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정기선 수석부회장, 서울모빌리티쇼 HD현대관 방문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8일 '2025 서울모빌리티쇼' 현장을 찾아 스마트 굴착기 신제품을 선보인 HD현대 부스를 비롯해 주요 전시관을 방문하며 글로벌 모빌리티 기술의 흐름을 직접 살폈다. 정 수석부회장은 독자 개발된 신기술이 탑재된 굴착기를 직접 살피고 대한민국의 기술 경쟁력을 통해 HD현대의 육상비전을 실현해 나갈 것을 강조하며, 전시관 내 임직원들 격려했다. 이번 정 수석부회장의 방문은 2024년 미국 CES에서 발표한 육상 혁신 비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이 국내에서 먼저 실현되는 현장을 살피고, 미래형 모빌리티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도약하려는 비전을 보여준 행보로 해석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관을 방문 후에, 현대자동차, 롯데, 기아 등 주요 기업들의 전시관을 차례로 방문하며,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현재와 향후 방향성을 직접 확인했다. 현대차 전시관에서는 수소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차 기술을, 롯데 전시관에서는 도심 교통의 패러다임을 바꿀 자율주행 버스 기술을 살펴봤다. 이어 방문한 기아 부스에서는 교통 약자를 위한 장애인 전용차량을 통해 모빌리티 산업에 구현되는 ESG 가치를 둘러봤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두산그룹 新청사진]⑤ 밥캣, 업황 악화에 올해 고전 예상…환율 수혜가 변수

지난해 말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무산된 두산그룹이 계열사를 중심으로 그룹 재편의 새로운 청사진을 가다듬어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새로운 청사진에 대한 기대와 함께 기존의 지배구조 개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에너지경제신문은 두산그룹의 신규 청사진을 들여다보고 그 방향성 살펴본다. 두산그룹의 핵심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이 올해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의 건설 업황 악화로 밥캣의 주요 사업 영역인 건설장비 산업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한 탓이다. 최근 밥캣이 과거 계열사였던 두산모트롤을 재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올해 안에 커다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 다만 밥캣의 주요 매출처가 미국 시장인 만큼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의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올해 밥캣의 영업실적 역성장을 감수한다는 입장이다. 밥캣은 올해 영업실적 목표로 매출액 8조4000억원과 영업이익 8000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8조5512억원과 영업이익 8714억원에 비해서 각각 12%와 37% 오히려 줄어든 수준이다. 이는 최근 글로벌 경기 위축의 영향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의 건설 산업이 위축된 영향이 크다. 밥캣의 주력 사업은 건설기계군 중에서도 소형 장비다. 매출액의 약 80%가 소형 장비에서 나온다. 동시에 주력 시장으로 미국(74.08%)과 유럽·중동(15.28%)의 매출 비중이 90%에 가까운 수준으로 집계된다. 이에 미국의 경기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미국 인구조사국이 발표한 1월 건설 지출은 전월 대비 0.2% 줄었다. 관련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가 매우 높은 수준이라 건설 경기가 위축돼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해 12월부터 4.5%를 유지하고 있으나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역시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유로존의 주요 심리지표가 모두 위축되고 있고, 산업재 부문도 하락폭이 크다. 건설 생산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건설 허가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두산그룹도 핵심 캐시카우인 밥캣의 실적 유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누적 3분기(1~9월) 밥캣의 영업이익은 7010억원으로 두산그룹 7개 상장사의 합산 영업이익 1조478억원의 66.9%를 차지했다. 밥캣의 수익성이 흔들리면 그룹 전체의 수익성도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두산그룹은 미국과 유럽이 본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2021년부터 밥캣이 ㈜두산의 산업차량 부문을 인수토록 했다. 지난해에는 계열사였던 모트롤을 재인수하도록 했다. 모트롤은 1974년 설립된 유압기기 제조기업이다. 2008년 두산중공업에 인수돼 두산모트롤이 됐다가 2010년 두산에 합병돼 모트롤사업부문으로 변경됐다. 두산그룹은 지난 2021년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사모펀드에 모트롤 지분 100%를 453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밥캣이 영위하는 건설장비 사업과 유사한 영역의 계열사와 사업부문을 지속적으로 흡수 합병시키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업 부문의 규모가 크지 않고 성장성도 높지 않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산그룹이 두산로보틱스 등 다른 계열사의 육성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밥캣이 다른 사업 부문에서 대규모 M&A를 성사시킬 가능성이 높지 않다. 다만 밥캣의 주요 매출처가 미국 지역인 만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밥캣의 영업실적 목표는 원·달러 평균 환율을 1320원으로 보수적으로 가정한 결과다. 