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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평균 연봉 7531만원...최고등급 셀프평가

KB금융,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1인당 평균 7500만원이 넘는 보수를 받았다. 각 금융지주의 이사회는 모든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면서도 자신들의 의사소통 등이 우수하다고 셀프평가했다. 해외 주요 기관들은 주요 금융지주 사외이사진이 경영을 제대로 감시하거나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10일 국내 5대 금융지주가 공시한 '2023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회사의 사외이사는 지난해 평균 7531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IMM인베스트먼트 대표로 회사 내부 규약상 사외이사 보수를 받지 않은 우리금융지주 지성배 사외이사를 제외한 전체 36명의 평균 보수다. 이 중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 7명 중 3명이 지난해 1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았다. 5대 금융 가운데 억대 보수 사외이사는 KB금융이 유일했다 신한금융 사외이사는 9명 가운데 7명이 8000만원대 보수를 받았다. NH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7명의 평균 보수는 5701만원으로 다른 지주사보다 적었다.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매달 통상 400만~450만원의 기본급을 받았다. 이사회에 한 번 참석할 때마다 100만원의 수당을 따로 챙기기도 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 각종 소위원회 참석에도 일종의 거마비 형식으로 수당이 붙었다. 연 1회 종합건강검진, 골프장 부킹 등 보수에 포함되지 않은 혜택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5대 금융지주 이사회에서 논의된 162건의 결의 안건에 사외이사가 반대표를 던진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다. 162건의 안건은 3건의 수정, 조건부 가결을 포함해 100% 이사회에서 가결됐다. 작년 하반기부터 금융권의 가장 큰 잠재적 위험 요소로 부상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해외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한 언급은 5대 금융지주 보고서를 통틀어 단 두 곳에 등장했다. 그럼에도 사외이사들은 스스로 매우 후한 점수를 줬다.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위원회 구성원(사외이사)은 위원회 구성 규모의 적정성, 이사회가 부여한 권한과 업무위임의 적정성, 위원회 기능과 역할의 충실성 등 항목에서 자신들의 활동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우리금융지주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들 역시 위원회 구성, 기능, 역할, 운영, 경영진과의 의사소통이 우수하다고 자평했다. NH농협금융지주 리스크관리위원들도 설문 결과 모든 평가 항목에서 스스로 최고 등급(S)을 매겼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국내 주요 금융지주 사외이사진이 경영을 제대로 감시하거나 견제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일례로 작년 초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4대 금융지주(신한, 하나, 우리) 주총 안건 관련 보고서에서 주주들에게 각 금융지주 사외이사 후보 연임 안건에 반대하라고 권고했다. 라임, DLF(파생결합펀드) 사태, 채용비리 등 각 금융지주의 대형사고와 관련해 법적 위험이 있는 임원에 대해 이사회가 집단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넘어간 만큼 유임의 자격이 없다는 게 ISS의 주장이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데스크 칼럼] 다시 찾아온 역성장의 그늘

