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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산은 카고 에어’ 될 가능성은?

국내 항공사들이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입찰에 응해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불발 시 정부가 한국산업은행에 어떤 역할을 맡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 등 국내 저비용 항공(LCC) 3사와 항공 화물 전문 에어인천 등 국내 4개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문에 대한 인수 의향서(LOI)를 제출했고, 매각 주간사인 UBS는 이달 말까지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응찰 회사들의 대주주를 살펴보면 AK홀딩스(제주항공), VIG파트너스(이스타항공), JC파트너스(에어프레미아), 소시어스(에어인천) 등으로 상당수가 사모 펀드(PEF)다. 이들은 외부 자금을 추가로 끌어와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를 인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의 매각가는 1조9000억원으로 평가된다. 이는 2022년 3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4개 분기 간 벌어들인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3000억원의 5배에 부채 4000억원을 더한 액수라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현행 항공사업법 제7조는 '국내항공운송사업 또는 국제항공운송사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국토교통부 장관의 면허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국토부가 재무적 투자자(FI)의 공동 투자를 막아 사실상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인수 자격은 항공사로 제한된다. 때문에 사모 펀드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서는 보유 항공사 지분을 더 인수하는 등 추가 출자가 필수적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이뤄진 대형 인수·합병(M&A) 사례 중 85%는 사모 펀드들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조단위 거래가 전무해 사모 펀드 업계에도 돈줄이 마른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에어프레미아 대주주 JC파트너스는 지난해 AP홀딩스에 지분 21.4%를 매각해 670억원을 챙겨 자금을 일부 회수했다. 이 같은 이유로 비교적 현금이 부족한 LCC들이 사모 펀드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도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인수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스타항공 대주주인 VIG파트너스 관계자는 “주간사를 통해 진행되는 일인 만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자문사를 선정해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M&A에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고 검토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가치 평가가 나온 게 아니어서 타 항공사 대비 적극적인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 같은 이유로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M&A 후보 중 규모가 큰 제주항공도 매각 흥행을 위해 '구색 맞추기' 형태로 참여했고, 적극적인 의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평이다. 앞서 지난 2월 14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간 기업 결합에 대해 제반 조건을 내걸어 승인을 내줬다. 이 중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매각이 걸려있는데, 시한은 올해 말까지로 성사되지 않을 경우 두 회사 간 합병도 없던 일이 된다. 때문에 대한항공은 원매자를 찾는 데에 몸이 달아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국적 최대 선사 HMM 매각이 불발된 사례를 들어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역시 같은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수년에 걸쳐 국내외 경쟁 당국의 M&A 승인을 얻어내온 작업이 무산될 경우 '규모의 경제'에 따른 양대 항공사 통합 효과를 얻지 못하게 되고, 재무 구조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파산에 따른 실업과 협력사 도산 등 사회적 파급력이 상당할 것인 만큼 국토부 등 관계 당국이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원매자를 결국 못 찾을 경우 국토부가 한국산업은행에 AOC를 발급하고,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흑기사'로 등판해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만 보유하도록 해 'KDB산은 카고 에어'와 같은 형태로 분리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EU 집행위원회는 국내 특정 항공사에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를 매각토록 조처를 내리지 않았고, 국적 항공사 출범 금지 등에 관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말 5650억원 규모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식을 현물 출자했고, 지난달 30일에는 4350억원 어치를 추가 출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총 1조원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 비율 등이 낮아질 경우 향후 산은의 정책 금융 공급 