반면 올해 초부터 4월 4일까지 원·달러 환율은 평균 145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 같이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유지한다면 환차익 효과로 밥캣의 영업이익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환율이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환율이 점차 하향 안정화될 것을 전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로보틱스 등 다른 계열사를 육성하는 동시에 캐시카우인 밥캣의 실적도 유지시킬 필요가 있다"라며 “올해 미국의 경기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밥캣에도 상당히 신경을 써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LG에너지솔루션, 1분기 영업익 3747억원…미국 세액공제 효과에 흑자전환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효과로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74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38.2%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AMPC 금액은 전 분기보다 21% 증가한 4577억원으로, 이를 제외하면 83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셈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에는 AMPC 금액 3773억원을 포함하더라도 22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분기 매출은 6조265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9% 줄었다. 물량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에도 주요 고객사용 물량 출하가 예상보다 견조했고, 환율 상승 효과 등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출의 경우 일부 OEM들의 연말 재고 조정이 지속되고 있고, ESS 사업의 계절적 비수기 진입에 따른 물량 감소로 전기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의 위기를 제품 및 품질 경쟁력 강화, 구조적 원가 경쟁력 확보, 미래 기술 준비 등 근본적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고, 운영 효율화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미국 미시간주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와의 3번째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 3기 인수를 공식화했으며, 미시간 홀랜드 공장과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의 ESS 제품 생산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미국 내에서 미시간 홀랜드 단독공장, 오하이오 얼티엄셀즈 1기, 테네시 얼티엄셀즈 2기 등 3곳의 공장을 가동 중이며, 오하이오 혼다 합작공장, 조지아 현대차 합작공장, 미시간 랜싱 단독공장(얼티엄3기), 애리조나 단독공장 등 4곳을 건설 중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지난달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현재의 위기가 지나면 진정한 승자가 가려지게 될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은 이 시기를 펀더멘털한 경쟁력을 높이고, 운영 효율화에 힘써 미래의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단독] 두산에너빌리티, ‘DoSS’ 상표 출원…신소재 기술 확보·사업 다각화 신호탄

두산에너빌리티가 최근 새로운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했다. 정밀 소재 분야가 주요 지정 상품으로 포함돼 있어 단순 상표 등록을 넘어 신소재 관련 신사업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본지 취재 결과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2월 25일 특허법인 정안을 통해 'DoSS'라는 영문 상표를 특허청 정보 검색 서비스인 키프리스(KIPRIS)에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원 단계에서 △3D 프린터용 금속박 또는 금속분 △강관(鋼管) △강판(鋼板) △금속 및 금속 합금 △스테인리스강 △일반금속 및 합금 △일반 금속제 잉곳 등 총 7개의 금속 소재 품목이 지정 상품으로 명시됐다. 최근에는 수소 터빈이나 소형 모듈 원자로(SMR), 열 에너지 저장 등 미래형 발전 기술과 접목되는 고기능성 금속 소재 확보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번 상표 출원은 기존 기계·설비 중심 사업을 넘어 핵심 소재 자체를 제품화하거나 기술로 확보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두산에너빌리티의 소재 내재화 내지는 고부가가치 사업 전환 시도로 풀이된다. 가스 터빈 제작사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전체 라인업을 구축한 상태다. 2023년 8월에는 630°C급 로터 상용화에도 나섰고 관련 핵심 부품인 터빈 블레이드 등에도 고온·고압을 견딜 수 있는 특수 합금 소재를 적용해 왔다. 특히 3D 프린터용 금속 분말 등도 지정 상품에 포함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3D 프린팅을 활용한 금속 부품 제조는 고정밀·고난도 부품의 경량화와 생산 속도 향상을 동시에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로, 항공우주·에너지·방산 산업 전반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분야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해당 분야에 상표를 선제 등록한 것은 단순한 개발을 넘어 해당 소재 자체를 상업화하거나 브랜드화 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상표명인 'DoSS'의 의미는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만약 이를 통해 금속 소재 자체를 브랜드화하고 외부 판매·수출까지 염두에 둔다면 기존의 