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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폭풍, 車판 흔들다 (상)] 완성차 16조 손실…현대차 ‘GM 지렛대’로 정면돌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이 글로벌 완성차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고율 관세로 비용은 수조원 늘어났지만 완성차 기업들은 가격을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결국 완성차 브랜드들은 너도 나도 적극적인 현지화에 나서 추가 비용을 억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미국기업 제너럴 모터스(GM)와 적극 손잡고 위기 돌파를 모색하고 있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토요타·폭스바겐·GM 등 글로벌 대표 완성차업체 10곳이 관세로 인한 분기 손실만 118억 달러(약 16조4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폭 실적 하락이다. 미국발 관세 폭탄에 최대 피해를 입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은 일본 토요타다. 토요타는 2분기 기준 단일 업계 영업이익 감소분이 4500억엔(약 4조2400억원)에 달했다. 연간 관세로 인한 예상 손실 규모는 1조4000억엔(약 13조2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됐다. 폭스바겐은 15억1000만달러, GM은 11억달러, 포드가10억 달러의 관세 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현대차도 6억달러, 기아는5억7000만 달러로 국내 대기업 역시 직접적 피해를 입고 있다. 관세 부담에 더해 환율 변동 역시 업계 타격 요인이다. 2025년 들어 엔화가 강세로 전환, 달러당 140엔 안팎으로 상승하며 토요타 등 일본 완성차의 영업이익을 최대 7250억엔(약 6조8300억원)까지 추가로 끌어내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환율변동과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조정 압박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자동차 생산 비용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 하지만 경영진은 가격 인상이라는 근본적 해법을 쉽게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 이탈 우려 및 경쟁사의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기 떄문이다. 실제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필립 후쇼아는 “관세 부담이 커져도 주요 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먼저 나서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SNS 언급 자체를 두려워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완성차 업계의 대응 전략은 뚜렷하다. 미국 내 생산 확대와 공급망 재편이 그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210억달러(약 29조원) 규모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SUV 생산거점을 앨라배마주로 이전했다. GM은 인디애나주 포트웨인 공장에서 '실버라도', '시에라' 픽업트럭 생산을 확대 중이며, 닛산은 테네시주에서 SUV '로그' 생산량을 늘렸다. 혼다도 미국 공장에 추가 근무조를 투입해 생산을 늘린다. 업계 전문가는 “이번 관세 전쟁은 개별 기업의 단기 실적 악화에 그치지 않고, 생산·조달·판매 전략 전반을 흔드는 구조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향후 2~3년간 자동차 산업의 현지화율이 제조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현대차와 GM은 '공동 개발'이라는 전략 카드를 꺼냈다. 전체 완성차 기업들이 주춤할 때 서로 손을 잡아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지난해 글로벌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올해 2028년 출시를 목표로 5종의 차량을 공동 개발하는 대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중형 픽업·소형 픽업·소형 승용·SUV 등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모델과 북미 전용 전기 상용 밴이 포함된다. GM이 중남미 타깃 중형 트럭 플랫폼을, 현대차가 북미·중남미용 소형 승용차와 전기 상용 밴 플랫폼을 각각 주도한다. 연간 공동 생산 목표는 80만대 이상이며, 생산은 GM 인디애나 공장과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등 현지 기지를 활용해 관세 부담을 최소화한다. 