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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전지성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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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 세미나] 문대림 의원 “북극항로는 자원·문화·관광 교류의 미래…국가전략 수립 시급”

더불어민주당 해양수산특별위원장인 문대림 의원은 15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북극항로와 자원안보에 미치는 영향' 세미나에서 우리나라가 북극항로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지시에 따라 북극항로 전략을 당론으로 채택했고, 관련 법안도 발의해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예정"이라며 “지금이야말로 북극항로를 국가전략 차원에서 다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이어 “북극항로는 자원과 물류의 길일 뿐 아니라 문화·관광 교류의 길"이라며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 항만을 기능별로 재배치하고, 북극항로 개척에 맞춘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자원 수입 의존도가 97%에 달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북극항로와 자원을 누가 선점하느냐가 향후 국제 패권의 판도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 의원은 “국회는 예산·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정책적 추진력은 중앙정부와 민간·지자체가 함께 해야 한다"며 “오늘 이 자리가 국가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세미나는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문대림 의원이 주최하고, 에너지경제신문·한국석유공사·한국지질자원연구원·한국해양진흥공사 주관으로 열렸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북극항로 세미나]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 “북극항로 중심축으로 국가전략 대전환 나설 시기”

15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북극항로와 자원안보에 미치는 영향'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맡은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은 한국의 지정학적 위상을 문명사적 맥락에서 해석하며, 북극항로를 중심축으로 한 국가전략의 대전환을 촉구했다. 이 전 총장은 발표 서두에서 인류 문명사 속 세 번의 '길의 혁명'을 제시했다. 그는 “첫 번째 문명의 길은 실크로드였다. 당나라와 로마를 연결하며 동서 문명을 하나로 묶었다. 두 번째는 대항해 시대의 항로였다. 희망봉을 돌아 아메리카 대륙과 유럽이 연결되며 신세계가 열렸다. 세 번째는 인터넷이다. 정보와 권력이 국경을 넘어 실시간으로 흐르는 디지털 문명의 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제 네 번째 길, 즉 북극항로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이 길은 단순한 해상 물류 루트가 아니라, 아시아·유럽·북미·러시아·북한을 모두 연결하는 정치·경제·안보의 '대혈관'이자, 대한민국이 다시 '길을 여는 나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거대한 기회"라고 역설했다. 이 전 총장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고립성을 언급하며, 북극항로가 이를 타개할 '대전환의 기회'임을 강조했다. 그는 “남북 분단 상태로 인해 우리는 사실상 섬나라처럼 고립돼 있다. 그러나 북극항로가 열리면 부산을 거쳐 러시아와 북극해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새 루트가 생긴다. 이는 단순한 경로가 아니라, 섬나라 대한민국이 대륙국가로 다시 연결되는 역사적 전환"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전 총장은 과거 장보고의 해상 실크로드와 광개토대왕의 영토 확장을 언급하며 “북극항로는 그 정신을 계승하는 21세기의 '해양 팽창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광재 전 총장은 발표의 절반을 할애해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의 전략적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과거 한진해운 붕괴로 대한민국 해운산업이 위축됐지만, 지금이야말로 '제2의 해양르네상스'를 준비할 때"라며 다음과 같은 구체적 제안을 내놓았다. 이 전 총장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HMM 지분을 포스코, 현대차 같은 '화주 기업'들이 확보해야 한다. 여기에 조선사도 주주로 참여하면, 글로벌 통합형 해운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며 “단순한 행정 이전이 아닌, '해양산업 클러스터'구축이 필요하다. 싱가포르 PSA처럼 항만 운영, 조선, 선박 금융, 선물거래가 융합된 글로벌 거점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며 해양수산부 및 연관 기관의 전면 이전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싱가포르는 국제학교만 100개다. 부산은 아직 4개에 불과하다. 