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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장하은 기자 입니다.
  • 자본시장부
  •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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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유·조광ILI, 상장폐지 고비 넘기나…거래재개 ‘청신호’

코스닥 상장사 대유와 조광ILI가 상장폐지 리스크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 경영진에 대한 공소장 내용이 변경되며, 핵심 쟁점이던 횡령·배임 규모가 대폭 줄었고, 법적 혐의의 성격도 완화된 것이 결정적 배경이다. 이번 공소장 변경은 거래정지 상태인 두 기업의 거래재개 가능성을 높이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 회사의 전 경영진에 적용됐던 혐의는 기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에서 '업무상 배임'으로 변경됐다. 최초 공소장에서 적용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배임)은 배임액이 5억원 이상인 중대 경제범죄에 적용되는 법률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번 공소장 변경으로 혐의가 업무상 배임으로 완화되면서 상황이 바뀐 것이다. 배임 금액도 대폭 축소됐다. 대유는 당초 20억6461만원에서 1억6377만원으로, 조광ILI는 당초 17억1529만원에서 1억3613만원으로 감소했다. 자기자본 대비 대유는 1.94%에서 0.15%, 조광ILI는 1.72%에서 0.14%로 줄어들었다. 이는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상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수준이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의하면, 직원의 횡령 배임 혐의 금액이 자기자본의 5%(대기업은 3%) 이상이거나 임원의 횡령 배임 혐의 금액이 자기자본의 3% 혹은 10억원 이상인 경우 실질심사사유에 해당한다. 회사 측은 “이번 공소장 변경으로 당초 회사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자체부터 관련규정에 위배됨이 확인된다"며 “검찰 기소내용에 따라 상장유지 관련 기준이 적용되었다가 형사재판에서 기소내용이 변경되거나 무죄판결이 선고되는 사안들 중 하나의 사안일 수 있어 억울한 면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공소장에 기재된 혐의에 대해 회계상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도 모두 적정으로 받았고, 적법하게 공소장까지 변경되었기 때문에 향후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사건과 상장폐지결정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회사가 승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상법 개정에 자녀 일감 몰아주기 ‘아웃’…‘PBR UP’ 본격화

'모든 주주의 권익을 공평하게 보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기업의 자금 운용에 있어 대주주의 사적 재량이 줄고, 합리적인 설명 책임이 요구되는 구조로 전환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한국 증시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돼 온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지난 3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은 상법 개정안은 현재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 개정안은 지난 3월에도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던 한덕수 전 총리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이번에도 국무회의와 대통령 재가가 남아 있지만,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이 대선 전부터 적극 추진해 온 입법 과제인 만큼, 공포까지 무난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의 시행 시점은 조항별로 다르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한 조항은 공포와 동시에 즉시 시행된다.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바꾸고,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의무선임 비율을 기존 4분의 1에서 3분의 1로 확대하는 규정, 감사위원 선·해임 시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이른바 '합산 3% 룰'은 공포 후 1년 뒤부터 적용된다. 전자주주총회 관련 조항은 오는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상법 개정안의 적용 대상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다. 개정안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상장회사'로 명시한 내용은 모두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도입 가능성이 있는 집중투표제 역시 유사한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개정안의 핵심은 '소수주주가 기업 의사결정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곧 기업의 자금이 실질적으로 기업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감시할 수 있는 눈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연루된 투자나 내부거래와 지급보증 등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주주의 견제 기능이 작동하게 된다. 특히 최대주주나 사주일가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기업과의 거래가 주요 감시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국내에서는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가 절세나 탈세, 편법 증여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내부거래 자체는 위법이 아니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활용한 편법 승계나 이익 몰아주기 등으로 신뢰를 저해하는 일들이 반복돼 왔다. 실제로 이러한 거래는 국세청의 세무조사 단골 대상으로도 꼽힌다. 