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2025]야당되는 국힘 ‘내홍 우려’…막판 자살골 개혁신당 ‘망연자실’

3일 실시된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당선인이 큰 폭의 차이로 승리하면서 국민의힘·개혁신당 등 범보수진영은 존폐 여부가 걱정될 정도로 위기 상황에 놓였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거센 공세 속에 대선 패배에 따른 책임론과 친윤-반윤 갈등 등이 불거져 자칫 당이 갈라지는 등 내홍이 우려되고 있다. 당장 걱정되는 민주당의 '내란당' 공세다. 이재명 당선인이 선두에 섰다. 이 당선인은 지난 2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지만 '내란 연루 혐의'가 있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에 대해선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추경호 원내대표나 신동욱 수석대변인 등이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당일 윤석열 대통령과 '내통'해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진상을 파헤쳐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 일각에선 국민의힘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내란 연루 혐의로 '위헌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내비치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이와 관련해 민주당이 추진한 각종 특검법안들을 거부권을 활용해 물리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불가능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연루된 명태균 게이트 수사 등도 골칫거리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의 지역 기반인 영남에서 상당부분 영토를 상실했다는 것도 큰 부담이다. 이 당선인은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서 40%대의 득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텃밭'을 잃어 버린 뼈아픈 대목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마저 민주당이 영남 지역 자치단체장, 지방 의회를 석권하면 국민의힘은 국회 원내 의석 80~90석을 가진 'TK 지역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 찬탄과 반탄이 서로에게 책임을 묻는 등 당내 분열이 가속화될 공산도 크다. 앞서 김상욱 의원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당을 떠났고, 향후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전 총리의 일명 '강제 단일화' 과정에서 불거졌던 내홍이 재발할 수도 있다. 개혁신당의 경우 내심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대했지만 한 자릿수에 머문 것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장 선거 자금 일부 보전을 받을 수 없게 돼 타격이 있다. 또 3차 TV토론에서 불거진 '젓가락 발언' 파문 때문에 막판 지지율이 폭락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개혁신당의 유일한 리더십인 이준석 후보의 책임론이 제기돼 당이 분열될 수도 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3일 치러진 제21대 대통령 선거 개표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되면서 곧바로 숨 가쁜 정부 출범 일정에 돌입하게 됐다. 일반적인 대선과 달리 보궐선거로 치러진만큼 정권 인수 과정없에 곧바로 대통령직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일 오전 대선 개표 마감 직후 최종 집계록을 만들고 전체회의를 열어 '당선자 결정안'을 의결한 후 오전 8시쯤 1위 득표자에게 당선증을 교부한다. 이 후보는 당선증 수령 즉시 대통령 신분을 얻어 직무 수행을 시작한다. 이번 대선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르는 보궐선거이기 때문이다. 평상시라면 당선인 신분으로 별도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설치해 2개월 정도 인수, 인계를 받고 인적·물적, 정책적 준비 기간을 갖지만 이번에는 곧바로 취임한다. 취임식도 이날 진행된다. 역시 보궐선거였던 지난 19대 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보신각 타종, 군악·의장대 행진, 예포 발사 등의 별도 행사 없이 취임 선서만 국회에서 하는 것으로 대신할 가능성이 높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 별도 행사없이 국회 로텐더홀에서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선서식만 가졌다. 이 당선인은 취임식 직후 용산대통령실로 이동해 정부 수반으로서의 임무를 공식 시작한다. 우선 내각과 대통령실에 대한 인선 결과가 발표될 전망이다. 이 당선인은 지난 2일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비서실장·수석 인선안을 가장 먼저 공개할 것이라고 얘고한 바 있다. 또 청문회 과정없이 곧바로 취임 가능한, 각 부처 실무를 장악하고 인수 인계를 주도할 차관급 인사와 대통령실 참모진 명단도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또 비상경제대응 테스크포스(TF)의 구성도 이날 중 이뤄질 예정이다. 이 당선인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TF 구성을 최우선 과제라고 꼽았었다. 다만 내각 인선을 완료하고 임명하는데에는 최소 1~2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 내각 인선안을 발표하더라도 인사 검증 절차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문재인 정부때도 초대 내각 인선 완료엔 약 195일이 걸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당분간 각 부처 임명권 행사를 가진 국무총리 자리를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대선 2025]가난한 소년공→실용주의 정치가…2전3기 끝 대권 쟁취

