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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 협력 결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K-방산 핵심’ 한국형 수직 발사 체계-II 개발 완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ADD)·국방기술품질원(DTaQ) 등과 함께 '한국형 수직 발사 체계(KVLS)-II' 개발을 5년 만에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는 정부와 기업이 '원팀'이 되어 다양한 유도무기를 단일 플랫폼에서 운용할 수 있는 K-방산의 핵심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민관 협력 연구·개발(R&D)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경남 창원시 창원2사업장에서 전날 KVLS-II 체계 개발 종결식을 개최했다고 26일 밝혔다. 행사에는 방극철 방위사업청 기반전력사업본부장을 비롯, 해군본부·국과연·기품원·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개발 성공을 축하했다. 이번 KVLS-II 개발은 민간기업이 개발을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민관 협력' 모델의 첫 성공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방사청은 2020년 개발 사업의 주관을 정부에서 민간으로 전환하며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정립했다. 이후 방사청은 사업 과정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분석하고 관리했으며 국과연은 기술 지원과 함께 민간이 확보하기 어려운 시험 시설을 제공했다. 기품원은 개발 전담 인력을 배치해 발생 가능한 품질 문제에 신속히 대응했다. 이러한 유기적인 협력 체계 덕분에 사업은 개발 기간 연장이나 추가 비용 발생 없이 당초 계획대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KVLS-II는 기존 수직 발사 체계보다 성능이 대폭 향상됐다. 갈수록 대형화되는 신형 유도 무기를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발사 시 발생하는 강력한 화염에도 견딜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가장 큰 강점은 '하나의 발사관에서 어떤 미사일도 발사(Any Cell, Any Missile)' 개념이 적용된 점이다. 유도 무기 연동 표준화 설계를 통해 하나의 발사관(셀)에서 함대지·함대함·함대공 미사일 등 다양한 무장을 작전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탑재·운용할 수 있다. 또한 특정 셀에 문제가 발생해도 다른 셀은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이중화 설계'를 적용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전투 지속성을 보장한다. 개발이 완료된 KVLS-II는 올해 말 전력화를 앞둔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KDX-III 배치-II)'에 우선 탑재된다. 이후 건조될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등 해군의 최신예 함정에도 순차적으로 장착될 예정이다. 김동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S사업부장은 “정부 기관의 전폭적인 지원과 유기적인 협력이 있었기에 첫 업체 주관 개발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R&D 역량을 더욱 강화해 대한민국 자주 국방에 기여하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대차그룹, 제주 탄소중립 도시 전환 돕는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하는 오는 2035년까지 '탄소중립 도시' 전환을 적극 지원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도와 '그린수소와 분산에너지로 여는 K-탄소중립 이니셔티브' 협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양희원 현대차그룹 R&D본부장 사장, 켄 라미레즈 에너지&수소사업본부장 부사장, 오영훈 제주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협약 내용은 수소 생산부터 저장·운송·공급·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현대차그룹과 제주도 간 협력을 골자로 한다. 또한, 전기차와 전력망을 연결하는 V2G(Vehicle to Grid) 시범사업을 추진해 분산에너지 상용화에도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9년까지 제주 김녕풍력발전단지에서 5메가와트(㎿)급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 기술을 기반으로 한 그린수소 대규모 실증사업을 전개해 생산 역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도는 내년부터 수소승용차 구매 보조금을 신설하고, 수소버스·청소차 도입을 확대하는 동시에 충전 인프라를 늘려 수소 모빌리티 보급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양측은 바이오가스 기반 청정수소 생산, 수소 트램(경전철) 도입 검토, 항만 탈탄소 물류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동시에 분산에너지 특화 지역을 중심으로 V2G 서비스 상용화와 관련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양희원 사장은 “그린수소와 분산에너지 협력을 통해 제주도의 2035 탄소중립 목표 달성은 물론, 한국의 탄소중립 전략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번 협약이 제주를 글로벌 에너지 신산업 중심지로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LG화학, 석화 구조조정을 ‘실적 반등’ 전화위복 삼는다

