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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방사청 ‘보안 감점 1년 연장’에 강력 반발…‘법적 조치’ 예고

HD현대중공업이 방위사업청(방사청)의 보안감점 적용 기간 연장 결정에 대해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사업자 선정이 임박한 시점에 방사청이 기존 입장을 번복한 배경에 강한 의구심을 표하며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했다. ​30일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이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자사의 보안 사고 관련 보안감점 적용 기간을 기존 2025년 11월에서 2026년 12월까지로 1년 이상 연장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방사청은 그동안 관련 규정을 근거로 '동일 사건에 여러 명이 연루된 경우 최초 형 확정일로부터 3년간 감점을 적용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공표하고 회사 측에도 통보해왔다. HD현대중공업 직원의 보안사고는 '하나의 사건 번호'로 기소됐으며, 최초 유죄 확정 판결은 2022년 11월 19일에 내려졌다. ​하지만 방사청은 감점 종료를 약 한 달 반 앞둔 시점에서 명확한 법적 근거 설명 없이 돌연 이 사건을 동일 사건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감점 기간을 마지막 직원의 형 확정일(2023년 12월) 기준으로 재산정해 1년 넘게 연장했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에게 의견 제출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주요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결정을 손바닥 뒤집듯 바꾼 것"이라며 "특히 '차세대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사업자 선정이 임박한 시점에 이러한 결정이 내려진 배경에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드는 것"이라며 "방사청에 재검토를 강력히 요청하는 한편,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획] 대한항공-LIG넥스원 컨소시엄, 2.7조원 국방사업 연전연승 비결은?

최근 대한항공-LIG넥스원 컨소시엄이 총 2조 7388억원 규모에 이르는 정부의 전자전기(EWA:Electronic Warfare Aircraft)사업에서 항공기 개발(1조7775억원)과 UH-60 블랙호크 헬리콥터 성능개량 사업(9613억원) 등 2건의 핵심 국방사업을 잇따라 수주했다. 업계에서는 경쟁사를 압도하는 LIG넥스원의 성숙하고 검증된 전자전(EW) 기술력과 특정 플랫폼에 대한 대한항공의 깊이 있는 정비(MRO) 및 개조 전문성, 경쟁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전략적 판단 착오와 결정적 시기에 발생한 리더십 공백 등 복합적 요인이 상호작용한 결과로 풀이한다. 또한, 전통적인 항공기체계 종합기업 중심의 방산 구도에서 벗어나 핵심기술을 보유한 전문기업이 대형 플랫폼사업을 주도할 수 있음을 입증한 분기점이라는 평가도 나와 한국 방산 생태계 내 근본적인 '힘의 이동(Power Shifts)'이 이뤄졌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2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LIG넥스원 컨소시엄은 최근 방위사업청의 EWA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수주는 본질적으로 두 컨소시엄 간의 핵심 임무장비 기술 격차에서 비롯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방위사업청(DAPA)의 평가가 항공기 플랫폼 자체보다 탑재되는 전자전 시스템의 성능과 신뢰성에 더 큰 비중을 뒀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갖춘 LIG넥스원의 승리는 예견된 결과였다는 것이다. 한국형 EWA 도입의 시급성은 북한의 고밀도 방공망 위협에 직접적으로 기인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조차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하는 북한의 방공망은 평양 일대에 4중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최대 사거리 300㎞급 SA-5를 비롯해 SA-2·SA-3 등 다양한 지대공 미사일이 거미줄처럼 구축돼 있다. 현대 공중전에서 이러한 위협을 뚫고 아군 전투기의 생존성을 보장하며 성공적인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EWA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EWA는 전투기 편대보다 먼저 적진에 침투해 강력한 전파 방해(Jamming)를 통해 적의 레이더와 통신 체계를 무력화시키는 '창의 끝'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국방전략자산이다. 과거 한국 공군은 F-35 스텔스 전투기 도입 과정에서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도입 기회를 놓친 이후 독자적인 전자전 능력 확보를 숙원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미군 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의 안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주권적 역량 확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방산업계는 이번 방위사업청 EWA사업의 승패를 가른 요인으로 LIG넥스원이 수십 년간 축적해 온 전자전 분야의 독보적인 기술 포트폴리오를 꼽고 있다. 