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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어 포스코도?…원전 PPA 확대 여부에 철강업계 촉각

반도체 업계에 이어 철강업계에도 원자력 발전 기반 전력구매계약(PPA)이 허용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삼성전자의 원전 PPA와 LNG 열병합발전 도입 필요성에 공개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포스코가 추진 중인 수소환원제철(HyREX) 사업에도 원전 PPA 적용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포스코 측에서도 정부에 원전 PPA 허용을 건의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국민보고회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원전 확대와 PPA를 적극 추진하고 LNG 열병합 발전도 반드시 추진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확인사살하셨다"며 “정치쇼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답했다. 대통령이 대규모 산업용 자가발전과 원전 기반 전력조달 필요성에 공개적으로 공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LNG 열병합발전과 원전 PPA 확대에 사실상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같은 정책 기조가 현실화될 경우 가장 큰 수혜 산업으로는 반도체뿐 아니라 철강업계도 꼽힌다. 특히 막대한 무탄소 전력이 필요한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HyREX) 사업은 원전 PPA 허용 여부가 사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반도체와 철강은 서로 다른 산업처럼 보이지만 에너지 측면에서는 공통점이 많다. 삼성전자는 AI 시대 초대형 반도체 공장 운영을 위해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포스코 역시 기존 고로를 대체할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를 위해서는 막대한 규모의 청정전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을 석탄 대신 수소로 환원하는 차세대 제철 공법이다. 그러나 수전해를 통한 청정수소 생산과 전기로 운영에는 기존 제철소보다 훨씬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만으로는 연속 공정인 제철소 운영이 어렵고, 결국 원전과 같은 24시간 무탄소 전원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나 철강 모두 국가 전략산업이라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며 “정부가 산업 경쟁력을 이유로 원전 PPA를 확대한다면 철강업계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그동안 수소환원제철 실현을 위해 안정적인 무탄소 전력 확보가 가장 큰 과제라고 강조해왔다. 현재 논의되는 원전 PPA가 확대될 경우 포스코는 원전 전력을 활용해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다시 수소환원제철에 활용하는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산업의 전력 확보를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 만큼, 철강 산업 역시 같은 기준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계 철강업계도 탈탄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원전과 수소를 결합한 친환경 제철 전략을 적극 검토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통령 발언이 특정 기업 지원이 아니라 제조업 전반의 에너지 정책 전환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등 전력 다소비 산업은 모두 탄소중립과 국제 탄소규제 대응을 위해 막대한 규모의 무탄소 전력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원전 PPA와 LNG 열병합, 자체 발전 설비 등을 산업별 특혜가 아닌 국가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통 인프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삼성전자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은 산업 경쟁력을 위해 현실적인 전력 공급 방식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같은 논리라면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역시 정책적 지원 대상에서 배제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GS, 동해서 ‘발전-AIDC’ 수직계열화…李정부 ‘지산지소’ 모범사례

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 지산지소(地産地消)'를 핵심 에너지 정책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GS그룹이 강원 동해에서 추진 중인 발전소 연계 AI 데이터센터 사업이 재계의 새로운 사업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수년간 송전망 부족으로 발전량을 제대로 판매하지 못했던 발전소와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AI 데이터센터를 직접 연결해 송전제약과 전력 공급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모델이 성공할 경우 울산 산업단지와 대형 석탄·원전 발전소 인근으로도 유사한 사업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GS는 강원도 동해 북평산업단지에 1.2GW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고객사와 투자 규모, 공급 시기 등을 협의하는 단계로 아직 최종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지만, 사업이 성사될 경우 오는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준공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번 사업은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사업으로 연결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GS가 데이터센터 운영을 총괄하고, GS동해전력은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한편 각종 인허가와 행정 지원을 담당한다. 데이터센터 건설은 그룹 내 시행사가 맡으며 향후 AI 인프라 운영을 위한 별도 법인 설립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대상지는 북평산업단지 내 이미 조성이 완료된 부지다. 전력 수전 설비와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어 추가적인 송전망 구축 없이도 착공이 가능하다. 동해시와 강원도 역시 인허가 절차를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어 행정 절차만 마무리되면 2년 안에 준공과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넘어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송전제약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 수 있기 때문이다. GS동해전력은 동해안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는 송전망 부족으로 수년 동안 발전량을 충분히 판매하지 못했다. 