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이미지

윤동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윤동 기자 입니다.
  • 산업부
  • dong01@ekn.kr

전체기사

고려아연 공개매수 경쟁 2라운드 돌입···가격·조건 동일하지만 물량·세금서 차이 눈길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마감일 매수가를 기존 75만원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동일한 8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양측의 공개매수 조건이 유사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4일 MBK·영풍 측은 공개매수신고서 정정 공시를 내고 지난달 13일부터 시작된 고려아연 공개매수의 가격을 기존 75만원에서 83만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공개매수 청약 주식이 발행주식총수의 약 7%를 넘어야 매수하겠다던 기존 조건을 삭제했다. 가격과 조건 모두 최 회장 측의 공개매수와 동일하게 맞춘 셈이다. MBK·영풍 측의 최대 매수 수량은 이전과 같은 302만4881주(지분율 14.61%)다. 청약한 주식이 최대 매수 수량을 초과하지 않으면 청약한 주식 전량을 매수하며, 최대 매수 수량을 초과할 경우에는 안분비례 방식으로 매수한다. 이번 공개매수대금은 기존 약 2조2720억원에서 2조5140억원으로 약 2419억원 늘었다. 양측의 공개매수 조건은 거의 동일해졌지만, 매입 물량 면에서는 고려아연 측이 우세하다. 고려아연 측은 이날부터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과 함께 주당 83만원에 자사주 372만6591주(지분 18.8%)를 매입하는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이 위법성 논란으로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는 점을 노리고 있다. MBK 측은 “최 회장 측 자사주 공개매수는 배임 등을 이유로 한 법원 결정이 남아있어 불확실하다"며 “자기주식 매수 한도를 넘어서는 위법한 자사주 취득 논란도 존재해 (투자자들이) 영풍 공개매수에 청약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생각을 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영풍은 지난 2일 고려아연 이사회 결의 직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자사주 매입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재차 제기했다. 아울러 고려아연이 이사회 결의로 추진하는 자사주 매입이 권한 범위가 넘어서는 상법 위반 소지가 있고, 자사주 매입 가능 규모도 586억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6조원 이상의 배당 가능 자본이 있고, 이를 근거로 상법에 따른 적법한 자사주 매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는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는데도 허위사실로 주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곧바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금감원 신고와 형사 조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양측 공개매수는 세금에서도 차이가 있다. 국내 기관투자자는 MBK·영풍의 공개매수나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모두 법인세를 내야 하지만, 개인 투자자는 경우에 따라 다른 세율이 적용된다. 개인 투자자가 MBK·영풍의 공개매수에 참여할 경우, 양도 차익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반면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자사주 소각 목적의 취득이기 때문에 배당소득세가 적용된다. 이 경우 양도 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가 원천 징수되며,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로 최고 49.5%까지 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MBK·영풍도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83만원 상향···‘쩐의 전쟁’ 14일까지 연장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선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공개매수 거래일 마지막 날 매수가격을 기존 75만원에서 83만원으로 상향했다. 최소 매수 수량 조건도 삭제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대항 공개매수로 자사주를 최소 매입 수량 조건 없이 주당 83만원에 매입하겠다고 발표하며 고려아연 주가가 75만원을 넘어서자 동등한 가격과 조건으로 맞붙기로 한 것이다. MBK·영풍는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75만원에서 83만원으로 10.7% 추가 인상하는 내용의 정정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26일 공개매수가격을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상향한 데 이은 추가 인상이다. 당초 설정한 최소 매수 수량 조건도 없앴다. 영풍과 응모주식수가 당초 설정한 최소 지분 6.98%를 매수하기로 하고 응모주식수가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공개매수를 철회한다는 조건도 없앴다. 이는 최윤범 회장의 대항공개매수 조건과 같다. 앞서 최 회장 측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아연 전체 발행주식수의 15.5%에 해당하는 자사주 320만9009주를 1주당 83만원에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최 회장 측은 최소 매수 수량은 121만5283주(5.87%)로 설정하고 미달하는 경우 취득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으나 대항공개매수 시작 직전 최소 조건 없이 모든 주식을 베인캐피탈과 안분해 매수하겠다고 정정했다.