설계·조달·시공(EPC)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소재 기술 기반 B2B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구축하게 되는 셈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수소 연료 혼소 터빈·고온 가스로형 원자로·에너지 저장 장치(ESS) 연계 열저장 설비 등 에너지 전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당 신사업들은 고기능성·고내구성 소재를 요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DoSS'는 이러한 기술 기반 하드웨어의 근간을 이룰 소재 분야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중장기 전략의 일환일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사업 보고서를 통해 원자력과 가스 터빈 사업 본격화에 따른 적시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중소형 원자로 등에서 혁신 제조 기술을 도입하고 소재 개발과 가스 터빈 효율 향상, 탄소 중립 대응 등 핵심적이고 차별화된 기술 개발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을 목표로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이처럼 'DoSS' 상표 출원은 단순한 네이밍 확보를 넘어, 에너지·소재 기술의 융합과 이를 통한 사업 모델 다각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두산에너빌리티가 이 브랜드를 통해 어떤 기술과 제품을 선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기존 가스 터빈이나 발전 설비 분야에서도 소재는 기본이 되는 영역으로, 관련 사업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또 “현 시점에서 어떤 제품을 만들지는 정해둔 건 아니지만 제작 또는 판매용 소재 기술을 확보한다고 보면 된다"며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려워 양해를 구한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핵심 빠진 산업기술보호법 시행령…외국인 우회 기술유출 못 막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다음달부터 약 한 달동안 산업기술보호법 시행령 등 일부 개정안에 대해 입법 예고에 나선 가운데, 일각에선 핵심 조항만 쏙 빠진 '맹탕' 개정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앞서 산자부는 지난해 12월 '제5차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종합 계획'을 발표해 외국인 인수·합병의 사각지대로 여겨지던 '외국인 지배 국내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 강화를 약속했다. 하지만 정작 산자부가 발표한 시행령개정안에는 핵심 내용들이 모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경쟁업체 등의 방해로 국가핵심기술 선정 자체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도 우회적인 기술유출 가능성이 상당하면서 법 개정 취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산업권에 따르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국가핵심기술의 해외 유출 범죄에 대한 처벌을 대폭 확대하는 산업기술보호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 예고했다. 구체적으로 국가핵심기술의 해외 유출 시 최대 15억원의 벌금을 65억원까지 확대하고, 처벌 대상을 목적범에서 고의범으로 넓혀 유출된 기술이 해외에서 사용될 것을 알기만 해도 처벌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했다. 또한 산업기술 침해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한도를 기존 3배에서 5배로 올려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한 기술유출범죄를 예방하고 불법 이익 환수 등에 초점을 맞췄다. 다만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서 핵심 사안으로 꼽혀온 외국인 지배 국내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 조항들이 모두 배제됐다. 현행 산업기술보호법에서는 외국인이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경우 산업부 장관의 승인이나 신고 후 심사 절차를 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에 의한 실질적 지배를 받지만 국내에 등록된 법인인 경우 산자부 승인과 심사를 모두 받지 않아도 된다는 법적 맹점이 있어왔다. 가령 사모펀드 MBK의 경우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인 고려아연을 인수·합병한다 하더라도 모든 규제망에서 비껴간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 MBK는 미국 국적인 김병주 회장의 실질적 지배를 받고 있고, 주요 임원 중 여러 명이 외국인이지만 법인 등록이 국내로 돼있어 고려아연 인수·합병 시도에도 따로 승인이나 신고 절차를 밟지 않아왔다. 산자부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지난해 12월 '제5차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종합 계획'을 발표하며 타법 사례 등을 고려해 외국인의 범위를 조정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즉 MBK처럼 국내에 등록된 법인이라 하더라도 외국인의 실질적 지배를 받는 경우를 '외국인'의 범주에 포함하도록 시행령 개정 방침을 밝힌 것이다. 당시 산자부 발표대로라면 이번 산업기술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에도 이른바 '검은 머리 외국인'을 규제하는 방안이 담겨야 했지만 정작 핵심 내용들이 모두 빠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정으로 인해 고려아연이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MBK의 홈플러스 사태에서 보듯 고려아연도 '쪼개기 매각'과 '핵심 기술 유출'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의 안티모니 생산 기술 등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강하게 반대해 왔다. 