LG화학이 국내외의 나프타분해시설(NCC) 구조조정 움직임 속에서도 '실적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광범위한 화합물을 만드는데 쓰이는 에틸렌을 생산하는 NCC시설 나프타분해시설(NCC)을 국내 최대로 보유한 LG화학의 실적 회복 기대감은 정부와 채권단이 석유화학업계에 연말까지 NCC 감산 자구안 마련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도 에틸렌 감산 기조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알짜사업 매각에 따른 유동성 확보, 배터리와 첨단소재·생명과학 등 다각화된 사업 구조를 토대로 석화 부문을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중심으로 전환을 추진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26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G화학은 에틸렌 생산능력은 연간 330만톤으로 국내 생산의 25.8%를 차지해 단일기업 기준으로는 가장 많다. 다만, 다른 석화기업들과 달리 여천NCC나 HD현대케미칼과 같은 합작법인(JV) 설립에 참여한 적이 없다. 국내외 장기 침체로 위기에 빠진 석화업계는 정부의 산업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기업별로 에틸렌 생산 감축 자구안을 올해 연말까지 제출해야 한다. 정부와 채권단의 압박으로 에틸렌 생산설비를 최대 370만톤까지 감축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지만, 누가 먼저 감축안을 제시할 지 서로 눈치게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최대 생산 규모를 자랑하는 LG화학에 눈길이 먼저 쏠릴 수밖에 없다. 업계는 LG화학이 이번에 NCC 생산 구조조정을 거치면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 다시 성장세를 탈 것으로 전망한다. 이같은 배경에는 먼저 가격 경쟁력에서 한국 기업들을 앞선 중국 석화기업도 자국 정부로부터 구조조정 통보를 받은 점이 작용한다. 이르면 이달 중 중국 석화기업들은 과잉생산을 줄일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유럽지역 석화기업들도 에틸렌 설비 폐쇄 및 매각을 추진중이다. 글로벌 차원에서 대규모 석화산업 구조조정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전반적인 시설 감축 흐름으로 에틸렌 가격이 저점을 찍고 반등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에틸렌 가격은 이달 24일 기준 톤당 81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5월 743달러까지 떨어진 뒤상승세가 이어졌다. LG화학의 사업 다각화도 실적 부진 탈출의 요인으로 꼽힌다. LG화학은 올해 상반기(연결 기준)에 매출 23조5389억원, 영업이익 9145억원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석화부문 매출은 9조3043억원으로 전체의 39.5%를 차지했지만, 146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반면에 첨단소재 부문에서 매출 1조3251억원, 영업이익 1886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4%를 넘겼고,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도 매출 11조8304억원, 영업이익 8668억원 기록했다. 기초석화 소재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소재도 생산해 왔다는 점에서 석화부문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전환의 토대도 다졌다. 한국화학산업협회에 따르면, LG화학은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과 아크릴로나이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 수지(ABS)로 각각 연간 116만톤, 95만톤을 생산한다. 기초소재인 에틸렌과 프로필렌(194만톤) 다음으로 큰 생산능력이다. 