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를 시작한 4일 고려아연 주가는 75만원을 넘어섰고 오후 3시10분 현재 77만8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MBK·영풍의 공개매수 실패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격을 다시 한 번 인상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MBK 측은 이번 가격 인상과 조건 변경이 1대 주주로서 청약 물량이 목표치에 미치지 않더라도 응모 주식을 모두 사들여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의 훼손된 기업 지배구조를 바로 잡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위법성이 다분한 최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로 인해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MBK 파트너스와 영풍의 정당한 공개매수가 방해를 받았다"며 “시장에서 최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배임 등 법적리스크가 많고 회사 및 남은 주주들에게 재무적 피해를 끼친다 점이 충분히 인식·이해되기 위해선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 조건을 변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전 주당 75만원도 충분한 프리미엄으로 인식됐으나 주당 83만원과는 아무래도 가격 차이가 있어 가격을 맞춤으로써 기존 투자자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했다"며 “무엇보다 1주가 들어오든, 300만주가 들어오든 모두 사들여서 반드시 고려아연의 기업 지배구조를 바로 세우고, 심각하게 훼손된 기업가치, 주주가치를 회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가격과 조건이 변경된 만큼 MBK 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기간은 오는 14일까지 10일 더 연장된다. MBK·영풍 측은 이날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도 기존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역시 최 회장 측이 내놓은 대항 공개매수 가격과 동일하다. 이번 가격 상향으로 청약 마감일이 역시 오는 6일에서 14일로 변경됐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갖고 있어 의결권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영풍·MBK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모두 놓칠 수 없는 지분이어서 이번 분쟁의 핵심 승부처로 꼽힌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종합] 최윤범 회장, 3조1000억원 동원해 반격 시작···영풍도 “모든 수단 강구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반격이 시작됐다. 고려아연은 베인캐피탈과 손잡고 3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공개매수 방식으로 자기주식 18%를 사들인다. 최 회장은 이 같은 반격과 함께 영풍측에 '영풍도 이번 공개매수에 참여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라'고 했다. 하지만 영풍측은 '최 회장측이 우리 공개매수에 참여하라'며 이를 일축했다. 영풍측은 재차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단 각오다. 2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서울 용산구에 소재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주 매입을 공식화했다. 그는 공개매수가로 주당 83만원에 최대 18%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무적 투자자(FI)로 베인캐피탈이 공개매수 연합군으로 함께 참여한다. 고려아연은 오는 4일부터 23일까지 20일간 자사주 공개매수에 들어간다. 고려아연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83만원으로 앞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제시한 75만원보다 8만원 높다. 예정 매입 주식 수는 최대 약 320만주(15.5%)다. 이를 위한 자금 규모는 2조 6634억원이며, 주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여기에 더해 고려아연의 공동매수자로서 베인캐피탈도 지분 2.5%를 확보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에 힘을 보탠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 연합이 공개매수하는 지분은 최대 18%다. 베인캐피탈은 경영권 등에 관여하지 않는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다. 아울러 이사회에서는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자기주식을 전량 소각하는 방안도 의결했다. 이사회는 총 13명의 이사회 구성원 중 11명이 참석했다. 장형진 영풍 고문은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공개매수 응모주식수는 베인캐피탈과 안분해 매수하고, 전체 응모주식수가 발행주식총수의 약 5.87%에 미달할 경우엔 고려아연과 베인은 이를 취득하지 않을 수 있다. 고려아연은 이날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면서 금융기관차입 1조7000억원과 사모사채 1억원을 발행하면서 총 2조7000억원을 단기 차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차입으로 회사의 총 단기차입금은 1조5888억원에서 4조2888억원으로 늘었다. 당장 고려아연은 단기차입과 재무적 투자자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면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마지노선인 7% 수준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나 여전히 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목적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하라는 가처분 신청과 더불어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목적의 공개매수에 찬성 결의한 고려아연 이사진을 형사 고소했다. 