역할이 제한될 여지가 있어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여러 상황을 살펴보면 산은 체제의 화물 항공사 탄생이 이론상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라그나로크 온라인’ 확률 조작 의혹…업계 “올 게 왔다”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확률 조작 의혹에 휩싸이면서 게임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선 첫 사례로, 게임업계 전반으로 조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아이템 확률 허위표시 및 조작 의혹과 관련한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확률 정보 공개 의무화 법안 시행 직전 게임 내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수정해 공지한 것을 두고 신고가 접수돼서다. 앞서 그라비티는 지난달 20일 '라그나로크 온라인' 공식 홈페이지에 '판매 중인 유료 아이템 최신화 작업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를 올리고, 게임 내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수정 공지했다. 이에 따르면 기존에 자율적으로 진행해온 공시와 확률이 다른 아이템은 100개가 넘었다. 일부 아이템의 경우 출현 확률이 8배가량 부풀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라그나로크 온라인 운영팀은 “아이템 확률 공개 의무화 진행에 앞서 판매 중인 유료 아이템에 대한 전수 검사를 했다"며 “확인 결과 일부 아이템이 게임 내 정보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을 발견하였으며, 게임 내 기준으로 최신화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공지 이후 게임 이용자들은 각종 커뮤니티에 게임사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그동안 이용자들이 뽑은 뽑기 확률이 게임사가 공지한 확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니 믿기지가 않는다"며 “이 정도면 사기 아닌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이용자도 “잘못된 확률 정보 공지는 공개하지 않는 것보다 더 악질"이라며 “사기를 쳐놓고 뻔뻔하게 버그 수정하는 것 같이 공지했다"고 비난했다. 사태가 커지자 '라그나로크 온라인' 운영진은 지난달 26일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관련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용남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온라인' PD는 “전수조사를 시행하면서 기존에 고지된 것과 비교해 잘못된 부분을 자진해서 바로잡은 것"이라며 “단순 실수일 뿐 확률을 임의로 조작한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지 이후 많은 실망과 불편 느끼셨을 이용자에게 죄송하다"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새로운 확률안내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에 신고가 접수된 만큼 처벌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1월 넥슨코리아가 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아이템을 판매하면서 확률을 고의로 낮추고 이를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아 부당 이득을 챙겼다며 전자상거래법상 역대 최대 규모인 116억4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확률 정보 공개가 민감한 사안으로 떠오른 만큼 많은 게임사들이 정확한 정보 제공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데 제재부터 들어오는 게 업계를 위축시키진 않을지 걱정"이라고 전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AI로 비용 30% 줄이세요”…LG유플러스, 소상공인 AX 앞장

2024년을 기업간 거래(B2B) 사업 성장의 원년으로 선언한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기반 소호(SOHO·소규모 자영업) 특화 신규 솔루션을 출시하며 경쟁력 확대에 나섰다. 소상공인에 특화한 AI전환(AX)솔루션을 신성장사업으로 육성, 오는 2027년까지 관련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1일 LG유플러스는 서울 용산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서비스 '우리가게패키지 AX솔루션'을 공개했다. 소상공인이 주로 사용하는 매장 관리 기능을 통합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날 사업 전략 발표를 맡은 박성율 LG유플러스 기업사업그룹장(전무)는 “소호 사업의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TPS·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인터넷TV) 매출이 지난해 말 기준 1500억원 정도 된다"며 “올해 2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오는 2027년에는 TPS에 AX솔루션을 더해 총 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가게패키지AX솔루션은 총 6개의 상품으로 구성됐다. 콜봇이 탑재된 AI전화는 물론 예약·대기 손님 관리, 방문 고객의 주문부터 결제까지 모든 매장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면 결제를 위한 U+ 포스(POS)도 마련됐으며, 예약 취소 고객을 위한 사후 관리 기능도 지원한다. 특히 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높은 편의성이 강점이다. 정승헌 LG유플러스 소호사업담당은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디바이스와 앱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편리하고 관리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며 “10개 테이블을 보유한 1인 매장을 기준으로 고객 패턴에 따라 10만~30만원의 월 요금이 발생하는데 인건비 등 비용 절감이 30% 정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각 솔루션별 월 요금(VAT포함)은 △U+AI전화(9900원) △U +AI예약(1만9800원)△U+웨이팅(4만4000원)△U+키오스크(3만4100원) △U+포스(2만3100원) △U+오더(선불형 2만2000원/후불형 1만9800원)이다. 