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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국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놓고 여야 공방…전력·용수 공급 쟁점

메가프로젝트로 추진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두고 여야가 국정감사에서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기업에 호남 투자를 사실상 강요한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전력·용수 공급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과 경부축에 집중된 산업 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국가균형발전 정책이라며 맞섰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6일 기후에너지환경부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열었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해 “정부는 호남이 가장 좋다고 판단하신 것이고, 저는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 권한을 가지고 있는 곳에서 잘해 주시면 저희는 거기다 짓겠다"고 발언한 점을 거론했다. 윤 의원은 김성환 기후부 장관에게 “이 발언 취지가 기업이 결정했다고 들리느냐, 아니면 정부가 입지를 결정했다고 들리느냐"고 물었다. 이어 “기업은 정부가 결정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고 정부는 기업이 결정했다고 한다"며 최초 논의 시점과 호남 외 후보지 검토 여부, 입지 검토 자료 등이 제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이 부분은 산업통상부 소관이라 세부적인 내용을 잘 알고 있지 못해 답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면서도 “호남에 반도체 공장이 들어갈 때 전력과 용수가 가능한지에 대한 산업부와 실무 부처 간 논의는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전력 공급 일정도 도마에 올랐다. 윤 의원은 정부가 당초 2029년 말까지로 제시했던 1단계 전력 공급선로 구축 목표를 2028년으로 앞당긴 점을 거론하며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따라 고무줄처럼 공사 기간을 1년 당겨서 하겠다고 발표한다"고 비판했다. 최근 10년간 준공된 345kV 지중 송전사업을 분석하면 실제 착공부터 준공까지 평균 4년8개월이 걸렸다는 주장도 내놨다. 김 장관은 “영광 한빛원전에서 신광주변전소까지 가는 345kV 전력선이 있고 거기에서 분기하는 방식"이라며 “공사도 32㎞ 구간을 한 회사가 전부 하느냐, 10㎞ 단위 또는 500m 단위로 끊느냐에 따라 공기를 단축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한빛원전의 이용률과 태양광·풍력의 발전량이 변동하는 문제를 제시하면서 반도체 클러스터가 필요로 하는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역시 장시간 안정적인 전력을 요구하는 반도체 산업의 대안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루 65만t 규모로 거론되는 용수 공급에 대해서는가뭄 발생 시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호남은 그동안 산업 수요가 없어서 호남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올려보내는 일만 해왔다"며 “평균하면 대략 3~5GW 가까이가 호남에서 생산돼 수도권 공급용으로 쓰여온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남에서 생산된 전기가 호남에서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라며 “많은 전문가들이 검토해 본 결과 현재 호남에 4GW의 전력을 공급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는 분석"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국가균형발전과 기업 경쟁력을 동시에 고려한 정책이라고 평가하며 김 장관을 간접적으로 지원했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정책이 단지 호남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라며 “한국의 경제 성장은 주로 수도권과 남동 임해지역, 경부축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고 호남과 일부 농어촌 지역은 발전과 성장의 소외지역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첨단산업은 전력과 용수, 부지가 매우 중요한데 이미 개발된 지역에서는 더는 전력과 용수를 조달하기 어렵다"며 상대적으로 개발 여력이 남은 호남의 입지 경쟁력을 강조했다. 특히 신 의원은 “대기업 팔 비틀기라고 이야기하고 정치적 결정이라고 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합리적인 정책 결정"이라며 “호남 반도체 산단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정부와 기업의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안호영 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강요에 의해 기업이 어쩔 수 없이 한다고 보는 시각은 사안의 본질과 다르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반도체 기업의 신속한 투자 필요성과 글로벌 경쟁력,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세 요소가 함께 고려된 사업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기업이 입지를 정한 뒤 전력망과 용수가 제대로 공급되는지는 사업 성공을 위해 정부가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장관은 “정부의 권유나 의견이 있더라도 경제력이나 사업성이 없으면 기업이 거기를 선택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호남의 용수 여건에 대해서는 “물이 부족한 게 아니라 산업적 인프라가 매우 부족했기 때문에 생겼던 일"이라며 “호남 반도체와 관련한 전력 2~3GW, 용수 65만t은 새로운 산업적 수요를 고려해도 충분히 가능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2026 국감] 가스안전公 채용 불공정 ‘견책’ 처분 논란…산업부 “책임 묻겠다”

