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사모대출 흔든 건 부실보다 유동성...‘장기자산-단기환매’의 덫

글로벌 신용시장에서 급성장해 온 사모대출(private credit)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대형 사모대출 펀드에 환매 요청이 몰리고 일부 자산가치가 상각되면서, 그동안 가려져 있던 구조적 취약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 시스템 전체를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사모대출 시장을 둘러싼 경계심은 빠르게 커지는 분위기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뉴욕 증시에서 사모대출 시장 불안이 부각되면서 관련 투자회사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모건스탠리는 4.05% 내렸고, 아폴로 글로벌매니지먼트(-5.44%), 블루아울 캐피털(-4.55%), 블랙스톤(-4.78%), 아레스 매니지먼트(-6.73%), KKR(-3.73%) 등 주요 대체투자 운용사도 급락했다. 11일 미국 사모대출 운용사 클리프워터가 운용하는 330억달러(약 49조원) 규모 펀드에 환매 요청이 몰린 영향이다. 환매 요청 규모는 순자산가치(NAV)의 약 14%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환매 요청이 쇄도하자 클리프워터는 1분기 환매 한도를 펀드 지분의 7%로 제한했다. 사모대출은 은행이 아닌 자산운용사나 사모펀드 등 비(非)은행 금융사가 비상장 기업에 직접 대출을 제공하는 금융이다.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중견기업(미들마켓)이 주요 차주로 꼽힌다. 운용사는 투자자 자금을 모아 기업 대출이나 지분 투자 형태로 운용하고 여기서 발생한 이자와 평가이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사모대출 시장이 커진 배경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은행 규제가 있다. 규제당국이 은행에 자본 확충을 요구하고 위험 대출을 억제하면서 중소·중견기업과 레버리지 바이아웃(LBO) 시장에 거대한 대출 공백이 발생했다. 이를 메꾼 것이 사모대출 시장이다. 시장 규모는 더 이상 틈새시장으로 보긴 어렵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2000억달러(약 1780조원)에서 2025년 2조3000억달러(약 3395조원)로 약 두 배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중 미국 비중이 전체의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모대출 시장은 범위가 불분명하고 투명성이 낮아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미국 사모대출 시장은 헬스케어와 기술 섹터 비중이 각각 19%로 가장 크다. 특히 지난해 AI 기업 투자 확대로 주요 기업의 자금조달 방식이 영업 현금흐름에서 부채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사모대출은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조달 수단으로 떠올랐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8월 메타는 루이지애나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사모자산 운용사인 블루아울 캐피털과 특수목적회사(SPV)를 설립하고 사모대출 시장에서 270억달러를 조달했다. 최근 문제가 커지는 이유는 사모대출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사모대출 자산은 대체로 만기 3~7년의 장기·비유동 자산이다. 그런데 일부 비상장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나 세미리퀴드 펀드(Semi-Liquid Fund)는 투자자에게 분기마다 환매 기회를 제공한다. 보통 환매 한도는 순자산가치(NAV)의 5% 수준이다. 자산은 장기로 묶여 있고 부채는 단기로 빠져나갈 수 있는 전형적인 유동성 불일치 구조다. 시장이 좋을 때는 문제가 드러나지 않지만 투자심리가 흔들리는 순간 환매 요청이 한꺼번에 몰릴 수 있다. 김준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차입 기업의 펀더멘털이 AI 여파로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거나 실제 부실이 확대되고 있다는 증거는 제한적"이라면서 “최근 나타나는 환매 압력은 실질적인 신용 악화보다 선제적 유동성 회수 움직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 불안은 차입 기업의 부실 징후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9월 자동차 대출업체 트라이컬러(Tricolor)와 자동차 부품업체 퍼스트브랜드(First Brands) 파산을 계기로 사모대출 차주의 신용 위험이 부각됐다. 이후 주요 운용사들이 일부 대출 자산을 상각하면서 투자자 불안은 더 커졌다. 대형 운용사도 타격을 받았다. 블랙록은 일부 대출을 전액 상각하면서 관련 BDC의 순자산가치가 19% 급감했고, KKR과 아폴로 등 다른 운용사도 자산가치 하향 조정에 나섰다. 그동안은 이런 문제가 개별 사례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난달 말 블루아울 캐피털이 분기 환매 중단을 발표하면서 시장 전반의 유동성 우려로 번졌다. 블루아울 캐피털은 지난달 사모대출 펀드의 분기 환매를 중단하고 자산 매각을 통해 투자자에게 자금을 돌려주겠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 이후 사모대출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여기에 이달 들어 주요 펀드에 환매 요청이 빠르게 늘면서 일부 운용사는 약관에 따라 환매 한도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지난 6일 블랙록은 자사 최대 사모대출 펀드 중 하나인 280억달러 규모 펀드에서 올해 1분기 환매 요청이 12억달러(순자산가치의 9.3%)에 달하자 실제 환매를 5%로 제한했다. 11일 클리프 워터도 330억원 규모 펀드의 환매 요청이 14%를 넘어서자 환매 한도를 7%로 제한했다. 같은 날 모건스탠리도 80억원 규모 펀드에서 11% 환매 요청이 발생했지만, 환매 한도를 5%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사모대출 시장 불안이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주요 금융기관의 관련 익스포저가 전체 자산 대비 제한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미국 은행권의 관련 익스포저는 약 3000억달러, 5개 대형은행 합계는 1700억달러로 집계된다. 