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36th, 에너지가 미래다]국민 75% “정치 영향 과해”…시장·경제·친환경 조화시켜야

에너지 정책의 정치화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이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정책 결정의 기준으로는 이념이나 단순 시장 논리가 아닌 '시장성·경제성·안전성'을 조화롭게 반영해야 하며 '탄소중립 및 친환경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이들이 많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8%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에너지 정책이 흔들리는 현실은 잘못됐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매우 잘못됐다'는 답변은 49.2%에 달해 단순한 불만을 넘어 분노 수준의 인식이 반영됐다. 다소 잘못됨 25.5%, 어느 정도 불가피 13.6%, 당연한 현상 4.3%, 잘 모름 7.4%가 뒤를 이었다. 반면 '불가피하다'고 여긴 응답자는 17.8%에 불과했다. 정치적 성향별로는 보수층의 80.0%, 중도층의 73.6%, 진보층의 70.5%가 현재의 에너지 정책 결정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직업별로는 자영업자층의 76.4%가 에너지 정책에 대한 정치적 영향이 잘못됐다고 응답해 가장 많았다. 이어 사무·관리·전문직층 75.3%, 판매·생산·노무·서비스직 74.9%, 가정주부 70.8% 순으로 높았다. 성별로 보면 남성 응답자의 80.6%가 '정치 개입이 잘못됐다'고 인식한 반면, 여성은 69.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령별로는 40대(78.7%), 18~29세(77.6%), 60대(76.3%)에서 비판적 의견이 강했다. 에너지 정책을 결정할 때 기준으로는 '시장성·경제성·안전성의 조합'과 '탄소중립 및 친환경성'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에너지 정책 수립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기준이 뭐냐"라는 질문에 '시장성과 경제성, 안전성의 균형 있는 조합'(39.1%)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탄소중립 및 친환경성'(38.4%)이 비슷한 규모로 답변이 나왔다. '시장 원리 우선 및 수급 안정성'(10.8%)과 '요금 부담 최소화'(6.9%)는 상대적으로 낮은 선택을 받았다. 20~30대 청년층에서는 '시장성과 경제성, 안전성의 조화'가 최우선 과제로 지목됐다. 특히 18~29세 연령층에서는 무려 51.4%가 이를 기준으로 선택했다. 이념별로도 에너지 정책 수립 기준에 대한 시각차가 컸다. 진보 성향 응답자는 49.7%가 '탄소중립과 친환경성'을 기준으로 선택했다. 반면 보수층은 '시장성과 경제성, 안전성의 조화'(40.8%)를 가장 많이 꼽았다. 중도층은 '시장성과 경제성, 안전성의 조화' 39.6%, '탄소중립과 친환경성' 37.0% 등 비교적 두 항목을 균형 있게 선택했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는 에너지 정책이 정권 교체마다 좌우되는 현실에 대한 국민들의 깊은 불신을 보여준다"며 “에너지 정책의 탈정치화와 중장기 국가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36th, 에너지가 미래다] 에너지 변방에서 중심으로…한국에 새로운 바람이 분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100%를 수입한다. 연간 수입액만 230조원으로, 국가 전체 수입액의 1/5에 이른다. 이처럼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수입하고 소비하는데도 에너지산업은 빈약하기 그지없다. 공기업 독점 구조 때문에 민간 기업의 활동 영역이 극히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한국에 심상치 않은 새로운 에너지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의 막대한 석유가스를 개발해 에너지 패권지위를 더욱 강화하려 하고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종전 이후 세계 최대급의 에너지 공급량을 아시아에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그 접점에 서게 되면서 아시아의 새로운 에너지 허브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가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에너지 제도를 미리 정비해 에너지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26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에너지(광물성연료) 수입액은 약 226조원이다. 여기에 금속자원 수입액 약 33조원을 더하면 에너지·자원 총 수입액은 약 260조원이다. 국가 전체 수입액의 29.6%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원 수입액은 중국, 미국, 인도, 일본에 이은 세계 5위 수준이다. 이처럼 많은 에너지 자원을 수입하고 소비하면서도 21일 기준으로 국내 시가총액 10대 기업 안에는 에너지 기업이 하나도 없다. 40대까지 넓혀야 14위 두산에너빌리티, 23위 한국전력, 37위 SK이노베이션이 간신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전은 국가 송배전망 및 전력 도소매시장을 완전 독점하고 있고, 자회사를 통해 발전시장도 60%를 점유하고 있는 독보적인 에너지 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 매출액은 약 93조원으로 삼성전자 매출의 1/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력, 천연가스, 열 등 주요 에너지 시장은 공기업 독과점으로 운영되고 있고, 나머지 시장마저 소수 대기업이 차지하면서 신규 진입도 없고 발전도 없는 고인물 시장으로 후퇴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와 정치권의 요금 통제로 공기업 재무상태가 상당히 열악해지면서 송전망, 수소관 등 미래 에너지를 맞이할 인프라 구축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5월 2일 본지와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미래포럼, 자원경제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서울에너지포럼에서 에너지 전문가들은 정부와 정치권이 낡고 시대에 맞지 않는 에너지제도를 당장 개선하지 않으면 한국은 에너지 후진국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마침 글로벌 에너지시장에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까지만 해도 탄소중립이 대세였지만,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2023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그리고 이후 출범한 트럼프 정부가 화석연료 회귀정책을 선포하면서 이제는 에너지안보, 에너지 패권싸움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에너지 패권지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알래스카에 매장된 100억배럴의 석유가스를 개발 및 수출하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총 사업비 440억달러가 투입되는 이 사업에 한국, 일본, 대만의 참여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 사업은 경제성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중동산 에너지 수입루트의 반대편에 있기 때문에 에너지안보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알래스카 에너지는 한국까지 일주일이면 운송이 가능하고, 호르무즈해협이나 말라카해협 같은 병목구간도 없어 매우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막대한 양의 러시아 에너지가 아시아 시장으로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러시아 에너지는 동남아에 있는 싱가포르 허브에서 취급하기 힘들다. 