한국가스안전공사 인사처장이 자녀의 공사 공개채용 지원 사실을 알고도 법정 기한을 훨씬 넘긴 두 달 넘게 신고·회피하지 않았는데도 견책 처분에 그쳐 솜방망이 징계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산업통상부는 가스안전공사를 비롯해 산하에 있는 모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채용 과정을 전수 조사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6일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이 가스안전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 정규직(채용형 인턴) 공개채용 당시 인사처장(1급) A씨는 아들이 지원한 사실을 지난해 12월 4일 알았다고 신고했다. 이는 서류·필기·면접 전형이 모두 끝난 시점이었다. 그마저도 채용담당자가 합격예정자의 제출서류를 검증하다 가족관계를 발견해 보고한 뒤였다. 아들은 이후 최종 합격했다. 공고 이후 신고 전까지 A씨가 결재선에 포함된 채용문서는 △서류전형 추진계획 △결과보고 △필기시험 추진계획 △결과보고 △면접시험 추진계획 등 전형별 문서 5건과 채용과정 검증위원회 문서 2건을 합해 모두 7건이다. 특히 서류전형의 절차와 평가결과가 적정했는지 점검하는 '1차 채용과정 검증위원회'의 개최계획과 결과보고는 처장 전결로 직접 처리했다. A씨가 아들의 면접을 앞둔 11월 24일 결재한 면접시험 추진계획에는 평가방법과 선발기준은 물론 내부위원 후보와 외부 면접위원 명단까지 첨부돼 있었다. 공사 감사와 인사위원회는 A씨가 전형 초기인 9월경 인지한 것으로 판단했다.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에 따르면 공직자가 채용 등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사적이해관계자가 있음을 안 날부터 14일 이내에 신고하고 회피를 신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공사는 감사 이후 지난 3월 26일 징계처분요구서에서 해당 사안이 내부 상벌규정상 '비위의 정도가 약한 경과실'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A씨에 대한 견책 처분을 요구했다. A씨가 “채용 전형 진행, 합격자 결정 및 면접위원 선정 등 실무에는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이어 4월 13일 열린 인사위원회는 무기명 투표에서 견책 6표, 경고 2표로 견책을 의결했고, 사장은 이튿날 견책 처분을 확정했다. 견책보다 무거운 징계 의견은 한 표도 없었다. 참석한 내부 위원 6명 중에는 A씨의 후임 인사처장도 포함됐다. 최수진 의원은 “채용 공정성을 책임져야 할 인사처장이 아들의 응시 사실을 알고도 두 달 넘게 신고하지 않은 채 채용문서를 결재하고, 자녀가 응시한 전형의 검증 결과까지 직접 전결했다"며 “이를 '경과실'로 보고 가장 가벼운 견책으로 마무리한 것은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이자 솜방망이 처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특정감사 결과보고서 전문과 전형별 점수·합격선 등 관련 자료를 검증해 부실 감사 여부를 따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안에 관해 산업통상부는 소관 공공기관 모두를 대상으로 임직원의 친인척 채용 현황, 이해충돌 신고 여부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본다"며 “한국가스안전공사의 감사 경과, 처분 적정성 등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실시해 부실감사, 봐주기 처분 등이 확인될 경우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과 그 가족의 심정으로 채용비위를 뿌리부터 근절하겠다“며 "공공기관의 채용의 공정과 신뢰를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2026 국감] “일회용품 규제 풀자 컵 사용 1억3200만개 늘어”

정부가 일회용품 규제를 완화한 이후 카페업계의 일회용컵 사용량이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시행 당시 감소했던 사용량이 규제 완화 이후 반등하면서 일관된 감축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이 6일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일회용품 감축을 위한 카페업계 자발적 협약'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협약 참여 업체의 일회용컵 사용량은 2013년 6억4300만개에서 지난해 10억8900만개로 늘었다. 특히 정부의 규제 기조에 따라 일회용컵 사용량이 뚜렷하게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과태료 현장 단속이 시작된 이듬해인 2019년 사용량은 8억3000만개로 전년보다 3300만개(3.8%) 줄었다. 2022년 일회용품 규제가 다시 시행된 이후에도 감소세가 나타났다. 2023년 사용량은 전년 대비 9600만개(9.3%) 감소했다. 그러나 정부가 2023년 11월 종이컵의 매장 내 사용금지 조치를 철회하고 플라스틱 빨대 등에 대한 계도기간을 사실상 연장하는 등 규제를 완화한 이후 흐름이 바뀌었다. 