영풍 측은 “자사주의 경우 취득 후 6개월 지나야 처분이 가능하므로 공개매수 종료 후 주가가 이전 시세로 회귀하는 경향을 감안한다면, 고려아연이 현 공개매수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자사주 매입 시 취득한 주식 가치는 최소 4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 및 충실 의무 위반은 물론, 업무상 배임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사주를 소각한다면 소각되는 자기주식 취득가격만큼 자기자본이 감소하게 된다"면서 “이 경우 회사의 부채비율에도 악영향이 있으며, 미래의 주주에 대한 배당가능이익의 재원도 줄어들게 되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영풍 측과 대화를 통한 실마리는 열어뒀다. 최 회장은 “영풍의 장형진 고문님과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고 협력적 관계 회복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원만한 해결방안을 찾고 싶다"며 “화해의 제스쳐가 맞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솔직히 지난 3주간에는 오늘만을 보며 살아 내일은 어떻게 될지 많은 고민은 했지만 정확한 계획이 있다고 말하기 힘들다"며 “경영권을 내드리는 것도 선택 중 하나로 고려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고려아연의 미래와 임직원, 협력사, 주주, 국가를 위해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선택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공개매수를 결정하게 됐다"며 “일차적 목표는 공개매수를 저지하는 것이고 그리고 영풍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하면서 고려아연을 성장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MBK측이 고려아연의 대항 공개매수에 대응해 공개매수가를 추가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 측도 최 회장의 화해의 손길에 대해 “가능하지 않은 제안을 의도적으로 던진 것"이라며 “진정으로 고려아연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양사간의 협력적 비즈니스 관계를 먼저 끊지 않는 등 이 사태가 있기 전에 협력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3조1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공식화···주당 매수가 83만원

고려아연이 전체 주식의 15.5%에 해당하는 보통주 302만9009주를 공개 매입해 전량 소각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베인캐피탈도 이번 자사주 공개매입에 참여해 2.5%의 주식을 매수하기로 했다. 2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서울 용산구에 소재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주 매입을 공식화했다. 공개매수가는 주당 83만원이며 이에 따른 예정금액은 2조6634억원 규모다. 기한은 오는 4일부터 23일까지다. 아울러 자사주 매입을 위해 고려아연이 금융기관차입 1조7000억원과 사모사채 1억원을 발행하는 등 총 2조7000억원을 단기차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개매수에는 베인캐피탈이 참여한다. 베인캐피탈은 발행주식총수의 약 2.5%인 최대 51만7582주를 취득한다. 금액으로는 4296억원이다. 이를 통해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은 지분 18%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이 자사주 매입에 투입하는 금액은 3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이날 오전 법원이 영풍 측이 제기한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결과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는 이날 오전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에 나서겠다며 공개매수 기간인 오는 4일까지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도록 해 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그러나 법원을 다른 판단을 내렸다. 아울러 최 회장은 고려아연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밝혔다. △중장기 영업이익률 12% 이상 추진 △매출액 2.5배 성장 △신사업 매출 비중 50%로 확대 전망 등을 제시했다. 또 밸류업 로드맵으로 △주주환원 강화 △3년 평균 총주주 환원율 최소 40% 이상 △유보율 8000% 이하 유지 등을 발표했다. 최 회장은 “이번 자사주 매입은 법정의 판결에 따라서 그 적법성이 확인됐다“며 "고려아연이 적대적 M&A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서 자사주 매입을 하는 것이 가능한 행위라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종합] 법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기간 중 자사주 매입 가능”···최윤범 회장 측에 유리