국제 교육 인프라와 생활 여건 확충 없이는 세계 인재가 오지 않는다"며 글로벌 인재 유치 인프라 확보도 강조했다. 지정학적 측면에서 북극항로는 동북아 군사긴장의 완충지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내놨다. 이 전 총장은 “대만은 압력밥솥처럼 긴장이 높아지지만, 북극항로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협력해야만 가능한 루트다. 미국, 러시아, 일본, 한국, 심지어 북한까지 모두 연결된다. 북극항로는 동북아의 압력을 조절할 수 있는 '밸브'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 역시 에너지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북극항로가 현실화되면, 북한 해역 통과를 전제로 한 국제 에너지 협력 모델이 가능하며, 이는 비핵화 이후 동북아 공동번영 구상의 핵심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양 전략과 함께 육상 교통망 확충도 함께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 해양도시가 되려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1시간 반 이내 KTX망이 필수다. 현재 고속철 노선도 교체해야 한다. 또 부산을 중심으로 한 순환형 환동해 철도망도 조속히 검토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전 총장은 북극항로가 한·미·러 에너지 협력, LNG 공동구매, 해양운송 협력 등 다층적 전략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스가 협정(한미 조선산업 협력)으로 1500억 달러 규모 협력을 일궈냈다면, 북극항로는 '제2의 마스가', '제3의 마스가'가 될 수 있다. 알래스카와 러시아의 LNG, 북극의 희귀자원, 한국 조선·운송 산업이 결합되면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이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엔진이 된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장은 발표를 마무리하며 “이제는 우리도 성을 쌓는 대신 길을 열어야 한다"며, 해양을 통해 다시 확장하고 문명을 창출하는 대한민국을 상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크로드, 대항해시대, 인터넷에 이은 새로운 문명의 길. 북극항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광개토대왕의 꿈, 장보고의 야망, 이순신의 정신을 북극에서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가스도 전기처럼”…여야·전문가들, 국회서 ‘중립적 가스시장 감독기구 설치’ 한 목소리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에 따른 원전 축소, 재생에너지 확대와 맞물려 가스발전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독립적인 가스시장 규제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15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과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가스산업 발전을 위한 가스시장 중립감독기구 필요성'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는 가스 시장의 현행 거버넌스 체계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독립적인 규제 기구 설립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개회사에서 “전기 분야는 이미 2001년 전기위원회를 설치해 전문적 규제·정책 조정 시스템을 운영 중이지만, 가스산업은 여전히 독립적 거버넌스가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송통신, 철도, 물관리 등 여타 공공 인프라에는 이미 독립규제기구가 도입돼 있는데,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더 중요할 수 있는 가스산업에만 여전히 내부 자문기구 수준의 통제체계에 머무르고 있다"며 “21대에 이어 22대에서도 관련 법안을 발의했고, 오늘 세미나를 계기로 입법 논의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관 의원은 “에너지 전환과 함께 정부 조직 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가스산업에 대한 구조적 논의는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에너지는 안보와 직결되므로 포트폴리오적 균형과 구조 개편이 함께 가야 한다"며, “국회 산자위 차원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입법적·정책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백철우 덕성여대 교수는 발제에서 가스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세 가지 핵심 이슈로 정리했다. 백 교수는 “배관망 중립성 부재로 배관 이용 기준이 '설비 능력'이라 명시돼 있으나 정의·검증 기준이 불분명해, 가스공사의 자의적 판단 여지가 크다"며 “이용심의위도 가스공사 내부 자문기구 수준으로 중립성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매요금은 산업부 산하 위원회가 심의하나 외부 공증·자료공개 절차가 없다"며 “민간 직수입자는 비용 구조·원가 정보 접근이 불가해 요금 산정의 불투명성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간은 위약금·배상 책임 크고, 가스공사는 책임 회피가 가능하다"며 “선수와 심판을 겸하는 구조에서 이해 상충이 불가피한 불공정 약관 구조"라고 덧붙였다. 