전체 대출 대비 비중은 2% 수준에 그친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현재 대형 금융기관의 자본여력, 은행의 사모신용과 비은행금융기관에 대한 대출 비중, 다변화된 기초자산 섹터 등을 감안할 때 사모대출 리스크가 금융시장의 전면적 신용 크런치(신용 경색)를 촉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과 보험사들이 사모대출 펀드에 투자하거나 자금을 공급하면서 사모대출과 전통 금융권의 연결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사모대출의 상당 부분이 기술·서비스 등 경기 민감 산업에 집중돼 있어 경기 둔화나 금리 상승이 지속될 경우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준수 연구원은 “실제 차입 기업의 자금 조달 환경을 약화시키거나 펀더멘털 훼손으로 이어질 경우, 단기 유동성 이슈에서 중장기 신용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모니터링이 필요한 이슈"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사모대출 시장의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환매 증가와 신규 자금 유입 둔화가 맞물리면서 대출 스프레드는 확대되고 신규 대출은 감소하는 조정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사모대출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했지만 아직 완전한 신용 사이클을 경험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번 환매 사태는 그동안 가려져 있던 위험을 시험하는 첫 단계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사모대출 운용사별 포트폴리오 운용 전략이 중요한 차별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큰 조정 없이 빠르게 확장되어 온 사모대출 비즈니스 구조가 이제 실제 시장 환경 속에서 검증하는 국면에 들어서면서, 같은 사모대출 영역이라도 운용사와 포트폴리오 전략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사모대출 환매 급증이 국내 금융권에 미치는 직접 충격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다만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사모대출 펀드 판매를 꾸준히 늘려온 만큼, 환매 제한이나 기준가 하락이 현실화할 경우 투자 손실 우려는 남아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해외 사모대출 판매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7조원이다. 이 가운데 개인투자자 몫은 4800억원 수준이다. 국내 투자자 판매 잔액과 증가율은 최근 3년간 꾸준히 늘어났다. 이에 따라 미국 사모대출 시장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투자자 민원과 판매사 책임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 상반기 벤처·혁신기업에 투자하는 BDC 도입도 예정돼 있다. 주식과 주식연계채권뿐 아니라 금전대여 형태로도 40% 한도 내 투자가 가능해, 사실상 국내에서도 사모대출 시장의 기반이 열리는 셈이다. 해외에서 사모대출의 유동성·평가 리스크가 부각되는 시점에 국내에서도 유사한 시장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는 만큼, 초기 설계 단계부터 투자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생산적 금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융권의 자금운용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사례를 참고하면서 투자 심사 등 강화된 리스크 관리 조치가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정부, 코스피·코스닥 분리 추진…금투업계 “코스닥, 나스닥과 달라…2부 리그화 우려”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코스피·코스닥 통합운영 체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와 경쟁하는 나스닥 증권거래소처럼 코스피와 코스닥을 경쟁시켜 질적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본질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4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정부의 '코스닥 시장 본연의 역할 제고'에 대한 노력은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의 '코스닥 시장 신뢰·혁신 제고 방안'을 거치며 급물살을 탔다. 해당 법안은 이러한 논의의 연장선상으로,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 심사 단계에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자회사 형식으로 분리·운영하고 추후 상장까지 고려하는 거래소 지주체제 전환이 골자다. 코스닥 시장 특성에 맞는 상장·감시·퇴출 기준을 설계해 운영 효율성과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이 기대하는 효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코스닥 시장을 더 부양하기 위해 추진되는 듯하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나스닥은 기술·벤처 위주로 상장된 시장으로 뉴욕증권거래소와 쌍벽을 이룬다.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이라는 7개 빅테크 기업과 성장 중인 벤처기업이 나스닥에 모두 포함돼 있다.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의 시가총액 역시 뉴욕증권거래소를 상회하기도 한다. 반면 코스닥은 코스피와 동일한 관계가 아니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코스닥에 남아 있을 유인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 큰 시장으로 가기 위해 코스피로 이전 상장을 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코스닥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량 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하고 장기적으로 잔류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을 보다 명확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 분리 당시와 유사한 정책 실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속철도 경쟁 체제 도입을 명분으로 출범한 SRT는 일정 부분 경쟁 효과를 가져왔지만, 노선 배분과 비용 구조 문제로 비효율 논란이 이어졌다. 수익성이 높은 구간은 SRT가 담당하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노선은 코레일이 유지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공공서비스 비용 부담이 코레일에 집중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코레일 공익서비스의무(PSO) 미보전액 누계(2005년~2024년)는 2조원을 상회한다. 중복 업무 통폐합과 효율성 고려를 위시한 코레일·SR 재통합 논의가 추진되는 배경이다. PSO는 철도 요금 할인이나 적자 노선 유지 등 공공성을 이유로 철도 운영기관이 부담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이에 정부는 최근 코레일·SR 연내 통합을 논의하고 있다. 거래소 체제를 분리할 경우에도 시장 간 경쟁만 강조된 채 구조적 역할 분담이 설계되지 않으면 유사한 비효율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일각에서는 코스피로 수요가 몰리고 코스닥의 '2부 리그화'가 심화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경쟁력 강화의 핵심은 우량한 종목을 코스닥에 어떻게 만들어내고 잔류시키는지에 달렸다. 