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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관광, APEC 이어 한중 정상회담까지 ‘수혜 기대감’

지난해 가을과 올해 초 잇달아 열린 국가적 행사로 한국 뷰티·관광 산업이 더욱 도약할 수 있는 '꽃길'이 펼쳐졌다. 지난해 10월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K-뷰티가 주목을 받은데 이어 올해는 새해 시작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 정상으로는 8년여만에 중국을 국빈 방문하면서 중국발(發) 훈풍도 기대되고 있다. 7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이번 한중 정상회담으로 중국 사업이 이전보다 활발해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전 전성기 시절 수준까지 회복 가능하다는 높은 기대감도 드러내고 있다. 그만큼 중국 화장품 시장은 외면할 수 없는 규모다. 지난해 1~3분기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동기보다 14.9% 증가해 85억달러로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 국가별로 미국(16억7000만 달러·전체 수출액 19.6%)에 이어 중국(15억8000만달러·18.6%)에 가장 많이 팔았다. 현재 K-뷰티가 북미·유럽 등으로 뻗어가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중국은 메이크업 트렌드 등 문화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요소가 폭넓어 한국 뷰티기업으로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이에 중국 내 '원조' K-뷰티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2017년부터 지속된 불황으로 현지 시장에서 일부 철수하거나 마케팅 등 사업 규모를 감축해온 전략을 수정해 재공략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본격적인 재공략 추진에 앞서 지난해 두 기업은 각각 중국 내 인기 브랜드를 내세워 현지 분위기를 점검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지난해 9월 항저우와 광저우에서 팝업 행사를 진행했다. 앞서 LG생활건강은 같은 해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의 '최애 화장품'로 알려진 '더후' 브랜드의 신제품을 소개하는 오프라인 대규모 행사를 연 바 있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K-뷰티뿐만 아니라 K-뷰티 디바이스의 중국 시장 활로 개척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대통령은 펑리위안 여사에게 칠보 명인 이수경 씨의 탐화 노리개와 함께 뷰티 디바이스를 선물했다. 한국 관광산업도 봄날을 맞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742만명으로, 이중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기 대비 18.4% 늘어 가장 많은 509만명(29%)을 기록했다. 월별로는 11개월 연속 30만명 이상이 꾸준히 한국을 찾았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도 큰 변화 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29일부터 3인 이상 중국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무비자 입국 제도가 올해 6월 30일까지 운영된다. 또 오는 2월에는 중국 대명절인 춘절 연휴 기간 특수를 누릴 수 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인바운드)과 함께 중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한국인(아웃바운드)의 수요가 덩달아 상승해 국내 여행사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야놀자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317만명으로 전년(231만명)보다 37.4% 급증했다. 2024년 11월 시행한 무비자 입국 제도로 비자 발급 비용과 절차 부담 없이 주말을 활용한 여행이 가능한 점이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러한 현상은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서도 나타났다. 이 대통령은 5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금요일 퇴근 후 상하이 여행이 새로운 유행이 됐다"며 양국의 문화 교류를 강조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영풍 vs 고려아연, 美선 ‘고가 인수’ 韓선 ‘헐값 매각’…이어지는 상호 저격전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영풍·MBK파트너스(이하 MBK) 연합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분쟁이 해를 넘겨서도 격화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윤범 회장 주도로 이루어진 '이그니오 홀딩스' 인수와 관련해 영풍이 제기한 증거 조사가 탄력을 받게 된 반면, 국내에서는 영풍과 MBK가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서 공개를 두고 장형진 고문이 법원 명령에 불복하면서 '이중 잣대' 논란과 함께 배임 의혹 공방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7일 영풍에 따르면 미국 제2연방항소법원은 미 동부 현지시각으로 지난 1월 6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페달포인트)이 제기한 '증거 제출 명령 집행 정지 요청(Motion for Stay Pending Appeal)'을 기각했다. 이번 결정은 영풍이 제기한 이그니오 투자 의혹 관련 증거수집 절차를 항소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멈춰달라는 페달포인트 측의 요구를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영풍은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중단 없이 미국 내에서 이그니오 인수와 관련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할 수 있게 됐다. 앞서 1심인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영풍의 증거수집 신청이 한국에서 진행 중인 주주 대표 소송 등 법적 절차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자료 확보의 필요성과 정당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증거 제출 명령을 내린 바 있다. 