경쟁사인 한화시스템이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깊이와 폭을 가지고 있었다는 평가다. LIG넥스원은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 보라의 핵심 장비인 '내장형 통합 전자전 체계(EW Suite)' 개발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이는 최첨단 전투기 플랫폼에 적용되는 고도로 복잡한 시스템 개발 능력을 입증한 가장 결정적인 이력이다. 이밖에 △항공기용 전자전 장비(ALQ-200) △해군 함정용 전자전 장비 '소나타(SONATA)' △지상 전술 전자전 장비 등 육·해·공 전반에 걸친 다양한 전자전 시스템을 개발하고 실전 배치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거론된다. 특히, 소나타는 2011년 우리 해군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한국선박 선원 21명 전원을 구출한 군사작전 '아덴만 여명작전'에서 해적의 레이더를 무력화하며 그 성능을 실전에서 입증했다. 또한,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함께 47년 간 전자전 핵심기술을 연구·개발(R&D)해 온 역사는 LIG넥스원에게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제도적 지식과 기술적 깊이를 제공했다. 방위사업청이 이번 사업 평가에서 기체 개조 능력보다 탑재될 전자전 장비의 기술적 성숙도와 성능에 더 높은 가중치를 둔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LIG넥스원의 기술력이 승패를 결정지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LIG넥스원과 대한항공의 파트너십은 상대의 강점을 극대화한 전략적 결합이었다. LIG넥스원이 사업의 핵심인 '두뇌'를 제공했다면, 대한항공은 항공기라는 '신체'에 두뇌를 이식하는 정밀한 '외과 수술'을 담당할 최적의 파트너였다. 대한항공은 과거 P-3C 해상 초계기 성능개량 사업과 '백두' 정찰기 개발 사업 등을 통해 민항기를 특수임무 항공기로 개조해 본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조합은 방위사업청에 핵심임무 시스템의 기술적 우위뿐만 아니라 플랫폼 통합·감항 인증 과정에서의 리스크를 최소화한 안정적인 제안으로 평가받았다. 더욱이 이번 수주 결과는 한국 방산업계의 전통적인 위계 질서를 뒤흔드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다는 점에 주목받고 있다. 과거 KAI와 같은 체계종합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던 하위 협력사(Subcontractor)의 위치에 있던 LIG넥스원이 이번 사업에서는 항공 플랫폼사업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주계약자(Prime Contractor) 수준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는 LIG넥스원이 현대 무기체계의 가치가 기체의 기동 성능과 같은 하드웨어에서 △센서 △소프트웨어 △네트워크와 같은 전자 시스템으로 현대전이 '네트워크 중심전(NCW)'으로 이동하는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낸 결과로도 볼 수 있다. 즉, 플랫폼의 '두뇌'와 '신경망'이 '근육'보다 중요해진 것이다. 방사청의 평가 기준이 이러한 흐름을 반영함에 따라 LIG넥스원의 전략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이는 향후 한국 방산시장에서 핵심기술을 보유한 전문기업이 대형 플랫폼 사업을 직접 주도할 수 있는 '킹 메이커'이자 스스로 왕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선례를 남겼다. 이는 한국 방산 생태계 전반의 '힘의 균형(Power Balance)'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변화이며, 전통적인 체계종합기업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제기한다. UH-60 블랙호크 헬리콥터 성능개량 사업에서 대한항공의 승리는 신규 플랫폼 설계 능력보다 기존 플랫폼에 대한 깊이 있는 유지·보수·운영(MRO) 경험이 더욱 결정적인 경쟁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이는 방산 시장, 특히 수명 연장과 성능 개량 분야에서 MRO 역량의 전략적 가치가 재평가되는 계기가 됐다. 9613억원에 이르는 이 사업은 육군 특수전사령부·공군 탐색구조부대가 운용하는 핵심 자산인 블랙호크 헬리콥터 36대의 성능을 대대적으로 개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업의 핵심은 기존의 아날로그식 조종 시스템을 완전한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최신 디지털 조종석·통합 항전 장비·생존 장비 등을 탑재해 야간 및 악천후 침투 능력을 강화하고, 조종사의 임무 부담을 줄여 특수 작전·전투 탐색 구조(CSAR) 임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포함된다. 이는 미군의 최신 개량형인 UH-60V와 동등한 수준의 작전 능력을 확보해 한미 연합작전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데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대한항공이 이번 사업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제치고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수십 년간 축적해온 독보적인 플랫폼 특화 경험이 자리잡고 있다. 대한항공은 1991년부터 1999년까지 130여 대의 UH-60 헬리콥터를 생산해 우리 공군에 납품했다. 이는 단순히 정비하는 것을 넘어 헬리콥터의 조립부터 최종 검사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며 기체 구조와 시스템에 대한 '설계도 수준'의 이해를 갖추게 했음을 의미한다. 이후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한항공은 블랙호크 헬리콥터에 대한 창정비(Depot Maintenance)와 지속적인 부분 성능 개량을 거의 독점적으로 수행해 왔다. 