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高환율 주범이 된 ‘서학개미’를 위한 변명](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0826.29f388fe36f848d39e66940b2d796998_T1.jpg)
최근 당국에서 고환율의 배경으로 개인 해외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를 지목하는 흐름이 있다. 실제로 개인들의 해외주식 매수가 급증한 것은 사실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0~11월 두 달간 개인은 약 123억달러(18조699억원)를 순매수했다.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 보관 금액도 작년 말 1587억1500만달러(233조1999억원)에서 최근 2221억9200만달러(326조4667억원)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 숫자만을 근거로 개인투자자를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 몰아가는 것은 비약이다. 환율은 다양한 주체의 움직임과 글로벌 환경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실제 데이터는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일반정부'의 해외주식 투자는 245억달러(35조9978억원)로, 개인 투자자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는 사실상 국민연금의 매수 규모를 뜻한다. 같은 기간 비금융기업의 해외투자도 지난해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단순 금액만 놓고 보면 환율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서학개미보다 국민연금과 기업 쪽이 훨씬 크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정책당국이 개인만을 향해 '과열', '유행', '쿨해서 한다'는 식의 언급을 내놓는 것은 책임을 잘못된 방향으로 몰아가는 처사다. 최근 정부가 국민연금의 환헤지 전략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구조적 요인 때문이다. 해외투자를 위해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국민연금의 규모는 국내 최대 수준이며, 이는 환율 상승 압력으로 연결된다. 환헤지는 이러한 압력을 조절할 수 있는 도구다. 헤지 비율을 늘리면 선물환 매도나 달러 매도를 통해 시장에 달러가 공급돼 환율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다만 환헤지 확대가 항상 '국민연금의 이익'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연금은 2015년 이후 장기적으로 '100% 환노출(언헤지)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 아래 전략적 환헤지를 0%로 유지해 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장기적으로는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고, 실제로 2015년 환율이 1100원대였던 시점과 비교하면 환차익만으로도 20% 이상의 추가 수익을 얻었다. 장기 투자자인 국민연금 입장에서 환헤지는 비용이 발생하는 데 비해 기대수익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지금의 고환율이 일시적 과열인지, 새로운 기준선(뉴 노멀)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고환율이 일시적이라면 높은 환율에서 달러를 매입할 경우 향후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현 수준이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면 과도한 헤지는 오히려 연금 수익률을 깎을 수 있다. 이 균형을 잡는 것이 최근 외환당국이 내놓은 '뉴 프레임워크' 논의의 핵심이다. 결국 고환율의 책임을 특정 집단에 돌리는 방식으로는 현실을 설명하기 어렵다. 국민연금의 구조적 달러 수요, 기업의 해외투자 확대, 글로벌 통화 환경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환율 안정은 개인 투자자나 특정 기관의 책임을 따지는 일이 아니라, 데이터에 기반한 구조적 이해와 일관된 정책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뤄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특정 주체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게 아니라 균형 잡힌 진단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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