한국이 아시아의 새로운 에너지 허브로 각광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은 미국과 러시아 에너지 공급루트의 접점에 위치해 있고,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지역인 동북아의 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특히 지질적으로 안정적이어서 일본보다 유리하다. 한국이 싱가포르처럼 에너지허브 산업을 제대로 갖춘다면 강력한 에너지 안보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 가장 저렴한 에너지 확보로 제조업의 부흥을 이끌 수 있다. 국가의 미래 먹거리와 기반을 동시에 다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6월 3일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가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관련 정책과 제도를 과감하게 개선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임은정 공주대 국제학과 교수는 “한국에 에너지허브 기회가 오고 있다는 인식에 공감한다. 허브가 구축되면 어려운 정유 및 석유화학 설비를 다시 활용함으로써 지역경제 발전 및 인구 감소도 막을 수 있고, 일본과 협업하면 시너지를 더 올릴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선 시장 개방 등 정책과 제도가 뒷받침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세현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미국은 '라스트 카드'인 알래스카 에너지 개발을 일찍 꺼내들었다. 이는 그만큼 에너지 패권지위를 더 빨리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과 한국이 강력한 에너지 안보동맹을 맺으면 한국은 아시아의 에너지 패권국이 될 수 있고, 협력범위를 원자력까지 확대해 유럽, 중동, 동남아로 원전 수출까지 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은 러시아 종전에 대비해 야말 및 아크틱 가스전, 동시베리아 에스포(ESPO) 프로젝트와의 협력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한국이 에너지 분야에서 전래없던 훌륭한 기회를 맞고 있다는 것은 틀림 없다. 차기 정부가 이를 잘 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36th, 에너지가 미래다] ‘에너지허브’ 기회 맞은 한국, 그 중심에 선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울산=윤병효 기자] 우리나라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출범으로 에너지 허브산업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에너지 허브산업이란 에너지 공급지역으로부터 수입한 제품을 저장한 뒤 이를 필요로 하는 수요국에 판매하는 사업이다. 단순히 제품만 사고 파는 게 아니라 거래 과정의 금융파생상품을 통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아시아 국가 중 1인당 GDP가 가장 높은 싱가포르가 아시아 에너지 허브산업으로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허브는 석유, 가스, LPG, 수소, 탄소 등 다양한 에너지 제품을 저장하기 때문에 에너지 수급 중단 위험에도 대비할 수 있다. 미국은 에너지 패권지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화석연료 생산을 확대하고 주 수출지역으로 아시아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에너지 수요가 가장 많은 동북아의 가운데에 위치해 있고, 에너지 최대 수출지역으로 부상한 아메리카 대륙으로부터 아시아국 중에 가장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해와 남해는 수심이 깊어 초거대 에너지 운송선박이 접항하기도 좋고, 지진 위험도 낮은 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해 11월 상업가동에 들어간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석유공사(52.4%)와 SK가스(47.6%) 합작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LNG와 석유제품을 모두 취급하고 향후 수소, 탄소까지 취급을 통해 진정한 에너지 허브기지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오일허브로 시작, 에너지전환 맞아 에너지허브로 전환 대성공 코리아에너지터미널 사업은 2008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국정과제로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이 선정되면서 시작됐으나, 이후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맞아 LNG를 포함하는 동북아 에너지 허브사업으로 확대 변경하면서 지금의 사명이 결정됐다. 2019년 합작투자계약 체결 및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되면서 사업은 본격화됐다. 2020년 LNG 1,2탱크 이용계약 및 자금조달 금융약정과 부지항만 임대차계약이 체결됐고, LNG 1,2탱크 및 오일탱크 건설공사가 착공됐다. 2022년에는 LNG 3탱크 이용계약이 체결되면서 건설공사도 착공에 들어갔다. 2023년 12월 오일탱크 27만㎘가 준공됐고, 2024년 6월 LNG 1,2탱크(각 21.5만㎘)도 준공됐다. LNG 3탱크(21.5만㎘)는 현재 공정률 86%로 내년 4월 준공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1조2052억원이 투입됐다. 자본은 자기자본 30%와 타인자본 70% 비율로 조달됐다. 부지면적은 총 30만㎡이며, 잔여부지 9.1만㎡에 탄소포집저장(CCS)이나 암모니아 등 신사업 추진을 검토 중이다. LNG 저장탱크의 총 용량은 64만5000㎘로, 톤단위로는 29만톤이다. 송출량은 시간당 최대 540톤(연간 470만톤)이다. 주요 설비는 LNG 부두, 저장탱크, 고압펌프, 기화기로 이뤄져 있다. 오일 저장탱크의 총 용량은 27만㎘이며, 출하량은 시간당 최대 3000㎘이다. 주요 설비는 오일부두, 저장탱크, 첨가제탱크, 펌프로 이뤄져 있다. ◆“수심 깊어 초대형 선박도 1km로 접근, 아시아에 이만한 여건 별로 없어" 오일 터미널은 2024년 4월 17일 첫카고 입항 이후 상업 운영 중으로, 지금까지 총 172항차 작업이 진행됐다. LNG 터미널은 2024년 4월 5일 첫카고 입항을 통해 지난해 6월말 시운전을 완료하고 4개 고객사에 송출 중이다. 두 터미널 모두 운영 개시 후 무재해 무사고 및 가스 송출중단 제로화 운영 목표를 달성 중이다. LNG 1~3 탱크는 모두 터미널 사용 계약(TUA)이 체결됐으며, 12기 오일탱크도 3개 고객사와 임대계약이 완료됐다. LNG 1탱크는 울산지피에스 발전사에 공급하고, 2탱크는 SK에너지, SKMU, 고려아연에 공급하며, 3탱크는 에쓰오일에 공급한다. 오일 탱크는 프랑스 토탈에너지스 트레이딩아시아와 7기(11.5만㎘), 일본 에네오스와 2기(6만㎘), 사우디 아람코와 3기(9.5만㎘) 계약을 맺었다. 특히 코리아에너지터미널 사업은 지역경제에 매우 높은 경제적 효과를 올려주고 있다. 일자리창출 2040명, 생산유발 9536억원, 부가가치유발 4109억원 효과를 창출했다. 특히 터미널 건설과정에서도 일자리 1만384명, 생산유발 1조4247억원, 부가가치유발 5911억원을 창출했다. 당초 지역 탱크사업자들은 코리아에너지터미널 건설에 반대했다고 한다. 대용량 탱크가 들어서면 계약물량을 쓸어가기 위해 임대료를 낮게 책정할 것으로 우려했던 것이다. 하지만 코리아에너지터미널은 오히려 임대료를 더 높게 책정한 상태다. 이를 통해 지역평균 임대료까지 높였다. 회사 관계자는 “코리아에너지터미널은 입지, 접안, 운영 여건이 매우 훌륭하다. 수심이 매우 깊어 초대형 선박인 VLCC급이 1km까지 접안이 가능하다. 