플랫폼은 공유하지만 내외장 디자인은 각 브랜드별로 차별화해 독자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부품·소재 공동 조달, 물류 효율화, 친환경 제조 기술 협력도 병행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GM 동맹이 관세 회피와 물류 효율화, 현지 대량 생산 등 근본적인 경영 혁신 전략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일본·유럽 완성차들이 환율과 관세 충격에 흔들리는 사이 두 기업은 협업과 현지 투자를 통해 북미·중남미 시장에서 반격의 기회를 잡고 있다는 평가다. GM의 글로벌 구매·공급망 부문 최고 책임자인 실판 아민 수석 부사장은 “GM과 현대차는 협업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 다양한 선택지를 보다 빠르고 낮은 비용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에 공동 개발하는 첫 번째 차량들은 양사가 보유한 상호 보완적 강점과 스케일의 시너지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GM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다양한 세그먼트 영역과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더 나은 가치와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미 및 남미 시장에서의 양사 간 협력을 바탕으로 고객들이 원하는 아름다운 디자인, 고품질, 안전 지향의 차량과 만족할 만한 기술 등을 더욱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메이드인 차이나 가전현장 가다] 크고 싸지만 다 갖췄다…中TV ‘압도적 파워’

[중국 베이징=김윤호 기자] “압도적." 지난 6일 중국 베이징 도심 징둥몰 솽징점의 문이 열리고 매장으로 들어서자 기자의 시야가 단번에 확 트이면서 받은 첫 느낌이었다. 전면을 가득 채운 초대형 TV 화면들이 눈앞으로 밀려왔고, 브랜드 로고들이 번쩍이며 서로 존재감을 겨뤘다. TCL·하이센스·샤오미·스카이워스가 늘어놓은 대형 스크린은 매장 벽과 바닥을 압도했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이곳은 중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인기 가전 매장이다. 글로벌 TV 시장은 오랫동안 삼성전자·LG전자가 이끌어왔지만, 최근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출하량 기준 전 세계 TV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2006년 이후 19년 연속 1위를 지키고는 있으나 최근 들어 하락세다. 삼성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20년 21.9%에서 지난해 17.6%로 떨어졌다. LG는 같은 기간 11.5%에서 10.8%로 하락했고, 순위도 4위로 밀렸다. 반면 TCL과 하이센스는 각각 10.7%에서 13.9%, 8.1%에서 12.3%로 올랐다. 현장에서 확인한 중국산 TV의 최대 무기는 단연 '가격 경쟁력'이다. 같은 프리미엄급이라도 중국산 TV는 더 크고 저렴했다. 삼성 77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3만699위안(약 594만원)인 반면, TCL의 98인치 미니 발광다이오드(LED)는 2만3999위안(약 465만원), 하이센스 100인치는 2만9999위안(약 581만원), 샤오미 100인치는 1만4999위안(약 290만원) 수준이었다. OLED가 화질과 명암비에서 우위라는 평가를 받지만, “더 큰 화면을 절반 가격에"라는 유혹은 강력하다. 중국 브랜드 매장에는 OLED 대신 미니 LED 제품이 주력으로 자리 잡았다. TCL 관계자는 “번인(잔상) 문제 때문에 OLED는 취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이센스·샤오미·스카이워스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삼성은 OLED를 전면에 내세웠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미니 LED 출하량은 전년 대비 170% 이상 급증하며, 지난해 2분기부터 OLED를 추월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국 브랜드는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기술을 토대로 원가를 낮추고, 초대형 미니 LED를 공격적으로 마케팅하는 전략을 택했다"며 “이는 한국 브랜드가 쉽게 따라하기 어려운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LG는 인공지능(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다. 삼성은 2025년형 TV에 'AI 홈', 'AI 어시스턴트', 'AI 시청 최적화'를 탑재했고, LG는 AI 버튼으로 맞춤 추천 기능을 제공한다. 중국 제조사도 AI를 도입했지만 방향이 다르다. 샤오미 관계자는 “스마트폰 연동과 음성 인식만으로 충분하다"며 “기능을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쪽이 반응이 좋다"고 했다. 베이징에서 만난 한 현지 소비자도 “기능이 많다고 꼭 좋은 건 아니다. 필요한 기능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라인업에서도 중국 브랜드는 초대형 위주다. 세계 TV 시장이 '거거익선'(巨巨益善·크면 클수록 좋다) 흐름을 타자, 100인치 이상 모델이 즐비하고, 삼성보다 대형 제품 비중이 높았다. 액자형 TV나 이동형 TV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결국 현장에서 본 중국산 TV는 “크고 저렴하지만, 있을 건 다 있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됐다. 초대형·저가·필요 기능만의 조합, 그리고 대규모 생산 기반에서 나오는 원가 경쟁력이 맞물리며 글로벌 TV 시장의 무게추가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이동하고 있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메이드인 차이나 가전현장 가다] 삼성 스마트폰·워치, 中시장 끼어들 틈 없었다