항소법원 역시 이러한 하급심의 판단을 전제로 페달포인트 측의 집행 정지 신청이 이를 뒤집을 만큼의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본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통상 항소를 이유로 증거 수집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매우 엄격한 요건이 요구되는데,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중단 요청이 기각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영풍 측은 이번 결정으로 페달포인트 측이 시도해 온 '절차 지연 전략'에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영풍이 문제 삼고 있는 '이그니오'는 2021년 설립된 미국의 신생 전자 폐기물 재활용 기업이다. 영풍 측 주장에 따르면 이그니오는 설립 초기부터 자본 잠식 상태였고 인수 당시 매출 규모가 수십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윤범 회장 측은 이 회사를 초기 자본금 대비 최대 100배에 달하는 약 5800억 원을 투입해 인수했다. 영풍은 이 과정에서 이사회의 선관주의 의무 위반 및 회사 손실 초래 가능성을 제기하며 주주 대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번 미국 법원의 결정으로 영풍은 △이그니오 투자 당시의 의사 결정 과정 △구체적인 자금 흐름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산정 근거 등 핵심 자료를 확보해 고가 인수 의혹을 본격적으로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영풍 관계자는 “미국 항소법원의 기각 결정은 영풍의 증거 수집 요청이 합리적이고 정당하다는 점을 재확인해 준 것"이라며 “국내외 모든 법적 절차에 성실히 임해 사실관계를 투명하게 밝히고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영풍이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며 승기를 잡은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영풍과 장형진 고문이 MBK와 맺은 경영 협력 계약서의 실체를 공개하라는 법원의 명령에 불복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측에 따르면 장형진 영풍 고문은 최근 법원의 '문서 제출 명령'에 불복해 즉시 항고를 제기했다. 앞서 KZ정밀(옛 영풍정밀)은 영풍과 장 고문 등을 상대로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하면서 지난해 9월 영풍 측이 MBK 계열사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체결한 경영 협력 계약을 제출하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법원은 이를 인용했지만, 장 고문 측이 이에 반발하며 법적 다툼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구체적인 계약 내용의 공개는 당분간 미뤄지게 됐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MBK에 넘기는 조건과 관련된 '콜옵션' 조항이다. 시장과 언론에서는 영풍이 고려아연 주식 일부를 MBK에 넘길 때 MBK가 특정 가격으로 이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보장해 줬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KZ정밀 측은 이 콜옵션의 행사 가격이 공개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만약 행사 가격이 시세보다 현저히 낮게 설정되어 있다면, 영풍이라는 회사의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지분을 헐값에 넘기는 셈이 되어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논리다. KZ정밀은 이를 근거로 약 9300억 원 규모의 주주 대표 손해 배상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특히 영풍이 최근 3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현금 창출력이 저하된 상황에서 매년 1000억 원 안팎의 배당금을 안겨주는 고려아연 지분은 회사 생존에 필수적인 재원이다. 이러한 알짜 자산을 특정 사모펀드(MBK)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넘기는 약정을 맺었다면 이는 영풍 이사진과 장 고문에게 심각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안이 된다. 업계에서는 법원 결정대로 경영 협력 계약 내용이 공개될 경우 영풍과 MBK가 내세워 온 적대적 M&A의 명분인 '주주가치 제고' 논리가 근본부터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콜옵션 가격 등 세부 계약 조건에 따라 이번 분쟁의 성격이 '경영 정상화'가 아닌 '특정 세력의 이익 챙기기'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오는 3월 예정된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풍·MBK 연합의 도덕성과 법적 정당성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영풍과 MBK 측이 파장을 우려해 계약서 공개를 끝까지 거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문서 송달을 거부할 경우 법원이 취할 수 있는 강제 수단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어 이를 이용해 시간을 끌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MBK 측은 과거 불거진 의혹에 대해 일부 해명한 바 있다. 지난 2024년 10월 자료를 통해 MBK는 “콜옵션 행사 가격은 고려아연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합의된 고정 가격"이라며 “공개 매수가가 오른다고 해서 콜옵션 행사 가격이 낮아진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의 제출 명령까지 불복하며 계약서를 숨기는 태도는 오히려 시장의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영풍·MBK의 경영협력계약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의혹이나 불필요한 논란이 있다면, 계약 내용을 직접 공개하고 설명하는 것이 가장 명확한 해법"이라며 “반대로 공개를 계속 거부할 경우 의혹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미국에서는 '고가 인수' 의혹을, 한국에서는 '헐값 매각' 의혹을 서로 겨누며 진행 중인 이번 쌍방 법적 공방은 다가올 주주총회 표 대결을 앞두고 양측의 치명적인 약점을 파고드는 '폭로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李 대통령 3박4일 방중 결산…관계 복원 시작 or 훈계?