이것을 할 수 있는 곳은 아시아에서도 많지 않다. 이러한 여건 때문에 글로벌 사업자들과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며 “임대료를 상향평준화 시켜 지금은 지역사업자들이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코리아에너지터미널은 상업가동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도 놀라운 경영실적을 올리고 있다. 올해 1분기 289억5100만원, 영업이익 123억7200만원, 당기순이익 48억9000만원으로, 영업이익률이 42.7%나 된다. 코리아에너지터미널의 도전은 아직 진행 중이다. 남은 부지 9.1만㎡에 탄소포집저장(CCS) 또는 암모니아 등 신사업 추진을 검토 중이다. 에너지 전환 및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만반의 준비를 갖춰 진정한 에너지 허브기지가 되는 것이 회사의 궁극적 전략이다. ◆트럼프가 만든 절호의 기회…한국을 동북아 에너지 허브로 육성해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에너지 패권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화석연료 시대의 회귀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파리기후협정에서도 탈퇴했다. 이는 미국의 최대 수출품인 석유와 가스 수출을 더욱 장려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트럼프 정부가 석유, 가스 수출을 더욱 확대하려는 지역은 아시아이다. 아시아 중에서 한국이 속한 동북아는 세계에서 에너지 수요가 가장 많은 지역이며, 동남아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어메이징 지역이다. 하지만 미국의 아시아 에너지 수출은 제한적이다. 텍사스, 루이지애나주 등 남부에서 에너지제품을 실은 선박이 아시아로 가려면 파나마운하를 통과하거나 아니면 남아메리카를 멀리 돌아 가야 한다. 파나마운하는 폭이 좁아 큰 배가 통과하지 못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나마 대통령에 운하를 내놓으라고 압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운하 건설은 미국이 했다. 결국 미국이 아시아에 에너지 제품을 효과적으로 수출하려면 가장 큰 선박으로 한번에 대량 운송해야 한다. 이 때문에 동북아 에너지 허브기지 구축 필요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일본이 먼저 LNG 허브산업 육성에 들어갔지만, 일본은 지진 위험이 큰 지역이라서 한계가 있다. 현재 아시아 에너지 허브지역인 싱가포르는 중국의 영향력 지대에 있어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확대되면 이용이 어렵게 될 수 있다. 미중 갈등이 더욱 커지면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역시 중동산 에너지 수입이 어렵게 된다. 공급 측면에서도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멕시코, 칠레 등 아메리카 대륙의 아시아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알래스카 지역의 에너지 수출 가능성도 높아지고, 러시아의 북극 및 극동지역의 에너지 수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이 동북아 에너지 허브로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가 에너지 허브가 되기 위해선 물량, 인프라 등 하드적 요소 외에도 실질적으로 운용하기에 필요한 금융, 제도 등은 여전히 부족한 게 현실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화석연료 시대로 회귀한 트럼프 시대를 맞아 한국은 절호의 에너지 허브 기회를 맞았다. 물량도 충분하고, 인프라와 자연적 조건도 매우 훌륭하다. 다만 에너지 허브는 금융산업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국제적인 금융 시스템과 거래 플랫폼이 구축돼야 하고, 무엇보다 에너지 시장개방과 제도 지원이 절실하다. 이를 전문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양성도 필요하다"며 “특히 에너지 허브는 에너지 안보에서도 매우 유리하다. 새 정부에서 에너지 허브산업을 국가적 성장동력으로 선정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36th, 에너지가 미래다] 박진호 한국에너지공대 총장대행 “탈탄소화 흐름은 지속…AI와 에너지 융복합 전략 필요”

'에너지가 미래다'라는 명제는 더 이상 구호가 아닌 현실이다. 탄소중립 전환, 에너지 안보, 인공지능 산업의 급성장까지 모든 길은 에너지로 통한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는 이런 흐름 한가운데서 출범한 세계 유일의 에너지 특화 연구중심 대학이다. 박진호 총장대행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에너지 기술 혁신을 주도할 인재 양성과, 수요기반 연구개발, 그리고 실증과 상용화를 아우르는 에너지 플랫폼으로서의 켄텍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 한국이 글로벌 에너지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교육과 기술, 산업이 연결된 미래 청사진을 담아본다. [편집자 주] -에너지는 우리나라 주력산업인 제조업 및 AI의 밑바탕이자, 그 자체로도 훌륭한 산업이 될 수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에 적절한 에너지 믹스 및 시장정책은 어떻게 가져가야 한다고 보는가. ▲에너지는 산업∙사회의 유지와 성장을 위한 단순한 공급원이 아니라, 국가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이며 또한 그 자체로서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특히 제조업과 AI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이며 친환경적인 에너지 공급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차세대 원전 등 무탄소 에너지의 확대와 함께 이를 안정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차세대 전력망, 에너지 원간의 섹터커플링,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수소 등 다양한 에너지원의 균형 있고 신뢰성 높은 믹스가 필요하다. 이에 있어 AI 기술이 향후 에너지산업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초격차 기술 혁신을 촉진해 에너지산업을 신성장동력화하며, 공급사슬 제조업 생태계를 육성하는 정책도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에너지 믹스는 기술∙가치 중립적 접근을 통해 재생에너지, 차세대 원전,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기반 천연가스, 수소 등의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탄소중립으로 나아가며 이를 국부 창출의 중요한 수단으로 만드는 로드맵이 요구된다. 또한, 에너지 정책관련 의사결정 구조의 시장지향형 독립성 보장도 매우 중요하다. - 글로벌적으로 탄소중립과 화석연료 귀환이 맞서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흐름이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가, 그에 맞서 우리나라는 어떻게 준비해야 한다고 보는가.