악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폭염과 인근 원자력발전소의 계획예방 정비로 인해 7월에는 25%정도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6월까지의 평균 이용률은 20%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신한울 2호기 등 신규 원전 가동이 본격화되면 다시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약으로 2040년까지 석탄발전을 전면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간 석탄발전사들은 공기업과 달리 30년 발전 인허가를 전제로 투자한 민간은 별도의 보상이나 대체 사업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발전소를 30년도 못 채우고 폐쇄해야 한다면 정부는 이에 대한 정당한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일부 민자 발전사 매각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으나, 업계에선 수익성 악화와 탈석탄 정책의 장기화로 인해 매각 실익이 떨어진다는 회의론이 우세하다. 대한석탄공사의 폐쇄 기조, RE100 등 ESG 압력, 기후 목표에 따른 정책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석탄 기반 자산가치 하락은 피할 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간 석탄발전 업계는 송전망 확충이 안된다면 발전소 인근에 대규모 수요처라도 유치해 발전소를 가동하는 방안을 정부에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 지난해 전기사업법 개정에 따라 송전제약 지역 전력직접거래(PPA)가 가능해졌음에도 산업부의 하위 고시가 지연되며 제도 시행이 늦어지고 있다. 동해안 지역 발전업계 관계자는 “자체 전기를 싸게 공급할 수 있어 강원도 동해안에 AI 데이터센터 등 유치를 검토하고 있으나 고시가 늦어지며 현실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산업부가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GS동해전력의 협회 복귀는 민간발전사들이 연료비, 계통, 정책 리스크에 집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사업자들의 결속이 정부의 에너지정책 기조 변화와 민간 역할 확대 논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성봉 숭실대 교수는 “에너지 자원이 거의 없는 나라에서 어렵게 생산한 전력을 배달수단인 송전망이 제때 건설되지 못해 공급이 안 되는 상황은 솔직히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답답하다. 동해안의 기저전력을 수도권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점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며 “현재 동해안 지역 원전과 석탄발전 용량은 17GW나 된다. 지역의 안정적인 전력 자급과 송전제약 문제 해결을 위해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에너지 배분 방식을 개선할 방안을 정부와 지자체, 기업이 함께 시급히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기자의 눈] ‘에너지고속도로’가 몰고 올 수도권 쏠림…지역균형발전의 퇴보

정부가 '에너지고속도로'라는 이름 아래 전력 인프라 확충을 본격화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맞물려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 등 수요지로 신속히 보낼 수 있도록 초고압 송전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합리적이고 시대 흐름에 부합하는 구상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에너지 수요의 수도권 쏠림을 더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도권에는 반도체 클러스터,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다소비 산업이 몰리고 있다. 기업 입장에선 수도권 입주가 입지·물류·인력 측면에서 유리하니 당연한 선택일지 모른다. 반면 강원·동해안 일대에 밀집한 석탄화력 발전소들은 송전 인프라 미비로 가동률이 떨어지거나 정체되고 있다. 생산한 전기를 보낼 길이 없어 멈춰 선 것이다. 정부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에너지고속도로'를 제시했다. 지방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바로 연결해 보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수도권 집중'이라는 구조적 문제의 해소가 아니라 고착을 의미할 수 있다. 전기를 쉽게 보낼 수 있게 되면 수도권에 산업과 인구가 더욱 밀집되고, 지방은 '전기만 생산하고 수요는 없는' 에너지 식민지로 전락할 수 있다. 애초에 정부가 제정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핵심 취지는 지역 안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지역 내에서 소비하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발전소 인근에 공장·산업단지·데이터센터 등을 유치해 불필요한 송전망 건설을 줄이고, 지역에 일자리와 부가가치도 남기자는 구상이었다. 이는 송전망 확충에 드는 사회적 갈등과 천문학적 비용을 줄이고, 지역 균형발전을 이끄는 실질적 대안이었다. 하지만 에너지고속도로 정책 방향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지방의 전기는 수도권으로 흘러가고, 수도권의 산업과 인구는 더 밀집되는 구조. 이는 장기적으로 전력 수급의 비효율성은 물론,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대의에도 어긋난다. 전력망은 국가의 혈관이다. 어느 한 곳에만 피가 몰리면 다른 곳은 쇠약해진다. 지방 발전소 인근에 수요처를 유치하고, 지역 내 전력 자립률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진짜 에너지 안보'이자 지속가능한 발전의 길이다. 정부는 다시 한 번 '분산에너지'라는 초심을 되새겨야 할 때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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