이에 지난 2024년 일회용컵 사용량은 10억7200만개로 전년보다 1억3200만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다시 1700만개 늘어난 10억8900만개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서 의원은 일회용품 감축을 업계의 자율적인 참여에 주로 맡겨온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정는 2002년 이후 관련 업계와 모두 일곱 차례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2013년에는 '2020년까지 22% 감량, 매년 3%포인트 이상 감축'이라는 정량적 목표를 제시했지만 2018년 이후에는 이 같은 수치 목표가 사라졌다. 현재는 텀블러 이용 시 할인 등 자율적인 감축 방안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결국 현장 규제의 집행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매장 내 플라스틱컵 사용이 금지돼 있지만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부과된 일회용품 사용 규제 관련 과태료는 연평균 72건에 그쳤다. 올해 8월 기준 전국 커피음료점이 9만3581개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단속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정부는 일회용품 원천 감량을 위해 택배 과대포장 제한과 재활용이 어려운 PET 캔 사용 제한 등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매장 내 종이컵 사용 규제도 다시 확대할 방침이지만 배달용기 경량화 등 상당수 대책은 자발적 협약이나 권고 방식에 머물고 있다. 서 의원은 “ 정부가 명확한 규제 시그널을 주면 시장은 감량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이 데이터로 확인되었다 "며 “조속히 업계 협의를 마무리하고 구체적인 감축 목표량, 단계별 시한 , 철저한 현장 단속 계획이 명시된 일회용품 규제 로드맵을 발표하고 흔들림 없이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불규칙하게 떨리는 심장, 비정상 전기신호 차단해 평정한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불규칙하게, 혹은 '바르르' 뛰면서 고르지 않은 맥박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부정맥이다. 가슴의 두근거림과 호흡곤란·어지럼증 등을 유발하며, 치료하지 않으면 뇌졸중이나 심부전 위험을 높인다. 방치할 경우 뇌졸중 위험은 2.4배, 심부전 위험은 5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이 이달 들어 심방세동 시술 누적 1만례를 넘어섰다. 국내 단일 의료기관 최초이자 최다 기록의 금자탑이다. 다양한 절제술을 활용해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해 개인 맞춤화된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시술 종류별로는 고주파 절제술 7546건, 펄스장 절제술 1271건, 냉각풍선절제술 1183건이다. 지난 1일 시행한 1만 번째 시술은 지속성 심방세동을 앓는 72세 여성 환자 대상 펄스장 절제술이었다. 연간 심방세동 시술 건수는 2023년 957건, 2024년 975건, 2025년 1345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는 지난 달 21일까지 1070건을 시행했다. 심방세동 시술은 다리 혈관으로 가느다란 관을 넣어 심방세동을 유발하는 부위의 비정상적인 전기신호를 차단하는 치료를 말한다. 고주파 열로 전기 신호를 차단하는 고주파 절제술을 비롯해 냉각 풍선으로 차단하는 냉각풍선 절제술, 짧고 강한 전기 자극을 이용하는 펄스장 절제술 등이 있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은 1998년 심방세동 절제술을 처음 시행했다. 2012년 1000례를 달성한 뒤 2022년 2월 5000례를 기록했다. 이후 약 4년 7개월만에 1만례에 도달했다. 2024년 12월에는 국내 처음으로 펄스장 절제술을 시행하는 등 새로운 치료법 도입에도 적극 나서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있다. 올해 1월 국내 첫 500례, 7월 국내 첫 1000례를 달성했다. ◇ 파라펄스, 베리펄스, 펄스셀렉트 등 펄스장 절제술 선도 세브란스가 주도적으로 앞서나가는 펄스장 절제술은 시술 시간이 짧고 합병증이 적은 것이 큰 장점이다. 고전압의 짧은 전기 자극을 이용해 심방세동을 유발하는 심근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전기 자극으로 세포막에 미세한 구멍을 만들어 비정상적인 전기신호를 차단한다. 열이나 냉각 에너지를 사용하는 기존 시술과 달리 주변 혈관과 신경, 식도 등 인접 조직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시술 시간도 1시간 안팎으로 짧다. 치료에 사용하는 기기와 에너지 전달 방식에 따라 파라펄스, 베리펄스, 펄스셀렉트 등으로 나뉜다. 각 기기마다 카테터의 구조와 전기 자극 전달 방식에 차이가 있어 환자의 심장 구조와 심방세동 유형, 과거 시술 이력 등을 고려해 적합한 방법을 선택한다. 이러한 시술 경험은 국내외 의료진 교육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은 2025년 국내 첫 펄스장 절제술 교육센터로 지정된 이후 국제 교육센터로도 지정돼 국내외 의료진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 중이다. 정보영 심장내과 교수(부정맥센터장)는 “심방세동 시술 1만례는 의료진이 오랜 기간 쌓아 온 치료 경험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환자별 특성에 맞는 새로운 치료법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박희남 심장내과 교수는 “축적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치료법과 기술을 발전시키고, 국내외 의료진에게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해 심방세동 치료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부정맥 환자 수는 2018년 37만822명에서 2020년 40만2766명, 2022년 45만9727명, 2024년 50만1493명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환자 수는 70세 이상이 많지만 10~20대 젊은 층 증가세도 뚜렷하다. 2018년 대비 2022년 환자 증가율이 10대(10~19세)는 33.5%, 20대(20~29세)는 32.3%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 24시간 심전도, 혈액검사, 심장초음파 등 기본 검사 필요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돌연사 원인의 80~90%가 부정맥에 의해 발생할 정도로 그 위협은 실질적이다. 