기기 구매 비용은 별도다. 고객은 원하는 서비스만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결합이 늘어날수록 할인 폭도 확대된다. 현재 LG유플러스는 솔루션 출시를 기념해 이용요금 할인, 설치비 무료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연내 테이블오더 서비스에 나이와 성별, 연령에 따라 맞춤 메뉴를 추천해 주는 기능도 도입할 예정이다. 또 가게 운영으로 축적된 데이터를 마케팅 등에 활용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개인정보 활용 동의 고객을 대상으로 자사 초거대 AI '익시젠'을 활용한 개인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개인 정보를 활용하는 만큼 보안 수준을 높이는 데도 공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전영서 LG유플러스 기업서비스개발Lab장은 “3등급 데이터까지 모두 암호화하기 때문에 혹여나 데이터가 유출되더라도 내용을 알아보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보안은 어느 곳보다 완벽하게 구현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윤소진 기자 sojin@ekn.kr

[체험기] 교육용 메타버스 ‘원더버스’로 기후위기 심각성을 배워봤다

NHN에듀의 원더버스는 '재미'와 '학습'을 모두 잡겠다는 취지로 만든 교육용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플랫폼의 구성을 개괄적으로 설명하자면, 플랫폼은 교사 전용 채널인 '원더클래스'와 학생전용채널 '원더플레이'로 분리돼 있다. 원더클래스는 학생들의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 교사들의 수업 운영을 돕고, 원더플레이는 학생들이 직접 월드 곳곳을 돌아다니며 미션을 수행해 학습하는 채널이다. 특히 종합 게임사이자 토탈 정보기술(IT) 기업 NHN의 노하우를 고스란히 담아 플랫폼 이용자인 '디지털 네이티브'의 몰입도를 크게 높이는 데 주력했다. 기자는 지난 3월 29일 직접 일일 학습자가 돼 '원더버스'를 플레이해봤다. 이날 기자가 선택한 학습 테마는 '기후 위기'. 미리 설정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원더클래스 채널에 들어가니 논플레이어캐릭터(NPC)가 기자를 맞이했다. 다른 역할수행게임(RPG)처럼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하는 창이 등장했다. 스포티한 느낌의 후드티에 보라색 부츠컷 팬츠로 과감하게 꾸며봤다. 본격적인 월드 탐험에 앞서 넓은 공간에서 대기했다. 실제 수업에선 이 공간에 다른 학생들도 함께 모이고, 모두가 모였을 때 교사가 승인하면 본격적인 탐험이 시작된다. 관리자의 승인으로 원더시티에 입성했다. 화면 우측 가방 아이콘을 클릭하니 오늘 배울 학습 내용이 담긴 교과서가 등장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에서도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키는 온실가스 배출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탄소배출이 적은 식재료를 찾아, 맛있는 샐러드를 만들어보자. 오늘의 학습 목표다. NPC는 감자, 토마토 등 샐러드 재료를 직접 찾아올 것을 요구했다. 공부를 하고 있다기보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하는 느낌이 컸다. 키보드 자판을 조작해 캐릭터를 움직일 수 있었는데, 처음이라 그런지 컨트롤이 좀 어설펐다. 시스템 구동이 매끄럽지 못한 건 아니고, 순전히 개인의 조작 미숙이었다. 점프 동작을 잘못해 월드 안에 강물에 빠졌다. 물속을 헤엄치는가 싶더니, 위험한 행동이라는 알림이 뜨고 10초 후 자동으로 육지로 나왔다. 자동플레이 기능은 없어서 무조건 직접 가서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플레이가 좀 더딘 것 같아서 옆 자리에 앉아 있던 관리자의 '원더클래스' 화면을 슬쩍 보니 '지원이 필요한 학생' 리스트가 보였다. 다행히 아직 해당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진 않은 것 같았다. 미션 재료를 모아 NPC에게 가져다주니 이번에는 퀴즈를 냈다. 여러 선택지 중 탄소배출이 적은 식재료를 고르라는 질문이었다. 오답을 체크했더니 다시 생각해보라는 메시지가 떴다. 채팅창이 보이기에 '바보'라고 입력했더니 나쁜 말을 썼다는 이유로 몇 초 간 채팅을 금지 당했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플랫폼 안에 제대로 반영된 듯 했다. 우여곡절 끝에 퀴즈를 맞혔더니 캐릭터에 입힐 수 있는 선글라스 액세서리를 보상으로 줬다. 캐릭터에 바로 착용하니 캐릭터의 스타일이 더 과감해졌다. 미션을 전부 클리어했고, 보상으로 뱃지도 획득했다.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받은 듯한 느낌이 났다. 한편 '원더버스'는 교육 과정에 맞춘 게임 기반 콘텐츠와 48개의 퀘스트를 교육 현장에 제공한다. 교과 과정과 연계한 콘텐츠는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며 오는 2학기에는 마약류를 포함한 약물중독 예방 교육 콘텐츠를 주력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전자·철강업계, 전력산업기반기금 요율 인하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정부가 전력 요금에 대한 추가 부담금 수준을 내년 중순까지 점진적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전력공사 부채 수준이 아직까지도 심각해 3분기 요금 인상이 유력해 전력 다소비 업종에 속한 기업들은 오히려 현재보다 더 많은 전기 요금을 내게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27일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부담금 정비·관리 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당국은 연간 2조원에 이르는 32개 부담금을 폐지 또는 감면해 국민과 기업들의 짐을 덜어준다는 입장이다. 