백 교수는 해외 사례를 들어 “미국, 영국, 일본, EU 대부분이 독립규제기구를 통해 요금·접속권·정보공개를 감시하고 있다"며, “한국도 최소한 물적 분할 통한 배관망 중립화와 함께, 에너지 규제기구 설립을 단계적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좌장을 맡은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정기위원회가 해상풍력 접속 갈등이나 민간과 한전 간 충돌을 수개월간 심의해 조정한 것처럼, 가스 분야도 중립적인 제3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스공사 역시 억울한 일이 있으면 제3의 위원회를 통해 해명하고 조정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정부조직 개편과 별개로 시장에서 필요성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토론에 참여한 김진수 한양대 교수는 “일본도 법적 언번들링을 했지만, 규제기관이 약해 TPA(제3자접속)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정연제 서울과기대 교수는 “법적 분할 자체보다 중립적 규제와 정보 공개 구조가 우선"이라며, “규제기구가 실질적 권한을 갖고 민간과 공기업 간 갈등을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택 산업통상자원부 가스산업과장은 “전기와 달리 가스는 독립적 위원회가 존재하지 않고, 거버넌스 격차가 크다는 지적에 공감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그는 “중립규제기구 신설은 산업 구조 개편과 맞물린 사안"이라며, “지금은 배관망 정보공개, 심의위 법적 지위 강화 등의 실현 가능한 개선부터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배관망 이용심의위원회는 현재 코가스 내부 자문기구 수준에 불과하며, 법적 위상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정보 비대칭 해소를 위해 배관압력 등 주요 정보의 실시간 공개는 국회 발의된 법안을 중심으로 정부도 동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원 의원은 세미나를 마치며 “가스 위원회 신설을 중장기 과제로 미루면 안 된다"며, “정부조직 개편과 무관하게 가스가 산업부에 남는다면, 반드시 가스 위원회는 설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기·가스·열을 통합한 규제기구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단계적 접근이 불가피하다"며 “지금이 에너지안보를 제도화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2025 그린에너텍, 9월 송도컨벤시아서 개막, 환경·에너지 최신 기술 한자리에

인천을 대표하는 환경산업 전문 B2B 전시회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이 오는 9월 17일(수)부터 19일(금)까지 3일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인천광역시가 주최하고 인천관광공사, 지엠이지, 인천환경공단, 인천대학교, 한국스마트워터그리드학회가 공동 주관한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그린에너텍에는 국내외 150여개 기업이 250부스 규모로 참가하며 △탄소중립 기술 △수처리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플라스틱 등 최신 기술과 솔루션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전시회와 함께 진행되는 컨퍼런스는 △국제 친환경 플라스틱 컨퍼런스 △한국스마트워터그리드학회 통합학술대회 △제34회 환경정책설명회 △유해화학물질 안전관리 정책 및 기술장비 설명회 △ESG 혁신포럼 등으로 구성된다. 국내외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여해 최신 연구 성과와 산업 적용 사례를 공유한다. 특히, 국제 친환경 플라스틱 컨퍼런스에서는 글로벌 바이오플라스틱 기업과 정부 관계자가 함께 모여, 탈플라스틱 대응과 순환경제 실현을 위한 혁신 기술과 규제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또한 수도권 대표 물환경 학회인 한국스마트워터그리드학회 통합학술대회에서는 '물 인프라의 AI 혁신기술과 스마트 물 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AI 기반 스마트 물관리,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및 기후위기 대응 전략을 다루는 50여 개 세션이 마련된다. 2025 그린에너텍은 참가기업의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 글로벌 비즈니스 상담회, 공공구매·B2B 상담회, 기업 맞춤형 컨설팅을 운영한다. 특히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와 협력하여 UAE,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등 6개국의 15명의 해외 바이어를 초청, 친환경 수처리·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해외 네트워크 확장을 지원한다. 국내 판로 개척을 위한 공공구매 상담회도 동시에 열린다. 한국환경공단 등 환경부 산하공기업과 인천환경공단, 인천도시공사 등 인천시 산하 공기업,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동발전 등 발전공기업을 포함하여 약 20개 기관 40여 명의 바이어가 참여하며, 민관 협력 기회와 비즈니스 창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그린에너텍 전시회 사전등록 및 상세 프로그램은 공식 홈페이지 또는 사무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전은 산자위야, 환노위야…국정감사 한달 남겨놓고 에너지 기관 혼란 극심