역성장이라는 키워드가 국내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지난해 연간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코로나19 사태인 2020년(-0.7%)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았고, 코로나19를 제외하면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0.8%) 이후 최저치다. 외환위기인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1.9%)에도 밀렸다. 수년간 사상 최대 실적 스토리를 써내려가던 국내 금융지주사들도 지난해 역성장이라는 역풍을 피하지 못했다. KB금융지주를 제외하고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모두 작년 순이익이 전년보다 크게는 20% 가까이 감소했다. 2023년 한 해 4대 금융지주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무려 9조원 육박(8조9931억원)한다. 상생금융 관련 비용 인식, 대체투자자산 평가손실, 대손충당금전입액 증가 등이 실타래처럼 엉킨 탓이다.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수식어가 익숙해지던 찰나, 4대 금융지주 연간 순이익 총액(14조9682억원)의 절반이 넘는 각종 비용들이 실적을 잠식한 셈이다. 올해도 만만치 않다. 당장 올해 하반기께 기준금리 인하가 선행될 경우 대출금리가 하락하면서 순이자마진(NIM),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은행권을 향해 취약차주 고통분담에 나서라는 정치권과 정부의 요구는 실적 둔화와 관계없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19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은행권 수익의 한 축을 담당하는 가계대출 성장은 요원하다. 국내 경기는 어떠한가. 내수 부진은 차치하고서라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언제까지고 '우려'에만 그칠지 알 수 없다. 올해 경영 환경을 '비상'으로 상향 조정하고, 비용 절감과 보수적 관점에서의 성장 전략을 수립하지 않는다면 실적 턴어라운드는 요원할 것이 자명하다. 불확실성이라는 단어마저 불확실하게 느껴지는 작금의 경영 악조건 속에서 우리나라 금융사들의 과거 경영전략을 곱씹게 된다. 이익관리 능력과 함께 미래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했던 상황은 수많은 위기 속에서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과거 저성장, 저금리 시대 금융사들의 생존 키워드는 단연 인수합병(M&A)이었다. 특히 금융지주사의 경우 은행 중심의 수익쏠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M&A는 생존을 위한 절박한 선택이었고, 미래를 위한 베팅이었다. 은행, 증권, 카드, 보험 등 금융을 일구는 사업 영역의 사이클이 수년간 흥망성쇄를 반복했다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해 판단한 것이다. 은행이 좋지 않을 땐 증권사가 두각을 보였고, 증권사가 좋지 않을 땐 다른 사업군이 빛을 보였다. 거액을 투입해 금융회사를 인수하고, 인수 후 통합작업(PMI),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리스크 관리 등을 적재적소에 가동한 덕에 당시 인수를 완료했던 금융사들은 현재 금융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나아가 금융사들은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해 포화상태인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금융 본연의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도, 그룹의 중장기비전 기반인 성장 동력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성장세가 둔화된 시점에서의 이들 금융사의 과거행보가 주는 시사점은 비교적 간결하고 명쾌해 보인다. 현재의 두려움보다 앞으로의 성장성에 베팅한 CEO의 눈썰미에 대한 평가는 언제나 역사가 증명한다는 것이다. 금융사를 바라보는 시장의 눈은 위기라는 단어에 더욱 익숙해진 듯하다. 불황이 걷힐 때쯤 되면, 불황 속에 분주히 움직이던 기업들의 행보는 진가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고금리, 고물가 시대, 우리나라 각 금융사들이 펼칠 위기 속 해법은 미래에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앞으로 달려 나가는 것이다." 리더십의 대가 데일 카네기의 말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기술유출 빨간불②] 반도체 등 첨단분야 경쟁 과열···韓 기업 ‘초긴장’

삼성, SK 등 기업들이 '기술 유출'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는 가운데 재계에서는 최근 드러난 각종 사례의 공통점이 '미래 기술'에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인공지능(AI),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산업군을 중심으로 인력·자본력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 입장에서는 앞으로 같은 고민을 계속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분야는 단연 AI다. 오픈AI가 '챗 GPT'를 내놓고 엔비디아의 기업가치가 급상승하면서 수많은 기업들이 AI쪽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지닌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는 AI의 가장 큰 수혜를 받는 제품이 고대역폭메모리(HBM)다.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린 제품이다. 개발 과정을 거친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해당 반도체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마이크론 임원으로 이직한 SK하이닉스 전 연구원에 대한 전직금지 가처분을 법원이 인용한 것은 그만큼 HBM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인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해당 임원이 맺은 전직금지 약정이 5개월 정도 남은 가운데 가처분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HBM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긴 하지만 마이크론 역시 차세대 'HBM3E' 양산에 가장 먼저 성공하는 등 추격에 고삐를 죄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역시 업계 최초로 12단 36기가바이트(GB) HBM3E 개발에 성공하며 패권경쟁이 치열하다. 자율주행차 관련 핵심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죄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받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항소심이 기술 유출 사태의 중대함을 파악해 원심을 파기하고 해당 교수를 법정구속한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17년 중국의 해외 인재 유치 계획인 '천인계획'에 선발돼 2020년 2월까지 자율주행차 라이다(LIDAR) 기술 연구자료 등 72개 파일을 중국 현지 대학 연구원 등에게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정부 역시 나름대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우리나라 산업기술보호법은 '국내외 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관련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높아 해외로 유출될 경우에 국가의 안전 보장 및 국민 경제의 발전에 중대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규정해 특별 관리하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전자, 조선, 원자력 등 분야 70여건이 여기에 해당한다. 30나노 이하급 D램 기술,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기술 등이 포함된다. 글로벌 기술 패권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주요 산업 기술 해외 유출을 강력히 억제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산업기술보호법 개정, 법원과 협력을 통한 양형 기준 상향(실질 처벌 강화) 등에 대한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2월 중소기업인들과 현장 간담회에서 “기술유출 피해를 본 중소기업을 위해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는 퇴사한 기술 인력이 경쟁 업체로 이직한 사실을 파악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 긴장감을 늦추기 힘든 형국이다. 이를 알아내고 전직금지 가처분 등을 내도 법원의 인용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수개월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1년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1심 사건 총 33건 중 무죄(60.6%)와 집행유예(27.2%)가 전체의 87.8%에 달했다. 2022년 선고된 영업비밀 해외 유출 범죄의 형량은 평균 14.9개월에 불과했다. 새 국회가 해외 기술 유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면서 보안 장치를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재계에서는 커지고 있는 배경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기술유출 빨간불③] 2차전지·방산도 사정권···韓 기업간 물고뜯기도