여기에 더해 올해 들어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매각하며 재무 체력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첨단소재사업본부의 수처리 필터(워터 솔루션) 사업을 1조4000억원에 사모펀드기업 글렌우드 PE의 특수목적법인에 양도하기로 결정했고, 8월에는 에스테틱 사업을 2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같은 재무 체력을 기반으로 LG화학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생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기업 가치제고 계획을 통해 친환경 소재와 전지 소재, 신약 등 3대 신성장 사업을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석유화학 부문에서 플라스틱 재활용 제품과 식물성 원료를 이용한 소재, 신재생에너지 산업용 제품 같은 지속가능사업을 키우고 저탄소 사업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지역별로 사업을 다변화한다는 전략이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석화기업과 채권단의 석화산업 구조개편 자율협의회 운영협약식에서 개별기업의 에틸렌 감축 및 사업재편 등 자구 계획안을 놓고 쌍방간 치열한 눈치싸움과 조율 힘겨루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도 자체 에틸렌 감축 규모의 윤곽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부의 구조조정 방침에 맞춰 감축에 부응하는 동시에 사업 매각, 신성장산업 전환을 통해 실적 회복 및 수익 개선을 빠르게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포스코, 오스테드와 ‘인천 해상풍력발전 개발’ 손잡았다

포스코그룹이 덴마크의 다국적 에너지기업 오스테드(Orsted)가 수행하는 인천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협력 파트너로 참여한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오스테드와 국내 최대 규모인 1.4기가와트(GW)급 인천 해상풍력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 기업의 하나인 오스테드는 지난 2023년 인천 해상풍력 단지에 발전사업 허가를 취득한 바 있다. 이번 MOU 체결로 포스코그룹은 오스테드의 인천 해상풍력 발전사업의 하부구조물 및 타워 제작에 필요한 고강도 강재 공급을 비롯해 육상 기반시설 건설, 해상 설치(EPCI)와 운영·유지보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한다. 두 회사는 공동 워킹그룹을 구성해 인천 해상풍력사업의 세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프로젝트 실행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포스코그룹은 국내 해상풍력 공급망 전 영역에서 축적된 사업 역량과 전문 노하우를 결집해 국가 해상풍력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재생에너지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어 마이너 크리스텐센 오스테드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포스코가 보유한 우수한 기술력과 오스테드의 해상풍력 분야 글로벌 리더십을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함으로써 인천 해상풍력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탈탄소 로드맵에 따라 철강 부문에서는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사업을 통한 상용화 기술을 개발하고, 에너지 측면에서는 화석연료 중심에서 액화천연가스(LNG)와 수소·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저탄소 전력원으로 전환해나갈 계획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주간 신차] 메르세데스-AMG CLE 53 쿠페·현대차 아이오닉 5 N 에센셜 출시

고성능과 합리성을 동시에 잡은 신차들이 이번 주 한국 시장에 모습을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CLE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 '메르세데스-AMG CLE 53 4MATIC+ 쿠페'를, 현대자동차는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의 신규 트림 '에센셜(Essential)'을 내놓고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CLE 라인업의 고성능 2도어 쿠페 '메르세데스-AMG CLE 53 4MATIC+ 쿠페'를 국내에 출시했다. 이 모델은 3.0리터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과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를 탑재해 최고 출력 449마력, 최대 토크 57.1㎏.m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단 4.2초 만에 도달한다. 또한, AMG 퍼포먼스 4MATIC+ 가변 사륜구동, AMG 라이드 컨트롤 서스펜션, 리어 액슬 스티어링 등 고성능 주행보조 시스템이 기본 적용됐다. 실내는 파워 레드와 블랙 투톤의 나파 가죽 스포츠 시트,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 11.9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로 꾸며졌다. 국내판매 가격은 일반 모델이 1억770만 원, 특별 사양을 더한 '리미티드 에디션'은 1억3130만 원이다. 리미티드 에디션은 오는 10월 2일 온라인 스토어에서 단 15대 한정판매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2일부터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 신규 트림 '에센셜'의 판매에 들어갔다. 