오는 10월 1일 출범 예정인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의 소관 부처를 흡수하면서,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혼선이 극심해지고 있다. 국정감사 한 달을 앞둔 시점이지만, 에너지 관련 주요 공공기관들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와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중 어디에서 감사를 받아야 할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11일 복수의 국회 보좌진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회 사무처나 양 상임위 간 명확한 기관 분장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고, 의원실과 보좌진들 사이에서도 “눈치보기만 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준비가 전무한 상태다. 보좌진들은 공통적으로 “국정감사 준비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국감 대상 기관들의 상임위 결정이 나지 않으면 각 기관별 질의서를 구성할 수 없고, 해당 부처와 기관에 질의 대상 문서나 보고서를 요청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한 여당 의원실 보좌관은 “국회는 이미 국정감사 계획서를 지난 8월에 제출했고, 기관 대상도 기재했지만, 기후에너지환경부라는 새로운 변수로 완전히 뒤집힌 셈"이라며 “국회 조직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사보임도 못 하고 감사 일정도 엉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혼선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이 이미 대통령령으로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국회 차원의 감사권 분장이나 제도 정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수많은 에너지 관련 기관들이 대거 환노위로 넘어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회의 감사체계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현장에서는 “에너지공단은 환노위, 가스공사는 산자위, 한수원은 두 위원회 모두?"라는 식의 비공식 리스트가 돌고 있으며, 의원 간 사보임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여야 의원실 모두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환노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기후에너지환경부로 편입될 한국에너지공단, 지역난방공사, 한수원 등 에너지기관 다수가 산자위 소관이었지만, 정책이 환경 중심으로 넘어가면서 양 위원회가 각각 '우리 기관'이라 주장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한 기관이 두 상임위에 모두 나와야 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산자위 소속 의원실 보좌진은 “기후와 재생에너지, 분산에너지 정책은 환노위가 쥐고, 원전 수출과 가스, 수소 관련 이슈는 산자위가 가져가는 '분할 감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한 기관이 정책별로 여러 상임위에 불려다니며 중복 질의를 받을 수 있어 비효율이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국회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에 따른 상임위 조정 문제를 여야 교섭단체 간 협의에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임위 배분은 단순한 정치적 합의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현행 국회법 제37조는 각 상임위원회가 소관하는 중앙행정기관을 법률로 명시하고 있다. 즉, 조직개편이 이뤄지면 해당 부처를 관할할 상임위원회를 정하기 위해 국회법 자체를 개정해야 하는 구조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회법 개정안은 발의조차 되지 않았고, 국감이 코앞인 지금도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여당 보좌진은 “지금처럼 교섭단체끼리 감감무소식으로 가다간, 부처는 생겼는데 상임위는 정하지 못해 국정감사 자체가 반쪽짜리가 될 수 있다"며 “국회 차원의 조속한 입법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보좌진들은 “제일 우려스러운 건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대해 국회가 오히려 정책 검증 기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한다. 기후와 에너지, 환경, 노동을 포괄하는 초대형 부처가 생겨났음에도, 그에 대한 대응 체계는 마련되지 않아 첫 국감부터 사실상 '맹탕 감사'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보좌진은 “이제 와서 법제사법위원회나 운영위원회 차원에서 조직 조율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결국 각 상임위 위원장 간 협의가 급히 이뤄져야 한다"며 “지금처럼 가면 기관들도, 의원들도, 국민도 모두 손해 보는 국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제10회 기후경영대상] 파인네스트 “제품 안정성 입증 통한 ESG 경영 실천”