에너지 분야와 관련, 정부는 전기 요금에 포함되는 전력산업기반기금(이하 전력기금) 부담금 요율을 2년에 걸쳐 1%p 낮춘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력기금 요율은 3.7%인데 올해 7월 전기 요금의 3.2%로, 내년 7월부터는 2.7%로 추가 하향해 국가적으로 총 8656억원 가량의 요금 인하 효과가 따를 것이라는 게 당국의 계산이다. 준조세로 분류되는 전력기금은 2001년 도입된 제도로, 전력 산업의 지속 발전과 기반 조성에 쓰일 재원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생겨났다. 전기사업법 시행령에 따라 징수율은 6.5% 이내에서 정해지며 2005년 12월 이후 약 18년 간 3.7%가 유지돼오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에 전기료로 연간 100만원을 납부했다면 정부에 추가로 3만7000원을 낸 셈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국내에서 1만8412GWh을 사용해 한전에 1조7460억원을 납부한 것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의 절반 수준으로 전해진다. 또 전기로 활용도가 높은 현대제철은 전력비·연료비로 2조6231억원을, 동국제강은 1조8445억원을 지난해 전력비로 지출했다. 하지만 전력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전력의 부채 수준이 아직도 200조원 수준으로 심각해 내달 총선 이후 요금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23년도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한전의 부채 총계는 202조4502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이자만 해도 70억원에 육박한다. 이 같은 이유로 한전과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전기료 인상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력 다소비 업종인 전자업계와 철강업계는 정책 당국의 요율 인하 방안을 환영하면서도 사실상 조삼모사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기료를 올리면 사실상 요금 인하 효과가 없거나 더 내게 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전기료 인상은 정부 정책인 만큼 따를 수 밖에 없고, 자체적으로 전기 사용량 절감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전기료 인상은 최소 수준에 머물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3년 간 에너지 비용이 꾸준히 늘어왔다"며 “전기료가 얼마나 오를지가 관건이긴 하지만 재차 인상이 이뤄진다면 판가 반영도 쉽지 않아 재무 부담이 커진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기료를 올리면 요율 조정의 의미가 없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효성·HD현대·LS, 전력기기 초호황 수혜 지속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 초강세가 이어지면서 효성·HD현대·LS그룹 내 관련 계열사들이 꾸준히 수혜를 입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초고압 전력기기를 앞세워 올해 매출 4조8994억원·영업이익 4227억원 규모의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9%, 영업이익은 64.0% 증가한 수치다. 미국법인은 생산 인력 확대로 호황에 대응하는 중으로 연간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일부 고마진 프로젝트 매출이 이연된 것도 언급된다. 일본 등 국내·외 컨테이너 스태콤(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 시장 공략도 가속화한다. 이는 전력전자 기술을 이용해 송·배전 과정에서 변동되는 전압을 제어하는 설비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에 적용되면 전력 공급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 제철소 등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공장에서 급격한 전압 변동으로 전구 등이 반짝이는 플리커 현상도 제어한다. 우태희 전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도 사장으로 영입했다. 효성중공업은 우 사장의 노하우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업을 확대하고 신성장동력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HD현대일렉트릭도 매출 3조33457억원·영업이익 4331억원을 기록하는 등 같은 기간 각각 23.8%, 37.4% 성장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수주목표도 37억달러 이상으로 잡았다. 북미·유럽·중동을 중심으로 장기 공급계약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35억6400만달러를 수주하는 등 목표를 2차례 상향 조정했음에도 초과달성에 성공했다. 지난해말 기준 수주잔고는 43억2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8.6% 커졌다. 배전기기 매출 확대를 위해 1173억원에 달하는 투자도 결정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충북 청주센트럴밸리 일반산업단지에 중저압차단기 공장을 건설한다. 이를 토대로 2030년 생산력을 1300만대로 늘린다는 목표다. 울산과 미국 앨라배마에 위치한 변압기 공장 생산력도 확대하는 중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고압 송전단 제품의 호황이 3~4년 가량 이어질 것으로분석했다. LS일렉트릭은 매출 4조4233억원·영업이익 3316억원 등 수익성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북미 전력 시장 투자에 힘입어 연간 기준 최대 실적을 거둔 기세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전력기기는 양산 제품의 국내 유통 매출이 확대되고 북미·아시아·유럽·중동향 물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해외시장 신규 수주에 따른 전력 인프라 매출 증가도 기대하고 있다. 북미 변압기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배전시장 확대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해 성 애널리스트는 1~2년 후 중저압 배전단 호황기가 다가올 것으로 예측했다. 전체 전력기기 시장에서 배전단 중저압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보급 확대 및 노후 전력기기 교체 수요 및 '네옴시티'를 비롯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시장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현장] 현대차·기아, 전세계 ‘올해의 차’ 싹쓸이 이유 있었다

