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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계열사 AI리더 대거 방미…‘AI 경영’ 총력전

LG그룹이 '인공지능(AI) 경영'에 사활을 걸고 있다. 내부에서 기술력을 최대한 축적하며 국내외 시장 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들과 AI 동맹을 강화하며 새로운 먹거리를 적극 발굴하고 있다. 22일 LG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실무진들은 2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한다. 양사 간 실질적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현신균 LG CNS 사장,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부사장), 김병훈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 이현욱 LG전자 HS연구센터장(부사장)을 포함해 총 30여명이 출장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은 최근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회동 이후 약 2주 만에 이뤄지는 후속논의 성격이 짙다. 젠슨 황 CEO는 이달 초 방한 당시 구광모 회장과 수차례 만났다. 두 사람은 서울 마포구 함 음식점에서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인 이른바 '삼소 회동'을 하며 친분을 다지기도 했다. 서울 여의도 LG그룹 본사에서는 본격적인 협업 방법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양측은 동맹 관련 큰 그림은 일정 수준 그려놓은 상태다. 피지컬 AI, AI 인프라, 모빌리티 등 차세대 기반 산업 전반에서 전략적 협력을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구체적으로 LG는 엔비디아의 '아이작 그루트' 생태계를 기반으로 레퍼런스 로봇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AI 인프라 확장 및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구현을 위해서도 힘을 모을 계획이다. 엔비디아 플랫폼 안에서 LG그룹이 강점을 가진 이차전지, 광학설루션, 전장 등 제조 역량을 접목하는 형식이다. 업계는 양측이 실무 논의를 예상보다 빠르게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AI 관련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싶은 LG그룹과 제조·인프라 역량이 필요한 엔비디아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LG그룹은 외부 협업 외 자체적인 AI 실력을 쌓는 작업에도 열중하고 있다. 그룹 역량을 총동원해 LG AI연구원을 세우고, 집중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LG AI연구원은 2021년 12월 국내 최초 멀티모달 AI 모델 '엑사원 1.0'을 개발했다. 2024년 8월에는 '엑사원 3.0'을 국내 최초로 오픈 웨이트 모델로 공개했다. 이후 AI 연구 생태계 확장에 기여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4월에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동시에 이해하고 추론하는 멀티모달 AI 모델 '엑사원(EXAONE) 4.5'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자체 개발한 비전 인코더와 거대언어모델(LLM)을 하나의 구조로 통합한 '비전-언어 모델'(VLM, Vision Language Model)이다. 엑사원 4.5는 계약서, 기술 도면, 재무제표, 스캔 문서 등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다루는 복합 문서를 정확하게 읽고 추론하는 능력에 강점이 있다.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성능을 측정하는 5개 지표 평균 77.3점을 기록해 미국 오픈AI '지피티 5-mini'(73.5점), 앤트로픽 '클로드 소넷 4.5'(74.6점), 중국 알리바바 '큐웬3 235B'(77.0점) 등을 앞섰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을 한국의 역사와 문화, 사회적 맥락까지 깊이 이해하는 AI로 발전시키며 경쟁 모델들과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향후 미국·중국 기업들이 AI 모델을 전략 자산화할 경우 국내 산업을 보호하는 방패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LG그룹은 기존 판매 모델에도 AI 기술을 결집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1일 출시한 세탁건조기 '워시타워·워시콤보'에 AI 기능을 대거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세탁 예상시간을 알려주는 'AI타임센싱', 건조 시간을 안내하는 'AI시간안내' 등을 탑재하는 식이다. 계열사 AI전환(AX)에도 적극적이다. LG CNS는 최근 앤트로픽과 '클로드 엔터프라이즈'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기업용 AI 모델 클로드는 내부 시스템과 연계한 AI 에이전트 구축 및 코딩, 협업 등 업무 효율 향상에 초점을 맞춘 기능들을 주로 제공한다. 이번 계약을 통해 LG그룹 전 계열사가 해당 프로그램을 활용하며 AX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인재 육성을 위해 국내 최초 교육부 인가 사내대학원 'LG AI대학원'도 열었다. LG그룹의 'AI 총력전'을 진두지휘하는 인물은 구광모 회장이다. 구 회장은 각종 공식 석상 및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자리에서 AI 역량 강화를 계속해서 주문하며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 3월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며 “AX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이며, 완벽한 계획보다 빠른 실행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내고 AI경영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달러-원 환율, 3개월 내 1400원대 진입할 것”