현재 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충분히 형성되지 못한 점도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레일과 에스알(SR) 분리 역시 경쟁 도입을 명분으로 추진됐지만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시장 구조 개편보다 결국 상장 기업의 질과 투자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 내부 반발도 만만찮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국거래소지부(한국거래소 노조)는 지주사 전환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코스닥은 하나의 시장인 반면 나스닥은 여러 시장을 보유한 거래소로 구조 자체가 다르다며 이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부터가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또 미국 나스닥을 비롯한 글로벌 거래소들이 여러 시장을 한 지붕 아래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실제로 나스닥 증권거래소는 그 자체로 독립적인 법인으로서 내부에 글로벌 셀렉트 마켓(우량 기업)·글로벌 마켓(중간 규모 기업)·캐피털 마켓(초기 기업) 3가지 시장을 둔다.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하부 시장에서 상부 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는 사다리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글로벌 표준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코스닥이 자회사로 분리돼 무리하게 경쟁에 내몰릴 경우 수익 중심 경쟁이 심화되면서 상장 준비가 부족한 기업들이 대거 유입될 수 있고, 이는 1999년 '닷컴버블'과 같은 시장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거래소는 지주사 체제 전환에 대해 “법 개정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실무 검토가 진행된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이슈+] 기금형 퇴직연금 ‘운용 경쟁’ 서막...금융권 긴장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기금 단위 수익률 비교를 기반으로 한 경쟁 구조가 형성될 경우 시장 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는 인프라 투자 부담과 재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 전략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27일 성균관대학교 국제관에서 열린 '2026년, 기금형 퇴직연금은 어떤 모습일까' 포럼에서는 기금 단위 경쟁 체계 도입이 시장 판도에 미칠 영향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현행 계약형 연금 구조에서는 기업이 퇴직연금 사업자인 금융기관과 계약을 맺고, 사업자 중심으로 제도가 운영된다. 금융기관의 경우 개별 상품을 제공하는 역할에 머무르고, 기금 단위의 통합 운용 성과로 경쟁하는 구조는 아니다. 사용자와 가입자인 근로자는 각 금융기관이 제시하는 상품 가운데에서 선택하는 방식이다.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기금 단위 수익률이 직접 비교되는 구조가 형성되면 금융기관 간 운용 성과 경쟁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이 미칠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의 경우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필수인 만큼, 역량이 부족한 사업자는 도태될 수 있어서다. 유안타증권과 KB자산운용 등 일부 금융사들은 도입 초기 단계를 지나 내용이 구체화되는 대로 대응 방향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은 자사의 연금 브랜드 파워를 활용한 기금형 퇴직연금 통합마케팅을 고려하고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도입을 준비하는 초기 단계라 구체적인 공개는 어렵지만, 그룹내 운용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부담은 비용보다 책임 측면에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금형 체계가 도입될 경우 제도 운영과 기금 운용 과정에서 기업의 역할이 지금보다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기업의 역할과 책임 강화가 직접적인 금전적 부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금형에 수반되는 비용도 현행 계약형 수수료 수준과 비교해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 실장은 “다만 DC형처럼 부담금 납부 이후 역할이 종료되는 구조와 달리, 운용과 관련한 책임이 일정 부분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금형 퇴직연금이 안착할 경우 근로자의 수익률은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현행 계약형 구조에서는 원리금보장형 상품 비중이 높아 수익률이 연 2%대에 머무는 경향이 있다. 기금 단위로 자금을 통합 운용하고 외부자산위탁운용(OCIO) 등을 활용할 경우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운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제도 도입이 곧 가입자 이동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기금형이 도입되더라도 기존 확정기여형(DC형) 제도와 병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DC형은 가입자가 직접 운용을 결정하는 구조인 만큼, 기존 가입자가 기금형을 선택할 유인이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영주 닐슨 한국퇴직연금데이터 대표는 “기존의 DC형 가입자가 기금형을 신뢰하고 실제로 선택할 것인지는 향후 제도 설계와 운용 성과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이슈+] 코스피 6000 돌파 초읽기…증권가 “상반기 8000도 가능”

코스피 6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국내외 증권사들이 목표치를 잇달아 상향하고 있다. 상반기 중 8000선 도달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반도체가 이끄는 전례 없는 이익 증가세를 공통 근거로 제시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경 코스피 지수는 6000포인트 돌파를 눈앞에 둔 5960선까지 올라섰다. 코스피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각각 20만원과 100만원을 넘어서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강세장의 본질을 '이익 주도 장세'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실적 상승세가 코스피 이익 전망치를 끌어올려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인공지능(AI) 발 경기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는 신중론도 나온다. 국내외 증권사들이 코스피 목표치를 높인 핵심 배경은 코스피 주당순이익(EPS) 상향이다. 가장 공격적인 전망을 내놓은 노무라투자증권은 23일 상반기 코스피 목표치를 7500~8000으로 제시했다.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12~13배, 자기자본이익률(ROE) 18.6%를 적용한 결과다. 현재 코스피는 2026년 초 기준 PER 9.2배에 머물고 있다. 노무라는 올해 코스피 EPS 증가율을 129%로 추정했다. 메모리 기업이 한국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4%까지 확대되며 지수 이익을 견인할 것으로 봤다. 