'어? 삼성전자 MX 사업부는 중국에서 철수했나? 왜 매장이 없지?' 지난 6일 중국 전자 상거래 업체 징둥닷컴의 오프라인 매장 징둥몰 베이징 솽징점에 가서 느낀 점이다. 전국 징둥몰 매출 규모 2위인 이곳에서는 평소 기사로만 접하던 샤오미·화웨이·오포·아너·비보 등 중국 현지 정보통신(IT) 기기 제조사들의 제품을 직접 살펴볼 수 있었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들은 성능이 상향 평준화 돼 변별력을 갖추기 어려워 각 제조사들은 카메라 성능으로 승부를 보려는 경향이 짙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광학 기술이 뛰어난 유럽 기업들과 협업해 내놓은 플래그십 제품들이 이목을 끌었다. 우선 외관의 강렬한 붉은 색만큼이나 기자의 시선을 가장 확 끈 것은 올해 3월 25일 출시된 샤오미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울트라 15'였다. 이 기종은 독일의 카메라 명가 라이카와 손잡고 내놓은 만큼 카메라 기능 특화 제품으로 기획됐다.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울트라 15는 샤오미가 플래그십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된 국내에 '미(Mi) 9' 이후로 6년 만에 정식 발매한 만큼 정말 '각 잡고' 만든 물건임을 느낄 수 있었다. 광고로만 봤던 제품의 실물을 손에 쥐어보니 마감 수준과 제품 자체의 성능도 발군이었다. 파지 시 카메라가 손에 착 감겼다. 메인 카메라는 4축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과 전자식 이미지 안정화(EIS) 덕분에 확대를 해도 흔들림 없는 촬영 환경을 보장해줘 선명한 사진이 나오도록 해줬다. 반 셔터 기능도 갖춰 흡사 디지털 카메라를 쓰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현장에서 만난 샤오미 직원은 “울트라 15는 아이폰처럼 영화 촬영용까진 안 되지만 영상 퀄리티를 중요시 하는 소비자들이 소형 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DSLR) 대용으로 구매한다"며 “여행이나 망원 촬영에 좋다"고 말했다. 이어 “실리콘 탄소 배터리를 갖춰 용량은 6000mAh, 글로벌판은 5410mAh로 큰데다 유선 90W·무선 80W를 지원해 45W인 삼성전자 갤럭시 S25 울트라보다 2배 빠른 속도로 충전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램(RAM)과 저장 공간의 용량은 각각 16GB, 512GB인 단일 모델로 나왔고 공장 출고가는 6999위안(한화 135만3500원)으로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물론 국내 시판 가격은 169만9000원으로 다소 비싸지만 동일 저장 공간 기준 갤럭시 S 시리즈 최상위급인 S25 울트라는 184만1400원이어서 샤오미 울트라 15가 14만2400원 저렴하다. 169만8400원인 S25 울트라 256GB와는 고작 600원 차이났고, 삼성닷컴이나 삼성 강남에서만 파는 램 16GB 옵션이 전용 모델인 티타늄 제트 블랙 1TB 모델은 224만9500원이이어서 샤오미 울트라 15의 가격 경쟁력이 돋보였다. 국내 수입 물량이 많지는 않았겠지만 출시 당일 네이버 스토어와 쿠팡에서는 화이트·실버 크롬 색상이 매진되는 기현상이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지점처럼 보였다. 반중 정서와 개인 정보 무단 수집과 같은 백도어나 해킹 이슈 논란·우려만 아니었다면 제품 자체의 경쟁력만은 충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로 옆 오포(OPPO) 매장에는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품은 초박형 폴더블 모델인 파인드(Find) N5가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8.93mm 두께에 무게는 229g으로 매우 가벼웠다.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 7과 비교해도 손색 없는 빌드 퀄리티를 자랑했고 가격은 9999위안(한화 약 193만원)이었다. 오포 관계자는 “120Hz 고주사율 디스플레이를 품은 이 제품은 카메라는 스웨덴 핫셀블라드와 협업했고, 6100mAh 배터리를 120W로 초고속 유선 충전을 할 수 있다"며 “IP68 등급 방진·방수 기능도 있어 1.5m 깊이의 물에서 30분 동안 견딜 수 있다" 고 귀띔했다. 또 “청장년층 구분 없이 인기있는 모델"이라고 했다. 오포의 태블릿 PC 제품들도 진열돼있어 메모 기능을 시연해봤다. 서걱거리는 필기감도 상당히 좋아 와콤 기술이 들어간 삼성전자 갤럭시 S 울트라나 탭 시리즈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다만 제품의 무게가 나가는 편이라 휴대성에서는 개선점이 존재했다. 샤오미 워치 H1 E·화웨이 워치 GT 5 등 스마트 워치 제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해당 제품들은 모두 7~12일 가량 사용할 수 있다는 게 매장 직원들의 공통된 설명이었다. 때문에 하루 내지는 길어야 이틀 가량 가 사실상 매일 충전을 요하는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 시리즈와는 대조적이었다. 매장에 방문한 한 현지인은 “남편과 3년 전부터 화웨이 워치를 쓰고 있는데 1주일 넘게 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며 “집에 오자마자 시계를 풀고 충전을 해야 한다면 사용자 입장에서 스트레스가 클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중국의 IT 굴기를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보니 생각 이상으로 기술력 격차가 커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더 나은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중국 현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통계에서 삼성전자가 왜 '기타'로 분류됐는지, 오프라인 매장을 두지 않았는지 그 이유가 너무나도 명징해 삼성전자의 중국향 마케팅 전략 재정립이 시급해보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모래주머니 차는 재계⑤] 기업규제 다음 목표 ‘지배구조 개편’…총수일가 ‘셈법 복잡’