올 하반기 달러-원 환율이 하향 안정세(원화 가치 상승)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 완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경상수지 흑자가 급증하며 원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2026년 하반기 환율 전망과 산업별 대응전략' 세미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공유했다. 이날 세미나는 최근 중동 정세 변화에 따른 외환시장 흐름을 진단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반도체 수출 호조와 리스크 완화라는 호재 속에서도 국제 유가와 미국 통상정책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산업별 맞춤형 대응 체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과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위한 합의에 도달하면서 국제유가와 금융시장을 짓눌러 온 중동발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율 변화가 수출 주력 대기업과 중소 수출기업, 내수 서비스업에 미치는 영향은 각각 다르다. 환율을 단순히 '높다, 낮다'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산업·기업 규모별로 미치는 영향 분석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욱 씨티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제 발표에서 “글로벌 경제에서는 인공지능(AI) 투자가 강력한 성장 모멘텀을 형성하고 있다"며 “최근 중동 긴장 완화가 국제유가와 금융시장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글로벌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은 여전히 위험 요인"이라고 짚었다. 달러-원 환율에 대해서는 하향 안정화에 무게를 뒀다. 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5월 외국인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차익 실현 등으로 원화가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 확대, 국내 투자자의 국내 주식 투자 증가, 경상수지 흑자 지속 가능성 등이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향후 3개월간 1480원 안팎을 나타낸 뒤, 6∼12개월 사이에는 1450원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경엽 씨지엘경제연구원 원장은 '환율 변동에 따른 산업별 파급효과 및 기업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고환율을 △달러 강세 △한미 금리차 △글로벌 자금이동 등이 중첩돼 중장기 대응이 필요한 구조적 문제로 진단했다. 조 원장은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관계가 완화한 것은 우리 경제에 긍정적 신호"라면서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기업들은 환 헤지 강화, 에너지 조달선 다변화 및 공급망 리스크 관리 등 대응 체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기업들이 산업별 환율 노출 구조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수출 주도형 대기업은 가격경쟁력 개선 효과를 활용해 글로벌 경쟁사와의 '초격차 확대'에 주력하고, 수입 중간재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비용 충격 완화와 공급망 안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단기 처방보다 중장기적 구조 개선과 대외 협력 강화라는 '투 트랙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 좌장을 맡은 강태수 한경협 특임연구위원은 “향후 10년간 지속될 대미 투자가 오히려 구조적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기업들의 투자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환율안정 노력에 동참하는 것이 양국의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하반기 환율 안정세를 점치면서도 “단기 쏠림에 따른 변동성 관리를 위해 주요국과의 통화 협력을 강화하고 외화 유입 촉진 및 유출 완화 조치, 통화 정책적 대응 등 시장 안정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시장 심리 안정을 위해 미국과의 달러-원 통화스와프를 지속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허준영 서강대학교 교수는 “고환율을 '뉴 노멀'로 받아들이기엔 국내 산업과 취약 계층의 피해가 너무 크다"며 “다만 현재의 고환율은 대외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 우리 외환 당국의 독자적인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 단기 처방에 급급하기보다 중장기적인 경제 구조 개선에 나설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재한 산업연구원 센터장은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 전환하고, 경쟁력이 약한 분야에는 전환 지원과 구조조정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특정 환율 수준 방어보다 재정 신뢰와 통화 안정을 유지하고, 성장잠재력과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효성, 참전유공자 주거환경 개선 후원금 1억원 기부

