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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조하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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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캔’ 옷 벗은 스팸, 먹기 편한 ‘둥근햄’ 변신

흰 쌀밥과 곁들이는 밥친구로 사랑을 받아온 사각캔 가공햄 대표제품인 CJ제일제당 '스팸'이 소시지 모양의 먹기 편리한 둥근 햄으로 변신했다. CJ제일제당은 이달 5일 둥근 형태의 신제품 '동그란 스팸'을 출시했다. 3~4인 가족을 타깃으로 삼은 제품이다. 중량 160g으로 시중에 판매중인 라운드햄 대비 40% 적은데, 이는 남은 내용물을 보관·폐기하는 번거로움과 음식물 낭비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스팸이 동그란 형태로 국내에서 판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캔형·파우치 패키지를 제외하면 약 15년 만에 꺼내는 신규 패키지다. 동그란 스팸의 등장은 최근 다양한 가족 구성원·젊은 세대 취향에 맞춰 패키지 변화·성분 함량 개선을 통해 밥반찬을 넘어 필수요리 재료로 제품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노력의 산물이었다. 초기에 스팸은 네모난 캔형 패키지가 브랜드 정체성으로 꼽히지만 내용물을 꺼내기 번거로워 줄곧 단점으로 꼽혔다. 이 같은 점을 반영해 기존 스팸 맛은 살리되 조리 편의성은 물론, 소용량 중심의 소비 트렌드까지 접목한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앞서 1인 가구를 겨냥해 얇게 썬 스팸을 파우치에 담은 소용량 스팸 싱글시리즈도 대표 사례다. 2002년 첫 등장한 '따끈한 밥에 스팸 한 조각'이라는 텔레비전(TV) 광고문구처럼 오랜 기간 대표 밥반찬으로 인지도를 쌓아왔다. 과거 1937년 미국 가공육업체 '호멜푸드'가 개발한 스팸은 당시 미군의 전투식량으로 취급받았다. 이후 1987년 해당 회사와 라이선스를 맺은 CJ제일제당이 국내 생산 시작과 함께 제품 고급화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왔다. 그러나, 특유의 강한 짠맛 등으로 스팸은 본국인 미국에선 정크푸드(쓰레기 음식) 이미지가 강했지만, 한국에는 대표 명절선물세트로 꼽힐 만큼 시각 차이가 뚜렷하다. 2000년대로 접어든 이래 스팸 연매출의 60%가 선물세트를 건네는 명절 시즌에 발생할 정도다. CJ제일제당은 스팸의 외형적 변신뿐 아니라 스팸의 건강화에도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건강관리에 신경 쓰는 소비 심리를 고려해 닭고기 등 새 재료를 활용하거나, 나트륨 등 특정 성분을 줄이는 방식으로 제품군을 넓히는 것이 골자다. 올해 5월 80g 중량의 '스팸 싱글 닭가슴살'을 출시했는데 지난해 10월 첫 선보인 캔햄 형태의 '스팸 닭가슴살'의 소용량 버전이다. 캔햄 제품이 출시 후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30개를 넘는 등 인기를 끌면서 제품군을 확장한 것이다. 스팸 닭가슴살은 기존 클래식 제품의 저염 버전인 '스팸 마일드'와 닭가슴살을 사용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전 세계 판매되는 스팸 제품 중 닭가슴살을 활용한 제품은 한국이 최초인 점이 눈길을 끈다. 2020년 7월 일찌감치 내놓은 '스팸 25% 라이트'도 같은 맥락의 제품이다. 중량 100g 당 나트륨 함량이 510㎎으로, 캔햄 시장 점유율 상위 3개 제품 평균 나트륨 함량(867㎎) 대비 25% 낮다는 것이 출시 당시 CJ제일제당이 강조한 장점이었다.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5000만개를 돌파할 만큼 높은 관심도 끌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급변하는 식문화 트렌드를 반영해 스팸 소비층을 확대하는 과정"이라면서 “브랜드 라인업 확대로 외연 확장을 통해 세분화된 소비자 취향을 맞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해외·펀드에 팔린 컴포즈커피 ‘기대반 우려반’

최근 국내 저가커피 유명 브랜드 '컴포즈커피'가 국내외 투자자에 전체 지분을 매각하면서 향후 사업 전망과 가맹점 운영을 놓고 기대감과 우려감이 엇갈리고 있다. 필리핀 대형 식품사 '졸리비푸즈'가 최대 주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진출 확대에 긍정 효과를, 반면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공동투자자로 참여한 만큼 수익 극대화 중심의 영업을 펼칠 경우 가맹점과 상생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부정적 우려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컴포즈커피 모회사 JM커피그룹은 양재석 회장 보유의 컴포즈커피 지분 100%를 졸리비푸즈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PEF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코리아가 재무적 투자자(FI)로 합류한 이번 M&A(인수·합병) 금액은 약 4720억원이다. 