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피 소외주_➄건설] HDC현산 ‘나홀로 내리막’…안전사고에 더해진 실적 미달

건설주가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하 10·15대책)으로 단기 조정을 거친 후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HDC현대산업개발만은 예외다. 해외 인프라 수주 등 업종 전반의 긍정적 요인이 맞물렸음에도 HDC현산만은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2% 하락했다. 같은 기간 KRX건설지수는 12%, 코스피지수는 19% 각각 상승했다. 종목별로 봐도 같은 기간 현대건설 35%, 대우건설이 11%, GS건설 3.8%, 삼성E&A 2.6% 상승 등 대다수 건설주가 반등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앞서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 16일부터 4거래일 동안 KRX건설지수는 2% 하락했다. 그러나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건설주가 빠르게 상승세로 전환했다. 해외 인프라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졌고, 일부는 실적 기대감이 영향을 주는 분위기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우선 지난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1조53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30억원으로 전년보다 53.8% 늘었지만, 시장 추정치는 밑돌았다. 사고 이후 리스크 프리미엄도 상존한다. 광주 학동 붕괴사고를 기점으로 안전관리 의무와 관련 비용이 구조적으로 증가했다. 규제·관리 강도가 올라간 환경에서 고정비·원가·현장 운영 리스크가 동시 관리 대상이 됐고, 이는 투자자에게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동한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보수적 관점으로 전환했다. 이는 재평가 트리거가 부족하다는 평가로 풀이된다. 현대차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은 전날 HDC현산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증권은 3만1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13%를, 다올투자증권은 3만1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10% 내려잡았다. 두 증권사 모두 안전, 대출 등 규제 강화에 따른 전반적인 주택주 투자심리 악화를 반영했다. 반면 상승세로 전환한 건설 종목은 호재가 발생했거나, 아직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남아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4일 맺은 미국 페르미 아메리카와 대형 원전 4기에 대한 기본설계(FEED) 계약으로 미국 원전시장에 공식 진입했다. 이는 단순 설계용역을 넘어 원전·소형모듈원전(SMR)·가스·신재생이 결합된 복합 인프라의 첫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 설계·조달·시공(EPC)의 기술 신뢰가 글로벌 레퍼런스로 확장되는 구간이고, 전력 인프라 수요(데이터센터 등)와 맞물려 실적 가시성과 성장 스토리를 동시에 얹었다는 평가다. 주가는 이 질적 변화를 선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내 에너지 믹스 기반 AI 인프라 사업으로, 민간 주도 전력망과 AI산업이 결합된 새로운 에너지 생태계의 전환점이라 평가한다"며 “한·미 원전협력 첫 실증 및 글로벌 확장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3분기 실적 기대가 높다. 대우건설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넘어서며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시장 예상치 8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주택 원가율이 전분기 대비 개선되고, 해외 인프라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지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연내 체코 원전 본 계약 체결 가능성 역시 유효한 상황이다. 수주 현실화 시 연간 실적 전망치 상향 가능성은 더 높아질 예정이다. 삼성E&A와 GS건설도 상대적으로 완만하지만 상승 추세에 올라탔다. 삼성E&A도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한국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삼성E&A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3976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전분기 대비 10.1%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1816억원으로 전년보다 10.9% 감소하지만, 시장 추정치 대비 6% 상회하는 수준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비화공 부문이 바닥을 통과한 가운데, 그룹사 투자 재개가 실적 개선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GS건설의 3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9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044억원으로 27.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추정치인 1071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건축·주택 부문에서는 분양 축소로 매출 감소가 이어졌지만,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전반적인 이익 규모가 확대됐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단기 조정을 받았던 건설주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HDC현대산업개발만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Craisee(크레이시)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사천피 소외주_④보험] 고금리 수혜는 이미 끝났다…기관 ‘팔고’ 외국인은 ‘눈치보기’