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향한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화석연료 사용이 증가하는 이중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장기적 탈탄소화 흐름은 변함없이 지속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단기적, 중장기적 변화와 도전에 지혜롭게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안보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균형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지역∙환경 맞춤형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에너지저장 기술, 스마트 그리드, 수소 에너지, 차세대 원자력(SMR) 등 신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하며 수출지향형 미래에너지 제조업 생태계 복원에도 집중해야 한다. 'AI for Energy, Energy for AI'란 말이 있듯이 이에 있어 AI산업과 에너지산업의 융복합도 전략적으로 적극 추진해야 한다. - 글로벌 에너지 분야 기술력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그에 비해 한국의 발전 속도는 더딘 편이다. 문제 원인은 무엇이며, 어떤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및 기술력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보는가. ▲ 한국의 에너지 기술 발전 속도가 더딘 이유는 전주기적 R&D 관리 체계의 미비와 부족한 전략적 R&D 투자 그리고 미흡한 글로벌∙산학연 협력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탈행정적∙탈규제적 지원과 함께 글로벌 파트너십을 망라한 대학, 연구기관, 산업계 간의 협력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 정부주도 R&D와 민간주도 R&D의 조화도 더욱 필요하다. 한국은 이미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확장해 그리드 규모의 장주기 저장기술, 수소저장, 열저장 등으로 기술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 차세대 에너지저장기술(ESS)에 이어 수소 에너지, 스마트 그리드 등 미래 에너지 기술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개발과 실증 및 상용화까지 이르는 전주기적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초원천 연구부터 실증까지 연계되는 일관된 R&D 관리체계의 구축, 기술개발 단계 단축형 상용화 플랫폼 구축, 네거티브 규제 기반 제도혁신 등을 통한 혁신기술 검증 기회 확대, 산학연 협력을 통한 기술이전과 사업화 가속화가 필요하다.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갖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이를 위해 켄텍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갖기 위해서는 세 가지 핵심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 에너지 기술 혁신을 위한 과감하고 전략적인 R&D 투자, 둘째, 미래에너지 산업을 이끌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 마지막으로 산학연 협력과 산업생태계 구축을 통한 기술 상용화 가속화이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대전환은 기술 혁신과 인재 양성을 통해 이뤄진다. 켄텍은 세계 유일의 에너지 특화 연구중심 대학으로서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다. 켄텍은 에너지AI, 재생에너지, 스마트 그리드, 수소, 차세대 원자력 및 핵융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미 확보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출범한 에너지정책연구소는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한 선제적 기술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대응하는 에너지 정책 방향과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 -켄텍만의 차별화된 에너지 혁신기술 개발 전략은 무엇이며, 현재 주력하고 있는 연구 분야는 어떤 것이 있나. ▲켄텍은 설립 초기부터 기초원천 연구와 산업적 응용을 연계하는 '목적기초연구(Use-inspired Basic Research)'에 중점을 두고,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에너지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이른바 조화로운 양극단 연구개발을 추구하고 있는데, 그 사이의 간극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현재는 마이크로그리드형 AC-DC 복합 차세대 전력망, 에너지AI,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전지, 광전기 및 전기화학적 물 분해, 수소 저장 기술, 고전력반도체, 차세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그리고 탄소 포집 및 활용(CCUS) 기술 등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일부 연구팀은 세계적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다. -'에너지가 미래다' 관점에서, 켄텍이 지향하는 핵심 비전과 역할은 무엇인가. ▲ 켄텍은 '에너지 분야 글로벌 선도 연구중심 대학'이라는 비전 아래 설립됐다. 켄텍은 에너지 산업의 역사적 대전환기에 국가 주도로 설립된 세계 유일의 에너지 특화 대학으로, 우리의 비전은 명확하다. '에너지 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인류와 지구를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국가 에너지 전략의 플랫폼이자 기술주권 실현의 핵심 거점이 되겠다는 의지이다. '탈탄소·디지털·분산화∙에너지안보'로 급변하는 가운데, 켄텍은 미래 에너지 산업을 선도할 글로벌 인재 양성,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라는 시대적 과제에 대응할 수 있는 원천기술 개발과 상용화, 정책개발 등 대한민국의 에너지 주권 확립과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견인차 역할을 다할 것이다.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시대를 이끌 인재는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보는가. 공대 차원의 인재 육성 방안도 함께 설명해달라. ▲ 에너지 산업의 미래는 학제적 단일 전공 지식의 습득이 아닌 산업·사회 문제를 통섭적으로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복합적∙창의적 사고 능력에 달려 있다. 켄텍은 이에 맞춰 교육 철학을 '창의∙융복합·탐구형 교육'으로 재정의했다.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전공 간 경계를 허문 설계사고(design-thinking) 기반의 에너지 공학입문 설계 교육을 경험한다. 또한 '현장연계형 문제해결 교육(PBL)'을 주요 교과목에 도입해 이론 중심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 실제 산업·사회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실무 문제해결 역량을 강화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해결 역량 중심 교육은 고학년에서 자기주도연구(independent research)와 종합설계(capstone design) 교육으로 완성된다.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교육도 체계적으로 제공한다. 교과에 의한 학습뿐아니라 체계화된 켄텍만의 교과외활동인 기숙형(residential college)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전인적 품격을 높이는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생 한 명당 교원 3명 수준으로 학습, 연구, 생활에 있어 맞춤형 멘토링이 가능한 환경은 켄텍만의 장점이다. 