최대주주 졸리비푸즈가 지분 70%를, 졸리비푸즈 자회사 타이탄펀드'가 5%, 거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엘리베이션콜아가 나머지 25%를 나눠 갖는 구조다. 일단 업계는 동남아시아 중심으로 졸리비푸즈의 외식 분야 입지가 공고한 만큼 컴포즈커피도 몸집 키우기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졸리비푸즈는 전 세계 17개국에서 자체 패스트푸드 브랜드 '졸리비' 등 18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대형 QSR(퀵 서비스 레스토랑) 기업이다. 앞서 2019년 일찌감치 커피 프랜차이즈 '커피빈' 미국 본사를 인수하며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보폭을 넓혀온 컴포즈커피가 이번 M&A로 초기단계의 해외진출 사업을 키우는 발판을 확보할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본다. 컴포즈커피의 해외 매장은 지난해 9월 개점한 싱가포르 1호점이 전부다. 컴포즈커피 관계자는 “졸리비푸즈는 글로벌기업으로 풍부한 경험과 경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프랜차이즈 경쟁력 강화는 물론 컴포즈커피가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할 수 있는 지지대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사모펀드 영향권에 빨려 들어가면서 가맹사업 관리 및 전개에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모펀드 특성상 통상 5년 내 투자금 회수(엑시트, Exit)가 최우선인 만큼 상생보다 이윤 추구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사모펀드가 매각 차익을 내는 과정에서 시설비·재료 공급가 인상 등의 과도한 착취로 오히려 가맹점 수익은 떨어진다는 비판이 줄곧 제기돼 여론도 좋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엘리베이션코리아가 주요 주주로서 식·음료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추후 국내 사업 전반을 관리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사모펀드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엘리베이션코리아는 2018년 박현종 전 bhc그룹 회장과 MBK파트너스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bhc그룹 인수한 뒤 아웃백까지 품에 안는 등 외형 확장에 일조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다만, 올 들어 공정거래위원회가 맘스터치·bhc·메가커피 등 사모펀드 산하 프랜차이즈 기업을 대상으로 불공정거래행위 관련 대대적인 조사를 벌여온 터라 가맹점에 부정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다소 낮다는 반론도 나온다. 당사자인 컴포즈커피는 기존 경영체제 유지와 함께 당분간 내부 안정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입장이다. 컴포즈커피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경영진 아래 가맹점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안정적인 운영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가맹점과 가맹본부의 상생 경영을 추구하며 보다 발전된 회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월 2500개를 돌파한 컴포즈커피의 국내 매장 수는 빠른 확장세를 바탕으로 연말까지 3000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저가커피 경쟁사 브랜드 메가커피도 이미 지난 5월 3000개 매장을 넘어선데다 더본코리아의 빽다방 역시 매장 1600개로 빠르게 쫓아오고 있어 해외기업과 PEF 등에 새로 올라탄 컴포즈커피의 질주가 이어질 지 주목된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맥주 살리기 롯데칠성, ‘크러시’로 전열 재정비