효성이 22일 서울 용산 로카우스 호텔에서 육군본부에 '나라사랑 보금자리' 사업 후원금 1억원을 전달했다. '나라사랑 보금자리'는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6·25전쟁 및 월남전 참전유공자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민·관·군 협력 사업이다. 저소득 참전유공자의 임대주택 임대료를 지원하는 게 골자다. 올해는 국내 참전유공자 4가구를 대상으로 주택 신축 및 보수를 돕는다. 해외에서는 에티오피아에 거주하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2가구를 대상으로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진행한다. 영구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저소득 참전유공자 100가구에도 월 임대료를 지원할 예정이다. 효성은 2012년부터 해당 사업을 후원해오고 있다. 누적 수혜자는 주거환경 개선 376가구와 임대료 지원 927가구 등 총 1303가구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AI 붐에도…4대 그룹 작년 1만2300명 고용 감소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열풍이 불고 있지만 국내 4대그룹의 고용 인원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반도체·로봇 등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이익을 폭발적으로 늘리고 있는 상황과 대조되는 양상이다. 한국CXO연구소는 22일 '102개 그룹 대상 2024년~2025년 고용 변동 분석' 결과 보고서를 발표하고, 국내 대기업의 임직원 수가 2025년 말 기준 192만 47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직전 2024년(191만 2302명)과 비교해 아주 미세한 0.4%(8170명) 늘어나는 데 그친 수치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지정한 자산 5조원 이상 102개 대기업 집단이다. 102개 대기업 집단의 국내 계열사는 총 3538개다. 2024년과 비교해 작년에는 직원 수 1만명이 넘는 아워홈이 한화그룹 계열로 편입돼 전체 규모가 커졌다. 이를 제외하면 국내 대기업 전체 고용은 사실상 감소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은 이 시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음에도 고용은 오히려 1만2300명 줄었다. 기업 성장과 일자리 확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LG그룹의 경우 최근 1년 새 고용 일자리가 5370개 없어져 감소 폭이 가장 컸다. 2024년 14만9459명이던 임직원 수가 작년 말 14만4089명으로 빠졌다. LG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이노텍 등 주요 계열사의 고용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은 인원을 채용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12만2748명)였다. 다만 2024년과 비교해 직원 수가 660명 정도 줄어들었다. 이밖에 △쿠팡풀필먼트서비스(8만3676명) △현대자동차(7만3397명) △기아(3만6690명) △LG전자(3만4405명) 등이 대기업집단 계열사 '고용 TOP5'에 포함됐다. 그룹 단위로 보면 2024년과 비교해 지난해 말 임직원 규모가 가장 늘어난 곳은 한화그룹이었다. 5만7387명에서 7만1711명으로 직원이 많아졌다. 쿠팡그룹의 고용 인원도 같은 시기 8250명 증가하며 10만8131명을 기록했다. 전체 고용은 삼성그룹 28만3830명, 현대차그룹 20만1540명, LG그룹 14만4089명, 쿠팡 10만8131명, SK 10만4602명 순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102개 그룹의 전체 고용 규모는 같은 해 12월 국내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1555만5839명의 12.2% 수준에 그쳤다. 국내 고용의 상당 부분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중견기업과 소상공인이 떠받치고 있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AI 확산으로 기업의 수익 증가와 고용 확대 간 연결고리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과거 제조업 중심 성장기처럼 대기업이 대규모 채용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방식은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반면에 “AI 시대가 본격화할수록 스타트업과 혁신형 중소기업이 새로운 고용 창출의 핵심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오 소장은 내다봤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SK그룹 “지난해 사회적가치 창출액 32조2000억원”

SK그룹은 지난해 전 계열사가 약 32조2000억원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했다고 19일 밝혔다. 사회적가치란 이해관계자들이 당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완화하는 데 기업이 기여한 가치를 의미한다. SK그룹은 정성적 요소로만 평가되던 사회적가치 창출 성과를 2018년부터 매년 화폐 단위로 측정해 발표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경제간접 기여성과 31조8000억원, 환경성과 -3조1000억원, 사회성과 3조40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자체 평가했다. 경제간접 기여액은 전년 대비 6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계열사의 주요 사업 실적 개선 등으로 고용·납세 금액이 늘어난 결과다. 환경성과는 제품 생산량 증가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사회 분야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안전 시스템을 대폭 확대하고, 협력사의 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맞춤형 상생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면서 성과를 냈다. SK그룹 관계자는 “8년간 진정성 있게 사회적가치 측정에 매진하며 방법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왔다"며 “축적된 노하우에 AI를 더해 측정의 문턱을 낮추고 사회 문제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해결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韓 신성장전략 ‘Made in Korea’서 ‘Innovated in Korea’로 전환해야”