코스피가 한 달 새 19% 급등하며 사상 첫 4000선을 돌파했지만 보험주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9월 29일 3431.21이던 코스피는 10월 29일 4081.15로 치솟았지만, 같은 기간 KRX 보험지수는 2607.34에서 2566.35로 1.6% 하락했다. 시장 자금이 반도체, 2차전지, AI 등 성장 섹터로 이동하면서 보험주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흐름을 보였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한 달간 두 자릿수로 상승한 종목은 미래에셋생명(+11.4%)이 유일했다. 삼성생명만 소폭 상승(+2.8%)에 그쳤다. 반면 △DB손해보험(-8.2%) △현대해상(-4.8%) △삼성화재(-3.5%) △한화생명(-1.1%)은 모두 하락했고, 전체적으로는 코스피가 한 달간 650포인트 넘게 오르는 동안 보험주 평균 주가가 3~5%가량 빠지는 역주행 흐름을 보였다. 수급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기관은 삼성화재, DB손보, 한화생명 등 대부분 종목에서 순매도를 이어갔고, 외국인도 한화생명, 삼성화재 등에서 보유율이 하락했고 미래에셋생명과 현대해상 정도만 선택적으로 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보험주는 고금리 수혜가 이미 끝났고 성장 스토리가 사라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생보사들은 작년까지 이어진 금리 상승 덕분에 역대급 이자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역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2025년 이후에는 자산 듀레이션 불일치 부담과 해약률 상승, 투자이익 둔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손해보험사들 역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오르면서 수익성 둔화가 불가피하다. 특히 DB손보와 현대해상은 자동차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비중이 높아 금리 안정기에는 이익 방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험업종은 고금리 수혜 구간이 대부분 반영되었으며, 이자이익 개선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금리 하락 전환 시 자산·부채 듀레이션 불일치 부담이 확대될 수 있고, 해약률 상승과 투자이익 둔화 가능성이 존재한다. 순이익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또 “보험주는 역사적 밸류에이션 저점 구간(PBR 0.4배)에 위치해 있다"며 “배당은 방어 매력으로 부각될 수 있지만 주가 반등을 이끌 실적 모멘텀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제도 변화에 따른 완충 효과를 주목하고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발표한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방안과 듀레이션갭 규제방안은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완만하게 조정됐다"며 “특히 최종관찰만기(LoT) 30년 적용 일정이 기존 2026~2027년에서 2028~2035년으로 대폭 완화되면서, 할인율 현실화 중 가장 영향력이 컸던 요소가 크게 약화돼 보험업 전반의 자본 우려가 크게 축소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할인율 강화안의 약화는 보험사들로 하여금 자본적정성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감독당국은 확보된 여유를 단기적인 의사결정에 소진하지 않도록, 듀레이션 매칭을 새로운 규제 도구로 활용해 재무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저금리 시즌이 예고되자 보험섹터가 누려온 고금리 수혜가 끝났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보험주 전반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Craisee(크레이시) 윤수현 기자 ysh@ekn.kr

[사천피 소외주_③통신] 해킹·배당 겹리스크…기관·외국인 겹매도

코스피가 국내 증시 개장 69년 만에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며 역대급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통신주는 여전히 소외된 모습이다. 해킹 사태 여파로 인한 실적 부진 우려와 배당 축소 가능성, 기관·외국인의 동반 매도세가 맞물리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방송통신' 지수는 전월 대비 1.97% 하락해 34개 산업지수 중 하위 3위를 기록했다. 거래량(4만2074주)과 거래대금(1397억원) 모두 최저 수준으로, 코스피(18.05%)와 코스닥(7.21%) 상승률을 크게 밑돌았다. 국내 통신 3사 주가도 한 달 새 약세를 면치 못했다. SK텔레콤은 28일 종가 기준 5만3800원으로 한 달 전(5만4900원)보다 2.0% 하락했다. 기관(-2만5080주)과 외국인(-8634주)이 동반 순매도하며 수급이 약화됐고, 외국인 보유율은 36.28%에서 35.74%로 낮아졌다. KT는 같은 기간 5만1100원에서 4만9700원으로 2.7% 떨어졌다. 기관(-8만5134주)과 외국인(-1107주) 모두 매도세를 보였으며, 외국인 보유율은 소폭 하락했다. 해킹 사고와 소액결제 피해 여파가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그나마 선방했다. 종가는 1만5260원으로 한 달 전(1만4980원)보다 1.8% 상승했다. 기관은 7만5923주를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은 21만여 주를 순매수하며 보유율을 40.35%에서 41.30%로 높였다.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통신 관련 종목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디어컨텐츠'는 최근 한 달간 2.38% 하락해 국내 주식형 ETF 374종목 중 하위 13위였다. 'TIGER 방송통신'도 1.27% 떨어져 하위 20위권에 머물렀다. 