송전제약이 심했던 시기에는 발전소 가동률이 20% 수준까지 떨어졌다. 현재도 동해안-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HVDC)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2028년까지도 송전제약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수도권에서는 송전망 부족으로 신규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이 어려운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발전소 인근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 발전소는 안정적인 전력 판매처를 확보하고, 데이터센터는 장거리 송전망 확충을 기다리지 않고 필요한 전력을 신속하게 공급받을 수 있다. 발전소와 데이터센터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을 국내 첫 '송전제약 해소형 AI 데이터센터' 모델로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발전소는 송전망 부족으로 전기를 생산하지 못했고, 데이터센터는 송전망 부족으로 전력을 공급받지 못하는 문제가 반복돼 왔다. 이번 사업은 발전소 인근에 대규모 전력 수요처를 직접 배치함으로써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강조하는 '전력 지산지소'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에서 소비함으로써 계통 부담을 줄이고, 발전소 이용률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무엇보다 얼마나 빠르게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인데 동해는 부지와 전력 인프라가 이미 준비돼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이번 모델이 성공하면 울산 산업단지뿐 아니라 대형 석탄발전소와 원전 인근에서도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연계한 사업이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발전회사들의 역할도 단순히 전력을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AI 데이터센터와 디지털 인프라를 함께 운영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전력 확보가 국가 경쟁력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발전소와 AI 데이터센터를 결합한 사업모델이 국내 전력산업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삼성, 사상 최대 실적의 역설…‘자사주 보상’이 키운 노조 리스크

삼성전자가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그룹 안팎에서 보상 체계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성과급 격차에 반발한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 노조가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데 이어, 삼성SDS에서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노조가 출범해 하루 만에 조합원 4000명을 넘기며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사업부 간 보상 격차가 커지면서 최근 자사주를 활용한 보상 방식이 잇따라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호실적의 역설'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잠정 매출액이 171조원, 영업이익이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27.74%, 영업이익은 56.21% 늘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 129.31%, 영업이익 1810.26% 급증했다. 역대급 실적과는 달리 내부 분위기는 정반대다. 삼성전자 DX 부문 직원 중심의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오는 16일 수원사업장 인근에서 조합원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노조는 최대 2000~3000명 규모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부문 직원들이 최대 6억원 수준의 특별성과급을 받은 반면, DX 부문은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받는 데 그쳤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역시 노태문 대표이사 겸 DX부문장과 전영현 대표이사 겸 DS부문장에게 보상 격차에 대한 공식 입장 표명을 요구한 상태다. 갈등은 계열사로도 번지고 있다. 지난 6일 창사 이래 처음 출범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SDS 지부는 출범 하루 만인 7일 4000명이 넘는 조합원을 확보했다. 전체 임직원 약 1만1000명의 40%에 육박하는 규모다. 노조는 같은 날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에게 단체교섭 요구서를 제출하고 과반 조합원 확보를 목표로 조직 확대에 나선 상태다. SDS 노조 출범의 직접적인 계기는 회사가 기존 현금 목표인센티브(PI)를 폐지하고 연봉의 20% 상당을 자사주로 지급하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보상제도 개편을 추진하면서다. 회사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개편안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전체 직원의 55.6%가 투표에 참여했고, 투표 참여자의 71.9%가 찬성했다. 그러나 전체 직원 기준 최종 찬성률은 40%에 그쳐 취업규칙 변경에 필요한 과반 동의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이번 인사제도 개편안은 최종 시행되지 않게 됐다. 노조는 제도 시행은 무산됐지만, 제도 추진 과정에서 나타난 일방적 의사결정과 직원 설득 방식에 대해서는 경영진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일방적인 추진 과정에 대한 경영진의 유감 표명 ▲향후 근로조건 및 제도 변경 시 노조와의 공동 논의 등을 요구했다. 필요할 경우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중지 가처분 신청과 투표 무효 소송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사례는 발생 배경은 다르지만 '자사주 보상'이 갈등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삼성전자 DX에서는 현금 성격의 특별보상 대신 자사주가 지급된 데 대한 불만이 제기됐고, 삼성SDS에서는 기존 현금 인센티브를 자사주 중심으로 전환하는 제도 개편이 노사 갈등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최근 일부 계열사에서 자사주를 활용한 보상 방식이 확대되면서 직원들의 수용성과 보상 체계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갈등이 호실적과 함께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DS 부문의 특별경영성과급은 사업부 영업이익과 연동되는 구조다.