한국경제연구원은 민주연구원, 한국사회과학회와 공동으로 18일 서울 여의도 FKI 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세계질서 패러다임 변화와 한국의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한국을 둘러싼 국제적 환경 변화의 동향과 본질을 짚고 외교안보, 경제 및 사회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의 과제를 제시하고자 마련됐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기업인들은 지금의 세계정세를 강대국 중심의 동맹 질서 재편, 중동 리스크 장기화 등으로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격랑으로 비유하고 있다"며 “반도체 의존도, 수도권-지역 불균형, 청년 취업난 등 'K자형-양극화'가 잠재적 위험으로 남아 있고 2% 아래로 하락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일이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이상호 한경연 경제본부장은 경제·사회 세션에서 '한국경제 성장률 반등을 위한 정책과제'를 주제로 발표를 맡았다. 이 본부장은 “10년 내 세계 국내총생산(GDP) 10위 재진입을 목표로 제시한다. 이를 위해 연평균 3.3% 성장이 필요하다"며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해서는 가성비 좋은 범용 제품을 대량 수출하던 'Made in Korea'에서 혁신 첨단제품의 'Innovated in Korea'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한 정책과제로 △혁신자극을 위한 '네거티브 규제' 원칙의 규정 명문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도입을 통한 산업구조의 전환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등을 통한 투자여력 확충 △노동시장 경쟁력 제고 및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들었다. 주동헌 한양대 교수와 손종칠 한국외대 교수는 '이재명 정부 경제‧산업 정책 평가' 발표에서 “재정 역할의 중요성과 지역·계층 간 공정과 상생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직접 설득한 노력은 정책 추진과정에서 불가피한 저항을 돌파하는 데 긴요한 역할을 했다"며 “남은 4년이 한국경제 도약의 기간이 되기 위해서는 주가, 환율 등 거시경제 지표의 변동성을 적절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재명 정부 사회·노동 정책' 발표를 통해 “정부의 사회정책 방향은 '모두의 복지'를 지향하고 있다"며 “소득보장, 보편적 서비스 보장 및 사회보장 인프라 확충을 주요 전략으로 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모두의 복지 취지는 좋으나 정책적으로 실효성이 있으려면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보편적 기본서비스 보장을 위해 복잡한 전달체계 개선을 요구했다. 윤성욱 충북대 교수와 공민석 제주대 교수는 외교·안보 세션에서 '미-이란 전쟁과 동맹체제의 변동성: NATO와 한미동맹'을 주제로 마이크를 잡았다. 이들은 한국이 '동맹의 현대화'라는 이름 아래 미국으로부터 역할 확대를 요구받고 있다고 봤다. 제성훈 한국외대 교수는 '중-러 비공식 동맹의 장기 지속성과 한국외교의 과제' 발표를 통해 “초당파적 외교안보 전략 협의체를 제도화하고 고유의 가치와 이익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외교 전략의 원칙을 도출해야 한다"며 “한국은 미·일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중·러와 고위·실무급 전략 대화 채널을 열어 우리의 핵심 이익을 정교하게 분리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SK그룹, 청년 AX 역량 강화 지원한다

SK그룹이 청년들의 '인공지능 전환'(AX) 역량 강화를 돕는다. SK그룹은 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K-뉴딜 아카데미'에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 AX, SK플래닛 등 4개 계열사 5개 사업이 참여한다고 18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청년 Hy-Po(하이포)' 프로그램을 통해 AI 반도체 직무 특화교육에 나선다. 연말까지 300명을 교육한다. SK텔레콤은 AI 에이전트에 기반한 보안 네트워크 실무 교육 'THE ALEPH(알레프)'를 500시간 과정으로 진행한다. 대전·대구·부산에서 173명을 모집한다. SK AX는 'SKALA(스칼라, SK AI Leader Academy)' 프로그램으로 청년층에게 AI 원천 지식과 전문역량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광주·울산에서 총 26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SK플래닛은 '부산 스마트항만·해양물류 데이터 실무 과정'과 'AI 활용 지역 특화 관광 콘텐츠·서비스 과정'을 마련했다. 각 25명씩 모두 50명을 모집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롯데그룹 ‘K-뉴딜 아카데미’ 참여…청년 인재 육성 돕는다

롯데그룹은 정부 주도 인재 양성 사업 'K-뉴딜 아카데미'에 참여해 유통과 호텔·서비스 분야의 청년 인재를 양성한다고 18일 밝혔다. 롯데는 이를 위해 구직 청년 대상 실무 중심 교육 프로그램인 '리프트(LIFT, Lifetime Inspiration For Tomorrow)'를 개설했다. 참가 신청은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받는다. 미취업 청년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서류 심사 및 면접을 거쳐 최종 대상자를 선발한다. 모집 규모는 총 270명이다. 교육은 서울과 부산에서 8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다. 교육 과정은 유통·리테일과 호텔·서비스 두 가지가 마련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실무 중심의 교육 및 취업 컨설팅 등을 제공해 청년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 미취업 청년 1000명 직무교육 지원한다