이 때문에 해당 기술과 공정의 해외 매각 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MBK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알짜 점포들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투자금 회수에 집중해왔다. 그 과정에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뒤따랐고, 장기 경쟁력이 훼손된 홈플러스는 지난 2020년부터 차입금 의존도 급증과 영업이익 악화 등 악순환을 반복하다 결국 지난 3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홈플러스 사태에서 유추할 수 있듯,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하게 될 경우 투자금 회수 수단으로 핵심 자산 매각이 1순위로 고려될 거란 지적이 나온다. 고려아연이 하이니켈 전구체 기술에 대해서만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상황에서 니켈 제련 공정을 제외한 나머지 공정들에 대해 '쪼개기 매각'을 시도할 거란 전망도 지배적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 기술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도 불가피해 핵심 기술의 해외 유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권 관계자는 “산자부가 이제 막 입법 예고 단계에 들어선 만큼, 법률안 개정에 관한 의견을 좀 더 폭넓게 수렴해야 한다"며 “MBK 인수 후 고려아연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핵심기술이 유출될 경우 이를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 어려워지는 만큼, 추가 검토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두산그룹 新청사진]④ 에너빌리티, 투자재원 마련 고심…해법은 이번에도 ‘밥캣’

지난해 말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무산된 두산그룹이 계열사를 중심으로 그룹 재편의 새로운 청사진을 가다듬어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새로운 청사진에 대한 기대와 함께 기존의 지배구조 개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에너지경제신문은 두산그룹의 신규 청사진을 들여다보고 그 방향성 살펴본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하면서 핵심 계열사 두산에너빌리티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대규모 투자금 확보한다든 목표에 신경을 써왔다. 에너빌리티가 두산밥캣의 지분을 두산로보틱스에 넘겨 대규모 현금을 확보해 이를 원전 사업 핵심 경쟁력 강화에 활용하겠다는 의도였다. 결국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불발됐으나 올해도 에너빌리티는 여전히 원전 사업 핵심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밥캣 지분을 활용한 조단위 대규모 재원 마련 계획이 무산되면서 투자 속도가 늦춰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그룹과 에너빌리티는 여전히 이 문제를 '밥캣'으로 해결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단 번에 대규모 자금을 마련하는데는 실패했으나 캐시카우인 밥캣의 수천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투자 재원을 확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에너빌리티는 두산그룹 3사 중 지배구조 개편이 좌초되면서 가장 크게 동력을 상실한 계열사로 꼽힌다. 밥캣과 로보틱스도 추진력이 흔들리기는 했으나 조단위 투자금을 마련해 공격적인 설비 투자를 계획했던 에너빌리티와는 차이가 크다. 에너빌리티는 지난해 IR 등을 통해 대규모 투자 플랜을 외부에 공개했다. 우선 밥캣 지분을 매각하고 비핵심 자산인 두산큐벡스 등을 처분해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확보한다는 방안이다. 다음으로 확보한 재원 중 7000억원을 올해부터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소형모듈원자로(SMR)와 대형 원자력 발전 공장에 6000억원을, 가스와 수소터빈 개발에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 같은 투자를 통해 2028년부터 영업이익이 2000억원 이상 추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첫 단계인 투자 재원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했지만 계획 전체를 무산시켜야 하는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원전 르네상스가 도래하면서 글로벌 각국에서 대형 원전 수주 기회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두산그룹과 에너빌리티는 다소 투자 시점이 지연되더라도 재원을 마련해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지난해 12월 밥캣 지분 매각이 실패한 이후 에너빌리티는 박상현 사장의 명의로 주주서한을 통해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이번에도 여전히 밥캣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밥캣은 여전히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밥캣의 최대 주주는 에너빌리티로 지난해 말 기준 4617만6250주(46.0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밥캣의 별도 기준 순이익이 절반 이상 줄었음에도 6211억원으로 170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에너빌리티보다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밥캣의 주주환원 정책의 강화가 에너빌리티의 재원 마련에 돌파구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지난해 연말 밥캣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며 기존 연 2회 지급하던 배당을 분기 배당으로 전환하고, 연간 배당금도 주당 1600원 