아이오닉 5 N 에센셜은 주행 성능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일부 편의 사양을 최적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판매 가격은 7490만원으로 기존보다 약 200만원 저렴하다. 에센셜 트림에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등 주요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이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 전용 패키지 '파킹 어시스트 Lite'를 선택하면 서라운드 뷰 모니터와 후방주차 충돌방지 보조 등 주차 편의기능도 추가할 수 있다. 현대차는 에션셜 트림 추가로 고성능 전기차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더 많은 고객이 전동화 퍼포먼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르노코리아, ‘오로라2’로 연타석 흥행 달릴까

하이브리드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의 인기로 반등에 성공한 르노코리아가 내년 상반기 출시를 앞둔 준대형 SUV '오로라2'를 앞세워 연타석 흥행에 나선다. 더욱이 오로라2의 성패가 르노코리아 입장에서 단일모델 의존을 넘어 지속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업계는 오로라2의 흥행 전망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내놓고 있다. 현대차그룹 등 타사 모델과 치열한 경쟁, 르노코리아의 한정된 수요층, 9월에 부임한 신임 사장의 전략 효과 등 다양한 변수들이 르노코리아의 표정을 판가름할 것이라는 평가이다. 25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는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일년 동안 누적 등록 5만265대를 기록하며 중형 SUV 시장의 돌풍을 일으켰다. 이 중 90% 이상이 하이브리드 모델일 만큼 친환경 수요를 정확히 공략했고, 구매자 95% 이상이 만족과 추천 의사를 밝히는 등 소비자 충성도도 높았다. 브랜드 내 비중은 압도적이다. 같은 기간 르노코리아 전체 판매량 6만528대 가운데 83%를 차지하며 사실상 '원맨쇼'를 펼쳤다. 다만 이 같은 쏠림 현상은 후속 모델에 대한 부담으로도 이어진다. 르노코리아의 다음 무기는 프로젝트명 '오로라2'로 불리는 준대형 SUV다. 이 모델은 내년 2월 양산 후 3월 고객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가격은 비교적 합리적일 전망이다. 팰리세이드·쏘렌토가 주도하는 시장을 정조준하면서도 가격은 4000만원 후반대부터 시작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보다 소폭 낮게 책정될 예정이다. 이 차 역시 하이브리드 트림이 주력이다. 르노 독자 하이브리드 시스템 'E-테크'를 적용해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감각과 효율성을 제공하며, 실내는 퀄컴 기반 오픈알 파노라마 시스템과 동승석 스크린 등 첨단 인포테인먼트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외관은 프랑스 SUV '라팔'을 닮은 날렵한 쿠페형 실루엣을 갖췄다. 오로라2에 성공 여부에 대해선 여러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인 요소도 존재하지만 걸림돌이 될 과제들도 산적해 있다는 평가다. 우선 르노코리아 차량 선호 연령층이 한쪽에 치우쳤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힌다. 그랑 콜레오스 주요 구매층은 40~50대 남성으로, 실용적이고 안정적인 SUV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주축이었다. 오로라2가 한 체급 올라가면서 50대 이상 가족 단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30대 이하 젊은 층 유입은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현재 르노 SUV는 '합리적인 하이브리드 SUV'라는 이미지가 자리 잡았지만,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및 수입차 대비 브랜드 파워 약세는 뚜렷하다. 오로라2의 프리미엄 디자인과 첨단 사양이 이러한 인식 변화를 견인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미 포화 상태가 된 국내 준대형 SUV 시장은 르노코리아가 극복할 문제로 지적된다. 현대차는 2025년 팰리세이드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고급감을 강화했고, 기아 쏘렌토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와 주행 제어 기술(E-VMC)로 효율성을 높였다. 제네시스 GV80은 럭셔리 시장을 독주 중이다. 판매량에서도 브랜드의 격차는 크다. 올해 상반기 기준 쏘렌토 7734대, 팰리세이드 7682대, 그랑 콜레오스 3296대, GV80 2354대 순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오로라2는 쿠페형 디자인이라는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우지만, 가격·상품성·브랜드 신뢰도 세 가지 모두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새로운 리더십의 방향성도 지켜볼 대목이다. 