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 재계 新지형도] 수소부터 우주까지···미래 향한 ‘한화의 꿈’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미래 모빌리티, 항공우주, 그린수소 에너지, 디지털 금융 솔루션 등 신규 사업에서도 세계를 상대로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해주길 바란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신년사에서 직원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미래 신성장 시장 선점에 가속 페달을 밟아 달라는 당부다. 지난해 한화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그룹의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역량을 쏟아 부었다. 올해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우주와 그린에너지 등을 차세대 신성장동력을 삼아 육성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을 팀장으로 우주 관련 핵심 기술을 한데 모아 통합적으로 컨트롤하는 ‘스페이스 허브’ 조직은 민간 주도의 우주사업을 펼쳤다. 그 결과 국내 연구진의 힘으로 제작 발사한 누리호의 핵심인 로켓 기술 맡아 역할을 다했다. ‘뉴 스페이스’ 시대에 주역으로 부상한 것이다. 또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8월 영국 위성통신 서비스업체 원웹 주식 25만 주(지분 8.8%)를 3465억원에 매입하는 투자계약을 체결, 위성·안테나 기술을 앞세워 전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우주 인터넷 분야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아울러 미래 모빌리티 시장 공략도 하고자 미국 오버에어와 도심항공교통(UAM) 개발에 속도를 내기도 했다. 한화시스템은 에어택시 상용화의 열쇠가 되는 전기추진시스템 테스트를 올해 내에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한화는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도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자금 확보차, 지난 5월 산업은행과 ‘그린에너지 육성 산업·금융 협력 프로그램’ 협약을 체결했다. 산은은 한화에 5년간 최대 5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다.한화는 이 자금으로 지난 8월 프랑스 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인 RES프랑스를 1조원에 인수하며 그린에너지 진출에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부문인 한화큐셀에선 태양광으로 얻어진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하는 ‘수전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세계 최초로 차세대 고효율 태양광 모듈 ‘페로브스카이트 탠덤셀’ 양산도 계획하고 있다. 한화임팩트(구 한화종합화학)는 올해 초 가스터빈 성능 개선 및 수소혼소 개조 기술을 보유한 미국 PSM과 네덜란드 ATH를 인수, 수소혼소 가스터빈 개발과 실증을 통해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친환경 민자발전 사업 진출도 꾀하고 있다. 이달 초엔 미국에서 수소혼소 가스터빈 개조 사업을 수주했다. 한화임팩트는 세계 최초로 2022년까지 상업가동 중인 천연가스 가스터빈에 수소혼소율 40%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한화에너지에선 지난해 1월 프랑스 석유기업 토탈과 미국에 신재생에너지 합작사(JV)를 설립하기도 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구원들이 항공기 엔진을 점검하고 있다.

[신년기획 | 재계 新지형도] 현대차의 꿈…車 넘어 UAM·로봇 기업으로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 주요 대기업 중 변화의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의선 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자동차 회사에서 ‘종합 모빌리티 회사’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인년(壬寅年)은 현대차그룹이 그간 제시한 ‘비전’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취임 이후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봇 등을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관련 역량을 개발하고 과감한 투자를 감행해왔다. 업계에서는 새해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톤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진가가 발휘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스톤 다이내믹스는 4족 보행로봇 스팟(Spot), 연구용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개발하는 등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보행), 인지, 제어 등 종합적인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현대차그룹 내 조직인 로보틱스랩도 웨어러블 로봇, AI서비스 로봇, 로보틱 모빌리티 등 인간과 공존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앞서 두 회사가 물리적 결합을 했다면, 새해에는 화학적으로도 하나가 되는 작업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이동공간을 하늘로 확장하는 UAM 대중화 기반도 다져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 2030년대에는 인접한 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 제품을 선보인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해 독보적인 효율성과 주행거리를 갖춘 항공용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 개발도 추진한다.미래 스마트 모빌리티의 핵심 분야로 추진하는 전기차, 수소전기차 중심의 전동화 전략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바탕으로 아이오닉 5, EV6, GV60 등 신차를 차례로 출시했다. 이들은 글로벌 유력 매체·단체 들로부터 ‘올해의 차’로 선정되며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 차량 중 전동화 모델 비중을 2040년까지 8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동화 모델로 출시하고, 2030년까지 총 8개 차종으로 구성된 수소 및 배터리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한다고 밝혔다. 기아는 2035년까지 주요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90%로 확대한다.정 회장이 그리는 ‘수소 사회’에 대한 밑그림도 그려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키로 하고, 무인 장거리 운송 시스템 콘셉트 모빌리티 ‘트레일러 드론’과 100kW급, 200kW급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 시제품을 선보였다.연료전지시스템은 자동차 외에 트램, 기차, 선박, UAM 등 모빌리티 전 영역은 물론 주택, 빌딩, 공장, 발전소 등 생활과 산업 전반에 걸쳐 활용도 높인다는 구상이다.현대차그룹 본사 전경.

[신년기획 | 재계 新지형도] 포스코, 우리는 이제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지난 2020년 12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하고 그린수소 사업모델을 발표한 포스코는 올해에는 이를 더욱 구체화 시키고 실천하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수소사업에 오는 203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연간 매출 2조3000억원, 생산 50만t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후 20년간 사업 고도화를 통해 2050년까지 연간 700만t의 수소 생산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로드맵이다. 포스코는 자체 수소환원제철과 그룹사 포스코에너지의 발전 사업으로도 국내 최대 규모의 수소 수요가 있다. 이런 안정적인 내부 수요를 기반으로 적극적 외부 판매까지 연계하는 수소 사업 모델을 구축한 복안이다. 포스코는 우선 초기 단계에선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활용할 계획이다. 2026년까지 연간 7만t의 부생수소(그레이수소)를 연료전지 및 모빌리티용으로 공급하는 체제를 갖춘다는 것. 포스코는 이후 2030년까지 해외에서 추진하고 있는 블루·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본격화해 연간 50만t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이후 2040년 300만t, 2050년 700만t으로 생산 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국내외 철강, 연료전지, 발전, 충전소 등 대규모 B2B 수요처에 수소를 공급한다는 장기 프로젝트를 세웠다. 이를 위해 현재 포스코는 7대 전략국가에서 19건의 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공급망과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중동에서는 글로벌 최대 석유기업과 프로젝트 지분투자를 통한 블루수소 할당 구매권리(Off-take) 확보를 추진 중이며, 재생에너지 생산 여건이 우수한 호주와 오만 등에서는 철강을 연계한 다수의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수소 생산과 활용을 위한 핵심기술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과학기술원과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암모니아 크래킹 기술 연구 개발에 착수했으며,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원전 연계 고온 수전해 기술 연구를, 두산중공업과 암모니아 혼소터빈 발전기술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 에너지 사업 역시 수소경제와 연계해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우선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가교로 주목받는 LNG의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광양에 LNG 터미널 2단계 증설 사업을 진행 중이며, 당진 등에도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또 LNG를 생산하는 E&P 사업은 미얀마 가스전 추가 개발을 지속하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에서의 탐사 자산 개발도 진행할 계획이다.발전 사업 또한 장기적으로 LNG 발전을 청정 수소 발전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로, LNG 발전에 암모니아 혼소기술을 적용한 저탄소 발전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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