정부·국회로부터 '반(反)기업 규제·입법' 십자포화를 맞고 있는 재계의 다음 고민거리는 지배구조 개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찍부터 글로벌 ESG 경영 차원에서 필요성이 대두됐고 최근 상법 개정으로 경영권 방어에 대한 위기감까지 높아져서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규제 법안 추진은 '발등의 불'이 될 전망이다. 총수 일가는 지배구조를 선진화하는 동시에 '경영권 승계'까지 생각하고 있어 셈법이 더 복잡하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롯데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아직 총수일가가 계열사를 장악하는 지배구조를 완전히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특히 아직까지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지 못한 상태다.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돌아가는 게 가장 크고 중요하다. 현대차→기아→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이어지는 고리와 현대글로비스가 포함된 작은 순환출자들도 있다. 삼성그룹도 삼성전자에 대한 영향력이 완전하지 못하다. 현재는 이재용 회장 등 총수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구조다. 삼성물산이 지주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긴 하지만 삼성전자(5.05%) 지분율이 적다. 삼성물산은 대신 삼성전자 최대주주(8.51%)인 삼성생명 지분을 19.34% 들고 있다.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와 엮여 상당히 복잡한 지배구조를 지니고 있다. 요약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일본 비상장사 광윤사를 통해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 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한국 호텔롯데→롯데지주→각 계열사로 가는 그림이다. 2017년부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시도해왔지만 롯데지주 지분을 11.1% 들고 있는 호텔롯데 상장이 지연되며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각 사가 지배구조를 완성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삼성의 경우 삼성전자 덩치가 워낙 큰 탓에 이재용 회장 또는 특정 기업이 지분율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지주사를 새로 만들거나 기업간 수십조원대 지분을 교차하는 '대형 수술'을 해야 한다. 한국 경제가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해오며 생겨난 기형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총수 일가가 '최소한의 지분'으로 '최대한 많은 기업'을 지배하려다보니 각종 부작용이 이어져온 것이다. 순환출자 고리의 경우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 이후 대부분 해소됐으나 자녀들에게 일감을 몰아주며 계열사들을 성장시켜온 탓에 지분 구조가 계속 거미줄처럼 얽히게 됐다. 문제는 재계에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상법 개정으로 경영권 공격에 우려가 커지고 있고 국회에서 '자사주 의무 소각' 등도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국회에서 계속해서 발의되고 있는 '삼성생명법'도 신경 써야 한다.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이나 채권을 총자산의 3%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주식가치를 '취득원가'에서 '현재 시가'로 바꾸는 게 골자다. 이럴 경우 삼성생명은 수십조원 규모 삼성전자 주식을 다른 곳에 넘겨야 한다. 자사주 의무 소각은 롯데그룹에게 '저승사자'가 될 수 있다. 롯데지주가 자사주를 32.51% 들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자본' 색깔을 지우고 신동빈 회장과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 체제를 공고히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롯데지주가 자사주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경우 그룹 전체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주사 체제를 확립해놓은 SK그룹도 사정권이다. SK는 자사주 비율이 24.8%에 이른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를 선진화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작업이지만 의지만으로는 추진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지주사를 설립하거나 지배구조를 투명화하기 위해서는 최소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의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구개발(R&D)이나 시설투자에 써야 할 돈을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작업에 넣는 셈이기도 하다. IMF 사태 이후 널리 퍼진 '지주사 만능론'도 최근 글로벌 스탠다드와는 맞지 않는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재계 지배구조 개편이 힘든 결정적인 이유는 총수 일가 탓이다. 