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국가대표 AI 반도체 기업’ 출범 본궤도…사피온-리벨리온 합병 속도전

SK텔레콤 계열사 사피온코리아(사피온)와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합병을 본격 추진한다. 지난 6월 합병을 공식화한 후 두 달여 만에 본계약 체결을 성공하면서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AI 반도체 시장에 대응하고 글로벌 인프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18일 양사 합병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모두 AI 특화 반도체인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향후 2~3년을 대한민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번 합병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당초 3분기 중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시장 선점을 위한 국가적 총력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상호 실사 작업 등 협의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새 회사 사명은 '리벨리온'으로 결정됐다. 사피온이 존속법인이 남고, 리벨리온이 소멸되는 방식이다. 사피온을 존속법인으로 설정한 건 SKT가 전략적 투자자로서 합병법인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사피온 주주사인 SK스퀘어·SK하이닉스도 지원사격에 나선다. 이중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든든한 우군이 될 전망이다. 합병법인 경영은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총괄할 예정이다. 급변하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 상황에서 스타트업이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리벨리온은 지난 2020년 창립 이후 3년 동안 2개의 AI 반도체 제품을 출시하며 역량을 주목받은 바 있다. 특히 이 회사의 두 번째 제품 '아톰(ATOM)'은 지난해 국내 NPU 최초로 데이터센터 상용화에 성공했으다. 4분기 중 거대언어모델(LLM)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AI 반도체 '리벨(REBEL)'을 선보일 예정이다. 리벨리온과 사피온의 최종 합병 비율은 2.4대 1로 결정됐다. 합병법인의 기업가치는 리벨리온 8066억원, 사피온 3325억원으로 약 1조1391억원 수준이다. 사피온의 주요 주주사들은 보유 주식 중 3%(합병 후 기준)를 합병 전까지 매각해 리벨리온 경영진의 1대 주주 지위를 보장키로 했다. 아울러 합병 이후 일정 기간 상대 동의 없이 주식을 처분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리벨리온 경영진의 합병법인 운영 안정성 확보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내 합병 작업이 마무리되면 기업공개(IPO)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지난달 말 대표 주관사로 삼성증권, 공동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하고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상장은 내년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합병법인 출범을 통해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 규모가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반도체 시장은 팹리스 기업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상황인데, '빅3'으로 꼽히는 양사의 AI 역량이 결집되면서 소규모 기업들도 낙수효과를 입을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자체 기술력을 보유하게 돼 관련 투자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유영상 SKT 대표는 “이번 본계약 체결로 회사가 구축하고 있는 AI 밸류체인 3대 영역 중 하나인 'AI 반도체' 글로벌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휴가인가 파업인가…전삼노에게 광복절이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가 광복절을 포함한 샌드위치 연휴 기간 동안 파업을 진행하며 사측을 압박하려는 전략을 펼치는 가운데 파업의 명분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대화와 타협의 여지를 무시하고 의미없는 '힘싸움'에 나선다는 비판이 나온다. ◇연휴 중 게릴라성 파업, 실효성 논란 17일 삼성전자 등 재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광복절 샌드위치 연휴 기간(15~18일)을 맞아 게릴라성 파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15일 광복절은 휴일 근로를 거부한 뒤, 이후 변형교대, 4조3교대, 자율출퇴근제 등 근무형태별로 파업 근태를 회사에 통보하거나 휴일 근로 거부에 나서자는 게 전삼노 지휘부의 파업 지침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삼성전자 회사 측은 물론 노조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는 중이다. 샌드위치 연휴라서 이미 많은 직원들이 연차를 사용해 휴일을 즐기는 상황에서 노동쟁의를 일이키는 것이 무슨 의미냐는 반응이 가장 많다. 