반도체 실험실이 연상됐다. 밀폐된 공간 안에서 연구원들은 배터리를 분석하고 있다. 단순히 배터리 성능을 점검하는 것을 넘어 기본 소재단위로 이를 모두 쪼개 하나하나 살폈다. 한쪽에서는 로봇이 자동차 문 열고 닫기를 '무제한' 반복하고 있다. 거대한 실험실 안을 수소전기트럭이 달리는 장면도 눈길을 잡았다. 내부에는 극한의 고온과 세찬 바람이 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27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기아 남양기술연구소에서 본 것들이다. 이 곳은 1995년 출범한 종합기술연구소다. 신차 및 신기술 개발은 물론 디자인, 설계, 시험, 평가 등 기반 연구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다. 현대차·기아 승용·상용 등 전 차종에 대한 연구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외부에 최초로 공개된 전기차 동력계 시험실에서는 연구원들이 아이오닉 5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었다. 전동화시험센터는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체제 전환에 따라 기존 파워트레인 개발 조직이 전동화 조직으로 개편된 곳이다. 이곳에서는 신차가 양산에 이르기 전까지 충분한 성능 개발을 통해 EV 품질을 개선하고 확보하는 활동을 담당한다. 시험실은 실도로에서 이뤄지는 주행 테스트와는 달리 실내 시험 공간 내에서 가혹한 테스트를 반복해서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상황과 조건을 모사해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신속한 원인 파악과 개선이 가능한 셈이다. 좌우에 위치한 여러 개의 시험실 유리창 너머로 '위이잉' 대는 모터 소리가 들려왔다. 총 3곳으로 이루어진 시험실 내부에는 모터와 인버터를 측정하는 커다란 장비들이, 한쪽에는 현대차 아이오닉 5 차량이 장비에 맞물려 있었다. 곽호철 전동화구동시험3팀 책임연구원은 “모터 단품 시험부터 차량 양산까지 종합적인 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대표적인 3가지 동력계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동력계 장비의 개수에 따라 크게 1축과 2축, 그리고 4축 동력계 실험실로 나눠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원들은 모니터를 통해 방금 시험된 모터의 토크, 전력, 전류 맵, 구동 및 시험 효율 특성에 대한 결과를 확인했다. 동력계 시험실에서는 로봇이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운전석에 로봇이 기어, 액셀, 브레이크 등을 조작하고 있다. 운전자의 역할을 대체하는 이 로봇은 가속과 제동을 위해 페달을 밟는 동작을 사람과 유사하게 따라 하고, 심지어 자동으로 변속까지 할 수 있다. 연구원이 장비를 가동하자 실제 아이오닉 5 차량 구동축에 연결된 장비가 돌아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차속에 따른 토크, 모터 온도, 소음진동(NVH) 파형 등이 그래프로 나타났다. 차량 이용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운전 영역에 대한 효율을 평가하고 분석하는 모습에서 차량 품질 확보를 향한 의지가 느껴졌다. '배터리 분석실' 역시 이번에 최초로 공개됐다. 기초소재연구센터 소속 배터리 분석실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분석해 세부 구성 물질을 연구하는 곳이다. 배터리 셀을 구성하는 소재에 대한 정밀 분석을 통해 셀의 성능, 내구성, 안정성 등을 전체적으로 평가한다. 이재욱 재료분석팀 팀장은 “전기차 배터리는 소재 특성상 수분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일정 온도와 습도 조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드라이룸이라는 특수환경에서 셀을 해체하고 분석을 진행해야 신뢰성 있는 분석 결과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분석을 위해 배터리가 처음 옮겨지는 장소는 '셀 해체실'이다. 배터리 셀의 구조 파악과 구성 소재 분석을 위한 시료 채취 작업이 진행된다. 셀 해체실 공간은 혹시 모를 화재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바닥, 벽면, 천장을 비롯해 테이블과 같은 기본 설비 모두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마감돼 있다. 또 해체실 한편에는 자동소화 설비가 적용된 흄후드와 각종 화재 차단 설비가 곳곳에 비치돼 있다. 현대차·기아가 배터리 소재 기술을 집중 연구하는 것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소재 단계에서 그 특성을 이해하고 개선하면 문제점을 미리 알고 예방할 수 있으며, 최적의 소재 개발을 통한 전체적인 완성도도 높일 수 있다. 다음으로 방문한 '상용시스템시험동'은 차량 개발 및 평가에 필요한 300여가지 시험을 한 곳에서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다. 상용시스템시험동에서는 상용차의 특수성을 반영한 환경 및 성능 조건의 시스템 단위 평가를 통해 자동차의 내구성을 시험하고 최적화한다. 현대차·기아의 모든 상용차는 이곳에서 혹독한 시험을 거쳐 개발된다. 평가 조건은 일부 다르겠지만 구조적으로는 승용차 시험 연구와 거의 동일한 프로세스로 볼 수 있다. 4400여 평에 달하는 면적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거대한 시험동에서는 실차 거동 재현과 필드 환경을 반영한 차량 평가 검증이 한창이었다. 일직선으로 길게 뻗은 시험동 내부는 차체·안전, 조향·현가, 구동·제동, 품질·내구, NVH 등 크게 다섯 가지 구역으로 이뤄졌다. 차체·안전 구역에서는 차량 내외부의 안전을 테스트하는 충돌 시험과 기후환경을 재현한 시험 장비들을 볼 수 있었다. 