이러한 장기간의 실질적인 운용·유지 경험은 기체의 노후화 특성과 부품별 수명 주기,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 등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하게 했고, 이는 가장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성능 개량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핵심자산이 됐다. 블랙호크에 대한 전문성은 F-4, F-15, C-130 등 다양한 군용 항공기의 정비 및 성능 개량 사업을 수행하며 다져진 대한항공의 세계적 수준의 MRO 인프라의 일부다. 1972년부터 시작된 항공기 엔진 정비 사업은 그 깊이를 더한다. 블랙호크 헬리콥터 성능개량 사업을 놓고 벌인 이번 경쟁은 '기존 플랫폼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개량하는 능력'과 '새로운 플랫폼을 창조하는 능력' 간의 대결로 요약될 수 있다. KAI는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을 독자 개발하며 쌓은 뛰어난 설계·제작 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는 분명 훌륭한 역량이지만 노후화된 기존 기체를 분해하고 구조를 보강하며 완전히 새로운 디지털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통합하는 성능개량 사업의 특수성 앞에서는 대한항공의 '유지·보수' 경험에 밀린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일각에서 KAI가 원제작사와 협력을 내세워 기술적으로 앞선다고 자신했기에 결과를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대한항공의 승리는 MRO사업을 방산 수주경쟁의 핵심 전략무기로 격상시켰다. 전 세계적으로 군용 플랫폼의 수명 주기가 길어지고 신규 도입 예산 확보가 어려워짐에 따라 기존 자산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개량사업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에서 가장 신뢰성 높은 제안을 할 수 있는 기업은 플랫폼의 이력과 상태를 가장 잘 알고 깊이 있는 MRO 경험을 가진 기업이다. 대한항공의 수주 성공은 MRO 역량이 단순한 사후지원 활동을 넘어 수조 원대 사업을 수주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임을 증명했다. 나아가 이번 수주는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가 안정적인 MRO·부품 공급업체에서 벗어나 복잡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대형 국방사업을 주도하는 핵심 플레이어로 도약했음을 의미해 위상이 재정립된 전환점이 됐다. 최근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수주 잔고 증가, 해외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등을 보여주고 있고, 이는 방산업계 최상위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려는 확고한 의지로 해석된다. 또한, 변동성이 큰 여객운송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방산 부문을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려는 한진그룹의 장기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번 승리는 계약 금액 이상의 '장기적인 이익'을 보장한다. 수십 년 간 지속될 고부가가치 MRO 및 후속 성능 개량 사업을 확보했으며, 독자적인 전자전기라는 전략 자산은 'K-방산'의 핵심 수출 품목으로 부상할 잠재력을 지닌다. 또 대한항공의 방산 부문 성장 전략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검증됐음을 뜻한다. 반대로 KAI의 연이은 패배는 단순히 경쟁자의 우수성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 결정적인 순간에 발목을 잡은 내부적 취약성, 특히 심각한 '리더십 공백'이 사업 수주 실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안팎의 분석이다. KAI는 전임 강구영 사장이 임기를 남기고 사임한 뒤 3개월 이상 CEO 공석인 상태로 이번 대형사업 입찰을 치렀다. 이러한 리더십 위기는 KAI의 구조적 문제와 깊이 연관돼 있다.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을 통해 정부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지배구조는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CEO가 교체되는 이른바 '사장 잔혹사'를 반복하게 만들었다. KAI의 리더십 부재는 이번 입찰 과정에서 실질적인 불이익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최종 의사결정권자의 부재는 사업 전략의 구심점을 잃게 하고, 컨소시엄 파트너와 협상력을 약화시켜 발주자인 정부와 군에 불안정한 인상을 줬을 가능성이 컸다는 설명이다. KAI 노동조합조차 “사장 부재로 인해 협상력이 떨어졌다"고 주장하며 리더십 공백이 수주 실패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다가오는 국내 최대 방산전시회 'ADEX 2025'에 주요 방산기업 중 유일하게 CEO 대행체제로 참가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KAI의 위상 하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자전기(EWA)사업에서 KAI는 국내 유일의 항공기 체계종합 개발사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이는 파트너인 한화시스템이 LIG넥스원에 비해 항공 전자전 공격 시스템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상쇄하지 못했다. 