롯데칠성음료가 맥주사업 분위기 반전을 위해 대표 브랜드인 '클라우드(Cloud)'·'크러시(Krush)' 살리기에 한창이다. 클라우드 라인업 규모를 과감히 줄이되 주력 제품으로 판매 역량을 집중하고, 신규 브랜드인 '크러시' 위주로 마케팅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6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최근 제로(0) 슈거·저칼로리 제품 '클라우드 칼로리 라이트' 제품 단종을 확정했다. 지난 2022년 출시된 지 2년 만으로 현재는 생산 중단된 상태다. 추후 유통업체 재고 소진 후 공식 단종될 예정이다. 올 들어 롯데칠성음료가 클라우드 라인업 손질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3월 단종한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까지 가짓수 축소 속도를 높이며 기존보다 힘을 빼는 분위기다. 맥주 카테고리로 분류된 이들 두 제품이 빠지면서 추후 브랜드 라인업 중 맥주 제품은 오리지널만 남는다. 오리지널 이외 제품은 무(無)알코올 맥주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비알코올(Non-alcohol) 맥주 '클라우드 클리어'가 전부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제품 단종은) 클라우드 오리지널 등 기존에 운영하던 제품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클라우드 칼로리 라이트는 제품군 기준 맥주로 분류되는 반면,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와 클라우드 클리어는 성인용 탄산음료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가정용 채널 중심으로 인지도를 쌓아온 클라우드 브랜드 몸집을 줄이는 대신 신제품 크러시를 띄우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통상 하이트진로·오비맥주 등 경쟁사 입지에 유흥시장과 가정용 시장 모두 신제품 입점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만큼, 클라우드 빈 자리를 크러시로 대신할 것이란 설명이다. 일각에선 브랜드별 판매 채널을 달리하는 투 트랙 전략을 포기한데 따른 카니발라이제이션(신제품 출시 후 기존 브랜드 자기잠식) 우려를 해소하기 위함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당초 회사는 유흥시장 전용으로 크러시를, 가정용으로 클라우드를 밀고 가는 방식을 앞세웠다. 이후 크러시 입점률이 예상보다 저조하면서 올 2월 캔 제품 출시와 함께 가정 시장까지 공략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상태다. 업계 추정대로라면 하이트진로·오비맥주의 유흥채널 맥주 시장 점유율은 80% 수준으로, 크러시는 2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상반기부터 맥주 사업 재정비를 이어오면서 일찌감치 크러시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도 본격화한 상황이다. FC서울과 스폰서십 체결·대학생 대상 스트릿 모델 오디션 등 젊은 세대 수요가 많은 스포츠·문화 분야 중심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출시 후 크러시가 여름 첫 성수기를 맞으면서 이번 맥주 사업 손질을 기점으로 판매량 끌어올리기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여름철 특수성을 고려해 오프라인 위주로 마케팅을 본격화할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여름철 페스티벌에 후원사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 접점을 늘리는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핫트렌드] 빙과도 ‘제로(0) 전쟁’…여름 장사가 ‘0.01%차 1위’ 가른다

여름 성수기를 맞은 빙과업계 쌍두마차 롯데웰푸드와 빙그레가 올 여름 시장 트렌드로 자리잡은 '제로 아이스크림'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반기 초입부터 무(無) 설탕·무 칼로리·무 카페인 등 일부 성분을 덜어낸 신제품을 앞다퉈 내놓으며 치열한 시장 점유율 싸움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에 따르면, 지난 2일 제로 아이스크림 새 제품 '더위사냥 제로 디카페인 커피', '생귤탱귤 제로 당귤'를 선보였다. 올 4월 출시한 튜브형 제품 '파워캡 블루아이스 제로'에 이어 얼음형·바형 아이스크림까지 선택 폭을 넓힌 점이 특징이다. 두 신제품 모두 당류 0g으로 생귤탱귤 제로는 열량도 0칼로리(㎉)로 맞췄다. 더위사냥 제로의 경우 무열량 제품은 아니지만 기존 일반 제품(125㎉) 대비 칼로리 부담을 낮췄다. 일반 커피대신 디카페인 커피도 사용해 카페인을 없앴다. 빙그레가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과 연합 작전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지난달 28일에는 해태아이스를 통해 기존 얼음컵 제품 '아이스가이'를 열량·당 모두 0g로 설계한 제로 버전도 선보였다. 특히, 올 상반기 유통업체와의 협업해 내놓은 '폴라포 커피 제로슈거'와 달리 자체 기획한 상품으로 독점 판매 등 제약이 없어 매출 확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제로 버전 폴라포는 편의점 CU와 NPB(유통업체·제조사 공동 기획 브랜드) 제품이라 다른 유통채널에서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 제품 대비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설명했다. 