로봇시험실에 들어서자 로봇 팔이 차 문을 일정한 강도로 열고 닫기를 반복하며 부품의 내구성을 시험하는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담당 연구원에 따르면 문을 여닫는 강도는 실제 사람의 힘과 동일하다. 충분한 내구성 데이터 확보를 위해 로봇이 24시간 내내 몇 달간 시험을 계속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상용시스템시험동에서 진행되는 대부분의 시험은 이처럼 필드 조사 결과에 기반해 실제와 비슷한 조건으로 진행된다. 이어 방문한 BSR(Buzz, Squeak, Rattle) 시험실은 사방이 삼각뿔 모양의 흡음재로 둘러 쌓여 있었다. 차량 부품간 발생하는 민감한 소음까지 잡아내기 위해 시험실 내부는 귀가 먹먹할 정도로 소음이 없는 공간이었다. 차량에서 발생하는 이음은 다양한 온도와 진동 조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 조건까지 구현이 가능했다. 이진원 상용내구시험팀 책임연구원은 “앞으로 모빌리티의 발전방향이 전기차와 같이 점점 더 조용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이러한 BSR 소음을 평가하는 시험이 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양연구소 투어의 대미를 장식한 곳은 압도적 스케일을 자랑하는 상용환경 풍동실이었다. 상용환경시험동내 3개 시험실 중 하나인 상용환경풍동실은 내연기관 및 친환경 상용차(전기차, 수소차 등)를 연구하고 테스트하는 곳이다. 주행 환경시험을 위한 다양한 융복합 연구 장비들이 대거 설치돼 있다. 환경풍동시험실에서는 냉각, 열해, 연비, 냉시동, 히터·에어컨, 충·방전, 동력, 모드 주행, 배기가스인증 등 실차 주행 성능시험을 종합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실내 온도를 –40℃~ 60℃까지, 습도를 5%~ 95%까지 조절할 수 있다. 세계 곳곳의 날씨는 물론, 극한 환경까지 재현 가능하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3.3m의 대형 팬으로 시속 120km에 달하는 기류를 만들어 실제 주행 조건과 동일한 시험도 할 수 있다. 제어실로 입장하자 엑시언트 수소전기 트럭이 비치된 환경풍동실이 눈앞에 펼쳐졌다. 환경풍동실 내부 공간은 길이 20m, 너비 10m, 높이 6.6m에 달할 정도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유로 시스템까지 포함하면 시설 규모는 더욱 커진다. 풍동실 내부 천장 및 측면에 태양광(Solar) 장비가 설치돼 있어 마치 화창한 여름날 야외 풍경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풍동실 안에 들어가 보니 후덥지근한 열기가 느껴졌다. 시험실 온도가 중동 지역 테스트 기준 온도인 45℃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환경풍동시험실은 상용 전기차 개발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온도에 따라 효율이 달라지는 전기차의 특성상 배터리 충·방전 및 냉각 성능 등 각종 성능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시험실에는 400kW급 초고속 충전기 3대가 마련돼 있었다. 언제든지 혹서, 혹한의 상태에서의 배터리 충전 효율을 점검할 수 있는 셈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고온 조건 테스트 시연과 함께 유동 가시화 시험을 실제로 지켜볼 수 있었다. 유동 가시화 시험은 풍동 내부에 가스를 분사시켜 차량 주변의 공기 흐름을 확인함으로써 공력성능 향상에 기여하는 테스트이다. 이강웅 상용연비운전성시험팀 책임연구원은 “희소성과 기술력 덕분에 국내 정부부처·학계·자동차업계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수많은 기업과 정부 기관이 연구 및 비즈니스 협업을 위해 계속해서 환경풍동실을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라인업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각지 영향력 있는 자동차 기관과 매체가 주관하는 시상식을 석권하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E-GMP' 기반의 전기차들이 세계 3대 올해의 차를 모두 휩쓰는 등 남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저력엔 국내 최대 전기차 핵심 기지인 남양연구소가 있었다. 현대차·기아는 기술 혁신과 경쟁력 향상을 통해 '글로벌 게임체인저'로 거듭나고 있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인터뷰] “NHN DNA 집약한 ‘원더버스’, 디지털 교과서 시대 리딩할 것”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한 거품이 한풀 꺾였다고는 하지만 교육 분야에선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원더버스는 디지털 교과서 시대를 리딩하는 일등 플랫폼이 될 겁니다." 이장원 NHN에듀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지난 3월 29일 경기도 판교 플레이뮤지엄에서 진행한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원더버스는 현존하는 교육용 메타버스 중 가장 많은 것을 쏟아 부었다고 자신한다. 그만큼 완성도도 높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원더버스'는 NHN의 에듀테크 자회사 NHN에듀가 지난 3월 4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교육용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NHN에듀 '원더버스'는 지난해 12월 공교육 종사자를 포함한 교육관련 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체험을 진행해 재미와 교육 효과성을 확인했고, 올해 3월부터는 청주 동화초등학교 수업에 실제 도입돼 활용되고 있다. 다음은 이 CSO와의 일문일답. -'원더버스'가 실제 초등학교 수업에 도입됐다고 해 화제를 모았다. 원더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도입 초반이라 아직 구체적인 결과가 도출된 것은 아니지만, 현장에서 들리는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다. 