사업의 핵심기술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파트너를 선정하는 데 실패한 전략적 판단 착오가 패배의 또 다른 원인이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공군 조종사 출신이었던 강 전 KAI 사장이 윤석열 캠프에도 몸 담았었고, 파트너인 한화시스템의 모기업인 한화그룹이 직전 정부의 수혜를 받아 크게 성장했다는 이미지까지 겹쳐 탈락에 이른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왔다. 2건의 대형사업 실패는 KAI에 재정적 부담을 안기는 동시에 '대한민국 항공우주 대표 기업'이라는 정체성마저 흔들고 있다. 현재 KAI 내외부에서는 위기 극복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전문성과 비전을 갖춘 CEO의 조속한 선임을 꼽고 있다. KAI는 안정된 리더십을 바탕으로 미래 항공기체(AAV)·우주·무인기 등 장기성장 전략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KAI의 사례는 기업의 지배구조가 어떻게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예시다. 정치적 외풍에 취약한 지배구조는 예측 가능한 경영 공백을 낳고, 이는 경쟁자들에게 KAI의 취약성을 공략할 기회를 허용하는 모양새가 됐다. 2조7000억원이 넘는 수주 실패는 이러한 '거버넌스 리스크'가 초래한 값비싼 대가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패배는 KAI에게 기존의 독점적 지위에 안주하지 않고, 기술 중심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경영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KAI는 리더십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미래 무인 및 유·무인 복합 체계(MUM-T)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임무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거나 이를 보유한 파트너와 강력한 연대를 구축하는 전략적 선택이 시급한 상황이다. 수주 성패와는 별개로 이번 2건의 사업 결과는 단순한 기업 간 승패를 넘어 한국 방위 산업이 더욱 성숙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이는 향후에 더욱 치열해질 국내 경쟁과 변화하는 기업들의 정체성 속에서 새로운 방산 시대의 서막을 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민관 협력 결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K-방산 핵심’ 한국형 수직 발사 체계-II 개발 완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ADD)·국방기술품질원(DTaQ) 등과 함께 '한국형 수직 발사 체계(KVLS)-II' 개발을 5년 만에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는 정부와 기업이 '원팀'이 되어 다양한 유도무기를 단일 플랫폼에서 운용할 수 있는 K-방산의 핵심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민관 협력 연구·개발(R&D)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경남 창원시 창원2사업장에서 전날 KVLS-II 체계 개발 종결식을 개최했다고 26일 밝혔다. 행사에는 방극철 방위사업청 기반전력사업본부장을 비롯, 해군본부·국과연·기품원·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개발 성공을 축하했다. 이번 KVLS-II 개발은 민간기업이 개발을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민관 협력' 모델의 첫 성공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방사청은 2020년 개발 사업의 주관을 정부에서 민간으로 전환하며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정립했다. 이후 방사청은 사업 과정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분석하고 관리했으며 국과연은 기술 지원과 함께 민간이 확보하기 어려운 시험 시설을 제공했다. 기품원은 개발 전담 인력을 배치해 발생 가능한 품질 문제에 신속히 대응했다. 이러한 유기적인 협력 체계 덕분에 사업은 개발 기간 연장이나 추가 비용 발생 없이 당초 계획대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KVLS-II는 기존 수직 발사 체계보다 성능이 대폭 향상됐다. 갈수록 대형화되는 신형 유도 무기를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발사 시 발생하는 강력한 화염에도 견딜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가장 큰 강점은 '하나의 발사관에서 어떤 미사일도 발사(Any Cell, Any Missile)' 개념이 적용된 점이다. 유도 무기 연동 표준화 설계를 통해 하나의 발사관(셀)에서 함대지·함대함·함대공 미사일 등 다양한 무장을 작전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탑재·운용할 수 있다. 또한 특정 셀에 문제가 발생해도 다른 셀은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이중화 설계'를 적용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전투 지속성을 보장한다. 개발이 완료된 KVLS-II는 올해 말 전력화를 앞둔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KDX-III 배치-II)'에 우선 탑재된다. 이후 건조될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등 해군의 최신예 함정에도 순차적으로 장착될 예정이다. 김동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S사업부장은 “정부 기관의 전폭적인 지원과 유기적인 협력이 있었기에 첫 업체 주관 개발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R&D 역량을 더욱 강화해 대한민국 자주 국방에 기여하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AI 노조 상경 집회…“사장 부재 탓 사업 전반 제자리 걸음 넘어 흔들려 경영 위기”