심지어 연차를 쓰기 싫어서 파업이라는 이름을 빌어 휴가를 즐기는 거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15~16일 중 진행되는 전삼노 측의 집회도 없다. ◇현대차와 대비되는 전삼노의 강경 노선 그동안 재계에서는 전삼노가 회사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노동쟁의에 나선다는 우려를 나타내왔다. 대표적인 강성노조로 알려진 현대차 노조와 비교해도 이런 부분이 두드러진다는 우려다. 전삼노는 사측에 평균 임금 6.5% 인상과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평균 임금 인상률 5.1%를 제안하고, 일회성 여가 포인트 50만원 지급, 휴가 의무 사용 일수 축소 등을 제안했고 결국 협상이 결렬된 상태다. 반면 현대자동차의 경우 최근 노조와 사측의 입장이 조율되는 과정을 보여줬다. 현대차노조는 최근 회사 측에 기본급 15만9000원 인상을 요구했다. 이에 회사 측은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을 제안했고, 양측은 협상 끝에 기본급 11만2000원 인상안을 도출하면서 최근 6년 연속 무파업으로 임금 및 단체교섭을 마무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최근 실적을 비교해도 전삼노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현대차는 2023년에 전년 대비 각각 14.4%와 54% 증가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의 해를 보냈다.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재정적인 여력이 있었다는 얘기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매출은 14.58%, 영업이익은 84.92% 감소한 지난해 실적을 받았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노조의 요구를 상당히 수용한 협상을 제시했지만 거부당한 것이다. ◇지속가능성 고려 부족한 압박 전략 이에 전삼노가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하면서, 출구 없는 전략으로 사측을 압박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조는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동시에, 기업의 지속가능성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데 전삼노는 그런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 재계관계자는 “현재 전삼노의 전략은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한계가 있다"며 “노동쟁의의 본질은 노사 간의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호 이익을 도모하지만 한 쪽의 입장만 강경하다면 결과는 공멸이다"라고 지적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테슬라도 동참…전기차 브랜드 17곳 배터리 제조사 공개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자동차에 탑재된 배터리의 제조사를 공개한 완성차 업체들이 17곳으로 집계됐다. 16일 국토교통부 자동차 리콜센터 누리집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현황'과 각 완성차 브랜드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국내외 브랜드 17곳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현대차는 단종된 차종을 포함해 총 13종(제네시스 3종 포함)의 배터리 정보를 지난 9일 국내 자동차업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차 9종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배터리를, 1종은 중국 CATL 제품을 사용했다. 제네시스 3종은 모두 SK온 배터리를 장착했다. 단종 모델을 포함한 기아의 7종 가운데 5종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배터리를 사용하며, 나머지 2종은 생산 기간에 따라 이들 두 회사 또는 CATL 제품을 쓴다. 한국GM 쉐보레 브랜드의 2종에, 르노코리아는 3종에 모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됐다. KG모빌리티는 2종에 모두 중국 BYD(비야디)의 배터리를 장착했다. 수입차 중 지난 12일 처음으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한 BMW는 단종 제품을 포함해 전기차 7종 중 4종에 삼성SDI 배터리를 넣었다. 2종은 CATL 배터리를, 나머지 1종은 삼성SDI와 CATL 배터리를 사용했다. 메르세데스-벤츠 7종의 전기차 중 2종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배터리가, 나머지 5종에는 중국 CATL 및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다. 인천에서 화재가 발생한 EQE 차종을 비롯해 EQS에는 CATL 또는 파라시스 배터리가 사용됐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1종의 전기차에도 CATL 배터리가 들어갔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국내에서 판매 중인 모델 14종에 삼성SDI 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볼보 2종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했다. 폴스타는 폴스타 2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장착했고, 폴스타 4에 CATL 배터리를 썼다. 