“분진이 날리는 공장에서 배운 건 사람 냄새였습니다." 이재명 21대 대통령 당선인이 2017년 펴낸 자서전 '굽은 길 바로 걷기'에서 회고한 열다섯 소년공 시절 이야기다. 공업용 프레스 사고로 왼팔을 다쳐 평생 장애를 입었지만, 이 때의 경험이 이 당선이 그동한 견지해 온 '사람 중심' 정치의 출발점이었다. 2025년 6월, 대한민국은 가난한 소년공 출신 '흙수저 출신'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너무 가난해서 과일가게에서 버린 과일들을 주어다 가족들끼리 나눠 먹던 변방의 아웃사이더. 검정고시로 겨우 대학에 진학해 변호사가 됐고, 시민운동가·정치가로 성장한 뒤에는 수많은 고난과 사법리스크, 정치적 위기를 겪었지만 결국엔 극복해 대권을 쟁취했다. 이 당선인은 1964년 경북 안동의 산골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성남으로 이주해 공장에서 손에 기름때를 묻히며 가족의 생계를 떠맡았다. 프레스 사고로 왼팔에 장애를 입었고, 중·고등학교를 거치지 못했지만 검정고시로 중앙대 법학과에 진학해 졸업한 후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성남 지역에서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그는 시립병원 설립 운동 등을 이끌며 시민운동가로 부상했다.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에는 전국 최초 지방정부 채무불이행 선언(모라토리엄)을 단행하고, 청년배당·무상교복·개발이익 환수 등 파격적인 정책 실험을 성공시켰다. 일각에서 포퓰리즘이라는 비난도 있었지만 적어도 그가 말만 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행동하는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유권자에게 각인시켰다. 경기도지사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그의 정치적 실험과 성공이 이어졌다. 기본소득형 복지 실험, 경기도 공공개발 환수제도 등을 통해 복지와 재정의 접점을 찾아가는 모델을 현실에 구현했다. 공무원들의 반발을 설득해 명찰을 달게한 일, 수백곳의 계곡에 무허가로 난립해 있던 평상을 상인들과 협의해 평화롭고 신속하게 철거한 일 등은 그를 말만 앞선 '운동가'에서 '실력있는 행정가'로 변신시켰다. 총 세번의 대권 도전에서는 두 번의 고배를 마셨다. 그는 2017년 첫 대선 도전에서 문재인 후보에 밀려 당내 경선 3위에 머물렀다. 2022년 제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 후보에게 불과 0.73%포인트(p) 차이로 석패했다. 이후 수많은 사법리스크에 시달렸다. 현재도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쌍방을 대북송금 연루 의혹 등 5개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온 가족이 수백건 이상의 검찰 압수수색 등을 당해야 했다. 성남시장 시절 비서실장 등 측근 5명이 검찰의 강압적인 수사 끝에 스스로 운명을 달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당선인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2023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오르는 등 탄탄한 당내 기반과 현실적 실용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2전 3기 끝에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 당선인은 이번 대선 유세에서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나는 권력가가 아니라 봉사의 도구로 일하겠다"고 다짐해왔다.이재명 대통령 시대가 국민주권의 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 오늘부터 1일이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대선 2025]이재명정부, ‘사상 최악’ 경제·‘사면초가’ 통상안보 급선무

제21대 대통령선거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으로 막을 내렸다. 12.3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사상 두 번째 현직 대통령 탄핵 사태로 6개월 동안 극심한 불확실성에 시달렸다. 경제는 극심한 내수 침체, 성장률 저하 등 최악의 상황이고, 외교·안보 사면초가의 위기다. 이재명 당선인은 4일 취임하자 마자 리더십을 발휘해 그동안 나라 전체를 억눌었던 침체와 불확실성을 일소하고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야 할 책임을 안게 됐다. 이 당선인은 우선 사상 최악의 내수 침체 등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0.1%, 전분기 대비 0.2% 하락했다. 2분기에도 0%대 저성장이 예상된다. 경기 부양을 위해 한국은행이 가계 부채 증가 우려를 무릅쓰고 지난달 말 기준금리를 2.75%에서 2.5%로 0.25%포인트(p) 내린 데 이어 추가 인하까지 검토할 정도다. 12.3 비상계엄 이후 가뜩이나 저조했던 내수 경기가 완전히 가라앉은 것도 큰 문제다.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예술·스포츠·여가관련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소비가 얼어붙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4월 개인카드 승인액 증가율이 전년 동월 대비 2%대 초반에 머물렀다. 이 당선인은 취임하자마자 3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해 내수부터 살리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잘 나가던 수출도 어려워지고 있다. 5월 수출(572억7000만달러)도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다. 대미·대중 수출이 8% 넘게 축소된 탓이다. 대미 수출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대중 수출은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이 당선인은 3일 서울 여의도 피날레 유세에서 “민주당이 집권하면 어떻게 경제가 살아나고 민생을 살리는지 취임하자마자 바로 추경과 (상법 개정안 등) 주식시장 정상화를 통해 체감되게 만들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이 지휘하는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도 천명했다. 