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수록 DS 부문의 성과급 규모는 커지지만, 다른 사업부와의 격차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즉 실적이 좋아져서 갈등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특정 사업부의 실적 개선이 부문 간 보상 차이를 키우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증폭시키는 구조라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하반기에도 반도체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전망대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경우 사업부 간 성과급 격차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보상 체계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 확산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 제도적 환경도 형성돼 있다. 초기업노조는 산하 지부 형태로 계열사에 조직을 만들 수 있어 별도의 노조 설립 절차 없이 비교적 신속한 조직화가 가능하다. 실제 삼성SDS 지부는 총회 다음 날 곧바로 출범해 하루 만에 임직원의 약 40%를 조직하고 단체교섭 요구까지 진행했다. 노동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향후 다른 계열사에서도 노조 조직 확대를 촉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과거 삼성이 높은 연봉과 성과급을 바탕으로 '무노조 경영'을 유지해왔지만, 최근에는 사업부별 실적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보상 방식도 다양해지면서 '얼마를 받았느냐'보다 '왜 다른 조직보다 적게 받았느냐'는 상대적 박탈감이 노조 조직 확대의 새로운 배경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삼성SDS 측은 보상 체계와 노조 측 주장에 대해 아직 별도의 입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삼성, 에너지 전문가 영입 본격화...반도체 전력공급 직접해결 추진

삼성전자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 정책을 담당했던 발전업계 인사와 한국전력 전력망 분야 고위급 출신 인사를 잇달아 영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국가 메가프로젝트의 속도전을 거듭 강조한 가운데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발전사업과 전력망 역량을 그룹 내부로 흡수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산업부 에너지 분야에서 근무한 뒤 민간 발전업계로 자리를 옮긴 인사를 영입한 데 이어, 한전 전력망 분야를 담당했던 고위급 인사도 전력 관련 조직에 합류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최근 평택캠퍼스 LNG 열병합 발전 추진과 맞물려 이뤄진 인사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한 인력 보강이 아니라 발전사업과 전력망 운영 경험을 갖춘 전문가를 확보해 반도체 공장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체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평택캠퍼스 1기가와트(GW)급 LNG 열병합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당초 민간 발전사업자를 활용하는 방안에서 자가발전 방식으로 방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 시기에 맞춰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업 추진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삼성은 향후 5년 내에 평택캠퍼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물론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등 반도체 공장 건설과 함께 이를 가동할 전력공급 과제도 떠안게 됐다. 규모와 속도에 대한 부담이 커진 만큼 기존처럼 한국전력과 발전공기업에만 맡기기보다 자체적으로 전력을 조달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반도체 공장을 짓는 것만큼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발전사업과 전력망을 잘 아는 전문가를 확보하는 것은 결국 기업 내부의 에너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이 발전사업을 준비하는 것이 낯선 일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물산은 국내외에서 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을 수행해왔으며, 강릉에코파워 등 민간 발전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태양광과 ESS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경험도 축적해왔다. 다만 그동안은 그룹 차원의 투자와 건설사업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 움직임은 반도체 생산시설에 필요한 전력을 직접 확보하고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특히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확보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면서 삼성 역시 기존의 '전력 구매' 중심에서 '전력 조달'까지 직접 관리하는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움직임과도 닮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구글, 아마존 등은 원전과 LNG,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전력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AI 시대에는 GPU보다 전기가 더 귀한 자원이 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이번 인사를 계기로 국내 대기업들의 전력 전략도 변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첨단 제조업은 물론 AI 데이터센터 사업자들도 안정적인 전력 확보를 위해 발전과 송전 분야 전문 인력 확보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발전사업은 발전회사, 송전은 한전의 영역이었다면 앞으로는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기업들도 전력 전문가를 직접 확보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AI 시대에는 전력 확보 능력이 곧 기업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재명-삼성 ‘메가 프로젝트’ 훈풍…반도체 당면 과제 평택 전력공급도 ‘청신호’