피해가 기업 내부에서 끝나지 않고 외부 투자자에게까지 확대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한 디스플레이·반도체 장비업체 DMS가 거론된다. DMS는 대주주의 자녀가 운영하는 기업과의 거래로 인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회사는 정상적인 거래라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회계법인은 정상적인 거래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의견거절' 의견을 냈다. 이로 인해 DMS 주식은 거래가 정지됐다. 시장에선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박용석 회장이 자녀 승계를 위해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활용했고, 이로 인한 피해가 일반 주주에게까지 번졌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정상적인 계열사 간 내부거래는 경영상 필요에 의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사주일가 자녀 회사와의 내부거래는 편법 증여나 탈세와 연결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단순한 내부거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산을 넘기거나 이익을 몰아주는 경우도 빈번하다"며 “이는 시장질서 왜곡도 문제지만 일반 투자자 피해로 이어진다는 것이 더 문제"라고 덧붙였다. 상법 개정으로 소수주주의 권한이 확대되고 이사회와 감사위원의 자기 역할이 분명해지는 만큼, 고질적인 문제였던 거버넌스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상법 개정 같은 제도 개선을 통해 이러한 리스크가 완화될 경우, 코리아 디스카운트 역시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이란 기대다. 미래에셋증권은 상법 개정이 거버넌스 리스크 완화로 이어질 경우, 우선 자기자본비용(COE)의 하락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만약 COE가 하락하고 이에 따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개선된다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약 10% 개선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은 “한국 증시는 오랜 기간 낮은 PBR 수준을 지속해 왔으며, 이는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과 높은 거버넌스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 상승한 거버넌스 리스크에 대한 시장 민감도를 반영할 시 PBR은 20%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거버넌스 리스크 해소는 단순히 COE를 낮추는 효과에 그치지 않고 이사회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기업 의사결정의 합리성을 제고하는 방식으로 경영 전반의 체질 개선을 유도할 수 있다"며 “이런 변화는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 강화로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ROE 개선이라는 또 다른 가치 상승 요인을 창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상법개정안·‘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코스피 3116.27 연중 최고치

코스피가 3일 3116.27로 마무리하며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5000시대' 의지를 거듭 밝힌 가운데 상법 개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4% 오른 3116.27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올해 들어 최고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3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첫 기자회견에서 “기술 주도 성장이 강한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성장의 핵심 플랫폼인 자본시장 선진화를 통해 코스피 5000시대를 준비해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이 세계 시장을 선두하고 우리 국민이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할 기회를 보장해서 국보가 늘어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여야가 합의한 상법 개정안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고,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 주주와 특수 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상장회사의 전자 주주총회를 의무화하고, 사외이사를 독립이사로 전환하는 내용도 담겼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이차전지株 상승 전환…신평·증권사 “하반기도 터널”

이차전지 종목이 나란히 상승세를 이어가며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이차전지 기업들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이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에도 이차전지 업종은 '불확실성의 터널' 속에 있을 것이란 진단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이차전지 종목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아이이테크놀로지,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대표적인 종목 모두 2거래일째 상승으로 장을 마감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달 첫 거래일인 1일에는 하락했지만, 이튿날에는 상승했다. 이 가운데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들은 지난 5월 연중 최저점까지 하락했다. 이후 지난달에는 등락을 반복해왔다. 이차전지 업종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가 투자심리에는 크게 반영되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 국내 증권가에는 이들 종목들의 목표주가 하향이 이어지고 있다. NH투자증권만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포스코퓨처엠의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다만 이는 이들 회사 자체의 실적 개선에 의한 것은 아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유상증자를 통한 순차입금 감소, 즉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것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이차전지 평균 멀티플 상승(16.2→18.0)이 주효했다. 