롯데웰푸드도 죠스바(1983년), 스크류바(1985년), 수박바(1986년) 등 1980년대 출시한 장수 아이스크림 중심으로 제로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맞불을 놓고 있다. 이달 1일에는 수박바의 제로 버전 '씨없는 수박바 0㎉'를 내놓았다. 기존 초코코팅 땅콩과 설탕을 빼는 대신 천연 감미료를 넣어 열량을 낮춘 제품이다. 앞서 출시한 '죠스바 0㎉'·'스크류바 0㎉'와 마찬가지로 이번 신제품 타깃도 열량 섭취에 민감한 10대~30대 여성이다. 실제 4월 죠스바·스크류바 제로 2종 출시 1개월 만에 예상 목표치를 넘는 720만개 판매고를 달성했으며,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만 2000만개에 육박한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롯데웰푸드는 상반기 시장 검증을 거쳐 흥행성을 확인한 데다, 제로 아이스 바 라인업도 완성한 만큼 주력 소비층을 중심으로 여름철 매출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들 회사가 제로 아이스크림 경쟁전에 집중하는 이유는 시장 판도를 굳히거나 뒤집기 위함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점 매출 기준 롯데웰푸드와 빙그레(해태아이스 합산) 점유율은 각각 39.86% 39.85%다. 0.01%p의.간발의 차이를 보이는 만큼 올 여름 화두인 제로 아이스크림 판매 성적에 따라 순위가 달라질 여지가 남아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제로 트렌드가 식품업계 전반에서 신선하게 먹히는 시기는 사실상 끝났다"면서 “다만, 아이스크림 시장의 경우 초기 단계이고 건강관리 수요도 꾸준한 만큼 당분간 유효하게 먹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애슬레저 젝시믹스·안다르 뛰는데, 뮬라는 ‘뒷걸음’

뮬라웨어가 국내 첫 애슬레저 웨어 브랜드 타이틀에도 젝시믹스·안다르 등 후발주자 대비 다소 뒤쳐진 사업전개 속도를 보이면서 관심이 몰린다. 국내외 시장 확대, 마케팅 강화에 집중하는 경쟁사 행보와 달리 비교적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실적 격차도 커져 눈길을 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권을 발판으로 향후 유럽·미주 등 서구권으로의 진출을 예고한 뮬라의 해외 사업 확대 기세가 올 들어 주춤한 분위기다. 주력 진출국인 일본 시장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운영 중인 단독 매장은 2022년 도쿄에 출점한 2곳뿐이다. 앞서 2021년부터 대만 시장을 노려 오프라인 행사와 팝업 매장 등으로 시장성을 검토하며 현지 진출을 타진해왔지만, 최근까지 별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중국·일본 등 매출 상위국 위주로 정식 매장 확대를 지속하는 젝시믹스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올 4월 일본 오사카·나고야 소재 백화점에 각각 정식 매장 1,2호점을 출점한 데 이어, 하반기 중 중국 내 정식 매장 1호점 개점도 앞두고 있다. 젝시믹스 대비 안다르도 상대적으로 진출 속도가 더딘 편이지만, 지난해 7월 싱가포르 마리나 스퀘어에 글로벌 1호점을 낸 지 약 1년 만인 지난달 2호점을 추가 출점하는 등 점포 확장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사업 속도 차이만큼 성적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라이벌 업체 두 곳이 나란히 연매출 2000억원대에 진입한 반면, 뮬라 매출은 388억원으로 전년(511억원) 대비 23.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액이 77억원에서 28억원으로 크게 개선된 점에서 외형 축소를 감내하되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는 것이라는 업계 분석이다. 앞서 2019년 12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뮬라는 마케팅비 증가로 이듬해 144억원 적자전환한 뒤 줄곧 손실을 이어갔다. 실제 뮬라는 유명인 전속모델 없는 마케팅 활동을 이어가는 등 판관비 절감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배우 이하늬, 고윤정 등을 전속모델로 발탁한 바 있으나, 현재는 일반인으로 구성된 공식 앰버서더 '뮬라멘토' 외 유명인 모델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 4년 만에 광고계 대어로 꼽히는 배우 전지현을 새 얼굴로 발탁한 안다르에 앞서, 지난해 브랜드 모델로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을 기용한 젝시믹스와 결이 다른 행보다. 