이상으로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밥캣이 1년 동안 최소치인 주당 1600원만 배당한다 하더라도 4617만6250주의 지분을 감안하면 배당금은 739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아울러 밥캣은 향후 총 주주환원 규모를 당기순이익의 40% 가량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주당 1600원을 배당한 결과 배당성향이 28.2%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배당을 더욱 늘릴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반토막난 순이익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매년 수천억원 규모의 배당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에너빌리티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원전은 여전히 순항하는 산업"이라며 “에너빌리티가 글로벌 원전 수주에서 더욱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계획됐던 투자들이 여전히 진행돼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포스코그룹 창립 57주년…장인화 회장 “포스코 DNA 되새겨 난관 극복하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창립 57주년을 맞아 “포스코인의 DNA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며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하자"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장 회장은 31일 창립 57주년 기념사에서 “초일류 기업을 향해 도약해야 하는 지금 우리 앞에는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창업 세대부터 지금까지 축적해 온 자랑스러운 포스코 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하고 서로를 믿고 의지하면서 포스코그룹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 힘차게 달려가자"고 강조했다. 그는 “어려운 경영 여건을 조기에 극복하고 밝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올해도 경영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며 “치열한 고민 속에서 계획을 수립했다면 즉시 행동으로 옮겨야 하며, 경영 환경의 변화에 따라 민첩하게 움직임을 바꿔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7대 미래혁신 과제 등 주어진 과업을 충실히 실행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부족함이 있다면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지금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며 “안 되는 이유를 찾기보다 되는 방법을 궁리하고 실천하면서 주어진 상황을 정면 돌파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장 회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한발 앞서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며 “산업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핵심 사업의 시장 확장과 그룹의 새로운 성장을 이끌 유망 사업 진입은 한시도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금 하지 않으면 자칫 도태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인도와 미국 등 철강 고성장, 고수익 지역에서의 현지 완결형 투자와 미래소재 중심의 신사업 추진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며 “누구도 우리를 넘볼 수 없도록 생산성과 품질을 과감하게 혁신하고 시장의 판도를 바꿀 기술을 개발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노사 신뢰도 강조했다. 그는 “포스코그룹이 오늘의 모습으로 성장하기까지 그 중심에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땀 흘리며 믿음을 쌓아왔던 노사문화가 자리하고 있었다"며 “회사와 이해관계자들 간에 쌓아온 신뢰는 지금까지 우리의 성공을 이끈 힘이었고 당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열쇠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창사 이래 우리는 철강 사업으로 국가 경제 발전을 뒷받침해왔고, 국내를 넘어 글로벌 철강사로 자리매김했으며 에너지소재 등 새로운 사업 분야로 진출하며 지속 성장해 나가고 있다"며 “이제는 철강뿐만 아니라 미래 소재의 혁신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소명을 완수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일단락…최윤범 다음 과제는 대타협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성공하면서 지난해 9월부터 6개월 동안 지속된 경영권 분쟁이 우선 일단락됐다. 다만 최 회장 측이 완승을 거둔 것은 아니다. 고려아연 이사회에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가 진입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불편한 동거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결국 경영권을 확보한 최 회장이 분쟁 상대방과 대타협을 진행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면서 고려아연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고려아연은 12조52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7235억원으로 2023년 대비 9.64% 늘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에서 견조한 영업실적을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순이익은 1948억원으로 2023년 5334억원 대비 63.48% 줄었다. 