실행 가능한 단기 응급 처방 뿐 아니라 중장기적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인공지능(AI) △K-방산 △콘텐츠 산업 육성을 비롯한 공약 이행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방산의 경우 민주당이 방산 물자 수출시 국회 동의 의무화를 내용으로 하는 방위사업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고, 수출 금융 확보를 위한 수출입은행법 개정에 반대했던 전적이 있어 당론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대응한 대미 통상 협상과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등 외교·통상 현안도 이 당선인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이 당선인은 지난 2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통합 협상과 관련해 “나도 만만한 사람은 아니다"라면서도 “필요하면 가랑이 밑이라도 길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 당선인은 올해 초 국회에 통상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하고, '미국통'인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을 외교안보보좌관으로 임명하는 등 대미 협상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안보 측면에서는 주한미군 감축 또는 역할 변경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뜩이나 이 당선인은 일부로부터 미국, 일본 등 기존 동맹들과의 관계를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여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는 상태다. 특히 민주당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유로 '가치외교(북한·중국·러시아를 적대하고 일본 중심의 외교정책을 폈다)'를 넣어 분란을 자초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한국 진보 계열 대통령들이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이 후보가 미·일과의 협력을 강조했으나, 워싱턴 전문가들은 과거 발언을 이유로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대선 2025]이재명 정부, 내각·비서실 누가 들어가나?

이재명 제21대 대통령 당선인이 구성할 차기 내각과 대통령실 인선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용과 중도 보수를 내세운 국민 통합을 공약한 만큼 이를 실천할 실력, 능력 위주의 탕평 인사가 실행될 지 여부가 최대 포인트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당선인은 그동안 실무 능력 위주의 내각 구성 원칙을 강조해 왔다. 후보 시절인 지난달 29일 차기 정부 인사 원칙에 대해 “인사가 만사다. 가까운 사람을 챙길 것이면 사업을 하지 정치를 했겠느냐"며 “(대통령) 권한을 위임받을 내각 구성원이나 대통령실 수석, 보좌관 등 공무원은 충직하고 유능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유능하고 훌륭한 항해사들을 빨간 옷 입은 사람이든 파란 옷 입은 사람이든 가리지 말고 쓰겠다"며 탕평 인사 의지를 표시하기도 했다. 따라서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선 벌써부터 이 당선인과의 친소 관계가 아니라 능력이 검증된 전문가, 학자, 관료 등 이른바 '테크노크라트' 위주의 대통령실·내각 인선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이 초래한 '내란 종식'과 3년간 쌓인 각종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정권 초기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여전해 변수가 될 수 있다. 실력과 전문성 외에 집권세력의 철학과 가치관을 겸비한 인사들을 일단 중용해 개혁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이 당선인의 구상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가장 첫 시험대는 국무총리 인선이다. 이 당선인은 지난달 초 개헌을 공약하면서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를 추진하겠다고 나선 바 있다. 각료 추천권 등 실질적인 권한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이른바 '책임총리'제를 구현해 대통령제의 과도한 권력 집중에 따른 부작용을 막겠다는 취지다. 이 당선인이 국민 통합·실무 능력에 초점을 둘 경우 윤여준 전 장관 등 최근 영입된 중도 보수 성향 인사들의 총리 기용 가능성이 점쳐진다. 반면 집권 초반 개혁드라이브의 손잡이를 맡기겠다고 결심한다면 박지원 의원, 우원식 국회의장, 우상호 전 의원 등 당내 인사 또는 진보 진영 명망가 등에서 임명할 수도 있다. 내각 명단에는 벌써부터 많은 인사들의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 장관에는 위성락 의원과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김 전 본부장은 산업통상부 장관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렸다. 또한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 이억원 전 기재부 차관, 조현 전 외교부 차관 등 고위 공직자 출신들 역시 내각 참여 대상자로 거론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밖에 법무부 장관에는 이 전 법제처장이나 윤호중 총괄선대본부장 등이 거론되며,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에는 유종일 KDI 명예교수나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 이억원 전 기재부 차관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총괄선대위원장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은 각각 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다. 국방부 장관 후보로는 민간인 출신 안규백 의원이 최근 이재명 후보의 '문민주의'를 강조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육군 대장 출신이지만 전역 후 6년이 지난 김병주 의원도 전문성과 군 개혁 추진력 등을 이유로 후보로 거론된다. 