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에너지경제DB]
이르면 4월 말부터 기업 담합이 한 번이라도 적발되면 과징금 부과기준 하한이 관련 매출액의 10%로 대폭 상향된다. 매우 중대한 담합 행위는 과징금을 18% 밑으로 낮추지 못하도록 강화된다.
기업의 부당지원이나 사익편취 관련 과징금도 하한은 현재 20%에서 100%로 상향돼 부당지원금 전액이 과징금이 환수될 전망이다. 상한도 160%에서 300%로 각각 오른다.
반복적 법 위반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은 1회 위반 시 최대 50%,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100%까지 가중될 예정이다. 특히, 담합은 과거 10년간 1회라도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면 100%까지 가중되도록 강화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오는 10일부터 30일까지 행정예고 한다고 9일 밝혔다.
설탕과 밀가루, 전분당 등 먹거리를 비롯해 최근 석유류 등 기름값까지 관련 업계들의 담합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 기업들의 관행적·반복적 법 위반 행위는 현행 과징금 제도가 실효적 제재 기능을 하지 못 했기 때문이란 게 공정위 판단이다.
김근성 공정위 심판관리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행 과징금 적용 비율이 너무 낮게 설정돼 있다보니 기업들이 소송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해 과징금 감경 혜택만 받는 행위를 고민해 왔다"며 “반복적 법 위반 시 부당이득 넘어서는 과징금을 부과, 엄벌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우선 담합의 경우 현행 법상 과징금 상한은 20%로 정해져 있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하한은 중대성이 약한 위반행위는 현행 0.5%~3%에서 10.0%~15.0%로 상향된다. 중대한 위반행위는 3%~10.5%에서 15.0%~18.0%로,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 10.5%~20%에서 18.0%~20.0%로 각각 오른다.
부당지원,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사익편취)에 대한 부과기준율도 대폭 상향된다. 부과 기준율 하한이 현행 20%에서 100%로 높아지고, 상한도 160%에서 300%로 높아진다.
반복 위반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은 보다 가중된다.
현재 과거 5년간 1회 위반 전력이 있는 경우 10%, 위반 횟수에 따라 80%까지 가중됐다. 개정안에 따라 1회 위반만으로 최대 50%,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100%까지 가중된다. 특히, 담합은 과거 10년간 1번이라도 과징금 조치를 받았다면 100% 가중된다.
공정위 조사에 협조한 기업들의 과징금 감경 요소도 삭제 또는 감경 비율이 축소된다.
현재 공정위 조사 및 심의 단계에서 협조한 사업자는 각 단계별 10%, 총 20%까지 감경받을 수 있다. 앞으로는 조사 및 심의 전 단계에 걸쳐 협조한 경우에 한해 총 10%까지만 감경된다. 자진시정에 따른 감경률도 최대 30%에서 10%로 축소된다. 가벼운 과실에 따른 10% 감경 규정은 삭제된다.
아울러, 과징금을 감경받은 뒤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하고, 진술내용을 번복할 경우 감경혜택이 직권취소될 전망이다.
공정위가 과징금 강화란 칼을 꺼내든 데는 법 위반으로 부당이득을 얻은 기업들에 대한 처벌이 가벼워 범죄 예방 효과가 적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고물가의 주범으로 기업들의 담합 문제를 지목, 공정위에 “엄정하게 좀 규정을 만들기 바란다"고 주문한 바 있다.
지난 달 23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경제 형벌 정비를 상한 중심으로 설계하고 하한 비율을 적정하게 설정하지 않으면 실제 억제가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굉장히 중요한 지적"이라며 “현재 담합의 경우 상한 비율이 20%인데 반해 하한이 3%로 돼 있어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김 심판관리관은 “법 위반에 부과되는 과징금을 단순한 사업비용의 일환으로 인식하는 등 법 위반이 기업의 전략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민생 침해 담합에 대해 대·중소기업을 불문, 더 이상 시장에서 용납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행정예고 기간에 제출된 이해관계자 의견을 충분히 검토한 후 전원회의 의결 등 관련 절차를 거쳐 4월 말까지 개정안을 확정·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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