니콜라 파리 신임 CEO는 르노그룹 내에서 배터리와 E-파워트레인 구매를 총괄하며 전동화 전환을 이끈 경험이 있어, 부산공장의 전기차 설비 전환과 오로라 프로젝트 추진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한창 신차 개발이 진행되는 시점에 엔지니어 출신이던 스테판 드블레즈 전 사장이 물러나고, 구매 전문가인 파리 사장이 선임된 점은 향후 성과를 가늠할 변수로 지목된다. 오로라2는 단순한 신차가 아니라 르노코리아가 '그랑 콜레오스 단일 모델 의존'을 벗어나 다변화에 성공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분기점이다. 내수에서 입지를 넓히고 동시에 해외 수출을 확대하지 못한다면, 또 다른 '원히트 원더'에 머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로라2가 성공하려면 가격, 상품성, 브랜드 파워라는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며 “특히 해외 수출 전략을 병행할 때 비로소 르노코리아 체질 개선의 성과가 입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양자연구소’ 개소

한국항공대학교(총장 허희영)는 오는 29일 16시 교내 항공우주센터 2층 비전홀에서 '항공우주양자연구소' 개소식 및 기념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국내 최초로 항공·우주 분야에 특화된 양자연구소로서 학계와 산업계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허희영 총장은 “세계 과학 기술의 중심에 서 있는 양자 기술은 앞으로 항공우주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것"이라며 “본교는 항공·우주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양자 기술과 융합시켜 국가 전략기술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기 위해 연구소를 설립하게 됐는데, 이는 또 다른 도전"이라고 언급했다. 항공우주양자연구소는 기존 컴퓨터로는 처리하기 어려운 항공·우주 분야의 난제를 양자 컴퓨터를 활용해 해결하는 데 주력한다. 항공 분야에서는 기상·항로·연료를 종합 고려한 실시간 최적 항로 설계, 양자 시뮬레이션 기반 항공기 구조설계 최적화 등이 가능해진다. 우주 분야에서는 위성 군집 궤도 제어와 충돌 회피, 심우주 탐사 시뮬레이션 등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연구소는 나아가 △신약 개발 △금융 시장 리스크 최적화 △스마트 제조 공정 제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도 양자 컴퓨팅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핵심 산업 전반의 성장을 견인하고 글로벌 양자 연구 경쟁에서 주도적 위치를 확보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초대 연구소장에는 한국항공대 인공지능(AI) 전공 정재훈 교수가 임명됐다. 그는 AI의 신뢰성과 양자 인공신경망 등을 연구해왔으며, 2024년에는 인공지능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회인 'NeurIPS'에 논문을 게재하는 등 국제적 연구 성과를 쌓아왔다. 정 소장은 “양자컴퓨터는 인류가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라며 “항공기 설계와 위성 궤도 제어 등 구체적인 응용 분야에서 양자 기술의 실용성을 증명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이날 행사는 1부 개소식과 2부 세미나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에서는 허희영 총장의 환영사와 내빈 축사, 정재훈 소장의 연구소 비전 선포가 있을 예정이다. 이어지는 2부 세미나에서는 '양자 컴퓨팅과 항공우주: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주제로 한국IBM 표창희 상무가 '하늘과 우주를 잇는 미래: 통신과 양자 컴퓨터의 도전'을 주제로 정재훈 소장이 특별 강연을 진행한다. 이번 개소식은 고양특례시,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차세대통신 혁신융합대학사업단, 한국IBM(주), 텔레픽스(주), (주)솔루텍시스템, (주)레이시오, 소프트온넷(주), Amazon 등 국내외 여러 기관과 기업이 후원한다. 연구소는 향후 지역 사회 및 산업계와 협력하는 개방적인 양자 연구 허브로서 실질적인 연구 성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삼성중공업, ‘육상 이동형 원자로’ 기술 특허출원

조선·해양 플랜트 분야 글로벌 강자 삼성중공업이 기존 해양 중심 소형모듈 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 전략을 넘어 '육상 이동형 원자로' 사업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본지 취재 결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3월 11일 '이동형 원자로'에 관한 기술 특허를 특허청 정보검색 서비스 '키프리스'에 출원했고, 특허청은 1년 6개월이 경과한 이달 18일 공개특허공보를 통해 삼성중공업의 출원 기술을 공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등록특허공보'가 아니라 특허 출원 후 18개월이 지나면 해당 기술 정보가 출원 공개 제도에 따라 공표하도록 돼 있는 '공개특허공보' 단계이기 때문에 삼성중공업의 이동형 원자로 기술이 최종 특허 인증을 받은 건 아니다. 