이재명 대통령의 3박4일 중국 국빈방문은 한중관계를 다시 관리 가능한 복원 궤도에 올려놓은 외교 일정으로 평가된다. 정상회담과 15건의 협력 문서 체결을 통해 정치적 신뢰 회복과 경제협력 재가동의 틀이 마련됐다. 실제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반면 일각에선 시진핑 중국 주석의 일부 발언 등을 이유로 '줄 잘 서라'는 훈계를 듣고 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먼저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한령 문제가 다시 정상외교의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는 점은 분명한 변화로 꼽힌다. 문화·관광 교류 복원의 필요성에 대해 정상 차원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그동안 비공식·비가시적 영역에 머물던 문제가 외교 의제로 복원됐다. 그러나 실제 현장 변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단계가 많다는 지적이다. 해제 시점과 방식, 적용 범위에 대해서는 구체적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고, 중국 내부 정책 환경과의 조율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다. 일각에선 한한령을 단순히 '해제 여부'의 문제로만 접근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콘텐츠 유통, 공연·방송 교류, 관광객 회복 등은 단일 행정 조치로 해결되기보다는 정치·사회적 분위기와 제도 환경이 함께 정상화돼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내 콘텐츠 심의 체계, 플랫폼 유통 구조, 지방정부별 집행 방식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중앙정부 차원의 메시지 이후에도 실질적 변화까지는 시간과 단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역내 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양국은 원칙적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다만, 긴장 고조보다는 대화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공유했지만, 중국의 역할을 구체화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지는 못했다. 이처럼 이번 회담이 '원칙을 재확인하는 단계'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향후 중국의 역할을 어떻게 실질화할 것인가가 과제로 남았다. 북핵 문제는 미·중 전략 경쟁, 북·중 관계, 한미 공조 등 복합적 요인이 맞물린 사안인 만큼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이번 방중은 비핵화 해법 제시보다는 외교적 관리 공간을 유지·확대하는 데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향후 중국이 대화 재개 국면에서 어떤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한국 정부가 이를 어떻게 외교적으로 견인할지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경제·산업 분야 협력은 외연을 넓혔지만, 동시에 한·중 관계의 구조적 딜레마도 다시 확인됐다. 협력 확대는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반도체·배터리·핵심 기술을 둘러싼 공급망 리스크와 기술 안보 문제는 여전히 민감한 영역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 중 하나인 동시에 기술·산업 경쟁의 상대이기도 하다. 반도체, 배터리, 핵심 소재 등 전략 산업에서는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 그와 동시에 공급망 리스크와 기술 유출 우려도 상존한다. 이번 방중에서 이러한 민감 영역이 전면에 부각되지 않은 것은 갈등을 증폭시키기보다는 경제 협력의 공통분모부터 복원하겠다는 관리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방중은 정상 간 신뢰 회복과 협력의 제도화라는 성과를 분명히 남겼다. 그러나 동시에 △한한령의 실질적 완화 △안보 현안에서의 중국 역할 구체화 △경제 협력의 질적 진전이라는 과제도 안게 됐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센터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한중 관계가 순탄치 않았는데 이번 방중 이후 한중관계를 복원하고 확대해 가겠다는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가장 의미라 생각한다"며 “과제는 앞으로 이러한 분위기를 어떻게 잘 이어 나가느냐에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에 기업인들도 대거 중국을 방문해 경제, 민생 위주로 많은 논의가 이뤄져서 이를 계기로 국내 반중정서를 완하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국은 가장 큰 경제대국이자 가장 큰 시장인데 양국간 협력과 교류를 통해 경제나 민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 또한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정 연구원은 “다만, 문제는 한중 관계는 보이지 않는 딜레마 즉 미·중 경쟁, 중·일 갈등, 서해 구조물 문제, 북한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시간 해결이 어려운 문제들이 많다"면서 “그럼에도 한·중 양국이 주변국과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이러한 문제를 균형외교, 실용외교를 통해 풀어나가면서, 동시에 이번 정당회담에서 도출한 성과를 구체적으로 이행해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이 '양국 관계의 전면 복원'의 실질적 분기점이 될지는 앞으로 이어질 후속 협의와 정책 조율, 실행이 증명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국민연금 포트폴리오의 시그널…반도체·소부장 키우고, 내수주는 줄였다

2025년 4분기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중심으로 비중을 늘렸다. 반면, 유통·소비 등 내수 관련 비중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반도체 투자 확대와 내수 경기 둔화 전망이 맞물리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운용에서도 성장 산업 선별과 경기 민감 업종 비중 조정이 동시에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국민연금이 공시한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전체 104개의 지분 변동 중 지분을 신규 취득했거나 기존 지분을 확대한 종목은 44개로 나타났다. 60개 종목은 지분을 줄였다. 국민연금은 자본시장법상 특정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거나, 보유 지분이 1%포인트 이상 변동될 경우 공시해야 한다. 신규 취득한 17개 종목 중 절반은 AI와 반도체 밸류체인에 속해있다. 반도체 후방산업인 소부장 관련 기업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글로벌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덕분에 대형 반도체 기업에 소재·부품·장비를 공급하는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신규로 담은 반도체 소부장 종목을 보면, 전공정과 후공정, 소재·부품·장비를 고르게 편입해 반도체 사이클 리스크를 분산한 점도 특징이다. 반도체 전공정에 속하는 하나머티리얼즈(5.01%)과 후공정 기업인 두산테스나(5.15%), 해성디에스(7.19%), 장비 기업 케이씨(5%), 부품 기업 코리아써키트(5.05%) 등을 고루 담았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반도체 대형주와 소부장주가 동시에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까지는 반도체 가격 상승 모멘텀이 극대화될 것"이라며 “대형주와 소부장주가 동시에 주목받는 시장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권사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 관한 적정주가를 높이고 있다. 