이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급증한 차입금의 영향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9월 고려아연은 MBK·영풍 측의 공개매수에 대응하기 위해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 차입금을 크게 늘렸다. 2023년 말까지 9259억원 수준이었던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연말 4조9721억원으로 5배 넘게 급증했다. 또한 비철금속 업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고려아연의 세부 매출을 살펴보면 아연(30%), 은(29%), 연(18%)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연·연의 단가가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고려아연의 수익성도 개선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 고려아연의 존재감이 오히려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연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부산물이 첨단 기술 산업의 핵심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중국이 텅스텐, 텔루륨, 비스무트, 몰리브덴, 인듐 등 5개 품목과 관련 기술에 대해 수출 통제를 발표했을 때도 정부는 가장 먼저 고려아연에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산업통상자원부는 5개 품목 중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은 모두 안정적인 국내 생산과 공급이 이뤄지고 있으며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이 중 3개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인듐은 인공지능(AI)용 반도체 기판에 사용되는 핵심 원료로, 고려아연은 지난해 92t(톤)을 생산했으며 이는 글로벌 생산량의 8.5%에 해당한다. 수익성·업황 악화와 공급망에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재계 안팎에서는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길어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정기 주총에서 우선적인 경영권의 향방이 결정된 만큼 경영권 분쟁 당사자들이 대타협을 모색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이번 정기 주총에서 이사 수 상한 정관이 도입됐고 그 상한만큼 이사가 새롭게 선임됐기에 단기간에 이사회 구성을 크게 바꾸기가 어려워졌다. 양 측이 2~3년 동안 본안 소송을 끝까지 진행하더라도 이번 정기 주총 결과를 바꿀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 그 때까지 최대주주는 MBK·영풍 측이지만 최 회장이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는 불편한 동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사회 내부 구도 역시 양 측 모두에게 편하지 않다. 기존에 장형진 영풍 고문만 홀로 버티던 고려아연 이사회에 이번 정기 주총 결과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 권광석 우리금융캐피탈 고문 3명이 새롭게 합류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 이사회가 최 회장 측과 MBK·영풍 측 5대 1에서 11대 4로 재편됐다. MBK·영풍 측은 이사회 내부에서 운신의 폭이 확대됐으나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 어렵고, 최 회장 측도 반대파가 늘어난 만큼 다소 불편함을 감수해야할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금까지처럼 양 측이 격렬하게 여론전과 소송전에 집중한다면 고려아연의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양 측이 한 걸음씩 물러나 대타협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경영권을 수성한 최 회장 측이 주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진단이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1월 임시 주총 직후에 MBK 측에 먼저 화해를 제안하기도 했다. 지금이라도 MBK·영풍 측이 입장을 돌린다면 극적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정기 주총 이후 양 측이 2~3년씩 소송을 진행하면서 불편하게 동거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양 측이 고려아연의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서 조금씩 타협을 진행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최윤범 회장, 고려아연 이사회 과반 수성 성공…경영권 분쟁 우선 일단락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동안 지속됐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승리로 우선 일단락 됐다.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 회장이 이사회 과반을 수성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날 정기 주총 표결은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상태로 이뤄졌기에 향후 법정 소송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1년 이상 진행되는 소송전으로 전환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28일 오전 11시30분 가량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당초 개회 시간은 9시였으나 중복 위임장 확인 작업 등의 절차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2시간30분 가량 지연됐다. 이날 주총 의장을 맡은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주총 시작 직후 '고려아연→썬메탈홀딩스(SMH)→영풍'의 상호주 관계에 따라 상법상 영풍 보유 지분의 의결권을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12일 고려아연의 자회사인 SMH가 영풍 지분 10.3%를 취득해 '고려아연→SMH→영풍→고려아연' 방식으로 상호출자 고리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이는 상법에서 A사가 단독 또는 자회사·손자회사를 통해 다른 B사의 주식을 10% 이상 보유한 경우, B사가 가진 A사의 지분은 의결권이 제한된다는 상호주 제한 규정을 활용한 것이다. 