하나증권은 20일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7870을 코스피 목표치 상단으로 제시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 순이익 전망치가 대폭 상향되면서 코스피 순이익 전망도 크게 오른 점과 국내외 유동성 증가를 상향 근거로 꼽았다. 반도체 업종 순이익 전망치는 작년 말 137조원에서 지난 20일 259조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는 코스피 순이익 추정치 상향 조정의 96%에 달한다. 글로벌 유동성 지표인 12개국 광의통화(M2)는 118조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국내 투자자 예탁금도 103조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증시 재평가에 긍정적이라고 봤다. 같은 날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상단을 5650에서 7250으로 높였다. 반도체 실적이 상향 조정되면서 코스피 EPS는 5% 추가 상향했고, 배당 성향 강화를 미리 반영해 적정 PER을 12배를 적용한 결과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주된 근거는 반도체 이익 급증인데, 이것은 연초와 현재가 다르지 않다"며 “상반기 중 반도체 주도 랠리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익 민감도가 높아진 국면에서 실적 개선이 가능한 자동차, 은행, 조선, 기계 등 업종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키움증권은 24일 올해 코스피 연간 상단을 기존 6000에서 7300으로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증시 대비 국내 증시의 압도적인 이익 모멘텀과 여전히 낮은 밸류에이션 부담, 3차 상법 개정안 통과 이후 ROE 개선 전망 등을 상향 조정 배경으로 꼽았다. 최근 시장에서 우려하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는 '차익 실현' 성격으로 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0조원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반도체(-15조원), 자동차(-6조원) 등 지난 1~2월 폭등 랠리를 했던 업종에 집중된 점을 미루어 볼 때 차익실현에 국한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히려 단순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수급 환경은 갈수록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전 세계 ETF 시장에서 미국(1920억 달러) 다음으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국가가 한국(180억 달러)으로 나타났다. 전날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3차 상법 개정안에 관해 한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담긴 3차 상법 개정안 통과로 기업의 주주환원 강화와 코스피 ROE 개선, PBR 추가 리레이팅도 기대해 볼만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AI 투자 확대가 단기적으로는 기업 실적을 밀어 올리지만, 장기적으로는 고용 악화와 소비 위축을 초래해 경기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DB증권은 19일 코스피 전망치를 기존 4500~5500에서 4300~5700으로 조정했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AI 시설투자가 늘수록 고용이 악화되고 소비가 줄어 경기 불안이 커질 수 있다"며 “그러면 회사채 발행이 위축되고, AI 투자 역시 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이슈+] 실적은 ‘성장’ 주가는 ‘폭락’…코스메카코리아 향한 엇갈린 시선

▲크레이씨(CRAiSEE) 코스메카코리아가 실적 발표 후 주가가 수직 낙하해 지난 1년간 쌓아 올린 상승분을 단 하루 만에 증발시켰다. 지난해 4분기 흑자 기조를 이어가며 외형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시장은 냉담한 매도세로 응답하며 증권가와 엇박자를 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메카코리아는 전 거래일 대비 17.65% 하락한 8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급락세를 탔다. 실적 발표가 재료 소멸로 인식되자 그간 쌓였던 차익 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메카코리아의 주가는 최근 2년간 가파른 상승세로 이어졌고, 지난 13일에는 역대 최고가(10만6400원)를 기록했다.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시가총액 역시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현재 시가총액은 7110억원으로 2024년 말 대비 20.3% 증가했고, 2023년 대비로는 83.25% 급증한 수준이다. 다만 이번 조정은 실적 악화보다는 눈높이 조정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코스메카코리아의 외형과 이익 지표는 모두 개선 흐름을 보였다. 실제로 코스메카코리아의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은 209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고, 매출도 1781억원으로 두 자릿수(39%) 성장세를 유지했다. 실적 발표 직후 증권사들은 공통적으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할 경우 수익성 체력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과 한국 법인의 자동화 설비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이익 레버리지 구간에 진입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이어 고객사와 취급품목(SKU) 다변화에 따라 매출 안정성이 강화됐고, 글로벌 시장 내 화장품 연구·개발·생산(K-ODM) 산업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보증권은 코스메카코리아의 목표주가를 종전 10만원에서 13만원으로 상향했다. 4분기 실적에 반영된 약 55억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수익성은 더 양호했다는 분석이다. 히트 브랜드의 SKU가 단일 제품에서 복수 제품군으로 확대되며 매출 기반이 안정됐고, 미국 법인은 자동화 설비 효과로 이익 레버리지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12만5000원으로 올렸다. 4분기 실적은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이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생산 효율 개선과 고객 다변화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 변동성은 구조적 성장 스토리를 훼손할 요인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KB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은 공통적으로 한국 법인의 성장세 지속과 미국 법인의 생산 자동화 효과에 따른 이익 체력 개선에 주목했다. 4분기 실적에서 D사를 포함한 인디 고객사의 매출 확대가 확인됐고, 수주 증가와 생산 효율 개선이 중장기 수익성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목표주가를 종전 10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상향했다. 