공통으로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성장이 이어지면서 올해 개별 기업의 이익 성장세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대신증권은 코리아써키트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적정주가를 기존보다 9.1% 올린 6만원으로 제시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리아써키트가 엔비디아의 소캠2, 브로드컴에 AI 가속기 ASIC향, 애플의 아이패드(프로), 맥북 및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HDI(PCB) 등을 공급하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한 점이 밸류에이션 상향의 배경"이라고 했다. DB증권은 하나머티리얼즈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적정주가를 기존 3만원에서 5만4000원으로 높였다. 서승연 DB증권 연구원은 “낸드는 최종 고객사의 공정 전환 지연으로 부품 수요가 약한 상황"이라면서도 “내년 일부 낸드 업체의 시설 투자가 증가하며 하나머티리얼즈의 낸드 장비향 부품 실적 성장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SK증권은 해성디에스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적정주가 7만2000원을 신규 제시했다. 권민규 SK증권 연구원은 “기존 경쟁사들이 하이엔드 패키징 기판 공급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중·저부가 기판 캐파(Capa·생산능력)를 보유한 해성디에스에 수혜 집중이 예상된다"고 했다. 기존 지분을 늘린 종목 중에서 반도체 관련 대형주도 포함됐다.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보유한 SK스퀘어(기존 7.67%→8.8%)는 1.13%포인트 늘렸다. 반도체 기판 업체인 삼성전기(9.91%→10.92%) 1.01%포인트, LG이노텍(8.43%→9.46%)은 1.03%포인트 늘렸다. 사이버 안보 및 보안 전문기업인 에스투더블유를 신규 취득(5.41%)한 것도 눈길을 끈다. 대규모 해킹 사태가 연달아 발생하는 가운데 사이버 보안기업의 성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에스투더블유에 대해 “(지난해) 연이어 발생한 보안사고 등으로 인하여 향후 사이버 위협 대응 차원 측면에서 수요가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성장성 등이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요 제품인) 퀘이사 매출액의 경우 2022년 22억원에서 2024년 40억원을 기록하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해 62억원, 올해 100억원 등으로 증가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외에도 국민연금은 바이오와 방산·기계 종목도 새로 담았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인적분할로 코스피시장에 재상장된 삼성에피스홀딩스(6.7%)를 비롯해 에스티팜(5.02%), 오스코텍(3.87%) 등 코스닥 바이오 종목이 신규 편입됐다. STX엔진(6.5%)·진성티이씨(7.12%)·디와이파워(5.02%) 등 방산·기계 종목도 새로 담았다. 반면 소비재·유통·엔터·항공 등 내수 비중이 높은 업종은 지분을 줄였다. 한국콜마(11.45%→9.34%)와 코스맥스(12.97%→11.91%), 아모레퍼시픽홀딩스(7.08%→6.07%) 등 화장품주는 해외 법인의 수익성이 둔화해 당분간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한국콜마가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중국법인은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미국법인은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적정주가는 11만원에서 9만원으로 낮췄다. NH투자증권은 코스맥스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405억원으로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내다보고 적정주가를 24만원에서 23만원으로 낮췄다. 엔터주도 비중을 줄였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기존 7.24%→5.09%) 2.15%포인트,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6.06%→4.91%) 1.15%포인트 줄였다. 지난해 하반기 코스피가 활황일 때도 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는 각각 27%, 2% 하락했다. 다만 올해 1분기 블랙핑크, BTS, EXO 컴백과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한령이 해제될 수 있다는 기대감 등이 겹치면서 엔터주 전반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 5개사의 연간 합산 매출액은 7조, 영업이익 1조원으로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며 “중국의 '한일령' 입장 강화와 내수 경기 회복이 필요한 중국의 의지를 감안할 때 K-콘텐츠를 활용할 가능성, 즉 한중 교류관계 물꼬가 실질적으로 트일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밖에 유통·소비·항공 관련 종목도 비중을 줄였다. 이마트(9.99%→7.89%) 2.10%포인트, CJ제일제당(9.81%→7.81%) 2%포인트, 대한항공(9.01%→7.01%) 2% 포인트 줄였다. 증권가에서는 소비재·유통·항공 등 내수 비중이 높은 업종 전반적으로 단기 실적 가시성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마진 압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역시 내수 경기 민감 업종에 대한 비중을 조정하며 포트폴리오 방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수도권 직매립 금지 틈타 충남 유입…서울 쓰레기 216톤 적발

충남=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이후 서울 지역 쓰레기가 충남으로 유입된 정황이 확인되면서 충남도가 고강도 대응에 나섰다. 도는 위반 사례가 확인될 경우 영업정지 등 강력한 행정·사법 조치를 통해 추가 유입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충남도는 7일 도내 수도권 생활폐기물 위탁 처리 업체 2곳을 점검한 결과, 위반 사항을 적발해 사법·행정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도는 올해 들어 수도권 쓰레기가 도내로 반입되고 있다는 동향을 파악하고, 시·군과 합동 점검반을 편성해 지난 6일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그 결과 공주와 서산에 위치한 폐기물 재활용 업체가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서울 금천구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종량제봉투) 216톤을 위탁 처리한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해당 폐기물에는 음식물쓰레기가 혼합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관련 법령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해당하는 사법 처분과 함께, 영업정지 1개월 등의 행정 처분 대상이다. 이번 적발에 따라 도는 공주·서산시를 통해 사법 조치와 행정 처분을 병행 추진하도록 했다. 충남도는 앞으로도 도내 재활용업체로 반입되는 생활폐기물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시군과 합동 점검반을 유지해 수도권 쓰레기 유입 여부를 집중 감시할 계획이다. 점검 항목은 △허가된 영업 대상 외 생활폐기물 반입 여부 △시설·장비 및 처리 능력 대비 과부하 운영 여부 △침출수·악취·비산먼지 등 환경오염 유발 요인 관리 실태 등이다.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형사고발과 함께 영업정지 또는 허가 취소 등 강력한 행정 처분을 실시할 방침이다. 아울러 시군 재활용업체 인허가 과정에서는 생활폐기물을 영업 대상으로 추가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신규·변경 인허가 시 처리 능력과 환경 관리 여건을 보다 엄격히 검토하도록 할 예정이다. 도는 환경단체 등과 수도권 쓰레기 문제를 공유하는 한편, 생활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과 관련한 쟁점에 대해서도 시군 및 관계 기관과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로 인한 부담이 충남으로 전가되는 일이 없도록 강도 높은 점검을 지속하겠다"며 “도민 생활 환경 보호를 최우선으로 불법·편법 처리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10년새 땅값 두 배, 공공기여 그대로?…현대차 GBC 사업 논란

