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피 소외주_②유통] “반등 여력 적다”…이마트·롯데쇼핑, ‘추가 하락’ 우려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0.29 13:36

활황장 속 양 사 주가만 역주행, 실적·투심 모두 부담 요인

이마트, 온라인 부문 부진 우려 과도…3분기 개선 기대 여전

롯데쇼핑, 백화점 부진·e그로서리 비용 반영으로 실적 하회

증권가 “편의점주 중심 하방경직 종목만 방어주 역할 가능"

사진=각 사

▲사진=각 사

국내 유통 섹터의 대표 종목인 이마트와 롯데쇼핑이 활황인 코스피지수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단기적인 반등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이마트는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여전하지만, 업종 전반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롯데쇼핑은 여전히 부진한 실적이 발목을 잡았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주가는 이달 들어 각각 1.2%, 5.5%씩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7% 상승하며 '불장'을 연출한 것과 대조적이다. 경기 회복 기대감이 확산된 가운데서도 유통 대표주만 역행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7월까지 증권사들이 잇달아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종목이었다.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8월 이후부터는 하향 조정세로 전환됐다. 2분기 실적에서 온라인 사업부 부진이 수익성 개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IBK투자증권은 이러한 평가를 '과도한 우려'로 진단했다. 온라인 적자와 할인점 마진 개선 효과를 함께 고려해야 하며, 온라인을 제외한 전체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는 것이다. 특히 3분기부터 직접물류센터 운영을 중단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이 크고, 지마켓코리아 사업부 재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종속회사들의 실적 역시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 강도 높은 효율화 정책을 진행하면서 단순 고정비 절감에 그치지 않았다"며 “온라인도 하반기에는 고정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교보증권은 이마트가 3분기에 매출 정체 속에서 수익성 방어에 주력한 것으로 분석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이마트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7조37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1459억원으로 전년 대비 30.6% 증가하지만,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보다는 12.2%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률(OPM)은 2% 수준이다.


4분기는 지난해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던 영향이 사라지는 만큼 수익성 회복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마트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증권]

▲이마트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증권]

롯데쇼핑 역시 7월까지는 목표가 상향 조정 릴레이가 이어졌으나, 8월 이후로는 상향 조정이 끊겼다. 올해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하며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드러냈지만 투자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3분기도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40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2.3%, 27.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33% 하회한 수준이다. 국내 백화점 사업은 상품 믹스 변화로 기대 대비 더딘 수익성 회복을 보였다. 반면 대형마트 사업은 부진한 소비 경기와 신선식품 중심의 e그로서리 신규 애플리케이션(앱) 출시 초기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롯데컬처웍스 역시 국내 흥행작 부재로 실적이 부진했다.


삼성증권은 “민생 회복 소비 쿠폰이 백화점 매출에는 단기적 회복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마트 매출 둔화는 3분기에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오카도 물류센터와 온라인 그로서리 연계 강화, 메가박스 합병, 부진 점포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속도가 관전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3분기는 백화점 선전에도 대형마트 부진이 상쇄되면서, 3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은 롯데쇼핑의 3분기 연결 기준 순매출액은 3조6811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은 1481억원으로 전년 대비 4% 감소할 전망이다.


사업 부문별로는 백화점 부문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백화점 기존점 성장률은 약 3%로, 상반기 '플랫(flat·횡보)' 수준에서 빠르게 회복했다. 내국인 소비심리 회복과 외국인 관광객 매출 증가, 본점의 명품 매출 호조가 맞물리며 의미 있는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평가다. 특히 고마진 국내 패션 카테고리 매출이 늘어나면서 백화점 부문의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대형마트 부문은 부진이 이어졌다. 민생회복지원금 효과가 일시적 요인에 그친 데다, 명절 시점 차이로 매출이 감소했다. 여기에 e-그로서리(오카도) 관련 물류비용이 지속 반영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지연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롯데쇼핑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증권]

▲롯데쇼핑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증권]

양사는 증권가가 꼽는 업종 매력도에서도 밀려나는 분위기다. 한국투자증권은 유통 섹터 내에서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을 주목 종목으로 제시했다. 일부 종목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주가 하방경직성이 높은 종목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를 롯데쇼핑과 이마트에 적용하면, 양 사의 주가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 섹터는 순환매 상황에서 우호적인 수급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내년 업황 개선이 예상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이 섹터 내 방어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GS리테일의 주가는 이달 들어 11% 상승했으며, BGF리테일은 3% 하락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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