이재명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 기조가 강화되면서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평택캠퍼스 1기가와트(GW)급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 발전 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호남·충청·영남권을 아우르는 대규모 반도체 투자 계획이 10년 이상을 내다본 국가 프로젝트라면, 평택캠퍼스 전력 공급은 현재 진행 중인 AI 반도체 생산 경쟁력을 좌우할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AI와 반도체 산업을 국가 핵심 성장동력으로 재차 강조하면서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평택캠퍼스 LNG 열병합 발전 사업 역시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전자의 발전사업 지원 요청에 공개적으로 화답하면서 업계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다. 평택캠퍼스는 현재 가동 중인 생산라인뿐 아니라, 향후 평택캠퍼스4공장(P4)과 5공장(P5) 등 추가 투자와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AI 메모리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적기에 전력이 공급되지 않을 경우 생산 일정은 물론 향후 투자 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8년 1GW급 발전소에서 전력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은 최근 국민보고회에서 “원전 확대 및 PPA(전력구매계약)를 적극 추진하고, LNG 열병합 발전도 반드시 추진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정부에 공개 요청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확인사살 하셨다"며 “정치쇼가 아니라는 걸 보여드리겠다"고 답했다. 반도체 공장의 자체 발전 설비 필요성에 대해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평택 LNG 열병합 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평택 LNG 열병합 사업은 그동안 순탄치 않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탄소중립 기조와 전력수급기본계획상 LNG 발전 물량 관리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 일정에 맞춰 전력을 확보해야 하는 삼성전자로서는 인허가 지연이 가장 큰 변수로 꼽혀왔다. 이번 국민보고회를 계기로 재계에서는 정부의 인허가 기조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반도체 산업 지원 의지를 밝힌 데 이어, 최근 내각 구성 과정에서도 AI와 산업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두는 기류가 감지되면서 평택 LNG 열병합 사업 역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평택 LNG 열병합이 단순한 발전사업이 아니라, 반도체 생산라인에 필요한 전력과 공정용 스팀을 동시에 공급하는 핵심 인프라라는 점을 강조한다. 원전은 건설 기간이 길고, 재생에너지는 출력 변동성과 계통 제약으로 반도체 공장의 안정적 전력 공급을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현재 시점에서는 LNG 열병합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이번 사업은 삼성전자 한 기업의 발전소 건설을 넘어 이재명 정부의 AI 산업 육성 정책과 탄소중립 정책이 처음으로 충돌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LNG 열병합 발전을 적극 허용할 경우 향후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업 자가발전 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호남·충청·영남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장기 전략이라면 평택 전력 공급은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정부의 반도체 지원 의지가 실제 정책이라면 가장 시급한 평택 LNG 열병합 사업부터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평택 LNG 열병합 발전은 1GW 규모의 초대형 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당초 민간 발전사업자를 선정해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검토됐지만,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직접 사용하는 자가발전 형태로 추진하는 방향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가발전 방식은 전력 판매사업이 아닌 자체 전력 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사업 구조가 단순해지고 일부 인허가 절차와 사업 추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재계에서는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 시기에 맞춰 전력을 적기 공급하기 위해서는 사업 추진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부가 AI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만큼, 평택 LNG 열병합 발전이 자가발전 방식으로 추진될 경우 향후 첨단 제조업과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 모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美 500조에 국내 4755조까지…재계 투자 약속 현실성은

삼성과 SK가 국내 AI·반도체 분야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재계의 투자 여력을 둘러싼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미 간 3500억 달러 규모 전략적 투자 구상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향후 투자 약속을 실제로 이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와 재계가 밝힌 투자 규모는 상당하다. 삼성과 SK는 향후 10년간 반도체와 AI, 로봇 등 차세대 첨단산업에 총 4755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 400조원, 합계 800조원을 투자해 총 4기의 메모리 팹을 구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대미 투자도 변수다. 한미 양국이 체결한 3500억 달러 규모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는 원화로 490조원(환율 1400원 기준) 수준이다. 다만 구조를 뜯어보면 성격이 다르다. 현금 투자 2000억 달러는 사업 진척도에 따라 연간 최대 200억 달러(28조원) 한도 내에서 납입되며, 정부는 외환보유액이 아닌 외환 자산 운용 수익 등으로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나머지 1500억 달러는 기업의 대미 직접투자(FDI)와 보증, 선박금융 등을 포함한 조선협력투자로 구성된다. 대미 투자 전액이 기업의 설비투자 부담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조선협력투자 등 기업이 감당해야 할 몫은 국내 투자와 별도로 얹어지는 셈이다. 국내 4755조원 투자 계획은 10년 분산 기준 연평균 475조5000억원이다. 투자 기간을 5년으로 압축한다고 가정하면 연평균 부담은 951조원까지 늘어난다. 문제는 기업들의 현금창출력이다. 2025년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삼성전자도 2025년 연간 영업이익 43조6011억원을 기록했고, 4분기에만 20조73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을 단순 합산해도 90조원 안팎이다. 