다만 모든 부정맥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 기외수축 같은 양성 부정맥은 별다른 치료 없이도 지낼 수 있지만, 심실세동이나 심방세동은 뇌졸중이나 심정지로 흔히 이어질 수 있다. 심장혈관(관상동맥)이나 경동맥(목에서 뇌로 연결되는 혈관) 등에 붙어 있던 피떡(혈전)이 떨어져 나갈 위험이 높다. 혈전은 돌아다니다가 심장이나 뇌의 혈관을 막아 협심증·심근경색이나 뇌경색 같은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한다. 부정맥이 의심된다면 병원에서 심전도, 혈액검사, 심장초음파 세 가지 기본 검사부터 받는다. 심전도는 심장의 전기 신호를 피부 전극으로 기록하는 핵심 검사로, 불과 몇 분이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혈액검사에서는 빈혈이나 갑상선 기능 이상처럼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을 함께 살핀다. 그런데 부정맥은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특성이 있어 병원에 오면 멀쩡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때 활용하는 것이 생활심전도, 이른바 '홀터검사'이다. 24시간에서 길게는 7일까지 소형 기기를 부착하고 일상생활을 하며 연속적인 심전도를 기록해 부정맥의 빈도와 종류를 파악한다. 증상이 아주 드물게 나타난다면 피부 아래에 삽입하는 소형 기록기로 수년간 모니터링을 할 수도 있다. 운동할 때만 증상이 생긴다면 운동부하검사, 진단이 어렵다면 전기생리학 검사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심방세동 등 부정맥이 나타나는 사람에게는 먼저 약물치료로 심장의 전기 신호를 조절하는 항부정맥제나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을 예방하는 항응고제를 처방한다. 심한 경우 혈관을 통해 심장 안에 가느다란 관을 넣어 부정맥을 일으키는 이상 전기 경로를 차단하는 시술이 적용된다. 또 하나는 기기 삽입치료로, 서맥에는 인공심박조율기를, 유전성 부정맥을 포함해 돌연사 위험이 큰 경우에는 삽입형 제세동기(ICD)를 이식한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거래소 “실질심사 상폐, 소송으로 뒤집힌 사례 없어”…시총·동전주 후속책은 ‘조만간’

법원이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을 받아들이면서 '부실기업 신속 퇴출' 기조가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거래소는 시가총액 요건과 동전주 규정에 대한 후속 조치를 조만간 내놓겠다고 밝혔다. 실질심사를 통한 상장폐지는 소송 끝에 결론이 뒤바뀐 사례가 아직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진입 문턱에서는 기술특례 상장의 평가 체계와 업종별 심사 기준을 손질해 심사의 질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코스닥데이'를 열고 상장폐지 제도와 기술특례 상장 고도화 방향 등을 설명했다. 형식심사 상장폐지는 상장 규정이 정한 요건에 해당하면 다른 사정을 따지지 않고 퇴출하는 제도다. 거래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첫째 유형이다. 거래량 미달이나 주식분산 미달이 여기에 해당하며, 거래소는 이런 기업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한 뒤 1년간 개선 기회를 준다. 그래도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한다. 최종 부도나 감사의견 거절처럼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곧바로 퇴출 절차에 들어간다. 거래소는 최근 시가총액 요건을 강화하고 동전주 요건을 새로 만들어 형식 기준 자체를 높였다. 그런데 최근 법원이 이 요건에 따른 상장폐지 결정의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정리매매가 중단된 기업이 나왔다. 비슷한 처지의 기업들이 줄줄이 법적 대응에 나서면 신속 퇴출이라는 정책 목표와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찬 공시부 팀장은 “후속 조치는 상장부에서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내부 보고 중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구체적인 사항을 설명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9년 도입된 실질심사는 형식 기준을 교묘히 피해 가며 부실해지는 기업을 걸러내는 장치다. 횡령·배임 혐의, 주된 영업 정지 등 약 20개 사유가 있다. 오재화 상장관리부 팀장은 사유 발생이 심사를 시작하는 '방아쇠'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횡령 금액이 전액 회수되거나 영업 허가가 다시 갱신되더라도 사유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심사는 그 이후에 영업 지속성, 재무 건전성, 경영 투명성을 종합적으로 따져 상장폐지 여부를 정한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기업심사위원회와 시장위원회가 두 단계에 걸쳐 심의한다. 오 팀장은 “최근에는 거의 대부분 기업이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다"면서도 “현재까지 소송으로 결론이 뒤바뀌어 상장폐지된 기업이 다시 살아난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진입 측면에서는 기술특례 상장 고도화가 과제로 제시됐다. 2005년 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도입된 기술특례 상장은 21년 만에 누적 300사를 넘어섰다. 