산업 기술 유출 적발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차전지와 방위산업도 기술유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특허청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과(기술경찰)는 최근 정규조직으로 확정됐다. 배터리를 비롯한 국가 중요기술의 해외유출을 막기 위함이다. 2차전지 수출이 연간 100억달러 수준으로 높아진 가운데 해외 업체들의 기술 탈취 수법이 고도화된 까닭이다. 연봉 인상을 비롯한 '당근'은 여전하고, 미국·유럽 기업들의 스카우팅도 강화되는 추세다. 실제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대는 올해 초 △삼성SDI와 SK온 전·현직 임원 △에스볼트코리아 △에스볼트 중국 본사 △만리장성자동차 등을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중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업체 만리장성자동차는 에스볼트의 모기업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관련 기술 탈취 '오더'를 내린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자국에서 근무하던 기존 방식 대신 국내 법인 출근을 카드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도 전 임원급 직원이 자문업체를 통해 영업비밀 수십건을 누설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국내 기업간 '내전'도 벌어지고 있다. 율촌화학이 국내 경쟁사로 이직한 직원을 상대로 낸 전직금지가처분 신청이 2심에서 인용됐다. 율촌화학은 지난해 9월 리튬이온 배터리 파우치 영업비밀 및 핵심전략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A씨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율촌화학의 손을 든 데 이어 항고 기각 결정도 내렸다. 2년의 전직 금지는 기술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수준으로,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보기 힘들다는 논리다. A씨의 전직에 따른 율촌화학의 피해 가능성도 고려됐다.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도 채용 공고에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경고 문구를 삽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벌였던 법적공방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일명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무기체계 개발 프로젝트'로 불리는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도 도마에 올랐다. 공동개발국 인도네시아의 엔지니어가 1월17일 한국항공산업(KAI) 사천 본사에서 USB를 반출하려다 적발된 탓이다. KAI의 신고 이후 방위사업청·국가정보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수사팀이 해당 기술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기술 유출이 실제로 이뤄졌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인도네시아가 자체적으로 4.5세대급 전투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낳았다. 자금 부족 등을 이유로 우리 측에 지불해야 할 분납금을 1조원 가량 남겨놓은 상황에서 이같은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도 기술유출 논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KDDX 등의 무기체계 관련 군사기밀을 취득·공유했다는 이유다. 이로 인해 HD현대중공업은 내년 11월까지 3년간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에서 1.8점의 감점을 적용받게 됐다. 한화오션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2012~2015년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수차례 방사청과 해군본부 등을 방문해 KDDX 개념설계보고서 등 군사기밀을 탈취하고, 입찰 참가를 위한 사업제안서 작성 등에 활용했음은 2022년 공개된 형사판결문 기재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유출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체적인 연구개발(R&D) 역량 향상 보다 '산업스파이 양성'에 몰두할 수 있다"며 “처우 개선을 비롯한 조치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기술유출 빨간불①] 글로벌 기업 ‘전쟁터’···재계 모두 사정권