특히 '글로벌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전체 학생의 해외 연수 경험을 의무화하고, 국제 공동연구 참여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시각과 네트워크를 갖춘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이에 필요한 실전형 영어 글쓰기와 말하기 교육도 의무화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 방식은 기존의 전공지식 습득 위주의 학제적 공학교육의 틀을 벗어나 에너지 분야의 창의적, 융복합적 인재를 양성하는 켄텍만의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자신한다. -그동안 학교 운영 과정에 대한 개인적 소회 한말씀 부탁드린다. ▲한국에너지공대의 총장직무대행으로서 지난 1년 5개월은 도전과 보람이 공존하는 시간이었다. 여러가지 대내외적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대학의 기틀을 다지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값진 경험이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전례 없는 길(The road, not taken)'을 열어 나가는 것이었다. 세계 유일의 에너지 특화 공과대학이라는 새로운 교육∙연구∙창업 모델을 구축하면서, 기존 대학의 틀을 뛰어넘는 혁신적 시스템을 설계하고 구현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여럿 있었다. 하지만 도전 속에서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들이 있었기에 결코 좌절하지 않았다. 우수한 교수진과 전국 최고 수준의 학생들이 하나 둘 모여들면서 학교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고, 괄목할만한 연구 성과들과 산학협력 성과들이 나오면서 켄텍에 대한 국가적 기대와 관심도 높아지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도 어려움은 지속되겠지만, '에너지 분야 글로벌 선도 대학'을 향한 켄텍의 여정은 흔들림 없이 이어질 것이다. ■ 박진호 총장직무대행 프로필 △1958년 경남 통영 출생 △한양대학교 화학공학 학사, 서울대학교 화학공학 석사, 미국 플로리다대학교(University of Florida) 화학공학 박사 △1994년∼2021년 영남대학교 화학공학부 교수 △2012년∼2023년 국제에너지기구(IEA) 태양광발전분과(Task 1) 한국대표 △2015년∼현재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세계공학한림원 에너지위원장 역임 △2016년∼2019년 산업통상자원부 전략기획단 에너지산업 MD △2017년 한국태양광발전학회 제4대 회장 △2021년 한국에너지학회 제25대 회장 △2021년∼2023년 한국에너지공대 에너지공학부 석학교수 △2021년∼현재 한국에너지공대 연구부총장 △2023년 12월∼현재 한국에너지공대 총장직무대행 겸 교학부총장 전지성 기자 jjs@ekn.kr

[포커스] 부천시, 부천대장 첨단산업 기업 유치 ‘맑음’

부천=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부천시가 부천대장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 분위기가 밝다. 대한항공-SK그린테크노캠퍼스-DN솔루션즈 등 유수 기업을 잇달아 유치했다. 이를 기반으로 항공을 비롯해 △반도체 △로봇 △정밀기계 △바이오-헬스 △친환경 등 첨단산업 분야 기업 추가 유치를 목표로 '부천 세일즈'가 한창이다. 최근에도 주한유럽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한국능률협회가 개최한 행사에 가서 부천대장 도시첨단산업단지 이점과 입주 혜택 등 실질적인 장점을 적극 알렸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25일 “우수 기업을 유치해 좋은 일자리가 늘면 부천을 찾는 생활인구가 늘어나고, 숙박-교통-상업 등 지역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수도권 최고 교통중심지 장점을 살려 사람이 모이고 함께 어울려 생활하는 직주근접 자족도시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부천시는 올해 두 번에 걸쳐 대규모 투자유치 소식을 전했다. 먼저 지난달 대한항공과 오는 2030년까지 부천대장 제2도시첨단산업단지 내 6만5845㎡(약 2만평) 부지에 무인기연구소, 무인기조립장, 운항훈련센터 등을 조성한다는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곳에는 석-박사급 전문 인력 포함해 1000여명이 머물게 되며, 매년 2만1000여명을 대상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항공 조종사 교육훈련도 진행할 예정이다. 부천시는 이런 미래 모빌리티 기지 조성을 통해 글로벌 항공산업 최적지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올해 1월에는 선반 및 머시닝 센터 제조 분야 국내 1위이자 글로벌 톱3 기업인 DN솔루션즈와 2400억원 규모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부천대장 제1도시첨단산업단지 내 1만4334㎡(약 4300평) 규모로 DN솔루션즈의 첨단기술 연구개발(R&D) 센터가 들어서며, 오는 2028년 준공이 목표다. 2023년에는 SK그린테크노캠퍼스 조성 협약도 맺었다. 부천대장 제1도시첨단산업단지 내 13만7000㎡(약 4만평) 부지에 SK이노베이션 등 SK그룹 핵심 계열사를 집적화한 친환경 에너지 연구개발(R&D) 단지가 조성될 예정으로, 이곳에는 석-박사급 인력 1000여명이 상주하게 된다. 부천시는 항공기술-정밀기계-에너지 효율화 등 각기 다른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이 한 공간에 모인 만큼 기술 융합-R&D 연계협력 네트워크 형성 등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단순한 입지 공유를 넘어 새로운 융합산업 생태계 형성으로 이어져, 부천대장 도시첨단산업단지가 차세대 산업기술 융합지구로 발전하는데 핵심 동력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부천시는 지난 15일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 주최 '올 유러피언 네트워크 나이트 2025(All European Network Night 2025-AENN)'에 참가했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는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12개국 350여개 기업이 가입돼 있다. 이 행사는 주한유럽상공회의소가 개최하는 연중 최대 규모 네트워크 모임으로 이날 현장에는 조용익 부천시장, 주한 유럽연합대표부 등 국내외 기관-기업,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해 기업 관련 정보 공유와 소통을 이어갔다. 부천시는 지자체 중 처음으로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행사장 내 홍보부스를 설치하고 현장 홍보를 진행해 참가자 눈길을 끌었다. 부스에선 부천대장 도시첨단산업단지 홍보영상을 상영하고, 기업 관계자들과 1:1 맞춤형 상담도 진행했다. 기업인들은 부천대장 도시첨단산업단지의 국제공항까지 뛰어난 접근성,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y분기-E 노선, 대장-홍대선 등 교통인프라 등에 큰 관심을 보였다. 조용익 시장은 행사장에서 필립 반 후프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과 헤이키 란타 주한핀란드상공회의소 회장, 독일 가전 브랜드 밀레의 한국법인 밀레코리아 최문섭 대표 등을 만나 기업도시 부천 잠재력과 투자 매력을 직접 설명하며 홍보 활동에 적극 나섰다. 부천시는 이처럼 우수 기업 유치를 위해 직접 발로 뛰며 기업인과 만남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월과 4월에는 한국경제인협회(FKI)와 한국능률협회(KMA)가 주최하는 조찬 모임에 참석해 부천대장 도시첨단산업단지 입지적 강점과 차별화된 투자유치 전략을 소개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국가 최고위급 IR(Investor Relation) 행사인 인베스트코리아 서밋(Invest KOREA Summit)에 참가해 해외 주요 외국인 투자기업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kkjoo0912@ekn.kr