이 같은 부진한 사업 속도 이유으로 업계는 라이벌 업체 대비 폭이 좁은 제품 라인업, 사업 구조 한계 등을 꼽는다. 스윔웨어(수영복)·언더웨어 등으로 시야를 넓힌 상태지만 뮬라는 전문성 강화를 이유로 주력 제품인 레깅스 판매에 초점을 맞추는 상황이다. 테니스웨어·골프웨어·비즈니스 캐주얼·러닝 등 보다 다양한 분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경쟁사 대비 경쟁력이 낮다는 평가가 뒤따르는 이유다. D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로 사업을 시작한 경쟁업체 대비 뒤늦게 사업 모델을 전환하면서 일반 소비자에게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나온다. 2011년 설립된 뮬라는 사업 초기 '요가 강사를 위한 요가복'을 목표로 B2B 사업 중심에서 이후 D2C,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로 점차 사업 폭을 넓혀왔다. 2015년 등장한 젝시믹스·안다르가 플랫폼을 거치지 않는 자사 몰 운영으로 수익성을 높이면서 이를 의식한 듯 사업 모델을 확장한 것이란 업계 분석이다. 최근에는 진에어 등 국내 항공사와 같은 신규 분야의 파트너사 발굴에 힘쓰는 분위기지만, 아직 대다수가 요가·필라테스·피트니스 등의 전통 사업장 중심인 점이 한계점으로 꼽힌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덩치를 키운 경쟁사들은 B2B 형태를 통해 일찌감치 해외 온·오프라인 시장 위주로 수출 확대에 공들이고 있다"면서 “일본 등 핵심 타깃 시장이 겹치면서 파이 나눠먹기식의 경쟁으로 연결돼 결국 시장 선점을 위한 속도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기자의 눈] 삼양식품 ‘불닭면 리콜’이 던지는 교훈

“불닭 신화라지만 결국 불닭 하나로 버티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갑작스런 변수에 회사가 느끼는 당혹감은 더 크겠죠." 최근 식사 자리에서 만난 한 식품업계 관계자가 귀띔해 준 삼양식품 분위기다. 그동안 '너무 매운 덕분에' 잘 나가던 불닭면이지만, '너무 매운 탓'에 처음으로 해외서 리콜 사태를 겪는 삼양식품의 아이러니 상황을 전달한 것이다. 앞서 지난 6월 덴마크 수의학·식품청(DVFA)은 삼양식품의 '2배 매운 핵불닭볶음면', '3배 매운 핵불닭볶음면', '핵불닭볶음탕면' 등 불닭라면 3종을 현지 시장에서 리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현지 판매 중인 핵불닭면 3종의 캡사이신 수치가 높아 '급성중독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양식품은 덴마크 정부에 반박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캡사이신 함량 측정이 잘못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즉, 해당 제품의 캡사이신 함량이 덴마크 당국 발표수치의 약 4분의 1 수준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럼에도 불닭면의 해외 리콜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른 지역 전반으로 파장이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실제로 뉴질랜드 식품안전국도 지난달 하순 불닭복음면 캡사이신 함량 조사에 착수했다. 다행히 리콜 필요가 없다고 결론이 나 삼양식품은 가슴을 쓸어안았다. 일각에선 삼양식품이 덴마크 리콜 사태를 계기로 '노이즈 마케팅' 홍보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지적하지만, 부정적 이슈로 해외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려는 홍보 전략이 수출지향형 기업의 이미지에 마냥 좋게 작용할리는 만무하다. 지난해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액은 8000억 원을 돌파했고, 특히 불닭면 비중이 80% 이상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불닭면 브랜드와 수출 의존도가 큰 삼양식품에게 이번 리콜 사태는 위기감으로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삼양식품은 리콜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비록 지금은 불닭면이 잘 나가지만, 불닭면 이후 차선책인 '포스트 불닭면' 브랜드 육성을 서둘러야 한다. 동시에 리콜 사태를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불닭면의 매운 맛을 앞세워 재도약에 성공했지만, 한편으론 매출을 올리기 위해 이른바 '맵부심(매운맛+자부심) 현상'에 편승한 상술을 부채질한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 삼양식품이 한국의 매운 맛과 음식을 해외로 전파하려는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더 매운 맛' 경쟁보다 '건강한 매운 맛'의 표준을 제시하고, 선도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초코파이·꼬북칩, ‘오리온 매출 3조 달성’ 힘보탠다