테슬라도 전날 국토부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공개 대열에 합류했다. 테슬라 모델3와 모델Y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파나소닉, CATL 배터리가 탑재됐다. 모델X와 모델S에는 파나소닉 배터리만 사용됐다. 이외에 렉서스는 유일한 전기차 모델인 RZ450e에 도요타와 파나소닉홀딩스 합작사인 '프라임 플래닛 에너지 & 솔루션즈'(PPES)의 제품을 장착했다. 포르쉐는 타이칸 전 모델에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을 썼다. 또 지프와 푸조는 총 3종의 전기차에 모두 CATL 제품을 사용했다. 이날까지 국내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주요 완성차 기업은 대부분 배터리 정보를 공개했으며,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롤스로이스와 미니(MINI)도 이날 중 배터리 제조사를 알릴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환율·유가·인건비 高高高↑…항공업계, 2Q 실적 모두 뒷걸음질

올해 2분기 항공업계 실적이 환율과 유가 등 각종 요인 탓에 지난해보다 악화됐다. 이 가운데 업계는 3분기 중 여객 노선 추가 취항과 화물 사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대한항공은 매출 4조237억원, 영업이익 4134억원, 당기순이익 34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3.81%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1.66%, 6.04% 감소했다. 자회사 진에어는 매출 3081억원, 영업이익 9억원, 당기순손실은 58억원을 냈다. 작년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8.9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4.93% 급감했고, 107억원에 달하던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적이 주춤하긴 했지만 한진그룹 계열 항공사들은 나름대로 선방했다"며 “이는 규모의 경제 논리로 이해할 수 있는 대목으로, 진에어는 대한항공과 공유하는 부분이 많은 덕을 봤다"고 평가했다. 실제 나머지 상장 항공사들은 줄줄이 적자 신세임을 확인할 수 있다. 별도 기준 아시아나항공 실적은 매출 1조7355억원, 영업손실 312억원, 당기순손실은 1492억원으로 확인된다. 관계사인 에어부산은 매출 2353억원, 영업이익 180억원, 당기순손실은 128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100% 자회사인 에어서울은 상장되지 않아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보고서와 대조하면 2분기 매출 729억원, 당기순손실은 88억원임을 알 수 있고 영업이익은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1분기에는 흑자 기록을 기념해 별도의 보도자료를 냈지만 이번에는 발행하지 않은 점으로 미루어 보아 적자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별도 기준 매출 4278억원, 영업손실 95억원, 당기순손실은 214억원이다. 유럽으로 뻗어나가는 티웨이항공 또한 별도 기준 매출 3259억원, 영업손실 220억원, 당기순손실이 252억원이다. 이처럼 항공사들이 줄줄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것은 연휴·휴가 일정이 비교적 적은 2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인 점과 각종 외부 비용이 오른 점에 기인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올해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71원이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60원, 2019년 2분기보다 200원 가량 오른 수치"라며 “환율 변동에 따른 항공기 임차료·정비비·유가 등의 비용이 크게 증가하며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사업량 자체가 늘어 인건비가 일시적으로 증액됐고 정비·운항 비용도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유류비가 전년 대비 861억 늘어 전체 영업 비용 중 32%를 차지했고 지속적인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외화 환산 손실 856억원을 입었다. 대한항공 기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280억원의 외화 평가 손익과 140억원의 현금 보유고 손실이 발생한다. 또한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3100만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에 항공업계는 복항·추가 노선 취항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 고효율 신 기재를 계속 도입해 가동률을 제고해 고유가 환경에서의 비용 절감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이미 들여온 보잉 787-10과 올해 말 A350 시리즈, 제주항공은 임차기를 구매기로 전환해 원가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3분기 화물 사업에서는 이익 확대가 예상된다. 전자상거래 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는 가운데 하계 휴가 시즌에 진입하며 수요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서다. 