제2회 원주시 꿈이룸 한마당 성황리 개최…“아이들의 꿈, 오늘 무대에서 피어나다”

원주=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원주시가 주최한 '제2회 원주시 꿈이룸 한마당'이 24일 원주문화원 일원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축제를 넘어 아이들의 꿈과 재능, 지역사회 전체의 응원이 어우러진 의미 있는 장으로 자리잡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날 식전공연, 개회식, 무대공연, 사생대회, 전시체험부스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되어 어린이·청소년과 학부모들의 열띤 참여 속에 진행됐다. 특히 이날 무대에서 깊은 감동을 전한 주인공은 김석우 군이었다. 그는 원주시의 '꿈이룸바우처'를 통해 처음 첼로를 접한 뒤 불과 1년 반 만에 국내 대회는 물론 국제 콩쿠르 본선에까지 진출한 성과를 이뤄내 관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또한 청소년 공연팀 '랩커스'의 에너지 넘치는 무대도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개회식 인사말을 통해 “한 아이의 가능성이 어떻게 열리고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뜻 깊은 사례"라며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모든 아이들 역시 저마다 무한한 가능성과 꿈의 씨앗을 품고 있다. 작은 꿈이라도 그 시작을 응원하고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언젠가 누구보다 멋지게 피어날 것이다. 그 힘을 지역사회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바로 원주시의 역할이며, 우리가 '꿈이룸 한마당'을 준비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축제를 통해 아이 한 명 한 명이 무대에서, 체험 부스에서, 사생대회에서 자신의 재능과 가능성을 발견하길 바란다. 훗날 여러분 인생의 어느 순간에 '그때 나는 무대에 섰었고, 나의 꿈을 처음 그려보았지'라고 기억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원주시는 앞으로도 여러분이 꿈을 이루는 여정을 든든하게 함께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언제나 응원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원주시 꿈이룸 바우처 사업은 민선 8기 원강수 원주시장의 대표 공약으로 원주시가 지역 아동·청소년의 재능과 꿈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하는 맞춤형 교육지원 사업입니다. 경제적 여건과 무관하게 아이들이 예술·체육·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금을 바우처 형태로 제공하는 제도다. ess003@ekn.kr

[패트롤] 고양시-과천시-광명시-남양주시-안양시-양평군

고양=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고양특례시는 시민이 행복한 적극행정 선도 도시를 만들기 위해 올해 적극행정 중점과제로 △페달을 밟으며 여는 문화 중심! 고양시 자전거 문화복합시설 조성 △광역버스 운행 다양화를 통한 출퇴근 편의 제공 △무상귀속 실무절차-상세기준 마련 △고양시 자족도시 실현을 위한 유치 기업군 특화 추진 등 4건을 선정했다. 고양시 적극행정위원회는 21일 '2025년 고양시 적극행정 중점과제' 및 '2025년 고양시 적극행정 실행계획'을 회의 안건으로 상정해 심의-의결했다. 실행계획에는 △지자체장이 선도하는 적극행정 문화 조성 △적극행정 공무원 우대 강화 △적극행정 공무원 보호-지원 확대 △소극행정 예방 및 혁파 △적극행정 참여-소통 강화 등 5개 분야 17개 과제가 포함됐다. 특히 올해는 '적극행정위원회 의견 제시 제도' 활성화를 통해 정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과 행정적 부담을 사전에 해소하고, 공무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적극행정위원회 사전 자문과 의견 제시를 통해 사안별 판단의 객관성과 정당성을 확보하고, 복잡하거나 선례가 부족한 사안도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지원해 실질적인 정책 현안 해결 기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적극행정을 추진한 공무원 소송 지원을 의무화하고, 공무원 책임보험 보상 범위 확대를 통해 실질적 보호와 지원도 대폭 강화한다. 아울러 타 기관과 협업으로 우수한 성과를 창출한 팀을 발굴하는 '협업 우수팀 선발제도'를 새롭게 도입한다. 이를 통해 기관 간 유기적인 협업 문화를 장려하고 적극행정이 조직 전반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행정 문화를 조성할 계획이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고양시는 적극행정 우수사례를 확산하기 위해 시정TV, 시정소식지, 누리소통망(SNS), 전광판, 고양시 누리집 등 다양한 홍보 채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언론홍보담당관 전략회의 등을 통해 콘텐츠 기획부터 전달 방식까지 체계적인 홍보 전략을 병행해 시민과 소통을 강화하고 정책에 대한 공감과 신뢰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이정묘 법무담당관 팀장은 25일 “이번 실행계획은 공무원이 안심하고 창의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시민이 체감하는 적극행정을 구현하기 위한 발판"이라며 “앞으로 시민과 소통을 강화하고 행정 신뢰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과천=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과천시는 카카오톡을 활용한 지방세 체납 안내 서비스를 시행해 총 2억5000만원 체납액을 징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4월14일 지방세 체납액 500만원 이하 체납자 3000여명에게 압류예고서와 체납 안내문을 카카오톡 전자문서로 발송한 결과다. 특히 10만원 이하 소액 지방세 체납 건에 대한 납부율이 70%를 넘었으며, 총 1600여건에서 2억5000만원 체납액을 징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과천시는 모바일 기반의 간편한 안내 방식이 납세자 자발적 납부를 효과적으로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전자고지 서비스는 납세자가 별도 신청하지 않아도 본인 명의 스마트폰으로 체납 안내문을 즉시 확인할 수 있는 비대면 고지 방식이다. 종전 우편 방식보다 신속하고 직관적이며 시민 접근성과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안내문은 카카오톡 전자문서를 통해 발송되며, 납세자는 본인 인증 후 체납 정보를 열람하고 안내문 내 포함된 링크를 통해 간편하게 지방세를 납부할 수 있다. 이런 전자고지 방식이 인쇄-우편 비용 절감뿐 아니라 종이 사용을 줄여 탄소중립 실현에도 기여하는 등 행정-환경적 효과도 동시에 거둘 수 있다. 강민아 과천시 세무과장은 “모바일-비대면 시대에 맞춰 행정서비스도 디지털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디지털 서비스를 확대해 편리한 납세환경을 만들고 시민 중심 세무행정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과천시는 올해 1월부터 지방세 체납, 취득세 신고-감면, 환급금 안내 등 납세자가 놓치기 쉬운 세무 정보를 카카오톡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광명=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광명시가 이달 23일부터 내달 2일까지 시민을 대상으로 '2025년 상반기 적극행정 우수공무원' 추천을 접수한다. 