지난해 연매출 2조9000억원대로 3조원 문턱에서 아쉽게 멈춰선 오리온이 올해 본업인 제과 중심의 외형 확장으로 신기록 달성에 도전한다. 초코파이·꼬북칩 등 인기 과자 위주로 제품 경쟁력 강화와 함께 해외 유통망 확대 등의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자사 반생초코케이크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의 원료와 맛, 식감, 모양새 등을 바꾸는 스핀오프(Spin-off) 전략을 통해 기존 고객층은 물론, 신규 고객 유입에 나서고 있다. 올해 출시 50주년을 맞아 선보인 파생작 '초코파이 하우스'가 대표 사례다. 첨가물로 마시멜로 대신 처음으로 크림을 넣어 이례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올 2월 출시 후 지난달 27일까지 한 박스(12개입) 기준 누적 판매량만 200만개로 초기 흥행에도 성공했다. 국내 시장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수출 계획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색다름을 무기로 오리온이 초코파이 하우스 명칭을 꺼내든 것은 꽤 오래전인 2017년이다. 당초 초코파이 고급화를 목적으로 운영했던 디저트 팝업 매장이 시초다. 이후 편의점 등에 납품하는 방향으로 판매 방식을 선회한 재차 전략을 수정하면서 제품 형태도 냉장 초코파이에서 상온 디저트로 전환됐다. 이어 3년 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내놓은 것이 현재 판매 중인 초코파이 하우스다. 해외시장 공략에도 이 같은 초코파이 신제품 출시 전략을 녹여 북미·인도·중동·아프리카 등 신규 개척지를 타깃으로 라인업 확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기존 원료 배합 비율은 유지하되 국가별 식문화를 반영해 제품을 개발하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로 2021년 인도 라자스탄 생산공장 설립과 함께 오리지널 제품으로 현지 진출에 시동을 건 오리온은 딸기·망고 맛 등으로 라인업을 넓혔다. 종교적 특성으로 고기를 즐기지 않는 점을 반영해 식물성 젤라틴으로 동물성 젤라틴을 대체한 점이 특징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지난해 말 늘어나는 인도 수요에 맞춰 초코파이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했다"면서 “현지 제과 시장에 안착했다는 판단과 함께 생산라인을 추가 증설한 만큼 매출 성장세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초코파이·카스타드 등 장수 제품이 글로벌 매출을 견인해왔지만 최근 들어 꼬북칩이 오리온 한국 법인의 수출 비중 50%를 차지할 만큼 주력 브랜드로 부상하고 있다. 2017년 출시 후 10년이 채 안 된 제품이지만, 1분기 기준 글로벌 누적 매출액 4800억 원을 넘는 등 회사가 주목하는 차세대 K-스낵으로 꼽힌다. 올 들어서는 한류 영향으로 현지 젊은 세대에게 인기몰이를 하는 점을 반영해 미국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코스트코 창고형 할인매장에 이어 최근에는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 제품 할인점·생활용품 할인점 위주로 유통망 확장에 나선 추세다. 실제 올 3월 오리온은 이른바 '10대들의 놀이터'로 불리는 미국 유통채널 '파이브 빌로우' 1598개 전점에 판매를 시작했고, 글로벌 생활용품 할인점 '미니소' 52개 점포에도 입점하는 등 판매처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공격적인 유통망 확장과 함께 오리온은 올해 미국에서만 꼬북칩 단일 품목 매출로 2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으로 수출된 꼬북칩 매출은 120억원으로, 미국 전체 수출액(280억원)의 절반에 이르는 수치다. 특히, 생산 공장이 마련된 중국·베트남·인도 등의 경우 현지 생산으로 꼬북칩을 공급 중인데, 연내 미국 꼬북칩 매출 400억원 돌파 시 현지 생산기지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韓 ‘매장 수 3위’ 컴포즈커피, 필리핀 대기업에 지분 70% 매각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컴포즈커피'가 필리핀 대형 식품기업 '졸리비 푸즈'에 지분 70%를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졸리비푸즈는 이날 한국 중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컴포즈커피의 지분 70%를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인수 금액은 약 4720억원으로 알려졌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졸리비' 등을 보유한 졸리비 푸즈는 필리핀 증시에 상장된 대형 식품기업이다. 