법원이 영풍이 제기한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경영권 분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는 이날 오전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에 나서겠다며 공개매수 기간인 오는 4일까지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도록 해 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그러나 법원을 다른 판단을 내렸다. 이로써 고려아연은 영풍·MBK 측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과 '대항 공개매수' 투트랙 전략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고려아연이 최근 기업어음(CP) 발행으로 4000억원을 마련하고 증권사 대출 등의 현금을 마련한 것이 자사주 매입을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있다. MBK 측이 1주당 공개매수가를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인상한 만큼, 최 회장이 '지분 6% 확보'를 위해 주당 80만원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선다면 필요 자금은 총 1조3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고려아연 측이 최씨 일가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우호 세력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도 대항 공개매수를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된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추석 연휴를 전후해 일본 도쿄를 찾아 세계 최대 광산 기업인 BHP 일본법인 소속 고위관계자와 회동하고, 글로벌 투자회사인 일본 소프트뱅크 측과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계열사인 켐코의 최내현 회장과 고려아연 호주 계열사인 아크에너지 최주원 대표 등도 글로벌 우호 세력 확보를 위해 뛰고 있다. 최 회장 측은 미국계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과도 접촉해 1조원 안팎의 자금 마련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MBK 측은 “고려아연이 영풍의 특수관계인으로 인정되지 않아서,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이 금지돼야 한다는 영풍 측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는 정상 주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배임이므로 금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MBK·영풍 측에서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에 대한 법적 리스크가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MBK 측은 “이 사건 분쟁의 당사자는 MBK·영풍과 현 경영진인 최윤범 회장일 뿐이고, 고려아연은 분쟁의 당사자도 아니므로 분쟁의 일방 당사자인 최윤범 회장을 위해 회사 자금을 사용해 자기주식을 취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려아연의 실제 시가는 주당 50만원 정도인데, 현재 70만원 수준까지 올라와 있는 고려아연 주식의 주가를 고려할 때 자기주식을 취득할 이유가 없고, 이런 주식을 고려아연이 주당 80만원에 취득하는 경우 그 즉시 주당 30만원가량의 손해를 입게 된다. 이러한 의사결정을 한 고려아연 이사는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MBK는 주주총회결의에 따른 이익잉여금 한도상 자기주식 취득이 불가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2024년 3월에 있었던 정기주주총회에서 2693억1137만1071원을 차기이월 이익잉여금으로 정했다. 그렇다면 고려아연이 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2024년도에 중간배당 또는 자기주식 취득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은 주주총회에서 정한 금액 범위로 한정된다. 그러나 고려아연은 이미 중간배당,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 등으로 위 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을 이사회 결의로 사용했고, 따라서 2024년도에는 더 이상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자금이 남아 있지 않으며, 이사회 결의를 하더라도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이 실제로 발생한다면 시세조종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MBK 측은 “고려아연이 MBK 공개매수 기간 종료일에 즈음한 10월 2일에 주당 80만원에 자기주식을 취득하겠다고 결정할 경우 고려아연의 시세가 일시적으로 금 80만원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상승해 일반 투자자들은 금 75만원의 공개매수를 제안한 MBK의 제안에 응하지 않게 될 수 있다"며 “이는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K배터리, 1~2년 후 非중국서도 中에 추월 위기

'제2의 반도체'라고 불리며 국가 전체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았던 국내 배터리 산업이 중국의 추격에 흔들리고 있다. 최근 전기자동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이 동력을 잃은 반면 값싼 배터리를 생산하는 중국 업체의 호재가 길어지고 있는 탓이다. 2~3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기업이 중국 업체가 쉽사리 따라올 수 없는 격차를 확보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1~2년 이후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에 추월당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우하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을 살펴보면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점유율 합계는 46.9%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48.7% 대비 1.8%포인트(p) 줄어든 수준이다. 3사 모두 점유율 축소를 면치 못한 점도 눈에 띈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3사의 점유율은 지난 2021년과 2022년 각각 55.6%와 53.9%로 절반 이상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50% 이하로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는 2021년에 비하면 30개월 만에 8.7%p 점유율을 잃은 것이다. 