대통령실에는 상대적으로 '친명 핵심'들이 자리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비서실장은 상징적 인물이 차지하더라도 수석 자리에는 중진급인 이해식·천준호·박성준 등 현역 의원들이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관료 출신들과 전문가, 시민단체, 학계 출신 인사들이 골고루 거론되는 가운데, 지난달 출범했던 친명계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에 이름을 뒀던 인물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당선자가 단순 '깜짝 인사'를 넘어 '폭넓은 인사'를 한다는 인상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대선 2025]60일간 대선레이스 ‘하나된 이재명’ vs ‘갈라진 보수’ 승패 갈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60일간의 치열한 경쟁 끝에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물리치고 3일 실시된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 대선 레이스 초반 드러났던 '1강·1중·1약' 구도가 선거 막판까지 이어졌다. 이 당선인의 승리는 애초 이번 대선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사태로 초래된 선거였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12.3 비상계엄이 불법이고 윤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한다는 여론이 60% 안팎을 꾸준히 유지되고 었었던 게 그 반증이다. 또 비상계엄 이후 내수 침체가 극심해지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국민들의 정신적 피로와 비판 의식이 고조된 점도 이 당선인의 승리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범진보 진영 유권자들의 '내란 세력 심판'의 기치하에 똘똘 뭉쳐 어느 때보다도 단단한 지지도를 보여줬다. 덕분에 이 당선인은 우클릭과 중도 보수 자임 등을 통해 적의 안방을 공략하는 과감한 선거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 당선인은 상속세 일부 폐지 등 보수층이 민감한 분야에 정책 공약을 잇따라 제시하는 한편 보수 출신 인사를 잇따라 영입하면서 외연 확장에 박차를 가했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 보수 명망가들을 영입하면서 중도 보수층이 갖고 있는 불안감을 불식시키는데 성공했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의원,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 등 보수 출신 인사들도 민주당에 합류하며 이 후보에 힘을 보탰다. 이 후보가 실용주의를 내세우며 '우클릭'에 나선 것도 주요 승리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이 후보는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하며 경제 성장 의지를 지속적으로 드러냈다. 지난 대선에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자신의 간판 공약인 '기본소득'을 지우고 'K-이니셔티브'를 공약 전면에 띄운 것도 중도 확장을 노린 행보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또 고비가 됐던 사법리스크도 무사히 극복했다. 가장 큰 약점이었던 이 당선인의 사법리스크는 지난 5월1일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상고심에서 무죄였던 2심 판결을 깨고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선고하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여기에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까지 대선 선거운동에 돌인한 이후인 지난달 15일 재판 기일을 잡으면서 자칫 후보 자격 상실 위기에 처했었다. 민주당과 이 당선인은 이같은 사법리스크에 대해 '사법부의 국민 참정권 침해'라고 맹공격하는 전략을 폈다. 조희대 대법원장 등 대법과들 일부가 정치적 의도로 이 당선인의 재판을 극히 이례적으로 앞당기면서 출마를 막으려고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국민들의 여론이 이 당선인 쪽으로 기울었고, 결국 서울고법이 지난달 7일 재판을 대선 이후로 미루겠다고 발표하면서 사법리스크는 다시 수면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당선인은 지지층 만큼이나 비토 정서를 가진 중도층도 많은 상황이었다. 진보 아젠다를 아무리 띄워도 중도층 표를 얻지 못하면 대선 승리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결국 대선 초반부터 보수진영에 가까운 경제·민생 정책을 제시하고, 보수계 인물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중도층을 선점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40%에도 미치지 못한 득표율로 참패했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헌정사 초유의 사태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신속하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거리두기를 하지 못한 채 선거에 임한 결과, '내란 세력 대 진압 세력'이라는 불리한 구도에 스스로 휘말렸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특히 내란 사태와 관련한 국회 청문회에서 당시 내각 인사 중 유일하게 공개 사과를 거부하면서 '꼿꼿 문수'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관심을 끌었다. 이 장면으로 인해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고, 그 여세를 몰아 대선 후보까지 됐다. 하지만 대선이라는 본선 무대에서 이 같은 윤석열 정권과의 연결고리는 강점이 아니라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윤 전 대통령과 결별을 선언할 경우 전통적 보수 지지층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후보가 된 이후에도 애매모호한 태도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며 “결국 이 같은 입장은 중도 성향의 합리적 보수층의 이탈을 불러왔고, 외연 확장에도 실패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후보 선출 과정에서 드러난 극심한 내부 분열과 선거 준비 부족도 패인으로 분석된다. 