“경영 정체 책임져라! 사업 차질 각성하라! 내부 혼란 끝장내자! 신뢰 하락 방치 말라!" 24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노동조합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소재 한국수출입은행(KEXIM) 본점 앞에서 사장 인선 촉구를 위한 상경 결의 대회를 열었다. 김승구 KAI 노조 위원장은 “지난 7월 1일 강구영 전임 사장이 퇴임한지 100일이 다 돼가지만 사장 인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고, 이는 단순 인사 지연을 넘어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미래를 뒤흔드는 중차대한 문제"라고 운을 뗐다. 김 위원장은 “KF-21 개발비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초도 양산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폴란드 사업이 흔들리고 전자전기 사업과 미 해군 사업 수주 건 역시 표류하며 회사 전체가 위기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실제 KAI는 최근 대한항공-LIG넥스원 컨소시엄과의 대결에서 9613억원 규모의 블랙 호크 성능 개량 사업과 1조7775억원 수준의 한국형 전자전기 사업 등 총 2조7388억원 어치를 놓쳤다. 노조는 사장 공백에 따른 결과물이라며 회사가 무너지는 모습을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완제기 수출 등 KAI의 사업 전반에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나 지급 보증이 필수적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남병서 KAI 노조 조직쟁의실장은 “사장 자리가 비어있는 탓에 주요 사업 추진과 대외 신뢰 확보가 지연되며 국가 전략 사업과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아덱스(ADEX) 2025가 불과 1개월 앞으로 다가왔는데 사장 공백 상태로 전시회를 맞이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우리는 대한민국 항공우주 산업계와 도약할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며 “이는 곧 국제적 신뢰를 잃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노조 역시 회사가 문제 없이 수주할 경우 책임있는 자세로 항공기 생산 작업에 임할 것"이라며 “세계 만방에 회사 상태가 이렇다는 것을 적극 알릴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2027년까지 글로벌 방산 4대 강국으로의 진입을 천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노조 측은 이 대통령이 이와 같은 약속을 지킬 의지가 있다면 즉시 업무를 수행하고 사업 수주에 앞장서며, 현장을 존중하고 산업 생태계를 꿰뚫어 보는 전문가를 새 사장 자리에 앉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KAI 노조는 새 사장이 선임될 경우 △실패한 사업부제 철폐 후 본부제로의 전환 △퇴직 임원 복귀 시도 전면 차단 △정치 줄 세우기·기밀 유출 세력에 대한 철저한 응징 등에 화답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편 KAI 노조는 최대 주주인 수은이 결단을 내리지 못할 경우 이번 집회를 시작으로 투쟁을 전면 확대하고 대 정부 압박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기벤처위원회·국방위원회·세종 정부 청사까지 직접 찾아가 시위를 전개할 것이고, 필요하다면 전면 투쟁에도 나서겠다"고 투지를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보잉코리아 “한국 세계4대 방산수출에 참여하겠다”

“한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수준의 제조 역량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자 한다. 한국의 혁신 정신에 입각해 한국 산업계와 함께 계속해서 성장을 이끌어 나가겠다." 24일 윌 셰이퍼 보잉 코리아 사장은 서울 중구 을지로 소재 롯데호텔에서 열린 '보잉-대한민국 파트너십 75주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어 “혁신적 성장과 첨단 제조업, 세계적 수준의 기술 인력을 갖춘 한국은 미래 항공우주 산업을 위한 당사의 주요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보잉 측은 지난 75년간 한국과 맺어온 협력의 역사를 조명하고, 한국 산업·기술 역량과 결합해 미래 항공우주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보잉과 한국의 인연은 1950년에 시작됐다. 대한항공의 전신인 대한국민항공이 보잉이 제작한 DC-3 항공기를 도입한 것이 그 시작이었고, 같은 해 한국 공군이 F-51D 머스탱 전투기로 첫 임무를 수행하며 방위 분야의 협력도 막을 올렸다. 이후 양측의 파트너십은 상용기와 방산 부문을 아우르며 꾸준히 발전했다. 현재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및 여러 저비용 항공사(LCC)를 포함, 총 270여대의 보잉 상용기가 한국에서 운용되고 있고, 시장 점유율은 60%를 상회한다. 특히 대한항공은 올해 777-9, 787 등 차세대 보잉 항공기 103대 구매 의사를 밝혔다. 이는 대한항공 역사상 최대 주문이자 보잉이 아시아 항공사로부터 수주한 최대 규모의 광동체 주문이 될 전망이다. 방산 부문에서도 △F-15K △아파치(AH-64) 헬기 △치누크(CH-47) 헬기 등 150여 대의 보잉 플랫폼이 대한민국 국군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하고 있다. 