특히 학생들의 참여도와 몰입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사전체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고, 특히 교육박람회 때는 원더버스를 체험해본 학생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으려고 할 정도로 크게 인기를 끌었다. 현재 구체적인 데이터 확보를 위해 동화초 외 9개 학교와도 사용성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용 메타버스 플랫폼으로서 '원더버스'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 첫째는 기술적 우위를 토대로 만들어진 높은 퀄리티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다. 본인들이 경험했던 다른 서비스보다 품질이 낮으면 활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원더버스는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학생들의 몰입감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두 번째로는 인공지능(AI) 학습경험 분석 플랫폼(LXP)이다. 교사는 원더버스 안에서 강의를 설계하고 관리할 수 있고, 학습자의 학습 현황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학생들이 어떤 부분에 더 관심이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 기반 교수설계를 도와줘 교사들의 업무도 덜어낼 수 있다. -학생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보나. ▲ 원더버스의 특징을 축약하면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다. 학습을 위한 여러 퀘스트를 게임 형태로 풀어냈다. 하나의 학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6개의 퀘스트를 통과하도록 하는 등 게임 내 캐릭터가 월드를 탐험하며 직접 미션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기본적으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형태를 갖췄다고 보면 된다. 상호작용을 통한 재미, 보상에 대한 재미도 제공한다. 학생들의 몰입감을 높일 수 있는 요소들을 계속 고도화하고 있다. -메타버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꺾였다는 평가도 있는데. ▲ 교육 시장만큼은 예외다. 공교육 디지털전환(DX)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25년에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한다는 계획으로, 전체 학교 현장에 디바이스가 보급될 예정이다. 3D 게임의 형태로 구현한 교육 콘텐츠를 가지고 공교육DX 시장에 들어가는 것이 원더버스의 목표다. -타깃이 기업 정부 간 거래(B2G)인데, 교육 현장에서의 요구사항이 있나. ▲개별 교육청을 만나보면 지역 특화 콘텐츠에 대한 요구가 있다. 가령 해당 지역에만 사는 멸종위기종에 대한 이야기라든지, 현지의 유명 관광지에서 모티브를 딴 콘텐츠 등이 들어가길 원한다. 일단 우리가 만들어놓은 것은 디지털리터러시, 세계시민교육, 약물중독예방 등 범용적인 콘텐츠인데, 교육기관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특색에 맞는 콘텐츠를 추가로 만들려고 한다. -해외 출시도 계획하고 있나. ▲ 국내에 안착한 후 해외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현재 해외에는 제대로 된 에듀테크 솔루션이 많지 않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동남아시아나 북미 지역 등에서는 한국형 에듀테크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많다. 특히 우리나라는 '교육'과 '게임' 모두 최상위권으로 평가받는다. 교육에 게임을 제대로 접목한 에듀테크는 해외에서 잘 팔릴 수밖에 없다. 원더버스에 자신감이 있는 이유기도 하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시승기]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가족과 여행이 더 즐거워진다

국내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열풍이 뜨겁다. 유가는 계속 고공행진을 이어가는데 디젤차 인기가 시들해진 영향이다. 소형차와 세단 뿐 아니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고객들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뚜렷하게 선호하고 있다. 기아가 야심차게 내놓은 카니발 하이브리드 역시 시장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디젤 모델 대비 훨씬 조용하고 연비가 높다는 입소문이 돌며 계약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는 게 영업일선의 전언이다. 기아 더 뉴 카니발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작년 11월 출시된 부분변경 모델이다. 기아 미니밴 최초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한 게 특징이다. 디자인은 보다 세련되게 진화했다. 이전 모델 이미지를 거의 그대로 계승했지만 디테일을 살려 변화를 꾀했다. 다른 SUV들과 묘하게 패밀리룩을 이룬다는 게 눈에 띈다. 전면부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고급스러운 패턴으로 마무리됐다. 측면 라인은 직선으로 쭉 뻗었다. 후면부는 번호판 위치를 아래로 내리고 노출형 핸들을 히든 타입으로 변경해 깔끔한 이미지의 테일게이트를 구현한 게 특징이다. 9인승 모델은 2·3열이 독립시트로 구성됐다. 4열은 트렁크 아래로 쉽게 숨길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다. 공간을 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시트 포지션을 앞뒤로 잘 조절하면 성인들이 좌석에 다 앉아도 전혀 비좁게 느껴지지 않는다. 키 180cm 남성이 2열과 3열에 앉았을 때 무릎 아래 공간이 전혀 답답하지 않았다. 운전석에서는 SUV보다 탁 트인 시야를 누릴 수 있다.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등 수평선의 넓은 느낌을 강조하는 디자인 요소들이 대거 적용됐다. 기아는 더 뉴 카니발에 버튼 구성을 최적화한 인포테인먼트·공조 전환 조작계를 넣고 앰비언트 라이트를 크래쉬패드까지 확대 적용했다. 곳곳에 적재공간이 마련돼 만족스러웠다. 