일부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김 후보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공식 선거운동 시작 직전까지도 한덕수 전 총리로의 후보 교체론이 거론됐다. 실제로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불과 이틀 앞두고 당 지도부가 비상대책위를 열어 김 후보 교체를 시도했고, 전 당원 후보 재선출에 대한 찬반 투표까지 실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혼란 속에서 김 후보는 준비가 부족한 채 본선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주요 유세 메시지는 이재명 당선인에 대한 공세에 치중됐으며, 정책이나 비전 제시는 거의 없었다. 최 교수는 “공약은 거의 부재했고, 선거운동 대부분이 이재명 당선인에 대한 공격에만 집중됐다"면서 “결과적으로 유권자들이 보기에는 '준비되지 않은 후보'라는 인식을 지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김 후보가 시대착오적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도 본선 경쟁력을 떨어뜨린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최 교수는 “김문수 후보는 본인 자체가 하나의 리스크였다"며 “'아스팔트 보수'라고 하는 극우 세력과의 연대 이력은 물론, 기독자유통일당 대표 시절 발언들이 다시 회자되면서 시대착오적 이미지가 고착화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여성 폄훼나 일제 강점기 미화성 발언 등도 반복적으로 언급되며, 극우적 성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상만 남겼다"고 덧붙였다. 김하나·박주성 기자 uno@ekn.kr

[대선 2025]“내란종식·경제회복 온힘”…이재명 제21대 대통령 당선

4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 당선이 확정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국민 여러분이 제게 맡긴 첫 번째 사명, 내란을 확실히 극복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 당선인은 이날 제21대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약 5천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공화정 공동체 안에서 주권자로 존중받고 협력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사명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3일 실시된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 당선인은 과반에 가까운 득표율을 얻으며 당선했다. 그는 개표가 마무리된 4일 오전 5시 기준 최종 득표율 49.42%, 1728만표를 얻어 당선을 확정지었다. 2위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로 41.15%인 1439만표를 얻었다. 득표차는 8.27%포인트(p)로 289만표에 달했다. 3위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로 8.34%로 집계됐다. 가난한 소년공 출신인 이 당선인은 19대 대선 때는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고 20대 대선에선 본선에 진출했다가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0.73%p차이로 아깝게 패배했다. 이번 승리로 2전 3기 끝에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됐다. 당선이 확실시된 3일 저녁 11시 46분께 자택을 나온 이 당선인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의 위대한 결정에 경의를 표한다"며 “제게 주어진 큰 책임과 사명을, 국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수행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후 이 당선인은 4일 새벽 1시 15분께 국회 앞으로 자리를 옮겨 “당선자로 확정되는 그 순간부터 온 힘을 다해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회복시키겠다"며 “여러분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확실하게 회복시켜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가의 제1 책임을 완벽하게 이행하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또, “한반도 정세를 최대한 신속하게 안정화해 '코리아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한반도의 안보 때문에 민생이 나빠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평화롭고 공존하는 안정된 한반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혐오와 대결을 넘어 존중하고 공존하고 협력하며 함께 어우러져 행복하게 살아가는 진정한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 당선인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민주당은 입법, 행정부를 동시에 장악한 거대 여당이 됐다. 2022년 20대 대선 패배 후 3년 만에 다시 정권을 되찾게 됐다. 이번 선거는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3일 돌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탄핵 당하면서 실시돼 이 당선인과 민주당이 처음부터 일찌감치 앞서가는 추세를 유지했다. 이 당선인은 우클릭, 중도보수 선언 등으로 상대방의 안방을 공략해 우세를 굳혔고, 사법리스크는 '사법부의 정치 개입' 구도로 극복했다. 민주당은 앞으로 대통령의 법률안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의식하지 않고 원하는 각종 법안을 공포, 실행할 수 있게 됐다. 민주당의 의석은 현재 170석으로 범진보진영을 합치면 190석에 달한다. 10여석만 추가로 확보한다면 개헌에 필요한 200석의 국회 정족수까지 달성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가장 막강한 권력 기반을 확보한 대통령이 탄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당선인은 이날 오전 7시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당선증을 교부받을 예정이다. 