현대자동차그룹와 서울시가 최근 합의한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 사업 재개를 위한 공공기여금 산정 기준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땅값은 2016년 1차 합의 때보다 두 배가 뛰었지만 개발이익 환수를 위해 현대차그룹이 내야할 공공기여금은 사실상 그대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양측은 관련 법령에 따라 산정 기준 시점을 정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땅값 상승 및 이에 따른 개발 이익 증가분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법적 기준이 뚜렷히 없고 양측간 협상 과정도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투명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다. 7일 시에 따르면 시와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30일 GBC 사업 재개를 위한 협상을 마무리했다. 코엑스 맞은편 삼성동 옛 한전 부지(7만9341㎡)에 현대차그룹 신사옥과 업무·호텔·문화시설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복합개발 프로젝트다. 올해 상반기 도시관리계획 변경과 공공기여 이행협약 체결을 거쳐 2031년 말 준공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해당 부지를 약 10조5500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2016년 시와 사전협상을 통해 약 1조7000여억원의 공공기여금을 내고 최고 105층 규모의 초고층 복합시설을 지어 사옥 및 상업 시설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을 용적률 최대 800%의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 전환해주는 대가였다. 용도지역·용도지구·용도구역·도시계획시설등의 지정 및 변경에 따라 토지가치 상승 효과가 날 경우 이익의 일정 부분을 공공에 환수할 수 있도록 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서였다. 다만 당초 1조9800여억원에서 일부 시설의 공공용도 활용 및 기부채납 등을 조건으로 약 2300억원을 감면 받았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사업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난해 돌연 사업 계획 변경을 신청한 후 시와 공공기여금 규모 등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왔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105층 빌딩 1동 대신 49~54층 규모 빌딩 3개를 짓고 단지 중앙에는 1만4000㎡ 규모의 도심숲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시와 현대차그룹은 건물 일부를 특정 공공시설로 활용하기로 하면서 감면했던 공공기여금 2336억 원을 환수해 총 공공기여금을 당초 1조7400억 원에서 1조9827억 원으로 약 230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문제는 공공기여 산정 기준을 2016년에 고정하면서 이후 그동안 급등한 토지가격과 이로 인한 개발 이익 증가분이 사실상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GBC 부지의 표준공시지가는 2017년 ㎡당 3350만 원에서 2024년 기준 7565만 원으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최근 강남권 토지가격이 계속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1월 기준 토지가격은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2014년 9월 해당 부지를 10조5500억 원에 낙찰받았지만, 감정평가와 공시지가, 인근 실거래를 종합하면 현재 부지 가치는 약 20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시는 공공기여 산정 기준을 2016년으로 정한 것은 당시 이미 용도지역 변경이 결정됐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김창규 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공공기여는 도시계획 변경에 따라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제도"라며 “물가 상승이나 토지가격 변동 등을 반영해 다시 산정하는 방식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승원 시 균형발전본부 동남권사업과 팀장도 “공공기여는 도시계획 변경에 따른 계획이득을 환수하는 개념으로, 용도지역 상향이 결정된 2016년 협상 시점을 기준으로 감정평가와 산정을 완료했다"며 “1조9827억 원이라는 공공기여 규모 역시 2016년 5월 기준 감정평가액을 토대로 확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와 현대차그룹이 2016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공공기여 규모를 산정한 것에 대해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해당 토지가격이 지난 10년간 두 배 가량 상승한 만큼 용적률 상향 조정에 따른 개발 이익도 그만큼 늘어났다. 따라서 현대차가 부담해야 할 공공기여 규모도 그만큼 증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은 “공공기여는 개발이익을 환수하기 위한 제도인 만큼 기준 시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GBC처럼 토지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른 경우에도 과거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지가 상승과 개발로 늘어난 이익의 상당 부분이 민간에 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기여는 인허가 단계에서 확정하는 것이 원칙인 만큼 현재 시장 상황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은 서울시의회에서도 나왔었다. 시의회 회의록을 보면, 2024년 4월 임만균 서울시의회 의원은 시의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에서 시를 상대로 공시지가 상승과 설계상 변경, '랜드마크' 계획 취소 등 거론하면서 “사정 변경에 따라 더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충분히 있어 보일 여지가 크다"며 재협상을 촉구했었다. 이에 대해 당시 김승원 시 균형발전본부장도 “재협상을 해야 되는 사항"이라며 동의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기자의 눈] 李정부 바이오혁신위, ‘반쪽짜리’ 오명 면하려면