삼성은 청년 직무교육 프로그램 '청년희망배움터'를 신설하고 다음달 19일까지 교육생을 모집한다고 18일 밝혔다. 청년희망배움터는 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K-뉴딜 아카데미'에 동참하고자 삼성이 마련한 CSR 교육 프로그램이다. 만 34세 이하 비수도권 취업 준비 청년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삼성은 올해 비수도권 청년 1000명을 선발해 충청·호남·경북·경남 등 전국 4개 권역에서 직무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전자·IT제조 기술자 △공조냉동 기술자 △선박제조 기술자 △중장비 운전 기능사 △온라인 광고·홍보 실무자 △제과제빵 기능사 등 과정이 준비됐다. 하헌재 삼성전자 DS사회공헌단 상무는 “청년희망배움터는 기업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설계한 실무 교육"이라며 “청년들의 취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재벌승계지도] 한진그룹 ‘불안한 균형’…조원태 체제 안착할까

한진그룹은 지배구조 관련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회사다.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 대상이 된 뒤 총수일가 남매지간에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해 한동안 시끄러웠다. 특정인이 지배구조 정점인 한진칼을 확실하게 장악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일들이다. 현재도 그룹 경영권은 적대적 인수합병(M&A) 세력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다양한 세력의 도움을 얻으며 '불안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은 개인자금을 활용해 지주사인 한진칼 최대주주로 올라서기 힘든 상태다. 일단 통합 항공사 출범 같은 선결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며 내부적으로 '조원태 체제'를 확립하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이후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시나리오는 수많은 변수들을 하나씩 제거해나가는 과정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 조원태 회장 취임 7년…한진칼 지분율은 5.78% 한진그룹은 지난 2013년 지배구조를 개편하며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시켰다. 한진칼이 지주회사로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대한항공은 사업회사로 분리되는 방식이었다. 현재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는 한진칼이 있다. 한진칼을 거느리면 한진그룹 전체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다. 1분기 말 기준 한진칼의 최대주주는 조원태 회장(5.78%)이다. 조 에밀리리(조현민 (주)한진 사장, 5.73%)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0.57%다. 작년말과 비교해 0.01% 포인트 올라간 수치다. 정석물류학술재단이 보통주 1413주를 추가 매집한 영향이다. 특수관계인 지분에는 앞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던 조승연(개명 전 조현아)씨 몫 0.01%(4339주)도 포함됐다. 조원태 회장의 우군은 한국 정부와 미국 델타항공이다. 한진칼 지분을 한국산업은행이 10.58%, 델타항공이 14.90% 각각 들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들을 합산한 46.05%를 조원태 회장의 우호지분이라고 분류한다. 이밖에 호반그룹이 18.78%, 국민연금공단이 5.44%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조원태 회장은 한진칼 외에 대한항공(0.01%), 정석기업(3.83%), 토파스여행정보(0.14%), 한진정보통신(0.14%) 등 주식을 소유했다. 조현민 사장은 (주)한진(0.26%), 토파스여행정보(0.14%), 대한항공(1만343주, 0.00%) 등 지분을 지녔다. 한진칼 아래로는 주요 계열사들이 포진해 있다. 대한항공(26.13%), 칼호텔네트워크(100%), 정석기업(60.49%), 토파스여행정보(94.35%), (주)한진(29.64%) 같은 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주요 항공사들은 대한항공 밑에 있다. 아시아나항공(63.88%)을 비롯해 진에어(54.91%), 한진정보통신(99.35%), 아이에이티(100%), 왕산레저개발(100%), 한국공항(59.54%) 같은 사업회사들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41.89%), 에어서울(100%), 아시아나아이디티(76.22%) 등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통합한다고 선언한 상태다. 오는 12월17일에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자산·부채·고용 등 일체를 완전히 흡수해 하나의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한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하나로 묶이고 지상조업 자회사들 역시 효율화 작업을 거치게 된다. 큰 그림으로 봤을 때 한진칼→대한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분 구도가 한진그룹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다. 문제는 한진칼에 대한 총수 일가 지배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조원태 회장 지분율이 5.78%에 불과하고 혈연이나 자회사 등과 힘을 모은 특수관계인의 영향력도 약하다. 