최소한의 돈으로 최대한 많은 계열사를 지배하려다보니 순환출자 등 '꼼수'를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원인인 계열사 중복상장 역시 기업 문제가 아니라 총수 개인의 욕심 때문에 나타난다. 알짜 계열사 물적분할 역시 마찬가지다. 심지어 우리 대기업들은 LG에너지솔루션 사례처럼 물적분할 이후 해당 기업을 상장까지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 전문가는 “경제계가 상법 개정이나 노란봉투법을 반대하며 가장 많이 외친 게 '글로벌 스탠다드'인데 정작 자신들의 지배구조는 개발도상국 중소기업보다 후진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총수 일가 입장에서는 기업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까지 함께 신경 써야 하는 처지다. 현대차그룹을 보면 주력사 현대차 최대주주가 현대모비스(22.36)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5.57% 들고 있지만 정의선 회장 지분은 2.73% 뿐이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를 지배하는 현대모비스 지분도 0.33%만 지녔을 뿐이다. CJ그룹과 아모레그룹은 자녀에게 지분을 승계하기 위해 '전환우선주'를 발행하기도 했다. 자녀 지분율이 높은 알짜 비상장사 가치를 높인 뒤 지주사나 핵심 계열사와 합병을 추진하는 것은 재계에서 '당연한 공식'처럼 통한다. 기업이 총수 일가 지분을 승계하는 동시에 지배구조 개편까지 하는 '묘수'를 꺼내들었다 해도 시장 기대치를 충족해야 한다는 마지막 관문이 남는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정공법을 펼쳤다. 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한 뒤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해 '지배회사 체제'를 만든다는 게 핵심이다.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양도세 등으로만 수조원을 납부하는 강수를 뒀지만 “현대글로비스 주주에 유리하고 현대모비스 주주에 불리하다"는 시장 반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현대글로비스 최대주주(19.99%)는 정의선 회장이다. 정치권에서는 재계가 지배구조 개편 전 기대하는 '상속세 완화' 등도 이른 시일 내 성사되기는 힘들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최대 6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의 '징벌적 상속세'를 지닌 국가다. 주요국들은 자국 기업과 자본의 이탈을 막기 위해 상속세율을 낮추는 추세다. 재계 한 관계자는 “상법 개정 이후 행동주의 펀드 등에게 공격받는 '1호 대기업'이 누가 될지 다들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골드만의 경고 “트럼프 관세로 인플레 치솟는다”…주목받는 美 7월 CPI 발표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상호관세가 최근 발효된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관세정책이 미국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앞으로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얀 하치우스 등 이코노미스트 팀은 투자노트를 통해 미국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더욱 전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소비자들은 지난 6월까지 관세 비용의 약 22%를 흡수했지만 그 비중이 67%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미국 기업들은 지금까지 관세 비용의 약 64%를 부담했지만 이 비중은 향후 1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해외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들도 더 큰 타격이 예상됐다. 골드만삭스는 해외 수출업체들이 지난 6월까지 관세 비용의 약 14%를 흡수했지만 앞으로 이 비중이 25%까지 증가할 수 있대가 전망했다. 아울러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관세 정책으로 수혜를 보는 기업들도 가격 인상에 나섰다고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 팀은 덧붙였다. 이로 인해 미국 인플레이션은 더 가파르게 반등할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흐름을 파악할 때 가장 선호하는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올 12월 3.2%(전년 동월 대비)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6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2.8%로 기록됐다. 