적극행정은 공무원이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거나 공공이익을 위해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행정을 의미한다. 공직사회에 자율성과 책임을 부여하고 소극행정을 방지하기 위해 광명시는 매년 상-하반기 우수공무원을 선발하고 있다. 이는 시민 중심 공직문화를 확산하고 적극행정을 장려하기 위해서다. 추천받은 공무원은 온라인 투표와 실무심사위원회 예선 심사를 거쳐 본선에 진출하며, 이후 적극행정위원회 발표 심사를 거쳐 최종 우수공무원이 선정된다. 추천을 원하는 시민은 광명시 누리집(gm.go.kr)에서 추천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뒤 예산법무과(시청 본관 3층)에 방문하거나 전자우편(minjy02@korea.kr)으로 제출하면 된다. 세부 사항은 예산법무과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25일 “시민과 함께 만드는 적극행정이야말로 행정 신뢰를 높이고, 광명을 더 나은 도시로 만드는 힘"이라며 “작은 관심과 한 표의 추천이 공직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만드는 출발점이 되도록 시민은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광명시는 작년에도 51명 적극행정 우수공무원을 선발했으며, 자원순환과 이현우 주무관은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가 주관한 '제5회 적극행정 유공 정부포상'에서 근정포장을 수상한 바 있다. 이현우 주무관은 폐가전 맞춤형 무상 수거 제도 도입과 생활폐기물 처리구조 개선을 통해 1년 만에 재활용률을 43%에서 49%로 끌어올렸으며 예산 절감과 환경오염 예방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남양주=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남양주시는 지난 23일 시청 여유당에서 '2025년 반부패-청렴도 향상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보고회는 주광덕 남양주시장을 비롯해 부시장과 실-국-단-소장 등 주요 간부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종합청렴도 향상 추진계획 △작년 종합청렴도 분석 보고 △1부서 1 청렴시책 추진 현황 △보고회 총평 등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1부서 1청렴시책 보고에서 △청렴 중간고사를 통한 '청렴 장원' △외부(시민) 청렴 체감도 향상을 위한 '개발행위허가 시민 사전 컨설팅' △게임 요소를 접목한 '사다리 타고 청렴 UP' △청사 시설을 활용한 '청렴 화단 가꾸기' 등 부서 특성과 창의성이 반영된 다양한 실천 사례가 소개됐다. 주광덕 시장은 보고회에서 “청렴은 시민이 시정을 신뢰할 수 있는 첫걸음이고, 행정 신뢰는 투명한 실천에서 비롯된다"며 “이번 보고회에서 논의된 과제들이 형식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간부공무원들이 선도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남양주시는 올해 종합청렴도 2등급 달성을 목표로 '공렴'이란 슬로건 아래 3개 분야 18개 과제를 선정해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 부서의 청렴 실천을 유도하고 상호 존중하는 건강한 조직문화 정착에 힘쓰고 있다. 안양=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안양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2025년 제22회 안양스마T움축제'를 이달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2일간 안양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 일대에서 개최한다. 2025안양스마T움축제는 안양사이버과학축제의 새로운 명칭으로 '상상을 현실로! 안양스마T움에서 미래를 만나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최신 정보과학기술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올해 주제는 인공지능(AI)과 확장현실(XR)을 결합한 '에이엑스(AX)'로, XR기술이 적용된 승마-오토바이 등 라이딩 체험 프로그램과 AI을 활용한 작곡가의 피아노 연주, 맞춤 색상(퍼스널 컬러) 진단,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 등 최신 기술을 현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올해 경진대회는 로봇-코딩-드론 등 3개 분야 7개 종목으로 구성되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등 79개 상을 두고 청소년이 열띤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이외에도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보물찾기, 포토존, 홀로그램 공연뿐 아니라 서바이벌 프로그램 '대학전쟁'으로 유명해진 카이스트 출신 AI 연구원 허성범씨의 강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람객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2025안양스마T움축제와 관련된 세부 내용은 안양시 누리집(anyang.go.kr/smartium)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안양시는 공식 인스타그램-유튜브-페이스북 등 누리소통망(SNS)에서 다양한 사전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25일 “시민이 빠르게 변하는 미래 기술을 직접 체험하며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안양스마T움축제에서 가족이 함께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평=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양평군이 농어업인 경영 안정과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5년 양평군 농업발전기금 농어업 경영자금 지원' 공모사업 신청을 이달 26일부터 내달 13일까지 접수한다. 이번 사업은 양평군에 거주하며 1년 이상 농어업에 종사한 경영체를 대상으로 연 1% 저금리 융자를 지원하며 농업 소득 증대와 생산 기반 강화를 목적으로 진행된다. 지원 대상 경영자금은 농-축-수산업 운영에 필요한 경비로, 농어업인은 최대 6000만원, 농어업법인은 최대 2억원까지 신청할 수 있다. 상환 조건은 2년 거치, 3년 균등 분할 상환이다. 신청을 원하는 농어업인은 접수 기간 내 해당 읍-면사무소 산업팀을 방문해 신청서 및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세부 사항은 각 읍-면사무소 산업팀 또는 양평군 농업기술센터 친환경농업과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전진선 양평군수는 25일 “이번 지원은 고금리 대출로 어려움을 겪는 농어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회"라며 “경영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농어업인은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kkjoo0912@ekn.kr

[36th, 에너지가 미래다] 기후변화 대응 보폭 늘렸지만…2금융권 ‘녹색 경영’ 현주소는

