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기자 전남 4개 시·군 단체장 선거가 막판으로 치닫고 있지만 일부 격전지에서는 정책과 공약보다 후보들의 사법 리스크가 선거판을 뒤덮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당선 직후 수사와 재판이 이어지고, 최악의 경우 재보궐선거까지 치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6·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2일 현재 순천시장과 광양시장, 강진군수, 진도군수 선거는 유력 후보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고발 사건이 잇따르며 유권자들의 표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에서는 “선거가 끝나기도 전에 당선무효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누가 당선되느냐보다 누가 임기를 끝까지 수행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실제 순천시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손훈모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불법 정치자금 의혹과 갈등으로 고발전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광양시장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박성현 후보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적발한 불법 전화홍보방 운영 및 금품 제공 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강진군수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강진원 후보 역시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의 불법 권리당원 모집 의혹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고발이 이뤄진 상태다. 여기에 최근 부녀자 성추행 혐의 고발 사건까지 제기되면서 선거 막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진도군수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김희수 후보는 미국 신학대학 학위와 관련해 허위사실 공표 논란이 제기되며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이들 후보들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향후 선거 결과 못지않게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 관련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270조는 선거범 재판의 경우 1심은 6개월 이내, 2심과 3심은 각각 3개월 이내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재판이 법정 처리기간을 넘기는 사례도 있지만 선거범죄 사건은 일반 형사사건보다 우선 심리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금품 제공이나 조직적 불법 선거운동, 허위사실 공표 등은 대법원 판례에서도 비교적 엄격하게 판단하는 사안으로 꼽힌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단체장은 당선무효가 된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에서는 선거 이후에도 상당 기간 행정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선자가 수사와 재판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시정·군정 추진력이 약화될 수 있고, 직위 상실이 현실화될 경우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되면서 주요 현안 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재보궐선거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지방자치단체장이 당선무효로 직위를 상실할 경우 해당 지역은 다시 선거를 치러야 한다. 선거 관리 비용과 행정력 소모는 물론 선거 과정에서 반복되는 지역 갈등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현장 민심도 복잡하다. 순천의 한 상인은 “선거 때마다 정책보다 고발과 재판 이야기가 더 많이 들리는 것 같다"며 “시민들은 지역 발전을 이끌 사람을 뽑고 싶은데 당선 이후 법원부터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광양의 한 직장인은 “지역 경제와 기업 유치 문제도 많은데 후보들이 수사와 재판에 휘말리면 결국 피해는 시민들이 보는 것 아니겠느냐"고 우려했다. 강진에서는 “의혹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군정 공백 가능성을 걱정하는 주민들도 많다"는 반응이 나왔다. 진도의 한 주민은 “정치인 개인 문제 때문에 또다시 재선거를 치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예년처럼 정당 구도나 인물 경쟁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선거가 됐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후보 개인의 사법 리스크가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오르면서 유권자들의 고민도 그만큼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선거 투표일까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남 일부 격전지에서는 후보들의 공약과 비전뿐 아니라 향후 수사와 재판 결과까지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이례적인 선거전이 이어지고 있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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