골드만삭스의 이같은 전망은 연준이 고용시장 악화에 대비해 9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 부상한 와중에 제기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까지 기준금리가 4.0~4.25%로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88.4%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 1일 발표된 7월 고용보고서에서 미국의 고용 증가세가 지난 몇 달 동안 눈에 띄게 약해진 것으로 확인되자 시장에서는 연준의 9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연준의 미셸 보먼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올해 남은 세 차례의 통화정책 회의에서 매번 기준금리를 내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최근 펼치기도 했다. 그는 “관세에 따른 가격 인상은 일회성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효과가 사라지면 인플레이션은 2%로 돌아올 것이라고 본다"라고 판단했다. 앞서 보먼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달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당시 금리 동결이란 다수 의견에 반대해 금리 인하 의견을 냈다. 연준 이사 2명이 동시에 반대 의견을 낸 것은 지난 1993년 이후 3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보수성향 싱크탱크 아메리칸 컴퍼스의 창립자인 오렌 캐스는 블룸버그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관점에서 인플레이션은 전반적인 물가 수준의 지속적인 상승"이라며 “관세 등의 정책으로 가격 변경이 일회성에 그치는 것은 중앙은행들이 걱정해야 할 인플레이션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오는 12일 오전 8시 30분(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12일 오후 9시 30분) 발표될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참가자들의 큰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관세발 인플레이션 조짐이 지난 6월 CPI를 통해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7월 CPI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면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에 힘이 크게 빠질 수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7월 CPI가 전년 동월대비, 전월대비 각각 2.8%, 0.2%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6월 CPI 상승률은 2.6%·0.3%였다. 7월 근원 CPI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6월 수치는 2.9% 상승으로, 현실화된다면 근원 CPI 상승률은 지난 2월(3.1%) 이후 다시 3%대로 반등하게 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신상진 성남시장, 국방부에 “근본적인 고도제한 완화” 강력 촉구

성남=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성남시는 11일 서울공항 주변 고도제한이 일부 완화된 것에 만족하지 않고 건축물의 높이를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국방부가 수용하도록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지난 8일 고도제한 완화 성과를 점검하는 자리에서 담당부서와 용역사의 설명을 들은 뒤 “서울공항 활주로 각도 변경에 따른 비행안전구역 변경 고시 예정, 지표면 기준을 개선하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시행령' 입법예고 등 일부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신 시장은 하지만 “건축물의 높이를 높일 수 있는 근본적인 고도제한 완화 방안을 국방부가 수용하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용역을 통해 고도제한 완화 5개 방안을 마련하고 지난 6월 26일 국방부에 공식 요청했다. 이 가운데 △비행안전구역 변경 고시 △건축물 높이 산정 시 지표면 기준 개정 등 2개 방안은 국방부에서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나머지 3개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 입장이 없는 상황이다. 국방부가 입장을 밝히지 않은 3개 방안은 △서울공항 비행기 선회접근 경로를 활주로 동쪽에서 서쪽(청계산) 방면으로 변경하는 안 △특별선회접근 절차 수립 △보수적으로 설정된 최저강하고도의 여유 범위만큼 고도제한을 완화하는 안이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이 3개 방안이야말로 건축물 높이를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는 핵심 대안"이라며 “국방부가 이를 조속히 수용하도록 모든 행정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성남시상권활성화재단은 전국 최초 시민 참여형 점포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2025 힙스토어(Hypstore) 오디션' 시민투표를 이날부터 24일까지 진행한다. 