보험사와 카드사, 저축은행 등 국내 2금융권의 녹색금융 확대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다만 타 업권이나 외국에 비교하면 아직까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사를 비롯한 2금융권은 각 업권 특성에 맞춰 녹색채권 발행, 녹색여신 확대 등 다양한 방식으로 녹색금융을 취급 중이다. 2금융권은 지난해 3월 발표된 금융위원회의 '기후금융 확대방안'에 따라 녹색금융 활성화를 목적으로 각종 정책과 실무적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당국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여신(대출) 분야에 적용한 '녹색여신 관리지침'을 마련해 금융사가 녹색금융을 체계적으로 취급하도록 유도 중이다. 보험사들은 에너지 효율화나 신재생에너지 개발, 탄소저감 사업 등에 초점을 맞추거나 친환경 분야와 연계된 보험상품을 출시하는 방식 등으로 참여하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 운행거리 연계보험(pay-as-you-drive) 등 환경친화적 보험상품을 개발해 낸 게 그 예다. 친환경 활동을 유도하는 방식의 ESG 상품으로는 하나손해보험이 2022년 탄소중립을 위해 출시한 '하나 에코플러스 자동차보험'이 있다. '보험료도 아끼고 지구도 구하자' 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적게 운행하고 탄소 배출을 줄여 보험료도 절감하자는 취지를 강조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2020년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를 위한 테스크포스를 뜻하는 'TCFD'를 지지 선언한 뒤 기후변화 리스크와 기회를 경영 전략에 통합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KB손해보험과 신한라이프는 2022년 NZIA에 가입해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 순제로(Net-Zero) 달성을 선언했다. 녹색채권 발행과 ESG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보험사는 지난해 국내 녹색채권 시장 점유율 65%를 달성했다. KB손해보험은 2022년 286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 한편 한화생명은 2021년 10억달러 규모 해외 ESG 후순위채권을 조달한 바 있다. 삼성생명은 2023년 말 기준 18조3000억원을 신재생에너지·친환경 인프라에 투자하며 투자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최근에는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발현되는 중이다. 업계는 지난해 항공기 지연보험(2시간 지연 시 4만 원 지급) 모델 확장이나 폭염·한파 시 건설현장 공사지연 보험 개발을 통해 보상 시스템을 확장하는 방식을 내놨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자연재해별 위험도 평가 및 예상 손실 평가 모델'을 개발하고 날씨 정보를 기반으로 재해 위험 관리 컨설팅 제공에 나서기도 했다.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 등도 기후변화 관련 영향도를 보다 깊게 평가하는 추세다. 카드업권에선 몇 해 전부터 녹색채권과 생태복원에 초점을 맞췄다. 현대카드는 2023년 업계 최초로 K-택소노미(한국형 녹색금융 분류체계)로 25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조달 자금을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 금융서비스에 활용하는 단계까지 설계한 게 특징이다. 롯데카드도 같은 해 환경부와 협약을 맺고 녹색채권을 통한 친환경 자동차 금융, 공유 전기자전거 인프라 구축 등 사업을 확대한 바 있다. 비씨카드는 '페이퍼리스' 제도로 절감한 비용을 환경기금으로 적립하고 몽골 등지에 숲 조성 등 생태계 복원사업을 추진에 나선 이력이 있다. 아울러 현재 신한카드를 비롯한 카드사 전반에선 전사 ESG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온실가스 감축량 점검에 나서는 등 녹색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다만 2금융권 내 이런 움직임은 대부분 최근 5개년 내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등 활발하지 못한 실정이다. 녹색금융 취급 또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전체 금융권 내 비중은 아직 낮은 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국내 은행 중 35%만이 녹색금융 취급 절차를 수립 및 운영 중이다. 2금융권은 이보다 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녹색채권 발행 둔화와 관련해서도 2021년 이후 카드사 중심의 녹색채권 발행이 감소하고 있어 지속성이 지적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친환경 전환에 금융사들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중소기업 중심 대출구조와 환경관련 상품 취급 인프라 부족 등이 어려움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최근 내놓은 관련 보고서에서 “금융기관은 금리 차별화, 포트폴리오 조정 등 금융자원의 배분을 통해 시중자금이 고탄소산업에서 저탄소산업으로 흘러가도록 유도하는 등 우리 경제 전반의 탄소중립 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면서도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중심의 대출구조, 녹색금융상품 취급 인프라 부족 등은 금융배출량 감축을 어렵게 하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WM·IB ‘글로벌 드라이브’...진옥동 신한지주 회장, 유럽 3국 IR 강행군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이달 18일부터 일주일간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폴란드 바르샤바 등 유럽 주요 거점을 순회하며 IR(투자설명회)을 실시했다. 이번 일정은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해외 투자자와의 직접 소통을 통해 신한금융의 기업가치 제고 전략과 이행 상황을 공유하고, 글로벌 수익모델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목적이다. 25일 신한지주에 따르면 진 회장은 주요 투자자들과의 미팅에서 최근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 한국의 대선 국면 등 국내외 이슈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신한금융의 대응 전략을 구체적으로 공유했다. 특히 지난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이행 상황과 올해 목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 50bp 개선 ▲보통주자본(CET1)비율 13.1% 이상 ▲주주환원율 42% 이상 달성을 위한 전사적 노력을 설명하고, 시장과의 약속을 일관되게 이행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진 회장은 이번 유럽 방문 기간 중 골드만삭스 경영진과 연쇄 미팅도 진행했다. 앤써니 굿맨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 공동대표, 로넌 브린 금융산업 담당 전문 이사와 함께 자산운용 등 IB 부문 강화 및 그룹 WM과의 시너지 확대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후 크리스 프렌치 골드만삭스 EMEA PWM 공동대표와 만나 차별화된 글로벌 WM 전략과 조직운영 방식, 글로벌 WM 비즈니스 확장 방향 등을 논의했다. 진 회장은 일정 마지막으로 최근 에너지·인프라·방산 분야의 신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폴란드 바르샤바를 찾았다. 현지 진출 법인 및 KOTRA 관계자들을 만난 진 회장은 산업동향 및 금융수요 전망을 들으며 새로운 글로벌 시장 개척의 밑그림을 그렸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해외 투자자들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한국 경제와 신한금융의 전략을 명확히 전달하는 것 또한 중요한 밸류업 전략"이라며 “신한금융은 글로벌 금융사의 강점을 국내 현실에 맞게 적용해 지속 가능한 수익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