그럼에도 특허청의 공개특허공보 이행은 삼성중공업이 육상 이동형 원자로 기술을 얼마나 심도 있게 연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공개특허공보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출원한 이동형 원자로 기술특허 내용의 핵심은 5메가와트(㎿e)급의 초소형 모듈 원자로(MMR:Micro Modular Reactor)를 현장에 배치할 때 발생하는 고질적인 물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다. MMR은 모듈러 제작으로 시공 기간이 짧고, 모듈을 추가 설치하는 방식으로 전력과 열 출력을 더 많이 늘릴 수 있다. 아울러 소규모로 형성되기 때문에 선박이나 트레일러, 기차 같은 육상 이동수단에 설치돼 운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원자로 설치 목적 지점에 도착해 컨테이너를 하역하기 위한 크레인 등 별도의 장비가 필요하고, 설치 지면이 고르지 못하거나 경사가 심한 경우 원자로의 수평이 유지되지 못해 전복과 같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존한다. 원자로에 수용된 방사능 물질이 외부로 누출돼 주변을 오염시킬 심각한 우려도 있다. 이 외에도 원자로 운반 작업을 마친 차량을 더 이상 활용할 수 없다는 문제점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발명자로 이름을 올린 이상민·김정·김종원·임채욱·전상배·전준환 삼성중공업 연구원 6명은 원자로 모듈이 운송차량에서 스스로를 들어 올리고, 고르지 않은 지면에서도 자동으로 수평을 유지할 수 있는 독립적인 유압식 승강 시스템을 고안했다. 이 기술은 외부의 대형 하역장비 없이도 원자로를 안전하게 설치할 수 있게 하며, 임무를 마친 운송차량은 즉시 다른 용도로 재사용할 수 있어 경제성과 운용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삼성중공업 연구원들은 “원자로 운용에서 안정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배치 시스템은 중후장대 산업에 속한 삼성중공업의 정체성과 핵심 역량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핵심사업은 선박·해양 플랜트와 같은 거대하고 복잡한 구조물을 제작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는 수천 톤에 이르는 거대 블록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막대한 중량 관리 기술과 복잡한 유압제어 시스템, 파도 치는 가혹한 해상 환경에서도 구조물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고도의 엔지니어링 전문성이 요구된다. 이 특허에 담긴 '독립형 유압식 배치 시스템'의 개념은 삼성중공업이 수십 년간 축적해 온 핵심 역량을 '육상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응용 분야에 직접적으로 이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원자로 자체보다 이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송하고 배치하는 '플랫폼' 기술에 집중함으로써 자사의 강점을 극대화하고자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과 LNG 운반선 추진용 용융염원자로(MSR) 개념 설계를 공동 진행했고, 덴마크 시보그(Seaborg)와는 콤팩트 용융염원자로(CMSR)에 관해 협력한 바 있다. 따라서 추후 종류에 관계 없이 MMR을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특허 출원이 회사 차원의 일회성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점은 지난해 발표된 학술 연구 논문을 통해 더욱 분명해진다. 삼성중공업 연구원들은 특허청에 출원하기 5개월 전인 지난해 4월 한국기계기술학회지에 '이동형 열원발생기 수송 기술 개발을 위한 국내외 관련 법률 및 인허가 규정 검토'라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다. 이 논문은 이동형 원자로를 도로로 수송할 때 적용될 수 있는 △도로교통법 △핵물질 운반 규정 △가속도·진동 기준 등 국내외 법률과 인허가 요건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이는 삼성중공업이 단순히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법·제도 검토까지 선제적으로 진행해왔음을 알려주는 단서다. 삼성중공업 연구원들은 해당 연구가 2022년 방위사업청의 재원으로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차세대 다목적 고출력 전력 생산 기술 연구' 과제의 일부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아직 시제품도 없고, 실제 사용 여부는 10여년 후에나 알 수 있을 정도로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있지는 않다"며 “SMR 기술이 선박에 적용될 가능성에 대비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보호하기 위한 방어 차원에서 선제 출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봉화·태백 주민들 “석포 제련소 이전은 지역 소멸”…생존권 걸고 대규모 집회