과거 단순 구매에서 나아가 F-15K 프로그램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한화그룹·LIG넥스원 등이 부품 공동 개발에 참여했고, 아파치 헬기는 KAI가 동체를 직접 제작하는 등 공동 생산·기술 협력 관계로 발전했다. 셰이퍼 사장은 한국이 단순한 고객을 넘어 핵심적인 공급망 파트너임을 분명히 했다. 보잉은 2024년 기준 약 3억2500만달러(약 4500억원) 규모의 부품을 한국 협력사로부터 구매했다. 이는 보잉의 전 세계 공급망에서 5~6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셰이퍼 사장은 “737과 787 생산량이 늘고 있고, 2026년부터는 777-9의 생산도 본격화될 것"이라며 “향후 한국 공급사로부터의 구매액이 단기적으로 50%가량 증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보잉 측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인도량은 8월까지 누적 385대로 전년 동기 258대 대비 49.2% 증가하며 가파른 생산량 증대를 뒷받침했다. 보잉은 한국의 R&D 역량에도 주목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셈타워에 입주한 보잉코리아기술연구센터(BKETC)에는 현재 100명 이상의 엔지니어가 근무하며 차세대 기술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셰이퍼 사장은 “내년까지 BKETC 인력을 약 20% 증원할 계획"이라며 “소프트웨어·인공 지능(AI)·시스템 엔지니어링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의 우수한 인재들과 함께 항공우주 혁신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출입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내용. -2024년 3억2500만달러 투자의 의미와 향후 계획은. “투자 개념보다는 한국 내 공급사로부터의 '구매액'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 737·787, 내년부터 생산이 늘어날 777-9 등 상용기 프로그램의 생산량 증대에 따라 이 구매액은 향후 50%까지도 증가할 수 있다." -대한항공의 대규모 주문이 영향을 미쳤는가. “직접적인 투자 증대 결정으로 이어졌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와 오랜 기간 중요한 파트너십을 유지해왔고, 이러한 긴밀한 관계가 향후 추가적인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쟁사인 에어버스가 LIG넥스원과 협력하는 등 한국 방산업계와의 경쟁이 치열하다. 보잉의 계획은. “앞으로는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을 목표로 하는 한국의 성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여하고 싶다. 단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공동 개발을 통해 한국과 함께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한다. 요컨대 아파치 헬기에서 드론을 발사하는 '런치 이펙트' 같은 기술을 한국과 공동 개발한다면 현재 폴란드·호주·인도 등에서 수요가 높은 아파치 시장에 한국 기업과 함께 진출할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민항기 시장에서 에어버스와의 경쟁 전략과 향후 개발 로드맵, 코로나19 시기 해고했던 숙련공 충원 계획은. “판매 목표는 고객사의 수요에 따라 결정되는데 향후 20년간 전 세계적으로 약 4만3000대의 신규 항공기 수요가 예상된다. 이 중 절반은 동남아·인도 등 신흥 시장의 성장에 따른 것이고, 차세대 기종 개발보다는 현재 주문이 2030년대까지 밀려있는 기존 제품군의 생산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의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고, 엔진 등 차세대 기술의 발전도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기에 인력을 대규모로 감축하지는 않았고, 일부 조정과 은퇴 인력이 있었을 뿐이다. 이후 적극적으로 엔지니어를 신규 채용해 현재 엔지니어 인력의 약 50%가 새로 합류한 인원이다." -지난 3월 취임 후 포부와 보잉코리아기술연구센터(BKETC) 인력 증원 계획은. “사장으로서 고객 지원·인재 개발·한국 정부 및 산업계와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BKETC의 인력은 내년까지 약 20% 증원할 계획이며, 주로 AI 엔지니어링·시스템 및 생산 엔지니어링·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분야에 집중해 핵심 프로젝트를 수행할 것이다. 또 스마트 팩토리·AI 등 한국이 선도하는 첨단 제조 기술을 보잉의 생산 시스템에 적용하는 방안을 배우고 싶다. 향후 기술 개발·인재 양성·공급망 고도화 등 다방면에서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한 단계 격상시킬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현대중공업,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다산정약용함’ 진수