올해에도 채널·권역 확장을 이어가는 인디 브랜드 성장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상반기는 한국 법인, 하반기는 미국 법인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올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9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올렸다. 기존에 적용했던 밸류에이션 할인율을 제거하고 적정 PER 20배를 반영해 기업가치를 재산정했다는 설명이다. 손민영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는 미국법인 주요 고객사 재고조정으로 성장세는 일시 둔화되겠으나, 2분기부터 미국법인 턴어라운드와 한국법인 견조한 흐름이 더해지며 성장추세는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美 대법원 트럼프 관세 위법 판결…“증시 영향 제한적, 불확실성 해소는 아직” [이슈+]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대한 미국 연방대법원 위법 판결에 증권가는 증시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행정명령 등을 통해 판결을 우회하는 새로운 관세 카드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판결이 당장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대법원이 20일(현지시각)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즉각 전 세계 15%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인 20일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모든 국가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가 하루 만인 21일 이를 법률상 최대치인 15%로 올리겠다고 했다. 해당 관세는 오는 24일부터 부과되고 대통령 권한으로 150일까지 유지할 수 있다. 이후에는 미 의회 동의를 거쳐야 관세가 유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무기화' 의지가 재확인된 가운데 글로벌 무역 환경의 관세 구조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황유선·박미정·권혁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21일 '미국 연방대법원 IEEPA 관세 판결의 주요 내용 및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기존의 보호무역 장벽이 그대로 유지되기는 어렵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무기화를 완전히 저지하지는 못해 불확실성이 고조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관세 위법 판결의 상징적 의미는 있으나 실질적 의미는 약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입장에서는 상호관세율 15%가 글로벌 관세 15%로 대체되고, 품목별 관세에는 영향이 없는 만큼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관세구조 재편에 따른 트럼프 행정부의 신중모드 전환 가능성이 위험 선호 심리를 이어가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주식시장은 실효관세율 하락, 관세 판결 불확실성 해소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하급법원으로 위임된 관세 환급 이슈는 업사이드 리스크(upside risk)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관세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관세법 338조 등 '플랜B'를 활용해 더 강력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방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관세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IEEPA의 한계를 지적한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 시절부터 관세 부과의 근거 법률 역할을 해온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를 트럼프 행정부 역시 적극 활용해 안보 관점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거나 리쇼어링을 추진하는 품목에 대한 관세를 지속 부과해 나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안 법률을 총동원해도 미국의 대외 협상 레버리지가 이전보다 약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무역법 122조는 적용 기간에 제한이 있어, 지정학적 갈등 시 신속하게 관세로 압박하던 기존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판결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미국 내에서도 공감대가 크지 않다는 점이 확인된 것도 트럼프의 협상력을 낮추는 요인이다. 산업별로 보면, 철강과 이차전지 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전 세계 대상으로 부과한 철강 관세 50%는 이번 판결과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관세로 국가안보가 위협받을 정도로 심각한 무역 불균형 발생 시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미 트럼프 1기 때 동일한 조항으로 철강 관세를 부과한 적이 있기 때문에 철강 시장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다만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과 알루미늄이 포함된 파생 제품의 관세 범위 축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실화할 경우 해당 제품의 미국 수출이 회복되면서 국내 철강 수요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차전지 산업도 이미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2024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올해부터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에 대한 25% 품목관세가 부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화장품 업종은 상대적인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민영 KB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15%는 위법 판결로 무효화됐으나,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동일한 관세율 15%가 150일간 한시적으로 발효될 예정이기에 단기적으로 한국 화장품 업체들의 직접적인 이익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또한 15% 관세율에 따른 미국 대상 수출 물량이 큰 업체들의 이익 감소 폭은 우려대비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손 연구원은 “오히려 글로벌 일괄 15%가 적용됨에 따라 한국 화장품 업체들의 상대적인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K-뷰티 브랜드들과 비슷한 포지셔닝을 가진 미국 브랜드 중 상당수가 중국 제조자개발생산(ODM)으로부터 제품을 조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원가 부담이 완화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이슈+] 파마리서치 ‘리쥬란 프리미엄’ 제동…성장통·재조정 사이 ‘비싼 수업료’

