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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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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더 쌓이게 된 한전, 에너지 대전환 속도도 늦어진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3.16 14:51

이재명 대통령 12일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주문
국제 LNG 가격 및 환율 국내시장 영향 미치기 시작
한전 총부채 205조원, 하루 이자만 119억원
더 늘어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문제 발생
전력망 구축 지연되면 에너지 대전환 느려질 수밖에

중동 위기 장기화 시 전력시장 영향 구조

중동 위기 장기화 시 전력시장 영향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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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의 한전 본사. 사진=한전

중동 전쟁이 길어지면서 한전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러-우 사태때 쌓인 약 200조원의 부채가 줄어드나 싶었지만,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의 급등으로 다시 늘어나게 생겼기 때문이다. 한전은 국내 송배전망 독점 사업자로서, 재무 상태가 악화되면 망 투자도 할 수 없게 된다. 망 구축이 안되면 정부의 역점사업인 태양광 보급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크게 오른 국제 에너지 가격이 슬슬 국내 전기 및 가스 요금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적으로 국내 전기요금은 한계마진 시스템에 의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단가로 결정된다. LNG는 크게 장기물량과 현물이 있다. 현물 가격은 전쟁 전 MMBtu당 10달러 중반대에서 16일 현재 18.3달러로 올랐다. 장기물량은 대체로 국제유가(브렌트유) 연동으로 정해진다. 브렌트유 가격은 전쟁 전 배럴당 72.5달러에서 13일 103.1달러로 올랐다. 여기에 함께 고려되는 환율까지 1466원에서 1496원으로 오른 상태다.




LNG는 수입 기간이 길어 국제 가격이 당장 국내 시장에 미치진 않는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한지 17일째로 접어들고 있어 이제 LNG 수입가격도 슬슬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16일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사들이는 전력도매가격을 결정하는 계통한계가격(SMP)의 최대치로 kWh당 179.89원이 등장했다. 기존 최대치는 130원대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쟁으로 가격이 크게 오른 LNG 물량이 본격적으로 전력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 요금 결정 기준인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SMP가 오르면 전기요금도 올라야 한다. 하지만 한전은 요금을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요금 동결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민생경제 충격 완화를 위한 골든타임을 절대로 허비해서는 안 되겠다"면서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또는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확대 등을 포함해 유류세 인하, 화물차, 대중교통, 농업인에 대한 유가보조금 지원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SMP가 올랐는데, 이를 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면 그 차이만큼을 한전이 흡수해야 한다. 이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를 상기시킨다. 당시에도 한전은 전쟁으로 LNG 수입단가가 크게 올랐지만 이를 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200조원의 부채를 떠 안게 됐다. 이후 수입단가가 내려가면서 한전 부채가 줄어드나 싶었는데, 또 다시 전쟁이 터지면서 부채가 다시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한전의 부채 총액은 205조7370억원이다.


문제는 한전의 재무 여력이 악화되면 전력망 구축도 어렵게 된다는 점이다. 한전은 국내 유일한 송배전망 사업자이다. 전력망이 구축이 더뎌지면 이재명 정부의 역점사업인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보급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에너지 대전환 속도가 늦어지게 된다.


또한 한전의 부채가 더 쌓이게 되면 이자비용 부담이 더 늘어나 수익으로 이자비용만 내는 '밑 빠진 독에 물붓기'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 현재도 한전의 하루 이자만 119억원에 달하고 있다.


전력업계 한 관계자는 “한전은 국내 최대 에너지 공기업으로서, 에너지 대전환의 선봉에 있기 때문에 한전의 재무상태 악화는 대전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무조건 요금을 동결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 국제 가격을 반영시켜야 소비절약도 유도하고 한전 재무력도 위험수준에 가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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