그러자 영풍은 정기 주총 개최 이전 법원에 의결권행사허용 가처분을 신청했다. 그러나 지난 27일 법원이 가처분을 기각하면서 결국 상호주 관계에 따라서 의결권을 제한받게 됐다. 이에 영풍은 27일 저녁 진행된 주주총회에서 1주당 0.04주의 배당을 결의해 SMH의 지분율을 10% 미만으로 떨어뜨리며 상호주 관계를 해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SMH는 주총 직전 장외에서 영풍 주식 1350주를 매수해 지분율을 다시 10.3%로 끌어올려 상호주 관계를 재형성했다. 이 과정에서 MBK·영풍 측은 이 같은 절차가 위법하다고 반발했다. MBK·영풍 측 법률 대리인은 “SMH가 보유한 영풍 지분율이 10%를 초과했다고 하는데 언제, 어떤 경위로 취득했나"라며 “상호주 제한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고려아연 법률 대리인은 “회사는 SMH로부터 오늘 주식 확보 통지를 받았고 여기엔 잔고 증명서와 거래 내역서가 포함돼 있다"며 8시54분에 잔고 증명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결국 이날 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 25.4%가 제한된 상태로 최 회장 측이 제안한 핵심 안건들이 순조롭게 가결됐다. 최 회장 측이 상정한 이사 수 19명 상한 안건은 주총에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중 71.11%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어 진행된 이사 선임 투표는 지난 1월 임시 주총 의결에 따라 집중투표제로 표결했다. 이사 수가 19명 이하로 제한됨에 따라 집중투표제로 선출할 이사 수는 8명으로 확정됐다. 표결 결과 고려아연 측 후보 5명 중 박기덕·김보영·권순범·제임스 앤드류 머피·정다미 등 5명이 선임됐다. MBK·영풍 측이 추천한 후보 17명 중에서는 권광석·강성두·김광일 등 3명이 선암됐다. 이로써 임시 주총에서 선임된 직후 직무집행이 정지된 4명 합쳐서 최대 19명으로 제한된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11명, 영풍 측 4명 구도로 재편됐다. 이로써 고려아연은 이사회 주도권을 지킬 수 있게 됐고 최 회장은 MBK·영풍으로부터 경영권을 수성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이날 주총 결과와는 별개로 양측의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MBK·영풍이 고려아연의 영풍 의결권 제한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반대에도 김광일 MBK 부회장과 강성두 영풍 사장이 고려아연 이사회 진입에 성공한 점도 변수다. 이사회 구성은 최 회장 측이 앞서지만 향후 운영 과정에서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게 됐다. 한편 이날 주총 현장에는 고려아연 노동조합과 홈플러스 노조가 공동으로 MBK를 규탄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초격차 기술로 위기 돌파…절대적 기술 우위 확보해야”

포스코홀딩스는 전날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그룹 기술 전략 회의'를 열고 초격차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을 점검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직접 주재했고, △주요 사업 회사 대표 △이주태 미래전략본부장 △천성래 사업시너지본부장 △김기수 미래기술연구원장을 비롯한 그룹 기술 담당 임원들이 참석해 철강·에너지·소재·차세대 핵심 원료 등 기술 전략을 공유하고 성공적인 전략 실행을 위한 방법을 논의했다. 장 회장은 이 자리에서 “포스코그룹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의 절대적 우위에서 나온다"며 “초격차 기술로 각 사업의 난제를 해결하고 수익 증대로 연결해 대내외 위기를 돌파하자"고 주문했다. 특히 지주사 중심의 '코퍼릿(Corporate) R&D' 체제 구축을 통해 기술 개발과 사업 전략 간 연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장 회장은 “R&D 조직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초격차 그룹 혁신 과제를 운영해 본원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인공 지능(AI) 기술도 사무와 연구 등 적재 적소에 적용해 기술력 강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서는 기술 전략이 공유됐다. 철강 부문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기술 고도화·비용 절감 기술·탄소 저감 기술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에너지·소재 부문에서는 최근 가동을 시작한 아르헨티나·광양 리튬 공장의 조기 안정화와 함께 전고체 전지용 차세대 소재 개발·상용화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장 회장은 특히 양·음극재 사업에 대해 “공정 효율성과 원가 경쟁력 확보가 핵심"이라며, 기술 개발과 투자 계획을 정교하게 수립하고 이행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포스코퓨처엠 측은 미래기술연구원과의 협력·인재 확보·투자 계획을 통해 생산성과 기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포스코그룹은 철강과 에너지·소재를 양대 축으로 하고, 신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초격차 그룹 혁신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제는 기존 사업의 난제를 해결하고, 미래 사업 창출이 가능한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현장과 연구소가 원팀을 구성해 대형 융합 과제로 추진함으로써 개발 속도와 성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하반기에도 기술 전략 회의를 열어 주요 성과를 점검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도전 과제와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