이날 기준 시가 총액만 5조96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졸리비 푸즈 매출은 약 5조7700억원 전년 대비 15.2%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약 3400억원 450% 급증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컴포즈커피는 2022년 말 기준 매장 수 1901개로 이디야커피(3005개), 메가커피(2156)개에 이어 국내 커피전문점 매장 수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컴포즈커피 매장 수는 2612개에 이른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해외법인장 물갈이’ 아모레퍼시픽, 시장 다변화 승부수

아모레퍼시픽이 해외 법인장을 전면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우는 등 글로벌 사업 지형도 재편을 위한 도움닫기에 한창이다. 비(非)아시아권 중심의 권역별 균형 성장을 본격화하며 저조한 실적 흐름을 보이는 해외 사업 분위기에 반전을 꾀하는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유럽·북미·일본 등 주요 진출국들의 새 수장으로 1970년대 출생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해외 사업 재정비를 위한 대대적 인적 쇄신 차원에서다. 상반기에만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해외 법인장 교체에 나선 만큼 사업적 중요도가 높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에 기존 회장실 비서실장인 이준식 상무(54)가 이달 1일부터 유럽 법인장으로 자리를 옮겨 업무를 맡게 된다. 아모레퍼시픽이 신규 유럽 법인장을 선임한 것은 3년 만이다. 앞서 발탁된 박태호 중국 법인장(51), 나정균 일본 법인장(52), 조반니 발렌티니 북미 법인장(51)도 지난달 1일부로 정식 취임해 성장 동력 확보를 골자로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법인장 교체는 올해 아모레퍼시픽의 경영 방침인 'Grow Together(함께 성장하다)'의 주요 경영 전략인 '글로벌 리밸런싱(재조정)'과 맞닿아 있다.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되 유럽·북미·일본 등 비(非)중국 집중성장 지역 사업을 확대하는 포석으로 읽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해외 매출은 1조3918억원으로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아시아권 매출(1조533억원)도 16% 가량 줄었다. 특히, 해외 매출의 절반을 웃도는 중국향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떨어져 전체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 새 수장들을 발판으로 아모레퍼시픽은 각 지역마다 브랜드 다변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집중 성장 지역 위주로 현지 온·오프라인 유통 파트너십 강화해 이미 진출한 브랜드의 신규 고객 유입을 늘리고, 산하 브랜드 추가 진출로 제품군 다각화에 집중하는 것이 골자다. 아모레퍼시픽이 가장 큰 성장 기대감을 드러내는 지역은 미국 시장이다. 지난해 10월 연결 자회사로 편입한 저자극 스킨케어 브랜드 '코스알엑스(COSRX)'가 핵심이다. 오는 2027년까지 라네즈 등 기존 브랜드와 코스알엑스를 통해 북미 시장 매출만 전체의 19%로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코스알엑스는 북미·유럽 등 전 세계 140여개국에 진출한 스킨케어 브랜드다. 최근 3년간 매출 성장률만 연평균 60% 이상을 기록했다. 업계 추정대로라면 지난해 연매출만 4700억원으로 비중국 시장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올 2분기부터 코스알엑스가 연결 실적에 반영됨에 따라 하반기 비(非)중국 시장 매출 비중을 끌어올릴 것이란 업계 분석이다. 앞서 2021년 아모레퍼시픽은 1800억원을 투입해 코스알엑스 지분 38.4%를 확보하며 자기주식(4%)을 제외한 잔여 지분 57.6%에 대한 매수청구권(콜옵션)을 받았다. 이후 올 4월 말 지분 추가 인수에 따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현재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코스알엑스 지분율은 86.7%다. 내년 잔여 지분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면 93.2%로 오르게 된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제당사 원료설탕 가격인하…빵·음료 식품사도 내릴까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부응해 주요 제당사들이 설탕 가격을 7월에 일제히 내리면서 설탕을 원료로 사용하는 빵·과자·아이스크림·청량음료 등 가공식품의 연쇄 인하로 연결된 지 관심이 쏠린다. 