반도체, 인공지능(AI), 이차전지 등 첨단 경쟁력을 앞세운 산업군이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기업간 '기술·인력 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앞선 기술과 좋은 인재를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많아지며 법을 어겨가며 기술을 탈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재계 주요 기업들도 사정권에 들어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 유출 피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사법적 제재 수위를 높이고 중소기업을 위한 보호장치를 마련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핵심기술'을 포함한 전체 산업 기술의 해외 유출 적발 사건은 전년보다 3건 증가한 23건으로 파악됐다. 이중 절반 이상인 15건은 반도체쪽에서 나왔다. 최근 5년간 전체 산업 기술 유출 적발 건수는 총 96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NISC)가 2003년부터 작년 7월까지 집계한 산업기술 해외 유출은 총 552건이다. 피해 규모는 100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재판장 김상훈)는 최근 SK하이닉스가 전직 연구원 A씨를 상대로 낸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고 위반 시 1일당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I 시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인력 확보전 치열해지면서 A씨는 마이크론 본사에 임원급으로 가 있다. 그는 2022년 7월 SK하이닉스 퇴직 무렵 경쟁업체에 2년간 취업하거나 용역·자문·고문 계약 등을 맺지 않는다는 약정서를 작성한 상태였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핵심 기술이나 인재 유출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 전 임원이 반도체 공장 설계 도면을 빼내 그대로 본 뜬 공장을 중국에 세우려다 적발되기도 했다. 앞서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 전 연구원 등은 회사 영업기밀을 이용해 반도체 습식 세정장비를 만들어 수출했다가 적발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삼성전자 엔지니어가 중요 자료를 모니터 화면에 띄워놓고 이를 촬영해 보관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 지난 2월에는 국내 반도체 공정용 진공펌프 전문기업의 기술정보를 중국으로 유출한 전직 연구원 등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반도체 공정용 진공펌프는 진공상태를 형성·유지하는 장비로 오염물질 제거를 위해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작년 8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 전직 임원급 직원이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된 영업비밀 수십건을 누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산업기술보호법 위반·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해당 직원은 자문업체를 통해 전문적으로 기술을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챙긴 돈이 9억8000만원에 달했다. 방산 업계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초음속 전투가 'KF-21' 기술 유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KAI에서 근무하던 인도네시아 기술자들이 해당 자료를 유출하려다가 발각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이들은 KF-21 개발 과정 등 자료가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유출하려다 지난 1월17일 적발됐다. 지난달에는 자율주행차 관련 핵심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죄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받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형사항소3부(손현찬 부장판사)는 KAIST 교수 산업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63)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계에서는 기술을 유출한 직원에 대한 행정 처분이 지나치게 가벼운 게 이 같은 사건이 계속 발생하는 원인 중 하나라는 말이 나온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1년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1심 사건 총 33건 중 무죄(60.6%)와 집행유예(27.2%)가 전체의 87.8%에 달했다. 2022년 선고된 영업비밀 해외 유출 범죄의 형량은 평균 14.9개월에 불과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단통법 폐지에 번호이동 지원금까지…통신시장 ‘격변기’

통신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부동의 1위로 꼽히던 SKT가 점유율 40%대에 그치면서 5대3대2의 통신지형에 균열이 생겼으며,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카드를 꺼낸 정부는 발 빠르게 관련 법안 손질에 나섰다.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취지지만, 급변하는 정책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수년간 5대3대2로 굳어있던 이통3사 점유율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1위인 SKT의 50%대 점유율이 무너진 것은 오래전이지만 40%대를 턱걸이로 넘긴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또 최근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의 회선 수도 큰 폭으로 늘며 KT를 앞서 화제가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전체 이동통신 회선수에서 LG유플러스가 KT를 앞선 것은 지난해 9월부터다. 이어 지난 2월 기준 3사의 회선 수는 SKT가 3151만1736, LG유플러스 1876만9727, KT 1775만8837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KT는 회선 수를 꾸준히 유지한 반면, LG유플러스와 알뜰폰(MVNO) 회선 수가 크게 성장하며 SKT 점유율을 흡수했다. 그러나 차량 관제 등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고객용 휴대전화 가입자 수만 따져보면 여전히 SKT, KT, LG유플러스 순이다. 지난달 기준 KT는 고객용 휴대전화 가입자 수에서 LG유플러스에 257만 회선가량 앞서 있다. 이후 정부가 이달부터 이동통신 가입회선수를 집계할 때 사물지능통신을 제외하기로 하면서 2위 사업자 지위 해석을 두고 일었던 논란은 일단락됐다. 변경된 기준으로 집계하면 KT가 여전히 2위를 지키게 됐지만 눈에 띄게 성장한 LG유플러스의 규모는 무시 못 할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치열한 2위 다툼이 있지만, 통신사 이동지원금 확대나 단통법 폐지 등 정부 정책들이 본격 시행되면 통신사 간 고객 이동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통신시장 성장기 때와는 달리 각 사간 점유율 의미는 더 희석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10년 만에 단통법 폐지를 선언한 정부는 법 폐지에 시일이 걸리는 만큼 빠른 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시행령을 먼저 손보기로 했다. 지난 6일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사 이동지원금을 최대 50만원까지 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행정고시를 입법 예고했다. 통신시장 경쟁을 소비자의 통신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지만, 성급한 정책 변화는 오히려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무약정 위주의 알뜰폰 업계도 피해 우려를 호소하고 있다. 전환지원금을 받기 위해 알뜰폰에서 다시 이동통신사로 이동하는 이용자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알뜰폰 업계에선 이번 방통위의 50만원 전환지원금 지급 등을 포함한 고시 제정에 반대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전환지원금 제도 시행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고객과 유통망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전산 등 통신사가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윤소진 기자 sojin@ekn.kr