정부가 범(汎)국가 차원의 단일 제약바이오산업 정책 컨트롤타워를 야심차게 마련했다. 기존 대통령 직속 '국가바이오위원회'와 국무총리 주재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를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로 통합하는 방식이 골자다. 흩어진 정책 거버넌스를 일원화하고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 부상한 제약바이오 지원·육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9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바이오 혁신 토론회에서 국내 산업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청취하며 '바이오 5대 강국' 도약 의지를 드러내 업계의 정부 정책 수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이번 혁신위 통합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오랜 숙원과도 맞닿아 있다. 정책·규제 업무를 담당하는 주무부처가 곳곳에 분산된 까닭으로 그간 강력한 단일 컨트롤타워 필요성이 지속 제기됐는데, 다수의 정부부처가 참여하는 바이오혁신위 출범이 공식화하면서 업계 요구도 일부 충족되는 모양새다. 실제 바이오혁신위는 국무총리 위원장 체제 아래 재정경제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부 등 15개 부처 장관과 민간 전문가 등 45명 이내 규모의 위원으로 구성돼, 정부의 바이오산업 지원·육성 정책을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다. 보다 정밀한 바이오산업 지원책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반면 혁신위 명칭에서부터 배제된 '제약산업', 특히 '케미칼(화학합성)의약품산업 홀대론'은 우려로 남는다. 제약바이오 산업 전반을 진두지휘할 국가 컨트롤타워가 바이오산업 육성에 치우치면서, 자칫 제약산업 경쟁력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일례로, 정부는 지난해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40%대로 인하하는 개편안을 발표, 업계 반발에도 불구하고 추진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정부가 혁신에 매몰돼 제약산업 성장 동력을 저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제약산업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 설계 과정에서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달 중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안'이 최종 확정되면, 혁신위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태동 이래 최초의 단일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공식 출범하게 된다. '반쪽짜리' 컨트롤타워는 능사가 아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육동한 춘천시장에게 듣는 2026 시정 방향…“산업·관광·AI 정책, 실행 단계로 전환”

2026년을 맞아 춘천시가 추진 중인 주요 시정 과제와 산업·경제·행정 정책 방향을 서면 인터뷰를 통해 육동한 춘천시장에게 들어본다. 올해는 민선8기 마무리 단계로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 추진 현황과 향후 행정 계획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본지는 이번 인터뷰를 시작으로 주요 지방자치단체의 시정 운영과 정책 방향을 연속으로 소개한다. 역세권·R&D·돌봄까지…민선 8기 성과, 2026년 안정화 단계로 춘천=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2026년은 민선 8기 춘천시가 그간 추진해 온 주요 정책과 국가사업을 안정적으로 안착시키는 데 역점을 두는 해다. 시는 역세권개발사업과 기업혁신파크, 도시재생혁신지구 등 핵심 사업들이 공모 선정 단계를 거쳐 본격적인 추진 국면에 들어선 만큼, 차질 없는 이행에 행정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호수지방정원은 오는 3월부터 착공에 들어가며, 소양8교와 서면대교 건설, GTX-B 노선 연장, 제2경춘국도 건설 등 주요 교통망 확충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도시 공간 구조 개선과 광역 접근성 강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산업 분야에서는 연구개발(R&D) 기반 강화가 핵심이다. 춘천을 중심으로 한 강원연구개발특구 지정은 그간 추진해 온 전략의 성과로, 시는 이를 토대로 일자리 창출과 창업, 기업 유치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올해는 민선 8기 동안 추진해 온 국가사업과 미래 동력 시책들이 안정적으로 궤도에 오르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강원연구개발특구 지정을 기반으로 일자리·창업·기업 유치와 연계한 전략을 마련하고, 특구 비즈니스센터 유치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민생 분야 역시 시정의 중요한 축이다. 육 시장은 “요즘과 같은 겨울철에는 서민의 삶을 더욱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며 “어르신과 아이,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시민들이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제정한 '춘천시 돌봄 통합지원 조례'를 바탕으로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동남권복합복지센터와 치매전담형 요양원, 장애아 전담 어린이집 등 돌봄 거점 인프라도 계획대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첨단산업·교육 기반 구축…민선 8기 4년의 성과와 과제 시는 7개 시정과제 가운데 첨단지식산업도시와 교육도시 조성을 가정 중점을 둔 과제였다. 이 두 분야는 단기간 성과보다 중장기적인 기반 구축이 중요한 만큼, 필요한 제도와 사업이 제도적으로 정비된 시기다. 기업혁신파크 조성과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 지정, 도시재생혁신지구 선정, 강원연구개발특구 지정 등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 생태계를 재편하기 위한 중요한 제도적 기반이다. 그는 “과거 기업도시 유치 과정에서의 어려움 이후, 산업 구조를 다시 정비하고 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과정"이라며 특히 “바이오 산업은 1990년대 후반부터 축적해 온 지역의 연구·산업 역량이 제도적 기반 위에서 본격적으로 연계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 분야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교육발전특구 지정을 통해 첨단산업을 뒷받침할 인재 양성 기반을 구측했다. 또한 교육과 산업을 연계하는 구조를 제도적으로 마련했다. 육 시장은 “교육 여건은 도시 경쟁력과 직결되는 요소로 장기적으로는 인구 유입과 정주 여건 개선의 중요 토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일부 대형 사업이 경우 절차와 여건상 가시적인 변화가 시민들에게 빠르게 체감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대규모 국가사업과 산업 정책은 준비와 조정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정책의 취지와 진행 상황을 보다 충분히 설명하고 공감대를 넓히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도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제스케이트장 유치 역시 같은 맥락이다. 춘천은 1929년 소양강 스케이트 대회를 시작으로 한국 빙상사의 중요한 무대였던 만큼 빙상 인프라 복원에 대한 지역적 기대가 크다. 