기술특례 기업의 누적 시가총액은 도입 당시 약 2600억원에서 지난해 말 70조원 이상으로 늘었다. 거래소는 연말까지 전문평가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 5월 외부 연구용역에 착수했고 9월에는 공청회를 열었다. 개선안의 골자는 표준 기술평가 모델의 지표를 첨단 업종에 맞게 재정비하고 평가기관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다. 업종별 맞춤형 질적 심사 기준도 넓혀 왔다. 2019년 바이오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 AI·에너지·우주항공, 올해 6월 말 첨단로봇·사이버보안·K콘텐츠가 추가됐다. 연말까지 방산 등 3개 업종이 더해진다. 상장 이후 관리도 조였다. 이석우 기술기업상장부 팀장은 “기술력과 영업실적 시현 사이에는 일정한 시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투자자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래소는 지난 7월부터 매출액 미달·대규모 손실에 따른 상장폐지 유예를 마일스톤을 공시한 기업에만 적용하고 있다. 기술특례 기업이 상장 때 내세운 기술 분야와 무관한 사업으로 주력을 바꾸면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도록 규정도 바꿨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2026 국감] 野 “독파모 실패” 공세…배경훈 “계속 간다”

야당이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사업이 사실상 실패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독파모 사업은 계속된다"고 반박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4조7000억원 규모의 프런티어 AI 사업은 독파모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로 추가하는 사업이라는 설명이다. 배 부총리는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독파모는 산업·공공 분야 확산과 AI 활용성을 높이고 세계적 수준의 모델을 개발하자는 목표로 추진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정부가 독파모와 별도로 대규모 프런티어 AI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기존 사업의 성과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독파모에 대해 정부가 홍보한 것에 비해 너무 실적이 없다"며 “핑크빛 청사진만 제공했던 게 아니냐"고 했다. 배 부총리는 글로벌 AI 기술 경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새로운 사업이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에 세운 목표 기준과 올해 기준이 확연하게 달라지고 있다"며 “미국 정부는 초지능을 발표하며 우리가 기존에 목표했던 수준의 몇 배를 뛰어넘는 프런티어 모델 계획을 잡고 있다"고 했다. 사이버 안보 대응도 프런티어 AI 사업을 추가한 이유로 들었다. 배 부총리는 '미토스 쇼크' 이후 기존 독파모 수준으로는 사이버 안보에 대응할 AI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독파모는 계속 목표대로 가되 기존에 풀 수 없었던 인류의 난제와 사이버 안보에 대응하기 위해 프런티어 AI 사업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파모는 현재 2차 평가를 마치고 3차 평가에 들어간 상태다. 2차 평가에서는 모티프테크놀로지스가 탈락하고 LG AI연구원과 SK텔레콤, 업스테이지 등 3개 컨소시엄이 3차 평가에 진출했다. 배 부총리는 2차 평가까지의 결과에 대해 글로벌 수준에서 중위권 정도라고 평가했다. 3차 평가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활용되는 오픈웨이트 모델 수준에 근접한 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2차 평가 결과물은 공공 부문에서 본격 활용하고 산업계와 연구계로도 확산할 계획이다. 프런티어 AI 사업의 정부 출자 규모와 결정 과정도 이날 국감에서 도마에 올랐다. 박 의원은 정부 출자액이 4조7000억원이고 정부가 30% 지분을 갖는 구조라면 전체 사업 규모가 약 16조원에 달한다며 사업 결정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배 부총리는 이에 “4조7000억원에 달하는 프런티어 AI 사업을 위해 정부 당국과 당연히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독파모를 통한 산업·공공 분야 AI 개발만으로는 새롭게 설정한 목표에 도달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프런티어 AI 모델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2026 국감] 조희대 “삼권분립· 사법독립 원칙 훼손” 국감 증인선서 거부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국회에서 대법관 재제청 관련 증언 요구에 대해 “삼권분립과 사법독립의 원칙을 훼손할 염려가 있다"며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된 일반증인 출석 요구는 거부했으나, 대법원 기관장으로서 관례에 따라 국감장에 참석해 인사말을 남겼다. 