투자자교육협의회, 초등학생 대상 늘봄학교 금융교육 실시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투교협)가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늘봄학교 금융교육을 실시한다고 10일 밝혔다. 투교협은 경기 성남 야탑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올해 경기와 경북지역의 초등학교 20곳을 대상으로 늘봄학교 금융교육을 시범 실시하고 내년에는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늘봄학교는 재미있는 동영상, 보드게임, 카드게임 등을 활용한 체험형 금융교육으로 진행된다.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생활 속의 금융' 8편을 제작해 수업시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활동지와 게임을 가미한 교육을 통해 어린 학생들이 어려운 금융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본 프로그램은 1학교당 4회 방문(1회당 120분 진행)을 통하여 화폐, 용돈관리, 합리적 소비, 금융, 저축과 투자 등을 교육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투교협의 의장기관인 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9월 교육부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늘봄학교를 통해 학생들이 어린 시절부터 금융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경제금융교육을 지원하기로 하고 유소년 대상 커리큘럼 및 콘텐츠를 마련했다. 한재영 투교협 간사 겸 금융투자교육원장은 “미국, 영국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실생활과 관련된 개인재무관리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데 우리도 유년시절부터 놀이와 결합한 교육을 통해 금융생활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투교협은 향후에도 조기금융교육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코스닥 테마주 ‘불기둥’에 올해 투자경고 종목 급증

초전도체, 이차전지 관련주들의 주가가 단기간 급등하는 등 코스닥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올해 한국거래소의 투자경고 종목 지정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투자경고 종목으로 42건이 지정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건의 3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상장사 수로 보면 총 39곳으로 3차례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경우도 있었다. 시장경보 제도는 소수 계좌에 매매가 집중되거나 주가가 일정 기간 급등하는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 거래소가 투자위험을 고지하는 제도다. 투자주의·경고·위험 3단계로 구분되며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주가가 추가로 급등하면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투자경고 종목은 해당 종목의 당일 종가가 3일 전의 종가보다 100% 이상 상승하거나 5일 전의 종가보다 60% 이상 상승하는 등 비상정적인 급등세를 보일 경우 지정된다. 경고 상태에서 2거래일간 주가가 40% 이상 상승하는 경우에는 다음날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올해 투자경고 종목에는 초전도체 관련 종목이 대거 포진됐다. 초전도체 대장주이자 코스닥 시가총액 10위(2조8831억원)인 신성델타테크는 지난달 14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뒤 두 차례나 매매거래 정지 예고가 발동됐다. 신성델타테크는 지난해 8월에도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외에도 씨씨에스, 서남, 다보링크 등 초전도체 테마주도 주가 급등락에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다. 이차전지주 전구체 기업인 에코앤드림은 지난 7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는데 지난 1월17일과 지난달 16일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다. 이차전지 관련주인 엔켐, 유진테크놀로지, 광무, 신성에스티, 파워로직스 등도 투자경고 종목에 지정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초전도체와 이차전지 관련 테마주에 대해 우려 섞인 눈길을 보내고 있다. 테마주로 묶인 종목들이 실제 해당 산업에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묻지마'식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서다. 다음 달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 테마주도 급등락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체 없는 테마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금융감독원과 국가수사본부는 총선이나 정책 등에 편승한 테마주가 확산되지 않도록 불법 리딩방에 대한 암행 점검에 나서는 한편 허위사실 작성·유포, 시세조정 등 불공정 거래 혐의가 발견되면 무관용 원칙으로 엄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

환경공단, 철도공사와 생활폐기물 자원순환 협력

한국환경공단(이사장 안병옥)이 한국철도공사와 생활폐기물 자원순환을 위해 협력한다. 한국환경공단(이사장 안병옥)은 지난 8일 오후 서울역 회의실에서 한국철도공사,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와 'ESG 경영과 생활폐기물 자원순환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철도공사의 생활폐기물 자원순환을 통해 순환경제사회로의 전환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됐다. 협약기관은 △철도공사 사업장 생활폐기물 자원순환 체계 개선 △ 순환경제사회 전환을 위한 실천과제 발굴 △기타 기관 간 공동목적 달성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철도역사 등 코레일 사업장에서 분리배출된 재활용가능자원의 회수·재활용과 생활폐기물 적정처리 등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안병옥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연간 약 1억 3000만명이 이용하는 철도여객 분야에서 생활폐기물 분야 협력체계 구축은 의미가 크다"며 “공단은 다양한 분야에서 순환경제사회 전환이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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