경북 봉화군과 강원 태백시 주민 수백 명이 정부와 경상북도가 추진하는 영풍 석포 제련소 이전에 맞서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대규모 궐기 대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제련소 이전은 곧 지역의 소멸'이라며 공동투쟁위원회를 결성하고,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결사 항전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25일 오후 봉화군 석포면에서 열린 집회에서 '봉화·태백 생존권 사수를 위한 공동투쟁위원회'는 제련소 이전 계획에 대해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는 폭거이자 지역 말살 정책"이라며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1970년 설립 이후 반세기 넘게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 돼온 석포 제련소가 사라지면 수많은 일자리가 없어지고 봉화와 태백의 공동체 자체가 붕괴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재한 공동투쟁위원장(봉화청년회의소 회장)은 “석포 제련소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초석이었고 지난 50년간 우리 지역의 생명줄이었다"며 “정부가 일부 환경단체의 주장만 듣고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방적인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도 환경의 중요성을 외면하지 않으며, 제련소 역시 친환경 공정 개선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면서 “합리적인 대화 대신 이전과 폐쇄라는 극단적 처방을 내세우는 정부의 태도에 죽기를 각오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임광길 석포면현안대책위원장 역시 “이 투쟁은 단순히 제련소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내는 싸움"이라며 “우리의 생존권과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주민들은 제련소 이전을 환경 문제로만 접근하는 것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이들은 제련소가 무방류 시스템과 대기·수질 개선 설비 등 수십 차례에 걸쳐 환경 투자를 진행해왔다며 현 시점에서의 이전 추진은 환경 개선 목적이 아닌 정치적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공동투쟁위원회는 이날 집회에서 △영풍 석포제련소 이전 및 폐쇄 계획 즉각 중단 △영풍 측의 이전·폐쇄 관련 명확한 입장 표명 및 문서화 △이전 강행 시 주민 생존권과 지역 경제 붕괴에 대한 완벽한 보장 대책 및 환경 원상 복구책 제시 △경상북도 '영풍 제련소 이전 TF팀' 즉각 해체 및 이철우 경북지사의 사과 등 4개의 요구 사항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하고 중앙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한편 경상북도는 석포제련소 이전을 위한 전담팀(TF)을 구성해 타당성 조사와 종합 대책 수립을 진행 중이어서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과 충돌이 예상된다. 주민들은 앞으로도 지역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의 강도를 더욱 높여갈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대차, 10월 신입·경력직 채용 나선다

현대자동차가 다음달 1일부터 17일까지 신입 및 경력사원 공개 채용을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채용은 신입, 경력, 장애인 신입 특별 채용 등 3개 전형을 동시에 운영하며, 현대차 공식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할 수 있다. 현대차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국가 경제 활성화 기여 차원에서 올해 그룹 차원에서 연간 7,2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에 발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채용에서도 지원 자격을 조정해 인재 발굴의 폭을 넓혔다. 신입사원은 '업무 경력 1년 미만' 조건을 적용, 실무 경험보다는 기본 역량과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선발한다. 반면 경력직은 연차보다는 직무 전문성을 기준으로 평가해 우수 인재 확보에 주력한다. 모집 분야는 △연구개발 △생산·제조 △사업·기획 △경영지원 △IT 등 현대차 전 사업 부문으로 확대됐다. 특히 장애인 특별채용도 같은 기간 진행해 포용적 채용 기조를 이어간다. 또한 현대차는 지원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10월 2일 '신입 채용 Live 설명회(Team Hyundai Talk)'를 열 예정이다. 이번 온라인 설명회에서는 채용 절차와 제도를 소개하고, 최근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직접 경험을 공유하며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참가 신청은 9월 30일까지 채용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우수 인재를 적극 확보하는 동시에 청년 일자리 확대에 기여하기 위해 전 부문에서 채용을 추진한다"며 “특히 신입 채용 자격을 완화해 성장 잠재력을 갖춘 인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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