조원태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수행해온 한국산업은행과 델타항공의 경우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기는 힘들다. 산업은행은 한진그룹에서 '남매의 난'이 일어나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을 때 노골적으로 조원태 회장 편을 들어준 이력이 있다. 당시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도록 돕는다는 명분으로 분쟁에 개입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대한항공이 아닌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던 한진칼에 출자를 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조원태 회장을 살려주고, 조원태 회장은 위기에 처한 아시아나항공을 책임지는 모종의 '딜'이 있었다는 뒷말이 무성했다. 산업은행은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하고 안정 궤도에 접어들면 한진칼 지분을 매각한다고 밝힌 상태다. 이르면 내년부터 10%가 넘는 물량이 시장에 풀릴 수 있는 셈이다. 델타항공은 한진그룹의 사실상 '혈맹'에 가깝다. 두 회사는 조인트벤처를 맺고 한 회사에 가까운 형태로 협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게 된 경위도 조원태 회장을 돕기 위해서였다. 행동주의 펀드 KCGI가 경영권 공격을 감행했을 때 델타항공은 구원투수로 등판해 한진칼 지분을 적극적으로 사모았다. 정황상 갑작스럽게 지분을 처분하거나 조원태 회장을 배신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호반그룹은 조용히 칼을 갈고 있다. 지난 2022년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통째로 넘겨받았다. 이후에도 호반건설, 호반호텔앤리조트, 호반 등 계열사 자금력을 동원해 주식을 꾸준히 매수했다. 벌써 총수 일가와 지분율 차이가 2% 포인트 안팎밖에 나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한진칼 지분 매집 이유를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산업은행 보유 물량이 새 주인을 찾는 시기가 오면 호반그룹의 진짜 속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 관건은 '통합 대한항공' 안착…보수·배당 늘리며 장기전 준비할 듯 '예고된 경영권 분쟁' 앞에서 조원태 회장이 택한 카드는 '내실 다지기'다. 일단 아시아나항공을 확실하게 흡수하면서 시너지를 낼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9년부터 새 주인을 찾기 시작했다. 당시 소유자였던 금호산업이 2019년 7월 매각 공고를 냈다. 같은해 12월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지만 '코로나 19 팬데믹'이라는 변수는 극복하지 못했다. 2020년 9월 양측 계약은 깨졌다. 대한항공은 곧바로 움직였다. 2개월여만에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을 맺었다. KCGI 등 '삼자연합'과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새로운 자금을 수혈받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복안이었다.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주요 14국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최종 승인을 얻어내기까지는 3년 정도가 걸렸다. 2024년 12월에 이르러서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취득했다. 지난달 각사 이사회에서 최종 합병을 승인했다. 경영 측면에서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작업은 이제 막 시작되는 셈이다. 조원태 회장은 그간 '메가캐리어'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양사 결합을 주장해왔다. 노선이 다양화되고 각 허브 공항의 환승객 유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한국 국적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업계 의견도 일치한다. 항공업은 공급과 수요를 일치시키는 게 가장 중요한 산업이다. 중동 항공사들은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환승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강력한 저가 공세를 바탕으로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동북아 권에서는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 항공사들이 우리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다. 이런 상황에 인천공항을 '동북아 환승 허브'로 키우기 위해서는 몸집이 큰 국적사 출범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양사 합병 결정 이후 대한항공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했다. 한신평은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으로 사업경쟁력이 제고될 것"이라며 “대외변수 불확실성에도 외부환경 대응력, 합병 시너지 등을 기반으로 양호한 이익창출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축된 재무여력과 제고된 현금창출력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합 대한항공의 순항을 위한 첫 번째 변수는 지정학적 리스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하늘길이 제한되면서 연료비 부담이 늘고 수요에 타격을 입었다. 중동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긴 했지만 아직 유가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안심하기는 이른 단계다. 