반면 중국 업체의 성장세가 무섭다. 중국 업체는 지난 2021년 점유율이 17.8%에 불과해 국내 기업과 40%p 가까운 격차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34.6%까지 성장해 국내 기업과의 점유율 격차를 12%p 수준으로 좁혔다. 24개월 만에 16.8%p 점유율을 개선하는데 성공한 결과다. 중국 업체의 경우 아직 올해 상반기 점유율이 합산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성장세를 유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CATL과 BYD, 파라시스 등 글로벌 10위권 중국 업체의 점유율 합계가 지난해 31.2%에서 올해 상반기 32.7%로 1.5%p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안에 점유율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이 내년이나 내후년까지 이어진다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국에 추월당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국내 배터리 기업의 점유율이 하락하는 것은 전기차 캐즘 탓으로 분석된다. 국내 배터리사가 기술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캐즘 장기화로 고급 전기차 판매가 크게 줄어드는 등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배터리 기업은 프리미엄·플래그십 전기차에 주로 탑재되는 삼원계 배터리에 집중하는 반면 중국 배터리 업체는 저가·보급형 전기차에 주로 탑재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캐즘 장기화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고급차보다는 저가·보급형 중심의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산 LFP 배터리 침투율이 크게 상승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캐즘 장기화가 지속될 경우 이 같은 현상도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국내 배터리 기업도 LFP 배터리 개발을 추진하는 등 캐즘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지만 LFP 배터리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 업체와 경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최근 3년 동안 국내 업체가 생산한 삼원계 배터리 평균 판매가격이 중국 업체의 LFP 배터리 평균 가격보다 약 30%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삼원계 배터리와 LFP 배터리의 성능 등의 우위로 이 같은 가격 차이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배터리 기업도 LFP 배터리를 생산·판매하게 된다면 가격을 중국 업체와 경쟁할 수 있도록 30% 가량 낮춰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수익성이 유지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국내 업체가 우위를 확보한 기술력이 아니라 중국 업체에 유리한 가격 경쟁력에서 우열을 가려야 한다는 시각에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전기차 전환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화재나 충전설비 등 여러 요소 덕분에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선택하기를 망설이면서 캐즘이 장기화되는 모습"이라며 “국내 배터리 기업에 부정적인 환경이 길어지고 있어 중국의 맹추격을 따돌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이제부터 최윤범 회장의 시간···상대방 공세 확인 마치고 반격 나설 듯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돌입한 MBK·영풍 측이 최근 주식 공개매수 가격까지 상향 조정하면서 쓸 수 있는 수단을 모두 활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상대측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게 공이 넘어갔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추석 연휴부터 우군 확보에 총력을 다한 최 회장이 이제부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최근 여론전도 최 회장 측에 웃어주는 모습이라 분쟁이 오래 지연될수록 최 회장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산업권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MBK·영풍 측이 광폭 행보를 보였다. 지난 27일 영풍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영권 분쟁의 원인은 고려아연 측에 있다며 생존을 위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았다고 주장했다. 영풍이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6일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 조정한 직후 기자간담회까지 일사천리로 추진한 것이다.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주요 관계사인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 매수가도 기존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MBK·영풍이 가격 조정과 기자간담회를 통해 각각 공개매수와 여론전에서 승리하기 위한 공세를 단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제는 MBK·영풍 측의 공세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공개매수 가격 상향 조정으로 MBK·영풍 측이 고려아연·영풍정밀 주식 공개매수에 투입할 자금은 기존 2조1332억원에서 2조4397억원으로 3000억원 이상 치솟게 됐다. 