재단에 따르면 '힙스토어 오디션'은 시민이 직접 추천·투표로 유망 점포를 선정해 지역 상권의 개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로 2회를 맞는 이번 오디션에는 1차 전문가 평가(100%)를 거쳐 선발된 144개 점포가 시민투표 대상에 올랐다. 시민투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는 24일 밤 12시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투표 결과 70%와 2차 전문가 평가 30%를 합산해 최종 '2025 힙스토어' 8개소를 선정한다. 투표는 힙스토어 오디션 공식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1일 최대 2개 점포까지 매일 투표할 수 있고 참여자 중 추첨을 통해 모바일 상품권 등 경품도 증정한다. 최종 선정된 8개 점포에는 힙스토어 인증 마크와 함께 점포당 2000만원 상당의 브랜딩 개선 지원이 제공된다. 지원 내용에는 간판·패키지·메뉴판·배너·스티커·굿즈 등 디자인 패키지 제작과 매장 홍보 콘텐츠 제작이 포함되며, 선정 점포를 대상으로 공식 현판식도 열린다. 또한 재단은 2024·2025년 선정 힙스토어 중 5개소를 추가로 뽑아 올 하반기에 현대백화점 판교점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소상공인의 판로를 확대하고, 매출 증대와 로컬 브랜드 홍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성남시상권활성화재단 관계자는 “힙스토어 오디션은 시민과 소상공인이 함께 지역 상권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참여형 프로그램"이라며 “'나만의 힙스토어'가 '모두의 힙스토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한양대 한국어문화원, 청소년 언어문화 개선 위한 ‘바른말 퀴즈 대회’ 개최

한양대학교 한국어문화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2025년 국어문화원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청소년 언어문화 개선을 위한 온라인 퀴즈 대회 '2025 함께하는 바른말 퀴즈'를 개최한다. 이번 대회는 청소년 사이에서 일상화된 비속어, 욕설, 언어폭력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바른 언어 사용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청소년 언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됨에 따라 실질적인 언어 인식 개선을 목적으로 기획된 것이다. 지난 1일 시작한 대회는 다음달 15일까지 진행된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한양대학교 한국어문화원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TV 바른말 학교(1교시~8교시)' 영상을 시청한 후, 온라인 퀴즈에 응모하면 된다. 퀴즈의 정답을 모두 맞힌 선착순 200명에게는 문화상품권을 증정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한양대학교 한국어문화원 누리집으로 문의하면 된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종합] ‘역대 분기 최대 실적’ KT, 하반기 AI에 힘 준다…“라인업 강화”

KT가 2분기 영업익 1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분기 기준 최대치를 거둔 가운데 하반기 인공지능(AI) 사업에 힘을 준다는 방침이다. 독자 개발 거대언어모델(LLM) '믿:음 2.0'과 글로벌 협력 모델을 결합한 멀티모델 전략으로 공공·대기업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KT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조4274억원·영업익 1조148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보다 13.5%·105.4% 급증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실적을 끌어올린 건 본업인 이동통신과 부동산이다. 지난 4월 발생한 SKT 해킹 사고 이후 가입자를 흡수한 데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 일대 아파트 분양에 따른 일회성 이익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KT는 지난 4~7월 약 넉 달 동안 32만5027명의 가입자 순증을 기록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지난 5월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 기간 이동통신 사업 매출은 △무선 부문 1조7048억원 △유선 부문 631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6%·2.1% 증가했다. KT에스테이트의 롯데이스트폴아파트 분양이익은 2분기 기준 3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영업익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기업서비스(B2B)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한 9227억원으로 나타났다. 대형 고객사·정보기술(IT) 기업 대상 AI·IT 사업을 수주하며 공공 분야 입지를 강화한 결과다. KT는 지난 2분기 다수의 대기업과 금융사, 대법원, 경기도청, 한국수쟈원공사 등 기관과 AI 플랫폼 구축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인건비에 따른 기저효과도 크게 작용했다. 