중국과 일본은 정치적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동남아시아 권에서는 경쟁 LCC들이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외부 요인에 대한 대응책을 찾고 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화학적으로' 완전히 결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노동조합 등을 중심으로 양사 합병에 대한 불안감이 조성돼 있는 상태다. 경영진이 임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상생에 대한 의지를 함께 공유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조원태 회장은 '메가캐리어'가 안착하고 난 뒤 그룹 지배력 강화를 고민할 전망이다. 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그간 주주 배당금을 많이 지급하지 않았다. 코로나19 등 어려움을 많이 겪었고 손바뀜도 잦았기 때문이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수천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영업이익은 2023년과 2024년 400억원대를 기록했고 작년에는 45억원 적자를 봤다. 배당성향도 10% 선을 잘 넘지 못하고 있다. 시가 배당률은 0.3~0.4% 수준에 불과하다. 그룹 캐시카우인 대한항공의 도움을 받기도 어렵다. 대한항공은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꾸준히 3%대 배당률을 나타내고 있지만 조원태 회장은 지분을 0.01%만 들고 있다. 결국 조원태 회장은 보수를 다른 경영인들 대비 많이 받으며 실탄을 모으고 있다. 그가 지난해 한진칼, 대한항공,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등에서 받은 보수는 145억원 규모다.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해 대한항공에서 57억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우기홍 대표이사 부회장(14억4700만원)이나 유종석 부사장(7억1500만원) 등 전문경영인들을 압도하는 숫자다. 일각에서는 그룹 규모와 실적을 고려할 때 조원태 회장 보수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주주총회 현장에서도 논란이 됐다. 올해 3월 열린 한진칼 제13기 정기주총에서 국민연금공단(5.44%)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들이 반대한 안건은 조원태 회장 연임과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이다. 대한항공, 한진칼 등 실적이 곤두박질쳤는데 조원태 회장 보수가 급등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문제 삼았다. 이 국면에서 다시 등장하는 게 '통합 항공사'의 성공이다. 조원태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결정을 내려 위기를 기회로 바꾼 이력이 있다. 마찬가지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성공적인 통합을 이끌고 실적을 크게 끌어올린다면 수당을 더 많이 받을 명분이 생긴다. 16일 종가 기준 한진칼의 시가총액은 약 8조5500억원이다. 지분율 1%를 늘리는 데 855억원가량이 필요한 셈이다. 통합 대한항공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면 대한항공의 배당 여력도 확대될 수 있다. 이는 결국 한진칼 가치 상승과 조원태 회장의 지배력 강화 기반으로 연결된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영향력 강화는 경영권 분쟁에 대한 리스크를 해소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현재 조원태 회장과 동생인 조현민 사장의 한진칼 지분율 차이는 0.05% 포인트에 불과하다. 조현민 사장이 '남매의 난' 당시에는 조원태 회장 손을 잡았지만 앞으로 상황 전개가 어떻게 될지는 외부에서 예측하기 힘들다. 조현민 사장은 (주)한진 경영 참여를 확대하고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향후 독자적인 경영 기반을 다지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한진그룹 지배구조에서 가장 큰 변수는 호반그룹의 행보다. 작년 말 기준 한진칼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호반건설 11.50%, 호반호텔앤리조트 6.81%, 호반 0.15% 등이다. 조원태 회장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0.56%인데 호반그룹이 18.46%를 가지고 있다. 한진그룹에서 또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다면 산업은행 물량 10.58%가 블록딜로 풀리는 시점이 분수령일 것으로 예상된다. 호반그룹이 자금력을 앞세워 이를 확보하고 소액주주들과 연대할 경우 조원태 회장은 긴장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주총에서도 조원태 회장 연임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소액주주들의 뇌리 속에는 아직 '땅콩 회항', '물컵 갑질' 등 총수 일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있다. 재계에서는 호반그룹이 항공·물류업 진출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과거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당시 후보군으로 거론됐고, 내부적으로도 건설업을 넘어 종합 그룹사로 도약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해졌다. 조원태 회장 입장에서는 경영권 승계는 마무리했지만, 이를 방어해야 한다는 또 다른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셈이다. 조원태 회장이 통합 대한항공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한진칼 지배력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에 따라 한진그룹의 미래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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