조 대법원장은 인사말에서 “먼저 대법관 공석이 장기화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대법원이 온전한 구성을 갖추도록 해 국민의 불편을 줄여야 할 책임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헌법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대법원장과 국회, 대통령에게 각각의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대법원 구성에 관한 권한이 조화롭고 독립적으로 행사되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헌법의 취지에 비춰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에 관해 증언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사법독립의 원칙을 훼손할 염려가 있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대법관 제청과 관련한 증언을 요구하고 있어 부득이 이에 응하기 어려운 점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법관 재제청을 둘러싼 경위에 대해서는 직접 설명을 이어갔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대법관 후보자들의 자질과 능력을 신중히 검토하고 후속절차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으나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채 대법관 임명 제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청와대로부터 대법관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 달라는 공문을 받았지만 그 공문에는 이미 제청된 후보자의 임명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다른 후보자를 제청하도록 요청하는 구체적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명확하게 기재돼 있지 않았다"며 “공문 내용만으로는 그 취지를 알기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러한 사정에 따라 후속절차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대법원장의 제청권, 국회의 동의권, 대통령의 임명권이 각각 헌법적 의미에 맞게 존중돼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법관 공석 장기화에 대해서는 “저 역시 무겁게 느끼고 있다"고 유감을 표하며 “앞으로 헌법과 법률이 정한 원칙에 따라 대법원이 조속히 온전해질 수 있도록 필요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개별 질의에 대해서는 “대법원장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법원행정처장이 답변하고, 국정감사 과정에서 지적된 사안들은 종합해 제가 마무리 말씀으로 답변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 취임…“내실 강화·AI 인프라로 새 도약”

대우건설이 이강석 신임 대표이사 체제로 공식 출범했다. 이 대표는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내실 경영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로보틱스 등 미래 성장 분야를 발굴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대우건설은 지난 2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이강석 대표이사를 공식 선임하고 취임식을 개최했다고 6일 밝혔다. 서울 을지로 본사 푸르지오 아트홀에서 열린 취임식에는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과 노동조합, 주요 임직원 등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취임사에서 “새로운 미래는 기다린다고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선택과 실행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SUMMIT(정상)·TOGETHER(함께)·CHALLENGE(도전)'를 3대 핵심 경영 방향으로 제시했다. 'SUMMIT'은 기본과 내실을 다져 정상에 도전하겠다는 의미다. 수주부터 준공까지 책임 있는 사업 관리를 강화하고 안전·품질·원가·공정 등 기본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수익성을 중심으로 양질의 사업을 선별하고 사업별 리스크 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다. 매출채권 회수와 재무건전성 개선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안정적인 재무 기반을 확보해 기술과 인재, 미래사업에 재투자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TOGETHER'에는 서로 이해하고 함께 일하는 조직문화를 조성하겠다는 방향을 담았다. 현장과 본사, 사업본부 간 장벽을 낮춰 경험과 의견을 공유하고 협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노동조합과도 현장의 어려움과 직원들의 제안을 놓고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CHALLENGE'는 축적한 기술과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과 사업에 도전하겠다는 의미다. 해외에서는 주요 거점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기존 건설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AI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로보틱스 등을 미래 성장 분야로 제시했다.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요할 경우 전략적 인수합병(M&A)과 투자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우리가 잘하는 것은 더욱 강하게 만들고, 우리가 가보지 않은 영역에는 두려움 없이 도전하겠다"며 임직원들에게 더 높은 목표를 향해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정원주 회장은 축사에서 임직원이 함께 힘을 합쳐 글로벌 건설사로 도약하길 바란다면서 “안전은 모든 업무에서 가장 우선하는 가치인 만큼 안전한 현장을 지켜나가는 데 노력을 아끼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1996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관리지원실장과 대외협력단장 등을 거친 내부 출신 인사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정비사업 조합 47곳서 위반행위 700건 적발…129건 수사의뢰