▲크레이씨(CRAiSEE) K-에스테틱 대장주 파마리서치가 자본시장의 냉정한 재평가 국면에 진입했다. 주가는 최저치까지 밀렸고 증권가는 일제히 눈높이를 낮췄다.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의 시선은 단기 실적 부진을 넘어, 그간 주가를 지탱해온 고성장 프리미엄이 여전히 유효한지로 옮겨가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파마리서치의 주가는 지난 6일 31만2000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26일 기록한 52주 최고가 71만3000원 대비 56% 급감한 수치다. 갑작스러운 주가 하락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돌면서 나타난 반응으로 풀이된다. 파마리서치는 작년 4분기에 매출액 1428억원과 영업이익 518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5%, 53.7% 증가한 수준이다. 문제는 시장 기대치와는 괴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컨센서스 대비로는 매출이 약 7.7%, 영업이익이 20% 이상 하회했다. 이에 증권가의 시선도 빠르게 보수적으로 전환됐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5일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교보증권·LS증권·다올투자증권·키움증권·상상인증권이, 6일에는 DB증권과 대신증권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들 증권사 가운데 DB증권이 54만원으로 가장 낮은 목표가를 제시했다. 증권가의 공통된 시선은 '실적이 나쁘다'기보다 '기대가 앞서 있었다'는 데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력 제품인 리쥬란을 중심으로 한 고성장 서사가 주가에 선반영된 후, 성장 속도가 다소 완만해질 조짐이 나타나자 멀티플 조정이 불가피해졌다는 해석이다. 즉 이번 목표주가 하향은 성장 경로에 대한 가정을 보수적으로 재설정하는 과정으로 읽힌다. 증권사 가운데 파마리서치를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한 곳은 DB증권이다. DB증권은 목표주가를 종전 80만원에서 54만원으로 33% 하향했다. DB증권의 시각은 단기 실적 부진 자체보다, 성장 국면이 이미 한 단계 넘어섰다는 인식에 가깝다. 지난해 형성된 높은 실적 기저로 인해 과거와 같은 성장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DB증권은 올해 파마리서치 실적 전망으로 매출액 6622억원(전년 대비 23.6% 증가), 영업이익 2707억원을 제시했다.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26.3% 증가하고, 영업이익률(OPM)은 40.9%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익성 자체는 여전히 우수하다는 평가다. 다만 분기별 실적 성장이 이어지더라도 성장률 둔화는 구조적으로 불가피하다는 점을 짚었다. 실적의 질보다 속도에 대한 기대가 문제라는 해석이다. 이 같은 인식은 DB증권만의 시각은 아니다. 다른 증권사들도 공통적으로 파마리서치의 성장 기대치 조정이 불가피해진 국면이라는 점에 무게를 실었다. 증권사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4분기 실적 하락을 중장기 성장성의 훼손으로 해석하는 시각은 제한적이다. 의료기기 내수 매출이 분기 기준으로 일시적인 둔화 국면에 진입한 데다, 판관비가 단기적으로 확대되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등은 인센티브와 마케팅 비용, 해외 확장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연구개발비 증가 등 비용 요인이 단기 실적을 눌렀다는 점을 짚었다.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30% 중반대를 유지하며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는 만큼, 수익성 구조가 훼손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다만 과거와 같은 고성장률을 전제로 한 밸류에이션을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점에는 의견이 모인다. 삼성증권은 올해 실적 예상치를 하향 조정했다. 예상보다 더딘 내수에서의 회복세 및 해외 확장을 위한 판관비 상승 추세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정동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기존 추정치 대비 9.6%, 9.8% 하향하고, 예상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반으로 목표주가도 내렸다"며 “작년 3분기부터 미국 자회사 실적, 병행 수입 통제, 회계 기준 변경 등의 변수가 다수 발생하며 투자자 피로도가 증가한 부분은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이슈+] 게임주 2.6조 증발시킨 ‘지니 쇼크’…현실은 엔진 교체보다 ‘유저 눈치’

▲크레이씨(CRAiSEE) 국내 게임사 시가총액이 최근 5거래일 간 2조6000억원 증발했다. 특히 '인공지능 퍼스트(AI First)'를 내세웠던 크래프톤에서만 1조원 넘게 빠졌다. '엔진 없는 게임 생성' 가능성이 부각되며 게임주 전반으로 패닉 셀이 확산됐다. 주가 조정의 원인은 AI다. 다만 AI 기술 자체가 주요 원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활용성과가 아직 가려지지 않은 '불확실성'이다. 증권가는 AI가 게임사를 대체하기보다는,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KRX 게임 TOP10 지수는 지난달 29일 대비 8% 가까이 하락했다. 이러한 급락세는 지난달 30일 오전 구글 딥마인드가 공개한 '프로젝트 지니'가 촉매제가 됐다. 프로젝트 지니는 텍스트와 이미지 입력만으로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3차원(3D) 가상 세계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프로젝트 지니가 공개되자 기존 게임 엔진과 개발사의 역할을 구조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됐다. 실제로 프로젝트 지니 공개 당일 미국 증권 시장에서 유니티(-24.22%), 테이크투 인터랙티브(-7.93%), 로블록스(-13.17%) 등 주요 게임 엔진·개발사들의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국내에서는 당일인 30일부터 게임주들의 하락세가 이어졌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국내 증권업계는 이번 조정이 기술적 잠재력을 과도하게 선반영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AI 기술 그 자체보다는, 이 기술을 게임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점이 투자 불안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은 프로젝트 지니가 현재 연구용 프로토타입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기술 성숙도와 적용 범위가 아직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기획부터 아트, 사운드, 시스템 설계·라이브 운영 등 복합적인 역량이 요구되는 실제 게임 개발 과정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 역시 월드 모델의 발전 속도는 경계해야 하나, 현재 수준에서 기존 제작 툴과 엔진을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증권가는 AI를 게임사의 위협이라기보다 개발 구조를 바꾸는 생산성 도구로 본다. 