자연물 솔잎을 원료로 기능성 혈당 강하제 '더 파인 프리미엄'을 생산하는 ㈜파인네스트가 '제10회 대한민국 기후경영대상'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파인네스트는 생산공정의 에너지 절감과 제품 안전성 확보, 해외시장 진출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기후변화 대응형 중소기업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파인네스트는 솔잎의 재배, 채취, 세척, 건조, 수증기증류, 추출, 여과, 숙성, 포장 등 전 과정을 자체 공정으로 운영하며, 이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해왔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와 원재료 공급 리스크에 대비해 기후리스크 대응형 공급망 관리도 구축했다. 아울러 일회용 포장재 절감, 폐기물 재활용 확대, 에너지 효율화 등 전사적 ESG 경영 시스템을 내재화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파인네스트의 대표 제품인 '더 파인 프리미엄'은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서 △골수세포 소핵시험 △염색체 이상시험 △미생물 복귀 돌연변이 시험 등 유전독성 관련 평가를 통과하며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또한 분당서울대병원 인체실험에서도 혈당 강화 효과가 확인되며 기능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갖춘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품질 검증은 ESG 기반 연구개발(R&D)과 제품 안전성 중심 경영의 결실이라는 평가다. 파인네스트는 국내 시장에 그치지 않고, 솔잎 제품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해 왔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24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도 수상한 바 있다. 향후에는 저장·제조·유통 전 과정에 있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물류 및 보존 시스템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지속 가능한 생산체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제10회 기후경영대상 심사평] 조용성 교수 “기후변화 대응·저탄소·ESG실천 노력에 감사”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대한민국 기후경영대상은 에너지경제신문이 주최하고 외교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한다. 신기후체제를 비즈니스의 기회로 삼고, ESG 실천 및 기후경영 실천 전략을 통해 탁월한 경영성과를 거둔 기업 기관을 선정하고자 마련된 상이다. 올해는 총 8개 기업 및 기관에서 응모했다. 심사결과 외교부장관상에는 한국산업은행, 환경부장관상에는 (주)이브자리와 (재)인천테크노파크,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에는 포스코인터네셔날과 (주)파인네스트를 선정했다. 외교부장관상에 선정된 한국산업은행은 기후금융 은행으로 정부의 탄소중립, 녹색성장 정책 지원을 위해 녹색금융 추진 체제 기반의 녹색금융 확대 및 고도화를 실천하고 있으며, 녹색금융의 연대 및 협력강화, 녹색금융 노하우 전파 등 녹색금융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원화 녹색채권의 최초・최다 발행을 비롯해 성장 단계별 기후테크 벤처기업 육성 등 녹색 생태계 활성화를 촉진하고 있다. 이외에 국내 최초 녹색기후기구(GCF) 인증기구로서 해외 기후변화사업 선도 및 적도원칙협회 아태 지역 대표 활동으로 녹색 금융 위상을 제고하고 있다. 환경부장관상에 선정된 (주)이브자리는 ESG 경영을 비롯해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2005년부터 2024년까지 품질경영 ISO9001 인증을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능률협회에서 주관하는 그린스타 인증을 18년째 유지하고 있다. 1986년부터 양평군 수곡리에 6만평 규모의 기업림을 조성해 생태계 복원 및 숲 조성 사업을 통해 탄소저감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아울러 기후변화로 인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침구류의 유해 세균 및 곰팡이, 박테리아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폴리진 기술을 스웨덴에서 도입했으며, 집먼지 진드기 투과를 방지하기 위한 친환경 물질 기술을 R&D를 통해 개발했다. (재)인천테크노파크는 인천지역 산・학・연・관의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기반으로 연구개발, 경영지원, 시험인증, 마케팅 등 지역혁신 사업을 연계 조정하며 지역혁신을 선도하는 전담기관이다. 인천시 출자기관으로서는 최초로 ESG 경영전략을 수립했으며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전 분야에 걸쳐 성과를 공개하고 있다. 특히 지역 중소기업을 위한 ESG 리스크 대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체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29개사의 녹색 기구산업 지원과 공공 주도형 재생에너지 인프라 지원의 성과가 뚜렷했다. 