도어 아래쪽은 물론 3열 옆에도 컵홀더나 물건을 적재할 수 있는 곳이 있다. 1열과 2열 사이에도 많은 물건을 넣을 수 있게 했다. 1.6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7.4kg·m의 힘을 발휘한다. 기아는 이 차에 구동모터를 활용한 기술인 △E-라이드(E-Ride) △E-핸들링(E-Handling) △E-EHA(Electrically Evasive Handling Assist)를 탑재해 승차감과 주행성능을 향상시켰다고 소개했다. E-라이드는 과속 방지턱 등 둔턱을 통과하거나 가속하는 상황에서 구동모터 토크를 조정함으로써 차량의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기능이다. E-핸들링은 곡선로 진입과 탈출 시 구동모터의 가감속 제어를 통해 무게 중심을 이동시켜 조향 응답성과 선회 안정성을 증대시켜 준다. E-EHA는 전방 충돌을 피하기 위한 회피 기동 시 전후륜의 하중을 제어해 회피 능력과 회피 후 차체 안정성을 높인다. 차는 조용하게 잘 뻗어나간다. 저속에서는 전기차를 타는 듯 정숙하고 고속에서도 외부 소음이 내부로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덕분에 2·3열 승차감이 더욱 향상된 듯하다. 기존에는 카니발 하이리무진에만 적용되던 쇽업소버도 기본 장착했다. 이를 통해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2·3열에서 느껴지는 충격이 확 줄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상당히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가족과 함께 긴 여행을 할 때 운전의 피로를 확 줄여줄 수 있는 요소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 △디지털 센터 미러(DCM) △빌트인 캠 2 △지문 인증 시스템 등 편의사양도 갖췄다. 공인복합연비는 최고 13.5km/L를 인증받았다. 주행 중에는 실연비가 14~15km/L 수준까지 올라갔다. 흐름이 원활한 도로에서 정속주행을 해보니 17km/L까지 연비가 뛰었다. '믿고 타는 미니밴' 카니발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만나 더욱 강력해졌다. 주행은 여전히 안정적인데 연비가 뛰어 매력은 더욱 커졌다. 가족을 위한 차를 찾는 고객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 더 뉴 카니발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3925만~5113만원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시승기] 가성비 ‘끝판왕’ 잘 달리는 르노 XM3

화려하지 않지만 매력은 충분하다. 직접 타보면 예상보다 넓은 실내 공간에 놀란다. 잘 달리고 잘 서는데 연료 효율성까지 뛰어나다. 가격 대비 성능은 '끝판왕' 수준으로 뛰어나다. 르노코리아의 스테디셀러 XM3 얘기다. 이 차는 국내에 데뷔할 당시만 해도 '유러피안 감성'으로 사랑받았다. 시간이 흘러 도로 위에서 쉽게 볼 수 있게 된 이후에는 '예쁜 차'로 자리잡았다. 현재는 가성비와 활용도가 높은 '좋은 차'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르노코리아 XM3 가솔린 1.6 모델을 시승했다. 여전히 예쁘다.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중간 이미지다. 어렵지 않게 운전할 수 있는 크기로 차에 탈 때도 부담이 없다. 디자인은 호불호가 없이 안정적이다. 크롬 등으로 적절히 멋을 부렸다. 라인이 꽤 잘 뻗었는데 앞·뒤 이미지는 볼륨감을 살려 조화를 이룬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4570mm, 전폭 1820mm, 전고 1570mm, 축거 2720mm다. 소형 SUV인 코나와 비교하면 길이가 220mm 긴데 높이는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축간 거리도 100mm 길어 실내 공간이 확실히 더 넓다. 키 180cm 성인남성이 2열에 앉아도 머리 위 공간이 충분했다. SUV의 장점을 잘 계승한 결과다. 무릎 아래 공간도 넉넉했다.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 포지션을 다양한 각도로 움직일 수 있다. 전체적인 마감재가 생각보다 고급스러워 놀라웠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513L를 제공한다. 실내 디자인은 다른 르노코리아 차량들과 패밀리룩을 이룬다. 티맵 내비게이션 등을 활용할 수 있고 버튼들이 꽤 직감적인 곳에 자리 잡아 주행에 불편함을 줄여준다. 1.6 모델은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품었다. 엔진은 최고출력 126마력, 최대토크 15.8kg·m의 힘을 발휘한다. 공차중량이 1300kg로 가벼운 편이다. 덕분에 차가 가볍게 움직인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크게 무리하지 않고 차를 움직일 수 있다. 치고나가는 맛은 없지만 안정적으로 달려나가는 형상이다. 자세가 꽤 안정적이다. 달릴 때 바닥에 딱 달라붙어 움직이는 기분이 든다. 세단의 장점을 잘 살린 덕분이다. 노면 소음도 상당히 효율적으로 차단해 만족스러웠다. 급가속 시 발생하는 엔진음도 거슬리게 들리지 않는다. 윈드 쉴드 글라스가 기본 장착됐다. 1.3 터보 모델과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이 강하다. 공인복합연비는 13.6km/L를 기록했다. 흐름이 원활한 도로에서 정속주행을 하면 실연비가 16~17km/L까지 치솟는다. 무단변속기(CVT) 설정은 효율적인 주행에 초점을 맞춘 듯하다. 불필요하게 엔진 회전수가 높아지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코너를 탈출할 때는 소형 SUV보다 세단을 타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운전석 시트를 조절하면 SUV 못지않은 시야도 확보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세단과 SUV의 장점을 잘 융합한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시장에서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를 받으며 순항하고 있는 차다. 장점이 많아 다양한 용도로 차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르노코리아 XM3의 가격은 2235만~2864만원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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