제당사의 설탕 가격 인하에 가공식품업계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정부가 원료비용 감소에 따른 완제품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나올 가능성이 큰 만큼 제빵·제과·음료 대형식품사의 대응 여하에 따라 연쇄인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오는 7월 1일부터 대형 식품제조사 등에 공급하는 백설탕과 갈색설탕 등 B2B 설탕 제품 가격을 내린다. 삼양사와 대한제당도 7월 중 가격을 낮추기로 했다. 업체별로 인하율은 다르지만 평균 4% 수준으로 알려졌다. 제당업계가 설탕값 하향 조정에 나선 것은 최근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가격 인하 압박을 지속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25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대한제당 공장에서 “국제 원당 가격 하락분이 국내 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매월 공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 가운데 설탕은 지난 1월 136.4에서 2월 140.8로 오른 뒤 △3월 133.4 △4월 126.6 △5월 117.1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지수는 2014∼2016년 평균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해 나타낸 수치다. 일각에선 세계 설탕 가격 내림세에도 높은 원·달러 환율 탓에 수입단가가 여전히 부담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통상 4~5개월치를 미리 확보해 두는 식품업계 특성상 원재료 가격 하락분만큼 설탕 판매가에 바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최근까지도 원당 가격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늘어난 원가 부담을 감내해 왔으나,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 비용도 증가한 상황"이라며 “다만, 물가안정 기조에 동참하기 위해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제분업계가 소비자 판매용 밀가루 가격을 내렸던 반면, 이번 설탕 가격 인하 품목에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제품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 차이점이다. 지난 3월 정부 권고에 따라 CJ제일제당이 소비자용 밀가루 3종을 평균 6.6% 내린 데 이어, 삼양사, 대한제분도 가격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A식품업체 관계자는 “설탕은 지난해 11월 정부가 물가 집중관리 품목으로 지정할 만큼 통상 소비자 구매 빈도가 높은 제품"이라면서 “이번 가격 인하 대상에 B2C제품이 제외돼 사실상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인하 효과는 비교적 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식품 제조사가 수매하는 설탕 가격이 내려가는 만큼 주요 가공식품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면 정부 입장에서는 물가 안정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실제로 정부는 추후 빵과 과자,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등 설탕 사용량이 많은 제과·제빵·음료업계에 가격 인하를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식품업계는 여전히 B2B 설탕 가격 인하가 가공식품 소비자 가격 인하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설탕 외에 초콜릿 주원료인 코코아 등 주요 재료의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소비자 가격 인하까지 감내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빙과·음료 등을 취급하는 B식품 제조사 관계자는 “제품 제조 시 설탕 외 다양한 원·부자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설탕 함량도 상이하다"면서 “아직 제품 가격 인하 여부를 검토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단계"라며 즉각적인 가격 인하에 부담감을 내비쳤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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