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성남시 소재 롯데GRS의 브루잉 커피 브랜드 '스탠브루' 위례점. 사진=롯데GRS
커피 브랜드간 주도권 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롯데그룹의 식품·외식 계열사 롯데GRS가 가성비 브루잉 커피를 강조한 신규 커피 브랜드 '스탠브루'를 선보여 흥행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기존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엔제리너스'와 투트랙 전략을 가동하는 동시에, 각자의 브랜드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 사업 전략으로 차별화에 나선 분위기다.
2일 롯데GRS에 따르면, 최근 경기 성남시에 신규 커피 브랜드 '스탠브루' 위례점을 개장했다. 브루잉 커피 전문점을 지향하는 만큼 스탠브루 커피·텐저린브루·밀크 브루 등 8종의 다양한 브루잉 커피 메뉴를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아메리카노와 아이스크림 등도 선보인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합리적인 가격대다. 통상 브루잉 커피는 전문 바리스타가 있는 특정 카페에서 맛볼 수 있는 데다, 바리스타의 핸드 드립 스킬·레서피 등에 따라 가격대도 평균 6000원에서 최대 1만원 이상까지 다양하다. 이와 비교해 스탠브루에서 판매하는 브루잉 커피류 가격대는 3000원대로 저렴하다.
다만, 브루잉 커피는 물 온도·추출 시간·물줄기 속도 등 여러 변수에 따라 맛 차이가 확연해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다. 따라서 가성비뿐 아니라 기존 전문 브루잉커피 전문점에 견주는 차별화된 맛을 낼 수 있는 지가 관건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스탠브루는 커피의 균일한 맛을 위해 자동 드립 머신을 사용해 균일한 품질의 커피를 생산할 수 있으며 맛의 오차범위를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실제 매장에 방문한 고객 대다수가 브루잉 커피에 대한 가격과 맛에 만족도를 나타냈고, 매출도 학원가 상권 내에서 안정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커피 시장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필승' 구도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중가 포지션의 브랜드를 내놓은 것이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 다만, 제조 방식과 원부자재 품질부터 달라 단순 가격 비교로 경쟁력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다.
1000~2000원대의 저가 커피는 통상 일반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커피를 뽑지만, 스탠브루는 분쇄된 원두가루에 물을 부어 필터로 걸러낸 '여과식 커피'다. 주 재료인 원두도 여러 산지의 원두를 섞은 에스프레소 블렌드가 아닌, 에티오피아·콜롬비아·과테말라 등 한 국가에서 생산한 싱글 오리진 원두만 취급해 차별점을 갖췄다.
스탠브루는 커피라는 큰 카테고리에서 엔제리너스와 교집합을 이루지만 운영 방향이 상이하다. 가격대만 봐도 스탠브루와 달리 엔제리너스의 경우 약 4000원대부터 시작하는 프리미엄 커피 프랜차이즈와 유사하다.
출점 전략도 다르다. 스탠브루는 약 83㎡(25평) 규모의 소형 매장을 내세운 반면, 엔제리너스는 평균 매장 면적 265㎡(80평) 수준의 대형 점포를 앞세운다. 출점지도 스탠브루는 주거지·소형 상권 위주로, 엔제리너스는 핵심 상권과 쇼핑몰·오피스 등 다중이용시설 중심으로 각각 차별 출점한다.
롯데GRS는 연내 수도권 내 스탠브루 직영점 추가 개점과 함께 추후 지방 대도시 진출까지 검토하고 있다. 다만, 엔제리너스의 경우 기존부터 추진해 온 점포 운영 효율화·리브랜딩 등 체질 개선에 주력한다.
업계 경쟁이 심화되면서 엔제리너스는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 등 경쟁사와 비교해 브랜드 존재감이 흐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외형도 크게 줄었다. 2014년 927개로 정점을 찍었던 엔제리너스 매장 수(가맹·직영 합산)는 2022년 412개, 지난해 297개로 급감했고, 올 들어 284개까지 감소했다.
롯데GRS 관계자는 “엔제리너스는 공격적인 신규 출점보다 수익성 낮은 점포를 정리하거나 상권 분석을 통해 특화매장으로 리뉴얼 하는 등의 차별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며 “스탠브루는 운영 상황, 매출 추이 등을 지속 확인해 매장을 출점할 계획이며, 소형 구조를 살린 포장·배달 전용 점포 운영 가능성 등은 아직 논의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