국내 공개매수 역사상 유례가 없는 규모다. 아울러 지난 26일은 MBK·영풍 측이 공개매수 기간의 종료 시점(10월 4일)을 연장하지 않고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마지막 일자였다. 공개매수가 종료 시점 직전에 거래가 집중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MBK·영풍 측이 종료 시점을 뒤로 늦추면서 더욱 가격을 상향 조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론전을 주도하기 위한 기자간담회도 MBK와 영풍이 이달 각각 한 차례씩 진행했기 때문에 추가로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MBK·영풍 측은 종료 시점까지 큰 움직임을 자제하고 공개매수의 성패를 지켜볼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최 회장은 분쟁 상대방의 패를 모두 확인했으니 이제부터 본격적인 반격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최 회장이 상당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우군을 확보한 이후 MBK·영풍 측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대항 공개매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최 회장은 우군 확보를 위해 국내외를 누비고 있다. 최근 최 회장은 LG, 한화, 한국투자증권, 한국앤컴퍼니 및 일본의 대형 종합상사 스미토모와 소프트뱅크 등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이 우군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직접 우군 후보들을 방문해서 논의를 나눈 만큼 이들 중 상당수가 최 회장을 지원하기 위해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MBK·영풍의 공개매수 종료 시점이 단 3영업일 밖에 남지 않았기에 빠르게 우군을 결집시켜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최 회장 측이 여론전에서 MBK·영풍 측을 압도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우선 향토기업인 고려아연을 지키려는 울산 시민들의 '고려아연 1인 1주 갖기 운동'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이 지난 18일 고려아연 울산 시민 주식 갖기를 호소한 후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상공계, 체육, 문화·예술, 복지 등 전 지역사회가 동참 의사를 밝혔다. 지난 20일 '울산사회단체연합' 6개 단체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44개 단체 501명이 각각 고려아연 주식 갖기를 독려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고려아연이 전구체 가공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선정해달라고 정부에 신청한 것도 여론전을 유리하게 이끌어가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김병주 MBK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최 회장의 국회 국정감사 출석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현재 이들의 출석일은 공개매수 종료 시점 이후인 다음달 7일이다. 이 같이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간다면 MBK·영풍 측의 움직임이 소극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IB업계 관계자는 “26일까지가 MBK·영풍의 시간이었다면 27일부터는 최윤범 회장의 시간"이라며 “상대의 패를 모두 확인한 최 회장인 최선의 반격 방안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쩐의 전쟁 2라운드] MBK·영풍, 고려아연 매수가 1년 평균가보다 52.9% 올려···“공격이자 방어”

75년간 동업해 온 영풍과 고려아연 간 경영권 분쟁이 한창인 가운데,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연합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75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쩐의 전쟁 2라운드'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양측은 최근까지 지속해왔던 여론전보다는 본격적인 지분 싸움에 돌입하게 됐다. MBK·영풍 측은 이번 공개매수 가격 상향 조정으로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반격도 방어하겠다는 심산이다. MBK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은 26일 '고려아연 주식회사 보통주 공개매수 공고'를 정정하면서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요 관계사인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 매수가도 기존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지난 25일 영풍은 한국기업투자홀딩스에게 3000억원을 대여하면서 '공개매수 결제자금 조달 및 기타 투자활동을 위한 자금 대여'라고 밝혔다. 시장 관계자들은 MBK·영풍이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기 위해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고 본격적으로 공개매수에 돌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고에 따르면 MBK파트너사의 투자목적회사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고려아연 지분 14.56%(301만4881주)를 공개매수할 계획이다. 공개매수에 투입하는 예상 금액은 최대 2조2686억원으로, 국내 공개매수 역사상 최대 규모다. MBK·영풍 안팎에서는 이번 공개 매수가 '공격이자 방어'라는 진단이 나온다. 