17일 HD현대중공업은 (수) 울산 본사에서 8,200톤급 최첨단 이지스구축함 '다산정약용함'의 진수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이 함정은 향상된 탐지 및 요격 능력으로 우리 해군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할 예정이며, 최근 주목받는 한미 조선업 협력의 상징으로도 평가받는다. '다산정약용함'은 정조대왕급 구축함(KDX-III Batch-II) 2번함으로, 길이 170m, 폭 21m, 경하톤수 8,200톤에 최대 30노트(약 55km/h)로 항해할 수 있다. 기존 세종대왕급 이지스함보다 기능이 대폭 향상된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해 탄도미사일 탐지 및 추적 능력이 2배 이상 강화됐다. 또한, 잠수함 탐지 거리를 3배 이상 늘린 통합소나체계를 적용해 수중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특히,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해상 기반 3축 체계'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다산정약용함은 시운전과 마무리 작업을 거쳐 2026년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진수식은 미국의 조선업 부활을 목표로 하는 'MASGA(Maintaining and Strengthening the Shipbuilding-supply-chain and Growing industrial Advantages) 프로젝트'가 논의되는 가운데 열려 더욱 주목받았다. 다산정약용함은 미국의 이지스 전투체계를 HD현대중공업이 개발한 함정에 성공적으로 통합한 한미 조선 협력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이날 진수식에는 안규백 국방부장관, 강동길 해군참모총장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안규백 장관은 축사를 통해 “다산정약용함은 K-조선 기술력과 우리 해군의 의지가 결합된 결정체"라며 “방산 4대 강국을 견인할 국방력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 주원호 특수선사업대표는 “미국도 인정하는 최첨단 이지스함 건조 기술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함정 수출 세계화와 MASGA 프로젝트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2008년 '세종대왕함' 건조를 시작으로, 성능이 향상된 1번함 '정조대왕함'을 2024년 11월 해군에 인도했으며 현재 3번함 건조도 순조롭게 진행하며 이지스함 명가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방위산업보호협회, 방산 보안 전문가 키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방위산업보호협회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산업전환 공동훈련센터' 운영 기관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선정을 통해 K-방산의 수출 확대에 필수적인 국제 보안 규범에 부합하는 전문 인력 양성 플랫폼을 구축, 국내 방위산업 생태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정부의 첨단 방위산업 육성 및 '글로벌 4대 방산 강국 도약'이라는 국가적 목표에 발맞춘 민관 협력 모델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협회는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년간 총 24억 원의 정부 지원금을 바탕으로 국내 방위산업 종사자들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교육 과정은 방산 수출 실무 및 보안과 사이버 침해 대응 등 현장에서 즉시 적용 가능한 실무 중심으로 구성된다. 특히 최근 미국 등 주요 방산 선진국들이 요구하는 '사이버 보안 성숙도 인증(CMMC)'과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등 까다로운 국제 규범에 대한 심층적인 교육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방산업체들이 국제 입찰 및 해외 사업 계약 과정에서 높은 신뢰도를 확보하고, 수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 공동훈련센터 설립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협력업체까지 아우르는 K-방산 생태계 전반의 보안 관리 및 기술 보호 역량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체계업체와 협력업체가 함께 글로벌 수준의 보안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동반 해외 진출과 수출 기회를 더욱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손재일 한국방위산업보호협회장(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은 “방위산업이 내수 중심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지금 방산 보안은 선택이 아닌 생존과 경쟁력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협회가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산업 현장의 수요에 맞는 실효성 있는 훈련 체계를 마련하고, 방위산업계 전반의 보안 역량 강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수출 확대에 중추적인 역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그룹 방산 3사, DSEI 2025서 ‘유럽형 방산 솔루션’ 공개…시장 공략 박차

한화그룹이 유럽의 '방산 블록화' 현상에 대응해 현지 맞춤형 방산 포트폴리오를 선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발생한 유럽의 전력 공백을 메우고, 검증된 무기 체계와 첨단 기술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의 안보 강화에 기여한다는 전략이다. 9일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 등 방산 3개 계열사가 영국 런던 엑셀(ExCeL)에서 개막한 국제 방산 전시회 'DSEI 2025'에 210㎡ 규모의 통합 부스를 마련하고 참가했다고 밝혔다. DSEI는 유럽을 대표하는 대규모 방산 전시회로, 올해는 90여 개국 약 1600개 기업이 참여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한화 3사는 유럽 전장 환경에 최적화된 무기 체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NATO 회원국 6개국이 이미 운용하며 신뢰성과 상호 운용성을 입증한 K-9 자주포를 비롯해,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시킨 다연장 로켓 '천무'를 핵심 솔루션으로 제시했다. 