육 시장은 “세계태권도연맹(WT) 본부 유치가 국제 스포츠 도시로서의 위상을 회복하는 계기가 된 것처럼 빙상 분야 역시 중장기 관점에서 준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춘천시의 남은 과제는 그동안 유치하고 준비해 온 핵심 사업들을 실제 성과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육 시장은 산업·교육·도시 재생 분야에서 마련한 기반을 본궤도에 올리고, 중앙정부의 국정 방향과 연계한 새로운 성장 동력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방침이라며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중단 없는 시정 운영을 이어가는 데 주력할 계획임을 밝혔다. 관광·문화 정책, 체류와 소비 중심으로 재편 춘천시는 시를 찾는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국제도시로서의 기반도 점차 갖춰가는 가운데, 이러한 변화를 지역 경제와 시민 소득으로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람이 방문하고 머문 뒤 다시 찾는 체류형 관광 구조를 통해 소비가 지역 안에서 순환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호수지방정원 조성과 방하리 관광지 개발, 의암호 명소화 프로젝트 'The Wave' 등 체류와 소비를 유도하는 핵심 사업들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호반사거리 원형육교 역시 문화관광 관점에서 주변 공간까지 디자인 요소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는 이들 사업을 개별적으로 추진하기보다 하나의 도시 관광 전략 안에서 연계해, 체류 시간이 늘어날 경우 숙박·외식·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소비가 지역 내에서 순환하고 소상공인과 지역 일자리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막국수닭갈비축제는 대규모 방문객이 참여한 지역 대표 축제 사례로 평가된다. 시는 이러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인형극제와 마임축제, 연극제, 재즈페스타, 탱고마라톤 등 기존 축제들의 국제 교류 확대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미식 관광 분야에서도 교류를 넓히고 있다. 파르마시와의 자매결연을 계기로 미식 문화 교류를 추진하고 있으며, 막국수닭갈비축제에서는 K-푸드 도시 비전을 소개하고 알마요리학교와 생명과학고 간 교류 협약도 체결했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이러한 교류를 통해 지역 산업과 기업, 사람과 문화가 함께 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국 최고의 AI 선도도시 선언…AI 정책·산업·교육 연계해 실행 단계로 AI 기술 확산과 함께 산업·행정·교육 전반에서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정부 역시 AI 전환을 국가 전략 과제로 설정하고 관련 예산을 편성하는 등 정책적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춘천시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해 AI 관련 정책과 행정 체계를 단계적으로 정비해 왔다. 시는 지난해 9월 AI 정책추진단을 신설하고, 10월에는 'AI 춘천' 비전을 공식화하며 중장기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올해는 그동안 마련한 정책 틀을 바탕으로 AI 관련 실행 계획을 구체화하는 데 행정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산업 분야에서는 기존에 축적된 바이오·의료 산업 기반과 AI 기술을 연계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후평산업단지가 AX 실증산업단지로 선정되면서, 관련 기술 실증과 기업 참여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시는 이를 토대로 AI-VFX, 저탄소 그린 AI, 국방 AI 등 신산업 분야에 대한 실증과 연계 사업을 단계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AI 인재 양성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춘천시는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한 생애주기별 AI 교육 체계 구축과 함께, 교육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인프라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바이오·콘텐츠 등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교육 과정을 통해 AI 활용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도서관과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등 생활권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AI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일정 규모의 시민을 대상으로 단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행정 분야에서도 AI 기술을 활용한 업무 효율화와 서비스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시민 안전과 생활 편의를 높이는 방향으로 스마트 행정 서비스를 도입하고, 행정과 시민 간 소통 구조를 보완하는 데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 정비도 병행되고 있다. 춘천시는 관광·의료·바이오 분야 등에서 축적된 공공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정제와 표준화 기반을 정비하고 있으며, 올해 1월 시행된 '춘천시 인공지능 기본조례'를 통해 AI 활용에 대한 제도적 기준을 마련했다. 또한 전문가와 민간이 참여하는 'AI 혁신 거버넌스'를 구성해 정책 추진 과정에 대한 자문과 방향 설정을 지원받을 계획이다. 육동한 시장은 AI와 데이터 기반 정책을 통해 청년층 유입과 행정 효율성 제고를 함께 모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AI 기술이 시민 생활 전반에 자연스럽게 적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차근차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민선 8기 4년의 의미와 과제…'승세등비'로 이어갈 시정 육동한 춘천시장은 지난 4년을 돌아보며 춘천의중장기 발전을 위한 정책적 기반을 정비해 온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산업·교육·도시 구조 전반에 걸쳐 중장기 과제를 설정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제도와 행정 틀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정책들이 시민의 일상 속에서 점진적으로 체감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시정 운영에 힘쓰겠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시정 성과의 배경으로는 시민들의 참여와 공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행정 내부 역시 정책 목표를 중심으로 조직 운영 방식이 정비되면서,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연속성과 협업 구조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가 도시 전반의 분위기와 시민 인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육 시장은 민선 8기 시정의 의미에 대해 “춘천의 미래와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과거 바이오 산업의 기초를 마련했던 선대 시정의 흐름을 언급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시의 성장 방향을 고민하는 행정이 중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새해 시정 방향을 상징하는 사자성어로는 '승세등비(乘勢騰飛)'를 제시했다. 그는 “그동안 축적해 온 정책적 흐름을 바탕으로, 시정이 흔들림 없이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육 시장은 “시정의 변화가 행정 내부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 한 분 한 분의 삶 속에서 체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시민과 함께 차분하게 미래를 준비해 나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CES 2026] 한국콜마, 뷰티테크 최고혁신상…세계 화장품 업계 최초