최근 4년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합동점검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조합 47곳에서 법령 위반 700건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29건은 수사의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6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정비사업 합동점검 결과 및 위반행위 조치 실태'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점검을 마친 정비사업 조합 47곳에서 총 700건의 위반행위가 확인됐다. 점검 대상 조합 1곳당 평균 약 14.9건이다. 조치 유형별로는 행정지도가 41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사의뢰 129건, 시정명령 116건, 과태료 등 기타 조치 30건, 환수권고 14건 순이었다. 수사의뢰는 전체 적발 건수의 18.4%를 차지했다. 연도별 수사의뢰 건수는 2022년 30건에서 2025년 55건으로 83.3% 증가했다. 다만 연도별 점검 조합 수와 선정 기준 등이 제시되지 않아 건수 증가만으로 정비사업 전반의 위반행위가 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위반 분야별로는 조합행정이 225건(32.1%)으로 가장 많았고, 예산회계 209건(29.9%), 용역계약 176건(25.1%), 정보공개 90건(12.9%)이 뒤를 이었다. 조합행정과 예산회계 분야가 전체의 62.0%를 차지했다. 주요 사례로는 경쟁입찰 절차 위반과 총회 의결 없는 계약 체결이 확인됐다. 서울 은평구의 한 재개발 구역은 일반경쟁입찰 대상인 5000만원 초과 계약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해 수사의뢰됐다. 서울 성동구의 한 재건축 구역도 총회 의결 없이 예산 범위를 초과하는 용역계약을 체결했다가 수사의뢰 조치를 받았다. 서울 성북구의 한 재개발 구역에서는 등록되지 않은 업체에 시공사 선정과 총회 서면결의서 징구 업무를 위탁한 사례가 적발됐다. 서울 용산구와 대전 중구의 재개발 구역에서는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을 총회의 사전 의결 없이 체결한 사례가 확인됐다. 조합 자금을 부당하게 지출한 사례도 있었다. 부산 사하구의 한 재개발 구역에서는 개인 형사사건의 변호사 비용을 조합 자금으로 대납했다. 부산 금정구의 한 재개발 구역에서는 조합장·임원 해임총회에 대응하기 위해 조합 자금으로 홍보요원을 고용하고 인건비를 지급한 사례가 적발됐다. 서울 강남구와 경기 군포시, 대전 동구의 정비사업 구역에서는 총회 속기록·녹음자료와 계약서 등 법정 공개 대상 자료를 공개하지 않거나 공개를 지연한 사례도 포함됐다. 이번 자료는 합동점검을 받은 조합의 적발·조치 결과로, 전국 정비사업 조합 전체의 위반 실태를 나타내는 통계는 아니다. 수사의뢰 역시 형사처벌이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며, 혐의와 책임 여부는 수사와 재판을 통해 판단된다. 유 의원은 “정비사업 현장의 불법과 부조리는 사업 지연은 물론 고스란히 조합원의 분담금 폭탄으로 이어진다"며 “정비사업 비리 근절을 위한 상시 감시 체계 구축과 강력한 단속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지금 오를 때 탈출하라”…美 국채금리 폭등, 다음은 ‘AI 거품 붕괴’ [머니+]

올 하반기 본격화된 미국 국채시장의 매도세가 이달 들어서도 이어지는 가운데 국채금리 상승이 글로벌 증시 폭락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높은 금리에도 증시를 떠받쳐온 인공지능(AI) 관련주들의 강세마저 꺾일 경우 그동안 이어진 증시 랠리가 막을 내리고 본격적인 하락장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10년물과 3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각각 5.34%, 5.7%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24년 만의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국채시장의 매도세가 그만큼 거세지고 있다는 의미다. 미 국채금리는 지난 7월부터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 각국 정부의 재정 건전성 우려에 AI 투자를 위한 기업들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3.75~4.0%로 동결할 가능성을 76%가량 반영하고 있지만, 오는 12월까지 금리가 현 수준에 머물 가능성은 1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채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BMO자산운용의 얼 데이비스 채권 부문 총괄은 블룸버그TV에 “미 10년물 국채의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인 수준에 있다고 보고 있지만 매수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30년물 국채금리가 6%선을 넘어설 때 우리는 10년물 채권을 축적하기 시작할 것이고, 30년물의 6% 돌파는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총괄은 최근 채권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금리를 다시 끌어올리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며 미 30년물 국채금리가 이르면 이달 중 6%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30년물 국채금리가 6%를 웃돈 것은 2000년이 마지막이다. 