투자 주체가 삼성SDI, 삼성물산, SK텔레콤 등 그룹 계열사 전반이지만, 그룹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두 회사가 차지하는 만큼 그룹 단위로 넓혀 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투자 계획만 연평균 475조원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과 같은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더라도 영업이익만으로 투자 계획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배당, 연구개발, 인건비, 차입금 상환, 운전자본에 쓰지 않고 모두 설비투자에 투입할 수는 없다"며 “수천조원대 투자 계획은 내부 현금흐름만으로 이행하기 어렵고 금융조달과 정부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주요 그룹의 상황도 부담이 없지 않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성장을 이어갔지만 미국 관세와 인센티브 부담으로 수익성 압박을 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업황 둔화 여파로 분기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포스코홀딩스 역시 철강 시황 부진과 중국 공급과잉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제한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투자 발표와 실제 집행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초대형 투자 계획은 국가 산업전략과 기업의 미래 성장 방향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지만, 실제 집행 과정에서는 업황과 자금시장, 환율, 인프라 여건에 따라 속도와 규모가 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초기 설비투자 부담이 크고 회수 기간이 길다. AI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유지될 경우 투자 재원 마련에 유리하지만, 반도체 업황이 꺾이거나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가 둔화될 경우 기업들의 투자 부담은 커질 수 있다. 환율도 주요 변수다. 대미 투자 3500억 달러는 달러 기준으로 집행되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원화 부담은 확대된다. 환율이 1400원일 경우 3500억 달러는 490조원이지만, 1500원으로 오르면 525조원으로 늘어난다. 정부 지원 방식도 쟁점이다.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실제 집행하려면 세액공제와 보조금, 정책금융, 산업단지 인허가, 전력·용수 공급, 송전망 확충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재정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지원 규모가 커질 경우 정책금융 확대나 국채 발행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희집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AI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기존 에너지 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대규모 산업단지가 들어서는 호남 지역은 송전선만 연결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안정적인 기저전원 확보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수천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제 투자가 이뤄지려면 전력 수급 대책부터 현실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기업들이 수천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제 투자가 이뤄지려면 전력 수급 대책부터 현실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투자 계획은 장기 비전 성격이 강한 만큼 단기간에 전액 집행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반도체 호황 지속 여부와 정부 지원,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SK·삼성, 2·3차 협력사까지 상생 확대…“AI시대 공급망 경쟁력 강화”

SK와 삼성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앞다퉈 협력사와의 상생경영을 공급망 경쟁력 강화의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AI 시대 재계의 글로벌 경쟁력으로 '공급망 상생'이 부상하는 분위기다. SK그룹은 2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T타워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공정거래 협약 및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행사에는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과 SK SUPEX추구협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으며,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은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과 우수사례를 발표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협력사 지원 범위를 기존 1차 협력사 중심에서 2·3차 협력사까지 더욱 확대하는 것이다. SK는 기존에도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지만 앞으로는 공급망 전반으로 상생경영을 더욱 확산해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최창원 SK SUPEX추구협의회 의장은 "오늘 협약이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협력사와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상생 협력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1차 협력사뿐 아니라 2·3차 협력사까지 상생 효과가 확산될 수 있도록 대금 지급 조건 개선과 연구개발(R&D), 기술개발 지원 등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를 비롯한 산업 경쟁력은 협력사의 성장과 직결되는 만큼 앞으로도 협력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산업 생태계 전반의 동반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글로벌 경쟁의 패러다임은 개별 기업 간 경쟁을 넘어 산업 생태계 간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며 "대기업과 협력사의 상생 협력은 글로벌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우리 경제의 지속 성장을 이끄는 핵심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생은 더 이상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머무르지 않고 혁신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이라며 "공정위도 상생 문화가 시장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최근 삼성그룹이 발표한 대규모 상생 프로그램과도 맞닿아 있다. 