특히 국내 게임사들에는 중국 등 글로벌 대형 게임사와의 인력 격차를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최근 시프트업은 소수 인력으로 콘텐츠 완성도를 유지하기 위해 AI 활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냈다. 크래프톤 역시 AI First 전환을 통해 개발 기간 단축과 비용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게임사에 프로젝트 지니와 같은 월드 모델의 발전은 곧 기회"라며 “AI를 얼마나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가 앞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AI 활용에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 기술을 도입하느냐를 넘어, 이를 소비하는 이용자의 눈높이를 맞추는 일이다. 게임에서 기술의 완성도만큼이나 중요한 지점은 유저의 수용성이다. 대신증권은 게임 흥행에 개발진에 대한 팬덤과 창작의 '정성'이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AI 활용이 유저들에게 성의 부족으로 인식될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최근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등 일부 게임사들이 제작 과정에서 AI를 활용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며 유저들의 거센 반발을 산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인디 게임계 역시 인간 중심의 창작 가치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AI 사용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추세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게임사 입장에서 창작 영역에 대한 유저 감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발 효율성을 제고함과 동시에 게임의 재미를 강화할 수 있는 AI 활용의 적절한 균형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이슈+] ‘이제까지 이런 랠리는 없었다’…코스피·코스닥 1월 ‘동반 20%대’, IT 버블 후 25년 만

▲크레이시(CRAiSEE) 1월 국내 증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출발을 보였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20%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연초 랠리를 연출했다. 이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의 상승률이며, 글로벌 주요 증시와 비교해도 수익률 격차가 뚜렷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은 각각 24%씩 상승했다. 연초부터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대형주 강세가 지수를 끌어올렸다. 코스닥 역시 중소형 성장주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며 동반 급등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1월에 동반 20%대 급등세를 연출한 것은 수십 년간의 시계열상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기록이다. 연도별 1월 흐름과 비교하면 올해의 특수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최근 10년간 1월 등락을 보면 지난해 1월에는 코스피가 5%, 코스닥이 7% 상승했다. 2024년에는 각각 -6%, -8%로 동반 약세를 보였다. 2023년에는 코스피 8%, 코스닥 9% 상승했고, 2022년에는 글로벌 긴축 여파로 코스피 -11%, 코스닥 -16%의 급락을 겪었다. 2019년과 2021년에도 상승 흐름은 있었으나 한 자릿수 등락에 머물렀다.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강했던 2018년(14%) 역시 코스피 상승률은 4%에 그쳤다. 이와 비교하면 올해 1월은 코스피·코스닥이 동시에 가장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린 출발로 평가된다. 월별 흐름으로 넓혀 봐도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시에 20%대 상승률을 기록한 사례는 제한적이다. 가장 최근 양대 지수가 동시에 10%대 상승률을 보인 것은 지난 2020년 11월이다. 당시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와 글로벌 유동성 공급 확대를 배경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14.3%, 11.8% 상승했다. 그 이전으로는 2001년 11월, IT 버블 붕괴 이후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국면에서 코스피 19.7%, 코스닥 12.7% 상승이 나타났다. 다만 당시에는 위기 이후 급격한 되돌림 성격이 강했다는 점에서 현재와는 성격이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1999년 IT 버블 시기에는 월평균 기준으로 코스피 10~20%, 코스닥 20~50%에 달하는 급등이 이어졌지만, 이는 코스닥 중심의 비정상적 과열 국면이었다. 올해 1월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1월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포함한 코스피 시장에서는 개인의 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 기간 개인은 14조702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도 3140억원 순매수로 소폭이나마 매수 우위를 보였다. 반면 기관은 18조3140억원 순매도로, 연초 급등 이후 차익 실현에 나선 모습이 뚜렷했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관 주도의 수급 구조가 나타났다. 1월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은 10조880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은 9조2530억원 순매도로 차익 실현에 나섰고, 외국인은 5260억원 순매수로 소폭 매수 우위를 보였다. 정책 기대가 반영된 중소형 성장주를 중심으로 기관의 선별적 매수가 유입된 반면, 개인은 급등 이후 비중 조정에 나선 모습이었다. 글로벌 증시와의 비교에서도 국내 증시의 상대 강도는 분명하다. 올해 1월 기준 한국 코스피는 24%, 대만 가권지수는 12.3% 상승한 반면, 미국 S&P500은 1.9%, 유럽 유로스톡스50은 2.5%, 일본 TOPIX는 4% 상승에 그쳤다. 국내 증시의 급등 흐름 중심에는 코스피의 반도체 주도 장세가 자리하고 있다.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가시성이 빠르게 개선되며 대형주 중심으로 자금이 집중됐고, 월말로 갈수록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어지면서 지수의 추가 턴업을 자극했다. 실적 전망 상향이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는 과정이 비교적 선명하게 나타났다는 평가다. 코스닥의 급등 역시 단순한 추격 매수로만 보기는 어렵다. 연초 조정 국면에서 낙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되돌림 성격의 매수가 유입된 데다, 정책 기대가 맞물리며 중소형 성장주 전반으로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됐다. 