또한 NATO 표준에 부합해 연합군이 즉각 활용 가능한 모듈화 추진 장약(MCS)도 함께 전시했다. 특히 한화는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과 공급망 강화를 포함하는 '현지화 전략'을 강조했다. 폴란드, 루마니아 등에서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단순 판매자를 넘어 유럽 국가들의 산업 생태계와 동반 성장하는 파트너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유럽 고객들은 자국 산업 기반과 전력 유지 능력을 함께 강화할 파트너를 원한다"며 “검증된 무기 체계와 현지화 전략을 통해 유럽 안보 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그룹, 트럼프 ‘외교 책사’ 앨릭스 웡 영입설에 “확정된 바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핵심 인사인 앨릭스 웡 전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한화그룹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한화그룹이 현지 대정부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중량급 인사를 영입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회사 측은 답변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웡 전 부보좌관은 미국 워싱턴DC에서 한화그룹의 미국 사업 전략과 대관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이번 영입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한미정상회담 경제 사절단으로 워싱턴 D.C.에 방문했을 당시 웡 전 부보좌관과 직접 면담한 뒤 발탁을 결정하며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웡 전 부보좌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국무부에서 대북 특별부대표를 지내며 북미 정상회담 실무 협상을 주도했으며, 이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로 자리를 옮겨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했다. 국내에서는 2021년 쿠팡에 합류해 미국 현지 대관 업무를 맡은 바 있으며, 김동관 부회장과는 하버드 대학교 동문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의 이번 영입 추진이 미국 내 사업 확대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 한화는 한미 조선분야 협력 프로그램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참여와 함께 펜실베이니아주 필리 조선소에 50억 달러(약 7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정부 및 의회와의 원활한 소통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한화그룹 관계자는 “인사는 결과가 나와봐야 아는 것이고,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답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막 오른 ‘K-국방 로봇’ 시대…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물 제거 로봇 첫 양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최초로 국방 로봇의 대량 생산에 돌입하며 'K-국방 로봇' 시대의 본격적인 서막을 열었다. 위험한 작전에 사람 대신 로봇을 투입함으로써 장병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병력 자원 부족 문제에 대한 기술적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위사업청과 약 2700억원 규모의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계약은 국내 기술로 개발된 국방 로봇이 우리 군에 처음으로 전력화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올해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이 로봇은 지뢰와 급조 폭발물(IED) 탐지·제거 등 위험하고 정교한 임무를 원격으로 수행한다. 특히 지뢰 탐지와 IED 제거 임무를 하나의 로봇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세계 최초다. 가장 큰 특징은 '모듈형' 설계로 다양한 작전 상황에 맞춤형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360도 회전이 가능한 조작팔과 감시 장비를 기본으로, 임무에 따라 △X-레이 투시기 △지뢰 탐지기 △강력한 물줄기로 폭발물을 무력화하는 무반동 물포총 △산탄총 △케이블 절단기 등 6종의 장비를 선택적으로 부착해 운용할 수 있다. 그동안 지뢰 탐지나 폭발물 제거 작전은 장병들이 직접 위험에 노출된 채 수행해야만 했다. 일부 외국산 IED 제거 로봇이 도입됐지만 수량이 극히 적어 전력 공백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위사업청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7년부터 탐색개발에 착수해 2023년 체계 개발을 완료하며 국산화에 성공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다목적 무인 차량 등에서 축적해 온 무인화 기술 역량을 정부와 함께 결집해 이뤄낸 성과"라며 “대한민국의 자주 국방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향후 글로벌 방산 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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