문제는 이 같은 국채금리 상승세의 충격이 채권시장에 그치지 않고 증시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증권사 팬뮤어 리버럼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027년 말 5000포인트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S&P500지수는 7773.95에 장을 마쳐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7798.99(8월 13일)에 바짝 다가섰다. 그러나 팬뮤어 리버럼의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현 수준에서 약 36% 폭락하게 되는 셈이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증시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이 제기됐다. 유럽 증시의 대표 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이날 633.62에 장을 마쳤지만 내년 말 430포인트까지 32%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영국 FTSE100지수도 이날 1만497.94에서 8260포인트로 21%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팬뮤어 리버럼의 요아힘 클레멘트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채권금리와 기준금리가 계속해서 상승한다면 현재의 주식시장 강세장은 많은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끝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클레멘트는 기업들의 강한 이익 증가세와 견조한 경제지표가 여전히 증시를 떠받치고 있지만, 조만간 본격화할 3분기 실적 발표와 내년 초 기업들이 내놓을 2027년 전망이 현재의 강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전문매체 시킹알파도 최근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최근 국채금리 급등이 시장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아직 온전히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부근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AI 관련 기업들의 실적 성장에 대한 강한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도 메타플랫폼(1.90%), 마이크로소프트(MS·1.48%), 엔비디아(2.12%), 테슬라(2.20%) 등 주요 기술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모건스탠리가 스페이스X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과 300달러의 목표주가를 재확인한 가운데 스페이스X 주가는 이날 7% 넘게 급등했다. 엔비디아 역시 종가 기준 신고가를 다시 썼다. 결국 높은 국채금리가 증시의 밸류에이션을 압박하고 있음에도 AI 관련주가 전체 지수를 떠받치면서 충격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현재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AI 열풍 자체가 꺾일 수 있다는 경고까지 잇따르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존 히긴스 수석 경제고문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현재 AI 버블의 후반부에 접어들었다는 징후가 상당히 많다"며 “버블 붕괴의 진원지는 미국 증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S&P500지수가 올해 말 8250포인트까지 오른 뒤 2027년 말에는 6500포인트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 전망치만 비교하면 약 21% 하락하는 수준이지만 실제 고점에서 저점까지의 낙폭은 최소 30%에 달할 수 있다고 히긴스는 내다봤다. S&P500지수가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한 사례는 지난 100년 동안 단 7차례에 불과하다. 더 극단적인 전망도 나온다. 유명 경제학자 헨릭 제버그는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K자형 경제와 AI 버블이 다음 증시 폭락의 씨앗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제버그는 미국 경제가 겉으로는 견조해 보이지만 노동시장과 주택시장, 소비 여건에서는 이미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증시가 곧바로 하락하기보다는 마지막 급등장이 먼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제버그는 나스닥100지수가 올해 말 3만7000~3만9000선까지 치솟은 뒤 4분기 고점을 형성하고, 이후 3~4주 동안 급격한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 1~2분기에는 일시적인 반등도 가능하다고 봤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국의 경기침체가 수면 아래에서 현실화하고 금융시장의 높은 레버리지와 'AI 순환금융' 등이 블랙스완의 도화선이 될 경우 나스닥100지수가 내년 2~3분기 2022년 저점 수준인 1만600선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점 대비 최대 72% 폭락하는 것으로, 2000년 닷컴버블 당시 나스닥100이 고점에서 저점까지 83% 떨어졌던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는 “2000년과 같은 시나리오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며 AI 버블이 터질 경우 증시 급락에 이어 은행과 사모대출 등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제버그는 미 국채금리가 안정되거나 향후 주택시장과 노동시장이 뚜렷하게 회복될 경우 이 같은 비관적인 전망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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