우선 지난 25일 종가 70만4000원, 2만2750원으로 기존 공개매수 가격 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고려아연‧영풍정밀 주식을 원하는 만큼 매입하기 위해서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는 것이 우선 필요한 공격법이었다는 시각이다. 기존에는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MBK에 주식을 매도하도록 만들 요인이 부족했다. 그러나 이번에 매수 가격을 상향 조정하면서 이들이 공개 매수에 쉽게 응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이를 통해 고려아연·영풍정밀 주식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번 공개매수 기간 이후 혹시나 발생할지 모르는 최 회장 측의 반격을 어렵게 한다는 의미에서 방어법이기도 하다는 시각이다. 실제 최 회장은 최근 MBK의 공개매수에 맞서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6~18일 일본·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 해외 출장에 나서면서 북미 지역 기관을 포함해 국내외 기관들과 대항 공개매수 등 다양한 방법을 두고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최 회장이 MBK·영풍에 맞서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발빠르게 대항 공개매수를 시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MBK파트너스가 경영권 인수를 시도한 한국앤컴퍼니 사례를 보면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공개매수 시작 열흘 안에 백기사를 구하면서 신속하게 반격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통상 공개매수 종료 직전에 주식 매입이 활발하기 때문에 피인수 기업이 빠르게 움직일수록 유리하다는 것이다. 다만 대항 공개매수가 진행된다면 최 회장의 우군들이 너무 높아진 주가와 MBK 측의 공개매수 가격을 허들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최 회장과 우군들이 대항 공개매수에 성공하려면 기존 공개매수 가격인 75만원보다 더 높은 가격에서 더 많은 물량을 인수해야 한다. 이 경우 우군들이 고려아연 주식 고가 매입에 따른 배임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공개매수가 공개되기 전 최근 1년 동안(2023년 9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고려아연의 평균 주가는 49만543원에 불과했다. 이를 감안하면 MBK는 두 차례 고려아연의 주식매수 가격을 결정하면서 평균 주가의 34.54%(66만원)와 52.89%(75만원)를 책정한 셈이다. 결국 최 회장의 우군들이 대항 공개매수에 참여하게 된다면 평소보다 52.89% 이상 비싼 가격으로 고려아연 주식을 대규모로 인수해야 한다. 그리고 향후 해당 주식을 매입가 이상 더 비싼 가격이 매도해야 배임 논란을 완전히 잠재울 수 있다.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면 다시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달성하기 쉽지 않은 과제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사모펀드나 국내 대기업들은 대규모 자금을 집행하기까지 까다로운 규정이 있기에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배임 논란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며 “대항 공개매수도 최대 2조원 이상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데 고려아연의 기업가치를 정확히 측정해 베팅하기는 물리적으로 남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장재훈 현대차 사장 “글로벌 수소 협업 구체화 진행 단계”

현대자동차·HD현대·코오롱·고려아연 등 한국 주요 수소기업들이 국내 최대 수소산업 전시회 'H2 MEET 2024'에 참가해 기술력을 뽐낸다. H2 MEET 조직위원회는 2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사흘간의 일정으로 'H2 MEET 2024'를 열었다. H2 MEET는 올해로 5회째로 참여 규모가 매년 확대되고 있다. 이번엔 역대 최대 규모인 24개국, 317개 기업·기관이 참여했다. 이들은 수소생산, 저장·운송, 활용 등 수소 산업 각 분야를 대표하는 우수 제품과 기술 총 1500여개 품목을 소개한다. 국내 대기업그룹도 이번 전시회에 참여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번 전시회에서 △에너지 안보 △항만 및 공항 탈탄소화 △산업용 수소 애플리케이션 및 비즈니스 △수소 사회 등 총 4개의 주제로 부스를 꾸리고 그룹사 수소기술과 적용사례를 소개한다. 특히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도입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기반 친환경 물류체계도 공개한다. 아울러 현대제철에서 추진 중인 그린스틸 사업, 현대로템의 수소전기트램을 선보인다. 아울러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 등 주요 임원도 전시회를 찾았다. 장 사장은 이날 전시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기업과의 수소 사업 협력과 관련해 “현대차그룹 차원에서의 역량을 모으고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체코 스코다 등 다양한 자동차 기업들과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협업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음달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의 방한을 계기로 현대차가 토요타그룹과 협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장 사장은 GM과의 협력 이후 다음 단계를 묻는 질문에 “글로벌 OEM(완성차 제조사)은 워낙 종횡으로 엮는 부분이 많아 우리가 뒤쳐지지 않아야 한다는고 생각한다"며 “저희 경쟁력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장 사장은 GM과의 협업이 합작법인(JV) 방식이냐는 질문엔 “그렇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현대차 뿐 아니라 적지 않은 대기업그룹들이 참여했다. HD현대 건설기계 부문 계열사 HD현대인프라코어는 대형 트럭 등에 수소엔진을 활용한 발전기 시스템을 전시한다. 또 내년 하반기 트럭용 수소엔진, 2026년부터 11리터급 발전용 수소엔진 양산 착수 등 수소엔진 로드맵도 공개한다. 코오롱그룹에서도 수소분야 핵심 계열사들이 참여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소 자동차 핵심 소재(PEM1·MEA2), 수분제어장치 등 수소모빌리티 중심 경쟁력을 선보인다. 코오롱ENP는 소음기하우징, 히터하우징, 막가습기하우징, 이온필터 하우징 등의 수소차 부품소재를 전시한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자체 개발한 탄소섬유 중간재 '토우프레그 (towpreg)'와 수소연료탱크 제품을 소개한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차입금 사상 최대치…최윤범 회장과 영풍·MBK ‘재무 리스크’ 부문 견해차