앞서 삼성은 지난달 29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삼성-1·2·3차 협력사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12개 계열사가 참여했으며 약 6700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금융과 기술, 교육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3조5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및 ESG 펀드를 활용해 1차 협력사뿐 아니라 2·3차 협력사까지 지원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공급망 전반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재계에서는 삼성과 SK가 잇따라 상생협력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산업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미래차, 로봇 등 첨단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완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뿐 아니라 소재·부품·장비를 공급하는 협력사의 기술력과 생산 역량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ESG 경영 요구가 강화되면서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경영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상생경영이 공정거래 문화 조성과 사회적 책임에 무게를 뒀다면 이제는 공급망 안정성과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며 “AI 시대에는 대기업 혼자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망 전체가 함께 경쟁하는 구조인 만큼 상생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대기업과 협력사의 자율적인 상생협력 문화를 확산하고 기술개발과 금융 지원 등을 통해 산업 생태계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재계에서는 삼성과 SK를 시작으로 현대자동차그룹과 LG, 포스코, HD현대 등 주요 그룹들도 공급망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사 지원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AI 시대 제조업 경쟁은 개별 기업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체의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그룹 전반에서 협력사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 이재명 정부 ‘재계 규제개혁’ 신호탄 될까

정부가 호남권을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반도체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재계의 관심은 투자 규모보다 그 이후 정부가 내놓을 후속 정책에 쏠리고 있다. 대규모 민간 투자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세제 지원과 규제 개선, 인허가 단축, 산업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인 만큼, 이번 프로젝트가 이재명 정부의 친기업 정책과 규제개혁 기조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용수나 전력, 인력 등 여러 우려에도 정부와 함께 대규모 투자를 발표한 배경에는 전기요금 인하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AI 반도체 산업을 시작으로 자동차와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제조업 전반에서도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 요구가 본격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AI를 국가 성장전략의 핵심 축으로 제시한 만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환경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AI 시대에는 투자 규모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공장, 스마트팩토리는 막대한 전력과 용수, 산업용지를 필요로 한다. 최근 호남 AI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논의에서도 핵심 쟁점은 단순한 입지가 아니라 전력과 송전망, 용수 등 산업 인프라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느냐였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세제 지원이 기업 투자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전력과 용수, 인허가 속도가 기업 입지를 결정하는 시대"라며 “AI 경쟁은 결국 산업 인프라 확보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투자환경 개선에 나설 경우 다른 산업계에서도 규제개혁 요구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로보틱스, AI 기반 스마트팩토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실증 확대와 데이터 활용 규제 개선, 미래차 관련 인허가 절차 개선 등이 향후 경쟁력 확보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는 AI 조선소 구축과 친환경 선박, 미래 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친환경 선박 인증 절차와 해상풍력 관련 인허가, 해외 기자재 인증 등 각종 규제 개선이 글로벌 수주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한다. 포스코그룹은 AI 기반 철강 생산체계 구축과 수소환원제철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전력 사용이 불가피한 만큼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와 송전망 확충,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대응 등이 주요 경영 변수로 꼽힌다. 특히 수년째 추진하고 있는 원전을 활용한 수소생산과 직접전력거래(PPA)허가를 지속적으로 요청할 전망이다. LS그룹 역시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변압기와 초고압직류송전(HVDC), 전력망 사업 확대가 기대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시설이 늘어날수록 전력 인프라 투자가 함께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화그룹도 방산과 우주산업, 태양광 등 미래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관련 인허가와 투자환경 개선 여부가 사업 속도를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석유화학 업계 역시 중국발 공급과잉과 친환경 전환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업재편 규제 완화와 친환경 설비 투자 지원 등이 뒤따라야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메가프로젝트가 단순한 투자 발표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AI 산업은 개별 기업의 투자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으며, 