증권가에서는 해킹 이슈와 배당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통신주의 단기 반등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11월 말 저점 형성 이후 KT를 중심으로 점진적 회복세가 나타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통신서비스 업종은 장기적으로 이익 성장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확대가 이어지겠지만, 단기적으로는 해킹 비용과 배당 리스크가 겹치며 주가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3분기 실적이 모두 발표된 뒤 매수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11월 초에는 실적 발표와 해킹 조사 결과, SK텔레콤 분기 배당 공시 등 악재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지만, 월말 이후 저점을 형성한 뒤 점진적 반등이 예상된다"며 “단기 매수보다는 11월 말 이후 KT 위주로 분할 매수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통신 3사 중에서는 KT의 투자 매력도가 가장 높다"며 “해킹·거버넌스 리스크가 남아 있지만, 배당 감소 가능성은 낮고 2026년 배당금(DPS) 증가 기대감이 높아 연말 이후 반등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또 “SK텔레콤은 3분기 배당 감소 가능성이 단기 주가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고, LG유플러스는 외국인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명예퇴직금·과징금 반영 등으로 단기 실적 개선 폭이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사천피 소외주_②유통] “반등 여력 적다”…이마트·롯데쇼핑, ‘추가 하락’ 우려도

국내 유통 섹터의 대표 종목인 이마트와 롯데쇼핑이 활황인 코스피지수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단기적인 반등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이마트는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여전하지만, 업종 전반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롯데쇼핑은 여전히 부진한 실적이 발목을 잡았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주가는 이달 들어 각각 1.2%, 5.5%씩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7% 상승하며 '불장'을 연출한 것과 대조적이다. 경기 회복 기대감이 확산된 가운데서도 유통 대표주만 역행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7월까지 증권사들이 잇달아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종목이었다.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8월 이후부터는 하향 조정세로 전환됐다. 2분기 실적에서 온라인 사업부 부진이 수익성 개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IBK투자증권은 이러한 평가를 '과도한 우려'로 진단했다. 온라인 적자와 할인점 마진 개선 효과를 함께 고려해야 하며, 온라인을 제외한 전체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는 것이다. 특히 3분기부터 직접물류센터 운영을 중단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이 크고, 지마켓코리아 사업부 재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종속회사들의 실적 역시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 강도 높은 효율화 정책을 진행하면서 단순 고정비 절감에 그치지 않았다"며 “온라인도 하반기에는 고정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교보증권은 이마트가 3분기에 매출 정체 속에서 수익성 방어에 주력한 것으로 분석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이마트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7조37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1459억원으로 전년 대비 30.6% 증가하지만,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보다는 12.2%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률(OPM)은 2% 수준이다. 4분기는 지난해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던 영향이 사라지는 만큼 수익성 회복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쇼핑 역시 7월까지는 목표가 상향 조정 릴레이가 이어졌으나, 8월 이후로는 상향 조정이 끊겼다. 올해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하며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드러냈지만 투자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3분기도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40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2.3%, 27.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33% 하회한 수준이다. 국내 백화점 사업은 상품 믹스 변화로 기대 대비 더딘 수익성 회복을 보였다. 반면 대형마트 사업은 부진한 소비 경기와 신선식품 중심의 e그로서리 신규 애플리케이션(앱) 출시 초기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롯데컬처웍스 역시 국내 흥행작 부재로 실적이 부진했다. 삼성증권은 “민생 회복 소비 쿠폰이 백화점 매출에는 단기적 회복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마트 매출 둔화는 3분기에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오카도 물류센터와 온라인 그로서리 연계 강화, 메가박스 합병, 부진 점포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속도가 관전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3분기는 백화점 선전에도 대형마트 부진이 상쇄되면서, 3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은 롯데쇼핑의 3분기 연결 기준 순매출액은 3조6811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은 1481억원으로 전년 대비 4% 감소할 전망이다. 사업 부문별로는 백화점 부문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백화점 기존점 성장률은 약 3%로, 상반기 '플랫(flat·횡보)' 수준에서 빠르게 회복했다. 내국인 소비심리 회복과 외국인 관광객 매출 증가, 본점의 명품 매출 호조가 맞물리며 의미 있는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평가다. 