업종 전반의 밸류에이션 기준(멀티플)이 높아졌기 때문에, 같은 이익을 내더라도 시장에서 더 높은 가격으로 거래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보고서를 낸 다른 증권사들은 모두 두 회사의 목표가를 내리거나 유지했다. 신용평가사 시각도 증권가와 다르지 않다. 통상 증권사는 수익성과 성장성 즉 주가 상승 여력을 평가한다. 반면 신평사는 채무 상환 능력을 중심으로 재무안정성과 지급능력을 평가한다. 증권가에서 목표주가 상향 의견이 잇달아 나오는 종목인데도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사례가 종종 나오는 이유다. 이를 적용하면 이차전지 업종의 경우 수익성과 성장성, 재무안정성 모두가 불안하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일 이차전지 업종에 대해 하반기 실적 저하와 재무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간 지속된 부정적인 수급환경이 계속될 것이란 진단이다. 이차전지 기업들은 지난해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을 겪었다. 전기차(EV) 시장 성장 둔화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정책 불확실성 등이 겹쳐졌다. 올 하반기에는 미국 중심 물량 증가와 미국 정부의 첨단 제조세액공제(AMPC) 보조금에 대한 기대도 있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이 이를 상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AMPC는 미국 내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 1kWh당 35달러, 모듈 1kWh당 10달러 등 생산량에 따라 현금성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게 된 핵심 배경이기도 하다. 한기평은 이차전지 하반기 전망에 대해 “미국 중심 물량 증가, AMPC 보조금 수취가 수익성 회복 기대 요인이지만, 투자부담은 이어질 전망"이라며 “다양한 자구안 이행을 통한 재무안정성 통제 수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지니틱스, 경영권 분쟁 소용돌이…급락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반도체 제조 기업 지니틱스가 3일 장초반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니틱스는 이날 오전 9시27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2.72% 하락한 995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니틱스의 최대주주인 헤일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인터내셔널 코퍼레이션과 유한회사 헤일로 전자는 지난달 27일 지니틱스 대표이사 권석만을 용인동부경찰서에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헤일로는 지니틱스의 권석만 대표가 최근 언론 제보 및 인터뷰, 지니틱스 주주서한문 배포 등을 통해 헤일로와 신규 선임을 제안한 경영진들에 관한 허위사실을 반복적으로 퍼뜨려 헤일로의 사회적 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지니틱스는 지난달 30일 최대주주와 의결권 위임 대행사인 비사이드코리아를 자본시장법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허위 사실이 담긴 유인물과 온라인 게시글로 주주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LS에코에너지는 자회사인 LS-비나 케이블 앤 시스템 조인트 스톡 컴퍼니(LS-VINA Cable & System Joint Stock Company)가 기존에 신한은행 베트남 하이퐁지점(Shinhan Bank Vietnam Hai Phong Branch)으로부터 차입한 USD 10,000,000의 대출을 연장하는 것과 관련해 채무보증을 제공했다고 2일 공시했다. 해당 차입금의 보증금액은 원화 기준 약 142억2300만원이며, 이는 LS에코에너지의 자기자본(1969억원) 대비 약 7.2% 수준이다. 보증 기간은 오는 6일부터 2026년 7월 6일까지다. 신송홀딩스는 자회사 신송산업에 대해 81억1560만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의 9.12%에 해당한다. 채무보증기간은 오는 6일부터 내년 7월 6일까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동아지질이 2030년 중반 개통예정인 싱가폴 창이공항의 터미널5 신설공사를 수주했다고 2일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293억6294만원으로, 이는 최근 매출액의 7.5%에 해당한다. 한세엠케이는 지난달 30일부터 전일까지 진행한 유상증자 청약률이 4809.11%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구주주 청약 결과 우리사주조합이 6226주, 신주인수권증서 청약이 1141만3558주, 초과청약 36만7946주로 총 1178만1504주가 청약됐다. 구주주 청약률은 80.19%를 기록했다. 유상증자 발행 예정 주식수는 총 1470만주다. 환불 및 주금 납입일은 오는 3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15일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상법 개정 앞두고 상폐 러시…공개매수 ‘가격 기준’ 손질해야

상법 개정안 통과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자진 상장폐지를 서두르는 기업들이 빠르게 늘었다. 지배구조 개편을 명분으로 하지만, 일부 기업의 경우 공개매수 단가가 낮게 책정돼 소액주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지분이 80%가 넘는 상장사가 20여 곳이 넘는 가운데, 이에 더해 일부 상장사는 최근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성통상 △비올 △텔코웨어 △한솔피엔에스 등 4개 기업이 자진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 절차를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자진상폐는 분할이나 합병보다 드물게 이뤄지는 경영 판단이다. 그러나 최근 상폐 추세는 상법 개정이라는 외부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속도전' 양상을 보인다. 기업 입장에서는 개정 상법 시행 전, 주주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상장을 접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소액주주가 원치 않는 상폐일 경우, 규제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직 공식적인 상장폐지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80%를 넘는 상장사는 이날 현재 24곳에 달한다. 이들 기업에 투자한 주주들 사이에서는 상장폐지에 따른 희소성 프리미엄을 기대하는 목소리와, 소액주주의 퇴로가 막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부 기업은 올 들어 지분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이를 시장에서는 상폐 수순의 전초로 해석하고 있다. 