이외에 녹색기후산업 사업화 지원을 통한 중소기업의 녹색분야(친환경, 대기, 페기물, 수질, 탄소저감, 환경, 재난, 재해대응)의 기술경쟁 확보를 위해 기술 고도화 및 사업의 글로벌 육성에 기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은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주)파인네스트를 선정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우리나라 최초 민간발전사 및 LNG 터미널 운영사로 에너지사업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2025년 3월 광양 구역전기 집단에너지사업 허가를 취득해 광양국가산업단지 내 친환경 전기 및 열 공급 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분산형 에너지공급모델 정착으로 송배전투자 최소화 및 지역에너지 자립도 제고, 산단 입주기업에 대한 안정적인 에너지공급 등 기후경영 가치 실현에 앞장서는 사업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 및 에너지절감 기여, 공정의 저탄소 생산 체제 전환, 산업경쟁력 강화, 지역경제 활성화, 분산에너지 활성화 정책 등 ESG를 통한 기후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파인네스트는 솔잎을 이용해 혈당강하제품, '더 파인 프리미엄'을 생산・판매하고 있으며 오래 전부터 ESG 경영을 실천해오고 있다. 제품의 원료 조달부터 유통까지 복잡한 제품 공급망에 기후변화를 비롯한 다양한 공급망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어, 선제적으로 기후리스크 강화를 위한 ESG 경영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일회용기 사용 줄이기, 탄소중립 경영실천, 생산공정에서의 폐기물 재활용 유도, 에너지절감을 통한 탄소배출 줄이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 아울러 2024년에는 제품의 해외수출 및 국가 과학기술 진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했으며, 자연물인 솔잎이 산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저장, 제조, 유통 등에 있어서 최적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경영전략을 강구하고 있다. 올해도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다수의 공모 신청으로 기술력과 성과의 우열을 변별하는데 큰 고심이 있었다. 기후경영대상 응모에 참여해주신 많은 기업과 기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제10회 기후경영대상] 포스코인터내셔널, 기후경영 실천 선도…광양집단에너지로 ‘산단 저탄소 전환’ 앞장

포스코인터내셔널(사장 이계인)이 '제10회 대한민국 기후경영대상'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국내 대표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번 수상은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 발전사이자 LNG 터미널 운영사로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광양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기후경영과 에너지전환을 선도해 온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2025년 3월, 광양 구역전기 집단에너지사업 허가를 취득했다. 이 사업은 496MW 규모의 LNG 열병합 발전설비를 중심으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해 산업단지 내에 고효율 에너지를 공급하는 분산형 에너지시스템의 대표 모델이다. 회사는 이번 사업을 통해 △에너지사용량 23% 절감 △온실가스 23% 감축 △대기오염물질 56% 저감과 같은 기후경영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특히 열병합 설비의 75% 이상이 친환경·고효율 설비로 구성돼 있어, 국내 에너지 다소비형 산단 구조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하고 있다. 광양 구역전기 사업은 단순한 에너지공급을 넘어, 광양제철소의 저탄소 전환 전략과도 맞물린다. 안정적인 전력과 열 공급은 향후 수소환원제철 기술 도입과 제철 공정의 최적화를 가능하게 해, 포스코그룹 전체의 기후경영 체계 강화에 핵심 역할을 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번 사업을 통해 에너지의 지역 내 생산·공급 구조, 즉 지산지소형 분산에너지 체계를 현실화했다. 송전손실을 최소화함은 물론, 대규모 송배전 투자에 따른 국가적 부담도 경감시켰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분산에너지 활성화 정책의 핵심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은 “기후경영은 ESG 차원을 넘어 기업의 생존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미래 전략"이라며 “앞으로도 전력·에너지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모델을 제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슈] 장관과 사장까지 필요성 인정…급물살 타는 발전공기업 통폐합