대외적으로는 해운 공급망의 불안·국가 간 무역 분쟁의 확산으로 물류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홍해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며 최근 해운 시장 운임 지수는 작년 평균 대비 2배 이상 급등했고, 컨테이너 부족 및 유럽·미주 지역 항만 파업 문제 등 공급망 불안 요소가 가중되고 있다. 또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 정책 변경·유럽연합(EU)의 정책 변화 움직임이 더해지며 글로벌 물류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최근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해운·항공 수요를 대상으로 정기성 차터 계약을 추진해 경쟁력 있는 운항 스케줄·공급력을 지속 제공하겠다"며 “일본·미국 등 반도체 공장 증설 물자 등 프로젝트 수요를 최대 유치해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겠다"고 언급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올해 중 일부 노후 화물기를 교체해 영업력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시승기] 지프 그랜드 체로키 L, 미국차는 투박하다는 편견 부수다

지프의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그랜드 체로키 L'은 탱크같은 단단한 외모, 세단 같은 고급스러운 실내, 파워풀하지만 여유로운 주행감을 보유한 팔방미인 SUV였다. 15일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을 타고 서울 도봉구부터 경기도 김포까지 왕복 약 100km를 주행했다. 서울의 답답한 도심과 시원한 외곽 고속도로까지 달리며 차량의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은 지난 30년간 진화를 거듭하며 700개 이상의 최다 어워드 수상 경력 보유한 차량이다. 세계적으로 약 700만대 이상이 판매되는 등 지프의 프리미엄 SUV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차량의 외관은 지프의 헤리티지가 가득 담겼다. 지프 브랜드를 상징하는 '세븐-슬롯 그릴 디자인'이 이전 모델보다 더 넓어져 차량의 위압감을 더했다. 특히 각진 범퍼와 길게 뻗은 헤드라이트가 투박하면서도 강한 '미국차'의 느낌을 물씬 풍기게 했다. 측면라인은 클래식했다. 높은 전고 아래 전체적으로 각진 라인을 보였다. 최근에는 후면부로 갈수록 루프라인이 떨어지는 쿠페형 SUV가 유행이지만 지프는 전통을 지켰다. 다소 촌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진짜 SUV'의 멋을 아는 사람이라면 선호할 디자인이었다. 후면부도 무난했다. 입체감있는 디자인을 통해 단단함을 강조했고 길게 뻗은 후미등을 통해 멋과 가시성을 모두 높였다. 이 차의 반전매력은 인테리어다. 고급진 우드톤과 베이지색 시트가 잘 어우러져 고급스러운 세단의 실내 느낌을 자아냈다. 중앙의 디스플레이는 편리함과 세련됨을 갖췄고 스티어링휠, 공조버튼, 기어노브 등 다양한 조작 장치들의 소재도 고급스러웠다. 중앙의 10.1인치 맵-인-클러스터 디스플레이는 넓은 화면속에 많은 기능을 담아냈고, 이를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했다. 최근 터치식 조작에 불편함을 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는데 이 차량은 공조장치처럼 자주 쓰는 기능들은 물리버튼으로 빼놓으면서 편리성까지 고려해 설계됐다. 또 실내 전체를 감싸고 있는 멀티 컬러 앰비언트 LED 라이팅은 은은하면서도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뿐만 아니라 기자가 시승한 최상위 트림 써밋 리저브에는 '파워 마사지 시트'(1열)와 버킷 시트 (2열)가 지원된다. 특히 1열에서 느낄 수 있는 마사지 시트는 타브랜드 대비 월등한 성능을 보유했다. 차량 마사시 시트에서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이번 그랜드 체로키 L이 처음일 정도다. 패밀리 SUV답게 뒷자리도 넉넉했다. 2열은 1열 못지 않은 편안한 시트가 탑재돼 안락한 주행이 가능했다. 반면 3열은 기대보단 좁고 불편했다. 단단한 외관답게 주행성능도 강력하다. 3.6L V6 24V VVT 업그레이드 엔진은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35.1㎏·m의 강력한 파워를 발휘한다. 워낙 높은 토크탓에 정체구간 시내 주행시엔 퉁퉁 튕기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고속 주행시에는 힘이 남아돈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 그랜드 체로키 L은 브랜드내 플래그십 차량 답게 주행을 위한 110개 이상의 안전 편의 사양들이 대거 적용됐다. 특히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톱과 액티브 레인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결합해 작동하는 자율주행 레벨2 등급의 '액티브 드라이빙 어시스트'는 장거리 주행시 매우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아시아나항공, 2Q 영업손실 312억원…적자 전환