일례로 가온전선은 올해 상반기에만 최대주주 측 지분을 14.85%포인트 끌어올려 80%선을 넘겼다. 사조씨푸드(78.09%→81.0%)와 에스엠벡셀(85.11%→87.28%)도 소폭이지만 꾸준히 지분을 늘렸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상 자진상폐는 최대주주 또는 유동성공급자가 발행주식총수의 95% 이상을 보유하면 가능하다. 고지분율 보유 기업들이 언제든 상폐 전환이 가능하다는 해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현재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는 비올은 저평가 매각 논란의 대표적 사례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는 지난 6월 비올의 최대주주 DMS로부터 1주당 1만2500원에 지분 34.76%를 인수했으며, 이후 동일한 가격으로 잔여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비올의 공개매수 가격은 EV/EBITDA 기준 약 16배 수준이다. 이는 동종 업계 기업인 클래시스의 블록딜 가격 기준 멀티플(23배)과 비교하면 1.5배 낮은 수준이다. 앞서 지난달 16일 베인캐피탈은 클래시스 지분 6%를 주당 5만7915원에 블록딜로 처분했다. 이는 전날 종가 6만5000원 대비 10.9% 할인된 가격이다. 클래시스의 경우 할인 매각했음에도 비올 대비 훨씬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물론 양사 간 사업 규모와 브랜드 위상 차이는 존재한다. 그러나 고마진 미용의료기기(EBD) 중심의 사업구조, 글로벌 유통망 기반 매출 모델 등 핵심 요소는 유사하다. 이를 차치하더라도 비올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상장폐지 가격이 낮게 책정됐다'고 보는 시각은 여전히 흘러 나온다. 이에 일부 소액주주들은 공개매수 실패를 기다리고 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자진상폐를 원치 않는 소액주주에게 주어지는 선택권은 없다"며 “회사의 미래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투자한 투자자일수록 회사의 선택(상폐)을 막고 싶겠지만, 현실적인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상장폐지를 둘러싼 가격 산정 방식에 대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한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기업합병(M&A) 시 의무공개매수제도와 매수청구권이 일부 도입되었지만, 자진상폐 시에도 유사한 소액주주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규제 강화 때문이 아니더라도, 평시에 주가 관리와 IR 활동, 공시 의무 등이 부담스러워 상장폐지를 택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러나 어떤 이유로 자진상폐를 추진하건, 상폐를 원치 않는 소액주주에게 충분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기자의 눈] ‘피’ 같은 내 돈, 공부해서 투자하세요

“예전과 조금은 달라졌지만, 재무제표 하나 보지 않는 '묻지마 투자'는 여전하다." 일회성 요인에 그치는 이벤트, 여기에 세력이 개입한 것 같은 종목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심리에 대해 묻는 기자의 말에 한 시장 전문가가 한 대답이다. 6.3 조기대선 당시 정치인 테마주에 대한 경고음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올 때 한 질문이었다. 이 전문가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공시 자료조차 보지 않고 '주변의 권유로', 혹은 '다들 사니까' 덜컥 투자하는 투자자가 아직도 우리나라에 많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이 안타까운 기자들이 자신만의 영역에서 왜 그 종목이 위험한지를 알려도, 정작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기자들이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거품'이라는 사실을 줄기차게 경고해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초 치러진 조기 대선을 앞두고 많은 기사가 쏟아졌다. 특정 정치인과의 인연 하나가 주가 상승의 근거가 될 수 없는 이유, 연일 상한가를 찍는 주가가 이슈 해소와 동시에 본래 상태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 그리고 재무적으로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리는 기사들이 나왔다. 일부 종목의 경우 세력 개입 정황이 있다는 사실까지 알리고 또 알렸다. 일부 종목은 위에서 언급한 '거품' 관련 의혹들이 점철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해당 종목은 대선을 앞두고 1000% 이상 급등했다. 우려했던 대로 주가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최고점 대비 80% 가까이 급락한 후 연일 하락세다. 최고점 구간에 매수한 투자자 입장에서 너무도 아찔한 하락률이다. 주주들이 모인 종목 토론방에는 '살려 달라'는 절절한 글들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요즘도 '정책 수혜주' 테마로 분류돼 연일 급등하는 종목들이 매일 등장한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입을 모은다. 최소한 실질적인 정부 예산 집행과 방향성, 기업 성장성을 파악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직접적인 분석과 예측이 어렵다면, 증권사나 신용평가사의 분석 보고서라도 살펴봐야 한다. 특히나 몇 분 몇 초 사이에 종목을 사고파는 스캘퍼(초단타매매자)가 아닌 이상 더 그렇다. 기업의 성장성은 수치로 보이고, 전략으로 입증되며, 시장에서 평가받는다. 내 소중한 돈을 투자함에 있어, 그 회사의 성장성과 전략에 대한 관심을 최우선에 두는 투자 문화가 더욱 확대되기를 바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온타이드, 최대주주 경영권 매각…上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온타이드가 2일 장초반 상한가로 직행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0분 현재 온타이드는 전 거래일 대비 30% 오른 663에 거래됐다. 온타이드 최대주주인 크리스에프앤씨는 온타이드 지분 33.26% 중 8.26%만 남기고 25%를 코스모인베스트먼트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일 공시했다. 1주당 1777원에 1688만 555주를 300억원 규모에 양도한다. 처분 예정일자는 오는 9월 30일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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