이후 오전 10시쯤 국회 로텐더홀에서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 선서를 하는 것으로 취임식을 대신한다. 또 곧바로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해 21대 대통령 5년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보궐선거 당선이라 인수위원회 설치 없이 곧바로 국정에 돌입한다. 이 당선인은 이날 국무총리 후보자,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등의 인선을 발표할 예정이다. 비상경제대응TF도 구성한다. 이 당선인의 앞에는 만만치 않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당장 최악의 내수 침체 등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하며, 트럼프발 관세전쟁과 미·중 갈등, 북핵 위협 등 외교 통상 현안을 풀어내야 한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대선 2025]‘당선 확실’ 이재명 첫 일성…“기대 어긋나지 않게 최선”

3일 실시된 6.3 조기 대선에서 당선이 유력해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11시 47분경 주요 방송사의 예측 보도로 당선이 확실시되자 인천 계양구 자택 앞에 나와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만약 이대로 결과가 확정된다면, 국민들의 위대한 결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제게 주어진 큰 책임과 사명을 우리 국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간단한 소감을 발표한 후 이 후보는 여의도에 있는 민주당 당사로 향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21대 대선 개표현황] 개표율 41%, 이재명 ‘당선 확실’…코스피 전망은?

3일 치러진 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 개표율이 41%를 넘어선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는 분석이 지상파 방송 3사에서 모두 나왔다. 비상계엄 사태 속 치러진 이번 대선에서 민심이 3년 만의 정권 교체를 택한 셈이다. 이날 오후 11시 43분 기준 개표현황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48.92%,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42.75%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7.29% 득표율을 기록했다. 전국 개표율은 41.60%다. 개표 극초반엔 김문수 후보가 앞섰지만 이재명 후보가 역전에 성공한 뒤 격차를 벌리는 모습이다. 지상파 방송 3사 모두 오후 11시 40분 현재 이 후보에 대해 '당선 확실'로 보도했다. 앞서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는 3일 오후 8시 출구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51.7%, 김문수 후보가 39.3%를 기록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2.4%포인트다. 이준석 후보는 7.7%로 조사됐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카틀린 오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투자노트를 통해 “거시경제 상황과 무역 긴장이 정책 수렴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에 이번 대선은 자본 시장과 지배구조 개혁의 모멘텀을 높일 수 있다"며 내년 6월 한국 코스피 지수의 목표치를 2800로 제시했다. 강세적 전망치는 3100로 예측됐다. 코스피는 지난 2일 2698.97에 거래를 마감했다. 모건스탠리는 이어 “선거 후 자본시장 및 지배구조 개혁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들은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초기 단계이며, 지속적인 재평가를 위해선 개혁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21대 대선 개표현황] 개표율 26.85%…이재명 48.01%, 김문수 43.78%

3일 치러진 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 개표율이 26%를 넘어선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11시 5분 기준 개표현황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48.01%,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43.78%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7.18% 득표율을 기록했다. 전국 개표율은 26.85%다. 개표 극초반엔 김문수 후보가 앞섰지만 이재명 후보가 역전에 성공한 뒤 격차를 벌리는 모습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전국 254개 개표소에서 대부분 오후 8시 30∼40분께 개표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선 개표는 봉투가 없는 투표지(관내 투표)와 봉투가 있는 투표지로 분류해 진행된다. 봉투가 없는 투표지는 관내 사전투표, 본투표 순서로 진행된다. 회송용 봉투를 개봉해 투표지를 꺼내야 하는 관외 사전투표와 재외국민·선상·거소투표의 개표는 별도 구역에서 진행된다. 당선자 윤곽은 개표가 70∼80% 정도 완료되는 자정께 나올 것으로 선관위는 전망했다. 앞서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는 3일 오후 8시 출구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51.7%, 김문수 후보가 39.3%를 기록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2.4%포인트다. 이준석 후보는 7.7%로 조사됐다. 출구조사에 잡히지 않은 사전투표 결과 등이 승부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대선 사전투표율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34.74%를 기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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