최윤범 회장과 영풍,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놓고 지분 경쟁을 벌이는 원인은 급격히 악화된 '재무 리스크'에 대한 견해차가 적지 않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추진한 대규모 투자가 영풍그룹 시선에는 매우 위험한 행보로 비쳐졌다는 진단이다. 특히 올해 고려아연 차입금 규모가 사실상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갈등이 더욱 깊어지는데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영풍·MBK 두 집단 사이에서 고려아연 경영 성과에 대한 문제를 놓고 여론전이 지속되고 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최근 며칠 동안 최 회장의 경영을 실패라고 지적하며 재무 리스크를 거듭 지적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22년 고려아연 대표로 취임한 이후 신재생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리사이클링(자원 순환) 사업을 중심으로 한 '트로이카 드라이브'라는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에 1974년 설립된 이후 50년 동안 제련 사업 외길에 집중해왔던 회사의 체질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단행됐다. 실제 최 회장 취임 전인 2021년 말 27개에 불과했던 고려아연 종속기업 수는 올해 6월 말 79개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이 기간 신재생에너지 기업 에퓨런, 리사이클링 분야 전자폐기물 업체 이그니오 등을 인수한 결과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재무 리스크를 확대한 것도 사실이다. 실제 지난 6월 말 기준 고려아연 총차입금 규모(연결 기준)는 1조4107억원으로 최 회장이 취임하기 직전인 2021년 말 4460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이는 고려아연이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한 1993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1993년 이전 국내에서 1조원 이상 차입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운 환경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역대 최대치로 분석된다. 차입금 규모가 급증하면서 회사의 금융비용(이자)이 늘어나 수익성을 다소 압박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고려아연 금융비용은 318억원으로 지난 2021년 연간 금융비용인 42억원의 7배 이상 늘었다. 문제는 이 같은 재무 리스크가 고려아연을 최중요 계열사로 보고 있는 영풍그룹 입장에서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고려아연은 영풍그룹의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만약 고려아연이 무리한 체질 개선을 하다가 실적이 크게 악화된다면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실제 영풍 측을 대표해 고려아연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장형진 기타비상무이사는 지난해 대규모 투자 안건을 결정하는 고려아연 이사회에 두어 차례 아예 참석을 하지 않는 등 간접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에 최 회장은 반대하는 영풍 측에 맞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유지하기 위해 현대차, LG, 한화 등 우호 세력을 포섭해 지배력을 강화했으며, 영풍 측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MBK파트너스와 손잡으면서 최근 상황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사내 안팎에서는 최 회장을 지지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고려아연의 장기적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과도하지 않은 수준의 리스크를 감수해야한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아직 영풍·MBK 측이 주장하는 만큼 재무 리스크가 과도하지 않다는 진단이 적지 않다. 지난 6월 말 기준 고려아연의 부채비율은 36.5%로 최근 크게 악화되기는 했으나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다른 기업을 감안하면 아직도 부채비율이 높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비용 역시 증가세 자체는 크지만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4532억원과 순이익 2879억원을 기록했음을 감안하면 수익성을 흔들만한 타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50년 제련업에 집중했던 고려아연의 미래 비전과 재무 리스크에 대한 견해가 뚜렷하게 다르다는 점이 양 측의 갈등의 씨앗 중 하나"라며 “지난 75년 동안 동업했던 두 가문이 치열한 여론전에 돌입한 상황을 보면 두 가문이 경영권을 공유하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