특히 고마진 국내 패션 카테고리 매출이 늘어나면서 백화점 부문의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대형마트 부문은 부진이 이어졌다. 민생회복지원금 효과가 일시적 요인에 그친 데다, 명절 시점 차이로 매출이 감소했다. 여기에 e-그로서리(오카도) 관련 물류비용이 지속 반영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지연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양사는 증권가가 꼽는 업종 매력도에서도 밀려나는 분위기다. 한국투자증권은 유통 섹터 내에서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을 주목 종목으로 제시했다. 일부 종목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주가 하방경직성이 높은 종목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를 롯데쇼핑과 이마트에 적용하면, 양 사의 주가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 섹터는 순환매 상황에서 우호적인 수급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내년 업황 개선이 예상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이 섹터 내 방어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GS리테일의 주가는 이달 들어 11% 상승했으며, BGF리테일은 3% 하락에 그쳤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사천피 소외주_①소형주] 초대형주만 웃는 4000 시대…코스피 ‘쏠림 경고등’

코스피가 4000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지만, 종목 규모별로 수익률 편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형주는 시장 수익률을 밑도는 수익을 내면서 전형적인 '빈익빈 부익부' 장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대형주와 중·소형주 종목 간 상승률은 큰 차이를 보였다. 코스피 대형주는 35.39% 올랐지만, 코스피 중형주(11.33%), 코스피 소형주(0.97%)는 시장 수익률에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31.01% 올랐다. 코스피 대형주는 코스피 지수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9월 초까지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코스피 지수와 같은 흐름으로 이어지다가 9월 중순부터 코스피 지수를 뛰어넘었다. 대형주에서도 '대장주'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강세를 주도하기 시작한 시점과 비슷하다. 코스피 대형주는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0개 기업, 중형주는 101~300위 기업, 소형주는 301위 이하 기업이 포함되어 있다. '대형주 쏠림'의 배경에는 외국인의 대형주 매수가 있다. 지난 7월부터 이날까지 외국인 순매수 상위 30개 종목 중 28개는 코스피 대형주에 속해 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11조5864억원), 삼성전자우(1조4263억원), 삼성전기(8216억원), 한국전력(8058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대형 반도체주가 쏠림 현상의 중심에 있다. 반도체 주도주(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우)의 10월 일평균(~27일) 거래대금은 4조4717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의 27.2%를 차지했다. 이들 세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는 24일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인공지능 수요 증가와 메모리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외국인과 기관 자금이 대규모 매수로 몰리면서 소수 초대형주로 거래가 몰렸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대형 반도체주 중심의 강세가 코스피 내 쏠림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7월 이후 코스피200 동일가중 지수는 코스피200 시가총액 지수 대비 언더퍼폼하고 있어 초대형주의 강세장"이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코스피200 지수는 덩치가 큰 기업일수록 지수에 더 큰 영향을 준다. 초대형주 몇 종목이 오르면 시장이 전체적으로 좋아 보이는 착시가 생길 수 있다. 코스피200 동일가중 지수는 200개 종목을 똑같은 비중으로 계산한다. 동일가중 지수가 코스피200 시가총액 지수보다 뒤처졌다는 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일부 대형주만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주도 업종과 대형주 중심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도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업종은 반등이 쉽지 않다"며 “반도체·조선·방산 등 일부 업종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글로벌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기관과 외국인의 대형주 선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의 3분기 실적 모멘텀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당분간 중·소형주의 뚜렷한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경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압도적 수익률이 시장 내 차별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며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지만 체감 상승률은 종목별로 천차만별"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이 실적 가시성이 높은 대형 수출주에 집중되는 반면, 내수 업종과 중·소형주는 거래량 자체가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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