장민 KT 재무실장(CFO)은 실적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 콜에서 “비용 측면에선 인력 개선 효과에 따라 인건비가 잘 관리되고 있고, 5세대 이동통신(5G) 투자 감가상각비도 감소 추세로 전환됐다"며 “수수료나 판매비 증가에 따른 리스크가 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KT는 다양한 AI 모델 라인업을 구축해 AI전환(AX)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자체 개발 모델 '믿:음'부터 글로벌 빅테크와 공동 개발한 모델까지 선보여 서비스 범위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동 개발 중인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SPC) △GPT 4o(포오) 기반 한국형 AI 모델을 하반기 중 출시 예정이다. 네트워크 관리·미디어 서비스 등에 AI 기술을 접목시키는 내부 AX 작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지니TV 셋톱박스에 MS 애저 기반 AI 에이전트를 적용하고, 기지국 운영 효율화를 위해 AI 기반 혁신을 접목시킬 예정이다. 장 실장은 “메타 LLM '라마'와 같은 오픈소스 모델, MS 협력모델을 차례로 공개해 '풀 라인업'을 완성할 것"이라며 “SPC는 최고 수준 보안 프로토콜인 '기밀 컴퓨팅' 기술을 적용했다. 하반기엔 관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2일 폐지된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에 대해선 통신사 간 보조금 경쟁이 장기화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9월 아이폰 17 시리즈 출시 전후로 마케팅 경쟁이 일시적으로 심화할 순 있지만, 과열 양상을 띠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장 실장은 “5G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었고, 단말기 교체 주기 또한 길어져 신규 가입자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사업자들 또한 신사업 투자에 전념하고 있어 무선 시장에서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새마을금고, 하반기 총 221명 채용…20일까지 접수

새마을금고중앙회가 하반기 새마을금고 신입직원 공개채용을 실시한다. 11일 중앙회에 따르면 하반기 전국 139개 새마을금고에서 총 221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지원서는 오는 20일까지 새마을금고 홈페이지에서 접수하면 된다. 최종 합격자는 △서류전형 △필기전형 △면접전형을 거쳐 10월 중 선발할 계획이다. 필기전형은 다음 달 6일 전국 13개 지역별 고사장에서 실시된다. 필기전형 시 지원자 역량 점검을 위한 인성검사와 NCS 직업기초능력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면접전형은 본인이 지원한 새마을금고에서 잠재역량과 열정 등을 평가한다. 1명 이상의 외부 면접위원이 면접 평가자로 참여한다. 모든 면접 평가자는 지원자와 친·인척 등 특수관계가 없다는 서약서와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평가 과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최종면접에서 탈락한 지원자는 '신입직원 인재풀'에 자동 등재된다. 내년 상반기 공채가 시작되기 전까지 본인이 응시한 지역과 인접한 새마을금고에서 신입직원 채용 시 추가로 면접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새마을금고 미래를 이끌어갈 열정과 도전정신을 지닌 우수한 인재들을 채용하기 위해 정기 신입직원 공채를 진행한다"며 “앞으로도 대규모 공채를 통해 청년층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새마을금고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서희건설, 현직 임원 횡령·배임 혐의로 거래 정지 서희건설이 현직 임원의 횡령·배임 혐의와 관련한 풍문 공시로 11일 오후 거래가 정지됐다. 코스닥시장본부는 이날 공시를 통해 “현직 임원의 횡령·배임설이 확인됐다"며 보통주 매매가 오후 3시 5분부터 중단됐다고 밝혔다. 거래정지는 조회공시 결과 발표 후 30분까지 유지되며 결과가 미확정일 경우 해당 사유 해소 시까지 연장된다. 금융감독원도 서희건설에 대해 사실관계와 구체적 내용을 확인해 오는 12일 오후 6시까지 회신할 것을 요구했다. 인텔리안테크, 미국 AST스페이스모바일에 위성용 안테나 공급 위성 통신 안테나 및 솔루션 업체 인텔리안테크가 미국의 위성 설계 제조업체 AST 스페이스모바일과 D2D(Direct to Device) 위성 통신용 게이트웨이 안테나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이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280억5053만원으로 지난해 말 매출액의 10.88%에 달한다. 계약기간은 지난 8일부터 내년 12월 31일까지다. 지엔씨에너지, SK에 421억원 규모 발전기 공급 비상발전설비 및 친환경 에너지 기업 지엔씨에너지는 SK와 421억원 규모의 발전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번 계약은 울산 AI 데이터센터(DC)에 비상 발전기를 공급하는 건이다. 지난해 말 매출액에 견줘 18.64%에 달하는 계약금이다. 계약기간은 2027년 말까지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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