일부에서는 코스닥 강세를 코스피 자금 이탈로 해석하지만,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구조적 위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증시에 대한 눈높이 역시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날 기존 5300선이던 코스피 목표치를 5800선으로 상향 제시했다.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며 지수의 중장기 상승 여력이 확대됐다는 판단이다. 다만 연초 급등 이후에는 업종 간 순환과 단기 변동성을 동반한 조정 국면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주도의 지수 레벨업 이후에는 업종 간 순환매를 동반한 2차 상승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4분기 실적 시즌을 지나면서 단기 과열 해소와 함께 매물 소화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는 내수주 중심의 순환매에 대응하되,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실적 가시성이 확보된 업종은 중기 관점에서 매집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이슈+] 고위험에 베팅하는 개미들, 금투협 사이트에 ‘바글바글’…코스닥 레버리지↑, 인버스 ETF↓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연일 강세를 이어가면서 개인투자자 자금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집중되고 있다. 반면 지수 하락에 베팅한 인버스 ETF는 단기간에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며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가 1000선을 돌파한 지난 26일부터 개인투자자 자금이 코스닥 관련 ETF로 급격히 쏠렸다. 특히 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코스닥150을 추종하는 대표 ETF와 레버리지 상품으로 매수세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코스닥이 7% 이상 폭등한 26일 하루 동안 KODEX 코스닥150에는 개인 순매수 자금 5952억원이 유입되며 국내 ETF 시장 24년 역사상 일일 기준 최대 매수 기록을 세웠다. 이후 사흘간 누적 순매수 규모는 1조6934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9320억원) △TIGER 코스닥150(3820억원) △TIGER 코스닥150레버리지(786억원) 등에도 대규모 자금이 몰렸다. 사실상 개인투자자 자금이 코스닥 지수 방향성에 베팅하는 ETF로 집중된 셈이다. 이 같은 매수세에 힘입어 29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73%(30.89포인트) 오른 1164.41에 마감하며 엿새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수 급등의 직격탄은 레버리지 ETF 성과로 이어졌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22~29일) 수익률 상위권은 코스닥150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가 사실상 독식했다. KIWOOM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는 이 기간 73.57% 급등하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HANARO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73.05%) △RISE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71.93%)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71.76%) △TIGER 코스닥150레버리지(70.5%) 등 모두 70%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다. 코스닥 레버리지 상품 투자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금융투자협회 사전교육 사이트에는 접속자가 몰리며 한때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반면 코스닥 지수 하락에 베팅한 인버스 ETF는 정반대의 성적표를 받았다. △PLUS 코스닥150선물인버스(-26.33%) △RISE 코스닥150선물인버스(–26.27%) △KIWOOM 코스닥150선물인버스(–26.01%)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25.83%) △TIGER 코스닥150선물인버스(-25.6%) 하락률을 기록했다. 단 일주일 만에 코스닥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 간 수익률 격차는 9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레버리지 상품뿐 아니라 일반 코스닥150 ETF 역시 강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일주일 기준 △HANARO 코스닥150(32.48%) △SOL 코스닥150(32.41%) △ACE 코스닥150(32.31%) △PLUS 코스닥150(32.08%)의 수익률을 올렸다. △TIGER·KODEX 코스닥150 역시 3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단기 테마성 움직임을 넘어, 코스닥 지수 자체가 급등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코스피 시장에서도 방향성은 같았다. 최근 한 달간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에 올랐던 코스피200 인버스 2X(곱버스) 상품들은 상승장 속에서 손실이 확대됐다. 최근 일주일 기준으로 △KIWOOM 200선물인버스2X(–12.90%) △KODEX 200선물인버스2X(–11.86%) △RISE 200선물인버스2X(11.81%)를 기록했다. △PLUS 200선물인버스2X(-11.68) △TIGER 200선물인버스2X(-11.45%) 하락률을 나타냈다. 코스닥에 국한되지 않고 지수 상승 국면에서 인버스 상품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나타낸 것이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행태가 지나치게 방향성에 쏠리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시장 안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불과 얼마 전까지 코스피 4000~5000 구간에서 KODEX 200선물인버스2X(곱버스)에 매달리다 큰 손실을 본 흐름이 이번에는 코스닥 레버리지 상품으로 형태만 바뀌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 ETF로 유입되는 개인 매수세는 합리적 판단보다는 투기적 성향이 강하다"며 “특히 신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개별 종목 분석 없이 지수 추종 ETF를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본시장업계 연구원은 “레버리지 ETF는 코스닥150 선물 등 파생상품을 활용해 운용되는 구조인 만큼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손실 폭이 예상보다 확대될 수 있다"며 “특히 지수가 방향성을 잃고 등락을 반복하는 국면에서는 투자 원금 훼손 속도가 빠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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