14일 아시아나항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액 1조7355억원, 영업손실 312억원, 당기순손실 149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0.6%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 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항공 여행 수요 증가에 맞춰 여객 노선 공급을 지속 확대해 2분기 매출액이 역대 2분기 중 최대 수준"이라며 “다만 유가 상승과 일시적 인건비·사업량 증가 및 환율 상승에 따른 운항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적자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유류비는 전년 대비 861억 늘어 전체 영업 비용의 32%를 차지했다. 또한 2023년 임금 인상 소급분 지급 등에 따른 일시적인 인건비 증가분 519억원도 추가됐다. 당기 순손익 역시 지속적인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외화 환산 손실 856억원을 기록함에 따라 적자폭이 커졌다. 2분기 여객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1조1319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나항공은 뉴욕·시애틀 등 미주 장거리 노선 좌석 공급을 확대했고 도야마·아테네·베네치아 등 고수익 부정기 운항을 실시했다. 2분기 화물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한 429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주 노선 화물기 공급 증대를 통한 전자 상거래·전자 제품·계절성 신선 화물 수요 유치 확대 및 유럽·일본 노선 신규 수요 발굴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뉴욕, 로마 등 주요 장거리 노선의 공급을 확대하고, 7~8월 성수기 북해도, 다낭, 멜버른 등 주요 관광노선의 부정기편 운항 등을 통해 실적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화물 사업은 휴가 시즌 비수기(7~8월) 단발성 수요를 확보하고 9월 성수기 진입에 따른 수요 유치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하계 최대 성수기·추석 연휴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상반기 조원태 보수 64.6억원, 전년비 15.9%↑…대한항공 직원은 21%↑

14일 한진칼·대한항공은 2024년도 반기 보고서를 공시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 한진칼로부터 27억6788만원, 대한항공으로부터는 36억9042만7710원 등 총 64억5830만7710원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9% 늘어난 수준이다. 대한항공 보수는 41.3% 늘었고 한진칼에선 6.5% 감소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이사 보수 지급 기준에 따라 월 보수를 산정하고, 보상위원회 사전 검토·이사회 집행 승인 등 일련의 절차를 거쳐 확정한 급여"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별 보수 수준의 증감에 대해서는 “대한항공의 경우 실적이 좋아져 상여금이 많아졌다"며 “한진칼에서는 작년에 받은 상여금이 2년치를 받은 셈이어서 차이가 발생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대한항공 직원들의 급여 자체에는 변동이 없지만 상여금이 늘었다. 2023년 노사 협상에 따라 성과급 최대 지급 한도를 월정 급여의 500%로 확대했고, 작년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는 등 우수한 경영 성과를 반영해 올해 407%의 성과급을 지급해서다. 일반 직원들도 동일한 지급률로 경영 성과급을 받았다. 또한 올해에는 지난해와 달리 회사가 정한 안전 목표를 달성한 경우 모든 임직원에게 제공하는 안전 장려금이 주어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직원 지급액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약 21% 오른 셈"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폭스바겐·아우디도 배터리 제조사 공개…모두 국산쓴다

최근 잇단 전기자동차 화재로 배터리 제조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가운데 폭스바겐그룹코리아가 국내 판매 중인 폭스바겐과 아우디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14일 폭스바겐그룹코리아에 따르면 폭스바겐 ID.4에는 국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아우디의 전기 세단 e-트론 S(스포트백 포함)에는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됐다.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Q8은 50 e-트론 콰트로, 55 e-트론 콰트로(스포트백 포함) 등 모든 트림에 삼성SDI 배터리가 장착됐다. e-트론 50 콰트로(스포트백 포함), e-트론 GT 콰트로, RS e-트론 GT 콰트로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적용됐다. 또 다른 전기 SUV인 Q4 e-트론(스포트백 포함)의 배터리도 모두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이었다. 이 밖에도 e-트론 55 콰트로(스포트백 포함)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배터리가 나뉘어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가 수입한 전기차에는 모두 국산 배터리가 장착된 셈이다. 인천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로 촉발된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공개 행렬에 전날까지 국내 완성차업체 3곳과 수입차 업체 4곳이 동참한 가운데 이날 폭스바겐그룹코리아를 필두로 다른 전기차 수입차 업체들의 공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정부는 전기차 특별 무상점검과 함께 국내 보급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도록 권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