정부의 제도 개선과 인프라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에너지와 경제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가 경쟁력의 핵심은 AI 기술 자체보다 이를 뒷받침할 산업 기반을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전력망과 용수, 산업단지 조성, 환경·입지 인허가, 세제 지원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호남 AI 반도체 프로젝트는 단순한 지역 개발사업을 넘어 이재명 정부의 산업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첫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재계는 정부가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만큼 후속 규제개혁과 투자환경 개선이 얼마나 속도감 있게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AI 시대에는 세제 혜택은 물론 안정적인 전력과 용수, 인허가 속도가 더 중요한 투자 결정 요인이 되고 있다"며 “산업정책과 에너지정책을 별도로 볼 것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자도 못내는 한계기업 급증…반도체 호황의 역설

영업활동을 통해 거둔 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충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국내 상장사의 27.6%가 이와 같은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쪽에서는 반도체 호황으로 일부 대기업이 '돈잔치'를 벌이고 있어 기업간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주요국 상장사의 한계기업 추이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2017년 이후 상승 속도가 주요 5개국 중 가장 빠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한계기업은 '영업활동 및 영업외손익을 포함한 이익'(EBIT)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3년 연속 지속된 곳을 의미한다. 이자보상배율(EBIT/이자비용)이 3년 연속 1 미만인 경우다.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은 2017년 11.8%에서 2025년 27.6%로 15.8%p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21.2%에서 30.7%로, 프랑스는 20.9%에서 26.4%로 올랐다. 영국은 19.6%에서 22.4%, 독일은 10.6%에서 12.9%, 일본은 1.7%에서 3.6%로 해당 수치가 높아졌다. 업종별로는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60.0%)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높았다.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36.8%), '도매 및 소매업'(36.4%), '정보통신업'(32.5%)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은 43.9%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44.0%)보다는 낮으나 프랑스(40.1%), 영국(36.7%), 독일(27.0%), 일본(9.8%)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일시적 한계기업은 당해 연도 이자보상배율(EBIT/이자비용)이 1 미만인 기업을 뜻한다. 시장에서는 한계기업을 정리할 '묘수'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한계기업을 제때 퇴출해야 경제 전반의 생산성과 부가가치가 높아진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한계기업 비중이 1%p 높아질수록 같은 산업 내 정상기업의 투자·고용 성장률은 약 0.14∼0.18%p 낮아지고, 이런 효과가 2∼3년 지속된다는 게 해당 보고서의 요지다. 한은은 한계기업을 25% 퇴출할 경우 경제 부가가치가 0.35% 상승한다는 전망치도 내놨다. 문제는 이익을 내지 못한다고 기업을 무조건 청산시키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기업 가치를 당장의 영업지표로만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산업 특성상 사이클을 타는 업종이나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소위 '대박'을 터트릴 여지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우리나라 시가총액 1위 자리까지 넘보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대표 기업으로 성장한 SK하이닉스 역시 한때는 한계기업이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우리나라 상장사의 한계기업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교역 환경 악화, 환율·원자재·인건비 등 비용 상승, 내수 부진 등 요인들이 겹치면서 반도체를 제외한 주력 업종들의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기업 활력 제고와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롯데 3세 신유열, 싱가포르 거점 亞식품사업 이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 식품 계열사들의 해외사업을 직접 챙긴다. 롯데그룹은 롯데웰푸드와 일본 롯데제과가 오는 7월 초 싱가포르에 합작법인을 출범한다고 30일 밝혔다. 이사회 의결과 관계국 기업결합심사 승인은 마친 상태다. 싱가포르 합작사는 한·일 양국 롯데 식품사의 아시아 사업을 총괄한다. 사업별로 나뉘어 있던 경영관리와 의사결정 체계를 일원화한 것이다. 신 실장은 합작법인의 이사회 의장을 맡아 한·일 식품 계열사의 시너지 창출과 해외 사업 전략을 지휘한다. 이번 식품사 합작법인 설립은 그룹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원롯데' 전략 차원에서 이뤄졌다. 롯데는 일본 내 호텔사업을 공동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롯데호텔앤리조트와 일본 롯데홀딩스의 합작법인 '롯데호텔스 재팬(LOTTE HOTELS JAPAN)'을 설립했다. 또 롯데바이오로직스 투자 유치, 롯데벤처스 엘켐프 재팬 운영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한·일 롯데 간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계기로 한·일 롯데 식품의 아시아 사업 역량을 하나로 모으게 됐다"며 “양사의 강점을 결집해 메가 브랜드를 함께 육성하고 신규 시장을 개척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신 실장의 한·일 식품사 합작법인 총괄 수행과 관련, 롯데그룹의 본업인 식품사업의 핵심축을 맡음으로써 본격적인 경영승계 및 신유열 체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한다. 지난 2020년 일본 롯데홀딩스에 입사해 롯데 3세 경영 수업에 들어간 신유열 실장은 2022년 롯데케미칼 상무보를 맡아 한국 롯데 경영에 발을 들여놓았다. 2023년 현재의 롯데지주(그룹) 미래성장실장을 맡은데 이어 지난해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에 올랐다. 현재 롯데지주 지분 0.03%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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