“발전 5사 통폐합, 필요하다"는 현직 발전공기업 사장의 발언에 발전업계는 충격과 긴장 속 분위기 파악에 분주하다. 한전의 자회사인 발전 5개사 통합은 '기후 정책 추진력 강화'와 '효율성 제고'라는 실용적 명분을 갖고 있지만, 노조 반발·지역사회 불안·공공성 약화 등 상당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단순한 구조조정 차원을 넘은 정책적 철학과 사회적 공감 형성을 바탕으로 추진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한동안 발전업계의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기윤 한국남동발전 사장은 최근 세종시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기자단을 만난 자리에서 발전 5개 공기업 통폐합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현직 공기업 사장이 정부 조직개편의 핵심 사안인 발전사 통합에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강 사장은 “남부·서부·중부·동서·남동 다섯 개 발전 공기업이 지리적 영역 없이 중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관리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생에너지는 별도의 전문 공기업을 신설해 맡기고, 원자력은 한수원을 존치시켜 맡기며, 나머지 5개 공기업은 지역 관할권에 따라 중부와 남부로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또 “민간 발전 비중이 이미 40%를 넘어서고 있다. 공기업이 지금처럼 가만히 있으면 고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 수급을 통제할 수 있는 공공 역량은 반드시 보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 발전 시장은 1999년 민간 개방 이후 급속히 변화해왔으며, 최근에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보급을 중심으로 민간의 비중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강 사장의 발언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과 함께 발전공기업이 통합을 통해 에너지 전환의 속도를 높이고 공공의 역할을 하기 위한 조직 구조 재편의 필요성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발전업계는 이를 정부 정책에 선제적 동조를 보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야당 출신 사장이 현 정부의 중대한 조직개편 정책에 앞장서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한 내달 1일 출범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장관이 되는 김성환 환경부장관도 통폐합 필요성을 어느 정도 인정했다. 김 장관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석탄발전을 하고 있는 5개 공기업은 하나당 평균 8개 정도의 석탄발전소를 가지고 있다"며 “2040년까지 석탄발전소를 모두 폐지하는 대선 공약을 현실로 만들려면 5개 발전공기업을 어떤 방식으로, 어떤 적정 규모로 구조조정을 해야 할지는 가급적 조기에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전사 노조는 강 사장의 발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은 즉각 통합 반대 입장을 표명했지만, 아직 5개 발전사 개별 노조들은 입장을 취합하지 못한 상태다. 한 발전사 노조 관계자는 10일 에너지경제와의 통화에서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대명제에 기댄 밀실행정식 조직개편과 일방적 통합 추진은 안 된다. 발전 현장의 현실을 반영한 실효성 있는 에너지 전환 방안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에너지환경부로의 이관이나 통합에 대해 정부가 노조와 사전 협의를 한 적 없다"면서,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명분 뒤에 구조조정을 숨긴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각 발전사 노조는 오는 19일 노조위원장 회의를 통해 통합에 대한 의견을 모을 예정이지만,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발전사 노조는 2001년 발전사 분할 이후 꾸준히 “다시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온 만큼, 일부는 통합을 조건부 수용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정리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또 다른 발전사 관계자는 “통합이 되더라도 본사 고위직급이나 노조 간부 직급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각 사업소별 현장 인력의 급격한 구조조정은 당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발전사 통폐합에 따른 장단점은 명확하다. 통합의 효율성 제고에 대한 기대와 함께 조직 축소 및 기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강 사장이 말했듯 통합 추진의 가장 큰 명분은 관리 효율성과 중복 해소다. 현재 5개 발전사는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지역적·조직적으로 분산돼 있어 정책 집행과 자원 배분 면에서 비효율이 발생해 왔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에너지 부처가 이관되는 만큼, 기후정책의 효과적 추진을 위해 발전 자회사 간 역할 조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통합이 이뤄질 경우,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재생에너지 전환, 석탄발전 감축 등에 대한 일사불란한 대응체계 구축이 가능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중복된 인력과 부서를 통합해 예산과 인력을 절감하고, 정책 컨트롤타워 기능도 강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반대 측에서는 통합이 가져올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각 발전사의 본사가 위치한 지역사회에서는 통합 시 본사 기능이 축소되거나 통폐합되는 것에 따른 지역경제 위축과 일자리 감소를 크게 걱정하고 있다. 