글로벌 화장품 ODM 기업 한국콜마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스카 뷰티 디바이스(Scar Beauty Device)'로 뷰티테크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디지털헬스 부문에서도 혁신상을 받으며 2관왕을 달성했다. CES 최고혁신상은 혁신성과 디자인, 기술력 등 모든 평가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기술에만 수여된다. 올해 뷰티테크 부문 혁신상 수상작 10개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기술로 선정됐다. 지난해 신설된 이 상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삼성전자가 첫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올해는 한국콜마가 뷰티기업 최초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뷰티테크 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스카 뷰티 디바이스'는 상처 치료와 메이크업 커버를 한 기기로 해결하는 세계 최초 원스톱 통합 디바이스다. 기존에는 상처가 나면 스스로 연고를 바르고 메이크업을 통해 상처를 가렸다면, 이 기기를 활용할 경우 10분 만에 치료와 미용을 동시에 마무리 할 수 있다. 이 기기의 핵심은 AI 빅데이터와 압전 미세분사 기술(Piezo-Electric Plating)이다. 상처 부위를 스마트폰 앱으로 촬영하면 AI 알고리즘이 상처 유형을 12가지로 분류하고 상태를 정밀 분석한다. 이후 상처에 맞는 치료제를 압전 미세분사 기술로 정밀 분사한다. 동시에 사용자 피부톤에 맞춘 180여 가지 색상을 조합해 최적의 커버 메이크업 파우더를 분사하게 된다. 압전 미세분사 기술은 잉크젯 프린터에서 전기신호로 잉크를 밀어내는 방식으로 열 발생 없이 정밀하게 분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스카 뷰티 디바이스는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치료제 분사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는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UI·UX) 설계로 편의성 측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한국콜마는 올해 상반기 중 기술 론칭을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고객사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또 핵심 기술인 압전 미세분사 기술을 맞춤형 화장품 생산에 적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하고, 현재 정부 주도의 AX(AI Transformation∙인공지능 전환) 연구과제와 연계해 스마트팩토리 설계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이번 최고혁신상 수상은 기술 자체보다 사람 중심의 사용 경험과 실질적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연구의 결과"라며 “AI, IoT, 빅데이터 기반 기술을 화장품 개발 및 서비스 영역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AI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차별화된 뷰티테크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뷰티테크 분야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유정복,“지금 대한민국은 ‘정의로운가’...공직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유정복 인천시장이 병오년 새해 벽두부터 현 정치 현실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유 시장은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언급하며,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을 “정의가 아닌 '부정의의 박람회'처럼 보인다"고 직격했다. 유 시장은 글에서 “연일 쏟아지는 답답한 뉴스를 접하며 다시 책을 꺼내 들었다"며 “샌델 교수가 말한 정의의 기준으로 비춰보면 지금의 현실은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라고 지적했다. 유 시장은 특히 공직과 권력이 돈으로 거래되는 현실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유 시장은 “샌델은 공직과 같은 재화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도덕적 가치를 지닌다고 역설했지만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공천에 가격표가 붙었다는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시장은 이어 “공천 헌금 의혹과 금품 수수 폭로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이를 '개인 일탈'로 치부하는 것은 명백한 책임 회피"라며 최근 논란이 된 일부 여당 국회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 시장은 또 “당시 당 지도부가 관련 의혹을 알고도 덮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이를 과연 시스템 공천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 이는 시스템 공천이 아니라 '시스템 매관매직'에 가깝다"고 날을 세웠다. 유 시장은 아울러 존 롤스의 '무지의 장막' 개념을 언급하며 “내가 어떤 위치에 설지 모른 채 규칙을 만든다면 과연 지금과 같은 제도를 설계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유 시장은 또한 “특정인을 겨냥한 전담 재판부 설치, 반대로 현 권력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이 과연 정의로운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 시장은 그러면서 “오늘의 편파적인 칼날이 훗날 자신들을 향할 때도 같은 태도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유 시장은 이와함께 “정의는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과정이라는 샌델의 말처럼, 지금의 거대 권력에서는 그런 미덕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입법과 행정 권력을 장악한 채 공정과 상식을 훼손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유 시장은 무엇보다 “지금 우리는 정의가 실종된 시대를 살고 있으며 앞으로 상황은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사회를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는 없다"고 역설했다. 유 시장은 끝으로 “인천시장으로서, 그리고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정치인으로서 돈으로 공직을 사고파는 파렴치함과 법치를 무기화하는 오만함에 맞서겠다"며 “상식과 공정이 통하는 진짜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다시 신발 끈을 고쳐 매겠다"고 다짐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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