발전사 노동조합도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단순한 통합 논의가 아닌, 탈석탄 이후 대체발전원 확보 및 공공성 유지 방향까지 포함된 정책 설계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발전사업의 지역 분산성과 현장 대응력이 장점이었던 만큼, 통합 시 현장 대응의 기민성 저하 및 책임소재 모호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더 나아가 민간발전 비중이 이미 40%를 넘어선 상황에서 공공 발전 자산까지 통합·축소될 경우, 공기업의 시장 내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는 향후 발전 공공성 및 안정적 수급 체계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조는 단순한 통폐합 반대보다는 △탈석탄 정책의 명확한 대안 △지역사회와의 공감대 형성 △재생에너지 확대와 일자리 상생 방안 등도 함께 요구할 방침이다. 한 에너지업계 전문가는 “정부는 통폐합을 통한 중복 기능 제거와 전력계통 효율화,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그 사회적 비용과 갈등을 최소화하는 과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정책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기자의 눈]기후에너지환경부, 산업계·전문가 우려 불식시키길

정부가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을 포함한 정부조직 개편안을 공식 확정했다. 탄소중립 이행과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단행된 이번 조직개편은 환경 중심의 에너지 거버넌스 재편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산업계와 에너지 정책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깊은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에너지 정책의 주무가 기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환경부 중심의 기후에너지환경부로 넘어간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한전, 한수원, 발전 5사 등 주요 에너지 공공기관의 주무 부처도 바뀌게 된다. 탈석탄과 재생에너지 중심의 구조 전환, 송전망 확충 등 과제도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맡게 된다. 그러나 산업·에너지의 축이 환경 부처로 이동함으로써 생기는 정책 불일치, 실행력 저하, 규제 강화 우려는 상당하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정책은 환경 규제와는 다른 차원의 전문성과 추진력이 필요한데, 환경부 내에 이를 아우를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한지 의문"이라며 “에너지는 경제·산업 부문과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 선진국들의 공통된 구조"라고 지적한다. 실제 미국은 에너지부(DOE), 독일은 경제기후보호부(BMWK), 일본은 경제산업성(METI) 등 모두 독립된 또는 산업과 통합된 부처가 에너지를 관할하고 있다. 원전 정책도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이번 개편으로 원전 운영은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원전 수출은 산업부로 분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바라카 원전 수주 사례에서 보듯, 운영과 수출은 불가분의 관계다. 외국 정부와의 신뢰 기반 협상에 있어 “운영은 저쪽에서, 수출은 이쪽에서"라는 체계는 국제 사회에서 오히려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발전공기업 통폐합 가능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환경부가 주도하는 탄소중립 정책 하에서 기존 석탄발전 중심의 구조는 대대적인 재편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발전 5개 공기업을 2개 권역형 공기업으로 통합하는 방안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지방 경제, 일자리, 노조 반발 등 사회적 갈등도 적지 않게 발생할 수 있다. 전기요금 현실화 문제도 또 하나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 ESS 구축, 송배전망 확충 등으로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결국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가정용·산업용 전기요금의 형평성 논란이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체계 없는 에너지 전환은 오히려 소비자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다. 이제 공은 정부로 넘어갔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진정한 탄소중립 컨트롤타워로 기능하려면 산업계와 시민사회,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정교하게 반영해야 한다. 정책 방향은 명분에서 시작되지만, 정책의 성공은 실행력과 균형감에서 판가름난다. 조직 개편의 '이름값'이 아닌, 실질적 성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할 시점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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